포항 중앙상가길 해양관광도시 표방한 요트 형상 경관조명 설치<br/>전기료 등 이유로 단축 운영·시설 방치… 지역 홍보·관광화 뒷전
포항시가 35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LED조형물이 고작 월 60만원의 전기세 때문에 운영시간을 단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북구 대흥동 중앙상가길 끝에 위치한 ‘실개천 전망대’는 지난 2016년 8월 착공해 2018년 6월 완공됐다. 124㎡ 면적에 높이 23m 규모로, 녹이 슬고 흉물로 방치된 기존 벽천분수를 철거함과 동시에 전국적인 해양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자하는 포항시의 마음을 담아 요트 모양으로 건립됐다.
특히, 요트 형상의 건축물 중에서 돛 부분에 설치된 대형LED 미디어 파사드가 주목을 받았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외벽 중심을 가리키는 ‘파사드’와 ‘미디어’의 합성어로, 건물 외벽 등에 LED 조명을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화면을 통해 포항시 홍보 영상을 비롯해 각종 콘텐츠를 개발, 송출하는 등 포항 구도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 달리 해당 건축물은 시민 및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건축물이 들어선 초창기에 잠깐 인기가 반짝했을 뿐, 이후부터 이곳을 찾는 시민이나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시설물에 대한 설명도 한 줄 없을 뿐더러, 관리 주체인 포항시의 지속적인 홍보나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의 관심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포항시는 당초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 운영하던 LED미디어파사드 시설을 전기요금 낭비 등의 이유로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로 운영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해당 시설의 전기요금은 월 평균 60만원 수준이다. 월 60만원을 아끼려고 35억원이나 되는 시설을 그대로 방치한 꼴이다.
포항 중앙상가 상인 박모(61)씨는 “밤 8시가 조금 넘어서면 중앙상가에 사람도 없고 차도 거의 없는데 그때서야 저 불빛을 켜놓으면 누가 본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오전과 오후 내내 켜놓던가, 아니면 낮시간대에 건축물을 다르게 활용해야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관광객들이 찾아오기라도 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낮에는 경관조명을 켜도 잘 안보여 전기요금을 낭비한다는 민원이 있어 오후 6시로 늦춘 상태였다. 경관이 방향에 따라 다른데, 지금은 오후 6시가 돼도 잘 안보이는 실정”이라며 “낮시간대에도 건축물을 활용하기 위해 밝기나 선명도 부분을 조절하는 등의 방법을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