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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의 문제점

등록일 2022-03-14 20:06 게재일 2022-03-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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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택정문명중·고등학교 이사장
홍택정문명중·고등학교 이사장

자사고의 원조는 1993년 설립된 민사고다. 민족사관학교의 줄임말이지만 멋진 이름이다. 파스퇴르 우유의 창업자이기도 한 최명재 이사장의 한과 포부와 땀이 베인 말 그대로 민족의 사관학교다.

교복도 한복이다. 얼마나 감동적인 이름인가?

민사고는 설립의 취지에 맞는 교육을 했고, 결과도 대단했다. 몇몇 우수한 아이들 선선발 해 SKY에 합격시키는 게 목적인 입시학원 자사고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그간 해외 유수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이 상당수다. 예고는 예대로, 외고는 외대로, 과고는 이공계로 진학해야 하는데 모두 SKY 아니면 의대, 법대로 간다.

어찌 보면 고액 과외에 비한다면 경제적일 수도 있다. 숙식과 생활이 안정되는 확실한 입시학원이기도 하다.

일반고보다 전국단위 모집에다 선(先)선발을 하다 보니 지역에서 내 노라 공부 좀 하는 아이들은 스펀지에 물 빨려 들듯 자사고로 간다.

옛날에는 자연발생적인 지역의 명문고들이 있었다. 자긍심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대단한 명성과 영광을 누렸다.

자사고처럼 선(先)선발도 아니고, 고액의 등록금도 없어, 누구나 실력만 있으면 입학이 가능했다.

지금의 자사고 운영 형태는 설립 목적과는 정반대의 입시학원이 되어 지역의 일반계 학교를 황폐화 시키고 있다.

자사고 아니라도 다들 SKY에 갈 수 있는 아이들인데 한데 모아, 고액의 등록금을 받고 기숙사를 운영해 한꺼번에 몇십 명씩 합격시켜 스스로 ‘명문’이라 자위한다.

교육만큼은 기회가 공평하고, 공정해야 한다. 물론 특출한 아이들 소위 극소수의 영재들은 현행 제도로 수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많은 특전과 특혜가 주어지는 자사고로 진학을 유도하고 있다. 설립목적을 망각하는 입시 학원식 운영은 시정되어야 한다.

공정한 룰을 적용하는 교육이 아닌, 특혜적인 교육이 현행 자사고 운영이다. 선(先)선발도 없애고, 예고에서 60명이 S대에 진학했다고 보도되는 비상식이 더이상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되는 자사고는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을 것이다. 자사고 폐지를 두고 당국과의 존속 여부를 두고 벌이고 있는 법적인 다툼은 문제의 본질을 망각하고 있다.

원칙을 벗어나는 파행적 운영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자사고의 존폐를 재검토해야 한다.

자사고에 입학한 아이들은 지방의 학교에 진학했더라도 대부분 일류대로 진학했을 아이들이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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