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한 권의 책<br/>박현국 봉화군수<br/>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묻는다면 대부분 ‘행복’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긍정 심리학 교수로 행복(Happi ness) 수업을 강의한 탈 벤 샤하르 교수는 “지속할 수 있는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며 “행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명확하고 구체적인 삶의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정이 지향해야 할 목표이자 가치는 군정의 주인인 군민의 행복이다. 민선 8기가 출범하고 4개월 동안 많은 곳을 둘러보고 군민들을 만나며 어떻게 하면 군민 모두가 행복하고 잘 사는 봉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이런 고민을 할 때면 오래전 감명 깊게 읽은 책 한 권이 떠오른다. 20세기 대표적 지성으로 꼽히는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의 정복’이라는 책을 통해 이런 말을 남겼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약속된 미래가 아니고, 노력해서 정복해야 할 대상이다.”
1930년 출간된 이 책은 러셀이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삶의 지혜와 행복에 대한 생각이 담겼다. 출판된 지 100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행복이 우리 곁을 떠난 이유를 설명하며 경쟁이 심화된 현대 사회,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낄 수밖에 없는 권태, 걱정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는 행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며 우리가 행복을 느끼고 쟁취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소개하고 있다.
러셀은 행복을 방해하는 걱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이렇게 해결책을 제시했다. “현명한 사람은 고민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때만 고민하고, 고민을 해도 효과가 없을 때는 다른 생각을 한다. 특히 밤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한시도 쉬지 않고 고민하기보다, 꼭 필요한 때 적당하게 고민하는 침착한 태도를 길러야 행복과 능률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외부의 사물이나 사람에게 따뜻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동료인 인간을 향한 따뜻한 관심은 행복한 일상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러셀은 또한 “당신이 잘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나 행복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군민들의 행복을 위해 잘하는 일을 하려고 애쓰면 나 스스로도 행복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개인이 행복해야 사회 전체가 행복하다. 공직자가 행복해야 군민이 행복하고, 군민이 행복하면 공직자에게 그 행복이 돌아올 것이다. 군민의 안녕과 행복을 군정 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민선 8기 봉화군을 이끌어 가는 우리 공직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