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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미래 동구 조성 영감 얻은 책

도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미래 도시 사람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까.대구광역시라는 도시에 살고, 좁게는 대구광역시 동구라는 곳에서 살고 있는 나는 늘 도시에 대해 궁금증이 많았다.특히 지난해 7월 대구 동구청장에 취임하면서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갔다. 동구청장으로 동구라는 도시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동구를 어떤 도시로 만들어야 할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책을 펼쳤다.저자는 최근 방송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현준 교수로 방송에서 본 그의 말에 빠져 책을 읽게 됐다.책은 전체적으로 우리가 사는 공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집, 회사, 학교, 상업시설, 공원 등 우리가 생활하고 있거나 우리 생활과 밀접한 공간의 미래를 살펴본다. 건축가이기도 한 저자는 앞으로 우리 공간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을 하기도 한다.인상 깊게 읽은 지점은 서울 한강의 전망과 뉴욕 허드슨강의 전망을 다룬 부분이다.저자는 서울강북에서 강남을 바라본 강변 풍경이 모두 똑같다고 말한다. 똑같은 모습의 20여 층짜리 아파트가 수 킬로미터에 걸쳐 펼쳐진 풍경.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울 강남의 모습이다.저자는 강남과 대비되는 장면으로 뉴욕을 말한다. 뉴저지에서 허드슨강 건너편에 있는 뉴욕은 각기 다른 높이와 모양의 빌딩들이 조화를 이루며 제각각 서 있는 모습이다.이런 뉴욕의 풍경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온다. 맨해튼의 강변 풍경이 멋있는 이유는 다양성이 만드는 적절한 불규칙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이 지점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다양성이다.도시 개발을 앞둔 동구에 큰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낙후된 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우리 동구는 지금 도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신천, 신암, 효목 등에 재개발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고, 도시재생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공항후적지 개발을 앞두고 있다.공항후적지로 한정 지어 생각하면, 210만 평에 달하는 이 땅은 과연 어떻게 개발이 되어야 할까. 이 문제의 답도 책에서 조금 찾을 수 있었다. 분당보다 강남에 더 가까운 IT 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 하지만 이곳에 일하는 직원들은 판교를 떠나 성수동 같은 구도심으로 이사를 가기 바란다는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빽빽한 건물, 건물 안에 들어오면 나올 일이 없는 구조 때문이다. 인간은 자연을 봐야하고, 다양한 사람들 속에 섞여 쉬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지난해 10월 동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항후적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38.9%가 ‘테마가 있는 도심 숲, 수변 공간 조성’을 원했다. 주민들 역시 자연과의 조화, 쉼터를 바라는 것이다.공항후적지 개발을 앞둔 지금은 개발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시기다. 설문조사에서도 첨단산업 유치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자연친화적 개발을 원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복합 상업 시설 조성을 바라는 사람도 있었다.210만 평은 매우 큰 면적이다. 다양성 있는 도시, 볼거리가 풍부한 도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도시가 되려면 지금 나오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모두 반영되었으면 한다.첨단산업 단지로 출근하는 직장인, 수변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는 가족, 복합 상업 시설에서 쇼핑을 즐기는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며 즐기는 공항후적지를 꿈꿔본다./김재욱기자

2023-01-24

교육과 사회의 불일치 해법 제시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졸업까지 12년 동안 학교에서 나를 알아가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지식을 쌓아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학교교육은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사회를 살아갈 힘을 제대로 길러주고 있는가라는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교육전문가들은 교육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을 끊임없이 제안하고 있다.그러나 대부분 철학적으로 거대한 담론 수준의 주장이거나 문제 제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라는 알맹이가 빠져 있다.그래서일까 이혜정 소장의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꾸려면 시험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선명하고 명확하게 다가온다.이혜정 소장은 우리나라는 압축 성장기를 거치면서 학생 각자의 비판적·창의적 사고를 기르기보다 선진 지식을 무비판적으로 흡수하는 공부에 길들여졌다고 현재의 교육을 평가했다.이러한 교육으로는 자동화와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한 생존 역량을 기르기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또한, 우리 교육은 아직 학생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주로 평가하고 있는데 반해 사회는 ‘알고 있는 지식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중시한다.학생 각자의 비판적·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정답 맞히기와 반복적인 문제 풀이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로 인해‘교육과 사회의 심각한 불일치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이혜정 소장은 교육을 바꾸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평가의 변화에서 찾는다. 그리고 그 롤모델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를 소개한다. IB는 국제 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으로, 150여개국 5천500여개 이상의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념 이해 및 탐구학습 활동을 통한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학교 교육 체제이다. 우리나라도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역량 중심의 교육을 도입했다.이는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세계 각국의 교육 방향과 일치하며 IB가 추구하는 교육 비전과도 일치한다. 그런데 교육과정이 실제로 구현되는 학교 교육현장에서는 역량 중심 교육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가장 큰 이유는 수업과 평가의 불일치 때문이다. 즉, 수업은 개념 중심, 이해 중심으로 바뀌었는데 평가는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평가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일 것이다. 그 해답은 IB에서 찾을 수 있다. IB가 50여년간 수많은 국가에서 도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이다.수업과 평가가 일치하고 피드백이 일상이 되고 수업에서 학생들의 성장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강력한 힘이다. 수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언어로 운영되는 IB가 유수 대학의 입학자료로 공신력있게 활용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대구교육청은 공교육 혁신의 모델로 2019년부터 IB프로그램을 도입하여 IB 월드스쿨 14교, 후보학교 13교, 기초학교 61교로 해를 거듭할수록 IB 교육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결과’보다는 ‘과정’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집어넣는’교육이 아니라 ‘꺼내는’교육으로, 그리하여 ‘지식 소비자’가 아닌 ‘지식 생산자’를 기르는 교육으로 대구교육은 미래로 한 발 더 다가가고 있다.

2023-01-05

결코 쉽게 씌어질 수 없는 다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왠지 이 글귀를 들으면 대다수 우리 국민의 머릿속에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라는 뒤이어질 내용이 구구단처럼 자동으로 떠오를 것만 같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이 ‘서시’는 민족 저항시인 윤동주의 대표작이다.누구나 삶의 고달픈 순간은 뜬금없이 혹은 간헐적으로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 고통은 여태껏 쌓아 올린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 만큼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그 고통을 극복할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며 고비를 넘기며 한 단계 성숙한 삶으로 발돋움한다.바로 그거다. 신은 인간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내린다고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인간 스스로 극복해내는 길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그 길이 누군가에게는 등산처럼 활동적인 일이 될 수도 있고 혹자에게는 산책이나 독서처럼 사색의 영역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이따금 서재에 들어가면 손이 잘 닿지 않는 책장의 맨 아래쪽을 향해 손을 뻗을 때가 있다. 그곳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켰던, 색 바랜 시집 한 권이 꽂혀 있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다.윤동주는 일제시대, 시로써 온몸으로 저항했던 시인이다. 1917년에 태어나 29세의 나이로 옥사한 그의 짧은 생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서시의 한 구절처럼 그에 대한 존경과 애도를 무의식적으로 각인시켜 두지 않았을까.시집 속의 주옥같은 시들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쉽게 씌어진 시’다. 돌이켜 보면 학창시절 국어 시험에 종종 등장하던 작품이었는데, 그때는 운율과 은유법 같은 문제 풀이 답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던 터라 시의 감흥 따위는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그런데 필자가 지천명, 이순의 나이를 거치며 한 기업의 대표와 기초자치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삶이 순탄치 않다고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마다 이 시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사실 이 시는 힘없고 무능력한 조국에 비통해하며 창씨개명한 시인이 일본 유학에 가서 쓴 시이다. 당시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에 소멸되어 가는 민족의식에 애끓는 심정으로 죽기 전 쓴 다섯 편의 시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것이다.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부끄러운 일이다육첩방은 남의 나라/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중 발췌 시인은 남의 나라에서, 조국의 무너짐 앞에서 이렇게 쉽게 시를 쓰고 있는 자신을 반성한다. 하지만 그저 암담하다고 좌절하지만은 않겠다고 한다. 등불을 밝히고 시대처럼 반드시 올 광복의 아침을 기다리겠다는 의지가 굳건하다. 절망의 시대에 슬픔과 부끄러움을 노래했지만 그 저변에는 끝까지 저항하며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하며 새 시대에 대한 희망을 밝힌다.시 속의 화자가 추구하는 이상적 세계가 광복이었다면 필자가 바라마지 않았던 희망은 가시적으로 포장된 업적이 아니었다. 필자가 한 지역을 이끄는 단체장이 되기까지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지만 용기를 잃지 않았다. 어떤 난관에서라도 도덕적 순결과 양심을 지키고 싶었다. 허울 좋은 평판보다 우리 지역, 소중한 우리 군민들에게 단돈 10원이라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은 의지가 다였다.이렇게 겉으로는 쉽게 읊조리는 말일지언정 윤동주처럼 속으로는 기필코 쉽게 씌어질 수 없는 다짐이었다고 외치고 싶다. 다가올 내일에도 결코 쉽게 내딛지 않는 발걸음으로 “하나 되는 우리 청송에, 그 이상의 도약으로” 주민들 곁에 머물 거라고 약속한다.그 약속은 광복된 조국처럼 바로 이 자리에서 역사로 실현될 것이다.

2022-12-13

아이들과 함께 읽는 ‘영혼의 난로’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한 해도 다 지나가고 있다. 절대 가난을 경험한 우리 세대에게 겨울은 추운 계절이다. 메주를 쑤고 김장을 담는 겨울 준비 속에서 연탄도 들이지 못하고 힘든 추위를 타는 아이들은 없을지 걱정이 된다. 생활고로 세상을 떠난 이웃의 이야기들이 간간이 들려오는 이 겨울, 풍요 속에 가려진 빈곤이 자신의 부끄러움인양 아프다는 티도 못 내고 혹시나 배를 곯지는 않을까 걱정이다.그러나 더 걱정인 것은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며 배보다 가슴이 먼저 허기진 아이들이다.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가속 패달을 밟고 있다지만, 우리 아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관계가 단절되면서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점점 높아져 각종 정신건강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내 머릿속에 아직 채우지 못한 빈 공간이 느껴질 때, 바쁘다는 이유로 조금은 식어버린 내 감성에 모닥불이 필요할 때면 나는 한 권의 책을 읽는다. ‘20세기의 성서’라 일컬어지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The Prophet)’로 고교시절 읽었던 감동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책이다. 100여년 전의 생각이라 어떤 이에게는 지금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모순적이라고도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모순이나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소중한 무엇인가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잊고 있었던, 그렇지만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그 무엇, 영혼이 바로 그것이다.‘알무스타파’라는 예언자가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형식으로 사랑, 결혼, 일, 아이들, 가르친다는 것, 선과 악 등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진리를 깊이 있게 던져준다. 스물여섯 편의 시적 에세이와 그가 직접 그린 신비스러운 삽화들이 담긴 이 책은 지금까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레바논계 미국인으로 화가이자 시인이며 작가인 칼릴 지브란은 1923년 이 작품을 발표하면서 ‘영혼의 순례자’로 영미권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그는 자신이 ‘말하는 자’이자 ‘듣는 자’이며, 자신이 전하는 말보다 오팔리즈 시민들이 자신에게 가르쳐 준 것이 더 많다고 말한다. 20세기의 단테라 칭송받는 칼릴 지브란의 글귀는 사후에도 전 세계에 널리 널리 퍼져 사람들에게 따스한 울림을 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육신의 거처를 마련해 줄 순 있겠으나 영혼의 거처까지 마련해 주진 마세요. 그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고, 당신들은 그곳을 꿈에서조차 방문할 수 없으니까요.……(‘아이들에 대하여’ 중에서)그의 말은 힘이 있다. 단순히 아름답다고만 말할 수 없는 그 이상의 힘. 어떻게 살아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한 철학자이자 시인의 말은 그 무엇보다도 진실하다. 나는 그 치열한 진정성에 나의 기도를 덧붙이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이 겨울 홀로 떨지 않기를, 홀로 외로워하지 않기를... 삶이 무엇인지, 아파질 때 읽어보라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을 넘어, 볕이 잘 드는 창 앞에 손을 맞잡고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내가 한 줄 질문을 하고 네가 한 줄 답으로 들려주면 더 좋겠다. 그럼 서로의 체온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손난로처럼 영혼을 다독이는 영혼 난로가 되겠지. 서로에게 들려주는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들 마음속에 푸른 가지를 품었으면 좋겠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가는 따뜻한 경북교육의 지향점도 이것이 아닌가 한다. 손을 맞잡고 오히려 더 따뜻한 겨울을 지내고 싶다.

2022-12-01

실타래처럼 엉킨 마음 풀게 해줘

이야기 도덕경 쉼 없이 흘러가는 복잡 다양한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억지로라도 마음속에 한번씩 쉼표를 찍을 필요가 있다. 그 쉼은 뒤처짐이 아니라 마음을 정리하고 새로운 힘을 얻어 더 큰 도약에 이르게 하는 보약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얼마 전 ‘잊지못할 한 권의 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나에게는 그럴 만한 책이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것 같은 마음의 휴식을 갖게 해준 책이 떠올라 소개하고자 한다.바로 노자의 도덕경을 이야기 식으로 풀어 놓은 ‘이야기 도덕경’이다.처음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언뜻 도무지 욕심 없고 한없이 느긋한 사람이 노자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의 글 곳곳에서 고요한 가운데 묵직한 깨달음을 보게 된다.거듭 곱씹어 읽어본 구절을 소개하자면 그 첫 번째로 ‘정말 제대로 사는 것은 물과 같으니 물이 제대로 산다는 것은 모든 것에게 이롭게 하면서도 제가 했다는 것이 하나도 없고, 그 머무는 곳은 언제나 모든 사람이 꺼리는 곳이니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그 머무는 자리는 언제나 제대로 된 곳이며, 마음 씀은 그윽하고 어울림에는 다사로우며 말은 미덥기만 하고 바르다고 하는 것은 제대로 균형이 잡혀 있으니 그러하고, 일은 능숙하며 움직임은 때에 맞는데, 도무지 다투려고 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뒤탈이 없다’라는 구절이다.필자는 참으로 잘하는 능력이란 스스로 잘한다는 그것조차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고, 그렇게 한 일이 워낙 탄탄하기도 할 뿐더러 다른 이에게 부담이나 불편이 되지도 않아 시샘의 건더기도 남기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일을 하다 보면 자꾸만 내 공을 드러내고 싶어지고, 혹시 몰라주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는 이들이 많은데 나와 함께 이 구절을 되새겨 실천한다면 마음은 평온히 가라앉고 위상은 더 없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두 번째는 ‘남을 아는 것을 슬기라 할 것이고 저를 아는 것을 깨달음이라 하며, 남을 이기는 것을 강하다고 하며 무엇이 만족인지 아는 사람을 부유하다고 하고, 힘찬 실천은 뜻을 세운데서 나오고 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을 오래 살았다고 하며, 죽어서도 잊히지 않는 사람을 참으로 오래 살았다고 할 것이다’라는 구절이다. 이 부분에서 핵심은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며, 자신과 자신의 주위에 있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는 시도는 존재하는 그 순간의 가치를 비로소 제대로 쓸 줄 아는 것이며,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지나온 날을 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내다보면서 그저 한걸음 한걸음을 찬찬히 내딛는 그런 삶을 두고 탄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자신이 아닌 타인을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하니, 지금 당장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안타깝게도 도덕경을 한 자리에서 모두 펼쳐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구절 이야기는 이제 접어 두고 ‘도덕경’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무위(無爲)를 이야기하며 끝맺을까 한다.무위는 말 그대로 하면 ‘하지 않는다’는 뜻이지만, 사실 순리대로 사는 삶을 의미한다. 무위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다음의 말을 듣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몸을 움직이면 추위를 이길 수 있고 가만히 있으면 더위를 이길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말 같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추우면 히터를 틀고 몸은 움직이지 않고, 더우면 에어컨을 틀고 몸을 움직인다. 무위의 삶이 말처럼 쉽지가 않은 것은 인간은 무언가를 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말, 한 가지 행동도 순리에 맞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라는 노자의 가르침을 되새겨 볼 일이다.

2022-11-30

선거 낙마로 힘들때 힘이 돼준 양식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원초적 질문임과 동시에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숙연한 물음으로 연말이 다가오는 이맘때 즈음이면 많은 사람이 문득 그런 생각에 빠질지 모르겠다.러시아 출신의 레프 니콜라이비치 톨스토이(1828~1910)는 그의 뛰어난 장편소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을 통해 많은 등장인물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며 작품 속에 그의 생각을 녹여 넣은 세계적인 문학가일 뿐 아니라 뛰어난 사상가로서도 평가되고 있다.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사람은 과연 무엇으로 사는가?이러한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과 함께 삶의 의지를 일깨워 준 책이 바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오늘날 고전으로 불리는 그의 훌륭한 장편들보다 특별히 1885년 발표된 이 단편소설을 소개하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가난한 구두 수선공 세묜과 그의 아내 마트료나, 하나님의 벌을 받고 인간 세상에 떨어진 천사 미하일, 부유하고 거만한 모피 신사와 쌍둥이 아이를 자식으로 받아들여 키우는 마리아를 통해 인간 삶의 본질과 한계, 그리고 삶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에 대해 매우 쉽고 따뜻한 이야기로 전하고 있다.이 소설은 등장인물 미하일에게 비추는 한 줄기 빛처럼 다가왔다. 마치 19세기 러시아의 톨스토이가 21세기 대한민국의 김하수를 위해 쓴 책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가슴 깊은 울림을 주었다. 집도 농토도 없이 세 들어 살면서 하루하루 구두 수선으로 자신들의 앞가림에 급급하던 세묜과 마트료나 부부가 고단한 일상에도 내면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리는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사랑,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며 1년 동안이나 끄떡없이 신을 수 있는 가죽 장화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 신사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죽게 되는 일,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마리아가 엄마를 잃은 이웃집 쌍둥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사랑으로 기르는 일,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으로 하느님의 명령을 거부하다 날개를 꺾여 인간 세상으로 보내진 천사 미하일이 마침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세 가지 본질을 알아 가는 과정은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다. 이들의 행동이 가슴 깊이 다가온 것은 그 당시 심한 좌절과 고통 속에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고민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람에게는 사랑이 있고, 없는 것은 자신에게 어떤 미래가 올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며 그럼에도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면서 그 힘으로 어울려 살아간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일찍이 가톨릭에 몸담아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경상북도의회 의원으로 보람을 느끼고 꿈을 키우며 고향 청도의 군수 선거에 나섰다가 근소한 표 차이의 연이은 낙마로 스스로 능력과 한계에 대해 질문하며 힘들어하던 나에게 한 줄기 빛으로 다가왔던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한나절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부족한 인간이지만 내면의 사랑을 끌어올려 그 힘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가라고 말했다.신이 주신 소명이라는 생각으로 군수로 당선되면서 ‘청도를 새롭게! 군민을 힘 나게’의 슬로건을 실제 현장에서 구현하고자 기꺼운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사랑하는 고향 청도의 발전과 군민 행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오늘에 감사하며 “더 큰 사랑으로 군민들과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을 실현하겠다”는 약속의 다짐을 한다.

2022-11-23

일에 지치고 힘들때 다시 용기주는 책

내년을 준비하는 부서별 보고자료를 들여다보다가 순간 집무실 책상 위 모퉁이에 붙어 있는 메모장이 눈에 띄었다. ‘잊지못할 한 권의 책’을 추천해달라고 쓰여진 메모 내용에 잠시 과거 회상에 빠졌다. 좋은 책은 여럿 추천할 수 있지만, 잊지못할 한 권의 책을 추천하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며칠간 고민 끝에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서적보다는 모두가 잘 알고 접해 본 소설책을 소개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고른 책이 바로 우리 모두가 학창시절에 읽어봤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묘사되는 베르테르의 섬세한 감정표현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이야 직설적인 화법을 ‘사이다’, ‘돌직구’ 등으로 표현하며 솔직한 표현의 한 방식으로 이해하지만, 내 젊은 학창 시절에는 완곡한 감정표현이 주를 이뤘을 때니 사뭇 생경할 따름이었다. 더 나아가 괴테가 이 소설을 집필했던 18세기에는 오죽했을까! 출간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베르테르를 모방한 각종 신드롬이 생겨난 건 이 책을 읽게 되면 그리 놀라울 일이 아니다. 요즘 표현으로 베르테르의 당시 모습은 ‘힙’했다고 할까?로테를 향해 쏟아내는 서툰 감정과, 때로는 무모한 행동으로 소설을 읽는 내내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우리의 주인공 베르테르는 사랑하는 로테에 대한 감정은 늘 솔직하고 진심인 주인공이다. 그녀를 “그토록 지혜로우면서도 소박하고, 꿋꿋하면서도 상냥하며, 착하고 활발하고 영혼의 평화를 잃지 않는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사랑에 빠진 것을 고백하는 내용에서 여실히 그 감정이 드러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균형잡힌 이성보다는 위아래로 요동치는 감성에 좌우된 경험을 갖고 있을 터, 베르테르가 사랑한 로테는 어떻게 평가해도 어느 하나 부족한 점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로테를 향한 사랑이 깊어 질수록 역설적으로 좌절과 절망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그녀를 둘러싼 자들의 충격적인 소식은 결국 베르테르를 비극적인 결말로 이끈다. 불안정한 감정으로 가득 차 무책임한 선택을 한 철없어 보이는 베르테르를 이해하긴 쉽지 않다. 다만 제도권 안에서 구원받을 순 없지만 젊음 가득한 무모한 감정은 그것 자체로 자유롭고 통쾌하다. 신현국 문경시장 특히, 이제는 잔뜩 철든 어른이 돼 다시 베르테르를 돌아보니 그가 쏟아내는 순수하고 꾸밈없는 표현들이 흥미롭고 부러울뿐이다.집무실 밖에 내리는 가을비로 잠시 베르테르를 기억하며 떠난 추억 여행이 내 본래 삶으로 돌아왔다. 창밖으로 보이는 겨울을 기다리는 늦가을의 문경은 그저 고요하기만 하다.취임 초기부터 시민들과 직원들에게 긍정의 힘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인구 감소로 불확실성 큰 현실에 함께 맞서고 있다. 간혹 일에 진척이 없고 힘이 부칠 때 베르테르처럼 치기 어린 행동일지라도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향한 내 고민과 애착을 진심을 담아 절절하게 드러내며 외쳐보고 싶다.때로는 이런 무모함이 기존의 문법과 고정관념을 깨고 진일보를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전무후무한 코로나19의 팬더믹 상황과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서도 내일의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22-11-20

공직자에 여전히 유효한 공자의 가르침

논어(論語)는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어록을 수록한 책으로 동양사상사를 대표하는 고전이다. 무려 2500여 년 전에 나눈 대화임에도 시대를 초월하여 지금도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고 있는 것은 논어가 지닌 위대한 힘이다. 필자의 경우 대학시절 교양선택으로 ‘논어강독’을 수강한 이래 지금까지 애장하면서 틈틈이 읽고 있는데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이 고전의 가치가 아닐까 싶다. 사실 원전으로 읽기에 논어는 쉬운 책이 아니다. 짧은 한문 실력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워낙 그 표현이 축약·중의적이어서 명쾌한 해석이 어렵다. 그래서 논어원문 그 자체보다는 다양한 해설서를 참고해서 읽게 되는데 학자들마다 풀이가 달라 어떤 해석이 맞을까 곰곰이 생각하면서 읽게 되는 게 논어의 또 다른 재미다.논어는 단순한 윤리교과서가 아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제왕학일 수도 있고 선비론일 수도 있고 인간관계론일 수도 있다. 현대의 여러 학문분야, 예컨대 정치학, 사회학, 경영학, 교육학, 군사학, 역사학, 문학…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논어는 편집이 그다지 잘 된 책이라 할 수 없다. 논어는 총 20편으로 되어 있는데 각 편의 제목도 시작되는 첫 머리 글자를 땄을 뿐 내용의 일관성이 없다. 그런 비체계성이 논어를 읽는 또 다른 매력일지도 모른다. 굳이 첫 페이지부터 차근차근 읽을 필요가 없고 불현듯 펼치는 대로 명언을 발견하고 그 뜻을 음미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의 어록을 인터넷 서핑하듯 찾다보면 보석같은 가르침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필자는 공직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치, 행정 쪽에 관심이 많다. 공자는 스스로 훌륭한 공직자가 되어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했기에 비교적 이에 관한 언급이 많다. 그가 추구했던 정치는 올바르게 하는 것(正)이었다(政者正也). 군자가 자기수양을 통해 인(仁)과 덕(德)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백성을 교화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을 그는 정치라 보았다.그럼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그는 백성의 신뢰라고 생각했다(民無信不立).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국방을 튼튼하게 하면 백성의 신뢰를 얻게 된다(足食足兵 民信之矣). 이 중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먼저 군사력이요 두 번째가 식량(경제)이나 끝까지 고수해야 할 것이 바로 신뢰라고 그는 주장했다. 주낙영 경주시장 그리고 자로가 임금을 섬기는 법을 물었을 때 “임금을 속이지 말고 임금이 싫은 내색을 하더라도 직언을 하라”(勿欺也, 而犯之)고 하였다. 또한 “빨리 성과를 내려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탐내지 말아야 한다”(無欲速, 無見小利)고 하여 졸속행정을 경계하기도 하였다. 특히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들이 찾아온다”(近者悅 遠自來)는 가르침은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자치단체장들에게 지금도 유효한 처방이다.이밖에도 논어에는 인사의 원칙, 법집행의 기준, 근무자세 등 공직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금과옥조로 가득하다. 하지만 정작 공자는 자신의 사상과 능력을 펼칠 기회를 평생 갖지 못했다. 14년간이나 제자들과 함께 풍찬노숙을 하며 세상을 돌아다녔지만 아무에게서도 부름을 받지 못했으며 때로는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구나”(莫我知我夫)라 탄식하면서도 하늘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고(不怨天 不尤人) 묵묵히 자기완성의 길을 걸어갔던 위대한 인간 공자를 논어에서 만난다.

2022-11-17

사고의 전환으로 미래 준비해야

‘축의 전환’은 2030년, 약 8년 후에 닥칠 우리 사회의 단기적 변화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우리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고 그 변화에 대해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국가나 자치단체의 정책부터 개인적인 행동까지 모든 상황에 대해 변화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변화는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이미 진행되고 있던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고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의 신속한 도입, 인구 고령화의 급격한 심화, 여성의 사회적 역할의 지속적인 상승, 신흥 산업국의 성장 등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그 과정에서 우리는 변화의 물결을 이끄는 가장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국가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196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한국은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며 한 때 비슷한 경제 수준을 가진 국가들이 한국의 성장을 부러워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미래는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임기응변의 순발력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이와 같은 맥락으로 영양군도 다가올 2030년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단적인 예로 현재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이런 위기를 변화로 받아들이고 미래를 예측하고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 대비하는 등 강점을 잘 살리면서 약점을 보완하는 정책들을 펼쳐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 한 발짝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특히 이 책에서 우리가 미래에 직면할 변화는 출산율의 변화, 노년세대의 재발견, 새로운 중산층의 출현, 여성주도 세상의 도래, 도시의 재발견, 신기술의 확산, 탈소유 경제의 확산, 새로운 화폐의 도입 등 8가지로 나누고 있다.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수평적 사고’라는 기존의 주어진 상황에 집착하지 않고 상황자체를 바꾸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수평적 사고’의 핵심 원칙은 멀리보기, 다양한 길 모색하기,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막다른 상황피하기, 불확실한 상황에서 낙관적으로 접근하기,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기, 흐름을 놓치지 않기 등 7가지이다. 오도창 영양군수 이 원칙들은 언뜻 보기에도 평범하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요구받던 태도다.그러나 현실의 변화를 바로 읽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렇게 평범한 덕목일지도 모른다.2030년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먼 미래가 아니다.우리는 7∼8년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기회와 도전을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미래에 다가올 기회를 잡고 도전할 시기에‘수평적 사고’는 대단히 중요하다.우리 영양군이 앞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들에‘수평적 사고’를 접목시켜 기존에 없었던 획기적인 정책을 마련해 우리 영양군이 더욱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이를 통해 모든 군민들이 미래 2030년의 변화에 잘 대응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희망찬 영양을 만들어 가는데 일조할 것이라 믿는다.

2022-11-08

군민과 공직자 행복 위한 안내서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묻는다면 대부분 ‘행복’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긍정 심리학 교수로 행복(Happi ness) 수업을 강의한 탈 벤 샤하르 교수는 “지속할 수 있는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며 “행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명확하고 구체적인 삶의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군정이 지향해야 할 목표이자 가치는 군정의 주인인 군민의 행복이다. 민선 8기가 출범하고 4개월 동안 많은 곳을 둘러보고 군민들을 만나며 어떻게 하면 군민 모두가 행복하고 잘 사는 봉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이런 고민을 할 때면 오래전 감명 깊게 읽은 책 한 권이 떠오른다. 20세기 대표적 지성으로 꼽히는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의 정복’이라는 책을 통해 이런 말을 남겼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약속된 미래가 아니고, 노력해서 정복해야 할 대상이다.”1930년 출간된 이 책은 러셀이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삶의 지혜와 행복에 대한 생각이 담겼다. 출판된 지 100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다.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행복이 우리 곁을 떠난 이유를 설명하며 경쟁이 심화된 현대 사회,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낄 수밖에 없는 권태, 걱정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는 행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며 우리가 행복을 느끼고 쟁취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소개하고 있다.러셀은 행복을 방해하는 걱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이렇게 해결책을 제시했다. “현명한 사람은 고민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때만 고민하고, 고민을 해도 효과가 없을 때는 다른 생각을 한다. 특히 밤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박현국 봉화군수 한시도 쉬지 않고 고민하기보다, 꼭 필요한 때 적당하게 고민하는 침착한 태도를 길러야 행복과 능률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외부의 사물이나 사람에게 따뜻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동료인 인간을 향한 따뜻한 관심은 행복한 일상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러셀은 또한 “당신이 잘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나 행복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군민들의 행복을 위해 잘하는 일을 하려고 애쓰면 나 스스로도 행복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개인이 행복해야 사회 전체가 행복하다. 공직자가 행복해야 군민이 행복하고, 군민이 행복하면 공직자에게 그 행복이 돌아올 것이다. 군민의 안녕과 행복을 군정 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민선 8기 봉화군을 이끌어 가는 우리 공직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2022-11-07

인생이 뭔가 싶을 때 꺼내 보는 책

잊지 못할 한 권의 책을 고르기 위해 꽤나 오랜 시간 책장 앞을 서성였다.책장에 꽂힌 수많은 책 가운데서도 감명 깊게 읽었으나 한 번 읽고 나면 손이 가지 않는 책이 있고, 두고두고 곁에 두고 꺼내 보게 되는 책이 있다.나에게는 ‘니체의 말’이 그런 책이었다. 벌써 여러 번 읽고 있지만 당시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매번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니체의 말’은 20세기 철학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독일 철학자 니체(1844~1900)가 생에 남긴 말들을 엮은 잠언집으로 자신에 대하여, 기쁨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마음에 대하여, 사랑과 지성,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보이지 않는 미래가 불안한 젊은이도, 저물어가는 인생에 허무함을 느끼는 어른도 만약 지금 어딘지 모르게 답답할 때,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할 때, 이 책을 만난다면 좋겠다.용기가 없어 망설이는 이에게는 “공포심의 정체라는 것은 현재 자신의 마음 상태가 어떠한가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힘으로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 자신의 마음이기에”이라는 말로 용기를 전하고, 삶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이에게는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아라”는 단순하지만 묵직한 말로 큰 울림을 준다.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면 일단 과거 자신의 경험에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하지만 인간의 경험이란 한계가 있는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이 걸어온 과정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기도 한다.내적 성장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겪어보는 것이겠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데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단연 독서가 최고의 방법이다.바쁜 일상에서 책을 가까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자신을 가다듬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에 일상에서 책 읽는 시간만큼은 꼭 필요하다. 박남서 영주시장 책 가운데서도 삶의 지혜와 철학이 담긴 고전은, 인류 삶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사람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데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준다. 나 역시 독서 시간을 따로 내지는 못하더라도, 틈틈이 책을 가까이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나 행정의 일선에서 시민들의 삶을 살펴야 하는 자리에 있으면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기에 나를 포함한 시청의 모든 공무원들이 독서를 통해 유연한 사고의 폭을 넓혀가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사회를, 시민의 삶을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더 고민하게 되기를 기대한다.영주는 선비도시로, 독서의 중요성을 어느 곳보다 잘 알고 있는 지역이라 자부한다. 선비들이 글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은 그 속에서 지혜를 찾기 위함이었다. 선비들의 독서의 힘이 지혜로, 지혜가 통찰력으로, 통찰이 창의력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깊이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선비들의 글 읽기를 통해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길을 찾았듯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또한 독서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정신’과 ‘지혜’를 찾게 되길 바란다.독서는 문화자본을 상속받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어려움에 부딪히는 순간, 나를 비추어보고 앞으로 나갈 길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니체의 말’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나보길 바란다. 그 어떤 멘토보다 확실하고 정확하게 나아갈 방향을 안내해줄 것이다.

2022-11-06

올바른 관계로 안동의 미래 꿈꾸자

신영복의 ‘담론’ 나를 곤혹스럽게 하는 질문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해 달라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바쁘게 살아간다는 핑계를 대며 책을 잘 읽지 못한다고, 후회스럽다는 말로 에둘러 답을 하며, 카프카의 말을 떠올릴 때가 있다. “책이란 우리 내부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기 위한 도끼가 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나의 믿음이다.” 신영복 선생도 “독서는 우리를 가두고 있는 견고한 인식을 망치로 깨트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의미에서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을 소개하려고 한다.‘담론’은 우리가 살아가는 작은 공간부터 다양한 사람들의 삶까지 아우르는 깊이와 동양고전을 통한 깨달음을 주는 고찰까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며 깨달음을 터득하는 과정의 중요함을 새겨준다.특히, ‘담론’을 읽으면 관계의 중요성에 눈이 오래 머물고 밑줄을 긋게 된다. “모든 존재는 고립된 불변의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관계 속에 놓여있으며, 우리는 관계 속에서 정체성을 확립한다”고 하였으며 “정체성은 객관적 존재가 아니라 생성이며, 관계의 조직은 생성으로 탄생시키는 창조적 실천이다. 변화는 결코 개인을 단위로 완성된 형태로 나타나는 게 아니다.모든 변화는 가능성으로 잠재되어 있다가 당면의 상황 속에서, 영위하는 일 속에서, 그리고 함께하는 일 속에서 발현”되는 것이라고 한다. 레미제라블에서의 “땅을 갈고 파헤치면 모든 땅들은 상처받고 아파한다. 권기창 안동시장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피우는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는 대사를 인용하고 고전의 아득한 미래가 바로 지금의 우리들일지 모른다 하셨다. 민선 8기를 맞은 안동시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안동의 100년 미래를 책임지는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서 간 협업이 요구되는 업무가 많아졌다. 벽 속에 갇힌 생각의 틀을 깨부수고, 누군가의 말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올바른 관계 맺기를 통해 안동의 미래를 꿈꾸어야 한다.과감한 혁신과 변화, 유연하고 창조적인 사고와 결단력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시민과 소통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민선 8기가 출범되면서 우리 안동시 직원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 “공무원이 행복해야 안동시민이 행복하다. 일 잘하는 공무원이 대우받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익숙하던 것과 결별을 통해 새로운 안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동시 1천500여 직원에게 ‘담론’의 글귀를 새기며, 다시 한 번 약속한다.“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2022-10-25

군 생활 내내 힘이 돼준 지침서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다. 등화가친은 등잔불을 가까이하고 책을 읽는다는 의미다. 디지털 시대 속에 안타깝게도 독서 인구는 점점 줄고 있지만 한 나라의 경쟁력과 문화수준은 독서에서 나온다. 이 가을 시장군수를 비롯한 지역 리더들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소개 한다. 과연 그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책은 어떤 책일까? 문학책일까, 아니면 철학책일까, 아님, 사회과학서적 일까? 어떤 책이든 그들이 느낀 소감과 감명을 통해 그들의 내면에 담긴 진정성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코너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살찌우는 독서문화도 함께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편집자주나는 20세 때 고향 울릉도를 떠나 3군사관학교를 다녔다.이 시절 학교 내무반 관물대에 숨겨가며 읽은 책 ‘지와 사랑’(저자 헤르만헤세)이 가장 감명을 줬다.책속의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골드문트와 그의 벗 나르치스는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지와 사랑을 각각 추구하는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평생에 걸쳐 우정을 지속하는 관계를 보여준다. 이처럼 이성간의 사랑이 아닌 숭고한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혹서의 유격훈련 기간 동안 전우애에 불타올랐던 시절이 떠오른다.‘지와 사랑’은 3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군이 되기까지 군 생활을 하면서 많은 교훈이 됐다.울릉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군사관학교로 진학했다. 내가 3군 사관학교를 다닐 당시 3군 사관학교 출신이 장군이 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길이었다.하지만 나는 어려운 길을 뚫고 꿈을 이루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울릉군 개척 이래 최초의 장군이 됐다. 3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는 되기 어렵다는 장군이 된 것이다. 남한권 울릉군수 이는 오로지 장군의 되겠다는 나의 신념이 큰 역할을 했지만 ‘지와 사랑’의 책을 통한 삶의 의미와 인간의 진정한 가치, 존중을 깨닫게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이 책은 이성의 사랑에서 볼 수 없는 숭고하고 아름다운 우정을 표현한 책이다. 1930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삶의 의미와 인간의 진정한 가치와 존중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나르치스’가 인간의 금욕을 절제하며 인간의 완성으로 다가간다면 반대로 ‘골드문트’는 인간의 근본적 욕구 즉 자신의 욕구를 순수하게 인정하면서 완성으로 다가간다.두 사람의 우정이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이 마치 아름다운 인간의 내면 예술 작품을 완성해 가는 것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책이다.나의 어린 시절 울릉도에는 도서관과 서점이 없었고, 책을 읽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젊은 시절 책을 많이 읽지 못한 것이 많은 후회로 남는다. 가을은 책읽기 참 좋은 계절이다, 책은 마음의 양식을 쌓는 길이다. 특히 학생들은 젊은 시절 책을 많이 읽기를 간곡히 바란다.‘지와 사랑’의 저자 헤르만 헤세는 194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만큼 훌륭한 작가다. 1877년 7월 2일, 개신교 선교사인 부친 요하네스 헤세와 모친 마리 군데르트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출생지는 독일 제국 뷔르템베르크에 소재한 소도시 칼브(Calw). 부친이 선교사여서 그런지 엄격한 환경에서 자랐다. 어머니 또한 독실한 신자였다. 그의 이런 성장과정이 나를 감동시킨 ‘지와 사랑’을 탄생시켰다고 본다.

202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