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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잠깐 바라본 손님들 ‘고개 휙~’

장은희기자
등록일 2023-06-18 20:17 게재일 2023-06-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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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이슈<br/> 日 오염수 방류 임박… 포항죽도시장 가보니<br/>      고객들 “한국까지 수년 걸린다고 하지만 막상 먹기 두려워”<br/>      매출 확 줄며 직접 타격 현실화… 상인들 “정부 대책 마련을”<br/>   “소비자 불안감 해소” 포항시 수산물 방사능 검사 장비 도입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18일 포항죽도시장의 어시장 골목에는 손님의 발길이 뜸해져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장은희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북 동해안 지역의 어업인과 수산물 취급 상인들은 매출이 줄어드는 등 직접적 타격이 현실화되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주말인 18일 오후 찾은 경북동해안 최대 규모 어시장인 포항죽도시장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확 줄어든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같으면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과 일반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수산물을 흥정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을 법 한데, 부산한 모습은 찾아 보기 어려웠다.


고등어와 명태 등을 펼쳐 놓은 매장에는 손님은 없고 파리를 쫓는 선풍기만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


죽도어시장 골목에는 일부 상인들이 매장 앞으로 나와 “식사하셨어요?”라고 물으며 호객행위를 했다.


하지만 고객 대부분은 해산물을 잠깐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돌렸다.


몇몇 고객들은 해산물 골목을 지나는 동안 상인들로 부터 수차례 할인 판매 제안을 받았지만 결국은 해산물을 구매하지 않고 농산물 매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장 한켠에서는 40대 고객이 손질해 놓은 횟감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거 일본산 아니에요?”라고 묻자, 상인은 당황하면서 “아닙니다. 국산입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60대 관광객은 대게 매장 가판대 앞에서 한동안 구입을 망설이다 결국 고개를 꺄우뚱 거리면서 시장을 빠져나갔다.


기자가 해산물 구입을 하지 않는 주부 김모(48·여·오천읍) 씨에게 이유를 묻자 “오염수가 방류되면 나쁜 물질이 바다를 돌고 돈 후 결국 같은 태평양 바다인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까지 수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그 사이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아이에게 해산물을 먹이기 두렵다”고 말했다.


죽도시장 상인들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단단히 뿔이 난 상태였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이 나고 소금 사재기 현상까지 불거지면서 수산물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영천횟집 양인모(39) 대표는 “최근 매출의 3분의 2가 뚝 떨어졌다”며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다가 조금 살아나려 하니까 또 이런 악재가 터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가게 문을 닫아야 할판”이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관광객들의 죽도시장 이용도 예전에 비해 20~30% 줄었다. 해산물 택배 주문도 30%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죽도어시장 상인회 김경수(72) 회장은 “오염수 방류 결정소식이 매스컴에 나가면서 해산물 특성상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어 죽도어시장 골목이 최근 힘들지고 있는 형편이다”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분명한 판단을 해 상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환경운동연합 정침귀 사무국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는 하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도 반대다”며 “극단적인 위험이 조장되면 소비가 위축되고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야당을 비롯한 일부 정치권이 무분별한 괴담을 퍼뜨리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업인과 수산업 종사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불안을 불식시키기위해 수산물방사능검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시도 시민들의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포항수산물품질관리센터에 지역수산물 방사능 검사 장비를 도입해 지난 15일 시연회를 가지는 등 비상이 걸렸다.


포항시가 구축한 방사성 검사 장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수산물품질관리원 등 국가기관에서 가용 중인 것과 동등한 사양으로, 하루 최대 시료 8개를 분석할 수 있는 자동화된 시료 교환장치도 설치돼 있다.


이번 장비의 구축으로 포항시는 지역의 위판 어획물과 유통 수산물에 대해 신속하고 정밀한 검사를 수행할 수 있어, 소비자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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