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최전선’ 21세기북스 펴냄·패트릭 크래머 지음·과학
대체에너지 개발로 기후 재앙을 피할 수 있을지, 인공지능 시대에도 민주주의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령화 사회의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본질적인 고민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과학이 인류의 난제를 어떻게 일깨우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신간이 출간됐다.
‘과학의 최전선’(21세기북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막스플랑크협회의 회장 패트릭 크래머가 취임 전 1년 동안 84개 연구소를 직접 방문하며 기록한 특별한 과학 여행기의 형태를 띤다. 기록은 과학이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닌, 인류 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도구임을 일깨운다.
저자인 패트릭 크래머는 분자생물학자로, 막스플랑크협회장을 맡아 세계 과학계의 활발한 교류를 강화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와도 지난 2024년 방한을 통해 협업 계획을 공개해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저자는 살아있는 노벨상 수상자들을 비롯, 세계 과학의 최전선에서 직접 만난 과학자들과의 대화, 그리고 혁신적 연구의 뒷이야기를 통해 과학이 인류의 난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지 조명한다.
이 책은 과학이 우리에게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여정의 기록이다. 복잡한 과학 이론을 설명하는 대신 쟁점이 되는 질문과 연구자들의 시각을 공유함으로써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며, 이러한 첨단 연구가 우리의 삶과 사회에 미칠 구체적인 변화를 제시한다.
저자는 취임 전 1년간 84개 연구소를 탐방하며 인류가 마주한 난제-기후 위기, 인공지능(AI), 고령화 사회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적 도전과 혁신을 기록했다.
총 17장으로 구성된 책은 우주의 기원부터 뇌 과학까지 과학사의 핵심 주제를 아우른다. 각 장은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계의 노력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세포와 생명’, ‘생태계 보존’, ‘시간과 미’ 등의 장은 생명과 환경, 인간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며, ‘공생을 위한 법’ 장에서는 기술 발전에 따른 윤리적 쟁점을 제기한다. 특히 ‘녹색 화학’, ‘수소 에너지’, ‘핵융합’ 장에서는 탄소 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실험적 접근법을 조명한다. 또한 ‘인공지능과 로봇’ 장에서는 기계와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탐색하며, ‘노화와 재생’ 장에서는 고령화 사회의 의료 기술 발전을 전망한다.
막스플랑크협회는 독일을 넘어 전 세계 과학 발전을 이끌어온 기관으로, ‘아는 것이 적용보다 먼저다’라는 모토로 100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기초과학의 힘이 어떻게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고 바꿀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는 과학적 탐구 정신의 상징이다. 막스플랑크협회에서 이뤄지는 기초과학 연구는 복잡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혁신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