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맞아 찾아볼만한 곳
대구에는 근대역사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근대역사골목이라는 여행길이 만들어져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끈다. 역사교훈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중 한 군데인 대구형무소 역사관을 찾아보았다.
대구형무소는 일제 강점기 때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감옥이다. 1908년 대구부에 처음 설립된 뒤 1910년에 중구 삼덕동으로 이전됐다. 대구형무소에는 2386명의 서훈 독립운동가가 투옥됐었다. 그 중 216명(국가 서훈 212명)이 순국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로 추모된 195명 (국가 서훈 175명)보다 많은 숫자다.
대구형무소 역사관은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공간이다. 오늘날 이곳은 그 아픈 역사를 생생히 전하는 역사 교육의 현장이다. 역사관은 대구시 중구 공평동 삼덕교회 60주년 기념관 2층에 있다.
역사관 내부에 들어서면 이육사, 장진흥, 박상진, 김영랑, 이종암 등 대구형무소에 수감 되었던 주요 독립운동가들의 생애와 활동, 그리고 투옥 당시의 기록이 전시돼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육사 시인은 ‘광야’와 ‘절정’ 등의 시틀 통해 민족의식을 고취하였으며, 조선의용대 활동 중 체포되어 대구형무소에 수감됐다.
장진홍 의사는 1920년 대구 조선은행에 폭탄을 투척한 의열투사로, 그도 이곳에서 옥고를 치렀다. 또 박상진 선생은 대한광복회를 조직하고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인물로, 사형 선고 후 형무소에서 순국하였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김영랑과 독립운동가 이종암 역시 대구형무소에 수감되는 등 일제에 맞서 저항한 삶을 살았던 분이다.
전역에서 모여든 애국지사들이 이곳에 갇혀 고문과 옥고를 견디며 꺾이지 않는 애국심을 지킨 장소란 점에서 대구형무소는 단순한 수감시설 이상의 항일의 성지로 평가된다.
대구형무소역사관은 과거의 기록이 아닌, 오늘의 우리가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자유와 정의의 정신을 되새기는 장소다. 일제의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았던 이들의 발자취는 지금도 여전히 사회에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가족과 함께 찾아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 볼만한 교육 현장이다. 대구형무소 역사관 연락처는 (053)255-2194이다.
/유병길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