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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금단의 땅, 옛 대구교도소 주민 품으로

최상진 기자
등록일 2025-09-01 21:02 게재일 2025-09-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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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도시숲 조성사업 지난달 착공⋯철조망 철거·산책로 조성
후적지 개발 윤곽 드러나며 지역 발전 거점 기대
옛 대구교도소 담장 외곽 바리케이드에 붙은 '도시 숲 조성공사’ 안내 현수막.

대구 달성군이 반세기 넘게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됐던 옛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의 첫 발을 뗐다. 1971년 교도소가 들어선 지 50여 년만이며 하빈면으로 이전한 지 약 2년 만이다.

달성군은 지난 5월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마치고 유휴부지 활용 방안을 마련한 뒤 8억 원을 투입해 ‘대구교도소 유휴부지 도시숲 조성공사’에 착수했다. 공사는 지난달 4일 시작돼 오는 11월 1일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10만5560㎡ 부지 중 교도소 외곽 1만8400㎡를 우선 개방형 공간으로 정비해 기존 숲과 함께 주민에게 돌려주고, 방치된 후적지가 슬럼화되는 것을 막아 정주 여건을 개선한다.

지난달 29일 현장에서는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숲 주변과 주차장 정비 공사 등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번 사업은 기존 숲 정비와 함께 주차장 204면 정비·포장, 940m 마사토 산책로 조성, 보안등 및 폐쇄회로(CC)TV 설치 등을 포함하며, 오랫동안 흉물로 남아 있던 철조망도 철거된다.

출입 금지판이 붙은 옛 대구교도소 정문 입구 모습.

화원읍에 거주하는 한 70대 주민은 “한평생 교도소 옆에 살며 답답했는데 철조망이 걷히고 사람들이 다닐 수 있다니 기쁘다”며 “후적지 개발도 빨리 진행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향후 개발 방향도 윤곽이 드러났다. 달성군은 전체 부지의 절반가량인 5만1258㎡를 매입해 2030년까지 문화복합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나머지 부지는 LH와 대구시가 청년 주택과 청년 취·창업 지원 공간 조성을 검토 중이며, 단순 재개발을 넘어 청년과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거점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달성군은 이번 도시숲 조성사업을 50년 넘게 닫혀 있던 공간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출발점으로 삼고, 교도소 후적지가 대구 서남부권 발전의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역 주민들 역시 옛 광주교도소가 2015년 이전 이후 10년 넘게 방치되는 등 2019년 기재부 유휴 국유지 선도사업들이 지연되고 있는 사례들을 교훈 삼아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이 속도감 있게 추진돼 반세기 넘게 피해를 겪어온 화원 지역의 새로운 발전 동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글·사진/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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