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덕
아직 오지 않는 흰 구름을 기다립니다
내가 타야 할 기차입니다
오기만 한다면 단숨에 그리로 갈 것이기에
구름의 발을 믿습니다
이곳은 별들의 무덤입니다
조각난 별들이 퍼즐처럼 맞춰 달라 보챕니다
제 자리로 가서 반짝이고 싶다 합니다
죄의 값보다 무서운 돈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덤불 속에서 겨우 빠져나와
바람 한줄기 잠시 머무는 역에 이르렀습니다
하얗고 곧은 사람들이 사는 은사시나무 마을에서
흰 구름이 떠났다고 합니다
별의 눈이 되어 거기에서 만날 우리
…
위의 시에 따르면 우리는 “죄의 값보다 무서운 돈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별들의 무덤”인 ‘덤불’에서 살고 있다. 시인은 이 숨 막히는 곳에서 빠져나와 “하얗고 곧은 사람들이 사는 은사시나무 마을”로 가려고 한다. 그 마을에서 떠난 ‘흰 구름’을 타고 ‘거기’로 갈 수 있으리라 믿기에. 지금 시인이 도달한 곳은 “바람 한줄기 잠시 머무는 역”, 여기서 그는 저 마을에서 ‘별의 눈’이 될 수 있으리라 희망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