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며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자 등산과 성묘, 농작업 등 야외활동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 가장 경계해야 할 건강 적신호가 있다. 바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쓰쓰가무시병, 가을철 대표 풍토병
쓰쓰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 감염되는 세균성 질환이다. 지난해 국내 환자는 6268명으로 이 중 83.7%가 10∼12월에 집중됐다. 물린 부위에는 딱지(가피)가 생기며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오한, 두통 등이 나타난다. 치료하지 않으면 뇌수막염, 장기부전,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예방 백신은 없어 긴 옷 착용과 진드기 기피제 사용, 야외활동 후 즉시 샤워와 세탁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 치사율 18.5%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참진드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SFTS는 치사율이 18.5%에 달해 ‘살인 진드기’ 병으로 불린다.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 참진드기에 물린 반려동물을 통해 2차 전파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첫 보고 이후 매년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9∼10월에 집중된다. 9월 현재 환자 수는 170명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환자 수를 넘어섰다.
◇ ‘황소 눈’ 발진이 특징인 라임병
북미·유럽에서 흔한 라임병도 국내에서 매년 20∼40명가량 발생한다. 진드기 물림 후 피부에 가운데가 옅고 가장자리가 붉은 ‘황소 눈’ 모양의 발진이 나타나면 의심해야 한다. 치료가 늦으면 뇌염, 신경염, 심근염 등으로 진행될 수 있으나 초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완치율이 높다.
◇ 예방이 최선··· 야외활동 후 반드시 점검
진드기 감염병은 백신이나 특효약이 없는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야외활동 시 긴 옷과 긴 양말을 착용하고 풀밭에 오래 앉지 않으며 귀가 후에는 옷과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야외활동을 한 뒤에도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