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상가 상인들 “전혀 체감 안돼” 포항시, 정밀한 집계 대신 어림잡아 추산 인정 전문가 “중앙상가 고령화·빈 점포 해결 없이 야시장 성공 불가“
“전혀 체감할 수 없습니다”
지난 13일 만난 포항 중앙상가 상인들은 포항시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포항시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주 금·토·일요일에 여는 ‘영일만친구 야시장’에 7월14일 개장 이후 한 달 간 10만여 명이 방문해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빈 점포를 활용한 청년팝업존과 문화 프로그램 덕분에 상가 매출이 10% 올랐다고 발표했다. 상인들은 “대강 짐작으로 헤아리는 어림잡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야시장 유치에 참여한 전직 상인회장은 “금·토·일요일 주말 반짝 운영으로는 경제적인 효과가 없다. 10% 매출 상승이란 말에 절대 수긍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울산·목포처럼 아케이드를 설치해 365일 운영해야 한다. 로컬푸드, 공연장, 청년광장 등 체류형 인프라가 없으면 전시행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쿠폰 이벤트를 두고는 “5000원, 1만 원짜리 쿠폰을 뿌려 일시적으로 손님을 모으는건 강제 수요일 뿐”이라며 “빵집이나 팬시점 정도만 잠시 매출이 늘 수 있어도 시장 전체에 도움이 될 리 없다”고 비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홍보만 요란했고, 실제 손님은 크게 늘지 않았다”며 “야시장 규모가 예전 보다 줄어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매출 10% 증가’는 근거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40년째 의류점을 운영하는 한모씨는 “개장 초반 잠시 인파가 몰렸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며 “젊은 층이 대부분이라 의류 매장은 매출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경제노동정책과 관계자는 “개장 첫 주 광복절 연휴에 3~5만 명을 추산했고, 이후 3주 동안 금요일 2만 명, 토·일요일 각 1만 명씩을 더해 어림잡아 약 10만 명을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에 대해서도 “상인회가 자체 쿠폰을 발행해 룰렛 이벤트를 진행했고, 일부 상인들이 ‘평균 10% 정도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라면서 “모두 종합해 평균치를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젊은 층이 외곽에 거주해 밤마다 걸어서 찾을 수 있는 상권이 포항에는 형성되지 않는다”며 “야시장은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발길이 이어지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 중앙상가의 고령화와 빈집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 한 야시장 성공은 애초부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외부 사례를 단순 모방해 단기 이벤트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인구를 유입시키는 근본적 도시재생 전략이 없이는 어떤 방식도 오래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