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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물이 미래다 ⑵ 대구시 상수도 정책 >상

250만 대구시민들이 매일 안전하게 마시는 수돗물은 1906년 상수도 설치문제가 첫 제기된 것을 시작으로 108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11년 대구 최초로 상수도설치계획이 수립된뒤 1918년 가창정수장과 대봉동 수도산 대봉1호 배수지를 준공, 3만명에게 하루 2천800㎥의 수돗물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오염물질이 다양화되면서 1991년 구미 두산전자의 페놀유출사고를 계기로 시민들이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대구시는 글로벌 탑 수준의 수돗물 공급에 초점을 맞춰 고품질 수돗물생산을 위해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 365일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환경부 국가수질자동측정망 5개소서 실시간 수질 감시낙동강 취수 수돗물 100% 고도정수처리로 생산에코 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개발로 세계물시장 개척 앞장□ 안전하고 깨끗한 수질관리깨끗한 원수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대구시는 환경부 국가수질자동측정망 5개소(해평, 구미, 칠곡, 왜관, 다산)에서 페놀 등 각종 수질오염 물질을 실시간 수질 감시하고, 낙동강 상류 수질 감시망을 운영해 1일 11개 항목, 주간 2개 항목 및 월간 9개 항목을 검사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원수수질 검사항목을 165개로 확대해 안전하고 깨끗한 고품질의 수돗물 생산에 적극 노력하고 있고 낙동강 수계 4개 유관기관(대구시, 경북도, 대구지방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이 참여하는 광역수질정보교환협의회를 1991년부터 운영, 1일 6개 항목을 검사하고 그 결과를 서로 교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또 국내 수질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미량유해물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WHO와 미국 등의 수질기준을 참고해 자체감시항목으로 설정, 감시 및 관리를 해 오고 있다. 원수 수질 이상 징후 발견 시에는 먼저 광역수질정보교환협의회 등 유관기관간 신속한 상황 전파 및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오염물질 발생·배출 원인조사로 오염물질을 차단하고 안동댐 방류량을 증가시켜 수질오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유지관리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갖추고 있다.상수도본부는 오염물질 유입에 대비해 원·정수 수질분석과 낙동강 주요 지점별 수질자동측정망을 활용해 지속적인 수질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수질검사 장비 및 정수처리약품을 확보해 수돗물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 고도정수처리시설 확충대구시는 상수원의 77%를 의존하고 있는 낙동강수계에 1991년 두산전자의 페놀유출사고, 1994년 암모니아성 질소 유출사건 등 수질오염사고로 인해 시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고 산업화와 도시화로 갈수록 오염물질이 다양해지며 획기적인 수질개선대책이 필요했다.이에 대구시는 음용수 수질기준의 강화와 돌발적인 오염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정수처리 공정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정수처리시설 도입을 서두르게 됐다.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두산전자가 기부한 200억 원을 포함해 903억원을 들여 지난 1993년부터 추진해 온 낙동강 수계에 31만㎥ 생산 규모의 두류정수장과 하루 80만㎥ 생산규모의 매곡정수장에 원수 수준 3급수까지 처리할 수 있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1997년 완공했다. 또 하루 20만㎥을 생산할 수 있는 문산정수장이 2009년 완공돼 낙동강에서 취수해 생산되는 수돗물은 100%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게 되었다.고도정수처리는 기존의 표준정수처리 방식(약품처리-침전-여과-염소투입)에 유해물질과 합성세제, 농약류, 냄새 등 물속 용해물질을 후오존으로 제거하는 공정을 거친 처리수의 잔류물질을 흡착 제거하는 활성탄흡착처리 기법을 추가한 방법이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원수의 수질악화로 인한 맛, 냄새, 암모니아성 질소, 페놀류, 소독부산물, 조류, 미량유해물질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오존+활성탄흡착방식을 기존의 공정에 부가하거나 조합된 형태로 구성해 가동하고 있다.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으로 기존처리수 보다 총트리할로메탄, 아연, 과망간산칼륨, 증발잔류물, 탁도, 알루미늄 등 58개 검사항목에서 수질이 현저하게 개선돼 낙동강의 오염도가 3급수에 도달해도 시민들은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을 수 있게 됐다.특히, 대구시는 상수원 내 조류 증식, 난분해성 유해물질 등 새로운 오염물질 증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낙동강수계인 문산 및 매곡 정수장에 기존의 고도정수처리시설(후오존+입상활성탄)에 전오존처리시설 도입을 결정, 총사업비 330억 원을 투자해 2013년 5월과 2014년 6월 시험운전 예정으로 추진 중에 있다. 1982년 설치된 공산정수장은 차세대 핵심정수처리 기술인 막여과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하기 위해 204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2014년 시험 운전 예정으로 추진 중에 있다.□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기반 구축대구상수도본부는 하루 164만㎥을 생산할 수 있는 정수시설, 7천630㎞의 관로시설, 49개의 배수지, 87개의 가압장으로 365일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2012년말 기준 1일 평균생산량은 89만1천㎥, 급수인구 252만4천명, 급수보급률은 99.9%이며 1인 1일 급수량은 299ℓ에 이르고 있다.시민에게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해 2002년부터 급수구역을 배수 계통별 구역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별 수압을 균등하게 유지해 안정적으로 수돗물 공급할 뿐 아니라, 물의 낭비를 줄이고 생산비용을 절감해 경영을 개선하고자 유수율을 선진국 수준인 94%를 2015년까지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또 신개발지의 상수도공급시설을 확충하고자 달성지역에 추진중인 산업단지 조성과 택지개발 등 급수수요 증가에 대비해 국도 5호선 확장과 병행해 410억 원을 들여 화원읍 구라교~위천삼거리~현풍배수지 20.73㎞ 구간 송·배수관을 확충하고 배수지 확장 1개소, 가압장 2개소를 개량하는 등 달성지역에 안정적인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며, 국가산업단지에도 안정된 산업활동 지원과 `기업하기 좋은 도시` 여건 조성을 위해 기반 시설인 송·배수관로(35㎞) 및 배수지, 가압장을 설치해 안정적인 수돗물을 공급한다.□ `에코스마트 상수도사업` 추진대구시는 차세대 지능형 상수도시스템 개발을 통해 물 산업을 육성하고 해외시장 진출 기반을 구축해 상수도사업을 한 단계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2011년 상수도본부와 GS건설(주)의 물 산업 육성 및 해외시장 진출기반 구축을 위한 `에코 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개발 세부추진 협약`을 체결했다.이 사업은 고도정수처리 파일롯 플랜트 구축 및 연구로 지능형 정수플랜트 최적화 기술 개발, 스마트 설비보전시스템 개발 및 운영, 배·급수관 수질관리(관 세척)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물 산업 육성과 미래 지향적인 고품질 수돗물 생산기반을 구축하며 연구개발 실적(특허 및 신기술 등)을 공동 소유하며 대구시의 정수시설 운영과 GS건설의 시공실적으로 상수도분야의 해외시장 개척을 협력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매곡정수장에 부지를 제공하고 환경부는 IT 기술과 융합한 첨단 상수도시스템 개발에 5년간 53억 원을 투자한다.배기철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에코 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개발로 첨단 정수처리시스템 개발 역량을 높이고 물 산업 육성으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세계 물 시장 개척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3-03-25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활약 빛났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본부장 배기철)는 2012년 행정안전부 주관 `2011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우수기관`, `식용수 분야 국가기반체계 재난관리평가 가 등급`, 환경부 주관 2012년도 `물 수요관리 추진성과 평가`에서 전국 7개 특·광역시 가운데 1위(최우수기관)로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매년 7개 특·광역시와 제주특별 자치도 등 8개 상수도 기관 관리자의 리더십, 경영시스템, 경영성과 등 19개 세부지표를 종합 평가하는 것으로 대구 상수도사업본부는 중장기 경영계획, 노후관개량사업, 유수율 향상사업 추진 등의 노력을 통해 2010년부터 3년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식용수분야 국가기반체계 재난관리평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각 기관의 재난대응 조직구성·정비실태, 재난 관리체계 등에 대해 평가하는 것으로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대규모 재난 발생 대비 조직관리와 운영매뉴얼 정비 및 운영으로 낙동강 수계 수질사고 등으로 인한 급수 중단 사태 발생시 신속한 대처로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상황대처 능력이 뛰어나 2012년 국가기반체계 재난관리평가에서 식용수 분야 20개기관 중 `가 등급`으로 선정됐다.물 수요관리 추진성과 평가는 `수도법 제6조`의 규정에 따라 매년 7개 특·광역시의 전년도 물 수요관리 성과에 대한 서면평가로 물 수요관리 종합계획수립 여부, 유수율 제고, 1인1일 급수량 저감, 누수율 저감, 노후수도관 교체, 수도요금 현실화, 절수기 설치, 중수도 설치, 하·폐수재이용 등 13개항목을 평가하는 것으로 2012년 평가에서 유수율 제고, 누수량 저감, 노후수도관 교체, 중수도·빗물이용시설 설치, 하·폐수재이용 등에서 만점 또는 우수한 점수를 받아 2년연속 최우수기관(1위)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3-03-25

독수리 소대 고영석 일경

어머니, 아버지 안녕하십니까? 독도에서 군 복무 중인 아들입니다. 군대에 입대하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어느새 일경으로 진급도 하고, 늘 머릿속에 상상만 하던 그`독도`에 와서 생활을 잘하고 있습니다.항상 어리고 문제만 일으키던 제가 군대에 와서 좀 더 어른스러워져 가고 또 성숙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이제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 소리가 이곳에서도 들립니다. 환절기인데 감기 조심하시고요.부모님, 아들 걱정은 하지 마십시요. 바다 한가운데 섬이라서 춥고, 외롭고 힘들긴 하지만 항상 밝고 활기찬 저희 소대원들과 어울리며 나 자신을 강하게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독도도 이제 어느 정도 정이 들기 시작했고요. 독도에 있으니 독도 소식 좀 전하겠습니다. 독도에 처음 발을 디딜 당시 참으로 설레였습니다. 그리고 제 머릿속 독도는 바다 한가운데 작은 외로운 돌 섬이었는데, 지난 3월 6일에 입도해서 독도를 직접 보니 생각이상의 큰 섬입니다. 특히 독도는 늘 함께하는 괭이갈매기들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독도에 내려서 본 첫 광경은 밝은 햇빛, 아무나 쉽게 입도를 허용치 않는 파도, 괭이갈매기 등 정말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었습니다.사방의 파도는 장난이 아닙니다. 순식간에 이쪽에서 저쪽으로 너울거리고 파도 높이도 건물을 잡아 삼킬 듯한 자세입니다. 이때문에 독도 입도는 정말 어렵습니다. 제가 ·독도에 입도 한 후 첫 번째 울릉도에서 관광을 싣고 들어온 여객선이 독도에 접안 하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특히 이른 봄 독도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접안이 어렵다 합니다. 그래도 24시간 파도가 성나 있는 건 아닙니다. 쥐죽은 듯이 고요할 때도 있습니다. 자연의 섭리를 이곳에 와서 눈앞에서 목도하며 세상을 배우는 중입니다.독도에서 괭이갈매기는 우리들의 친구입니다. 그놈들은 수시로 저희들 머리위에 실례하기 일쑤며 가깝게 다가와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문명에 노출됐지만 예전의 아마존에는 동물과 토착민들이 어울려 살았다는데, 아마도 지금의 독도가 그 모습인 것 같습니다.기회가 된다면 부모님을 꼭 독도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독도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한 번쯤 와 볼 가치가 있고 우리나라가 꼭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그런 섬이라고 생각합니다.아버지, 어머니, 저는 요즘 시간날 때마다 제 미래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군대를 제 나이 또래들보다 조금 일찍 온 탓에 남들보다 사회에 빨리 나가야 해 취업을 비롯 준비할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되고자 하는 꿈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경찰이 된다면 어떻게 이 사회를 위해 봉사할지 고민도 간혹 혼자서 해봅니다. 즐거운 고민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요즘 저는 근무 시간 외에는 영어 공부와 한국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독도에 와서 저는 특히 한국사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독도에 무지했던 저가 지금은 적어도 독도 역사 등은 꿰뚫고 있습니다.울릉도에서 독도로 오기 전에 강력한 체력훈련 및 전술 훈련도 받아 몸도 튼튼해졌습니다. 이곳 독도에서 강건한 사나이가 돼서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사랑하는 동생 곁으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남들이 흔히 하는 ,`군에 갔다 와야 인간된다`는 말을 요즘 실감합니다. 이제 군 생활은 1년 조금 더 남았습니다. 인생의 전환기를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하루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동생 사랑합니다.-독도에서 군 복무 중인 아들이-

2013-03-25

올망졸망 아름다운 섬, 밀려오는 파도 속에 넘실

산은 바다를 그리워하고 바다는 산을 그리워한다. 산과 바다가 서로 만나 산과 산 사이에는 바다가 넘실대고, 바다와 바다 사이에는 산이 넘실댄다. 남해바다를 바라보면 조망이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남해 바다에 떠있는 올망졸망한 섬은 밀려오는 파도 속에서 산과 어울려 넘실댄다. 남해 바다의 상사바위를 바라본 이성복 시인은 한 여자를 사무치게 사랑하다가 돌이 되어 물속으로 들어간 남자의 마음을 `남해금산`에서 그려내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그 여자는 떠나고 남해 하늘에서 남해 바닷물을 바라보는 나그네의 마음은 시인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2010년 개통된 거가대교는 한때는 인산인해로 사람들이 붐볐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발길도 많이 줄어들었다. 부산과 거제를 잇는 길이 8.2km의 다리로, 해상의 사장교와 해저의 침매터널로 구성되어 있다.거가대교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가동 가덕도와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를 연결하는 다리로, 가덕도~대죽도~중죽도~저도~유호리를 통과한다. 2004년 12월 착공하였으며, 2010년 12월 14일 개통되었다.총사업비는 1조 4,469억 원이나 되었다고 한다. 길이 8.2km의 왕복 4차선 다리로 구성되어 있다. 거가대교에서 가까운 다대포 몰운대에서는 거제 일원의 산봉우리와 해금강까지 한눈에 굽어볼 수 있으며 날씨가 좋은 날은 대마도도 보인다.가덕도는 낙동강이 흘러들어 남해와 만나는 지점이다. 강에서 떠내려 온 모래가 거대한 띠처럼 형성된 모습도 볼 수 있다. 등산로가 다양해 잘만 선택하면 가족 산행지로 최적인 요건을 갖췄다.1914년 행정구역 개편 이래 창원군에 속해졌으나 1989년 부산시 강서구에 편입되었다. 섬은 전체적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높은 산봉우리가 많다.아기자기한 바위능선과 솔숲으로 무장해 봄의 기운을 가장 먼저 느끼는 곳이 가덕도 연대봉(458.6m)이다. 연대봉 외에 북서쪽에도 삼박봉(311m), 웅주봉(339m) 등이 솟아 있고, 동쪽 바다에는 강금봉(201m). 응봉산(314m). 매봉(359m)이 둘러싸고 있다. 응봉산 정상에 올라서면 사면의 바위봉이 도심에 찌든 우리들의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들어 준다. 사면이 통바위로 구성된 아찔한 천애의 절벽이다. 산과 바다, 암봉과 소나무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분명 가덕도의 최고봉은 연대봉인데, 그보다도 훨씬 낮은 응봉산이 오히려 더 아름다운 산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하산 길에는 기이한 형상의 산부인과굴을 통과한다. 나무데크로 조성된 계단 길을 내려오면 네거리 안부인 누릉령이다. 좌우 임도로 탈출하면 어음포와 새바지로 갈 수 있다. 여기서도 산불감시초소와 지키는 사람이 있다. 다시 오름길을 15분여 오르면 332m봉우리가 나타난다.등산로는 우측으로 꺾어지고 매봉 못 미쳐 좌측으로 비스듬히 틀면서 내려선다. 등산로 곳곳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간간이 있어 섬 산이 아니라 마치 육지의 여느 육산과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안부인 고개에는 산불감시초소와 화장실 건물이 있다. 가덕도 연대봉 등산로와 갈맷길이 합세하는 지점이다. 우측 임도를 따르면 천성동이나 대항리, 천가동으로 연결되고 정상인 연대봉까지는 800여m로 약 15분 거리다. 등산로를 따르는 동안 간간이 이정표에 제법 멋을 부린 말들이 적혀 있으나 철자법과 어법이 전혀 맞지 않는 글들이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한다.마침내 당도한 연대봉 정상에는 봉수탑이 있다. 정상 표지석 주변에 나무데크로 만든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연대봉에서 바라보는 거가대교와 침매터널은 조망의 백미다.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국수봉 너머 남해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선박들이 망망대해와 어울려 그림 같이 흘러가고, 서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거대한 남해 바다 해저로 스며들어 가덕대교와 연결되는 침매터널이 발아래 보인다.그 너머로 가덕대교와 거제도 일원이 아스라하다. 거제도는 진해만의 만구에 가로놓여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60여 개의 작은 부속도서를 가지고 있다.잘 알려지지는 않지만 가덕도의 구석구석에는 역사의 흔적들이 즐비하다. 가덕도가 진해와 마산, 부산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있던 탓에 역사의 소용돌이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마을 뒤 교회 건물 옆, 밭에는 왜구가 침입하는 길목이었던 가덕도에 세워졌던 천성진성이 있다.천성포구는 아직도 한적한 어촌마을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푸릇푸릇하다. 겨울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는 아직도 잡풀들이 초록색을 잃지 않고 있고, 밭에는 고랑을 따라 심어진 마늘이 청청한 녹색기운을 뿜어낸다. 바다 위에 물결 따라 움직이는 부표 위에서 갈매기들이 열심히 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어느 시인은 갈매기들의 놀이터는 바다라고 한적 있지만. 갈매기들은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노닐고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가덕도는 이제 섬이 아닌 육지가 된 것이다./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공연)본부장

2013-03-22

울릉군민 `먹는 물` 걱정, 속 시원히 해결된다

상수도시설 완전 가동 `눈 앞`울릉군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수도시설 공사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완전 가동을 눈 앞에 두고 있다. K-water포항권관리단은 울릉지역 수도시설 운영정상화 사업이 울릉군과의 합동근무 및 인계인수 절차 만을 남겨 둔 상태로 올 상반기 안에 모든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공사가 완료되면 울릉군민들은 앞으로 K-water가 제공하는 맑고 깨끗한 최적의 수돗물을 마시게 된다. ◇K-water, 울릉군과 운영협약 체결울릉군 수도시설 운영사업은 지난 2002년 국내 최고 물 전문기관 K-water와 울릉군이 지형적인 요인으로 인한 먹는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울릉군 수도시설 설치 및 운영개선 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그 동안 13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북면정수장 1천㎥/일, 사동정수장 500㎥/일, 저동정수장 300㎥/일 등 울릉지역 상수도 3개소와 나리마을 하수처리장 140㎥/일 1개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하지만 지난 2007년 정수장 및 하수처리장 등을 준공하고도 매설심도, 누수 등 설계 및 시공내역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K-water와 울릉군은 해결방안을 찾지 못한 채 시설물이 미가동 상태로 방치되는 등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양 기관은 2010년 3월 가동 실마리 방안을 찾기 위해 최신기법의 기술진단과 개선공사, 시운전 후 인계인수, 인수인계 후 2년 간 기술지원 등 수도시설 운영정상화를 위한 협약을 추가로 체결했다.협약을 통해 K-water는 수도시설의 중점사항인 관압개선, 누수복구, 각종 설비개선 및 종합 시운전 등 각 분야별 국내 최고 전문업체를 선정해 시행했다.전문가 22명으로 구성된 기술자문단은 2차(2012년 7월3~5일·9월13일)에 걸친 회의와 착공부터 인계인수까지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울릉군과의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해 왔다.K-water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당초 기술진단 결과, 문제도출 된 44개 협의항목과는 별개로 각종 시설 및 설비상태를 세밀히 조사해 28개 항목을 추가로 발굴해 개선했다. ◇울릉군민들 삶의 질 향상 기대지난해 6~11월까지 통합관망도 작성, 시설물 보수·보강, 누수탐사 및 복구, 계측제어설비 설치 등 시설개선을 완료해 수도시설 운영정상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K-water포항권관리단 안효원 단장은 “울릉군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랜기간 추진해 온 이번 사업이 K-water의 기술력과 울릉군의 적극적인 협조와 상호신뢰로 마무리된 만큼 식수난 해결을 통한 울릉군의 삶의 질 또한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water는 최근 울릉 수도시설 전 구간 통수시험 및 종합 시운전을 실시해 저동·사동·북면 등 계통별 수도꼭지 출수 여부를 확인·보완했다. 통수시험 시 발생한 누수부에 대해 과학적 탐사와 신속한 복구 완료 등 수개월동안 밤낮 없이 노력한 결과, 높은 유효율(80~85%)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그동안 울릉군 수도시설 사업 시행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K-water포항권관리단 안효원 단장은 사업의 효율적 추진과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약 10여차례 울릉군을 방문하는 등 사업박차를 가하며 직접 진두지휘했다.울릉군도 사업착수에 필요한 보상 및 인·허가 조치를 선행적으로 협조해 신속하게 업무추진이 된 것은 양 기관의 책임공방 등 갈등에서 벗어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최종 수요자인 지역민들의 먹는 물 사용편의 제공을 위해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탁도 높은 상수도물이 깨끗한 물로 울릉군도 이번 사업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울릉군 수도시설 운영 정상화를 위한 군 자체 수도관망 정비 및 요금부과, 운영관리 인력확보 등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이번 울릉군 수도시설을 통한 물 문제 해결을 위해 K-water는 추가로 총 4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며 울릉군과 3개월 간의 합동운전과 인계인수 절차를 거치게 된다.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K-water와 군은 수도설비의 작동상태 파악 및 관망 운영 등 시설전반에 대한 점검과 안정적 시설운영을 위한 운영인력 교육, 개별 마을주민에 대한 급수개시 등을 위해 지난 2월20일부터 합동운전을 시험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울릉군은 완벽한 시설물 인계인수를 위해 한국환경공단을 통한 자체검증 용역을 실시해 검증결과 추가 개선사항 발생 시 K-water가 최종 보완 후 울릉군에 인계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특히 매년 하절기 탁도가 높아 먹는 물로서 부적합한 마을상수도 물이 이번 사업으로 맑고 깨끗한 물로 바뀌게 돼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K-water포항권관리단 안효원 단장은 “오는 5월 인계인수 후 향후 2년 간 운영인력 교육 및 기술검토 지원 등 안정적 운영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아낌없는 격려와 도움을 준 울릉군 공무원, 주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3-03-19

다양성을 품어 공존의 희망을 쏘다

경북도, 다문화가족 행복 프로젝트 시동경북도가 다문화 가족 정책을 지금까지의 양적 확대에서 맞춤형 교육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이는 다문화 가족의 다양한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다문화 가족의 역량을 강화해 사회발전의 동력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에따라 도는 6개 중점과제에 총 129억원 (지난해 대비 3% 증가)의 예산을 투입, 다문화 가족 행복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이 141만 명, 결혼이민자도 27만 명으로 경북도내 결혼이민자는 1만1천67명, 자녀도 1만251명으로 매년 1천명 이상 증가하고 있다.그럼에도 우리 사회 전반에 다문화 가족에 대한 수용성이 부족하고 자녀세대 성장, 이혼, 사별 등 위기가정 이 증가하고 있으며 여기에다 부정적 인식 확산 등으로 사회 갈등 및 통합문제가 전면화될 것으로 보인다.경북도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녀 건전육성 및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강화, 다문화 가족 정체성 확립 교육시행,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 및 문화 다양성 확대, 다문화 가족 지원체계 정비 및 운영 내실화, 다문화 가족 맞춤형 일자리 창출 및 사회참여 확대, 결혼이민자 사회적응 기반강화로 안정적 정착지원 등을 중점과제로 추진한다.□자녀 건전육성·글로벌 인재양성 교육 도는 대구교육대와 협력, 자녀의 학업능력 향상을 위해 학습 수준별 프로그램 개발·보급, 자녀의 한글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한국어능력 진단도구를 보급, 자녀양육 및 교육을 돕고자 부부 이해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는 등 자녀의 특성 및 수준에 맞는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경북이 책임지고 자녀를 기르고 가르치는 환경을 조성한다.또 미취학자녀 한글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문 학습지 교육을 군지역에서 전 시군으로 확대하고 취학자녀에게는 대학생을 활용한 멘토링 교육을 강화하고 언어발달지체 자녀들에 대한 성장단계별 언어교육 확대(13→20개소)시행, 이중언어영재교실 확대(7→9개소)운영, 이중언어대회 개최, 다문화 청소년 엄마 나라 언어 연수, 이스탄불 엑스포 자원봉사 참여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지원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한다.□ 다문화 가족 정체성 확립 교육 도는 다문화 가족과 자녀를 선발해 역사 유적지, 고택 및 종가 체험 등 우리 역사·문화 바로 알기 체험교육을 방학 중 실시하고, 이를 통해 다문화 가족과 자녀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또 다문화 가족과 자녀의 안보 및 나라 사랑 의식 함양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육군 3사관학교에서 다문화 청소년 100명이 방학을 이용해 사관캠프, 병영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또한 강원도 철원 비무장 지대, 백령도 등 안보현장 체험을 통해 투철한 국가관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의료기관과 연계해 다문화 가족 나눔봉사단을 결혼이민여성의 모국에 파견,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해 민간외교사절로써 새마을 운동을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도록 지원한다.□인식개선 교육·문화다양성 확대 도는 타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문화적 충돌이 발생함에 따라, 남편 또는 시부모,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부부 또는 가족 간의 갈등 해결, 타문화 이해 등의 교육을 하는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교육을 238개 읍면에서 내실있게 실시한다.또 현재 4개 시군을 통해 운영중인 다문화예술단을 다문화가족 레인보우 예술단으로 확대해 전 시군별 1개이상의 예술단을 육성 지원하고 결혼이민여성 친정부모 초청, 다문화가족 어울림한마당 행사, 다문화음식문화축제, 다문화 가족소식지 발행, 다문화 가족 생활체험수기공모 등을 통해 사회적 관심 제고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지원체계 정비·운영 내실화 도는 다문화 가족지원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의 기능을 활성화해 체계적이고 빈틈없는 지원서비스 제공, 다문화 가족의 조기적응 및 생활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또 결혼이민자 또는 가족에 대한 효율적인 지원책을 강구하고 다문화정책의 앞으로 추진 방향수립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도내 다문화 가족에 대해 전수조사를 한다.또한 가정폭력, 성폭력 등 피해 이주여성 또는 아동을 일시적으로 보호하고 상담·의료·법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주여성 전용쉼터 2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안동쉼터는 도비만으로 설치·운영함으로써 이주여성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한다.□ 맞춤형일자리 창출·사회참여 확대 도는 다문화 가족 전담 코디네이터 4명을 신규 채용해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언어발달지도사 7명과 이중언어강사 3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총 13명 인력을 확충해 체계적인 지원을 한다. 또 결혼이민여성의 취·창업기반을 조성하고자 시군 다문화 가족지원센터별 조리사, 미용, 플로리스트, 바리스타 등 다양한 자격증 취득반을 운영하고 또한 센터별 예비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자격증 취득후 창업으로 연계할 수 있는 모델을 발굴지원한다.또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내 18개 대학교와 결혼이민여성 학위취득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결혼이민여성이 본인 거주지역에서 손쉽게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교육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올해 83명의 결혼이민여성에게 대학진학의 꿈을 실현한다.또한, 지난해 삼성사회봉사단과 협약체결을 통해 지원하고 있는 결혼이민여성 운전면허 취득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이민여성들의 사회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가정생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결혼이민자 사회적응기반 강화도는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이용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의 한글교육을 위해 운영해 왔던 우리말 공부방을 무지개 학당으로 확대 개편, 한글은 물론 문화, 교양교육 등을 추가로 시행해 한국사회 조기적응과 자녀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운영한다.또 입국 2년 이내 결혼이민자와 공공기관·기업체·기관 간 서포터즈 자매결연을 통해, 새내기 다문화 가족이 우리 사회에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다문화 가족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다.또한, 지난해 구성해 운영 중인 다문화 가족 나눔봉사단을 더욱 활성화해 사회복지시설 봉사뿐 아니라 농촌일손돕기, 인형극 공연, 사랑의 빵 나눔 등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 확산을 지원한다.특히 지난해보다 시군별 800만원이 증가한 2천800만원씩 총 6억6천만원의 다문화 가족 특화사업비를 지원해 가족캠프, 취업지원 프로그램, 자녀교육 등의 지역적 특색을 고려한 맞춤형 시책을 추진한다.이밖에 무료건강검진 협약을 체결한 도내 41개 병원에서 30세 이상 40세 미만 결혼이민여성이 무료건강검진(공단 일반건강검진항목)혜택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공존과 다양성 존중되는 사회로 김관용 지사는 다문화사회에 선제로 대처하고, 정책의 내실화를 기하지 않고는 미래 다문화사회에 대비할 수 없다며 다문화 파워-업 행복 프로젝트를 새롭게 마련, 추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또 김 지사는 다문화 가족 특성을 고려한 지역중심, 현장중심, 세심한 정책을 개발 추진하고 부족한 복지예산은 민간복지자원을 적극 개발해 지원하겠다고 했다.또한, 김 지사는 다문화정책 방향은 `공존`과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되는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만들어 다문화 가족이 진정으로 행복한 경북도를 만들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3-03-18

독도경비대장 윤장수 경감

독도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독도의 봄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인사 드립니다. 울릉경비대 소속 독수리 지역대장을 맡은 독도경비대장 윤장수 경감입니다.근무 교대로 지난 5일 부대원들과 독도에 입도한지 이제 2주일 가까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50일 동안 독도 경비를 책임지는 것이 저희 임무입니다. 저는 이번이 3번째 독도 근무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저는 다른 때처럼 입도 전날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독도를 수호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와서 그랬던 듯합니다.독도 교대 당일, 일어나니 새벽 4시였습니다. 곧바로 밖으로 나가보니 겨울 어느 때보다도 날씨가 맑았습니다. 우선 안심이 됐습니다. 날씨가 좋아야 독도 접안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2개월여 동안 소비할 부식 등 각종 물품을 부대에서 싣고 울릉도 사동항까지 이동해 독도평화 호에 물품을 선적하고 쾌청한 날씨 속에 드디어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와 함께 사동항을 떠나 독도에 도착했습니다. 늘 이곳에 오면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독도 입도야말로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일출을 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입니다.그만큼 독도는 쉽사리 입도를 허락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어렵사리 이곳까지 왔지만 우리 국토의 막내 땅에 발을 디디지도 못하고 돌아갑니다. 시시각각 기상 변화가 심하고 접안조차 쉽게 허락해주지 않는 탓에 저희들도 독도에 발을 내디딜 때마다 이 섬이 새롭고 신비롭게 다가옵니다.독도에 도착하니 저희 부대원들을 제일 먼저 반긴 것은 독도의 진객 괭이갈매기였습니다. 괭이갈매기는 매년 3~8월께 독도의 암벽·풀섶에 둥지를 틀고 서식하는 천연기념물로, `꽈아오` 또는 `꽉 꽉` 소리를 내며 우는 것이 고양이 울음소리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독도에서 서식하는 슴새나 바다제비보다 개체 수가 많은 독도의 진객인데, 요놈들은 벌써 하늘을 뒤덮어 비행하고 있었습니다. 또 가리지 않고 방문객의 머리 위에 배설물을 실례하는 그릇된 예절도 여전했습니다. 요놈들이 독도경비대 주요 시설물 이곳저곳에 배설물을 가리지 않고 쏟아내 정기적으로 청소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지만 우리 독도경비대원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벗이 되어 주기도 해 이제는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때론 그 노는 모습들이 귀엽고 어여쁘기도 합니다.저희는 항상 임무교대 때마다 `독도는 우리의 심장이다`라는 비장한 결의를 다지고 들어옵니다. 일각에서는 신세대들로 구성된 부대라고 다소 염려하시는 분도 있으실 줄 모르나 어느 부대 못지않게 정신력과 체력도 강하고 전투능력도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비좁은 이곳에서 대원들끼리 서로 아끼고 배려하며 서로 외로움을 보듬어주는 것을 보면서, 각자 집에서는 부족함 없이 물을 썼던 대원들이 한번 사용한 물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가 하면 켜져 있는 전기 한 등을 아끼는 모습속에서는 이들이 대한민국의 아들 중에 진짜 아들, 사나이 중에 진짜 사나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우수·경칩이 지나 육지에서의 봄 소식도 전해 오지만 이곳 독도는 아직 땅 채송화·제비쑥 등 겨우내 땅속에서 봄을 준비했던 독도 자생식물들이 더디게 봄 마중 준비를 하고 동해의 겨울 바닷바람이 경계근무를 하는 대원들의 방한복을 여미게 하고 있습니다.추운 겨울에나 따스한 봄에나 우리의 주권하에 있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이며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가치 있는 소중한 곳으로서 독도경비대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겠습니다.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013-03-18

전세계 희귀 연, 산수유향 가득한 의성하늘 수놓는다

오는 29일 의성 안계평야 하늘은 전 세계에서 온 희귀한 연들로 뒤덮인다. 지구촌 연 동호인들의 축제인 `제3회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가 3일간 의성 안계평야 위천생태하천에서 열린다. 세계 27개국 2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각국의 다채로운 연들을 하늘로 띄울 예정이다.연날리기대회와 함께 사곡면 산수유마을에서는 열흘간 산수유축제가 열린다. 산수유마을에는 수령 300년이 훨씬 넘은 수천 그루의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린다. 16일 대구 수성못 일대에서도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 홍보 체험 행사가 마련된다.국내 최대 규모 27개국 200여명 선수 참가KBS 전국노래자랑 등 다채로운 행사 마련300년 넘은 산수유 3만 그루 손님맞을 채비□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연 축제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는 매일신문사와 의성군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북도가 후원하는 초대형 세계 연 축제다.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대표와 영국,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권, 바레인, 터키,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27개국이 참가한다. 머나먼 아프리카 대표로 이집트도 의성을 찾는다. 하늘을 나는 연들도 길이가 60m, 폭 25m에 이르는 악어연을 비롯해 물고기연, 용연, 오토바이연, 석가모니연 등 200여 가지에 이른다.특히 `연날리기`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중국 산둥성 웨이팡시 팀의 시연이 최대 볼거리다. 웨이팡시는 1984년 이후 매년 국제 연날리기 대회를 개최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의성 대회에서는 용연과 선녀연, 거북이연을 비롯해 잠자리, 나비 등 곤충연과 부엉이, 매 등 새연이 하늘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또 일본 사무라이들이 성안으로 은밀하게 침투하기 위해 탔던 전통연과 실내에서도 날릴 수 있는 5㎝ 크기의 학연 등 이색 연들도 비행 시범을 보인다. 어두운 밤하늘을 빛과 소리로 밝히는 다양한 연들도 눈길을 끈다. 밤에 띄우는 LED 조명연과 크고 작은 호각을 부착한 소리연, 기름 솜을 태워 하늘을 밝히는 불연 등이 밤하늘을 수놓는다.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대회 역사는 3년에 불과하지만 30년 역사의 웨이팡 연 축제나 20년 동안 해온 태국 차암 연 축제에 비해 모자람이 없다”며 “대회 규모나 참가 국가의 면면을 보면 오히려 한 단계 수준 높은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연의 진수를 선보인다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와 함께 열리는 `제1회 코리아 의성 스포츠 카이트 월드 챔피언십`도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츠 카이트는 제비 모양의 스포츠 연으로 시속 105㎞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고, 방향 조정이 자유로워 편대비행이나 곡예비행도 할 수 있다. 3~5분 동안의 자유비행을 통해 주최 측이 결정한 도형을 정확하게 그리는 규정 경기와 경기자가 스스로 선택한 음악에 따라 2~5분 동안 자유롭게 비행하는 발레로 구분되며 움직임과 예술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36회를 맞는 `전국연날리기대회`도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을 전망이다. 특히 싸움연은 전국연날리기대회의 백미다. 싸움연은 방패연들이 공중에서 서로 싸움을 펼치며 상대 방패연의 연줄을 끊으면 승자가 되는 경기다. 초등학생들이 참여하는 초등부 연날리기대회가 열리고 가오리연 수백여 개를 연결해 공중에 띄우는 줄연과 태극기를 아로새긴 태극기연, 의성마늘연 등 한국의 전통연들도 선보인다.한편, 대회조직위원회는 16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일원에서 `제3회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 성공 기원 홍보전을 펼친다. `학교 폭력 추방! 2014년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열리는 이날 홍보전에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학생들에게 가오리연 1천 개를 선착순으로 나눠준다. 또 대회장에서 `의성 옥사과`와 `의성 마늘` 등 의성 농`특산품 직판장을 운영한다.□ 산수유 꽃도 또다른 볼거리29일부터 열흘간 사곡면 산수유마을에서 열리는 `제6회 의성산수유꽃축제`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노랑 꿈, 망울의 영원, 불멸한 의성 사랑`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농촌 부활 기원제를 시작으로 지신밟기 농악놀이, 걷기대회, 산수유 동요대회, 산수유 백일장, 산수유 가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체험 행사로는 제기차기와 투호던지기, 윷놀이, 소달구지타기, 떡메치기 등이 진행된다. 대회장에 마련된 시골장터에서는 산수유 동동주와 산수유차, 손두부, 부침개 등 토속적인 먹을거리와 지역 농특산품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빙계계곡, 고운사, 산운`사촌마을 방문 등 의성의 곳곳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특히 올해 산수유꽃 축제 기간에는 행사장 주변에 조명 시설을 설치해 어둠이 내리면 노란 산수유꽃과 초록빛 마늘밭이 조명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관광객들이 낭만적인 산수유의 야경을 느낄 수 있도록 산수유 꽃길 걷기 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낮에만 진행되던 행사 일정을 밤까지 연장했다. 축제가 열리는 사곡면 화전리 산수유마을 일원은 마을 초입부터 산자락까지 수령이 300년이 넘은 산수유 3만 그루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의성/김현묵기자muk4569@kbmaeil.com

2013-03-15

“지구촌 최대의 연 축제될 것”

▲ 김복규 의성군수 의성 국제연날리기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인 김복규 의성군수는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는 이제껏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지구촌 최대의 연 축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군수는 대회에 참가하는 27개국 선수들을 `글로벌 의성군 홍보대사`로 위촉해 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한편 의성을 지구촌 도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로 삼을 계획을 세웠다. 또한 보다 많은 외국인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과 원어민교사, 주한미군 가족들을 위한 한국 문화 전시장을 운영한다는 것. 경북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들을 위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몸으로 체험하는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 군수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의 국운 상승과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특별한 행사가 될 것”이라며 “초대형 달집태우기는 국내 관광객은 물론 의성을 찾은 전 세계 27개국 선수들이 난생처음 만나는 독특한 행사로 기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김 군수는 “29일부터 사곡면 화전리에서 열리는 `제6회 산수유축제` 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산수유축제가 열리는 사곡면 화전리는 싹을 틔운 녹색의 마늘 잎과 노란 꽃망울의 산수유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봄의 향연장이다. 김 군수는 “이번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와 산수유축제를 통해 의성의 위상을 높이고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성/김현묵기자muk4569@kbmaeil.com

2013-03-15

포항~구룡포 동해안 바다여행

포항의 도심을 벗어나 포스코와 도구해수욕장을 지나면 영일만을 품에 안고 925번 지방도로가 나있다. 이곳에서 호미곶을 거쳐 구룡포항을 연결하는 30㎞에 달하는 해안도로를 달려보자. 영일만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아름다운 경치는감탄을 자아낸다. 꾸불꾸불 이어지는 해안선과 항포구, 어촌마을과 만나는 어민들의 삶이 모두 볼거리이고 체험거리이다.지친 심신 풀어줄 호미곶 해풍에 국립등대박물관 등 볼거리 다양구룡포항, 동해 진미 한가득… 대게·전복 등 식도락가 입맛 자극△ 해파랑산책하면 숲길을 걷는 산림욕을 연상한다. 수목이 해충이나 미생물로부터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내뿜는 향균물질인 피돈치드가 인체 건강에 매우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바닷길 산책도 결코 이에 뒤지지 않는다. 태평양 해양기술회의는 파도가 칠 때 발생하는 초음파는 사람 뇌 속의 알파파를 활성화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알파파는 사람이 편히 쉬거나 명상에 빠질 때 주로 나타나는 뇌파로 알파파가 지속되면 정신 집중력이 높아지고 피로 회복도 빨라지게 된다는 설명이다.또한 해양의 공기는 매우 순수하고 자연적으로 음이온으로 충전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바다의 공기는 해수의 유익한 성분을 에어졸로의 형태로 전달해 주기 때문에 해풍은 사람들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고 심신을 안정시켜 주거나 평안하게 해준다는 학설이다.바닷가 근처에 살수록 더 건강하다는 연구내용이 이같은 학설을 뒷받침해준다.지난 2001년 인구 센서스로 수집된 영국인 4천800만명의 건강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바닷가로부터 1마일(1.6㎞) 이내에 사는 사람들이 30마일(48㎞) 이상 떨어진 사람들에 비해 더 건강했다는 것.정신과전문의인 양재진 박사는 “바닷가에 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건강하며, 그 이유는 바닷가 환경이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세계적으로 일본 홋카이도와 지중해 연안 마을이 장수촌으로 꼽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된 일상에서 벗어나 지친 심신의 피로를 풀 수 있는 휴식처로 바닷가 산책도 권할만 하다. 그것도 해풍이 세기로 유명한 포항 호미곶 일대 동해안이면 금상첨화이다.호미곶은 봄철 해풍으로 더욱 유명하다. 뼈 속 깊이 파고드는 겨울 삭풍도 봄이되면 강한 해풍에 꼬리를 감춘다. 동해의 봄 샛바람은 겨울 삭풍보다 더 시릴 정도로 매섭고 강하다. 호미곶 주민들이 `봄 샛바람에 목장 말 얼어 죽는다`고 말할 정도이니 해풍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호미곶 일대에 해파랑길이 나 있다. `해파랑`은 동해의 상징인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색인 `파랑`, `~와 함께`라는 조사 `랑`이 합쳐진 말이다. 조합해 보면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 소리를 벗 삼아 함께 걷는 길`이란 뜻이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일출고장이니 해파랑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호미곶 해맞이 광장 바로 옆에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호미곶등대와 국립등대박물관이 있다. 1903년 12월에 세워진 호미곶등대는 철골구조물없이 지어진 건축물인데다 등대 내부에 조선왕실의 상징인 배꽃 모양의 문장이 조각돼 있어 역사적 자료로서 의미가 있다.등대박물관은 등대와 항해의 역사 및 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박물관이다. 봄철 해풍을 맞으며 소중한 역사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멋진 여행길이다.△ 동해안 별미기행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식행(食行)을 빼놓을 수 있다. 영일만 앞바다는 동한난류와 북한한류가 만나는 황금어장이다. 이곳에서 잡힌 각종 해산물은 누구나 맛보고 싶어하는 성찬이다.호미곶에서 10㎞ 남짓 거리에 구룡포항이 있다. 동해안 최대 어업항이다. 오징어와 대게, 꽁치, 문어, 가자미, 전복, 해삼, 성게, 고래, 골뱅이, 전어, 도루묵 등 동해안에서 잡히는 모든 수산물의 집산지이다. 겨우내 전국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과메기 원조고장이자 우리나라에서 대게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동해 어촌마을 어느 곳에서 이들 동해의 진미를 맛볼 수 있으나 마침 구룡포에서 수산물 한마당 잔치가 열리고 있으니 아주 특별한 식행의 멋을 즐길 수 있다.구룡포 수산물 한마당 잔치는 지난달 15일 시작돼 이달말까지 계속된다. 구룡포항 북방파제 입구에 마련된 행사장에는 구룡포의 특산품인 대게를 주축으로 각종 수산물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구수한 풍미가 미각을 자극한다. 화로불 석쇠에서 지글지글 굽히는 꽁치와 오징어, 골뱅이 구이에서 나는 달콤한 향기가 발길을 붙잡는다. 대표 특산품인 과메기와 대게와 오징어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일대 연안에서만 잡힌다는 돌문어, 울산 장생포와 함께 포경항구로 명성을 드높일 때 지역 대표음식으로 자리잡았던 고래고기, 동해안 자연산 전복과 성게알 요리 등은 별미 중의 별미이다. 구룡포 뱃사람들의 애환이 깃든 토속음식으로 모리국수도 빼놓을 수 없다. 커다란 양은냄비에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뜸뿍 넣고 다진 양념으로 걸쭉하게 끓여는 국수이다. 뱃사람들이 바쁜 조업 중에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생선회에 고추장을 풀어 넣어 만들었다는 물회와 함께 동해안 뱃사람들이 개발한 대표적인 음식이다.축제 기간을 맞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어 동해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관광객들이 추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도 있고 주말마다 가요제와 색소폰 연주회 등 볼거리마저 풍성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수산물 축제를 즐긴 뒤 행사장 건너편으로 눈길을 돌리면 구룡포 근대문화역사의 거리를 만난다.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던 일본주택거리이다. 일본식 건축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마치 일본의 한 어촌마을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색다른 체험이다.구룡포수협의 수산물위판장에서 대게를 비롯한 각종 수산물의 위판장면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해안가 펜션이나 민박집에서 숙박을 한 뒤 다음날 새벽 동해안 해맞이를 하거나 구룡포 방파제와 인근 갯바위에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멋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없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3-03-15

`2013 워터 코리아` 19일 대구 엑스코서 개막

물 산업의 현재와 미래가 한자리에 모이는 `2013 WATER KOREA(국제물산업 박람회)` 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려 2015년 7차 대구 세계물포럼 성공 개최의 기반을 마련한다.워터 코리아는 국내외 기업이 참여하는 국제물산업박람회를 열고 상하수도기술교류를 위한 세미나와 국제 물전문 기관의 선진 기술교류 및 외국기업, 바이어 유치확대로 물산업 관련기업의 해외 판로의 기회의 장을 마련하며 다양한 물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대구시와 한국상하수도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등 중앙부서가 후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워터 코리아에는 국내외 185개 물 관련업체 및 기관이 610 부스로 참여해 상하수도 관련 기자재를 전시한다.또 물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기 위해 시민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물을 소재로 하는 사생대회, 사진공모전과 대구시를 알리는 시내투어, 수돗물 체험투어 등 다양한 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의 수돗물 체험투어는 문산정수장을 방문해 수돗물 생산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신천하수처리장을 찾아 하수 처리과정을 참관할 수 있다. 체험투어는 행사 기간 중인 20, 21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신청 접수는 상수도사업본부(053-670-2155)와 행사 현장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이밖에 국제 물 전문 기관의 선진 기술교류 및 외국기업, 바이어 유치확대로 물산업 관련기업의 해외 판로 기회의 장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물사진 전시회, 상하수도인의 밤 행사, 상하수도 기술교류를 위한 세미나 등 다양한 연계 행사를 마련해 축제를 즐기고 전국에서 모인 상하수도인의 화합과 단합을 유도하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킬 계획이다.대구시 배기철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올해 워터 코리아는 대구에서 열리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여 축제도 즐기고 물산업 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를 가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22일 정부의 물정책 방향에 대한 비전과 의지를 공유하기 위한 2013년 세계 물의 날 중앙정부 기념식이 대구 EXCO에서 열린다이날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공동주관으로 국무총리, 환경부·국토해양부 장관, 자치단체장, 학계, 종교계, 민간단체, 연구기관, 기업관계자, 지역주민 등 1천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행사와 세계 물 협력의 해 유공자 포상, 물산업 박람회 시찰 등이 이어진다.대구시 김부섭 환경녹지국장은 “대구시가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 개최지인 만큼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세계물포럼 붐 조성 및 물산업 발전의 초석을 굳건히 다지고, 국내 최고의 물산업 선도도시로 우뚝 서는데 주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3-03-11

물이 미래다 ① 21세기 블루골드 `물`

산업 발달과 인구 증가로 물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지구 곳곳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간 물 분쟁이 일어나는 등 물 산업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물 산업이 새로운 미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구는 먹는 물과 관련해 수많은 원수 수질사고를 겪었고 대구시민들은 어느 지역보다 안전한 물을 갈망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먹는 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안전한 물 공급과 시민들의 염원인 안전한 물 확보, 물을 신성장동력으로 마련하기 위한 대구시의 정책과 향후 계획 등을 짚어본다. 한국, 물산업 세계시장 점유율 2.1% 불과2015년 `제7차 세계 물포럼` 개최 대비달성·상주에 물산업관련 클러스터 조성물`은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절대 요소이다. 그러나 산업의 발달로 지구 곳곳에서 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UN에서는 물 부족으로 인한 지역 간 분쟁을 극복하기 위해 2013년을 `물의 해`로 설정했다.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물 사용에 불편을 느끼지 못하면서 물의 귀중함을 잊고 지내고 있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고작 0.4%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하다. 지구 표면의 70%(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14억㎢)는 물이 차지하고 있으나, 이 중 97.5%가 마실 수 없는 바닷물이고 2.5%(3천500만㎢)만이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이다. 그나마 담수의 66.5%는 남극과 북극의 빙하로 존재하고 30.0%는 지하수이며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호수나 하천의 물은 전체 담수의 0.4%에 불과하다. 게다가 20세기 들어 인구가 16억에서 현재 65억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1인당 물 공급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세계은행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80개 국가가 물 부족 국가이며,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인 약 10억 명이 안전한 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245㎜(1974~2003년 평균)로 세계 평균 880㎜의 약 1.4배이지만 인구 1인당 연 강수총량은 2천591㎥로 세계 평균 1만9천635㎥의 약 8분의 1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1천500㎜ 이상의 연평균 강수량을 갖는 국가는 일본, 뉴질랜드, 브라질 등이며, 우리나라와 비슷한 1천~1천500㎜의 국가는 인도, 영국, 노르웨이 등이다.우리나라의 실질적으로 이용 가능한 수자원인 재생 가능한 수자원은 연간 723억㎥이며, 1인당 가용 수자원량은 1천512㎥로서 폴란드, 덴마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연간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1천㎥ 미만의 물 기근 국가로는 쿠웨이트, 바레인, 이스라엘, 예멘, 알제리, 르완다 등이 해당된다.UN에서는 2025년 세계인구의 절반은 연간 1인당 물 사용량이 1천㎥에 못 미치는 물 부족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해 세계 각국은 물 확보와 함께 21세기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떠오른 물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21세기는 물의 시대다. 물산업의 패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세계경제의 판도가 달라진다. 2010년 기준 세계 물산업의 시장규모는 약 4천828억달러였다. 상수도가 1천618억 달러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했고 이어 하수도(589억 달러), 수처리시설(278억달러) 순이었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물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1천70억달러로 세계 최대시장을 가진 미국은 151억 달러를 투자해 수질 정화사업과 수자원개발 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19세기부터 민간기업이 상하수도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프랑스는 세계 물이용 분야 70%를 장악하고 있다.이에 반해 한국 물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1%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는 2010년 `물 산업 육성전략`을 마련하고 2020년까지 원천기술 개발에 6천871억 원을 포함해 총 3조4천609억 원을 투자해 8개의 세계적인 물 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 3만7천여 개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을 계기로 세계 물 시장 선점을 통한 물 산업의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달성군 구지면 국가과학산업단지에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시는 5천400억 원(국비 5천200억원, 지방비 200억원)을 들여 2017년까지 5년간 한국물산업진흥원을 설립, 종합물산업실증단지를 조성해 국가 물 산업 허브를 구축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한국물산업진흥원은 국가 물산업 육성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과 함께 물 관련 부품소재 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 물 관련 기업의 물산업 마케팅 및 비즈니스 지원 기능을 하며 종합물산업실증화(테스트 베드) 단지는 저 에너지 하·폐수 재이용 테스트베드, 맞춤형 폐수처리·재이용 시스템 구축 사업, IT 융복합 저탄소 수처리 부품 및 장치 기술 고도화 사업, 스마트 워터 그리드 테스트베드 등 실증화사업을 펼친다. 시는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이달 초 환경녹지국장을 팀장으로 대구경북연구원, 대구테크노파크 등 전문가들로 실무T/F를 구성했으며 오는 3월 중 용역, 2017년 마무리한다는 수순이다.경북도도 올해부터 2017년까지 상주시 낙동면 물량리 일대(133만6천㎡)에 2천163억원을 들여 물융합산업 클러스터를 조성, 물 산업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물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또 대구시와 경북도는 3만여명이 참가하는 지구촌 최대 물 관련 국제행사인 `2015 제7차 세계물포럼`을 열어 물 산업발전에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3-03-11

전원도시 숨결 가득한 청도

청도 하면 소싸움과 씨없는 감 청도반시와 당도높은 복숭아 등 청정 농특산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또한 신라천년 고찰 운문사를 비롯한 전통사찰과 청도읍성, 석빙고, 향교, 소싸움축제, 와인터널 등 풍부한 문화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유명 예술인들의문화·예술 창작 활동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세계 일류의 전원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청도로 여행을 떠나보자.천년 역사 소싸움축제 내달 개최, 해외서도 주목운문사 등 전통사찰·와인터널 등 인근 볼거리 다양■ 청도 소싸움 청도 소싸움경기 사업은 국내 최초로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한국형 소싸움이다.청도군은 삼국시대 이래 민속놀이로 전승되어온 소싸움을 10여년 넘게 체계화하고 현대화시켜 이제 세계 속의 레저문화와 특급 관광지로 자리잡게 됐다.청도소싸움축제는 청도의 대표적인 축제로 올해는 4월17일~21일에 열린다.소싸움은 농경문화가 정착한 시기에 목동들이 망중한을 즐기기 위한 즉흥적인 놀이로 시작해 차차 그 규모가 확산되어 마을단위 세력과시의 장으로 이어져 왔다. 이후 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소싸움은 청도의 대표적인 민속행사로 한국의 농경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축제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세계적인 문화관광 상품으로 발돋움 했다. (www.청도소싸움.kr) △청도 소싸움 관전청도IC에서 차량 5분 거리인 청도 상설소싸움경기장 관람석에 들어서면 원형 경기장(링)과 빨간색과 노란색 의자가 눈에 띈다. 경기장 전면 1, 2층에는 발매 창구 143개소가 자리 잡고, 경기 중계화면과 배당률 등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LCD화면이 100여 개 설치돼 실시간 정보를 계속 제공한다.소싸움도 경마나 경륜처럼 전용경기장에서 돈을 걸고(베팅) 시합하는 갬블상품으로 선보이며, 소싸움은 다른 갬블과는 달리 사람이 직접 경기에 개입하지 않는 승패의 불확실성의 스릴이 있다.우직한 소들의 싸움이라는 측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어 경기마다 예측불허의 이변과 의외성이 짜릿한 재미를 준다. 소싸움은 매주 토·일 하루 10경기씩 운영되며, 매 경기 종료 후 20분의 발매시간이 주어지며 우권 구매표를 구입해 경기에 참여하면 된다.△청도 소싸움 즐기기소싸움 경기를 즐기며 베팅을 할 경우 어떤 점에 관전 포인트를 두어야 할까. 한국우사회 등 관계자들은 소싸움 대진표와 예상지를 숙지하고 그동안 출전 경력을 감안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기존 민속소싸움은 소와 소의 단순한 대결에 그쳤지만, 상설 소싸움경기는 베팅이라는 요소가 가미돼 스릴이 배가 된다.현재 전통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단승식, 복승식, 시단승식, 시복승식 등 4가지로 베팅할 수 있다. 승식과 승리 시점 선택에 따라 얼마를 베팅할지 고민하는 재미가 있다.어느 소가 승리할지, 어느 시점에 승리할지를 미리 예상지의 분석을 본 다음 베팅해야 적중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자신이 베팅한 소가 이기도록 응원하면 지루하지 않다. ■ 주변 관광지 △청도 석빙고(보물 제323호)인위적으로 축조한 것으로 조선 숙종 39년(1713년)에 준공했다. 전국에 보존되고 있는 6기의 석빙고 중 가장 오래된 석빙고이다. 다른 석빙고와는 달리 석빙고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우리 선조들의 돌쌓기와 얼음 저장기술의 뛰어난 장인정신을 엿 볼 수 있다.△청도 동헌(문화재자료 제403호)조선시대 지방관아의 중심 건물이며 관찰사, 수령 등의 정청(政廳)으로 지방의 일반행정업무와 재판 등이 행해졌던 곳이다. 청도읍성내에 있고 기둥을 비롯한 목재부는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조선시대 관아건축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도주관(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212호)조선시대 청도군의 객사로 쓰이던 것으로 도주(道州)는 고려시대에 부른 청도군의 또 다른 이름이다. 양쪽에 동·서현의 접객시설을 갖추고 이곳을 들리는 관원이 머물 수 있도록 했다.△청도읍성(경상북도기념물 제103호)청도군의 중앙부에 위치한 화양읍 선장지에 축성된 남고북저의 석축성으로 고려때부터 있었다. 산성과 평지성의 중간형에 해당하는 평산성이다. 지방관아와 민가가 한 울타리 안에서 살았고, 성곽 기저(基底)부분이 잘 남아 있다.△운문사(청도군 운문면 신원리)호거산에 있는 천년사찰로 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다. 신라 진흥왕 21년(560년)에 창건했다. 원광국사와 설송 연초대사가 중창을 거듭하여 수많은 수도승을 배출한 곳이며, 지금은 비구니 승가대학으로 유명하다. ■ 체험명소 △운문산 자연휴양림영남 7산의 하나로 손꼽히는 운문산 기슭에 위치,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남부지역에 위치하는 문복산과 영암의 알프스라 칭하는 가지산 등 해발 1천m이상의 고봉에 둘러싸여 있어 등산과 삼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와인터널대한제국 말기인 1904년에 완공돼 천정을 붉은 벽돌로 쌓고 벽면을 자연석으로 만든 국내 가장 아름다운 터널중 하나이다. 청도감와인(주)에서 2006년 2월부터 현재까지 감와인 숙성저장고와 와인카페로 사용하고 있다.△웃음건강센터(코미디 철가방극장)코미디 철가방극장은 건물의 외관부터 철가방 모양으로 건축됐다. 흘러내리는 자장면과 짬뽕, 소주병을 외벽에 장식해 항상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목을 끌었던 개그맨 전유성씨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곳이다. 청도가 좋아 청도에 정착해 사는 개그맨 전유성씨가 이곳에서 후배들고 함께 개그를 연구하며 지도하고 있다.청도/이승택기자lst59@kbmaeil.com

2013-03-08

계사년 신년 화두는 `귀농·귀촌` ⑽ 영덕호박고구마 영농조합법인 대표 이문석씨

동굴속에 고구마를 저장해두었다가 출하시기를 조절하며 제값을 받고 파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귀농에 성공한 주인공이 있다.영덕군 달산면 대지2리에 `동굴 속 호박 고구마`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귀농인 이문석(61)씨.그는 남들이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로 고향 주민 그리고 고구마 생산농민들과 윈윈하며 귀농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작년에 경북농어업인 대상 농수산물 가공 유통분야 대상까지 수상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는 귀농인이다.달산면 사무소에서 2km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그를 찾아 간 기자에게 “안녕하십니까. 이문석입니다”라며 두툼한 큰 손을 내밀었다. 햇빛에 그을려 피부는 검게 탔지만 탄탄한 몸이 청년처럼 느껴졌다.영덕호박고구마 영농조합법인 대표인 이 씨는 “품질이 일정한 고구마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문을 열었다.“원래는 제가 건축업을 했습니다. 대전에서 한 30년 열심히 벌었는데, 고향이 그립길래 그 길로 내려왔습니다. 처음에는 고향에서도 건축업을 했는데, 여동생이 어느 날 고구마 한번 키워 보라고 하길래 얼떨결에 시작했다가 이만큼 왔습니다”이 씨는 우연찮게 시작한 고구마 생산이 천직이 됐다고 웃었다. 이 씨는 고향에 내려온 2002년 동생이 안면도에서 구해온 고구마 종자 30상자로 출발했다. 당시만 해도 건축업을 함께 하고 있었던 터라, 농사일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400평에서 시작한 농사가 2년만에 1천600평으로 늘어나자, 방법이 없었다. 그 길로 그는 사업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본격적으로 고구마 농사에 매달렸다. “고구마는 잘 크는데, 문제는 보관이었습니다. 모든 농가들이 고구마를 한꺼번에 출하하게 되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출하조정을 위해서는 보관문제가 해결돼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고구마는 너무 추우면 썩어버리고, 더우면 싹이 나버리기 때문에 온도유지와 수분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일반 창고에서 온도와 습도를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기에 그의 고민은 커져만 갔다. 그때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 농장 주변의 폐광. 이 곳에 시험삼아 고구마를 보관했다가 보관성과 맛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한 이씨는 주변 농가에 이 사실을 알렸다. 농민들은 이씨가 대표로 영덕 고구마를 수매해 동굴에서 보관 한 뒤 수요시기에 맞춰 출하해줄 것을 제의했고,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영덕군도 우수한 지역 브랜드의 탄생을 반기며 예산 7억원을 인공동굴 건립에 투입했다. 개당 100평에 달하는 인공동굴 3개소가 지어지자 매년 20억원에 달하는 농가 수익이 보장됐다.인공동굴은 이씨의 아이디어가 그대로 녹아있다. 30년 넘게 건축업을 한 기술자답게 인공동굴을 자연동굴처럼 재현해냈다. 우선 동굴 내부의 온도유지를 위해 들숨과 날숨의 원리가 적용된 공기구멍을 만들었다. 또 섭씨 13~14도의 적정한 온도유지를 위해 2m가 넘는 흙무덤을 쌓았다. 이렇게 수분과 온도를 정확히 잡아낸 `동굴속 호박 고구마`는 현재 전국에서도 입소문이 날 만큼 유명해졌다.요즘 이씨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좋은 고구마 생산을 위한 교육. 고구마 생장에 가장 적합한 비료를 적용하고, 일정한 크기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최적의 심는 간격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서도 이씨는 육묘관리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상주 등 경북지역 각지에서 육묘관리 교육을 받으러 이곳에 올 정도로 그의 육묘관리 실력은 남다르다.“고구마 생산도 중요하지만, 고구마의 생장 기반이 되는 육묘사업이 더 중요합니다. 제가 생산한 육묘가 튼튼한 고구마로 자라 농민들의 소득을 올려준다는 생각만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육묘 생산이 갖는 부가가치를 알기에 이 분야에 보다 많은 공부를 해볼 생각입니다”이 씨는 올해 600평의 육묘장을 조성해 전국 고구마 농가에 `동굴속 호박 고구마`의 씨를 뿌릴 계획이다. 그는 우리네 식탁에 건강하고 맛있는 고구마를 올리기 위해 하루도 연구를 게을리 할 수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그는 대전에서 도시생활을 마치고 귀농한지 11년차 농부지만 아직까지는 모든 게 서툴다. 도심에서 익숙한 생활로 농촌실상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나마 고향에 친지 가족들이 있어 쉽게 적응 할수 있었다. 이 씨는 특히 가족들 보다 더 잘 챙겨주는 이웃 사촌들로 인해 모든 일들이 순탄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농촌 인심은 각박한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정겨운 사람 냄새 나는 삶의 터전이 자리잡고 있다며 그 때문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하지만 농촌에는 일손이 크게 모자라 농사를 짓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농촌은 인구감소로 노동력 부족이 하루가 다르다고 말한다. 적극적인 귀농·귀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 개발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많은 젊은 사람들이 돌아와 일할 수 있게 안정적인 농촌 환경을 만드는게 시급하다는게 이 씨의 생각이다.고령화된 노동력으론 농촌의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때문이다.힘든 농촌일에 연세 많은 어르신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 자연히 마음이 안타까워 진다고 말했다.한편 영덕군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안정적인 농촌생활정착을 돕고 농촌지역에 유용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영능력을 갖춘 타 산업의 우수인력을 양성하고 전문화된 교육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농업인이 지역사회에 성공적 정착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2013-03-08

미래 인재육성 해법 창의·인성교육서 찾는다

`창의·인성교육을 중심으로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교실 수업문화 창조에 앞장서겠다`경북교육청(교육감 이영우)은 지난 해 인성 교육, 교실 수업 개선, 기초학력 신장, 독서·토론 교육 분야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도 창의·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교실 수업 문화 창조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를 위한 주요 시책으로 첫째, 학생 활동 중심 교실 수업 문화 개선, 둘째,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인성 교육, 셋째, `기초학력 BEST 프로젝트`를 통한 학력 증진, 넷째, 생각을 키우고 말문을 여는 독서·토론 교육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지난달 교실수업개선 연구발표대회서전국 입상자 28명중 18명 수상 쾌거초·중등 1등급은 지역교사들이 유일□학생 활동중심 교실수업 문화 개선경북교육청은 지난달 8일 발표된 제14회 전국 교실수업개선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에서 전국 입상자 28명중 18명(64.2%)이 입상해 지난 2000년부터 12년 연속 본 대회를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전국의 초·중등 1등급 입상자 5명중 경북이 5명(100%)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성과를 거둬 타 시·도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과를 거뒀다.2012년도 전국대회에서 1, 2등급 입상한 교사는 2013학년도 `수업명인` 교사로 동료 연구자들에게 수업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1년 동안 수업공개, 수업컨설팅, 연구 실적 등을 평가받아 수업명인 인증패와 함께 가산점도 부여받는다.도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교실수업개선을 위해 수업개선 동아리인 `edu-Study 동아리` 408개를 조직·운영해, 교사 스스로 수업 능력을 개발할 수 있게 하고 `교과수업 전문가 공모전`을 통해 수업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할 계획이다. `수업명인제` 운영으로 선행 연구자가 동료 연구자의 수업력 향상을 위해 컨설팅 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 정책을 펼칠 계획도 갖고 있다.학생활동 중심의 수업 전개를 위해 교실수업개선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 우수 입상 교사와수업명인, 교과수업전문가 공모를 통해 검증된 수업 우수교사들을 수업 컨설팅 요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특히 교육청은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 문화 창조`를 위해 현장 전문가 중심 수업 개선 지원단을 운영하고, 지역단위의 추진단을 구성해 교실수업을 교사의 강의·교과서·판서.클릭 위주에서 학생의 사고(思考)·발표·체험 중심으로 바꾸는 자율적인 교실수업개선 실천 운동인 `3Up Down운동`을 전개, 학생 활동 중심의 교실수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인성 교육교육청은 단편적인 지식 암기보다는 학생의 잠재적인 능력을 끄집어 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창의·인성 수업방법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올해 창의·인성 수업방법 확산을 위해 14개의 창의·인성 모델학교와 23개의 선도학교 운영, 57팀의 창의·인성교육 수업연구회와 23팀의 창의적 체험활동 교사 연구회, 5개의 창의·인성교육지원센터,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에 대한 새롭고 폭넓은 정보제공의 장으로 e-드리미 교육기부 지원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지향하는 창의·인성교육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단위학교를 지원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지난해 창의·인성 교육의 주요 성과인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에서 대상 3팀을 비롯, 4개의 동아리가 입상한 것을 더욱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영주 이산초등학교는 창의·인성모델학교 최우수교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2012 전국 바른인성교육 실천사례연구대회 교원 부문에서 전국 1등급이 5편, 2등급이 10편, 3등급 10편이 입상했고, 기관 대회에서 최우수 입상을 비롯해 우수 2편, 장려 6편이 입상한 성적을 계기삼아 각 인성교육 강화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기초학력 BEST 프로젝트 통한 학력 증진 교육청은 산촌과 다문화가정이 많은 지역특성상 기초학력 부진학생이 대도시보다 많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기초학력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산촌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지난 2012~2013년 교육과학기술부 기초학력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된 경상북도교육청은 2년간 140억원을 투입해 `경북 기초학력 BEST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기초학력 BEST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 학력이 낮은 학교를 특별 지원·관리하고, 학습클리닉센터를 확대 운영해 도내 전 초중학생에게 정서·행동 특성검사와 동기향상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지난해 개발된 온라인 기초학력 지원시스템과 각종 프로그램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전 교사를 대상으로 사용자 연수회를 개최하고 학생들의 학습 이력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지원·관리할 예정이다. 현장 교사를 위해서는 정서·행동 장애학생 지도와 관련한 온라인 연수 15개 과정을 개설, 연간 60시간 이상의 연수 이수를 의무화했다.장보윤 장학사는 “학습부진에 대한 종합적인 예방-진단-지도-관리 체제를 구축해 맞춤형 학습 서비스를 제공할 `기초학력 BEST 프로젝트`는 경북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 및 정서 행동 발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교육청은 지난 해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 184교에 학습보조 인턴 교사 237명과 부진 예방 프로그램 운영비 35억원을 지원하고 4개 권역(포항, 구미, 경산, 안동)에 학습 클리닉센터를 설치·운영해 1천187명의 학생에게 찾아가는 맞춤형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부진학생의 자존감 및 학습동기를 증진하고 기초학력을 향상시켰다. □ 생각 키우고 말문 여는 독서·토론 교육경북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창의·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독서·토론 교육에 힘쓰고 있다.`책과 함께 떠나는 독서 올레`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크게 신장시켰고 `학생 활동 중심 토론식 수업`을 전개해 `경북 학생 어(語)울림 3담꾼(郡)`을 육성하고 있다.올해에는 이를 발전시켜 학생들이 개인 수준에 적합한 책을 읽고 다양한 독서 활동을 통해 발표하고 체험하는 활동 중심 독서 수업을 전개한다. 기존의 독서 지도 방법(다함께 조용히 책읽기)에서 벗어나 학생 수준별 맞춤형 기능성 독서 교육을 추진하며, 인문 고전 독서를 통해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아울러 토론식 수업을 기반으로 한 학생 활동 중심 수업 확산을 통해 자기 표현 기회를 확대하고 소통과 공감의 문화 조성을 위해 힘을 모을 방침이다. 1천개의 토론 동아리와 토론 캠프 운영으로 생활 속에서의 토론 문화를 조성하고, 토론식 수업 코칭단 운영, 토론 수업 자료 개발, 토론 연수 지원으로 토론 교육 기반을 조성한다. 또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민이 함께하는 축제형 토론 문화가 정착되도록 책사랑 축제와 연계한 3담꾼 토론대회 및 토론 축제도 추진한다.“교육은 종합예술… 나눔과 배려교육에 역점”▲ 이경희 경북교육청 교육과정과장“교육환경변화에 학생을 적응시켜 가는 적극적 교육활동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경북교육청 이경희사진 교육과정과장은 “과거 주입식 교육을 탈피하고 변화무쌍한 교육환경에 학생들이 뒤처지지 않고, 미래의 인재상을 만들어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교육청은 △학생활동중심 교실수업문화 개선 △배려와 나눔을 통한 실천하는 창의.인성교육 △기초학력증진 △생각을 키우는 독서토론교육 등이 가장 역점사업이라고 밝혔다.이 네가지는 교육의 가장 기본으로 한가지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인 만큼 조화를 이루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재삼 강조했다.즉 미래의 훌륭한 인재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인성이 형성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되는 만큼 교육은 종합예술이라고 말했다.요즘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학교폭력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교육청을 비롯, 단위학교에서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올바른 인성이 형성돼야만 건전한 인재가 되는 만큼, 인성교육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특히 경북은 산촌이 많고 다문화가정이 많아 자칫 또래아이들과의 소통이 부족해 인성이 잘못 형성될 가능성이 많아, 나눔과 배려교육에 역점을 둔다고 말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3-03-04

독도경비대장 김병헌 경감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정부 인사가 참여하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터무니 없는 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일본의 독도를 향한 도발이 거세질수록 우리 땅 독도를 지키는 경비대원들의 영토수호 의지는 더욱 단단해진다. 푸른 동해를 바라보며 사계절 독도와 함께 생활하는 경비대원들의 각오와 소회를 경북매일 지면을 통해 정기적으로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다.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독도경비대장 김병헌 경감(울릉경비대 소속)입니다. 3·1절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저를 포함함 독도경비대원들은 3·1절을 맞아 포항 등 뭍에서 열린 기념행사와 전국 곳곳의 만세 소리를 전해 듣고 각오를 더욱 새롭게 했습니다. 그리고 선조들이 지켜 온 국토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결의를 굳건히 했습니다. 대원 모두가 어떤 일이 닥친다 해도 열과 성을 다해 우리 땅 독도를 지켜내겠다는 각오입니다.국민여러분, 뭍에서는 지금 봄 기운이 땅을 박차고 올라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만 이곳 독도는 아직은 겨울입니다. 살을 에는 차가운 바람은 여전하고 2일에는 집 채 만 한 높은 파도가 독도를 마치 삼킬 듯이 하루 종일 다가왔다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야생초 등 이곳 독도의 생태계는 봄을 맞이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뤄 이곳도 머잖아 봄이 찾아오리라 여겨집니다.저는 2008년 독도경비대장으로 부임해 5년간 9회에 걸쳐 근무하고 있습니다. 독도에 머문 기간은 18개월 가량 됩니다. 자화자찬 좀 하자면 독도의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모두를 경험한 유일한 독도대장이기도 합니다. 계절마다 근무에 난관이 있지만, 세찬 바다 바람과 맞서야 하는 겨울 독도 생활은 특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독도의 매서운 겨울바람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람이 날아갈 정도이고, 파도는 접안지역을 집어삼킬 만큼 높게 일어 급수시설인 조수기의 가동을 멈추게 하기도 합니다. 독도는 발전기를 자체적으로 가동해 모든 중요 장비와 조수기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혹독한 날씨와 염분으로 인해 발전기 가동이 중단되기 일쑤여서 최대한 물과 전기를 아껴 생활해야 하는 계절이 겨울인 것입니다. 따라서 독도에서는 물 아껴 쓰기 교육은 필수입니다. 그런 탓에 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젊은 경비대원들 경우 첫 겨울 독도근무 적응에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독도에서의 절수 교육은 앞으로도 여건상 어쩔 수 없이 계속해야 할 사안입니다.겨울 독도에서는 외로움도 이겨내야 할 항목입니다. 혹독한 날씨로 인해 울릉도~독도 간의 여객선 운행이 중단되다보니 바깥 사람을 보기 어렵습니다. 혹자는 방문객이 없어 경계근무만 하니까 방문객이 많은 여름보다 편하리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경험으로 미뤄 사람은 역시 서로가 부대끼며 살아야 외롭지 않습니다. 따라서 독도의 겨울 계절에는 대원 모두가 서로를 격려하는가 하면 여러 계획을 세워 외로움을 이겨내고자 합니다.지난주에는 대원들과 함께 섬 주변을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파도에 쓸려온 온갖 쓰레기와 몽돌 등을 깔끔하게 치우면서 경건하게 3·1절을 맞았고 봄 맞이 준비도 거의 마무리 했습니다. 덕분에 지금 독도는 아주 깨끗합니다.독도경비대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밤낮없이 동해를 바라보며 경계 근무를 하고 있고, 또 레이더와 열영상 장비로 해상관측을 한 점 오차 없이 하고 있습니다.일본은 지난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하면서 독도를 자기들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입니다. 억지도 이만하면 올림픽 금메달감입니다. 저희 독도경비대원들은 지난달 22일과 3·1절을 맞으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시 떠올려 봤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한 점 흐트러짐 없이 차분하게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힘들었던 50일간의 독도근무가 곧 끝이 납니다.독도 근무는 50일을 주기로 돌아가며 근무합니다. 새로 교대해서 들어올 예정인 예비대의 대원들은 지금도 울릉도에서 독자적 전술훈련에 대비해 서바이벌, 특공무술 등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독도 입도 전 전술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독도로 입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저희 대원들은 오늘도 훈련으로 고생하고 있을 다음 부대 동료들의 원활한 생활을 위해 요즘 시설물, 중요장비, 각종 업무수칙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50일 동안, 살을 파고드는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도 불평의 말 한마디 없이 성실하고 철저하게 경계근무를 이행해준 저희 소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2013-03-04

정전 60년, 대구·경북 군사보호구역을 찾아서 ⑷대구 내 미군기지

대구지역 미군이 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군사보호구역은 남구의 캠프워커를 비롯한 캠프헨리, 캠프조지 3곳과 동구 에어 베이스, 중구 스토라지, 달성군 다트 보드 등 모두 6곳이 있다.특히 남구는 미군기지 캠프워커 23만7천평을 필두로 캠프헨리 7만3천평, 캠프조지 1만9천 평 등 모두 32만9천여평(108만7천900㎡) 규모로 남구 전체 면적의 6.2%와 재산세 과세면적의 14.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범위가 넓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나머지 미군부대는 동구 K-2 공군기지 안에 있는 에어 베이스와 중구의 창고인 스토라지, 통신기지 달성군의 다트 보드 등은 면적도 적지만 주민들과는 직접적인 영향도 적어 민원도 거의 없다.캠프워커 등 기지 3곳이 남구 전체면적 6.2% 차지年60억 재정수입 감소… 헬기소음에 주민고통 이만저만□ 미군부대 3곳이 대구발전 걸림돌캠프워커는 남구 봉덕3동과 대명5·9동에 걸쳐 H-805 헬기장, 골프장, 군인가족숙소, 장교·사병클럽 등이 있고 이천동 캠프헨리에는 후방기지사령부와 대구지구사령부, 군 수송부, 남구 대명2동 캠프조지에는 장교숙소와 체육시설 등이 있다.이들 3곳의 면적만 1.08㎢로 남구 전체 주거·상업지역의 10%나 차지한다.이러다 보니 재산권 침해와 환경오염, 도시 균형 발전 저해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남구 주민과 지자체가 떠안고 있으며 미군부대에서 발생하는 헬기소음과 분진을 제외하더라도 기름유출사고, 폐수방류 등 환경 피해도 보고돼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남구청 관계자는 “미군기지로 인해 연간 60여억원의 재정수입이 줄고, 민원도 끊이지 않는다”며 “남구 발전의 발목을 잡는 미군부대 이전은 결국 대구의 발전에도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 이전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산권행사가 최대 민원캠프워커, 캠프헨리, 캠프조지 등 3곳의 미군부대는 남구 전체 13개 동 가운데 11개 동에 걸쳐 미군기지 제공구역 주변 부지로 지정돼 주민 대부분이 미군기지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다.과거에는 헬기 소음으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보았지만 최근 들어서 그 빈도수가 줄어 소음은 10여년전 보다는 줄어든 상태다.하지만 헬기장 진입 전 상동교 상공에서 진입 신호를 기다리며 대기하는 경우가 잦아 이때 발생하는 헬기 소음은 상당하다.물론 이들 지역은 고도제한으로 7층까지만 건축이 가능해 재개발과 재건축이 어려운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정도로 재산권 침해는 습관화돼 있다.캠프헨리의 경우 대백프라자와 인접한 지역에 주민들이 재건축을 시도했으나 미군과의 협의를 오래 끌면서 허가는 났지만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결국 불발되기도 했다.모 건설회사는 사업확장에 따라 캠프워커 헬기장 북편에 4층짜리 사옥을 지으려다 2~3개월간 지체돼 한민친선협의회 안건으로 올려 겨우 협의를 했다. 그러나 헬기의 비행각도 등을 이유로 2층까지만 인정할 수 있다는 미군측의 답변으로 착공도 하지 못했다.이같이 남구지역 미군부대 주민들의 최대 민원은 바로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 □ 종종 골프공도 날아들어또 캠프워커 골프장과 인접한 대명9동 주민들은 가끔씩 골프장 볼이 미군부대 담장을 넘어 주택가로 넘어와 유리창 파손은 물론이고 주차된 차량에 흠집을 내는 피해를 입기도 한다.이런 상황에서 매년 7월4일 미국독립기념일에 열리는 폭죽놀이도 민원이 되면서 한미친선협의회를 통해 최근 3~4년전에 발사 위치를 최대한 부대 중앙지점으로 바꿀 정도로 인근 주민들은 소음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헬기장 진출입로인 대명5동에 사는 일부 주민들은 밤낮없이 뜨고 내리는 헬기로 인해 신경안정제를 먹어야만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다.대명5동 주민 황상영(43)씨는 “헬기장 착륙이후 기지내로 진입하려는 헬기가 있을 경우 상동교 상공에 있는 헬기는 대기상태에서 그대로 있기 때문에 굉장한 소음이 발생한다”며 “이때는 이 주변에 있는 개도 소음에 놀라 무서워할 정도”라고 밝혔다.□ 반환협상은 진행 중현재 반환이 결정된 미군기지 부지는 H-805 헬기장과 A-3 비행장 동편 활주로 및 주변 지역이다.이곳은 지난 1995년 한미 당국 간 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한미주둔군 지위협정)의제로 채택됐고 지난 2002년 3월 한미 간 연합토지관리계획(LPP협정) 체결로 반환면적과 시기가 결정됐다. 이어 지난 2009년 10월 A3비행장 활주로 동편부분 약 3만8천㎡와 H805헬기장 부지 약 2만8천㎡ 반환이 확정돼 국비 64억원이 지급됐다.2011년 2월 남구는 H805 헬기장 반환부지 활용 시민토론회를 열어 행정타운, 공공청사 부지로 예정한 것을 생태공원과 문화공간 개발로 의견이 모아져 2011년 5월 대구시에 건의, 2012년 10월 행안부의 승인이 났다.이에 따라 A3 동편 활주로와 영대병원 네거리를 연결하는 3차순환도로 실시설계비 3억원과 H805 헬기장 공원조성 용역비 1억2천만원이 올해 편성돼 있어 오는 2014년이면 구체적인 결과가 나타날 전망이다.대구 남구의회 김현철 미군부대대책위원장은“현재 A3 비행장 동편 활주로도 반환협상과정에서 약 1만㎡ 정도가 빠져 있어 3차순환도로가 정상적으로 연결되려면 서편 활주로가 반드시 반환돼야 한다”며“궁국적으로는 미군부대 모두가 반환돼야 대구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끊임없는 소음은 상상초월 부대주변 특수도 이젠 옛말”김현철 남구의회 미군부대대책위원장대구 남구의회 김현철사진 미군부대대책위원장은 대학과 군생활 10년을 제외하곤 줄곧 남구에서 생활해 캠프워커 등 미군부대 헬기 소음에는 진작부터 익숙해질 정도로 인연이 오래됐다.김 위원장은“초등학교시절 6학년 선도부의 가장 큰 일은 헬기가 수성교 근처에 보이면 학생들이 학교로 건너오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며 “다른 학교의 복장과 두발검사 등을 하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헬기 소음피해에 대해서는 할말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미 연합 훈련때는 캠프워커에는 진출입을 통제하면서 인근 도로가 막히는 어려움은 물론 하루종일 각종 기계와 헬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주민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면서“상동교 상공에서 대기중인 헬기의 소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김 위원장은“남구 미군부대로 인한 재산권 행사 제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가장 큰 민원이 되고 있다”며 “캠프워크 정문 부근에 한 원룸은 착공에만 무려 4~5개월이 소요됐을 만큼 미군측과의 협의는 더디다”고 말했다.“앞산순환도로의 캠프워커를 지나는 도로 공사때도 방음과 군부대 비공개 등을 이유로 터널 형식으로 만들 것을 요구해 일반 공사비보다 1.5배 이상은 더 소요되기도 했다”는 김 위원장은 “앞으로 미군측이 캠프워커내 2종주거구역에 고교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알고 있는데 국내와 어떻게 다르게 적용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현철 위원장은 “과거 미군부대 인근은 부동산 재테크에 소개될 만큼 전·월세를 통한 주민들의 수입이 상당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대부분 영내 거주하면서 특수가 사라진지 오래다”면서 “쇼핑도 매주말 평택에서 내려오는 버스로 옮겨가기 때문에 미군부대 인근 상가는 이제 환전상과 네일아트 정도만 남아 있다”고 소개했다.“미군부대 모든 문제의 최종 결정은 용산에서 하기 때문에 자체 해결 권한의 이양도 필요하다”고 말한 김 위원장은 “주민들이 군사보호구역을 충분히 인정하지만 한국군이 지역 주민들과 협의하는 수준으로 미군도 변화되지 않으면 많은 봉사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인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3-02-25

일상에 지친 심신 쉬게하는, 자연 속 삶의 여유

겨울 끝자락이지만 아직까진 봄을 기다려야 할 시기. 언제부턴가 몸도 마음도 서서히 지쳐만 가는데, 단 하루만이라도 어디 제대로 쉴 만한 곳은 없을까. 호수가 보이거나 새소리 지저귀는 울창한 숲 속에서의 하루라면 더욱 좋겠다.자연과 더불어 역사기행으로도, `힐링` 위한 곳으로도 훌륭한 휴(休) 공간이 안동에 있다. 도심에서 22km 떨어진 도산면 서부리 한 골짜기에 위치한 `국학문화회관` 이란 곳이다.정원수가 조화를 이룬 경치에다 주위 곳곳에 유교문화의 향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대체로 일반에 그리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한국국학진흥원 부대시설인 이곳은 2006년 당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전통유교문화 체험 연수시설이다. 진흥원에 체류를 희망하는 외부 연수자들과 교육생,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이들에게 숙박 편의를 위해 건립됐다.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국내 유일의 유교문화박물관과 목판 5만여 장이 보관된 장판각을 볼 수 있다. 인근 군자마을과 잘 알려진 도산서원, 이육사문학관도 수 km 내 가까운 거리에 있다.지난해 말 기준 최근 3년간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등 전국에서 국학문화회관을 이용한 고객 수는 9만4천여 명. 이 가운데 일반 고객은 불과 1만3천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한식이나 각종 뷔페 등 완벽한 식당에다 350여 명의 인원이 숙박할 수 있는 호텔급 시설들이 갖춰졌지만 일반 고객이 저조한 이유는 국가예산으로 지어진 연수시설인 만큼 애써 홍보를 자제하는 등 상업성을 배제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일반 고객이 이전 보다 2배나 늘어난 수치인 6천600여 명으로 늘었다.회사원 김성년(37)씨는 최근 승진한 이후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곳을 찾고 있다. 밤낮 열심히 일하면서 회식자리도 잦다보니 지칠 데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다.“상업적으로 물든 곳에서 휴식을 위한 여행은 오히려 상처를 받고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조용하고 아늑하면서도 자연과 우리 전통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가 있는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지요”그는 휴식을 위한 여행은 자연과 사람의 대화, 즉 교감을 나누는 행위로 일단 자연에 파묻히면 마치 보약을 먹고 온 느낌을 받는다고 극찬할 정도다.나른한 봄, 집안에만 웅크리고 있지 말고 자연과 옛 문화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온가족과 함께 피로에 지친 심신을 달래 줄 진정한 휴(休)여행을 떠나보자.△가볼만 한 곳 국학문화회관과 1㎞ 남짓한 도산면 동부리에 국내 최고의 146㏊ 면적의 종합산림문화체험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소득식물 생태 숲과 야생동물생태공원, 안동호반 자연휴양림 등이 산림과학박물관과 함께 종합산림 휴양단지로 산림문화 체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도산서원과 이육사문학관을 둘러보면 퇴계 이황 선생과 이육사 시인과의 연관성을 느낄 수 있다.△경북산림과학박물관 안동호반 자연휴양림경북산림과학박물관은 산림사료 영구보존과 학술연구, 산림문화 학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건립됐다. 박물관에는 숲속 체험관과 임산물 전시실, 4D영상관 등이 마련돼 있어 숲의 역사, 자연과 산림의 과학적 보존과 개발 등 테마체험이 가능하다. 야외에 산촌마을과 암석원, 상징 조형탑 등이 자리해 휴식공간으로도 그만이다.이곳과 인접한 안동호반 자연휴양림은 52㏊의 휴양림에 초가집 3동과 기와집 1동, 야영장 외 산책로,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등과 같은 편의시설도 마련됐다.△`야생동물 생태공원`야생동물의 생태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방사형 생태학습장(50㏊)이다. 이곳에는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와 생태관찰원, 야생동물방사장 등 동물 친화적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교통사고와 밀렵 등으로 부상당한 야생동물을 구조, 치료, 환경적응 훈련 후 방사해 자연에 복귀시키고 있다. 또한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보존하기 위해 유전자원 수집과 생태연구 등 향후 야생동물 전문 종합정보센터 역할도 하게 된다.△`소득식물 생태 숲` 68㏊ 면적의 소득식물 생태 숲은 희귀, 특산식물 등 유용한 향토 식물자원을 활용해 휴식공간과 자연학습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했다.이곳에는 연구동과 기호식물원, 산채류원 등 연구 분야와 환경 식물원, 산책로, 생태연못 등 관람분야가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학습공간으로 제격이다.△오천군자마을한국국학진흥원 인근 2㎞지점에 위치한 군자마을은 광산 김씨 예안파의 600여년 간 세거지로 일명 `외내`라고도 불린다. 조선 초 입향조인 김효로(孝盧)공이 이곳에 정착한 후 수많은 인물을 배출해 추로지향(鄒魯之鄕)인 안동에서도 손꼽히는 가문으로 명성을 드높였다.이곳에서 후조당 김부필, 읍청정 김부의, 산남 김부인 등 당대의 도학군자가 한 마을에서 무더기로 나오자 당시 안동부사였던 한간 정구 선생이 `오천 한 마을에는 군자 아닌 사람이 없다` 라고 찬탄하는 글을 남겨 후인이 여기에 기인해 군자리라 불렀다.안동댐 건설 이후 마을은 수몰됐으나 정자, 종택, 사당 등과 지당(池塘)까지 포함해 옛 모습 그대로 옮겨졌다. 현재 문화재로 지정된 10여 동의 건축물 외 보물로 지정된 고문서 429점과 전적 61점이 있다.△도산서원과 이육사문학관국학문화회관에서 7km 떨어진 도산서원은 조선 유교시대 마음공부의 궁극적 지향 중 하나였던 경(敬)을 배우려면 꼭 찾아야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퇴계 이황 선생은 `도산서당`을 운영해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퇴계는 일제 저항시인 이육사(1904~1944)와도 연결된다. 이육사는 퇴계의 14세손이다. 이육사의 고향마을 원천리도 퇴계의 도산서원과 불과 6km 거리에 있다.원천리에는 2004년 이육사문학관도 세워졌다. 육사 순국 60주년을 기념해 문을 연 문학기념관이자 애국교육관이다. 도산서원이 퇴계를 기려 세워졌다면 이 문학관은 퇴계의 후손 육사를 기려 건립된 것이다. 현재 육사의 무남독녀 이옥비(李沃非) 여사가 이곳을 지키고 있다.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3-02-22

“포항~새만금 동서고속도로가 국민대통합 출발점”

25일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여느 때와 다르다. 세계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터에, 창조경제와 국민행복, 국민대통합을 기치로 출범하는 정부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구·경북인들은 새 정부의 출범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만큼 기대가 큰 것도 당연하다. 또 새 정부에 바라는 바도 많다. 그런 가운데 4선의 이병석(새누리, 포항북) 국회부의장은 새정부가 `길`을 잇는 정부가 되길 희망했다. 이 부의장을 만나 그의 국민통합시대 `길`의 의미를 들어봤다.국토 종단 경부고속道로 `경제 기적` 경험새정부, 국토 횡단도로로 `대통합 기적` 일궈야대구~무주 연결이 동서고속도로 건설 핵심경제성에 너무 치중하면 어떤 일도 불가능-동서고속도로 완성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 이병석 국회부의장은 “동서고속도로는 국민대통합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1800년대 신생 미국은 대서양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를 가졌다. 하지만 태평양 연안의 캘리포니아와 대서양 쪽에 있는 워싱턴까지는 배로 무려 6개월이나 걸릴 만큼 너무 멀어 한 나라라고 하기 어려웠다. 남북전쟁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전장에 나갔던 수많은 제대군인들의 앞날도 포연처럼 불투명했다. 링컨과 그 지지자들은 대륙의 동서를 관통하는 철도를 놓기로 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단단한 화강암으로 덮여 있고, 폭설과 폭풍으로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2천에서 3천피트의 가파른 협곡을 가진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어야 했다. 그들은 교각에 쓸 나무 한 그루 물 한 방울 구경할 수 없는 2천마일의 사막을 넘어야 했다. 지도자의 의지 아래 일자리를 찾던 제대군인들이 이 일을 해냈다. 전쟁에 사용되었던 건설기술이 동원되었다. 1869년 대륙횡단철도가 마침내 완공되었을 때, 미국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묶어 하나가 되었을 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기술선진국이 되었다.`유럽과 극동을 연결하는 교두보`로 불린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1891년에 시작되어 무려 25년에 걸친 공사 끝에 완공되었다. 알렉산드르 3세와 재무장관 비테는 9천288km, 거의 지구의 반을 횡단하는 철도를 놓아야 했다. 그들은 지형상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작업 인부를 구하는 일에서부터 자재의 운반까지 모든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이 철도를 통해 러시아는 `잠자는 미녀` 시베리아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되었으며, 시베리아의 산업화는 물론 풍부한 자원을 발굴할 수 있게 되었다.-길을 유난히 강조한다. 우리에게 기적의 길을 꼽으라면.◆경부고속도로다. 전쟁의 후유증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60년대, 대한민국은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를 벌였다. 당시 서울과 부산 사이에 차량 통행은 미미했다. 야당은 `국민의 부담을 무시한 행정`이라고 비난하고, 국제부흥개발은행조차 `기존도로를 포장하라`고 권고했지만 1970년 7월7일 마침내 경부고속도로를 준공했다.77명의 희생을 감수해야 했지만, 이 길을 통해 대한민국은 한강경제권역과 낙동강 경제권역을 1일 생활권으로 묶었다. 이때 습득한 도로 건설 기술은 해외 수출의 밑바탕이 되었고, 자동차생산 5대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했다.-동서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신데 그 과정을 소개해 달라.◆2008년 나는 또 하나의 `위대한 길`을 내자고 제안했다. 포항과 새만금을 잇는 동서고속도로다. 북위 36도를 연결하자고 했다. 중국의 동북지구, 발해만 경제권, 장강삼각주와 마주보고 있는 서해안 경제권과 중국의 동북지구, 시베리아 · 극동지구, 일본의 쥬고쿠, 홋카이도 경제권은 물론 태평양으로 나가는 환동해경제권을 연결하자고 했다.원래 이 사업은 1992년에 제3차 국토건설종합계획에 선정되어 있었고 1999년 국토종합계획 및 국가 기간 교통망 계획에 반영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이미 2004년 포항-대구 구간이 개통된 데 이어 익산-장수 구간도 2007년 개통되어 있었다.하지만 대구-무주(86.1km)구간과 새만금-익산(39.0km)구간에 대한 관심은 미미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이 된 나는 연결되지 않는 구간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용역을 실시하자고 주장하며 예산을 편성했다.그런데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포항-새만금 동서고속도로에 대한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사라져버렸다. `포항`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순간 민주당 의원들이 사업의 의미나 사업의 지역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형님예산`이라며 빼버린 것이다. 당시 호남출신의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새만금에서 물건 생산해 포항 가서 수출하려고 하는 도로를 막는` 민주당의 태도를 개탄하는 연설을 했다. -새정부에서 동서고속도로의 완성은 가능하다고 보는가. ◆2009년 나는 `비상(飛翔)의 길을 꿈꾸며`라는 칼럼을 발표하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 칼럼은 전주지역 일간지에 실리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21일에는 국회에서 국민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와 김완주 전라북도 지사를 비롯해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교통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9월9일 이명박 대통령이 “새만금과 연결하는 동서고속도로를 만들자고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터널이나 교량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드디어 동서고속도로는 2009년 11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에 선정되고 2010년 대구-무주, 새만금-전주 구간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었다.그러나 경제성 평가라는 암초에 걸렸다. 새만금-전주 구간은 경제성 평가(B/C. 비용편익분석)에서 1.11을 기록해서 바로 기본설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대구-무주 구간은 B/C0.35로 추진이 보류된 것이다.-난제에 대한 해결책은 있는지.◆대구와 무주 구간은 동서고속도로의 핵심구간이다. 동과 서, 영남과 호남을 연결하는 핵심 구간을 연결하지 않고 동서고속도로를 운위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이야기다. 장담컨대 경제성 분석만으로 보면 미국의 대륙횡단철도도 시베리아횡단철도도, 또 경부고속도로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현재의 교통량이 미미한 것은 바로 영남과 호남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야 옳다.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동서고속도로를 국민대통합의 연결통로로 주장하고 있는데.◆동서고속도로의 건설은 비단 국민대통합의 차원만이 아니라 대구 경북의 정치력을 회복하는데도 의미가 있다. 우리는 다시 TK출신 대통령을 배출했다. 대구 경북의 정치력을 회복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데도 다른 말이 없다.마침 새 정부는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선언했다.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우리가 국토종단의 `경제기적`을 만들어냈다면, 이제는 동서고속도로를 통해 국토횡단의 `국민대통합의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대구와 전주를 연결하는 사업은 어쩌면 새 정부의 지도자에게 주어진 흔치 않은 선물이다. 모든 위대한 역사는 `위대한 길`에 의해 만들어졌지 않는가. 새정부는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2013-02-20

민원 없이 우호관계 유지… 개발제한은 아쉬움

대구지역 군사보호구역 면적은 K2 공군기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육군 50사단, 육군 5군수지원사령부, 공군 방공포병학교 등이 차지하고 있다. 군사보호구역은 북구에 있는 육군 제50사단 87만7천여평을 비롯해 육군 제2작전사령부 38만7천여평, 육군 5군수지원사령부 17만4천여평, 공군 방공포병학교 18만8천여평 등이다.이들 군사보호구역은 K2 공군기지와는 달리 인근 주민과의 마찰이나 민원은 거의 없는 상태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가장 큰 민원인 소음이 없기 때문이다. 총소리가 날 수 있는 훈련장은 대부분 주택지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데다 달성군에 있는 유격 훈련장은 거의 산속이라 군인들의 훈련 함성 역시 들리지 않는 등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또 제2작전사령부를 비롯한 군부대는 인근 주민들을 위해 부대 개방행사는 물론이고 수해나 폭설시 대국민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대민봉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데도 한 원인이 있다는 것이 이들 부대가 위치한 동장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다만, 이들 부대 주변 마을은 개발제한에 묶이면서 도시 속 농촌의 풍경을 그대로 담고 있을 정도로 개발에서는 밀려 있는 것이 무엇보다 아쉬움이다.훈련장 대부분 주택지와 먼거리총소리·함성 등 소음 마찰 없어부대 개방행사·대민봉사 등 `활발`시민안보교육장으로 문턱 낮춰□ 제2작전사령부북구에 위치한 50사단을 제외하고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5군수지원사령부, 공군 방공포병학교 등은 지도 상으로 보면 수성구를 두 갈래로 나눠놓고 있다.이들 부대가 먼저 자리를 잡고 도시가 팽창됐기 때문에 지난 2007년까지만 해도 매년 10여건의 민원이 제기됐지만 군부대 주위로 도로가 개설되면서 현재는 별다른 민원이 거의 없는 상태다.만촌동 무열대에서 시지 달구벌대로로 넘어가는 도로의 경우에도 대구시의 요청에 따라 국방부와 제2작전사령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왕복 4차선 도로를 군부대 담장을 따라 지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춰 개통했다. 또 2작사 인근은 그린벨트지역으로 주택지는 거의 없고 만촌동 일부와 고모동 등에 한정돼 있으며 군부대와의 마찰보다는 경부고속철을 따라 형성된 탓에 기차 소음에 따른 민원이 간간이 제기되는 상황이다.수성구 고모동 김삼만(44)씨는“군부대가 있어서 개발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주택을 구입했기 때문에 별다른 불만은 없다”면서 “군부대 인근에 위치하다보니 도둑 등 범죄에서만큼은 오히려 안전지대”라고 말했다.□ 제5군수지원사령부고산 지역이 수성구에 편입되고 나서 거주 인구가 10만명이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오히려 이 부대는 수성구 한가운데 위치하게 됐고 도시발전이 단절된 인상을 주고 있다.그러나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5군수사는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별다른 도리없이 수성구의 핵심적인 자리에 위치해 버렸고 도심 속 섬처럼 변해버렸다. 5군수사 인근은 밭과 임야 등이 대부분을 차지해 별다른 주민 민원은 제기되지 않는 상황이다.간간이 그린벨트 문제로 민원을 제기하는 지주가 있었지만 지난 2007년 국방부가 발표한 부대 이전계획에 포함돼 있어서 부대 이전이 완료되면 앞으로 공원이나 스포츠·레포츠 기능을 갖춘 다목적 공간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재산권 행사에 별다른 문제를 것으로 보는 지주들의 특별한 반발은 없는 상황이다. □공군 방공포병학교방공포병학교는 진입로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논과 임야로 둘러싸여 있어 농민들로부터는 민원제기는 없다.다만 도시계획도로인 달구벌대로에서 방공포병학교까지 진입로 800여m 구간에 개설된 12m 도로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민원거리다.지난해 도로포장공사를 완료했지만 사람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인도와 우수로 역할을 하는 배수구가 전혀 없어 교통사고 위험과 장마철이면 진흙탕으로 변해 이곳을 다니는 주민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인도가 없다 보니 주민 자녀의 통학은 물론이고 입대하는 군 장병에 대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수성구청은 자체 예산으로 공사가 힘들기 때문에 도로 일부가 국방부 부지인 만큼 인도와 배수구 건설에 따른 협조 요청을 했지만 국방부는 무상대여는 어렵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져 답보 상태다.이 도로는 도시계획도로이지만 군부대라는 특성으로 혜택을 받지 못해 교통사고 위험과 장마철 피해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기 완공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이다.수성구의회 남상석의원(50)은 “수성구 군부대로 인한 민원은 거의 없는 상태이지만 방공포병학교 진입로 부분만은 유일하게 남아있다”며“앞으로 국방부측이 주민과 군 장병을 위해 진일보한 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육군 제50사단달서구 죽전동에서 지난 1994년 북구 동호동과 도남동 일대로 이전한 육군 제50사단은 이전 당시 앞으로 50년 이상은 이전하지 않아도 될 장소라고 판단했다.당시 이곳은 대부분 임야에다 드문드문 논과 밭이 주변이 있을 뿐이고 조금 떨어진 거리에 경북농업진흥청과 경북외국어대학교 등이 인근에 있고 민가는 거의 없었다.지금은 칠곡 3지구에 이어 칠곡4지구까지 개발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상전벽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다.50사단 지역 주민들도 역시 군부대 특성을 잘 알고 입주했기 때문에 군부대에 대한 민원은 없다.오히려 K2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비행기 소음에 따른 민원을 제기할 뿐 50사단에 대한 불만은 없는 상태다.신병 훈련 등을 맡은 50사단은 대구시민의 안보교육장으로 활용되면서 주민과 군부대 간의 조화를 이룬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난해의 경우 천안함 피격 2주기를 맞아 대구시내 초·중·고교 57개교에서 7천803명이 나라사랑체험학교를 다녀간 데 이어 호국보훈의 달에는 143개교 2만7천299명, 국군의 달 59개교 7천699명 등 모두 4만3천여명이 50사단을 찾을 정도다.아주 사소한 민원이라면 50사단이 위치하면서 총소리에 예민한 야생동물들이 이곳을 피해 국우동과 도남동, 무태 조야동 등으로 서식지를 옮기면서 이곳을 중심으로 멧돼지가 출현하는 것이다.육군 50사단 최임형 공보관은 “50사단이 자리를 잡고 난 뒤 마을이 형성된데다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의 소음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민원이 제기되지는 않았다”면서 “강철사랑후원회를 통해 지역 독거노인을 후원하는 등 대민 봉사도 하고 있어 주민과의 관계도 원만한 편”이라고 말했다.“주민의식 수준 높아 민·군 화합 본보기”남상석 대구 수성구의원 대구 수성구의회 남상석 의원(60·고산 1·2·3동·사진)은 육사출신으로 공군으로 넘어가지전 육군 방공포병학교장과 여단장 등을 지냈기 때문에 수성구 군부대만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군 정통파에 속한다.수성구 군부대에 대한 민원에 대해 남 의원은“수성구에 자리잡은 군부대는 특별한 소음이나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거의 없는 것이 공통사항”이라며“군사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데다 수성구 주민들이 양반 기질이 있기때문에 소모성이 과시형 민원은 절대 제기하지 않는 것이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그는 “군부대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개발문제와 재산권 행사 등에 장애가 있겠지만 국방을 위한 국민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수성구 주민들이 많다”면서“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생활하면서 점잖게 대처하는 구민들의 모습을 군부대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특히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군 작전도로를 국방부에서 내 주면서 무열대~시지 간 도로를 완공할 정도로 한국군은 달라져 있다”면서“민원이 제기될 만한 사항은 미리 국방부에서 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수성구 군부대는 별다른 마찰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아울러 그는 “방공포병학교의 경우 전술종합훈련장 확장을 위해 인근 땅을 매입할때 일부 주민들은 혹시나 포사격장이 될것을 우려한 나머지 반발한 적이 있었다”며“하지만 이곳이 기동화 훈련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별다른 문제점 없이 토지 매입이 완료될 정도로 수성구민들의 의식수준은 상당하다”고 말했다.그는 끝으로 “수성구에 위치한 군부대도 지역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편의와 복지 등을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다른 지역은 몰라도 수성구 만큼은 민과 군이 잘 어울려 조합롭게 사는 표본이 정착된 곳”이라고 언급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3-02-18

“현장에 주민 모시고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 공개”

설계수명이 완료된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여부가 경주시민사회에서 큰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수원측은 이 원전에 대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만반의 조치를 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에서는 원천적 `폐로`를 요구하는 등 운전여부가 결정되는 오는 6월까지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만성전력난을 겪는 국내 현실에서 월성 1호기의 존치여부는 전국민의 관심사. 월성원전 수장인 이청구 본부장(사진)으로 부터 현안을 들어본다. △ 월성1호기 계속운전 준비상황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월성1호기는 지난 2009년 4월부터 총 5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중수로 원전의 심장과 같은 압력관과 두뇌에 해당하는 제어용 전산기 등 주요시설을 대규모로 새것으로 교체했다. 기술적 측면에서 새 발전소라고 이름 붙여도 될 만큼 시설 개선을 한데다가 일본 후쿠시마사고 이후 지진이나 해일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도 충분할 만큼 갖추어 놓았다.계속운전을 위한 안전성 심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고 안전성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보강 작업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 본부장이 `엔지니어의 양심을 걸고 월성1호기 기술적 안전을 자신한다`고 선언한 후(본지 2012년 11월19일 14면 보도) 여론주도층에서 월성1호기 안전성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조사를 보면 일반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그동안 많은 분들을 만났고 또 현장 공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주민들을 대표하는 이장협의회, 발전협의회를 비롯한 지역 여론주도층이었다. 이제 모든 주민들을 한분씩 만난다는 자세로 현장을 공개하고 정보를 공유하도록 노력하겠다. 예전에는 어렵다고 생각했던 일이지만 고민해 보니 길이 있더라. 많은 인력과 노력을 들여야 하지만 주민들이 안심하실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 18일부터 월성1호기 현장에 주민들을 모신다.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 막연한 불안감을 다 없애고 가실 것으로 믿는다. △ 현장공개, 정보공유 등 국민이 안심하는 소통 방안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실효성이 있을까 걱정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노력한 만큼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그동안 많은 분들이 월성1호기 현장을 보고 가셨다. 정말 극적으로 시각이 변하는 분들도 많이 보았다. 많은 분들이 월성1호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 보다는 `오래된 원전이라 막연히 더 불안하다`는 왜곡된 정보를 갖고 계셨다. 현장을 보고 정확한 설명을 들으면 대부분 “이렇게 잘 관리하는 줄 몰랐다”면서 안심하고 가신다.이번 현장공개에서는 주제어실, 지진 자동정지 설비, 제어용 전산기 등 개선한 시설을 더 많이 보여드리겠다. 티끌만큼이라도 불안하신 분들은 모두 현장에 다녀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계속운전을 위해서는 안전성이 최우선이다. 현장을 낱낱이 공개하겠다는 것은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인가.-계속운전 허가는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월성1호기의 기술적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캔두형 원전인 월성1호기는 캐나다 기술력을 100% 수입해 지은 발전소인데, 계속운전을 위한 설비개선 기술은 우리가 캐나다에 자문을 하고 있다. 국가적인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큼 자랑스러운 일이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안전성과 상관없이 월성1호기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계속운전 반대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있나.-그런 주장에는 이상만 있고 현실은 없다. 우리는 분단된 한반도의 남쪽에 살고 있다. 자원도 부족하고 쓸 수 있는 국토도 좁다. 다른 나라에서 전기를 수입할 수도 없다. 뛰어난 두뇌와 노력으로 세계 선진국 대열에 든 것처럼 전기를 생산하는데도 가장 기술집약적인 원자력발전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원전 비중을 줄이지 않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원전의 100배인 석탄 발전 비중을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이동하는 게 옳다고 본다.시민단체가 우리나라의 현실을 직시하면 원전을 무조건 반대할 수 없다. 원전이 잘 운영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겠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그들의 주장에는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지역주민의 대다수가 공신력 있는 기관이 월성1호기 안전성 조사를 다시 할 것을 요구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이기도 한 유럽식 스트레스 테스트가 조만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는 어떻게 예측하나.-유럽식 스트레스 테스트는 극한상황에 대한 발전소 안전상태를 점검하는 것으로 올해 상반기 중 월성1호기에 가장 먼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후쿠시마 후속조치로 수소제거설비, 원자로건물 여과배기설비, 지진 자동정지 설비, 이동형 발전차량 등 지진해일에 대한 다양한 설비를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경주/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2013-02-18

선비들 발자취 따라 걷는 `문경새재`

겨울철 스트레스, 웰빙과 레포츠 여행지로 떠오른 문경에서 날리자.옛길문화의 산실이자 자연경관 빼어나기로 유명한 문경에서 겨울철 가벼운 산행과 신개념 레포츠들이 인기를 끌면서 주말 가족나들이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문경의 자랑이자 선비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문경새재. 그 옛날 산이 높고 험준해 새들도 날다가 쉬어간다 해서 이름 붙여진 새잿길은 해발 650m의 정상 제3관문까지 전 구간 약 6.3km로 가장 아름다운 옛길로 남아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관광지 100선` 투표에서 전국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야생화단지 등 테마별 자연생태공원·산책로 휴식처 각광유명 촬영지·철로자전거·짚라인… 체험·즐길거리 다양△문경자연생태전시관문경새재를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둘러봐야 할 곳은 바로 문경자연생태공원이다.새재 입구에 자리한 자연생태공원은 옛길박물관과 마주하고 있으며 3만9천452m²에 습생초지원, 생태습지, 생태연못, 야생화원, 건생초지원 등을 테마별 자연생태를 집약적으로 조성해 놓았다.특히 야생화단지는 교목, 관목, 초화류 등 173종 13만본의 식물을 식재해 문경새재의 주요식물자원도 관찰할 수 있다.또 야외 조각공원, 전통정자, 실개천, 연못, 암석원, 죽림원 등과 함께 최근 산책로 및 솟대, 정자 등을 추가로 설치해 관광객들의 휴식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문경새재 옛길박물관문경새재를 오르기 전 입구에 있는 옛길박물관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이곳에는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의 소통로(疏通路)로 조선팔도 고갯길의 대명사로 불려온 `문경새재`(명승 제32호)를 왕래하던 옛 선비들의 문화와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교육의 장이기 때문이다.여기엔 과거선비들이 사용하던 유물과 문경새재를 조망하면서 옛날 길 위에서 일어난 각종 여행기(遊行錄, 熱河日記), 풍속화, 중요민속자료 제254호인 문경 평산 신씨 묘 출토복식과 같은 문경의 문화유산도 함께 전시돼 있다.특히 문경은 우리나라 최고(最古, 서기 156년 개척)의 고갯길인 `하늘재`, 옛길의 백미(白眉)이자 한국의 차마고도로 일컬을 수 있는 `토끼비리`(명승 제31호) 또 영남대로 상의 허브 역할 담당했던 유곡역이 있어 길 문화의 대표도시라 할 수 있다.△새재 산책로옛길박물관을 뒤로하고 산책로 입구에서 장승공원을 지나 제1관문인 주흘관에 들어서면 주흘산, 부봉, 마패봉을 거쳐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 도착하는 산행길과 평탄한 산책길 두 갈래로 나뉜다.산행길로 가면 혜국사, 대궐터, 여궁폭포 등 자연을 더 가까이 볼 수 있으며 산책길은 편안한 대화를 즐기며 산을 즐길 수 있는데 완만한 경사탓에 연인, 가족단위로 온 관광객 대부분은 걷기 편한 이 길을 선택한다.여기서 조금 오르면 제1관문인 주흘관이 나오는데 이곳 앞 넓은 잔디밭은 연인들이 데이트하기에 좋은 장소로 자연과 하나 되는 만족감을 맛볼 수 있다.제1관문인 주흘관을 지나면 `태조왕건` 촬영지로 유명한 문경새재오픈세트장이 눈에 들어온다.이곳은 지난 2000년 문경시와 KBS방송사가 공동으로 2만여평 부지에 조성해 놓은 오픈세트장으로 고려궁, 백제궁 양반가, 민가가 잘 어우러져 있으며 현재 `전우치` 촬영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연인, 가족들의 기념사진 촬영장소로 매우 인기가 높다.여기부터 제2관문 조곡관까지는 약 3km 거리. 지름털바우와 옛 관리들의 숙식·편의시설로 사용되던 조령원터의 주막과 팔왕폭포(용추), 산불됴심비를 만날 수 있다.조곡관을 지나 소나무 숲 사이 조곡약수는 청산계곡 사이로 흐르는 용천수로 제3관문에 있는 조령약수와 함께 여행객들에게 맛 좋은 물로 정평이 나 있다.조곡약수와 귀틀집을 지나면 문경새재아리랑비, 장원급제길이라 적힌 표지판을 볼 수 있으며 옛 선비들이 한양으로 갈 때 넘나들던 그대로의 길을 보존해 놓았다.예부터 이 길은 지나던 선비들이 장원급제한 경우가 많아 `장원급제길`이라 불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곳에 소원을 빌면 장원급제를 한다는 전설의 책바위가 자리하고 있어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여기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몇 걸음 더 내딛으면 곧바로 정상이 눈에 들어오면서 주흘산과 조령산을 좌우배경으로 우뚝 선 제3관문 조령관이 나온다. 여기에 도착하면 산 정상에 오른 성취감과 조령약수 한 그릇하고나면 오를 때의 피로가 사라진다. △먹거리 산책새재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면 오미자를 이용해 가공해 놓은 식품들을 전시한 오미자 전시관을 둘러본 후 문경약돌한우, 약돌돼지, 산채비빔밥, 오미자막걸리를 한사발 들이키며 추위로 움츠린 몸과 허기진 배를 달래고 나면 신선이 부러울 것이 없을 정도다.△문경기능성온천이 코스를 거치고 나면 문경의 또 다른 매력인 문경읍 소재지에 있는 수질 좋은 기능성온천을 찾으면 산행으로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이곳 기능성온천은 두 가지 온천수로 나뉘는데 칼슘ㆍ중탄산탕 온천은 류머티스, 만성피부염, 알레르기성 피부염에 좋고 알칼리성 온천은 만성피로와 상처의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이름나 있다. 특히 동양의학과 서양의 전통욕법을 결합시켜 물의 수압을 이용한 기능성 욕조가 설치돼 있어 지압 효과, 혈행 촉진, 원기회복 등에 효과가 있으며 현대인 특유의 질병인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을 준다. △국민여가캠핑장국민여가캠핑장은 웰빙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질 좋은 황토로 지어진 스머프 마을 9개동과 꼬마 스머프에 나오는 아기자기한 버섯모양의 이글루 마을 6개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높은 지대에 자리해 건물내에서도 문경새재의 자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경이 아름답게 펼쳐진다.△철로 자전거, 사계절 썰매장, 짚라인이 밖에도 가까이 즐길 수 있는 즐길거리로는 진남역, 불정역, 가은역을 이용한 철로자전거, 사계절 운영되는 썰매장, 석탄산업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석탄박물관, 전통도자기를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문경도자기전시관이 있다.또 문경시 불정동 자연휴양림에 자리한 짚라인은 높은 지대에서 낮은 지대로 줄을 타고 하늘을 비행하는 듯 총 길이 1.3 km를 9개 코스로 나누어 2시간 20분 정도를 이동하며 즐기는 신개념 레포츠로 별도의 교육 없이도 남녀노소 누구나 옛 영화 `타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는 매력 만점의 레포츠다.문경/신승식기자 shinss@kbmaeil.com

2013-02-15

사업부도 아픔 딛고 귀농 전도사 대 변신

“귀농은 은퇴자들이 꿈꾸는 전원 휴양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에 다시 서는 것이다” 유국선 칠곡군 북삼 친환경연구회 회장(52)은 봉화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학업을 마치고, 사업 중 거래처 부실과 원청업체 부도로 사업을 접었다. 다시 영업직으로 도전했지만 도저히 미래가 안보여 부모님이 먼저 와계시는 칠곡군 북삼읍 오평리에 94년 귀농을 했다.귀농 16년째인 지금은 70대인 노부모님과 아내 노승열(51)씨, 그리고 대학생인 자녀 둘과 함께 경상북도 농업기술센터의 강사로 귀농인 현장실습 을 지도하며 살고 있다. 유 회장은 귀농 후 지금까지 경북도와 칠곡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농업비지니스대학, 친환경대학, 농민사관학교 등 수많은 영농교육을 이수하고 첨단농업기술을 몸소 체험했다.또한 고암농장을 경영 하면서 지역사회에 공헌한 농업인으로 인정받아 농립부장관, 경북도지사, 칠곡군수 등의 표창과 함께 성공한 귀농인의 한사람으로 꼽힌다.참외 전문재배로 연간 억대 매출 농사꾼으로인근 농가 17명과 협력 인터넷 쇼핑몰사업 결실도“농사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어리석은 생각 버려야”□ 귀농계획귀농에서 성공 하려면 미리 준비하고 배워 가야한다. 유 회장은 귀농을 선택하기에 앞서 오랜 준비기간과 영농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작정 도시생활이 싫어서 농촌을 택한다면 십중팔구는 실패 한다”며 공부도 해야 하고, 경제적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리고 무엇보다 땅에 애착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귀농은 휴양지가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해서 곧바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귀농은 자연에서 삶이 주는 특별한 행복과 낭만이 있지만, 농촌의 삶 역시 치열한 생존투쟁의 현장이란 점을 간과해서도 안된다”귀농 선배로서 유 회장이 후배 귀농인들에게 주는 충고다. 유 회장의 조언은 이어진다. 또한 진짜 귀농하려면 먼저 지역을 잘 선택해야 한다. 왜냐면 지역민과의 융화가 첫째 조건이기 때문이다. 홀로 농사짓는 것은 귀농이 아니라 휴양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그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틈새시장과 아이디어를 갖고 가야한다. 막연히 가서 열심히 하면 되겠지는 실패할 확률이 99%다. 세 번째는 정신력이 확고해야 한다. 농촌의 낭만도 없고 실패의 쓴잔도 마시게 되고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것을 이기려면 자신의 의지력과 주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려울 때 필요한 멘토가 있어야 하고 부지런한 성품과 지역사회와 융화가 필수적이라는 것도 덧붙였다.유 회장이 참외 1만㎡(약3천평), 벼 4만5천㎡를 재배하면서 지금은 연간 1억5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한 농사꾼으로 변신한 데는 아내의 내조가 없었더라면 불가능 했다. 귀농을 시작할 때 농사의 `농(農)`자도 모르는 아내에게 시골생활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미안해서 못했는데 눈치 빠르게 알아서 묵묵히 도와준 아내에게 그 공을 돌렸다.원조 귀농인으로 유 회장의 멘토 역할을 한 현 송석록(58) 북삼농협 조합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송 조합장도 30년 전 부산에서 회사에 다니다가 귀농해 고향 오평에서 참외농사로 성공을 하고 있을 때 귀농한 유씨가 당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도움을 주었던 조력자다.유 회장은 “귀농에 있어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은 지역사회와 얼마나 융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혈연과 학연으로 똘똘 뭉친 지역사회가 귀농자를 쉽게 받아들여주질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해결책을 나처럼 들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 귀농 성공기오직 혼자 농사만 지으면 농촌에서 살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역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그곳의 특산물을 이용하여 시대의 변화에 따르고 같은 종류의 농사를 함께 하여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유씨가 진정한 농촌사람으로 뿌리내린 것은 귀농 후 8년이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IMF 외환위기로 귀농한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남이 이뤄지면서부터다.유 회장은 이들과 함께 이지역의 농토에 맞고 인근지역에서 성공하고 있는 참외를 전문적으로 재배, 직접 판매하기로 하고 뜻이 맞는 인근농가 17명이 모여 `북삼친환경참외연구회`를 결성해 서로 돕는 협력농업을 시작했다. 한 푼의 경비라도 아끼기 위해 회의실은 60만원을 주고 구입한 중고 컨테이너를 이용했다. 그곳에서 참외 출하작업이 없는 매주 토요일이면 함께 모여 서로의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귀농 성공의 꿈을 키워 갔다. 그리고 회원들과 유회장이 흘린 땀은 `북삼폴리페놀참외축제`와 `칠곡장e네` 인터넷쇼핑몰사업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했고 이것이 그토록 그리던 부농의 꿈이 실현되는 출발점이 되었다.유 회장은 귀농하면 정부와 자치단체가 지원도 하고 관리도 하겠지 하고 생각하면 큰 오판이며, “농사는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어리석은 착각”이라고 말한다. 귀농은 가족들의 화합된 응집력과 엄청난 자기 노력과 결정력, 경영마인드가 가미된 비즈니스 능력을 갖춘 `뉴 슈퍼맨`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유 회장은 농사일을 배우는 데는 끝이 없다고 했다. 현재도 칠곡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농업교육을 빠짐없이 참여하고 첨단IT기술과 농업기술을 융합하는 방법과 경영노하우를 복합적으로 터득하고 있다고 했다.그는 회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혼자 넘어가지 못할 실패의 산도 넘을 수 있었다고 했다. 늘 흙에 애정을 가지고 자식 같은 작물과 대화도 할 수 있는 애정이 있어야 농촌에서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칠곡/윤광석기자 yoon777@kbmaeil.com

2013-02-14

“5·16은 산업·의식·국방·녹색혁명”

"박정희의 功은 혁명이라 부를 만한 4대혁명이다. 5천년 절대빈곤의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확실히 탈바꿈시켰다는 것이다. 이를 `한강의 기적`이라 했다. 그 기적의 저변에는 `공돌이``공순이`라 불린, 현재 60세를 넘은 기성세대의 피땀이 쌓여 있었다.""박태준의 공적은 박정희의 4대혁명 속에 소중한 맥락을 형성하고 있다. 산업혁명에는 제철의 대성공이 있다. 의식혁명에는 세계일류주의가 있다. 안보혁명에는 `철강과 과학기술은 국부와 국방의 원천`이라는 실천이 있다."□박정희의 공과 또는 명암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결말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박정희 대통령` 평가는 공과(功過) 또는 명암(明暗)으로 선명히 갈렸다. 또한 세대 간 인식의 낙차가 뚜렷하여 젊은 세대는 과(암)에 대한 학습효과의 기억이 두텁고, 50대 이상은 공(명)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긍정이 두터웠다.박정희(이하 인명만 씀)의 `공(명)`은 성공한 혁명가라는 것이고 `과(암)`는 그것을 위해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독재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이제 과(암)의 상징처럼 떠올리는 말은 쿠데타, 유신체제, 김지하 시인, 인혁당 사건 등이다.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했으니 `쿠데타`라 불러야 마땅한 5·16에 대하여 장준하는 1961년 6월호『사상계』권두언에서 “4·19혁명이 민주주의 혁명이었다면 5·16혁명은 민족주의적 군사혁명”이라 했다. 암울한 시대에 비판적 지성의 거점이요 산실이었던『사상계』. 장준하의 그 권두언은 4·19 직후 한국사회를 질타하는 격문에 가까웠다. “민주당은 혁명 과업의 수행은커녕 추잡하고 비열한 파쟁과 이권운동에 몰두하여 바쁘고 귀중한 시간을 부질없이 낭비해 … 국민경제는 황폐화하고 대중의 물질생활은 더 한층 악화되고 사회적 부는 소수자의 수중으로 집중하였다. 그 결과로 절망, 사치, 퇴폐, 패배주의 풍조가 이 강산을 풍미하고 있었다.” 장준하가 박정희처럼 5·16을 혁명이라 불렀다 해도 5·16 그 자체는 쿠데타였다. 그러나 그 귀결이 혁명이었다. 5·16은 쿠데타로 출범하여 혁명으로 귀결했다고 정리할 때, `귀결이 혁명이었다`는 그 속에 박정희의 공(명)이 역사적 실체로 실존하고 있다. 그 공(명)의 뒷면이 과(암)이고, 그 과(암)는 `독재`라 불린다. 그런데 과연 독재 없는 혁명이 있을까? 혁명 없는 독재는 있지만, 독재 없는 혁명이 있을 수 있을까? 노동해방의 공산주의혁명에도 반드시 프롤레타리아독재가 있어야 한다지 않는가?박정희의 공(명)은 혁명이라 부를 만한 4대혁명이다. 산업혁명, 의식혁명, 안보(국방)혁명, 녹색혁명. 산업혁명은 5천년 절대빈곤의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확실히 탈바꿈시켰다는 것이다. 이를 `한강의 기적`이라 했다. 그 기적의 저변에는 `공돌이``공순이`라 불린, 현재 60세를 넘은 기성세대의 피땀이 쌓여 있었다. 의식혁명은 산업화의 정신적 동력이었다. 조선시대의 신분세습과 노예제도(노비가 인구의 40% 이상이었음), 소중화(小中華) 맹신, 식민지, 전쟁, 절대빈곤, 부정부패 등이 대대로 조장해온 패배주의, 사대주의, 파벌주의, 한(恨), 심지어 `엽전`이라 불린 그 오래고 어두운 의식구조에다 “우리도 하면 된다” “세계로 나가자”라는 도전의식과 진취기상을 불어넣었던 것이다. 안보혁명은 최초로 자주국방을 기획하고 실천했다는 것이다. 임진왜란 후 류성룡이 피눈물로 쓴『징비록』에서 그토록 강조한 `자강(自彊)의 국가`가 350년이나 지난 뒤에야 국가의 진정한 비전으로 추진되었다. 자주국방, 부국강병 없는 근대국가는 없다. 녹색혁명은 헐벗은 강토를 푸르게 가꾸었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푸른 산은 박정희 통치시대가 물려준 `푸른 혁명`의 푸른 증거다.박태준의 공적은 박정희의 4대혁명 속에 소중한 맥락을 형성하고 있다. 산업혁명에는 제철의 대성공이 있다. 의식혁명에는 철저히 추구한 세계일류주의가 있다. 안보혁명에는 세계 최고 제철소뿐만 아니라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바탕에 흐르는 “철강과 과학기술은 국부(國富)와 국방의 원천”이라는 확고한 사상과 실천이 있다. 1962년 1월 `무연탄을 쓰면 자원도 되고 산림녹화도 된다`는 국립광물지질연구소 이정환 소장의 캐치프레이즈는 녹색혁명의 기본방향이었다. 십구공탄 보급으로 이어지는 그 캐치프레이즈 앞으로 박정희를 모셔간 이가 박태준이었다. 마침 박정희와 박태준은 무연탄 개발을 땔감 대체 방안으로 지목하고 있었다. 박태준은 `녹색` 애착도 유난했다. 추기경(김수환)이 “낙원”이라 칭송하고 모스크바대학 총장 빅토르 사도브니치가 “레닌 동지가 꿈꾸던 이상향”이라 부러워한 포항과 광양의 포스코 사원주택단지는 한국 `녹색주거`의 선구적 모범으로 존재한다.□박정희와 박태준, 그리고 포스코2004년 출간된 평전『박태준』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박정희와 박태준의 오랜 불가분의 관계를 통틀어 관찰할 때 매우 특이한 점이 있다. 오늘날에 보편적으로 박정희의 영예로 평가되는 공적의 자리에서는 박태준의 영예도 함께 빛나지만 박정희의 음영으로 평가되는 과오의 자리에서는 박태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진귀한 귀결은 박정희와 박태준의 관계를 살피는 가장 흥미로운 관점이다. 그것을 실증하는 작업은 대한민국 근대화 무대를 지나치게 정치운동사 중심으로 조명하고 해석해온 기존의 편견과 왜곡을 바로잡는 역할도 할 것이다.”그 `특이하고 진귀한 귀결`의 이유는 명백하다. 박정희가 자신의 과(암)를 기록한 `정치` 방면이 아니라 자신의 공(명)을 세우는 `경제` 방면에 박태준을 배치했고, 박태준은 부여받은 사명을 훌륭하게 실현했다는 것이다. 정치냐 경제냐, 이 갈림길이 박태준의 눈앞에 나타난 때는 1963년 9월이었다. 1948년 남조선경비사관학교(육사) 강의실에서 스승과 제자로 처음 만난 두 인물은 1950년 후반부터 깊은 대화의 술자리를 시작하여 1960년 부산 군수기지사령부에서 거사를 꿈꾸는 사령관과 인사참모로 지낸 뒤,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과 상공담당 최고위원의 관계에서 1963년 가을을 맞았고, 이때 박정희는 윤보선과의 대선 경합을 앞둔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다.1963년 9월 어느 날, 두 인물은 독대한다. 박정희가 박태준에게 군으로 돌아갈 거냐고 묻자, 그는 권력의 단물을 빨다가 돌아가면 군대에 불평만 늘어난다며 고개를 젓는다. 박정희는 답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조사를 시켜봤는데 당선에 문제가 없으니 고향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라”고 권유한다. 그의 답이 걸작이다. “저를 잘 아시지 않습니까? 불합리의 종합판 같은 정치에 나가서 순종 못하고 반대를 해대면 각하께서 골치 아프실 거 아닙니까?” 이러고는 미국 유학의 뜻을 밝힌다. 대선에서 승리한 박정희는 1964년 정초에 청와대로 박태준을 불러 유학을 말리고 11개월 대장정의 일본 특사로 파견하면서 “집도 없던데 집 마련에 보태라”며 하사금을 내리고(박태준은 노년에 그 집을 팔아 사회에 기부한다), 1964년 12월에는 달러박스였던 대한중석 사장에 임명한다. 만성적자의 대한중석을 흑자체제로 돌려놓는 발군의 경영실력을 발휘한 박태준, 그를 기다리는 다음 차례가 바로 포항제철(포스코)이었다. “4대혁명 완수 밑바탕엔 포철신화”"세계 최고 제철소 건설의 25년을 대하드라마에 비유한다면, 제1부는 포항제철이고 제2부는 광양제철이다. 포항제철의 제작과 기획은 박정희이고, 연출과 주연은 박태준이다. 박태준은 박정희와의 약속이나 박정희가 맡긴 사명을 잊은 적이 없었다."세계 최고 제철소 건설의 25년을 대하드라마에 비유한다면, 제1부는 포항제철이고 제2부는 광양제철이다. 포항제철의 제작과 기획은 박정희이고, 연출과 주연은 박태준이다. 박정희는 1961년부터 제철소를 기획하지만 1965년 미국 방문을 통해 구체화하고, 이때부터 연출자로 지목하고 있던 박태준을 1967년 실제 연출자로 지명하여 포항제철 기공식을 열고, 1968년 4월 1일 포항제철을 탄생시킨다. 그러나 제작비 조달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한다. 그해 11월 영일만을 방문한 박정희가 “남의 집 다 헐어놓고 제철소가 되기는 되나”라고 쓸쓸히 독백한 때는 미국, 영국 등 서방 5개국이 약조한 자금과 기술 도입이 막혀 있었다. 결국 그것은 막혔다. 대하드라마는 제작비가 없어 무산될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돌파구를 뚫는다. 1969년 2월 절망적인 상황에서 연출자 박태준이 대일청구권자금 전용의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자 박정희가 그것을 승인하는 것이다. 그날부터 박태준은 일본 정계와 철강업계 지도자들을 직접 설득하고, 그 성과 위에서 그해 12월 정부 차원의 실무를 마무리하여 1970년 4월 1일 마침내 착공 버튼을 누른다.박정희는 포항제철을 13번이나 방문(1973년 1기 준공 전에 6번, 그 후에 7번)한다. 그리고 박태준에게 제2제철소 건설임무를 맡기고 세상을 떠난다. 대하드라마는 1980년부터 제2부다. 대통령들(전두환, 노태우)의 재가를 받긴 했으나 제2부는 제작, 기획, 연출, 주연 모두를 박태준이 맡아야 했다. 그러나 박태준은 박정희와의 약속이나 박정희가 맡긴 사명을 잊은 적이 없었다. 이것이 1992년 10월 3일 박정희의 무덤을 찾아가게 한다. 아무도 예측 못한, 오직 박태준만이 깊은 가슴속에 간직해온 그날, 그는 대하드라마 제작·기획자에게 보고한다. “각하, 포항제철은 빈곤타파와 경제부흥을 위해서는 일관제철소 건설이 필수적이라는 각하의 의지에 의해 탄생되었습니다. 그 포항제철이 어제, 포항·광양 양대 제철소에 연산 조강 2천100만 톤 체제의 완공을 끝으로, 4반세기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박태준은 울고 있었다.박정희가 서거한 1979년 10월, 그때 이미 세계적 철강기업으로 성장했던 포항제철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하버드대, 스탠포드대, 미쓰비시종합연구소 등이 여러 요인을 밝혀내면서 한결같이 `박태준의 탁월한 리더십과 능력`을 빼놓지 않았다. 나는 평전『박태준』에서 `영일만의 기적`에는 눈에 드러나지 않는 중요한 뿌리가 있으니, 바로 박정희와 박태준의 독특한 인간관계라며, 이렇게 썼다.“박정희는 박태준의 순수하고 뜨거운 애국적 사명감만은 범할 수 없는 처녀성처럼 옹호했다. 정치권력의 방면으로 기웃거리지 않고 당겨도 단호히 뿌리치는 박태준의 기개를 높이 보았다. 여기엔 한 인간과 한 인간, 한 사내와 한 사내로서 오직 둘만이 온전히 알아차릴 수 있는 서로의 빛깔과 향기가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박정희와 박태준의 독특한 인간관계는 박태준이 자신의 리더십과 사명감을 신명나게 발현할 수 있는 양호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해주었다.”이것은 두 인물의 만남을 산업화 시대의 `위대한 만남`으로 이끌어가는 레일이었다.□위대한 만남을 위대한 미래로정치입문 권유를 마다한 박태준을 박정희가 경제 방면으로 배치하게 되는 갈림길이 만들어진 1963년 9월로부터 무려 48년이 흐르고, 박정희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친 그날로부터도 32년이 흐른 2011년 9월. 박태준은 인생의 마지막 계절을 예감하면서 포철 초창기 현장 직원들 380명과 다시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다. 눈물의 호수로 변한 그 자리에서 그의 마지막 공식 연설이 있었다. 광양제철소까지 완공한 뒤 박정희 유택 앞에서 `영전(靈前)보고`를 올렸던 박태준은 84세의 노쇠한 몸으로도 그를 잊지 못하여 동지들과 후배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제철소가 있어야 근대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박정희 대통령의 일념과 기획과 의지에 의해 포항제철이 탄생했고, 그분은 저를 믿고 완전히 맡겼을 뿐만 아니라, 온갖 정치적 외풍을 막아주는 울타리 역할도 해주셨습니다. 이 사실을 우리는 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박정희가 박태준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정치적 외풍을 막아준 단적인 증거는 1970년 2월에 생긴 이른바 `종이마패`일 것이다. 불법정치자금을 뜯기지 않으려는, 설비구매의 잘못된 관료주의를 타파하려는 박태준에게 박정희는 암행어사 마패와 같은 것을 선물했다. 박태준은 그것을 한 번도 쓰지 않았지만…. 박정희가 서거한 뒤 박태준은 13년을 더 포스코를 이끌어 제철보국의 거대한 꿈을 실현했다. 스스로 울타리 역할까지 해내면서 기어코 박정희와의 약속을 지켜냈다. 학자들이 규명했지만, 포스코의 대성공(제철혁명)은 한국 산업화의 견인차가 되었다. 제철혁명은 산업혁명과 안보혁명의 하위개념이지만, 제철혁명이 성공하여 산업혁명과 안보혁명도 성공할 수 있었다. 또한 산업화 성공은 민주화 성장의 물적 토대를 제공했다. 박정희의 혜안이 없었다면 포항제철의 박태준은 없었고, 박정희와 박태준의 특별한 신뢰관계가 없었거나 박태준이 없었다면 제철혁명의 대하드라마는 대성취를 거둘 수 없었다. 여기에 박정희와 박태준의 `위대한 만남`의 시대적 실체가 있으며, 박태준은 박정희 서거 후 13년이 지났을 때든 32년이 지났을 때든 한결같은 마음으로 `위대한 만남`을 아름답게 가꾸었다.학자들은 박태준의 정신을 무사심(無私心)과 순명(殉命)의 애국주의로 규명했다. 내가 보기에 그의 강고한 신념에는 `박정희와의 약속`도 담겨 있었다. 2003년 가을, 광양이었다. 막걸리로 반주를 삼으며 긴 대화를 나누었다. 문득 박태준이 말했다. “내가 포스코에서 딴생각을 했다? 그러면 죽어서 박 대통령과 만났을 때 창피해서 이거 한 잔 나눌 수 있겠소?” 나를 빤히 쳐다보았지만, 자기 맹세 같았다. `딴생각`은 `검은 돈`이고 `이거`는 `막걸리`였다. 포스코의 주식을 한 주도 받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한 박태준이 만약 박정희 서거 후에라도 `딴생각`을 품었더라면 두 인물의 만남은 `위대한 만남`의 종착역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떠난 자의 뜻과 남은 자의 뜻이 끝까지 일치한 점, 이는 `위대한 만남`의 화룡점정이다.2011년 12월 13일 숨을 멈춘 박태준은 32년 전부터 박정희가 기다린 동작동 현충원에 안장되었다. 그해 11월 14일 박정희 동상 제막식에 가서 축사할 예정이었지만 정작 당일엔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던 박태준. 그의 유고 연설에는 이런 문장이 담겨 있었다. “그리운 각하, 이제는 저의 인생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재회하여 막걸리를 나누게 되는 그날, 밀리고 밀린 이야기의 보따리를 풀어놓겠습니다. 며칠은 마셔야 저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는 마칠 것 같습니다. 부디 평안히 기다려 주십시오.” 과연 박태준의 소박한 소망은 이루어졌을까? 하느님의 귀는 늘 열려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박태준이 설립한 포스텍, 저승의 재회 술자리에서 박정희가 틀림없이 “임자, 아주 잘했어!”라고 상찬했을 그 포스텍이 내일(2013년 2월 15일)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를 개소한다. 설립 취지문에 이런 다짐이 있다. “선생이 깊은 관심을 기울였던 모든 분야에 대한 지식인의 연구의욕을 고취하고 그 성과들을 지식사회가 공유하여 미래전략과 담론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며, 시대정신의 개척자가 될 것임을 천명한다.” 이 선언을 실현할 때, 틀림없이 박태준은 대단히 기뻐할 것이다. 이 연구소가 `위대한 미래`로 나아가는 한 거점과 지혜의 산실로 성장하기를!  /이대환작가

2013-02-14

“문향의 고장에서 화사한 봄맞이 하세요”

겨울의 끝자락이면서 아직은 봄을 기다리는 시기. 막바지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봄소식을 기다리는 몸과 마음은 서서히 지쳐간다.요즘 `힐링`이라는 말이 도처에 유행이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데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말이다.문학의 존재 이유는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학기행이야 말로 훌륭한 `힐링` 소재가 아닐까.영양은 문향(文鄕)의 고장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을 하기에 제격이다. 지역 곳곳에 문학의 향기가 스며있고 숱한 문인들이 시대를 노래했다.특히 영양에는 우리나라 순수문학의 대표적 시인인 청록파 조지훈을 비롯해 후배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문학의 길을 열어주었던 영양문학의 맏형 오일도 시인, 청송의 김주영 선생과 함께 현대문학을 이끌어 가고 있는 거장 이문열 선생의 고향이다. 문향(文香)을 따라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문향(文鄕)의 고장 영양을 찾아 나서보자.월록서당·시인의 숲·지훈시공원 등 볼거리 풍성□조지훈과 주실마을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로 잘 알려진 이곳은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이며, 대표적인 한국 현대시인이자 국문학자였던 조지훈(1920∼1968)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동탁(東卓·본명) 조지훈은 1968년 5월, 48세의 짧은 생을 마칠 때까지 일제 강점시대, 이승만 정부와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 시대에 절반씩 살며 저항과 지조로 일관한 선비였다.박두진·박목월과 함께 청록파 시인인 그도 항일의 피를 이어받았다. 16세(1936년)에 상경, 조선어학회를 알게 돼 `큰사전` 편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1942년 최현배·이희승 등 33명의 인사가 검거된 조선어학회사건 소용돌이 땐 낙향했고, 광복 후엔 한글학회 국어교본 편찬원으로 복귀한 국문학자였다. 시인 신경림은 책 `시인을 찾아서`에서 조지훈에 대해 `멋과 지조의 시인`이라고 했다.한양 조씨 집성촌인 주실마을 복판에 자리잡은 `호은종택`으로 불리는 조지훈의 생가를 찬찬히 둘러보면 시인이 멋과 지조의 시인이 된 연유를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다. 주실마을은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풍수적 특성을 갖고 있다. 야트막한 뒷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마을 앞 봄의 기운을 한껏 품고 있는 너른 들 사이로 시냇물이 흐른다.마을 초입에 있는 `지훈문학관`은 그의 청년시절부터 일제식민정책을 통곡하며 절필한 사연, 광복 후 박두진 박목월과 함께 청록파로 불리면 활동한 일대기가 잘 정리돼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시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작은 계곡을 따라 오르는 시공원에는 조지훈의 동상과 시 27편이 돌에 새겨져 있다. 교과서에 실려 있는 시 `승무` 옆에는 춤을 추는 동상도 있다. 한들거리는 봄바람 속에서 그의 시를 하나하나 읽으며 공원을 산책하다보면 시인의 꼿꼿한 마음이 느껴진다. 월록서당, 시인의 숲, 지훈시공원 등 볼거리도 즐비하다.일제강점기 삶의 고독과 비애 노래한 애국시인□오일도와 감천마을조지훈의 생가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영양읍을 거쳐 감천리에 가면 오일도 시인의 생가가 있다.일제강점기에 활약한 애국시인 일도(一島) 오희병(吳熙秉·1901∼1946)은 `노변의 애가` `눈이여! 어서 내려다오` 등이 대표작.그의 시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주제는 삶의 고독과 비애이다.그는 호(일도)처럼 늘 자신을 외로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외로움과 비애의 정서는 모든 시에 배어 있다.이는 조국 상실과 식민지 상황이 연관돼 있으며 1925년 7월 조선문단에 발표한 `한가람 백사장에서`에는 조국상실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어둠, 저문해, 갈바람, 밤, 비바람, 외나무다리 등 객관적인 상관물로 제시하고 있다. 또 `노변의 애가`는 일제 강점기의 어둡고 괴로운 시대를 배경으로 시인의 자연관조의 정서가 슬픔과 허무를 자아내고 있다. 오일도 시인은 작품활동보다는 순수한 시 전문잡지인 `시원`을 창간해 한국 현대시의 발전에 기여하였다는 점에서 더 중요한 시사적 의미를 지닌다.감천마을은 허리춤에 오는 낮은 토담길이 정겨운 동네로 이 마을 안쪽에 조부 오시동이 고종1년(1864년)에 건축한 시인의 생가가 오롯이 자리하고 있다. 정침과 대문채가 `ㅁ`자형을 이루는 경북 북부지역 전형적인 양반집으로 대문채엔 `국운헌(菊雲軒)`이란 편액이 걸려있다.토담 너머로 흘겨보는 시골집의 마당 풍경엔 어릴 적 외할머니 집에서 놀던 기억의 편린을 읽어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책을 읽는 시인의 동상 옆에 앉아 암울했던 시절 시인의 정신세계를 잠시 더듬다 보면 엄혹한 일제시대를 살면서도 고매한 정신과 올곧은 절개를 잃지 않은 시인의 대쪽 같은 마음이 가슴에 와 닿는다.광산문학연구소·정부인 안동장씨 예절관 등 체험▲ 소설가 이문열.□이문열과 두들마을 현대문학의 거장 이문열 작가는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 이원철이 홀로 월북한 후 어머니 조남현의 슬하에서 5남매가 안동 등지를 떠돌아다니며 어렵게 살았다. 초등학교 졸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정고시이다. 안동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고교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으나 1970년에는 사법시험을 본다며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학과를 중퇴했다. 사법시험에 실패한 뒤 1976년 결혼과 동시에 군에 입대했다. 그의 이런 생활이 기초가 돼 자전적 소설인 `젊은 날의 초상`이 탄생했다.특히 이곳 두들마을은 현대사의 파란만장한 역정의 시절과 겹을 이루며 개인의 지적 모험을 소설로 표현한 거장 이문열의 마음의 고향이다. 그의 작품 `선택`,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금시조`,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등의 무대이기도 하다.그가 살았던 옛집과 문학연구소인 광산문우(문학연구소)에는 젊은 학도와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고자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등 자신의 집필 및 문학체험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두들마을은 `언덕 위의 마을`이란 뜻의 순 우리말로 이름부터 정감이 넘친다. 강을 끼고 깎아지른 절벽이 마을을 떠받치고 있다.이곳은 조선시대 광제원이 있었던 곳으로, 석계 이시명(李時明·1590∼1674)이 1640년에 들어와 언덕 위에 집을 짓고 스스로 `석계`(石溪)라 했으며 그의 후손 재령 이씨의 집성촌이다. 석계고택(경북도 민속자료 제91호)과 석천서당(경북도 문화재자료 제79호), 유우당(경북도 문화재자료 제285호), 주곡고택(경북도 민속자료 제114호) 등 30여 채의 고택이 있다. 특히 이곳은 몇 해 전부터 문화재와 고택들이 말끔하게 보수·보존되고 있는데다 광산문학연구소, 북카페, 음식디미방 체험관과 정부인 안동 장씨 예절관 등 현대식 전통가옥들이 새롭게 들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영양/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13-02-08

계사년 신년 화두는 `귀농·귀촌` ⑺ 영농법인 바람햇살농장 박도한 대표

경산지역은 귀농과 귀촌이 어려운 지역으로 손꼽힌다. 도시기능이 강해 귀농과 귀촌에 필요한 농지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정착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건에도 귀농에 성공하고 선진농민으로 자리 잡은 영농법인 바람햇살농장의 박도한(45·압량면 강서리) 대표는 귀농의 모범적인 사례로 지역에서 거론된다.대학을 졸업할 당시 사과를 재배하던 아버지를 도와 농사를 짓고 싶었으나 흙을 만지기보다는 넥타이를 맨 자식의 모습을 더 바랐던 아버지의 뜻을 따라 자영업을 시작했던 박 대표는 그러나 2002년 귀농한다. 농사일을 반대하던 아버지가 병을 얻으며 과수원을 이어받을 사람이 필요했고 자연스럽게 소원이었던 농부의 길을 돌아왔다. 그동안 사과 과원은 대추농장으로 변해 있었다. 박 대표는 젊은 혈기와 노력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대추에 대한 지식을 쌓아 부농의 꿈에 다가간다. 생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를 높이는 가공과 유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박 대표는 전문지식을 갖춘 리더가 있으면 농업노동력의 노령화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경북농민사관학교 지도자과정을 거쳤다. 젊은 농군답게 홍보와 판매를 인터넷 홈페이지(바람햇살농장)와 블로그, 트위터 등을 적극 활용하고 단순한 자연주의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농촌이 더욱 잘 살 수 있는 길은 없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했다.연간 26t 대추 생산… 건대추·진액 가공 직거래로 수억대 소득 올려전통가옥 민박으로 고쳐 가족단위 체험객 유치, 농촌관광 활성화 기여“성공 농민을 멘토 삼아, 가족과 함께, 3년이상 인내해야” 3대원칙 조언□생산에서 유통까지박 대표는 현재 2만7천225㎡(9천 평)의 대추농장에서 `복조`를 주 품종으로 연간 26t의 대추를 생산해 시기성과 상품성이 높은 생대추로 7t을 출하하고 남은 대추는 건대추와 진액(즙)으로 가공해 직접 유통하고 있다.농장 내에 거품 세척과 선별, 건조를 해결하는 1차 가공시설과 물품 배송실, 진액을 생산하는 2차 가공실을 갖추고 있다.대추씨까지 포함한 통 대추를 가공한 진액은 한번 맛본 소비자의 주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연간 수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소비자를 위해 소포장 용기를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던 박도환 대표는 “농민을 대표해야 할 농협의 대추 구매단가가 상인과 차이가 없는 것은 생산자(농민)의 처지에서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이어 “농협은 소포장 판매보다는 대용량 판매처를 확보해 농민이 부가가치가 높은 소포장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유통에 대한 나름 대안을 제시했다.목초액을 이용한 액비사용으로 재배한 친환경 대추는 명절과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박 대표의 바람햇살농장 제품은 1kg(건대추)에 1만7천원과 2만2천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자신 있게 추천하는 선물세트는 3만8천원과 5만원이다.선물세트에는 건대추 1kg과 진액 10봉이 들어 있다.□가족이 즐기는 체험 공간박도환 대표는 남보다 한발 빠른 사업 시작으로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도시 사람이 농촌을 찾아 흙을 밟으며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을 미리 예측, 어른들이 생활하던 전통가옥을 민박으로 고쳐 가족단위 체험객을 유치하고 학교와 단체의 교육생에게 선진농가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지난해 900여 명의 체험객을 유치했던 박 대표는 계절에 따른 대추 따기와 대추가공(즙) 체험프로그램과 민박 마당을 이용한 농악공연으로 농장을 찾는 방문객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하지만, 농촌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숙박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게 박 대표의 지론이다.농장 민박 수용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돼 있는 반면 단체와 학교의 1박2일 코스는 대부분 40명이 넘어 인근 숙박업소에서 숙박을 해결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실정이다. 농가보다는 숙박업소의 이익이 높아지는 비효율성이 농촌 관광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최소한 3년은 버터야자치단체들의 귀농과 귀촌에 대한 대책 마련은 반갑지만 단시간에 성공을 거두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소한 3년은 버틸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고 아무런 준비 없이 사업비를 신청해 농지를 구입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귀농과 귀촌은 엄연히 다른 개념으로 귀농과 귀촌을 생각하는 지역에 조언자나 땅이 없다면 포기해야 한다며 귀농·귀촌의 3대 원칙을 이야기했다.첫째 멘토를 잘 만날 것. 주변에 성공한 농민이 있어 조언을 구할 수 있는지를 잘 살피고 특히 현장보다는 이론을 중시하는 교수를 멘토로 삼지 말 것을 강조했다.둘째 가족의 합의로 귀농과 귀촌을 결정하고 귀농과 귀촌의 여건이 조성되었다면 가족이 헤어지기보다는 함께 움직여 힘을 모아야 한다.셋째 최소한 3년은 버텨야 한다. 농지를 융자금으로 사들이기 전에 1~2년 체험하고 결정해야 후회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으며 다른 결정도 내릴 수 있다는 견해다.“보조사업은 움직이고 있을 때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 제자리에 서 있을 때 보조사업비는 어깨에 큰 짐으로 작용한다”며 “보조사업비도 엄연한 빚이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되고 부농의 꿈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박 대표는 자신의 농장에 조성한 건조시설과 가공시설을 주변 농가에도 제공해 함께 잘사는 농촌실천에 앞장서고 있다.대부분 농촌이 고령화로 1차 생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수익이 한정돼 있었지만, 가공시설을 이용하면 장기 유통도 가능해져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것이다.어머니와 부인, 직원 2명과 자동화 기기로 바람햇살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 대표의 꿈은 대추를 이용한 요리를 정착시키고 알이 굵고 무기질이 풍부해 해장·해독 효과가 좋은 경산대추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것이다.“경산은 사토질 토양에 일조량이 풍부해 천혜의 대추산지인 만큼 충북 음성대추에 밀릴 이유가 없습니다”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13-02-08

낙동강·신도청시대 주축 대형국책 SOC `착착`

의성군은 지난해 행안부 주관 정부합동 평가 및 도정역점시책 평가에서 2년연속 경북도 최우수를 차지해 22개 분야에서 각종 시상금과 상사업비를 받았다.▲ 김복규 의성군수김복규 의성군수는 올해도 이 같은 행정평가를 바탕으로 6만 군민과 800여 공직자가 하나가 돼 군정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김 군수는 계사년 새해 새 정부의 출범으로 양극화 해소와 경제민주화, 맞춤형 선별적 복지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군민 모두의 역량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 변화를 주도하고 열정을 다해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마인드로 일해 줄 것을 공직자들에게도 주문했다. 낙동강 개발과 신도청 이전으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의성군이 지속 가능한 신성장 동력의 주축으로서 군정의 새 지평을 열어가자고 했다. 특히 김 군수는 △신뢰 받는 열린 군정 △조화로운 균형개발 △활력 있는 지역경제 △만족 주는 복지구현 등 4대 군정목표를 설정하고, 고통 받는 군민이 없는 소통과 화합의 군정을 추진할 것을 제시했다.향후, 대기업 주도에서 중소기업 위주로, 중앙정부 주도에서 지방행정 위주로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맞춰 창의행정으로 지역발전을 앞당기고, 군민이 행복한 일류 의성을 만들기 위한 6대 군정방향도 내놓았다.금성산~고운사~낙동강 잇는 `3대 관광권역 벨트` 조성동서4축 고속도 개설·중앙선 복선화 사업 등 가속화친환경농업 기반조성 농가소득 1억·농업조수익 1조 시대로□ 풍요로운 부자농촌 실현 올인먼저 휴식과 관광, 농업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특색 있는 친환경 농업생산기반을 조성하여 농가소득 1억원, 농업 조수익 1조원을 시대를 열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봉지 등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과 영농규모의 적정화, 농지 리모델링, 수리시설 개보수 등 안정적인 영농기반과 최적의 농업환경을 조성한다. 기계화경작로 확장·포장과 농기계임대사업도 확대해 나간다.농협을 통한 농업구조개선 등 노동력과 생산비를 절감해 농가소득 극대화하한다. `의성마늘햄`,`마늘간고등어`, `흑마늘`, `천년초 음료수`, `가람솔항아식초` 등 가공산업을 육성과 함께 작목반, 품목별 농업인 단체 등 농업인력 및 조직체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논·밭작물 직불제, 농가영농도우미 지원, 농업 재해보험 확대, 학자금 지원 등 경영안정과 농업인 복지향상에도 행정력이 집중된다.□ 희망 있는 행복고을 의성 건설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51%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취약한 사회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정착시키고 다양한 복지수요를 통합·관리하는 등 취약계층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튼실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 그늘진 곳에서 소외 받거나 고통 받는 군민이 없도록 세심한 복지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김 군수는 `고령친화복지교육센터`, `공립치매병원` 등 `의성건강복지타운`을 전통 한옥형으로 준공해 의성군을 전국 유일의 미래형 복지모델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출생축하 이벤트와 함께 출산 장려금을 지속적으로 지급하고 세자녀 이상 가정에는 추가로 출산장려금과 대학교등록금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출산장려책을 제도화 한다. 이미 56억원을 조성한 장학기금을 2014년까지 100억원을 추가로 모아 향토인재 육성에 집중투자한다. 다문화가정지원 확대와 아동급식지원, 보육서비스 등 맞춤형 보육지원으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복지체계도 마련한다.□생태관광기반 구축으로 체험관광 실현의성 조문국사적지에 의성조문국 박물관을 건립한데 이어 의성 역사테마파크조성사업을 추진하고, 토기정원, 목화 체험관, 공룡 캐릭터 공원, 민속놀이체험관 등 조문국 역사문화체험지구를 개발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공룡발자국화석지, 문익점면작기념비, 빙계계곡을 잇는 `금성산 관광권역`과 `고운사 관광자원화 사업`, `최치원 문학관 건립`, `산채건강마을` 등 고운사 관광권역과 낙동강 뱃길나루생태공원, 만경촌`, `왜가리 생태마을`, `비봉산 푸른 문화길`, `위천생태하천 레포츠 특구`를 잇는 낙동강 관광권역 등 3대 관광벨트가 조성도 빼놓을 수 없다.□일자리창출 위한 글로벌 투자환경 조성 의성군이 전국 어디서나 접근성이 뛰어나 물류 거점지역으로 새롭게 부상함에 따라 군은 저렴한 지가, 뛰어난 접근성 탁월한 입지조건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환경을 조성해 대규모 민간자본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이미 대형 국책사업인 동서 4축 고속도로 개설과 중부내륙철도 고속 복선화사업, 중앙선철도복선화사업 외에도 비안~다인 국도 28호선 확포장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동서4축 고속도로 서의성IC에서 신도청간 직선도로 개설과 군위 우보에서 의성간국도 28호선 확포장사업에 대해 중앙정부에 건의해 지역발전을 앞당긴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한, 단밀 등 4개의 농공단지에 이어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중소기업 육성과 취업박람회 개최 등 과학·정보기술 산업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살고 싶은 창조도시 의성 건설가축분뇨공공처리, 수질오염총량관리 등 미관과 생명·생태가 살아있는 아름답고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된다.봉양·안계·금성 등 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해 기초생활기반, 경관개선, 문화복지시설 확충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의성역전에서 재래시장, 금성농협에서 송림복지회관, 안계시장에서 광문아파트를 잇는 도시계획도로를 개설·정비하기로 했다.또한 의성군은 2단계 안동광역상수도사업을 2014년까지 마무리 하고 다인·안평 상수도 공급사업과 의성·금성·봉양 등 18개 읍면의 상수도 급수구역을 점차 확장해 노후관 교체 및 소규모 수도시설 정비, 배수지 리모델링 등으로 양질의 수돗물 공급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소통행정으로 군민들게 감동 선사김복규 의성군수는 이같은 새해 6대 군정설계 방향도 군민과 함께 하고 소통해야만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김 군수는 새해부터 열린 마음으로 읍면별 순회 간담회에 이어 미래기획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와 향우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군정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공직자 직무교육, 창의적 지도자 양성교육 등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군민의 눈높이에 맞는 행정 실현으로 군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김복규 의성군수는 “계사년 새해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군민과 전 공직자들이 화합하고 단결해서 잘 사는 의성, 군민이 행복한 의성을 만들어 나가자”고 거듭 역설했다.의성/김현묵기자 muk4569@kbmaeil.com

2013-02-06

“문화·관광·농업 `3박자` 갖춰 잘사는 청송 건설”

▲한동수 청송군수한동수 청송군수는 “올 한해를 자연과 전통에서 미래를 창조하고 문화·관광·농업으로 잘사는 청송건설을 위한 5대 과제 실천을 위해 전 공직자들과 함께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군이 제시한 5대 과제는 △친환경 생태유기농 육성 △전통 문화·관광 중심도시 육성 △누구나 행복한 희망복지구현 △산내들, 조화로운 경관도시 조성 △모두가 소통하는 참여군정 실현 등이다. 청송군은 주요 시책 사업을 군민과 함께 역동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청송군은 우선, 청송 농업의 브랜드 가치를 농업소득 증대로 살기 좋은 청송을 만들어 가는데서 찾고 친환경 유기농업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키로 했다.이를 위해 친환경 유기농 로컬 푸드산업의 기반 조성 및 유통체계를 확립하고 홍고추 가공공장을 본격 가동해 고품질 고추브랜드를 육성해 소득 증대를 도모한다는 것. 특히 군은 지역의 대표 명품 청송사과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청송사과 테마파크 조성과 사과 가공지원센터를 건립, 운영한다.또 과채주스 가공공장 운영과 청송사과유통공사의 안정적인 지원으로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이와함께 전통 문화·관광 중심도시 육성을 농업과 연계시켜 관광과 농업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기초를 튼튼히 다진다.천혜의 관광자원인 국립공원 주왕산, 주산지 등을 송소고택, 청송백자, 청송옹기 등의 지역 전통문화 자원과 연계해 생동감 있는 관광지로 거듭나게 한다는 계획이다.또한 3대문화권사업인 솔누리느림보세상 사업과 연계한 장난끼공화국의 구체적인 실천과 차별화된 산촌형 슬로시티 이미지 정립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특히 매년 1월 얼음골에서 개최되는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대회와 각종 산악스포츠 대회 개최를 계기로 청송을 명실공히 사계절 산악스포츠의 메카로 발돋움 시켜 지역 관광산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다는다는 방침이다.또한 객주문학관광테마타운, 수석박물관 조성, 유네스코 지질공원 지정 등 차별화된 관광산업으로 특정 계절을 떠나 누구나 편하게 와서, 보고, 즐기고, 머무는 사계절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출 방침이다. 특히 누구나 행복한 희망복지구현을 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확대해나가는 것에 복지행정의 우선을 두기로 했다.장애인들의 안정된 생활 보장, 국제화 시대에 부응해 다문화 가정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 강화 등으로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유도하는 한편 어려운 청소년들이 낙오되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늘린다.초고령 사회를 맞아 지역복지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어르신 복지로 삼고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 따른 근로 의욕 고취, 어르신 복지시설 지원 대폭 강화 등으로 건강하고 보람찬 노후 생활을 즐기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특히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 미래를 담보할 인재 양성도 빼놓을 없는 과제다.청송인재양성원과 인재육성장학회를 더욱 내실있게 추진해 지역 출신 인재들이 국내 유수의 일류대학에 어렵지 않게 진학할 수 있게 지원을 강화한다.또 청송사과축제를 글로벌 명품축제로 승화해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어 정부의 녹색성장산업에 발 맞춰 청송만 가진 특성인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특화해 산내들, 조화로운 경관으로 농촌의 아름다운 풍광이 그려지는 녹색마을을 건설하기로 했다.군은 공공 시설물과 민간 건축물을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도록 친환경적 설계 및 신축을 추진하는 한편 녹색환경산업을 강화해 청송이 세계적인 휴양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자연친화적 정주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또 생태개념을 도입한 생태하천 복원사업도 추진해 인간과 자연이 지속적으로 공존하는 친환경 생태지역으로 청송군이 거듭 날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청송군은 특히 모두가 소통하는 참여군정 실현으로 서로가 양보하고 이해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방침이다.열린 마음으로 주민과의 대화를 경청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유도하고 민원인들이 언제라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군수실을 상시 개방함으로써 민의를 적극 수렴하기로 했다.한동수 청송군수는 “군민 소통창구 `두드림`을 지속적으로 운영, 민원해결과 행정서비스에 대한 민원인들의 만족도를 높이며 군민 감동 행정이 구석구석에 미치도록 전 공직자가 모든 노력을 다해나갈 것”임을 다짐했다.청송/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13-02-05

정전 60년, 대구·경북 군사보호구역을 찾아서 ⑵대구 K2기지

대구에는 모두 11개의 군부대주변이 군사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한국군 육군과 공군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동구의 K2 공군기지를 비롯한 북구의 50사단, 수성구 육군 5군수지원사령부 등 5개 부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여기에 주한미군 군사보호시설인 남구의 캠프 워커(CAMP WALKER)·캠프 헨리(CAMP HENRY), 중구 에어 베이스(AIR BASE) 등 미군 6개 부대가 있어 오래전부터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민원 중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재산권 행사에 대해 애로사항이 되고 있다.이들 지역 주민들은 군사보호구역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참고 인내하며 지내왔고 일부 지역은 이전 계획이 발표되는 등 조금씩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하지만 계획이 실제로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민들이 실제 피부에 와 닿는 개선은 아직껏 느끼기 어렵다.대구지역 군사보호구역의 현황을 △K2 공군기지와 △50사단 등 기타 육군·공군부대, △주한미군부대 등 3차례로 나눠 이들 군부대 인근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소음피해나 재산권 행사 등에 대한 불편 사항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본다.일부선 그린벨트·문화재보호구역까지 묶여 `이중고`주택 신·증축 물론 작은 집수리도 일일이 허가 받아야軍 “대민지원 등 앞장… 주민 피해 줄이려 안간힘”□동구 군사보호구역 내 15만여명 거주K2 공군기지는 지난 1936년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이 중국 침략을 목적으로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활주로를 건설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1961년 민항기 취항에 이어 군수사령부 창설 등으로 현재의 규모로 확장됐다.특히 이곳은 공군 전체 자산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국방이라는 점에서는 전략적인 요충지역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 된 지 오래고 부대 이전의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2 공군기지는 대구 동구지역의 불로동과 지저동, 동촌동, 해안동, 도평동 5개 동에 걸쳐 200여만평 규모로 자리잡고 있다.K2 공군기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주민은 2013년 1월말 현재 불로동 1만5천709명과 지저동 1만1천781명, 동촌동 1만4천781명, 해안동 1만8천692명, 도평동 5천395명 등 6만6천358명이고 간접적인 연관지역까지 포함하면 모두 15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있다.특히 동구 해안동과 도평동 지역 주민 2만여명은 K2 공군기지 담장과 같이 하고 있어 소음피해와 함께 재산권 행사 부분에 있어서는 주민 불편이 가장 많은 지역에 속한다.□어려움 대물림 피해 자녀들 이전이들 주민들은 가옥 수리를 비롯해서 신·증축의 제한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일일이 군부대의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여러움이 있다.특히 도평동 도동IC 부근 주민의 경우에는 대부분 그린벨트 지역인데다 군부대 탄약창까지 포함되면서 군사보호시설로도 제한을 받는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불도동 불로시장 주변은 군사보호시설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이중고를 겪는 곳이다.이러한 영향으로 K2 공군기지 쪽 주민수는 더이상 줄지도 늘지도 않는 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반면 신도시격인 이시아폴리스 지역으로는 8천~1만명 정도의 주민이 늘어나는 상황이다.이는 정작 부모들은 K2 공군기지 인근에서 그대로 살고 있으면서도 자녀들은 혁신도시로 이전시켜 소음피해와 재산권 행사의 불편함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대구 동구의회 차수환 운영행정위원장은 “구 해서초등학교 부근의 주민들은 그린벨트로 묶여 고생하고 탄약창으로 인한 불안과 군사보호시설로도 묶이는 3중고를 겪고 있다”며 “남북이 대치된 상황에서 국방이라는 대의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군에서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옻골마을은 오히려 보존 효과K2 공군기지로 인해 오히려 보존이 잘 된 곳이 있다.현대화된 대구지역에서 전통마을이 남아 있는 경주최씨 종택 `백불고택`있는 `옻골마을`이 그 주인공이다.과거 1930년대만 해도 대구에는 달성서씨를 비롯한 60여개의 씨족마을이 있었지만 모두 현대화와 도시의 팽창으로 사라지거나 이전한 상태이고 현재는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만 남아 선조들의 오래된 삶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이 마을이 그대로 보존된 것은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오지인데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가 K2 공군기지라는 군사보호시설로 묶이면서 개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이곳은 결코 보존될 수 없었고 이같은 불리함이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유지시킨 요건이라는 이점으로 작용하게 됐다.이에 따라 동구청은 이곳을 한옥체험마을로 지정하고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방안을 문화재관리청과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K2 공군기지 국방 위해 불가피K2 공군기지 측은 소음피해와 주민들의 재산권행사 어려움 등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고 있는 편이다.영세민들을 위해 집수리와 보일러교체 장판·벽지 교체 등을 실시하고 경로잔치는 물론이고 폭설이 내리면 부대인대 마을 눈치우기, 집중호우 대비를 위한 지원, 팔공산과 금호강에서 자연환경보호 활동 등 대민지원은 셀 수도 없이 많다.모두 군보호구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소음피해 등 여러가지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위로하려는 활동에 속한다.하지만 한국군의 전략적 요충지인 K2 공군기지를 이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이 나기전까지 국방이라는 부분에서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래서 불법 건축물에 민감하고 공군기 이착륙 지점 인근에 대한 예찰활동 등은 빠질 수 없는 군 특유의 정규 임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K2 공군기자 한 관계자는 “사실 기지 주변 주민들은 공군기 소음으로 피해를 보고 있지만 국방에 임하고 있는 우리들은 다른 상황”이라며 “공군기가 이륙전 소음을 낼 때는 우리가 영토를 지킨다는 느낌에서 오히려 가슴 뿌듯하게 벅차오르는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즉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영토를 수호하고 맡은바 책임을 다하는 군인 본연의 정신을 일깨우는 소리로 들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이 관계자는 “군사보호시설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 K2 공군기지측도 최대한 어려움을 도와주고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공군기 이·착륙시에도 비상시가 아니면 최대한 주민들의 피해가 적도록 하고 있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이어 “군부대 시설은 군 보안상 밝힐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주민 민원과 겹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국방을 우선할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하루빨리 통일이 돼 군부대 주민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지내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소음피해 보상 이후 거꾸로 가는 K2”차수환 대구 동구의원대구 동구의회 차수환 운영행정위원장은 K2 공군기지 주민들 피해에 대해 할 말이 너무 많다.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군용기 소음피해 보상 이후 달라진 K2 공군기지 군부대의 모습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차 의원은 “K2 공군기지가 이미 들어선 상태에서 주민들이 이주를 했기 때문에 그동안 소음피해나 여러 가지 어려움에 대해 주민들이 하소연을 크게 하지 않았지만 소음피해 보상 이후 군부대의 알 수 없는 행위에는 울분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차 의원은 “군부대라는 특성상 보안사항이 많다지만 건축물 대장이 없는 건물이 대다수일 정도로 불법 건축물이 너무 많다”며 “하지만 주민들이 생활의 불편을 느낀 나머지 조금 고친 사항에 대해 일일이 구청에다 신고를 하는 모습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차 의원은 “심지어 동구청에서 K2 공군기지에 주민 건축물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하면 담당 군무원 한 명이 처리하기 때문인지 답변이 오기에는 거의 한 달 이상 걸리고 있다”면서 “군용기 소음피해이후 군부대에서`너희들도 한 번 당해봐라`는 식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또 “물론 군부대에서 소음피해 주민 대상으로 집수리와 경로잔치 등을 1년에 몇 차례씩 열기도 하지만 이것마저도 최근들어 지원이 줄어드고 있다”며 “해안동과 불로동의 경우에는 과거 주민들을 위해 경로잔치 등에 버스 한 대씩을 배정했으나 어느 순간 없어져 버렸다”고 달라진 모습을 꼬집었다.차수환 의원은 “소음피해 보상이후 요즘 공군기는 풍속에 따라 이륙과 착륙을 달리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동구 전체가 소음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중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담장을 두고 다르게 결정된다는 사실도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아울러 차 의원은 “K2 공군기지 인근 주민들도 국방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군부대가 오히려 이 점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민들이 참고 살아온 만큼 군부대도 이같은 상황을 정확히 알고 함께 공생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의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3-02-04

삶에 지친 도시인들에 진정한 `休`(휴)를 선사하다

지난 2005년 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대티골로 귀농한 풀누리 대표 권용인(57)·이은주씨 부부.두 사람의 귀농동기는 특별하다.삶에 지치고 힘든 도회지 사람들이 농촌으로 와서 휴식을 취하고 지친 심신을 치유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데서 출발했다.부부의 정착지는 경북에서 가장 높은 일월산을 뒷산으로 하고 있는 해발 500m에 위치한 영양군 일월면 대티골. 영양읍내에서 차량으로 30분 걸리는 곳이다.권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근무했다. 그러던 중 1998년 발해 건국 1300년을 기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일본까지 뗏목으로 24일간 항해에 나섰다. 하지만 그 와중에 동료 4명을 잃는 불의의 사고를 겪고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 사고의 충격으로 지친 권씨는 도시 생활을 접고 귀농을 선택했다. 평소 야생화와 전원생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영양군 일월면 용하리 대티골이토종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적지로 판단해 부인과 함께 들어왔다.2005년 귀농한 권씨는 대티골을 문화와 먹을거리, 생활이 한데 조화를 이룬 휴식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대티골 32가구 중 20가구가 수 십년째 고추 농사로 생계를 잇고 12가구는 은퇴 노인이 살고 있는 여건에서 권씨가 꿈꾸는 `자연치유생태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꽁지머리를 묶고 수염을 기른 대티골 탈바꿈의 주역을 맡은 산 사나이 권씨는 포기 하지 않았다.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오로지 동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등 묵묵히 뚝심을 발휘한 끝에 주민들의 마음을 바꿔놓았다. 뜻을 모은 주민들과 마을 앞 도랑을 청소하고 숲길을 정비했다.농가마다 생활하수를 자연 정화하는 시설도 갖췄다. 덕분에 3차 정수기능을 하는 각 농가의 연못은 올챙이가 살 정도로 깨끗해지는 등 마을의 변화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그는 산림자원을 활용한 마을주민 공동사업을 착안하고 망설임 없이 추진했다. 울릉도 등 일부에서만 재배했던 토종 산마늘 200만 포기와 두메부추 등 야생 그대로의 산나물을 10여가구 마을 주민들과 재배했다.수확한 산나물을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 납품 고소득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그의 귀농꿈은 영글기 시작했다. 도시 시장에서는 살 수도, 맛 볼 수도 없는 진귀한 토종 산나물을 자연 그대로 재배해 특성화 한 것이 성공 비결이다. 이제는 산마늘 재배면적만 약 7천평에 달한다.영양고추가 자라던 고추밭이 산마늘 밭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 안에 자라는 산마늘 모종만도 약 300만 포기나 되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권씨는 산마늘을 단순히 잎으로만 판매하지 않고 소비를 확대시켜가고자 노력한다. 산마늘 효소, 산마늘 김치 등 먹는 법을 다양하게 개발했다.그리고 본격적으로 이곳 대티골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들과 산에서 나는 각종 풀들로 가득 차린 생명밥상, 즉 비료 한 알, 농약 한 방울 안 들어간 무공해 채소를 자연에서 그대로 채취해 만든 밥상 `풀누리 소반`을 대접했다. 밥 한끼에 2만5천원이나 한다. 비싸다. 하지만 비싸지 않다. 갑자기 들이닥쳐 밥을 달라고 해도 줄 수 없다. 한겨울이라도 햇볕 드는 곳에서 낙엽 아래 숨 쉬는 나물을 캐서 찬거리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그 정성과 노력을 감안하면 `생명밥상`은 비싸다고만 할 수 없다. 산나물 샐러드를 만드는 재료도 직접 효소를 발효시켜 만든다.그는 또 함께 씨 뿌리고 나물 뜯고, 산채 음식을 만드는 `풀누리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마을 안에 자리한 풀누리교육농장을 찾으면 권용인 부부와 함께 몸풀기 체조를 한 뒤 풀누리 교육농장 소개와 금강초롱, 미스킴라일락 등 우리꽃 이야기와 단군신화로부터 내려오는 마늘(산마늘) 이야기 등 온가족이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월별로 이루어지는 체험이 모두 다른 것이 특징이다 특히 권씨 부부는 황토방을 매개로 도시인들과 소통하려 하고 있다.농가 옆에 한 동식 지어 놓고 손님을 받는 이유도 마음으로 손님을 맞기 위해서다.마을을 끼고 한 바퀴 트레킹 할 수 있는 약8km의 아름다운 숲길은 대티골의 자연자원 중 당연 으뜸이다. 숲길을 걷느라 약간 피곤한 몸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도 있다. 바로 대티골 황토구들방이다.몸에 좋은 황토와 금강소나무를 사용해 짓고, 나무를 이용해 난방하는 자연주의 숙박시설이다.마을주민들은 여행객들에게 보다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기꺼이 장작으로 불을 지펴야하는 일을 감수하고 있다.권씨는 풍경이 아름답고 공기가 맑은 이 마을이 진정 도시인들이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자연치유생태마을`로 거듭나기 위해 황토 구들 민박 9가구를 운영한다. 매출의 10%를 마을기금으로 적립해 농사를 지을 기력이 없는 노인들에게 일정액을 기부하고 마을행사 운영비로 활용하고 있다.이 같은 권용인씨의 노력의 결과, 대티골은 2008년 경북도가 지원하는 `부자마을 만들기사업`에 선정됐고, 2009년 생명의 숲이 주최한 `아름다운 숲길` 공모에서 어울림상을, 환경부로부터 `우수생태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은 `외씨버선길`코스 중 가장 인기 있는 길로 입소문나면서 하루 수십명의 사람들이 `자연치유생태마을`에서 진정한 휴(休)를 취한다.권씨는 “대티골은 아름다운 야생화가 마을을 감싸고, 사계절 빼어난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는 작은 마을이어서 연간 1만여 명이 찾고 있다”며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크고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작고 소박해도 따뜻한 사람 냄새”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귀농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이렇게 아름다운 숲길을 걸으며 놓고·버리고·비워내는 연습을 한다”며 “욕심도 근심도 모두 내려놓고 참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이야 말로 인생 2막 귀농인으로서 삶에 있어 너무 소중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권씨 덕분에 영양을 `오지`(奧地)라 생각하는 도회지 사람들에게 이제 영양은 나를 알아가는 `오지`(五智)로 자리잡고 있으며 작고 소박해도 사람냄새 나는 이 곳이 인생 2막 힐링캠프가 되고 있다.영양/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13-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