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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에서 만나는 달콤한 추억, 2025 고령멜빙축제 개최

고령군이 주최하고 사)고령군관광협의회가 주관하는 ‘2025 고령 멜빙축제’ 오는 6월 7부터 9일까지 대가야문화누리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 축제는 봄부터 여름까지 달콤하고 아삭한 추억을 입안 가득 남겨주는 고령멜론과 극강의 시원함을 자랑하는 여름 대표 디저트 빙수가 만나는 새로운 형식과 기획이다. 사계절 내내 즐길거리로 가득찬 고령군의 관광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지역특산물 판매 증진, 관내 상가 매출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Melo-ON(멜로=사랑 / ON = 작동, 시작 / 멜로 + ON)’를 테마로 고령의 멜론과 빙수를 다양하게 맛 보는 것은 물론 전 세대가 함께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콘텐츠와 프로그램들을 풍성하게 준비했다. 고령에서 생산된 멜론을 농가에서 운영하는 멜론판매부스를 통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다양한 토핑과 멜론을 본인이 원하는대로 올려 나만의 커스텀 빙수를 만들어 먹는 멜론빙수 만들기 체험, 멜론향수만들기, 멜론부채만들기, 멜론슬라임만들기 등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체험과 먹거리로 달콤한 추억을 선사한다. 또한, 초여름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워터건&버블쇼, 멜론을 활용한 멜론컬링, 사격, 게이트볼 등의 스포츠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멜림픽(멜론+올림픽) 등의 이벤트도 마련된다. MBC FM 모닝쇼 DJ 김묘선과 가족, 연인, 친구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과 멜론을 주제로 달달한 뮤직토크 쇼와 축제기간 3일동안 가야금의 도시, 음악의 도시 고령을 알리는 다양한 공연과 소통 콘텐츠가 준비된다. 축제 마지막 날인 9일 밤에는 대가야의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과 드론쇼가 ‘대가야 별빛쇼’라는 이름으로 많은 관광객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겨줄 것이다. 7일 에는 미스터트롯 대세 가수 이찬원을 비롯한 아이돌그룹 리센느, 래퍼딘딘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소통하는 ‘고령뮤직페스티벌’이 진행된다. 8일은 100대의 가야금 연주를 통해 가야금의 아름다운 선율을 들어보는 ‘100대가야금 공연’, 9일은 군민들의 노래실력을 뽐내는 ‘군민가왕선발대회’가 이어진다. 또한, 9일 낮에는 역사문화도시 대가야 고령의 정체성을 대내외에 알리고 20여년 만에 국내에서 5번째 고도로 신규 지정된 역사적 의의를 공유하고자 ‘대가야 고도(古都) 고령 지정 기념식’을 개최된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가족과 이웃, 연인, 친구와 손잡고 달콤함과 아삭함 그리고 빙수의 시원함이 함께하는 축제 현장에 오셔서 흥겨운 축제 현장을 만끽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병휴기자 kr5835@kbmaeil.com

2025-05-29

한표라도 더… 이재명·이준석 막판 총력 유세

제21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주요 후보들은 막판 유세 총력전을 벌였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서울 동부권 일대에서 집중 유세를,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핵심 지지층인 2030세대를 중심으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유세에 앞서 민주당 이소영 의원, 소수 주주 플랫폼 ‘액트’의 윤태준 소장과 함께 ‘1400만 개미와 한배 탔어요’라는 주제로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유튜브 생방송에서 ‘코스피 5000 달성’ 공약을 강조하면서 주식 시장 구조 개혁 및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후보는 “주식 시장이 실제로 민주 정부,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많이 올라갔다”며 “가짜 보수정권이 집권했을 때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거나 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보수정권은 정상적인 보수정권이 아니어서 불합리하다”며 “경제는 합리성과 예측가능성인데, 예측이 안 되고 산업 경제 정책과 시장이 매우 불공정하고 불투명하다. 주가가 오를 수 없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이소영 의원은 “코스피지수 5000 시대가 목표 아니냐”고 이 후보에게 물었고, 이 후보는 “그렇게 될지 모르겠는데, 그 목표를 실현하려면 우리나라 산업구조 재편이 있어야 한다. 주식시장도 바꿔야 하고, 주가조작과 물적분할도 못하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어린이대공원 앞 유세에서 “선택은 둘 중에 하나다. 윤석열 아바타를 통해 내란 세력이 복귀하고 상왕 윤석열이 귀환할 수 있다”며 “충직하고, 유능함이 실적으로 증명됐고, 충심을 갖고 더 나은 세상을 국민과 손잡고 아름다운 공동체로 만들어 함께 나아갈 각오가 돼 있는 이재명”이라고 호소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공원·강남역·코엑스 등을 찾아 젊은 세대를 겨냥한 유세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이날부터 여의도공원 유세를 시작으로 수면·휴식시간을 최소화하며 많은 유권자를 만나기 위한 ‘무박 유세’에 돌입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공원에서 산책 형식의 유세를 진행하며 점심시간 휴식 중인 직장인들을 만났다. 그는 "계엄의 책임 있는 세력으로 가느냐, 아니면 환란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포퓰리즘에 찌든 세력으로 가느냐, 이 양 갈래에 서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여의도에 있는 직장인들 대부분 다 유리 지갑 아닌가. 월급 받아서 세금과 4대 보험, 주택 담보 대출 갚으면 남는 돈이 얼마겠는가”라며 “그래서 저는 세금이나 연금, 건강보험을 더 늘리자는 방향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서울 강남역과 삼성동 코엑스를 찾아 청년, 스타트업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유세를 펼쳤다. 비교적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일대에서 핵심 지지층과 소통하고 코엑스에서 퇴근하는 직장인과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강남역에서 “계엄을 불러일으킨 기호 2번, 그리고 환란을 불러올 기호 1번 말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후보는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데 동의하느냐”고 주장했다. 특히 이재명 후보를 향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우리에게 몇십만 원 돈 쥐여주겠다는 포퓰리스트를 단호하게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촉구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5-28

TK신공항배후지역 ‘스마트 복합도시’로

TK신공항 배후 신도시가 미래형 스마트 복합도시로 조성된다. 경상북도는 28일 도청에서 성공적인 공항신도시 조성을 위한 ‘공항형 스마트도시 조성 특화 전략 및 기본구상 수립 용역’ 및 ‘미래형 모빌리티 특화 도시 기본구상 수립 연구용역’에 대한 중간 보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북형 스마트도시는 교통, 에너지, 주거, 산업, 안전 등 모든 도시기능에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통합형 미래도시이다. 도시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내재화된 스마트 기반구조는 공항 및 산업단지와의 연계를 넘어 관광객과 주민 생활 만족도의 제고와 도시경쟁력 극대화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스마트도시의 핵심 축으로 미래형 모빌리티 특화전략이 제시됐다. 수요응답형교통(DRT),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다중 교통수단의 유기적 연계와 단계적 실행을 통해 공항·산업 및 물류단지·생활권·교육시설·관광지까지 연결되는 도시 순환망을 구축한다. 지하물류튜브(CST) 및 스마트 주차·환승 시스템, 모빌리티 허브 설치를 통해 승객과 화물의 이동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감축과 교통혼잡도 해소한다. 이남억 경상북도 공항투자본부장은“신공항 배후 지역에 조성될 공항신도시는 교통·에너지·주거·산업·안전 등 전 분야가 융합된 미래지향적 혁신 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5-05-28

낙관-낙담 말고 투표하면 이긴다

6·3 대선 사전 투표가 29일부터 이틀간 실시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사전 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지지층 투표 독려에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나오는 상황에서, 전통 지지층이 낙관하거나 낙담해 투표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했다. 민주당은 이날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민주당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투표는 총칼보다 강하고, 투표하면 반드시 국민이 이긴다”며 “기호 1번 이재명 후보에겐 아직도 세 표가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5일 종료된 재외국민 투표율은 79.5%로 이 투표가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며 “세계 곳곳에서 전해주신 소중한 마음을 이제 우리가 이어갈 차례다. 내일과 모레 이틀간 진행되는 사전투표 참여로 내란 종식과 민생 회복, 경제성장과 국민통합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전통적으로 진보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판단 아래 지지층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사전투표 폐지까지 주장했던 국민의힘도 지지층의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이날 창원 유세에서 “투표 안 하는 것보다 사전투표를 해야 한다. 저도 사전투표할 것”이라며 “투표를 안하면 한 표라도 손해다. 투표하면 이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사전투표에 부정이 있다 생각하면 당협위원장이나 의원들이나 어디든 바로 신고하라”면서 “우리가 사전투표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을) 총괄선거대책본부장도 지난 27일 선대본 회의에서 “사전투표에 대한 일부의 우려가 있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도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 독려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배경에는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던 만큼, 사전투표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은 깨졌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후보들도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각지에서 투표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사전투표에서 청년들과 함께 투표를 한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에서 사전투표를 하기로 했다. 여론조사 블랙아웃 기간 중 이재명 후보 지역구부터 뒤집기를 시도해 골든크로스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사전투표를 한다. 대구·경북(TK) 지역 사전투표율도 관심사다. 국민의힘은 TK에서 투표율·득표율 모두 82%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20대 대선 당시 사전투표율보다 높아야 한다. 지난 대선 사전투표율은 대구 33.91%, 경북 41.02%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할 지 여부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과 추경호(대구 달성)·강대식(대구 동·군위을)·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 등이 29일 대구 범어1동 사전투표소인 수성구의회 1층에서 투표를 하면서, 유권자들에게 동참을 호소하는 것도 역대급 TK사전투표율을 기록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이번 사전투표는 목요일과 금요일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TK를 비롯한 전국 사전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5-28

국힘 ‘신공항·대형산불 복구’ - 민주 ‘AI로봇 육성’

21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TK(대구·경북) 공약을 잇달아 발표했다. 국민의힘 대구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위대한 대구경북 판갈이 14대 공약’을 발표했다. 대구 선대위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지방에 달려 있다”며 “지역이 주도하는 국가 대전환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 우동기 지방살리기특별위원장, 오창균 지방살리기 특위 총괄위원장, 정태옥 지방살리기 특위 대구위원장, 김상동 지방살리기 특위 경북위원장,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대구선대위는 “김문수 후보의 공약은 ‘위대한 대구·경북 판갈이’라는 구호 아래 14대 지역 공약을 핵심으로 한다”며 “대구와 경북을 각각 7대 공약으로 구분해 지역 현안 해결과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 방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대구 지역 공약은 교통과 산업, 환경, 도시재생 분야에 집중됐다. 7대공약에는 △대구경북 신공항 조기 건설 및 배후 첨단산단 조성 △도시철도순환선(5호선) 및 광역교통망 확충 △군부대 이전 조속 완료 및 후적지 경제거점화 △미래 먹거리 5대 신성장 산업 육성 △수질오염사고 차단 및 안전한 식수원 공급 △옛 경북도청 후적지 개발 △도심 구간 경부선 고속철도 지하화 △대구·경북 행정통합 지원 등이 포함됐다. 경북 지역 공약에는 에너지·관광·교통망 확충이 중점 과제로 담겼다. 7대공약에는 △대형 산불 대응 체계 혁신 및 피해 주민 지원 △2025 APEC 성공 개최 및 경주 보문단지 재정비 △범영남 초광역 전철망 및 대구경북 순환철도망 구축을 비롯해, 원자력·수소배관망 구축(울진 생산, 영덕·포항 공급)을 통해 경북 동해안을 에너지 중심지로 육성하고, 영주·안동·울진·경주에 국가산단 및 교통망을 조기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낙동강, 금호강, 형산강 등 3대 국가하천 권역 정비와 관광자원 개발, 첨단 바이오 및 양자산업 선도거점 조성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TK 공약을 내놨다. 대구 공약은 △대한민국 AI(인공지능)로봇 수도 육성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환 및 전 주기 지원 체계 구축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조성 △글로벌 문화예술 도시 건설 △도시철도 순환선(5호선) 단계별 건설 통한 교통 불균형 해소 △염색산업단지 이전과 취수원 다변화 △독립·호국·민주 성지 건설이 포함됐다. 경북공약은 △대구경북신공항 스마트 물류 단지 조성과 영일만항 확충 지원 △경주 APEC 성공 개최 지원 △미래 신성장 바이오산업 집중 육성 △이차전지·미래차·녹색철강·수소산업 육성 △낙동강 자연화 회복 △의대 추가 설립 검토 및 상급종합병원 유치 지원 △동서남북 사통팔달 교통망 확충이 담겼다. 민주당 측은 “지역별 광역공약을 통해 회복과 성장, 행복으로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5-28

홈플러스, AI 물가안정 프로젝트, 먹거리 최대 50% 할인

홈플러스가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AI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실시해 인기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하는 등 파격 혜택을 이어간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 시기에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상품들을 엄선해 파격가에 마련, 특히 축산, 농산물 등 밥상 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신선식품들을 대표 상품으로 선보인다. 먼저 ‘한돈 일품포크 삼겹살/목심(100g)’은 1~2일 단 이틀간 1990원에 판매한다. 29일부터 다음달4일까지 ‘농협안심한우 전 품목(산소포장팩·냉동슬라이스·선물세트 제외)’은 마이홈플러스 멤버특가로 최대 50% 할인하고, ‘호주청정우 전 품목’은 최대 50% 할인가로 판다. 또 ‘봉지라면 80여종(1인 12개 한정)’과 ‘파이·비스킷 50여종’은 3개 9900원에 내놓는다. ‘햄·소시지·베이컨·어묵 80여종’은 1490원부터 다양한 가격대로 판매하고,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3000원 상품권(당일 영수증에 한함·영수증 분할·합산 불가)을 증정한다. 1+1 혜택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두부 10종(동일가격·브랜드 교차구매 가능)’은 2190원부터, ‘치즈·휘핑크림 8종(동일가격·브랜드 교차구매 가능)’은 5990원부터, ‘오뚜기 냉면·쫄면 3종’은 6990원에 1+1 혜택을 제공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하는 농산물 할인지원 행사에서는 마이홈플러스 멤버 특가 20% 할인에 농할쿠폰 20% 추가 할인을 더해 최대 40% 할인 혜택을 선사한다. 더불어 최근 완구 등 파격가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카테고리 세일도 이어간다. △완구 350여종은 최대 50% 할인가에 제공하며 △조리도구 200여종 40% △온돌침구 30여종 50% △요소수·엔진오일 10여종 50% △불스원 자동차 용품 100여종 최대 30% △캠핑용품 70여종 50% 할인 등 다양한 반값 혜택을 제공한다.

2025-05-28

“이재명만이 민생 살릴 준비된 대통령”

박범계 의원과 서미화 중앙선대위 장애인시민본부장,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주요인사들이 지난 27일 안동을 방문해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안동 신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상대로 유세전을 펼쳤다. 유세현장에는 김상우, 이삼걸, 권영세 등 안동·예천선대위 주요 인사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시장을 돌며 이재명 후보의 정책 비전과 지역 공약을 직접 설명하며, 유권자들과 소통했다. 유세단은 공식 유세 후 신시장에서 구시장까지 이어지는 ‘골몰 경청 투어’를 통해 상인과 시민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범계 의원(전 법무부장관)은 “이재명 후보만이 민생 중심의 실용 정책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며 “안동의 숙원사업들을 이재명 정부에서 반드시 해결하겠다. 특히 안동을 제3의 고향으로 삼겠다"고 강조하며 지역 밀착형 공약 이행 의지를 밝혔다. 서미화 중앙선대위 본부장은 현 정부의 지난 3년을 ‘참사와 범죄의 연속’이라고 평가하며, 국민의힘을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을 억압한 내란 잔당”이라 규정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불법적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영구적 집권 시도다. 민주당은 이러한 위헌적 시도에 맞서 헌정 질서를 수호하고자 하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김지수 포럼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행정 경험과 정책 능력을 언급하면서, “지금은 ‘준비된 대통령’을 선택할 때다. 모두가 잘사는 길은 이재명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5-28

물 건너간 단일화… ‘3자 구도’ 속 보수 표심 향방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가 불발된 모양새다.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28일에도 단일화와 관련한 구체적 협상이 오가지 않아, 이번 대선후보의 3자 구도가 사실상 굳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단일화 문제는 이제, 기계적으로 시한을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면서 “협상하고 접촉하는 것으로 단일화를 해결할 국면은 이미 지나갔다. 미래를 위해 이준석 후보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이날 영남대에서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인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원래 조용한 가운데 무엇이 이뤄지는데 조용하니까 아무것도 안 되는 거 아니냐, 그렇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는 애초 염두에 둔 바 없다”고 연일 선을 긋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공원 유세 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하며 “대통령이 된다면 책임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선거 사무소에서도 ‘토론 이후 김 후보나 국민의힘과 단일화 논의를 위해 접촉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전화기를 차단해 어떤 경로로 (국민의힘이) 움직임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개혁신당 관계자들에게 간헐적으로 떠보는 이야기가 있지만, 어떤 관계자도 응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처럼 보수진영 두 후보의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보수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이준석 후보를 찍으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될 것’이란 사표론 공세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막판 보수결집과 부동표 잡기에 사활을 걸 태세다. 반면 이준석 후보 측은 역으로 ‘김문수 후보를 찍으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라는 공세로 보수표 및 중도표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5-28

이준석 ‘젓가락 발언’ 후폭풍… 정치권 “여성혐오” 일제히 비판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방영된 3차 TV 토론회에서 여성의 신체 일부를 언급한 것을 둘러싼 논란이 식지않고 있다. 전날 이 후보는 TV토론회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에게 성희롱성 댓글을 언급하며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말하면 여성 혐오인가”라고 질문해 논란이 됐다. 이준석 후보의 질문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아들의 과거 논란을 에둘러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해당 발언이 방송된 직후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는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여성 혐오 언어를 내뱉은 이준석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성명을 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도 “이준석 후보가 ‘제 앞에 있었으면 혼났을 것’이라고 (내게) 한 말을 되돌려주고 싶다”고 비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입에 올릴 수 없는 혐오의 언어를 운운하며 이준석 후보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시민단체들의 항의와 고발도 빗발치고 있다.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는 이날 오전 국민신문고를 통해 경찰에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및 형법상 모욕 등 혐의로 고발하는 민원을 냈다. 이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들이 성희롱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며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이재명 후보 등을 정당한 이유 없이 깎아내리거나 헐뜯는 등 비방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는 논란이 지속되자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공원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순화해서 표현한 것이고, 어떻게 더 순화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지난 선거(대선) 아드님에 대한 검증이 상당이 이뤄졌고, 제대로 해명을 안 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논란된 발언은 그때 이미 이재명 후보 측에서도 인지했다. 그때는 괜찮고, 지금 와서 이것을 지적하는 게 문제라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고 그때도 지금도 유효한 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5-28

김문수, 다시 텃밭으로… ‘보수 결집’ 막판 뒤집기 노린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28일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을 다시 찾았다.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켜 선거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은 필승의 컨셉”이라며 “영남 지역에서 어느 정도 분위기가 잡혀가고 있다고 본다. TK와 PK의 분위기가 특히 잡히면 상승세가 탄력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 동성로와 경산, 영천을 찾았다. 영천은 김 후보의 고향이다. 김 후보는 밤 7시 40분쯤 대구 동성로 국민의힘 대구선대본부 유세 현장을 찾아 “이낙연 전 총리가 국민의힘은 싫지만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걸 막으려고 김문수를 돕겠다고 했다“면서 “삼권분립을 위태롭게 하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꼭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집권하면 TK지역에 일자리를 대거 유치해 이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것을 반드시 막겠다”고도 했다. 동성로 유세 현장에는 주호영, 강대식, 김상훈, 추경호, 김승수, 이인선, 박형수, 최은석, 우재준, 유영하, 권영진 의원 등 TK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후보는 이날 특히 TK지역민들이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당부했다. 그는 “사전투표가 겁나는 사람이 있더라도 걱정 마시고 찍어야 한다. 본 투표에 찍으려다가 그날 갑자기 아파서 못 가겠다든지, 출장 간다든지 하면 우리가 손해 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번 대선의 목표 투표율을 80% 이상으로 잡았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김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더욱 올라갈 것이란 판단에서다. 선대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보수층 유권자가 진보층에 비해 결집이 덜 됐다고 본다”며 “유보층이 투표장에 나오게 되면 인물과 정책을 비교할 것이고, 그 점에서는 보수가 유리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는 경산에서는 영남대 축제 현장을 방문해 청년층 표심을 공략했다. ‘문수형’이라고 적힌 배지를 가슴에 단 김 후보는 축제 부스 한편에 마련된 철봉에 매달려 턱걸이를 해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경남 창원 국립 3·15 민주 묘지를 방문했으며, 눈시울이 붉어진 채 김주열 열사 묘에 큰절을 하고 묘비를 쓰다듬어보기도 했다. 다른 열사들의 묘도 둘러보면서 묵례로 참배했다.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창원에서는 작업복 차림에 안전모를 쓰고 유권자를 만났다. 그후 김해를 시작으로 오후에는 부산, 경남 양산 등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다니며 유세를 했다. 김해 유세에서는 수로왕릉을 찾아 관복을 입고 헌화례를 했고, 부산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연단 위에 올라 지역 유권자들에게 친근감을 표시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5-28

두 글자를 새기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해.” 나는 아들에게 자주 말했다. 자신이 흘린 땀과 시간은 자아를 단단하게 만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시험을 앞둔 날이나 대회에서 고배를 마신 뒷날, 작은 성취 앞에서도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성실하게 무언가를 향해 나아간다면 그 여정 속에 의미가 담겨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결과에 욕심낼 때가 있었다.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를 기원하거나 안정된 기업에 취업하기를 바랄 때는 부모로서 간절히 결과에 집착했다. 아들의 어떤 실패는 나 자신의 좌절보다도 더 아프게, 더 무겁게, 더 쓰라린 상처로 내게 남았다. 아들이 성취하고자 했던 것으로부터 멀어질 때면, 마치 실패의 날 선 조각들이 내 안으로 들어와 가슴팍을 긁고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통은 자식뿐만 아니라 그를 품고 살아온 나에게도 전이되었다. 그래서 결과에 매달렸다. 이럴 때에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부끄러웠다. 또한 살면서 과정이 중요한지, 결과가 중요한지, 내 마음속에서 의심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런 내게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준 여행이 있었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을 방문했을 때였다. 가우디의 흔적은 종교를 초월한 울림을 주었다. 돌마다 기도가 새겨져 있는 것 같은 조각품을 보니 가슴이 벅찼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자 시간의 성소에 머문 듯했다. 스테인드글라스에 비친 빛이 시간 위로 내려앉아 성스러웠다. 경외와 경이, 그 사이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며 빛을 올려다보았다. 믿지 않는 사람조차 기도하게 만들고 경건하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나는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만드는 공간 앞에서 말없이 오래 서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대성당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장관이었다. 그런데 정작 내 마음을 붙잡은 건, 화려한 첨탑이나 섬세한 장식이 아니었다. ‘아직도 공사 중’이라는 대성당의 완성되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대성당은 1882년에 착공해 지금도 짓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완성된 것을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 안정감과 질서를 주고 결과로서의 성취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성당 앞에서는 미완의 건축물인데도 경외감을 느낀다. 완성이 아니라 과정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에서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완성이라는 순간보다,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시간 속에서 더 깊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면, 완성은 그 자체로 정지된 상태다. 반면에 짓고 있는 것은 살아 있다. 변화하고, 이어지고, 다음 세대로 흘러간다. 대성당은 가우디가 짓지 못한 부분을 지금의 장인들이 이어가고 있다. 대성당의 미완성은 단순한 불완전이 아니다. 가우디의 신념이 세월을 통과해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그 끊임없는 ‘도전’의 시간, ‘이어짐’의 마음이 곧 아름다움이었다. 언젠가는 완공될 그날보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더 진실한 현재다. 그제야 나는 아들에게 결과보다 과정이 소중하다는 것을 왜 말했는지 깨달았다. 우리네 삶 또한 미완성의 대성당처럼 매 순간 완성을 향해 지어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간혹 실패를 하더라도 결과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실패를 이겨내는 힘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그곳에서 인식했다. 성취보다 더 오래 남는 건 결국 살아온 시간이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가우디의 묘소가 있는 대성당에 머무르니, 공간이 내 감정을 일깨웠다. 공간에 나의 기억이 보태지면 특별한 장소가 되어, 공간에 대한 사랑인 토포필리아(topophilia)를 느낀다고 한다. 과정이라는 두 글자를 새기며 대성당의 품안에서 토포필리아를 만끽했다. /정미영 수필가

2025-05-28

스승의 정신을 세운 옥산서원

조선학자 회재 이언적 서거 스무해 뒤 경주부윤 이재민이 유림 뜻 모아 창건 2년 뒤 1574년 선조로부터 사액 받아 영남 유학의 정수 고수란히 간직한 채 흥선대원군 사원 철폐령에도 남겨져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회화나무 그늘 길 옥산서원으로 가는 길은 마치 나무들이 지켜주는 오랜 골목 같다. 회화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굴참나무, 이팝나무···. 이름만 불러도 그늘이 젖어든다. 가지는 하늘을 덮고, 뿌리는 땅을 움켜쥐었다. 특히 회화나무는 하나같이 백 년을 훌쩍 넘긴 듯 기품을 지녔다. 회화나무는 중국에서는 출세의 상징이고, 서양에서는 학자의 나무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길상목, 행운목으로 불린다. 예로부터 양반가에서만 심을 수 있던 귀한 나무였다. 집안에 학자가 나고 부자가 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궁궐이나 고택, 서원의 뜰에 이 나무가 자리를 잡았고, 나무는 집의 품격이 되었다. 또한 회화나무는 마을의 수호목이기도 했다. 잡귀를 막고 복을 부르기 위해 마을 어귀에 정자나무로 심었다. 옥산서원의 회화나무 길을 걷는다는 것은 단지 길을 걷는 일이 아니다. 학문의 기운과 삶의 지혜를 함께 지나가는 일이다. 오래전 이 길을 따라 걷던 유생들, 글을 배우러 모였던 발걸음들이 아직 나무 아래에 남아 있는 듯하다. ■정신의 집 옥산서원 옥산서원에 이르렀을 때, 역락문(亦樂門)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른 아침, 닫힌 문 너머로 속세와 단절된 듯한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자계천 세심당에서 한참 놀고, 독락당을 사색한 후 다시 왔을 때,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햇살이 문 위 편액을 부드럽게 비췄다. 독락당과 양동마을은 2010년(한국의 역사마을)에, 옥산서원은 2019년(한국의 서원)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옥산서원은 조선 성리학자 회재 이언적(李彦迪·1491~1553)을 기리는 정신의 집이다.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스무 해, 선비들이 뜻을 모아 기둥을 세웠다. 1572년, 경주부윤 이제민이 유림과 뜻을 모아 창건한 옥산서원은 단지 제향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한 사람이 평생 닦은 학문의 격을 다시 세우는 일이었고, 그를 스승으로 섬기려는 이들의 간절함이었다. 사액을 받은 것은 그로부터 이 년 뒤였다. 선조 임금이 옥산서원에 이름을 내려줌으로써 국가의 인정을 받았다. 후학들이 스스로 터를 닦고 예를 세워 스승을 모셨다. 회재는 사후에 그런 존경의 이름이 되었다. 부드러운 학문이 아니라 엄격한 수양, 권력의 의지가 아니라 물러남의 품격으로 자신이 걷던 길 위에 후학들을 불렀다. 흥선대원군의 사원 철폐령에도 옥산서원은 사라지지 않았다. 영남은 예로부터 글이 법이 되고, 예가 삶의 뼈가 되는 땅이었다. 들판마다 선비가 있었고, 골짜기마다 책 읽는 소리가 울렸다. 학문은 벼슬을 위한 계단이 아니라, 인간 됨의 바탕이었다. 서원은 한 시대 정신의 화석이었고, 스승과 제자의 약속이었으며, 스스로를 다스리기 위한 작은 세계였다. 조선의 육백여 개 서원 가운데 무려 이백여 개가 넘는 서원이 경상도 땅에 있었다. 조선시대 서원철폐령으로 폐쇄한 뒤에도 전국 오십여 서원 중 열네 곳이 영남 지역에 남았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한 지역의 기개와 정신이 얼마나 깊게 뿌리내렸는지를 말해주는 역사적 증거다. 그만큼 유학은 생존을 넘어 저항이었고 실천이었으며, 정신 그 자체였다. 옥산서원은 그런 영남 유학의 정수가 고스란히 서린 곳이다. ■역락문과 무변루 역락문을 들어서자마자, 곧장 무변루(無邊樓)의 뒤태가 시야를 가로막는다. 무변루는 유생들의 휴식 공간이었다. ‘끝이 없는 누각’이라는 뜻으로, 편액은 조선 최고의 명필 석봉 한호가 썼다. 붉은 기둥과 녹청색의 문살, 그리고 닫힌 문들 사이로 스며드는 어둠이 조용히 말을 건다. 마치 발걸음을 멈추라는 듯, 그 너머로 나아가려는 마음에 제동을 건다. 숨이 턱 막힌다. 닫힌 문이 하도 웅장하여 위압감마저 든다. 무언가를 단호히 막아선 듯한 정면의 구성은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 여기에 모신 이의 정신, 그 절도를 다시 한번 가다듬고 오라는 무언의 가르침이다. 허투루 들어올 수 없다는 듯, 위엄과 침묵이 겹겹이 쌓여 있다. 그래서일까. 몸보다 마음이 먼저 엎드리게 된다. ■강학 공간 구인당과 암수재, 민구재 무변루를 지나면 강학 공간이다. 강의와 토론이 오가던 서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정면에 구인당이 단정히 서 있다. 구인당은 회재 이언적이 쓴 글귀 ‘구인(求仁)’에서 이름을 따왔다. 구인당 좌우의 양진재(兩進齋)와 혜림재(蕙林齋)는 교수와 유사들이 기거하던 곳으로, 오늘날의 교무실이나 연구실에 해당한다. 구인당은 1836년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다시 지어졌다. 햇살이 마당을 넓게 비추고, 구인당 현판 아래가 유독 환하다. 검은 기와지붕 아래 걸린 ‘옥산서원(玉山書院)’ 현판 네 글자는 상당한 무게로 읽힌다. 앞에 서면 어느새 자세가 조심스러워진다. 단정한 기운, 절제된 구조다. 공간이 먼저 예를 요구하는 자리다. 강당 앞마당 좌우에는 유생들이 학문을 닦으며 머물던 동재와 서재가 자리하고 있다. 암수재(巖守齋)와 민구재(敏求齋)가 서로 마주 본다. 수백 년 세월을 견딘 목재들이 몸을 낮춘 채, 정면의 구인당을 향해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나이가 많은 유생은 동재에, 어린 유생은 서재에 기거했다. 유생들은 나이에 따라 위계가 있었다. 마치 학문 앞에 엎드린 제자 같고, 정신의 중심을 받드는 두 팔 같다. 좌우의 건물이 높지 않은 이유, 곧고 단정하게 뻗은 이유는 오직 하나다. 이곳이 스승을 모신 자리임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옥산서원의 깊숙한 한켠, 전적들을 보관하는 경각이 조용히 문을 닫고 있다. 이곳에는 회재 이언적의 저술과 관련 기록, 유생들의 학문 흔적이 고요히 보존되어 있다. 누가 읽고 누가 필사했는지 모를 붓 자국들이 책 속에 남아, 긴 세월을 지나 지금도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굳게 닫힌 제향의 공간, 사당 서원 안쪽으로 더 들어서면, 굳게 닫힌 문이 나온다. 회재 이언적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제향의 공간이다. 이곳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리지 않는다. 사람의 말보다 침묵이 무거운 공간, 제사의 손길과 정갈한 마음으로만 닿을 수 있는 자리다. 경외감은 그 자체로 경계선이 되어, 이 공간을 감히 넘보지 못하게 만든다. 사당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정신이 깃든 자리다. 담장은 높고 길게 둘러쳐져 있다. 위엄을 막연히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신성함을 지키기 위한 울타리다. 담장 안쪽은 제사 때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는다. 예로부터 스승을 모신 제향 공간은 그 자체가 법이었고, 침입할 수 없는 신성의 영역이었다. 담장 너머의 고요는 단순한 조용함이 아니라, 수백 년을 지켜온 절제의 목소리다. 고요는 서원의 다른 공간들에도 번져 있다. 강당이며 재실이며 마당까지, 모두가 그 사당의 중심을 향해 기운을 모으고 있다. 바람결 하나도 허투루 지나가지 않고, 발걸음마저 조심스럽다. 사람들은 말없이 담장 바깥에서 손을 모은다. 숨소리조차 가볍게 뱉고, 눈빛조차 가라앉는다. 신을 모시는 공간이기에 앞서, 스승을 모시는 곳이기에 그 앞에서 사람들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회재 이언적 신도비 서원의 끝자락, 신도비가 있다. 회재 이언적의 생애와 사상을 새긴 돌이다. 옥산서원을 가득 채우고 있는 묵언의 무게가 한결 선명해지는 비석이다.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서원은 조용히 말하고 있다. 겸손하라, 조심하라, 무릇 배운다는 것의 시작은 스스로를 낮추는 데서 비롯된다고. 옥산서원은 그 가르침을 담은 거대한 침묵의 서책이다. 서원을 나서려 돌아 나오는데, 무변루 좌우에 우뚝 선 향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수백 년 세월을 품은 듯 굵고 묵직하다. 향나무는 오래전부터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 무변루를 사이에 두고, 마치 경계라도 하듯 서 있는 모습에서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스승과 제자의 자리, 학문과 침묵의 자리를 누가 감히 어지럽힐 수 있을까. 아까부터 알 수 없는 기척이 자꾸만 목덜미를 건드리고 있었다. 누군가 지켜보는 것 같아 발끝을 낮췄고, 숨도 조심스레 내쉬었다. 그 기척의 정체가 향나무였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높고 무성한 가지 사이로 조용히 나를 내려다보는 시선이었다. 다행이다. 무례한 말도, 요란한 소리도 내지 않았으니. 안도의 숨을 쉬어낸다. 나무 아래를 지날 때조차 괜스레 허리를 굽히게 된다. 두려움이 아니라 경외다. 향나무는 다시 고요해지고, 나는 나무를 뒤로한 채, 천천히 서원을 떠난다. 회화나무 그늘이 처음보다 한층 더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2025-05-28

안동댐, 낙동강 수계 상류에 있고 우수한 수질 관리 ‘1급수’

30년 넘게 해결하지 못한 대구취수원 이전 사업. 대구시민들이 갈망하는 이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대구시는 그동안 고군분투를 이어왔으나,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대구시가 현재 추진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이 취수원 이전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진단한다. 그 말은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대구취수원 이전 사업은 앞으로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에 본지는 대구시가 추진해 왔던 취수원 이전 노력과 현재 추진 중인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퇴적물 중금속 농도 3~4등급 해당 수질 검사서 단 한번도 검출 안돼 용출 수질오염 가능성 거의 없어 최근 10년간 8개 항목 모두 1등급 의성군 풍지교 하천 유지량 분석 최대가뭄 기준 산정 물 부족 없어 생·공·농업용수 법적 유지량 충족 글 싣는 순서 ①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이란 ② 댐의 물이 가장 안전하다 ③ 대구 안동댐 취수원 이전⋯지역 상생의 모델이 되다 ④(인터뷰)“30년 이상 끌어온 취수원 이전, 지금이 마지막 기회” △댐의 물을 식수로 이용해야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수자원은 강물과 댐 물이다.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는 댐 물을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강물 지표수를 식수원으로 하는 곳은 낙동강 수역이 유일하다. 강물이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강물은 수질 오염 사고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지표 위의 오염 물질들이 빗물에 섞여 유입되기 쉽고, 하천이 흐르면서 상류 지역에서 발생한 생활하수나 공장폐수의 처리수와 섞이기 때문에 우수한 수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댐 물은 수백 ㎞에 걸쳐 흐르는 하천에 비해 길이가 짧고 댐 인근 지역의 관리가 용이하다. 또 대부분 수계 상류에 위치해 있어 우수한 수질을 유지한다. 이러한 이유로 대구시는 낙동강 강물이 아닌 안동댐에서 공급되는 청정 1급수 댐 물을 대구로 공급하는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서울과 인천은 팔당댐(7%)과 팔당댐 직 하류(93%)에서 100%, 대전과 세종은 대청댐에서, 광주는 주암댐(42%)과 동복댐(58%)에서 100% 댐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그에 반해 대구는 가창댐·공산댐(7%), 운문댐(27%)에 불과하다. 안동댐 하류 166㎞ 지점에 위치한 문산·매곡 취수장에서 취수한 강물(66%)을 이용하고 있다. △안동댐이 중금속에 오염됐다? 1976년 준공된 안동댐의 퇴적물에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더욱이 안동댐 퇴적물의 중금속 농도는 3~4등급에 해당하는 나쁜 수준이다. 그러나 퇴적물 중금속 농도와 달리 안동댐 수질은 1997년부터 27년이나 지난 현재까지 수질검사(연 4회 실시)에서 단 한번도 중금속이 검출된 바가 없다. 이는 퇴적물에 포함된 중금속이 수중으로 용출돼 수질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혹여 미량의 중금속이 검출되더라도 응집·침전 등의 정수처리 과정을 통해 충분히 제거가 가능하다. 취수예정지인 안동댐 직 하류에 인접한 수질측정망(안동1) 지점의 측정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매월 조사) 조사한 일반수질 8개 항목 모두 Ⅰ등급(매우 좋음~좋음)을 받았고, 카드뮴, 비소 등의 조사에서도 전 항목에서도 수질기준을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주 1회 이상 조사) 조류(녹조) 발생농도 및 기간 조사에서도 안동댐이 낙동강 본류(문산취수장 인근)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 안동댐 취수로 인해 하천유지 용수 부족과 수질 악화가 우려된다? 대구시는 당초 안동댐 계약량 하루 63만5000t을 취수하는 것으로 정부에 건의했으나, 환경부의 검증 결과에 따라 하루 46만t을 공급하는 방안으로 확정했다. 특히, 환경부는 과거 발생한 최대 가뭄을 기준으로 안동댐 직 하류 취수 시 가장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성군 풍지교 지점에서 하천유지량을 분석해 적정 취수량을 산정한 만큼 물 부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최대가뭄을 조건으로 물수지 분석 세부 산정한 결과에 따르면 용수공급량 (댐방류+지류하천)은 319만 5000t으로 하천수 사용량(생·공·농업 용수 + 취수량 46만 t) 196만 2000t을 사용하더라도 사용용수 회귀량(56만 4000t)을 포함하면 법적 하천 유지유량인 179만 7000t을 충족한다. 하루 46만t의 취수로 수질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3월 검토한 결과 BOD 0.1~0.2ppm, T-P 0.001ppm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돼 수질에 대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1년 이후 취수가 실제 이뤄지게 되는 시점에는 본류 수질 개선 사업 등이 추가로 반영되기에 수질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이러한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생·공·농업용수 및 하천유지 용수 부족과 수질이 악화된다는 일부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5-28

세월의 풍파 속 잎 틔우며 열매 맺는 모습 부모의 삶과 닮아

초록으로 나날이 물들어가는 오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함께 들어 있다. 어린이날이면 다른 일은 제쳐두고 아이들을 공원의 놀이터로 데리고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어버이날에는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용돈도 드렸다. 이는 소소한 일이지만, 부모는 부모로서 자식을 사랑하는 도리를 행한 것이고, 자식은 자식으로서 부모에 대한 효도가 아닐까, 역시 마땅한 도리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성장하고 부모님은 하늘로 떠나 먼 추억으로 남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러한 일들이 바로 행복이었음을 깨닫는다. 지금은 어버이날이면 성장한 자식들이 멀리 있어 직접 카네이션 꽃을 달아 드리진 못하지만, 용돈만은 꼬박꼬박 보내 주어 기쁘게 한다. 속이 텅텅 비도록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고 희생을 감내한 부모의 은혜를 자식은 효도로 보답하고 있다. 이처럼 부모의 자식 사랑이나 자식이 부모에게 드리는 효도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인간 삶의 진리이고 행복의 바로미터가 아닐까 싶다. 회재 이언적 선생 제사 받드는 별서 ‘독락당’에 자리잡은 500살 노거수 韓·中 교류 등 역사문화 가치 뛰어나 천연기념물 제115호 지정 보호 받아 밑동 줄기가 텅 빌만큼의 상처에도 아름답게 가지 뻗은 모습 대견스러워 조각자나무 노거수 또한 그러한 것 같아 가슴이 찡함을 느꼈다. 여름의 끝자락에 아내와 함께 경주 안강읍 옥산리 옥산서원 숲을 거닐다가 독락당 천연기념물 조각자나무 노거수 앞에 멈춰 섰다. 천연기념물이라는 품격의 자연유산에 걸맞지 않게 노거수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밑동 줄기의 속은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텅텅 비어 있었다. 분명히 속이 꽉 찬 튼튼한 나무였을 터인데,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가진 에너지를 비바람의 외세에 맞서고 꽃과 열매를 맺어 후손을 이어가느라 소진했을 것이다. 썩어 문드러진 자국도 없이 조용히 속을 비운 채 푸른 가지들을 높이 올리고 있었다. 마치 오래전 부모님을 떠올리게 했다. 자식에게 웃음과 사랑, 삶의 에너지를 몽땅 쏟아부은 분들, 웃음과 사랑을 다 주고도 정작 본인의 속은 그렇게 비워졌다는 걸 나 또한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다. 속이 텅 빈 나무처럼 부모님도 그러셨다. 말없이 견디고, 꺾이지 않고, 우리를 푸르게 키워내셨다. 독락당은 회재 이언적 선생의 제사를 받드는 옥산서원 북편 600m 거리에 있는 별서이다. 이언적(1491~1553) 선생이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온 뒤 거처한 건물이라고 전해진다. 옥산리 1600-1번지 건물 마당에는 천연기념물 제115호로 지정된 나이 500살, 키 14.5m, 몸 둘레 4.9m의 조각자나무 노거수가 살아가고 있다. 나무의 모습은 매우 아름다우나 밑부분과 두 개의 가지만 살아 있고 속은 비어 있었다. 텅 빈 속을 깨끗이 외과 수술하여 튼튼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였다. 조선 중종 1532년, 회재 이언적 선생이 잠시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와 학문에 전념할 때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온 친구로부터 종자를 얻어 심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오래되고 희귀한 나무로서 생물학적 보존 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교류 관계와 독락당의 역사를 알려주는 문화적 가치도 크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었다. 나는 이처럼 속이 텅 빈 노거수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끈질긴 생태적 삶의 모습에서 꼭 우리 부모님 같은 생각이 들었다. 조각자나무로부터 그 오래됨과 아름다움을 넘어 살아가는 모습에서 우리 삶을 반추해 볼 수 있어 더 의미 있었다. 조각자나무는 살아오면서 비바람과 곤충으로 인해 속이 썩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가지를 뻗고 잎을 틔우며 열매를 맺어 후손을 이어가고 있었다. 우리의 인생도 상처를 받고 때로는 속이 무너질 듯한 고통을 겪지만, 그 모든 흔적을 품은 채 여전히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다시 웃으며 사랑하고, 새로운 열매를 맺으려 한다. 나무는 마치 상처를 품은 채 더 넓게 가지를 뻗는 사람과 닮았다. 삶의 아픔이 단지 고통으로만 남지 않고, 더 깊고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조각자나무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가시가 굵고 억세며, 주엽나무와 잎, 가시, 열매 등이 비슷하여 구분하기가 어렵다. 주엽나무는 한국과 일본이 원산지인 반면, 조각자나무는 중국 중남부 지방이 원산지이다. 꽃은 5∼6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서 피며, 작은 꽃들이 모여 있다. 열매는 9∼10월에 익으며 약재로 사용된다. 열매에는 사포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비누대용으로 쓰이기도 했다. 줄기 겉면에는 이끼가 무성했는데, 이는 습하고 그늘진 환경에서 자라는 나무의 특성을 보여준다. 줄기의 속은 텅 비었지만, 잎은 풍성하고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도 많이 달려 있었다. 나뭇잎이나 열매를 문지르면 강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도덕산과 어래산에 떨어지는 빗물이 모여 옥산천이라는 계곡을 이루어 흐르면서 곳곳에 아름다운 경관과 유명한 사적지를 품고 있다. 독락당과 접하고 있는 계곡에는 느티나무, 팽나무, 소나무, 회화나무, 이팝나무 등 다양한 노거수가 살아가고 있다. 그 옛날, 계곡의 아름다운 명소를 옥산구곡이라 명명하여 시를 짓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특히 옥산서원 앞으로 흐르는 계곡 가운데 자리한 너럭바위 일대, 세심대(洗心臺)는 작은 폭포와 용소를 이루어 빼어난 경관을 보여준다. 회재 이언적 선생이 주변 산과 계곡에 이름을 붙였는데, 이를 사산오대(四山五臺)라 하며, 그중 하나가 세심대이다. 세심대는 마음을 씻고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구하는 곳이라는 뜻이며, 바위에 새겨진 글씨는 퇴계 이황이 쓴 것이라고 전한다. 사산은 도덕산, 화개산, 무학산, 자옥산이고, 오대는 관어대, 영귀대, 탁영대, 징심대, 세심대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천천히 걸으며 울창한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조각자나무 노거수는 사람과 다름없다. 500년이라는 세월을 견뎌온 생명체이다. 독락당이 세워질 무렵부터 오늘날까지 한자리를 지키며 살아오고 있다. 조선의 학자들이 이곳에서 글을 읽을 때도, 후손들이 이 나무 아래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회재 이언적 선생의 분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락당의 정취를 더욱 깊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쉼과 사색을 제공하는 안락한 품속이 되었다. 바람이 불 때면 조각자나무의 잎사귀가 속삭인다. 그 소리는 독락당의 오래된 기와 아래에서 들리는 옛 학자들의 목소리처럼 느껴진다. 독락당을 오가며 입구에 세워진 경청재(敬淸齋)와 화의문약설(和議文略說)에 관한 안내판을 읽으며 부모님에 대한 효도와 형제간의 우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경청재, 화의문약설, 옥산구곡… 경청재(敬淸齋)는 회재 이언적 선생 손자 두 형제가 독락당을 보존키 위하여 화의문을 작성하면서 세운 집으로 선생은 청백리에 가자되었다. 청백은 공경지심에서 나온다 하여 후손들이 본 집을 경청재라 이름하였다. 화의문약설(和議文略說)의 내용은 독락당은 회재 선생의 별서이고, 이외 유택에는 우리 부모님의 혈설이 가득하다. 당우와 담장을 수호하기 위하여 우리 형제가 약간의 토지를 출현하였다. 후손들 가운데 혹 궁벽하여 토지에 대해 다투는 일이 있으면 불효로써 논단한다는 것이다. 옥산구곡(玉山九曲)은 회재 사후에 하계 이가순이 회재 은거지에 구곡 원림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옥산천을 따라 아홉 곳을 선정하고 명명하였다. 옥산천(옥산구곡)은 회재의 시(詩) 임거십오영(林居十五詠)의 창작 공간이며 옥산서원길에는 3곡∼7곡까지를 포함하고 있어 옥산천을 오르며 굽이굽이 존재하는 회재의 자취를 유람할 수 있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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