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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F 자체 제작 뮤지컬 ‘애프터 라이프’ 티켓 오픈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자체 제작한 창작 뮤지컬 ‘애프터 라이프’를 오는 6월 21일부터 29일까지 봉산문화회관 가온홀 무대에 올린다. 지난 ‘투란도트’ 이후 10여 년 만에 선보이는 DIMF의 자체 제작 뮤지컬이다. ‘애프터 라이프’는 ‘사후세계의 낙원’인 파라다이스 빌리지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1급 천사 ‘존’과 1급 악마 ‘제임스’의 이야기를 담은 감성 판타지 뮤지컬이다. 천사와 악마의 공조라는 신선한 설정을 통해 기억, 구원, 자유의 의미를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낸다. 작품은 2023년 초연을 통해 호평을 받은 이후 2024년 재정비를 거쳐 2025년 공식초청작으로 또 한 번 돌아왔다. 올해 공연에는 2023년 초연에 참여한 김태윤(존 役), 손광혁(리버 役)과 2024년에 무대에 올랐던 안동혁(서브 役)이 다시 무대에 올라 의미를 더한다. ‘오즈’, ‘더 데빌’ 등에서 활약한 이승헌이 인간세상에서 자유로운 삶을 즐기던 1급 악마 ‘제임스’ 역으로 긴장감을 더하고 ‘빨래’, ‘레드북’ 등에서 감각적인 연기를 펼친 김청아는 삶의 고통 속 새로운 삶을 꿈꾸는 ‘루나’ 역으로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여기에 드라마와 대학로를 오가며 활약 중인 이경욱이 사후세계의 설계자인 ‘관리자’ 역을, DIMF 뮤지컬아카데미 출신 이예진이 파라다이스 빌리지의 신입 영혼 ‘버튼’ 역을 맡아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이에 더해, 제7회 DIMF 뮤지컬스타 최우수상 수상자인 최하람은 신의 뜻을 받들어 수백 년 동안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한 대가로 파라다이스 빌리지에 입주한 천사 ‘존’ 역으로 새롭게 합류하며 중심 축으로 활약한다. 제작진 역시 실력파가 포진해 있다. 성재준 작·작사·연출, 박현숙 작곡·편곡, 김길려 음악감독, 홍유선 안무감독까지 국내 최고의 창작진이 합심해 ‘애프터 라이프’만의 색깔을 완성했다. 자체 제작 창작 뮤지컬 ‘애프터 라이프’는 5월 27일 11시부터 NOL티켓(구 인터파크)을 통해 단독 예매가 진행된다. 올여름, 독창적인 세계관과 신선한 캐스팅 그리고 촘촘한 완성도로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웰메이드 뮤지컬로 주목받고 있다. ‘애프터 라이프’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으며 현재 상해·심천 등 주요 도시의 유수 뮤지컬 제작사와 활발히 접촉 중이다. DIMF는 국내 창작뮤지컬로 하여금 세계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물색하고 있으며 ‘애프터 라이프’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바탕으로 그 가능성을 높은 관심으로 입증하고 있다. 한편, 제19회 DIMF는 오는 6월 20일부터 7월 7일까지 다채로운 공연과 부대행사로 뮤지컬 도시 대구를 18일간 가득 채워 나간다. 자세한 사항은 DIMF 사무국(053-622-1945)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5-26

‘모전들소리’, 문경새재 관광객 사로잡아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인 ‘모전들소리’가 문경새재를 찾은 많은 관광객들을 사로잡았다. 모전들소리보존회(회장 이화섭)는 지난 24일 문경새재 옛길박물관 앞에서 연 ‘모전들소리 공개행사 및 제11회 정기발표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무형문화유산의 대중화와 보전·전승 활성화를 목적으로 매년 한 차례 연다. 올해 행사는 문경 ‘모전들소리’를 필두로 예천 국가무형유산 ‘통명농요’, 경남 함안 도무형유산 ‘함안농요’, 전북 순창 도무형유산 ‘금과들소리’를 초청해 전통농요와 노동요를 신명나게 공연했다. 또 세 명의 경기민요 명창들과 함께하는 민요한마당 공연은 문경새재를 찾은 많은 관광객들에게 전통민속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모전들소리’는 논밭에서 일하며 부르던 농민들의 농요와 노동요이다. 단순한 노래를 넘어 공동체의 삶과 정서, 협력의 가치를 담고 있다. 이번 공연으로 고유의 농요와 들소리를 무대에 올려 잊혀가는 농촌의 소리를 되새기고 전통문화를 공유했다. 모전들소리는 지역 주민들에 의해 오랜 세월 구전된 민요이다. 2010년 모전들소리보존회가 설립돼 모전들소리를 전승해 왔고, 2017년 제58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 수상과 금명효 선소리꾼이 개인상을 받아 2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이후 2020년 경상북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매년 정기공연과 함께 지역 공연을 통해 농요와 농악 등 전통문화 전승에 힘쓰고 있다. 이화섭 보존회장은 “농요는 노동의 고됨을 이겨내기 위한 지혜이자 공동체의 노래였다. 공연을 통해 사라져가는 전통이 오늘의 감성으로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5-26

내 한 표는 책임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국민이 권력을 위임하는 신성한 절차이자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가장 실질적인 도구다. 나의 한 표가 공동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세대와 역사를 관통하는 선택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작금 대한민국의 선거 풍경은 성숙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것은 지역 간 정치적 정서의 충돌이다. 그중에서도 영남과 호남의 뚜렷한 표심 차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닌 오랜 역사와 상처가 만들어낸 굴레다. 해방 후 한국 정치의 이념과 노선은 지역을 기반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과 유신체제는 영남을 중심으로 한 개발 우선 정책을 펼쳤고 반면 호남은 상대적 소외를 경험했다. 결과는 정치적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었으며 이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고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은 그 갈등을 극단으로 몰고 갔고. 영 호남 지역 간의 골은 깊어졌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총선과 대선을 치를 때마다 각 지역의 결과는 대체로 예측 가능한 양상을 띤다. 영남은 보수, 호남은 진보라는 프레임이 고착되어 있으며 후보의 정책보다 출신 지역과 배경이 부각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구도는 민주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지역이 정치를 포용해야 하며 정치로 인해 지역이 분열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러한 프레임을 흔드는 변화의 조짐이 없었던 건 아니다. 1997년 소위 ‘DJP연합’ 이나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이다. 최근에는 호남에서 보수 정당의 득표가 증가하고 영남에서도 진보 후보에 대한 표심이 일부 나타나기 시작하여 고정적인 지역 정서에 균열의 양상이 보이기도 한다. 선거권을 가진 국민은 단지 감정이나 이념에 따라, 지역에 따라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할 철학과 비전을 기준 삼아 투표에 임해야 할 것이다. 후보의 공약과 전문성과 삶의 흔적을 냉철하게 비교해보는 신중함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인 나의 한 표가 법을 만들고 사회의 기본을 설계하며 국민의 안정과 번영을 약속하고 평화를 지키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유권자는 단순한 선거 소비자가 아니라 국가의 주권자이자 공동체의 책임자이다. 그 책임의 시작은 투표소 안에서 시작된다. 선거 결과는 대한민국이 어떤 사회로 나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민심의 척도이며 우리가 어떻게 과거를 딛고 미래를 선택할지를 나타내는 분명한 지표다. 시민기자는 유권자가 지역을 넘어 정책과 가치로 뭉친다면 그 선거는 분열의 장이 아닌 진정한 통합의 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나의 한 표는 바로 나의 책임이다. 그 책임은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할 수 있는 큰 희망이기도 하다. /석종출 시민기자

2025-05-25

보수 단일화 ‘1차 시한’ 넘긴 김문수-이준석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가 ’1차 시한’을 넘겼다. 대선 후보들의 이름과 기호가 담긴 투표용지가 25일 인쇄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반(反) 이재명 후보단일화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문수-이준석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수진영 표 분산이 이뤄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21대 대선 본 투표일에 사용할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갔다. 선거용 투표용지에는 인쇄 전날까지 발생한 사퇴나 사망 등만 반영된다. 이후 후보자가 사퇴하더라도 투표용지에는 사퇴가 표기되지 않고, 투표소 안내문에만 공지된다. 다만, 국민의힘은 최종 단일화 데드라인을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오는 29일 전까지로 보고 있다. 이때까지 양측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즉석에서 인쇄되는 사전투표용지에는 사퇴가 표기된다.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단일화를 포기하지 않고 이준석 후보를 향한 구애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이날 충남 공주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계속 한뿌리였으니 노력하겠다”면서 “여러 각도에서 지금 (이준석 후보를) 만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는 100% 안한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100% 국민경선·공동정부 구성’ 등의 제안에 대해선 “정치공학적 단일화 같은 것으로 분위기를 흐리는 데만 일조하고 있다”며 “제발 좀 정신을 차리라”고 했다. 이 때문에 단일화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단일화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게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은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져,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이재명 후보를 꺾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고조되면 단일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양측 모두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게 되면 단일화 동력이 급속도로 약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때문에 양측 모두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여론전과 신경전을 당분간 치열하게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5-25

국힘 텃밭사수-민주 외연확장 ‘주말 TK 총력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주말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총력 유세전을 벌였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 간 전국 지지율 격차가 계속 좁혀지자, 두 정당이 각각 텃밭 사수와 외연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24일 영주시를 시작으로 안동, 대구를 잇따라 방문하며 보수진영 결집에 나섰다. 영주시 유세에서는 동행한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경북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리며 “그동안 잘못한 게 많았다. 앞으로는 잘하겠다”며 사과했다. 안동으로 이동한 김 후보는 유세가 열린 웅부공원 현장에서 건네받은 갓과 도포를 착용한 채 트럭에 올라 “계엄이다, 탄핵이다, 또 경제도 어렵고 힘든 게 많았죠"라고 말하면서 “저와 우리 국민의힘이 정말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며 거듭 사과했다. 김 후보는 이어 상주와 김천, 구미, 칠곡을 순회하며 유세를 한 후, 저녁에는 대구 달성군을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 후보는 이날 박 전 대통령과 1시간 가까이 차담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지 지혜를 달라”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선거는 진심으로 하면 된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선거를 잘 치를 수 있을지 더 깊이 고민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윤재옥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장과 이만희 후보 수행단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유영하 의원이 배석했다. 이날 김 후보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설 여사는 “김문수가 대통령이 되면 확실하게 우리 서민들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며 “(보수의) 심장이 팔짝팔짝 뛰는 대구가 되기 위해 김문수가 큰 역할을 하도록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25일에는 나경원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도 대구에 와 김 후보 지원에 나섰다. 나 위원장은 이날 중구 동성로 등에서 이 지역 국회의원 12명과 함께 집중 유세를 펼쳤다. 민주당도 지난 주말 30% 이상 득표를 목표로 TK에 당력을 집중시켰다. 상주 출신인 서영교(서울 중랑갑) 대구·경북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은 지난 23일 김부겸 총괄선대위원장과 함께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스타트업 간담회’를 열고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국회에서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했다. 서 위원장은 오후에는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앞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서 위원장은 24일에는 경북 영주와 예천군의 전통시장, 상가 등을 돌며 주민들을 만났다. 김부겸 민주당 중앙당 총괄선대위원장도 지난 23일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에서 의료계와 의정 갈등 해법을 풀기 위한 간담회를 가지고 대학병원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허소 대구시당 총괄선대위원장과 강민구 수성구갑지역위원장과 함께 신매시장 상인연합회 회원들과도 만나 간담회를 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5-25

“김문수가 대통령 되면 ‘대구를 제2의 서울로’”

국민의힘 나경원 중앙선대위원장은 25일 대구를 찾아 “김문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지역을 GTX로 연결해서 제2의 서울을 대구에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나 위원장은 이날 강대식(동군위을)·김승수(북을)·권영진(달서병)·이인선(수성갑)·최은석(동군위갑)·김기웅(중·남구) 등 대구지역 국회의원과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광역·기초의원들과 함께 대구 중구 동성로 옛 한일극장 앞에서 김 후보 지원 유세를 했다. 나 위원장은 “김 후보는 파도 파도 미담만 나와 파파미”라며 “경기도지사 시절 대기업을 유치했다. 삼성 반도체는 정부에서도 반대하고 삼성에서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을 밀어붙여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후보가 엘지 디스플레이, SK 하이닉스 등 대기업을 유치하고 판교 테크노밸리에 IT 단지를 만들어서 대한민국의 혁신 기업, 혁신 연구소를 만들었다”고 언급하면서 “GTX도 만들었다. GTX는 서울과 경기를 철도로 연결해서 출퇴근을 편하게 한 것이다. 김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구에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상대편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갔다. 나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그저께는 경기도 시흥에가서 거북섬이라는 단지가 있는데, 거기가 잘 안 된다고 자기가 워터웨이브라는 기업을 유치했다고 자랑했다”며 “워터웨이브 유치하면 뭐 하나. 지금은 거북섬 워터 웨이브도 망하고, 거북섬 상가도 공실률이 86%고, 호텔도 망하고 오피스텔도 다 망했는데 그걸 잘했다고 하는 걸 보니까 이건 무능해도 한참 무능하고, 무책임해도 한참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후보는 기본적으로 경제관이 틀려 먹었다. 호텔 경제학이라고 무슨 노쇼 경제학 예약했다가 예약 취소해도 그 예약금이 빙글빙글 돌아서 경기를 살린다는데 예약이 취소되면 그 취소한 상점은 망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이 후보를 향해 “대한민국이 국가부채 비율이 낮다고 계산하는 것부터 틀렸다"며 "우리는 기축통화국이 아니다. 미국처럼 달러를 발행하는 기축 통화국은 조금 국가 부채 비율이 높아도 되지만 우리는 비기축 통화국이다. 비기축 통화국 중에서는 우리가 부채 비율이 굉장히 높은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민들한테 10만 원씩 다 나눠줬는데 경기도에 빚이 1조 5000억 원이 바로 생겼다”며 “10만 원씩 나눠준 게 경제 살리는 데 효과가 있었느냐. 30%로만 현금으로 돌아갔다. 이런 엉터리 같은 돈 나눠주기 포퓰리즘 정책으로는 대한민국이 빚더미에 올라간다. 여기 우리 아이도 있는데 우리 미래 세대가 빚더미에 올라가는 거 그냥 두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동성로 유세에는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의원도 가세했다. 윤 의원은 “이 후보는 개인에게 불리한 판결을 했다고 해서 대법원장을 탄핵하고 청문회 세우고 대법관 14명을 증원하려고 했다”며 “이재명 한 개인의 나라가 아니라고 말해달라. 이재명에게 법이 있다고 국민이 막아 달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이낙연 전 민주당 당 대표도 저와 똑같은 심정으로 이재명이 정권을 잡으면 개별 나라가 되니까 막아달라고 하고 있다”며 “왜 정당을 초월해서 모든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이재명의 나라를 막아달라고 호소하나. 이유는 명확하다. 이재명의 나라는 이재명과 민주당에 의한 제1당 독재 히틀러의 독재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5-25

이재명·김문수 “충청 민심 잡아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가 25일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꼽히는 충청권을 나란히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충청권은 지난 3차례의 대선 당락을 가른 지역으로 민심의 ‘바로미터(barometer)’로 불린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충남 당진을 찾아 “여기에 제2서해대교를 만들고, 동서 횡단 철도도 빨리 확정해야 하지 않느냐”며 “당진항도 서해 환황해권의 중심 항으로 꼭 발전시켜야 한다”고 공약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진 그린수소에너지산업 육성, 제2서해대교 및 당진-아산 고속도로 건설 추진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어 아산 유세 현장에서는 “미래차·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아산 탕정역 한들물빛공원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며 GTX-C 노선 추진, 미래모빌리티 기술 고도화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이후에는 천안을 방문해 국가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모친인 육영수 여사 생가가 있는 충북 옥천에서 선거 일정을 시작했다. 김 후보는 육 여사 생가를 찾은 뒤 가진 옥천 유세에서 “따님 박근혜 대통령은 거짓 정보로 대통령직을 박탈당하는 일이 있었다. 불행한 일을 겪으셔서 가슴이 매우 아프고 앞으로 명예가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충남 계룡, 논산, 공주, 보령, 홍성 등을 방문해 표심 몰이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국방산업 중심도시(논산), 국방 수도 건설(계룡) 국가산업단지 조성(금산) 등을 약속하는 등 충청 권역별 맞춤 공약도 제시했다. 또 계룡 병영체험관에서 국방 분야 공약으로 화이트해커 1만명 양성 추진, 군 복무자 처우 강화를 위한 예산 확대, 군가산점제 재도입 등을 내걸었다. 그는 공주 유세 현장에선 백제 문화 복원·선양을 위한 예산 지원, 보령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을 위한 직업훈련 지원을, 홍성에서는 내포신도시 발전과 농업 생명과학 발전 등을 약속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5-25

지지율 흔들리자 ‘프레임 전쟁’ 점화한 대선 후보들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프레임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요동치는 지지율 속에 남은 선거운동 기간 판세를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로 가져가기 위해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파면으로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에서 ‘내란 극복 선거’ 프레임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도덕성 등의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와 대비시키기 위해 ‘반(反) 방탄독재’ 프레임을,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두 후보에 대한 반감을 극대화해 역전을 노리는 ‘동탄 모델’에 주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의 50% 지지율이 깨진 가운데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특히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이재명 후보와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고,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런 가운데 사흘 앞으로 다가온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 동안 지지율이 어떻게 변화할 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이재명 후보는 지지율이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대세론을 굳히기 위해 이번 조기 대선은 ‘내란 극복’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전날 유세에서도 “이재명이 밉더라도, 민주당이 좀 마음에 안 들더라도 결코 내란 세력을 지지하거나 기회를 다시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여러 가지로 부족했던 점이 많았던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내란 프레임’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그는 “제 측근 중 한 사람도 부정부패 비리로 자살하거나 의문사한 사람이 없다. (이재명 후보는) 온갖 흉악한 죄를 지어서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며 이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집권할 시 입법·행정·사법부를 모두 장악할 것이라며 방탄 독재를 깨야 한다고도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국민이 받아볼 투표용지에는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의 이름이 선명히 보일 것”이라며 총선에서 3자 구도 속에 승리했던 ‘동탄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사전투표 전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성사 여부가 이번 조기 대선의 변수로 꼽고 있다. 두 후보가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갈지, 또 상승 폭은 얼마나 될지 등에 따라 성사 여부가 달려 있다. 민주당은 ‘김문수-이준석’ 단일화에 대비, 정권 심판론을 키우는 동시에 단일화에 따라 중도층 표심이 좌우될 수 있다고 보고 경제·안보 등 의제에서 중도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민주 정권 안보 취약’ 공세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남은 선거운동 기간 실언 등 돌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각 당 인사들은 신경을 쓰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 운동 기조를 ‘간절·절박·겸손’으로 정하고 율동도 절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계엄과 탄핵에 사과하며 몸을 낮추는 차원에서 유세에서 매번 큰절을 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5-25

“김문수, 공직선거법 위반” “이재명, HMM 이전 허위” 민주-국힘 ‘고발전’ 격화

대선이 임박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경쟁적으로 상대 후보에 대한 고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법률지원단·가짜뉴스대응단은 25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로부터 불법으로 물품을 받았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 후보가 지난 24일 경북 상주 유세 중 한 유권자로부터 문경 사과 한 바구니와 상주 곶감 한 상자를 받고, 김천역 유세에서는 김천 특산물 한 상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경기 시흥시 거북섬에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를 조성한 것을 비판한 국민의힘 주진우·나경원 의원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이재명표 행정의 초대형 실패작”이라고 언급했고, 나 의원은 “거북섬 사태부터 반성하고 피해자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역시 법적 대응으로 맞섰다. 국민의힘 네거티브 대응단은 이날 이 후보의 ‘HMM 부산 이전’, ‘일산대교 통행료’, ‘커피 원가 120원’ 관련 발언에 대해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1800명 직원들은 HMM의 이전에 동의한 바 없고, HMM의 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도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커피 발언도 문제 삼았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유세에서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 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자영업자들이 과도한 이익을 남기고 있다는 의미로 한 말을 부정하고, 커피 원두의 원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는 당선을 목적으로 습관적인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며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2025-05-25

김문수 “대통령 되면 당무 개입 안한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5일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당헌 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날 오전 현안 입장 발표를 통해 “사당화 정치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겠다”면서 ‘당정 협력, 당과 대통령 분리, 계파 불용’의 ‘3대 원칙’을 당헌에 명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당내 선거, 공천, 인사 등 주요 당무에 대한 대통령의 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도 당헌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그는 이를 위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국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당정 관계와 관련,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은 많은 갈등을 낳았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은 당의 자율성·민주성을 훼손하고 대통령 중심의 사당화를 부추겼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모든 당무는 당헌·당규에 따라 독립적, 자율적으로 작동된다. 당 운영이 대통령과 측근 영향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비판도 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이날 발언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인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등과 같은 문제의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특히 윤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발생한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수직적 당정 관계가 문제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이는 지난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지난해 총선 참패 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 후보의 입장 발표는 그동안의 당정 관계를 반성하는 동시에 수평적 당정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도 이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날 유권자들의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만약 사전투표를 머뭇거리다 본투표를 못 하게 되면 큰 손실이다. 투표하지 않으면 나쁜 정권을 만들지 않겠나”라며 “사전투표에 참여해달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현행 사전투표 관리 실태는 문제점이 여러 번 지적됐고 제도 개선 요구가 빗발친다. 그렇지만 이번 대선에서 당장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없는 게 저희가 점검한 현실”이라며 “국민께 약속드린다. 당이 역량을 총동원해 사전투표 감시·감독을 철저히 하겠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사전투표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저도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며 “사전투표든, 본투표든 반드시 투표해 정정당당 김문수를 선택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5-25

이재명 “추가 추경으로 급한 불부터 꺼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5일 자신이 당선된다면 "가장 먼저 대통령이 지휘하는 ‘비상경제 대응 TF’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출마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모든 에너지를 경제와 민생 회복에 둬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사법개혁이나 검·경 개혁 같은 제도개혁도 중요하지만 조기에 주력해 힘을 뺄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면서 “단기적인 경기 부양이 필요한 상태인 만큼 민생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추가 추경으로 급한 불을 꺼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규제 개혁의 필요성과 관련해선, “할 수 있는 것 외의 것은 못 하게 하는 ‘포지티브 규제’는 문제가 많아, 해서는 안 될 것을 규정하고 그 외의 것은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규제 개혁을 담당하는 별도 기구도 계획 중”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이념과 진영을 가리지 않고 실행하겠다. 이재명 정부의 유일한 인사 기준도 ‘능력’과 ‘충직함’, ‘청렴함’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통합도 중요하므로 성별과 지역, 계층별 균형을 배제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3년간 대통령이 분열을 조장하고 극단적 대립을 심화시켜 우리에게는 씻지 못할 깊은 상처가 남았다”면서 “권력을 남용한 정치보복의 해악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제가 분열의 정치를 끝낼 적임자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정치보복에 대해선, “대한민국 체제와 국민 생명을 위협한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되 특정인을 겨냥한 정치 보복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취재진이 ‘내란 세력 단죄’의 구체적 범위를 묻자 “내란의 주요 임무 핵심 당사자에 대한 단죄는 물론, 외환의 죄, 적국에 군사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도발을 유도한 죄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통령 당선 시 입법부와 행정부를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집권 여당이 국민의 뜻을 어기고 반역사적 행태를 보이니, 이를 통제하라고 야당에 다수 의석을 주신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집행 권력과 입법 권력을 동시에 갖는 것이 문제라는 전제로 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이 안 되는 여소야대 상태보다는 (여대야소 정국에서) 일이 되는 게 낫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는, “이 후보도 국민의힘의 대표를 지냈고 밀려 나왔을 뿐”이라며 “결국 단일화할 것으로 보고, 그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는 한 취재진이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처리 등 언론 개혁에 관해 질문하자 “급한 일이 아니니 나중에 생각해보자”고 답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5-25

비호감은 뒤로 숨는 게 후보를 돕는다

선거는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고르는 일이다. 그런데 모두 마음에 안 들어, 그나마 덜 미운 이를 고를 때도 있다. 최근 우리는 그런 선거를 많이 했다. 비호감 선거다. 지난 대통령 선거가 그랬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민 주당 이재명 후보 모두 호감도보다 비호감도가 컸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0일 유세에서 “정치는 우리가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가만히 있으면 상대방이 자빠진다. 그러면 우리가 이긴다”라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국민의힘 당권파가 마음대로 후보를 만들려다 실패한 일을 꼬집었다. 과거에도 이런 사례는 무수하다. 2004년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정동영 의장 은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아요…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되 고…”라는 말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전멸 위기였던 한나라당이 121석으로 살아났고, 200석을 넘보던 열린우리당은 152석에 그쳤다. 그 뒤 대통령 선거에서도 정동영 후보는 참패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두 번이나 다 이겼다고 생각한 대선을 망쳤다. 나중에 김대업이라는 사기꾼의 공작으로 결론이 났지만, 아들의 병역 회피 의혹이 만든 ‘비호감’ 탓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자유한국당은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국민의 분노 속에서 선거를 치렀다. 제대로 끊어내지 못하고, 정권을 갖다 바쳤다. 이재명 후보가 24일 비법조인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 진하는 데 대해 “섣부르다”라며 제동을 걸었다.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대법원을 공격하던 이 후보도 여론의 반발을 의식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다 잡은 물고기를 놓칠 수 있다. 최근 여론 흐름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50%를 넘어서던 지지율이 내려앉고,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상승세를 탔다. 이 후보의 방탄복이 테러에 대한 동정심보다 ‘방탄 입법’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했다. 삼권 장악과 독재 위험을 경고했다. 차기 요직을 둘러싼 입소문이 오만함으로 비쳤다. 그러자 이 후보도 긴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했다. 탄핵 이후 첫 공개 행보다. 그는 비상계엄의 명분 중 하나로 ‘부정선거’를 꼽았다. 이날 행보는 비상계엄이 정당하다는 무언의 시위로 비쳤 다. 그의 옆에 이영돈PD와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 주장하던 전한길 전 역사 강사가 앉은 사진을 공개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엉거주춤한 국민의힘의 대선 전략에 비상계엄이라는 부담을 다시 한번 더해줬다. 그는 지난 11일 SNS에 “이제는 마음을 모아 주시라”면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그가 움직이는 게 김문수 후보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는 탄핵에 반대하던 시위대가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 팬덤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윤 전 대통령이 입을 다물고 있으면 그들이 이재명 후보를 찍을까. 그가 입을 열수록, 대중 앞에 나설수록, 비상계엄의 트라우마만 생생해진다. 민주당 측에 선 방송 패널들이 이재명 후보의 문제가 지적될 때마다 “그래도 비상계엄, 내란 세력만큼 나쁘겠느냐”라고 방어막을 친다. 윤 전 대통령 측의 착각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그랬다. 윤 전 대통령을 찍은 유권자라고 그의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게 아니다. 강서구청장 후보를 마음대로 뒤집어도, 국민의힘 후보를 마음대로 조작해도, 수사받고 있는 피의자를 대 사로 임명해 출국시켜도, 선거 직전에 의정(醫政) 갈등에 기름을 부어도, 자기 표를 얹어준다고 착각했다. 표를 깎아 먹으면서 지원한다고 착각했다. 이재명 후보는 계산이 빠르다. 여론조사를 믿는다. 대법원 선고 직후 분개했던 마음도 스스로 자제할 줄 안다. 당내 충성 경쟁이 오히려 표를 깎아 먹는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윤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여전히 착각 속에 산다. 어차피 보수 후보를 찍을 유권자를 자기 표라 착각한다. 어쩌면 알면서도 선거 이후를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비호감인 사람은 뒤로 숨는 게 후보를 돕는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김진국 △1959년 11월 30일 경남 밀양 출생 △서울대학교 정치학 학사 △현)경북매일신문 고문 △중앙일보 대기자, 중앙일보 논설주간, 제15대 관훈클럽정신영기금 이사장,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역임

2025-05-25

자동차 키 실종 사건

이것은 지난주에 벌어진 사건이다. 비공식 사건기록, 일명 ‘차 키 실종 사건’. 출근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고 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자동차 키를 찾아 거실을 헤매는 중이었다. 차 키를 책상 위에 올려둔 사실에 대한 기억은 명확하다. 위증할 이유도 없다. 무릎을 바닥에 대고 기어다니는 모습은 흡사 나의 반려견 보리의 포즈와 비슷했다. 고개를 숙이고 코끝을 들이밀며 테이블 밑, 가방 안, 옷더미 속을 거의 킁킁대다시피 하며 뒤지던 찰나,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네 짓이야?” 나는 기억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보리를 향해 쏘아붙였다. 그러나 보리의 눈빛은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내가 이 집에서 가장 무고한 존재라는 걸 기억하라!’ 그제야 나는 사태의 심각함을 직감했다. 이건 단순한 분실이 아니라 존재론적 혼란에 가깝다. 그 순간 나는 차 키도, 존엄도 잃은 인간이 되어 있었다. 결국 차 키는 이불 밑에서 발견되었다. 도대체 왜 거기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쿨쿨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차 키를 손에 쥐고 다시 누운 것도 아닐 텐데.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바로 인간이라는 종의 불가사의인 것이다. 비단 차 키만이 아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꽤 중요한 것들을 자주 잊어버리곤 한다. 해야 할 일을 깜빡하고, 약속을 놓치고, 심지어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어째서 그러한 말을 했는지조차 잊는다. 기억은 언제나 정교하지 않다. 우리가 스스로 기억을 선택하고 있다고 믿는 건 사실상 착각에 가깝다. 뇌과학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망각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뇌 안에는 기억을 지우는 메커니즘이 존재하며 이것은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이를테면 수업 시간에 분명 열심히 들었던 내용이 하루만 지나도 흐릿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24시간 이내에 학습한 정보의 70%가 사라진다는 망각 곡선은 뇌가 불필요한 정보를 선별적으로 지워버린다는 사실을 잘 알려준다. 그러니 ‘내 머리는 왜 이리 좋지 않은가?’ 하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의 뇌가 만든 아주 정교한 생존 전략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면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있으면서도 찾는 행위나, 가스레인지를 끄지 않고 외출하는 일, 눈앞의 사람 이름을 떠올리지 못해 민망한 웃음으로 위기를 넘기는 순간 같은 행위를 뇌의 합리적 메커니즘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도 괜찮은 걸까? 종종 엉뚱한 일을 벌이는 우리 뇌를 두고 자연스럽다고 여기며 삶의 허점을 덮는 건 어쩐지 위험해 보인다. 마치 사고를 쳐도 당당한 사춘기 자녀를 보는 기분. 형편없는 시험 성적을 보고서 “왜 열심히 암기하지 않았느냐”고 혼내도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쏘아붙이는 것이다. “이건 제 문제가 아닙니다. 저의 뇌가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라고요.” 문제는 이러한 영역이 아니다. ‘실종 사건’의 본질은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에 있다. 우리는 살면서 정말 소중한 것을 놓칠 때가 잦다. 소중한 사람과의 약속, 미처 전하지 못한 말, 놓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어떤 마음들. 그럴 때 우리는 우리가 인간이라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또다시 한탄하게 된다. 도대체 왜 이렇게 중요한 것을 허술하게 다루는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하다. 붙잡으려 애쓰지 않으면 모든 것은 아주 쉽게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인간 존재는 기억을 기록하고 감정을 박제하기 위해 애쓴다. 사진을 찍고 부지런히 문장을 쓰는 일도 분투의 과정 중 하나다.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고민하는 나를 보고 보리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차피 손에 쥐지 못할 것을 붙잡으려 애쓰는군. 참으로 안타까운 존재로다….’ 그렇다. 이토록 애처로운 노력 덕분에 우리는 사라지는 마음을 한순간이라도 더 붙잡을 수 있고 흐릿한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수 있다. 그러니 나는 차 키를 아무 곳에나 두는 나의 뇌를 더는 탓하지 않기로 한다. 어쩌면 이것은 정말 나를 시험에 들게 하려는 보리의 은밀한 소행일지도 모르니. 내가 정말 오래 기억하고 싶은 건 녀석의 쫑긋거리는 귀와 움찔대는 작은 콧구멍,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눈빛 같은 것. 차 키를 어디에 두었는지 아는 것보다 이 장면을 자주 떠올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안다. 그것이 바로 차 키 실종 사건을 해결하며 내가 내린 결론이다. /문은강(소설가)

2025-05-25

통통족의 패션, 그리고 스페셜리스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내가 아주 신경 써서 옷을 입는 편이라는 사실. 실제로 옷을 잘 입거나 못 입거나 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내 딴에는 나름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뚱뚱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어서 옷 태가 안 나서 그렇지, 그리고 추구하는 방향이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여서 그렇지, 나름 옷을 구입하는 과정부터 매칭 하는 과정까지 허투루 하지 않는 편이다. 이십대 때는 패션 매거진도 정기구독해서 꼬박꼬박 챙겨 봤고, 요즘도 여러 쇼핑몰이나 인터넷 사이트들을 살피며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 안에서 내 스타일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자주 본다. 그런데 대부분의 채널들은 모델 같은 핏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적어도 표준 정도의 체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기에 다소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들에게 어울리는 옷이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저들이 추천하는 브랜드에 내 사이즈가 없기도 하기 때문에. 그래도 그 중에 나 같은 체형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나마 유용한 채널이 종종 있기는 한데, 그 중에 하나가 어느 배우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통통한 체구를 가진 그는 우리 같은 체형을 가진 이들을 ‘통통족’이라고 칭하며 우리에게 유용한 패션 정보를 제공한다. 얼마 전, 그 채널의 콘텐츠들을 탐독하다가 재미난 기획 하나를 발견했다. 통통하거나 그 이상의 체형을 가진 패셔니스타 두 명을 초대하여 세 남자가 자신들의 패션 노하우를 공유하는 기획이었다. 내용 중에는 다른 유튜버들이 통통족 남성들에게 패션 지식을 설파하는 콘텐츠들에 대해 실제 통통족들이 의견을 내는 코너가 있었다. 나는 여기서 재미난 깨달음 하나를 얻게 되었다. 많은 패션 유튜버들이 통통족들을 위한 패션 조언을 할 때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바로 ‘뚱뚱하지 않게 보이기’였다. 이를테면 몸을 작아 보이게 하기 위해서 어두운 컬러를 선택한다거나, 세로로 된 줄무늬 옷을 입는다거나, 셔츠의 윗 단추를 몇 개 풀어 목을 길어보이게 하는 것 등. 그런데 이들은 여기에 대해 다른 의견들을 냈다. 꼭 뚱뚱하지 않게 보이는 것만이 멋이 아니라는 것이다. 뚱뚱해 보이건 말건 밝은 색상의 옷을 입어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고, 예쁘지 않으면 세로 줄무늬 옷을 기피하기도 하고, 셔츠의 단추를 끝까지 채워 단정하고 귀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뚱뚱하지 않게 보이는 것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예쁜 옷을 예쁘게 입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 안 뚱뚱하면 좋겠지만, 당장 뚱뚱한 것을 어쩌겠나. 단점을 가리는데 급급해서 예쁜 옷을 입지 못하고 칙칙하고 일관된 것들만 선택해야 한다면 센스 있는 패션을 구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차라리 자신의 단점은 시원하게 인정하고, 새로운 장점을 개발하는 것이 훨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옷을 입는 일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빠른 발이 장점인 축구선수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 대신 그는 몸싸움이 약하다. 그래서 체중을 비약적으로 불려서 보통 수준의 몸싸움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그로 인해 빨랐던 발 역시 보통 수준이 된다면 감독이 그를 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필요한 만큼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더불어 자신의 빠른 발을 살려 단점을 극복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옳은 길이 아닐까? 반대로 홈런을 펑펑 때리는 거대한 체구의 야구선수가 있다. 그는 발이 느려서 도루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는 처지이다. 그래서 그가 체중을 확 줄이고 리그 평균 수준의 주력을 갖게 된다면? 홈런을 때리던 그 힘을 잃게 되는 결과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없지만 특출난 점도 없는 선수가 된다는 것. 그것이 과연 긍정적인 일일까? 한 때 모두에게 모든 면에서 능력을 갖춘 제네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페셜리스트도 필요한 시대이다. 부족한 점은 또 새로운 분야의 스페셜리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극복하고,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이다. 물론 단점도 극복하고 장점도 개발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 중에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무엇을 앞세워야 할 것인가? 나는 당연히 장점을 개발하는 쪽이라고 생각한다. 단점을 가리는데 급급해서 다른 장점들을 챙기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강백수(시인)

2025-05-25

입양부터 자립까지 …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 ‘행복할 권리’ 찾아준다

2020년 수원에서 발생한 ‘정인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입양을 통해 새 가족을 만난 생후 8개월 된 여아가 장기간 학대를 받아 16개월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입양 제도의 허점과 가정 내 아동학대의 참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사건 이후 정부와 지자체, 민간 단체들은 아동 보호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대구시 역시 입양 제도의 문제를 인식하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인이 사건이 발생한 지 5년이 지난 지금 대구시는 아동 문제만큼은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가 추진 중인 아동 보호 정책들을 살펴봤다. 단순신고 의존 않고 빅데이터 활용 분기별로 위기 아동 사전조사 나서 위험군 조기발굴 현장 대응력 강화 전국 신고 건수 증가와 대조적으로 2019년 1887건→2023년 1801건↓ 아동학대 조사업무 구·군으로 이관 긴급전화·현장조사 등 24시간 대응 전담 공무원 2인1조 경찰 동행 출동 전담 의료기관인 ‘새싹지킴이병원’‘ 수도권 제외한 전국 최다 30곳 지정 7월 19일부터 입양 절차 ‘공공 전환’ 위탁가정에 양육보조금·심성관리비 대학 입학·등록금 각각 1회씩 지원 보호 종료후 자립정착금·수당 등 제공 교육 등 실질적 자립 역량 강화 도와 △아동 학대, 조기 발견과 예방이 핵심 아동학대는 피해자가 어리기 때문에 스스로 피해 사실을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위의 지속적인 관심 없이는 학대를 알아채기 어렵다. 정인이 사건 이후 신고 의무자 범위가 확대되고 신고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강화되면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크게 늘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9년 3만8380건에서 2020년 3만8929건, 사건 직후인 2021년에는 5만2083건으로 급증했다. 2022년에도 4만4531건에 달했다. 대구시는 단순 신고에 의존하지 않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기별로 위기 아동을 사전 조사하고 고위험군 아동을 유관기관과 함께 점검하는 등 조기 발굴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구시 아동학대 신고 건수도 2019년 1887건에서 2021년 2013건으로 증가했지만, 2022년에는 1800건, 2023년에는 1801건으로 다시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신고 건수가 19.2% 증가한 것과 대조되는 수치로 대구시가 아동학대 대응을 공공 중심으로 전환하고 현장 대응력을 강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대구시의 아동학대 예방 정책 대구시의 아동학대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지자체가 직접 개입하는 공공 중심 시스템이다. 시는 그동안 민간기관이 맡아오던 아동학대 조사업무를 구·군 등 공공기관으로 이관했다. 이에 따라 학대 현장 조사와 보호조치는 구·군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경찰이 담당하고, 피해 아동의 회복 지원과 사례 관리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맡게 됐다. 아동학대 현장 조사 24시간 대응체계도 구축했다. 112와 구·군 긴급전화 운영으로 야간·휴일에도 상시 대기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경찰과 동행 출동 및 아동학대전담공무원 2인 1조로 조사를 진행한다. 대구에 배치된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은 총 47명이다. 학대 피해 아동 보호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재학대가 의심되는 아동은 관계기관(구·군,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합동점검을 통해 아동 분리 보호와 수사 등 즉각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 시는 구·군에 아동보호전담요원 33명을 배치하고, 비공개시설인 학대 피해 아동 쉼터 운영과 더불어 아동보호전문기관 3개소 운영으로 상담, 치료,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 지정 확대 대구시는 학대 피해 아동의 신체적·심리적 회복을 위해 ‘새싹지킴이병원’이라는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시는 일찍부터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의료기관들의 참여를 독려해 왔다. 아동학대에 있어 심리치료 등이 늦어지게 되면 피해복구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가장 많은 30개의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역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으로 칠곡경북대병원을 신규 지정했다. 광역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은 29개 지역 전담의료기관과 협력해 학대 피해 아동을 보호하고 전문적인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칠곡경북대병원은 이번 선정으로 전문의, 법률, 사회복지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아동보호위원회를 설치·운영하게 된다. △입양 업무, 민간에서 공공으로 전환 오는 7월 19일부터 국내외 입양 관련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대구시는 입양 절차를 민간 중심에서 공공 중심으로 전환한다. 기존에는 지자체가 입양을 결정하면 민간의 입양기관이 아동보호, 양부모 결연, 입양 완료 및 사후관리를 해 왔으나, 이제는 지자체 입양 결정 후 입양 전까지 지자체에서 보호를 맡게 된다. 또 복지부(입양정책위원회)가 양부모 조사, 결연, 아동 적응 상황 점검 및 사후관리까지 책임을 진다. 대구시는 이러한 입양체계 개편에 맞춰 위탁가정·시설 등 보호 인프라 현황을 파악하고, 구·군, 가정위탁지원센터, 아동 생활시설 등과 연계해 아동 배치를 지원하는 등 종합적인 관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공적 입양체계 개편 준비 시도 국장 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아동 그룹홈 대표 업무협의, 입양기록물 보존 및 현황조사, 공적 입양체계 개편 대비 유관기관 간담회 개최, 대구권역 아동보호 체계 합동 워크숍 등을 통해 입양 아동보호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호에서 자립까지, 끊김 없는 지원 대구시는 입양 결정전까지 위탁가정에서 보호받는 아동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보살피고 있다. 2025년 4월 말 기준 대구의 위탁가정에서 보호받고 있는 아동은 모두 334명이다. 시는 위탁가정에 양육보조금, 심성관리비, 생활용품 구입비, 대학 입학금과 등록금(각 1회)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가정위탁아동과 위탁부(모) 1인에 상해보험 가입, 특수한 가정의 경우 전문아동보호비(월 100만 원) 및 아동용품구입비(신규위탁 월 100만 원, 위탁유형 변경 월 50만 원) 등을 지급하고 있다. 시는 공적 입양체계로 전환되며 위탁가정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구·군 소식지와 현수막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모집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일시보호시설, 아동양육시설 등을 통해 아동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보호 종료 이후에도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자립지원전담기관과 자립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자립정착금(1인당 1000만 원)과 자립수당(월 50만 원, 최대 5년)을 지급하고, 취업·진로 교육, 금융교육, 멘토링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자립통합지원센터는 32실의 자립생활관을 운영하며 연령대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보호 종료 아동들의 주거, 자립 체험, 교육 등 실질적 역량 강화를 돕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5-25

펜싱 여자 에페 송세라, 우시 월드컵 준우승

한국 펜싱 에페의 간판 송세라(부산광역시청)가 시즌 4번째 국제대회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었다. 송세라는 24일 중국 우시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여자 에페 월드컵 개인전에서 알렉산드라 루이 마리(프랑스)에 이어 준우승했다. 2022년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으로, 현재 여자 에페 세계랭킹 2위를 달리는 송세라는 이번 2024-2025시즌에만 4번째로 국제대회 개인전 시상대에 섰다. 그는 지난해 11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개인전 정상에 올랐고,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월드컵 은메달,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그랑프리에선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시즌 마지막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알리스 콩라드(프랑스)와의 64강전에서 15-9 완승한 것을 시작으로 결승까지 승승장구한 송세라는 루이 마리와의 결승전에서 9-10으로 석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월드컵에선 지난해 파리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멤버인 박상원(대전광역시청)과 도경동(대구광역시청)이 나란히 동메달을 따냈다. 남자 사브르 세계랭킹 6위 박상원도 지난해 11월 알제리 오랑에서 열린 월드컵 동메달, 올해 1월 튀니지 튀니스 그랑프리 우승, 불가리아 플로브디프 월드컵 동메달에 이어 시즌 4번째 국제대회 개인전 메달을 획득했다. 세계랭킹 82위인 도경동은 국제대회 개인전 첫 입상의 기쁨을 누렸다. 박상원은 8강전에서 세계랭킹 4위 장-필리프 파트리스(프랑스)를 15-12로 물리쳐 입상을 확정한 뒤 준결승전에선 엔베르 일드름(튀르키예)에게 13-15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도경동은 8강전에서 파리 올림픽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0으로 제압했으나 전 세계랭킹 1위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와의 준결승전에서 13-15로 패했다. 바자제가 이 대회 정상에 올랐고, 현 세계랭킹 1위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은 9위로 마쳤다. /연합뉴스

2025-05-25

현정화 이후 32년 만에… 신유빈 세계대회서 ‘멀티 메달’

한국 여자탁구 에이스 신유빈(21·대한항공)이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를 동메달 두 개로 마감했다. 신유빈은 25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유한나(포스코인터내셔널)와 콤비를 이뤄 베르나데트 쇠츠(루마니아)-소피아 폴카노바(오스트리아) 조와 맞섰지만, 2-3으로 져 공동 3위에게 주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듀오로 나선 혼합복식 동메달에 이어 동메달 2개로 대회를 마친 것. 신유빈의 단일 세계선수권 동메달 2개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탁구 여왕'으로 불렸던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수석부회장(한국마사회 감독) 이후 32년 만이다. 현정화 부회장은 1993년 예테보리 대회 때 여자단식 금메달 쾌거를 이뤘고, 혼합복식에서 유남규 탁구협회 실무부회장(한국거래소 감독)과 은메달을 합작했다. 남자 선수를 포함하면 신유빈은 이상수(삼성생명) 이후 8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멀티 메달(한 대회에서 메달 2개 이상)을 수확했다. 이상수는 2017년 뒤셀도르프 대회 때 남자단식 동메달을 땄고, 정영식 세아 감독과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합작했다. 신유빈은 또 전지희(은퇴)와 여자복식 은메달을 획득했던 2023년 더반 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2회 연속 메달을 수집했다. 특히 신유빈은 전지희가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새로운 파트너인 유한나와 복식조로 호흡을 맞춘 지 2개월여 만에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신유빈은 "뛰어난 파트너들을 만난 덕분에 이렇게 큰 대회에서 메달을 두 개나 따낼 수 있었다"면서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았던 메달들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이번 메달의 가치도 그에 못지않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여자복식과 혼합복식 4강행이 확정된) 22일 하루에 메달이 2개나 결정돼 너무 기분이 좋았다"면서 "손목 통증에 시달린 적도 있었고, 부진한 기간도 있었다. 그러나 주변 상황보단 내가 해온 노력을 믿었다. 노력의 결과물이 세계선수권 메달로 돌아온 것 같다. 지금처럼 나 자신을 계속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신유빈은 여자단식에선 올림픽, 세계선수권과 3대 메이저 대회로 꼽히는 올해 월드컵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세계랭킹 1위 쑨잉사(중국)에게 16강에서 2-4로 패했다. 하지만 2년 전 더반 대회 16강에서 0-4 패배를 안겼던 쑨잉사를 상대로 듀스 접전을 벌이며 두 게임을 따내 중국 벽을 넘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연합뉴스

2025-05-25

최치원 흔적이 있는 유산곡수를 찾아서

오늘은 가야산에서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사라진 인물을 찾아 해인사를 간다. 해인사가 어디인가? 합천에 있는 가야산 자락의 해인사는 법보종찰 아니던가.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비롯한 많은 보물들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신라시대의 문장가 최치원의 흔적인 학사대와 유상곡수가 남아 있는 곳이다. 흔히들 유상곡수라 하면 경북 경주에 있는 포석정을 떠올린다. 신라의 이궁으로 현재 정자는 없고 유상곡수연을 하던 곡수거만 남아 있다. 곡수거란 중국 정나라(B.C. 816~375)때의 풍속에 기원을 둔 것인데, 둥글게 도랑을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고 여기에 술잔을 띄우며 노는 것이다. 잔이 자기 앞에 도착할 때까지 시를 지어 잔을 들고 읊은 후 다음 사람에게 잔을 띄워 보내는 풍류놀이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유상곡수연은 안학궁으로 고구려 장수왕(A.D. 413~491)때 평양 인근 대성산 남쪽 기슭에 조성된 후원으로 알려져 있다. 경주에 있는 포석정은 심오한 역사성이 인정돼 일제 때 국가유산 문화재 사적 제1호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럼 해인사에 있는 유상곡수연은 언제, 누가 만들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문헌에는 1625년 허돈이 쓴 ‘유가야산기'에는 “일주문 위에는 석천 임억령이 지은 오언절구가 있어서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문 밖에는 돌을 깎아 빙 돌아가게 하여 유상곡수를 만들었는데 이것 또한 최치원의 자취라고 한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1725년 정식의 ‘가야산록’에도 “최치원이 손수 심었던 소나무가 있어 비바람을 피할 장소를 마련해 주었다. 대가 갈라져 아래로 향한 것은 최치원이 유상곡수를 하던 곳이다”라고 했다. 해인사를 만나는 첫 지점인 일주문 옆 공터, 둥근 돌로 도랑 같은 구조물이 있는데 개화기 때 분수로 개조돼 쓰였다가 지금은 그대로 방치된 채 흔적만 남아 있다. 유상곡수의 역사를 아는 이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을 남게 하는 대목이다.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기던 문장가 최치원. 궁궐이나 상류계층을 중심으로 풍류 생활을 즐기기 위한 정원시설로 한국정원 문화의 가치를 충분히 알 수 있게 하는 유상곡수의 흔적이 그냥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풍류의 삶이야말로 우리 고유의 선풍(仙風)의 원류가 아니던가. /김성두 시민기자

2025-05-25

씨앗을 심으면 마음도 자란다

요즘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대구 시내 도심 속 공영텃밭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적게는 70가구에서 많게는 200가구가 공영텃밭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수성구 팔현농장의 텃밭은 가장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아침 일찍 텃밭에 나와 풀을 뽑고 물을 주는 도시농부들의 행복한 모습은 텃밭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도시 농부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대구시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에는 26만명, 2023년에는 28만명이었고, 2025년에는 3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도시농업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텃밭에 나가 채소를 기르고 이를 수확하는 과정에서 도심에서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팔현농장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는 배영민 씨(62)는 “도시농부로서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는 과정은 마치 복권을 사서 결과를 기다리는 것처럼 설렘을 준다. 며칠 후의 변화를 기대하며 매일 아침 텃밭을 찾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수확하는 날에는 동네 이웃들에게 나눠줄 생각을 하면 기쁨과 뿌듯함이 가득합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제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구 수성구는 이런 시민들의 반응에 찾아가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 공고해 운영자(단체)를 선정했고, 사단법인 한국도시농업진흥연구회(이사장 문병채)가 선정됐다. 문병채 이사장은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를 이용해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을 의미한다”고 말하면서 이번에 진행하는 찾아가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페트병 채소 기르기’를 통해서 사회 취약계층에 다가가겠다고 했다. 문 이사장은 치유농업의 효과로 △아동청소년에게는 집중력 향상, 정서 조절, 주의력 결핍장애(ADHD) 개선 등을 들 수 있으며 △장애인에게는 직업재활운동, 감각통합 훈련 △노인들에게는 인지능력 유지, 우울증 예방, 고립감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도시농업이 단순한 재미에 그치지 않고 치유농업과 같은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도 예상된다. /이병욱 시민기자

2025-05-25

김광석길, 문화의 중심으로 되살아나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 김광석길이 문화의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다’. 대구 중구 김광석길 야외콘서트홀에서 지난달 마지막 토요일인 26일, ‘라이브온 언플러그드(LIVE ON UNPLUGGED)’라는 제목의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다. 중구문화원이 주최하고 중구청이 후원한 이번 공연은 김광석길의 관광 활성화와 지역 부흥을 위해 5년째 이어져 오는 ‘매마토(매월 마지막 토요일)’ 시리즈의 첫 번째 행사. □ 평범한 거리가 특별한 공연장으로 변신 이날 공연에는 서울 홍대 앞에서 주목받는 브라스 밴드 ‘더스트릿’ 과 인디 밴드 ‘윈섬’(피아노·기타·첼로 조합의 3인조)이 초청됐다. 평소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도시적 감성의 공연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윈섬의 감성 발라드와 더스트릿의 화려한 브라스 연주가 어우러지며,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에 빠져들었다. 5월 31일에는 ‘나도 가수다’ 라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가족, 연인 등 누구나 무대에 올라 노래 솜씨를 뽐내고, 우승자에게는 소정의 상품이 수여된다. 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민이 직접 문화 생산자가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박수 소리가 김광석길을 뒤흔들었다” 이팝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 4월 공연에서는 윈섬의 공연 종료 후 젊은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함성이 쏟아지며, 김광석길은 일상의 공간에서 예술의 현장으로 재탄생했다. 한 관객은 “서울에서만 누리던 공연을 대구에서 체험하다니, 김광석길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 문화로 재탄생하는 도시, 그 중심에 선 김광석길 2019년 시작된 매마토 행사는 기존의 단발성 행사를 탈피해 ‘월간 문화정기전’으로 자리매김했다. 4월부터 6월, 9월부터 10월까지 총 5~6회 진행되며, 계절적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구성이 특징이다. 중구문화원 관계자는 “김광석길이 단순히 추억의 공간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 여름 휴식기 뒤 찾아올 9월의 매마토 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에는 ‘업그레이드, 업템포’라는 주제로 더욱 다채로운 공연이 예고돼 있다. 매월 새로운 콘셉트로 시민들을 사로잡는 이 행사는 김광석길을 대구 문화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음악이 흐르는 거리, 김광석길에서 만나는 특별한 토요일”.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는 매마토 행사. 매달 마지막 토요일, 김광석길은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5-25

첫 투표,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준비

운전면허 학원에 처음 갔던 날, 강사가 가장 먼저 알려준 것은 “차에 타자마자 안전벨트를 매세요”였다. 그 덕분인지 나는 지금도 차에 타자마자 습관적으로 안전벨트를 맨다. 처음부터 제대로 배운 방식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익어 오랜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나는 생애 첫 공직선거를 앞둔 고등학생들을 위해 매년 새내기 유권자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18세가 되면 우리는 매번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 지방의원과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막상 투표를 하려 하면 ‘나는 누구를 뽑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따라서 나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한다. 내가 바라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내가 살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정당 정책과 후보자 공약에서 내 가치와 맞닿은 부분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할 기준을 세워야 한다. 학생들이 처음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만큼, 신뢰할 만한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연수를 진행하며 다음과 같은 실천법을 강조한다. 정당과 후보자의 주요 공약 및 분야별 우선순위를 확인하기, 후보자의 경력·학력·납세·병역·전과와 전문성·공적·사회공헌 등을 점검하기, 우편으로 송달되는 선거공보 속 후보자 정보공개 자료를 꼼꼼히 읽어보기, 다양한 언론을 비교하며 후보자 정보가 어떻게 보도되고 있는지 분석하기. 이러한 습관을 들이면 선거 때마다 신중한 판단을 내리는 유권자로 성장할 수 있다. 연수에서는 선거의 의미뿐만 아니라 절차와 진행 과정 또한 중요한 부분으로 다룬다. 학생들에게 “투표소 및 기표소 안에서는 사진을 찍으면 안 되지만, 투표소 밖에서는 투표 인증샷을 찍어도 괜찮다”는 점도 알려준다. 아마 학생들은 이런 작은 팁만 기억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들이 첫 선거를 무사히 치르며 민주주의의 의미를 깨닫기를 바란다. 지난 총선에서 18번째 생일이 지나지 않아 참여하지 못했던 학생들도 이번 6월 3일 대통령 선거에서는 유권자로서 투표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각 가정으로 배달된 선거 공보를 펼쳐놓고, 후보자 공개 자료를 검토하고,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하고, 가족 또는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그들의 첫 선거를 멋지게 치르기를 바란다. /한국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초빙교수

2025-05-25

HS화성 자원봉사단, 사랑의 집수리 봉사

HS화성(회장 이종원) 화성자원봉사단이 지난 24일 경북 경산시 자인면에서 사회적 고립 위험에 놓인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주거환경 개선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봉사는 HS화성 ·화성장학문화재단이 지난해 9월 경북도, 경북행복재단과 체결한 ‘고독사 및 사회적 고립 예방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이후 처음으로 경북 지역에서 이뤄진 현장 활동이다. 기존에는 대구시를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전개해 왔으나, 이번 경산 활동을 계기로 경북 전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민·관 협력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간다. 이날 봉사에는 화성자원봉사단 소속 직원뿐 아니라 경북도청, 경산시, 경북행복재단 관계자 등 총 25명이 함께 참여해 지역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 상생 모델을 구현했다. 이번에 활동을 펼친 곳은 주방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웠던 1인 가구로, 주방 설치는 물론 도배, 마루 시공 등 참여 봉사자의 집수리로 인해 한결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게 됐다. 앞서 체결된 협약에 따라 HS화성은 건축 전문성을 살려 사회적 고립 위험 가구의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번 봉사에 참석한 기관들은 대상자 발굴과 사례관리, 사후 모니터링까지 통합적인 복지 체계를 운영 중이다. 이번 봉사활동은 이러한 협력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실행된 첫 사례로, 향후 유사 사례 확대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화성자원봉사단 정필재 단장은 “이번 활동은 단순한 집수리를 넘어, 사회와 단절된 이웃에게 다시 삶의 의지를 되찾게 해주는 따뜻한 연결의 과정”이라며 “현장을 직접 마주하며, 우리가 가진 건설 기술과 자원이 단 한 사람의 삶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HS화성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기업으로서, 경북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