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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첫 ‘편의점 무더위쉼터’ 중구 공평동에 문열어

“연일 푹푹찌는 무더위에 편의점에서 잠시 쉬다 가세요.” ‘편의점 무더위쉼터’ 지난 14일 대구 최초로 중구 공평동 GS대구시티점에 문을 열었다. 중구는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을 쉼터로 지정해 시민들이 잠시나마 더위를 피해 쉬어갈 곳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 시범 운영한 뒤 확대할 방침이다. 점주는 “평소 어르신들이 외부 벤치에서 종종 쉬었다 간다”며 “무더위 속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을 한번 더 기억하고 찾아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무더위 쉼터는 오는 9월30일까지 운영된다. 주말과 공휴일 포함 24시간 개방된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중구는 현재 경로당, 행정복지센터 등을 포함해 총 90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가까운 쉼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구청은 폭염에 대비하고 구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편의점 내 일정 규모의 휴게 공간을 갖춘 곳을 물색했지만 장소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일부 편의점 점주들의 동의를 얻었지만 본사의 허가가 이뤄지지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7-24

지진소송 상고심 총력 대응…김창석 前 대법관 전격 합류

포항시는 24일 포항 촉발지진 손해배상 상고심과 관련해 대법관 출신 김창석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이번 선임은 지난 8일 열린 ‘포항시 공익소송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됐으며, 해당 사건을 ‘포항시 공익소송 비용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공익소송으로 지정하고 소송대리인 추가 선임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이 사건은 2017년 11월 포항지진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중 첫 번째 상고심 사건이다. 특히 대법원 심리의 특성상 법리 중심의 고도의 대응이 요구되는 점을 감안해 법조계 최고 수준의 경력을 갖춘 김창석 전 대법관의 참여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창석 변호사는 법관 시절 행정·민사 분야에서 폭넓은 식견과 공정한 판단으로 신뢰를 받아온 인물이다. 2018년 대법관 퇴임 이후에는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법무법인 로고스의 대표변호사로 다양한 공공사건 및 사회 현안 대응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상고심에서는 기존 소송대리인인 포항지진 공동소송단(대표 공봉학 변호사)과의 협업은 물론, 전문가 자문위원단과 함께 강력한 공동 대응 체제를 구축해 사실관계와 법리 양 측면에서 균형 잡힌 대응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24

포항사랑상품권 250억 규모 ‘7% 할인’ 판매

포항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달 1일부터 카드형·모바일 포항사랑상품권을 250억 원 규모로 7%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이번 발행 규모는 지난달보다 100억 원 증액된 것으로, 소상공인 매출 확대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시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됐다. 특히 개인 구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월 구매 한도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했다. 월 개인 구매 한도는 70만 원, 보유 한도는 100만 원으로 설정됐으며, 연간 구매 한도는 800만 원이다. 지류형 상품권은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 상품권 구매는 모바일 앱 ‘iM샵’을 통해 다음 달 1일 오전 0시 15분부터 가능하다. 오프라인에서는 지역 내 105개 판매대행점에서 각 영업시간 내에 충전할 수 있다. 판매대행 금융기관으로는 iM뱅크를 비롯해 지역 농·수협, 새마을금고, 신협, 산림조합 등이며 모바일 앱이나 포항시청 홈페이지에서 가까운 판매처와 카드 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포항사랑카드는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 실물 카드 결제 외에도 삼성페이 결제, 네이버페이 QR결제, 모바일 앱 ‘iM샵’ QR결제 등을 통해 지역 내 2만 3천여 개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추가 혜택도 마련됐다. 예산 소진 시까지 ‘타보소 택시’ 자동결제 이용 시 최대 20% 적립 혜택을 제공하며, 민관협력 배달앱 ‘먹깨비’에서도 포항사랑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특히 시는 2020년 9월 첫 발행된 포항사랑카드의 유효기간이 올해 8월 31일 만료됨에 따라 기존 이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모바일 앱 ‘iM샵’ 또는 iM뱅크 영업점을 방문해 카드를 재발급받은 후 잔액을 이전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사랑상품권 할인판매가 회복과 성장의 마중물인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함께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내 자금이 선순환되고 포항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포항사랑상품권을 연초부터 매월 발행해 올해 발행 규모가 1450억 원에 이른다며,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과 함께 소상공인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욱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7-24

내달 2일 ‘오징어 맨손잡기체험·구룡포해변축제’

제21회 오징어 맨손잡기체험 및 구룡포해변축제가 8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구룡포해수욕장에서 열린다. 휴가와 여름방학을 맞은 관광객들에게 즐거운 체험과 해변의 낭만을 선사하게 될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징어 맨손잡기로, 2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3일 오전11시 세 차례 열리는데 매회당 산오징어 1000여마리와 방어 200kg, 멍게 200kg를 해수욕장에 설치한 가두리에 풀어놓고 참가자들이 들어가서 잡도록 하는 것이다. 또 참가자들이 맨손으로 잡아온 오징어는 즉석에서 먹을 수 있도록 남포항청년회의소 회원들이 회로 썰어주고 초고추장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구룡포해수욕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2일 오전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7시에 개막식에 이어 폐막때까지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룡포 해변가요제와 불꽃쇼, 각종 레크레이션 등 관광객들과 함께하는 화려한 공연과 다양한 이벤트로 푸짐한 경품도 제공된다. 행사를 주최하는 남포항청년회의소 최정윤 회장은 “구룡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관광자원을 널리 알려 지역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이 행사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즐거운 시간과 추억을 간직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행사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구룡포청년회의소 사무국(☎054-276-2966)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7-24

2만2000여 야구 동호인 열전 디비전리그 팡파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회장 양해영)는 전국 142개 리그에서 888팀, 2만2천여명의 야구 동호인이 참가하는 2025 야구 디비전리그가 개막했다고 24일 밝혔다. 야구 디비전리그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최하고 17개 시도협회와 여자야구연맹이 공동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는 승강제 리그다. 지난 2020년 시작돼 올해로 6년째를 맞은 디비전리그는 만 19세 이상으로 협회 통합경기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동호인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총 2천197경기를 치른다. 리그는 D6(시군구리그), D5(시도리그), D4(광역리그), D3(시도대항 전국리그)와 협회에 일반부로 등록된 팀이 참가하는 D1~D2 KBSA리그까지 팀당 최소 10명에서 30명까지 선수를 구성할 수 있다. D6부터 D4까지는 동호인부 리그로 선수 출신은 등록과 출전 인원에 제한을 두고 있다. D6 리그는 선수 출신자 3명 등록에 1명 출전할 수 있고, D5와 D4 리그는 4명 등록 시 2명 출전, 6명 등록 시 3명까지 뛸 수 있다. D3 전국리그는 선수 출신자에 대한 출전 제한이 없는 동호인부 최상위 리그로, 17개 시도협회 대표팀이 출전하는 시도대항전 형식으로 진행되며 일반부인 D1~D2 KBSA리그와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하위 리그 참가자들은 실력 향상에 따라 상위 리그에 진출할 기회를 얻는다. 아울러 동호인 선수들이 D1∼D2 리그에 도전하고 전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간의 연계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승강제리그 체계가 확립되면서 D6∼D4 지역 중심 운영을 통해 시도 및 시군구 단위 야구팀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 생활체육 야구 참여 인구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지역스포츠클럽리그 활성화와 경기력이 좋은 동호인 선수를 발굴·육성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협회는 모든 동호인이 즐겁고 안전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 관리에 신경 쓰는 한편 승부조작과 금지약물 복용 근절 캠페인도 병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2025-07-24

홍명보호에 포르투갈 코치 2명 새로 합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코치진을 개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성인 대표팀에 포르투갈 출신 페드루 호마 골키퍼 코치와 누누 마티아스 피지컬 코치를 영입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선임돼 홍 감독을 보좌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기여한 박건하 코치와 양영민 골키퍼 코치가 최근 막을 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끝으로 계약 종료로 대표팀을 떠났고 포르투갈 코치 2명이 새롭게 합류했다. 1970년생인 호마 코치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포르투갈 연령별 대표팀에서 골키퍼 코치로 활동한 지도자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바레인 대표팀 골키퍼 코치를 지냈다. 축구협회는 "호마 코치는 풍부한 국제 경험을 바탕으로 A대표팀 골키퍼진의 본선 대비를 위한 훈련을 이끈다. 또 비소집 기간에는 골키퍼 클리닉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유소년 골키퍼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표팀의 체력과 컨디션 관리를 담당할 마티아스 피지컬 코치는 1983년생으로, 포르투갈 프로축구 벤피카 A팀에서 피지컬 코치로 일하다가 홍명보호에 가세한다. 축구협회는 "마티아스 코치는 2015년∼2021년 벤피카 유스 스포츠사이언스 팀장을 맡은 피지컬 부문 전문가"라며 "최근 미국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벤피카 선수단의 현지 적응을 이끌며 16강 진출에 힘을 보탠 경험은 대표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명보호는 9월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 멕시코와의 원정 친선경기부터 새로운 코치진과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춰 본선 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2025-07-24

한국, 라인-루르 하계 U대회서 금메달 14개 수확… 3위 수성 ‘기대’

한국이 세계 대학생 스포츠인의 축제인 제32회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에서 종합 3위 수성 기대감을 키웠다. 한국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올린 라인-루르 U대회의 종반인 24일 현재 금메달 14개와 은메달 7개, 동메달 17개를 수확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종합 순위 3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은 금메달 10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15개를 사냥해 종합 4위로 바짝 뒤쫓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라인-루르 U대회에 태권도와 양궁 등 13개 종목에 선수 226명(남자 136명, 여자 90명)과 임원을 포함해 총 312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종합 3위 수성을 노리고 있다. 2027년 차기 대회를 충청권에서 개최하는 우리나라는 2023년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31회 U대회 때는 금메달 17개와 은메달 18개, 동메달 23개를 획득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U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의 메달밭은 종주국을 자부하는 태권도였다. 태권도에선 품새 남자 단체전에서 금빛 발차기를 선보이는 등 한국 선수단이 딴 금메달 14개의 절반인 7개를 휩쓸었다. 펜싱도 금메달 5개를 수확했고, 유도도 두 차례 금빛 메치기를 선보여 한국의 종합 3위에 견인차가 됐다. 한국 선수단은 27일 대회 폐막까지 메달 레이스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연합뉴스

2025-07-24

펜싱 송세라, 세계선수권 여자 에페 동메달

한국 펜싱 여자 에페의 '에이스' 송세라(부산광역시청)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년 만에 개인전 시상대에 섰다. 송세라는 24일(한국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린 2025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울라다 하르코바(우크라이나), 카트리나 레히스(에스토니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현재 여자 에페 개인전 세계랭킹 1위인 송세라는 개인·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2022년 대회 이후 3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후보로 꼽혔으나 개인전 16강에서 탈락해 눈물을 쏟았고 단체전에서도 입상이 불발됐던 송세라는 이후 2024-2025시즌 국제 무대에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밴쿠버 월드컵 개인전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월드컵 은메달,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그랑프리 동메달, 5월 중국 우시 월드컵 준우승까지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입상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제패한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전 메달권에 진입했다. 이번 대회 첫 경기인 64강전에서 클라리스마르 파리아스(베네수엘라)를 15-6으로 제압한 뒤 기세를 이어간 송세라는 8강전에서 루이엔 샤오(캐나다)를 15-11로 꺾고 4강에 올라 메달을 확보했다. 하지만 하르코바와의 준결승전에서 14-15로 석패하며 결승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입상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등 예상 밖의 부진으로 종합 순위 7위(은1·동2)에 그쳤던 한국 펜싱은 올해는 개인전 첫날부터 메달리스트가 나오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같은 날 열린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는 라이언 초이(홍콩)가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한국 선수 중엔 이광현(화성시청)이 38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2025-07-24

유도 허미미 하계U 우승… 2연패 위업

한국 여자 유도 에이스 허미미(세계랭킹 7위·경북체육회)가 2025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허미미는 24일(한국시간) 독일 에센에서 열린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로저 제르차시(52㎏급 세계랭킹 12위·헝가리)를 왼손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경기 시작 2분 2초 만에 절반을 얻은 뒤 곧바로 유효를 따내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고, 경기 종료 1분 27초를 남기고 시도한 왼손 업어치기에 성공하며 화끈한 한판승으로 매조졌다. 이번 금메달은 어깨 수술을 받은 뒤 거둔 첫 메달이라서 의미가 깊다.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허미미는 지난해 11월 왼쪽 어깨 인대 수술을 받은 뒤 재활 과정을 거쳤고 지난 6월 2025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유도선수권대회를 통해 복귀했으나 첫 경기에서 패해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한 달 만에 다시 국제대회에 출전한 허미미는 가볍게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2023년 청두 U대회 우승자인 허미미는 2년 만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같은 날 여자 52㎏급에 출전한 장세윤(세계랭킹 22위·KH필룩스)도 결승에서 만난 일본의 신예 후쿠나가 하코를 반칙승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2025-07-24

포항 희망복지지원단, 죽도동서 주거환경개선 활동

포항시 희망복지지원단은 최근 죽도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강미애), 죽도동행정복지센터(동장 조영종), 노인보호전문기관, 철거이야기(사장 강판석), 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해 복지 소외계층의 주거환경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죽도동에 위치한 노후주택 2층에 거주 중인 4인 가구로, 위생 상태가 불량하고 쓰레기 방치로 인한 악취가 심해 주변 민원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희망복지지원단은 해당 가구가 쾌적하고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제공받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 관계 기관과 협의해 복지서비스 연계를 추진해왔다. 이번 활동은 이숙경 통합사례관리사와 죽도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죽도동행정복지센터가 긴밀히 협력하여 진행됐다. 청소 및 도배, 장판 교체 등 전반적인 정비 작업이 이뤄졌으며, 가족 구성원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 공간이 새롭게 단장됐다. 조영종 죽도동장은 “향후 희망복지지원단과 각 기관에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지원할 계획이며, 대상자에게 필요한 서비스 연계 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24

“우리의 헌혈이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되길”

포항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은 24일 뇌병원 1층 앞에서 병원 직원을 대상으로 올해 두 번째 ‘사랑의 헌혈’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헌혈 행사는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의 헌혈 차량 지원으로, 여름방학 기간 중 헌혈 참여자 감소와 고령화 및 저출산으로 인한 헌혈 인구 감소에 대응하고자 마련했다. 세명기독병원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안정적인 혈액 공급을 지원하고, 생명 나눔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매년 헌혈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행사는 무더위 속에서도 50여 명의 병원 직원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했으며, 사전 신청을 하지 못한 직원들도 현장 접수를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헌혈 차량 주변은 따뜻한 나눔의 열기로 가득 쌓였다. 울산혈액원 헌혈개발팀 천연민 대리는 “세명기독병원은 매년 2회 정기적으로 헌혈 행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혈액 수급이 어려운 시기에 꾸준히 협조해 주셔서 매우 고맙다”라며 “직원들의 높은 참여도가 혈액 수급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직접 헌혈에 참여한 한동선 병원장은 “의료기관으로서 안정적인 혈액 공급은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우리 병원 구성원들의 작은 실천이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헌혈 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세명기독병원은 2004년부터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정기 헌혈 행사를 개최해 왔으며, 지난해 7월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과 ‘생명 나눔 업무협약’을 체결해 정기적인 헌혈 참여와 제도적 지원을 통해 혈액 수급 안정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7-24

박종진 경북대 교수, 해양과학산업 대상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박종진 교수가 제7회 문무대왕 해양대상에서 경상북도 도지사 포상인 해양과학산업 대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지난 23일 경주 The-K호텔에서 열렸다. 문무대왕 해양대상은 경북도가 문무대왕의 호국·애민·해양 개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9년부터 매년 해양과학산업과 교육문화 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선정, 시상하고 있다. 2014년부터 수중글라이더 기반 무인 해양관측 기술 개발을 주도해 온 박 교수는 세계 최초로 수중글라이더 원격 진회수 장치를 개발하고, 심해역 부력엔진을 국산화하는 등 고위험·고비용 중심의 해양관측 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2019년에는 수중글라이더를 활용해 동해 수중 소용돌이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으며, 2022년에는 내부파와 소용돌이 간 상호작용을 규명하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표층 해수 가열 및 중층 해수 냉각 현상도 세계 최초로 밝혀내는 등 해양 변화 연구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국제해양글라이더협의회 위원과 국제학술지 ‘해양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관련 기술의 국제 표준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박 교수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고품질 준실시간 해양그리드 데이터서비스 체계 개발’ 사업을 이끌며, 로봇 관측 기술과 AI 모델 기술을 융합해 누구나 쉽게활용할 수 있는 고해상도 3차원 해양환경 정보 제공 기반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24

밥상물가 위협하는 기후플레이션에 대응을

올 여름 일찍 찾아온 폭염과 폭우 등이 반복되면서 밥상 물가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생산자 물가지수는 119.77로 전월 대비 0.1% 가 상승했다. 농산물은 1.5%, 축산물은 2.4%가 각각 올라 생산자 물가지수가 3개월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밝힌 6월 소비자 물가도 전년 동기보다 2.2%가 올랐다. 올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고 계절적으로 공급이 늘어 떨어져야 할 농산물 가격의 하락 폭이 줄어든 때문이라 한다. 문제는 반복되는 폭염과 폭우 등으로 농산물의 공급 차질이 우려되면서 가격도 크게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농림수산부에 의하면 지난주 전국에 걸쳐 내린 폭우로 농작물 피해 면적이 3만ha에 육박하고 있다. 축구장 면적으로 보면 4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가축도 닭, 돼지 등 모두 178만 마리가 폭우로 폐사했다. 채소류와 과일류 등 품목에 따라 농축산물의 생산지 가격 폭등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배춧값은 벌써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3일 기준 대구지역 배추 소매가격은 1포기 5827원으로 지난달보다 55%가 뛰었다. 기온변화에 민감한 깻잎과 시금치 등도 오르고, 수박이나 토마토 등 과일류도 오름세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날씨가 농작물 생산 감소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이 상시화될 것 같다는 전망이 일반화되고 있다. 폭우, 가뭄, 폭염 등의 극한 날씨가 농산물의 생산 차질로 연결되고 공급이 줄어든 농산물은 물가를 끌어 올리는 현상이 상시적으로 발생한다는 전망이다.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이번 주부터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물가가 치솟으면 정부가 의도한 경기회복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기후변동이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하는 기후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발빠른 정책이 나와야 한다.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농업기술 개발이나 품종개발 등 구조적으로 대응할 다양한 연구가 서둘러져야 한다.

2025-07-24

‘포항·영덕참치’ 브랜드 생길 날 멀지 않았다

경북도는 지난 23일 포항과 영덕에 각각 대규모 참다랑어(참치) 급속 냉동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후 변화로 이 지역 참다랑어 어획량이 증가함에 따라 이를 고부가가치화해 어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다. 해당 시설은 포항 수협과 영덕 강구수협에 들어선다. 각각 참다랑어 500t과 1000t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이며 포항은 2026년, 영덕은 2029년 완공될 예정이다. 최근 동해 연안에는 수온 상승과 고등어, 청어 등 먹이 형성으로 과거 잡히지 않던 참다랑어가 정치망에 많이 포획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영덕 앞바다에서 참다랑어 1300마리가 한꺼번에 잡혀 화제가 됐었다. 지난 2020년 경북 동해안 참다랑어 어획량은 5t에 그쳤지만, 지난해 168t으로 늘었고 올해는 지난 22일 기준 322t으로 4년 만에 무려 64배 증가했다. 참다랑어는 바닷속을 쉬지 않고 헤엄치며 호흡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정치망 그물을 걷어 올리면 바로 죽는다. 상품성을 위해서는 신선도 확보가 관건이다. 최근 영덕에서 잡힌 참다랑어 중 193kg짜리는 700만 원에 낙찰됐지만, 100kg짜리는 18만 원에 거래된 적도 있다. 처리 방식과 보관 상태에 따라 시장 가격이 수십 배까지 차이 나는 경우가 많다. 신선도와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잡힌 직후 내장과 피를 제거한 뒤 영하 55~60도로 급속 냉동해야 한다. 현재 경북 동해안의 냉동시설은 대부분 영하 20도 수준의 일반 냉동고로 고급 어종 보관에는 한계가 있다. 경북도는 어민들을 대상으로 한 참다랑어 전처리기술 교육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북도는 냉동시설이 완공되면 가공된 참다랑어를 국내 시세보다 2~3배 높은 값에 일본으로 수출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경북도는 정부에 참다랑어 쿼터량 추가 배정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 앞으로 포항과 영덕에서 대량 생산될 가능성이 있는 참다랑어 상품이 ‘포항참치’, ‘영덕참치’라는 브랜드로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이 되길 기대한다.

2025-07-24

이혼 후 배아이식을 결정한 엄마의 마음

배아는 정자와 난자의 수정이 이루어진 수정란이다. 사전적 의미로 수정 후 8주까지의 수정란을 말하기도 하지만 우리 헌법재판소는 수정 후 2주 이내의 초기 수정란을 ‘배아’로, 그 이후의 단계는 ‘태아’라고 하며 배아와 태아를 구분한다. 배아와 태아를 구분하는 이유는 인간이 가진 생명권의 주체로서의 권리를 수정 후 언제부터 인정할 것인지 문제 되기 때문이다. 2004년 부산의 한 부부는 병원에서 인공수정으로 배아 개체 3개를 얻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부인의 몸에 착상됐고, 나머지 2개는 폐기되거나 생명공학 연구에 쓰일 처지가 되었다. 부부는 인공수정으로 힘들게 얻은 배아를 차마 실험실로 보낼 수 없어 “인공수정 배아를 인간이 아닌 세포 덩어리로 규정해 연구 도구로 취급하고, 보존기간이 지나면 폐기하도록 한 생명윤리법은 기본권인 생명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태아는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로 국가가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수정 후 2주 이내의 배아는 헌법상 생명권이 인정되는 독립된 생명체가 아니라고 하며 수정된 배아를 불임이나 질병 치료 연구에 이용하고 수정 뒤 5년이 지나면 폐기하도록 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의 조항은 “인간의 생명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재판관 9명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배아와 태아의 구분을 수정 후 2주로 잡은 이유에 대해 헌재는 수정 후 ‘원시선’이 나타나기 전 초기배아는 인간으로 볼 수 없는데 이 원시선이 수정 후 14일쯤 지나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정란의 원시선은 나중에 아기의 척추를 형성한다고 한다. 배우 이시영씨가 이혼 후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인공수정 했던 배아를 이식해 임신한 것이 화제이다. 전 남편의 동의 없이 아이를 가진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 것인가, 전 남편이 아이에 대해 부양의무를 지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한창인 것 같다. 배아를 생성할 땐 배아의 생성과 이식에 대한 대상자 배우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 동의는 사후에 철회할 수 있지만, 아마 이시영씨 부부는 5년 전 생성해 보관 중이던 배아의 처리 문제에 대해 따로 생각하지 못하고 이혼을 했던 것 같다. 이혼 후 배아의 보관기간 만료가 임박했고 이시영씨는 혼자 이식을 결정하고 임신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생부가 인지하거나 아이가 생부에게 인지 청구를 하면 된다. 인지가 되면 아이와 친부 사이에선 부자 관계에서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주장할 수 있다. 이를테면 양육비를 받을 수 있고 아빠는 아이를 면접 교섭할 수 있으며, 상속도 이루어진다. 아이 둘의 엄마인 필자는 이 사건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 과연 이시영씨가 이 배아를 폐기되어도 어쩔 수 없는 세포 덩이로 인식할 수 있었을까? 보관기간이 만료되어 이식하지 않을 거면 배아를 폐기하겠다는 병원의 통보를 받았을 때 “이혼했으니 폐기해주세요” 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엄마가 과연 몇이나 될까. 부모에겐 배아도 자식과 마찬가지일 수 있다. “수정 후 2주 이내의 배아는 생명권이 인정되는 독립된 생명체로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사실 부모의 마음과는 조금 먼 곳에 있다. /김세라 변호사

2025-07-24

고스트 건

총기 사용이 허용되고 있는 미국에서 가장 골치 아파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고스트 건(Ghoast Gun)이다. 고스트 건은 일반 총과 달리 총기 제조 공장에서 합법적으로 생산된 총이 아니다. 일반인이 직접 제작한 불법 총기를 말한다. 인터넷에서 부품을 구입해 제조하기도 하고, 요즘은 3D 프린팅에 힘입어 초보자도 쉽게 제조할 수 있다고 한다. 고스트 건은 일련번호가 없다. 제조사를 추적할 수 없어 유령 총이라고도 한다. 주로 범죄에 사용되는데, 미국 총기범죄에 사용된 총의 약 30%가 고스트 건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고스트 건 규제에 관한 법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몇 년전 인천공항 경찰은 12정의 총기를 보관하고 있던 40대 남자를 붙잡았다. 이 남자는 해외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60여 차례 걸쳐 총기부품과 총기 관련 서적을 구입해 권총 7정과 소총 5정을 만들어 보관해 왔다고 한다. 총기 사용과 관련해 비교적 안전한 나라로 알려져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을 통해서 누구나 사제총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지난 20일 인천에서 사제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은 유튜브를 보고 총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인터넷 등에는 실제로 총기 만드는 방법 등이 상세히 소개되기도 하고 해외 포털에서도 제작 방법 등을 쉽게 접촉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서 보았듯이 사제 총기도 실제 총에 못지 않는 위력이 있다. 마음만 먹으면 총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불안하다. 사제 총기가 발붙이지 못할 강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07-24

부조금

장례 행사가 끝난 뒤 망자의 혼백을 평안하게 하도록 지내는 제사를 우리는 우제(虞祭)라고 하며 세 번 지내기에 삼우제라 한다. 그래서 우린 “삼우, 삼우”하는 것이다. 간혹 어떤 이는 ‘삼오’라고 말하는데 잘못 알고 있는 경우다. 똑같이 헷갈리는 것이 ‘부조(扶助)’이다. 이것을 ‘부주’라고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부조”라고 고쳐주면 ‘알아서 들어라.’ 라는 핀잔만 돌아오기에 요즘은 그냥 알아서 듣는 편이다. 장례식장에 꽃을 보낸다면서 조화를 화환으로 이야기해도 그러려니 한다. 과거에는 봉투에 한문으로 부의(賻儀)라고 써달라고 부탁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에 인쇄된 봉투가 비치되어 있고, 축의금과 조의금 구분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어버려 부고장이나 청첩장에 ‘성의 보내는 곳’으로 입금하면 끝이다. 세상 살면서 유효기간이 없는 것이 딱 하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건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 들어오는 부조 명단과 액수이다. 이건 끝까지 간다. 완전히 ‘기부 앤 테이크’이다. 부조금을 받지 않겠다는 사람은 큰 재벌이거나 고관대작들이나 호기에서 하는 행위이고 대형할인점 할인쿠폰 지갑에 쟁기고 사는 서민은 그런 짓을 잘 하지 않는다. 문제는 부조가 다 빚이라는 것을 안다. 내가 한 만큼 남도 하게 되고 내가 하지 않으면 남도 하지 않는다. 역으로 말하면 내가 부조하지 않는다는 것은 받을 마음도 없다는 뜻이다. 나는 했는데 상대방은 하지 않고 있으면 둘의 관계는 아주 묘해진다. 그리고 분명히 해야 할 만큼 돈독한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배신감마저 생기게 된다. 갑을 관계에 있는 거래 관계에선 큰일 치고 난 뒤 거래 끊어지는 경우가 제법 많다. 그래서 비록 갚아야 할 빚임에도 부조를 거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것이 생각보다 뒤끝이 강하다는 것을 사람들은 안다. 물론 생뚱맞게 단체 문자 톡에 뜨는 부고장이나 청첩장은 예외이다. 고등학교 동창이라지만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데 무슨 문상을 가겠는가. 부고장은 이해가 간다만은 청첩은 또 다르다. 단체톡에 청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일일이 청첩(請牒), 즉 손님으로 와서 축하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야 가는 것이다. 자식들 결혼 시키는 나이이자 부모님 돌아가시는 나이엔 많이 바빠진다. 한 달에 부조금으로 나가는 돈이 장난이 아니다. 특히 정년퇴직에 별반 돈벌이가 없는 이에겐 상당한 부담이다. 몇 푼이라도 벌지 않고 놀러 다니기엔 상당한 지출 액수가 한동안 계속될 조짐이 있어 사람 구실하고 살기 위해선 남 눈치 볼 필요 없이 무조건 나가야 하는 것이다. “형님, 들어온 부조금을 형제자매간에 어떻게 배분했습니까?” 이젠 부조금 배분문제 말이 많은 모양이다. 갚아야 할 빚이기에 누구 앞으로 들어온 건지 배분 작업을 하는 것이다. 어떤 집안에선 남는 돈 전부를 집안 돈으로 묶어 공동경비로 했단다. “난 그냥 남는 것 전부 어머니 다 드렸어.” 배분하는 게 이상하게 추잡스럽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이땐 장남이란 게 마음이 편하다. 따라준 동생들과 제수씨들에겐 고마울 뿐이다. /노병철 수필가

2025-07-24

가짜에 내기를 거는 사람들

일본의 문예비평가 아즈마 히로키는 “촉시적 평면에 대하여” 논한 바 있다. 여기서 ‘촉시적’이란 ‘촉각’과 ‘시각’이 결합된 복합적 감각을 의미하고, ‘촉시적 평면’은 터치패널을 뜻한다. 세계의 변화는 미디어의 변화로 감지되는데, 현대 사회는 바야흐로 터치패널의 시대라는 것이다. 컴퓨터 모니터와 TV, 영화와 같은 과거의 스크린은 출력 전용이라 만질 수 없고 만져도 내용이 변하지 않으나, 터치패널은 표시와 입력의 두 기능이 모두 가능하여, 접촉을 통해 대상을 조작할 수 있다. 즉 보이지만 만질 수 없는 것이 만연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 보이면서 만질 수도 있는 것에 익숙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즈마 히로키는 이 차이에 천착한다. 스크린에서 터치패널로의 이행은 사회의 구체적 변화를 수반한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사회의 문제나 현안을 지각하는 방식이 바뀌어버렸다고 말한다. 가령 스크린의 시대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것(화면)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그 배후의 보이지 않는 힘(감독)을 파악하지 않으면 대상(작품)의 진실에 접근할 수 없다는 의식이 있었지만, 터치패널의 시대에는 그 관계가 변했다는 것이다. 즉 ‘표층’의 배후에 ‘심층’이 있다거나, ‘가짜’ 너머에 ‘진짜’가 있다는 식으로 사고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반대로 ‘가짜’를 ‘가짜’인 채로 만지고 조작하고 가공하여 그 조작 자체에서 쾌를 느끼는 시대이고, 심지어 ‘가짜’를 계속 만지다보면 언젠가 ‘진짜’에 도달한다고 믿는 시대가 출현했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현상을 예로 든다. 지식인들은 트럼프의 ‘가짜’ 이미지에 속지 말고 그 뒤편의 추악한 ‘진짜’ 욕망을 봐야한다고 했으나 이런 호소는 반대로 ‘가짜’면 어떠냐는 저항을 불러일으켰다고 말이다. 나는 한국에서도 ‘가짜’와 ‘진짜’의 관계가 뒤틀린, 탈진실(Post-truth) 현상이라고 쉽게 단정하기도 어려운 현실로 ‘부정선거론(?)’이 있다고 생각한다. 부정선거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선관위의 설명이나 사법부의 판단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작은 의혹에 매달려 부풀리고, 사회에 터무니없는 요구를 내걸면서 이를 받아주지 않는 현실을 자기 믿음의 근거로 다시 동원한다. 이들에게 진실이란 밝혀지거나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실 ‘부정선거론’의 실체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를 밑천으로 자기의 세(勢)를 키우려는 정치 모리배들과 마치 ‘부정선거론’이 사회의 중요한 의제인 양 그들의 주장을 받아써 주는 언론이 문제라 보인다. 이들은 부정선거 운운이 가짜인 것을 알지만 모른 척 계속 만지고 다루고 접촉한다. 그 가공의 결과가 미칠 사회적 악영향에 대해서는 무심한 채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다. 혹은 부정선거가 담론화되는 과정에서 야기되는 혼란으로부터 취할 정치적 이득이 있다고 믿는다. 가짜를 가짜인 채 계속 만지다 보면 거기서 일말의 진실에 도달할 거라는 사이비 소망의 출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왜 이들은 사회를, 법을, 합리를, 정치를, 사람을 믿지 못하나? 이런 현상의 배후에 터치패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짜에 내기를 거는 사람들에 관해서는 더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 같다. /허민 문학연구자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