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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용 대구시의원, ‘대구시 대학 청년 연구자 육성 및 지원 조례안’ 대표 발의

김재용(북구3·사진) 대구시의원은 4일 제321회 정례회에서 '대구시 대학 청년 연구자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청년연구자들의 수도권 유출은 지역 대학의 위기를 넘어 지방 소멸을 부추기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라며 “이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연구 혁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례안은 △대학 청년연구자의 육성 및 지원을 위한 5년 단위의 기본계획 수립 및 실태조사 △전문적인 심의를 위한 ‘청년연구자 육성위원회’ 설치 △장학금 및 연구장려금 지급, 주거 및 문화생활 지원, 취업 연계 등 실질적인 지원 사업의 추진 △교육청·대학·기업체와의 협력체계 구축 근거 마련 등이 주요 내용이다. 김 의원은 “이번 조례안은 청년연구자들이 대구에서 꿈을 키우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앞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지역 산업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례안은 오는 16일 소관 상임위원회(경제환경위원회)서 가결되면, 18일 제4차 본회의의 최종 의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2-04

중기부, 대구·경북 자동차부품 수출기업과 현장 소통⋯“글로벌 위험 대응 지원 강화”

중소벤처기업부가 대구·경북 지역 자동차부품 수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지원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중기부(장관 한성숙)는 4일 경북 경산의 자동차부품 수출기업 ㈜경림테크에서 ‘대구·경북 자동차부품 수출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을 비롯해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경북도청, 대구세관본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코트라 등 지역 수출지원기관 관계자들도 동행해 기업 목소리를 함께 들었다. 자동차부품 산업은 대구·경북 지역의 대표적인 주력 수출 분야로 중소기업 수출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품목 관세 부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전기차 전환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겹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 산업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 지역은 타 지역보다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은 경림테크 생산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생산 자동화 시스템과 물류이송 로봇 개발 사례를 확인했다. 경림테크는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대표적 수출 중소기업으로 소개됐다. 이어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현장의 생생한 애로사항이 논의됐다. 기업들은 △미국 관세 충격 완화를 위한 정부 지원 확대 △수출·해외진출 단계별 맞춤형 애로 해소 △수출바우처 등 기존 지원제도의 현실화 △간접수출 증빙 절차 간소화 등 실무적 개선 필요성을 건의했다. 노용석 제1차관은 “대구·경북 수출기업들이 글로벌 위험 속에서도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기부는 이러한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기업 수요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미국 관세 이슈 등 급변하는 환경에 중소기업이 제때 대응할 수 있도록 내년 수출지원사업을 연내 조기 공고해 지원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04

대구 베이비&키즈페어 ‘육아 성지’ 증명⋯개장 전부터 ‘오픈런’

“육아 관련 제품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비교하며 구매하기 정말 편해요” 4일 오전 대구 엑스코 동관 앞. 개장 10분 전인데도 행사장 입구는 이미 인파로 가득 찼다. 만삭의 임산부부터 아기를 안은 부모, 유아차를 끌고 온 가족들까지 수백 명이 길게 줄을 서 ‘제46회 대구 베이비&키즈페어(이하 대구 베키)’의 개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남권 최대 규모 육아박람회답게 반복적인 행사개최에도 인기는 전혀 시들지 않았다. 시민들은 “여기 오면 트렌드가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왜 이 박람회가 부모들 사이에서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는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 대구 베키에는 브라이텍스, 잉글레시나, 다이치, 실버크로스 등 국내외 프리미엄 육아 브랜드 200여 개가 참여했다. 유아차·카시트 같은 고가 품목부터 아기띠, 보행기, 영유아 위생용품, 학습 용품까지 품목이 촘촘하게 구성돼 부모들은 부스 마다 멈춰 서 제품을 비교했다. 행사장의 장점은 ‘직접 체험’이다. 판매원이 시연하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아이를 태워보며 안전성·편의성을 실제로 느낄 수 있어 “온라인 정보만으로는 잘 알 수 없는 부분을 잘 파악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울산에서 온 예비 아빠 강대육씨(36)는 “내년 3월 첫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어서 SNS에서 보고 일부러 대구까지 왔다”며 “아이에게 쓰는 제품이다 보니 직접 착용해보고 꼼꼼히 비교할 수 있어 확신하고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람회장은 제품 판매라기 보다는 ‘놀이+체험 공간’에 가까웠다. 아이들은 장난감·학습 용품 부스에서 직접 만지고 체험하며 웃음꽃을 피웠고, 부모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제품 기능을 자연스럽게 확인했다. 이유식·간식류 부스는 특히 북적였다. 대구 평리동에서 온 구현정씨(35)는 “첫째 때부터 5년째 베키를 찾고 있다”며 “아이들 먹거리는 직접 맛보고 결정할 수 있어 너무 좋다. 필요한 제품의 실물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입구 옆 쿠폰 게시판은 또 다른 인기 장소였다. 할인쿠폰을 확인하고 “이건 꼭 챙겨야 해”라며 서로 비교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행사 관계자는 “여성아이병원, 효성병원 등이 참여하는 전문 강연 또한 베키의 경쟁력”이라며 “임신·출산·육아와 관련한 실질적인 정보를 현장에서 바로 들을 수 있어 ‘예비 부모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대구 베이비&키즈페어는 오는 7일까지 엑스코에서 진행된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2-04

미래를 알려면 과거를 돌아봐라

우리는 현재와 과거가 끊임없이 대화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영국 역사학자 E.H.카의 말처럼,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도구로 여겨진다. 최근 출간된 영국의 사회철학자이자 로먼 크르즈나릭의 신간 ‘내일을 위한 역사’(더 퀘스트)는 이러한 관점에서 응용역사의 접근법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21세기의 주요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탐색한다. 크르즈나릭은 기후위기, 불평등 심화, 민주주의 위기, 기술 독점 등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난제들에 대한 해답을 지나간 문명의 지혜 속에서 찾는다. 그는 “역사는 우리에게 과거의 위기가 어땠는지 상기시키고, 하마터면 잊힐 뻔한 다양한 사회 조직 방식을 전수하고, 현재의 불의와 권력관계의 뿌리를 드러내고, 생존과 번영을 위한 변화를 이끌 단서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민이 촉발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세 스페인의 알안달루스 왕국에서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인이 평화롭게 공존했던 ‘콘비벤시아’ 문화를 사례로 든다. 이는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갔던 역사적 교훈을 현대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제공한다. 또한, 현대의 무한 소비주의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일본 에도시대의 순환 경제 모델을 제시한다. 이는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방법을 보여준다. 소셜미디어가 빚어낸 정치적 양극화와 가짜 뉴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8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 문화를 떠올리며, 평등하고 숙의적인 공론장을 형성했던 과거의 경험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설계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크르즈나릭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 집단 연대와 변혁적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과거의 지혜를 AI 플랫폼 협동조합 같은 오늘의 혁신과 결합함으로써 우리 문명이 위기 앞에서 ‘부러지지 않고’ ‘구부러질 수 있는’ 회복력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과거의 성공 사례를 현재의 기술과 결합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저자는 ‘점진주의’로는 시급하고 복합적인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화석연료 중독을 끊기 위한 ‘멸종반란’ 운동 같은 급진적 저항 운동의 잠재력을 재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중세 에스파냐의 알안달루스에서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인이 평화롭게 공존했던 ‘콘비벤시아’ 문화를 소개하며, 사회적 관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일본 에도시대의 순환 경제 모델을 통해 무한 소비주의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18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 문화를 통해 정치적 양극화와 가짜 뉴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공론장의 재설계를 제안한다. 극우 정권의 대두와 엘리트 정치에 대한 신뢰 상실 앞에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라에티아 자유국과 쿠르드족의 로자바 자치정부를 소개하며 시민의회(숙의민주주의) 도입을 촉구한다. 이는 권력을 민중에게 돌려주고, 보다 참여적이고 포용적인 정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크르즈나릭은 ‘파괴적 변화의 연결고리(Disruption Nexus)’라는 독자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조건을 설명한다. 그는 기후위기와 인구 절벽 같은 위기와 촛불 집회와 환경단체 활동 같은 사회운동, 그리고 탈성장 경제와 공동체 민주주의 같은 새로운 사상이 결합될 때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저자는 ‘위기’, ‘운동’, ‘사상’이라는 세 요소의 상호작용이 정치적 의지를 자극하고, 사회 전체가 중대한 결정의 시점에서 새로운 길을 선택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는 인류의 회복력을 구축하고 대격변을 막아내는 근본적인 기둥으로 작용하며, 우리에게 근본적인 희망을 제시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4

경영의 신이 말하는 인생철학

1968년 첫 출간 이후 60여 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원제: 道をひらく·21세기북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전 완역본으로 선보인다. 이 책은 일본에서만 287판 이상을 거듭하며 누적 570만 부가 판매된 불멸의 스테디셀러로, 출간 이래 일본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2014년에는 누계 511만 부를 돌파하며 전후(戰後) 베스트셀러 단행본·신서 부문의 2위에 오른 바 있다. 이 책은 일본 전자 기업 파나소닉 창업자이며 정치·경제 지도자 양성 학원인 마쓰시타정경숙(松下政經塾)을 설립한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1894∼1989)가 경영 일선에서 직접 기록한 121편의 짧은 수필을 엮은 것으로, 일상 속 태도와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그는 “삶의 본질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매일의 성실한 걸음에 있다”라고 말하며, 위기와 좌절을 극복하는 힘, 사람과 신뢰를 지키는 용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철학을 전한다. 대공황, 전후 패전, 오일쇼크 등 격랑의 시대에도 단 한 명의 해고 없이 회사를 지켜낸 일화는 이 책이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닌 삶과 경영의 교과서로 읽히는 이유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존 코터 교수는 마쓰시타를 두고 “천 년에 한 번 나올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철학은 단순한 기업가의 유산을 넘어, 오늘날 혼돈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원칙으로 살아 있다.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가난한 소년이 전기기구 제작소를 창업해 오늘날 글로벌 기업 파나소닉으로 성장시킨 여정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경영과 삶의 본질을 드러내는 생생한 증언이다. “기업은 사람을 만드는 곳”이라 천명한 그의 철학은 기업을 단순히 이윤 추구의 장이 아니라 사회와 함께 번영하는 공동체로 바라보는 독창적 관점을 보여준다. 이 책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대표작이자 그의 철학과 사상의 원전으로 손꼽힌다. 그의 문장에는 삶을 헤쳐 온 생생한 체험이 배어 있으며, 실패와 좌절, 인간관계의 갈등, 조직을 운영하며 느낀 책임감과 무게를 꾸밈없이 담아냈다. 이 책의 제목에는 저자의 평생 철학이 압축돼 있다. 길을 여는 것은 외부 환경 탓을 하거나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 태도와 마음가짐을 다잡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수십 년 동안 사랑받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접근성이다. 마쓰시타 특유의 말하듯 전달하는 글쓰기로 몇 페이지에 불과한 짧은 수필을 엮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덕분에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도 잠깐의 시간을 내어 읽을 수 있고, 필요할 때 원하는 부분만 펼쳐봐도 충분한 울림을 얻는다. 이 책은 경영자부터 사회 초년생, 가정주부,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주제를 다룬다. 그래서 이 책은 일본에서 국민적 고전으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에서도 리더들에게 삶의 바이블로 여겨지고 있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삶과 경영, 개인과 공동체를 아우르는 지침이다. 다시금 기본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을 제공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특히 프로라는 자각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직업이든 그 방면의 일을 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면 그 사람은 프로다. 진정으로 프로의 값어치를 하지 못하면 고객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고객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4

낙원에 대한 갈망이 ‘대항해 시대’ 열었다

중세 이후 서양 기독교 문명의 공포와 죄의식을 연구해온 프랑스 역사학자 장 들뤼모가 낙원 개념의 역사적 변천을 추적한 책 ‘낙원의 역사’(앨피)가 번역 출간됐다. 창세기의 에덴동산에서 출발한 낙원은 수메르·그리스 신화와 결합해 ‘지상 정원’으로 구체화됐고, 이 탐색 열망이 르네상스와 대항해 시대를 촉발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중세 학자들은 낙원을 아르메니아나 메소포타미아 등으로 지도화해 콜럼버스·마젤란의 탐험을 이끌었다. 당시 성직자들은 아담과 이브의 원죄를 논증하며 금단의 땅에 대한 집착을 부추겼고, 16~17세기 학자들은 과학적 증거로 낙원의 실재를 입증하려 했다. 그러나 화석 발굴과 다윈의 진화론은 지리적 낙원 신화를 붕괴시켰다. 저자는 “과학적 패배 후 유토피아 사상과 예술적 상상력이 그 자리를 채웠다”며 낙원 상실 서사가 서구인의 죄의식과 멜랑콜리를 심화시켜 루소의 ‘자연 상태’나 칸트 철학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낙원 3부작의 첫 권인 이 책에서 저자는 “서양 문명은 금지된 행복과 잃어버린 낙원을 찾는 순례”였다고 결론짓는다. 단순한 종교적 도피처가 아닌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인간 정신의 투영으로서 낙원의 의미를 재조명한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4

민주당 대구시당 “TK신공항, 윤석열 정부때부터 2030년 개항은 무리”

더불어민주당 허소 대구시당위원장은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구·경북(TK) 통합신공항 건설비가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신공항은 먼저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허 위원장은 이날 대구 중구 시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대구시와 기획재정부가 신공항 총사업비를 보다 정확하게 산정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며 “이번 예산 미반영을 정치적 논란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공항 이전 사업 규모는 이미 확정됐고, 국토부가 조만간 2조 6000억 원 규모의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군공항 이전 역시 지난 정부와 달리 이재명 대통령이 국비 지원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만큼 사업 추진 환경은 오히려 더 진전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때부터 2030년 개항은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이제 와서 민주당 정부 탓을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반박했다. 허 위원장은 신공항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 “내년도 민간공항 설계·보상비 318억 원은 이미 확보돼 있고, 군공항 이전 비용과 전체 사업비가 확정되면 이후 예산 논의가 가능하다”며 “사업비를 정밀하게 조정하는 단계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신공항 건설에 이재명 정부가 약속을 안 지켰다 등의 평가는 대단히 부적절하고 과도하다”며 “대구에 다른 필요한 예산에는 관심이 없는 채 오로지 신공항 건설에만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예산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 허 위원장은 “권영진 전 시장 시절 시작돼 홍준표 전 시장 체제에서 ‘국립 독립운동기념관’이라는 이름이 더해졌지만, 총사업비 2100억 원 규모는 기재부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정부가 500억 원 이상의 독립기념관 관련 국비 사업을 추진한 적이 없었다”며 “대구시가 2100억 원짜리 국가 사업이 가능한 것처럼 발표해 시민들에게 희망고문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2-04

포항상의, 응급의료 청년인재 취업상담회 개최

포항상공회의소(회장 나주영)는 4일 선린대학교에서 구급·응급의료 분야 채용 예정기관 5곳이 참여한 가운데 응급구조과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소규모 취업상담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포항시와 경상북도, 포항상의가 공동 추진하는 ‘청년일자리 로컬솔루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 응급의료기관의 인력 수요를 예비 구급대원에게 직접 연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서는 각 채용기관이 구체적인 채용 계획과 직무 요건을 소개하고, 학생들은 1대1 맞춤형 상담과 현직자 멘토링을 통해 실제 취업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과 준비 방향을 점검했다. 상담회에 참여한 한 학생은 “기관별로 요구하는 응급 대응 능력과 기대 역할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비교할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며 “취업 목표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포항상의는 이번 상담회를 계기로 응급의료기관뿐 아니라 지역 병원, 산업안전 분야 등으로도 청년 일자리 매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청년일자리 로컬솔루션 프로젝트는 정부의 청년고용정책에 맞춰 지역 중소·중견기업과 청년 인재 간 연결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포항시는 산업 특화 인재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고, 기업에는 맞춤형 채용 지원을 제공해 지역 고용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5-12-04

경북도의회 예결특위 2026년도 예산안 ‘실효성’ 집중 검증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3일 도내 9개 실·국을 대상으로 2026년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며 사업 추진의 실효성과 예산 타당성을 면밀히 따졌다. 위원들은 이날 예산 산출근거 불명확, 중복 사업, 형식적 추진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생활밀착형 전략사업 발굴과 청년·주거 지원 강화, 농업·교육 혁신 준비, 지역 상징·시설 운영 개선 등을 주문했다. 먼저, 손희권 부위원장(포항)은 저출생·복지 사업의 중복성을 지적하며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른 재설계를 요구했다. 김대진 위원(안동)은 교통·의료·청년취업 등 도민 체감형 전략사업 발굴을 강조했고, 김진엽 위원(포항)은 공유재산 매각 근거 미흡과 청년 취업 예산 감액 문제를 제기했다. 박선하 위원(비례)은 안전행정 예산의 불명확성과 공공산후조리원 사업의 체계적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다. 배진석 위원(경주)은 ‘도청 별빛마당’ 사업의 효과성 부족을 지적하며 농업기술원 이전 대비 조직 개편을 강조했다. 연규식 위원(포항)은 기록원·위원회 운영 재정비와 다자녀·아동센터 등 예산 타당성 점검을 촉구했다. 윤종호 위원(구미)은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비 과다와 청년·무주택자 주거지원 강화를 요구했다. 정영길 위원(성주)은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 기준 재정비와 생활인구 사업 편차 해소를 강조했다. 조용진 위원(김천)은 국제 AI 메타버스 영화제 홍보 예산의 실효성 부족을 지적하며 혁신도시 발전 로드맵 수립을 촉구했다. 황두영 위원(구미)은 구미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의 운영 개선과 평생교육·유학생 유치 예산 확보를 강조했다. 김대일 위원장(안동)은 새마을재단 해외사업을 시·군 조직과 연계해 현장 경험을 살리고, 도청 이전 취지에 맞는 북부권 균형발전과 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04

경북도 고독사·사회적 고립 예방 성과보고대회 개최

경북도가 4일 경북사회적고립예방지원센터와 공동으로 ‘2025년 고독사 및 사회적 고립 예방 성과보고대회’를 열고, 고독사 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 제고 및 사업 운영 성과 및 우수사례를 공유를 통해 민·관 관계자의 역량 강화와 사기 진작을 도모했다. 이날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1부에서는 공모로 선정된 우수 기관과 유공자에 대한 포상과 함께 현장의 성과를 공유하는 발표가 이어졌다. 2부에서는 경북도의 고독사 및 사회적 고립 예방 정책을 소개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대응 매뉴얼 특강이 진행됐다. 공모전 심사 결과 대상은 의성군이 차지했다. 의성군은 우체국 네트워크를 통한 ‘정(情)담은 상자’ 안부살핌 우편 서비스를 운영하며, 1인가구 증가와 고령 인구가 높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위기가구를 조기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우수상은 성주군종합사회복지관이 수상했다. 성주군은 농촌지역 삼중고립(공간·관계·자원) 중장년 1인가구 사회관계망 프로젝트 ‘온(溫)기 사업’을 통해 복지관 중심의 농촌형 고립예방 모델을 제시하며 관계 회복과 자원 연계를 총괄했다. 우수상은 포항시가 선정됐다. 포항시는 9개 지역 밀착형 복지관 운영 및 스마트 고립예방 운영을 통해 고립유형 테스트, QR코드 활용 조사·발굴, AI 안부확인 서비스, ‘똑똑방문단’ 활동 등 디지털 기반 예방 모델을 구축했다. 또한, 이날 행사에서는 평소 주변 이웃을 살피고 고립가구 지원에 앞장선 행복기동대 3명에게 도지사 표창이 수여됐다. 이·통장, 부녀회, 지역 사회보장협의체, 명예사회복지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행복기동대는 고립 위험 이웃을 직접 발굴하고 연계·지원하는 무보수 지역밀착형 인적안전망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경북도는 올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24년도 고독사예방 시행계획 평가에서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또한 지난 11월 발표된 실태조사에서는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13% 감소(186명→162명)하는 성과를 거뒀다. 권영문 경북도 사회복지과장은 “사회적 고립 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이 더욱 협력하고, 2026년도 대폭 확대되는 고독사 예방 사업을 위해 시·군에서 꼼꼼하게 사업계획을 수립·추진해 달라”며 “경북도는 중앙부처 정책 방향과 지역 특성을 반영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04

경북도, ‘2025 농촌진흥사업 전국 1위 기관’ 선정

경북도농업기술원은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2025년 농촌진흥사업 우수기관 평가’에서 전국 1위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농업기술원이 해당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은 2000년 이후 25년 만으로, 농업대전환 정책 추진과 스마트농업 기술 확산, 재해 대응 등 현장 성과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수상은 4일 열린 ‘2025 농업과학기술 성과공유대회 시상식’에서 이뤄졌다. 기술원은 AI·로봇 기반 농업기술 도입, 특화작목 육성체계 구축, APEC 문자사과를 통한 농산물 홍보 등으로 농업 분야 변화에 적극 대응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3월 대형 산불 당시에는 5개 시군 135㏊의 영농 복구를 지원하고, 소실로 파종이 어려운 농가에 벼·콩 25t을 공급하며 재해 복구에도 힘을 보탰다. 지역별 특성에 맞춘 1시군·1특화작목 특구사업, 들녘특구 기반의 농업대전환 정책도 성과로 꼽힌다. 특히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정상단에 문양·문자를 새긴 기념사과를 전달해 ‘사과 한 알의 외교’로 불릴 만큼 홍보 효과를 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올해 기술원은 △농촌진흥사업 예산확보 전국 1위 △우수기관 평가 1위 △전국 Top10 연구소 선정 분야 1위 등 농진사업 3관왕을 달성했다. 또한 지역균형발전 우수사례, 청년농업 육성 최우수, 농촌자원사업 성과확산 경진대회 최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수상하며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조영숙 경북도농업기술원장은 “기후·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한 결과”라며 “수상에 머물지 않고 경북농업의 다음 단계 도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2-04

경북도, 지방소멸대응기금 1518억 확보

경북도는 4일 행정안전부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평가에서 2026년도 기금 1518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중 기초지원계정은 125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4억 원 증가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 인구감소와 소멸위기 대응을 위해 2022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1조 원 규모로 배정되는 재원으로, 기초자치단체 대상 기초지원계정 7500억 원과 광역자치단체에 배분되는 광역지원계정 2500억 원으로 구성된다. 기초지원금은 시군별 투자계획 평가 결과에 따라 등급별로 나뉜다. 올해는 시설 중심에서 벗어나 정주·체류·일자리 등 인구유입 효과가 기대되는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 방향이 전환됐으며, 배분체계도 단계별로 세분화됐다. 평가 결과 영양군이 우수 등급으로 120억 원, 상주와 영덕은 S등급으로 각 88억 원을 확보했다. 또 청도·의성·성주·영주·청송·봉화는 A등급으로 80억 원씩, 고령·문경·안동·영천·울릉·울진은 B등급으로 72억 원씩 배정됐다. 관심지역에서는 김천이 A등급 24억 원, 경주는 B등급 18억 원을 받았다. 우수사례로는 영양군의 청년농업성장플랫폼 구축 및 청년창업지원 사업이 산업·일자리 분야에서 선정됐으며, 상주시의 주민주도형 마을 리빙랩 사업이 마을 분야 우수사례에 포함됐다. 경북도는 전문가 자문 46회와 대면평가 대비 모의 면접을 실시하는 등 기금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상수 경북도 지방시대정책국장은 “올해 정책 변화에 적극 대응해 성과를 거뒀다”며 “기금이 지역경제와 일자리, 인구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2-04

포항지역 소나무 31.3% 완전 고사상태···포항시, 소나무재선충 방제 ‘기본설계 부재’ 속 수천억 낭비·확산 방치 논란

포항시가 최근 제출된 ‘2025 포항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기본설계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2026년 전면적 방제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그동안의 방제사업은 기본설계 없는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 왔고 그 결과 수천억 원대 예산이 허공으로 흩어졌다는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렵게 됐다. 이번 보고서는 포항시 소나무림의 약 31.3%가 이미 완전 고사 상태에 이르렀다는 충격적 현실과 함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과거 산림행정이 근거 없는 사업 집행과 미비한 감독으로 피해를 키워 왔다는 점은 책임 논쟁으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포항지역 재선충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보고서가 산정한 총 방제 수요 추정예산은 약 651억7000만 원 수준이다. 보고서는 다양한 방제 기법을 병행할 때 비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제시한다. 그러나 만약 모든 고사목을 단목 방제로 처리할 경우 소요 비용은 무려 약 6009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동안의 체계적이지 못한 방제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질문한다. 설계·조사·모니터링 없이 진행된 방제사업이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뒀는지, 또 오히려 방제의 역효과로 확산을 가속화한 것은 아닌지 물었다. 재선충 방제의 비합리적 대처는 현장과 주민의 증언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일부 사업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위해 표본지 몇 곳만 처리하고 끝냈으며, 방제지역 경계 설정과 이력 관리가 엉망이었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항공 방제나 드론 살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반복됐지만 시행 시기와 범위가 제멋대로였고, 주사 처치 대상의 선정 기준도 불분명했다. 이런 단편적·비계획적 조치는 단기적 이미지 관리는 가능했을지 몰라도 장기적 확산 차단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결국 피해를 눈덩이처럼 키워 버렸다. 행정의 난맥상은 또 있다. 방제 관련 예산 배정 과정에서 우선순위의 일관성이 결여됐고, 전문 인력과 장비 확보에 대한 계획은 형식적으로만 존재했다. 예를 들어 드론 전수조사와 정밀 현장조사를 병행했음에도, 두 조사의 산출물이 상호 연계되지 않아 데이터 활용도가 떨어졌다. 방제 이력의 전산화·공개도 미흡해 어떤 지역에 어떤 처치가 언제 이뤄졌는지 주민들이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보고서는 ‘포항산림의 장기적 기능 회복’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점도 꼬집는다. 수종전환·강도 간벌·모둠 베기·나무주사·드론 약제 등 다양한 수단을 제시하며 복원 로드맵을 짜야하지만 과거 실태를 보면 단기적 제거 작업에만 치중했을 뿐 복원 계획은 뒷전이었다고 지적한다. 고사된 숲의 단순 제거가 우선되면서 재조림·토양복원·생물다양성 회복 등 후속 조치는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산림은 한 번 무너지면 회복에 수십 년이 걸리는 생태계인 만큼 지금처럼 눈앞의 처치에만 급급하면 포항의 산림 생태계는 영구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실행 가능한 대책도 단계별로 내놨다. 단기대책은 우선 고사 확산 차단을 위해 ‘선단지(확산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 안팎에 대해 압축적·집중적 방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해안림·마을숲·사찰림·공원 등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을 우선 보호 대상에 올리고, 개별목의 경우는 나무주사를 통해 생존율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항공 약제는 피해 확산이 급격히 일어나는 구간에 대해 전문가 검토 후 선별적으로 시행하되, 양봉·농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보상 및 보호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항공드론을 이용한 전수 조사와 현장 표본 조사는 연계되어야 하며, 그 결과는 지역별 모니터링 체계에 실시간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종전환과 복원 프로그램을 과학적으로 설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단순한 소나무 대체가 아닌 기후변화·해안성분·토양조건을 고려한 혼효림 조성, 토양 개선, 미생물 복원 등 종합적 복원 계획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 대학·연구소와 협력해 복원 효과를 장기간 추적 관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공개해 학습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임업인들은 뒤늦었지만 포항시가 제선충 방제 기본설계를 한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산림전문가 A씨는 “적어도 재선충 관리에 관해선 이제 제도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방제사업 집행에 대하여 즉각적이고 독립적인 외부 감사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기본설계 없이 집행된 사업들의 타당성, 예산 집행 내역, 성과 여부를 낱낱이 밝혀야 향후 그런 미흡함이 되풀이되지 않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는 “향후 방제사업은 투명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집행되어야 하며, 모든 방제 이력과 정밀조사 데이터는 시민이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 전산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 “방제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산림·병해충·생태 복원 분야의 외부 전문가와 시민대표가 참여하는 ‘독립적 자문위원회’를 설립해 설계·집행·평가 전 과정을 감시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피해 지역의 임업인 B씨는 “지금 시민들은 왜 유독 포항에 이토록 재선충이 기승을 부리는 지를 묻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신뢰 회복’”이라고 했다. 그는 “시의 변명과 늑장 해명으로는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고 지적하고, “그간의 방제 실패와 예산 낭비 부분은 없는지 철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피해 주민 보상, 관련 정보의 신속한 공개, 책임 있는 인사의 문책과 재발 방지 약속 등 실질적 조치가 뒤따라야 향후 이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대표 C씨 또한 “포항의 산림은 단순한 나무의 집합이 아니다. 해안 생태계 보호, 토양 침식 방지, 도시 기후 완화, 지역 관광자원 등 복합적 가치를 지닌 공공자산”이라면서 “그동안 기본설계 없이 예산을 쏟아 부은 행정의 태도는 한참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역의 재선충이 이렇게 확산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할 뿐 할 말이 없다”면서 “이제라도 문제를 주시하고 원점에서 다시 방제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앞으로는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수렴, 대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12-04

지방의 청년인구 감소, 대책은 없는 것일까?

경북 청년인구가 5년 새 6만명 감소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경북의 청년인구(19~34세)는 올 10월, 37만여 명으로 5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인 6만여 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평균 4%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경북 인구감소가 자연 감소를 넘어 청년층 위주로 급속히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지방 청년인구 감소는 경북만의 문제는 아니다. 비수도권 지자체가 공통으로 겪는 지방소멸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반면에 수도권 인구집중은 20년 이상 지속된다. 작년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4만여 명. 청년층 비중이 가장 높다. 경북에서 이탈한 청년인구도 70%가 19~24세다. 수도권 유입인구의 대다수가 청년층에 몰려 있는 것과 유관한 통계다. 청년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는 대학 진학과 일자리다. 문제는 수도권에 한번 가면 그들이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삶의 기회와 수도권의 매력에 이끌려 대부분 그곳에 머물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지방은 인구소멸로 빠져든다. 국가데이터처가 밝힌 농림어업 자료에 의하면 2024년 기준, 경북 농가 수는 16만가구로 10년 전보다 11.8%가 감소했다. 농가 비중도 17.1%에서 13.4%로 하락했다. 청년인구의 지속된 이탈이 농도 경북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 얼마 전 캄보디아에서는 한국 청년들이 살해, 실종, 감금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해외범죄 조직이 내건 고수익 아르바이트와 해외 취업 미끼에 한국 청년들이 속절없이 당한 사고다. 눈여겨보면 피해 청년의 대부분이 지방 청년들이다.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던 그들이 돈 벌겠다고 나간 뒤 범죄조직에 휘말려 희생된 사건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방인구 감소에 대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수많은 대책도 내놓았지만 효과가 없다. 매년 수만 명의 인구는 여전히 수도권을 향하고 있다. 앞서 말했지만 삶의 기회나 삶의 질이 지방과 다르기 때문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방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청년인구 감소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2025-12-04

국민의힘 ‘계엄사과’로 오히려 내분 증폭되나

12·3 비상계엄사태 1년을 맞은 지난 3일 국민의힘 당대표, 원내대표, 소장파 의원들이 계엄책임에 대해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소장파 의원들이 중심이 된 ‘계엄사과’가 국민에게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한 채 당 내분만 부각시킨 결과를 낳았다. 당내 소장파·개혁파로 분류되는 재선·초선 의원 25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 사과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을 선언했으며, 의원 40여명은 별도로 자신의 SNS를 통해 계엄사과 메시지를 냈다. 원내 사령탑인 송언석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계엄의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계엄에 이은 탄핵이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다”고도 했다. 이 메시지를 두고 당내에서도 계엄이 정당했다는 것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친윤계’가 주류인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해 영남권 중진의원 대다수는 이날 침묵을 택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계엄사태 1년이 지났지만 국민의힘이 여전히 사분오열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오히려 최근에는 더 계엄의 늪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이러니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이 국민에게 먹혀들고, 입법독주와 특검남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3일에도 국민의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법사위를 열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등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날 대법원장 인사권을 무력화하는 법원행정처 폐지 법안도 발의했다. 지방선거가 이제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반등 기미가 없다. 민주당 독주에 대한 반사이익을 전혀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민심이 야당 쪽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국민의힘이 혁신을 통해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다.

2025-12-04

로비가 본업(?)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를 낸 쿠팡의 로비가 언론을 통해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언론을 통해 밝혀진 쿠팡의 정관계 로비는 국내 굴지 대기업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정관계 인사 영입에서 입증된 결과다.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쿠팡은 2020년부터 올 9월까지 4급 이상 고급 공무원 44명을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18명을 채용했는데 그중 절반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라 한다. 특히 연초 정권교체가 예상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보좌관을 대거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고, 또 최근에는 고용노동부에서만 8명을 데려왔다고 한다. 이들은 억대 연봉과 임원급 대우를 받으면서 정관계를 대상으로 쿠팡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한 방송에서 “쿠팡은 보안 내실보다 정관계 로비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같은 사실은 쿠팡의 정보보호 투자액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쿠팡의 정보보호 투자액은 매출 대비 0.2%(660억원)로 카카오나 SK텔레콤 등 다른 IT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업은 이해관계를 보호하고 불합리한 규제나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과정에서 로비의 필요성을 제기할 수 있다. 미국 등 일부 나라에선 로비를 합법화해 신고 및 관리한다. 대신 기업은 로비 활동 내역을 분기별로 공개해야 한다. 국가든 기업이든 일에는 원칙이 우선이다. 기본이 지켜지지 않으면 사회는 혼란이 오게 마련이다. 사자성어 정본청원(正本淸源)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뜻이다. 이커머스 회사의 기본은 정보보안이다. 로비는 그 이후 문제다. 쿠팡 사태는 기본을 망각한 데서 나온 경영의 실패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12-04

초코파이 한 개와 기소편의주의

작년 1월 전북 완주군의 한 물류회사에 보안업체 직원이 순찰을 하다가 사무실 냉장고를 열어 초코파이 한 개와 커스터드 한 개를 꺼내어 먹었다. 대기실 같은 곳에 놓여 있는 손님용 다과가 아닌 사무실 내 냉장고에 들어있던 과자였으니까 이것은 회사의 직원들이 먹기 위해 사둔 간식이지 외부인인 보안업체 직원이 먹는 것은 허락되지 않은 것일 수 있었다. 필자의 변호사 사무실에도 캡스 직원이 출동할 일이 있다. 그럴 때 점검을 끝낸 캡스 직원이 사무실 입구 대기의자에 놓인 사탕을 몇 개 집어먹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탕비실에 들어가 냉장고 문을 열고 그 안에 보관해 둔 박카스나 귤을 꺼내어 먹는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보안업체 측에 문제 제기를 하거나 고소를 생각할 여지도 있다. 이번 초코파이 사건도 그렇게 바라보면 절도죄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불법영득의사와 절취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 불법영득의사란 권리자를 지속적·계속적으로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할 의사를 말한다. 포장이 바뀐 초코파이의 사진을 잠깐 찍기 위해 꺼냈다가 넣어놓으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금방 다시 사 와서 넣어둘 생각으로 초코파이를 꺼내어 먹고 실제로 금방 같은 초코파이를 사 와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라도 이것은 불법영득의사가 있는 것이고, 절도죄는 기수이다.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도 있어야 한다. 회사 측의 명시적인 허락이 있었든 아니면 그동안의 관행에 비추어 묵시적 허락이 있었던 것이든 순찰을 오는 보안업체 직원들도 냉장고 속 과자를 먹는 것이 허락되었다면 절취의 고의는 없는 것이 되겠지만, 반대로 회사의 허락의 의사가 명확하지 않았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물류회사는 초코파이를 꺼내 먹은 보안업체 직원을 고소했고, 검찰은 고의와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해 절도죄로 기소했다. 1심 법원도 절도죄를 인정하며 벌금 5만원형을 선고했지만, 이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며 2심 법원은 불법영득의사는 인정되나 절도의 고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단 한 번, 1050원치의 과자 두 개를 꺼내 먹은 이 사건은 이렇게 오랜 수사와 기소와 재판과 기자들의 취재와 사회적 논란 등을 거쳐 마침내 무죄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 사건을 절도죄로 인정한 검찰의 판단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법리적으로 절도죄가 맞든 아니든 이런 사건에 이 정도의 공권력과 사회적 에너지를 쏟는 것이 맞는가? 기소독점주의만큼 강력한 검찰의 기소편의주의라는 것이 있다. 기소는 오로지 검사만이 할 수 있지만 검사는 재량으로 기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 법리적 논란도 있고 피해액도 극도로 경미한 이런 사건을 굳이 기소하지 말고 국민세금과 공권력 아끼라고 기소편의주의가 있는 것이다. 처벌받아 마땅한 사건들도 이유 없이 경찰의 불송치결정, 검찰의 불기소결정이 나곤 해 답답한 요즘, 초코파이 한 개, 커스다드 한 개 사건을 보며 당신들 기소의 기준이라는게 도대체 무엇인지 경찰과 검찰에게 묻고 싶어진다. /김세라 변호사 △고려대 법과대학, 이화여대로스쿨 졸업 △포항 변호사김세라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2025-12-04

계엄 이후의 민주주의

어두운 시절의 철 지난 유품처럼 여겨졌던 계엄을 목도한 지도 벌써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문학으로 비유하자면 삼류 소설이자 흔한 졸작조차 되지 못할 어설픈 국가 폭력의 시도를 떠올리면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다. 내란 종식에는 한 치의 타협도 있을 수 없건만 별의별 사족들이 왜 그렇게 달리는지 모르겠다.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 아닌가. 계엄을 선포한 자나 이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의 위증을 지켜봐야 하는 일도 고되다. 조속히 응분의 대가를 받길 바랄 뿐이다. 요즘 들어 출근길 지하철 역사의 안내방송이 눈에 밟힌다. “특정 장애인 단체의 불법 시위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식의 내용이다. 불법이라는 이름으로 장애인 농성의 의미를 축약할 수 있을까. 법대로 소수자들의 권리가 쟁취되는 꼴을 여태껏 보고 들은 경험이 없다. 직장이나 학교에 조금 늦는 일도 각자의 일상에서 작지 않은 손실일 수 있겠지만, 남은 생애를 바쳐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연에도 귀를 좀 열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쿠팡 새벽 배송에 관한 논란들은 어떤가. 야간 근무에 시달리다 사망한 노동자의 죽음을 뒤로하고, 나름 배웠다는 정치인도 그들의 선택이었음을 강조한다. 노동권의 자발적 행사였으면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건가. 그런 논리면 자살 방지 대책 같은 것들도 쓸모없는 일이 될 것이다. 자발적으로 죽음을 택하는 자들을 정부나 지자체에서 왜 챙기려 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건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계엄 이후의 민주주의는 불법이라 호명되는 소수자들의 행진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수호되는 노동자의 죽음에 천착하는 태도로부터 비롯되지 않을까 한다. 민주주의란 본래 소란을 의미한다. 질서의 반의어라는 말이다. 계엄 이전에도 윤석열 정권은 ‘입틀막’으로 버티고 있었다. 독재는 고요한 법이다. 권력에 반하는 무수한 말들을 억누르는 힘의 강제야말로 전횡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주의란 사회에서 자신의 몫이 없다고 간주되던 자들이 여기저기서 자기의 권리를 주창하고 나서는 사태를 의미한다. 숨죽이며 지내던 이들의 목소리로 세상이 분란할 때야말로 민주주의를 실감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어떤 이들의 목소리와 행동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히 퀴어 축제나 장애인 시위, 노동자 파업이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굳이 자신들의 주장을 왜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며 해야 하느냐는 성토도 이해 못 할 건 아니란 거다. 하지만 반대로 그런 불편 따위가 무슨 큰 대수인가 싶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바쳐 행해야만 하는 과제가,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남의 일’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너무 쉽게 용인하면 되겠나. 사회란 그렇게 굴러가서는 파멸할 뿐이다. 따라서 계엄 이후의 민주주의는 어쩌면 공동체 의식을 되살리는 일로부터 쟁취될 수 있는 것 아닐까. 학창 시절에는 지겹게 듣던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표어가 여전히 유효한지 모르겠다. 분명 우리의 곁에는 마치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비)존재들이 있다. 이들의 삶과 죽음을 ‘남의 일’로 여기지 않을 때, 계엄을 해제하며 소망하던 그런 민주주의가 비로소 당도하지 않겠는가 싶다. /허민 문학연구자 외부 기고는 기고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5-12-04

덜 떨어진 금성인

‘깻잎논쟁’이란 말이 있다. 남의 부인이 깻잎을 먹는데 잘 안 떨어지는 것을 본 남자가 깻잎을 떼주다가 자기 부인에게 된통 혼이 났다는 이야기다. 이게 방송을 타자마자 패널들 사이에서 논란거리가 된다. 별것 아닌 이야기가 이렇게 논쟁이 된다는 자체가 놀라웠다. 깻잎이 안 떨어져 곤란을 겪고 있으면 좀 도와주는 것이 뭐 어떤가 하는 아주 단순한 생각이 나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많이 당황하게 된다. 사실 주위에 물어보니 이와 유사한 사례가 많이 벌어졌고, 남자들은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모른 채 당한 적이 많다는 것이다. 생선 가시를 발라주다가도 낭패 보고 술자리에서 한 잔 따라주다가도 잔소리 들은 적이 많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는 부부가 함께하는 모임을 자제하게 된다. 내 물건에 누가 손대는 것을 싫어하는 소유욕 혹은 독점욕이 너무 과한 것은 아닐까 싶어 조심스레 물어보았지만, 자신의 프라이버시와 나름 고상한 체면 때문인지 대답을 잘하지를 않는다. 단지 그러한 행동을 좋아하는 여자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에둘러서 말한다. 그냥 애착과 소유욕으로 인해 그런 친절한 서비스는 나만 받을 자격이 있고 나 이외에 그 어떤 여자가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을 보는 순간 눈에 불이 튄다는 말은 애써 자제한다. 요즘 유행하는 ‘천박한’ 언어이기에 사용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대놓고 “내가 뭘 잘못했느냐?”라고 물었다간 일이 커질 것이 불 보듯 뻔하기에 그냥 늘 하던 식으로 내가 또 뭘 잘못해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접는다. 남자 인생이 뭐 별거가 있나. 이런 것을 서로 말이 안 통할 수밖에 없는 화성인 금성인으로 구분한다든지, 혈액형으로 성격을 분류해서 왜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인지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MBTI에 가져다 붙여,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성격상 차이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 같아 보인다. 그래서 한동안 논란에 휩싸인 라캉의 한 책에서 그 정답을 찾곤 했다. 남자와 여자는 동일한 언어 체계로 수렴되지 않고, 부부가 ‘서로 통하는 사랑’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으나, 실제로는 서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논리에 격하게 공감하는 것이다. 아마 이런 상황이 한국 남자만 겪는 일이 아닌 것 같다. 모임에서 여행을 갔다가 여자분이 나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한다. 별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 정도의 부탁은 당연히 들어줄 수 있다는 나의 이성적 판단으로 몇 가지 포즈를 더 요청하면서까지 성의를 베풀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 벌어졌다. 집사람이 말을 안 한다. 분명 내가 또 무슨 잘못을 한 것이 분명하다. 깻잎을 떼어준 적도 없고 생선 살을 발라준 적도 없기에 집에 올 때까지 안절부절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서 남은 여행 일정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조차 없다. 사진 찍어준 것도 죄가 되나? 나이가 들어도 이런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한참이나 이어질 것 같고 이해할 수 없는 여자의 마음 때문에 누구라도 붙잡고 이 억울한 마음을 하소연하고 싶다. “AI, 너는 아느냐? 저 여자가 왜 저렇게 삐졌는지를?” /노병철 수필가

2025-12-04

꿈의 오케스트라 '청송' 제5회 정기연주회 성료

꿈의 오케스트라 ‘청송’의 제5회 정기연주회가 지난 2일 청송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꿈의 오케스트라 청송’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청송군, 청송군청소년수련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아동·청소년 음악 성장 프로그램이다. 전국 49개 거점에서 3000여 명의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청송군은 2020년 예비거점으로 선정된 이후 5년째 지역 아동·청소년에게 무상 음악교육을 제공하며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구축해왔다. 현재 꿈의 오케스트라 청송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총 70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홍병희 음악감독을 중심으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등 7개 파트의 전문 강사진이 매주 화·목요일 파트, 앙상블, 전체합주 등 3시간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단원에게는 1인 1악기가 제공되며 지역 내 공연 및 교류 활동을 통해 음악적 성취는 물론 협력, 자신감, 사회성 향상까지 폭넓은 성장을 돕고 있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차분하고 깊은 울림을 전한 ‘O Tannenbaum(소나무야)’을 시작으로 세대를 넘어 사랑받아온 명곡 ‘메기의 추억(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 등 총 5곡과 단원들이 올해 가장 열정을 쏟아 연습한 K-pop Demon Hunters의 ‘Golden’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연주되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청송군 관계자는 “아이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큰 성장의 시간”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5-12-04

권백신 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 안동시장 출마 선언… “수출도시 안동으로 경제 회복”

권백신 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가 내년 안동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권백신 입후보 예정자는 4일 안동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과 일자리, 수출 중심의 성장엔진을 다시 가동해 안동의 경제와 시민의 생활 활력을 되찾겠다”며 “다음 50년을 설계할 안동의 1호 영업사원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권 입후보 예정자는 국회의원 보좌관과 국토교통부 장관정책보좌관을 거쳐 코레일관광개발 대표를 역임하며 20여 지자체 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력을 소개했다. 보좌관 시절에는 6000여 건의 민원·정책을 처리하며 중앙 행정 실무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정책 기획부터 예산 확보까지 10년 넘게 현장에서 실무를 맡아왔다”며 정책·예산 분야 현장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권 입후보 예정자는 출마 선언에서 ‘수출도시 안동’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수출지원 전담부서 신설, 무역·인증·물류·보험을 묶은 원스톱 행정지원 체계, 글로벌 전시 참가 및 해외 마케팅 지원, 수출기업 성장 단계별 지원 등 수출 기반 확대 의지를 밝혔다. 그는 “기업을 안으로 끌어들이고, 지역 기업을 해외로 내보내는 양방향 경제구조가 필요하다”며 “안동을 대구·경북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수출기업을 돕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규 산업 전략도 제시했다. 권 입후보 예정자는 프로축구단 유치를 통한 스포츠·관광 융합사업과 독립운동의 성지를 보훈·역사관광 브랜드로 확장하는 구상을 밝히며, 지역의 문화·역사 자산을 산업과 연결해 일자리와 경제 효과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설명했다. 외부 자본 유치 전략도 별도로 강조했다. 그는 “안동 내부 자원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도시 비전을 먼저 설계하고 투자 환경을 갖추는 방식으로 외부 기업·자본을 유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계획과 영업이 뒷받침돼야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파격적이고 장기적인 혜택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 정책은 ‘사람에게 투자하는 시정’을 기조로 제시했다. 소득 하위계층 생활지원과 차상위 계층 일자리 연계, 아이돌봄·교육 지원 강화, 중장년 전통 농정과 청년 AI·설비농업 병행 체계, 의료·교통 접근성을 고려한 노년 주거정책 등이 주요 방향으로 꼽혔다. 그는 복지 정책에 대해 포퓰리즘이 아닌 공동체 유지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세대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 입후보 예정자는 안동의 장기 성장 구상으로 지역거점·생활환경·주민참여·문화관광·광역교통 등 5개 축을 제시하며, 안동을 대한민국 대표 지역거점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안동의 다음 50년을 위해 피와 땀과 눈물로 뛰겠다”며 “안동의 미래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2-04

(주)한중, ‘사랑 담은 행복한 밥상’ 무료급식 봉사활동 12월 한달 동안 실시

(주)한중 임직원들은 4일 ‘사랑 담은 행복한 밥상’에서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펼쳤다. 한중은 12월 한달 동안 매주 목요일 이 봉사활동에 나선다. ‘사랑 담은 행복한 밥상’은 포항시야구장 W4 게이트에 있는 남구급식소에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문을 연다. 12월 월요일 봉사활동 기업은 (주)융진이다. ‘사랑 담은 행복한 밥상’은 포항철강관리공단과 대한적십자봉사회 포항시지구협의회가 공단 내 기업들의 신청을 받아 매월 2개 업체씩 지정, 연중 실시하고 있다. 매회 이용하는 주민수는 150~200여 명. 해도, 상대동 일대 취약계층과 장애인들이 자주 찾고 있다. 2011년부터 운영되면서 노하우가 쌓여 각 회사 임직원들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맛깔스럽다는 평을 받는다. 이 봉사활동은 기업 이미지를 높이거나 사회공원 차원을 넘어 ‘함께 사는 지역사회’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도입한 것으로, 내년에도 계속된다. 경기는 어렵지만 최근 참여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한중 관계자는 “작은 정성에도 맛있게 식사하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오히려 더 큰 위로를 얻었다”면서 다음에는 더 맛있는 반찬을 내놓아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제호 한중 대표는 “작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자 임직원들이 나섰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2-04

대한노인회 달서구지회 부설 노인대학 제22기 졸업식

대한노인회 대구 달서구지회(지회장 김해동)는 부설 노인대학(학장 조철제) 제22기 졸업식을 2일 지회 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는 이태훈 달서구청장과 서민우 달서구의회 의장이 함께 참석해 축하했으며. 유영하 국회의원과 윤재옥 국회의원은 축전을 통해 졸업생을 축하했다 이날 졸업식은 조용완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고 졸업장 수여와 유공자 표창, 학장의 인사말, 구청장 축사, 교가 제창 순으로 진행했다. 졸업장은 최고 연장자인 90세의 이종권님이 대표로 받았고, 그동안 봉사해 온 공로로 구경순 학생회장과 이동연. 김국자. 정옥이 부회장이 표창을 받았다. 달서구지회 노인대학은 매주 화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다양한 분야의 교양강좌와 노래 교실을 각 1시간씩 수업하고 추계 문화탐방도 한다. 이번에 졸업하는 22기 학생 수는 197명으로 현재까지 3,85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조철제 학장은 “여러분은 조국 근대화를 이룬 위대한 분들로서 함께한 학우들은 물론 사회에서도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살아가시고, 항상 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무병장수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해동 지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여러분들은 노인대학을 발전시켜 주신 주역이며 졸업하시더라도 계속해서 향학열을 불태우며 배우신 역량을 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항상 건강관리를 잘하셔서 백세시대를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5-12-04

포항 디섹, NASSCO·삼성중공업과 美 조선기술 협력 3자 MOA 체결···미 해군 차세대 사업 참여 기반 강화

포항의 조선·해양 엔지니어링 기업 디섹(DSEC)이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General Dynamics NASSCO), 삼성중공업과 함께 미국 조선시장 내 기술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3자 양해각서(MOA)를 체결했다. 디섹은 이번 협약을 통해 미국 조선소 및 한국 대형 조선소를 연결하는 핵심 기술 파트너로 역할을 강화하게 됐다. 디섹은 현지 시각 3일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워크보트쇼(WorkBoat Show)’에서 NASSCO·삼성중공업과 MOA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미국 시장에서의 조선 설계, 제조 자동화, 기술 지원 체계 구축이며, 세 기업은 상업선·해군함정·정부 선박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협력 범위에는 미 해군이 추진하는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프로젝트가 포함돼, 디섹의 미국 조선사업 참여 폭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디섹은 NASSCO와 20년 이상 협력하며 미국 선박 설계·조달·현장 운영 경험을 축적해왔다. 이제는 삼성중공업과의 기술 결합을 통해 미국 내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확대한다. NASSCO는 1950년대 이후 150척 이상의 선박을 건조한 미국 주요 조선사이다. NASSCO는 2006년 이후 디섹과 협력해 총 23척을 인도했고, 디섹의 미국 조선소 운영·설계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평가해왔다. 이번 MOA는 그 협력 관계에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3자 협업 구조로 확장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 드릴십, FLNG 등 첨단 상업선박 건조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비전투함 유지·보수(MRO) 협력 MOU를 체결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디섹·NASSCO와의 3자 협력은 상업선 뿐 아니라 군수 선박 기술협력 범위까지 포함되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데이브 카버 NASSCO 사장은 “세 기업이 보유한 설계·조선 경험이 결집된 협력 구조로, 향후 미국 조선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기술 전문성과 인력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용 디섹 대표이사는 “디섹이 미국 시장에서 쌓아온 설계·조달 경험에 삼성중공업 기술력이 결합하면서 NASSCO와의 협력관계가 한 단계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면서 “포항 기반의 조선기술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