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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의료원 ‘양성자 치료기’ 도입 계약 체결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은 최근 동산병원 행소대강당에서 ‘양성자 치료기 계약 체결식’을 갖고, 차세대 정밀 암 치료 장비인 ‘양성자 치료기’ 도입에 나선다. 이날 체결식은 조치흠 동산의료원장을 비롯해 병원 운영위원, Paul Tso 프로톰 대표, 전성배 메디앤로드 대표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과보고, 계약서 서명, 기념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계약은 작년 3월 사업설명회 이후 약 470일 만에 이룬 결실로, 국내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최초로 싱크로트론 기반의 양성자 치료기(ProTom Radiance 330)를 도입하게 됐다. 특히 이 장비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임상교육 병원이자 세계적인 암 치료기관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임상 경험을 통해 신뢰성을 입증한 모델이다. 동산의료원이 도입하는 양성자 치료기는 ‘싱크로트론(synchrotron)’ 방식의 양성자 가속기와 ‘펜슬빔 스캐닝(Pencil Beam Scanning)’ 기술을 적용해, 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치료 방사선을 더욱 정밀하게 조사할 수 있는 첨단 암 치료 장비다. 기존 X선 기반 방사선 치료보다 종양에는 정확한 고에너지를 집중하고 주변 정상조직에는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두경부암, 척수암, 소아암 등 민감한 부위의 치료에서 높은 효과를 보이며, 치료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산의료원은 2028년 4월부터 장비 설치를 시작하며, 2029년 12월 첫 환자 치료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가동될 경우,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국내 세 번째, 비수도권에서는 최초의 양성자 치료센터가 될 전망이다. 양성자 치료기 제조사인 프로톰(PROTOM) Paul Tso 대표는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세계 암 치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치료 환경을 함께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이번 양성자 치료기 도입은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 의료 자원의 지역 편중을 해소하고, 지역민들도 서울로 가지 않고 세계적 수준의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지역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미래형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7-21

진료 첫 단추는 ‘같은 편 되기’

“통증의 사연을 들어주는 의사”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 톨스토이의 대표작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실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명문장이다.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특히 척추 통증을 호소하는 다양한 환자들을 진료하는 필자에게 이 문장은 이렇게 들리기도 한다. “건강한 사람은 서로 비슷하지만, 통증을 겪는 사람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고통을 호소한다.” 필자는 척추와 관련된 모든 통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는 의사다. 하지만 통증의 해결이란 것이 고등학교 시절 밤을 새워가며 수학의 정석을 풀어내던 방식처럼 명확하고 일직선의 길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환자를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절실히 깨닫게 된다. 외래에서 환자들을 만나다 보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자신의 통증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본다. 통증이 시작된 시점은 언제였는지, 어느 부위가 얼마나 아픈지, 일상생활에 어떤 불편을 겪는지, 때로는 본인의 해석까지 덧붙여가며 말한다. 이것을 ‘통증의 사연’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단순한 의학적 설명이 아니라, 삶의 언저리에서 나온 절절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처음 진료를 시작했을 때는 이런 ‘사연’의 중요성을 놓쳤다. 그때는 유능한 의사란 알고 있는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빠르게 증상을 파악하고 치료법을 제시해 환자를 설득하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은 ‘진단’이 아니라 ‘예단’이었고, ‘설명’이 아니라 ‘주입’에 가까웠다. 척추 통증은 단순히 구조적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특히 척추전방전위증, 척추관협착증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질환은 심리적인 요소와도 밀접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오랜 기간 고통을 겪은 환자일수록 자신의 고통을 단순한 증상이 아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고, 그렇기에 의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공감받고 싶어한다. 이러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한 눈빛으로 들으려 노력한다. 병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환자와 ‘같은 편’이 되기 위해서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라포르가 잘 형성되면 치료 방법에 상관없이 환자의 통증이 더 잘 호전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라포르란 심리학에서 ‘상호 간의 신뢰와 유대감’을 의마하는 단어다. 의료계에는 ‘환자와의 라포르가 진료의 절반을 좌우한다’는 격언이 있다. 특히 환자의 몸에 직접적인 시술이나 수술을 해야하는 외과의사에게는 더욱 절실한 진리다. 라포르만 잘 형성돼도 치료의 반은 이미 이룬 셈이라는 선배들의 말이 이제는 가슴 깊이 와닿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도 통증으로 병원 방문을 고민 중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병원에 오시면 그 ‘통증의 사연’을 들려주라는 것. 이야기를 경청하는 그 과정이, 더 나은 치료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척탑병원 신경외과 방우석 전문의

2025-07-21

대구시교육청-KT와 함께 중학생 ‘디지털 디톡스 캠프’ 개최

대구시교육청이 KT와 함께 지난 20일 대구인공지능교육센터에서 중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없이도 즐거운 하루! 디지털 디톡스 캠프’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번 캠프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학생들의 디지털 과의존을 예방하고 올바른 디지털 활용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진로특강, 소통하기, 집중하기, 격려하기, 함께하기 등 5가지 주제로 디지털 디톡스(Detox)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캠프에 참여한 한 학생은 “처음에는 스마트폰이 없어 어색하고 불안했다”며 “그렇지만 친구들과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 할수록 더 친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KT대구경북광역본부장 김병균 전무는 “KT는 청소년들이 안전한 디지털 환경에서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고 성장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이번 캠프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협력을 해주신 KT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우리 학생들이 디지털 역량을 바르게 키우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21

“사람과 자연 함께 숨 쉬는 도시 만들 터”

대구 수성구의회 홍경임 의원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제20회 2025대한민국환경대상’ 시상식에서 ‘환경의정활동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환경대상’은 지속 가능한 친환경 사회 구현을 위해 환경보전에 이바지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성과를 낸 개인, 공공기관, 기업, 지자체를 발굴해 주는 상이다. 그간 449건의 본상과 258건의 정부포상이 수여됐으며,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 의원으로서는 홍 의원이 최초로 수상하게 됐다. 홍 의원은 그동안 전기이륜차 충전인프라 구축, 공공 주도의 다회용기 사용 확대를 위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친환경 정책의 실행을 견인했다. 또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플로킹 활동, 공원 환경 정비, 골목길 환경 개선 등 현장에서 발로 뛰며 환경문제를 직접 체감하고 목소리를 높여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홍 의원은 환경에 대한 뚜렷한 신념을 가지고 수성구의 친환경 도시로의 전환을 위해 지역사회 안전 강화, 생명존중문화 조성,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여러 조례 제·개정과 정책 발의를 통해 구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해왔다. 홍경임 의원은 “환경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며 “앞으로도 구민 여러분과 함께 작은 실천들을 이어가며, 수성구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21

대구시체육회 스포츠과학센터, SCIE급 국제학술지에 등재

대구시체육회 스포츠과학센터는 최근 태권도 선수의 체질량지수(BMI)에 따른 근기능과 무산소성파워, 체력 요소 간의 차이를 분석한 연구논문을 SCIE급 국제학술지에 등재했다. 대구스포츠과학센터 박민혁 선임연구원을 주저자로 한 연구팀은 태권도 엘리트 선수를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3그룹(정상 체중, 과체중, 비만)으로 나눠 근기능, 무산소 운동 능력, 체력 등을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Men‘s Health’에 등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BMI에 따른 과체중 및 비만 그룹은 절대적인 다리 근력과 무산소성 파워에서 정그룹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체중 그룹은 체중 대비 파워가 높아 일정 수준 이상의 체중이 오히려 운동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반대로 비만 그룹은 반응속도와 지구력에서 약점을 보여 훈련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민혁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로 태권도 선수의 BMI에 따른 맞춤형 컨디셔닝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함께한 김상호 교수님과 변용현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7-21

미래식품산업 선도 ‘대체식품 글로벌 인재’ 15명 모집

포항시는 내달 4일까지 ‘2025 대체식품산업 네트워크 강화 지원사업’의 하나로 해외연수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번 연수는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문제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식품 산업구조 전환을 위해 마련됐으며, 오는 9월 22일부터 25일까지 3박 4일간 싱가포르 단백질 혁신센터에서 진행한다. 연수 과정은 △압출기 기초 원리 △고급 기술 실습 등 실제 장비를 활용해서 실습 중심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모집 대상은 경북도 내 대체식품, 배양육, 바이오소재 관련 기업이며 기업당 1~2인, 총 15명 이내를 선발한다. 선정된 참가자에게는 1인당 50만 원에서 100만 원의 연수 지원금이 차등 지급된다. 또한 참가 기업은 경북권 글로벌 식품산업 포럼(BAPE)에 참여해 국내외 전문가와의 토론 및 네트워킹 기회도 얻게 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포항시와 의성군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경북테크노파크 및 경북경제진흥원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포항시는 대체식품 기술 확보와 ESG 기반 미래식품산업 전환을 위한 핵심 전략 과제로 추진 중이다. 특히 해양자원 기반 블루푸드 개발, 세포배양식품 기초연구 지원사업 등과 병행해 산업 간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 시는 그동안 △철강산단 온실가스 감축 △녹색도시 기반 조성 △그린백신·푸드테크 육성 등 다양한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해 왔다. 포항시 관계자는 “폭염과 이상기후, 식량 불안정은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며 대체식품산업은 이러한 기후위기를 해결할 열쇠”라며 “포항은 식품산업 고도화와 탄소중립을 함께 이루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이번 연수가 지역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실질적인 발판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청 접수는 경북경제진흥원에서 하며, 사업계획서, 장비 활용 계획서, MOU 체결 가능성 등 서류심사를 거쳐 참가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자세한 문의는 ☎054-470-8527로 하면 된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21

포항시, 마카오 세계 미식 축제 참가 유네스코 ‘미식’ 분야 가입 시동

포항시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미식(Gastronomy)’ 분야 가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마카오에서 열린 ‘2025 마카오 세계 미식 축제’에 참석했다. 이번 방문에서 시는 마카오정부관광청(MGTO), 유네스코 창의도시 마카오 사무국 등 관계기관과 간담회를 갖고, 포항시의 미식 창의도시 가입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또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해산물 중심 지속가능 미식 콘텐츠 개발, 공동 미식 포럼 및 축제 시 상호 초청과 교류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마카오정부관광청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포항시의 국제 미식행사 유치에 자문과 연계를 지원하기로 했다. 마리나 헤레라 세나 페르난데즈 마카오정부관광청장은 “포항의 해양 미식문화와 마카오의 다문화 융합 음식문화가 공통점과 보완 가능성이 있다”면서 향후 공동 프로젝트와 지속적인 교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성수 식품산업과장은 “포항은 바다에서 시작된 미식문화와 풍부한 식자원을 가진 도시”라며 “이번 마카오 방문을 계기로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 기반을 마련하고 포항 미식의 세계화를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21

유튜브 ‘흥삼이네’ APEC 기간 포항 농특산물 홍보

구독자 382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흥삼이네’가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포항 농특산물과 명소를 전국에 알린다. 부모와 함께 ‘흥삼이네’를 운영하는 이두형 씨는 지난해 10월 2일 포항시 홍보대사로 위촉됐으며, 포항의 다양한 농특산물과 행사, 관광자원을 유튜브 콘텐츠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 21일 이두형 씨와 부모는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을 만나 시정 홍보 활동 협력 방향을 논의하고, APEC과 연계한 콘텐츠 제작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APEC을 전후로 ‘흥삼이네’는 산딸기에 이어 새로운 농업특화품목으로 개발한 장기 미니 단호박 등 포항의 제철 농특산물을 활용한 요리 먹방 콘텐츠를 선보이고, 농특산물 산지를 직접 찾아가는 영상도 제작할 예정이다. 포항의 주요 관광지나 명소 소개를 담은 콘텐츠도 빼놓지 않을 예정이다. 그동안 ‘흥삼이네’는 추석맞이 제수 음식, 김장담그기, 부추·시금치 요리 영상 등을 제작해 각각 100만 조회수를 넘기는 등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또, 포항불빛축제, 장기산딸기축제 등 지역 행사 콘텐츠와 백향과·애플망고 등 지역 특산물 농가를 찾아 현장을 체험하고 제작한 먹방 콘텐츠도 만들었다. 이 밖에도 관광지 소개 영상, 포항 택시 호출앱 ‘타보소’ 관련 콘텐츠도 직접 제작해 시정 홍보에 힘을 보탰다. 장상길 부시장은 “흥삼이네의 진정성 있는 콘텐츠 덕분에 포항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널리 알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7-21

지역 해수욕장, 피서철 축제·행사 ‘풍성’

포항시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지역 내 8개 해수욕장을 동시 개장하며 대규모 축제와 문화행사로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시는 지난 12일 영일대, 송도, 화진, 칠포, 월포, 구룡포, 도구, 신창 등 8개 지정 해수욕장을 일제히 개장하고 8월 24일까지 44일간 운영한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18년 만에 재개장한 송도해수욕장이다. 도심형 바다 휴양지로 새롭게 조성된 송도해수욕장은 피서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마쳤다. 포항시는 해수욕장 개장과 함께 연이은 축제 개최로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선다. 오는 25일 송도해수욕장에서 열리는 ‘2025 포항해변 전국가요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름 축제가 막을 올린다. 같은 날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포항 벤토나이트 축제’는 지역 특산 점토자원인 벤토나이트를 홍보하는 행사다. 오는 주말 26일부터 27일까지는 영일대해수욕장 시계탑 일원에서 ‘제9회 영일대 샌드페스티벌’이 펼쳐진다. ‘K-힐링 포항, 모래의 합창(화해)’을 주제로 한 대형 모래조각 전시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볼거리가 마련된다. 축제 기간 중에는 드론 라이트쇼, EDM 페스티벌, 샌드아트쇼, 심야 씨(SEA)네마 등 이색 콘텐츠가 관광객들을 맞는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모래작품 전시는 9월 21일까지 65일간 상설 운영된다. 축제 전후로는 힐링 맨발걷기, 어린이 모래놀이터, 워터건 서바이벌, 선셋 비치 요가 등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체험형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내달 1일부터 2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포항 송도 비치 레트로 페스티벌’은 최근 레트로 문화 열풍을 겨냥한 기획이다. 시민참여 레트로 가요제, 맛앤락퐝스토랑, 플리마켓, 유원지·롤러장 테마의 체험부스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시는 해수욕장 운영 기간 동안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물놀이 안전요원, 구조대, 구급대원을 상시 배치하고, 해파리 방제와 상어 차단망 설치를 완료했다. 샤워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 정비도 마쳤다. 또한 지역 상인들과 함께 바가지요금 없는 피서지 조성을 위한 물가 안정 캠페인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올여름 포항은 해양, 문화, 힐링이 어우러진 풍성한 여름 축제를 준비했다”며 “특히 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송도해수욕장의 재개장을 기점으로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포항의 바다에서 특별한 여름을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7-21

일상의 번민에 지친 당신, '불편한 여행' 어때요?

‘불편한 여행’은 일상의 편리함과 익숙함을 잠시 내려놓고, 낯선 환경 속에서 자신에게 집중해보는 새로운 여행 방식을 의미한다. 불편하거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의 하루는 ‘여행’이라는 단어와 선뜻 연결되지 않아 보이지만 ‘디지털 디톡스’, ‘건강한 고독’ 등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와 맞물려 요즘 뜨는 여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불편하지만 마음이 건강해지는 여행, 새롭고도 흥미로운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나만의 쉼이 있는 여행지로 여행을 떠나보자. ‘디지털 디톡스’ ‘건강한 고독’ 등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와 맞물려 요즘 뜨는 여행 “마음이 건강해지는 새롭고 흥미로운 여행 꿈꾼다면 나만의 쉼이 있는 곳으로…” △5평 책방이 품은 오만가지 인생, 공주 가가책방 간판도 사람도 없다. 불도 꺼져있다. 손님이 직접 자물쇠를 따고 들어가야 한다. 비밀번호는 책방에 적힌 전화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어 알아내고, 문을 열고 들어가 이용 방법을 정독해야 비로소 무인책방 운영 방식을 알게 된다. 마치 상점을 열고 마감하는 주인처럼 조명과 에어컨을 켜는 것부터 모두 손님 몫이다. 찾아온 손님들은 이를 즐긴다. 메모지를 들추며 의도치 않게 감춰진 스위치를 찾아내는 것부터 잘 짜인 방탈출 게임을 하는듯하다. 손님이 남기고 간 엽서가 하나둘 모이면서 지금의 메모서가로 바뀌게 됐다. 책방 가득 메모를 들여다보는 일이 또 다른 독서다. CCTV도 없는 이곳은 ‘최소한의 관여’를 통해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최대한의 참여를 끌어낸다. 가가책방의 키워드는 불편함에서 어느새 사람에 대한 신뢰로 옮겨간다. 5,000원 입장료는 손님들의 권유에 생겼다. 손님들이 책을 구매하기도 그렇고 무료로 운영하다가는 공간이 사라질 것을 염려해 하나둘 의견을 낸 것이다. 그래서 단서가 붙어 있다. ‘좋았다면’ 입장료를 계좌로 내달라고 말한다. 오픈 후 한동안 손님들은 불편함을 개선하도록 ‘변화’를 요구했다. 자물쇠 대신 원격 도어락이나 인터넷 설치 등이 그것. 하지만 지금은 입을 모아 변화를 반대한다. 불편한 이 공간이 자생하도록 두는 것이, 모두가 상생하는 방법임을 느껴서다. 한 블록(10~20m)만 걸어 나가면 제민천변을 따라 ‘블루프린트북’, ‘느리게, 책방’ 등 지역 책방투어도 가능하다. 나태주 풀꽃 문학관과 공산성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 쉼과 성찰의 공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 문명의 소음과 일상의 번민으로 지친 여행자가 선택할 수 있는 곳이 비단 ‘템플스테이’ 뿐이겠는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이하 ‘왜관 수도원’) 문화영성센터는 침묵 속에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또 다른 쉼터다. 문화영성센터에는 다양한 주제의 피정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데, ‘피정’이란 평소 생활하던 곳에서 잠시 떠나 성당 또는 수도원에 머물며 기도와 묵상으로 자신을 살피는 시간을 말한다. 연말에는 성탄 전례 피정과 해맞이 피정도 진행한다. 왜관 수도원 문화영성센터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에게도 언제나 문이 열려 있으며, 참가자들은 수도원 대성전에서 수사들도 참여하는 아침기도와 낮기도, 저녁기도, 끝기도 등에 함께할 수 있다. 승효상 건축가가 디자인한 이 건물은 자신을 살피고 싶어 수도원을 찾는 이들에게 넉넉하고 편안한 쉼터가 되어가는 중이다. 문화영성센터에서 하루를 지내보면 시간에 따라 빛의 각도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혼자 묵상과 기도를 하기 좋은 장소가 많다. 늦은 오후 경당에 앉아 있으면 길게 드리운 빛이 제단 뒤에 걸어둔 고상 주변을 집중해 비추는 장면이 보인다. 벽면 가득히 수많은 망치로 꾸민 대회의실과 가톨릭 성물들을 구매할 수 있는 성물방도 가볼 만하다. 신자 한 명이 오랫동안 수집한 망치를 수도원에 기증했는데, 이 수많은 망치들로 벽면을 꾸며놓았다.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기본 신념인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를 잘 표현한 곳이다. 문화영성센터는 맛이 좋은 식사로도 유명한데 수도원 수사들이 직접 만든 소시지가 특히 인기다. △나 홀로 독방에서 보낸 24시간, 홍천 행복공장 강원도 홍천군에 자리한 행복 공장에는 1.5평(5㎡) 남짓한 독방에 하루 동안 혼자 머물며 자신과 마주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검사와 변호사로 활동했던 고 권용석 씨가 연극인인 아내 노지향 원장과 함께 성찰과 나눔을 통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설립한 공간이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스마트폰이나 TV 등 일체의 전자기기가 없는 독방에 자신을 가두고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어른 둘이 누우면 꽉 찰 정도의 작은 방이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입구에 커튼으로 분리한 화장실이 있고 작은 세면대와 좌식 탁자, 요가 매트, 다기 세트 등이 있다. 공간 활용을 야무지게 한 덕에 혼자 지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독방 문은 밖에서 잠그고 식사는 배식구를 통해 제공된다. 탁자 위에 놓인 방명록에는 10대, 20대, 중장년층 등 이 방을 거쳐 간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과 이야기가 담겼다. 누군가는 고민을 남겼고 누군가는 거기에 답이나 응원을 달았다.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나만의 공간에서 자신을 잘 살핀 후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 나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사는 것을 조건으로 가석방되어 일상으로 복귀한다. 프로그램은 보통 매달 첫째 주말에 진행되나 사정상 변동 가능하며, 참가비는 1박 2일 기준 15만 원이다. △ 백두대간 속 고립된 섬, 맹개마을 경북 안동의 깊은 골짜기에는 ‘트랙터’로 강을 건너야만 방문할 수 있는 맹개마을이 자리한다. 앞으로는 낙동강이, 뒤로는 청량산을 비롯한 백두대간의 여러 봉우리가 감싼 이곳은 육지 속 섬처럼 접근이 불편하지만 이 일대의 풍경은 조선 시대의 대학자, 퇴계 이황조차 친구에게 남긴 문장에 언급했을 정도로 빼어난 절경을 선사한다. 맹개마을은 약 20년 전, 김선영·박성호 부부가 귀농해 밀 농사를 지으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데, 현재는 국내 최초의 밀소주인 ‘안동 진맥소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으로도 유명하다. 마을에서는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은 물론,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저녁 식사도 체험할 수 있다. 예약자만 즐길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트랙터 타기 체험, 시음, 양조장 시설 견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면, 맹개마을에서 트랙터가 마중을 나온다. 마을에서는 방문객이 고요한 하룻밤을 누릴 수 있는 숙소를 운영하기도 한다. 2024년, 맹개마을은 ‘한국관광의 별’(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찾아가는 양조장’(농림축산식품부)에 선정되었으며, 차로 20분 거리에는 퇴계 이황 선생의 도산서원도 자리하고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 1박 2일 숲식 사우나! 불수사도북 종주 산행 모든 것이 갖춰진 편리한 도심 속, 일상의 안락함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밀어붙이며 고요과 고통 속에서 나를 마주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불수사도북’ 종주.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다섯 산의 머리글자를 딴 이 코스는 총거리 약 45km, 누적 상승고도 약 4000m, 종주에 스무 시간 이상 걸리는 극한의 여정이다. ‘강북5산 종주’라고도 한다. 공릉동 백세문에서 출발해 다섯 산의 정상을 찍은 뒤 불광동 대호아파트로 하산하는 길을 정석으로 친다. 그렇다고 이 코스가 원칙은 아니다. 능선을 타고 다섯 산의 정상을 한달음에 오르는 것이 이 산행의 목적이다. 불수사도북 종주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하며, 평소 뒷산 산행 등을 통해 산의 환경과 지형을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섯 산을 나눠서 한 산씩 미리 올라보는 것도 완주에 도움이 된다. 방풍(방수)재킷, 헤드램프와 여분의 보조 배터리, 휴대전화와 지도, 충분한 물과 행동식은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 종주에 도전하기 전 북한산우이역 부근에 자리한 ‘우이동 산악문화 H·U·B’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이곳은 다양한 산악 체험이 가능한 산악문화복합공간으로, 세계 최초 히말라야 16개 봉을 등정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업적을 기리는 엄홍길전시관과 유익한 등산 상식을 접할 수 있는 산악체험관을 운영한다. H·U·B는 히말라야(Himalaya), 엄홍길(Um Hong-gil), 북한산(Bukhansan)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이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7-21

정신 나간 공무원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지명이 철회됐다. 논문 표절로 제자를 곤경에 빠뜨리고, 자식을 수억 원이 없다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특별한 교육을 시킨 자가 ‘보편적 공교육’을 지향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수장 자리에 오른다면 개가 웃었을 것이다. 이진숙은 공교육 일반에 관한 상식조차 없었다. 이진숙을 불러 도덕성과 전문성을 검증한 청문회는 한 편의 조악한 코미디였다. 많은 국민이 실소와 한숨 속에서 그걸 지켜봤다. ‘대체 교육장관을 시킬 사람이 저렇게 없냐’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이들도 분명 있었을 터. 청문회가 열린 그날. 코미디의 정점은 상식 밖의 쪽지 한 장이 찍었다. 교육부 공무원에 의해 이진숙에게 전달된 거기엔 ‘모르는 내용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곤란한 질문은 즉답을 피하며, 동문서답 하라’ 적혀있었다. 아연실색할 일이다. 알다시피 청문회는 국회의원은 호통치고, 공직 후보자는 급조한 변명이나 내놓는 ‘삼류 정치쇼’가 아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공직 후보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고, 공직 후보자는 국회의원이 아닌 국민을 향해 답변하는 자리가 청문회다. 엄정해야 할 그 현장에서 상식 밖의 쪽지를 교육부장관 후보자에게 써서 건넨 공무원은 제정신인가? 국민이 가소로운가? 그가 속이려했던 건 몇 명의 야당 국회의원이 아니다.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 모두를 기망(欺罔)하려 했다. 작지 않은 죄다. 반드시 작성자를 찾아내 책임을 묻는 후속 조치가 따라야 마땅하다. 그리고 하나 더 묻는다. 이진숙과는 또 다른 성격의 잡음을 일으켜 국민적 지탄과 공분을 야기한 강선우를 기어코 여성가족부장관에 앉히려는가? 대통령은.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5-07-21

우물 안 개구리

‘우물 안 개구리’가 바깥세상을 모르는 것처럼, ‘영남에 갇힌 국민의힘’은 민심을 모른다. ‘우물 밖 세상의 민심’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닫지 못하니 반성과 혁신은 언제나 말뿐이다. 최근 여론조사(한국갤럽, 7월 2주차)에 의하면 당의 지지율이 19%로 떨어졌고, 영남마저 민주당에 역전되었음(TK: 민주당 34%, 국민의힘 27%, PK: 민주당 36%, 국민의힘 27%)에도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국민의힘은 어쩌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었는가? 편협한 지식과 경험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교만과 무지 때문이다. 극우세력과의 동행으로 우경화는 심화되었고, 편 가르기를 하면서 객관성을 잃고 진영정치의 노예가 되었다. 물론 당내에는 혁신을 주장하는 ‘소수의 합리적 보수’가 있지만, ‘다수의 우물 안 개구리들’에게 왕따 당할 뿐이다. ‘열린 마음’으로 반성을 통해 혁신해야 했음에도 ‘닫힌 마음’으로 편협한 정치를 고집했으니 자업자득이다. 게다가 정치인의 소명은 공익(公益)을 추구하는 것인데, 사익(私益)에 눈이 멀었으니 보수의 덕목인 ‘견리사의(見利思義)’는 장식품에 불과했다. 허구한 날 우물 안 개구리들의 권력싸움으로 당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당은 망해도 나만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문제였다. 당에서 영남의 중진의원들에게 혈전(血戰)이 예상되는 수도권으로 선거구를 옮길 것을 요구하면 대부분 이를 거부하고 탈당하여 만만한 영남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대의(大義)를 위해 소아(小我)를 버릴 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들이 중진이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처럼 당은 존폐의 위기에 있는데 소속의원들은 여전히 우물 밖으로 나오려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인적 청산을 요구한 안철수 혁신위원장은 당 지도부의 거부로 사퇴하였고, 그 후임으로 지명된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쇄신 요구 역시 온갖 궤변으로 뭉개는데 여념이 없다. 오직 제 밥그릇 챙기는데 급급한 정당이 과연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 국민은 당 해체 수준의 대대적 혁신을 주문하고 있는데, 대선이 끝난 지 이미 한 달 보름이 지나도 전혀 달라진 게 없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국민의힘이 우물 밖으로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의 고정관념을 버려야 생각을 바꿀 수 있고, 생각이 바뀌어야 변화와 혁신이 가능하다. 고리타분한 사고를 가진 우물 안 개구리들과 과감히 절연해야 우물 밖의 분노한 민심을 받들 수 있다. ‘낡은 보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과감히 혁신할 때 비로소 우물 밖 세상에 적응하게 될 것이다. 우물 밖 세상에서는 개방적 사고와 합리적 행동이 필수다. 보수 또는 진보라는 이념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이다. 경직된 사고에 갇히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만, 개방성과 합리성을 겸비한 자유인은 결코 이념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우물 밖으로 나와서 ‘세상은 넓고 변화는 빠르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정치학

2025-07-21

국힘 당권경쟁, 또 친윤·비윤 대결구도 되나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는 김 전 장관 이외에 조경태·안철수 의원, 양향자·장성민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장동혁 의원도 출마한다고 한다. 당권 주자로 거론됐던 나경원 의원은 이날 “당분간 국민의힘 재건을 위해 고민하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주목되는 것은 당권 경쟁이 다자구도로 펼쳐질지, 비윤(윤석열)계와 친윤계 간 계파대결 구도로 압축될지 여부다. 김 전 장관은 최근 친윤 핵심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입당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이미 당에 입당했고 입당 절차에 하자는 없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입당하는 사람을 받아들여야 한다. 문호를 개방하고 열린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고,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내놓은 인적쇄신안과 관련해선, “당사자가 자기를 변호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절차상의 정당성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분히 당 주류인 친윤계의 의중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전 장관은 최근 강성 보수지지층이 몰려 있는 대구지역도 자주 찾았다. 반면, 당권도전 가능성이 있는 한동훈 전 대표는 최근 연이어 공개 발언을 통해 당내 극우 세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20일에도 페이스북에 “대선 기간 김문수 후보 측에서 극우 정당 중 하나로 알려진 우리공화당과 국민의힘의 합당을 시도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극우화를 막아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김 전 장관 측을 겨냥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9일 안철수 의원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지기도 해 연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두 사람은 “당의 극우화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이달 중순 유승민 전 의원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다음 달 22일 열린다. 한 달 남은 레이스 기간 중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해서, 끝없이 추락하는 당 지지율을 반전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된다.

2025-07-21

TK신공항 개항 연기 가능성 언급한 대구시

대구경북의 최대 현안인 대구경북(TK) 신공항이 첫 삽도 뜨기전에 개항 연기 가능성이 나오는 등 차질이 우려된다. 지난 18일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은 대구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해 TK 신공항의 개항 연기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의 최대 현안으로 총력전을 펼쳐오던 신공항 사업이 재정 문제에 부딪혀 아직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김 권한대행은 “계엄정국, 조기대선 등으로 정치권과 예산부서와의 협의가 지연돼 자금조달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만약 연말까지 건설비 조달계획이 확정되지 못하면 내년에 예정된 토지보상과 기본설계의 지연이 불가피해 2030년 개항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그동안 신공항 사업의 정상적 추진을 위해 새정부 국정기획위원회 등을 찾아 TK신공항 사업의 국정과제 채택과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차입 등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심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TK신공항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언급이 아직 없으며 공공자금 차입도 기재부의 난색 표명으로 사실상 TK신공항 사업은 정체된 상태다. 여당측 인사들은 이재명정부에서 “TK 홀대는 없다”고 밝히고 윤호중 행자부 장관후보도 신공항 사업을 챙기겠다고 말은 하고 있으나 새정부의 지역사업에 대한 관심은 미지근하다. 해양수산부 부산이전이나 대통령실이 광주군공항 이전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공식화 한 것 등과 비교하면 소외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역 정치권이 나서 신공항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해야 하SK 정치권 조차 조용하다. 지역민의 실망감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TK 신공항 건설 사업은 인구소멸과 지역경제 활력을 통해 지방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국가적 사업이다. 11조원의 사업비가 소요돼 지방자치단체가 단독으로 수행하기는 힘든 사업이다. 국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욱이 대구는 시장이 없는 공백상태여서 정부와의 소통에도 한계가 있다. TK신공항 사업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이 밝혀져야 한다.

2025-07-21

베네수엘라로 가는 길

베네수엘라는 남아메리카 북단에 위치한 나라다. 국토의 면적은 한반도의 4배가 넘지만 인구는 2800만 정도다. 북쪽으로 대서양과 카리브해를 마주하고 있으며, 동쪽으로 가이아나, 남쪽으로 브라질, 서쪽으로 콜롬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정식 국가명은 베네스엘라볼리바르공화국.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수도는 카리카스이다. 한때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던 베네수엘라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전락했다. 석유 매장량 세계 1위, 천혜의 자원을 가진 나라가 어쩌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국민과 천문학적 인플레이션, 대규모 난민을 양산하는 최빈국으로 변했을까. 그 비극은 정치 지도자의 실정과 국민 다수의 잘못된 선택이 맞물린 결과다. 1999년 등장한 차베스는 반미 민족주의를 앞세우며 석유 수익으로 무상 복지와 빈민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무료의료, 무료교육, 식량배급으로 서민의 지지를 얻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권력을 강화해갔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오로지 석유수입에 기대고 있었다는 점이다. 차베스는 경제를 산업 기반이 아닌 석유 판매에만 의존하게 만들었다. 민간기업들을 국유화하며 자율성과 생산성을 무너뜨렸고, 환율을 통제하고 가격을 규제해 시장기능을 마비시켰다. 외환은 고갈되었고, 필수품은 사라졌다. 독립적 언론은 폐쇄되고 비판적 지식인은 탄압당했다. 차베스 사망 후 권력을 이어받은 마두로도 이 위기를 오히려 가속화시켰다. 경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그는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화폐를 마구 찍어내는 오류를 반복했고, 그 결과 연간 인플레이션이 수십만 퍼센트를 기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장에는 생필품이 사라지고, 거리에는 굶주린 사람들이 넘쳐났다. 그 와중에 마두로 정권은 비판을 봉쇄하며 독재화의 길을 걸었다. 선거를 조작하고, 야당이 장악한 국회를 무력화하며 친정부 세력만으로 헌법을 고치는 ‘제헌의회’를 만들었다. 국가 경제는 군부와 권력층의 손아귀에 들어갔고, 부패는 일상화되었다. 이 모든 고통을 견디지 못한 수백만 명의 국민이 국외로 탈출했다. 남미 전역에 흩어진 베네수엘라 난민은 이미 700만 명을 넘었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원인은 독재자들의 실정만이 아니다. 차베스의 환상에 열광하고, 마두로의 거짓말을 방조했던 국민들의 선택 역시 몰락의 한 원인이었다. 포퓰리즘은 당장의 이익을 약속하며 다가오지만, 그 뒷면에는 국가 시스템의 붕괴와 자유의 상실이 도사리고 있었다. 차베스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될 당시, “이제 서민이 나라의 주인이 된다”며 열광하던 군중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민주주의는 제도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유권자,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 비전을 중시하는 국민이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하게 작동한다. 무책임한 정치인보다 더 위험한 것은 무분별한 대중이다. 자유와 번영은 공짜가 아니다. 국가의 미래는 지도자의 역량뿐 아니라, 그 지도자를 선택하고 감시하는 국민의 의식 수준에 달려 있다. 팔아먹을 자원조차 없는 한국의 경우, 잘못된 길을 가면 어떻게 되는지는 북한이 잘 보여주고 있다.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2025-07-21

최고의 취미, 공부

헤르만 헤세는 1946년 자신의 저서 ‘유리알 유희(Das Glasperlenspiel)’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작중 배경인 ‘카스틸리안(Casastalian)’이라는 가상의 교육공동체에서 매년 벌어지는 최고 지성들의 게임인 유리알 유희는 ‘이성과 감성, 과학과 예술, 동양과 서양, 현실과 이상’이라는 이분법을 초월하고자 하는 인간 정신의 궁극적 시도였다. 헤세는 유리알 유희에 대하여, ‘수 세기 동안 인간 정신의 모든 창조물들을 기호와 상징으로 추상화하고, 이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하고 조율하는 예술이다’라고 묘사했다. 헤세는 작품에서 유희의 구체적 방법을 의도적으로 불분명하게 묘사한다. 유리알 유희의 실질적인 게임의 규칙이나 실제 진행 방식은 자세히 서술하지는 않는다. 유희가 상징하고자 하는 것은 ‘형식’이 아니라, 그 ‘정신’이기 때문이다. 헤세의 유리알 유희는 ‘지(知)적 유희’다. 지적 유희는 수학, 철학, 음악, 문학, 과학 등 모든 학문의 영역을 연결하고 상징하는 ‘놀이’다. 헤세는 ‘놀이야말로 인간 정신의 가장 숭고한 표현이다’라고 책에서 묘사한다. 카스틸리안의 유희는 놀이 치고는 너무 진지하다. ‘삶 전체를 건’ 놀이 임과 동시에 ‘유희자 자신의 존재를 묻는’ 놀이다. 헤세가 ‘유희’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가 무엇일까. 공자는 학이편 첫 구절에서, ‘학이시습지불역열호아'라 하였다. 간단히 풀이 하자면, ‘공부는 즐겁다’이다. 여기서, 즐거움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 공부의 목적이, ‘무언가 얻음’이 아니라, ‘즐거움’이라 선언한 대목이다. 무언가 얻으려는 사람에게는 노동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즐거움이다. 그런 연유로, 공부가 즐거움인 사람에게 학이편의 ‘열’은 ‘습(習)’과 함께하는 것이다. 공자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은 많아도, 자신처럼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은 없다’ 고 말했다. 공부가 즐거움이 되는 도리가 있다. 공자에겐 공부가 최고의 취미 활동인 셈이었다. 헤세의 유희와 공자의 공부가 다를 리 없다. 그런데 어찌하여 두 거성은 공부가 즐거움이라 하였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나 재밌기 때문이다. 한때 우리에겐 공부가 밥 벌이었다. 의무적으로 해야 했기에, 공부는 힘든 것이자 언젠가 마쳐야 하는 것이었다. 수 백년 동안 공자왈, 맹자왈 했어도 학이편 한 구절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지난 세월 동안 우리의 사회는 공부가 즐겁다는 걸 가르쳐 주지 않았다. 늦었지만 공부를 다시 시작하자. 뭐든 읽고 깨우치자. 공부하자. 최고의 취미 활동을 하자. 이 취미는 우주와 세계와 삶의 본질을 다루는 최고의 놀이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울 만큼 재미가 있다. 헤세의 유희란, 얽매이지 않음이며, 진리에 도달하는 길이다. 자유, 진리라는 거창한 말에 기죽을 필요는 없다. 지적 유희라는 취미 활동이 별거 있으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하고 자신의 생각을 깨뜨려 가면 되는 것이다. 재미에 덤으로, 당신의 의식을 저 높은 곳까지 인도하여 쓸데없는 일에 마음을 걸어두는 일도 없을 것이다. /공봉학 변호사

2025-07-21

한국관광공사, 외국인 관광객 위한 여름여행 특집전

한국관광공사(사장직무대행 서영충, 이하 ‘공사’)는 본격적인 여름여행 시즌을 맞이해 오는 8월 5일까지 여름여행 특집전을 진행한다. 이번 특집전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다양한 관광 자원과 한국관광통합 플랫폼 ‘VISITKOREA(visitkorea.or.kr, 이하 ‘VK’)‘의 인기 콘텐츠를 소개하고, 여행자 맞춤형 추천을 통해 방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특집전에서는△활동형 모험가 △역사형 문화탐방가 △미식 탐험가 △자연 애호가 △야경 콜렉터 △실내 탐방가 등 6가지 여행 성향에 따른 맞춤형 추천 여행지와 체험 활동을 소개한다. 여행자는 간단한 여행 성향 테스트에 참여해 자신에게 맞는 여행 스타일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한국의 매력을 더욱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다.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출석체크 챌린지’ 이벤트도 열린다. 여름 특집전 페이지에 접속해 출석을 완료하면 아이스큐브가 적립되며, 누적 수량에 따라 경품이 차등 제공된다. 자주 방문할수록 아이스큐브를 더 많이 모을 수 있고 당첨 확률도 높아진다. 한국관광공사는 VK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대상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공항 도착 시 환영 및 환송 메시지를 발송하고, 현재 위치나 이동 경로에 따라 인근 관광지, 축제, 주요 행사, 혜택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여행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7-21

신세계百, 여행업 진출… 플랫폼 ‘비아신세계’ 내달 5일 운영

백화점이 여행업에 뛰어 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VIA SHINSEGAE)‘를 개설하고 오는 8월5일부터 운영에 들어설 계획이다. 신세계는 전 모두투어 부서장 출신 팀장을 비롯해 자사 IT 전문가 등을 필두로 여행 프로젝트 팀을 운영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물류업계의 여행업 진출이 다소 뜬금없어 보이지만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지난 2023년 8월 종합여행업 등록을 마치고 전담 조직을 구성해 착실하게 준비해왔다고 한다. 이후 올해 2분기까지 여행상품기획과 시스템기획 분야 신규 경력직 채용을 거듭해 20명 안팎 규모로 확장했다. 비아신세계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여행상품을 운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아신세계’는 배움과 철학을 얻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모토로, 웰니스 체험·북극탐사, 모터스포츠 경기 체험 등 기존 여행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여행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행 상품은 마스터피스·오리진 등 2개 등급과 네 가지 테마로 구분된다. 마스터피스 등급은 탐험가 제임스 후퍼와 최고급 쇄빙선을 이용한 북극 탐사를 하거나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서 금상을 수상한 정원디자이너 황지해 작가와 첼시 플라워쇼를 함께 관람하는 등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프로그램에 집중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세계적 모터스포츠를 VIP 관람석에서 관람하고 팀 전용 라운지 이용하는 상품도 마스터피스 등급 상품 중 하나다. 오리진 등급은 신세계만의 차별화된 여행을 추구한다. ‘노년 건강지킴이’로 유명한 정희원 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와 뉴질랜드와 그리스의 웰니스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국가유산청과 협업해 자연유산이나 명승지를 찾는 국내 여행 상품도 있다. ‘비아신세계’ 상품은 여행 전 프리뷰 아카데미, 맞춤형 어메니티(편의용품), 자택∼공항 이동시 고급 세단 제공, 공항 수속 지원 등 ‘풀 패키지’ 서비스를 포함한다 여행상품은 ‘비욘드 신세계 앱’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며 여행상품 구매시 구매 금액의 최대 100%까지 신세계 VIP 실적으로 인정해줄 방침이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비아신세계 론칭을 앞두고 출석체크 이벤트 ‘트래블 캘린더’를 선보였다. 매일 분야별 혜택을 제공하고, 여행 상품권 등 응모 기회도 주어진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