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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경주문화관 1918 문화창작소 교육프로그램 수강생 모집

(재)경주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22일부터 27일까지 경주문화관1918 문화창작소에서 경주시민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경주 문화도시 예비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예술 관련 예비 창업자 및 소상공인에게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총 4회차 과정으로 운영되며 경주시민이면 무료로 선착순 접수 수강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22일부터 (재)경주문화재단 또는 문화도시 경주 ‘로그in, 경주’ 홈페이지를 통해 하면 된다.교육 과정은 △3D모델링부터 시제품 출력까지 배울 수 있는 ‘퓨전360’으로 배우는, 3D프린터 기초 클래스’ △경주문화관1918 촬영실을 활용한‘포토그래퍼의 올인원 클래스 스마트폰 제품촬영법과 홍보마케팅’ △소상공인 및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오픈했지만, 오픈하지 못한 나의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 등 총 3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추후 교육프로그램은 수강생의 만족도 조사와 경주 문화도시 예비사업인 ‘라운드테이블, 라테는말이야’, ‘문화시민협의체’ 등에서 수요 조사를 통해 나온 의견들을 다음 회차의 교육에 반영해 진행할 예정이다.경주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 김규호 단장은 “문화창작소 교육을 통해 창작 활동 활성화 및 문화 역량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주문화관1918에서는 시민들의 창작활동을 위한 공간 대관을 진행 중이며, 많은 관심과 이용 바란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21

다시 도약… 시민과 더 가까운 문화예술의 장으로

대구 수성아트피아가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 지 1년 5개월 만인 오는 5월 1일 다시 문을 연다. 수성아트피아는 지난 2007년 개관 이후 수준 높은 문화예술 향유의 장으로 지역민에게 사랑받아온 대구의 대표적인 구립 예술문화회관이다. 수성아트피아는 ‘뉴 비기닝(New Beginning)’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2023년을 ‘다시 도약하는 원년’으로 선포하고, 2007년 개관 첫해의 모토를 이어받을 계획이다. 지역민의 자부심이 될 수 있는 공연, 전시, 특강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주민들과 함께하는 수성아트피아로서 재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재개관 기념공연 5월부터 12월까지 연중 풍성수성아트피아는 재개관을 기념해 5월부터 12월까지 연중 공연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재개관 기념공연은 그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재개관 당일인 5월 1일에는 하차투리안 콩쿠르 지휘 부문 초대우승자 지휘자 박준성,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 성악가 이화영, 권재희, 이동환, 이수미가 대구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베토벤 ‘합창교향곡’을 선보이며 새로운 서막을 알린다.매달 크고 굵직한 공연이 이어진다. 5월에는 △2015년 대구를 방문해 큰 감동을 선사한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5월 24∼27일)가 다시 한번 인생의 희로애락을 퍼포먼스로 펼친다. 6월에는 △지휘자로 돌아온 음악 신동 장한나가 이끄는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쇼팽 콩쿠르 우승자 브루스 리우의 협연(6월 12일) △모차르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 온 이 시대의 아티스트 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6월 22일)을 무대에 올린다. 7월에는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인 궁정 가수 칭호를 받은 세계적인 성악가 베이스 연광철이 리사이틀(7월 26일)로 깊이 있는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9월에는 △세계적인 팝페라 스타, 오페라의 본국 이탈리아 감성을 전하는 이탈리안 테너스가 내한(9월 17일)한다. 10월에는 △세계 3대 발레단으로 손꼽히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10월 7∼8일) △쇼팽의 생애 마지막 3년간의 작품을 담아 선보이는 김정원 피아노 리사이틀(10월 28일)이 마련된다.11월에는 △국립합창단과 최고의 성악가, 코리안 쿱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베르디 레퀴엠(11월 3일) △올 한해 가장 주목받는 공연인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임윤찬,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11월 24일)은 베토벤 작품으로만 구성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는 △노르딕의 빛깔을 가진 비킹구르 올라프손 피아노 리사이틀(12월 12일) △연말 시그니처 공연인 뮤지컬 ‘난타’(12월 20∼25일) 공연이 수성아트피아 재개관을 축하할 예정이다. □재개관 기념 특별전, 현대미술작가 곽훈, 최병소 외 3인 초대재개관 기념 특별전 ‘현대미술·빛을 찾아서’는 5월 2일부터 28일까지 27일간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대구에 연고를 둔 초대작가 곽훈, 남춘모, 이명미, 이배, 최병소 등 5인의 신작을 볼 수 있는 자리일 뿐만 아니라 대구 현대미술의 대표성을 띤 이들 초대작가의 작품세계를 미술사적 맥락에서 소개하고 조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입체와 평면작품 30여 점을 전시하는 특별전 오픈식에는 시민이 참여하여 함께 완성하는 곽훈 작가의 작품 설치 퍼포먼스도 볼 수 있다. 5월 2일 오픈식 전에는 전시 연계프로그램 ‘대구 현대미술의 맥’이라는 주제의 학술행사도 열린다. 미술평론가 윤진섭 등이 나서서 한국현대미술의 동향 점검과 대구 현대미술의 역사와 흐름을 정리하여 대구미술의 현주소를 가늠하고 향방을 점쳐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대구·경북 최초 가상미술관 ‘온트피아(Ontpia)’ 개관오프라인 특별전과 함께 ‘온트피아’ 전시를 온라인에서도 즐길 수 있다. ‘온트피아(Ontpia)’는 ‘온라인(On-line)’과 ‘아트피아(Artpia)’의 합성어로서 대구·경북 지역 최초로 가상 갤러리를 개관해 가상공간에서 전시를 펼친다. 이 가상전시공간은 오프라인 전시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작품 감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총 10개의 템플릿 중 3개 전시장의 문을 먼저 열어 ‘기획전’, ‘수성르네상스 프로젝트 미술작품 대여제’, 그리고 ‘NFT 작품’을 전시한다. 또한, 다양한 방식의 새로운 가상공간 구축도 추가로 준비 중이다.□명사 초청, 동유럽 3개국 대사초청 특강 진행예술아카데미에서는 명사특강, 동유럽 3개국 대사 초청특강, 명품 예술이론 강좌의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명사특강은 5월에서 6월에 걸쳐 △한국사 스타 강사 최태성(5월 3일) △김지윤 정치학박사(5월 17일) △김경일 심리학 교수(6월 13일)를 초청해 과거를 통해 현재의 나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처하는 시민역량 강화를 주제로 진행된다. 동유럽의 생생한 역사와 문화, 예술을 이해하는 동유럽 3개국 현직 주한대사 초청 특강도 개최된다. 이탈리아 공인 건축사이자 명강사인 정태남의 진행으로 헝가리(6월 14일), 라트비아(6월 28일), 폴란드(6월 중) 3개국 주한 대사의 초청 특강을 통해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동유럽의 문화예술을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21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제10대 신규 임원진 취임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대구·경북지회장 정갑균 이사(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회장 이승정·이하 코카카)는 제10대 신규 임원진이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아 취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코카카에 따르면 신규 임원진의 임기는 3년으로 2023년 3월 18일부터 2026년 3월 17일까지다.신규 임원은 전국 7개 지회를 통해 선출된 이사 15명과 총회를 통해 선출된 감사 1명으로 총 16명이다.이사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정갑균 관장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김화숙 관장 △(재)성동문화재단 윤광식 대표이사 △(재)인천서구문화재단 이종원 대표이사 △(재)수원문화재단 김현광 대표이사 △(재)포천문화재단 이중효 대표이사, △강릉아트센터 심규만 관장 △(재)춘천문화재단 최연호 이사장 △(재)세종시문화재단 김종률 대표이사 △(재)당진문화재단 당진문예의전당 김이석 관장 △(재)부산문화회관 이정필 대표이사 △경남문화예술회관 김정수 관장 직무대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현석 대표 △GS칼텍스 예울마루 이승필 관장 △(재)완주문화재단 향토예술문화회관 이재정 관장이며 감사는 문경문화예술회관 엄원식 관장이다.이사는 이사회에 부의된 사항을 심의·의결하고, 이사회 또는 이사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사항을 처리하며 감사는 코카카의 업무 및 회계 상황에 대한 감사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 또한 코카카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현석 대표와 (재)부산문화회관 이정필 대표이사를 비상임 부회장으로 선출했다.이승정 회장은 “전국 문예회관의 연합기구로서, 새로운 임원들과 함께 국민과 문예회관, 예술인을 잇는 코카카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코카카는 전국 문화예술회관의 균형발전 및 상호 간의 협력 증진과 공연예술 유통, 국민의 문화활동 지원 등 문화예술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1996년 설립됐다. 서울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등 전국 224개 문예회관을 회원기관으로 두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유관기관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20

“세계 최고 수준 ‘ICT워라밸 클러스터’ 조성”

“우리나라에도 60~70대 프로그래머가 나오게 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한 평도 안되는 책상과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다 보니 몸이 힘들다고 해요. 40살만 넘어도 은퇴를 고려합니다. 능력이 아니라 건강 때문이지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고급 기술자로서 평생 좋아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하며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업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김명화 이사장은 2008년 한국소프트웨어개발업협동조합을 창립해 초대이사장을 지냈다. 2021년 이사장으로 재선임되면서 전국의 소프트웨어개발자들을 위한 ‘ICT워라밸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야심차고 담대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ICT워라밸 클러스터’는 골프장을 비롯한 각종 체력단련시설을 갖춘 연구단지인데 최우선 고려 대상은 골프장이라고 한다. 서울과 대구, 그리고 전국의 지자체로 바쁘게 다니는 김명화 이사장을 지난 18일 만나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나눴다.-먼저 한국소프트웨어개발업협동조합에 대해 알고 싶다. 규모와 목적에 대해 말해 달라.△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소프트웨어개발업체가 약 80만 개가 있고, 그 종사자는 150만 명 넘는다. 전국 IT기업들의 애로사항을 건의하고 제도개선에 노력하고자 2008년 조합을 설립, 올해로 15년이 됐다. 2011년에는 40여 기업들과 함께 대구에 내가 제공한 토지에 소프트웨어벤처타워를 건립해 전국 최대의 벤처기업집적시설을 마련했다. IT기업들의 연구 개발 환경 개선과 발전을 위함이었다. 이 공로로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협동조합대상을 수상했다.-소프트웨어개발업체의 이익을 위한 협동조합으로 이해했다. 현재 추진 중인 ‘ICT워라밸 클러스터’가 꼭 필요한 사업인지, 이유를 듣고 싶다.△평생을 소프트웨어 개발업에 종사하고 있어도 골프회원권 하나 갖기 어려운 것이 IT종사자의 현실이다. IT산업은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부가가치가 높고 앞으로 선진국으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도 정부는 일시적인 지원밖에 해주지 않는다. 한해에도 수천억씩 연구비용을 지원하지만 정작 필요한 체력단련장 하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IT종사자들은 IT산업을 3D업종이라고 자조적으로 얘기한다. 세계적으로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민낯이다. IT산업을 육성하려면 먼저 이 업계 종사자들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해서, 재취임하자마자 사업을 기획했다. 전국 지자체가 보유한 임야를 개발해서 IT종사자들과 공유하기 위한 계획이다.-‘ICT워라밸 클러스터’가 IT강국을 짊어질 IT종사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프로젝트인 것 같은데,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IT업체는 장소의 구애를 크게 받지 않는 업종이다. 한동안 다음(daum)을 비롯한 IT분야의 대기업들이 제주도로 많이 이전해간 사례가 있다.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IT개발자들이 제주도를 선망의 장소로 택한 거다. 최근 코로나19로 우리 분야의 기업인들도 재택 업무가 더 편리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효율성을 체험했다. 워케이션(Work Vacation)이라는 말이 딱 맞는 직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공기 좋고 체력단련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산골 깊은 곳 어디라도 ICT기업들의 일터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한 기획이다.-지역 선정은 되었나? 애로는 없는지?△수도권, 중부권, 남부권과 제주도로 나눠 계획 중이다. 가장 먼저 토지매입이 완료되는 지역부터 추진할 계획이고 몇몇 지방정부에서는 설명회도 가졌다. IT산업이 굴뚝 공장이 아닌 고급인적자원집약산업이라 인구증가를 기대하는 지자체들이 오히려 유치경쟁 중이다. 현재 수도권에는 동두천시, 의정부시, 하남시 등 미군부대 공여지 중심, 중부권은 괴산군을 비롯한 충청남북도, 남부권에는 구미, 영천, 청도, 창녕군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 우리 협동조합에서는 180여 기업과 개발자들이 뜻을 모아 동참하고 있다.-해외 사례에도 이같은 사례가 있는지?△비슷한 사례가 있다. 독일 베를린의 아들러스호프에 있는 국제과학단지, 프랑스 니스 인근의 소피아앙티폴리스의 국제첨단과학 기술단지, 영국 런던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생체의학연구소인 프랜시스크릭연구소 등이 우리의 ‘ICT워라밸 클러스터’와 유사하다. 하지만 우리처럼 골프장과 체력단련시설을 갖춘 연구단지는 아니다. 완성되면 우리가 훨씬 더 우월할 거라 예상한다. 전세계에서 벤치마킹하러 오게 될 정도로 규모있게 조성할 계획이다.-토지 매입과 건설 등에 비용이 만만찮을 것 같다. 비용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준공 예정은 언제인가?△비용은 한 곳에 최소 2천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각 회사들이 부담하는 비율이 높다. 자기자본금이 50% 이상이고 시행사 마진이 배제돼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내는 비용은 1천만원부터 부담가능하고 토지는 평당 3만원으로 진행 중이다. 자금관리는 우리자산신탁에서 추진하므로 초기부담이 많지 않다. 준공 시기는 각 권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2026년 첫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19

가까운 미래… 노인들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욕망

“다음 선거에서는 무조건 노인들에게 혜택을 많이 주겠다는 당을 찍어야 해. 기사 양반도 언젠가는 늙을 것 아니야. 그때를 생각하면서 지금 잘 판단해야지. 길게 보고 표를 줘야 해. 노인들 표에다가 기사 양반 같은 젊은 표까지 합치면 안 될 일이 없지. 그렇지 않아? 하긴 젊은 사람들 표까지 필요하겠어? 노인들 표만 제대로 모여도 충분하지. 아무렴.”(116쪽)주목받는 신예 작가 김강 작가가 지난해 1월 4일부터 11월 22일까지 경북매일에 연재한 장편소설 ‘그래스프 리플렉스(Grasp reflex)’(아시아)가 최근 단행본으로 처음 출간됐다.‘그래스프 리플렉스(Grasp reflex)’는 ‘흥미로운 스토리 속에 진지한 메시지를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는 김강 소설가의 21세기 현대화된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와 그 속을 각자의 지향을 찾아 부유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욕망을 그린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인기를 모았다.1990년대 중산층 사업가인 주인공 만식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영원한 생명과 건강, 재력과 권력을 꾀하던 그의 아들 필립과 정부인 안나와 오빠 노마, 그의 친구 영권과 아들 인호는 그때부터 서로 얽히고 부딪친다. 의문투성이인 죽음을 뒤로 한 채 이들은 각자의 야망을 위한 계획에 시동을 건다. 돈과 권력을 독점한 이들의 ‘불사(不死) 욕망’, 거기에 얹혀 자신의 삶을 우화등선(羽化登仙)시키고 싶은 이들의 ‘신분 상승 욕망’, 그것이 자신의 이익과 연관된다면 혈친도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의 ‘돈에 대한 욕망’ 등 인간의 부조리 묘사가 난무하는 작품을 김 작가는 왜 썼을까.이대환 소설가는 “김강 작가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미래 사회의 현실을 묘사하고 있다. 노인들의 표만으로도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정치인, 노인들만 대상으로 사업을 해도 최대 재벌이 될 수 있는 기업인, 노인들을 위한 로봇을 수리하고, 수명 연장을 위한 인공 장기 밀매를 벌이는 청년들이 노인만을 위한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근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이 소설은 근미래를 담고 있다. 노인들의 나라, 새로운 정책들은 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급급하다. 노인이 되지 않은 20, 30대는 작중의 남매인 안나와 노마처럼 재벌의 마이걸이 되거나 노인들에게 나라에서 지급하는 로봇을 수리하면서 살아간다. 이들에게는 노인이 되기까지 남은 30~40년이 까마득하다. 그런 노마에게 한 노인이 말한다. “자네도 언젠간 늙을 거 아냐?”부산에서 태어나 포항에서 내과 의사·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강 작가는 단편소설 ‘우리 아빠’로 2017년 심훈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해 등단했다. 소설집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 ‘소비노동조합’ ‘여행시절’(공저) ‘당신의 가장 중심’(공저) 등을 펴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16

성악동호인 시민오페라단 오페라 ‘라보엠’공연

대구 지역 최초로 아마추어 성악인들이 오페라 ‘라보엠’을 무대에 올린다.  오페라는 전문 성악가들도 서기 어려운 무대, 또한 제작은 더욱 어려운 게 오페라 공연이다. 구성원 전원이 순수 아마추어 성악동호인으로 구성된 시민오페라단(단장 신상하)이 오는 19일 오후 2시 30분, 오후 5시, 오후 7시 30분 3회에 걸쳐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을 공연한다.  공연은 동호인들이 무대에 오르는 만큼 중창, 연기, 합창, 솔로 및 오케스트라 반주가 있는 전막 공연이 아닌 오페라 갈라 형태로 펼쳐진다.  이번 오페라에 출연하는 단원들도 대부분 성악 초보단계에서 시작해 오페라 무대의 주연을 맞는 역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이상진 지휘, 피아니스트 임소율·장예주 반주로 모두 이탈리아어로 공연된다. 시민오페라단은 성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오페라를 사랑하는 의사, 교사, 교수, 사업가, 주부, 피아노조율사,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참여해 관객에서 무대로 전환한 이들의 열정을 선보인다.   20대 초반의 등장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단원들의 연령은 40대부터 70대 후반까지 실로 다양하다.  주인공 미미역을 맡은 네 명 중 한 명은 교사 출신 김종례 단원으로 올해 70세이고 남편인 김명문 씨는 교직 은퇴한 지도 오래된 78세의 고령자로서 알친도로 역을 맡았다. 이들은 광주시민으로서 시민오페라단에 입단해 8년여 동안 대구·광주를 오가며 연습에 임하고 있다.  신상하 단장은 “이 어려운 오페라를 준비하면서 전공 학생들은 오페라 연주와 연기에 대해 시민오페라단 단원에게 여러가지 이해와 도움을 줬다”며 “시민오페라단은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 미래에 그들이 연주를 펼쳐 나갈 시민문화 공간에로의 등장에 일체의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서 서로 상생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오페라단은 지난 2012년 6월 지역을 대표하는 민간오페라단 CH7예술단 산하 성악동호인모임으로 창단한 후 매주 화요일마다 저녁 시간에 모여 정기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그동안 총 9차례 공연을 통해 ‘사랑의 묘약’‘춘향전’등 모두 7편의 오페라를 선보임으로써 전국에서도 유일무이한 음악 동호인 단체로 자평하고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3-03-16

나는 인디플러스에 영화 보러 간다

치솟는 물가와 경기 침체로 영화 한 편 보기 부담스러운 요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와 작품성, 접근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영화관이 있다. 바로 포항시 북구 서동로83에 자리한 ‘인디플러스 포항’이다.인디플러스 포항은 포항 인근 지역에서 유일하게 독립·예술 영화를 상영하는 복합·예술 영화관으로, 옛 시민회관 터인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 자리 잡고 있다. 2017년 포항시립중앙아트홀 공연장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이래 성인 3천500 원, 우대가 3천 원이라는 저렴한 관람료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멀티플렉스 극장은 코로나19 이후 3번의 관람료 인상으로 주말 일반좌석 기준 1만5천 원까지 치솟았지만, 영화관을 운영하는 (재)포항문화재단은 시민의 문화복지 혜택과 문화 향유 제공 차원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인디플러스 포항 측은 이러한 운영목적을 바탕으로 고물가 시대 시민이 부담 없이 독립·예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당분간 관람료 인상 없이 운영할 계획이다. 또 현장에서 회원가입을 하면 우대가 적용과 영화 상영, 기획전 정보를 문자메시지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저렴한 관람료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기획 프로그램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여성영화 기획전, 텅빈날 프로젝트, 영화 동아리 ‘시너지’, 영화 강의 프로그램, 감독·배우가 극장을 찾아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GV는 마니아층의 높은 만족도를 자랑한다. 정기상영작은 각종 시상식과 평론가의 호평을 받은 작품을 개봉하며, 왕가위 감독의 ‘해피투게더’와 같은 인기 고전영화를 리마스터링한 버전도 상영한다.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독립·예술영화는 어렵다는 편견이 있지만, 의외로 쉽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도 많다” 며 “대중적이고 인지도 높은 영화도 자주 기획 상영되고 있으므로 영화를 통한 지적 즐거움을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영화는 디트릭스(www.dtryx.com)와 네이버에서 인디플러스 포항을 검색 후 예매할 수 있고, 중앙아트홀 1층에서 현장 발권도 가능하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인디플러스 포항(054-289-7941)으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15

문화로 시민 곁에 더 가까이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5월 개관하는 복합문화공간 문화예술팩토리(포항시 북구 삼호로 36)의 시범운영을 위해 문화를 매개로 한 시민 소통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대표적으로 ‘고, 고 프로젝트’는 실행을 나타내는 영어 ‘Go’와 연속성과 확장성을 떠올리는 우리말 조사인 ‘~고’에서 착안해 무궁무진한 문화적 행위들을 자유롭게 구상하고 실행해가는 만남과 소통 기반의 프로그램이다. ‘고, 고 프로젝트’의 시범운영 프로그램인 ‘듣고, 묻고’는 시민이 평소에 관심이 있는 문화예술 분야들을 일곱 가지 주제로 풀어서 각 분야의 전문가가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토크 콘서트다. ‘고, 고 프로젝트-듣고, 묻고’는 15일부터 4월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문화예술팩토리 3층에서 진행될 예정이다.△3월 15일 천진기(전 국립민속박물관장), ‘포항의 전통문화, 우리 지역 삶의 원형’ △3월 22일 이진구(한동대 디자인 연구소 소장), ‘도시, 디자인, 삶’ △3월 29일 황혜신(독립 기획자), ‘한눈에 살펴보는 다양한 공연 세계’ △4월 5일 전영진(방송 및 다큐 PD), ‘글로벌 K-콘텐츠의 힘, 넷플릭스 시스템을 중심으로’ △4월 12일 이보나(독일어 전문통역사), ‘스페이스워크 작가의 통역사가 전해주는 포항의 랜드마크 제작일지’ △4월 19일 양수연(오페라 연출가), ‘오페라, 멀지만 가까운 우리 삶의 예술’ △4월 26일 박후정(드라마 작가), ‘스토리텔링 창작과 즐기기, 드라마로 재탄생되는 이야기 자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재단 홈페이지에 게시된 네이버폼 및 전화(054-289-7872)로 사전 참여 접수가 가능하다.‘팩토리 이용법’은 21일부터 4월 27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1일 2회로 운영되며, 방문 예정일 최소 3일 전까지 네이버폼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밖에‘팩토리 문화마당’은 생활문화동호회의 예술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일상 문화실현프로젝트로 3~4월 첫째, 셋째 주 금요일 오후 7시 문화예술팩토리 3층에서 아코디언 앙상블,어쿠스틱 밴드, 하모니카 앙상블 공연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14

‘제13회 천강문학상’에 ‘뜻밖의 카프카’ 선정 포항 중진 소설가 김살로메 작가 大賞

포항 중진 소설가 김살로메사진 작가가 최근 열린 ‘제13회 천강문학상’에서 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천강문학상은 경남 의령군이 의병장 곽재우 장군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해 지난 1월 한 달 동안 시, 시조, 소설, 아동문학, 수필 등 5개 부문에 걸쳐 공모했다. 소설 부문 대상자에게는 시상금 1천만 원이 수여된다.김 작가의 대상 수상작 ‘뜻밖의 카프카’는 소통 부재와 부조리 상황에 내몰렸을 때 상처받는 인간 심리를 묘사한 작품이다. 우정, 퀴어 문화 등의 에피소드를 통해 사람살이의 오해와 이해가 주는 여러 양상들을 그렸다. 이 소설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등장인물 간의 이야기 연쇄가 이채로우며, 퀴어 문학의 경계선을 타면서도 인간관계에 대한 밀도 있는 서사가 작가적 훌륭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김살로메 작가는 안동 출신으로 경북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으며 2004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폭설’이 당선돼 등단했다. 소설집 ‘라요하네의 우산’과 에세이‘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등을 펴냈다. 2017년,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했다. 경북매일에 지난 2020년 사진을 곁들인 포토 에세이 ‘뜻밖의 시선’을 연재했다. 지난해 포은중앙 도서관 상주작가 활동을 하면서 도서관 작가방에서 이 소설을 갈무리했다.김 작가는 “준비한 만큼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면서 “지역 문학계가 발전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13

“시향은 시민 삶 풍요롭게 하는 문화 첨병”

“2008년 2월 신년음악회를 마지막으로 포항시립교향악단을 떠났으니 올해로 15년이네요. 포항시향을 사랑하는 모임 외에도 많은 시민의 사랑이 있었기에 고향을 더욱 잊을 수가 없었죠. 아직도 가끔 명절에 포항에 가면 저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포항 출신으로 부산대 음대 교수에서 은퇴해 지난 2015년부터 부산대 명예교수로 있는 박성완 전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1998년부터 10년간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를 지낸 그는 국내에서 잘 알려진 중견 지휘자로서 현재도 다양한 연주회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박 교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Maastricht(마스트리히트) 음악원에서 전 과정을 마쳤으며 최종학위 UM DIPLOMA(전문지휘자)로 졸업한 뒤 네덜란드 Sittard Kamer(싯타르트 카머)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1983∼1985년)에 이어 대구시향 제4대 상임지휘자(1991∼1993년), 울산시향 초대 상임지휘자(1994∼1997년),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2010∼2014년)를 지냈다.2001년 포항라이온스 봉사문화대상, 2007년 부산음악상, 부산대학교 2009년 Premier 교수, 2011년 예술대학 최우수 강의 교수 선정 등 여러 수상이 그의 화려한 음악 인생을 말해준다.최근에도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명예 지휘자 외에도 부산 지역의 민간 교향악단과 오페라단 및 청소년 교향악단의 운영자문위원의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 음악계의 큰 버팀목이 돼주고 있는 그를 지난 11일 만나 근황과 포부를 들어봤다.-포항시가 포스코의 이미지를 넘어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포항은 경북을 대표하는 제1의 도시다. 그리고 세계적인 산업체인 포스코가 있음이 자랑스럽다. 세계 모든 선진국의 도시민들은 문화자산을 아끼고 향유하면서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포항시립예술단의 역사는 짧지만, 꾸준히 가꾸고 육성하여 포항문화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왕이면 ‘포항예술의 전당’이 어울리는 곳에 아름답게 건립되기를 꿈꿔본다.-부산대 재직 중에는 다양한 지휘 활동을 했는데, 퇴임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8년 전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하였을 뿐 아직도 그 퇴임의 감정을 못 느끼면서 배전의 열정으로 부산에서 연주 활동과 후진양성을 계속하고 있다. 부산 챔버뮤직 소사이어티 오케스트라와 함께 교향곡과 협주곡 레퍼토리의 순수 클래식 연주회, 국제신문 주최 ‘마티네 유 콘서트’의 가벼운 클래식과 뮤지컬 및 팝 음악 레퍼토리, 경남 경상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전국 6개 도시 순회 연주회 등…. 그리고 창작 의욕이 발동하여 포항지역 문인들의 시작에 관현악곡 교향시, 기악곡, 성악곡 등 작곡에도 열중하고 있다.-포항시향 상임지휘자로 지내며 느꼈던 보람과 또한 아쉬움은.△초창기 비상임으로 운영하던 것을 상임지휘자로 취임과 더불어 곧바로 현재의 상임 단원으로 승격 확대 개편하였다. 열악한 좁은 지하연습실을 폐쇄하고 지상연습실을 신축하고 음향 개선을 위한 대강당 내부 리모델링으로 근무환경을 개선하였다. 서울예술의전당 ‘전국 교향악축제’에 초청 참가하여 포항이 철강 도시의 이미지와 균형을 이루는 문화예술의 도시임을 전국에 입증하였다.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시사모(시향사랑모임)’를 만들어 청중 확보에 노력하였다. 또 일본 자매도시 조에츠 시와의 교류 연주회 등의 해외 연주를 통하여 포항시의 저력을 과시하였다.-포항시향 및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포항시향은 프로 오케스트라다. 각 단원 개개의 음악적 속성을 발전시키면서 일체 융합하여 풍부한 음악 문화 콘텐츠 프로그램으로 최고의 음악적 결과물을 창출하도록 하여야 한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깊은 예술성과 세련된 기교를, 대중음악을 선호하는 시민들에게는 팝 음악을 통하여 정감이 넘치는 따스함과 맛깔스러운 위트를 즐기게 하여야 한다. 또한 문화 소외 장소를 찾아가서 즐거움과 희망을 심어주는 역할,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연주회와 교육프로그램에 열정을 다함으로써 인성교육과 예능교육에 이바지하여야 한다.-시립교향악단이 주는 도시의 이미지는, 특히 포항시향의 위상과 포항시 문화에 관해 이야기한다면?△수많은 중소도시의 교향악단은 그 도시문화를 대변하는 첨병 역할을 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삶을 풍요롭게 하여주고 있다. 교향악단은 음악 예술의 대부로서 오페라, 뮤지컬, 발레, 영화음악, 극음악, 민속예술 음악 등등의 모든 연주 형태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교향악단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포항시에서 펼쳐지고 있는 각종 문화 퍼포먼스에 최대한 활용한다면 시민들은 교향악단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인정할 것이다.-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예술가는 정년퇴임이 없다”는 말처럼 지속적인 연주 활동과 창작곡 작업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젊은 음악가들의 민간 연주단체 활동의 후원자로서, 또한 일자리 창출의 멘토로서 계속 노력할 것이다. /윤희정기자

2023-03-12

문화재청 ‘문화유산채널’ 새단장

문화재청은 한국문화재재단과 운영하는 문화유산 콘텐츠 누리집 ‘문화유산채널’(www.k-heritage.tv)을 새롭게 단장해 8일 공개했다. 지난 2010년 개설한 ‘문화유산채널’은 약 2천300여 편의 우리나라 문화유산 콘텐츠를 선보이며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고 있는 문화유산 대표 누리집이다.문화유산채널은 이번 개편을 통해 6가지의 주제(테마) 검색 기능을 도입해 사용자들이 문화유산 동영상 콘텐츠를 수요에 맞게 보다 쉽게 찾아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먼저, 찾고자 하는 문화유산 명칭을 입력하면 그에 해당하는 연관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소개해주는 △키워드 연관 검색 기능을 도입했다. 연관 검색 기능이 도입됨에 따라 앞으로는 찾고자 하는 문화유산 명칭을 입력하면 그에 해당하는 연관 콘텐츠를 같이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훈민정음’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해례본’, ‘세종대왕’, ‘세계기록유산’ 등의 관련 콘텐츠를 동시에 볼 수 있다.그리고 연도 정보 또는 지역 정보로 문화유산을 검색할 수 있는 △히스토리 검색과 △지역별 검색, 예능·다큐 등 장르별로 영상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 검색, 유네스코 세계유산들을 소개하는 △유네스코 등재유산 검색 기능을 도입했다.초·중·고 과정 교과에 실린 문화유산을 영상과 함께 소개하는 △교과과정 검색 기능도 추가해 미래세대 청소년들이 교과서 속 문화유산들을 손쉽게 찾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게 했다.이번 누리집 개편을 기념해 8일부터 4월 30일까지 방문자 참여 온라인 퀴즈 행사도 진행한다. ‘지역별 검색’에서 가장 많은 동영상 콘텐츠를 보유한 지역을 찾아 응모하는 것으로, 정답을 맞춘 200명을 추첨해 커피 교환권(기프티콘)을 증정한다. 자세한 사항은 문화유산채널 누리집 공지사항을 참고하면 된다.문화재청은 다양한 문화유산 콘텐츠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개편된 누리집이 앞으로 더 잘 활용될 수 있도록 교육·관광 분야 기관과 적극적인 협력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8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입학생 모집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은 경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경주 및 경주 인근 지역 초등 고학년 대상으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프로그램을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전쟁 폐허 속에서도 교육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지역 선각자들의 뜻이 모여 설립된 유서 깊은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이다. 4월부터 11월까지 23개의 다양한 체험활동과 답사 수업을 통해 신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국립경주박물관의 역할 등을 전달한다. 올해로 70번째 입학생을 받는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는 첫 번째 수업으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의 역사를 배운다. 고청기념관을 방문해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을 세운 윤경렬 선생님의 뜻을 배운다. 이후에는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 ‘부처님의 나라, 신라’, ‘신라 과학 탐구 생활’, ‘신라와 경주를 기억하다’ 등 매주 토요일마다 신라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만날 수 있다.참가 신청은 오는 12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http://gyeongju.museum.go.kr - 교육·행사 · 교육프로그램)에서 가능하다. 입학정원은 35명이며, 신청자 수가 입학정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추첨을 거쳐 선발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7

‘청포도다방’ 운영할 단체 있어요

(재)포항문화재단은 원도심 꿈틀로의 문화거점공간인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사진의 신규 운영단체를 공개모집한다.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은 1960년대 지역의 근대 문화예술사의 태동을 이끈 문화사랑방 ‘청포도다방’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해 문화적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 조성한 문화공간이다.새롭게 청포도다방을 꾸려갈 신규 운영단체는 공모 절차를 통해 포항문화재단으로부터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위탁받아 2년간 프로그램 및 카페 운영을 담당한다.참가 자격은 청포도다방을 거점으로 다양한 문화적 기획 활동이 가능한 문화예술단체, 소모임 활동 그룹 또는 인문학과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시민 중심의 문화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이 가능한 개인이면 신청이 가능하다.선정단체는 공간 운영에 따른 임대료를 지원받으며, 공간 내 기자재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포항문화재단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사업에 참여기회가 제공되고 문화재단 플랫폼을 활용한 공간 및 프로그램 홍보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꿈틀로 활성화에 적합한 콘텐츠의 경우 심사를 거쳐 일부 프로그램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이번 청포도다방 운영단체 공모기간은 오는 19일까지며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전자메일(lsy2232@phcf.or.kr)로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를 통해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포항문화재단은 3기 신규 운영단체 선정을 기점으로 운영시간 확대 및 콘텐츠를 강화하여 청포도다방이 지역 문화의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영 전반을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포항문화재단 문화공간팀 관계자는 “동시대 지역문화예술의 담론과 근대 지역예술의 태동을 이끌었던 청포도다방의 서사적 의미를 살려 담론의 장을 넘어 시민 일상적 문화공간으로의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3-03-07

조선의 슬기로운 농사생활 궁금하세요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슬기로운 농사생활-씨 뿌리고, 김매고, 하늘에 빌고’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3월호를 펴냈다. 봄을 맞아 농업이 제일의 가치였던 조선시대의 봄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 지 농사를 중심으로 소개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염정섭(한림대) 교수의 ‘조선 시대 농민들의 생활’은 조선의 세시풍속과 농경의례를 통해 농민들의 실생활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소개한다. 염 교수는 한해의 주요한 절기(節氣), 절일(節日)에 세시풍속을 빼놓지 않고 치르는 것은 때가 돼서 하는 일이 아니라 다년간에 걸친 농사를 통해 쌓은 경험이 초월적인 존재에게 풍년을 기원하는 주술성으로 발현됐다고 설명한다.김혜형 작가의 ‘보릿고개가 태산보다 높다’는 실제 농부인 김 작가가 자신의 농사를 준비하며 옛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의 계절이지만 조선 시대에는 보릿고개라는 절망의 계절이었다. 작가는 권상일의 ‘청대일기(淸臺日記)’속 화사한 봄꽃 아래 걸식하며 떠도는 사람,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한 모습이 담겨있음을 소개한다.이외에도 웹진 담(談)에서는 ‘슬기로운 농사생활’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그날의 봄 햇살’에서는 오희문)의 ‘쇄미록’에서 발췌한 오희문이 가뭄으로 농사일을 걱정하는 와중에 아들이 금강산 유람을 한다는 서신을 접한 ‘웃픈’ 이야기를 웹툰으로 만나볼 수 있다.‘씨 뿌리는 마음’에서는 연극 ‘오장군의 발톱’을 통해 농사를 짓던 순박한 청년 오장군이 전쟁으로 자신의 봄날을 뺏긴 현대사의 아픔을 소개한다.나무판에 새긴 이름, 편액은 농암 이현보(1467~1555)의 귀촌일기 ‘나에게 주는 선물, 명농당(明農堂)’을 담았다.웹진 담(談) 3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6

“경주 명소 ‘국악 버스킹’ 다시 열렸으면…”

“1973년 경주시립국악원 중등과에 입학하면서 국악의 길로 들어섰으니 올해로 50년이네요. 당시 장월중선(1925~1998) 판소리명창과 박덕화 가곡명창 선생님들로부터 가야금산조, 가야금병창, 시조, 전통무용 등을 배웠기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죠. 두 분이 타계하시기 전까지 늘 함께하였기에 저는 참 행복한 국악인이에요. 선생님들의 노력과 뜻을 이어받아 열심히 하고 있으나 아직도 여전히 미흡하여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이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아들과 딸이 있어서 행복합니다.”경주에서 나서 경주에서 현역 국악인으로 왕성한 활동 중인 주영희는 천상 국악인이다. 무대 위가 아닌 평상시에도 항상 가르마 반듯한 쪽진머리를 하고 있다. 13살 때 당시 경주에 있었던 시립국악원으로 진학했다. 졸업하자마자 시립국악원 보조강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다양한 단체를 이끌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 전수조교(1994~1998)를 거쳐 전승교육사(1999~현재)로서 한눈팔지 않고 살아왔다. 부산민속전국전통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무용 부문), 경주시문화상(예술 부문), 제50회 경상북도문화상(공연예술 부문), 한국국악대상, 삼일문화대상, 선덕여왕대상, 승달전국국악대회종합최우수상 가야금병창부문 국무총리상 등 40건에 가까운 표창과 감사장이 그의 화려한 공연경력을 말해 준다. 최근 경북예총에서 수여한 경상북도 공연발전 유공 공로상을 수상한 그를 지난 4일 만나 근황과 포부를 들어봤다.-경북도 공연발전 유공 공로상 수상을 축하한다. 국악 외길 50년에다가 경북의 국악 발전에도 힘쓴 것으로 안다.△2011~2021년까지 10년 동안 (사)한국국악협회 경상북도지회장을 맡아 여러 가지 일들을 했다. 예술강사 지원사업으로 국악강사를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 파견하여 국악 수업을 했다. 대통령상이 있는 전국국악대제전, 경북판타지아리랑, 경북 국악인한마당 등 경북 예술인들과 함께한 왕성한 활동의 공을 인정받은 것 같다. 경북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의 국악(가야금과 무용) 공연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했다. 경주와 경북의 국악 문화 저력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싶었다.-처음 경주시립국악원에 입학해 국악에 입문했다는데 현재는 그 학교가 없지 않은가, 그 후 어떤 공연을 어디서 했는지 듣고 싶다.△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신라문화제나 춘분과 추분에 배향하는 숭덕전, 숭신전, 숭혜전의 제례행사에 참여하여 공연했다. 경주 시립국악원은 내가 졸업하고 몇 년 뒤, 중학교 의무교육이 되면서 1980년 폐교되었고 시립국악원 선생님이셨던 장월중선 선생님께서 신라국악예술단을 창립, 나는 보조강사로 임명되었다. 당시에는 경주 보문단지에서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위해 매일 상설 국악 공연을 했다. 또한 일본, 중국, 유럽 등 해외 초청공연도 많이 하였다.-지금은 상설 공연이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안타깝게도 보문단지의 상설 공연이 없어졌다. 아마도 보문관광단지의 쇠퇴와 함께였을 것 같은데,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경주는 천년고도, 노천박물관이라 할 만큼 찬란한 유형문화재가 전국에서 최고로 많은 도시다. 안압지나 첨성대, 불국사와 같이 아름다운 유형문화재 앞에서 살아 숨 쉬는 전통 예술인 국악 공연이 함께하면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고 살아있는 문화도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무형문화의 활동 영역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체감한다. 국악인으로 매우 슬프다.-역사문화도시 경주를 위해 참으로 바람직한 지적이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후학양성이 중요할 듯싶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2006년 신라선예술단을 창단하고 동시에 승암 주영희 국악연구소를 개소하였다. 2008년 (사)전통예술연구회를 창립하여 현재는 대표로서 후학 양성과 공연을 지속하고 있다. 서라벌 전국학생민속무용대회를 24년째 개최하였다.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가야금병창보존회를 운영하고 있고,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이를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해 제자들을 길렀다. 제자들이 전국대회에 출전하여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국회의장상, 대통령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경주시민들을 대상으로 가야금병창을 8년째 무료강습하면서 국악의 대중화, 일상화에도 힘쓰고 있다.-경주와 경북의 국악 발전를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의 바람도 듣고 싶다.△현재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교육사다.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지킴이로서 이를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후배양성을 포함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가야금을 전공하고 있는 중견 선생님들과 함께 워크숍도 열 계획이다. 또 하나는 국내외관광객 맞춤형 체험교육을 하고 싶다. 1박 2일 정도의 경주 관광 일정에 가야금병창과 한국무용 등의 국악 체험을 하면 멋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주 명소 곳곳에서 매일 버스킹으로 작은 음악회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5

5월 개관 앞둔 포항 문화예술팩토리 ‘문화마당’ 열고 시민과 운영방안 모색

포항시가 문화도시 실현을 위해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문화예술팩토리의 오는 5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시민의 의견을 문화예술팩토리 운영에 반영하기 위해 생활문화동호회 공연을 시범 운영한다.(재)포항문화재단은 문화예술팩토리(북구 삼호로 36) 5월 정식 개관에 앞서 3,4층에서 3, 4월 첫째 주, 셋째 주 금요일 오후 7시 일상문화프로젝트 ‘팩토리 문화마당’을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팩토리 문화마당’은 포항에서 활동하는 생활문화동호회의 다채로운 공연과 함께 시민들에게 문화예술팩토리 공간을 소개하며, 참여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개선할 점을 보완하고, 프로그램 운영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이번 프로그램은 3일 포항의 직장인 어쿠스틱 밴드 포어레스트를 시작으로 17일 어쿠스틱 밴드 퐝프렌즈, 4월 7일 아코디언 앙상블 아코마루, 4월 21일 하모니카 앙상블 하모마루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또한 3층 아트숍에서는 포항시립미술관 스틸아트공방 초대전인 ‘스틸아트 시민 워크샵’이 마련돼 있어 시민작가 30명의 금속공예 작품을 오는 31일까지 감상할 수 있으며, 월∼토요일까지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팩토리는 다양한 시범운영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갤러리 대관 공고 등이 곧이어 진행될 예정”이라며 “앞으로 포항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한편, 문화예술팩토리는 북구청 신청사 내 3∼6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포항시민과 지역예술인을 대상으로 문화의 창조·소통·향유·확산의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3층은 멀티미디어홀·커뮤니티라운지, 4층은 아트갤러리·아트라운지, 5~6층은 문화예술 창업지원 공간·시민커뮤니티실 등으로 구성된다. 이 곳에선 스마트 미디어 기술을 활용, 시민 누구나 문화·예술·전시·체험·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01

“내방가사·경주이야기길 매체로 알리고 파”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1996년 3월, 위덕대에 교수로 부임해서 25년을 재직하고 2021년 2월 은퇴했어요. 경주와 포항을 넘나들면서 미래여성회장, 포항시축제위원장,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정말 숨 가쁘게 살았던 25년이었어요. 그렇지만 제 정체성은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자죠. 학교를 은퇴하며 모든 사회활동을 접으니 이젠 40년 공부한 내방가사가 더 선명히 보이네요.”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는 대학교수로서 드물게 사회활동을 열심히 한 인사로 유명하다. 그러나 경상북도문화상(2019, 학술 부문), 선덕여왕대상(2019, 문화교육 부문) 수상으로 증명되듯이 연구업적도 뛰어나다. 저서 ‘내방가사현장연구’로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2018), ‘주해악학습령’으로 세종도서 학술 부문 문학 분야(2018)에 선정된 바 있는 국문학자이며, 수필집 ‘고비에 말을 걸다’가 2016년 세종나눔도서에 선정되기도 한 수필가이기도 하다. 은퇴 후의 삶은 어떤지 지난 25일 그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정말 바쁘게 살았던 이 교수의 지난날을 잘 알고 있다. 바쁜 중에도 여러 지역 신문에 칼럼도 연재하지 않았나.△대학 교수의 책무는 연구와 교육과 그리고 사회봉사다. 특히 진각종립 위덕대는 ‘이타자리(利他自利)’가 건학이념 중 하나였다. 남을 이롭게 하여 나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신생 대학을 홍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언론 노출이라 생각, 지역 신문에 정보 제공도 많이 하고 칼럼 요청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회활동도 학교와 사회에 대한 봉사이자 나를 위한 일로 여겼다.-그렇게 열심히 학교를 위한 홍보를 했음에도 요즘 대학, 특히 지방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해법은 무엇일까?△학령인구가 대학 정원에 모자랄 것이라는 예측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전국대학 총장들의 대답은 가히 충격적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10년 이내에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하는 4년제 일반대학의 수를 물어보니 31~40개로 응답한 총장이 27%, 전국 198개 4년제 대학 중 최대 20%가 폐교할 것으로 예상했다. 60개 이상이라고 응답한 총장도 15%를 넘었다고 한다. 지역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인 만큼 지방정부와의 공조가 중요하다. 경상북도가 경북형 대학발전 전략 방안을 마련해서 지역대학과 지방정부와 협력·대응을 모색한다니 기대해본다. 서울과 수도권으로 인구, 취업, 인재 쏠림이 근본 원인인데 쉽잖은 문제다.-앞서 ‘내방가사’만 선명히 남았다고 했는데 내방가사와의 인연을 얘기해 달라.△내방가사는 경북의 여성들이 조선 후기부터 현재까지 향유해오고 있는 고전시가의 한 장르다. 지금도 안동에서는 안 어르신들이 가사를 쓰고, 베끼고, 낭송하는 향유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도 크다. 어릴 적 외가댁 안방에 모인 할매들이 가사를 소리 내어 읽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 커서는 큰어머니, 외숙모, 친정엄마, 그리고 시어머니의 가사 두루마리를 받아 모았다. 내방가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내방가사경창대회 소식을 듣고 안동을 출입하기 시작한 지 26년째다. 안동내방가사전승보존회에서 주관하는 전국 단위의 큰 행사였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만난 향유자들이 내 학문의 연구 대상이었다. ‘내방가사향유자연구’(1999)와‘내방가사현장연구’(2017)는 그들 덕분에 나온 책이다. 현장에서 내방가사를 연구하고 학계에 발표하면서 내방가사의 정의를 ‘현재진행형의 고전문학’으로 바꾼 것을 큰 학문적 성과로 꼽고 싶다.-그럼 지금도 내방가사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지? 근황을 알고 싶다.△지난해 말 내방가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목록으로 등재되었다. 나와 남편(이상규 경북대 명예교수)이 수집한 내방가사를 모두 한국국학진흥원과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했는데, 그중 60편이 함께 등재되는 영광을 누렸다. 또한 작년 문화재청의 ‘2022 미래무형문화유산 발굴·육성사업’에 ‘내방가사향유문화’로 공모하여 선정되었다. 문화재청, 경상북도, 안동시가 공동지원하고 있는 이 사업의 책임연구원이다. 가사는 문자로 기록하는 문학인데 향유자들은 쓰고, 읽고, 베끼는 과정에서 한글을 배우고 익혔다. 암송도 하고 큰소리로 낭송도 한다. 또 많은 분이 몇 편의 작품을 온전히 기억하여 외우기도 하니 무형 문화적 향유 전통임에 틀림없다. 낭송의 독특한 리듬은 습득된 것이라 교육으로 전승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어르신들의 고령화도 큰 문제다. 조금이라도 정정하실 때 최대한 음성을 녹음하고 모습을 영상으로 잡아두어야 할 일이어서 마음이 바쁘다.-앞으로 계획하는 것이나 바람이 있다면.△내방가사만큼이나 관심 가졌던 것이 경주의 삼국유사 설화 현장 연구였다. 삼국유사 현장을 엮어 이야기산책길을 기획하고 싶다.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과 2년째 실험 기행을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영화제작 프로그램을 공부해 보니 재미있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영상편집을 공부할까 한다. 기회가 되면 내방가사나 경주이야기길을 요즘 유행하는 매체로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