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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선 사대부들 명산 여행이 궁금하세요

지금이야 교통수단 발달로 여행이 여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옛사람들이라고 낯선 풍경과 지역, 사람을 마주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려는 욕구가 없었을 리 만무하다. 그들도 두 다리로 걷거나 말을 타고 각지를 여행했다.조선시대 사대부들은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릿길을 여행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산수(山水) 유람을 중요한 공부로 생각했다. 적어도 평민들보다는 형편이 낫고 관직에 오른 경우도 많다 보니 공무수행이나 집안일, 그야말로 `여행` 성격의 유람 등 다양한 이유로 여행길에 나섰다. 그만큼 유람 기록도 많이 남아 있다.한국에는 명산이 많다. 사대부들이 `공부` 목적으로 유람했다면 산은 더없이 좋은 장소였을 것이다. 정치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쓴 `사대부, 산수 유람을 떠나다`(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376쪽·2만5천원)는 북한산·금강산·속리산·청량산·가야산·지리산·백두산에 대한 조선 사대부들의 기록을 중심으로 당시의 여행 양상을 살펴본 책이다.`어느 산이 어떻게 좋더라` 식의 단순한 유람기 모음집이 아니다. 저자는 사대부들의 기록에서 여행자들의 특성과 그에 따른 여행 목적, 준비 과정, 여행 중 숙식장소, 교통수단에 이르는 풍부한 단서를 찾아내 그 시대 식자층의 여행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생하게 되살려낸다.산을 찾는다는 행위가 오늘날 여가의 한 방편인 `등산`과는 의미가 사뭇 달랐다는 점도 흥미롭다.이를테면 속리산은 노론계열 인사들이 많이 찾은 산이었다. 충청도에 노론이 많이 살았고, 노론의 영수 송시열의 흔적이 속리산 인근에 많이 남았다는 이유로 추정된다. 반면 경북 봉화에 있는 청량산은 퇴계 이황과 혈연·학연·지연으로 연결된 지식인들이 주로 찾은 곳이었다.한국의 대표 명산 지리산을 찾은 이들 가운데는 비록 관직에 나가지는 않았으나 국가 중대사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다 사화에 휘말리거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의병을 일으켜 싸운 사람이 적지 않았다. 남부지방에서 가장 큰 산인 데다 상징적 의미도 있어 호연지기를 기르기에 좋은 곳이었기 때문 아닐까 싶다.등산 애호가라면 사대부들의 당시 여행 경로에서 익숙한 지명을 발견하고 그들의 여행 모습을 상상해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마치 지금 우리가 새로운 산을 찾기 전 남들의 블로그 등에서 미리 정보를 수집하듯 이들도 먼저 다녀온 이들의 `유산기`(遊山記)에서 사전 정보를 입수했다는 사실도 재미있다./연합뉴스

2014-09-12

베이징 국제도서관서 한국관 운영… 3천500권 전시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회장 고영수)는 지난 27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베이징 국제도서전`에 우리 출판사들의 단체 전시관인 한국관을 운영 하고 있다.베이징국제도서전은 지난 1986년 시작된 이래 격년으로 개최돼 올해로 21회를 맞고 있다. 이 도서전은 지난해 76개국, 2천여 개사가 참가하며 아시아 최대 규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이번 도서전의 한국관에는 계림북스, 교원, 길벗출판사, 넥서스, 미래엔, 사계절출판사, 여원미디어, 창비, 천재교육, 아동출판 전문 예림당 등을 비롯한 국내 출판사 및 저작권 에이전시 37개사가 참가해 부스를 설치했다.출판협회는 한국관 운영을 통해 참가사들의 현지 저작권 상담을 지원하고 거북이북스, 대원씨아이, 문학동네, 이퍼블릭, 청림, 한림출판사, 현암사 등 24개사의 위탁도서(106종)도 함께 전시했다.부스는 342㎡ 규모로 설치되며 주력 해외 수출 분야인 아동도서 외에 영어교재, 실용서, 사회과학, 문학예술 분야를 포함해 3천500여 권의 도서가 기획 전시되고 있다.한국문학번역원의 별도 도서 전시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전자출판 단체관 프로그램도 기획돼 있다. 동서문화사와 빅스타코리아, 신원에이전시, 청취닷컴 등은 개별로 참여했다.이번 도서전에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 북유럽 5개국도 연합관을 차려 처음으로 참여하고 있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4-08-29

어린이신간 소개

◆위험한 여행= 토베 얀손 지음어린이작가정신. 32쪽. 1만1천원.고양이 `야옹이`와 함께 지내는 소녀 수산나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하루하루가 따분하기만 하다.“세상이 딱 정반대로 되면 난 웃기만 할 텐데!” 수산의 말 한마디에 지루했던 일상은 눈 깜짝할 사이 사라지고 빨간 구름이 떠다니는 하늘, 뱀이 꿈틀거리는 어두컴컴한 늪지 등 기이한 세상이 펼쳐진다.`무민` 시리즈로 유명한 핀란드의 대표 동화 작가 토베 얀손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다. 1977년 스웨덴에서 발표된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사이렌= 전성현 지음문학과지성사. 256쪽. 1만원.장래 직업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나 대신 누군가가 정해준다면 어떨까.내비게이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사회에 사는 주인공 하루호는 장래 직업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지능 검사에서부터 운동 능력, 모발, DNA 검사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신체적성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의 치명적 오류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면서 생각하지 못한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잃어버린 일기장`으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은 전성현 작가의 두 번째 장편 동화다. 작가는 선택의 기준이 성공이 아니라 개인의 행복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변정수의 탐나는 하우스파티이덴슬리벨. 240쪽. 2만3천800원.패션모델 출신 탤런트 변정수가 작은 노력으로 일상을 특별한 파티로 만드는 방법을 전한다.할로윈, 크리스마스, 아이들 생일 등 1년에 5회 이상 크고 작은 파티를 연다는 변정수는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방법으로 파티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오늘을 기념하기 위한 실용적인 파티`라는 것이다.파티별로 알맞은 소품과 메이크업, 아이템, 프로그램을 관련 사진과 함께 알려준다.이 책의 저자인세 전액은 서울SOS어린이마을 베이비박스로 유기된 신생아들을 위해 기부한다./연합뉴스

2014-08-29

“日·中 문화 이해하려면 3자입장서 보라”

한일간의 갈등관계가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일본은 국방력을 강화하며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의 멍에를 벗어버리려 하고 있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독도영유권 주장 및 위안부 부정 등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다. 일본은 점차 우경화 시도를 노골화하며 동아시아 국가간 외교적 분쟁의 불씨를 만들고 있다. 일본은 더 이상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기를 거부하고 있다. 일본의 도발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일본의 문학과 문화를 심층적으로 연구, 집대성한 전집 저서가 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일본 전문가인 김채수(65) 고려대 교수가 `김채수저작집`(박이정 펴냄)을 발간했다.이 저작집은 김 교수가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한 30년의 일본 연구업적을 집대성한 저작집이다. 고려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김 교수는 일본 쓰쿠바 대학에서 문예이론을 공부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저작집은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1984년부터 올해까지 펴낸 연구논문집 14권과 소설 `약속` 1-2권, 평론집 `민주화의 여울목에서`, 시 모음집 `형이상학의 땅 위에서` 등 모두 18권으로 구성돼 있다.올해 정년을 앞둔 김 교수는 서문에서 “현재 동아시아의 각국은 동아시아공동체를 형성해 유럽공동체, 북아메리카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횡포들을 막아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그는 이런 서구의 횡포에 대항하려면 “무엇보다 동아시아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동아시아 삼국들이 상대방들에 대한 철저한 이해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김 교수는 무엇보다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 제3자의 객관적 시각에서 서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인들은 자기들과 일본과 중국이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를 파악하고 또 어떠한 것들이 같은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설국`으로 유명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문학 세계를 조명한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 연구`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연구`를 비롯해 구조주의 문학이론을 기반으로 글로벌리즘의 시각에서 일본 문학과 일본인의 문예의식을 살펴본 `일본문학론` 등 일본 문학과 문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김채수 교수`일본 우익의 활동과 사상 연구`는 일본 우익의 형성 과정과 사상적 기저를 감정적인 인식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규명한다.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3개국의 문화와 문학의 상호 관련성도 다각도로 파헤쳤다.그는 `동아시아의 문화와 문학론`에서 비교연구방법론적 관점에서 한·중·일 삼국의 문화와 문학을 비교 분석하고 `알타이 문명과 요하문명론`에선 동아시아 삼국이 내셔널리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초를 동아시아 문명의 유대관계에서 찾아낸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8-29

87세 김남조 시인 “사람의 보물은 사랑”

“사람의 보물은/ 사랑이란다면/ 영혼에 전류 오는 참사랑이란다면/ 누설하지 마라/ 발각되지 마라”(`완전범죄` 중)구순을 바라보지만 시인은 여전히 현역이다. 시인은 활발하게 시를 쓰고 시집을 내며, 시인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읽히며 감동을 준다.올해 87세가 된 김남조사진 시인. `사랑의 시인`으로 불리며 사랑받아온 시인이 신작시를 발표했다.월간 `문학사상` 9월호를 통해 발표한 신작시는 `하느님의 조상`, `완전범죄`, `심장 안의 사람`, `성냥2` 등 4편이다.1953년 첫 시집 `목숨`을 낸 뒤 60년 넘게 시작 활동을 해온 시인은 참사랑과 소망을 노래한다.“사람 하나/ 나의 심장 안에서 산다/ 착오로 방문한/ 우주의 여행자였으리/ 아질하게 감당이 어려운/ 이 손님에게/ 나는 머무르라 했고(중략)/ 그다음엔 눈 내리듯 춥고/ 겸손한 소망 하나가/ 보호자 없이/ 태어났다”(`심장 안의 사람` 중)올봄 심장병 치료를 받은 시인은 이달 중순 `문학사상`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노약자이면서 지팡이를 짚고 다니니 장애인이기도 하다”면서 “그러나 시 쓰기에서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많이 쓰거나 훌륭하게 쓰지는 못해도 소박하면서 더 깊은 바닥을 흔들어 깨우는 그런 글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한평생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고 할 때 저는 오래 살았기 때문에 상당한 뒷페이지까지 읽었습니다. 젊은 수재들은 읽지 못할 삶의 심오한 글줄까지 읽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오히려 나이 들어감으로써 노년기에 이르러 몸이 쇠약해진 저의 자부심이기도 합니다.”“체계적인 지식은 매우 미미하지만 감수성과 상상력은 지금까지도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는 시인은 자신의 `시의 원천`에 대해 “시의 원천이란 바로 삶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사랑의 욕구, 그 밖에도 갖가지 번뇌나 염원을 뒤섞은 삶의 복합성 또는 삶의 의지, 그런 것이 하나의 힘으로 뭉쳐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정철화기자

2014-08-29

10년간 베스트셀러 시집은 류시화의 `사랑하라…`

최근 10년간 국내 독자들이 가장 좋아한 시집은 류시화 시인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2004-2014년 시집 판매 순위 톱 20` 자료에 따르면 류시화 시인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 1위에 올랐다.이번 조사에서 류시화 시인의 시집 3권이 순위 안에 들며 국내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평가됐다.류시화 시인이 2005년에 출간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은 치유를 주제로, 동서양 시인들의 시 77편을 엮은 잠언시 모음집이다.2위 역시 류시화 시인의 잠언시 모음집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 차지했다. 류시화 시인이 2012년에 펴낸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도 5위에 올라 총 3권의 시집이 20위 안에 들었다.2008년 타계한 고(故) 박경리 작가의 유고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가 3위에 올랐다.이어 하상욱 시인의 `서울 시`와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이 각각 4, 5위에 들었다.신현림 시인의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6위),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7위), 민예원 출판사에서 펴낸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8위) 등이 뒤를 이었다.외국 시인 중에서는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의 `약해지지 마`가 9위로 유일하게 20위 안에 들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8-29

한국 만화비평 역사 한눈에 본다

안동 출신의 만화비평가가 최근 한국 만화비평의 역사를 다룬 책을 출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김성훈씨의 `한국 만화비평이 쟁점`(대원씨아이, 308쪽).저자는 “이 책은 한국 만화비평에 관한 최초의 통시적 고찰서`라고 책의 특징을 요약해 설명한다.이 책은 192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만화비평 역사에 있어 굵직한 이슈들을 연대기로 정리했다. 특히, 1930년대 만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였던 최영수의 비평들과 김현, 오규원, 위기철 등 문학계의 거장들이 남긴 만화비평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고 있다.무엇보다 그동안 산재해있던 만화비평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동시에 개별 비평들을 일정한 흐름으로 파악, 만화비평의 역사를 문화사 전체의 일부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이러한 저술의 의미는 2013년도 서울문화재단 예술연구서적 발간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것을 통해 공인받은 바 있다.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에서의 만화비평은 최근에서야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현과 오규원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만화비평의 역사가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함에 있어서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이들 두 사람은 대중문화잡지 `뿌리 깊은 나무`에서의 활동을 중심으로 1970년대 한국 만화비평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와 같은 공적으로 인해 두 사람은 간혹 우리 만화비평사의 1세대로 명명되고는 한다. 하지만, 이들 역시 `출발선`에 위치했던 것은 아니다. 명백한 것은 이들 이전에도 숱한 만화비평이 존재했고,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만화비평가들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만화는 유럽을 비롯한 서구에서는 `제9의 예술`이라 불리며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대단히 제한적인 위치에 놓인 표현장르다. 높은 매체 전달력과 예술적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여타의 장르에 비해 홀대를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만화 자체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이쯤이니 `만화비평`에 대한 관심과 그 가치를 돌아봄은 더욱 척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1920, 30년대까지 올라가보면 이미 당시에도 만화와 관련된 다양한 글이 발표되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저자 김성훈씨는 “장르를 막론하고 비평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해당 장르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한국 만화의 발전 또한 비평이 함께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믿는다. 그러니 만화비평의 자리 찾기는 앞으로도 계속 되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No 저자 소개김성훈은 안동에서 태어나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안동에서 성장했다.대학 졸업 후 만화잡지 기자, 만화편집자, 만화사이트 운영자, 만화웹진 편집위원, 만화평론가, 만화기획자 등 만화를 접두어로 둔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다.저서로 `만화 속 백수 이야기`(살림출판사, 2005), `한국 만화비평의 선구자들`(2007,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이 있다.현재 만화규장각, 네이버 캐스트 등에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만화비평집단 `엇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월간중앙, 네이버캐스트 등에 만화비평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2014년 우수출판콘텐츠제작 지원사업에도 선정돼 또 다른 책을 준비 중에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8-22

현직 변호사 `간도 반환소송` 소설로 펴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G2(주요 2개국)로 부상한 중국을 상대로 간도 영유권 소송을 벌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현직 변호사가 간도 영유권 소송을 소재로 한 소설을 펴내 화제다.강정민(41·사진) 변호사가 쓴 `간도반환 청구소송`(바다출판사)은 간도 영유권을 찾기 위한 가상의 재판 과정을 그린 재판소설이다.소설의 배경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치른 미래 한국. 고토회복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 야당 후보가 당선되고 한국 정부는 간도를 되찾기 위해 중국을 상대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다.지난해 소설 `독도반환 청구소송`을 펴낸 강 변호사는 “`독도반환 청구소송`을 쓰던 중 간도에 관심을 가지면서 간도 또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땅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조선과 청은 1712년 백두산정계비를 세워 `압록강과 토문강을 경계로 삼는다`(西爲鴨綠 東爲土門)고 합의했으나, 이후 토문강이 어디인가를 두고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중국 측은 토문강이 두만강의 다른 이름이라고 주장해왔으며 조선은 송화강 지류라고 맞서왔다.강 변호사는 “수많은 걸림돌이 있었지만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백두산정계비의 `토문`이었다”면서 “`조선왕조실록`은 정계비 설립 당시 조선 조정이 토문을 두만강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결국 쓸 수밖에 없었다”면서 “가상의 재판을 통해 간도를 찾을 수 없다면 그러한 이유라도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했다.그는 “재판소설의 재판관은 독자”라면서 “독자들이 대한민국과 중국의 주장과 증거를 비교 검토해 간도 영유권이 과연 어느 나라에 귀속되는 것이 타당한지 결론을 얻을 수 있다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2014-08-22

어린이신간 소개

△꼬마 파도의 외출서상만 지음, 조아연 그림1982년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해 월간문학상, 최계락문학상을 수상한 서상만 시인이 오랜만에 동시집을 냈다.`넓은 바다 나라/ 왕노릇하는// 고/ 힘센고래를 보면 주먹에 불끈불끈/ 고래심줄 같은/힘이 솟는다`고래 작가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미학을 이룰 때 더 좋은 동시가 생산된다”며 “이 시집을 꼭 엄마, 아빠와 함께 읽어서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별을 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바람의 맛장승련 지음, 안소희 그림아동문예작가상, 한정동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장승련 시인의 신작 동시집.제주도 애월에서 태어난 시인이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들꽃과 나무,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인은 현재 서귀포시 수산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봄비는 발자국이 동글동글/봄비가 내린 곳마다/꽃들이 동글동글`발자국 작가는 “스마트폰, 게임과 친해질 시간에 이 시를 읽을 어린이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보람일 것”이라고 말했다.△김구 통일 조국을 소원하다박지숙 지음, 원유미 그림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5주년이자, 백범 김구 선생이 서거한 지 65주년 되는 해다.“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백범의 이 말은 일제의 사슬에서 해방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나라를 염원하고 기다리는 오늘의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백범의 생애를 조명했다.

2014-08-22

“꿈같은 제2의 인생 보내고 싶으세요”

전국의 주요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 인터뷰해 각 실버타운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를 바로잡고, 입주자 입장에서 30개 주요 실버타운을 분석해 순위를 매긴 실버타운 종합정보서가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스파이어리서치컨설팅(대표 이한세·사진)는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과 40·50세대 노후준비를 위해 전국의 30여개 주요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입주보증금과 월생활비, 주거환경, 복지수준 등을 상세히 분석한 `실버타운 간 시어머니, 양로원 간 친정엄마`를 출간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국내 실버타운 실용전문서적이 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책은 저자 이한세 스파이어리서치컨설팅 대표가 리서치 전문가들과 함께 100여명 이상의 입주민이 거주할 수 있는 전국의 실버타운 30곳을 직접 방문 조사,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엮었다.각 실버타운의 홍보성 내용을 철저히 배제하고, 실제 거주할 어르신 눈높이와 부모님을 보내야 하는 40·50 중년여성 입장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집대성한 게 특징이다.직접 촬영한 전국 30개 실버타운들의 외관사진과 주요시설물, 주변환경 사진, 입주보증금과 월생활비, 지리적 위치와 주변환경, 식사, 생활서비스, 의료 건강 서비스 등 12개 항목을 꼼꼼히 설명하고 있다.직접 입주하기 전에는 쉽게 파악하기 힘든 입주자 성향과 분위기, 탐방후기 등에 대한 내용도 담아 실버타운 입주를 검토 중인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유용한 정보도 가득하다. 특히 독자들에게 실제 시설전경과 분위기를 가감없이 전달하기 위해 사진을 별도의 포토샵처리없이 원판 그대로 게재했다.무엇보다 30개 실버타운을 입주희망자의 입장에서 16개의 조건과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비교한 비교분석표도 실었다. 각 실버타운의 특징과 주거조건, 입주민 서비스 등을 입체적으로 고려해 랭킹에 반영, 단순 순위와 수치만 비교할 경우 발생하기 쉬운 오해를 최소화시킨 점도 돋보인다.스파이어리서치컨설팅측은 “조사결과 실버타운 입주보증금은 지역이나 시설에 따라 보통 1~3억 정도로 평당 330만원에서 1천700만원 정도이며, 매월 내는 관리비도 100만원에서 200만원 내외로 편차가 매우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책의 정보를 잘 활용한다면 자신의 경제형편에 맞는 실버타운에 입주해 꿈같은 제2의 인생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저자 이한세 스파이어리서치컨설팅 대표는 “시어머니는 돈 많이 드는 실버타운에 보내드리면서, 사랑하는 친정엄마는 저렴한 양로원에 보내낼 수밖에 없는 한국의 40·50 중년여성의 애잔한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출판하게 됐다”면서 “이 책이 실버타운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어르신 여생은 물론 중년여성 본인의 행복한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든든한 지침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실버타운 간 시어머니, 양로원 간 친정엄마`는 골드북스 홈페이지(www.goldbooks.co.kr)와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Yes24 등에서 21일부터 구입할 수 있다.궁금한 사항은 골드북스(031-908-7604)로 문의하면 된다. 가격은 3만3천원.□ 저자 소개이 책의 저자 이한세는 고려대학교에서 수학 후 서부호주대학교에서 생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주한호주대사관에서 상무관을 지냈다.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출강하다 2003년부터 국제 마켓리서치 회사인 ㈜스파이어 리서치컨설팅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그동안 가정주부들이 관심 갖는 노인케어 서비스 분석,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일상생활 서비스 도출,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맏아들/맏며느리의 고충 분석 등의 노인문제와 관련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전국 15개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 조사를 통해 노인들을 위한 이동보조 및 감성로봇 서비스 가능성 보고서를 내 놓았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8-22

클래식이 주는 감동과 즐거움

요즘 방송채널을 돌일 때마다 자주 보게되는 낯익은 얼굴이 있다. 바로 시인·문화평론가 타이틀을 달고 있는 김갑수씨이다. 적잖은 나이에 여자처럼 머리를 길게 기른 모습이 범상찮아 보인다.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와 대학원을 수료하고 웅진출판 창립기에 편집부에 입사, 편집부장을 끝으로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떠났다. 이후 라디오 진행자로 전업했고 최근 종편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사, 연예, 건강, 역사 등 다방면에 걸쳐 해박한 지식과 걸출한 입담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갑수씨가 문학평론가로 소개되지만 실제 전공은 클래식이다. 김씨는 작업실을 따로 마련, 3만여 장의 음반과 수많은 오디오 기기들을 구비해놓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클래식 음악을 듣고 생활할 정도로 클래식 광이다.그가 클래식을 소재로 한 5년만의 신작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를 펴냈다. 오픈하우스. 408쪽. 1만8천원 이 책은 고교 시절부터 최근까지 그의 삶을 채워온 다양한 클래식 음악과 작곡가, 연주자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저자는 일평생 클래식이라는 한 분야에 매진해 온 경험과 경력을 토대로 클래식이 얼마나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는 음악인지 알려준다.대부분의 클래식 서적들이 `클래식 가이드북`을 자처하고 있다. 바흐·모차르트·베토벤부터 시작해 브람스·말러·차이코프스키 등으로 나아가는 순서다. 한마디로 교과서적인 접근이다. 저자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데 왜 우선순위가 필요한 걸까. 저자는 이런 선입견을 깨고자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목메어 외치는 바이지만 교과서상의 중요도 순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다. 책에 등장하는 음악가들은 일평생 그쪽(클래식) 숲 속에 빠져 헤매고 있는 자가 느낀 강렬함의 서열로 이해해주면 좋겠다`▲작가 김갑수클래식 음악이 주제이지만 저자가 그 음악을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은 결국 세상과 인간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는 클래식에 대한 테크닉을 배우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누가 작곡했든, 누가 연주했든 청자에게 일말의 감동이라도 안겨 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최상의 음악이라는 것이다. 고전음악뿐만 아니라 현대음악까지 광범위하게 다루면서 자신의 귀에 꼭 맞는 음악, 감동을 주는 음악을 만날 것을 권한다. 그는 추억의 음악으로 고교 시절 즐겨 찾은 무교동의 음악감상실 `르네쌍스`에서 마주한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를 떠올리고, 지독하게 아프다가 진통제가 효과를 발휘할 무렵 들을만한 음악으로 올리비에 메시앙의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를 꼽는다.`우리 모두를 위한 진혼곡`이라는 제목의 장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떠올리며 모차르트부터 스트라빈스키에 이르는 여러 거장의 레퀴엠을 떠올린다.시끄러운 장터에서 음악적 질서를 찾아낸 말러나 독설로 유명한 지휘자 첼리비다케의 일화, 앙드레 프레빈과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호흡을 다룬 부분도 인상적이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8-08

`성웅 이순신` 내면세계 오롯이 조명

영화 `명량`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영화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영화관을 찾아 관람하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영화 `명량`이 순식간에 관객 600만명을 모으는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이순신을 조명한 책이 등장했다.이순신, 조선의 바다를 지켜라 상·하(김종대·김정산 지음. 이우일 그림)40여 년간 오롯이 이순신 장군만을 연구한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의 책 `이순신,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에 역사 소설가 김정산 작가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글을 다듬고, 재치와 위트가 번뜩이는 이우일 만화가가 솜씨를 보태 알차고 재미있는 책이 완성됐다.상권은 이순신 장군의 탄생에서 한산대첩까지, 하권은 명량대첩에서 순국한 노량해전까지를 서술하고 있다. 당시 역사적 사실과 정치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어려운 직책과 지명 해설까지 꼼꼼하게 곁들여 초등고학년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누구라도 이 책 한 권이면 이순신을 주제로 두 시간 정도 대화할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또한 단순한 역사적 사실만을 나열해놓은 것이 아닌 이순신 내면의 세계를 오롯이 탐구함으로써 인간 이순신의 인간성과 인품을 한 편의 영상을 보듯 생생하게 그려준다.특히 이 책은 두려움에 떠는 백성의 보호자로, 군사들의 지휘관으로, 한 가정의 아버지로의 이순신 장군을 그림으로써 아버지와 아들이, 선생과 제자 또는 친구들끼리 진정한 리더의 모습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의견을 나누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영화 `명량`의 김한민 감독은 추천사에서 “명량바다를 뒤덮은 400여 척의 거대한 적 함대 앞에 단 12척으로 맞서야 했던 조선 수군의 두려움과 공포가 어땠을까. 이 책엔 이순신 장군의 내면세계가 밝혀져 있다”고 말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8-08

최인호가 선별한 `읽고 싶은 이어령` 에세이 출간

지난해 9월 타계한 소설가 최인호가 직접 선별해 모은 이어령의 에세이집 `읽고 싶은 이어령`(여백)이 지난 4일 출간됐다.이날 출판사 여백 측에 따르면 에세이 모음집 출간의 계기는 애초 고인이 6~7년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을 찾아 책 한 권을 펴내자는 의뢰를 하면서다. 당시 이 전 장관은 기존 출간된 글들을 재출간하는 데 대해 부정적 입장이어서 성사되지 못하는듯했다.그러나 고인은 지난해 타계 서너달 전 다시 이어령 전 장관의 집을 직접 찾아 모음집의 원고를 제시하면서 출간을 권했고, 결국 이 전 장관이 이를 수락하면서 출간이 성사됐다.이어령 전 장관은 에세이집의 머리글에서 “내 가슴에 그렇게 큰 구멍 하나 뚫어놓고 가버렸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인호가 없었다면, 그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은 아마도 이 세상에 영영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그 부재의 아쉬움을 달랬다.`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등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다수의 저술을 남긴 이어령 전 장관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으로 손꼽힌다.출판사 측은 “이어령 선생의 옛글에는 시대의 한계에 매몰되지 않는 보편성이 있다”며 “창조적 지성의 깊고 너른 사유의 핵심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최고의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2014-08-08

“내가 아는 일본은 쉬워 보이지 않는데…”

“내가 알고 있는 일본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데, 당신들의 일본은 그토록 만만한가?” “능력 있는 매는 발톱을 감춘다.” (일본속담)`바보아재`로 최근 작품 출간활동을 재개한 원로소설가 유순하가 첨예화하고 있는 한일 갈등의 시대를 맞아 작심 에세이 `당신들의 일본: 한 몽상가의 체험적 한일 비교 문화론`을 펴냈다.저자는 “전문가가 아닌 평균적 독서인의 관점”임을 내세웠지만, 구체적 사례에 근거한 한일 문화 비교를 통해 되돌아봐야 할 우리의 민낯을 상기시키는 통찰력은 예사롭지 않다.저자의 집필 의도는 루스 베네딕트의 일본론 `국화와 칼` 구절에 녹아 있다. “적을 나쁘다고 철저하게 깎아내리는 일은 용이하지만, 적이 어떤 방식으로 인생을 보는가를 적 자신의 눈을 통해 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해야만 될 일이었다.” 그리고 말한다. “태산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칼을 갈아야 한다. (중략) 이를 위해서는 우선 상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기는 길에 들어서야 한다. 문제는 문화다.” (18쪽)이는 우리에게 내재한 무지와 자격지심에 대한 질타와 자성에 다름 아니다. 두루뭉술한 비평과는 질을 달리 하겠다는 작심이 곳곳에 배었다.되살아난 황우석에 비해, 일본의 구석기 날조 사건의 당사자였던 고고학자 후지무라 신이치는 이후 완전히 묻혔다는 것. 지난 2006년 여기자 성희롱 사건에 연루된 당시 최연희 의원은 끝내 의원직 사퇴 등 요구를 묵살했고,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후 어느 재벌회사 사장으로 영입되는 등 건재하지만, 같은 혐의를 받은 오카다 게이스케 도쿄 지바현 의원은 곧바로 의원직을 포기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재선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서 처음으로 우리 정치에 대한 희망을 발견했다는 저자는 책 말미에 우경화하는 일본을 향한 직설도 덧붙였다. /연합뉴스

2014-08-08

부활한 안중근, 아베 쏜 15가지 이유

역사속에 한국과 일본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신라시대 동해안의 잦은 왜구 침탈에서부터 임진왜란과 한일합방의 역사를 거쳐 현재 아베정권에까지 계속이어지고 있다. 일본과 접하고 있는 경북동해안은 이런 역사의 현장이 곳곳에 남아 있다. 장기읍성은 왜구의 침탈을 피해 관아와 주민들이 피신했던 곳이다. 구룡포 일본인 거리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집단으로 이주, 동해안의 각종 어자원을 침탈해 갔던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일본인들은 독도에서 강치를 노략질 해갔고 현재 아베정권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역사 왜곡을 시도하고 있다. 심지어 위안부 인정 거부를 비롯해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영주가 고향으로 전직 경찰관출신의 작가 김정현씨가 일본 현직 아베 총리를 직접 겨냥해 비판한 소설을 내놔 주목을 받고 있다.소설 `아버지`의 작가로 유명해진 김정현은 역사와 판타지를 결합한 `안중근, 아베를 쏘다`(열림원)를 출간했다.역사적 고증과 치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안중근을 재탄생시킨 소설이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가 `테러`가 아닌 `의거`임을 역사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시점에서 테러리스트라고 단정지은 아베 총리의 발언과 함께 아베 앞에 나타난 안중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소설은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역사 이야기를 다룬 1·2부, 안중근이 아베 총리를 사살하는 허구적 상상력을 가미한 3부로 구성된다. 역사적 인물 안중근이 회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쏠 수밖에 없었던 15가지 이유를 밝히고 있다.저자는 소설을 쓰기 위해 지난 3년간 중국에 체류하면서 역사 연구에 천착해왔다. 안중근이 거사 후 뤼순 감옥에서 쓴 `안중근 자서전`, 수사와 재판 당시 신문과 공판 기록을 꼼꼼히 살펴 이야기 속에 녹여냈다.▲ 작가 김정현김 씨는 “애초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10월 26일에 즈음해 출간할 계획이었으나 출판사와 협의를 통해 광복절을 앞두고 출간하는 것으로 앞당기게 되었다”며 “짧은 시간 내에 책을 마무리하는 게 쉽지 않았으나, 그간 중국 체류시 고증과 역사 연구를 충실히 해온 덕분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그는 소설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었던 건 안중근이 영웅이기 이전에 평범한 인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이 같은 문제의식 하에 영웅 이전에 한 명의 평범한 인간으로서 식민지 하의 아픔 속에서 겪었던 그의 고뇌와 좌충우돌을 담아냈다.김 씨는 “평범한 사람이 그 같은 영웅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며 “경고가 아닌 반성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8-01

“바빠 죽겠다”는 말 달고 사는 당신, 행복하세요?

전날 밤 야근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겨우 귀가한 회사원 A씨. 아직 한밤중인가 싶은데 어느새 귓가를 쩌렁쩌렁 울리는 알람 소리에 젖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눈을 비비며 혹시나 밤새 업무 문자나 이메일이 오지는 않았는지 확인한 뒤 서둘러 출근 준비를 마친다.`지옥철`에 몸을 싣고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지루한 회의가 이어지고, 처리해야 할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인다. 상사의 요구 사항은 끝없이 밀려든다.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어느새 퇴근시간. 하지만 A씨가 제시간에 퇴근하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야근을 해야 하거나 `절대 빠질 수 없는` 회식이 있기 때문이다.잠든 가족의 얼굴을 보면 하루의 피곤이 풀리는 듯도 하다. 하지만 수년째 정신없이 바쁜 일상이 되풀이되다 보니 이제는 “바빠 죽겠다”는 말만 입에 달고 살며 매사에 피곤하고 짜증만 날 뿐이다.영국 런던 대학 조직심리학과 연구원이며 비즈니스심리학자인 토니 크랩은 신간 `내 안의 침팬지 길들이기`에서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라고 딱 잘라 말한다.저자는 우리의 삶에 과부하를 거는 주범으로 `분주함`을 꼽는다.인간의 몸에서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는 휴식의 시간이 허용되지 않으면” `알로스타틱 부하`라는 육체와 뇌의 탈진 상태가 일어난다.하지만 우리는 너무 많은 요구 사항 앞에서 통제력을 포기하거나, 일과 삶의 경계를 긋지 못하고, 불안감 때문에 전전긍긍하다 보니 방어적이고 바삐 활동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삶을 사는 방식을 바꾸는 추진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항상 바쁘다.흔히 직장에서 더 많은 일을 하면 성공을 이루고, 더 많이 벌고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가면 개인적으로도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저자는 “과다의 세상에서 `모어`(more) 전략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일갈한다.저자는 대신 분주함을 넘어서기 위한 전략으로 통제와 초점, 정성, 추진력 등 4가지를 제시한다.삶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고, 나 자신의 강점이 두드러지도록 차별화하고, 인간관계 등 소중한 가치를 아끼고, 더 자신감 있게 앞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확보하라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연합뉴스

2014-08-01

출판대국·지식강국 일본 지식문화사 조명

사전은 자신이 사는 시대의 모든 지식과 문화, 생활, 사상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집대성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구현된 문화 형식이다. 오늘날에는 컴퓨터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지식을 축적하고 편집하지만, 이전에는 인류가 쌓아 정리한 지식을 후대에 물려주는 가장 훌륭한 매체가 사전이었다.일본 역사학자 오스미 가즈오(大隅和雄)가 쓴 `사전, 시대를 엮다`는 사전의 역사를 중심으로 일본의 지식문화사를 정리한 독특한 역사서다. 고대부터 근대적 백과사전이 성립한 20세기 초까지를 통사적으로 살피는 가운데 일본이 지금처럼 출판 대국이자 지식 강국이 되기까지 역사적 흐름을 짚어볼 수 있다.일본은 고대 이래 중국의 영향으로 동아시아에 자리잡은 유서(類書) 형식을 바탕으로 자국의 문화적 토양에서 자라난 내용과 형식을 더해 일본 특유의 사전 형식을 세웠다. 근세 이후에는 서구에서 유입된 백과사전을 적극 수용, 마침내 자국어로 쓰인 근대적 형태의 백과사전을 완성하기에 이른다.책은 일본 사전의 기원을 찾고자 8~12세기 헤이안(平安)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관리들을 위해 정무의 선례를 모아 놓은 색인집 성격의 유취국사, 귀족들의 한자사전이었던 왜명유취초, 귀족문화 백과사전 고금저문집을 통해 공적 지식과 일상적 지식이 어떻게 체계화했는지 보여준다. /연합뉴스

2014-08-01

관심 못둔 가까운 곳에 눈 돌려라

환경 문제가 지구상의 공통 과제로 대두해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환경 파괴라고 하면 녹아내리는 북극의 빙하, 메말라버린 아프리카의 강, 불타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어딘가를 연상한다. 일상적으로 마시는 생수, 식사대용으로 먹는 프렌치프라이, 색다른 간식을 만들기 위해 사는 참치 캔에서 지구와 환경 파괴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거대 자본이 한정된 수자원을 확보한 뒤 원래 모든 이들의 것이었던 물을 팔아 돈을 벌고 있다. 신선한 야채를 살 돈이 없는 미국의 빈민가 사람들은 근처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끼니를 때운 뒤 당뇨와 고지혈증 같은 온갖 성인병으로 고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남획되는 참치는 개체수가 급감해 곧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너무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이유로 관심을 두지 못했던, 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들에 눈을 돌릴 때가 되었다.폴 로빈스 미국 위스콘신대 넬슨환경연구소장 등이 낸 신간 `환경 퍼즐`은 이처럼 가까운 곳에 있어 관심을 두지 못했던(혹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들에 눈을 돌리도록 한다.저자는 환경에 접근하는 색다른 방식을 제시한다. 그들은 우선 시장, 제도, 정치경제학 등 환경을 바라보는 각기 다른 입장들을 소개한 다음, 이들 각각의 시선을 통해 이산화탄소, 나무, 늑대와 같은 구체적인 환경 대상들에 다가간다.굵은 줄기에서 가느다란 가지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 같은 독특한 안내 방식은 독자가 넓은 시야를 가지고 개별적인 환경 주제들을 볼 수 있도록 만든다. 이러한 과정에 익숙해진 독자는 책에서 소개되지 않는 다른 주제들에 대해서도 동일한 태도와 접근법을 취할 수 있으며, 어쩌면 환경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생각해낼 수도 있다./정철화기자

2014-08-01

일제 강점기 `오욕의 역사` 재조명

오는 8월 15일은 광복 69주년을 맞는다. 우리민족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엄청난 고통을 겪었고 이 고통의 역사는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야욕과 위안부 인정 거부 등 과어 침략의 역사를 거부하며 한일관계를 긴장으로 몰아가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시대는 우리에게 잊고 싶은 과거지만 동시에 잊어서도 안 될 우리의 역사이다.당시 조선총독부의 식민통치 사실을 배경으로 한 묵사(墨史) 류주현(1921~1982)의 대하 역사소설 조선총독부(전 3권·나남출판)가 내달 15일 복간된다.일본의 우경화와 독도 영유권, 군 위안부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갈등이 첨예한 이슈로 대두한 상황. `망각된 역사적 과오는 되풀이된다`는 격언을 새삼 되새기게 하는 이 같은 현실은 소설 속 실제 역사를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나남출판 고승철 대표는 지난 23일 조선총독부 출간 기자회견을 갖고 “한일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 이만큼 좋은 역사 텍스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흔히 역사소설 읽을 때 추구하는 세 가지 가치라 할 흥미와 감동, 역사 공부라는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이 소설은 1909년 1월, 조선 병탄을 노리는 이토 히로부미가 구한말 고종 황제와 조정 각료들을 농락하며 일장 연설을 행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그의 번드르르한 언변에도 불구하고 군중은 하나둘씩 흩어지기 시작했다. 헌병대장은 흩어져 가는 군중을 부릅뜬 눈으로 노려보다가 황급히 이토에게로 달려가서 한쪽 팔을 부축해 연단을 내려오게 했다`(1권 25쪽)다큐멘터리적 서술을 통해 조선총독부의 방대한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면서도 사서(史書)가 짚을 수 없는 이 같은 인물의 심리와 시대적 분위기를 묘사할 수 있는 건 소설의 힘이다. 저자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병풍 위에 가상의 남녀 독립투사인 박충권과 윤정덕을 올려놓았다. 이들은 최근 화제를 모은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주인공처럼, 역사적 인물들과 사실의 바탕 위에서 작가적 상상력과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도구가 된다.이는 2천여명에 이르는 방대한 인물과 동아시아를 종횡무진하는 공간적 배경, 반세기에 이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이야기의 긴장도를 유지하는 `끈`이기도 하다.소설은 애초 한일협정 개시로 인해 어수선했던 1964년 9월부터 역사학자 천관우가 주간으로 있던 월간 `신동아`를 통해 연재됐다. 연재가 끝난 직후인 1967년 신태양사에서 전 5권으로 출간됐으며, 고단샤를 통해 일본에서도 함께 출간돼 반향을 일으켰다.세 번쯤 소설을 통독했다는 저자의 장남 류호창 건국대 교수(실내디자인학과)는 “워낙 방대한 작품이어서 처음엔 소설의 맥을 잡기 혼란스럽기도 했다”며 “그러나 반복해 읽는 동안 사료의 수준을 넘는 문학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세 수입은 모두 류주현 추모사업에 쓸 방침이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7-25

美 캘리포니아산 와인의 반란과 그 이후

1976년 5월 24일 프랑스 파리 와인 시음회 현장. 와인 상표를 가린 채 맛을 음미하는 `블라인딩 테스트` 결과 캘리포니아산 와인이 모든 프랑스 와인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1976년 6월 7일 자 `타임`에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정오가 되기도 전에 뉴욕의 와인상점들에선 모든 캘리포니아산 와인이 동이 나버렸고, 1위 와인인 1973년산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를 찾는 문의 전화로 상점들의 영업이 마비될 정도였다고 한다.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이른바 `파리의 심판`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와인의 역사를 새로 쓴 계기로 받아들여졌다.당시 현장을 단독 취재했던 조지 태버는 이후 5년간 전 세계 와인 산지를 누빈 뒤 이 사건이 와인 역사에 미친 영향에 관한 역사서를 펴냈다. 그리고 국내엔 10년 전 소개됐던 이 책이 와인 전문가 유영훈의 새로운 완역(알에이치코리아)으로 재출간됐다.소외받아온 소수자의 반란(?)이라는 매력적 소재를 중심으로, 방대한 현장 답사와 철저한 문헌 고증이 곁들여져 2005년 처음 출간된 이 논픽션은 곧바로 와인 애호가들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했다.책에는 미국 및 프랑스 와인의 역사, 전 세계 와이너리(와인 주조장)의 분포, 포도 품종, 양조 기술, 와인 장인들의 다채로운 인생 역정까지 와인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겼다.1부는 파리의 시음회가 기획되고 열리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행사를 기획한 파리 한 와인 가게 주인인 스티븐 스퍼리어는 그저 캘리포니아산 와인이 썩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와인을 소개해보자는 생각에 시음회를 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저 괜찮은 정도가 아니었다.2부는 캘리포니아산 와인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크로아티아의 가난한 마을에서 천신만고 끝에 태평양을 건너온 와인 양조자 마이크 그르기치를 비롯해 와인의 새 역사에 발을 내디딘 이들의 모험담이 생생하게 펼쳐진다.3부는 시음회 현장에서 취재한 얘기들. 4부는 파리 시음회가 이후 세계 와인 산업에 미친 영향, 프랑스와 캘리포니아 와인 업계의 현주소를 다룬다./연합뉴스

2014-07-25

`올재 클래식스` 11번째 시리즈 `수호지` 발간

부담 없는 가격으로 발간되는 `올재 클래식스 ` 11번째 시리즈로 중국 고전 수호지(水滸誌)가 나왔다. 2천102쪽 분량의 4권짜리 완역본으로, `올재 클래식스` 42~45권에 해당한다.2006년 교수신문이 뽑은 `최고의 고전 번역`에 포함된 중국 옌볜대학(延邊大學) 공동번역팀의 번역본이다. 성실하고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은 번역으로, 중국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통한 역자들이 고풍스러우면서도 멋스러운 문체를 선보인다.원작의 시(詩)와 사(詞)를 생략하지 않고 감칠맛 나게 옮겼다. 특히 기존의 한국어 번역본들은 108호걸의 양산박 집결로 끝나는 `70회본`을 원전으로 삼았으나 옌볜대학 번역본은 의형제들의 의리와 조정에 대한 충성이 충돌하는 이야기까지 다룬 `120회본`을 토대로 했다.`올재 클래식스`는 2011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 올재가 `지혜 나눔`을 표방하며 펴내는 고전 시리즈다. 분기마다 4권씩 발간되며, 동서양 고전을 권당 2천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감상할 수 있다.시리즈당 5천권이 발행된다. 4천권은 6개월간 전국 교보문고 매장에서 한정 판매되고 1천권은 시골 공공도서관, 벽지 학교, 군부대, 공부방, 교정기관 등에 기증된다. 11번째 시리즈는 삼성에서 제작비용을 후원했다./연합뉴스

2014-07-25

조선시대 가족·국가 지탱 이념은?

삼국사기에는 `도미(都彌) 부인`이라는 여성이 등장한다. 2세기 백제 때 인물인 도미 부인은 왕의 유혹에도 꿈쩍하지 않고 일편단심 남편 도미만을 사랑한 `열녀`(列女)의 전범으로 그려진다.이 이야기는 조선 세종대에 편찬된 서민용 `도덕 교과서` 삼강행실도에 모범 사례로 실렸다. 이후 조선 여성들은 남편을 물어 가는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거나 남편이 죽으면 함께 이승을 하직하는 등의 모습을 본받기를 요구받았다.말하자면 조선시대에는 부부 사이의 개인적 도덕인 정절을 국가가 관리했다는 뜻이다. 이 시기 정절을 지킨 아내에게는 국가 차원의 보상이 이뤄졌고, 반대로 개가한 과부 등 `정절을 해친` 아내는 국가가 나서서 분노하고 응징하기까지 했다.이숙인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이같은 정절 개념에서 조선시대 역사의 내밀한 원리를 읽어낸다. 신간 `정절의 역사`(푸른역사)에서 이 교수는 당시 몸과 마음의 순결과 신의를 강조한 유교 이념이 신하의 충절과 아내의 정절을 한데 묶어 정절을 가족과 국가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로 세웠음을 드러낸다.책은 정치, 제도, 문화, 지식, 담론 등을 통해 조선시대를 전방위적으로 살피면서 정절 개념의 연원과 전개 과정을 찾아나선다. 조선경국전, 경제육전, 경국대전으로 이어지는 법전의 계보에서 정절이 명문화된 법으로 존재했고, 민간 사회에서도 향약을 중심으로 정절이 `도덕법` 기능을 했음을 확인한다.이런 관점에서는 당시 국가 차원에서 정절 여성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 `음란행위`를 감시했다는 사실도 충분히 추론 가능한 일이다. 정절을 어긴 이른바 실행녀(失行女)의 남성 가족은 관직에서 물러나거나 관직 진입 자체가 봉쇄됐는데, 자손을 볼모로 여성의 행실을 감시한 것은 조선 사회 정절 문화의 특징이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7-25

`아시아의 美` 시리즈 20권 펴낸다

비단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오늘날 아름다움의 기준은 서구와 근대 중심으로 재단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다. 사람의 생김새뿐 아니라 미술, 건축 등의 예술 분야에서도 이런 경향은 전혀 이례적이지 않다.이런 서구·근대 중심적 미(美) 개념을 탈피해 아시아적 아름다움의 연원과 특성을 분야별로 두루 살피는 총서 성격의 기획서가 출간된다. 서해문집이 향후 5년간 20권으로 완간할 예정인 `아시아의 미` 시리즈다.아모레퍼시픽재단이 책 기획과 출간을 위임한 미지(美知)위원회가 2012년부터 매년 아시아의 미와 관련한 연구 과제를 공모, 연구비를 지원하고 이들 과제 가운데 1년에 3~5종씩을 출간할 계획이다.미지위원장을 맡은 백영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정동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아름다움을 사회적 맥락, 일상적 체험과 연관시킴으로써 서구적 미와 다른, 지역적 특성을 지닌 미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시리즈는 미학적 관점보다는 역사학·예술사·문화인류학적 접근을 통해 아시아의 미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 어렵지 않은 대중 인문교양서를 추구하지만, 책에 따라 전공자들을 위한 학술서적 성격이 될 수도 있다.1권은 이옥순 인도연구원장(연세대 연구교수)이 쓴 `인도, 아름다움은 신과 같아`다. 서구적 표준이 대두하기 이전 인도 미인의 표준, 그 표준이 오늘에 이르는 변화 과정을 역사·문화적으로 추적한 책이다.박선희 전북대 주거환경학과 교수가 쓴 2권 `동아시아 전통 인테리어 장식과 미`는 한·중·일 3국의 전통 인테리어를 비교한 최초의 연구 결과물이다. 나라별 대표 주택인 중국의 사합원, 일본의 서원조, 한국의 반가한옥에 표현된 각종 인테리어 장식과 주거 원리 등에서 동아시아 3국의 미 의식을 찾아내려 했다./연합뉴스

2014-07-18

한반도 주변국 바로알기, 빠져 보실래요?

최근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 중국과 북한 등 한반도 주변국간 외교 격량에 휩쓸려 있다. 일본 아베 정권은 과거 침략행위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이 군사적 야욕을 드러내며 과거 군국주의로 회귀하기 위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결정하는 등 급격히 우경화하고 있다. 여기에다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해묵은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한일관계는 갈수록 냉각되고 있다. 최근 시진핑 국가 주석의 한국 방문 등 중국과 선린외교는 미국간 동맹관계도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지지를 선언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강대국 사이에 끼인 한국은 외교적으로 중대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주변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일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국을 이해할 수 있는 신간들이 잇따라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왜곡된 한·일 관계설화 통해 역사적 사실 추적▲ `한·일 고대 설화 비교분석` 김화경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 392쪽◆ 재미있는 한·일 고대 설화 비교분석영남대 명예교수로 설화 연구에 오랫동안 매진해 온 저자가 일본 학계에서 왜곡한 고대 한일관계의 양상을 신화와 설화 자료를 통해 바로잡았다.이 책은 한국이나 일본에 남아 있는 설화 자료들을 이용하여 일본 안에 한국에서 건너간 다양한 세력집단, 이를테면 신라나 가락국, 백제, 고구려 등의 이주민들이 일본에서 문화를 전파하였다는 것을 밝혀내는 데 목적이 있다. 설화가 단순히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허구가 아니라 당시 역사의 단면을 담은 이야기라는 관점에서 근원을 추적, 역사적 사실을 찾아내려 시도했다.저자는 1980년대 일본 쓰쿠바대학(筑波大學) 유학 당시 임나일본부설의 허구성을 논리적으로 입증한 북한 학자 김석형(1915~1996)의 `삼한 삼국의 일본열도 분국설`을 접하고 이번 저서에 이를 인용했다.한일 양국 설화를 비교·분석, 고사기(古事記)나 일본서기(日本書紀) 등 일본 역사서가 다른 지명을 마치 같은 것처럼 연결하거나 일본 내 지역을 한반도 지역인 진구 황후의 신라정벌 설화`나 `니니기노미코토 강탄 신화` 등을 분석해 논리적 모순을 지적했다.日 지식인 위기의식을서양문물 수용 원동력 해석▲ `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 박훈 지음 민음사 펴냄, 248쪽◆ 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일본은 19세기 산업혁명과 헌정을 함께 이뤄 동양에서 유일하게 근대화에 성공한 나라였다.사람들은 이를 가능하게 한 메이지 유신을 운운하며 조선의 근대화 실패 원인을 조선의 열등함에서 찾는다.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는 조선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일본이 특이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헌법, 의회, 국민국가, 자본주의 등 서유럽이 발명해낸 낯선 제도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 근대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책은 당시 일본인들의 대외인식, 막부 세력과의 영향 관계, 개항을 둘러싼 정치세력의 입장 등을 살펴보며 정치사적 관점에서 메이지 유신을 접근한다.일본의 지식인들이 메이지 유신 이전부터 해외로의 팽창을 주장했고, 서양 열강이 일본을 노리고 있다는 과장된 위기의식이 일찍부터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개혁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시각이 흥미롭다.日 최근 100년 역사 풀이군국주의 뿌리 탐색도▲ `근대 일본` 이안 부루마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229쪽◆ 근대 일본현 일본의 정치·경제·문화를 결정지은 근대 100년의 역사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풀어낸 책이다.일본 문화 권위자인 저자는 근대 일본의 시기를 미국 페리 제독이 군함 4척을 이끌고 에도 만에 나타났던 1853년부터 도쿄올림픽이 열린 1964년까지로 규정하고, 일본의 침략과 약탈, 패배와 재건의 역사를 생생하게 조명한다.책은 일본이 고립된 섬에서 군사국가로, 또 민주국가로 발전하는 과정을 서술하면서 일본이 왜 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정치질서를 발전시키지 못했는가를 분석한다. 또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독일, 중국과 비교하며 설명해준다.지난 1일 일본 아베 내각이 `집단자위권 행사가 헌법상 허용된다`는 정부 견해를 채택한 가운데 일본 군국주의의 뿌리를 알아볼 수 있는 책이다.저자는 과신, 광신, 치 떨리는 열등감, 그리고 국가 위신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이 근대 일본의 역사를 만들어냈지만 패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기품도 일본의 모습 중 하나라고 말한다.한국인이 모르는 `진짜 중국`대륙 움직이는 5가지 힘 소개▲ `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 류재윤 지음 센추리원 펴냄, 316쪽◆ 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한국인들은 가까운 이웃이자 같은 동양문화권 아래 있는 중국을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와 확연히 다른 사회구조, 문화, 사유체계가 지배하는 곳이다. 이런 연유로 우리는 중국과 중국인 속에 감춰진 본모습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우를 종종 범한다.삼성의 중국전문가 출신이자 대중국 협상가인 저자는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고전과 이론, 현장을 넘나들며 중국을 관통하는 규칙과 중국인을 설득하는 전략을 소개한다.그가 말하는 대륙을 움직이는 5가지 힘은 바로 `역설`, `우리`, `지갑`, `시야`, `시간`이다. 공이 사이고, 사도 공이 되는 중국의 양면성, 철저히 우리와 그들을 나눠 선을 긋는 관시(關系), 흔히 `만만디`로 불리는 중국인의 시간관념 등이 다뤄진다.중국에서만 20년을 근무한 저자는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을 곁들여 `진짜`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7-18

산과 사람 관계 첫 인문학적 접근 발로 뛰며 모은 방대한 자료 눈길

신간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은 스스로를 산가(山家)라 부르는 최원석 경상대 교수가 풍수와 지리학 연구방법론을 통해 한민족과 산의 관계를 밝혀낸 책이다.우리나라는 산이 국토의 70%를 차지하고, 등산 인구가 1천500만 명에 육박하는 등 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산을 찾고, 이용하고, 산의 품에서 일생을 보낸다.그러나 산과 사람의 관계를 탐구하는 인문학 서적은 전무한 것이 사실. 책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저자의 오랜 산 연구를 집대성한다.한국의 산은 사람과 산이 함께 어우러진 `사람의 산`이다. 수천년 동안 산과 사람의 융화와 교섭이 이뤄지면서 한국의 산은 인간화됐다. 또 한국만의 산 역사와 문화가 독특하게 빚어졌다. 이런 면에서 한국의 산은 자연과 생태의 산이라기보다 역사와 문화의 산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또 한국의 산은 `어머니의 산`이다. 어머니인 산은 모든 생명을 품고,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준다.저자는 한국의 산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산 의식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천산`(天山), `용산`(龍山), 인간화 등으로 설명하고, `진산`(鎭山), `조산`(造山) 등 산과 관련한 개념들을 다룬다.또 유교지식인들이 산과 관련해 남긴 저서나 문학작품들도 살펴본다. `산림경제`, `임원경제지`는 물론 명산문화의 흔적이 남아있는 `두류전지`, `청량산지`, `유산기` 등의 작품이 등장한다.책에는 산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드러날 만큼 방대한 자료가 실렸다. 책 속에 실린 사진 대부분이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수집한 것이다. 특히 어머니의 산을 대표하는 지리산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돋보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속한 명산을 살펴보며 지리산의 세계적 가치를 언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연합뉴스

2014-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