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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영덕군산림조합 내부직원 “간부들 1억 여원 빼돌려” 폭로

영덕군 산림관리대행사업 업무를 해 온 영덕군산림조합의 간부들이 위탁받은 예산에서 인건비와 장비대 등 1억여 원을 빼돌려 착복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조합 직원 A 씨는 31일 본지에 영덕군산림조합의 지방 보조금 등 공공 재정 자금 횡령 의혹을 폭로했다. 그는 간부들의 강압적 지시에 의해 자신이 관리하는 사업 중에서 허위서류를 작성해 장비대 4800만 원과 인건비 4400만 원 등 9200만 원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 씨는 증거로 갖고 있던 인부 월별 출력부(2020년 7월~2022년 12월), 춘기 소나무재선충병 공동방제사업(2017년) 지출내역서 등을 제시했다. 그는 횡령한 자금처와 수법도 공개했다. 윗선 상납과 함께 조합장이 달아놓은 외상값을 갚고 나무시장, 마트 등에 비는 돈을 메꾸었는가 하면 일부 간부의 해외여행 및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또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조합 간부가 인건비를 허위로 청구할 사람을 구해오라고 한데 이어 급여와 수당이 입금되면 현금으로 찾아올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횡령한 돈을 조합 직원들도 손댔다고 전했다. 직원 5명이 윗선에 전달될 자금 일부를 돌려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을 다녀오기도 했다는 것. A씨는 윗선에서 부정을 저질렀기 때문에 내부 직원들이 이런 짓을 해도 알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더 이상 이런 불·탈법에 관여하기 싫어 항의를 하자 조합이 조직적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내용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조합 내에 폐쇄회로TV를 설치해 본인을 감시해왔을 뿐만 아니라 업무 배제와 따돌림 등 엄청난 압박과 조롱을 받아왔다고 했다. A씨는 “물론 내 자신도 책임이 있다. 그 점은 처벌받겠지만 더 이상 조합의 이런 부조리를 눈감고 있을 수 없어 고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조합장과 대의원 간 대립으로 법정 소송을 이어가는 등 이미 피멍이 든 영덕군산림조합은 이번에 내부 직원이 세금 횡령이라는 조합 비리를 폭로하고 나섬에 따라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연초에 영덕군산림조합을 특별 감사한 산림청도 조만간 그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보여 감사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5-04-01

‘의성산불’ 발화 현장서 첫 합동 감식

경북경찰청이 31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산불 실화 피의자 조사를 위한 첫 현장 합동 감식을 실시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과학산림연구원, 소방 당국 등이 동참한 이날 현장 감식은 지난 22일 발생한 산불의 정확한 발화 원인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최초 발화 지점과 산불의 전개 방향 확인, 성묘객 실화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특히 이들은 드론을 이용해 산불 발화 당일 화재 원인과 화염이 바람을 타고 번져나간 방향 등을 확인하는 한편, 발화지 주변을 수색해 산불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소각물 등이 있는지 추가로 확인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9일에도 이곳에서 2시간가량 현장 조사를 벌여 봉분 주변에서 라이터 1개를 수거하고 훼손된 묘지 주변을 촬영하는 등 기초 현장 조사를 진행, 괴산1리 마을이장 등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산불 발생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김규은 경북경찰청 형사기동 1팀장은 “최초 발화지점에서 발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감식을 진행했다”며 “불이 경북 북동부권 전역으로 번졌기 때문에 화재 방향 등도 같이 감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산불이 지난 22일 성묘객 A씨의 실화로 이번 산불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A씨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찰은 괴산리 산불 외에도 최초 발화 당일에는 금산면 청로리와 안계면 용기리에서도 산불이 발생한 것과 관련 의성군 산림과 특사경과 조율을 거쳐 안계면 용기리 산불 사건을 이송받을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2025-03-31

“집 잃고… 몸까지 아프니 더 서러워”

“집도 절도 없고 몸까지 아프니 무척이나 서럽습니다” 31일 오전 영덕군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인 영덕국민체육센터. 곳곳에서는 “아고, 아고고… ”하는 낮은 신음소리가 연신 터져 나왔다. 일주일째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는 80대 한 어르신은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쑤시고 아프다”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데다 병원 가는 것도 불편해 몸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다”며 고통스러워 했다. 대피소 생활이 일주일을 넘기자 고령의 이재민들은 심신이 지친데다 지병까지 악화되면서 급속도로 건강이 나빠지고 있었다. 이날 오후 영덕국민체육센터에는 247명이 이재민이 생활하고 있다. 이중 대다수가 고혈압,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이나 관절염 같은 만성 질환을 앓는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다. 이재민들은 대피소 생활 중 겪는 불편 사항으로 ‘의약품 부족’ 문제를 지목했다. 전국 각지에서 이재민을 위한 구호 물품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북도내에 대피소가 워낙 많고 고령자들이 매일 필요한 의약품과 의료지원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70대 한 어르신은 “불에 탄 집에 약을 두고 와서 타지에 있는 자식들을 불러 큰 병원까지 가서 약을 타왔다”면서 “자식이 멀리 살거나, 가족이 없는 사람들은 필요한 약을 구하는데 상당히 골탕을 먹었다”고 말했다. 대피소 내 환기를 적절히 하지 못해 공기질이 양호하지 못한 것도 천식이나 폐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의 어르신에게는 치명적이다. 이재민들은 산불로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었다. 이번 산불로 집이 완전히 소실된 이재민들은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져 버린 듯 멍하니 하공만 쳐다봤다. 그들의 얼굴은 마치 조각상처럼 굳어 있었고, 눈물조차 말라버린 듯 했다. 김모(70)씨는 “눈만 감으면 불에 활활 타고 있는 집이 생각이 난다”면서 “혹시나 다시 큰 불이 마을을 집어 삼키지 않을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재민들을 집단 수용 대신 개별로 거주하거나 생활할 수 있는 시설로 신속하게 옮겨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이재민 상당수가 정신적 외상인 트라우마가 심해 장시간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시라기자

2025-03-31

대구염색산단 폐수 배출시설 10곳 ‘위법’ 적발

대구 염색산업단지 폐수 유출 사고와 관련해, 폐수 배출 시설 10곳이 위법으로 적발돼 지역사회에 심각한 우려를 촉발하고 있다. 31일 대구시, 서구청, 환경청 등으로 구성된 폐수 유출 합동조사단은 서구청 기자실에서 설명회를 열고, 염색산단 공단천 하수관로의 폐수 유출 의심 사업장 19곳 중 10곳에서 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폐수 유출 또는 유출시설 설치 위반 업체 5곳에는 조업정지 10일 및 고발을 조치하고, 작업일지 미작성 업체 4곳에는 과태료를 처분했다. 또 공동폐수처리장으로 연결하는 폐수 관로에 균열이 발생해 폐수를 유출한 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에 대해 고발 등 행정처분을 진행 중이다. 염색산단 내 107개 사업장에 대한 전수 점검은 현재까지 서구청이 47개소, 대구지방환경청이 기존 정기·수시 점검 별도로 추가 전수 계획을 수립해 23개소를 실시했다. 나머지 업체는 이달 중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준교 서구청 생활환경과장은 “폐수 유출 시 현장 대응반을 즉시 투입해 사업장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각 사업장의 하수관로 연결 지점에 맨홀을 설치해 폐수 유출 여부를 쉽게 확인하고 신속한 추적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며, 시범 설치 후 이를 전 사업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3-31

경북 사과 주산지, 산불에 직격탄...올해 金사과 불가피

“우리 같은 농사꾼은 평생 땅 파먹고 사는 것만 알지 다른 일은 할줄 몰라. 나이가 적으면 뭐라도 새롭게 시작할 텐데 나이가 들어 그것도 힘들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인근 5개 시·군으로 확산하면서 이들 지역에 살던 농민들이 가장 큰 손실을 입었다.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이번 산불로 농작물 1500여ha, 시설하우스 290여동, 축사 70여동, 농기계 2600여대 등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당시 임하면에 있다 대피한 조 모(78)씨.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할 그는 “산불이 산 밑에 있던 과수원까지 내려와 10년 넘은 나무들이 다 불에 탔다”고 힘없이 말했다. 이어 “다시 묘목을 사서 심는다고 해도 사과를 얻기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팔십 가까운 내 나이에 그게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무슨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잠시일 뿐일 것이고 앞으로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조 씨 과수원에 화마가 덮친 건 지난 25일 새벽이었다. 조 씨는 그전에 길안면에서 강풍을 타고 불길이 임하면으로 넘어오기 전에 대피 문자를 보고 대피했다. 그는 하루가 지나 자신의 과수원이 큰 피해를 입은 사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알았다. 수십년 간 사과를 재배해 온 조 씨는 “지난해 농약 살포기 등 농기계를 새롭게 구입했는데 이번에 사과나무와 함께 농기계도 모두 탔다. 더 이상 농사지을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한탄했다. 그는 또 “이번 산불로 인근 옥산과 점곡 등 사과를 주로 재배하는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대로 사과 농사를 망치게 되면 최근 사과 대란이 다시 발생할 것 ”이라고 걱정했다.  이날 안동에서 산불로 과수원을 잃은 사람은 조 씨만이 아니었다.  현재 안동시의 과수 피해는 전체 농작물 1090여ha 중 1080여ha가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불길이 안동의 최대 사과 주산지인 길안면과 임하면 등을 지나가면서 피해를 더 키웠다. 특히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의성 점곡면과 옥산면, 안동 길안면, 청송군 등은 경북 사과 최대의 주산지여서 올 사과 공급에도 비상이 걸리게 됐다.  산불이 과수원과 밭 등에 있는 나무, 모종 등도 광범위하게 휩쓴 탓에 특산물 재배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 중 일부 특산물은 법적으로 공식적인 재난피해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탓에 피해를 본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안동에 사는 남 모(60)씨는 “산불이 지나간 길안면 백자리 한 야산에서 송이를 채취해 1년을 먹고 살았다. 내 산이 아니라 5년 단위로 임대를 했는데 올해 새롭게 5년을 계약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산불로 모든 것이 폐허가 됐다”고 허탈해 했다. 그는 “소나무가 많은 산이라 더 빨리 더 많이 탔다고 한다. 임대할 때 은행 대출을 받았는데 갚을 길이 없다”고 울먹였다.  실제 송이는 현행 법률상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돼 피해를 본 임야 산주들이 보상을 받을 방법이 쉽지 않다. 정부는 송이가 산에서 자생적으로 자라는데다 생산량 변동이 크고 피해규모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피해  지원을 어떻게 할지가 관심사다.   자연산 송이 경우 경북 영덕, 청송,영양이 주산지이나 이번에 이 일대를 산불이 휩쓸고 가면서 송이산은 사실상 쑥대밭이 됐다.  산주들은 "그동안 송이산 하나만 보고 살아왔다. 검게 타버린 산에서 송인가 생산된다는 건 붕가능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그저 가슴이 답답하다"며 하소연을 이어가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31

산불 잡혔지만… 돌아갈 집 잃은 이재민 2800명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경북 북동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 3600여채가 불에 타고 주민 2800여명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어 경북도가 이재민 주거안정대책 마련에 나섰다. 관련기사 2·3·4·5면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주택 피해는 전소 3556채, 반소 25채, 부분 소실 36채 등 모두 3617채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영덕이 1356채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안동 1230채, 청송 625채, 의성 296채, 영양 110채로 파악됐다. 산불 발생 후 대피한 3만4800여명의 주민 중 2830명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미귀가 이재민은 안동이 1232명으로 가장 많고 영덕 760명, 청송 464명, 의성 288명, 영양 86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자로 일주일 이상 대피소에서 불편한 생활을 감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이들에 대한 주거와 의료, 생필품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도는 이날 오후 안동 일직면에 긴급주거시설로 모듈러주택 40동을 설치하고 이재민 입주에 착수했다. 또 이재민들이 생활 터전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며 농사 등 생업을 할 수 있도록 거주지 인근에 마을 형태로 임시 주거시설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도는 체육관 등 불편한 생활에 지친 이재민을 위해 환경이 조금이라도 나은 기업 연수원, 리조트 등도 확보하기로 했다. 이재민 4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43곳의 임시주거시설을 확보해 현재 639명의 이재민이 연수원 등에서 일시 거주 중이다. 어르신 건강관리를 위해 의사 47명과 약사 15명을 대피소별로 배치했고, 이날부터는 경북의사회 소속 100명을 추가로 투입한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도내 22개 시·군 보건소가 피해지역을 순회하며 방역 소독과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동식 모듈형 주택 마련 등으로 주거 대책을 신속히 세워나가고, 대피 주민에게 생필품 등 필요한 물품은 즉각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재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회복하도록 피해조사가 끝나는 대로 신속하게 응급 복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불 피해 5개 시·군은 지난 29일부터 피해 현황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오는 6일 피해 조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불로 경북은 산림과 주택피해를 제외한 농작물 1555㏊, 시설하우스 290채, 축사 71채, 농기계 2639대 등의 피해가 났다. 수산업 피해는 영덕에 집중돼 어선 19척과 인양 크레인 1대가 전소됐고 어민 가옥 78채, 어가 24곳의 어구 창고 등이 소실됐다. 또 양식장 6곳에서 양식어류 68만여마리가 폐사 등 피해를 봤고, 4개 수산물 가공업체 공장·창고 18채가 전소했다. 문화재는 사찰, 불상, 정자, 고택 등 모두 25곳에서 피해가 난 가운데 이 중 절반가량은 안동에 집중됐다. 또한 5개 시·군 31개 지역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해 일부 지역에서 무선 중계기 등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주택 등 210여곳에서는 전력이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이밖에 상·하수도 피해가 발생한 43곳 중 현재 3곳에서 아직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주민들에게 급수 운반차 또는 병물을 공급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31

의대생 돌아오는데 전공의도 복귀할까

의대 증원 반발로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복귀 마감 시한인 31일 대부분 학교로 복귀하면서 집단휴학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의대생들의 강의실 복귀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대구권 의대 중에는 경북대가 처음으로 “3월 30일자로 의대생 전원이 복귀했다”고 31일 밝혔다. 경북대 의대생 비상대책위원회는 논의를 거쳐 전원 복귀를 결정하고, 이를 30일 오후 학교 측에 알렸다. 이후 학생들은 30일 자정까지 복학원 제출을 완료했다. 대구가톨릭대·계명대와 영남대 의대생들도 전원 등록을 마쳤거나, 대부분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등록·복학 신청을 마감한 가천대를 비롯해 건국대, 단국대, 아주대, 원광대, 한양대 의대 등도 대다수 학생이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앞서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 등 이른바 ‘빅5’ 의대를 포함해 고려대와 충남대·부산대 의대 학생들도 전원 강의실로 돌아오기로 했다. 의대생들의 학교 복귀가 지난해 2월 수련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대구·경북권 전공의 수련병원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전공의 지도부를 중심으로 강경론이 대체적이라 추가 복귀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수련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인턴 211명, 레지던트 1~4년 차 1461명 등 총 1672명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1만3531명)의 12.4% 수준이다. 그동안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백지화’ 등을 포함한 7대 요구안을 고수하며 ‘단일 대오’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의대생 복귀와 정부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0명’ 약속에 따라 전공의 내부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7~8월에 진행되는 하반기 모집에 전공의들이 복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구지역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의대생들이 강의실로 돌아오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 복귀를 고민하는 인턴과 레지던트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3-31

산불 피해 기업에 법인세 재해손실 세액공제 적용

국세청이 최근 경북·경남·울산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법인들에게 재해 손실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31일 밝혔다. 현 법인세법은 천재지변이나 재해로 인해 사업용 자산의 20% 이상을 상실해 납세가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당 재해상실비율에 상응하는 법인세를 공제토록 하고 있다. 재해상실비율은 사업용 총자산가액 대비 상실된 사업용 자산가액의 비율로 산정된다. 이때 사업용 자산은 재해 발생일 현재 해당 법인의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장부가 소실되거나 분실돼 장부가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관할 세무서장의 조사를 통해 확인된 가액을 기준으로 한다. 세무 당국은 자산가액 산정 시 토지가액은 제외하지만, 상실에 대한 변상 책임이 있는 타인 소유의 자산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재해자산이 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험금을 수령하는 경우에도 상실된 자산의 가액 계산 시 보험금을 차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제 세액은 법인세에 재해상실비율을 곱해 산출하며, 재해로 인해 상실된 자산의 가액을 한도로 공제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를 신청하고자 하는 법인은 재해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재해손실세액공제신청서를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우편 또는 홈택스를 통해 제출해야 한다. 다만 재해 발생일 현재 과세표준 신고기한이 지나지 않은 법인세의 경우에는 신고기한까지 제출하면 된다. 재해 발생일부터 신고기한까지의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재해 발생일부터 3개월 이내에 제출할 수 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31

“일상복귀 돕자” 자원봉사·기부금 쏟아져

의성·안동을 비롯한 산불 피해지역에 자원봉사와 기부금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기업, 의료계(양방, 한방), 지자체 등이 한마음으로 경북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로하고 빠른 일상복귀를 돕기 위해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 황주호 사장은 31일 “한순간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며칠 전 영남권 산불지역에 3억원을 기부한데 이어 청송군에 긴급지원 성금 1억원, 영덕·의성 이재민 등에 생수 2만병을 긴급 지원했다. 같은 날 안동에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 등 계열사의 생산 거점을 보유한 SK디스커버리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만큼 산불 피해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지원을 결정했다”며 안동 피해복구 성금 5억원을 기부했다. 앞서 SK그룹은 20억원 상당의 성금과 구호 물품을 전달한 바 있다. (주)금복주 김동구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에서 김재왕 대한적십자 경북지사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금 5억원을 전달하면서 “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고 상심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와 대구도매시장 유통인단체도 영남지역 농업인의 빠른 피해복구를 위해 2억40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대구시도 31일 ‘경북지역 산불 피해 지원 대책’ 마련 등 적극 나서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뿌리 경북도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대구시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경북 지역 피해 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우선 5개 시군에 총 5억원의 성금과 생필품 1만5000개, 보건용 마스크 1만2000개를 지원하고, 대구의료원에서 7명을 파견해 의료지원에 나선다. 또 이재민 환자를 위해 24시간 응급실 비상 진료체계도 가동한다. 앞서 대구·경북한의사회에서는 지난 29일부터 의료봉사중이며, 한의사 40명은 “일상 복귀가 이뤄질 때까지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0일에는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 조재구 협의회대표회장(대구 남구청장)과 대구시 구청장·군수협의회 류규하 회장(대구 중구청장) 등이 산불이 난 5개 시·군을 찾아 지원금 2500만원을 전달하고, 합동분향소 조문 등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조 대표회장은 “이제는 산불 예방과 대응체계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며, 협의회는 피해지역 애로사항을 중앙정부에 건의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부종합

2025-03-31

[투데이 핫 클릭!] 마침내 입 연 김수현 “김새론 미성년 시절 교제하지 않아”

긴 침묵을 이어가던 배우 김수현이 마침내 입을 열어 고인이 된 배우 김새론과의 관계 등에 대해 해명했다.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이날 회견에서 김수현은 자신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사과의 말부터 먼저 내놓았다. 이어 그간 김새론 유족 측과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 ‘김수현은 김새론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침통한 목소리로 “고인(배우 김새론)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를 하지 않았다”고 말한 김수현은 “고인이 제 소속사의 채무 압박으로 비극적 선택을 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저와 고인은 ‘눈물의 여왕(드라마)’이 방영되기 4년 전(2020년)에 1년가량 교제했다. 그러나, 당시엔 교제 사실을 부인했다”는 건 인정했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견에서 김수현은 감정에 북받친 듯 자주 눈물을 보였다. TV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김수현의 기자회견을 시청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악어의 눈물 같다”는 비판과 “만약 김수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너무 억울했겠다"는 동정론으로 갈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수현의 법률대리인은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형사 소송과 민사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홍성식 기자

2025-03-31

경북경찰청, 경북산불 발화지 첫 합동감식 착수…빠른 시일내 조사결과 내놓겠다

경북 5개 시·군에서 사망자 26명을 비롯해 역대급 피해를 낸 산불 실화 피의자 조사에 착수한 경찰이 31일 최초 발화지역에 대한 첫 합동 감식에 들어갔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경북 산불 최초 발화지로 지목된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산불 발생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당국 등과 함께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일단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쯤 발생한 괴산리 산불이 성묘객 실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이날 봉분 주변 나무 등에 남은 화염 흔적 등을 확인한 후 산불 발생 뒤 불길이 번진 방향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발화지 주변에 산불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소각물 등이 더 있는지 등 수색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경찰은 발빠르게 움직여 가능한 조기에 이번 산불 조사 결과를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9일 괴산리 야산에서 2시간가량 현장 조사를 벌여 봉분 주변에서 라이터 1개를 수거하고 훼손된 묘지 주변을 촬영하는 등 기초 현장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또 괴산1리 마을이장 등 이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도 산불 발생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한편 경찰은 지난 28일 경북 산불 주불 완진 후 의성군으로부터 이번 사건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뒤 실화에 따른 산불로 다수 사망자를 낸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A(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기초 사실 조사를 모두 마친 뒤에 피의자를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31

경북 5개 시·군 화마에… 경제적 잠정 피해액 5조5000억 훌쩍

30일 오전까지 피해상황을 토대로 경북의 ‘괴물 산불’로 인한 1차적인 직접적 경제적피해(잠정)가 약5조5735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본지 경제팀이 이날 오전 9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상황보고를 기준으로 자체 추산한 결과이다. 피해규모 산정에는 인명피해를 비롯해 산불진화에 동원된 인적·물적비용 및 상·하수도, 전기·통신 피해와 보험보상 등 간접적 피해는 반영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피해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주택 등 시설피해액은 주택 및 농업시설(사찰·문화재·기타 제외)만으로 2735억2000만원으로 계산됐다. 주택피해액은 자연재난 복구비용 산정기준(80㎡이하, 전파 8000만원, 반파 4000만원 부분소실 2000만원)에 따랐으며, 농업시설은 규모·형태가 모두 달라 1개소당 600만원으로 일괄 계산했다. 산림피해액은 2025년 대체산림조성비(산림청고시 제2025-9호) 부과방식을 원용(단 공시지가의 1% 가산은 제외)해 산출한 결과 5조29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가장 보수적인 추계방식으로 집계된 경제적 잠정 피해는 주택 등 시설물 2735억2000만원, 산림피해 5조2999억원을 합해 1차적인 직접피해 추산액은 최소 5조573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별로는 의성 1조5258억원, 안동 1조2538억원, 청송 1조1457억원, 영덕 1조446억원, 영양 6036억원이었다. 주택 전소 등에 따른 피해는 영덕(998억원)이 가장 컸고, 산림피해는 의성(1조5048억원)이 가장 많았다. 다만 지난 29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집계된 산불 진화동원 인력(누계 2만8462명), 진화장비(헬기·소방차 등 4022대)의 투입·운용비용 등과 관련한 간접피해액은 전체 피해액 추산에 반영하지 않았다. 상하수도, 도로, 전기 및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의 피해복구비, 산불 피해로 인한 화재·재산종합·농작물재해·시민안전 등 보험금 지급예상액 등의 간접피해액도 제외했다. 산불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송이·능이버섯, 벌꿀, 사과·복숭아 등 과실 등 임산물 생산량에 미칠 영향과 각 시군별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춘 지역 축제 또는 행사 취소에 따른 관광유발효과의 기회비용 등도 빠졌다. 향후 구체적인 피해상황이 파악되면 경제적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3-30

전국서 성금·봉사… 산불피해복구에 힘 모아

대형 산불로 새까맣게 불탄 이재민들의 마음속에 조금씩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희망의 불씨가 조금씩 지펴지고 있다. 전국에서 몰려오는 성금과 구호물품, 그리고 피해복구에 솔선수범 나선 자원봉사자들이 이어지면서 피해지역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20억원을 출연한 것을 비롯해 그룹사, 유통, 금융 등 재계의 기부가 잇따랐고, 공기업, 지자체, 연예인들이 연이어 성금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28일 오후 5시까지 집계한 국민성금은 재해구호협회 등 구호성금 모금기관을 모두 합쳐 총 553억7000만원에 이른다. 또 30일 오전 11시 현재 고향사랑기부금을 통한 의성군과 영덕군의 모금에는 6599명이 참여해 6억3337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고향사랑e음을 통한 성금모금은 목표기한(6월말)이 많이 남았는데도 안동시 78.22%, 영덕군 56.64%, 의성군 49.4% 등을 기록하며 총 16억32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산불이 난 5개 시군에서 활동중인 자원봉사자는 1000여명에 이른다. 이재민들의 심리 안정을 위한 심리적 응급처치 674건, 심리상담 3778건 등 4462건의 심리지원과 정보제공 8564건 등의 지원활동이 이뤄졌다. 경북이 고향이지만 외지에서 생활중인 출향민들도 선산과 친지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산불이 한창 확산할때는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가 막혀 이동이 쉽지 않았지만, 진화가 완료되자 한손이라도 더 거들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은 산불 지역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 확인증을 발급받아 발매창구에 제시하면 무료로 승차권을 발급해주고 있다. 대구한의사회에서는 지난 29일부터 안동과 영덕 등지에서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약 40명의 대구·경북지역 한의사들은 이재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할때까지 의료봉사활동을 이어간다. 앞서 지난 27일 영덕 야성초등학교 4명이 영덕파출소를 찾아 경찰관들에게 직접 “산불로 힘드시겠지만, 소방관과 경찰관 덕분에 우리가 안전하게 대피하고 집도 지킬 수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감사편지와 막대사탕을 전달해 복구대원들의 피로감을 덜어주기도 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3-30

149시간 만에 진화된 산불, 서울 면적 3분의 2 불태웠다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경북 북동부 5개 시·군을 태풍급 속도로 강타한 대형 산불이 발생 149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관련기사 2·3·4·5·7면 이번 산불은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산림을 태워 천문학적인 피해를 남겼고 피해지역 주민들의 일상 복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30일 “지난 21일부터 경남과 경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산불은 총력 대응 끝에 주불을 모두 진화했다”고 밝혔다. 고 본부장은 이날 경북도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이같이 공식 발표하고 “이번 산불은 인명과 재산 피해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한 경북 산불이 일주일만인 지난 28일 주불을 완전 진화했다고 발표했지만 산불영향 구역이 워낙 광범위해 잔불 정리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25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 야산에서 시작된 경북 산불은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확산했다. 강풍과 고온, 건조한 기상 조건이 맞물려 산불은 바싹 마른 나무와 낙엽을 따라 급속도로 번졌다. 특히 이번 산불은 한때 초속 27m의 강풍을 타고 역대 최고치인 시간당 8.2km 속도로 확산하며, 최초 발화지에서 80km 떨어진 동해안 영덕까지 피해 범위가 확대됐다. 산림 당국은 산불 발생 후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매일 진화 헬기와 인력, 장비 등을 대거 투입해 주불 진화와 국가주요시설, 민가, 문화유산 주변 방화선 구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불리한 기상 여건과 현장 진화대원 피로 누적, 진화 헬기 추락 사고 등으로 진화 작업은 난항을 거듭했다.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2~3km 앞까지 불길이 접근하는 아찔한 위기 상황도 발생했다. 상황은 지난 27일 오후부터 극적으로 반전됐다.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5개 시·군에 1~2mm의 비가 내리면서 산불 확산 속도가 둔화됐고, 진화 헬기 운용에 장애가 되던 연무도 감소했다. 27일 오후 5시 기준 63%에 머물렀던 진화율은 28일 낮 12시 기준 94%까지 상승했다. 경북 산불의 영향구역은 28일 오전까지 4만5157㏊로 집계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 면적(6만 520㏊)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향후 정밀 조사에 따라 피해 범위는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인명 및 재산 피해도 심각했다. 안동, 영덕 등에서 주민 등 26명이 사망했고, 이날 기준 주택 등 시설 피해는 3369채로 집계됐다.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 118곳에 생활하는 이재민이 3773명에 이른다. 이번 산불로 모두 3만4816명이 대피했다가 3만 1043명이 귀가했다.  이번 산불사태가 발생한 뒤로 29일까지 약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피해 수습과 이재민 지원에 참여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약 550억원의 성금도 모금됐다. 경북도는 고령인 이재민들이 단체 생활을 해야 하는 대피소에서 나와 생활 터전 가까이에서 거주하도록 이날부터 긴급주거시설로 모듈러 주택 100동을 설치해 희망자에게 신속하게 공급할 예정이다. 또 이재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시설에서 생활하도록 정부와 기업 연수시설, 호텔·리조트 등으로 639명을 이동시켰고, 추가로 40여곳(수용 가능 인원 4000여명)과도 숙소 제공 여부에 대해 협의중이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30

고녕가야 답사기

역사 유적지를 직접 방문하는 고적답사는 책으로 공부하는 것과는 느낌부터가 다르다. 학습의 심화효과는 물론이거니와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느낌이 마치 역사와 마주치는듯한 감정으로 신비롭다. 고녕가야가 존재했던 경북 상주시 함창읍 일대를 답사했다. 고녕가야는 경북 상주시 함창읍과 예천읍 지역에 존재한 6가야 중 하나다. 다른 가야에 비해 역사가 짧다. 위치가 북쪽에 떨어져 있어 존재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학계에서는 건국 당시 위치에 대한 이론과 존재가 자주 논란을 빚는다. 하지만 역사란 기록에 의해 전승되고 유물과 유적으로 그 실체를 증명하기에 그런 논란 따위에는 개의치 않는다. 고녕가야의 역사는 42년 즉위한 1세 고로왕에 이어 2세 마종왕, 3세 이현왕으로 이어졌으나 서기 254년 7월 신라 이사금의 침공으로 멸망한다. 내가 방문한 고녕가야의 옛 성터는 남산고성이다. 일명 오봉산성으로 부르고 있다. 성의 둘레가 4530척이고 우물이 한 개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대개 고대국가들은 도읍에 성을 쌓고 기초를 튼튼히 해 나라를 유지하고 접경지역에는 방어를 목적으로 성을 지었다. 내가 찾은 남산고성도 영남의 길목과 낙동강 중류연안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이런 지리적 위치 때문에 신라와 백제의 각축장이 된 듯하다. 고성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오봉산 봉화봉이 나오고 그 밑으로 성벽이 무너진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성터의 다른 곳에도 석축이 무너진 흔적을 발견할 수 있고 성터로 짐작할 수 있는 돌무더기들도 볼 수 있다. 또 돌무더기를 따라 약 200m 정도 더 올라가면 고녕가야 병사들과 신라군이 만나 전투를 벌였을만한 장소와도 마주친다. 창과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고녕가야의 큰 저수지는 공검지다. 다른 이름으로 공갈못이라 한다. 이는 제천의 의림지, 김제의 벽골제, 밀양의 수산제와 함께 삼한시대와 가야시대에 축제된 농업용 저수지이다. 공검지는 서기 1997년. 경상북도 기념물 제121호로 지정됐다. 공검지의 축제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단재 신채호는 함창의 고녕가야를 ‘고링가야’로 표기했다. 이 ‘고링가야’가 와전되어 ‘공갈’이 되었고, 현재의 ‘공갈못’이 그 유허라고 했다. 공검면이라는 이름도 이 못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예부터 공검지는 연꽃이 풍성하여 꽃이 만발하면 중국의 전당호와 견줄 만하다고 하였고, 이로 인해 ‘공갈못 노래’가 만들어져 전파되기도 했다. 유적지 현장에서 보고 듣는 역사 이야기가 고적답사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3-30

국학진흥원에 보관 중인 ‘금강유람가’

일제시대 금강산을 여행하고 ‘금강유람가’를 쓴 장일상 선생의 손자 장세민씨(칠곡군 거주)를 만나 ‘금강유람가’의 전승 내력과 내용을 들어 보았다. ‘금강유람가’는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한문의 진본이 보관 중이다. ‘금강유람가’는 담재 장일상 선생(1897-1963)이 1930년 30대 나이로 금강산을 둘러보고 적은 기행문이다. 본래는 한문으로 글을 썼으나 부모님이 볼 수 있게 한글로도 작성했다고 한다. 그는 “진서 한불 꾸려놓고 언문으로 가사지어 부모님께 드린다”고 별도 주석을 붙였다. 효심을 느끼게 한 대목이라 하겠다. 장 선생은 1919년 파리장서운동 때 독립청원서 초안을 작성하는 등 독립운동을 한 장석영 선생의 손자다. 손자 장세민씨에 의하면 집안에 언문으로 필사한 ‘금강유람가’가 전해져 오는데, 조부의 형수인 풍양 조씨와 학성 이씨, 맏며느리 여강 이씨 등이 필사했고, 현재 본인은 맏며느리 여강 이씨가 필사한 것을 보관 중이라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장일상 선생은 1930년 음력 6월 15일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친구들과 칠곡 약목을 출발하여 석달 간의 금강산을 유람했다. 이후 경원선을 타고 철원을 거쳐 서울로 돌아와 총독부 건물과 동물원으로 변한 창덕궁을 둘러보고 “주권 잃은 백성의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내용 중에 금강산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석벽에 이름을 남기고 있었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당시만 해도 금강산 구경이 쉽지 않은 여행길이었음을 짐작케 했다. 또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우리말 방언이 많이 수록돼 있다는 것이다. 당시 칠곡을 중심으로 영남지역 방언을 연구하는데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예를 든다면 ‘돌뿔딱’(돌뿌리) 우케덕석(벼를 말리는 멍석), 산만당이(산꼭대기), 까끔끼다(팔짱끼다), 틔들다(끼어들다), 홑바락이(홑옷바람) 십전구도(엎어지고 자빠지며), 수괴지심(부끄러움), 모력(힘을 다해), 괘영하다(영정을 걸다), 소두방(솥뚜껑) 등의 표현이다. 장세연씨는 내방가사 작가의 후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내방가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지역 목록을 넘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3-30

문화재 가치로서 최치원 둔세시

현재 가야산 홍류동 계곡 농산정 건너편 바위에는 신라시대 문장가 최치원의 둔세시가 새겨져 있다. 조선시대 때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선비들이 그의 글을 보러 찾아왔다고 소문난 시다. 제가야산독서당(題伽倻山讀書堂)이란 제목의 이 시의 내용은 이렇다. “돌 사이 흐르는 세찬 물에 온 산에 울리니/ 곁에 있는 사람의 말소리 분간하기 어려워라/ 옳으니 그르니 시비소리 귀에 들릴까 늘 두려웠으나/흐르는 물로 온 산을 에워쌌다네” 최치원이 조정의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가야산으로 은퇴한 후 세상과 인연을 끊고 평화로운 심경을 노래한 시다. 조선시대 한강 정구(1543-1620)가 쓴‘유가야산록(遊伽倻山錄)’에는 “최 고운(崔孤雲)의 시 한 수가 폭포 곁의 바위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장마철이면 물이 불어나 소용돌이치며 바위를 깎아 내는 바람에 지금은 더 이상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다”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1725년 정식이 쓴 ‘가야산록(伽耶山錄)’에는 “글씨는 우암 송시열이 쓴 것이다. 승려가 “돌에 최치원의 친필이 있었는데 세월이 오래되어 글자가 마모되었다. 그래서 그가 이곳에 옮겨와 다시 새긴 것”이라 했다. 선비들의 유람록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최치원의 시는 처음 홍류동 계곡 바위에 새겨져 있던 것이 오랜 장마와 폭우로 글씨 대부분이 마모된 것을 우암 송시열이 이를 안타깝게 여겨 농산정 맞은편 바위에다 자신의 글씨로 다시 새겨 넣은 것이다. 최치원은 신라시대에 살았던 학자이자 문장가이며 사상가다. 말년에 가족들을 데리고 가야산에 들어와 해인사와 관련한 많은 기록을 남긴 인물이다. 해인사와 최치원의 인연은 해인사에 친형인 현준스님이 있었던 것과 불교 관련 책들을 그가 많이 썼던 것 때문이다. 가야산에 은거하며 쓴 최고의 작품으로 ‘법장화상전’이 있으며, 해인사 창건과 중창에 힘쓴 스님들의 기록인 ‘순응화상찬’, ‘이정화상찬’ 등 수도 없이 많은 최치원의 기록이 남아 있다. 최치원과 가야산의 인연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계곡 바위에는 시대를 떠나 많은 조정의 인물들이 찾아와 크고 작은 바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새긴 석문을 살펴보면 당시 조정 인물의 반은 홍류동 계곡에 다녀갔다고 해도 거짓이 아닐 듯하다. 삼국사기 최치원 열전에는 그의 은둔 생활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가족을 데리고 가야산 해인사에 은거하면서 친형인 현준 스님과 도우를 맺고 한가히 은거하다 노년을 마쳤다.” 가야산과 해인사는 최치원과 뗄 수 없는 인연의 장소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석벽은 홍류동 계곡의 노상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다. 바위에 새긴 글씨는 풍랑으로 점점 희미하게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이 이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최치원 둔세시의 역사성과 문화재적 가치를 잘 살펴 지금이라도 이를 문화재로 등록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 문화재의 훼손도 막고 후손으로서도 부끄럽지 않은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성두 시민기자

2025-03-30

구구삼삼 행복대학

“구구삼삼을 아세요? 인생은 60부터입니다.” 구구삼삼(9933)은 30살의 인지로 3번을 산다는 개념으로 100세 시대에 노년기를 보다 활기차게 살아가자는 뜻으로 붙여진 조어다. 대구 서구 비원노인복지관(관장 권덕환)에서는 지난 3월 14일 비원노인복지관 강당에서 9933 행복대학 4기 입학식 및 제3기 졸업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류한국 서구청장, 정영수 서구의회의장,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 지역기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늦깍이 공부를 하는 노인들의 학습 의욕을 격려했다. 9933 행복대학은 노년기를 맞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각종 강연과 취미활동, 여행, 문화 체험 등을 통한 수업을 하고 있다. 특히 노년기에 빠지기 쉬운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노년기 학생들 간 상호교류로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 배움을 통해 두뇌를 자극해 치매 예방 등 건강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이 과정은 2022년 구구삼삼 행복대학이 처음 문을 연후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다. 류한국 서구청장은 “9933 행복대학을 통해 젊고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좋고 늘 건강하길 기원하고 졸업과 입학을 축하한다”고 축사를 했다. 행복대학 졸업생 박구정 씨는 “2년 동안 행복대학을 다니면서 정말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다른 졸업생 한성주 씨는 “봉사활동과 지역행사 참여 등을 통해 노년기에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발표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