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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먼 바다서 손목 절단 선원, 해경·항공대 긴급 합동 구조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1일 새벽 포항시 남구 호미곶 동방 약 167km 해상에서 손목이 절단된 응급환자 1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고 밝혔다. 해경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45분쯤 9.77톤급 통발 어선 A호에서 양망 작업 중이던 선원 B씨(50대·남)가 왼쪽 손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동해해경청은 즉시 포항항공대 헬기와 경비 중인 포항해경 1510함을 급파했다. 오전 4시 56분쯤 현장에 도착한 경비함정은 약 15분간의 구조작업 끝에 응급환자를 함정으로 옮겼다. 이어 해경 응급구조사가 원격의료시스템을 통해 인대가 붙어 있는 상태임을 확인한 뒤 소독과 붕대 교체 등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환자는 어지럼증을 호소했지만 혈압과 맥박은 안정된 상태였다. 해경은 오전 5시 48분쯤 포항항공대 헬기를 이용해 환자를 포항경주공항으로 이송했고 오전 6시 41분쯤 경북119특수대응단에 인계한 뒤 대구 C병원으로 옮겨졌다. 동해해경청 관계자는 “먼 해상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에도 경비함정, 항공대, 소방과 긴밀히 협조해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01

‘국정자원 화재’ 정부 전산시스템 장애 6일째···복구율 10%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전산시스템이 멈춰선 지 1일 엿새째를 맞았지만, 복구율은 10%대에 머물러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기준 공무원 약 130명, 전산시스템 운영 및 유지관리 인력 570여명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폈다. 복구 작업은 업무 영향도나 사용자 수, 파급도 등이 높은 1·2등급 시스템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1등급 시스템 복구율은 전날 50%를 넘어섰다. 그러나 전체 647개 중 3분의 2가량 해당하는 3·4등급 시스템 복구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어 전체 복구율도 큰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그나마 ‘정부24’와 무인민원발급기 등 민원서비스가 일부 정상화되며 큰 혼란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화재가 발생한 국정자원 5층 7-1 전산실 안에 있던 시스템 96개가 전소돼 재가동할 수 없는 만큼 대구센터의 민관협력 클라우드를 활용해 서비스 정상화를 추진한다. 이들 시스템이 정상화되기까지는 4주 가량 걸릴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김민재 중대본 제1차장(행안부 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부 시스템의 경우 다수 기관과 정보 연계 등으로 예상된 시간보다 조금 더 걸릴 수 있다는 점도 말씀드린다”며 “장애를 신속히 복구하고, 상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

2025-10-01

1985년부터 줄서서 먹던 곳···포항 토박이 식당으로 어엿한 중년

학창 시절, 친구와 만나려면 장소는 무조건 경북서림이었다. ‘시내서 보자’라고 말하는 그 시내는 포항우체국을 중심으로, 밑으로 역전까지였고 위로는 육거리까지를 말했다. 늘 사람들의 발길로 붐비는 곳이었고, 시민극장을 비롯한 영화관이 밤식빵에 밤처럼 중간중간 박혀있었다. 지금은 카페라고 하지만 그때는 다방과 구분 지어 커피숍이라고 불렀다. 투투쓰리, 르네상스, 핑크펄 같이 이름만 들어도 아련해지는 추억의 장소가 즐비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스멀스멀 자취를 감추더니 지금은 포항 토박이 몇몇 형님 누님만 살아남았을 뿐이다. 1969년에 태어났다는 시민제과점과 만두 맛집 명승원, 운동회마다 단체로 배달시켜 먹던 초원통닭의 삼계탕은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는 시내의 터줏대감이다. 그중에 1985년부터 사람들을 줄 세우게 만들었던 조방낙지를 오랜만에 찾아갔다. 조방낙지의 조방은 ‘조선방직주식회사’의 약자라고 한다. 낙지전골이 부산 범일동의 그 회사 앞에서 탄생했다는 설이 있다. 예전에는 줄 서서 먹던 곳이라고, 주인장이 볶아주면서 옛날에는 상견례를 이곳에서 하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40년 동안이나 포항의 토박이 식당으로서 어엿한 중년이 되었다. 공자가 마흔 살부터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았다고 불혹이라 했다. 낙지볶음이 끓고 있는데 지인의 문자가 와서 답장으로 조방낙지라고 사진을 보냈더니, 와우! 아직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있어 주어 반갑다고 했다. 이처럼 포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이라면 추억이 한두 방울 묻어 있는 식당이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벽에 걸린 누런 차림표 위에 그 옛날 간판을 흑백 사진으로 남겨놨다. 메뉴를 알려주는 글씨도 궁서체로 아주 진지하다. 볶음과 전골 두 가지뿐이다. 2인분 주문하면서 새우도 맛보고 싶다고 했더니, 반반 섞어 가능하다고 했다. 먼저 기본 반찬이 차려졌다. 할아버지 밥상에 놓였을 것 같은 종지보다 조금 큰 모양의 반찬 그릇에 오뎅볶음, 감자샐러드, 미역줄기볶음, 젓갈, 무말랭이 김치, 김치, 특히 대접에 담긴 물김치가 시원해서 매운 낙지볶음 한술에 곁들여 속을 달래라는 뜻인 듯했다. 다시마에 비빈 밥을 싸서 쿰쿰한 젓갈에 찍어 먹는 게 별미였다. 우동과 당면 중에 선택하라고 해서 우리는 당면을 사리로 넣었더니 간이 잘 배 입에 착 감겼다. 밥은 기본으로 대접에 나와서 비벼 먹는 거라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들었다. 맛이 예전 그대로인지 단맛이 덜했다. 최근 집 주변 유명 체인의 음식은 간이 달고 짜다. 포항을 떠나 서울에 오래 살아온 친구들이 고향에 내려와 함께 식사할 때면 무심코 경상도 음식은 맛이 없다, 짜고 맵기만 할 뿐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가면 실망할 뿐이라고 자주 말한다. 그럴 때마다 평생 경상도를 떠나본 적 없는 나로서는 언짢다. 그 말은 내가 이탈리아 여행 가서 현지 음식이 내 입에 맞지 않아 못 먹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말이다. 세월이란 양념이 친구들 입맛을 변화시킨 것이 분명하다. 전골을 국자로 떠서 비벼 먹었다. 조방낙지는 달지 않아 반가웠다. 시대에 맞춰 맛이 바뀌었다면 오히려 서운할 뻔했다. 밑반찬도 골고루 먹으며 가끔 물김치 한 모금으로 소화제를 대신했다. 식당에 손님들은 이전부터 찾아온 단골로 보인다. 기둥에 포장하면 가격이 2000원 저렴하다. 이것도 매력적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둑해졌다. 썰렁하던 중앙상가에 조명이 들어와 그나마 아늑했다. 실개천에 물도 졸졸 흘렀다. 시내를 살리려고 행사를 하고, 벼룩시장도 열린다. 조방낙지보다 한 골목 위에 공영주차타워도 있어 주차도 수월하다. 사라지기는 쉬워도 되살아나긴 어려운 추억이 시내에 있다.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 6길 10, 전화 (054)242-1467.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30

사진가 강병두가 들려주는 ‘활 이야기’

‘활쏘기’는 우리나라 국가무형문화재이다. 씨름, 택견도 이에 해당한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활쏘기’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있었고 조선시대 선비들의 문집, 당대 풍속화에서도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으며, 특히 무예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학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활쏘기’는 ‘국궁’으로도 불리는데 말 그대로 ‘우리나라의 활’ 또는 ‘그 활을 쏘는 기술’을 일컫는다. 바른 자세로 정신을 집중해 과녁에 활을 쏘는 이 고요하고도 비범한 스포츠는, 전국 약 400개의 활터에서 오늘도 습사(활쏘기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이들에 의해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안동시 상아동에 자리한 안동시 궁도장 ‘영락정’에 아침 안개를 뚫고 가 ‘자만이 없기를 바라며 남의 허물을 보지 않기를 기원’하며 하루를 여는 사람이 있다. 그리그 그 경험을 담아 에세이집 ‘사진가 강병두의 활 이야기’를 펴낸 이가 있으니, 바로 사진가 강병두 씨다. 대구 출신 강병두 씨는 오래전 안동에 정착해 안동의 문화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품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런 그가 국궁을 시작했을 때 그저 잠깐의 취미생활이겠거니 여긴 사람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어느덧 명궁의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는 5단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제 강병두는 사진가이자 영락정 접장으로 불린다. 접장이란 다섯 개의 화살을 과녁에 명중시키는 ‘몰기’ 과정을 통과한 사수를 일컫는다. 입문 전에 그는, 국궁은 한량이나 어르신들 혹은 돈 많은 사람들의 유흥거리겠거니 생각한 적도 있다. 마음속으론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으나 그런 편견이 있던 차에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의외로 젊은 사람도 많고 심신이 건강해지는 운동에는 국궁만 한 게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2018년 입문해 코로나 시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경험을 틈틈이 기록한 것을 책으로 내놨다. “무형의 자아를 찾아가는 분야라 사실 늘 재미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 고통이 따르고 고비를 넘어 새로운 방법을 찾다 보면 어느덧 변화된 자신을 만나게 되잖아요. 그걸 인지할 때 기쁨과 즐거움,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게 되더라구요.” 1부 ‘화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2부 ‘활을 배운다, 인생을 배운다’, 3부 ‘과녘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로 구성해 활쏘기에 임하는 자세와 철학 등을 담아냈다. 평소 그의 모습처럼 솔직하고 직관적으로 구성한 활쏘기 입문서, 활쏘기 에세이집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 요즘 가장 화제인 드라마 ‘은중과 상연’에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시간을 채집하는 것’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는 시간을 채집하고 찰나를 채집해 사진과 활쏘기라는 결과물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활도 사진도 실은 목표를 향해 집요하게 응시하는 일이다. 그 응시를 멈추지 않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만의 행보가 기대된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30

다시 만난 한국 근현대미술, 4인의 거장들

중간고사를 마친 아이와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4인의 거장들’ 전시를 다시 보기로 했다. 예매된 표가 두 장이 남아 있기도 했고 시험을 마친 아이의 오후 시간이 괜찮기도 해서였다. 지난 7월 더위를 피해 관람한 후, 두 번째 만남이다. 미술관으로 들어서니 전시를 막 시작했을 때의 북적거림이 없어서 좋았다. 차분한 관람이 되겠다 싶었다. 입구에선 마침 도슨트의 전시 해설이 시작되고 있었다. 굳이 도슨트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됐지만 도슨트 앞에는 서너 명의 관람객들만 서 있는지라 조용한 미술관 분위기에 잔잔한 설명을 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그 앞에 반짝이는 눈빛을 보탰다. 작품을 전시한 이유와 화가들의 이름 터널을 지나니 작은 방처럼 꾸민 눕는 소파 위에선 4인의 거장들에 대한 소개가 영상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먼저 돌아가신 분들부터 차례로 작품이 전시되었는데 가장 먼저 만나는 화가는 이중섭이다.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많이 표현한 화가는 독특하게 은지화를 남겼다. 지금은 은지화 600여 점 중 반이 사라지고 그중 3점은 뉴욕 현대미술관 모마(MOMA)에 전시되어 있다. 은지화가 모마에 전시될 때 화가가 돌아가셨다 하니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이중섭의 가족에 대한 애틋한 편지화를 지나니 넓은 공간의 박수근이 기다리고 있다. 서민의 삶을 그린 화가. 박수근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라고 도슨트가 소개한다. 화강암의 재질이 먼저 떠오르는 박수근의 그림에는 세 가지가 없다. 사람의 얼굴 표정이 없고 배경이 없고 젊은 남성이 없다. 화가는 탁본과 프로타주 기법을 즐겨 썼고 석불과 석탑에서도 영감을 얻고자 경주도 많이 방문했다고 적혀있다. 소설가 박완서의 ‘나목’의 표지로 쓰인 ‘수하(樹下)’도 볼 수 있었다. 김환기의 작품은 저작권 문제가 있어 사진 촬영 불가다. 그래서인지 관리자들도 민감하게 관람객을 살피는 듯했다. 작품들은 ‘환기 블루’라는 이름처럼 파란색 벽면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파란색은 화가의 고향인 신안 앞바다의 색이라 하니 서양에서 파란색을 우울과 연상시키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파란색이 좋다는 아이도 서양에서 우울과 연결했다는 게 별로라고 말한다. 이제 파란색이라면 김환기의 파란색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몇 년 전, 홍콩의 경매에서 우리나라 미술품 최고가인 132억 원에 ‘우주’가 낙찰된 것부터 상위 10개의 작품 중 9개가 김환기의 작품이다. 그리고 부인인 김향안, 달항아리, 점화로 이야기는 이어졌다. 마지막은 장욱진의 작품을 보았다. 장욱진의 작품을 만나는 건 처음이라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화가를 생각하면 나무와 새가 먼저 떠오르는데 부인과의 다정한 모습을 사진으로 전시된 걸 보니 순수한 아이의 동심 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 작품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다. 여기에도 천진난만한 동심이 들어있는 건가 생각해 본다. 아이 같은 따뜻한 그림이지만 아이가 그린 것 같지는 않은 화가의 그림 속에 단순함이 느껴졌다. 아이와 다시 둘러본 4인의 거장들의 작품을 보며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음에도 다르게 표현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마음에 한 번 더 새긴 시간이었다. 경주예술의 전당 알천미술관에서 열리는 ‘4인의 거장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긴 추석 연휴에 뭘 할지 정하지 않았다면 ‘4인의 거장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아직 관람전이라면 어서 만나기를 바라고 두 번째 관람이어도 좋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30

“매년 12월, 길 하나 사이로 마을이 갈라집니다”···군 소음영향도 조사 주민설명회 ‘아우성’

“길 하나 사이로 보상 여부가 갈린 탓에 매년 연말마다 보상금 갈등으로 마을이 갈라집니다. 공평한 적용이 절실합니다.” 30일 포항시 오천읍민복지회관에서 열린 ‘해군 포항비행장(K3) 소음영향도 조사 및 자동소음측정망 설치사업’ 주민설명회에서는 이런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주민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보상 불균형, 기준치 산정, 어업 피해, 감액 규정 등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청림동 주민은 “길 하나 사이로 돈을 받고 못 받다 보니 평생 이곳에 살아도 보상을 못 받는 집이 있어 화가 난다”고 했다. 용역사는 “보상 구역을 선으로 나누는 탓에 불가피하게 갈등이 생기는 현실을 알고 있다”며 “주민 화합을 해치는 문제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관계기관에 건의하겠다”고 달랬다. 도구리 주민은 “초계기가 도구·청림동 상공을 30분 간격으로 지나가는데, 측정만으로 실태가 반영되겠느냐”고 항의했다. 용역사는“체감과 측정값이 다를 수 있지만, 수집된 자료는 내년 12월 공개될 예정”이라며 “보안상 항로를 지도에 표시할 수는 없지만 주민이 지적한 구간도 문제없이 측정된다”고 설명했다. 소음 기준치를 둘러싼 불만도 나왔다. 한 주민은 “기준을 왜 85dB로 높였느냐. 배경 소음이 없는 지역까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역회사는 “이번 조사에서는 배경 소음이 낮은 지점을 선정해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곡리 주민은 “항공기와 헬기 소음 때문에 어류가 도망가 조업 피해가 생긴다”며 어업 피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현행 법은 인체 기준에 따른 보상 체계라 어류 피해는 반영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용역회사는 10~11월과 내년 2~4월 두 차례(각 7일간) 소음 측정을 진행해 기종별·시간대별 소음을 분석하고, 자동소음측정망 4곳 설치 후보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측정 결과는 군 운항 자료와 대조해 검증한 뒤 소음 등고선으로 작성되며, 내년 12월 최종 고시된다. 보상금 지급은 전년도 12월 말 보상 대상 지역 기준 통보를 시작으로, 이듬해 2월 지자체 신청 절차를 거쳐 8월부터 지급한다. 다만 1989~2010년 전입자는 30%, 2011년 이후 전입자는 50% 감액되며, 근무지가 소음대책지역 밖 100km 이내일 경우 30% 감액, 100km 초과 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9-30

초록우산 경북본부, 영진포장(주) 박형근 대표 ‘그린리더클럽’ 위촉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본부장 박정숙)는 30일 영진포장주식회사(대표 박형근)를 초록우산 ‘그린리더클럽’으로 위촉했다. 영진포장주식회사는 포장용 상자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구미 지역 저소득 아동들을 위한 나눔에 동참하고자 이번 ‘그린리더클럽’에 가입했다. 초록우산 ‘그린리더클럽’은 월 정기후원 10만 원 이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후원자 모임으로,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나눔의 가치를 확산해 가고 있다. 박형근 대표는 “지쳐있는 아이들에게 작은 나눔이 샘물 같은 역할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을 시작하게 됐다”며, “앞으로 아이들이 더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주위 기업인들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나누어가겠다”고 밝혔다. 초록우산 박정숙 경북지역본부장은 “구미지역 아동들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신 영진포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그린리더클럽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이 희망을 키워갈 수 있도록 아동 지원 사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초록우산 그린리더클럽 가입을 희망하는 경북도내 개인 및 기업은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054-273-7333)에 문의하면 된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09-30

제 역할 못하는 정당 게시대·행정 관청 난립 동참···‘현수막 없는 도시’ 만들 해법은?

30일 찾은 포항시 남구 대잠동 시청삼거리에 설치된 ‘정치 현수막 우선게시대’에는 특강·공연·마켓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바로 옆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는 특정 정당 소속 정치인의 현수막으로 채워져 있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정치인의 ‘추석 인사’ 현수막이 게시대 주변을 둘러쌌다. ‘정당 게시대’가 포항 전역에 9개에 불과해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차로 주변을 선호하는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난립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포항 시내 주요 교차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눈에 띄는 점은 행정기관의 각종 안내·행사 홍보 현수막도 지정 게시대 대신 막무가내로 걸려 있다는 점이다. 포항시청 등 행정기관부터 무분별한 현수막 난립에 동참하는 꼴이어서 명절마다 도심을 ‘현수막 숲’으로 만드는 정치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자현수막 게시대를 지역 곳곳에 설치해 행정 관련 홍보를 하는 대구지역 지자체와 대조적이다. 포항시 광고물디자인팀 관계자는 “행정 홍보 현수막이 지정 게시대 외에 내걸린 사례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행정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각 부서에 협조를 요청해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과 달리 다른 지자체는 도시 미관 저해, 정치적 피로감, 자원 낭비 등의 문제를 지닌 ‘현수막 공해’ 해소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에서는 2015년 수성구가 ‘현수막 제로구역’을 처음 도입한 뒤 동구와 군위군을 제외한 나머지 구·군으로 확대되면서 38곳까지 늘었다. 불법 현수막은 물론 정치 현수막도 허용하지 않는 곳이다. 수성구의 경우 달구벌대로, 동대구로 주요 교차로, 수성못 인근 구간 등을 클린존으로 지정해 각 정당과 협의를 통해 ‘현수막 제로구역’에 정당과 정치인 현수막을 달지 않도록 하고 있다. 현수막 난립을 막는 방법도 다양하다. 박상영 수성구청 도시디자인과 팀장은 “단속반원이 대로변을 매일 순찰하고 주말에도 조를 편성해 현장을 돌고, 행정복지센터는 이면도로를 담당해 민원이 접수되면 즉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민이 직접 불법 현수막을 수거하면 보상을 지급하고 있으며 올해 8월에는 큰 현수막의 보상금을 장당 1000원에서 2000원으로 두 배 인상했다. 이 제도를 더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철영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치 현수막 난립은 단순한 시각적 불편이 아니라 도시의 품격과 정치문화 수준을 드러내는 문제로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수막 없는 도시’를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한 김 교수는 “정치인과 정당은 스마트폰과 온라인 플랫폼, 교차로 전광판처럼 합법적이고 효율적인 매체를 활용해야 한다”며 “해외 선진국의 대도시에서 현수막 난립 사례를 찾기 어려운 것을 보면 이해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30

대구·경북 경찰, 추석연휴 교통·치안 확보 '총력전'

대구·경북 경찰이 최대 11일인 추석 연휴를 맞아 시민 안전을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30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경북지역은 올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하루 평균 58만 6000대의 차량이 도로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수치로 귀성·귀경 차량이 집중되는 추석 당일에 교통 혼잡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북경찰청은 오는 10월 2일부터 12일까지 11일간을 ‘추석 연휴 특별 교통 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총 4210명의 경찰 인력과 1937대의 장비를 투입해 교통 안전 확보에 나선다. 고속도로 진출입로와 연결 국도에는 하루 평균 교통경찰 173명과 순찰차·싸이카 92대를 집중 배치해 원활한 차량 흐름을 유도한다. 경찰청 교통상황실도 24시간 운영하며, 주요 사고와 혼잡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통시장, 대형마트, 공원묘지, 터미널 등 159곳에서 사전 교통 관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불법 주정차와 꼬리물기, 끼어들기 등 무질서 행위를 집중 단속해 혼잡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대구경찰청과 대구시자치경찰위원회는 ‘탄력순찰’과 ‘폐쇄회로(CC)TV 화상순찰’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이번 조치는 명절 기간 빈집 증가, 무인점포 등 취약지역의 범죄 예방을 위해 마련됐다. ‘탄력순찰’은 주민 요청에 따라 순찰 구역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맞춤형 순찰이다. ‘화상순찰’은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시스템이다. 탄력순찰은 시민들이 ‘순찰신문고’(http://patrol.police.go.kr) 또는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연휴 중 장기간 집을 비우는 경우 위치 정보와 요청 사유를 작성하면 경찰이 해당 지역을 집중 순찰한다. 화상순찰은 치안 데이터와 주민 요청을 기반으로 취약지역을 선정해 실시간 관제하며, 침입·화재·폭행 등 이상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한다. /김재욱·이도훈기자

2025-09-30

보이스피싱 5년 누적 피해액 4조↑···콜센터 94%가 중국

기관을 사칭하거나 대출을 빙자하는 방식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 피해액이 최근 5년간 4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보이스피싱 발신국의 94%는 중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소속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포항 남·울릉)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누적 피해액은 4조966억 원(메신저피싱 제외)이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처음 발생한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간 누적 피해액인 3조8681억 원을 훨씬 넘어섰다. 특히, 기관사칭 피해액은 지난해 7월에 비해 올해 7월에 178%나 급등했다. 피해 증가 속도가 폭발적임을 알 수 있다. 보이스피싱 발신국은 대부분 중국이었다. 경찰청이 81만여 건의 IP를 분석한 결과, 2024년부터 올해 6월까지 확인된 해외 보이스피싱 콜센터의 94.2%가 중국이었다. 베트남(4.1%), 태국(0.58%)이 뒤를 이었다. 범죄 수법은 더 교묘해졌다. 해외·인터넷전화를 국내에서 010 번호로 변작하고, VPN을 경유해 국내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발신지를 숨겼다. 범죄 추적을 어렵게 하고 피해 확산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고령층이 주요 표적으로 나타났다. 올해 1~7월 기준 60대 피해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5.4%, 70대 이상은 29.7% 늘었다. 이상휘 의원은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며 “불과 5년 만에 15년간 누적 피해액과 맞먹는 수준으로 피해가 발생한 것은 보이스피싱은 나날이 고도화·지능화되고 있음에도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전화사기가 아니라 국민의 재산과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ICT 안보 위협이기 때문에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9-30

POEX 2단계 조건 동부초 이전 이강덕 시장, 공청회 열어 설득 추진

속보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2단계 확장의 전제조건인 동부초등학교 이전<본지 9월 9일 자 5면 보도> 등의 매듭을 풀기 위해 직접 주민 설득에 나선다. 29일 포항교육지원청과 2차 간담회를 가진 포항시는 공청회 개최를 강조했다. 이강덕 시장이 직접 나서서 POEX 2단계 확장이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청사진 등을 설명하고, 학부모와 주민들을 직접 설득할 예정이라는 설명도 보탰다. 특히, 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낼 만한 ‘당근책’ 제시와 주민 애로사항 청취, 합리적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포항시는 동부초 이전을 위해 기존에 없던 4번째 부지도 제안했다. 시는 기존에 외부 용역을 통한 부지 적합성 조사를 통해 환호공원 서측 부지, 현대제철 사옥, 두호공원 등 3곳을 교육지원청에 제안했지만, 교육청은 원거리 통학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포항시 관계자는 “동부초 이전과 관련해 포항시교육청이 우려 사항을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중”이라며 “반대 입장 고수 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제안사항을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포항교육지원청은 POEX 2단계 확장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학교 이전을 위한 당위성과 타당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5년간 100억 원을 투입해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마친 동부초는 최신식 교육환경과 기자재 등 훌륭한 인프라를 갖춘 상황에서 학교를 다른 곳으로 옮길 경우 엄청난 예산 낭비를 초래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 유치원을 포함해 270명이 재학할 만큼 규모도 큰 편이어서 폐교 우려가 크지 않은데다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POEX 2단계 확장이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보탰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학교 이전이 확정되면 실제 이전까지 5~6년이 소요돼 예산 낭비 논란은 해결할 수 있다”면서 “동부초 이전에 대한 당위성 및 타당성 문제는 연구용역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9-29

‘민원 대란’ 피했지만… 화장시설·우체국 ‘혼란’

지난 26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본원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이후 우려했던 ‘월요 민원 대란’은 피했지만, 대구와 포항 등 지역 공공기관의 행정 업무 차질로 지역민과 공무원 모두 불편을 겪었다. 29일 화장시설인 대구 명복공원은 예약 시스템인 ‘e하늘장사정보’가 전산 마비로 멈추면서 시민 불편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평소 가능했던 인터넷 접수 대신에 유가족들이 직접 전화나 방문을 통해 예약하고 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접수창구 주변은 사람들로 붐빌 수밖에 없었다. 칠곡경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가대병원 등 지역 상급종합병원 장례식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장례 일정을 맞추기 위해 급히 화장 예약을 해야 하는데, 온라인 시스템이 먹통이 되자 병원 직원들이 전화를 붙들고 명복공원 측과 수십 차례 통화를 시도했다. 통화 연결조차 쉽지 않아 팩스를 보내거나 찾아가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명복공원 관계자는 “지금 문의 전화가 폭주해 대기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에서 장사시설 운영 지침이 내려와 그 지침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나, 실시간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어 현장도 혼란스럽다”고 호소했다. 조달청의 국가 종합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는 접속 차단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청은 이날 나라장터를 재해복구시스템(DR)으로 전환해 이날 오전 9시부터 주요 서비스는 재개했다. 다만, 7만 여 공공기관과 60만 여 조달 업체가 나라장터를 통해 거래하는 만큼, 조달청은 추석 전 개찰 건을 모두 연기하고 비상 대응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포항시 재정관리과 관계자는 “개찰을 앞둔 공사와 용역 입찰이 모두 자동으로 무기한으로 연기됐고, 새로운 입찰 공고는 올리지도 못한다”라면서 “시간이 급한 긴급공사가 다수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시스템이 정상화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대구조달청 관계자는 “사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해복구시스템을 통해 나라장터 주요 서비스를 재개했다”면서 “명절을 앞두고 업체들 대금 지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정부24 복구와 무인민원발급기 정상화도 이뤄졌지만, 행정에 대한 신뢰가 쌓이지 못한 탓에 주민들이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찾아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과 사망신고 등을 처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포항시 남구 한 우체국의 사정은 더 나빴다. 필수 우편 서비스는 정상화됐지만, 불편함은 여전했다. 착불·안심 소포와 신선식품 소포 접수 중단, 우체국 쇼핑과 선납등기 라벨 판매 중지, 외부기관 연계 접수 서비스 제한, 일부 지역 배송 지연 가능 등이다. 신선식품 접수 불가 소식을 들은 시민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결제 방식도 불편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국 택배 상자를 현장에서 구매할 경우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현금으로만 결제해야 한다”며 “인터넷 결제 기록이 안정적으로 남지 않아 불가피한 조치이며 이 상황은 전국이 모두 같다”고 말했다. /장은희·황인무·단정민·김보규기자

2025-09-29

초대가수 열창에 환호와 박수, 가을 밤무대 화려하게 수놓다

안동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이 28일 안동 탈춤공연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공연은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돼 초가을 저녁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날 무대에는 트로트 가수 지원이를 비롯해 박시현, 박성온, 빈예서, 신현대 등이 참여해 대표곡과 신곡을 선보이며 관객과 호흡을 맞췄다. 무대마다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고, 앙코르 요청까지 이어지며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공연장은 시작 전부터 관람객들로 붐볐다. 가족 단위와 중장년층, 젊은 대학생들까지 다양한 계층이 객석을 채웠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몸을 흔드는 모습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특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함께 열리면서 공연장의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됐다. 가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날 무대의 중심은 단연 트로트 가수 지원이였다. 그는 특유의 힘 있는 가창력과 노련한 무대 매너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박시현은 신곡 무대를 통해 신인다운 패기와 열정을 보여줬고, 박성온은 감미로운 발라드 트로트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빈예서는 밝고 경쾌한 무대로 현장을 달궜으며, 신현대는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안동시민 권인숙씨(61)는 “탈춤축제와 함께 이런 공연을 즐기니 안동이 정말 축제 분위기다”며 “트로트 가수를 가까이서 보니 큰 선물 같다”고 말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은 매년 낙동강 유역 곳곳을 무대로 열리는 지역 대표 공연 브랜드다. 올해도 안동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무대가 이어지며, 지역민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관광객에게는 낙동강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09-28

“포항시 청년정책, 사후 처방 아닌 ‘예방적 정책’ 필요”

임대환 재단법인 청년재단 중앙청년지원센터장은 “청년정책은 사후 처방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예방해야 하는 정책”이라면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단계별 준비를 돕는 게 청년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포항시가 청년의 날을 맞아 마련한 ‘청년정책포럼’에서다. 포럼에서 임대환 센터장은 포항시의 예방적 청년정책 중 첫 번째 단계인 ‘학습기 단계’(초기 청년)는 비진학 청년을 위한 정책은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고등교육 이수율이 89% 이상을 웃돌면서도 그에 포함되지 못한 11%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곳이 없는 점과 포항의 학교 밖 청년들을 위한 기술 훈련 교육이나 삶을 이행할 기회 제공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워서다. 청년들이 구인·구직 활동하는 ‘중기 청년 시기’에 대해서는 제조업과 이차전지 산업의 메카인 포항이 정작 인문 수양을 할 수 있는 활동 프로그램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좌절을 겪고 고립·단절되는 경우에 대비해 마음 건강을 돌보기 위한 프로그램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특히, 임 센터장은 “포항시가 청년들에게 월세와 전세 보증금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지원하고 있지만, 모두 한시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후기 청년 시기’인 30대 후반 청년들이 임차보다 내 집을 마련을 더 원하는 사정을 고려하면, 청년들이 지분을 적립할 수 있는 공공 유형의 주택제공이나 공공 보육, 시간제 돌봄 등을 좀 더 촘촘하게 만들 것을 주문했다. 청년정책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위해 포항시에 청년 담당관을 도입하자고제안한 임 센터장은 “순환보직 근무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청년 담당관을 배정하고, 청년 담당관이 부서별 거버넌스를 통해 청년이 요구하는 일자리와 주거·복지·문화 정책과 관련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시라기자

2025-09-28

‘고령화·고강도 노동’ 경북 어민들 “인력 보조 로봇 필요” ··· 국가 주도 기술 개발·실증 지원 ‘전무’

고령화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경북동해안 지역 어민들은 고강도 노동을 덜고 안전사고 위험을 낮출 ‘어업인력 보조 로봇’을 통한 자동화를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국가 주도의 기술개발과 실증 지원 등의 노력이 전무해 어업·수산업 분야 로봇 기술개발이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조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이 3월 19일부터 4월 17일까지 포항시, 경주시, 울진군, 영덕군 어민 5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90.7%가 수산업의 노동강도가 ‘힘들다’(힘들다 57.4%, 매우 힘들다 33.3%)고 답했다.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81.5%(부족하다 55.6%, 매우 부족하다 25.9%)에 달했다. 어업인력 보조를 위한 로봇 도입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81.5%(긍정 55.6%, 매우 긍정 25.9%)나 됐다. 그 이유로는 ‘노동이 힘듦’이 47.1%로 가장 많았고, 업무 생산성 향상(19.6%), 현재 체력 등 신체 능력이 떨어짐(17.6%) 순이었다. 어항구역 내 어업인력 보조 로봇 설치 찬성 의견도 85.2%(그렇다 59.3%, 아주 그렇다 25.9%)에 달했고, 고령화와 인구감소 해결을 위한 어업인력 보조 로봇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변이 85.2%(그렇다 59.3%, 아주 그렇다 25.9%)로 나타났다. 울진 죽변항 죽변어촌계장은 고령의 해녀에 의존하는 자연산 미역 채취가 심각한 타격을 받는 사정을 고려한 수중 자동 미역 채취 로봇 도입을 제안했다. 포항 청진항 어민들은 미역 등의 수산물을 육상에서 선별해 차량으로 옮기는데 많은 힘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선박이나 육상에서 자동 선별하는 장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포항 신창1리항 어민들은 육상에서 그물을 자동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원했다. 정원조 박사는 “어업인의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문제는 단순 인력 충원으로 해결할 수 없어 지능형 어업 보조 로봇을 통한 자동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어업 작업은 비정형적이고 해상 환경 변화가 잦아 착용형·협업형 등 현장 맞춤형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라면서 “어업 로봇은 무인기·수중로봇과 기술적 연계성이 높아 해양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초기 시장 단계에서는 국가주도 기술개발과 실증 지원이 필수적인데, 현실은 정반대이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로봇산업을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지만, 어업과 수산업 분야는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에서 제외돼 있다. 해양수산부는 디지털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면서도 어업인력 보조 로봇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지원체계를 마련하지 않았다. 어업 전용 로봇의 기술개발과 특허 실적도 사실상 전무하고, 어업 로봇 개발을 위한 정부 예산과 국가연구개발과제도 없다. 정 박사는 “정책·산업·기술 가반이 아직 미흡하지만, 수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고령화 대응, 작업 안전성 강화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핵심 대안으로 접근해서 국가전략기술로 격상해야 한다”라면서 “’지역 주도형 실증과 사업화 모델을 추진한다면 수산업의 구조 전환과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9-28

한국공항공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실물 신분증 지참 당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모바일 신분증과 정부24 등 주요 행정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한국공항공사가 공항 이용객들에게 실물 신분증 지참을 당부했다. 한국공항공사는 27일 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14개 공항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해 일부 정부 전산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모바일 신분증이나 정부24를 통한 신분 확인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사는 “공항 이용 시 반드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실물 신분증을 지참하거나, 공항에서 제공하는 바이오패스(생체정보 인증) 서비스를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실물 신분증을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필요한 서류를 미리 출력해 지참하거나 원본 파일을 저장해두는 등 별도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는 화재 발생 시점인 전날 오후 8시 20분 이후 입차한 장애인·국가유공자 차량의 경우, 주차장 자동 할인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적용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이용객들은 공항 홈페이지 안내에 따라 사후 환불을 신청하면 된다. 공항공사는 “정부 전산 서비스가 복구될 때까지 이용객 불편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여행객들께서는 반드시 사전 준비를 해달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28

신승원 방언학연구소장 48년 방언 연구

방언학연구소 소장 신승원 박사를 만나기 위해 최근 그의 연구소를 찾았다.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를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현관문을 열자마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신 소장이 평생 수집한 책과 자료들이 입구 현관부터 집안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본가에도 이와 비슷한 양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언 관련 서적이 주를 이루지만, 문학 서적, 군지·읍지·고지도, 한시 및 한문 서적, 미술품·서예 작품·골동품 등도 소장하고 있었다. 신 소장은 1977년부터 48년간 방언을 연구해왔으며, 앞으로의 꿈은 “한국 방언박물관을 설립해 전 세계에 한국 방언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방언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일반인에게 방언을 전파할 방법이 부족하다고 느껴 박물관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말은 제주로 보낸다”는 속담처럼, 방언 연구는 그 지역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라 시대 언어를 연구하기 위해 경상도 방언을 먼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당시 중심 언어는 경주 지역을 기반으로 했다는 것이다. 그는 통시방언학의 권위자인 오종갑 교수에게 박사 학위를 받으며 큰 영향을 입었다. 통시방언학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언어 변화, 즉 역사적 발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박물관 설립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의 학예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무 연수도 이수했다. 현재까지 수집한 방언 어휘는 13만 5389단어에 달한다고 한다. 이 모든 단어는 기존의 방언연구자들이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결과다. 신 소장은 “사투리는 조상의 얼이 담긴 살아있는 무형문화유산“이라며 2016년 사투리가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향후 인간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도 열둔 셈이라 했다. ”판소리나 민속놀이처럼 사투리도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K팝, K영화, K푸드가 세계를 이끄는 지금, 한국 방언 역시 글로벌 문화의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