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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해월 최시형 기념관 두고 “경제성 없다”vs“엉터리 용역” 충돌

동학 제2대 교주로서 34년간(1863년~1897년) 동학 정신과 세력을 확산하면서 조직을 체계화한 해월 최시형 선생의 생애와 ‘삼경(하늘, 사람, 만물 공경) 사상’을 조망할 기념관 건립 요구가 꾸준히 나오지만, 포항시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용역조사 결과를 근거로 해서다. 최시형 선생은 경주에서 태어났지만, 포항시 신광면 기일(터일)에서 성장했다. 신광면 마북리 검등골은 최시형 선생이 동학사상을 정립했던 정신적 고향이고, 검등골의 왼쪽 골짜기 마을 기일은 최시형 선생이 성장한 곳이다. 포항시가 2023년 산업경제발전연구원에 의뢰한 ‘해월 최시형 기념관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 보고서를 보면 기념관 건립에 따른 경제적 편익과 비용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기준인 1.0에 한참 못 미치는 0.4376에 머물렀다. 정혜숙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기념관 건립은 타당성이 있다는 근거가 없어서 추진이 어렵고, 기념사업 등은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포항시는 지난해 10월 16일 제정한 ‘포항시 동학사상 계승·발전을 위한 지원 조례’에 근거해 각종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동학 창시자이자 초대 교주인 최제우 선생 기념관 등을 갖춘 경주시와 해오름동맹 차원의 문화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용역보고서 기본구상에는 기념관이 최시형 선생의 삼경사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할 수 있고, 포항의 기존 관광 시너지 효과와 함께 신광·흥해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시형 선생의 삼경사상을 치유 복지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복지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최시형 선생 기념관 건립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 사단법인 동대해문화연구소의 주성균 이사는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후보지를 정하는 등 용역 자체가 문제가 있었고, 보고서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주 이사는 “지명수배자로 수난의 가시밭길을 걸으면서도 동학의 사상체계를 정립하고, 3·1운동 등으로까지 영향력을 미친 최시형 선생의 활동은 우리가 당연히 기념해야 한다”라면서 “엉터리 보고서 하나로 기념관 건립의 당위성을 부정한다는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광열 포항시의원은 18일 포항시의회 임시회에서 기념관 건립을 촉구하는 시정질문을 한다. 최광열 시의원은 17일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근대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적 인물인 최시형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과 같은 인문학적 자원은 경제적 타당성으로만 따질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만3140㎡(약 7000평)에 달하는 옛 포항환경학교 부지에 해월 기념관과 수련관, 치유농장, 환경학교 등을 갖춰 그 정신을 계승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9-17

‘공사 중지 명령’ 포항 동해지구, 사토 불법 반입

포항시가 발주한 공사 현장 3곳에서 나온 사토와 폐토석 총 2만7284㎥가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진 동해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 부지에 무단 반입됐다가 뒤늦게 전량 반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소속 김은주(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은 17일 시정질문에서 “핵심은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에서 흙이 들어온 행위 자체가 불법”이라며 “몰랐다는 말로 행정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판했다. 동해지구는 1991년 시작된 이후 추진과 좌초가 반복되며 30년 넘게 방치된 대표적 표류 사업지다. 포항시는 2023년 12월 5일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승인없이 시 발주 현장의 토사가 계속 이곳으로 들어왔다. 북구 장성동 옛 미군 부대 ‘캠프 리비’ 부지에서 추진된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건립 현장에서는 지난 6월 약 1만5184㎥의 사토가 반입됐다가 지난 15일 블루밸리산단으로 전량 반출됐다. 형산강 섬안큰다리 인근 완충 저류시설 설치 현장에서는 3월부터 6월 사이 약 1만1400㎥가 반입됐고, 지난달 14일부터 25일 사이 철강 산단 내 한 공장 터로 모두 옮겨졌다. 죽도시장 복개천 공사 현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6월 10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700㎥가 반입됐지만, 7월 10일과 11일 이틀 만에 전량 반출됐다. 해당 토사는 폐토석으로 분류돼 폐기물 처리됐다. 포항시 관련 부서들은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토와 폐토석이 오염 기준치를 넘지 않아 문제가 없다”, “조합이 공사 중지 사실을 알리지 않아 몰랐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도시계획과는 “중지 명령과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확인만 할 뿐, 관리 책임은 조합에 있다”고 답변했다. 더 큰 문제는 예산 낭비다. POEX 현장만 반입·반출 과정에 각 2억 원, 환경정책과 저류조 현장에서도 각 1억 원이 투입됐다. 김은주 시의원은 “잘못된 행위에 시민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맞지 않다”며 “예산 투입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동해 지역 주민들과 관련되는 분들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다. 주민들 애로가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POEX와 완충 저류시설 설치 시공사에 책임을 물어서 포항시 예산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9-17

‘1000원주택 100가구 모집’ 신청자 850명 몰려

속보 =청년인구 유출과 저출생 극복을 위해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19세 이상~ 45세 이하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100가구를 공급하는 포항시의 '1000원 주택’<본지 16일자 5면 보도>에 850여명의 신청자가 몰리는 등 반응이 폭발적이다. 16일부터 17일까지 포항시청 2층에서 ‘1000원주택’ 입주자 모집 신청을 받은 결과 모두 850명의 지원자가 입주를 희망했다. 포항시 공동주택과측은 “300~400명의 신청자가 모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2배 더 많은 인원이 몰렸다”고 했다. 하루 1000원, 월 3만 원 임대주택 인기는 고물가와 고주거비 등으로 인해 청년, 신혼부부, 사회초년생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포항시는 청년층 이탈과 도시 소멸을 막기 위해 정주여건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100가구 공급을 시작으로 5년간 500가구를 더 공급한다. 김복수 공동주택과장은 “청년들의 반응이 좋다면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겠다“면서 “청년이 살고 싶은 포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소득자료를 근거로 세대구성원의 소득을 합산한 해 평균 소득을 산정한 뒤 소득이 낮은 세대 순으로 우선 주택 입소를 배정할 계획이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10월 20일 오전 9시 이후 입주 대상자에게 개별적으로 유선으로 알려준다. 한편 포항시는 이번 1000원 주택 100가구 모집에 청년징검다리 재계약 입주 가구 24호를 비롯 청년(56호)과 신혼부부(20호) 가구 등 총 100호를 공급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9-17

폭염에 일하던 네팔 이주노동자 사망···'안전'은 서류에만 존재

“폭염 속에 죽어간 외국인 노동자의 안전은 현장이 아닌 서류에만 존재했습니다”.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소속 김은주(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은 17일 시정질문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난 7월 24일 기북면 오덕리 포항시산림조합이 관리업무를 대행한 숲가꾸기 사업 현장에서 제초 작업을 하다 목숨을 잃은 네팔 출신 불법체류 이주노동자 A씨(50) 사건을 놓고서다. 김은주 시의원은 “현장 관리·감독과 안전관리 체계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A씨는 사고 당시 폭염 속에서도 누빈 바지를 입었고, 안전화 대신 고무장화를 착용한 채 산비탈에서 작업했다. 냉조끼 등 기본 보호 장비도 받지 못했다. 햇빛을 정면으로 받는 비탈길에서 장시간 일하다 경련을 일으켰다. A씨는 119 구급대원이 접근하기도 힘든 산비탈에서 그렇게 죽어갔다. 7월 17일부터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 지침’이 시행돼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경우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보장하도록 규정돼 있었다. 시공업체가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서에도 폭염 대비 교육, 열사병 예방 조치, 충분한 수분·염분 제공, 작업시간 단축 등이 명시돼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 총공사비는 8400여만 원이지만, 안전 관리비는 108만 원으로 불과 1% 수준이다. 무릎 보호대 4점과 안전화 4켤레가 집행이 전부였다. 김 시의원은 “전체 예산을 위탁한 포항시는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예산 구조만 봐도 안전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강조했다. 사업은 포항시가 산림조합에 관리 대행을 맡기고, 산림조합이 다시 시공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구조였다. 산림조합은 현장 감독을 방치했고, 포항시 역시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 작업자 명단도 허술하게 작성돼 사망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현장에 투입된 사실도 걸러내지 못했다. 포항북부경찰서가 산림조합 하청업체 대표 등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 시의원은 “사람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포항시와 산림조합 모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 단순한 과실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이어 “의회에서 가장 많이 들은 답변이 ‘검토하겠다’였다. 그러나 검토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실질적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의원님이 지적했거나 그동안 미흡했던 부분을 고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면서 “구체적인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유가족이나 사망자 입장에서 정당한 보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9-17

경주 숙박예약 ‘풀’·요금 ‘폭등’… ‘낙수효과’ 누리는 포항

10월 31일~11월 1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 숙박업소 객실이 가득차고 요금까지 폭등하자 인접한 포항이 대체 숙박지로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이 지난 16일 서한문을 통해 과도한 요금 책정으로 지역 전체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투명한 요금 정책을 유지해 달라고 호소할 정도로 경주의 숙박업계는 과열돼 있다. 포항에는 호텔·모텔 등 숙박업소 374곳(여관·여인숙 제외)이 등록돼 있고, 외국인이 당장 묵을 수 있는 숙박업소는 50곳에 달한다. 포항의 한 호텔 관계자는 17일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PEC 기간 경찰 경호팀이 지원 숙소로 계약하는 덕분에 전체 객실의 약 70%가 소진됐다”라며 “일반 예약 일부만 받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다른 호텔 관계자도 “예약 문의가 꾸준하다“면서 “APEC 기간 중 갑작스러운 예약 증가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주 포항숙박업지회 사무국장은 “대형 호텔과 달리 중소 모텔은 외국인이 선호하는 트윈룸이나 넓은 객실이 부족하고, 통역 인력도 절대적으로 모자란다”라면서 “포항시가 객실 확장이나 개·보수, 통역 인력 확보를 도와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경주시내까지 차로 40분 걸리는 포항 영일만항에는 플로팅 호텔 형식의 해상 계류형 숙박시설도 들어선다. APEC 정상회의 경제인 행사에 참여하는 기업인 등이 850개 객실과 250개 객실을 갖춘 크루즈 피아노그랜드호와 이스턴비너스호를 통해 10월 28일 영일만항에 입항해 5일간 정박한다. 포항시는 10월 28일 밤에는 크루즈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미디어파사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성수 포항시 식품산업과장은 “한동대와 협력해 통역 인력을 연계하고, 필요하면 원격 통역 시스템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 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이미 5곳의 숙박시설 리모델링을 마쳤고, 추가 예산을 확보하면 객실·위생·간판 등을 개선할 예정이다. 외국인 친화 인프라 확충을 위해 골목 맛집 20곳을 선정해 다국어 안내 인쇄물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고, 골못 맛집을 10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QR코드를 활용해 다국어 메뉴판을 내려받을 수 있는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오석희 포항시 식품위생정책팀장은 “APEC을 위해 찾는 외국인과 관광객을 위한 관광·축제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APEC을 계기로 포항을 국제행사 수용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10월 29일 영일대해수욕장 경주 APEC 기념 불꽃쇼와 31일과 11월 1일 송도해수욕장 해양미식축제 등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 만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7

김만득 선생 공덕비 유족 동의 없이 이전 ‘논란’

경주 출신의 독립유공자 김만득(1916~1950) 선생의 공덕비가 유족 동의 없이 이전돼 한때 논란이 일었다. 김만득 선생의 손녀 김모씨는 지난 8월 15일 제80주년 광복절을 맞아 경주시 안강휴게소 인근에 있던 할아버지의 공덕비를 찾았다. 그러나 평소 방문하던 장소에 공덕비가 통째로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김 씨는 즉시 안강읍을 방문해 이 사실을 알렸고, 안강읍 측은 “기존 공덕비의 관리가 소홀해 민원이 제기되었으며, 경북남부보훈청과 협의해 김 선생의 모교인 안강제일초등학교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족들은 “가족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전 협의조차 없었다”며 반발했고, 안강읍사무소는 “후손을 여러 방면으로 찾았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족들은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연락처 확보가 어려웠다는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행정 당국이 조금만 더 세심하게 접근했더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행정 절차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 사태는 김만득 선생의 유족들이 공덕비 이전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안강제일초등학교 현장을 방문해 공덕비를 확인한 뒤 이전에 동의하면서 원만하게 해결됐다. 또 오는 19일 오전 11시 기념식을 갖고 김만득 선생을 추모키로 했다. 김만득 선생은 1916년 월성군(현 경주시) 안강면 안용리에서 태어나 안강제일초등학교 3회 졸업생이다. 1943년 중국 강서성 주둔 일본군 군속으로 근무하다 탈출해 광복군에 합류해 항일 활동을 펼쳤다. 그의 공로로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최진호 선임기자

2025-09-17

긴 추석… 코레일 접속 폭주 수십만 명 대기 행렬 ‘큰 불편’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1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공식 앱과 웹사이트 접속이 폭주하면서 지연 현상이 발생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예매가 시작됐지만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십만 명에 달하는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앱과 웹사이트에는 ‘명절 예매 화면으로 이동 중입니다’라는 문구만 뜬 채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수차례 시도 끝에 진입하더라도 대기자가 몇 만, 몇 십만 명에 달했다. 좌석 선택 단계에서는 지연이 발생하거나, 3분 안에 결제를 완료하지 못해 자동 로그아웃되는 불편도 잇따랐다. 오후 시간대로 가면서 대기자 수가 점차 줄어 수천 명이 대기했다. 민혜성씨(39)는 “십 년 넘게 명절 예약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접속이 안 된 건 처음”이라며 “오전 7시 정각에 접속을 시도했지만 모바일에서는 홈페이지 진입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소윤씨(31)는 “출발지, 도착지, 시간 버튼을 누를 때 마다 대기 시간이 길어 3분 안에 예매를 끝낼 수 없어 자꾸 로그아웃 됐다”며 “추석 때 고향에 가지 말까 고민될 정도”라고 토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코레일은 이날 추석 열차 예매 시간을 오후 3시에서 4시까지로 한 시간 연장했다. 코레일 측은 접속 지연 원인에 대해 “이번 추석 연휴가 평소보다 길어 예매객이 두 배가량 늘면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철저히 점검·보완해 안정적인 예매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17

‘통일교서 1억 수수’ 권성동 구속···특검 첫 현역의원 신병확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1억원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 22대 국회 들어 현역 의원의 첫 구속이자 특별검사 제도 도입 이래 불체포 특권이 있는 현역 의원이 구속된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구속기소)로부터 20대 대선에서 통일교 교인의 표와 조직, 재정 등을 제공하는 대신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통일교 현안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특검팀에 송부한 체포동의요구서는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아 국회에 보고됐다.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특검팀은 지난 16일 영장심사에서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인 이모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1억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거 1장 support’, ‘권성동 오찬’이라는 메모가 적힌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며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특검은 권 의원이 수사 개시 당시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차명 휴대전화로 수사 관계자들과 연락한 정황을 들며 권 의원의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영장실질심사 최후진술에서 “결백하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 의원측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구속은 첫 번째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있다.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다”며 “아무리 저를 탄압하더라도, 저는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다. 문재인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한 것처럼, 이재명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그가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씨와 공모해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특검팀으로부터 세 차례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건강 문제를 이유로 모두 불출석했다가 오는 17일 자진 출석하기로 했다. /박형남기자

2025-09-17

‘1000원 주택’을 잡아라… 100가구 모집 첫날 500명 신청

16일 오전 10시쯤 포항시청 2층 로비에 마련된 1000원 주택 예비입주자 모집 신청 접수창구는 수십 명의 청년·신혼부부로 채워졌다. 갓난 아이를 업은 젊은 엄마부터 20~30대 새내기 직장인들은 기대와 설렘을 가득 안고 신청서와 번호표를 손에 꼭 쥐었다. 입주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힌 박정환씨(30·북구 두호동)는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30만 원 짜리 원룸에 사는데, 관리비 10만 원을 포함하면 주거비로 매달 40만 원이 나간다"라면서 “하루 1000원, 월 3만 원으로 최대 4년간 거주할 수 있어 월세를 대폭 줄일 수 있고 나머지는 저축해서 목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19세 이상~ 45세 이하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올해 100가구를 공급하는 포항시의 ‘1000원 주택’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다. 16일과 17일 신청을 받아 자격 심사를 거쳐 10월 20일 당첨자를 발표하는데, 모집 첫날에만 500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직접 접수처 부스에 앉아 신청서를 받으며 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다만 100가구 중에 지난해 포항 북구 양덕동에서 제공한 청년징검다리 재계약분 24가구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76가구(청년 56가구, 신혼부부 20가구)를 공급하는 셈이다. LH에서 빌리려면 월 17만 원 수준의 임대료를 내야 하지만, 1000원 주택은 포항시가 14만 원을 지원해주고 나머지 3만 원은 입주자가 부담하면 된다. 덕분에 LH 아파트에 거주 중인 입주자들도 LH 아파트 대신, 청년주택의 입주를 희망하며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보증금 300만 원~600만 원은 별도로 내야 한다.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딸의 신청서 작성을 돕고 있던 이모씨(59)는 “딸 부부와 손주 2명이 LH청년주택에 살면서 관리비 등을 포함해 50만 원의 월세를 내는데, 포항시 청년주택은 1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면서 “이번 기회를 꼭 잡아야 한다”고 했다. 취업을 위해 고향인 서울에서 포항행을 택한 김상온씨(37·남구 상대동)는 “포항의 집값이 비싼 편”이라면서 “1000원 주택은 청년들의 외부 유출을 막는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확실한 당근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입주 연장 횟수를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공급호수도 꾸준히 늘려나간다면 이 혜택을 놓치기 싫어서라도 타 도시로 이사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월 3만 원의 공공주택을 올해 100가구를 시작으로 5년간 500가구를 공급한다. 2027~2028년에는 신혼부부, 다자녀, 노동자를 중심으로 1800가구를 공급하고, 2029~2030년에는 다자녀와 고령자를 중심으로 1200호를 제공할 계획이다. 청년부터 고령자까지 임대료 월 3만 원 주택 3500가구를 공급하는 것은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9-16

40년 그 맛 그대로···잡내 없이 담백하고 깔끔

더운 여름을 지나며 기력이 떨어졌다. 이럴 때 보양식으로 돼지국밥이 좋다고 한다. 면역력을 올리고, 간 기능을 높여 해독작용에 좋다. 피로회복이 빨라 직장인들이 퇴근 후 저녁에 즐기는 음식이다. 산악회 회원들의 오랜 단골집이라며 추천받아 찾아간 국밥집이다. 양학시장 안에 자리한 강원식당은 점심시간마다 줄이 길다고 해서 점심이 지나 찾아 갔다. 토요일은 오후 5시까지 영업한다고 해서 오후 4시에 가도 되겠냐고 미리 전화하니, 재료가 끝나면 오후 3시에 문을 닫으려 하니 오후 2시 30분까지 도착하라고 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 주변을 한 바퀴 돌다 겨우 주차했다. 입구 문부터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반갑게 맞는다. 테이블 다섯 개의 아담한 실내에 마침 아무도 없어서 앉고 싶은 곳에 앉으라고 했다. 낮은 천장, 메뉴판을 훑었다. 돼지국밥, 순대국밥, 따로국밥, 술국, 수육, 두부김치 중에 순대국밥과 돼지국밥, 막걸리 한 병을 주문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상이 내왔다. 공깃밥은 어디 있나 찾으니 함께 간 일행이 국물을 한 숟가락 푹 떠서 보여준다. 밥알이 가득하다. 국밥이라 밥이 미리 말아져 나온다. 식당을 처음 시작할 그때부터 국밥이었지만 손님 중에 밥과 국 따로 먹고 싶다고 해서 메뉴에 따로국밥이 생겼다고 한다. 수육도 주문하려고 하니, 토요일엔 수육이 없다며 평일 오후 3시 이후에 오면 먹을 수 있다고 하셨다. 주인장에게 이런 질문하는 사이 테이블이 꽉 찬다. 조금만 늦게 왔으면 밖에서 기다릴 뻔했다. 일단 국물부터 한 술 맛보았다. 잡내가 전혀 없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다. 돼지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게 하려고 어떤 특별한 방법을 쓰냐고 여쭈니, 그냥 별거 없다고 했다. 수능 만점 맞은 학생 인터뷰에 과외 학원 없이 기본인 교과서에 충실했다는 대답을 듣는 것 같았다. 돼지 도가니가 국물이 잘 우러나 그날그날 싱싱한 재료 가져와서 푹 고아서 준비할 뿐이란 대답이었다. 한약재는 어떤 것을 넣냐고 하니, 아무것도 안 넣는단다. 40년 전 어머니가 하던 그대로 할 뿐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잡냄새가 하나도 없다니 신기하다고 하니 생강을 넣어서 그런가 하셨다. 국물은 일단 합격! 순대와 고기가 가득한 탕에 상에 같이 내온 부추 겉절이를 올리고 간은 새우젓으로 맞췄다. 양념장과 후추도 입맛에 맞춰 넣으라고 탁자에 미리 세팅해 놨다. 양념장 없이 그대로 맑게 먹는 걸 좋아해 넣지 않았다. 마지막 국물까지 맑았다. 양학시장 안에 가게 이름은 대부분 자식의 이름이 아니면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 이름을 달고 평생을 그곳에서 일하며 가족을 먹여 살린다. 강원식당도 고향이 강원도라서 붙였다고 한다. 시어머니가 운영하던 식당에 며느리가 함께 참여해 도왔다. 곁에서 제대로 배웠고 어르신이 은퇴하며 며느님이 물려받았다.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 가게를 넓히고 싶어도 옆 가게와 딱 붙어있어 마음뿐이라고. 40년 전 그대로인 모습이라 맛도 그대로인가 싶었다. 돼지국밥은 조선시대 서민들이 돼지고기를 주식으로 삼으면서 자연스럽게 탄생했다는 설, 고려시대 왕이 백성에게 돼지고기를 나눠준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6·25 전쟁 당시 부산 등지로 피난 온 사람들이 먹을 것이 부족해 돼지 뼈와 부속물을 활용해 설렁탕과 유사한 음식을 만들어 먹은 것이 돼지국밥의 시작이라는 설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진다. 강원식당은 오전 9시~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토요일은 오후 5시까지 영업하지만,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으니 전화 문의 후 찾아가는 게 좋다. 일요일에는 쉰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16

대구경찰청, 초등학교 등하굣길 안전 강화 대책 추진

대구경찰이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미성년자 대상 범죄를 예방하고, 어린이 보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15일 수성구 황금동 성동초등학교 인근 통학로에서 경찰관, 학교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초등학교 등·하굣길 합동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점검은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한 미성년자 약취·유인 시도 사건에 대응해 통학로 안전 대책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점검 대상은 학교 출입문, 폐쇄회로(CC)TV 및 반사경 등 방범시설,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안전 시설, 유해 환경 시설 등이다. 경찰은 범죄예방진단팀(CPO)을 중심으로 학교별 통학로 취약 요인을 분석해 시설 개선을 추진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CCTV 관제센터의 화상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오는 10월 2일까지 3주간 등·하교 시간대에 지역 경찰, 기동순찰대, 학교전담경찰관(SPO) 등 가용 경찰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예방 순찰을 한다. 또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인물에 대한 검문을 강화하고, 아동안전지킴이, 자율방범대 등과 협업해 통학로 보호 활동을 확대한다. 학교전담경찰관(SPO)은 각 학교와 교육청에 ‘유괴·납치 예방수칙’, ‘아동안전지킴이집’, ‘실종 예방 사전등록 제도’ 등을 안내하는 가정통신문을 배포하는 등 범죄 예방 홍보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승협 청장은 “경찰 역량을 집중해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확보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해 안전한 등하굣길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9-16

고물가 시대, 현명한 소비 하기

“장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최근 장을 보러 간 주부 김은경(48)씨가 가격이 오른 계란값과 배춧값을 보고 월급에 비해 물가가 너무 올랐다고 한 말이다. 지난주 내연산 등산을 갔던 정희연(45)씨도 식당에서 점심으로 먹은 산채비빔밥 가격이 1만3000이라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오랜만에 식당을 이용했는데 그사이 이렇게 오른 줄 몰랐다고 다시 말했다. 폭염과 폭우라는 기후의 영향도 있겠지만 끝없이 치솟는 물가, 고물가 시대를 사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식탁 물가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활비 부담이 늘어가는 건 점점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꼭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요노족(YONO, You Only Need One)이 등장하는 등 고물가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조금 더 똑똑한 소비를 할 필요가 있다. 고물가 시대를 대처하기 위한 소비 생활 중 하나가 요즘 뜨고 있는 소분(小分) 모임이다. 1인 가구의 증가나 신혼부부 등 가성비 있는 소비를 원하는 사람들로 인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먼저 SNS를 통해 같은 지역의 사람들끼리 익명으로 구입할 물건에 대해 의견을 묻고 물건을 구매한 후 나누는 형식이다. 소분 모임을 이용하면 대용량 제품을 확실히 더 저렴한 비용에 원하는 것을 구입할 수 있다. 실용적이어서 여기에 공감하며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분 모임 할 수 있는 품목들은 다양하다. 고기나 음식도 있고 세제, 두루마리 휴지와 꽃도 함께 사서 나눈다. 대구에서 자취를 하는 1인 가구 이지선(28)씨도 “혼자 사는 자취생이라 양이 많아서 사고 싶어도 고민될 때가 많았다. 소분 모임을 이용해 보니 정말 좋다. 이런 혁명적인 문화가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소분 모임을 하는 것 외에도 알뜰 소비를 하기도 한다. 반값이나 떨이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에서 소비 기한 마감이 임박한 상품을 구입하거나 빵이나 반찬가게의 ‘마감 할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들이다. 이것들은 반값이거나 그보다 싼 경우가 많아 소비자는 물론이고 판매자 입장에서도 기분 좋은 할인이다.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버리느니 반값에 파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매일 반값에 살 수 있는 음식이 달라서 좋다. 마트에서는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거나 떨이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원 플러스 원 같은 단순 할인 서비스보다 만족도가 높다. 겉모습이나 신선도가 좀 떨어진 상품을 저렴하게 팔아 농산물 폐기량을 줄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을 넘어 환경 보호와 농가 지원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소비로 이어진다. 알뜰 소비가 결국 가치소비로 이어지는데 이런 소비는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나에게 좋으려고 한 소비가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도 기여해 착한 소비가 되는 것이다.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쓰레기와 재활용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할인이라고 무조건 장바구니에 담지 않고 정말 필요한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습관을 들인다. 충분한 정보와 가치 판단, 환경과 미래까지 생각하며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때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16

작가들, 신라예술제를 즐기다

작가로 산다는 건 하나의 섬에 사는 것과 같다. 작업실이란 공간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그리고 쓰고 조각하며 산다. 그렇게 각자의 섬으로 살다 전시나 행사가 있으면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13일 저녁. 신라예술제를 핑계 삼아 뭍으로 나가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왔다. 이번 2025년 신라예술제엔 경주미술협회 소속으로 참여했다. 2025년 신라예술제는 한국예총 경주지회 주최 주관으로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 오전 10시에서 오후 9시까지 경주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열렸다. 경주 미술협회에서는 ‘아트빛, 머무르는 시간 : 종이컵을 이용한 설치물 제작’을 준비했다. 37명의 작가가 1인당 7개씩을 담당해 그림을 그려 넣어 종이 등을 만들었다. 오픈 행사가 7시부터 시작이라 30여 분 일찍 행사장에 도착했다. 입구에서부터 만난 반가운 얼굴들로 인사하기 바쁘다. 등은 행사장 안쪽 나무들이 있는 곳에 마련되어 있었다. 빛을 머금은 작은 등 위엔 꽃, 곤충, 사람 등 저마다 다른 색을 품은 이야기가 빼곡이 담겨있었다. 행사 전날 비가 제법 내린데다 당일에도 조금씩 뿌린 탓에 조금 번진 그림도 있었으나 그것은 그것대로 작품이 됐다. 등이 각각 나눠져 전시중이다보니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소소한 재미를 즐기는 사이 오랜만에 만난 동료 작가들과 반갑게 인사도 하고 짧은 안부를 전했다. 오후 7시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됐다. 일본 오이타현의 교류 공연 및 주제 공연 ‘신라의 빛’이 이어졌다. 주제공연인 ‘신라의 빛’은 국악과 클래식이 어우러진 관현악 연주에 연극과 마임을 결합한 ‘국페라타(국악+오페라+연극)’형식으로 선보였다. 공연은 13, 14일 이틀간 저녁 7시에 진행됐다. 그리고 이번 신라예술제엔 프리마켓과 푸드트럭이 함께 했는데 공연을 보며 잔잔한 먹거리도 함께 할 수 있어 더 좋았다. 친한 작가 몇이 모여 서로 한 품목씩 골라 모이니 포트럭 파티가 따로 없다. 조금씩 뿌리는 비를 피해 정자에 자리 잡고 앉았다. 아름다운 음악 소리와 어둠을 적당히 밝혀주는 종이등을 배경으로 그간 못 나눈 수다는 끝없이 이어졌다. 진짜 잔칫집에 온 기분이었다. 첫날 식이 끝나자 다시금 세찬 비가 한차례 쏟아졌다. 날씨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작은 등들은 굳센 주인들을 닮아 이틀간 잘 버텨주었다. 전시되었던 등은 희망하는 작가들 한정으로 행사 종료 이후 무상으로 관람객에게 나눠졌다. 좀 더 온전한 상태로 전달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즐겁게 시작된 작업이 누군가에게 작은 기쁨이 되었으면 했다. 모처럼의 잔칫날은 그렇게 종료되었다. 다시 섬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외로움과 불안함을 한 몸처럼 한껏 껴안은 채 전쟁을 치를 것이다. 저마다의 섬에서 다들 안녕하길 바라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16

경북도청 신도시 10년, 도시가 사람을 부르지 못했다

경북도청이 안동·예천으로 이전한 지 10년이 지났다. ‘행정 중심 복합도시’라는 비전을 품고 출발한 도청 신도시는 지금 도시의 외형은 갖춰졌지만 인구 유입과 상권 활성화, 교육 인프라 등 삶의 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3월 기준 도청 신도시의 주민등록 인구는 2만2787명으로 집계됐다. 도청 이전 이후 누적 전입신고 인구는 3만3000명을 넘지만 실제 거주 인구는 그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연간 인구 증가폭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으며, 2024년에는 고작 196명 증가에 그쳤다. 특히 외부 유입보다는 안동·예천 내 인구 재배치가 많아 ‘제로섬’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초 경북도가 목표로 설정한 1단계 정주인구 2만5000명에 근접했지만, 생활 인구와 실거주 인구간 괴리는 여전하다. 도청 신도시의 상권은 중심상권, 서문상권, 호명읍 상권으로 분산돼 있다. 구조적으로 상권 간 연결성이 떨어지고 공무원 중심의 유동 인구로 인해 점심시간 이후 상권이 급격히 침체된다. 상가 공실률은 30%를 넘는다는 분석도 있으며, 실제 체감은 그보다 높다는 상인들의 증언도 있다. 여기에 부채꼴형 도로망과 숲으로 가로막힌 상권 구조는 유동 인구의 흐름을 단절시키고 있다. 일부 상권은 ‘유령 거리’로 불릴 정도로 활력을 잃고 있으며, 2단계 개발이 본격화되면 기존 상권과의 경쟁 심화도 우려된다. 교육 인프라 역시 도청 신도시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중·고등학교는 부족하고, 청소년 문화시설도 미비하다. 경북도는 최근 안동·예천을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지정하고 수도권 수준의 공교육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통학 불편과 교육 인프라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 젊은 가족들이 정착하기엔 여건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인구 유입 정체와도 맞물려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민 김모씨(38)는 “학교도 멀고 학원은 거의 없다. 방과 후에 갈 만한 문화시설도 없어서 아이가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다”며 “도청이 있는 도시라면 교육부터 제대로 갖춰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시계획의 구조적 한계도 문제로 지적된다. 자연 친화적 도시를 목표로 숲을 보존한 채 개발이 이뤄지면서 상권 사이가 물리적으로 단절됐고, 곡선형 도로망은 상권 간 접근성을 떨어뜨렸다. 이는 유동 인구의 자연스러운 이동을 막고 상권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상인들은 “도시가 사람을 불러들이지 못한다면 상권은 살아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청 신도시는 여전히 가능성을 품고 있다. 2단계 공동주택 5000여 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고, 안동 바이오 국가산단이 2028년 준공되면 배후 도시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경북도는 교통망 확충과 교육 인프라 개선, 소상공인 지원 정책 등을 통해 도시의 활력을 되살리겠다는 입장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청 신도시는 아직 성장 중인 도시”라며 “인구 유입과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16

대구참여연대, 홍준표 전 대구시장 무혐의 유감⋯정부의 감사 요구

대구참여연대(이하 연대)가 지난해 5월 대구시 공식 유튜브 ‘대구TV’ 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홍준표 전 시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고발했지만 최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를 받은것에 유감을 표명하며 정부의 감사를 촉구했다. 연대는 15일 성명서를 통해 “공수처 이전에 이 사건을 수사한 대구경찰청이 담당 공무원들만 홍준표 전 시장의 업적홍보 등 부정선거운동죄로 송치하고 몸통인 홍준표 전 시장은 불송치한 부실 수사와 불공정 수사를 바로 잡아 주기를 기대했다”면서 “홍준표 전 시장이 이 사건을 주도한 몸통이라는 증거와 부실 수사의 정황도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23년 2월 대구지방검찰청에 처음 고발한 뒤 대구 경찰로 넘어가 수사를 했지만 홍준표 전 시장는 단 한 번의 소환조사도 이뤄진 적이 없다는 점 등 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다”면서 “더구나 검찰은 대구 경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송치한 대구시 공무원 3명에 대해서도 1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처분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시에 대한 정부 합동 감사에서 바로 잡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15

환경부, 낙동강 녹조 심화지역 조류독소 공동조사 착수

환경부는 15일부터 환경단체 두 곳(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낙동강 녹조 심화지역을 대상으로 조류독소 공동조사에 착수한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환경단체 조사에서 공기 중 조류독소가 검출돼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로,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환경부와 환경단체는 그동안 공동조사 추진을 위한 협의를 장기간 이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협의를 재개해 이번에 공동조사가 성사됐다. 공동조사는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협의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과 경북대학교가 조사기관으로 참여해 동일한 지점과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조사 대상은 낙동강 본류 구간 5개 지점으로 △화원유원지(대구 달성군) △달성보선착장(대구 달성군) △본포수변공원(경남 창원시) △남지유채밭(경남 창녕군) △대동선착장(경남 김해시) 등이 선정됐다. 각 지점별로 4회씩 조사가 이루어지며, 원수와 공기 중 조류독소를 모두 채취·분석할 예정이다. 시료 채취는 국립환경과학원과 경북대학교가 이달 안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올해 안에 시료 분석을 마무리하고, 그 결과는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공개한다. 또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26년 원수 및 공기 중 조류독소에 대한 공동조사 방향을 협의·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관계기관, 시민사회,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녹조 문제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공동조사를 계기로 환경부와 시민사회 간의 관계가 회복되고, 녹조 관리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