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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섬 곳곳에 자라는 명이 나물, 생채·무침·절임·튀김·김치⋯

구충·이뇨·해독·감기에 효과 정력에 좋은 자양강장 식물 日 수도승들 체력 증진에 이용 △백합과의 다년생 식물인 산마늘 명이는 백합과의 다년생 식물인 산마늘의 울릉도 이름이다. 춘궁기 울릉도 사람들의 목숨을 살린 나물이다. 그래서 목숨 명자를 써서 명(命)이라 부른다.산마늘은 명이란 이름 외에도 땅이나물, 망부추, 맹이나물, 산산, 각총, 소산, 산총, 행자마늘 등의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시베리아, 중국, 한국, 일본 등에 분포하는데 한국에서는 오대산, 지리산, 설악산 등의 고산지대나 울릉도 숲속에 자생한다. 울릉도의 명이는 내륙 지방의 산마늘에 비해 잎이 넓고 끝이 둥글다. 산마늘의 비늘줄기는 각총이라 하여 구충, 이뇨, 해독 및 감기 증상을 제거하는 약용으로 쓰인다. 정력에 좋은 자양강장 식물로도 알려져 있다. 명이는 생채나 무침, 절임, 튀김, 김치, 염장 가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식용한다. 다른 나물들과든 달리 명이는 뿌리와 인경(저장기관의 역할을 하는 짧은 땅줄기), 잎, 꽃 등 식물 전체를 식용할 수 있다. 3~6월까지는 새싹과 잎, 잎줄기 등을 식용하고 뿌리와 인경은 연중 내내 식용할 수 있다. 명이의 꽃과 꽃봉오리는 6~7월에 식용 가능하다. 명이가 인체 내 비타민 B의 흡수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수도승들이 고행에 견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즐겨 먹는다 해서 행자 마늘이라고 한다. 울릉도산 명이는 1994년 경 울릉도에서 반출되어 현재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지만, 품질 면에서는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것이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요즈음은 명이 장아찌가 별미로 팔리고 있지만 예전에는 울릉도 산천에 널린 것이 명이였다. 개척 당시 먹을 것이 떨어지면 주민들이 명이 나물을 뜯어다 먹고 목숨을 부지했다. 명이는 겨울에는 눈밭 속에서 찬 바람을 피해 웅크리고 있다가 새봄에 눈이 녹자마자 푸릇푸릇 다시 자란다. 주민들은 눈 녹으면 명이부터 채취하기 시작한다. 명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한다. 절임이나 김치, 물김치 등으로 조리해서 김치 대용으로 즐겨 먹는다. 명이 장아찌는 주로 초간장에 절여서 먹는다. 장아찌는 성장 중인 부드러운 명이 잎과 줄기로 담는다. 아주 부드러운 명이는 잎과 줄기, 뿌리까지 온전히 통째로 장아찌로 담가 먹기도 한다. 하지만 본래 울릉도 사람들은 명이를 소금에 절여서 젓갈 넣고 김치로 담가 먹었다. 간장 절임 해서 장아찌로 담가 먹은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관광 상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명이 장아찌 담기가 본격화 됐다. 명이 장아찌는 보통 물과 간장 식초 설탕을 1:1:1:0.5의 비율로 섞어서 명이가 잠기도록 붓고 무거운 돌 등으로 눌러둔다. 2-3일 정도 지난 후 명이 나물의 숨이 죽으면 초간장 물을 따라내서 끓인 뒤 식혀 다시 부어준다. 그후에는 냉장 보관해서 저온 숙성시킨 뒤 먹는다. 명이는 마늘과라 다른 나물에 비해 잘 상하지 않는다. 울릉도에서는 명이 장아찌 외에도 40cm 정도 되는 명이를 채취해서 잎은 떼어내고 줄기만 불에 졸여 먹는 명이 졸임도 즐겼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졸이면 달콤한 맛이 난다. 명이는 또 잘라서 콩가루에 무처 먹기도 한다. 부드러운 명이는 초고추장으로 무침도 해 먹는다. 완전히 성장한 명이는 장아찌로 담지 않는다. 줄기는 물김치로 담고 잎은 쌈으로 먹는다. 뿔명이 김치도 울릉도 토속 요리다. 명이는 한 포기에서 한 줄기의 쌍엽만을 피워내는데 잎이 다 퍼지지 않고 뿔처럼 올라온 명이나물의 어린 순을 뿔명이라 한다. 4월 초 솟아난 명이의 어린 순인 뿔명이를 일 년 내내 두고 먹기 위해 만들어진 저장 음식이다. 본래는 가정에서 집 간장을 달인 물에 명이를 절여서 잠깐씩 먹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관광객에게 판매하려면 장기간 보관을 해야 하는 까닭에 소금을 많이 첨가한다. 채취하여 깨끗이 씻은 뿔명이를 항아리에 담은 뒤 물과 소금을 섞은 소금물로 염장한다. 뿔명이 김치는 먹을 때 조금씩 꺼내서 무쳐낸다. 염장한 뿔명이를 꺼내 물에 씻은 뒤 물기를 꼭 짜낸 다음 고춧가루, 마늘, 생강, 꽁치젓갈을 넣고 양념장을 만들어 버무려 내면 뿔명이 김치가 완성된다. 농가 소득 작물인 울릉미역취 초봄부터 年 4-5회 수확 가능 비타민 풍부·다이어트에 좋아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취나물 울릉도에도 취나물이 자란다.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취나물의 일종이기 때문에 울릉미역취란 이름으로 불린다. 미역취는 국화과(Aster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평지부터 해발 1000m의 높은 지대까지 널리 분포하고 있다. 미역취와 비슷한 식물은 울릉미역취와 미국미역취가 있다. 울릉미역취는 육지의 참취와는 구분되는데 육지에서 자생하는 취나물보다 잎이 훨씬 커서 큰 미역취라고 부르기도 한다. 울릉미역취는 두상 꽃차례(꽃의 배열 상태)가 빽빽하게 모여 있고, 미국미역취는 길이가 1m가 넘는데 줄기에서 꽃이 달리는 가지가 많이 나온다.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울릉미역취는 미역취의 변종이다. 미역취는 민간에서는 갑상선종양, 후두암, 기관지염의 치료에 약용한다. 한방에서 식물 전체를 말려 건위제·강장제·이뇨제로 쓴다. 미역취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개미취, 메역취, 일지황화, 야국화, 주금화 등의 다른 이름이 있다. 야생에서 자생하던 울릉미역취는 울릉도의 소득 작물로 개발돼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농가 재배 시에는 초봄부터 채취하여 연간 4~5회 수확도 가능하다. 초벌 채취한 나물은 곧장 육지의 시장에 출하 되지만 두벌 채취 이후의 것들은 삶아서 말린 뒤 저장 판매된다. 울릉미역취는 울릉도 산나물 가운데 비타민A의 함량이 가장 높다. 피부미용과 감기에 대한 저항력, 시력을 좋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울릉미역취는 어린잎은 살짝 데쳐서 무쳐 먹거나 데친 나물을 햇볕에 말려 묵나물로 먹기도 한다. 묵나물을 무쳐 먹을 때는 먼저 마른 미역취를 물에 불린다. 불린 미역취는 물에 넣고 끓인다. 끓인 물속에 미역취를 7시간 정도 담가두었다가 물기를 꼭 짠다. 불에 달군 후라이팬에 콩기름이나 들기름을 두른 후 마늘과 양파를 넣고 살짝 볶는다. 진간장을 넣고 다시 들들 볶다가 미역취를 넣고 더 볶는다. 여기에 미리 만들어둔 멸치 육수를 살짝 넣고 김이 한번 나면 바로 불을 끄고 먹는다. 멸치 육수는 나물이 눌러붙지 않을 정도만 넣는다. 싱거우면 집 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더 한다. 미역취를 볶지 않고 무쳐 먹을 때는 참기름을 사용한다. 참기름은 미역취에 부족한 식물성 지방을 보충해 준다. 미역취는 열량과 지방 함량은 낮고 비타민이 풍부해 다이어트 시 섭취하면 위에 부담이 적고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어 좋다. 울릉도에서는 된장찌개를 끓여 생 미역취나물에 쌈을 싸먹기도 한다. 바다에서 베어와 삶은 잎 썰어 보리·감자·옥수수 섞은 대황밥 춘궁기 굶주림 면한 귀한 음식 △춘궁기에 먹던 대황밥 과거 춘궁기에 울릉도 사람들은 대황을 넣은 대황밥으로 굶주림을 면했다. 바다에서 베어온 대황을 갯바위에 널어 말린 뒤 마르면 짊어지고 와서 장작불을 때서 삶았다. 삶은 대황의 줄기는 빼고 잎만 썰어서 보리나 감자, 옥수수 섞어서 밥을 한 것이 대황밥이다. 대황은 염증을 없앤다고 한다. 간혹 곰피를 대황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종이다. 울릉도에서도 통구미 지역에서 대황을 넣은 대황밥을 많이 먹었다. 대황은 쌈이나 무침으로도 먹는다. 대황무침은 마른 대황을 물에 불린 뒤 마늘, 고춧가루, 쪽파 등 양념과 젓갈을 넣고 버무려서 만든다. 생 대황은 살짝 데쳐서 먹기도 한다. 남획으로 양이 줄어들자 현재는 3개월 동안 대황 채취 금지 기간으로 정해서 보호하고 있다. /강제윤(시인,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

2025-12-07

휴양레저관광단지 ‘코스타밸리’ 첫 발···포항시,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결정 내용 공개

코스타밸리모나양평(주)가 포항시 남구 장기면 두원리 일원에 국내 최고 수준의 호텔과 골프장, 펫파크 등 휴양레저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코스타밸리 조성사업'이 첫 걸음을 내디뎠다. 포항시는 오는 18일까지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 내용을 공개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는다. 사업시행자인 코스타밸리모나양평은 2028년까지 두원리·계원리 일대 166만2005㎡ 부지 (지구단위계획 165만3656㎡, 진입도로 8549㎡)에 관광호텔과 휴양콘도미니엄 등 숙박시설과 펫파크와 실내외 액티비티, 전망복합시설 등의 복합휴양시설, 18홀 규모의 골프장 등을 포함한 포항의 관광 랜드마크를 건립할 예정이다. 계획지구내 사유지는 전체의 93.91%인 156만1029㎡(246필지)에 달한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상위 계획을 수립할 때 환경보전계획과의 부합 여부 확인과 대안의 설정·분석을 통해 해당 계획의 적정성과 입지의 타당성 등을 검토하는 제도를 말한다. ‘코스타밸리 조성사업'의 중점평가 항목은 추후 환경영향평가 때 실시설계를 반영해 사업때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항목 중 그 영향도와 중요도를 고려해 설정했다. 자연생태 환경분야는 육상 및 육·수동물상 변화와 사업지구 인근 야생생물 보호구역 현황 파악을 위해 동·식물상, 자연환경자산 항목을 설정했는데, 이는 현황조사를 통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범위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기환경 분야는 대기질(기상)과 온실가스를 선정했다. 토공 작업과 공사 장비 가동에 따른 비산먼지와 대기오염 물질 배출 영향 파악과 시설 운영 시 난방 연료 사용 및 토지이용계획 등에 의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수환경분야는 수질 및 수리·수문, 해양환경 항목을 설정해 공사 인부에 의한 오수 발생과 토사 유입이 수계에 미치는 영향과 시설 운영 때 생활오수 등의 발생을 파악한다. 토지환경 분야는 토지이용, 토양, 지형·지질을, 생활환경 분야는 친환경적자원순환, 소음·진동, 위락·경관 항목을, 사회·경제환경 분야는 인근지역 현황 파악과 기초자료 및 장래 인구 변화 파악을 위한 인구 항목을 각각 선정했다. 계획의 적정성 평가를 위한 상위계획 및 관련 계획과의 연계성과 대안 설정·분석의 적절성도 평가 항목으로 설정했다. 악취, 위생·공중보건, 일조장해, 전파장해, 주거, 산업 항목은 이번 사업 시행으로 인한 영향이 없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포항시는 평가 항목 등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접수, 초안 공고 및 공람, 평가서 본안 접수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체류형 해양관광도시 조성을 위한 전략적 민자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한 결과 코스타밸리 조성사업의 첫 발을 떼게 됐다”면서 “앞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및 본안, 환경영향평가 초안 및 본안 등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2-07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초청 공연, ‘해를 안고 달을 안고’

대구시 서구문화원(원장 박수관)에서는 지난 3일 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을 초청하여 “해를 안고 달을 안고, 피고야 지고 살고 지고”라는 주제의 국악공연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류한국 서구청장을 비롯한 구의회 의원, 각급 기관장과 많은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TBC 대구방송 문채희 아나운서의 사회로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김재영 평택시립국악관혁악단 상임지휘자의 현란한 지휘와 함께 단원들의 수준 높은 연주에 관객들은 연신 앙코르를 외쳤다. 단원들은 평균 연령이 29세의 젊은 남녀로 구성돼 있으며 전국 우수대학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들 중에는 대구 출신이 두 명이나 있었다. 첫 순서는 ‘관현악 아라랑’으로 문을 열었다. 한국의 전통 민요 ‘아리랑’을 오케스트라의 다채로운 음색을 담아 변주하며 환상곡 풍으로 만든 곡으로 서정적이면서 격정적인 흐름을 잔잔하면서도 절절한 선율로 확장해 가며 관객들을 애환과 환희 속으로 몰아넣었다. 다음은 현악기 소개였다. 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을 차례로 소개하였는데 으스름 달빛과 함께 귀신이 나타나는 소리를 내는 대금과 전설 찾아 삼천리를 떠올리는 피리 소리를 들려줄 때는 국악이 우리민족의 음악임을 느끼게 했다. 문세미 연주자가 출연하여 새로운 악기인 25현 가야금 협주곡 도라지를 들려줘 국악관현악의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음악적 깊이를 음미하게 했다. 다음으로 관악기와 타악기가 소개됐다. 대표적인 북, 태평소, 양금을 소개하고 양금 협주곡 ‘바람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양금은 서양 악기로 특유의 맑고 단정한 울림이 매력적이었다. 이번 무대에서는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의 신자빈 연주자가 고도의 리듬감과 섬세하고도 현란한 손동작 선율이 한겨울밤을 수놓으면서 공연장 안을 더욱 달구었다. 이번에는 흐름을 달리하여 박수관 명창의 동부 민요 ‘뱃노래’와 ‘신고산 타령’이 진행되었는데 그의 구수한 목소리와 한복 차림은 악기 연주와 또 다른 매력을 안겨 주었다. 관현악단 연주와 조화를 이룬 노랫가락은 관객들로 하여금 흥이 저절로 나게 하면서 어깨를 들썩거리게 했다. 앙코르곡으로 관현악 신뱃놀이가 연주되고 박수관 명창의 소개로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의 박범훈 예술감독이 무대에 올라 관현악단의 창단 배경과 단원들의 우수성을 소개하였으며 후원해 주시는 박수관 문화원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번 국악 연주회에 초청된 관객들은 모두가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의 초청 공연이 훌륭했으며 앞으로 이런 공연이 자주 개최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이번 관람으로 인해 우리나라 국악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5-12-07

[시민기자 단상] 역사의 알몸을 되찾기 위해

역사는 현재에도 태어난다. 우리가 사는 이 순간에도 새로운 기록이 쌓이고, 오래된 기억은 다시 해석된다. 문제는 그 과정이 언제나 순수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역사라는 몸 위에는 권력과 시대의 의도가 옷처럼 덧입혀지고, 때로는 가면으로 굳어 진실을 가려버리기도 한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이러한 왜곡의 흔적을 가장 깊게 남긴 시기를 알고 있다. 일제강점기다. 일본은 조선을 통치하기 위해 역사부터 다시 짜 맞추려 했다. 1921년부터 1937년까지 운영된 조선사편수회는 그러한 의도의 집약체였다. 일왕의 명으로 구성된 그 조직은 한국사의 기둥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고, 약 400년의 역사를 통째로 삭제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전하는 고대 국가의 시원은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배제되었고, “일본서기”와 중국 사료가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이는 단순한 연구가 아니라, 식민지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적 편집’이었다. 그 영향은 광범위했다. 조선총독부 산하 학자들은 한국 고대사의 틀을 재구성했고, 조선인 학자들 역시 그 학문 체계 안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마니시 류가 경성제국대학에서 강의하며 후대 국내 사학계에 남긴 흔적은 지금도 논쟁적이다. 역사라는 알몸은 그 시기 가장 두껍게 가려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려진 부분을 다시 들여다보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2022년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와 경상북도의회가 제기한 통일신라 북방 경계 재해석은 그 한 예다. 현재의 압록강(鴨綠江)과 다른 물줄기인 삼수변의 압록강(鴨淥江)을 주목함으로써, 통일신라의 실제 영역이 더 넓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학계 전체의 합의는 아니지만, 중요한 문제 제기임은 분명하다. 왜곡된 지도를 바로잡는 작업은 결국 정체성을 회복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전라도 천년사”가 일본서기의 지명을 국내 특정 지역에 대응시키며 논란이 되었을 때, 지역민과 시민단체가 봉정식 연기를 이끌어 낸 사건은 상징적이다. 정사에도 없는 지명을 근거로 우리의 역사를 설명하는 것은 결국 일본이 만든 지도로 우리 땅을 바라보는 일이다. 이제는 지역 공동체가 이러한 시각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식민지 통치자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조선인에게 일본의 혼을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말에 걸맞게 수많은 고서를 불태우고 반출했다. 그럼에도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온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은 기적에 가깝다. 일본의 데라우치 문고에 지금도 우리의 고서가 다수 보관되어 있다는 소식은 여전히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오늘 우리가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이유는 단순히 분노 때문만은 아니다. 후손이 “당신들은 조상으로서 무엇을 했는가”라고 묻는다면, 그에 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진실을 요구하며, 진실을 남길 책임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있다. 역사는 언젠가 모든 왜곡의 옷을 벗고 햇빛 아래 설 것이다.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는 이 순간에도 진실의 옷을 한 벌씩 지어가야 한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12-07

‘고금소총’, 노인복지관서 정규 강좌로 인기

조선 후기 민간에 전해 내려온 우스운 이야기, 즉 소화(笑話)를 집대성한 설화집 ‘고금소총’. 조선초기에서 후기까지 편찬된 웃음 관련 설화집이다. 한때는 은밀히 읽던 책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오늘날에는 고전적 지혜와 풍자를 담은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다시 조명되고 있다. 대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금소총 해설반’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고금소총’은 1959년 유인본으로 간행된 이후 널리 알려진 소화문학집으로,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 강희맹의 “촌담해이” 등 12종의 작품집을 묶어 모두 830여 편의 우스운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다. 흔히 음담패설이나 속된 이야기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내용의 90% 이상은 조선 후기 백성의 삶과 지혜, 사회 비판과 풍자를 담아낸 건전한 해학서다. 특히 작품 말미에 등장하는 ‘야사씨(野史氏)’의 평가는 작품의 핵심으로 꼽힌다. 인물의 잘못된 처신을 꾸짖고,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촌철살인의 문장들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통찰을 담고 있다. 이러한 고전 문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데 앞장서고 있는 사람은 전 대구대학교 문리대 학장을 역임한 오상태 교수다. 오 교수는 연암 박지원의 “호질”과 “양반전” 등 한문 단편소설의 풍자성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국문학자로서 오랫동안 고전의 현대적 가치 복원에 힘써 왔다. 그가 지도하는 대구노인종합복지관의 ‘고금소총 해설반’은 2007년 개설 이후 17년째 이어지는 인기 강좌다. 복지관에는 60여 개의 다양한 강좌가 개설돼 있으나, 이곳은 매주 수강생들의 등록 문의가 이어지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강의는 작품 감상에 그치지 않는다.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풍자(諷刺), 해학(諧謔), 기지(機智), 반어(反語) 등 이른바 ‘골계성(滑稽性)’을 통해 일상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고, 현실을 보는 눈을 넓히는 과정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수강생들은 “웃다가 배우고, 배우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가벼워진다”며 강좌의 묘미를 설명한다. 또한 강의는 한자·한문 학습의 기초과정으로도 활용된다. 수강생들은 작품 원문을 직접 직역·의역하며 자연스레 한자 실력을 쌓는다. 더 나아가 ‘사서삼경(四書三經)’ 같은 고전 개념도 함께 짚어보며, 동양 고전의 흐름을 한층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수강생 정재언씨(75)는 “고금소총은 18~19세기 우리 조상들이 직접 지은 생활의 기록이라 훨씬 친근하게 다가온다”며 “옛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금소총을 흔히 음담패설과 동일시하는 오해도 강의에서 바로잡힌다. ‘패설(稗說)’의 ‘패’ 자는 벼와 비슷해 보이지만 열매가 맺히지 않는 잡초, 즉 논에서 뽑아내야 하는 피를 뜻한다. 본래는 ‘하찮고 속된 말’을 의미하는 한자어가 와전되며 선정성을 강조하는 용어처럼 굳어졌다는 것이 오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 고금소총의 다수 작품은 인간의 허위·위선을 풍자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비틀어 웃음 속에 교훈을 담는 정통 해학문학이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서민의 삶을 기록한 민속자료이자, 인간 심리를 해부한 고전 문학으로 평가할 만하다. 오 박사는 “고금소총은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살고, 어떤 문제의식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생활철학서”라며 “웃음 속에 담긴 시대정신을 읽는 것이 강좌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한때는 숨어서 읽는 책으로 오해받았던 ‘고금소총’. 그러나 대구의 한 복지관에서 펼쳐지는 이 작은 강좌는 고전 문학이 가진 힘과 품격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웃음 속에서 시대를 보고, 옛이야기 속에서 오늘의 지혜를 찾는 배움의 장이 지역 사회의 새로운 문화교육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12-07

미리 본 병오년(2026년) 빨간 말의 해

2025년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가 가고 2026년 병오년(丙午年)이 다가오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천문법으로 산정하는 2026년(단기 4359년) 달력 제작 기준을 발표했다. 새 달력을 받으면 직장인과 근로자들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빨간 날, 즉 쉬는 날이다. 근로자는 쉬는 날이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이다. 내년 연간 총 휴무일은 118일로 올해보다 하루 적다. 국경일, 설날 등을 합친 빨간 날’은 70일이고, 18일간의 휴무일을 더해 ‘주 5일 근무자의 연간 휴무일은 118일이다. 내년에 3일 이상 연휴는 설, 삼일절, 부처님오신날, 광복절, 추석,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 등 8회로 설은 5일, 추석은 4일 연휴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우리 민족의 전통 명절 설날은 2월 17일, 추석은 10월 25일이다. 2026년은 60갑자로 병오년이다. 병오년을 왜 붉은 말의 해라고 할까? 그 답은 이렇다. 60갑자는 한해 한해가 천간과 지지로 결정되는데, 천간은 10자, 지지는 12자로 이루어져 있다. 천간과 지지의 시간은 순환을 나타내는 중국의 역법 단위인 간지(干支)로 이어지는데, 지구가 자전과 공전하듯이 시간과 세상 만물이 순환한다는 것이다. 시간의 순환을 60개의 단위로 본래의 자리가 된다. 먼저 음양오행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행은 지구를 뺀 수성(水), 금성(金), 화성(火), 목성(木), 토성(土)까지의 행성을 사용한다.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행성이 토성까지이기 때문이었다. 오행이 각각 음과 양으로,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개의 지지(地支)가 된다. 천간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하늘의 기운을 나타낸 것이고, 지지는 12개로, 이를 십이지(十二支)라고 한다. 이는 땅의 기운 즉 땅의 작용을 나타내는 것이다. 지지도 천간과 마찬가지로 음양과 오행으로 나눠지는데. 지지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로 많은 의미가 들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동물을 나타내는 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의 순환 단위는 60개인데, 한 단위는 1년이다. 그 첫 번째는 천간의 첫 번째 ‘갑’과 지지의 첫 번째인 ‘자’가 합해져 ‘갑자년’이 되고 그다음 해는 천간의 두 번째인 ‘을’과 지지의 두 번째인 ‘축’이 합해져 ‘을축년’이 되며 천간과 지지를 차례차례 합해가면 ‘갑자’ ‘을축’ 다음은 ‘병인’, ‘정묘’, ‘무진’, ‘기사’, ‘경오’, ‘신미’, ‘임신’ ,‘계유’, 등으로 다시 갑자년이 되려면 60년이 걸리는데 이를 회갑이라고 한다. 사람이 한번 태어나서 태어난 해가 돌아오는 것이 회갑이다. 새해를 붉은 말의 해라고 하는 것은 천간인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경신은 백색, 임계는 흑색이며 지지의 자는 쥐, 축을 소, 인은 범, 묘는 토끼, 진은 용, 사는 뱀, 오는 말, 신은 원숭이, 유는 닭, 술은 개, 해는 돼지의 동물을 뜻하기 때문에 2026년은 병오(丙午)년이므로 병은 붉은색, 오는 말을 뜻하므로 붉은 날의 해가 되는 것이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12-07

우리예절원, 제21기 예절지도사 수료식

(사)우리예절원(원장 남주현)은 지난 6일 대구시 중구 명륜동 우리예절원 강당에서 제21기 예절지도사 과정 수료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박영순 부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수료생 10명이 정식으로 예절지도사 자격을 취득했다. 우리예절원은 예절지도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관으로, 입학 단계부터 까다로운 선발 절차를 거치며 학사 운영 또한 ‘예절지도사 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1년 과정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수료생들은 전통 예(禮)와 다양한 전례 문화를 심도 있게 익힌다. 우리예절원은 2005년 1월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부설 전통예절교육원으로 출범했으며, 2008년 1월 ‘도산 우리예절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후 2016년 사단법인 ‘우리예절교육원’으로 개편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이번 21기 10명 수료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622명의 예절지도사를 배출하였으며 지역 전통문화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또한 우리예절교육원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민간자격 등록을 통해 전문성과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날 수료식에는 남주현 원장을 비롯해 박영순 부원장, 이원우 감사, 방종현 동창회 고문, 김윤숙 동창회 부회장, 박주희 예절원 재무이사 등이 참석해 수료생들을 격려했다. 제21기 회장 도기현 씨는 “전통 예절의 가치를 현대 사회에 맞게 널리 알리고, 배운 예(禮)를 실천하는 예절지도사가 되겠다”며 “앞으로 지역 사회와 청소년을 위한 예절 교육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예절교육원은 2026학년도 1년 과정의 신입생 40명을 모집하고 있다. 교육비 무료. 문의 박영순 부원장 010-9663-4607. /방종현 시민기자

2025-12-07

대구·경북 7일 대설에도 포근⋯이번 주 일교차 커 ‘감기 조심’

대구·경북은 7일 많은 눈이 내린다는 절기 ‘대설(大雪)’이지만 구름이 많고 흐린 가운데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를 보이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기온이 11~16도로 평년(5.3~9.6도)과 전날(6.2~12.1도)보다 높아 비교적 따뜻하다고 예보했다. 다만 일교차가 15도 이상 크게 벌어질 전망이어서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으로 예상됐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3.5m로 높게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동해 안쪽 먼바다 파고도 1.0~3.5m로 비교적 높게 일겠다. 이번 주는 대체로 흐린 가운데 주 중반에는 뚜렷한 비 소식이 없겠으나, 주말인 토요일쯤 다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8일은 가끔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다. 울릉도·독도도 가끔 구름 많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5도, 낮 최고기온은 6~10도로 평년(5.3~9.6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다. 9일은 대체로 맑겠으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1도로 크게 떨어지며 반짝 한파가 나타나겠다. 낮 최고기온은 6~10도로 예보됐다. 10일은 아침 최저 영하 6~2도, 낮 최고 8~13도로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겠다. 11일부터 13일까지는 아침 기온이 영하 2~5도, 낮 기온은 6~14도로 평년(최저 영하 6~1도, 최고 5~9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인 13일은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동해 남부 해상은 물결이 1.0~3.0m로 높게 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해 화재 위험이 높겠다”며 “일교차가 크니 감기 등 건강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2-07

환자 고통 외면한 채 허위광고? 시민단체 “복지부 조치 필요”

국민연대, 국민생명 안전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이 병원들의 허위 광고에 대해 정부에 강력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5일 “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한다는 등 과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표현을 방송과 언론 등을 통해 지속 홍보하는 일부 병원들의 상술적 행태가 무릎 통증 환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의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부 병원들의 상술적 행태가 무릎 통증 환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관절이 손상된 60대 이상 노인 환자들이 수술을 미루고 ‘대체 치료’를 찾는 과정에서 잘못된 광고에 노출되는 일이 빈번하다”며 “환자의 절박함을 이용한 금전적 이익 추구가 공공의료 신뢰를 훼손한다”고 질타했다. 시민단체들은 보건복지 해당 주무부서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서울에 위치한 Y병원이 보건복지부 고시 제2024-127호(자가 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관절강 내 주사, SVF)와 제2024-254호(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관절강 내 주사, PRP)를 통해 ‘무릎 기능 향상’과 ‘통증 완화’ 수준의 유효성을 인정받은 신의료기술임에도, 이를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 ‘연골 재생’ 등으로 왜곡해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진정서에 “이 같은 표현은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인정된 범위를 명백히 넘어서는 허위광고”라며 “환자들에게 근거 없는 기대를 심어 치료 선택을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또 허위 의료정보가 환자의 치료 결정에 직접적 악영향을 미치고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음에도 복지부가 수년 동안 사실상 방관해 왔다고 주장했다. 김선홍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장은 이날 집회에서 “연골 재생이 가능하다는 식의 과장 광고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환자를 상대로 거짓 희망을 파는 행위이자 명백한 기만”이라며 “복지부와 지자체 보건소가 해당 문제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 없이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광고 규제 미비로 인해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효과를 기대했다가 좌절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상황을 강조하며 “정부가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과 직결된 중대한 공익 사안이라고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복지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후 향후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Y병원을 포함한 관련 의료기관에 대한 즉각적인 행정처분, 허위·과장 광고 일괄 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절박한 환자들의 목소리가 더 이상 묵살되어서는 안 되며, 환자들이 안전하고 효과가 검증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과 복지부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2-06

[해외 화제] 우주에서 사케를 빚는다고?… 일본, 세계 최초 우주 실험 착수

우주에서 술 빚기? 일본이 세계 최초로 우주 공간에서 사케(일본식 청주)를 빚는 실험에 나선다. 일본의 대표 사케 브랜드 닷사이(獺祭)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사케 양조를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하고, 미쓰비시중공업과 함께 전용 양조장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우주酒’ 시대의 개막이다. “우주에서도 한 잔 할 수 있어야 삶이 풍요롭다”는 다소 낭만적인 이유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사실 꽤 본격적이다. 원료는 지구에서 준비하지만, 술은 우주에서 직접 빚는다. 쌀이 포도보다 가볍고 운반이 쉬워 우주용 양조 재료로 선정됐다는 설명도 흥미롭다. 결국 닷사이는 쌀·누룩·효모를 전용 장치에 담아 ISS로 올려 보낸다. 양조는 ISS에 체류 중인 우주비행사 유이 가미야가 맡는다. 가미야는 F-15를 몰던 항공자위대 출신. 전투기를 타다 우주에서 술을 빚는 날이 올 줄 본인도 몰랐을 것이다. 이번에 ISS로 향할 양조장치는 ‘미니 양조장’이라 부를 만하다. 재료와 물을 넣으면 자동으로 당화·발효가 진행되고, 내부 중력은 ‘달의 1/6’ 수준으로 유지된다. 지상에서는 약 2주 동안 발효의 모든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지켜본다. 말 그대로 우주에서 술이 익어가는 과정을 지구에서 중계로 바라보는 셈. 발효가 끝난 술덧 약 520g은 동결 상태로 지구로 귀환한다. 이후 해동, 여과 과정을 거쳐 절반은 연구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상품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닷사이는 이를 통해 생산될 100ml 사케 ‘닷사이 문(Moon)’을 1억 엔(약 9억 400만 원)에 예약 판매했으며, 수익금 전액을 우주 개발에 기부하기로 했다. 원래는 10월 21일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3 로켓 7호기로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로 연기됐다. 새로운 발사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실험은 단순히 우주 술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발효 원리를 활용하면 낫토·된장·김치 같은 발효식품의 우주 생산 가능성도 열린다. 나아가 식량, 의약품 제조 기술 개발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주에서 술을 빚으려는 닷사이의 도전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다. 인류는 지금, 우주에서 ‘취해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06

간송미술관장, 전시회 정산금 미지급 11일 경찰 조사

‘간송 전형필’ 선생의 장손인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이 사기 혐의로 피소돼 오는 11일 경찰조사를 받는다. 전 관장은 자신이 지난해 8월 주최한 전시회에 참여한 제작사 4곳으로부터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혐의로 지난 10월 고소당했다. 해당 전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디디피)에서 열린 ‘구름이 걷히니 달이 비치고, 바람 부니 별이 빛난다’ 전시회로, 간송미술관이나 간송재단이 아닌, 전 관장의 개인사업자 법인인 ‘KMM아트컨설팅’을 통해 진행됐다. 이 전시회는 신윤복의 미인도와 추사 김정희의 글씨, 훈민정음해례본 등 우리나라 고미술 작품들을 미디어아트트로 재탄생시킨 전시로, 제작업체들은 전시회에서 전시된 미디어아트 작품을 납품했다. 총 계약금액은 약 16억 5000만원인데, 이중 13억 5000만원이 미지급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은 전 관장이 정산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음에도 무리하게 전시를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전 관장을 상대로 2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으며 전 관장이 일가와 함께 소유하고 있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 가압류를 신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대구 간송미술관에 전시돼있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이 극대화한 보물(국보 68호)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해 전 관장은 5일 입장문을 통해 “전시는 오픈 당시 호평과 함께 큰 기대를 모았으나, 예상치못한 국내 정치상황(계엄사태)로 인해 내국인과 외국인 관람객이 급감해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큰 손실을 입은채 전시회가 종료됐다”며 “이에 따라 KMM 재정이 악화돼 지급이 지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체들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 가압류 신청을 한 것을 두고는 “충분한 자산에 대한 가압류 이후에도 굳이 문화유산보호법에 의해 보호되고 관리되는 지정문화재까지 채무변제 압박의 목적으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은 변제수단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신청한 가처분 이의신청 및 정지 신청이 법원에 의해 속히 받아들여져서 이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도와는 달리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을 소재로 한 미디어 전시회를 성공시키지 못하고, 민사소송으로 인해 관장의 직위를 가진 제가 간송미술관의 전통과 명예에 흠집을 내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해 오해가 해소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간송미술관은 전 관장의 조부인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설립한 국내 최초 사립 미술관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2-05

대구 서구새마을회, ‘생명나눔 사랑의 헌혈 운동’ 통해 지역사회에 온기 전해

대구와 경북 지역의 혈액 보유량이 적정 기준인 5일분을 밑돌아 비상이 걸린 가운데 헌혈 동참을 격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5일 오전 10시 대구 서구청 주차장. 이날 한파가 이어졌지만, 녹색 조끼를 입은 새마을 회원과 공무원, 주민 등이 혈액 수급 안정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참여를 넘어 ‘지역이 스스로 해결에 나섰다’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서구새마을회는 코로나19 이후 혈액 보유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혈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적극적인 헌혈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생명나눔 사랑의 헌혈 운동’ 매년 4차례 행사를 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윤 서구새마을회장은 “생명을 살리는 직접적이고 순수한 사랑의 실천하기 위해 헌혈캠페인을 지속해 이어 나가고 있다”면서 “최근 혈액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소식을 접하고 회원들을 비롯한 주민들에게 헌혈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구 새마을회는 헌혈을 비롯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혈액 보유량 5일 미만은 ‘관심’ 단계로 분류된다. 고령 인구 증가로 수혈 수요가 늘어나지만 젊은 층 헌혈 참여가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도 겹치면서 혈액 수급 상황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에 혈액 수급 안전을 위해 기업과 지자체, 사회단체 등이 단체 헌혈 참여 행사를 잇따라 열고 있다. 겨울철 안정적인 혈액 공급을 확보하고 지역사회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2-05

10년 만 강등에 뿔난 대구FC 팬 응원단 ‘근조화환 시위’

10년 만에 K리그2로 강등된 시민 프로축구단 대구FC의 응원단 ‘그라지예’가 대구시청 앞에 근조화환을 보내며 구단의 쇄신을 요구했다. 5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주차장에는 그라지예와 대구FC 팬들 등이 자발적으로 보낸 근조화환 200여 개가 설치됐다. 화환에는 ‘방황하는 대구FC’, ‘대구FC를 사유화하지 말라’, ‘구단을 망친 주범들’, ‘대구시도 공범이다’ 등의 항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앞서 그라지예는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구FC가 직면한 상황에 대해 최대한 많은 시민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근조화환 시위를 진행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날 그라지예 측은 시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FC 강등에 대한 책임과 이에 대한 대구시 및 구단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했다. 조성범 그라지예 소속 소모임 구름 회장은 “2011년과 2013년에 이어 2025년 다시 거리로 나오게 된 현실이 참담하다“며 “ 2024시즌 생존 이후 구단 쇄신을 기대했으나 돌아온 것은 처참한 경기력과 강등, 알맹이 없는 혁신안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팬들이 대구시가 ‘전면 쇄신’을 내걸고 발족한 혁신위를 믿고 응원 보이콧을 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책임 회피로 일관하며 팬들을 기만했다”면서 “구단 정상화를 위해 혁신위 활동 내역 및 회의록 전면 공개와 디렉터 및 부장급 인사의 책임 있는 행동 결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프로세스를 거쳐 축구단 운영 경험이 풍부한 전문성 있는 단장 조기 선임, 적법한 감사 외 독립된 구단 운영 보장 등 4가지 요구 사항이 이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구단 정상화와 쇄신이 이루어질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며 “대구시와 이사회, 프런트 등은 대구FC의 존재 가치를 잊지 말고 혁신적이고 합리적인 대답을 하루 빨리 내놓길 바란다”고 규탄했다. 현장을 찾은 윤권근 대구시의원은 “오는 10일 의회에서 대구시와 대구FC, 그라지예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갖고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라지예 측은 대구시와 구단 등이 이해할 만한 쇄신안을 내놓지 않을 시, 다음 주부터 트럭 시위와 시위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2-05

포항시, 도시관리계획 변경안 열람공고…주민 의견 수렴 절차 돌입

포항시가 도시관리계획(재정비) 결정 및 변경(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람공고를 실시했다. 이번 절차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포항시 도시계획조례 등에 근거한 정규 행정 절차로, 향후 포항시 전역의 용도지역 및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열람 기간은 공고일로부터 14일이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청 3층 민원실에서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남구청 민원실과 북구청 시민커뮤니티실에도 별도 열람공간이 마련돼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장소는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시는 안내했다. 열람 공고의 핵심은 도시관리계획(재정비) 결정 변경안이다. 시는 이번 재정비안을 통해 도시 전반의 토지 이용 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주거·상업·공업·녹지 지역의 용도 균형을 재검토했다. 제2종 및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일부 면적이 조정되었으며, 상업지역과 공업지역, 보전녹지구역 등 다수의 토지 이용 구역에서 증·감이 이뤄졌다. 특히 기성 시가지 내 주거 밀집 지역 일부가 조정되면서 향후 정비사업이나 개발사업 추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는 재정비 변경안이 ‘최종 결정된 내용이 아닌 잠정안’임을 강조하며,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계획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제출을 당부했다. 의견 제출은 열람 기간 내 서면으로 가능하며, 제출처는 포항시청 도시계획과 또는 남구 시청로에 위치한 포항시 남구청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도시관리계획 재정비는 향후 수년간 포항의 도시 구조와 개발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시민 한 분 한 분의 의견이 도시 계획에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폭넓은 의견 청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시는 이번 재정비안이 법적 절차에 따라 조정될 수 있으며, 향후 추가적인 보완이나 수정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열람 기간 동안 주민 의견이 어느 정도 접수되는지가 향후 계획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시민들의 생활 환경과 직결된 사항인 만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임창희 선임기자

2025-12-05

양재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장 연말 성금 1억 원 기탁

양재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장이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성금 1억 원을 5일 경북도청에 기탁했다. 이날 성금 전달식에는 이철우 지사, 양재곤 회장, 허재대 특임부회장, 전우헌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이 참석해 나눔의 뜻을 함께했다. 경북 의성 출신인 양 회장은 현재 다성건설(주) 대표로 있으며, 지난 2022년 12월부터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장을 맡아 대구·경북 지역 발전과 고향 사랑 실천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 초대형 산불 당시에는 피해 이재민 지원을 위해 시도민회 차원에서 성금을 모아 19억2601만 원을 경북도에 전달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 개인 명의로 1억 원을 기탁하는 등 꾸준한 나눔을 이어왔다. 양 회장은 “연말을 맞아 어려움을 겪는 고향 이웃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성금을 마련했다”며 “도내 취약계층과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철우 지사는 “늘 고향을 먼저 생각하시는 양재곤 회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기탁해 주신 성금은 도움이 절실한 도민들에게 소중히 쓰이도록 꼼꼼히 챙기겠다”며 “출향인의 나눔이 지역사회에 큰 위로와 희망이 되고 있으며, 도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민생 현장을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05

이강덕 포항시장 “시민 체감 가능한 변화 만들어야”

이강덕 포항시장은 5일 12월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육성을 통한 도시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마이스산업과의 ‘유럽·브라질 방문 성과 및 국제회의 발굴·유치 현황’과 관광산업과의 ‘포항-헝가리 글로벌 협력 강화’ 관련 국외 방문 결과 보고에 이어 포항의 미래 성장전략과 주요 시정 현안을 논의했다. 이 시장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와 유럽·브라질의 주요 국제기구 및 컨벤션 기관 방문을 계기로 산업도시 기반의 MICE 전략을 고도화해야 한다”며 “POEX 개관 시점에 맞춰 글로벌 컨벤션 도시 도약을 위해 국제기구 및 해외 컨벤션 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 배터리 산업 중심의 미래 신산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헝가리 데브레첸시와 체결한 교류의향서를 언급하며 실질적 협력사업을 발굴해 글로벌 배터리 선도도시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현재 건립을 추진 중인 시립박물관과 시립미술관 제2관이 포항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핵심 문화 인프라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포항만의 자연·역사·문화를 담아 시민들이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는 스마트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것을 지시했다. 이강덕 시장은 “포항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모든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현안 대응과 미래 준비에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2-05

경북 직업계고 학령인구 감소에도 경쟁률 상승

경북교육청이 2026학년도 직업계고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전체 평균 경쟁률이 1.20:1로 집계됐다. 5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2026학년도 경쟁률은 2025학년도 1.11:1 대비 상승한 수치로,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직업계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전체 지원자는 6144명으로 정원 5101명 보다 크게 높았으며, 이 중 타 시·도 출신 지원자가 1456명(28.5%)에 달해 전국 단위 유입이 확대됐다. 특히, 마이스터고의 경우 타 시·도 비율이 무려 44.7%를 기록해 지역 인구 감소에도 안정적인 신입생 확보 기반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도내 마이스터고 9교는 총 894명 정원에 1304명이 지원해 1.46: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첨단 산업 수요가 높은 분야의 학교에서 특히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특성화고 46교 역시 총정원 4207명에 지원자 4840명이 몰려 1.15: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03:1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경북교육청은 이번 경쟁률 상승을 △산업 변화에 맞춘 학과 개편 △신산업·지역 전략산업 중심 교육과정 혁신 △현장실습 및 취업 연계 프로그램 강화 △기업 참여 확대 등 직업계고 경쟁력 강화 정책의 결과로 분석했다. 임종식 교육감은 “이번 신입생 지원 결과는 경북 직업계고가 단순한 진학 선택지를 넘어 미래 산업을 이끌 전문 기술 인재의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앞으로도 반도체·이차전지·소프트웨어 등 신산업 분야 교육과정 혁신과 기업 협력 기반 현장 실무 중심 교육을 더욱 강화해 학생들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전국적 난제 속에서도 직업계고가 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눈 사례로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소프트웨어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경북 직업계고 출신 인재들이 활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2-05

포항 글로벌 혁신파크 환경평가 공청회 개최···주민들 ‘우려와 기대’ 교차

5800여세대가 들어서는 포항 글로벌 기업혁신파크 개발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청회가 4일 북구 흥해읍복지회관에서 개최됐다. 공청회에는 주민과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해 사업 내용과 환경 영향 전반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사업 개요와 추진 경과, 초안 주요 내용이 설명된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고 현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이 사업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11-1번지 일원 72만여㎡ 규모로 추진되며, 시행자는 포항 글로벌 기업혁신파크 특수목적법인이다. 2023년 선도사업 공모 신청 이후 환경영향평가 준비서 제출, 협의회 구성 및 심의, 주민 의견 공개 과정 등을 거쳐 올해 11~12월 공청회 단계에 이르렀다. 이날 주민과 환경단체 의견은 엇갈렸다. 박규현 흥해읍 남송2리 이장은 해당 부지는 4대째 이어져 온 한동대 전 포도밭이라며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환경운동연합 한대정 집행위원장은 사업이 사실상 ‘5800여 세대 아파트 분양’ 목적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동대 안경모 교수는 개발 예정지가 원래 한동대와 백여 명의 개인 소유였고 국토부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업임을 강조하며 지역 발전 차원의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 지목이 과수원이었지만 배수가 되지 않는 지질 탓에 폐기됐던 역사, 천마지의 산성 수질과 알루미늄 이온 문제 등도 상존했었다며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는 1998년 대홍수 이후 생태계가 상당히 복원됐다고 평가하고, 다만 사업이 생태환경을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일대 개발이 아파트 이익이 아니라 포항 발전이 목적”이라고 역설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천마지 수질과 지질 문제, 내륙 습지 보전 필요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 주민은 “공사 과정에서 이암석이 산성 배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천마곡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사업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승규 수성엔지니어링 이사는 “사후 관리 계획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또다른 주민은 철새 이동 경로 상에 30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의 영향과, 인근 영일만 산업단지의 발암물질 우려가 있는 지역에 아파트를 짓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백 이사는 철새 이동 경로는 차후 검토해 제출하고 발암물질 관련 내용은 본안에서 다루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다른 요구도 쏟아냈다. 양봉업자 이태영씨는 사업 일정 사전 안내를 요구했고, 또 다른 한 주민은 인근 초고압 송전선로에 대한 안전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사업 시행회사측 관계자는 “양봉은 추후 이주 보상 절차에서 다루겠으며 초고압 송전은 환경법상 이격거리 등을 고려해 제외됐지만 참고하겠다”고 했다. 환경단체는 상설 협의체 구성 등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이날 공청회는 예상과 달리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지만 5800세대 아파트 건립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포항은 전국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으로, 반 토막 난 곳도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주부들이 많이 참여하는 각종 블로그 등에서 ‘이것이 타당한가’하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주부들은 사이버 상에서 논쟁만 벌이고 있을 뿐 이날 공청회장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글·사진/임창희 선임기자

2025-12-04

‘제자와 부적절’ 며느리에⋯시아버지 류중일 야구 감독 직접 국민청원

류중일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 살배기 손자를 동반해 고등학생 제자와 부적절한 만남을 한 전 며느리를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류 전 감독은 4일 국회전자청원 게시판에 ‘가족이 겪은 억울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제출했다. 그는 “저는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여교사 사건’의 제보자”라며 “한 명의 부모로서 이번 일을 겪으며 사법기관과 교육행정의 대응에 깊은 실망을 느꼈다”고 밝혔다. 청원에서 “해당 여교사가 당시 고3 학생과 학기 중 장기간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고, 그 과정에서 제 손자가 여러 차례 호텔 등에 동행한 사실이 확인돼 가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에 남아 있던 물증과 여러 정황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구청은 이를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학교 역시 ‘책임이 없다’며 관여를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또 “교사가 재직 중 학생을 성적 대상화하고, 어린아이를 부적절한 현장에 노출한 점, 학교의 관리 책임 등은 명확히 규명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류 전 감독은 “(전) 며느리는 현재 교사 복직까지 준비하고 있으며 교육청도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학생과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아동복지법 개선과 수사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 며느리이자 전직 교사 A씨(34)는 재직 중이던 학교의 고3 학생인 B군과 2023년 8월부터 작년 1월까지 6개월 간 서울·경기·인천 일대 호텔에 머물며 성적 행위를 한 혐의로 전 남편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한 살 아들을 데려간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전 남편 측은 A씨와 B군이 호텔 로비와 식당에서 포옹·입맞춤을 하는 CCTV 영상, 호텔 예약 기록, 코스튬 구매 내역, 사설 업체 DNA 감정 결과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14일 “2023년 9월 B군이 만 18세가 되기 이전에 성적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A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아동학대 혐의 역시 같은 이유로 불기소됐다. 전 남편 측은 이에 불복해 지난 3일 검찰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2-04

연일 무료급식소의 겨울준비, 김장봉사로 따뜻함을 담다

지난 11월 29일, 연일무료급식소 마당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중앙라이온스 후원으로 김장용 절임배추 500kg과 양념이 준비되고, 김장을 도우기 위해 중앙·재아 라이온스클럽, 한봉우리 봉사단, 방송대 학생회 등 다양한 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하나같이 밝은 표정으로 즐거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분주히 오간다. 이날 담근 김장김치는 무료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의 한 해 식탁을 책임진다.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된 무료급식소. 17년째다. 운영자 김희철 씨는 경상북도에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을 하고 포항시로부터 최소한의 행정지원을 받고 있다. 무료급식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등이지만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하는 어르신이라면 누구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따뜻한 점심을 먹을 수 있다. 봉사자들은 매일 장을 보고 직접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든다. 그날 만든 음식은 반드시 그날 소진을 원칙으로 한다. 하루 80~100인분을 준비하는 식재료비 일부는 보조금으로 충당이 되지만 직원인건비, 월세, 관리비 등의 운영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부족분은 운영자의 사비로 채워진다. 무료급식소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힘은 자원봉사자와 지역주민들의 참여 그리고 작은 정성이 담긴 CMS 후원 덕분이다. 무료급식 대상이 아닌 어르신들의 요청으로 급식소 안에 작은 모금함도 놓여졌다. 마음의 불편함을 덜고자 넣는 백 원, 천 원은 그들의 또 다른 자존감이다.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이 냉장고에 묵혀 둔 반찬으로 스스로 챙겨야 하는 식사와는 비교가 안 된다. 하루 한 끼라도 든든히 드시게 하는 즐거움에 17년을 쏟았다. 가족들도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 했지만 남편과 아버지로서 가정에 충실하며 성실히 살아가는 모습에 지금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가장 힘들었던 코로나 시기, 봉사자의 발길도 후원금도 끊겼다. 외출이 제한되면서 대체식(푸르미)으로 연명했지만 팬데믹이 길어지며 그마저도 한계가 왔다. 그 와중에 집세와 관리비는 꾸준히 빠져 나가 사실상 운영이 멈출 위기에 선다. 팬데믹 상황이 끝나고도 봉사자와 후원금이 쉽게 회복되지 않았던 당시는 정말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을 수없이 반복했다. 봉사는 왜 할까? 자신들의 소중한 시간과 노동 그리고 비용까지 들이면서 굳이 봉사를 하겠다는 그들에게 물어본다. 그냥 기분이 좋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하고 싶다, 마음이 즐거우면 어떤 노동도 힘들지 않다 라며 흔흔히 말한다. 김희철 씨는 “봉사도 중독입니다”라며 웃는다. ‘중독’이라는 말에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김장을 마치고 누군가 가져 온 과메기를 펼친다. 꿀맛이다.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함께 일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성취의 맛이다. 공자는 말했다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난초가 있는 방에 앉아 있는 것처럼 향기롭다”고. 이들의 온기와 웃음으로 채워진 연일 무료급식소에 김치 냄새 어디가고 난초향이 가득하다. 누군가에겐 대수롭지 않은 한 끼가 누군가에게는 내일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고 또 누군가에겐 삶의 이유가 된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데워준 그 온기는 봉사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식지 않는 한 계속 지속될 것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5-12-04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통합돌봄 예산 관련 입장문 발표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3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중 통합돌봄 예산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2026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국회가 통합돌봄 관련 예산을 정부안 대비 일부 증액한 것에 대해선 환영한다”면서도 “현장의 실제 소요예산 대비 증액예산으로는 사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최소 요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국회는 정부안 777억 원에서 137억 원을 증액해 914억 원의 통합돌봄 예산을 확정했으나 기초지방정부의 실질적 실행력을 담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안에는 통합돌봄 전담 인력 2400명의 6개월 인건비 한시 지원이 포함돼 있으나, 이는 실제 업무 수준을 고려할 때 매우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했다. 협의회는 원활한 사업추진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인건비 지원 대상을 48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건의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했다. 지역별 서비스 개발·확충을 위한 사업비 역시 최소 수준에 머물러 다양한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에 제약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협의회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26년 3월 본격 시행 시 지자체가 통합돌봄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성공적인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 추경 편성을 통한 추가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조재구 협의회 대표회장(대구남구청장)은 “내년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어서 중앙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2-04

사랑의 빛으로 빛나기를 기원하며

이번 주말에 딸이 결혼을 한다. 어느새 이만큼 자랐는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엄마 생각이 난다. 스물넷 철모르는 딸이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혼자 그렇게 펑펑 우셨다던 엄마. 그때 엄마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딸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엄마일 것이니 결혼이라는 쉽지 않은 길로 들어갈 걸 생각하니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갈까 혼자 노심초사 하셨으리라. 이제 내가 엄마가 되어 그 길을 걸어가는 딸을 위해 가만히 기도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그리는 시를 읽는다. “어둠 속의 별 하나, // 어머니의 눈빛이다 // 별도 천천히 돌아가던 시절 / 멍석에 누워있으면 은하수 무량하고 매캐한 모깃불에 / 저만치 반딧불이 날아다녔지요 / 엄마 / 별을 갖고 싶어요 / 엄마 / 별을 먹고 싶어요 / 엄마 / 별과 놀고 싶어요 // 어머니는 / 풀벌레 울음 섞인 목소리로 / 나중에 나중에···. // 오늘 밤에는 별 대신 그리움 하나 / 나의 가슴을 채우고 있다” - 채만희 시 ’별‘ 어머니는 영원한 우리의 고향이다. 어머니를 통해 세상으로 건너왔으니 당연한 일이리라. 나를 여기 데려다준 어머니는 먼저 돌아가서 밤하늘의 별빛이 되어 나를 바라보신다. 어머니의 다정한 눈빛이 하늘에 가득하다. 별을 쳐다보며 아련한 시절로 되돌아간다. 기억 속에 새겨져 있는 밤하늘에는 은하수가 무량하고 푸르게 반딧불이가 날고 있다. 그 어린 날의 꿈은 하늘만큼이나 넓었다. 그때는 어머니도 우주만큼 커 보이던 시절. 저 무한한 별을 다 갖고 싶다고 마구 떼를 쓰는 아이. 별을 먹고 싶고 별이 되고 싶던 아이. 어느 어머니가 아이에게 별을 따 주고 싶지 않을 것인가. 반짝이는 것들은 죄다 아이에게 안겨주고 싶었으나 어머니는 그러지 못했다. 나중에 나중에를 되뇌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애절한 안타까움이 묻어있다. 별이 되고 싶다던 아이를 위해 울먹이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이제 삶의 새로운 출발점에 선 아이에게 엄마로서 어떤 길잡이가 되어야 할까.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아끼라는 말만이 떠오른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신뢰와 존중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 믿는다. 엄마의 마음을 닮은 축시를 써서 간절한 마음을 담아본다. 햇살처럼 아름다운 신부가 될 아이에게 엄마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축원이 앞길을 밝혀주길 바라본다. “사랑하는 딸아, 네가 품은 꿈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길 바라며, 엄마는 네 곁에서 늘 지켜볼게. 결혼이란 두 사람이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주는 일이라더라. 때로는 햇살처럼 따뜻하게, 때로는 폭풍 속에서도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기를. 네 웃음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우던 어린 시절처럼, 앞으로도 행복이 너를 떠나지 않길 기도해. 엄마의 눈빛이 닿는 모든 곳에 네가 있음을 잊지 말고, 두려울 땐 하늘을 보렴. 거기엔 네가 태어났던 그날처럼 환한 별이 빛나고 있을 테니까.” /엄다경 시민기자

2025-12-04

“당사자 존중이 재판 신뢰의 시작”… 대구변호사회, 2025 법관평가 결과 공개

대구지방변호사회가 한 해 동안 지역 법관들의 재판 태도와 사건 처리 역량을 평가한 ‘2025년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현장에서 매일 법관을 마주하는 변호사들이 직접 작성한 평가라는 점에서, 지역 사법 신뢰의 온도를 가늠하는 참고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평가에서는 7명이 ‘우수법관’으로 선정됐고, 6명은 ‘개선요망 법관’으로 분류됐다. 4일 대구변호사회에 따르면, 올해 법관평가는 지난달 28일까지 총 1170매가 접수됐다. 평가 대상은 대구고등법원 관내 법관 중 평가표가 8매 이상 제출된 경우에 한해 성적이 산정됐다. 특정 법관의 기존 선정 이력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평가표의 점수와 서술식 기재만으로 판단했다는 게 변호사회 설명이다. 이번 평가에서 우수법관에는 대구지법 유성현·오덕식·안경록 부장판사, 박경모·전명환 판사, 김천지원 방진형 부장판사, 서부지원 우영식 판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사건 쟁점 파악 능력 △조정·변론 과정의 공정성 △소송 당사자·대리인에 대한 존중 △나홀로 소송인에 대한 친절 안내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가표에는 “소액사건도 대충 넘기지 않고 끝까지 듣는다”, “예단 없는 심리”, “부적절한 표현을 바로잡고 사과하는 겸손한 태도”,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피고인 방어권 보장을 위해 필요 증거를 적극 채택했다” 등 긍정적 후기가 다수 담겼다. 일부 판사는 타 지역 변호사회에서도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바 있어, 공정한 평가의 신뢰성을 높였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반면, 개선요망 법관 6명에 대해서는 명단을 법원에만 비공개 전달했다. 변호사회는 “개선요망은 법관의 기본 자질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평가 시점에서의 재판 진행 태도에 대한 피드백”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적된 사례는 △무례하거나 고압적인 언행 △과도한 조정 압박 △부당한 소송 지휘 △예단성 질문 △증거신청 회피 △절차 지연 △소송관계인 면박 등으로 다양했다. 일부 사건에서는 재판 지연으로 피해 회복이 늦어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개선요망 법관 중 일부는 과거 우수법관으로도 선정된 경험이 있어, 평가가 ‘단선적 낙인’이 아니라 시기별 태도 점검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구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법관평가는 법원과 변호사회가 함께 사법 신뢰를 높이기 위한 상호 점검 과정”이라며 “우수법관의 긍정 사례는 확산하고, 개선 의견은 법원이 참고해 더 나은 재판환경을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04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4000호 넘어서⋯대구·경북 피해자 구제 속도도 빨라져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정책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면서, 전국 피해주택 매입 실적이 4000호를 넘어섰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도 다수의 피해자들이 제도 혜택을 받기 시작하며 주거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1월 한 달간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전체회의를 세 차례 개최해 총 1624건을 심의하고, 이 가운데 765건을 전세사기피해자 또는 피해자 등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전세사기피해자법’ 시행 이후 누적 피해자 결정은 3만 5246건에 달했다. 피해자에게 제공된 주거·금융·법률 지원도 누적 5만 1534건을 기록했다. 현재 대구는 807건, 경북은 660건의 전세사기피해자 신청이 가결된 상황이다. LH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매입한 피해주택은 4042호(11월 25일 기준)로, 올해 하반기 들어 월평균 595호를 매입하며 상반기(월평균 162호) 대비 매입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지역별로는 대구 318호, 경북 196호가 포함돼 영남권 피해자들의 실제 구제 사례도 늘고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40대 A씨 역시 이 제도 덕분에 보금자리를 지켰다. A씨는 임대인의 채무 불이행으로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잃을 뻔했지만, 피해자로 인정받고 LH가 해당 주택을 매입하면서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할 수 있게 됐다. 경북의 B씨 부부도 집주인 변경과 보증금 반환 지연으로 생활이 흔들렸으나, 피해자 결정 후 LH 매입 지원을 통해 피해 회복 절차를 밟고 있다. 국토부는 신속한 매입을 위해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고 법원과 협력해 경매 절차 지연을 최소화하는 등 제도 보완을 강화하고 있다.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경우에도 이의신청이 가능하며, 사정 변경 시 재신청도 허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이 본격화되면서 피해자들의 주거 안정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며 “지역별 피해 사례를 면밀히 살펴 제도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은 거주지 관할 시·도 위원회에 신청하면 되며, 결정 이후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구체적인 지원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04

지하철 속 숨겨진 이야기, ‘2호선 세입자’를 보고 나서

포근했던 지난 주말, 남자친구와 함께 연극 ‘2호선 세입자’를 보기 위해 대구 송죽씨어터로 향했다. 표를 확인하고 어둠 속 객석에 자리를 잡고 앉자, 눈앞에 펼쳐진 무대는 이미 조용한 지하철 플랫폼으로 꾸며져 있었다. 회색빛 금속 기둥, 낡은 좌석, 형광등 조명 아래 놓인 소품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지하철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이곳에서 관객은 마치 ‘2호선’의 한 칸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2호선 세입자’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연극으로, 특이한 점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2호선의 역 이름을 따서 서로를 부른다는 것이다. 시청, 성내, 구의, 방배, 역삼-이 다섯 명의 인물들은 자신이 탔던 역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살아간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그들의 각기 다른 과거와 트라우마가 드러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과거를 묻지 않으면서도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품어주며 서로에게 물들어간다. 이 연극의 진면목은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가는 섬세한 무대 연출에 있다. 조명과 소리가 과하지 않게 절제되어, 관객을 ‘지하철 안’으로 완전히 끌어들인다. 특히 조명은 마치 실제 지하철의 차창 밖 풍경처럼 움직이며, 연극에서 느낄 수 없는 장소가 이동되는 느낌을 주었다. 이는 관객에게도 ‘2호선’의 객실에 앉아 이동하는 느낌이 들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승객이 된 듯해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의상과 소품도 과하게 꾸미지 않고 일상적인 느낌을 그대로 살려냈다. 작은 몸짓 하나, 옷깃을 여미는 손동작 하나가 캐릭터들의 깊은 내면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그 안에서 삶의 굴곡을 엿볼 수 있다. 이런 현실적인 느낌의 요소들은 ‘정말 지하철에 누군가 살 수 있을까?’하는 어린시절 할 법한 귀여운 생각에 잠기게 했다. 특히, 열차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는 공간 전환을 상징하는 동시에, 인물들이 다시 또 하루를 떠밀려 살아가야 하는 반복의 시간을 나타내는 듯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반복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각자의 아픔과 치유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전달하는 소리가 더욱 효과적으로 다가왔다. 배우들의 연기는 ‘2호선 세입자’의 감동적인 요소를 한층 강화했다. 과장되지 않은 담담한 톤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들의 연기는 오히려 현실적이고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무대에서의 작은 떨림이나 숨 고르기까지도 그들의 연기를 더욱 사실감 있게 만들어, 관객들은 그들의 삶을 마치 자기 자신의 일처럼 느끼게 되었다. 배우들이 서로에게 기대고, 밀어내고, 다시 다가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면서, 그들이 만들어가는 관계의 변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들은 각자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두었던 외로움이나 불안을 어느 인물에게서든 투영하며, 그들과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후반부에서는 정들었던 2호선에서의 생활을 떠나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각자가 짊어진 짐을 여전히 내려놓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기쁘면서도 마음 아픈 장면으로 남았다. 완전한 해결이나 해답을 찾는 길은 아니지만, 어려운 세상 속에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몸을 던지는 모습에 위로를 얻게 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연극 관람이 아니라,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과 감정을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대의 정교한 구성과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에너지는 관객을 ‘2호선’의 객실 안으로 깊숙이 끌어들였고, 무엇이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지 명확하게 증명해 보였다. 일상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지나,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찾아가는 여정은 현실 그 자체였고, 그 과정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되었다. /김소라 시민기자

202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