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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속보] 산불 진화율 82%까지 크게 올랐다

경북  5개지역 산불 진화율이 82%까지 올랐다.  경북 의성에서 발화돼 인근 시군으로 확산되고 있던 산불진화율이 크게 올랐다.  밤 사이 내린 비도 확산세를 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5시기준 경북 5개지역 산불진화율을 평균 82%까지 상승했다.  의성 95%,  청송 89%, , 안동 85%, 영양 76%, 영덕 65% 등이다. 특히  안동지역 산불 기세가 꺾여 28일 오전 5시기준 진화율이 95%까지  상승했다. 28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그동안 계속 확산하던 남후면 고하리·고상리, 풍천면 어담리, 길안면 송사리의 화선이 거의 제압됐다. 산림 당국은 전체 화선 277㎞ 가운데 263㎞ 화선을 잡았고 나머지 화선은 헬기 13대와 진화차,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진화하고 있다. 산불영향 구역은 9천896㏊다. 안동지역에는 밤사이 1㎜ 이하의 비가 내렸으나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이 됐다. 안동시 관계자는 "현재 지역별로 시야도 확보돼 헬기를 집중적으로 투입돼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동안 불길이 셌던 지역에도 불길이 안 보이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불이 안동·청송·영양·영덕 등 5개 지역으로 확산한 지 7일째인 28일 날이 밝으며 주간 진화작업도 재개됐다. 산림 당국은 이날 6시 30분을 전후해 진화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진화작업은 산불영향 구역이 넓은 영덕과 산불 확산 위험이 있는 청송·영양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전날 오후 11시까지만 해도 시내 쪽으로 확산이 우려됐던 안동과 발화지인 의성은 밤사이 산불의 기세가 잦아들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습도가 높고 밤사이 불이 난 지역에 비가 조금이나마 내리면서 의성과 안동은 큰 불길이 잡혔다”면서도 “주불이 진화됐다고 볼 수는 없고, 오늘 오후 바람이 분다면 (의성과 안동에서도) 다시 불길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진화 작업 중인 5개 시군에는 1.5㎜가량의 비가 내렸다. 영덕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에는 이날 오전 5㎜ 미만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며칠간 잦아들었던 바람은 이날 오후부터 초속 15m 미터 내외로 다시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산불로 인한 경북지역 사망자는 24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덕에서 가장 많은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영양 6명, 청송·안동 각 4명, 의성 1명 등 총 24명이 숨졌다. /이창훈 기자

2025-03-28

안동·청송·영양·영덕 특별재난지역에 추가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6일째 이어진 27일 정부가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 등 4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의 재난이 발생했을 때 빠르고 효과적으로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선포된다. 중앙안전관리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선포·공고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재난 구호와 복구 등에 필요한 행정·금융·의료 등의 지원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다.  사유시설과 공공시설에 대한 복구비 일부를 국비로 지원하고 피해 주민은 생계 구호를 위한 생활안정지원금 외에 지방세 등 납부 유예, 공공요금 감면 등을 지원받는다. 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36조에 따라, 재난사태 선포 지역에는 재난경보 발령, 인력·장비·물자 동원, 위험구역 설정, 대피명령, 응급지원 등 조처와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가능해진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위험지역에 대한 출입 제한과 통제도 강화된다. 정부는 향후 합동 피해 조사를 통해 복구계획을 수립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지원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4일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하동, 울산 울주 등 4개 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특별교부세 26억 원을 지원한데 이어 이날 특별교부세 55억 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7

5개 시·군 휩쓸며 동해안까지 위협… 산불 피해 ‘역대 최악’

경북 북동부 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이 발생 6일 만에 역대 최악의 피해 규모를 기록하며 동쪽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2·3·4·5·7면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된 불길은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으로 번지며 피해 면적을 넓혔다. 당초 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강수량은 27일 대부분 지역에서 미미한 수준에 그쳤으며, 진화율 마저 급격히 하락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림청은 27일 헬기 79대와 인력 4635명, 장비 693대를 산불 현장에 투입해 동시다발적 진화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초속 15m에 달하는 강풍과 섭씨 21~22도의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진화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 북동부에 예보된 비의 양은 5mm 미만으로 극히 제한적이다. 강수량이 매우 적어 건조한 대기를 적시면서 습도를 높이는 역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강수 이후 다음 비 소식이 4월 초에나 예보돼 있고, 강풍과 건조한 기상 조건이 지속되면 산불이 계속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진화 현장에 투입된 인력의 피로가 누적되는 가운데 산불 진화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정오 기준 71%까지 상승했던 의성·안동 산불 진화율은 사흘 만에 50% 초반으로 떨어졌다. 특히 인명 피해가 집중된 영덕과 영양의 진화율도 10~20% 수준이다. 이번 산불의 확산 속도는 시간당 8.2km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오전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3만 320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강원도 동해안 산불 당시 피해 면적인 2만 3794㏊를 이미 초과한 수치다. 인명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9명 등 총 22명의 주민이 사망했으며, 의성에서는 진화 헬기 추락 사고로 70대 조종사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재산 피해 역시 급증해 주택과 공장 등 2572건의 건축물이 피해를 입었다. 해안가에 위치한 영덕에서는 어선과 양식장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일시적으로 전지역 통신이 두절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 양방향 건물도 화재로 소실됐다. 안동에서는 27일 오전 산불이 남후면 무릉리에서 시내 지역으로 향하면서 재난 문자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내 천년고찰 대전사 등 문화재 보호를 위한 노력도 분주히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안동, 의성, 청송, 영양, 영덕 등에서 3만 3000여명의 주민이 실내체육관 등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한 상태다. 산불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합동분향소도 속속 설치됐다. 청송군은 27일 청송군보건의료원에서 분향소 운영을 시작했으며, 의성군은 헬기 추락 사고로 희생된 고 박현우 기장 분향소를 차렸다. 안동시와 영양군·영덕군도 설치 논의를 마치고 곧 마련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경북·경남·울산 등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수습과 피해자 지원, 이재민의 일상 복귀를 위해 27일부터 ‘중앙합동지원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권역별로 모두 2곳이 설치되며 경북 안동시 안동체육관에는 경북합동지원센터가, 경남 산청군 덕산체육공원 시천게이트볼장에 경남합동지원센터가 각각 마련돼 본격적인 지원활동에 들어갔다. 경북지원센터는 안동시·의성군·청송군·영양군·영덕군을 관할한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27

‘무더기 제적’ 현실화… 의대생 복귀 목소리 커진다

휴학 중인 의과대학생들의 ‘무더기 제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의대생의 복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북대는 지난 21일까지 복학원을 제출하지 않은 의대생들에게 최근 제적 예정 통보를 하면서, “오는 4월 8일까지 등록을 하지 않거나, 수업일수 4분의 3선(5월 26일)까지 질병·육아·군휴학을 신청하지 않으면 제적에 관한 행정 절차가 진행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경북대 의대생들은 절반 정도 복학원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학교 측은 정확한 숫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 의과대학 중 영남대는 27일까지, 계명대·대구가톨릭대·동국대 와이즈캠퍼스는 이달말까지가 복학신청 마감 시한이다. 현재까진 모두 학생복귀가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와 같이 지난 21일을 복학원 제출 데드라인으로 정한 연세대는 전체 의대생(881명) 중 398명에게 제적 예정 통보서를 보냈다. 고려대는 오늘(28일) 제적처리를 할 방침이지만, 학부모들의 복귀문의가 쏟아져 복학신청을 한시적으로 받아줄지를 검토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들은 지난 26일 서울대 의대(의정갈등 대응 TF)가 소속학생 645명 중 군휴학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못한 학생을 제외한 607명을 대상으로 등록·미등록 수요 조사를 한 결과 65.7%인 399명이 ‘등록찬성’ 견해를 밝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대 의대 의정갈등 대응 TF는 학생들에게 “27일 오후 2시까지 복학원 제출 및 수강신청을 통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해달라”며 “등록 후 투쟁 방향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빠른 시일 내에 안내하겠다”고 통보했다. 서울대 의대생들의 강의실 복귀 여부는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복귀 의대생 상당수는 복귀의사가 있지만 다른 학생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등록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실로 돌아가고 싶지만 배신자로 낙인 찍히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이와 관련 고려대 의대 전 학생대표 5명이 지난 25일 “수업 거부로 인한 책임은 오롯이 개인 몫이지만 리스트 작성과 공유, 무분별한 마녀사냥 등이 이어지면서 온전한 자유의지로 복귀 선택을 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본인의 결정을 주저함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문을 내 주목받았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3-27

마을주민 6명 참변… “목숨은 건졌지만 살아도 산 게 아니야”

“하늘이 도와 목숨은 건졌지만, 살아도 산 게 아닙니다” 2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에서 만난 한 80대 주민은 이같이 말하며 울먹였다.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은 25일 저녁 영덕을 집어삼켰다. 현재까지 영덕에서는 9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매정리는 이번 산불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마을로, 모두 6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대다수의 주민이 70대 이상으로,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노인들이 많았다. 이날 찾아간 매정1리는 마을 곳곳이 불에 타 폐허로 변했다. 집 내부에는 불에 탄 가재도구들이 널려 있었고, 외부에 건물을 지탱하는 금속 구조물은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었다. 붕괴된 건물의 잔해 사이에서는 짙은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올랐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표정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 불에 탄 집을 정리하던 80대 마을 주민은 “살아남은 사람들도 몸만 집에서 겨우 빠져 나왔다”면서 “돌아갈 집도 없는데, 앞으로 살아갈 길이 정말 막막하다”며 울었다. 마을 유일의 교회도 붉은색 외벽만 남긴채 새까맣게 불에 탔다. 승용차와 자전거는 앙상한 골조만 남아있었다. 하늘에서는 검은 재가 눈 처럼 내렸다. 매정2리의 상황도 심각하긴 마찬가지였다. 이 마을의 집 90% 이상이 불에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집을 잃은 마을사람들이 실내 정자에 모여 있는데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밤만 되면 오들오들 떨고 있다”면서 “전화선도 불에 타버려 통신이 두절되면서 타지에서 걱정하고 있을 자식들에게 전화 한통도 못해줬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매정리 일대는 이때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통신망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도로 곳곳에는 통신망 연결 공사가 한창이었다. 매정리 요양원에서 대피하던 중 차량 폭발로 3명이 숨진 현장에는 차가 모두 치워져 있었다. 건물 외벽에는 차 형태만 남고 그을려 있어 사고 당시 불길이 어느 정도거셌는지 짐작케 했다. /박윤식·이시라기자

2025-03-27

서한, 대구도시철도 4호선 1공구 공사 수주

대구도시철도 4호선 1공구 건설사업권을 (주)서한이 낙찰받았다.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는 지난 25일 턴키(설계·시공 일괄 진행) 방식의 대구도시철도 4호선 1공구 사업자 선정 평가(설계심의)에서 (주)서한을 최종 사업권자로 선정했다. 이날 총점 기준 서한 컨소시엄은 88.68점을 받았고, 그 뒤를 이어 HS화성 컨소시엄은 87.88점, 진흥기업 컨소시엄은 84.08점을 획득했다. 차등 적용 후에는 각각 88.68점, 81.68점, 74.68점을 기록했다. 건설·엔지니어링 업계에 따르면, 심사위원 14명 가운데 6명이 서한 컨소시엄 설계안에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또 HS화성 컨소시엄 설계안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위원은 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 컨소시엄과 HS화성 컨소시엄은 교통 분야에서 박빙을 이룬 것으로 분석됐다. (주)서한은 이번 사업을 위해 HL디앤아이한라·경상종합건설·동서개발 등과 손을 맞잡았다. 설계는 대한콘설턴트가 담당한다. 대구도시철도 4호선은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동대구역과 엑스코역 등을 거쳐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역까지 총 길이 12.5㎞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12개의 정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약 6000억원 규모다. (주)서한이 공사할 대구도시철도 4호선 1공구는 수성구 범어동에서 동구 신암동까지 3.34㎞ 구간에 4개 정거장이 들어선다. 총 사업비는 1400억원으로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김재욱기자

2025-03-27

창문 뚫고 코 찌르는 탄내산불 연기, 주민 건강 위협

안동 시내에서 무용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윤예원(26) 씨는 27일 “처음 불이 난 25일 밤 연기를 피해 창문을 모두 잠그고 집안에만 머물러 있었는데 다음날부터 매캐한 연기가 집안까지 스며들었다”며 “코를 찌르는 탄내를 계속 맡아 속이 따갑고 어지럼증이 심해져 지인의 본가로 거처를 옮겼다”고 말했다. 윤 씨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피해예방 행동 지침을 전달받을 창구가 없다”며 “개별적으로 실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인들 사이에 나누는 정보에만 의지하고 있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5개 시군에 걸친 대형 산불이 장기화하면서 산림·주택·농작물 피해와 함께 짙은 연기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산불 연기에는 초미세먼지, 일산화탄소, 벤젠 등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관지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들에게 매우 위험하다. 산불연기는 또 혈압상승과 심장 리듬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어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는 물론 고령자와 임산부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기침, 호흡곤란, 목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눈 따가움, 알레르기성 비염, 피부 가려움 등의 증상도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 24일 의성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소방대원 A씨가 연기로 인한 어지러움증을 호소했다. A씨는 당시 구토 증세도 보였다. 산불연기를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된 주민들도 하나 같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의성 주민 임순연(여·74·의성읍)씨는 “산불이 난 이후 계속해서 목이 따갑고 숨쉬기가 답답하다. 가만히 있다가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며 “산불이 빨리 꺼져야 연기도 사라질 텐데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까지 겹치면서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김상학(52·안평면) 씨는 “하루종일 산불 연기가 자욱한 상태에서 생활하다 보니 목과 눈이 따가운 일이 흔하다”며 “큰 호홉 대신 작게 숨을 쉬는 버릇까지 생겼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산불 연기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창문을 꼭 닫아 연기의 실내 유입을 차단하고, 외출시 KF94 이상의 마스크를 곡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연기로 인한 기관지 건조를 막기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실내 습도 유지도 중요하다”면서 “만약 기침이 심해지거나 숨 쉬기 불편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7

대구경북 지역 행사·축제, 줄줄이 취소·연기

경북을 삼킨 ‘괴물 산불’의 여파로 대구·경북 지역의 행사와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봉화군은 27일 예정된 지역 축제 3개를 연기 및 취소한다고 밝혔다. 취소된 행사는 29일 봉성면 동양리에서 예정됐던 ‘산수유 신춘 시 낭송회’와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물야면 오전리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5년 벚꽃엔딩축제’다. 벚꽃엔딩축제와 연계해 4월 12일 진행 예정이던 ‘외씨버선길 함께 걷기’ 행사도 잠정 연기했다. 김천시도 오는 29일부터 열릴 예정인 연화지 벚꽃 페스타와 벚꽃길 걷기,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농촌 협약식 등 각종 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하기로 했다. 앞서 안동시도 오는 31일부터 4월 13일까지 예정된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행사’와 4월 2일부터 진행될 ‘안동벚꽃축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영덕군과 예천군은 지난 26일 개최하려던 ‘제67회 예천군민아카데미’와 영덕 황금은어 방류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포항시 역시 27일 진행하려던 ‘농촌협약 공모 선정 협약식’을 잠정 연기했다. 대구지역의 봄 축제들도 대부분 취소되거나 축소될 모양새다. 달성군은 28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달창지길 벚꽃축제’와 ‘옥포 벚꽃 축제’를 취소했다. 다만 지역민들 중심으로 준비해 온 행사인 점을 고려해 벚꽃을 보러 방문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교통 안내와 먹거리 장터 운영은 유지한다. 남구청은 29일부터 4월 6일까지 예정된 ‘앞산 블라썸 위크’축제를 무기한 연기했고, 서구청은 와룡산 ‘와봄축제’행사 취소를 검토 중이다. 행사를 취소한 지자체들은 “산불 진화와 희생자애도가 우선이라는 원칙에서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하게 됐다”면서 “안정된 여건 속에서 더욱 알차고 의미 있는 행사로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도 축제 취소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승현(37·대구 수성구)씨는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가 너무 크다보니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 “축제는 매년 돌아오지만, 사람의 생명은 돌아올 수 없으니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2025-03-27

삶의 터전 잃은 이재민들 힘겨운 대피생활 “막막하네”

의성에서 난 산불이 엿새째 경북 북동부지역으로 확산하며 주민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27일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은 집과 생활 터전을 잃은 채 며칠째 불편한 대피소 생활을 이어갔다. 경북 안동시 길안면 길안중학교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속옷도 한 장 못 챙겨서 나와 같은 속옷을 5일째 입고 있다. 불이 난 뒤 잠시 집에 들렀더니 모든게 불에 타고 아무것도 없었다”며 “상황이 길어져 너무 힘들고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산불로 인한 경북도내 대피 인원은 3만 3000여 명이다. 이들 중 1만 5400여 명은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집이 전소돼 갈 곳이 없거나 마을에 통신과 전기·수도가 모두 끊겨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주민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산불에 따른 짙은 연무와 단전·단수, 교통 통제까지 더해져 고통스런 일상을 보낸다. 퍼진 연기와 연무가 대피소 안으로 들어와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는 생활이 힘들어 일부 이재민들은 두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산불로 가압장에 전기 공급이 끊기며 안동시 일직면, 남선면, 길안면, 임하면, 남후면, 임동면, 풍천면 일부 지역에는 이틀째 수돗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안동시는 비상 급수와 생수를 지원하고 있으나 정상적인 생활을 회복하기는 역부족이다. 일직면, 남선면, 길안면, 임하면, 임동면 2487가구 주민들은 정전됐다가 전날 대부분 복구됐으나 177가구는 아직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덕에서도 지난 25일 오후 5시 54분쯤 청송군 신촌면 산불이 지품면 황장리로 넘어와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해안까지 휩쓸면서 단전과 단수가 속출했다. 지품 정수장이 불에 타고 영덕 정수장 전기가 끊겨 달산면 전 지역과 지품면 일부와 매정 2·3리, 삼계리 등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변전소 가동이 멈추면서 25일 오후 9시 6분쯤 관내 전 지역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대부분 복구됐으나 지품면 등 산불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서는 아직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곳도 있다. 영덕은 지난 25일 밤 10시부터 통신이 두절됐다가 다음 날 새벽에 대부분 다시 개통됐다. 피해가 심한 지품면 일부에서는 다시 휴대전화에 장애가 발생했다가 정상화되기도 했다. 영양군 입암면, 청기면, 석보면 지역도 정전이 발생했다가 복구됐다. 도로 통제와 해제가 반복하면서 이동도 여의찮다.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나들목(IC)∼영덕 IC 구간 양방향과 중앙고속도로 의성 IC∼풍기 IC 구간 양방향의 차량통행이 통제됐다. 안동 임동면 마령리 마령교 삼거리에서 영양 입암면 산해리 산해 교차로를 연결하는 도로도 26일 오후 3시 45분부터 통제 중이다. 안동 길안면 천지리∼길안면 배방리 지방도 차량 통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외에 국도와 지방도, 군도 8개 구간과 일부 철도 노선은 통제됐다가 통행이 재개됐다. /단정민기자

2025-03-27

꽃피는 봄날의 모꼬지 행사

톡 톡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춘삼월. 옆집 담장 넘어 매화나무 한 그루가 온 동네를 그윽한 향으로 채우는가 싶더니 벌써 4월의 벚꽃축제 소식이 여기저기서 난무하다. 여자들의 바깥출입이 쉽지 않던 시절에도 봄이 오면 진달래 꽃잎 따다 찹쌀전에 곱게 얹어 화전의 풍미를 음미하며 봄을 즐겼다. 화사한 봄꽃 소식은 예나 지금이나 다양한 모꼬지 행사를 부추긴다. ‘모꼬지’는 순 우리말이다. 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을 뜻한다. 모내기의 다른 표현인 ‘모 꽂이’가 ‘모꼬지’로 변모했다는 것이 민간어원설이다. 농경사회에서 가장 큰 일인 농사를 시작하는 봄철이면 품앗이가 생활이던 마을사람들이 모두 모여 볍씨로 싹을 틔워 둔 모를 쪄서 두레질한 논에 옮겨 심었던 모내기가 모 꽂이라는 설이다. 모꼬지는‘MT(Membership Training)’를 대신해 쓰기도 한다. 하지만 모꼬지는 사사로운 모임을 뜻하고 MT는 공식적인 수련모임을 뜻한다 해서 다소 의미가 다르다는 이유로 모꼬지로 대신하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봄날의 많은 모꼬지 행사 중 화수회(花樹會)라는 것이 있다. 같은 성(姓)을 가진 사람들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모임이다. 종친회와 유사한 친족 모임이지만 본관이 달라도 성이 같으면 함께 한다. 산업화에 따라 고향을 떠난 이들이 타향에서 만난 같은 성을 가진 친족들을 집안사람들이라는 유대로 덕담을 나누고 조상에 대한 은덕을 기리며 뿌리를 알아가는 소중한 모꼬지인 것이다. 화수회 개념의 집안 모꼬지 행사도 있다. 1년에 한 번, 꽃피는 3월에 타 지역에서 살고 있는 집안의 삼촌, 사촌, 오촌, 육촌이 고향에 모여 먼저가신 선조를 기리고 촌수의 개념도 알리며 친족끼리 친목을 다진다. 그러나 화수회나 집안 모꼬지 행사는 기성세대들에 한하는 경향이 있고, 젊은 친구들의 참석 유도가 쉽지 않다. 집안모임이나 제사에 대한 개념이 예전과 사뭇 다른데다 이미 우리나라 법은 조건이 합당하면 친모 성(姓)으로 성본 변경이 가능한 사회로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에는 가문대대로 잘 정리되어 내려오는 족보(族譜)가 있어 자신의 혈통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족보는 개인의 역사뿐만 아니라 한 집안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 서양학자는 이를 두고 국가·사회·가정의 질서를 잡아주고 자손을 도덕적으로 바른길로 인도하는 족보의 기능을 높게 보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족보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많은 견해 차이가 있어 일부는 기득권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봄꽃들의 향연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 마음을 들뜨게 한다. 진달래 꽃잎 따다 화전을 부치는 사람은 보기 힘들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상춘객이 되어 이 봄을 즐긴다. 달라진 세월 속에서 가까운 사촌끼리도 서먹서먹한 지금, 춘삼월 꽃 필 때의 친족 모꼬지행사가 계속 대(代)를 이을지는 모를 일이다. 매화를 지극히 사랑했던 퇴계 이황은 ‘시류를 따르라’ 했다. 지금은 AI 시대. 봄날 집안 모꼬지 행사를 다녀와 500여 년 전 다른 시대를 살다간 퇴계 선생의 이 말을 깊이 되새겨 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3-27

마음이 아플 때는 詩라는 약을 복용하라

살다 보면 누구나 힘든 날이 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듯 막막한 그런 날 말이다. 이 세상에 나를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혼자 내팽개쳐진 것 같은 절망이 밀려온다. 얼마 전 그런 일을 겪었다. 우주의 미아가 된 듯 누구 하나 손잡아 줄 이가 없어 보였다. 부모님은 오래전 돌아가셨고 친정 식구들은 모두 멀리서 제각각 살기 바쁘다. 허물없이 찾아갈 친구도 생각나지 않았다. 혼자 쓸쓸히 걸으면서 생각에 잠기었다. 또각또각 내 구두 소리만이 밤거리에 울렸다. 이렇게 답답할 때는 무엇을 해야 할까. 걸으면서도 머릿속은 복잡했다. 자꾸 부정적으로 빠져드는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나를 도와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데 마음의 방향을 바꾸어야 함을 깨달았다. 문병란 시인의 시 ‘희망가’를 한 줄씩 암송했다. “얼음장 밑에서도 / 고기는 헤엄을 치고 / 눈보라 속에서도 /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 절망 속에서도 /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 보리는 뿌리를 뻗고 / 마늘은 빙점에서도 / 그 매운맛 향기를 지닌다. //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 고통은 행복의 스승 /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 긴 고행 길 멈추지 말라 / 인생항로 / 파도는 높고 /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 한 고비 지나면 /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 문병란 시 ‘희망가’ 전문 시인이 IMF 시절 힘든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쓴 시라고 한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묘한 것이어서 어떤 어려움 앞에서 다시는 희망이 없을 것처럼 절망하고는 한다. 그래서 좋지 않은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지금 어두운 감정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 감정에 깊이 몰입되어 자꾸 절망 쪽으로 빠졌었다.‘희망가’를 한 줄 한 줄 소리 내어 읊조리다 보니 어두웠던 마음이 조금씩 희석되었다.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힘을 내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시낭송이 주는 치유 효과를 새삼 느꼈다. 시가 영혼의 상처를 어루만짐도 절실히 느꼈다. 사람은 우울하면 말을 하기 싫어진다. 그럴 때 일부러라도 또렷한 발음으로 천천히 시를 낭송해 보기 바란다. 사람의 말소리는 참으로 신비로운 것이어서 긍정적이고 좋은 문장을 말하면 그 소리에 스스로 용기를 얻게 된다. 자꾸 반복해서 소리를 내면 어느 사이엔가 깊은 어둠에서 빠져나온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마음이 온갖 생각으로 복잡하고 괴로울 때면 다 덮어두고 시를 암송해 보길 권한다. 입 속으로 말고 꼭 소리를 내서 시를 읽어보기 바란다. 마음이 아플 때 시만큼 큰 치유의 약도 없다.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3-27

불국사 목련

찬바람 불던 계절에도 관음전에 오르면 습관처럼 목련나무를 쳐다봤다. 언제쯤 피려나. 이번엔 때를 놓치지 않겠다 벼르고 있었다. 봄 강아지 꼬리 같은 보송한 모습을 한 꽃봉오리는 겨우 내내, 그리고 완연한 봄이 임박했을 때도 꿈적하지 않고 있었다. 아이를 등교 시킨 후 불국사로 향했다. 평일 오전이라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다. 오늘은 대규모 단체 관광팀도 보이지 않는다. 달라진 날씨 탓인지 겹벚꽃이 벌써 꽃을 틔울 태세다. 철을 기다리느라 애써 붙잡고 있는 봉오리 사이로 진분홍 꽃잎이 제법 삐져나와 있다. 늘 조금 긴장하며 들어서는 사천왕문을 지나자 성급한 매화는 벌써 꽃잎을 떨구고 있다. 대웅전으로 올라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목적지로 향했다. 가파른 낙가교가 언제나 부담스러운 관음전이다. 관음전은 불국사 내 동쪽,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법당으로 조선 초기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계단을 오르는 수고스러움은 뒤에 만날 관음전 뒷마당의 매력과 비교할 수 없는 까닭에 열심히 오른다. 계단을 다 오르자 새하얀 목련이 눈에 들어왔다. 주인께 먼저 예를 표하는 것이 맞다 싶어 처마 아래에 섰다. 합장하며 올려다본 관음보살상 얼굴에 미소가 느껴졌다. 신기하게도 그날그날 찾아간 마음 따라 표정이 달라진다. 인사를 마친 후 뒷마당으로 넘어갔다. 햇볕에 바싹 말라 하얘져 버린 모래가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 위로 드려진 기와 그림자가 선명하게 내려 앉아있다. 목련 나무가 있는 곳엔 이미 관광객 몇과 커다란 사진기를 든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동안 뒷 마당을 구경하며 잠시 시간을 두고 기다렸다. 경내에서도 조용한 편인데다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지 않는 까닭에 조용함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다. 멀리서 들려오는 염불 소리와 새 소리, 바람 소리가 어우러져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다. 보통 10시쯤이면 염불이 시작된다. 사바세계, 극락세계에서 중생들의 고뇌를 해소해 주는 대자대비 보살로 알려진 관세음보살이 머무르는 공간이어서일까. 금세 마음이 편안해졌다. 잠시 후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자 목련 나무 앞에 섰다. 짙은 무채색 기와 담장 옆에 자리 잡은 하얀 꽃들이 파란 하늘을 만나 더 환해 보인다. 세월과 자연이 만나 만든 색들은 조금의 이질감 없이 잘 어우러진다. 합장하듯 모아진 덜 여문 꽃봉오리는 좀 더 노란 빛을 완전히 펼쳐진 꽃잎들은 더 하얗게 조금씩 다른 얼굴들이다. 이쪽저쪽 아쉬울 것 없이 한참을 들여다 보고 나서야 마당을 떠났다. 가장 아래로 내려와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입구에 있는 매점에 들러 습관처럼 콘아이스크림을 샀다. 따뜻한 날만큼 부드럽고 달콤하다. 봄은 봄이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3-27

경북 산불 확산에 국가유산 18건 피해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유산 피해도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27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날 안동 용담사 무량전(경북도 문화유산)과 금정암 화엄강당(경북도 문화유산), 의성에서 관덕동 석조보살좌상(경북도 유형문화유산)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용담사 무량전 부속건물 1채가 모두 불에 탔으며 용담사 금정암 화엄강당과 의성 관덕동 석조보살좌상도 전소됐다”며 “현재 국가유산 현장에 750여 명을 투입해 긴급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지금까지 확인된 산불 피해 국가유산 건수는 모두 11건으로 이 중 국가지정 문화유산은 보물 2건, 명승 3건, 천연기념물 3건, 국가민속문화유산 3건이 피해를 입었다. 또한, 시·도지정 문화유산은 유형문화유산 2건, 기념물 1건, 문화유산자료 4건이 피해를 당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산불 피해 예방을 위해 안동 봉정사 등 사찰에 있는 유물 3건 1566점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하회마을, 병산서원, 도산서원, 봉정사 등 주변 수목을 제거해 방화선을 구축했다. 또 드론을 동원해 국가유산을 관찰하며 피해 현황을 기록하고 있다. 피현진 기자 phj@kbmaeil.com

2025-03-27

“홀딱 타버린 집… 앞으로 어디서 사나”

“산불이 덮치기 전 긴급대피문자에도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로 불덩어리가 비 오듯 쏟아졌어요. 정신없이 내달려 대피소로 왔는데 집은 이미 다 불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지난 24일 강한 바람에 날려온 산불에 모든 것을 다 잃었다는 권(55)모 씨는 안동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 텐트에서 대피하던 상황을 이렇게 얘기했다. 권 씨가 살던 남선면에 산불이 덮친 것은 25일 밤이다.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시작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24일 안동시 길안면으로 확산하더니 급기야 25일 오후 강한 바람을 만나면서 남선면까지 넘어왔다. 권 씨는 당시 산불이 크게 나 의성군 점곡면과 길안면 등으로 번졌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남선면까지 올 줄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긴급대피문자도 보는 둥 마는 둥 했다. 하지만 상황은 급격하게 돌아갔다. 어느 순간 산불로 인한 연기가 온 마을을 덮더니 급기야 강한 바람에 마을로 불덩어리들이 날아들었다. 권 씨의 집 마당에서 불덩어리가 날아왔다. 그때서야 권 씨는 차를 몰고 마을을 빠져나왔다. 당시 안동시내로 향하는 도로 옆으로는 이미 불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대피소에 도착했다. 나중에 같은 마을 사람에게 들어 안 사실이지만 권 씨의 집은 이미 모든 것이 불에 타 없어졌다. 권 씨는 “이번 산불로 모든 것을 다 잃었다. 집도 불타고 과수원의 나무도 대부분 불에 탔다고 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외지에 있는 친인척에게 기대는 것도 못할 짓이고 답답한 마음 하소연 할 곳도 없다”고 힘없는 목소리롤 말했다. 같은 날 일직면에서 안동체육관으로 온 김(68)모씨 부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동안 힘든 농사일로 자식들 키우고 하다 보니 남은 것이라고는 낡기는 했지만 집 한 채가 전부였는데 그 집이 이번 산불로 다 타버렸다. 김 씨는 “불길이 소용돌이 치듯 날아 다녔다. 그러다보니 우리집은 다 탔는데 조금 떨어진 옆집은 멀쩡했다. 무슨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집을 잃었다는 생각에 앞으로 우리 노부부 어디가서 살아야 하나라는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다. 안동체육관에서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의료지원을 펼치고 있는 안동시보건소 관계자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재민들도 많고, 화재 당시 상황이 계속 눈앞에 아른거린다는 분들도 많다”며 “너무 큰 피해에 심신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호소하거나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날 5mm 안팎의 비 예보에 잠시 산불이 꺼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졌던 분들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비소식에 없자 하늘을 원망하기도 했다. 안동체육관 대피소 밖에서 마을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던 권(71) 모씨는 “뉴스에서 오늘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직 빗방울 하나 보지 못했다. 얼마나 올지... 안온 것 보다는 나을 것이기에 밖에서 하늘만 보고 있다”며 “산불이 꺼져야 일상으로 돌아갈텐데 온다는 비는 소식도 없고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한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7

국가민속문화재 ‘청송 송소고택’ 장주가 지켜

‘괴물 산불’에 맞서 민속문화재를 지켜낸 사람이 있다. 지난 25일 오후 5시 5분쯤 의성 산불이 청송군 파천면 지경리로 번졌다. 산불 길목에 자리잡은 송소고택이 소실 위기를 맞았다. 송고주택 장주 심재호(심호택의 4대주손·사진)씨는 위기에 처한 송고주택을 지켜내기 위해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산불 때문에 모든 소방차량이 출동된 상황이어서 지원이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 심씨는 긴급히 소화전으로 달려가 고택 전체에 직접 물을 뿌리며 고택 방어에 나섰다. 이곳 해설사와 함께 고택 전체에 쉼 없이 물을 뿌린 결과 산불은 건물을 덮치지 못하고 스쳐갔다. 이후에도 심씨는 안심할 수 없었다. 혹시나 고택으로 잔불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지난 26일까지 혼자 남아 물 뿌리기를 계속했다. 심씨는 “이런 상황에 누굴 탓 할 것 없이 일단 소화전으로 달려갔다”면서 “불이 고택에는 옮겨붙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지나간 일들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청송 송소고택은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에 있는 심처대의 7대손인 송소 심호택 관련 주택이다. 2007년 국가민속문화재(현 국가민속문화유산)로 지정됐다. 1880년쯤 건축한 가옥으로 ‘송소세장’ 현판이 걸려 있다. 10채의 건물이 경내에 있는데, 그 중 안채·사랑채와 대문간채는 개화기 이후의 건물이다. 대문간채는 정면 7칸, 측면 1칸의 기와를 이은 맞배지붕이며 대문 좌우로 행랑채가 있다. 마당채는 대문간채와 이웃한 북방에 있다. 안채에는 안방과 함께 사랑방이 공존하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이 고택은 경상북도 북부 민가 양식으로 상류 주택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5-03-27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합동분향소 마련 “화마 희생자 애도합니다”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5개 지자체가 대형 산불에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설치한다. 2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청송군은 이날 청송군보건의료원에서 지역 산불 희생자 3명을 애도하는 합동분향소 운영을 시작했다. 운영 기간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오는 31일 오후 8시까지다. 의성군은 산불 진화 도중 헬기 추락 사고로 희생된 고 박현우 기장 분향소를 설치했다. 의성군청소년문화의집 다목적 강당에 마련된 분향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오는 29일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주민 6명이 화마에 희생된 영양군은 오는 28일 오후 1시부터 다음달 1일까지 오후 6시까지 군청 앞 잔디광장에서 ‘영양군 산불화재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운영한다. 영양군 관계자는 “산불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이들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자 한다”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 운영 방침을 준용해 예비비 3천만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주민 4명이 숨진 안동시도 합동분향소 설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0대 산불감시원을 포함해 모두 9명이 희생된 영덕군은 이날 오전 군청에서 합동분향소 설치 논의를 마쳤고, 곧 분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현재 희생자 시신 인계, 장례 절차 논의와 함께 합동분향소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조속히 결정해 군민 모두가 희생자들을 애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해 경북 북동부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23명으로 집계됐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7

이철우 지사 "행정력 총동원 오늘 중으로 주불 진화하라"

이철우 도지사는 27일 긴급 간부회의를 통해 행정력을 총동원해 오늘중으로 반드시 주불을 진압하도록 지시했다. 이 도지사는 간부회의에서 산림청, 소방 당국, 지자체, 관련 산하기관 등 관계기관이 인력과 장비 등 모든 자원을 동원해 더 이상 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반드시 주불을 진화할 것을 거듭 주문했다. 특히,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체계 아래 국가적인 행정 동원을 모두 고려해 한시라도 빨리 산불을 진화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주택 전소 등 재산 피해가 계속됨에 따라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주거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이 지사는 “지난 수해 상황과 마찬가지로 선진국형 이재민 대책을 마련하고 현장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살펴서 대처하고 지원하는 현장형 행정을 펼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숙식이 편안한 호텔급 숙박시설로 최대한 안내하는 등 선진국형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바로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또 “지난 울진산불과 경북 북부권 수해 발생 때도 선진국형 이재민 주거 대책을 마련했었다”면서 “경북도는 앞으로의 재난 발생 때 선진국형 이재민 주거 대책을 적극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 안전행정실은 시군과 함께 대피한 이주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숙박시설을 확보해 대피장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안동지역 산불 이재민 중 일부는 리첼호텔에 머물고 있다. 한편, 경북도는 지난 2022년 울진산불 당시 이재민을 덕구온천리조트로 옮겨 머물게 했다.

2025-03-27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것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6일째 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근 안동·청송·영양·영덕 등으로 확산하면서 단일 산불로는 사상 최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27일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5개 시·군의 산불 피해 면적이 3만3204㏊(1억44만2100평)로 잠정 집계됐다. 진화율은 의성 54%, 안동 52%, 청송 77%, 영양 18%, 영덕 10%로 나타났다. 이 같은 피해 잠정치는 역대 가장 피해 규모가 컸던 강원 강릉·동해·삼척·고성 산불의 피해 면적 2만3913ha를 뛰어넘는 수치로 관계자들은 최종 피해 면적이 2020년 강릉 산불의 두배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6일까지 2572의 건축물이 화마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주택 피해가 2448채, 공장 2채, 창고 50채, 기타 72채가 피해를 입었으며, 반소 15채, 부분소 45채를 제외한 대부분의 건축물이 전소 피해를 입었다. 지역별로는 안동시에서 952채가 전부 전소하는 피해를 입었으며, 이어 영덕군이 862채, 청송군이 491채의 건축물이 전부 전소 피해를 입었다. 산불이 시작된 의성군은 194채(반소 16, 부분소 45), 영양군 73채의 피해가 발생했다. 산림청 분석에 따르면 1980년대 연평균 238건 발생하던 산불이 2020년대(2020∼2023년) 들어 연평균 580건 발생하고, 피해 면적도 1980년대 연평균 1112ha에서 2020년대 연평균 8369ha로 대폭 넓어졌다. 또한, 봄·가을철 산불조심기간 외에도 최근 10년 산불 발생 비율이 28.3%로 높았고, 산불 발생 일수도 2000년 136일에서 2010년대 143일, 2020년 161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경북지역에 5mm 가량의 비 소식이 전해졌으나 현재까지 비가 오는 지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 예보 상황도 지역마다 다르지만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7

대구 달성군 산불 12시간여만에 진화

지난 26일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읍 함박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12시간 30여분만에 꺼졌다. 27일 대구시와 산림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29분쯤 화원읍과 옥포읍 사이에 있는 함박산 정상 부근에서 난 불이 이날 오전 8시쯤 진화됐다. 불이 나자 대구시와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산림재난기동대와 소방대 등 총 571명을 투입해 밤새 현장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펼쳤다.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도 즉시 현장을 찾아 통합지휘본부를 통해 야간 진화작업을 직접 지휘했다. 날이 밝으면서 산림 당국은 헬기 5대와 인력 500여명을 투입해 본격적인 진화작업에 나서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이번 산불로 산림 약 8㏊가 소실됐으며,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등산로도 아닌데 야간 8부 능선에서 산불이 난 것은 이례적”이라며 “철저히 원인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이번 산불을 초기에 진압한 것은 얼마 전 산불 진화 훈련을 미리 달성군 지역에서 실시한 덕분”이라며 “관계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현재 산불 상황이 엄중한 만큼 예방활동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비 예보가 있는 만큼, 경북·경남의 산불이 조속히 진화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산림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함께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3-27

산불로 주지 스님도 희생…영양군 석보면 법성사 선정 스님 "

의성에서 번진 산불은 영양군의 한 작은마을의 상징과도 같았던 사찰을 집어삼켰다. 영양군 석보면 화매1리에 자리잡은 대한불교법화종 법성사. 불에 타 무너진 사찰 건물 안에서 주지 선정 스님(85)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선정 스님은 2002년 법성사 주지가 되기 전부터 이곳에서 수행 공부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오전 방문한 법성사 일대는 화마가 들이닥친 지난 25일 당시 치열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완전히 무너져 대웅전 터에서 아직도 연기가 피어 올랐다. 온전하게 남아 있는 극락전이 절터였슴을 알려주고 있다. 스님을 마지막으로 봤다는 요양보호사 김모(여ㆍ53)씨. 연로한 스님을 위해 주5일 식사를 챙겨주었다고 한다. 김씨는 스님이 숨지기 전날 저녁을 챙겨주었단다. “아이스크림을 유난히 좋아하셔서 내일 올때 꼭 사다드린다고 약속했는데 밤새 이런 비보를 전해 들었다”며 울먹였다. 유년 시절부터 스님을 보고 자란 마을 이장은 마을의 큰 어른을 잃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김진득 화매1리 이장은 “오래전부터 혼자 사찰을 지키셨다”며 “부처 그 자체였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늘 웃고 남달리 정이 많았다”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고민 상담도 했었는데 이제 그럴 수가 없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주민 한모씨는 “스님은 혼자 사는 분들을 재워주거나 음식을 나눠주기도 했다”며 “늘 남에게 베풀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 이장은 지난 25일 오후 산불이 빠른 속도로 번져와 스님을 대피시킬 상황이 안 됐었다고 전했다. 김 이장은 “순식간에 불씨가 산을 타고 넘어왔다”며 “5분 만에 동네 전체가 불바다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찰이 산속에 있어서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고 소방관도 들어갈 수가 없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5-03-27

평균 진화율 44.3%,...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산불 피해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경북 북동부로 6일째 지속해서 번지고 있는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이번 산불의 영향구역이  3만3204㏊로 추산됐다.  산불 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으로 진화가 완료된 뒤 확인하는 피해 면적과는 다른 개념이다.  진화가 완료된 뒤 타지 않은 부분은 산불 영향면적에는 포함되지만 피해 면적에는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통상 영향면적이 실제 피해면적보다 넓게 잡힌다. 이번 산불의 영향면적은 지역별로 의성이 1만2685㏊로 가장 넓고, 영덕 7819㏊, 청송 5천㏊, 안동 4500㏊, 영양 3200㏊ 순이다. 이날 오전 기준 평균 진화율은 44.3%. 청송이 77%로 가장 높지만 산불이 처음 발생한 의성은 54%,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화마의 위협을 받는 안동은 52%에 불과하다.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영덕의 진화율은 10%, 영양의 진화율은 18%로 추정된다. 현재 진화율을 고려할 때 불이 완진되면 피해 면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북 북부 산불 이전 가장 많은 산림 피해를 낸 산불은 2000년 강원도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이다. 당시엔 2만3천794㏊가 피해를 보았다.  경북 북부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번지고, 진화에 도움이 될  정도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도 없어 완전 진화 시기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산림·소방당국은 현재도 헬기 79대와 인력 4천여명, 진화차량 661대 등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작업을 진행 중이다. /피현진 기자

2025-03-27

[투데이 핫 클릭!] 산불로부터 새끼들 지킨 진돗개...쇠사슬에 묶여서도 필사의 몸부림

자식에 대한 애정과 보호 본능은 비단 인간에게만 한정되는 게 아닌 모양이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쉽사리 잡히지 않고, 주변 일대를 지옥처럼 만들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해줄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최근 동물구조단체 '유엄빠'는 산불이 타오르는 곳에서 쇠줄에 묶인 진돗개가 새끼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다했다는 사실을 이들 단체 SNS를 통해 알렸다. 사연을 요약하면 이렇다. 의성 화재 현장에서 새끼들과 함께 발견된 한 진돗개. 그 개는 뜬장 속 쇠줄에 묶여 있었다. 불을 피하기 힘든 상황임에도 뜨거운 불길에 위협당하는 새끼들을 지키려고 한 듯 피부가 찢길 정도로 필사적 몸부림을 친 흔적이 보였다고. 안타깝게도 새끼 한 마리는 죽었지만, 살아남은 진돗개와 강아지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송됐다고 한다. 유엄빠 회원들은 모성을 지킨 이 진돗개가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새끼들을 지켜낸 엄마”라며 ‘금처럼 귀하게 살라’는 뜻을 담아 ‘금순이’라는 이름을 선물했다고 한다. 이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인간을 향한 개의 충성심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자식 사랑까지 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금순이와 새끼 강아지들의 고통스런 기억을 잊고 새 삶을 시작하길 바란다”는 등이 의견을 기사 댓글을 통해 남기고 있다. /홍성식 기자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