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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호우경보’ 내린 청도·대구 비 피해 잇따라

17일 호우경보가 발효된 경북 청도군과 대구시에서 비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오후 1시 51분쯤 청도군 청도읍 구미리 2번지에서 빗물이 섞인 많은 양의 흙이 유출돼 민가로 추정되는 건물 1채와 승용차 1대가 일부 매몰됐다.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사고가 난 지점 인근 민가에 거주 중인 주민 4명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오후 2시쯤에는 청도군 청도읍 원리 일대에서 도로와 차량 일부가 침수되기도 했고, 청도읍 원정리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이날 청도에는 시간당 45.5㎜의 강한 비가 내렸다. 또 오후 2시 2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한 식당에서는 침수가 발생해 손님 4명이 갇혔다 구조됐다. 마을 입구는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도로 주택, 여러 대의 차량이 침수됐다. 소방당국이 구명보트 등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주민 26명을 대피시켰다. 노곡동은 2010년 8월 2차례에 걸쳐 물난리를 겪기도 했다. 이날 청도, 대구, 성주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 예상될 때 내려진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경산시 오목천 압량교 지점에 홍수경보, 청도군 원리에는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비는 1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19일까지 대구·경북에 많은 비가 내리고 돌풍과 천둥·번개에 유의해야 한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30~100㎜이며, 많은 곳은 120㎜ 이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풍수해 위기경보를 최상위인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중대본 3단계도 가동해 부처와 유관기관의 비상대응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이에 따라 중대본 근무자가 증원되고, 가용경찰력과 장비 총력 지원, 부처별 재난상황실 확대 운영 등이 이뤄지게 된다. 중대본 3단계 발령은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에 따라 가동한 2023년 8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중대본은 행안부 국·과장급으로 구성된 현장상황관리관을 전국에 급파해 집중호우 기간 중앙과 지방의 유기적인 협조를 공고히 하고, 실시간으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원본프리뷰 이미 300∼400㎜ 수준의 비가 쏟아진 상황에서 추가 강수가 예보된 만큼, 보다 신속한 통제와 선제적인 대피에 중점을 두고 가능한 최고 수준으로 총력 대응한다. 특히 이미 비가 많이 내린 지역은 지자체장의 대피 명령 권한 행사를 권고하고, 주민 대피와 보호에 드는 비용은 중앙에서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김민재 중대본부장(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정부는 집중호우 상황에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며 “국민께서도 집중호우 시 외출을 삼가고, 저지대·하천변·산사태 위험지역 등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접근을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배준수·심한식·장은희기자

2025-07-17

피서객 끊긴 해수욕장 ‘울상’ 키즈카페·셀프빨래방 ‘북적’

폭염과 장마가 번갈아 이어지는 가운데 포항지역 상권은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빗속에 발길이 끊긴 해수욕장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울상을 짓는 반면 실내 기반 업종은 기상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송도해수욕장은 2007년 폐장 이후 18년 만에 다시 문을 열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인근 상인들의 얼굴엔 웃음 대신 근심이 가득하다. 개장 직후부터 이어진 장맛비 탓에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의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송도해수욕장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17일 “개장하자마자 비가 시작돼 손님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하늘이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지만, 올해는 재료비도 올라서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전통시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날 죽도시장 골목에는 우산을 챙겨 든 손님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지만, 평소에 비하면 한산한 분위기였다. 반찬가게를 운영 중인 김모 씨(60대)는 “비가 오면 손님이 집 밖에 나오지를 않는다. 너무 더워도 마찬가지”라며 “비가 오면 손님이 끊기고, 더우면 상품이 상한다. 이럴 땐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나을 때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이런 날씨가 반가운 곳도 있다. 셀프빨래방과 키즈카페 같은 ‘실내 기반 업종’은 오히려 궂은 날씨의 수혜 업소들이다. 포항시 남구의 한 셀프빨래방은 장마가 시작된 이후 하루 평균 이용객 수가 평소보다 20~30% 늘었다. 이곳 점주는 “비가 오면 집에서 마르지 않는 빨래가 많아져 방문이 늘어난다”며 “특히 꿉꿉한 운동화나 침구를 건조까지 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장마철 외출이 어려워진 아이를 데리고 키즈카페를 찾는 가족도 많다. 포항시 북구의 한 키즈카페 관계자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손님이 늘었다. 실내에서 시원하고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찾는 부모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조규봉 한동대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최근의 장마는 과거처럼 일정 기간 비가 꾸준히 내리는 형태라기보다는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불볕더위가 번갈아 이어지는 불규칙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기상 패턴이 반복된다면 소비자 행동 역시 점차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극단적인 기후는 전통적 오프라인 상권을 위축시키는 반면, 실내 기반의 업종에는 기회로 작용한다”며 “기상 요인에 민감한 업종일수록 운영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7-17

여름꽃처럼 뜨겁게 피어보자

이른 폭염이 찾아왔다. 6월 말부터 시작된 더위에 정신을 못 차리는 나날이었다. 이 더위 속으로 꽃 핀다. 여름꽃들이 핀다. 화려한 주황색 능소화와 붉은 목백일홍이 핀다. 고운 이름의 부용화도 어느 길목에 피었으리라. 제 안의 색을 모조리 꺼내어 피는 여름꽃들. 폭염 속에서도 저리 만발이다. 저렇게 뜨겁게 피는 것들에게는 눈부신 아름다움만큼 위험한 광기가 숨어있는 법이다. 나 미쳤다고 대놓고 피는 꽃들. 그 광기에 한번은 물들고 싶어진다. 그 요란스러운 깔깔거림에 나도 미친 척 끼어들어 보고 싶다. “사는 일이 강퍅하여 / 우리도 가끔씩 살짝 돌아버릴 때가 있지만 / 그래서 머릿골 속에 조금 맺힌 꽃봉오리가 / 새벽달도 뜨기 전에 아주 시들어버리기도 하지만 // 부용화나 능소화나 목백일홍 같은 것들은 / 속내 같은 거 우회로 같은 거 은유 같은 거 빌리지 않고 / 정면으로 핀다 / 그래 나 미쳤다고 솔직하게 핀다 // 한바탕 눈이 뒤집어진 게지 / 심장이 발광하여 피가 역류한 거지 // 거참, 풍성하다 싶어 만질라치면 / 꽂은 것들을 몽땅 뽑아버리고 내뺄 것 같은 / 예측 불허의 / 파문 같은 / 폭염 같은 / 깔깔거림이 // 작년의 광증이 재발하였다고 / 파랗게 머리에 용접 불꽃이 인다고 / 불쑥불쑥 병동을 뛰쳐나온 목젖 속에 / 소복하게 나방의 분가루가 쌓이는 7월이다”- 문성해 시 ‘여름 꽃들’ 이 땅의 여자들은 바람에 살랑이는 코스모스처럼 늘 가녀린 모습으로 얌전하게 살기를 강요당하며 살아왔다. 나 또한 조상부터 내려온 그 끈질긴 구속에서 자유롭지 못하여 얌전한 여자의 표본처럼 살아왔다. 하지만 오십 중반 더 이상 여자가 아닌 한 명의 사람이 속에서 자꾸 불거져 나온다. 삶은 남자 여자 이전에 존재하는 것이니 누구든 잘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리라. 누군가 만들어준 프레임에 갇혀 내가 가진 색깔을 내놓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저 불타듯 피는 여름꽃처럼 ‘속내 같은 거 우회로 같은 거 은유 같은 거’ 없이 직방으로 한번은 피어나고 싶어진다. 생활인으로서 내 모습은 그렇지 못하다고 해도 시인으로서는 그런 미친 정열을 닮고 싶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폭우 한 번에 제 몸뚱이 다 내던져 바닥을 뒹구는 능소화 그 주홍빛 꽃송이들처럼 그리 뜨겁게 살다 뜨겁게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역류한 심장의 피로 붉게 물든 목백일홍과도 오래 눈 맞추고 싶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지글지글 끓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여름을 나는 일이 갈수록 녹록하지 않다. 후끈한 열기의 세상에서 이 여름을 피하지 않고 여름꽃들 같이 한번 화들짝 피어 보자. 뜨거운 것이 여름이고 뜨거움이 있어야 풀과 나무와 곡식이 자란다. 능소화의 주홍으로 목백일홍의 붉음으로 우리도 화끈하게 여름을 건너가 보자.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17

서남시장 FLEX, 맛도 정도 다 있는 그곳

“언니야, 뭐 하는데? 나는 서남시장 왔다.” 엄마와 함께 주말 점심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엄마에게 걸려온 이모 전화 한 통에 우리는 곧장 서남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 위치한 서남시장은 1984년 개장해 지금까지 오랜 시간 지역주민들의 삶과 함께 호흡해 온 생활형 시장이다. 지하철 2호선 감삼역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로 접근성도 뛰어나다. 공영주차장도 두 곳이나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으로 이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시장 골목에는 반찬, 떡, 과일 등이 반갑게 얼굴 내밀며 인사하는 모습이 전통시장의 정겨운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서남신시장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음식은 ‘족발’이다. 덕분에 ‘맛의 거리’로 불릴 만큼 족발은 이 시장의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족발로 유명한 골목에는 30년 넘는 오래된 점포부터 SNS를 통해 입소문 난 맛집까지 다양한 족발집이 즐비하다. ‘김주연왕족발’, ‘한상일왕족발’, ‘만원족발’ 등은 주말이면 대기 줄이 생길 정도로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떠올리면 군침이 도는 맛있는 족발 덕분에 시장을 많이 찾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족발 외에도 삼계탕, 떡갈비, 전통떡, 만두, 분식류 등 가성비 좋은 먹거리들이 시장 곳곳에서 우리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들에 마음이 부자가 된 듯했다. 먹거리만 풍성한 게 아니었다. 시장 중간중간에는 잡화점, 옷 가게, 문구점도 자리 잡고 있어 장 보러 왔다가 추억을 마주치는 느낌이었다. 낡은 간판 밑 오래된 의류점에는 옛날 스타일 원피스들이 가득했고, 오래전 엄마가 입던 옷 같아 괜스레 정겨웠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시장의 활기였다. 상인들은 손님 한 명 한 명을 반갑게 맞았고, 서로 안부를 나누는 이웃들의 인사도 따뜻했다. 장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는 요즘 보기 힘든 정서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또, 인근에는 두류공원, 이월드, 중리동 곱창 골목, 퀸스로드 패션 거리 등 다양한 명소들이 있어 시장 탐방과 지역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시장 탐방과 함께 하루 코스로 즐기기에 제격이다. 서남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었다. 물건을 사면서 자연스럽게 덤을 얹어주시는 상인의 손길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골라주려는 마음 씀씀이에서 진짜 ‘시장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대형마트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정이 서남시장에는 살아 있었다. 골목 끝 작은 국밥집에서는 소박한 점심 한 끼를 해결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택배 상자를 한 손에 든 상인 아저씨, 장바구니를 들고 걸어가는 할머니,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부모님과 아이들까지. 각자의 사연이 모여 시장 골목을 채우고 있었다. 그 모습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시장 입구 쪽에는 새롭게 단장한 간판들과 LED 안내판이 눈길을 끌었다. 옛 전통시장 특유의 정취는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비된 통로와 편리한 시설 덕분에 젊은 세대도 부담 없이 시장을 찾을 수 있다. 구석구석 마련된 고객 쉼터 덕분에 잠시 앉아 숨을 돌리기도 좋았다. 우리는 이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사고 달콤한 간식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와 이모가 함께 웃으며 나란히 걷는 모습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어 더욱 값진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아빠와 동생까지 데리고 다시 한 번 서남시장 나들이를 하고 싶다. 한 번 방문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맛과 정이, 이곳엔 분명 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17

살아있는 장터 포항 오천 오일장

오일장(五日場)은 닷새마다 서는 지역 전통시장이다. 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다슬기를 사기 위해 포항시 남구 오천읍 오천 오일장을 찾았다. 대형마트나 로컬푸드 직매장에도 있지만 굳이 더운 여름 뙤약볕 아래 오일장을 찾은 것은 살아있는 다슬기를 사기 위함이다. 손질된 냉동 다슬기는 비싸기도 하지만 중국산도 많다. 도로 갓 길을 점령한 노점상들. 얼핏 중구난방인 듯하지만 5일마다 서는 장날은 엄격히 자기 자리를 지킨다. 다슬기를 찾으며 시장 구경을 한다. 과일, 뻥튀기, 도넛, 족발, 생선, 젓갈, 채소, 언제나 긴 줄을 서는 가마솥 통닭에 각종 꽃 화분까지 없는 게 없다. 닷새마다 피는 삶의 풍경에 정겨움이 묻어난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불렀다던 유행가 한 구절 ‘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노래 속 장터도 오일장이다. 닷새마다 열리는 오일장은 포항 근방으로 1·6일 기계시장, 2·7일 흥해시장, 3·8일 구룡포시장 4·9일 안강시장, 5·10일 오천시장이 있다. 기계시장을 제외한 대부분은 상설시장을 겸한다. 세월이 좋아지며 잘 갖춰진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 로컬푸드 직거래까지 가능해졌지만, 오일장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서민들의 삶 가까이에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장터는 역사와 문화가 깃든 삶의 공간이다. 근대의 상설시장이 형성되기 전부터 존재했던 오일장은 자생적 상거래의 현장이다. 조선 전기에는 장이 서는 간격이 일정치 않았으나 조선 후기 들어서면서 오일장의 형태로 자리 잡는다. 30리에서 60리 간격으로 장터가 형성되었고 날을 달리해 돌아가며 장이 열리니 보부상들은 이를 따라 순회하며 장사를 했다. 이들을 ‘장돌뱅이’라 불렀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봉평장도 오일장이다. 오일장은 단순히 경제적 상거래 장소를 넘어 시대마다 다양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 조선시대엔 민심이 모이는 날로서 탐관오리의 착취에 항거하는 날이 되기도 하고, 일제강점기에는 항일독립운동의 디데이로 활용되기도 했다, 혼담이 오가고 마을의 여론이 형성되던 곳. 생활정치와 공동체의 공간이었다. 대형마트와 상설시장의 출현으로 유통시스템이 변화하면서 전통시장이 많이 줄었다. 야외시장이라 냉난방이 어려운데다 화장실과 주차 같은 편의시설이 미흡하고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식재료의 원산지나 영양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있는 시장’을 찾는다.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며 활기가 넘치고 대형마트에서는 할 수 없는 흥정의 재미를 즐기기도 한다. 볼거리가 많다보니 시장 구경 자체가 힐링이다. 청결 문제로 선뜻 손이 가지 않을 때도 있지만 단순 시장이 아닌 우리 민족의 정취와 지혜가 담긴 상징적 유산으로 그 맥을 이어가고 있어 문화산업으로서의 전승 가치도 지닌다. 장날을 기다리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듯 변함없이 사람이 북적인다. 불편함 마저 즐기는 그곳에는 따뜻함도 배어있다. 닷새마다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는 오일장은 일상에서 즐기는 작은 축제다. 장터에서 구입한 생 다슬기를 잘 손질해 소분해서 냉동 보관한다. 그냥 뿌듯하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17

“영양새마을금고, 주왕산국립공원 ATM기 철거”소문… 상인 반발

영양청송새마을금고가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입구 상가 지역에 설치한 365코너(ATM기) 철거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영양새마을금고는 무더위 속에 금고를 찾는 회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려고 설치한 아이스크림 박스(냉동고) 철거논란<본지 7월11일 9면 보도>에 이어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주왕산국립공원 상가번영회 조용광 회장은 17일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국립공원인데 단순한 금융서비스를 무시하고 있다. 수익성만 생각하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어 조 회장은 MG새마을금고 경북지역본부에 철거 반대 입장의 호소문은 보냈다. 호소문에는 “영양·청송새마을금고가 합병되기 전 ATM가 설치됐는데 청송이 영양새마을금고로 합병 후 손실금이 발생된다고 이를 철거한다고 해서 답답한 마음이다"면서 “상가주민들은 ATM기 설치조건으로 새마을금고와 거래와 출자도 했다. 이제 와서 수익이 안난다고 철거 한다는 것이 맞느냐” 고 항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민 이모씨는 “입소문이라지만 금고측의 ‘철거(?)’라는 말들이 흘러나왔기 때문에 지역 회원들이 반발하는 것”이라며 “MG새마을금고 영양청송이 합병되면서 지역과 함께 상생해 나가는 면모가 안보여 내부 정비와 함께 좀 더 발전된 회원 관리 서비스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에 설치된 365 자동화코너는 청송새마을금고가 영양으로 합병 되기 전 윤병학 전 청송금고 이사장이 서울 한강·동작새마을금고 두 곳으로부터 각각 2000만 원씩 지원받아 지난해 4월 설치했다. MG새마을금고 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영양금고에 확인 결과 어느곳도 철거 할 계획은 없다. 단지 자체 감사에서 운영 경영상 수익측면에서 효율성을 기해야 되지 않는냐는 지적사항으로만 나왔고 현 이사장도 철거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이스크림 냉동고 철거에 대해서는 “철거하라는 말은 없었고 아이스크림이 음식물이다 보니 다른 부작용이 우려돼 지적했다. 또 설치 전 사전 보고도 없어 직원들에게 질책을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5-07-17

경북도 “국민 생명 보호 최우선” ‘마어서대피 프로젝트’ 전면가동

경북도가 기록적인 장맛비와 산사태 위험에 대비해 도내 전역에 ‘마을 사전 대피체계’를 전면 가동하며 재난 대응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철우 지사는 17일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주민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며 “각 시·군과 마을순찰대가 주도적으로 주민 대피를 이끌어야 한다”며 도내 전 지역에 ‘마을 사전 대피체계’를 전면 가동했다. 이날 오전부터 청도를 포함한 경북 전역에 시간당 최대 45.5㎜를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주말까지 최대 200㎜ 이상의 강수가 예보되는 가운데 각 지자체는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해 산불 피해가 컸던 지역과 지형적으로 산사태 위험이 높은 지역은 주민 사전 대피 조치가 신속히 시행되고 있으며, ‘해 지기 전까지 대피 완료’라는 명확한 지침을 하달했다. 경북도 안전행정실 관계자는 “충청권에 시간당 100㎜ 폭우가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강수대가 북상 중인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국지성 호우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대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2024년부터 5189개 마을에 ‘마을순찰대’를 조직, 공무원과 주민이 협력해 지역 재난에 공동 대응하는 ‘경북형 대피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프로젝트 명칭 ‘마어서대피’는 ‘마을순찰대와 함께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대피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을순찰대는 읍·면 단위로 편성돼 각 마을의 위험 요소를 실시간 점검하며, 특히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에 대한 선제적 대피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응급복구 장비와 인력을 사전 배치함으로써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경북도는 각 시·군의 공무원들과 순찰대가 협력해 주민들을 설득하고, 위험 지역에서의 자발적 대피를 유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 대응을 넘어 ‘공동체 기반 생명 보호’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준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17

국립산림과학원, 영남권 산불피해 복구에 ‘송이 감염묘 기술’ 도입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하 산림과학원)은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황폐화된 영남 지역 산림 복구를 위해 ‘송이 감염묘를 이용한 인공 재배 기술 적용’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기술은 3~5년생 어린 소나무 묘목의 뿌리에 송이균을 직접 접종하는 방식이다. 산림과학원은 강원도 고성과 홍천 지역 시험림에서 장기간 실증 연구를 통해 이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받았다. 고성 시험림은 1996년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에 조성된 소나무림으로 2007년 송이 감염묘 27본을 이식한 결과 16년 만인 2023년 처음으로 송이 5개체가 발생했다. 이어 2024년에는 1개체가 추가로 확인되며 기술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줬다. 1995년 조성된 홍천 시험림에서는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총 192본의 감염묘를 단계적으로 이식했다. 그 결과 2010년 첫 송이가 발생한 이후 2017년부터는 8년 연속 송이가 발생하는 안정적인 생산 패턴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총 70개체의 송이가 확인돼 기술의 실용성을 입증했다. 산림과학원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영남권 산림에 송이산 복원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 임업인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박응준 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이용연구과장은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송이 감염묘에서 실제 송이 발생이 가능하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며 “이번 기술이 산촌 주민의 소득 보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7-17

나성범·강백호 등 프로야구 하반기 부상서 복귀하는 '천군만마'

<YONHAP PHOTO7455> 삼성, 홈런포로 KIA 제압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홈런포 2방을 앞세워 KIA에 72로 승리했다. 삼성은 23일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김영웅의 2점 홈런과 박병호의 솔로포에 힘입어 72 승리를 거뒀다. 사진은 이날 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박병호. 2025.4.23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50423 22:49:00/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프로야구가 2025시즌 하반기 일정을 17일 시작한다. 지난 12일 올스타전을 마치고 휴식기를 이어온 10개 구단은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하반기 레이스에 들어간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탈은 치명적일 수 있다. 반대로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있던 주전 선수들의 복귀는 '천군만마'와 같은 힘이 되기도 한다. 올해도 부상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는 팀들이 꽤 된다. 가장 대표적인 팀은 KIA 타이거즈다. KIA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절대 1강'으로 불렸으나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때문에 중하위권을 전전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이 다리 근육 부상으로 두 번이나 자리를 비웠고, 나성범, 김선빈, 이의리 등의 부상 공백이 컸다. 다행히 KIA는 나성범, 김선빈, 이의리가 하반기 시작과 함께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었던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김도영은 조금 더 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나성범, 김선빈, 이의리는 후반기 시작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반기 내내 7∼8위권에 머물던 KIA는 6월 이후 대반격에 나서 이달 초 한때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갔으나 한화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부상병들의 복귀는 다시 흐름을 되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KIA에 0.5경기 뒤진 kt wiz에서는 강백호의 복귀가 예상된다. 강백호는 5월 말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 이후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원래 7월 말 복귀가 예상됐으나 빠른 회복세를 보여 당초 일정보다 이르게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kt는 또 불펜의 손동현도 어깨 근육 부상으로 빠져 있다가 하반기 출격을 준비 중이다. 전반기 마지막 NC 다이노스와 3연전에서 전패를 당한 삼성 라이온즈는 왼손 불펜 백정현, 거포 박병호의 복귀가 기대된다. 백정현은 전반기 평균자책점 1.95, 2승 1세이브, 3홀드로 활약했고, 박병호는 6월 말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다가 내복사근 부상 때문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다만 백정현, 박병호는 7월 말은 돼야 경기에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LG 트윈스는 내복사근 통증으로 빠진 오스틴 딘이 8월 초 정도에 돌아올 것으로 보이고, 롯데 자이언츠는 윤동희, 손호영, 구승민의 이달 말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2025-07-17

영주 ‘남산선비마을’서 아침밥 먹어볼까

영주시 남산선비마을 마을기업이 운영하는 ‘남선식당’이 조식 전문 국밥 식당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는 남산선비마을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지역 상권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마을기업 운영 모델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리뉴얼된 남선식당은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만 운영된다. 음식 가격은 7000원이다. 남산선비마을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조식 국밥을 제공해 지역 내 조식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키오스크 기반의 셀프 주문 시스템 도입으로 인건비 절감과 이에 따른 가성비 있는 음식값 조정이 가능하게 됐다.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건강한 메뉴 구성으로 운영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산선비마을의 주요 메뉴는 한우맑은국밥, 얼큰한우국밥, 제육덮밥, 닭갈비덮밥, 한우떡갈비 등이다. 다양한 음식과 건강 식단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남산선비마을 마을기업은 리뉴얼 오픈을 통해 도시재생과 연계한 지속 가능한 상권 운영 모델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레트로 감성의 전단지와 현수막 제작, SNS 홍보 강화 등을 통해 브랜드를 이색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예인 대표는 “남선식당의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스테이 연계 조식 패키지, 밀키트 개발, 로컬 조식 브랜드화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마을기업이 지역 일상 속에서 도시재생의 가치를 실현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5-07-17

‘카드뮴 오염수 낙동강 유출’ 혐의 영풍 석포제련소 전·현직 임직원 7명 2심도 ‘무죄’

경북 봉화군 영풍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한 카드뮴 오염수를 낙동강에 고의로 유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강인(73) 전 ㈜영풍 대표 등 전·현직 임직원 7명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받았다. 대구고법 1형사부(정성욱 부장판사)는 17일 물환경보전법 위반,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전 대표 , 박영민(63) 대표, 배상윤(57) 석포제련소장 등 전·현직 임직원 7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석포제련소는 1970년경 가동을 시작했지만 1980년대에 와서 비로소 공장 바닥을 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했고, 2000년대 이후에 환경오염방지를 위한 환경 정화 작업이 이뤄졌다”며 “과거에 상당한 기간 동안 조업 과정에서 생긴 폐기물이나 제련 부산물이 무분별하게 토양에 매립돼 석포제련소 하부의 토양이 심하게 오염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커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50년 전에 묻힌 폐기물과 부산물이 현재도 지하수의 PH 농도 강한 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검찰은 카드뮴 수치가 높게 나온 측정 결과를 토대로 그 시기 영풍이 오염수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카드뮴이 유출됐다고 하더라도 하천을 오염시키기까지 1년 이상의 장시간이 걸린다는 전문가 의견 등을 감안하면 해당 날짜에 유출 행위를 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들에게 유출의 고의성,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봤지만 증거가 부족하며 영풍이 그동안 노후화 시설 개선에 상당한 투자를 한 점으로 보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 전 대표 등은 2015년 4월~2021년 5월까지 카드뮴 오염수를 공공수역인 낙동강에 고의로 누출·유출하고, 2019년 11월~2020년 10월까지 지하수 2770만3300ℓ를 오염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카드뮴 오염도가 기준치 0.02㎖/L의 16만5000배에 달하는 최대 3300㎖/L에 이르렀고, 카드뮴 하루 유출량이 22㎏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5만ℓ 이상의 경우 가중처벌 대상이다. 당시 제련소 관리본부장이었던 배상윤 소장과 토양정화 담당직원은 제련소 하부 오염토양 규모가 약 71만t임에도 전체의 43%인 31만t으로 봉화군에 허위보고해 축소된 토양오염 정화처분을 받은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도 기소됐다. /김재욱·박종화기자

2025-07-17

구미서 한국 여성 집단 성폭행···이란 육상 국가대표 선수단 4명 구속 기소

대구지검 김천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정미란)는 경북 구미의 한 호텔에서 한국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간)로 이란 육상 국가대표 선수 A씨 등 3명과 코치 B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구미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이란 선수단 4명은 지난 5월 31일 오전 합숙소인 모텔에서 20대 한국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A씨 등 선수 2명과 코치 1명이 피해 여성을 상대로 공동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나머지 선수 1명은 망을 보며 방조했다는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경찰은 성폭행에 가담한 이가 애초 망을 봤다고 판단했지만, 검찰이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관련자 조사 전면 재실시한 결과 가담자가 범행 실행위자인 것을 규명했다. 검찰은 경찰이 확보하지 않았던 피의자들의 휴대전화기를 직접 압수·분석 등 보완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가담자를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이란 육상 국가대표 선수단의 범행은 중대 범죄이며,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나채복기자

2025-07-17

경북경찰청의 강력한 3대 기초질서 확립 추진

도로 위 얌체운전부터 생활 주변의 무질서, 소상공인을 힘들게 하는 불공정 행위 등 도민의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 실현 및 지역 사회에 신뢰를 심기 위해 경북경찰청이 ‘기초질서 확립’에 집중한다. 16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대책은 △교통 질서 △생활 질서 △서민경제 질서 등 ‘3대 기초질서’ 분야로 나눠 추진한다. 특히 경찰은 단순 계도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단속과 처벌을 통해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법질서 회복에 방점을 찍는다는 방침이다. 먼저 교통 분야에서는 자신의 편의를 위해 도로 흐름을 방해하는 대표적 반칙행위에 칼을 빼든다. 경찰은 ‘5대 반칙운전’으로 △새치기 유턴 △버스전용차로 위반 △꼬리물기 △끼어들기 △비긴급 상황에서의 구급차 법규 위반을 명시하고, 8월까지 홍보·계도 후, 9월부터는 대대적인 단속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러한 행위는 교통 흐름은 물론 긴급 상황 대응에도 지장을 초래하는 만큼 시민 제보와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상생활을 불쾌하게 만드는 △광고물 무단부착 △쓰레기 무단투기 △음주소란 △무전취식 등에 대해서도 홍보·단속을 강화한다. 해당 행위는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거나 공공장소의 이용을 저해함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묵인되어온 문제들이다. 경찰은 “작지만 반복적인 일탈은 지역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소다. 일상의 질서를 회복해야 주민 간 신뢰도 깊어진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소상공인의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하고, 소비자 간 공정한 기회를 저해하는 △암표매매 △노쇼(예약 후 미방문) △악성 리뷰 △무전취식 및 주취폭력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단속할 예정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생활 속 작은 이기심에서 비롯된 일탈과 얌체 행위가 사고로 이어지며 공공의 불편을 야기한다”며 “질서 회복은 경찰의 단속뿐 아니라, 도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시민의식이 함께해야 완성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향후 SNS 홍보와 시민 참여 캠페인을 확대해 나가며, ‘질서 속의 행복한 경북’을 구현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17

미국산 사과 생산량 세계 2위… ‘국내 최대’ 경북사과 직격탄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수입 농축산물 검역 당국인 농림축산식품부에 미국산 사과 수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두고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1993년부터 우리나라에 사과 수입 위험 분석을 신청했으나 33년째 8단계 검역 절차 중 2단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은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방침이 확고한 만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우리나라와 국내 사과농가다. 외국산 사과의 검역 절차가 수십 년 동안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국내 농가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부가 막아 왔기 때문이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호주 등 사과 수입 위험 분석을 신청한 11개국 중 검역을 통과한 곳은 지금껏 단 한 곳도 없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사과는 현재 국내 전체 과일 중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과일이다. 재배 면적은 올해 기준 전국 노지 과수 재배 면적의 23.3%에 달한다. 사과농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이 수년째 사과를 비롯한 농산물 수입 위험 분석 절차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관세장벽으로 지목하고 있는 부분을 눈여겨봐 왔다. 언제까지 방어벽을 칠 수 있을지 늘 노심초사한 사안이었다. 생산량이 전 세계 2위인 미국산 사과가 들어올 경우 당장 국내 사과 농가의 소득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 사과농 초토화 불가피 대표적인 농도인 경북 경우 우리나라 사과의 최대 생산지다. 경북은 전국 과실 총생산액 6조 3075억원 중 2조2407억원을 생산해 전체의 36%를 담당하고 있다. 사과의 경우 전국 총생산액 1조3769억원 중 8247억원에 달해 60%를 차지한다. 사과하면 경북인 셈이다. 청송과 안동, 영주, 봉화 등지에서 생산된 사과는 품질면에서도 압도적 평가를 받아 왔다. 생산량은 28만6000t으로 전국 생산량 46만t의 62%에 이른다. 재배면적은 1만9000ha에 1만8000여가구가 종사하고 있다. 품종은 후지가 67%로 가장 많으며 홍로 15%, 감홍 4%, 시나노골드 2%, 쓰가루 2% 등이다. 경북도의 경우 미국산 수입사과가 들어올 경우 아직은 정확한 피해규모를 예측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사과는 아직 한 번도 수입되지 않았고, 또 어떤 식으로 협상이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자료를 취합하는 등 관련동향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최근 최예준 부산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가 한국농경제학과 학술대회에서 사과시장이 전면 개방되면 국내사과 생산량 대비 55~61%수준의 사과가 수입될 것으로 예측해 실제 피해는 상상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2024년 국내 사과생산량 46만t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25만3000~28만600t 수준의 미국산 사과가 국내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수입액은 4억2778만 달러로 추정하고 이로 인해 국내 사과 가격은 55~6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뿐일까 경북도의 현재 대책은 무조건 사과수입을 막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그러나 미국 측의 주장이 완고해 그렇게 될 리는 없어 보인다. 경북도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경북도는 정부의 동향을 체크하며 꾸준히 지역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정부가 빗장을 풀 경우에 대비해서도 후속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경북도의 또 다른 시름은 미국 사과가 허용되면 중국사과도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가까운 산동성에서 사과가 대규모로 생산되는 만큼 빗장이 열릴 경우 후폭풍은 미국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여러 경로를 통해 정부부처에 사과수입 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에 수입으로 갈 경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정부차원의 대책을 본 후 경북도 차원의 대안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훈기자

2025-07-16

0대1로 패배한 동아시안컵… 또 드러난 ‘한일 격차’

"한국 축구 전체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전반 8분 만에 실점해 0-1로 패해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일본에 내줬다.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3연패를 당했다. 직전 두 경기에서 0-3으로 졌던 데 비해 점수 차는 줄어들었으나 기량의 격차는 외려 과거보다 더 벌어진 모습이었다. 패스의 정확도, 첫 볼 터치, 공 간수, 킥의 정교함 등 기술에서 일본이 한국에 앞선다는 건 이미 오래된 얘기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스피드는 물론 그나마 상대 우위에 있는 거로 평가됐던 몸싸움에서도 일본 선수들에게 밀리곤 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날 취재진에 "일본하고 우리는 비슷한 전술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팀 모두 스리백 수비라인을 가동하는 등 전열이 비슷하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라운드에서의 전술 수행 능력에서 양 팀 선수가 보여준 차이는 컸다. 일본 선수들은 수시로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한국 공격진을 교란했으나,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상황을 판단하는 '생각의 속도'도 일본 선수들이 훨씬 빨라 보였다. 한국은 끝내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했고, 홍명보 감독은 후반 초중반이 되자 오세훈(마치다), 이호재(포항)의 '트윈 타워'를 가동하고 이들의 머리를 겨냥해 크로스를 올리는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는 한국이 우세하게 경기를 끌고 갔다. 전반 48%였던 한국의 공 점유율은 후반전 67%로 크게 올라갔다. 홍명보 감독은 비록 졌지만, 한국 선수들이 상대보다 경기력에서는 더 나았다며 두둔했다. 오랜 기간 일본축구협회가 만들어 온 매뉴얼에 따라 선수들이 일관되게 전술을 익혀온 일본 선수들과 다르게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 들어서야 대표팀 차원에서 스리백 전술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양국 선수들의 기량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것 같다'는 지적성 질문이 나오자 홍명보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나도 일본에 오래 있었고, 양국 축구 비교 분석을 많이 하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축구 교육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든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일본은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일관성이라는 걸 꾸준하게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가져왔다"면서 "우린 위험한 상황에 왔다는 걸 알았지만, 한 번이라도 (일본에) 이기면 그런 경기 결과에 만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개인 기량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일본에 뒤지는 문제는) 대표팀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한국 축구가 전체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당장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몸싸움에서도 일본 선수에 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그 부분에서 크게 뒤처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상대보다 부족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25-07-16

대미 관세협상 앞두고⋯‘경북 농가’ 깊은 시름

대미 관세협상을 앞두고 경북 내 과수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우농가도 시장이 추가로 개방될 경우 한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관련기사 2면> 미국산 사과와 한우의 한국 수출이 허용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면 가격 폭락 등으로 지역 농가의 초토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과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경북도와 의회, 농민단체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한국에 대해 오는 8월1일까지 △30개월 이상 된 소고기 수입 △유전자 변형작물수입(감자 등) △과일검역 완화(사과 등) △쌀 구입확대 등에 대한 답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요구가 협상을 거쳐 다 받아들여지지는 않겠지만, 일부라도 개방된다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광역자치단체는 경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경북지역 사과는 전국의 60% 이상이고, 소 사육 규모 또한 경북은 80여만 마리로 전국 1위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로 개방이 확정되면 사과와 한우의 경북 농업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가격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아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개방된 한우와 달리, 사과는 아직까지 외국산의 수입 길이 막혀있어 견딜 수 있었지만 이를 개방할 경우 대폭적인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청송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김진수씨(64)는 “미국 사과는 수입 시 한국 사과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은 치솟는 농자재 및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그 가격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과 한국의 사과는 규모면에서 큰 차이가 나고 있다. 한국은 전국 생산량이 46만t인 반면 미국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10배를 훌쩍 넘는 542만 6500t에 달했고, 전 세계 수출량도 90만t에 육박했다. 정부가 미국산 사과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과 주산지를 중심으로 반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경북도의회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미국산 사과 수입이 현실화하면 경북 사과 산업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정부가 미국산 사과 수입을 허용할 경우 경북의 2만여 사과 생산 농가 뿐만 아니라 국내 과수 산업 또한 전체가 회복 불가능하다”며 재고를 촉구했다. 이어 청송군의회도 10일 “사과 수입은 초대형 산불, 고령화, 이상기후, 생산비 상승 등으로 위기에 처한 농가를 절벽 아래로 떠미는 것과 같다”며 “정부는 국내 과수 산업을 위협하는 수입 검토를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 장수군의회도 지난 14일 제37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미국산 사과 수입 검토 중단 촉구 결의안’을 내놨다. 사과재배 농민과 생산자 단체, 산지농협의 반대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사과생산자단체 한국사과연합회(회장 서병진)는 지난 15일 경북 상주에 있는 한국과수농협연합회(회장 박철선 충북원예농협 조합장) 회관에서 긴급 총회를 개최하고, 미국산 사과 수입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미국산 사과 수입 검토는 그 자체만으로 당장 사과재배 농민과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수입이 현실화하고 그로 인한 과수산업의 몰락은 결국 국민 건강과 소비자 편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사과 수입 논의를 강력히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미국은 1993년 우리나라에 사과 수입 위험 분석을 신청했으나 33년째 8단계 검역 절차 중 2단계 문턱을 넘지 못해 한국으로 수출을 못하고 있다. /이창훈 기자

2025-07-16

‘가스라이팅 여성’ 부모 재산 100억 가로챈 20대 ‘징역 20년’

대구지법 형사11부(이영철 부장판사)는 16일 또래 여성을 사귀는 척 속여 그 부모의 현금 등 자산 100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가 빼돌린 현금 중 일부를 보관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기소된 공범 20대 B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20대 여성 C씨에게 접근해 사귀는 척 속인 뒤 재력가인 C씨 부모가 보관 중이던 현찰과 부모 계좌에 있던 현금 자산 100억 원어치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이 중 약 70억 원 상당을 자금 추적이 어려운 상품권으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개인 상품권 업자에게 되팔아 현금화하고 숨겼다. 일부는 B씨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 확보한 압수물인 29억 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 명품 시계와 가방 등을 가압류했다. 재판부는 “피해액이 크고, 정상적인 사기 범행이 아니었다”며 “피해자들의 경제적 기반을 흔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인격적으로 말살하고 파탄시켰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16

오천에 인덕 중학교? 주민 반발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신설 예정인 중학교의 명칭을 둘러싸고 인근 지역 간 갈등이 일어나 한바탕 혼란이 빚어졌다. ‘인덕중학교’로 추진됐던 교명은 해당 학교가 들어서는 오천읍 주민들의 반발로 ‘포항 해오름중학교’로 바뀌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16일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신설 중학교는 애초 남구 인덕동 일대에 들어설 계획이었으나 교육환경평가 결과 비행기 소음 문제 등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아 오천읍 원리 일대로 부지가 변경됐다. 문제는 부지가 바뀐 이후에도 학교 명칭은 여전히 ‘인덕중학교’로 추진됐다는 점이다. 포항교육지원청은 관할 행정복지센터와 학교 등을 통해 교명 공모 절차를 진행했고 다수의 공모 의견을 반영해 ‘인덕중학교’로 행정예고를 했다. 그러나 뒤늦게 해당 사실을 알게 된 오천읍 주민들은 “우리 동네에 생기는 학교에 왜 다른 지역 이름을 붙이느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오천읍 주민 김 모씨(58)는 “학교 이름만 보면 마치 인덕동에 있는 줄 알겠다”며 “지역 실정에 맞는 이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불만이 이어지자 포항교육지원청은 교명 변경을 위한 재심의 절차에 착수했고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포항 해오름중학교’로 명칭을 변경했다. 일각에서는 교명 공모 과정에서 주민 참여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천읍 자생단체 관계자는 “누군가 고의로 알리지 않은 건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주민 다수가 참여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며 “앞으로는 더 적극적인 현장 안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천읍사무소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공문과 공모 절차를 진행했고 읍사무소에서도 이를 몰랐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정보 접근에 차이가 있었던 것”이라며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지가 됐지만 모든 주민이 이를 인지하긴 어려웠던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인덕이라는 단어 자체는 좋은 의미지만 부지 이전으로 인해 지역적 혼선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민원 의견을 반영해 특정 지역명을 쓰지 않는 중립적인 이름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복지센터 등에도 공문을 보냈고 공모도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결과에 이의 제기가 접수돼 민원을 수용한 것이지 절차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주민 의견 수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확정된 ‘포항 해오름중학교’는 오는 10월 경북도의회 의결을 거쳐 공식 명칭이 된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7-16

“오션힐스포항 골프장 ‘갑질 경영’ 심각” 회원 불만 폭주

포항시 북구 송라면 소재 오션힐스 포항 CC의 배짱 장사로 회원들의 불만이 갈수록 폭주하고 있다. ‘비회원이 부킹한 것은 비회원 가격을 적용한다’ 오션힐스 회원 A씨는 최근 포항골프장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주중 회원인 그는 친구가 부킹한 날짜에 골프장에 올라가 평소처럼 라운딩 비용 8만7500원을 결제했다. 회원은 늘 이런 가격이었다. 하지만 골프장 측에서 결제가 잘못됐다는 연락을 해 왔다. ‘비회원이 부킹했을 경우 회원이라도 일반요금을 적용한다’”며 추가 요금을 내라고 했다. A씨는 항의했지만 규정이 그렇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비회원 가격인 11만2500원을 내고서야 운동을 시작했다. 더 어처구니없었던 것은 동반자인 비회원들은 10만2500원만 결제한 사실이었다. 골프장 측이 비회원들에게 인터넷 회원 가입 즉시 1만 원 할인 혜택을 해 줬기 때문이었다. A씨는 “어떻게 회원이 비회원보다 더 비싼 이용료를 내느냐” 며 골프장의 비합리적 영업행태를 비난했다. 그는 “비회원이 부킹을 해도 회원이 동반하면 할인혜택을 해주는 경주와 영천 등 인근지역 회원제 골프장과 오션힐스포항골프장은 운영이 너무나 대조적”이라면서 ‘갑질 경영’ 으로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고 했다. 오션힐스포항골프장의 횡포가 도를 넘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접수대의 직원을 감축해가면서까지 키오스크를 도입하는가 하면 9홀 라운딩 종료 후 대기시간 20분, 시중 가격보다 2배에 가까운 피자 가격 등으로 회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회사 측은 묵묵부답이다. 골프장 측의 일방적 경영이 도마에 오르자 회원들 사이에서는 이 골프장 내에 사무실을 갖고 있던 모 분양업자가 지난해 6월 회원권 사기 분양으로 시민 160여 명에게 170여억 원대의 피해를 입힌 부분에 대해서도 별도로 소송해야 한다며 연대하는 등 저항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회원들이 부킹에서부터 대기 시간 과다 등으로 간접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다. 당시 직접 사기를 입어 현재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170여명의 당사자들 또한 회사가 이리저리 피할 방법만 찾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이 소송은 사기 과정에서 회사 측의 묵인 또는 방조가 있었는지가 최대 쟁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재판부가 회사와 피해당사자 양 측에 분할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피해자들은 분양업자가 골프장 소속 명함을 들도 다녔던 만큼 회사 측에서 이를 몰랐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책임을 인정하고 변제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건이 불거질 당시 초기에 이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골프장 측은 일시적으로나마 무마하기 위해 정상 회원들보다 1~2만 원 정도의 추가 요금을 더 받고 부킹을 해 준 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서도 정식 회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의 일방적 결정일 뿐만 아니라 그로인해 정상 회원들만 부킹 등에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골프장 회원 B씨는 “회사는 회원들의 권익은 뒷전인 채 이익 실현에만 급급한 것 같아 실망스럽다”면서 누구 돈으로 오늘의 골프그룹을 이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회사가 개장 당시 어려울 때 판매한 회원권이 바탕이 됐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실질적인 회사 사주는 여러 가지 민원에는 거의 대응하지 않고, 관리 사장과 직원들에게만 책임 등을 떠넘기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진호 선임기자

2025-07-16

“머무를 이유가 분명한 도시 완성해야 포항 도약할 것”

‘노동 고령화, 통상 리스크, 신흥 철강생산국의 저가공세, 탄소 국경조정세’ 한국정책학회가 16일 포스코 국제관에서 마련한 특별기획 세미나에서 ‘포항의 신성장 전략’을 발표한 이종섭 서울대 교수는 포항의 현주소를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포항의 미래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의료바이오 메가 클러스터 구축, 스마트 제조 및 피지컬 AI(인공지능) 전환, 수출 다변화와 고부가소재 전환, 관광 및 마이스(MICE) 산업 고도화, 인재 및 정주 생태계 혁신이라는 5대 전략 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무를 이유가 분명한 도시를 완성해야 포항이 동해안권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전환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국현 성균관대 교수는 포항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 상징적 계획도시이자 포항 남구의 핵심 생활권인 ‘지곡지구’ 개발을 포항 미래 전략의 출발점으로 제안했다. ‘포항의 어제와 오늘 : 성찰과 전망’을 주제 발표한 박형준 성균관대 교수와 이성윤 서울여대 교수는 청년 인구의 지속적 유출과 고령 인구 비중 확대 상황에서 청년 유입과 고령 친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균형, 회복탄력성, 지속 가능성 등 3가지 키워드를 이야기 한 두 교수는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재정 자율성 확보, 데이터 기반 행정과 시민 참여 확대가 향후 도시 정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에이터 타운 : 제4의 창조도시’를 주제로 지역 발전 모델을 제시한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살기 좋은 도시, 기업활동 하기 좋은 도시, 장사하기 좋은 도시라는 3가지 모델이 있으며, 도시 다양화를 위해 공동체, 공유, 자연, 창의성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정주 공간 공급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이어 “건강한 상권 생태계는 단기적인 임대료나 유행보다 다양한 업종과 규모가 공존할 수 있는 도시구조에서 비롯된다”면서 “도시 다양성의 원칙이 충족돼야 지속 가능한 상권이 형성된다”라고 덧붙였다. 박형준 한국정책학회장은 “지역소멸, 수도권 집중, 도시 간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인구 감소와 산업 위축, 삶의 질 격차는 지방을 넘어 국가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과제가 됐다”라면서 “지역의 자생적 역량을 높이면서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을 모색하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7-16

‘벌의 공포’ 현실화

여름철 벌집 제거 출동 건수가 해마다 증가함에 따라 경북소방본부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9월 벌쏘임 사고 주의를 당부했다. 16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벌집 제거 출동 건수는 2022년 1만8056건, 2023년 2만1401건, 2024년에는 2만9688건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역시 1월부터 6월까지 벌집제거 출동은 이미 2760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더위가 극심한 7~9월 사이에는 전체 출동의 약 85%가 집중되며, 하루 수백 건 이상의 신고가 몰리는 상황이다. 벌 쏘임 사고 역시 꾸준히 발생하면서 도민의 야외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로 청도군 청도읍의 한 야산에서는 벌초 작업 중이던 남성이 벌에 쏘여 소방헬기로 긴급 구조됐고, 예천군에서는 벌초 중 50대 남성이 벌에 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까지 벌어졌다. 벌 쏘임 사고는 단순한 통증을 넘어 알레르기 반응,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이어져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벌쏘임 환자는 2022년 1229명, 2023년 1109명, 2024년에는 1163명으로 매년 1000명 이상 보고되고 있으며, 응급처치를 요하는 중증 사례도 적지 않다. 박성열 본부장은 “벌집을 직접 제거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 무리하게 제거하지 말고 반드시 119에 신고해 전문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작은 부주의가 생명을 위협하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여름철 야외활동 시에는 반드시 벌쏘임 예방법을 숙지하고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16

경북도·도의회 “일본 어린이용 방위백서 폐기하라”

경북도와 도의회는 15일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2025년 방위백서’에서 21년째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허위 주장을 반복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어린이용 방위백서’ 배포 중단과 전량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일본 방위성은 2021년부터 인터넷을 통해 배포해오던 ‘어린이용 방위백서’를 올해 처음으로 책자 형태로 제작해 전국 초등학교에 배포했다. 경북도와 도의회는 독도와 동해를 각각 ‘다케시마’, ‘일본해’로 표기해 미래 세대에 잘못된 역사관을 주입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연규식 독도수호특별위원장은 “어린이용 방위백서는 초등학생 교실에까지 왜곡된 영토관과 역사관을 주입하려는 시도”라며 “독도를 왜곡하는 책자를 어린이들에게 배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교육적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최병준 의장직무대리는 “어린이용 방위백서는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한 조직적 역사 왜곡이자 장기적인 영토 침탈 의도를 드러내는 행위”라며 “일본은 군국주의 역사관에서 비롯된 독도 영토 침탈 야욕을 버리고 올바른 역사 인식과 진정한 과거사 반성을 통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정립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일본 방위백서는 1970년부터 발간됐으며, 1978년 독도를 처음 언급한 이후 1997년부터 영토 분쟁 지역으로, 2005년부터는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왜곡하고 있다. /김두한·이창훈 기자

202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