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회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한 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뜁니다"···위덕대 축구부 홍상현 감독

2004년 12월 위덕대학교 여자축구부 창단 당시 창단 멤버이자 코치로 팀에 합류한 홍상현(55) 감독<사진>은 2009년 9월부터 감독직을 맡아 현재까지 팀을 이끌고 있다. 20여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자축구의 성장과 함께해온 그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선수 육성과 미래 준비’에 방점을 두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엔 진학이 목표이지만 대학은 다릅니다. 선수 육성과 진로 준비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죠” 홍 감독은 최근 몇 년 사이 위덕대 출신 여자축구부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해외 무대로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대학팀으로서의 정체성과 방향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그가 선수들을 지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이다. “컨디션이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만큼 편안한 상태에서 뛸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죠” 홍 감독은 훈련장 분위기를 밝게 유지하려 노력한다. 단점을 지적하기보단 개개인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억압적인 환경에서는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기술적인 지도 만큼이나 ‘멘탈 케어’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슬럼프를 겪는 선수에게 완벽한 해답을 줄 순 없어도 함께 대화하며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지도자의 몫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위덕대는 훈련 외 시간에도 팀워크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선수 간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도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 두 가지 장면을 떠올렸다. “매년 12월 열리는 WK리그 드래프트에서 우리 선수들이 지명될 때 그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죠. 또 작년 7월 고려대와의 경기에서 후반 막판 역전승을 거뒀을 땐 정말 짜릿했습니다” 위덕대는 여자축구부를 운영하는 몇 안 되는 4년제 대학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점이 때로는 양날의 검이 된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2년 만에 프로팀에 진출하면서 팀의 전력 구성이 매년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포츠는 중장기적인 계획이 중요한데 선수 구성이 자주 바뀌다 보니 매년 새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도전이자 숙제죠” 더불어 그에게도 국내 여자축구의 열악한 현실도 고민거리다. 저출산 영향으로 학령 인구가 줄어들면서 선수 수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 선수들이 축구를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약하다는 게 늘 아쉽습니다. 관중 수도 남자축구에 비해 크게 적고요. 이런 구조 속에서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기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감독은 여자축구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는다. 그는 축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현실이 어렵다는 걸 알지만 저희 선수들처럼 축구를 통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매년 스포츠 스타가 되잖아요. 여자축구에서도 충분히 그런 스타가 나올 수 있어요.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길입니다” 그는 위덕대 여자축구부가 ‘여자축구의 한 축’을 담당하는 팀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꾸준히 좋은 선수를 배출하고 여자축구가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과 코치진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어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너무 고민하지 말고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을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믿습니다” 위덕대 여자축구부는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묵묵하게 자신들의 길을 걷고 있다. 누군가는 꿈을 포기하지만 이들은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6-02

한끝차이

노인복지대학에 이름난 3총사가 있다. 군의원에 출마한 이력이 있는 황만보씨와 부면장(副面長)을 끝으로 은퇴한 고주태씨와 마지막으로 초등학교에서 교감을 역임한 강만태씨다. 세 사람 중 성격이 활달한 호걸풍의 황만보씨는 사업 수완이 좋아 벌어놓은 재산이 많아 돈도 제법 잘 써서 무리 중에 대장 격이다. 흠이라면 두 번이나 군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일이다. 군의원에 당선되어 의원님 소리 들어보는 것이 꿈이었을 터 두 번째 출마했을 때 고작 두 표 차이로 낙선했다 하니 얼마나 속이 쓰렸을까. 더욱 기가 막힌 사연은 가까이 지내든 지인이 투표 날 외양간에 불이나 경망 중에 투표하지 못했다. 나중 복기(復記)를 해보니 그 지인 가족 4인이 갔으면 자기가 두 표 차로 이겨 당선되었을 것이다. 땅을 칠 일이지만 더는 군의원에 출마할 꿈을 접고 마음의 군의원으로 남기로 했다. 고주태씨는 공무원의 로망인 사무관에 진급해서 면장님 소리를 들어 보는 게 꿈이었을 테고 강만태씨는 만년 교감에서 교장 선생님 소리 들어 보는 게 꿈이었을 테니 세 사람은 모두 부(副)자 콤플렉스를 가진 셈이다. 어느 날 술자리를 했을 때이다. 황 낙선의원이 한마디 한다. “우리 갑장이니 거추장스럽게 말을 들지 말고, 트도록 하자” 며 제안하고 화투판에 갑오나 여덟 끗 은 한 끗 차이로 별 차이가 아니니 오늘부터 우리 호칭도 한 끗 올리기로 하잔다. 눈치 빠른 고 부면장이 손뼉을 치면서 한마디 거든다. “아 강만태 교감 오늘부터 자네는 교감에서 교장으로 한 끗 승진한 것이네!” 하며 “황 의원님 내 말이 맞지요” “그렇고 말고지 이 사람 고 면장” 하하하 삼총사의 웃음소리가 골목길을 메운다. 그 후로 복지대학에서 셋은 스스로 올림 직함이 대견한지 평소에는 넌지시 부르든 소리가 이제는 “어이 강 교장 차 한잔하시게” 하며 부르기도 하고 “고 면장 점심 먹으러가세” 하는 둥 기고만장하다. 하모니카 반에는 원래 강 교장 혼자 수강했는데 나중 두 사람을 끌어들여 이제 삼총사가 모두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강 교장은 홍 여사와 같은 책상에 나란히 앉아 수강하는 짝꿍이다. 홍 여사는 말수가 조용하고 싱글이라 소문이 나 뭇 할배들 선망의 대상이다. 그런 홍 여사를 강 교장은 매일 볼 수 있고 옆자리에 앉히고 독점하기에 하루하루가 즐겁다. 어느 날 강 교장이 조금 늦게 나온 날이었다. 오매도 불망인 홍 여사 옆에 황 의원이 떡 하니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수완 좋은 황 의원이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두 사람이 수업시간 내 키득거려 강 교장의 심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수업이 끝나자 황 의원이 강 교장을 부른다. “어이 강 교장 고 면장 불러오게 홍 여사랑 점심 같이하세” 평소에는 구내식당에서 하는 게 상례인데 이쯤 되면 괜찮은 식당에서 황 의원이 한턱을 내는 게 십상이라 속은 쓰리지만, 말없이 따른다. 식당에서도 황 의원의 구수한 입담이 좌중을 휘어잡는다. 황 의원의 농담에 손을 가리고 웃는 홍 여사가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다. 조금 전 식당을 나서며 홍 여사에게 은근한 눈길을 보냈는데 고개를 숙이는 품새도 전과 다른 것 같아 애가 탄다. 강 교장은 내심으로 이러다가 홍 여사를 황 의원한테 뺏기는 건 아닐까 봐 속이 탄다. 내일은 일찍 나와서 홍 여사 옆에 앉으리라 다짐해 본다.

2025-06-01

한국전쟁이 낳은 전선문화의 보고

대구근대역사 골목길을 걷다보면 한국전쟁이 낳은 전쟁문화의 기록들을 모아 놓은 한국전선문화관을 만날 수 있다. 대구시 중구 대구근대역사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북성로에 위치해 있으며 대구시가 6·25전쟁 당시 술집이었던 대지바 건물을 철거직전 인수해 리모델링을 거쳐 작년 3월 개관했다. 대구를 찾는 여행객들이 한국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문화를 꽃피었던 당시 모습을 상상하며 이곳을 많이 찾는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대구는 피란민의 도시이자 한국문학과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다. 전국서 피란 온 예술인들이 대구에 모여 전쟁의 포화 중에도 문화예술의 꽃을 피웠던 것이다. 그 흔적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한국전선문화관을 개관하게 된 동기는 한국전쟁 시기 대구를 무대로 맹활약했던 예술인들의 자료를 보존하고 대구만이 가진 독특한 문화자원인 ‘전선문화’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또 당시 문화예술가들의 흔적을 찾아 그 기억을 시민들과 공유하면서 대구문화예술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조명하고자 하는데도 목적이 있다. 1층은 기억의 공간, 2층은 재현의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전선문화란 가장 어두웠던 시대의 우리의 기록이다. 그래서 한국 문화예술의 소중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후대인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란 생각으로 전선문화관을 둘러보면 나름의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곳에는 구상 시인이 육군 종군작가단 부단장으로 활동하며 기관지인 ‘전선문학’을 발행하고 문학방송을 하던 기록들이 보존돼 있다. 육군, 공군기자단과 이중섭 화가 등이 피난시절 군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시도 쓰고 토론하던 흔적도 만나볼 수 있다. 또 육군종군 작가단에서 발행한 ‘전선문학’ 창간호를 연극 장르로 재해석한 프로그램 등 ‘전선문학’을 다양한 장르에서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지역 문화예술 협력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전선문화관은 대구시 중구 북성로 104-11에 있다. 전화는 (053)426-1231. /유병길 시민기자

2025-06-01

“품격있는 노후생활 영위에 힘 보태자”

대구광역시노인종합복지관(관장 전용만) 노인대학 총학생회(회장 차세희)는 지난달 27일 김태령 안현진 복사의 안내로 경북 경산시 남천면 일원에서 2025학년도 봄 야유회를 개최했다. 이번 야유회는 노인대학의 각 반을 대표하는 회장 23명이 참석해 어르신 간의 소통과 연대의식을 높이는 소중한 교류의 시간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행사는 노인대학 리더로서 활동하고 있는 반 회장단의 노고를 격려하고, 향후 학사 운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기획됐다. 본 회의에서는 상반기 운영에 대한 각 반의 성과를 나누고, 하반기 일정에 대한 건의사항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각자의 반에서 체감한 학습 만족도와 개선점, 건의사항 등을 활발히 제안하였으며, 복지관 운영진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실제 반영 방안을 함께 모색하였다. 차세희 총학생회장은 “노인대학은 단순한 교육 공간을 넘어, 어르신들이 주체적으로 노후를 설계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오늘의 봄 야유회처럼 어르신 스스로가 리더로서 성장하고 주도하는 문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큰 나무 봉사단 정병진 단장은 “학생회 각반 회장님은 각자 반에서 모두가 묵묵히 앞장서며 봉사정신이 몸에 밴 분”이라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학생회 이계동 변춘열 부회장은 “앞으로 어르신들이 보다 주체적이고 품격 있는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대구광역시노인종합복지관은 오는 6월 9일 개관 30주년을 맞는다. 대구 최초의 노인복지관으로, 대구시가 설립하고 아시아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창조하는 노후’를 운영 이념으로 내세운 대구시노인복지관은 현재 약 60개의 취미여가교실과 평생교육, 특강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지역 노인들에게 다양한 배움과 여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대구 지역 노인복지관 중 유일하게 이용자 자치기구인 ‘총학생회’를 통해 회원 주도의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또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모금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지역 내 취약계층 노인의 권익 향상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2024년 기준 연간 이용 회원 수는 27만 명을 넘었고, 하루 평균 약 1100명의 회원이 복지관을 찾고 있어 명실상부한 대구노인복지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6-01

“독도는 우리 땅, 확실하게 말하자”

지난 달 30일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에서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가 주최 하고 교육부, 경상북도,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하는 독도 학술포럼이 열렸다. 영남대 독도연구소 설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이날 학술포럼은 ‘우리나라 독도 연구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포럼에는 독도 단체 대표와 독도의 역사와 지리학 교수, 독도 연구자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최재목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장(영남대 철학과 교수)은 인사말에서 “이달로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가 전국 대학 최초의 전문연구소로 설립된 지 20주년을 맞았다”며 “그동안 독도연구, 독도자료 수집과 학술대회와 세미나, 전시회를 개최하여 독도 연구의 허브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독도 교육에서도 교육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연구 성과의 대부분은 외교부와 교육부의 정책에 반영되었다”고 했다. 또 이번 포럼이 독도 연구의 성과를 뒤돌아보고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여 한일 간의 갈등 해소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병렬 명예교수(국방대학교)는 광복 이후 한국과 일본 간의 독도 문제는 조용했던 적이 없었다고 밝히고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의 인접 해양의 주권에 대한 대통령 선언 △1954년 등대 건설 및 독도 기념우표발행 △1996년 독도 접안시설 착공 △2005년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일본 외무성의 다케시마 10포인트 등 이런 움직임에 대응하는 우리나라의 반박자료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가 설립되면서 독도연구에 수많은 업적을 냈다고 칭찬하는 한편 17세기 독도영유권, 마쓰시마(松島) 도해면허설, 대일강화조약 등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하며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하나는 “현재대로 우리가 독도를 게속 차지하고 있으면 일본이 포기하게 될 것이고 독도는 아무 문제없이 우리의 땅이 되는가?” 또 하나는 “우리가 원하지 않으면 독도 문제는 절대로 국제사법제판소에 가지 않아도 되는가? 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포럼에 참석한 많은 교수와 학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 이어서 패널토론에서 문철영 명예교수(단국대)는 역사학 분야 독도 연구의 회고와 방향을 독도학 정립을 위한 학제 간 연구의 시작, 독도영유권 확립을 위한 연구, 독도연구소의 강점에 대해 발표했다. 손승철 명예교수(강원대)는 도서(島)관리정책 분야 연구 전망을 도서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이어서 이상태 한국영토학회장 은 지리학 분야 독도 연구의 성과와 향후 과제에 대해서 독도의 지리학적 연구, 고지도가 증명하는 독도영유권, 조선 후기의 고지도에 나타난 독도, 조선 고지도의 우산도 위치에 대해 발표했고, 이석용 한남대 명예교수는 국제법 분야 독도 문제에 대해 울릉도 경계, 도해 금지령, 안용복 사건, 삼국사기, 세종신록지리지, 고려사 등에 대하여 역사적 지리적 사실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포럼은 독도를 연구하는 학자들과 독도 단체 대표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유익한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였다는데 모두 공감하고 독도학술포럼의 잦은 개최를 희망한다며 마무리 되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06-01

경북소방본부 ‘제14회 전국 일반인 심폐소생술 경연대회’ 2관왕 차지

경북소방본부가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4회 전국 일반인 심폐소생술 경연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소방청이 주관하고 전국 19개 시·도 대표팀이 참가한 가운데 국민의 심정지 대응 능력 향상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경주여자정보고 ‘렛잇 CPR!’팀은 학생·청소년 부문 1위를 기록하며 ‘국무총리상(상금 100만 원)’을 수상했다. ‘렛잇 CPR!’팀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모티브로 한 창의적인 무대 연출을 통해 심폐소생술 전 과정을 생동감 있게 표현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119 신고, 가슴압박, 인공호흡,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 등 실제 상황을 반영한 구성으로 준비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한, 앞서 26일에는 화재안전, 응급처치, 생활안전, 자연재난 등 4개 분야에 걸쳐 전국 19명의 지역 대표 강사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11회 전국 소방안전강사 경진대회’에서 영주소방서 전주미 소방위가 대상인 ‘국무총리상(상금 100만원)’을 수상했다. 전 소방위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응급처치 교육 ‘기억해요 CCC+번쩍!’을 주제로, 장애 특성을 고려한 3단계 교육법과 가슴압박 리듬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심사위원과 청중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경북을 대표해 전국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학생들과 지도교사, 전주미 소방위, 그리고 관련 소방서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체계적인 소방안전교육과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6-01

포항 노란꽃 비상… 외래종 ‘큰금계국’ 확산

1일 오후 포항시 남구의 한 주택가. ‘큰금계국’이 초여름 햇살 아래 강한 생명력을 뽐내기라도 하듯 골목길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었다.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역시 누군가 인위적으로 심어놓은 듯 큰금계국이 도로와 인도, 건널목 일대를 장악하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외곽 저수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큰금계국은 5월~8월 사이 개화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외래식물이다. 우리나라에는 1950년대 관상용으로 도입된 후 ‘노란 코스모스’란 애칭과 함께 도시 경관 조성에 널리 활용됐다. 하지만 농지와 산지, 강변으로까지 빠르게 번지며 생태계 교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포항시는 지난 2023년 관광객 유치와 도시경관 개선을 목적으로 포항운하 인근 1만5000㎡ 산책로 일대에 큰금계국을 심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듬성듬성 올라오던 금계국은 1년 사이 크게 번져 올해는 도시 곳곳을 뒤덮을 만큼 개채수가 폭증했다. 국립생태원은 큰금계국을 ‘생태계위해성 2등급’ 외래생물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생태계에 위해를 줄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관찰과 모니터링이 요구되는 등급이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큰금계국은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고 다른 식물의 생육을 방해할 우려가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안동시 등 일부 지자체는 이미 큰금계국을 제거 대상으로 분류해 생태계 보호 차원의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큰금계국을 생태계 교란식물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퇴치에 나서고 있다. 반면 포항시는 여전히 도시경관 미화의 수단으로 활용해 생태계 교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외래식물을 도입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변채호 국립경국대학교 바이오생명공학부 교수는 “큰금계국은 이미 중국과 일본에서 생태계 교란식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우리도 그 확산을 막으려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꽃밭 조성을 추진하는 지자체가 있다면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큰금계국의 성공적인 침입에는 높은 종자 생산량, 강한 생존력, 근경을 통한 빠른 확산, 긴 개화 시기, 다양한 수분 매개체, 지표면에서의 높은 잎 피복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외국에서 생태계 교란식물로 지정되지 않은 다른 기타 외래종보다 알려진 위험성이 훨씬 높은 식물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제부터인가 가을하면 갈대, 억새라는 말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외래종보다 자생종이 안전할 뿐만 아니라 더 아름다울 수 있다. 이왕이면 전통 고유의 멋과 문화를 살릴 수 있는 자생종 식재를 권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당시 금계국 씨앗을 뿌릴 때 해당 식물이 생태계 위해성을 가진 외래생물인 줄 몰랐다”며 “운하에 심은 금계국을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지 검토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6-0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협박을 선동한 김정재 의원 고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이 이재명 후보에 대해 위해·협박을 선동하고 근거 없는 비방으로 민주주의에 공격을 가한 국민의힘 김정재 국회의원을 경찰에 고발한다고 1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정재 의원이 지난 28일 영천시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무대에 올라 다수의 군중을 향해 연설을 하면서 “‘여러분, 대한민국 총알이 남아돌아도 이재명이 쏠 총알 한 발도 아깝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는 등 공당의 국회의원이 대통령선거 유세에서 다수의 시민들을 향해 ‘이재명 후보를 총기로 피습하는 데 쓰는 총알은 한 발도 아깝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사실상 이재명 후보에게 총기로 위해를 가하도록 대중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의 선동행위는 평화롭고 합법적인 과정을 통해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민주선거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 대한 공격이자 민주주의와 민주시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1월 정치테러범에 의해 치명적 부위를 피습당하여 생사를 넘나든 경험이 있고, 지난 12.3 불법계엄 당시 내란세력에 의해 1순위 체포대상으로 지목돼 체포·감금의 위협에 처하기도 했다”며 “이번 대선 정국에서 이재명 후보의 생명에 위해를 가하려는 선동·협박 행위에 대한 숱한 제보가 민주당에 접수됐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그동안 이러한 위협을 과장이라며 무시해왔으나, 김정재 의원의 해당 선동 발언으로 인해 스스로 상대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위해와 협박을 선동하는 주체가 될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실존하는 위협으로부터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조롱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비방했다”며 “이에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멍선거법률지원단은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을 공직선거법 상 후보자비방죄(제251조)로 서울경찰청에 즉각 고발한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6-01

초계기 추락 순직 해군 눈물로 배웅 “영원히 가슴에 남을 것”

해군 초계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장병 4인의 합동 영결식이 1일 오전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군장으로 엄수됐다. 순직 장병은 정조종사 박진우 중령(해사 68기, 이하 추서 진급된 계급), 부조종사 이태훈 소령(해사 73기), 전술사 윤동규 상사(부사관 260기), 전술사 강신원 상사(부사관 269기)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의 주관 아래 열린 이 날 영결식에는 군 주요 지휘관, 해군·해병대 장병,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순직장병들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영결식은 순직 장병에 대한 경례, 약력 보고, 해군참모총장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묵념, 조총 발사, 영현 운구 순으로 진행됐다. 단상 아래에는 태극기로 감싼 순직장병의 관 네구가 나란히 놓여있었고, 유가족들은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고 박진우 중령의 아내는 헌화를 위해 27개월 된 아들을 품에 안고 관 앞에 섰다.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끝내 삼키던 눈물을 흘렸고, 박중령의 세살배기 아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던 장난감을 떨어뜨렸다. 곁에 있던 할머니가 “안녕”하고 말하자 아이는 조심스레 관에 손을 올렸다. 짧고 순수한 작별 인사는 오히려 장내를 더 깊은 침묵에 잠기게 했다. 고 윤동규 상사의 모친은 “너를 어떻게 보내느냐”고 통곡했다. 고 강신원 상사의 어머니는 관에 몸을 던지듯 매달리며 “엄마를 왜 두고 가니”라며 울부짖었다. 영결식장은 이내 눈물바다가 됐다. 다른 유족들이 강 상사 어머니를 붙잡고 달래자 한참을 주저앉아 있던 어머니는 가까스로 자리를 떠났다. 양 총장은 조사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이루지 못한 꿈을 남긴 채 떠난 소중한 전우들의 이름을 다시 부른다”며 “이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조종관을 놓지 않은 진정한 군인이자 해군의 자랑이다”고 추모했다. 양 총장 역시 조사 도중 끝내 울먹였다. 그는 “이들의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족을 끝까지 가족처럼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동료전우들을 대표해 추도사를 낭동한 615대대 설우혁 소령(진)은 “소나무 같은 박진우 중령, 성실과 책임의 상징 이태훈 소령, 모두가 믿고 따르던 윤동규 상사, 항상 웃음으로 주변을 따뜻하게 하던 강신원 상사, 이들이 한순간에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들의 이름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남을 것”이라고 슬퍼했다. 추도사가 끝나자 하얀 제복을 갖춰 입은 해군 의장대가 조심스럽게 영현을 운구했다. 그 순간 잠시 가라앉았던 유가족들의 울음이 다시 터졌다. “울어라, 실컷 울어라” 한 유족의 절규가 울려 퍼졌고, 뒤이어 깊은 흐느낌이 장내를 채웠다. 영결식은 고인들이 마지막까지 몸담았던 부대를 운구차가 한 바퀴 돌며 끝을 맺었다. 국방부와 해군본부는 4명의 고인에게 각각 1계급 특진을 추서하며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6-01

국내 ‘불법의료’ 처벌 현실은? 기소 1년된 병원 재판 보니

국내 의료계에서 관행처럼 이어지던 불법 의료행위가 근절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불법 의료행위 병원 행태가 속속 드러나 거센 비판을 사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는 불법의료행위에 대한 증언들이 쏟아지는 만큼 강력한 처벌을 통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불법의료행위 근절을 외치는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29일, Y병원의 K병원장 및 관계자 10명 등에 대한 6차 공판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됐다. 이날은 이들이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Y병원은 지난해 5월 29일 기소된 이후 1년여간 이어진 재판을 진행 중이다. 특히 Y병원의 대리·유령수술을 둘러싼 불법 정황들은 재판을 거듭할수록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어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날 6차 공판에서도 중요 증인이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Y병원 수술실에서 순환 간호사로 일했던 공익제보자가 증인으로 참석해 증언을 이어갔다. 증인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증인은 본인이 목격한 사실과 병원 관계자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증인은 Y병원 수술실 근무 당시 K병원장이 집도의로 명시됐으나 실제로는 다른 의사가 수술을 진행했고, 그마저도 의사 대신 PA간호사가 봉합을 하고, 영업사원을 통해 대리수술이 진행된 부분 등에 대해 진술했다. Y병원은 재판이 진행될수록 불법행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 재판과정에서 대리수술에 가담했던 의료기기 회사 직원들이 Y병원에 상근하며 수술보조를 했다는 일관된 증언들이 나오기도 했다. 인공관절수술 시 영업사원 2명이 퍼스트와 세컨드 어시스트 역할을 맡는가 하면 환자의 뼈에 박혀 있는 핀을 제거하거나 수술 부위 봉합 시 가위로 자르는 행위, 수술 부위 소독도 비의료인이 담당했다는 등 증언이 이어지며 충격을 안겼다. 무엇보다 시민단체 측은 K병원장 측 변호인도 이같은 사실을 ‘셀프시인’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재판과정에서 K병원장 측 변호인은 영업사원이 환자의 뼈에 망치질을 한 사실에 대해 ‘뼈에 핀을 박는 것이 큰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보조적인 것이다’는 식의 발언을 내놨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일반의 상식과 감정에 배치되는 발언”이라며 “불법적인 대리수술을 대하는 이들의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 꼬집었다. 더욱이 Y병원 측은 지난해 검찰 기소 직후 대리·유령수술 혐의를 ‘단순한 수술보조 행위’라고 주장해왔으나 올해 초 Y병원 측 법률대리인이 한 시민단체를 상대로 진행한 가처분 신청 내용에서 “병원이 ‘팀제’ 수술 시스템을 통해 수술을 집도하며 집도의가 바쁘면 팀 소속의 다른 의사가 수술을 해왔다”고 주장하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이같은 병원 측 해명은 “스스로 유령수술 혐의를 시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대리·유령수술로 인해 더이상 피해자들이 생겨서는 안된다며 무관용 원칙으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Y병원 기소 1년째인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 선 국민생명안전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의료행위는 중대 범죄라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불법 대리수술은 용납될 수 없는 중대 범죄”라며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강력히 비판하고 사법부의 엄정한 판결을 통해 의료계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환자들은 의사를 믿고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맡기는데, 면허도 없는 이들이 수술에 참여하고 심지어 뼈에 못을 박는 행위까지 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는 환자 기만이자 명백한 생명 위협 행위이다. 돈벌이에 눈이 멀어 환자의 안전을 외면한 의료기관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는 대리·유령수술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솜방망이 처벌’과 의료기관의 ‘윤리 의식 부재’를 지적하며, 관련 법규의 강화와 의료인 면허 관리 시스템의 철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5-30

포항 초계기 추락…사고 1분 전까지 ‘이상 징후’ 없었다

포항에서 지난 29일 훈련 중 추락한 해군 P-3CK 해상초계기가 사고 직전까지 관제탑과 정상적으로 교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 교신에서도 비상상황을 알리는 내용은 없었으며, 해군은 조류 충돌이나 난기류 등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을 포함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30일 해군에 따르면 사고기는 제주 해군항공사령부 615비행대대 소속으로 민항기 운항이 빈번한 제주 대신 포항기지에서 이착륙 반복훈련을 수행 중이었다. 사고 당일에는 총 3회의 훈련이 예정돼 있었으며, 오후 1시 43분 첫 이륙 후 1차 훈련을 마친 기체는 2차 훈련을 위해 오른쪽으로 선회하던 중 오후 1시 49분 알 수 없는 이유로 포항기지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사고기와 관제탑 간의 마지막 교신은 추락 사고 1분 전인 오후 1시 48분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 관계자는 “마지막 교신에서 조종사는 관제탑에 ‘현재 이륙했고 장주비행(활주로를 중심에 두고 주위를 도는 비행)에 들어가겠다’는 일상적인 보고를 했고, 비상 상황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포항기지의 기상은 양호했고, 사고기의 비행 경로도 통상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군은 사고 현장에서 조종사 간 교신이 담긴 음성녹음 저장장치를 회수해 분석 중이다. 관제탑에 저장된 항적 자료와 기체 잔해 역시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다만 사고기에는 비행 속도 등을 기록하는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사고기는 1966년 미국 록히드마틴사에서 제작돼 미 해군에 납품됐다가 퇴역 후 개조를 거쳐 2010년 한국 해군에 도입됐다. 2030년 도태 예정이었고, 2021년 2월부터 8월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정비를 받은 바 있다. 해군 관계자는 “기본골격을 제외한 나머지를 사실상 새 기체 수준으로 개조·개량했고 우리 군이 인수할 때 강도 높은 안전 점검를 모두 거쳤다”고 말했다. 올해 말 추가 점검도 예정돼 있었다. 현재 해군은 동일 기종인 P-3 해상초계기에 대해 특별안전점검을 실시 중이다. 사고로 순직한 정조종사 박진우 소령, 부조종사 이태훈 대위, 전술사 윤동규·강신원 중사는 국방부 결정에 따라 각각 1계급 추서됐다. 해군은 앞서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열고 이들을 순직 처리한 바 있다. 추서된 계급은 박진우 중령, 이태훈 소령, 윤동규 상사, 강신원 상사다. 박 중령은 약 1700여 시간, 이 소령은 약 900여 시간의 비행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 포항에서 약 5년, 약 3개월간 근무하며 비행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다음달 1일 오전 8시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군장으로 거행되며, 같은 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5-30

포항 초계기 추락 원인 조사 착수…순직자 장례 해군장으로 거행

포항에서 훈련 중이던 해군 초계기 P-3CK가 추락해 탑승자 4명이 모두 숨진 가운데, 군 당국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30일 해군 등에 따르면 전날 군은 사고 발생 직후 기체와 주변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시신을 수습한 뒤 기체 주변을 정리해 왔다. 야간에는 조명 장비를 설치해 기체 주변을 정리하는 한편, 블랙박스와 파편 등 사고 원인 규명에 필요한 자료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군 당국은 수거한 잔해물과 교신 기록 등을 바탕으로 정밀 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힐 방침이다. 탑승자 4명의 시신이 추락과 화재로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군은 DNA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사고는 지난 29일 오후 1시 49분쯤 발생했다. 포항경주공항을 이륙해 훈련 중이던 초계기가 포항시 남구 한 야산에 추락하면서 기체는 곧바로 화염에 휩싸였고, 탑승 장병 4명은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다. 해군은 이번 사고로 숨진 장교와 부사관 등 4명 희생자들의 장례식을 해군장으로 치른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군은 30일 오후 1시부터 포항시 남구 해군 항공사령부 체육관(금익관)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한다. 영결식은 다음 달 1일 오전 8시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엄수된다. 이후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봉안식이 진행된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5-30

‘칠서생태공원 청보리·작약축제’ 푸르름과 꽃향기의 향연에 젖다

경남 함안군 칠서면에 위치한 함안강나루생태공원에서 ‘제3회 칠서생태공원 청보리·작약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축제는 5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진행됐으며, 따뜻한 봄날의 정취와 함께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이번 축제는 ‘푸르른 청보리밭, 작약꽃 향기 흩날리다’를 주제로, 41만㎡ 규모의 청보리밭과 41만6000㎡에 이르는 작약꽃밭이 장관을 이뤘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 물결과 화려한 작약꽃의 향연은 많은 방문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행사장 곳곳에는 푸드트럭과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생필품 장터, 다양한 시음 행사 등이 마련되어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맛과 멋이 어우러진 현장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축제 첫날에는 지역 문화 공연과 함께 개막식이 진행되었으며, 인기가수 박서진을 초청하여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저녁 시간에는 밤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져 축제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다. 시민기자가 직접 방문한 5월 10일에는 ‘제3회 청년버스킹 경연대회’가 열려, 젊은 음악인들의 열정적인 무대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치열한 예선을 통과한 참가자들의 수준 높은 공연에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보냈으며, 심사위원들의 냉철한 평가가 더해져 경연은 긴장감 넘치게 진행되었다. 행사장 일대에서는 승마 체험, 작약 화분 만들기, 어린이 타투 체험, 그립톡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었고, 마술쇼와 현장 즉석 노래방 같은 참여형 공연도 함께 진행되어 남녀노소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청보리와 작약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시민기자는 엄마와 함께 포토존마다 사진을 남기며 소중한 모녀의 추억을 쌓았다. 축제에 참석한 당일, 친구에게 청보리·작약축제를 즐기러 함안에 왔다고 자랑하니 “함안에 갔다면 보리밥은 꼭 먹어야 한다”고 추천을 받았다. 그러나 축제 현장의 풍성한 음식에 이미 배가 불러 결국 보리밥은 맛보지 못했다. 시민기자는 다음 함안 여행 계획에 ‘꼭 보리밥 먹기’를 포함하기로 다짐하며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푸르름과 꽃향기, 사람들의 웃음이 가득했던 이번 청보리·작약축제는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봄날의 힐링 공간으로 오래 기억될 추억으로 남았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9

‘지나온 시간’ 돌이켜 보여주는 전시회

달빛이 만들어 내는 시간, 개구리 소리로 옮겨진 시간의 이야기. 한 편의 함축적인 시와 같은 그림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자 색면화처럼 단색의 강렬한 색채로 이루어진 작품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나하나 뚜렷한 자신만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이질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 낮과 밤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면서도 하나의 몸을 유지하듯 작품들도 그러한 모습이다. 시간은 거대한 유기체가 되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인 시간이지만 언어로, 이미지로 나타내라면 막연한 느낌이 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는 온전히 작가의 감정과 신체 반응을 통해서 표현이 가능하다. 박미희 작가는 단순화된 색채와 겹겹이 쌓아올린 마티에르를 통해 그녀가 지나온 시간을 시각화시켜 보여주고 있다. 작품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물감이 서로 높낮이를 달리해 놓여있다. 박 작가는 요철의 무게감을 달리해 시간의 다양성을 표현했다고 한다. 선명한 기억은 좀 더 높게 뚜렷하게, 흐릿한 시간들은 먼 풍경처럼 녹아있다. 전시장 한가운데 바다가 떠 있다. ‘시간의 바다’란 작품이다. 바다가 품은 무수한 시간이 들어있다. 심해는 깊고 어두운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도 해는 뜨고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작은 크기의 작품이 시리즈로 함께 한다. ‘시간-자취’에서는 ‘시간과 바다’ 작품을 제작하면서 사용되었던 색상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그렇게 또 하나의 시간이 기록되었다. ‘시간-공존’이란 작품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간극이 필요하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맹목적인 믿음이 만들어내는 큰 목소리들이 자신의 영역을 넘어 다른 이의 공간마저 강요한다. 자연과 인간의 거리, 사람과 사람의 거리. 그 거리가 적정선에서 유지되지 않으면 평화는 파괴된다. 다정한 느낌마저 드는 ‘그날’은 늘 있던 보통의 날이 특별하게 와닿았던 순간을 담았다고 한다. 무엇하나 특별한 일 없이 조용한 하루였지만 유달리 기억에 남는 하루가 화폭 속에 담겨있다. 붉게 타오르는 느낌마저 들었던 ‘시간-정열’은 작가가 힘들었던 시기에 제작된 작품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에너지를 얻고 싶었던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시간-기회’는 모두가 힘들었던 코로나19 시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슬픔과 고통만이 아닌 다음으로 도약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이 들어있다. 박 작가는 작품에서 시간을 이야기하며 그 다음 단계로 희망을 말한다. 끝으로 작가노트에서 발췌한 내용을 기록한다. “···. 해가 뜨고 달이 뜨고 하루가 흐르고 한 달이 흐르고 일년, 이년···. 아무리 막막했던 일들도 시간이 흐르면 좋든 나쁘든 해결이 된다. 그 막막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절대 잃지 않는 것이다 있다. 희망이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141 갤러리 2전시실 (141미니호텔 지하1층)에서 진행된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9

오월의 향기가 묻어난 방송대 포항총동문회 역사•문화탐방

울진으로 역사·문화 탐방을 다녀왔다. 관광 명소가 많은 지역이라 욕심을 부려 보지만 한울원자력발전소, 봉평리 신라비, 성류굴,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둘러보고 나니 하루해가 저문다.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직원이 나와 친절히 설명을 해주고 신라비에 얽힌 이야기는 해설사의 유머 섞인 설명으로 재미를 더한다. 사생대회가 열린 듯 원자력 발전소 정원 곳곳에 자리 깔고 앉아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풍경에서 오월의 향기가 묻어난다. 시끄러운 세상이 무색해진다. 주말 아침 포항종합운동장 호돌이 탑 앞은 늘 부산스럽다. 산악회, 결혼식 참석 및 각종 모임의 행사 참여를 위한 대형버스들이 차창 앞 유리에 해당 단체 이름을 붙여두고 비좁도록 얼기설기 주차해 있다. 들뜬 마음으로 새벽을 설친 사람들은 타야 할 버스를 찾아 분주히 오간다. 6·3 선거를 앞두고 띠 두른 사람들까지 부산스레 오가니 그야말로 새벽 죽도시장만큼이나 생기 넘친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 같은 버스에 오른다. 나이, 직업, 사는 곳이 다른 사람들. 서먹서먹하다. 공통분모는 관광버스 차창에 붙어 있는 ‘방송대’라는 세 글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공식 줄임말이다. 동문회 임원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꿀 같은 아침을 삼사해상공원에서 함께 나눈 후 달리는 버스에서 통성명이 시작된다. 가장 오랜 동문은 81학번이다. 우연히 동문 행사 소식을 접하고 전주에서 여행하듯 부인과 함께 전날 포항 와서 하룻밤 묵었다는 그는 추억을 찾아 먼 거리 마다하지 않고 왔노라 인사말 끝에 눈시울을 붉힌다. 포항에 있다는 같은 학번의 두 분까지, 그 시절 포항제철을 다니며 정말 열심히 공부했노라 이구동성으로 말하던 세 분이 총 동문 행사에서 오랜만에 뭉친 듯하다. 마이크가 넘겨지며 저마다의 추억으로 인사말이 이어진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삶의 여유를 즐기고자 방송대를 찾지만 80년대 당시는 ‘인생을 바꾼 대학’이었다. 출석 수업도 많아 휴가를 모두 사용하고도 모자랐다 하니 졸업을 위해서는 특별한 각오와 뚝심이 필요했을 터이다. 00학번 선배는 또 말한다. 당시 포항시 학습관은 포항종합제철 협력회관 지하였고 지금 흥해 학습관을 얻기 위해 학우들이 학교와 무던히도 싸웠노라고. 시차를 둔 40여 년의 추억담이 오가니 격동기를 함께한 방송대의 변천사가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친다. 술을 하든 못하든, 선배든 후배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건배 제의를 받아들이며 저마다의 건배사에 힘을 싣는다. 어느새 격이 없어진 망년지우(忘年之友)들의 수다는 짧은 하루해가 그저 아쉽다. 등기산 스카이워크의 아찔한 경험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하며 후포 바다를 마주한 쉼터에 둘러앉는다. 힘들었지만 희망을 꿈꿨던 그때가 그리운 오월의 향기를 품은 사람들과 바닷바람 마시며 지난 세월을 함께 추억한다. 열심히 살아온 그들이 있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40여 년의 선후배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총동문회가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 활기를 되찾기까지 많은 이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현재 방송대 포항총동문회를 이끄는 오낙률 회장은 ‘포항 12경’외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고 국악인으로도 활동하며 선후배 간의 원활한 소통과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인생길에서 마음을 나누고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든든함이 아닐까?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9

해군 해상초계기 포항 야산 추락… 탑승자 4명 전원 희생

29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훈련 중이던 해군 소속 해상초계기(P-3CK) 1대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를 포함한 탑승자 4명 모두 숨졌다. 해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쯤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인근 야산에 해군이 운용하는 초계기가 추락했다. 사고 군용기는 이날 오후 1시 43분쯤 훈련차 포항기지에서 이륙했고, 7분 뒤 원인미상의 이유로 급속히 기지 인근에 떨어졌다. 사고 발생 당시 현장에는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치솟았으며, 이런 모습은 수백m 떨어진 곳에서도 목격됐다. 소방당국과 포항시청 등에는 “비행체 추락 현장 부근인 산 중턱에서 연기가 목격된다”, “아파트 뒤편에서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다”는 등 관련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소방헬기와 진화 장비 17대, 인력 40명을 투입해 화염이 치솟는 기체 진화작업을 벌였다. 해군은 사고 직후 현장브리핑에서 “초계기 탑승자 4명 중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가 이날 오후늦게 “4명 모두 사망했다”고 수정했다. 사고기에는 소령인 조종사 1명과 대위 1명, 부사관 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시신은 초계기 동체 주변에서 발견됐다. 수습된 시신은 포항병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추락사고 지점 인근에는 전원주택과 빌라·농가 등 민가가 많이 있지만, 별도의 민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 초계기와 같은 기종은 국내에 모두 8대 배치됐고, 포항과 제주의 해군 부대에서 운용 중이다. 군당국은 해당 항공기에는 전투기처럼 탑승자들이 사고시 조종석이나 탑승석에 자력으로 탈출하는 ‘이젝션’ 기능이 없다고 전했다. 해군 관계자는 “포항에서 이착륙 훈련 중”이었다며 “수시로 하는 훈련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군당국은 사고 직후 동일 기종의 초계기 비행을 중단시켰다. 해군은 참모차장을 중심으로 한 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원인 규명 등에 나설 방침이다. 경북도는 필요한 행정력을 총동원해 지원하고 있으며 화재 확산 등 2차 피해 방지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날 추락한 초계기는 해군이 1995년부터 도입해 운용해온 것이다. 오랜 기간 동·서·남해를 지키며 ‘잠수함 킬러’로서 해상 초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단정민·김보규기자

2025-05-29

포항서 해군 초계기 추락···탑승자 4명 중 2명 사망·2명 수색중

29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훈련 중이던 해군 소속 해상초계기(P-3CK) 1대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4명 중 2명이 숨지고, 2명은 관계당국이 수색중이다. 해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쯤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인근 야산에 해군이 운용하는 초계기가 추락했다. 사고 군용기는 이날 오후 1시 43분쯤 훈련차 포항기지에서 이륙했고, 7분 뒤 원인을 알 수 없이 급속히 기지 인근에 떨어졌다. 사고 발생 당시 현장에는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치솟았으며, 이런 모습은 수십m 떨어진 곳에서도 목격됐다. 소방당국과 포항시청 등에는 “비행체 추락 현장 부근인 산 중턱에서 연기가 목격된다”, “아파트 뒤편에서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다”는 등 관련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소방헬기와 진화 장비 17대, 인력 40명을 투입해 화염이 치솟는 기체 진화작업을 벌였다. 해군은 이날 현장브리핑에서 초계기 탑승자 4명 가운데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고기에는 소령인 조종사 1명과 대위 1명, 부사관 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시신은 초계기 동체 주변에서 발견됐다. 군관계자는 “숨진 채 발견된 이들의 신원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나머지 탑승자 2명에 대해서는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습된 시신은 포항병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추락사고 지점 인근에는 전원주택과 빌라·농가 등 민가가 많이 있지만, 별도의 민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 초계기와 같은 기종은 국내에 모두 8대 배치됐고, 포항과 제주의 해군 부대에서 운용 중이다. 군당국은 해당 항공기에는 전투기처럼 탑승자들이 사고시 조종석이나 탑승석에 자력으로 탈출하는 ‘이젝션’ 기능이 없다고 전했다. 해군 관계자는 “포항에서 이착륙 훈련 중”이었다며 “수시로 하는 훈련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군당국은 사고 직후 동일 기종의 초계기 비행을 중단시켰다. 해군은 참모차장을 중심으로 한 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원인 규명 등에 나설 방침이다. 경북도는 필요한 행정력을 총동원해 지원하고 있으며 화재 확산 등 2차 피해 방지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날 추락한 초계기는 해군이 1995년부터 도입해 운용해온 것이다. 오랜 기간 동·서·남해를 지키며 ‘잠수함 킬러’로서 해상 초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보규기자

2025-05-29

추락 인근에 민가… 마지막 순간까지 민가 피하려 애쓴 흔적

해군 초계기가 한순간에 추락한 것은 이륙한 지 불과 7분 만이었다. 29일 오후 1시 50분쯤 포항경주공항 주변을 선회하던 해군 P-3CK 초계기가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한 농가 주변 공터에 떨어졌다. 초계기의 이륙 시각은 오후 1시43분이었고, 이륙한 지 7분 만에 추락한 것이다. 초계기는 제주에서 훈련을 위해 포항해군항공사령부로 왔다. 동해면 주민 등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직전 초계기는 이륙 후 공항 주변을 선회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초계기가 비행훈련을 할 경우 이륙과 착륙을 반복한다. 지역주민들은 “수시로 해군 초계기가 공항 활주로를 이륙해 하늘로 날아올랐다가 주변 상공을 선회한 뒤 다시 활주로 방향으로 내려온다”고 입을 모았다. 추락 당시 주변 일대에는 큰 굉음이 울렸고, 곧이어 불기둥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목격자들이 많아 이와 비슷한 내용의 신고가 관계당국에 이어졌다. 한 시내버스 운전기사는 경북매일신문에 전화를 걸어 “동해면 야산에 큰 물체가 떨어졌는데, 아무래도 항공기가 추락한 것 같다”고 제보했다. 또다른 주민 김모씨(55)는 “어떻게 비행기가 저렇게 갑자기 땅으로 떨어졌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제보 영상 등에 따르면 추락한 초계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민가와의 충돌을 피하려고 애쓴 흔적도 보여 보는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다행히 이번 추락사고로 지금까지 확인된 민간 인명피해는 없다. 화염이 꺼진 뒤 현장은 처참했다. 사고 발생 직후 출동한 소방관들이 연신 물을 뿌렸지만, 연기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서 조각난 초계기는 형체 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불길을 겨우 잡은 뒤 소방당국이 탑승자 구조와 시신 수색을 위해 투입됐지만, 장시간 정확한 사망자 확인 조차 하기 어려운 정도였다. 한 소방 관계자는 “사망자들은 화염에 검게 그을렸고, 일부는 시신은 매우 훼손된 상태여서 신원파악을 파악하는 것도 어려울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초계기에는 조종사 2명과 부사관 등 모두 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주요 군용기 추락 사고 일지> △2010.3.2 = 강원 평창군 황병산 인근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F-5E, F-5F 전투기 2대 추락. 조종사 3명 순직△2010.6.18 = 강원 강릉시 동해상에서 공군 F-5F(제공호) 전투기 1대 추락, 조종사 2명 순직 △2011.12.5 = 경북 예천군 제16전투비행단 인근에서 공군 T-59 훈련기 1대 추락, 조종사 2명 순직 △2012.11.15 = 강원 횡성군 야산에서 공군 블랙이글 T-50B 1대 추락, 조종사 1명 순직 △2013.8.28 = 광주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 동쪽 1.6㎞ 지점 공터에서 T-50 1대 추락. 조종사 2명 순직△2018.4.5 = 경북 칠곡서 공군 제11전투비행단 F-15K 1대 추락. 조종사 2명 순직 △2022.1.11 = 경기 화성시 정남면의 야산에 F-5E 전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심모 대위 순직 △2022.4.1 = 경남 사천시 제3훈련비행단에서 KT-1 훈련기 2대 비행훈련 중 공중 충돌 뒤 추락. 학생조종사 등 4명 순직 △2025.5.29 = 포항서 해군 P-3CK 해상초계기 추락, 조종사 등 4명 사망 /김보규기자

2025-05-29

“우리 목소리 귀담아줄 후보가 당선되길”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포항 남구 대이효곡행정복지센터와 북구 양덕동 한마음체육관, 용흥동 경북도교육청과학원 등 주요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새벽부터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출근길에 잠깐 짬을 낸 직장인부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킥보드를 탄 대학생까지 투표소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이효곡행정복지센터 투표소 앞에 킥보드를 세워두고 계단을 오르던 대학생 박모씨(23)는 “수업 전에 미리 왔다”며 “내가 원하는 후보가 꼭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소방관 등 제복을 입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인근 관공서에서 근무 중이라는 한 경찰은 “근무 시작 전 짬을 내서 들렀다”며 “공정한 선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모차를 끌고 투표소를 찾은 이모씨(36)는 “육아휴직 중인데, 아이를 키우면서 정치가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그는 “어린이집, 놀이터, 주차장 같은 생활 문제들이 결국 정치를 통해 해결되니까요. 복지나 보육에 관심 있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근 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정모씨(58)는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며 “말만 잘하는 정치인 말고 진짜 우리 형편 생각해줄 수 있는 사람, 소상공인 목소리 귀담아줄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포항시의회 지하 1층 드림스타트 회의실에 마련된 또다른 투표소에도 간호사, 수녀, 직장인, 주민 등 다양한 유권자들이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인근 병원에서 일한다는 간호사 김모씨(29)는 “정치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청년 공약을 보고 표를 줄 후보를 결정했다”며 “작은 기대라도 가져보려 한다”고 말했다. 병원에 입원중이어서 환자복을 입은 채 투표를 한 시민도 있었다. 환자 박모씨(54)는 “이번 선거는 내가 꼭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한 표가 세상을 바꾸진 않더라도, 내 책임은 다하고 싶었다”고 했다. 투표 직후 인증사진을 남기던 박모 씨(46)는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지하는 후보가 변하지 않았다”며 “소신을 표현할 수 있어 속이 후련하다”고 웃었다. 그 앞에서 휴대전화 셔터를 눌러주던 박씨의 지인은 “다들 힘들고 답답하니까, 그래도 내 한 표가 뭔가 바꿔주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나온 거지”라고 투표이유를 밝혔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5-29

포항 범대본, 지진 피해위자료청구소송 경과 설명회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 의장 모성은)가 29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지진피해 위자료 청구소송 항소심(후행)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들과 함께 소송의 경과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먼저 범대본은 지난 28일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6선 의원)과의 간담회 행사 결과를 발표했다. 범대본은 “주호영 위원장이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조직통합본부에 이미 재난안전특위를 설치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촉발지진 피해시민들의 권익보호와 특별법 개정에 대하여 적극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위자료 청구소송과는 별도로 포항지진특별법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청원(의원소개청원)을 준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억지·부당 판결을 내린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 청원(국민동의청원)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진피해 위자료 청구소송 항소심이 대구고법 제1민사부와 제3민사부에서 선행재판과 후행재판으로 분리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 중 선행재판은 제1민사부에서 지난 5월 13일 선고판결로 111명 원고들이 패소한 사건이고, 후행재판은 제3민사부에서 1만6977명의 원고들이 포스코 등을 상대로 현재 진행되는 소송이다고 덧붙였다. 대구고법 제3민사부는 현재 진행 중인 후행재판에서 피고 포스크 등에 대한 과실을 입증할 기회를 달라는 원고(포항시민)측 요청을 받아들여 재판을 중단하지 않고 속행하기로 했다. 범대본은 “재판부가 피고 포스코 부분에만 과실 입증 기회를 국한함으로써 다른 피고측 과실에 대한 추가 입증이 어려울 경우 속칭 ‘샘플소송’에 대한 위헌심판까지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