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회

“해수욕장에 ‘말 출입’을 금지합니다”

속보 =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을 활보하던 말이 60대 남성을 밟아 상해를 입힌 사고<본지 18일 자 5면, 19일 자 보도> 이후 경북동해안 지자체들이 해수욕장 조례 개정에 나섰다. 상위법인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해수욕장법)은 지자체의 조례로 도로교통법에 따른 차마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아닌 구역에 차마를 진입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포항시와 영덕군, 울진군 조례에는 차마의 종류를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로만 한정하면서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 가축인 소와 말은 출입 금지 대상에서 빠져있다. 반면에 해수욕장법에 따라 백사장에 차마 출입 허용 구역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아 소와 말을 포함해 모든 차마의 출입이 금지된다. 포항시·영덕군·울진군의 조례는 상위법인 해수욕장법과 반대이다. 이에 영덕군과 울진군, 포항시가 해수욕장 조례 개정에 나섰다. 영덕군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경북매일신문을 통해 영일대해수욕장 사고 소식을 접한 이후 해수욕장 조례에 말의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울진군 해양수산과 관계자도 “영일대해수욕장 경주마 사고 뉴스를 접했고, 해수욕장 운영위원회에서 백사장 말 출입 금지 조항을 넣는 조례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라면서 “조례 개정 전이라도 말과 같은 덩치가 큰 동물이나 맹견 출입을 막아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설명했다. 5개의 지정해수욕장을 보유한 경주시는 포항시·영덕군·울진군과 달리 해수욕장 조례에 백사장 출입 금지 차마의 종류를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 외에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 가축까지 담아놨다. 윤창호 경주시 해양수산과장은 “해수욕장 이용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로서 이런 조항을 조례에 담았다“고 했다.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은 “상위법인 해수욕장법은 백사장에 말의 출입을 금지하도록 돼있으나, 포항시 조례는 말의 출입 금지 부분이 빠져 있었다”면서 “보도를 통해 사고 사실을 접하고 담당공무원에게 말의 출입을 금지하는 조항을 조례에 담으라고 지시를 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20

술 취해 ‘필름’ 끊긴 여성 성폭행한 30대 “블랙아웃” 주장⋯법원 ‘유죄’

술에 취해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던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에게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20일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전주지방법원이 준강간 혐의를 받는 30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20대 여성 B씨는 회사의 협력업체 대표 A씨와 회식에 참석했다. 회식 후 B씨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가 되자 A씨는 B씨를 간음했다. B씨는 범행을 인지한 후 경찰에 신고했고 공단 소속 국선변호사의 법률 지원을 받게 됐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해자가 사건 당시 심신 상실 또는 항거 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이다. A씨는 “B씨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에 기억하지 못할 뿐”이라며 “이른바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에 해당하며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인 전주지방법원은 B씨가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고, A씨는 이를 인식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후 A씨는 항소장을 제출했으나, 1심과는 달리 피해자 국선변호사를 통해 범행 전부를 인정하고 B씨와 합의를 원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B씨는 숙고 끝에 A씨와 합의했고 A씨에게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공단 소속 원명안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음주 관련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상태를 보다 엄밀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판례”라고 설명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20

노동부, 청도 열차 사고에 전담수사팀 구성 엄정 수사 방침⋯코레일 유감 표명

고용노동부가 19일 경북 청도에서 철도 선로 작업 중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노동자들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중앙·지역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가동하고 현장 수습에 들어갔다. 이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어나선 안될 후진적 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것”이라며 사고원인 규명과 철저한 수사·감독을 긴급지시했다. 고용부는 사고 즉시 본부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 및 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하고 국토교통부와 협업해 사고 발생의 구조적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방침이다. 또 이번 사고에 대한 수사전담팀(15명)을 구성,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엄정히 수사하는 한편 특별근로감독도 실시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사고 발생 즉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현장 출동해 선로 주변 작업에 대한 작업중지를 명령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사고현장을 찾아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철저한 원인조사 및 엄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차 당부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고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코레일 측은 “지역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는 등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관계 기관의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며 “유가족과 부상자의 구호와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번 사고에 따른 현장 감식 등 조치로 상하행 열차가 교대 운행함에 따라 해당 구간을 지나는 KTX와 일반열차 28대의 운행이 10∼60분가량 지연됐다. 이날 오후 4시13분부터 상하행 선로 운행은 모두 재개된 상태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청도군 남성현역∼청도역 구간 경부선 철로에서 동대구역을 출발해 경남 진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제1903호)가 선로 근처에서 작업을 위해 이동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어 2명이 숨지고, 나머지는 5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8-19

나무 밑의 보랏빛

오전 9시다. 익숙한 시그널 음악이 흐르고 익숙한 DJ가 ‘굿모닝’ 아침 인사를 한다. 친구 중에 약속 시간에 늘 늦는 친구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시간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아 전화로 어디쯤이냐고 물으면 거의 다 왔다고 하고도 일찍 오면 30분, 늦으면 1시간을 넘겨서야 나타난다고. 가을이라는 녀석도 그렇다고. 입추라고 했는데 아직도 열대야가 연속인 여전히 여름 날씨라고 말이다. 8월 7일부터 21일까지는 절기로 입추이다. 하루만 입추가 아니라 15일 동안이 입추 기간이다. 하지만 포항은 여전히 낮 기온 30도를 웃도니 여름 중이다. 맥문동은 광복절 즈음에 만개하니 여름꽃이다. 폭염을 피해 새벽에 길을 나섰다. 영천 우로지 생태공원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의 맥문동을 보기 위해서다. 이른 시간에도 주차장은 이미 거의 만차다. 보라색 맥문동을 찍기 위해 대포 카메라를 들고 고운 원피스 입은 모델과 함께였다. 이른 시간이라 산책하는 사람은 적고, 길게 늘어선 나무 아래 수줍게 웃는 맥문동의 어울림을 앵글에 담으려는 사람들이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삼각대를 세우고 나뭇잎 사이로 비껴드는 아침햇살의 순간을 잡으려고 모두 렌즈에 눈을 고정했다. 맥문동은 주로 그늘에 많이 심는다. 한국·타이완·일본 등에 분포하며 산지의 나무 그늘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불사초라고도 한다. 높이는 30~50센티미터 정도로서 뿌리줄기가 짧고 굵으며, 수염뿌리는 가늘고 긴데 어떤 것은 굵어져서 덩이뿌리가 된다. 잎은 짙은 녹색으로 난처럼 늘씬하다. 그 위에 꽃줄기가 떠 있는 듯 황홀하게 연한 자주색으로 피는데 마디마다 3~5개씩 모여 달렸다. 맥문동의 덩이뿌리를 말리면 반투명한 담황색이 되는데, 기침과 가래를 멎게 하거나 폐장의 기능을 돕고 기력을 돋우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이것을 강장·거담·진해·강심제 등에 사용한다. 최근 새집증후군이 자주 언급되면서 맥문동의 공기정화 능력이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영천 우로지 산책로는 길어서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무 그늘이라 뜨거운 여름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그래서 이른 새벽에 왔더니, 동네분들은 아직이고 외지에서 온 방문객들로 수런거렸다. 보랏빛에 취해 맨발 걷기를 했다.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날아왔다. 맥문동은 향이 거의 없는데 무슨 향일까 살피니, 근처에 꽃댕강 울타리가 보였다. 아침 선선한 공기에 은은하게 자신의 존재를 묻히는 꽃댕강, 맥문동에게 쏠리는 관심을 자신에게도 나눠달라는 손짓이었다. 걷다 보니 작은 알갱이가 깔린 길이 나타났다. 퓨리스텝이라는 이름의 천연소재였다. 이 길을 맨발로 걸으면 부드러운 자극으로 발을 보호하고 혈액순환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비가 와도 걷는데 문제가 없어서 위생적으로도 좋을 것 같다. 다른 곳에는 알갱이가 좀 굵어서 발이 아팠는데 이곳은 알갱이가 작아 발에 닿는 느낌이 좋았다. 되돌아서 한 번 더 걸으며 발에 감촉을 즐겼다. 영천에는 우로지 말고도 맥문동이 가득한 숲이 또 있다. 자천리 오리장림이다. 그곳엔 왕버드나무 아래 보라색 융단이 깔린 것 같은 오묘한 분위기라 다음 주에 찾아가면 최적기다. 또 가까운 경주 황성공원은 아름드리 소나무와 맥문동의 콜라보가 아주 그저 그만이다. 노을 질 때 가면 꽃빛이 더 고와서 사진에 담기에 좋다. 여유가 있다면 울산 대왕암 소나무 숲과 포항 송도 솔밭 맥문동도 지금 절정이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 소리가 덤으로 들리니 금상첨화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꽃보다 많을 수도 있으니 이른 시간에 방문하길 권한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19

봉화 산골 ‘카페 임기역’을 아시나요?

반가움이 있고 그리움이 있는 곳, 설렘이 있고 쓸쓸함이 공존하는 간이역,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 역“ 가사가 떠오르는 곳. 아련한 추억 하나 있을 것 같아 애틋하게 다가오는 간이역이 봉화 산골 임기역이다. 춘양역에서 녹동역과 터널을 지나면 산줄기 따라 휘어진 아름다운 철길에 작고 아담한 임기역이 있다. 역무원도 승차권 단말기도 없는 임기역은 연평균 하루 1명이 이용하는 외로운 산골 간이역이다. 그런데, 조용하던 첩첩산골 간이역이 새로운 핫 플레이스 카페 임기역이 생겼다. 임기역은 1956년 문을 열어 1957년 현 역사를 준공해 보통역이 되었고 2013년 무배치 간이역으로 격하돼 하루에 왕복 3번 무궁화 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다. 임기역이 있는 마을은 농사지을 땅도 별로 보이지 않는 산골 마을. 춘양목과 석탄, 돌을 생산하는 광산 지역이었다. 병풍처럼 산이 둘러쳐진 독산, 작은 산언저리에 자리 잡은 마을은 소나무와 광산업체의 화물 운송량이 많던 30년 전에는 기차를 타려고 100미터씩 줄을 섰을 정도로 풍성했던 산골 마을이었다. 지금은 그 흔하던 구멍가게조차도 사라지고 사거리슈퍼, 휘어진 담뱃가게 간판, 천일약방 등 아직 지워지지 않은 흔적들만 번성했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 임기 숲터 마을 삶의 이야기들이 배어 있고 한적한 풍경 속, 추억이 머무는 임기역은 누군가에게는 지나간 기억을 돌려주는 공간이다. 산골짜기의 낡은 집 여러 채와 언덕배기의 텃밭이 배경이 되고, 고즈넉한 풍경을 따라 오르면 가장 높은 자리에 임기역이 있고 마을 주민들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주민 참여형 카페가 문을 열었다. 작은 역사 안에는 열차 시간표와 카페 메뉴가 함께 걸려 있고 승차권을 팔던 창구는 주방으로 탈바꿈돼 길게 누운 철길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감성카페로 다시 꿈을 꾼다. 임기역 작은 광장에도 테이블을 놓아 마을이 내려다보는 운치 속에서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역무원은 없지만 기차가 서고 사람이 타고 내리는 간이역. 이제 카페가 생기면서 지금도 임기역은 진행형의 역사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삶의 여유, 쉼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이다. 봉화의 아름다운 자연을 맘껏 누리면서 산골 간이역의 감성에 푹 빠져보고 싶다면 ‘카페 임기역’을 찾아보길 권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19

광복 80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여성 독립운동가들

지난 15일은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지 8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곳곳에서 관련 행사들이 펼쳐졌다. 우리의 기억에서 점점 잊히고 있는 광복의 의미와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가 나부끼는 태극기 물결과 대형 태극기 앞에서 다시 뭉클해지는 시간이었다. 80년 전, 우리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을 향한 열망과 함께 독립운동가들의 여러 희생이 있었다. 독립운동가는 독립기념관 정의에 따르면 ‘통상 일본의 공권력 집단이 서울에서 조선의 명성황후를 살해한 1895년 을미사변부터 1945년 8월 해방까지 일제의 식민 통치에 맞서 한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사람’을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최근 유묵이 우리 곁으로 돌아온 안중근 의사, 윤봉길, 안창호 등이 그들이다. 또 이들과 함께 우리가 기억해야 할 빛나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이 있었다.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떠올리면 언뜻 ‘유관순 열사’ 정도가 떠오르지만 그 다음은 바로 잘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이 독립운동에 당당히 한몫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아직까지 남성 독립운동가에 가려 적극적으로 여성은 독립운동가는 부각 되지 못한 탓이 크다. 정부에서 독립 유공자로 지정한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는 현재(2025년) 1만8000명이 넘는 가운데 서훈을 받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은 660명 정도로 전체 3.6%에 불과하다.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에 따르면 유관순 열사 외에도 2015년 개봉한 영화 ‘암살’의 남자현 같은 알려지지 않는 여성 독립운동가가 2000여 명 추산된다고 한다. 이들은 국내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 하와이 등 나라 밖에서의 활약도 남성 독립운동가들과 못지않게 컸다. 영화 이후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많은 관심이 일어났고 관련된 책들도 나왔다. 그중에서도 광복의 밑거름이 된 대구·경북의 여성 독립운동가들도 여럿이었다. 이들은 독립운동가 집안이거나 다시 독립운동가 집안과 결혼했고 남편이 독립운동을 하는 등 늘 독립운동을 옆에 두고 있었다. 만주에서 의열 투쟁을 펼친 경북 영양 출신의 남자현 지사를 대표로 3·1 독립 만세를 한 김락, 그녀의 며느리 이해동, 석주 이상룡 선생의 부인 김우락, 손자 며느리 허은, 하와이의 여성단체를 이끈 이희경, 윤악이, 신분금, 임봉선, 대한 미국애국부인회를 이끈 유인경, 한국광복군에 입대한 김봉식, 민영숙, 전월순, 양태원, 임봉선 등의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 이들의 이름을 들었을 때 익숙한 이름은 아니었다. 그러나 독립을 향한 치열한 삶과 뜨거운 눈빛은 남성 독립운동가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어린 나이에도 목숨을 내놓을 만큼 대범했다. 이들은 자식과 시부모를 부양하고 독립운동가 남편이 돌보지 않는 집안일을 책임졌다. 자금을 대며 독립군 후방 역할도 훌륭히 해냈다. 교육을 통해 국민들이 힘을 기르게 하고 스스로 광복군이 되거나 직접 무기를 들고 항일운동을 한 여성 독립운동가들, 여기에 더해 태어나고 사라져간 한 줄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아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명의 어느 여성들은 우리가 앞으로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들이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19

‘군 최초’ 전시 긴급자금 항공기 수송···실전 같은 한·미 연합 훈련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적의 공습으로 피폭됐다. 사이버 공격으로 금융 전산망도 마비돼 군 자금과 장병 급여 이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유일한 대안은 현금 수송이다. 육군 자금공급팀은 한국은행 대구경북대신 대전충남세종본부에서 20억 원의 소요자금을 현금으로 수령했다. 가로 635㎜, 세로 550㎜, 높이 760㎜의 부피에 30㎏ 남짓의 무게의 상자를 해군 카라반-Ⅱ(CARV-Ⅱ) 항공기가 포항지역으로 수송해 해군 항공사령부 자금공급팀에 무사히 인계했다. 기존 육로 방식에서 벗어나 항공기를 활용한 덕분에 더 빠르고 안전하게 현금을 수송할 수 있었다. 해군 항공사령부와 미 8군단 델타재정중대, 육군 제2작전사령부가 19일 군내 최초로 항공기를 통한 전시 긴급자금 수송훈련을 한 것이다. 실제 자금의 부피와 무게가 갚은 모의화폐를 사용하면서 실전감을 높였는데, 전시에 더 빠르고 안전하게 현금을 수송할 수 있도록 절차를 검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미군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를 출발한 미 8군단 델타재정중대의 험비 차량이 한국은행 대전충남세종본부에서 400만 달러(한화 약 55억6000만 원)를 실어 대구에 있는 캠프워커로 무사히 수송했다. 항공사 639비행대 조종사 박진우 소령은 “이번 훈련에서 카라반-Ⅱ(CARV-Ⅱ) 항공기의 전시 긴급 수송 능력을 확인했다”라고 평가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8-19

포항시 ‘생활 밀착형 건강생활지원센터’ 건립

올해 3월 포항시 북구보건소가 흥해읍으로 옮겨가고 남은 장성동 옛터가 주민 생활 밀착형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이 공간은 김천, 구미, 상주, 청도에 이어 다섯 번째 들어서는 ‘건강생활지원센터’인데, 56억 원의 예산으로 지상 1~3층, 연면적 2952㎡ 규모로 짓는다. 올해 10월 중 공사 예정이며, 내년 6월 말쯤 문을 연다. 북구보건소 구청사 본관동을 리모델링해 만든 건강생활지원센터는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스스로 건강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건강체험관’과 3D, VR 장비를 활용한 자기 주도형 운동프로그램실, 어린이 건강 북카페, 건강체험실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치료 중심’에서 ‘질병 예방 및 건강증진’ 중심으로 보건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건강생활지원센터는 ‘주민 생활 밀착형 보건 서비스 제공 공간’로 재설계되고 있다. 매달 혈압약을 타 먹는 홀몸노인 김모씨(72) 는 “건강 챙기기가 쉽지 않은데, 가까운 곳에서 혈압 측정과 건강 상담이 가능하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두 딸을 양육하는 조모씨(39·여)도 “어린이 영양 상담이나 교육 프로그램도 생기고, 건강을 주제로 이웃들과도 교류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북구보건소 이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17년 포항 촉발 지진으로 전파 피해를 본 대성아파트 자리에 사업비 420억원을 투입해 북구보건소와 트라우마센터가 들어섰다. 개소식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 건물은) 지진 피해를 겪은 흥해읍의 회복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북구보건소가 흥해읍으로 이전하자 ‘장성동 북구보건소 구청사 활용‘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궁금증도 커졌다. 실제로 구청사 건물의 활용 계획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북구보건소는 건강생활지원센터 건립이라는 해결책을 냈고, 포항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건강생활지원센터’는 주민들이 건강정보를 공유하고,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면서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건강 사랑방이다. 전문가에게 건강 상담과 통합 건강증진 서비스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북구보건소 이전 후 도심지역 주민에게도 지속적인 공공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면서 “주민 건강조직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건강협의체가 주축이 돼 사업을 추진해 주민건강증진과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9

시장군수구청장協, 빈집 문제 해결 팔 걷었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가 19일 한국빈집관리사협회와 손잡고 빈집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날 조재구 협의회 대표회장과 전상선 한국빈집관리사협회장은 대구 남구청 회의실에서 ‘전국 빈집 문제해결과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전국 빈집 문제해결을 위한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해 빈집 효율적 관리 및 공동정책 발굴, 지역사회 활성화 구현을 위해 마련됐다. 협약체결로 양 기관은 다양한 현장 경험과 역량, 인적·물적 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방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한다. 협약 주요 내용은 △빈집 실태조사 및 정보공유 △빈집 정비·활용 사업의 발굴과 추진 △지자체 빈집 관리 역량강화 △빈집 활용 교육·홍보 프로그램 운영 △지방자치단체의 빈집 사후관리 역량강화 △빈집 관련 법·제도 개선 노력 등 기타 상호협력 사업 등이다. 조재구 대표회장은 “지방소멸로 인해 빈집 문제는 지역사회 환경과 안전, 이미지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민관이 협력함으로써 빈집 효율적 관리 및 공동대응을 통한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8-19

반값 소맥·1900원 생맥주 경기 불황형 마케팅 ‘활활’

포항 남구의 한 고깃집은 ‘반값 소맥’을 내세운다. 보통 소주는 4000원, 맥주는 5000원 정도여서 ‘소맥’을 마시려면 술값이 9000원이 필요하지만, 소주와 맥주 모두 2000원에 불과해 4000원이면 ‘소맥’을 즐길 수 있다. 지난 17일 저녁 이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술값 정말 싸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업주 A씨는 “저렴한 술값으로 손님을 끌어모은다는 프랜차이즈 회사의 방침이 마음에 들어 2년 전 개업했다"라면서 “술값을 싸게 책정한 덕분에 손님 대부분이 소주와 맥주를 같이 주문하고 있고, 단골도 꽤 늘었다”고 했다. 인근 식당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소주 무료’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치열한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당장 수익은 줄더라도 손님을 더 많이 모아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가 극도로위축된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생존을 위해 술값을 내리는 등 ‘불황형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불황 탓에 술집 매출도 1년새 10% 가깝게 감소했다. 한국신용데이터(KCD)의 ‘2025년 2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술집의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9.2%가 주는 등 큰 타격을 받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부터 46개월 연속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례적인 점은 소주와 맥주 가격이 내렸다는 것이다. 외식용 소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떨어진 것은 2000년 통계 집계 이후 단 1차례, 2005년 7월(-0.8%) 뿐이었다. 맥주 역시 1999년 7~11월 이후 26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외환위기(1997년)나 금융위기(2008년) 때도 없었던 현상이다. 포항시 북구의 한 프랜차이즈 이자카야도 다른 곳에서는 3800원 하는 생맥주 300㏄ 한 잔을 1900원에, 닭 날개 튀김 1개는 900원에 판다. 저렴한 가격에 인기를 끌면서 포항 뿐만 아니라 전국에 180개 이상의 매장이 있다. 주로 주점에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은 일반음식점에도 압박으로 작용해 가격 인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식당 주인 B씨는 “손님들이 여유 있게 돈을 쓰지 않는 상황에서 고깃값은 내리기 힘이 들어 술을 미끼 삼아 발길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은아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외식 물가뿐만 아니라 식자재, 공산품, 기본요금까지 모두 오르면서 외식을 줄였다는 말이 흔해졌다. 그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30년 전 가격’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술 한 잔이 주는 쾌락적 욕구는 단순한 음주를 넘어 감성적 만족으로 이어지고, 특히 소주는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가격이 절반 가량 낮아지면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훨씬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19

경찰 ‘마약과의 전쟁’ 박차 가한다

경찰이 마약류 지속 확산을 멈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경찰 내 ‘마약범죄 대응 TF를 구성은 물론 전국 경찰서 형사팀 중 78개 팀을 마약수사 전담 인력으로 재배치하는 등 전담 인력을 현재의 2.5배로 확대한다는 강수를 뒀다. 1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마약류 범죄를 집중 단속한 결과 5109명을 검거하고, 그중 964명을 구속했다. 단속 기간 중 온라인 마약류 사범은 인터넷 접근성이 높은 10~30대 청년층(61.8%)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413명(28.2%) 증가한 1878명을 검거하는 등 전체 마약류 사범 내 비중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조직적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대구지방검찰청은 2025년 상반기 마약류 밀수 집중 단속을 통해 10명을 구속 기소했다. 이 중 불법체류자와 유학생까지 마약 밀수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대구경찰청은 원룸에서 대마 재배 시설을 갖추고 자체 재배한 대마초를 유통한 조직원 6명을 검거했으며, 이들 중 2명은 구속됐다. 최근에는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횡설수설하던 60대 남성 A씨를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구속한 사례도 발생했다. 경북경찰청도 온라인 마약류 유통 및 투약 사범 46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하고 텔레그램을 통해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된 사람 중에는 20~30대 청년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밀수, 유통, 투약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한 마약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약 범죄가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내년 1월 31일까지 6개월 동안 국내에서 마약류 유통이 가장 빈번히 이뤄지는 4개의 시장(온라인, 의료용, 클럽·유흥가, 외국인 시장)을 단속 테마로 선정, 하반기 집중 단속을 전개할 방침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9

환경단체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중단하라”

“태평양은 일본의 핵 쓰레기장이 아니다. 후쿠시마 해양투기를 중단하라” 환경운동연합바다위원회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반대 포항시민행동은 19일 포항시 남구 송도해수욕장 평화의 여신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는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를 중단시켜라”고 촉구했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2023년 8월 24일 이후 7800t씩 14번째 해양투기가 진행되면서 2년간 총 10만9200t이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갔다고 환경단체는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단체는 일본 차기 수상으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상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한 사실을 언급하며, 조현 외교부 장관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관계 장관들은 ‘후쿠시가 핵폐수 해양투기가 계속되는 한 일본 수산물 재개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는 또 2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하고, 해양투기가 중단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도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시민사회단체들은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반대는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의 뜻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전한다”라면서 “일본 정부는 해양투기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8-19

“무비자 中 단체관광객 1인당 3만원”

포항시가 중국인 단체관광객 잡기에 나섰다.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정부가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한데 따른 조치다. 먼저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에는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포항시는 추경을 통해 추가 예산을 확보해야 하지만, 포항 소재 숙박업소를 이용하고 식당 2곳에서 식사를 하면 1인당 3만 원 수준을 지원할 방침이다. 중국인 대상 홍보도 적극적으로 펼친다. 포항시는 영남대 등 지역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료 팸투어를 통해 포항의 주요 관광지와 문화콘텐츠를 체험하게 하고, SNS를 통해 중국 현지에 포항의 매력을 알리도록 하고 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중국인 인플루언서와도 접촉하고 있다. 중국인 유튜버의 영상을 통해 포항 명소를 중국인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포항시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 스페이스 워크를 비롯해 영일대해수욕장 해상누각, 구룡포, 호미곶 해상공원 등 차별화된 관광자원과 드라마 동백꽃필무렵, 갯마을차차차의 배경이 된 장소 등 K-콘텐츠 등을 적극 활용, 중국 단체관광객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경주 APEC 참가 중국인들과 포항관광을 연계시키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이후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경주에 몰려들 것으로 전망하고 포항으로 유인하는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신세영 포항시 관광마케팅 팀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수도권 등지에 쏠리지 않고 포항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전략을 잘 짜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19

“안전관리 허점 드러낸 완벽한 인재”

청도군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가 철도 작업 현장의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19일 오전 10시 52분쯤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마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 보수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작업자 7명 중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열차는 승객 89명을 태우고 시속 약 100km로 운행 중이었다. 작업자들은 남성현역 인근(화양읍 삼신리, 청도역 기점 6km)에서 최근 폭우로 생긴 비탈면 구조물 피해를 육안으로 점검하기 위해 걸어서 이동하던 중 무궁화호(동대구→진주) 열차와 충돌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열차가 다가오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였다”고 증언했다. 청도 인근 주민들은 “이곳은 평소에도 열차가 자주 지나가는 구간인데, 작업자들이 너무 철로와 가까운 곳에서 작업하고 있었던 같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의 증언대로라면 이번 사고는 단순한 현장 실수 이상의 문제를 드러낸다. 특히 최근 국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업체의 면허 박탈, 공공입찰금지 등 각종 불이익 검토와 함께 관련 부처의 산재 방지 대책을 요구하면서 “후진적 산재 공화국 뜯어고칠 것”이라고 발언한 지 1주일 만에 사고가 발생해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에 또한번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열차 운행 시간대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사전 통보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철도 안전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으로 현장 안전 요원 부재 및 통신 체계 미비를 제기하면서 철도 작업자에 대한 실시간 열차 감지 시스템 도입, 작업 시간과 열차 운행 시간의 정밀 조율, 현장 안전 요원 배치 의무화 등 제도적 보완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작업자 보호를 위한 열차 감지 시스템과 경고 장치가 반드시 이중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이번 사고는 단순한 인재가 아닌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19일 청도군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사고에 대해 “완벽한 인재”라고 언급했다. 정 대표는 이날 경주를 방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현장 점검 중에 기자들과 만나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 집권여당으로서 철저하게 파악하겠다”며 “돌아가신 분들, 부상하신 분들을 도울 일이 있으면 돕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발생하지 말아야 할 사고가 발생했다”며 “재난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윤건영 의원한테 상황 파악 후 필요한 대책을 할 수 있으면 하라고 긴급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사고가 발생하자 철도안전정책관,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 교통안전공단(조사관) 등 초기대응팀을 현장에 급파해 복구 지원과 원인 조사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 안전 법령 위반 사항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해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피현진·심한식·장은희기자 phj@kbmaeil.com

2025-08-19

청도 열차사고로 사망 2명·중상 4명·경상 1명

19일 오전 10시 52분쯤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마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 보수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7명 중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중상자 가운데 상태가 위중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리고 있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대부분 구조물 안전점검 전문업체 소속이고, 코레일 소속도 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사고 당시 열차는 시속 약 100km로 운행 중이었으며, 작업자들은 남성현역 인근(화양읍 삼신리, 청도역 기점 6km)에서 최근 폭우로 생긴 비탈면 구조물 피해를 육안으로 점검하기 위해 도보로 이동 중 무궁화호(동대구→진주) 열차와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는 별도의 안전요원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고 당시 열차에는 승객 89명이 타고 있었으며, 탑승객 가운데 부상자 등이 발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 사고가 난 구간은 상행 선로를 이용해 상·하행 열차가 교대 운행 중인 까닭에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탑승자 박모씨는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승무원을 통해 사고 피해 상황을 안내받았다”고 밝혔다. 철도공사 측은 “최근 청도 지역에 비가 많이 왔던 까닭에 사고를 당한 작업자들은 시설물 점검을 하고 있었다. 작업자들에게 열차 운행 시간에 대한 사전 통보는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과 철도공사는 이번 사고와 관련 정확한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를 조사 중이며, 국토교통부는 긴급 점검반을 파견해 전국 철도 작업 현장에 대한 안전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피현진·심한식기자 phj@kbmaeil.com

2025-08-19

인파속 말에 짓밟혀도 시민안전보험 불가

속보 = 지난 15일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산책하다 퇴역한 경주마에 밟혀 크게 다친 60대 남성<본지 18일 자 5면 보도>이 정작 개물림 상해·사망까지 보장되는 시민안전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안전보험은 14개 항목만 보장한다. 자연재해 상해·사망에서부터 대중교통 이용 중 상해·사망, 익사 사고 사망을 비롯해 개물림 상해·사망 등이다. 개에게 물려 다쳐도 보험금을 받지만, 말에 밟힌 A씨는 예외다. 종아리와 왼쪽 어깨 골절상을 입고 18일 포항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까지 받은 A씨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 백사장에 말이 돌아다닌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A씨 딸도 “경주마 주인이 주말마다 백사장을 말을 타고 돌아다녔는데, 포항시가 사고가 날 때까지 방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강조했다. 경주마 주인 역시 “3~4년간 해변을 다녔어도 사고는 처음“이라면서 “버스킹 소음에 말이 놀라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김보연 포항시 안전총괄과장은 “보장을 약속한 14개 항목에 대해서만 시민안전보험을 적용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영일대해수욕장 안전관리 의무를 가진 포항시는 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포항시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경주마가 해변을 달린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고, 해수욕장 이용객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도 인정한다”라면서 “곧바로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포항시 해수욕장 관리 및 운영 조례‘를 보면,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상위법인 해수욕장법은 특별자치도·시·군·구의 조례로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자동차·건설기계·원동기장치자전거·자전거,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 가축인 소와 말 등 차마(車馬)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아닌 구역에 차마를 진입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에 포항시 해수욕장 조례는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만 백사장 출입 금지 대상으로 정했다. 여기에다 포항지역 해수욕장 전체를 대상으로 차마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없다. 포항시 해수욕장 조례만 적용하면 A씨를 밟은 경주마가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포항시가 차마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아예 없어서 경주마의 백사장 출입은 위법이다. A씨는 경주마 주인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포항시를 상대로도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론적인 입장을 전제로 한 정효민 법무법인 로힐 대표 변호사는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지자체는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영조물의 설치 및 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책임을 져야할 법적 책임이 있다"면서 "해수욕장법에서 지자체의 해수욕장 관리의무가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음에도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해 이번 불사상사가 난 것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8

보증금 수천 넣고도 입주 물거품 ···중앙하이츠 피해자 “조합, 민·형사 책임” 촉구

조영숙씨는 2020년 ‘10년 살아보고 분양받는 분양전환형 아파트’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보고 포항시 북구 죽도동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분양대행사 직원은 “아파트가 들어서는 곳이 입지도 좋지만 분양전환형은 세금·매매·자금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또 “안전성과 투명성이 보장된다”고 자신있게 홍보했다. 솔깃한 조씨는 “신축 아파트를 살 여력이 없었는데, 민간 임대 아파트를 매매 한다는 말에 보증금 4000만원을 주고 선뜻 계약했다“고 했다. 하지만 4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도 아파트는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예정된 입주는 당연 물거품이 됐다. 조씨는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업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는 시행사의 말만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이 사업을 추진한 더아일린협동조합과 시행사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불안해진 조씨는 수소문에 나섰고, 일부 피해자가 시행사에 보증금 환불을 요청했다가 대부분 거절을 당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일찍 서두른 몇몇 피해자는 개별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조합 출자금이 바닥 나 보상받을 길도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접하고서야 큰 사달이 났음을 알 수 있었다. 거의 전재산이 순식간 사라져 버렸음을 안 조씨는 이후 지금까지 밤잠을 설치고 있다. 그는 “시행사 측에서 ‘출자금은 임대보증금으로 전환돼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시간만 끌었다“면서 “처음부터 조직적으로 사기 칠 생각으로 계약자들을 모집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추진되던 협동 조합형 민간임대아파트 ‘중앙하이츠 용흥’ 사업이 수년째 지연되며 좌초될 위기에 놓이자 피해자들이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18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 출자금을 전액 환불 조치할 것 △포항시는 전체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나설 것 △국토교통부는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전국 전수조사를 즉각 시행할 것 △조합은 피해 규모를 공개하고 민·형사적 책임을 다할 것 등을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포항시, 경상북도, 국토교통부가 즉시 사태 해결과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면서 “대책위는 국토부 탄원서 제출 및 지역 시민사회와 연대행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8

여름철 냉방병 주의보···온도차가 건강을 위협한다

최근 경북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다, 장마철 비가 내리며 밤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는 등 극심한 일교차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냉방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냉방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안동시 임동면에 거주하는 50대 박모 씨는 “며칠 전부터 복통과 설사, 감기처럼 기침과 콧물이 함께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며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어놓은 게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냉방병은 여름철 실내외 온도차가 클 때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후군이다. 감기와 유사한 증상 외에도 소화불량, 근육통, 피로감, 어지럼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성소병원 가정의학과 차윤준 과장은 “냉방병은 단순한 감기와 달리 위장 장애나 전신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더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냉방병을 단순한 환경 질환이 아닌 ‘생활 습관병’으로 보는 시각도 늘고 있다. 차 과장은 “무리한 냉방은 일시적인 쾌적함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자신의 체온과 환경에 맞는 냉방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이내로 유지하고,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할 것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셔 체온 조절과 수분 균형을 유지할 것 △실내에서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돕고 면역력을 높일 것 △에어컨 필터를 주기적으로 청소해 세균과 곰팡이로 인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것 등의 생활 수칙을 권장하고 있다. 여름철 건강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온도 조절’이다. 시원함을 추구하는 만큼, 몸의 균형도 함께 챙겨야 할 때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