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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옛 이야기 들려줄 이야기할머니 찾아요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15일부터 2월 16일까지 유아교육기관을 방문해 유아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줄 제16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500명을 공개 모집한다.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은 여성 어르신이 전국 유아교육기관을 방문해 옛이야기와 선현미담을 들려주는 사업으로, 2009년 대구·경북 지역에서 제1기 30명 선발로 시작해 현재 3천여 명의 이야기할머니가 8천600여 개 유아교육기관에서 활동하는 사업으로 전국적으로 발전했다.이야기할머니로 선발되는 데 학력이나 경력사항 등은 고려사항이 아니며 1950년 1월 1일∼1968년 12월 31일 출생한 대한민국 국적의 여성으로 평소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거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여성이면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 다만 기초자치단체 중 선발제외지역이 있으니, 공고문의 지역별 선발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지원방법은 이야기할머니사업단 누리집(www.storymama.kr)에서 선발 공고문을 확인 후 15일부터 2월 16일까지 지원서를 작성해 우편 또는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1차 서류심사와 이야기 구연 능력을 포함한 2차 면접심사를 거치게 되고 면접심사에 합격한 예비 이야기할머니들은 4월부터 10월까지 60여 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향후 5년간 거주 지역 인근의 유아교육기관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활동을 하게 된다.지원서 접수 등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문체부 및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할머니 누리집(www.storymama.kr) 또는 이야기할머니사업단 대표전화(080-751-070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15

“행복 추구의 ‘애정의 끈’ 놓지 않아야”

서웅교 소설가 “나이가 많아 좌절한다고 해서 남은 인생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좌절이란 패배자의 멍에만 덧씌울 뿐이죠. 거대한 자석에 속절없이 끌려가더라도, 남은 내 생은 오롯이 나의 것이라는 의지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70대 초반, 노년의 삶을 즐기며 문학과 리듬에 빠져 하루를 바쁘게 보내는 사람이 있다. 소설가 서웅교 작가다. 그의 말은 이어진다.“인공 관절을 넣어 건강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란 말을 믿었다가 소화불량에 걸린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학과 음악은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의 등불로 마법처럼 변화시켜 주었습니다.”‘나이가 들어서, 몸이 아파서, 가슴에 상처가 많아서, 만사 귀찮아서’ 이런 말은 과거를 부정하는 단어다. 비록 상처가 동반된 과거라 하더라도 반전의 시간은 충분할지도 모른다. 삶의 종심(從心)은 낡아서 빛바랜 것이 아니다. 포기하는 순간 생명을 반사하는 에너지가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긍정의 기제가 내게는 더 할 수 없이 지혜로 작동되었다. 글이 곧 삶이고, 삶이 글이라는 생각이다. 그것에 리듬이 더해지면서 활력소가 된다”는 서 작가를 지난 14일 만났다.-서 작가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인지.△살아오면서 단 한 순간도 행복을 추구하려는 애정과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천명을 훌쩍 넘기면서 인생에 새로운 기로에 서 있는 나를 보았다. 평소에 생각하던 생활 철학과 버릇처럼 길든 사색에서 우러나온 생각의 부유물을 건져 올려 문장으로 표현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긍정의 기제가 내게는 더 할 수 없이 지혜로 작동되었던 까닭이다. 그때부터 글이 곧 삶이고, 삶이 글이라는 생각이다.-소설은 물론, 시와 음악까지 넘나든다고 하는데.△소설과 시는 습작처럼 쓴 글을 공모전에 실험처럼 툭 던진 글이 연이어 입상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물론 행운의 여신이 제 등을 토닥여준 것이라는 생각이다. 노력 없는 결과는 없다. 내 안에 빛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그 빛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음악은 풍물단과 지역 합창단에 발을 들이면서 인연을 맺었다. 무덤덤하기만 했던 내 삶에 리듬을 심어 주면서 갈라진 땅에 단비가 되어주었다. 결국에는 이 모든 것이 나를 사랑하면서 나온 인연이라고 생각한다.-글을 잘 쓰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어려운 질문이다. 글쓰기에는 비기가 없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길뿐이다. 고독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고독은 외로움과 다르다. 세상의 주인공인 나를 위해 사색을 즐기고, 주변의 것들을 예사로이 넘기지 않으며, 생활 철학에 인생관을 대입해 철저하게 다독이는, 도덕성 충만한 인성을 지니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지금도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제4회 포항소재문학 작품 공모대상을 수상한 단편소설집 ‘미디어 파사드’를 짧게 소개하면.△수필이 경험 문학이라면 소설은 허구다. 그렇다고 소재가 하늘에서 툭 떨어지지는 않는다. 허구와 사실을 적절하게 섞어 내 삶의 주변을 소설로 재구성한 것이다. 삶에서 겪는 갈등과 누구나 쉬이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인간 내면의 치열한 갈등을 드러내고자 노력하였다.-음악에 자신을 대입했을 때 리듬이란.△삶에 리듬을 살려서 하루를 스스로 행복의 시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열정이 뒤따른다. 꽹과리는 물물론, 북과 장구까지 두루 섭렵할 수 있었다. 꽹과리는 스승이 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집에서 따라 연습하였다. 물론 주변이 시끄럽지 않게 수건으로 앞을 덧대어 손목이 아프다며 아우성칠 때쯤 손에서 놓는다. 에어로폰과 리코더, 기타는 나 홀로 독학으로 배웠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른다. 이제는 춤을 춘다. 지르박, 블루스도 같다. 학원 선생이 보여주는 동작을 영상에 담아 연습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바닥에 발 모양을 그려 놓은 뒤 순서에 맞게, 그리고 몸동작을 익히며 허리의 유연성을 익히는 법도 놓치지 않는다.-마지막으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게 반목과 갈등을 조장하고, 질투하고 시기하라, 도덕을 허물라고 부추길 수는 없다. 스스로 마음과 정신을 밝게 염색해 내 속에 생명체가 살아 꿈틀댄다고 증명하려면 지금 당장 무엇이든 시작하여야 한다. 글쓰기, 노래 부르기, 난타, 풍물단, 하다못해 봉사를 받아야 할 입장이라 할지라도 봉사단체에 기웃거려 보라. 단언컨대 나도 모르게 삶의 가치가 저 위에 가 있음을 확신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15

창경궁 야간탐방 프로그램 ‘물빛연화’ 운영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올해 창경궁 야간탐방 프로그램인 ‘물빛연화’를 신설 운영하고, 기존 4대 궁궐의 시각장애인 대상 안내해설을 종묘까지 확대하는 등 궁궐 활용 프로그램을 강화한다.15일 문화재청에 따르면‘2024 봄 궁중문화축전’ 기간 중 운영될 ‘물빛연화’는 빛과 창경궁의 자연경관, 첨단 영상기술이 어우러진 미디어아트, 그리고 구간별 해설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문화와 교감할 수 있는 가족 대상 야간 프로그램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물빛연화’의 ‘물빛’은 물과 빛이 어우러진 창경궁 춘당지의 아름다운 전경을, ‘연화’는 봄의 경치라는 뜻으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의미하는데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다.궁능유적본부는 프로그램의 세부사항을 확정해 향후 공개할 예정으로, 창경궁 ‘물빛연화’가 창덕궁 ‘달빛기행’(2009년~), 경복궁 ‘별빛야행’(2016년~), 덕수궁 ‘밤의 석조전’(2021년~)과 함께 4대 궁궐 야간탐방 프로그램의 완성으로 궁궐 대표 활용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지난해 4대 궁궐(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에서 총 60회 운영되며 호평을 받은 ‘시각장애인 대상 현장영상해설’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운영 횟수를 확대하고, 하반기부터는 종묘에서도 프로그램을 개발해 신규 운영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2024-01-15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

포항 오천고 교사인 박태희씨가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전시실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연다.‘우분투(UBUNTU)’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교사로 재직하며 학교라는 장소를 소재로 찍은 70여 점의 흑백사진을 선보이는 자리다. 작가는 “교육은 기다림이라는 생각을 교직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신념이었다. 2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학생들에게 어떤 교사로 보였을까? 불안한 미래, 현재의 자신의 위치 등으로 몸부림 치는 학생들에게 ‘왜?’라는 의문을 갖게 하기보다는 정답을 알려줘야 했을까?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풀지 못한 숙제”라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함께 하는 교육에 대해 고민하면서 한 작업들”이라고 소개했다.전시 타이틀 ‘우분투(UBUNTU)’는 남아프리카 반투어에서 유래된 말로,‘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다. 작가의 예술적 시선이 머문 교실, 운동장은 은유 기호가 되고 환유된 직관과 공감각적 사유는 작가의 의도를 공감할 수 있다. 스스로 믿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왜?’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1+1=2가 아닌 ∞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열어주는 것이 교육이라 생각하는 작가의 자기 고백적인 시선이 담겨있다. 교실 넘어 복도에서 바라본 학생들의 쉬는 시간 모습, 운동장에서 체력을 단련하는 장면 등 작품들은 자연스러운 형태, 익숙한 풍경 안에서 발견되는 세부적인 요소들을 비현실적으로 풀어내 이상적인 풍경사진으로 구현했다. 사진을 통해 학생들의 일상과 학교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포착해 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이끌어낸다. 박태희作 전시는 작가가 바라본 학교 풍경을 재현이 아닌 사유의 방식으로 접근할 것을 제안하며 상징적 수단인 카메라의 미묘한 변화에 집중하기를 기대한다.박태희 작가는 포항 사진빛고을, 포항사진교육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매년 정기전에 참여했으며 ‘울릉도, 독도 자생 식물사진전’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14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나는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관장 노중기)이 2024년 올해의 계획을 발표했다.미술관은 ‘포용과 소통의 미술관’을 슬로건으로 수집연구, 전시, 교육, 고객 친화적 미술관 운영, 부속동 개관 준비 등 분야별 전문성과 공공성을 드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집연구대구미술관은 올해 부속동을 리모델링 개관한다. 본관이 해외교류전,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다티스트전 등 기획전 기조를 유지한다면, 부속동은 상설전시관, 워크숍 공간, 다목적홀 등을 마련하고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한편 미술관은 2024년 더욱 견실한 소장품 관리 체계를 구축해 학예연구 역량 강화에 힘쓴다. 이를 위해 소장품 감정평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소장품을 조사해 정확한 작품 이력을 밝히고, 연구 과제에 반영해 향후 대구미술 세미나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 또한 아카이브 센터도 예년과 같이 운영한다. 대구미술 및 기관 자료를 수집 관리하고 열람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해 시민, 연구자의 자료 접근성을 돕는 동시에 계기적으로 아카이브 전시를 개최해 희귀자료를 시민들이 실견할 수 있도록 한다. △전시대구미술관은 올해 총 6개 전시를 준비했다. 먼저 △렘브란트, 17세기 사진가는 지난해에 이어 3월까지 만날 수 있고, 1월 말부터 △대구포럼 Ⅲ-누구의 숲, 누구의 세계 △소장품 기획전 △다티스트-이기칠 △해외교류전-와엘 샤키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권오봉 등의 전시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동시대 미술의 최신 경향을 소개하고, 국제적 쟁점과 주요 담론을 대구미술과 연계해 대구미술관만의 차별화된 전시를 국내외에 알린다.새해 첫 전시회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대구포럼Ⅲ-누구의 숲, 누구의 세계’다. 대구포럼은 대구미술관 정체성과 기획 방향을 제시하고, 동시대 사회·문화적 이슈를 반영하는 중장기 프로그램으로 올해 세 번째 전시를 개최한다. 13명의 작가가 참여해 인간과 공존해야 할 자연, 생명, 기후 등 이슈를 다룬 작품을 소개한다. 4월 9일부터는 ‘소장품 기획전’을 연다. 올해는 회화의 회화성에 주목하는 작품들을 전시할 계획이다.6월은 대구작가 시리즈 ‘다티스트(DArtist)-이기칠’을 만날 수 있다. 다티스트는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독창적이고 활발한 작업을 지속하는 작가를 선정하는 시리즈로, 2023년 이기칠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는 “다양한 실험과 변화를 통해 대구미술에 새로운 지평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가”로 평가받았으며, 1년간의 준비 끝에 새해 6월 개인전을 선보인다.9월에는 이집트 출신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와엘 샤키 개인전을 개최한다. 와엘 샤키는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으며 각종 비엔날레 등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작가다.10월에는 ‘제24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권오봉’ 전이 예정돼 있다. 권오봉 작가는 2023년 10월 제24회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오랜 시간 작품 활동에 매진해 온 대구를 대표하는 중견 작가로, 심사 과정에서 “오랫동안 필획의 연마에 집중해 왔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뛰어난 역량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길 바란다”라는 평을 받았다. △교육대구미술관은 융합과 소통을 중심으로 시민 체감형 미술관 교육사업을 확장하고, 사회교육 전문기관으로의 역할을 강화한다. 대상·주제별 전문·특화 강좌, 워크숍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국내외 유관기관들과 교류해 대구미술관 교육역량을 제고해 사회 담론 형성과 순환에 기여한다. 이를 위해 △대상별 렉처 프로그램 △작품감상 프로그램 △전문·특화 프로그램 △디지털 체험교육 등을 연중 운영한다. 대상별 렉처 프로그램은 성인, 어린이, 가족 등 대상별 강좌와 청소년 진로직업체험 워크숍으로 구성하고, 작품감상 프로그램은 도슨트 전시해설, 자기주도형 감상 활동 등으로 운영한다. 또한 미술관 교육의 전문성과 기획 기능 강화를 위한 미술관 교육 학술 포럼, 워크숍 등 전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열린 교육, 어린이날, 미술관 주간 등과 연계한 다양한 시즌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커뮤니케이션·고객 친화적 운영또한 관객과 미술관을 촘촘히 잇기 위해 전시 연계 및 시즌별 이벤트, 회원제, 간송미술관 연계 마케팅, 문화예술진흥원 본부 협업 마케팅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도 전문화, 다양화한다. 또한 ESG 경영과 고객 친화형 서비스를 고안하여, 머뭄이 즐거운 대구미술관으로 브랜딩한다.대구미술관 노중기 관장은 “갑진년, 소통, 포용을 키워드로 시민의 삶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값진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14

감정은 이성보다 열등한가

서양 철학에서 감정은 오랫동안 이성보다 열등할 뿐 아니라 이성의 질서를 교란하고 혼란에 빠뜨리는 것으로 여겨졌다. 20세기 중·후반에 이성중심주의를 비판하는 사유들이 등장하고 나서야 감정 관련 주제들을 본격적으로 고찰하는 흐름들이 형성됐다.전문 학술 분야에서는 연구의 흐름이 두드러지는 반면에 대중적인 인문 교양 분야에서는 심리 치료나 자기 개발에 초점을 두고 감정을 들여다보는 경향들이 강하다. 이렇다 보니 감정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일반인도 이해 할 수 있도록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 저서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감정은 어떻게 내 삶을 의미있게 바꾸는가’(오도스)의 저자 로버트 C. 솔로몬은 영미권에서 감정 관련 주제들이 거의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던 1970년대에 이미 감정 철학을 체계화했을 정도로 감정 연구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 철학자다.미국 텍사스대 철학과 교수를 역임한 그는 개별 감정 또는 감정 일반을 탐구하는 다수의 저서들을 남겼는데, 그가 감정 철학의 이론적 틀을 세우고 체계화한 저서가 바로 이 책이다.1976년 더블데이 출판사에서 처음 나왔고, 초판본에서 현상학의 사변적인 내용들을 빼고 감정과 삶의 의미에 관한 논의를 더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수정한 판본이 1993년에 해켓 출판사에서 나왔다.최근 번역 출간된 ‘감정은 어떻게 내 삶을 의미있게 바꾸는가’는 해켓 판본을 완역한 것이다.이 책에서 솔로몬은 감정이란 비이성적이며 삶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문제이고 이 문제를 푸는 해답은 이성이라고 보는 서양의 뿌리 깊은 이성 우위론을 비판한다. 그가 보기에는 오히려 이성이 문제이고 감정이 그 해답이다.이 책의 초판본이 나왔던 1970년대 당시에도 아주 도발적인 감정 옹호론이었으며, 우리 시대의 관점에서 봐도 여전히 도발적인 견해다. 하지만 솔로몬의 감정 옹호론을 이성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견해로 해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감정과 이성은 둘 다 세계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를 구성하는 수단들이며, 궁극적으로는 둘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솔로몬에 따르면 감정은 본질적으로 이성적이고 이성은 감정을 통해서 삶의 가치와 접촉한다.따라서 이성과 감정의 불필요한 갈등들을 제거하고 우리 인간을 이성과 감정이 조화를 이루는 전체로 봐야 한다.이를 위해서 솔로몬은 이성과 감정에 관한 기존의 철학적 범주들을 뒤엎고, 감정이 우리의 삶에서 얼마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해명하면서 너무도 오래 부정당해 온 그 역할과 자리를 감정에게 되돌려 주고자 한다.솔로몬에 있어 중요한 것은 ‘감정을 통해서 그리고 이성을 활용해 어떤 사람이 되는가’다. 이 문제에는 솔로몬의 감정 철학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압축돼 있다. 그 목적이란 바로 사람들을 이해하고 변화시켜 각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나와 너, 우리에게서 일어나는 변화가 사회와 세계의 변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11

‘친구’라는 인간관계서 더불어 삶을 찾다

‘서양 선비, 우정을 논하다’(김영사)는 조선 지성사를 깊이 탐구해온 고전학자 정민 한양대 교수가 16~17세기 동서양 문물 교류의 선구였던 마테오 리치의 ‘교우론’과 마르티노 마르티니의 ‘구우편’을 우리말로 옮기고 역주한 책이다. 정민 교수는 다산 정약용과 천주교의 관계를 살피며 조선 후기 서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의 지적 여정은 예수회 신부 판토하의 천주교서 ‘칠극’, 조선의 초기 교회사를 집대성한 ‘서학, 조선을 관통하다’ 집필 등 서학이라는 큰 학문의 기초적인 자료가 되는 문헌을 펴내는 데 매진하고 있다. 지난 2월, 11년 만에 다시 미국 하버드대학교 옌칭도서관에 초청된 그는 그곳에서 방대한 한역(漢譯) 서학서의 원전과 동서양의 풍부한 연구 성과를 만나게 됐다. 이러한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완성된 ‘서양 선비, 우정을 논하다’는 여러 서학서 중에서도 보다 보편적인 주제를 담은 ‘교우론’과 ‘구우편’을 다룸으로써 우정이란 무엇인지 묻고 답한다. ‘교우론’(交友論)과 ‘구우편’(求友篇)은 이탈리아 출신의 예수회 소속 선교사 마테오 리치와 마르티노 마르티니가 16세기 말과 17세기 중반 각각 중국에 파견돼 서학과 유학이 다르지 않음을 증명해 동아시아와의 접촉면을 확장하고 천주교 신앙을 전파하는 토대를 마련한 책들이다.책 ‘서양 선비, 우정을 논하다’는 친구라는 인간관계에 대해 현대인도 공감할 수 있는 짧고 강렬한 문장으로 구성돼 있다. ‘교우론’과 ‘구우편’의 자료 가치를 상세히 밝힌 해제와 영인 자료, 관련 화보를 풍부하게 수록했다.거기에 키케로, 세네카, 아우구스티누스 등 그리스·로마 시대의 격언과 일화부터 성경과 이솝우화까지 옛 성현들의 우정에 대한 금언집에 상세한 해제와 영인본, 화보 등 풍성한 자료를 더했다. 300여 개의 꼼꼼한 주석을 통해 한자식 서양 인명과 원 출전을 면밀하게 정리했다. 해제에서는 두 책의 저술 동기와 간행 경과부터 편집 원리, 중국에서의 평가, 조선에서 읽힌 흔적과 의의까지 추적했다. /윤희정기자

2024-01-11

세상을 바꾼 천재들의 놀이터 ‘숲’

‘숲의 인문학(천재들의 놀이터)’(한길사)은 다빈치, 뉴턴, 아인슈타인, 다윈, 루소, 칸트, 베토벤, 밀, 괴테, 처칠, 세잔, 가우디, 디즈니, 에디슨, 잡스 등 ‘천재 ’15명의 삶을 추적해 천재성이 언제 어떻게 발현하고 폭발했는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이를테면 천재들이 몇 살에 어떤 환경에서 어떤 업적으로 천재성을 발현했는지 살펴본다. 생애와 성장환경을 통해 천재가 숲과 맺은 인연을 확인하고, 세상에 없던 개념을 찾아낸 천재와 그렇게 하지 못한 수재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알아본다.어린 시절을 숲에서 놀면서 보낸 다빈치와 가우디는 젊어서부터 천재성을 드러냈다. 숲을 학교로 삼고 하루 종일 숲에서 놀던 다빈치는 라틴어는커녕 이탈리아어도 겨우 읽고 썼다. 다빈치는 숲을 관찰하며 습득한 천재적인 그림 실력을 뽐내며 14세에 화가 안토니오 델 베로키오의 공방에 들어갔고 20세에는 스승을 뛰어넘었다.가우디는 선천적인 류머티즘 탓에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숲에서 나뭇가지와 잎으로 집을 지으며 놀았다. 주말마다 등산하며 건강을 되찾은 그는 ‘바보 아니면 천재’라는 평가를 받으며 건축전문학교를 졸업했다. 그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서로 의지하며 태풍을 이겨내는 침엽수림에서 설계를 따왔다.뉴턴과 아인슈타인은 도시를 떠나 숲에 안긴 뒤에 잠재된 재능을 폭발시켰다. 뉴턴은 흑사병이 런던을 덮친 1665년 외갓집인 시골 울즈소프 농장으로 피신했다. 뉴턴은 그곳 농장에서 만유인력의 법칙뿐 아니라 빛과 색깔 그리고 물체의 운동에 관한 이론을 고안했고 미적분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른바 과학계에서 ‘기적의 해’라고 불리는 시기다. 고등학교 물리 교사가 꿈이었던 아인슈타인은 한적한 숲의 도시 베른으로 이주하고 3년 뒤 광전효과 이론, 브라운 운동,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까지 네 편의 논문을 써냈다.숲에서 불후의 역작을 완성한 베토벤과 괴테도 빼놓을 수 없다.저자는 천재들이 천재성을 폭발시킨 곳은 숲이라고 설명한다. 숲은 오감의 자극을 경험하는 최고의 놀이터라고 평가한다. 숲은 인류 문명을 낳았지만, 문명은 숲을 사막화시키고 이를 파괴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미래 세대에 물려줄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해결책도 제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11

수성아트피아 신년 첫 음악회는 ‘국악공연’

대구 수성아트피아(관장 박동용)는 갑진년 새해를 맞아 ‘수성아트피아 2024 신년음악회’를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개최한다. 2024 수성아트피아 시즌시리즈 첫 번째 공연으로 선보이는 이날 음악회는 새해 첫 시작을 아름다운 선율로 알리고 ‘푸른 용의 기운’을 전달한다.이번 공연은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한상일의 지휘와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한국을 대표하는 국악관현악단인 대구시립국악단과 소프라노 김은주(대구가톨릭대 교수), 바리톤 김승철(계명대 교수), 서도소리꾼 김단희, 장새납 연주자 이영훈, 국악연주 그룹 우리소리 바라지가 함께 한다.대구 출신의 젊은 소리꾼 김단희의 협연으로 들을 수 있는 ‘남도 아리랑’, ‘서도민요’연곡을 비롯해‘강 건너 봄이 오듯’, ‘뱃노래’, 장새납 협주곡 ‘용강기나리’·‘열풍’, 타악 협주곡 ‘무취타’ 등의 다채로운 곡들을 통해 새해의 희망과 행복의 메시지를 노래할 예정이다.‘수성아트피아 2024 신년음악회’는 전석 무료이며 예매는 수성아트피아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추후 신청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좌석이 배정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10

조선주 하회세계탈박물관 학예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수상

조선주(38·사진) 하회세계탈박물관 학예사가 2024 박물관·미술관 업무추진 유공 포상자로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한국박물관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2024 전국 박물관·미술관인 신년교례회’를 열고 박물관·미술관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했다.조선주 학예사는 지난 7년간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을 운영하며 1만4천251명의 수혜를 통해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참여 대상을 확대하고 교육을 통한 박물관 운영 활성화에 기여했다.또한 2022~23년 ‘박물관·미술관 온라인콘텐츠제작지원사업’을 통해 14개의 콘텐츠를 개발 제작해 유튜브 구독자를 4천270명 증가 및 조회수 4만회 이상의 성과를 이루며 박물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썼다. 또한 ‘민속생활사박물관협력망 사업’을 통해 문화환경취약지역의 지역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2023년 ‘전시정보 수어영상 제작지원사업’을 통해 문화 취약계층의 문화 누림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한 점을 공로로 인정받아 이번 상을 수상하게 됐다.조선주 학예사는 “앞으로도 지역의 박물관 활성화를 통해 지역문화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10

박보검 첫 뮤지컬 ‘렛미플라이’ 대구 무대 선다

오는 18일과 19일 대구 어울아트센터에서는 박보검 주연의 뮤지컬 ‘렛미플라이’사진가 공연된다. 어울아트센터의 명작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2년간 개발과정을 거쳐 2022년 3월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이 작품은 관객들과 평단으로부터 2022년을 빛낸 수작의 탄생이라는 극찬을 받았고 올해 초 열린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음악상, 남우신인상 3관왕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렛미플라이’는 배우 박보검이 데뷔 후 처음 도전하는 뮤지컬로 제대 후 복귀작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박보검 외에도 출연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최근 뮤지컬 ‘서편제’ 등에서 활약하는 김태한이 초연 때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이형훈과 함께 ‘노인 남원’역을 맡았고,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시카고’ 등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배우 윤공주와 방진의가 ‘선희’역으로 출연한다.‘청년 남원’역에는 박보검 외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등으로 꾸준히 활동 중인 안지환이 맡았다. 정분역으로는 ‘베어 더 뮤지컬’ 등으로 활동한 배우 임예진이 캐스팅됐다.‘렛미플라이’는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 소재로 꿈과 사랑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아폴로 프로젝트 연설‘우리는 달에 갈 것입니다’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대웅 연출가, 조민형 작사가와 민찬홍 작곡가가 의기투합해 2년 동안 만들었으며 뛰어난 작품성과 따뜻한 메시지로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10

시간여행이 주는 ‘애틋함’흑백 감성 속에 녹아들다

포항시 북구 죽도로19에 자리한 갤러리 포항에선 좀 특별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포항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도협(53·사진) 사진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다.‘POHANG : In the 1990’s’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는 이 작가가 살아온 삶의 기록이자, 어떤 의미에선 아날로그 예찬이다. 전시 공간은 흑백 사진의 미학을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으로 꾸며져 있다. 이도협 사진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사진가를 꿈꿨다. 부친인 포항 향토 사진작가 이기원(84) 씨가 운영하던 사진관에서 아버지의 작업과 활동을 보며 자란 작가는 어릴 적부터 특별한 재능을 나타냈고, 젊은 이도협은 경일대 사진영상학과를 선택했다.대학 졸업 후 이 작가는 포항에 정착해 사진작가로의 삶을 준비했다. 천주교 신자인 작가는 부친 이기원씨에 이어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행사 사진 촬영도 맡았다. 그때부터 그의 독특한 사진 철학은 시작됐다. 그의 작품엔 그만의 특별한 시선이 있다. 작가의 은사이자 포항의 참교육자로 불리는 퇴직 고교장,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치과 의사, 이마에 주름 가득한 시장 상인, 한 미소 머금은 구둣방 수선공…. 다양한 피사체는 포항 곳곳을 누비며 촬영한 인물들이다. 멀리서 찍는 게 아니라 그들과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나누며 얼굴 뒤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이번 전시장에 걸린 흑백 인물 사진 24점을 보고 있노라면 저마다의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한 모금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사람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있어선 흑백이 효과적이죠. 사람의 마음, 생각을 읽어낼 땐 흑백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용이하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들만의 얼굴선과 질감, 감정이 조화롭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그들과 정신적 교감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할까요.” 이 작가는 아버지 이기원씨의 얼굴을 전시장 맨 앞자리에 배치했다. 사진작가였던 부친에 대한 존경과 더불어 본인의 삶도 반추했을 터다. 작품에는 34년 오롯이 한 길을 걸어온 작가의 삶이 잔잔히 녹아있다. 여기에 더해 1990년 20대 젊은 이도협 작가의 날것 그대로의 열정을 들여다보는 것도 이번 작품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즐거운 포인트다.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진다. /윤희정기자

2024-01-10

재밌고 이야기하듯… ‘영문학 대중화’ 이끌고 싶어

“지난 3년 꾸준히 작업해 온 결실을 새해 벽두에 거두게 되는 셈이지요. ‘강의실 밖으로 나온 영문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시리즈로 나올 이번 저작들은 전공인 영문학 작품들을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듯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인문 교양서입니다.”여국현 시인의 신간 저서 4권이 잇달아 나온다. 영문학박사·번역가·시 전문지 편집주간·극작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1월 중순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영시’ 1~2권을 발간하고, 2월 중순쯤에는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영미소설’ 1~2권 출간을 예정하고 있다.중앙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기 전 한동안 포스코에서 일하며 청춘을 보낸 인연으로 포항을 고향처럼 여긴다는 여 시인을 지난 8일 만났다. -먼저 출간을 앞둔 네 권의 저서는 어떤 내용인가?△‘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영시’ 1~2권은 필자가 주간으로 있는 ‘우리詩’에 3년 6개월간 연재했던 글을 사랑, 죽음, 자연, 사회, 인생 등 주제별로 나눠 묶은 것이다.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영미소설’ 1~2권은 18세기에서 20세기 영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들을 이야기하듯 소개하는 글인데, 2022년 여름부터 2023년 여름까지 ‘POSCO TODAY’에 20회에 걸쳐 연재했던 글에 몇 편을 더해 묶었다.-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영문학의 대중화를 위하여 기획한 시리즈 저작의 시작이다. 필자가 30년여 시간을 대학 강의실에서 강의해 온 작품들 가운데 대표적인 작품들을 선별하여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해석하고, 관련된 시대 상황과 작가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덧붙인 다음 저의 감상과 현재 우리와 연관된 내용들을 조곤조곤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야기 소설’의 경우, 이야기하듯 전체 줄거리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구성하였고, 중요한 본문의 번역과 해당 원문을 함께 배치하여 관심 있는 독자들이 흥미와 학습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영문학자인 저의 전공 분야를 중고등학생을 포함한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첫 저작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후에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영미희곡’ 등 시리즈로 이어가려고 한다. 특히,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영미소설’은 포항의 도서출판 득수에서 출판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크다.-영문학자인 동시에 시인이기도 한데.△2018년 계간지 ‘푸른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한 후 시집 ‘새벽에 깨어’(2019), ‘들리나요’(2022), 전자 시집 ‘우리 생의 어느 때가 되면’(2021)을 발간했다. 37년 역사의 시 전문 월간지 ‘우리詩’의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번역가와 극작가로서는 어떤 작업을 했나.△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2018), ‘종소리’(2021)를 번역했고, 19세기 미국 페미니스트 소설가인 케이트 쇼팽의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2019), ‘그녀의 편지’(2021)를 출간했다. 시론 비평서인 블리스 페리의 ‘시론’(2019) 외 다수의 이론서도 공역했다. 필자가 번역한 쇼팽의 단편 각색 작품이 공모전에 당선되어 2020년에 무대에 올린 바 있으며, 현재 쇼팽의 단편을 각색한 각본집을 집필 중이다.-우리 시 작품의 영역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3년 전부터 우리 시 작품을 영어로 번역하는 데 특히 집중하고 있다. 박인환 문학관의 의뢰로 박인환 시인의 선집을 번역한 ‘Park, In-Whan’s Poem Collection(2021)’과 임보 시인의 ‘산상문답’을 완역한 ‘Questions and Answers on the Mountain(2022)’이 있다. ‘우리詩’의 ‘권두영 역시’와 시 전문 포털인 ‘시인뉴스포엠’의 ‘여국현의 우리시를 영시로’라는 코너에 영역한 우리시를 정기적으로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번역한 60여 시인들의 영역시 100여 편을 상반기 중 출판하며, 개인적으로 의뢰받은 한 중견 시인의 시집도 2월 말까지 완역하기로 하고 작업 중이다. 우리시 영역(英譯)을 통해 우리시를 알리는 데 더 힘쓰고자 한다.-포항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앞으로의 계획도 함께 말해 달라.△중학교 2학년 때 전학해와서 포철공고를 졸업한 후 포스코에서 7년 8개월 근무했다. 어려서부터 충청도, 전라도 등 여러 곳을 옮겨 다닌 터라 청춘을 보낸 포항이 내게 고향과도 같다. 1990년 ‘포항문학’ 10호에 신작시를 발표해 등단하면서 공식적인 시인의 이름을 얻었으며, 친가·처가는 물론 많은 선·후배들이 포항에 있다.2년 전부터는 환호동 포항시립미술관 앞에 있는 공방 시소에 머물며 서울과 포항을 주기적으로 오가며 작업 중이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시소에서 보낼 것 같다. 찰스 디킨스의 ‘벽난로 위의 귀뚜라미’와 쇼팽의 세 번째 작품집 역시 초벌 번역을 마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출판할 계획이다.작년에 경북매일신문의 ‘원로들에게 듣는 포항의 근현대사 3’ 작업에 참여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포항에 관한 의미 있는 작업을 모색 중이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4-01-09

클래식계 거장들 대구 무대 달군다

대구 달서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전문 공연·전시장인 (재)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관장 이성욱·DSAC)는 2024년 달서아트센터 프로그램 라인업을 최근 발표했다. 사라장 등 거장 예술가의 공연과 전시, ‘디즈니 인 콘서트’ 대구 첫 공연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은 센터는 새해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최정상급 연주자들의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1월에 197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이자 ‘건반 위의 완벽주의자’라고 불리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평가받는 ‘크리스티안 짐머만 피아노 리사이틀’이 펼쳐진다. 5월에는 미국 디즈니사 공식 라이선스 콘서트 ‘디즈니 인 콘서트’ 대구 첫 공연이 준비돼 있다. 이어서 9월에는 200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레이 첸 바이올린 리사이틀’이 열린다. 또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우승자와 2009년 코부르크 알렉산더 지라디 국제성악콩쿠르 우승자가 함께 출연하는 ‘소프라노 황수미 테너 김효종 듀오 리사이틀’이 개최된다.10월에는 2019년 차이콥스키 피아노 콩쿠르 우승 등으로 ‘리스트의 환생’이라고 평가받는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피아노 리사이틀’이 계획돼 있고, 연말에는 매혹적인 최정상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무대에 올린다.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 공연 프로그램도 화려하다. 시민들의 시기별 문화예술 취향이 결합된 ‘DSAC 시즌 콘서트’는 3월에 ‘ADOY’, ‘SURL’ 등 국내 최고의 인디 밴드가 출연하는 ‘온 스테이지’와 팝스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사운드와 감각적인 무대 세트, 인기 클래식 연주자의 협연이 함께하는 신춘음악회 ‘Refresh’가 진행된다. 2021년 결성된 달서아트센터 후원회 ‘아모르 소사이어티’의 기부금으로 진행되는 송년음악회 ‘아모르 콘서트’가 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개최된다.지역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독창적인 달서아트센터 자체 제작 공연도 다수 선보인다. 달서구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인 ‘선사유적’을 주제로 노래와 타악 연주, 무용으로 스토리를 풀어낼 넌버벌 퍼포먼스 ‘선사시대’를 오는 8월쯤 선보일 계획이다. 그리고 아동문학가 고(故) 권정생의 마지막 동화이자 달서아트센터의 대표적인 자체 제작 어린이 공연인 그림자극 ‘랑랑별 때때롱’도 공연될 예정이다. 달서아트센터 전시장에서도 지구의 구조와 다양한 현상에서 영감을 얻은 세라믹 작품을 선보이는 미국의 ‘브래드 어반 테일러 초대전’과 국내 유수의 미술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다매체 작품으로 풀어보는 ‘주제전시’ 등 국내외 수준 높은 유명작가를 초대하는 기획전시가 열린다.이 밖에도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일반인들에게 다양한 미술 장르의 이해를 높이는 △‘5.5 아트데이’를 비롯해 △전문 오페라 브랜드 공연 ‘모차르트 베스트 컬렉션’ △예술 인문 특강 성악가 린다 박의 ‘드라마 같은 오페라의 세계’ △필획이 살아있는 붓글씨를 통해 본질적인 격렬함을 보여주는 ‘박세호 개인전’ △한국가곡 음악회 ‘2024 가곡 열전’ 등이 진행된다. 장르별 전문 예술 축제로는 △지역의 청년 연극인들이 꾸미는 ‘제4회 달서청년연극제’ △전문 국악 축제‘제4회 달서 국악’ 등을 선보인다.이성욱 DSAC 관장은 “2024년에는 개관 20주년을 기념하여 최정상급 공연·전시 개최를 비롯하여 지역 예술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협업 등 다양한 사업들이 준비되어 있다”면서 “새해에도 변함없이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문화예술의 진정한 가치와 소중함을 전달하는 달서아트센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4-01-08

526년 역사 ‘빈 소년 합창단’과의 조우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희철)은 2024년 첫 공연으로 청아한 보이 소프라노들의 목소리로 전하는 희망찬 새해 인사 ‘빈 소년 합창단: ON STAGE’를 오는 19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개최한다. 빈 소년 합창단은 1498년에 창단된 세계 최고의 소년 합창단 중 하나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국립 오페라단과 함께 빈 궁정악단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또한 클래식 음악사를 대변하는 세계적인 문화유산 그 자체로, 유네스코(UNESCO) 지정 무형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역사와 음악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자는 빈 소년 합창단 하이든반 지휘자로 역임 중인 지미 치앙이 맡는다. 그는 빈 무지크페라인, 미국 카네기 홀, 도쿄 산토리 홀, 마카오 국제 음악회에서 연주했으며, 2016년 홍콩-비엔나 뮤직 페스티벌의 첫 번째 예술 감독으로 활동했다. 한국과도 깊은 인연을 자랑하는 빈 소년 합창단은 1969년 첫 내한 공연을 가진 후, 지난 50년간 약 35개 도시, 150회 넘는 공연을 하며 최고의 스테디셀러 공연으로 사랑받아 왔다. 현재 여러 명의 한국인 단원들도 소속돼 있으며 내한 공연 때마다 그리운 금강산 등 한국 관객을 위한 노래를 부르며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이번 공연에서 빈 소년 합창단은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마음을 정화시켜줄 성가곡 외에도 그들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인 가곡과 왈츠, 그리고 세계 각국의 민요와 영화음악까지 지난 526년의 역사를 보여주는 음악들을 선보일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8

추위 녹이는데 그만… 좌식 생활의 맛 ‘온돌’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1월호가 발간됐다. 이번 호는 ‘뜨끈뜨끈 온돌의 맛’이라는 주제로 혹독한 겨울날, 우리의 선조들은 온돌을 통해 어떻게 추위를 녹였는지 살펴본다.김소라 경인교대 교수의 ‘구들을 덥히자 청계천이 범람했다’는 소빙기를 맞은 17세기 조선 시대, 왕의 침소까지 온돌이 깔리면서 달라지는 조선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해준다.박진기 연구원은 ‘조선 시대 ㅁ자집 온돌방의 확장과 건축 계획’이라는 글을 통해 한옥에 따뜻한 방 한 칸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 자세히 전해준다. 옛 건축 장인들의 오랜 고민과 섬세한 설계 덕분에 경북 ㅁ자의 고택들이 오늘날까지도 주거공간으로 사용되며, 소중한 유산으로 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서은경 작가의 웹툰 ‘독(獨)선생전’1화 ‘묵적(墨跡)만 못한 신세’는 쇄미록(024A0F尾錄)과 노상추일기(盧尙樞日記) 속 온돌 이야기를 웹툰으로 선보인다.이문영 작가의 소설 ‘백이와 목금’은 ‘목금’이와 ‘백이’ 두 소녀가 우리나라 전래의 여러 괴물과 신비한 존재들을 만나며 모험하는 이야기다. 첫 번째 이야기는 구들에 사는 ‘불돌이’, 양수지조(陽燧之鳥)를 만난 두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이수진 작가의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오손도손이라는 환상’은 소리꾼 이자람의 판소리 ‘사천가’의 순덕을 통해 ‘평범’과 ‘착함’의 의미를 진지하게 담았다.‘오늘을 기록하며 삶의 온기를 전하는, 조성당(操省堂)’에서는 김택룡(1547~1627)의 당호이자 ‘항상 마음을 바로잡고 되돌아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조성당의 이야기를 전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8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 취임 “문화중심도시 만들 것”

포항문화재단이 3년여 간 공백이었던 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하고 법정문화 도시에 걸맞은 문화예술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포항문화재단은 8일 이상모사진 전 경북도 동해안정책자문관이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이사는 이날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인 이강덕 포항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문화재단을 대표해 재정과 사무를 총괄하며 지역 문화예술 진흥 및 발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시민 문화 향유 증진 등 문화예술 관련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다.이번에 새롭게 취임한 이상모 대표이사는 국회의원 보좌관 및 부의장수석비서관을 거쳐 동국대 인재교육원 교수와 (재)독도재단 대표이사, (사)도시전략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또한 경북도 동해안정책자문관으로 국비확보 자문 활동을 해온 해양문화 및 지역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이 대표이사는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하며 포항야구장 건설, 동빈내항 복원사업 등을 지원했으며, 특히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전환하는 상징적인 사업인 스틸아트페스티벌의 국비 예산 최초 확보를 지원해 철을 통한 지역에 특화된 예술 축제 자리매김에 큰 역할을 했다.이와 함께 국회부의장 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 건립에 힘을 보탰으며, (사)도시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하며 지난 2020년 포항역사문화 가이드북인 ‘공간·시간·인간’을 발행하기도 했다.아울러 도시전략연구소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포항시 도시재생 정책자문단 위원장, 흥해 특별도시재생현장센터장, 포항예총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의 기획에 참여한 바 있다.특히 이 대표는 정부 정책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문화 관련 역점 사업 추진 시 국비확보 등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는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이상모 대표이사는 “문화로 행복한, 문화로 자유로운, 문화로 잘사는 환동해 문화중심도시 포항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8

설장구와 관현악의 매력적인 앙상블 무대

‘대구시립교향악단 2024 신년음악회’가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백진현의 지휘로 진행될 이날 무대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설장구(서서 치는 장구) 연주자 민영치의 창작곡을 그의 장구 연주로 만난다. 또한 신년음악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슈트라우스 2세의 폴카를 비롯해 이국의 춤곡들,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바리톤 박찬일, 방성택, 오승용이 함께 꾸미는 오페라 아리아까지 다채롭고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하다.공연은 라벨의 ‘어릿광대의 아침 노래’로 막을 연다. 스페인풍 리듬이 돋보이는 이 곡은 1905년에 작곡된 피아노곡 ‘거울’에 수록된 4번째 곡을 1918년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이어서 빈 신년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피치카토 폴카’와 ‘트리치-트라치 폴카’를 들려준다. 우아하고 여성적 분위기의 ‘피치카토 폴카’는 활 대신 손가락으로 현을 튕겨 연주하는 피치카토 주법을 살려 통통 튀는 경쾌함을 선사한다. ‘트리치-트라치 폴카’는 빠른 템포로 부인들의 수다스러운 대화를 유머 있게 표현해 즐거움을 안긴다.다음은 바리톤 박찬일, 방성택, 오승용이 무대에 올라 오페라 아리아와 외국 가곡을 선보인다.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중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 라라의 ‘그라나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로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열정적인 노래로 새해의 힘찬 기상을 느낄 수 있다.이어 대구시향은 하차투리안의 발레 모음곡 ‘가이느’를 들려준다. 중앙아시아 코카서스에서 옛날부터 전해오는 용감한 전쟁 춤으로 격렬한 리듬이 인상적인 곡이다. 휴식 이후에는 민영치의 ‘오디세이-긴 여행’과 푸치크의 ‘피렌체 행진곡’을 들려준다. ‘오디세이-긴 여행’은 국경을 오가며 남다른 예술인의 삶을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관현악곡으로 ‘몸과 마음을 밑바닥에서부터 흔들어 깨우는 연주’로 언론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피렌체 행진곡’은 체코 보헤미아 출신 푸치크가 르네상스의 도시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하며 경험한 밝고 여유로운 남부 유럽에 대한 동경을 담은 행진곡이다.신년음악회의 마지막 무대는 마르케스의 ‘단손 제2번’으로 장식한다. 카리브 쿠바의 세련된 살롱 춤곡의 일종인 ‘단손’을 아름다운 교향곡으로 완성한 마르케스의 대표작인 이 곡은 아름답고 우아하면서도 폭발하듯 격정적인 작품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7

플루트와 함께하는 활기차고 희망찬 선율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포항시립교향악단 2024 신년음악회’를 연다.국내 정상급 정치용(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지휘자가 지휘를 맡은 이번 연주회는 활기차고 희망찬 선율을 선보일 예정이다.정치용 지휘자는 서울대 음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지휘과에서 최우수 졸업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국영방송 주최 국제 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해 지휘계의 주목을 받았다. 귀국 후 그는 서울시향 단장 겸 지휘자, 원주시향 지휘자, 창원시향 지휘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역임했다.음악회는 신년에 어울리는 밝고 경쾌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라 ‘박쥐’ 서곡으로 시작된다. 정치용 지휘자 이번 공연은 특이하게도 협연자가 두 명이다. 평소 협연자가 한 사람으로만 이뤄지는 데 반해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플루티스트 두 사람이 출연한다.이탈리아 작곡가 치마로사의 ‘두 대의 플루트를 위한 협주곡’이 무대 위에 펼쳐지는데 포항시향으로서는 처음 무대에 올리는 곡이다. 분위기가 밝고 화사한 곡으로서 온 가족이 듣기에도 편안하다. 이 곡을 협연하는 플루티스트 오신정(인제대 교수)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뉴욕 맨하탄 음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KBS교향악단 부수석으로 16년간 활동했다.또 다른 플루티스트 김동욱은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창원시향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제대 겸임교수로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공연 후반부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드보르작이 뉴욕 내셔널음악원장으로 초빙돼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작곡한 새로운 분위기의 교향곡으로서 전 세계의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인기 교향곡이다.특히 ‘꿈속의 고향’이란 제목으로 노래로도 불러진다. 4악장은 기관차의 질주를 연상시키는 전주로 시작돼 축구장의 응원가로도 불리는 매우 귀에 익숙한 주제가 펼쳐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7

환경·미술 체험 한자리서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가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 미술체험전 ‘스노우 미술관4’사진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 행사는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감성을 자극하는 미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오는 2월 18일까지 갤러리 12층에서 열리는 체험전은 유·아동 미술 놀이재료 전문기업인 (주)쓰임 받는 사람들이 주관하고, 어린이 미술교육기관 통아트(Tong Art), 유아 및 아동 미술 놀이재료 전문 업체인 스노키즈(SNOWKIDS)가 함께한다.이번 체험전은 대구·경북에서 활동 중인 현대미술가(회화, 설치미술) 11인의 작품 20여 점으로 구성된‘힐링 미술관’, ‘스노우 포레스트’, ‘겨울 숲 높이터’, ‘감성 창작소’등 4개 테마존으로 꾸몄다.힐링미술관에는 ‘겨울과 힐링’, ‘평화와 공존’을 주제로 하는 회화와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김유진, 박선주, 서건, 우현명, 정혜영, 홍소영(이상 회화), 권예람, 김민지, 릴리, 이경화, 황주승(이상 입체·설치) 작가가 참여한다.체험존 ‘스노우 포레스트’는 미로처럼 만들어진 겨울 숲에서 알록달록하게 색도 입히고, 숨어 있는 동물친구들을 찾아보는 퍼즐코너가 마련된 체험 공간이다.체험존‘겨울 숲 놀이터’는 겨울 숲에서 신기하게 반짝이는 물감캡슐 눈덩이를 만들어 눈싸움 놀이를 함께 즐기는 체험공간.체험존‘감성 창작소’는 요즘 유행하는 모루실을 이용해 나만의 ‘눈송이 인형’을 꾸미고 만들어 보는 체험공간. 눈송이처럼 몽실몽실한 재료로 예쁜 인형을 직접 만들어 가져갈 수 있다.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방학을 맞아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쳐볼 수 있는 이번 행사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향상하는 동시에 아이들의 예술적인 에너지를 표현하고 아이들에게 체험을 통한 재미와 미술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감성적 미술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7

“이번 겨울방학은 독서교실서 보람차게”

포항시립도서관(관장 도병술)은 겨울방학을 맞아 지역 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겨울 독서 교실을 운영한다.포은중앙도서관은 초등 3~5학년 15명을 대상으로 23일부터 26일까지 ‘공감, 마음으로 느끼는 그림책 속 세상’을 운영한다. 매일 점자책 등 다양한 도서를 함께 읽고 하브루타 질문, 만들기 체험 등을 경험하며 세상과 공감하는 법을 배운다.초등 2~3학년 15명을 대상으로는 9일부터 12일까지 ‘신나게 출발! 직업 탐험대!’를 운영한다. 4차 산업혁명, 우주,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의 직업과 관련된 책을 읽고 직업 체험 달력 꾸미기, 우주왕복선 만들기 등 다양한 직업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진다.또 초등 4~6학년 15명을 대상으로 16일부터 19일까지 ‘다 같이 둘러보자! 포항 역사 한 바퀴’를 운영한다. 포항의 문화재와 기념관, 지역 명소를 둘러보고, 한국사 관련 독서와 북아트 활동을 통해 창의력과 독서 능력을 높인다.대잠도서관은 초등 3학년 15명을 대상으로 9일부터 12일까지 ‘나를 만드는 첫걸음’을 운영한다. 매일 한 권의 주제 도서를 읽고 자개 거울 만들기, 목민심서 북아트 등 다양한 독후활동을 진행한다.영암도서관은 초등 3~5학년 15명을 대상으로 9일부터 12일까지 ‘어서와! 리더십은 처음이지?’를 운영한다. 이순신, 오바마 등 매일 한 명의 리더를 담은 책을 읽고 거북선 모형 만들기, 클레이 액자 만들기 등 다양한 독후활동을 통해 마인드 함양을 도우며 미래 인재를 양성한다.동해석곡도서관은 초등 1~6학년 10명을 대상으로 17일부터 19일까지 ‘실내스포츠 알팅고와 함께하는 보드게임’을 운영한다. 독서와 보드게임을 통해 팀워크와 협력을 익히고 토론을 진행하며 소통 능력을 키운다.구룡포도서관의 경우 초등 2~5학년 12명 정도를 대상으로 16일부터 19일까지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를 운영한다. 매일 한 권의 주제 도서를 통해 배려와 약속, 용기, 자기 존중을 배우고, 필통 만들기, 회전 연필꽂이 만들기 등의 독후활동을 진행한다.도병술 포항시립도서관장은 “각 도서관의 다양한 어린이 눈높이 독서교실은 알차게 마련됐다”고 말했다. 문의처: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phlib.pohang.go.kr/). /윤희정기자

2024-01-03

박명순 불교미술 작가 ‘법고창신’을 실현하다

박명순作 ‘양류관음도’ 경주 라우갤러리는 올해 첫 전시로 불교미술 신진작가 박명순 초대전을 오는 14일까지 열고 있다.동국대 WISE캠퍼스 디자인미술학과에 출강하고 있는 박명순 작가는 전통 도상을 기본으로 삼고 있지만 채색의 변주를 주고 섬세한 문양을 가미해 새로운 미적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이번 전시회에서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실현하다’를 주제로 불교의 대자자비를 나타내는 ‘양류관음도’ ‘관세음보살’ 작품과 LED 조명과 혼합매체를 사용한 독특한 설치 작품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양류관음도’(수월관음도의 일본식 표현)는 불교회화의 황금기라 불렸던 고려불화의 대표적 작품인 수월관음도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고려인의 정신을 계승하는가 하면, 시대성을 요구하는 오늘날의 조형예술로 거듭나기 위해 연화의 변형, 우주의 현상, 석가모니 팔대보살, 관음보살의 현대화로 새로운 변상도(變相圖)를 창출하고 있다.박명순 작가는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불교미술은 장르의 경계가 너무나 다양하고 뚜렷하다. 불화는 종교적 이념이 전제된 원칙과 규범이 요구되기도 하지만 시대성을 반영하는 다수의 대중적인 예술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불교미술의 현대적 변화와 새로운 모색을 제시하고 조형예술 그 자체로서 장르의 경계를 넘어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실현하려 했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3

“존중·배려로 소통하는 21세기형 인재 육성”

임귀희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장“고전에서 우리 미래 청소년의 길을 찾아주고 싶다는 생각에 인성예절교육원을 열어 실천해 온 지 햇수로 10년이 넘었습니다.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정직하며 책임감으로 소통하고 협동하는 21세기형 인재를 키우는 것이 우리 교육원의 궁극적 목표입니다.”(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은 2013년 4월, 2014년 6월 민간자격 ‘인성·예절지도사’ 자격 검증기관이 된 이래 민간자격 ‘전통문화체험지도사’ 자격 검증기관, 교육청 지정 특수분야 직무연수기관에 잇따라 선정되는 등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대구의 아양초를 비롯해 13개 교의 유치원·초중등학교의 한문 교실,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대구 남구청의 위탁사업으로 관내 초중등학교 4천990명 창의 인성 체험사업을 실행했다. 옻골전통체험장에서는 600여 개교 8만3천여 명, 도동서원·육신사·한천서원 350개교 2만9천400여 명, 2022년에는 초·중등학교 99개교 1만1천여 명이 각각 체험 행사를 거쳤다.이 모든 사업과 행사를 총지휘한 이가 바로 임귀희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장(70)이다. 2023년이 저무는 구랍 31일, 한해의 사업을 마감하고 2024년 사업을 준비하느라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를 어렵게 만났다.-교육의 내용과 사업의 규모가 엄청나고 중차대하다. 어떻게 이런 착안을 하게 됐나?△우리 예절은 우리의 고유문화다. 예절은 언어와 같은 것이다. 생활권에 따라 쓰이는 말이 다르듯이, 예절도 같은 생활권에서 행해지는 생활방식이다. 예절은 단지 형식이 아니라 바로 인격의 바로미터다. 요즘 부모 세대가 간과하는 예절을 가르치면 성정이 바르게 되고 인성이 올곧아진다. 그러면 저절로 성적도 올라간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교육과 체험을 거친 학생들의 몸가짐이 달라지는 것을 십수 년째 확인하면서 나의 신념은 확신이 됐다.-예절지도사 자격증인 국가 공인 ‘실천예절지도사’와 ‘인성예절지도사’ 양성부터 한 이유는?△학생들을 가르치려면 교육사가 필요했다. 제도권 어디서도 이런 교육을 하지 않았다. 전통문화체험을 지도하는 체험장 강사가 되려면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생활 예절과 가정의례’ 강좌를 수료하고, ‘실천예절지도사’·‘인성예절지도사’ 자격시험에 응시하여 필기와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전통 체험을 지도하는 예절지도사들은 대부분 경력단절 여성과 정년 퇴직자, 가정주부 등 유휴 인력들이다. 개개인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제2의 인생을 활기차고 보람있게 보낼 수 있고, 잊고 있던 자신을 찾아 다시 활동하는 게 기쁘다고 말한다.-서원에서 체험교육을 하는 까닭은?△원래 서원의 기능은 스승이나 선조의 제사를 지내는 제향의 기능과 학문을 갈고닦고 연구하는 기능인 강학의 기능 두 가지다. 그런데 현재 제향의 기능만 할 뿐 학교의 기능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안타까웠다. 서원을 관광지로만 아는 젊은 세대에게 굳게 닫힌 서원의 빗장을 풀고 깨워서 선조가 해 왔던 ‘공부’를 직접 맛보고 경험함으로써 가정에 돌아가서도 ‘강학’을 잊지 않고 실천하게 하고 싶었다. 2020년 도동서원과 육신사, 한천서원 외 대구 시내 향교와 서원 등에 전통 체험장을 개장했고 대구 교육청 지원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었다.-(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동방예의지국이었지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서양 문물의 유입과 산업사회 발전, 가족제도의 변화와 함께 의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고, 개인주의와 배금사상이 만연하여 하늘로부터 받은 인간 본성을 잃어버리고 이웃을 모른 채 사는 세상이 되었다.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옛것을 연구하여 새로운 것을 알다)’과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해 냄)의 정신으로 시대에 맞는 예의와 전통문화를 지키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하여 만들어졌다. 성균관 유도회 지부들과 전국 234개 향교와 함께 예절 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그동안 가장 보람된 일은?△제 석사논문이 ‘한국전통혼례의 예학적 탐구’이며 대구시 작은결혼식(전통혼례) 지정업체로써 2016년부터 전통혼례 작은결혼식 운동을 펼치며 2017년부터 매년 여성업(UP)엑스코 부스에서 다문화가족이나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무료 혼례식을 해주기도 한다. ‘사람답게’ 더불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건전한 시민 정신을 기르는 일은 문화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하고도 필요한 일일 것이다. 시민들에게 예절을 가르치고 그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생활 속에 실천하는 많은 시민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만나면서 나 또한 기쁘고 행복하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은.△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물질문명이 발달하는 급격한 사회의 변동 속에서 이기주의 확산, 가치관의 혼란 등으로 인한 전통적 윤리와 생활 예절의 부재로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윤리와 도덕, 효와 공경 등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한 인본주의 정신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길 수 있도록 전 국민운동으로 승화하는 데 여생을 바쳐 시민들이 행복한 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3

연극 외길 김삼일 연출가의 ‘영남연극사’

포항시립극단 명예연출가인 김삼일(81) 연출가가 영남지역 연극의 역사를 총정리한 ‘영남연극사’(대경사·사진)를 펴냈다. 지역 연극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단행본 성격의 종합적 사료 정리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부산, 경남, 울산과 대구·경북의 위상이나 한국 내에서의 비중에 비해 영남 연극사에 관한 책은 국내에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대구·경북지역의 대표적 연출가로서 배우이기도 한 김 연출가는 평생을 연극인 외길을 걸어오며 지방 연극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한 포항 연극사의 산증인으로서 여전히 ‘뜨거운 현역’으로 무대 위의 삶을 살고 있다. ‘사실주의 연극’을 표방하며 지역의 연극계를 지키며 맏형 노릇을 해온 그는 1963년 KBS포항방송국 성우 1기로 입사해 연극에 입문했다. 이후 1965년 포항 극단 은하를 창단한 뒤 포항시립연극단 연출자(1983 ~2012년), 경산시립극단 객원 연출, 대경대 교수 등으로 활동했다. 연극 인생 60년 동안 200여 편의 연극에 출연하고 연출을 해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이해랑연극상, 홍해성연극상,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연극인상 등을 수상했다.특히 지난 2014년 ‘포항연극 100년사’를 펴내는 등 그동안 영남지역 연극사를 기록하려는 의지가 컸던 그는 이번 작업에 ‘영남 연극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찾는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연극사에는 3·1운동 전·후의 연극, 경상남도의 해방·6·25 이후의 연극, 부산·울산 연극, 경상북도 연극사, 1960년대 대구 연극, 포항·경주 연극의 발자취, 포항·경주 연극의 역사가 실려 있다.특히 일찍부터 한국연극사를 수놓은 현철(1891∼1965), 유치진, 홍주식, 이광래, 이응호, 이병복, 여석기 등 영남지역 출신의 기라성 같은 연극인들의 자료를 찾아 정리함으로써 한국연극사 정립에도 크게 기여하게 됐다는 평가다.연극평론가 유민영 단국대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지역을 망라한 지역 연극사는 극히 드물었던 실정이다. 특히 ‘영남연극사’는 처음 발간된 것으로 학술적으로 가치가 있고 일찍부터 한국연극사를 수놓은 여러 명의 빼어난 인물들이 태어나 자란 유명 연극인들을 많이 배출한 고장으로 영남연극사의 정리야말로 한국 연극사 정립에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김 연출가는 향후 2, 3편에서 지역 극단별 활동 내역, 시대별 주요 이슈 등을 조사해 1편에서 빠지고 누락된 자료를 정리할 계획이다.김삼일 연출가는 “올해로 한국 연극 115년, 1908년 서울에서 일본 유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공연된 ‘은세계’를 시작으로 우리의 연극은 예술보다는 운동의 수단이었다. 우리 연극은 그야말로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랄 수 있다. 포항을 중심으로 경북, 대구에서 연극 인생을 살아온 지 60년, 대구·경북을 넘어 경남연극 등 영남지역 태동과 발전의 역사를 정리한 이 책이 무엇보다 선후배 예술인들의 자부심과 창작 의욕을 높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2

원형의 아름다움… 도예가 이점찬 ‘달항아리 전’

도예가 이점찬(경일대 교수)은 달항아리를 빚는다. 전통적인 기법과 고도의 기술을 통해 부드럽고 매끄러운 유선형의 달항아리를 빚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그의 19번째 개인전 ‘이점찬 달항아리 전’이 대구 호텔수성갤러리에서 오는 14일까지 열리고 있다. 흙부터 물레질, 구워내기까지 온 정성을 쏟고, 도예가의 의지를 넘어 가마 속 불이 도와줘 탄생한 달항아리 10여 점이다.그는 백자 달항아리에 천착해 왔다. 한국도예 미술의 정체성을 ‘형태 없는 존재로 공백만 살아 있을 뿐 텅 빈 백색의 공간에 본래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 유전적 DNA’라고 규정한다. 조형의 최소 단위인 선과 면의 단순함을 살리되 그 안에서 느끼는 자연미와 감각의 표현은 원형의 아름다움, 즉 선의 미학에서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평생의 업으로 백자를 빚으면서 회화성을 강조하고자 도자기 작품의 표면을 캔버스처럼 활용해 다양한 묘화(描756B)를 표현한다. 그는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도자기에 걸맞은 이미지를 손으로 직접 그려 넣어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한다.최근 작업은 밝은 순백색의 백자에 황금빛 봉황이 등장한다. 봉황은 고대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상서롭고 고귀한 상상의 새다. 현세에도 군주의 상징으로 신성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최고지도자의 상징으로 대통령 문양에 봉황을 사용하고 있다. 봉황은 흔히 죽지 않은 불사조, 즉 영원불멸의 새로 알려졌지만 태양과 달에 빗대어 유일무이한 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다.이러한 봉황의 주제는 창조주의 신비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하늘과 땅과 사람, 즉 천지인(天地人)의 조화 속에서 인간이 자연의 한 부분으로 동화되어가는 회화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진솔한 마음이다.이점찬 작가는 “봉황의 회화성은 어쩌면 자연주의의 신비한 미학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연과 하나가 돼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시각적 표현으로 탄생하게 된 ‘달로부터-봉황을 품다’시리즈는 앞으로도 현대적인 미감에 걸맞은 맥으로서 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2

조희창의 ‘토요 클래식 살롱’ 내달 17일 막 올라

조희창 음악평론가 (재)경주문화재단이 2024 경주예술의전당 첫 기획공연으로 조희창의 ‘토요 클래식 살롱’을 마련하고 오는 2월 17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막을 올린다고 밝혔다.경주예술의전당 대표 간판 프로그램으로 각인돼 있는 ‘토요 클래식 살롱’은 대한민국 대표 음악평론가 조희창과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렉처공연으로 연주자와 시민이 소통하는 시민 참여형 공연이다. 일반적인 음악 콘서트에서 벗어나 인문학적인 해설이 포함된 콘서트로 연 5회 특별한 주제를 설정해 관객의 깊고 풍부한 음악감상을 돕는다.월간 ‘그라모폰 코리아’, KBS FM 작가와 KBS 1TV ‘클래식 오디세이’ 대표 작가로 활동해 온 음악평론가 조희창은 당대의 예술가를 철저하게 분석해 인문학책에서 볼 수 없는 톡톡 튀는 이야기에 섬세한 해설이 더해져 곡의 이해와 감동이 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2월 17일 ‘아메리칸 로망스’ 공연을 시작으로 4월 6일 ‘센티멘털 러시아’, 6월 15일 ‘피아노의 회상’, 8월 24일 ‘클로드를 위한 탱고’, 11월 9일 ‘아트 오브 카운터테너’ 공연이 관객들을 맞을 준비 중에 있으며, 경주예술의전당의 고유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의 티켓오픈은 8일 오전 10시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4-01-02

모두를 위한 청와대 ‘활짝’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와대에서 2024년 새해를 뜻깊게 맞이할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한 청와대’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모두를 위한 청와대’ 문화프로그램은 춘추관에서 1월 매주 목·금요일,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강의, 체험 행사 등으로 만나볼 수 있다.‘새해맞이 차 한잔, 덕담 나누기’ 행사는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90분간 열린다. 행사를 통해 우리 차 문화에 담긴 배려의 정신을 배우고, 참여자가 손님과 주인의 역할을 번갈아 해보며 차와 다식을 즐길 수 있다. 내·외국인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보호자를 동반한 어린이도 참가할 수 있다.매주 금요일 오후 2시와 4시에는 ‘청와대 관물도’ 프로그램이 각 90분간 진행된다. 문체부는 폐쇄 공간에서 개방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청와대의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그 경험을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인문학 강의와 체험 행사를 기획했다. ‘장소’와 ‘기억’, ‘풍경’, ‘사물’이라는 4개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이재원 도시건축정류소장 등이 매주 관람객과 만난다. 카드 키트를 활용해 청와대에서 보고 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모으고, 참여자들과 함께 공유하는 ‘그림지도 만들기’ 체험 행사도 이어진다.청와대관리활용추진단 유병채 단장은 “청와대는 2024년 새해를 맞이해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청와대 삶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듣고, 읽고, 경험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고, 우리 시대의 문화유산인 청와대를 더욱 넓은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번 행사에 대한 상세한 내용과 예약 안내는 청와대 누리집(https://www.opencheongwada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약 취소로 공석이 발생하면 현장에서도 바로 참여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