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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새해 2차 공공기관 유치에 ‘TK命運’ 걸어라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방 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지 체크해봐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해당 지역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책성 지시로 보인다. 그는 전북 전주 혁신도시에 입주한 국민연금공단을 예로 들면서 “주말이면 직원들이 다 서울로 가버린다. 유치 효과가 미미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처럼 지방이전 공공기관 대부분은 원래 취지와는 달리 지역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대구 동구 신서동과 경북 김천 율곡동에 조성된 혁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주말이면 텅 빈 도시로 변한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가족 동반 이주율이 낮은데다, 해당 지역민도 생활인프라가 열악해 이사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대구 혁신도시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통·교육·문화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으니 공공기관 직원들이 장기 정착하지 못하고, 시민들도 이사 오기를 꺼린다. 이 상태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새해에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월 12일 열린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새해에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이전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현재 대구시는 대법원과 IBK기업은행,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국립치의학연구원 등을, 경북도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을 유치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유치는 비수도권 지자체로선 명운(命運)이 걸린 문제다. 희망하는 공공기관 유치에 성공하려면 대구·경북 모두 현재의 혁신도시를 누가 봐도 살고 싶은 ‘수준 높은 도시’로 완성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혁신도시에 교육·의료·문화 등 분야별 생활 인프라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2026-01-01

대구공항이 활성화돼야 신공항도 힘 받는다

대구시가 올해부터 대구공항발 해외직항 노선 확대를 위해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고 한다. 대구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에 대한 재정지원금 예산을 작년보다 63% 늘리는 한편 조례 개정을 통해 항공사 지원 대상과 범위도 확대했다. 대구공항의 활성화는 지역민의 편의 증대 의미 이상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 외국 관광객의 유입과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대구시의 국제적인 도시 위상이 올라가고, 도시의 국제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 대구공항 활성화는 대구시 발전을 위해 반드시 관리해야 할 주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대구공항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만 해도 전국의 지방공항 중 이용자 수가 상위권에 든 공항이었다. 2019년 대구공항 이용객 수는 467만 명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지금까지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공항 활성화 노력이 부족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다른 지방의 국제공항이 도약하면서 지금은 청주공항보다 이용객 수가 적다. 현재 대구공항은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태국 등 8개국 14개 국제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나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비해 시간대와 목적지, 공항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다. 많은 대구시민이 김해공항을 이용하거나 인천공항까지 가야하는 시간 낭비와 경비 부담을 안고있다. 대구시가 올해부터 대구공항의 국제노선을 강화키로 한 것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보다 많은 투자로 공항 활성화를 적극 이끌어 내야 한다. 특히 대구공항 활성화는 사업 추진이 제대로 되지 않은 대구·경북 신공항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구공항의 국제화가 촉진되고 수요가 늘면 신공항을 조기에 건설해야 하는 이유와 명분이 쌓인다는 논리다. 정부 지원을 이끌 명분도 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신공항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도 대구공항의 활성화는 필수다. 대구의 경제성장은 대구공항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대구시는 공항 활성화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2026-01-01

청와대시대 재개···민심과 멀어져선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에 청와대시대가 다시 열린 것이다. 세종 대통령집무실 완공 목표 시점이 2030년인 만큼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임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의 청와대 복귀는 불법계엄으로 조기 퇴진한 전 정권과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하기도 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최근 “청와대로 돌아오는 것은 대한민국을 리부팅(재시작)하는 정상화의 상징”이라고 말했었다. 대부분 국민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선포와 무리한 대통령실 이전으로 새 정부가 청와대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이재명 정부는 과거 청와대가 ‘구중궁궐’이자 권부(權府)의 중심지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는 점은 늘 상기해야 한다. 청와대 터는 25만 ㎡에 달해 과거 대통령들은 경내를 이동할 때도 차를 타야 할 정도였다. 청와대로의 복귀가 대통령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지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대통령도 이를 감안해 본관과 여민관에 설치된 집무실 중 여민관 집무실에서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한다. 핵심 참모인 3실장(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도 여민관에서 근무하도록 한 것도 잘한 결정이다. 쟁점이 있을 때마다 대통령이 참모들과 수시로 소통하는 것은 권부의 불통을 막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새해를 맞이하는 이재명 정부 앞에는 어려운 과제가 산적해 있다. 미·중의 패권 경쟁과 북한의 위협 등 외교적 난제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데다, 고환율·고물가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정치권은 극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청와대시대 개막’은 대한민국의 외교·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이 대통령이 새해에는 더욱 귀를 활짝 열고 민심을 챙기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2025-12-29

국제무대 나선 수성구의 공공캐릭터 ‘뚜비’

대구 수성구의 대표 캐릭터 뚜비가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시장에 진출해 호평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뚜비는 20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 일러스트레이션 크리에이티브 쇼에 참가해 홍콩 현지 에이전시와 IP 수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자치단체 공공캐릭터로서 IP수출 협약은 드문 일로, 지자체 캐릭터의 해외시장 진출 전망을 밝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망월지 두꺼비를 모티브로 탄생한 뚜비는 공공 캐릭터시장에서 성공한 케이스로 소문나있다. 지난 9월 문화관광부 주최 대한민국 우수문화상품(K-RIBBON)에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얻었고, 공공분야에서 굿즈 판매 신기록도 세웠다. 공공캐릭터는 과거처럼 단순히 기관의 상징물로 인식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시민과 소통하고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브랜드 자산으로 커가야 한다. 일본 구마모토현의 캐릭터 구마몬의 사례가 이를 잘 입증한다. 구마몬은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공공캐릭터다. 구마모토현에는 역, 버스, 전차, 호텔 등 관광객이 갈만한 곳은 모두 구마몬이 붙어있다. 인형, 라면, 생수, 학용품에 이르기까지 구마몬 캐릭터가 들어가 연간 관련 상품 매출만 1조원이 넘는다. 일본 브랜드 연구소는 구마몬의 성공 이후 구마모토현의 인지도가 전체 지자체 중 32위에서 18위로 급상승했다고 했다. 두꺼비를 소재로 한 뚜비는 친환경적 이미지와 연결돼 대중의 공감대가 큰 캐릭터다. 굿즈 출시 18개월만에 누적 매출액 2억1800만원을 기록해 일반 기초단체 캐릭터 평균 매출액을 훨씬 상회했다. 아직은 지방에 국한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홍콩쇼 참가를 계기로 전국적 이미지를 올리는 노력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민간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상품화에 나서 경제적 가치 증대도 적극 유도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많은 지자체가 캐릭터를 제작, 홍보에 나서지만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홍콩전시에서 받은 뚜비에 대한 시장 반응을 면밀히 분석해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삼는 한편 과감한 영역 확장에 나서는 시도도 필요하다.

2025-12-29

포항시 무탄소 에너지 선도도시 길 열었다

정부가 지산지소형 분산에너지 시스템의 활성화를 위해 첫 공모사업으로 추진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 경북에서는 유일하게 포항시가 선정됐다. 정부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한 지역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지역내 생산된 전력을 인근의 전기 사용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다. 포항의 주력산업인 이차전지와 철강 등 전력 수요가 많은 기업의 전력비 절감과 함께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획기적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대가 크다. 포항시가 기후부에 제시한 모델은 무탄소 에너지 공급시스템이다. 영일만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그린 암모니아 기반의 수소엔진 발전소를 통해 무탄소 분산전원을 상용화해 청정전력을 지역 수용 기업에 직접 공급한다는 것. 암모니아에서 청정수소를 추출한 뒤 수소엔진 발전기를 통해 전력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탄소배출이 전혀 발생 않는다. 이 사업의 컨소시엄 업체로는 GS건설과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아모지, HD현대인프라코어 등이다. 무엇보다 기업이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통해 값싼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특구의 장점은 고비용 전기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이차전지 및 철강산업에 큰 힘이 된다. 유럽은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따라 무탄소 제품을 우대한다. 무탄소 에너지 공급은 국제적으로 탄소중립에 따른 무역장벽이 높아지는데 대한 대응책이다. 특히 이차전지와 철강 등 해외수출 기업이 많은 포항으로선 꼭 필요한 제도다. 포항시는 인근의 원전과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의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분산형 에너지 공급의 거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자원을 활용하는 전략에도 집중해야한다.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전력 자급자족 모델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 분산에너지 특구가 지정됨에 따라 전력료가 싼 포항으로 기업을 옮기고자 하는 업체도 늘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으로 포항은 철강도시를 넘어 에너지 자립형 첨단산업도시로 발돋움하게 된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포항시와 지역경제계의 분발이 필요한 때다.

2025-12-28

외연확장 목소리에 여전히 귀 닫는 장동혁

지난 26일에는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즉시 이를 부인하면서 무산됐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구체적인 연대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보수세력 연대보다는 당원결집을 우선시하는 장 대표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세 사람의 연대 얘기가 갑자기 나온 배경은 장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면서 손을 잡은 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칭찬하면서 비롯됐다. 세 사람의 연대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선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여전히 배신자 소리를 듣고 있으므로 ‘윤 어게인 노선’을 걷고 있는 장 대표로선 손을 잡기가 쉽지 않다. 장 대표와 이 대표의 경우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확장이 필요한데다, 개혁신당은 단독으로 전국 선거를 치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양측이 연대할 명분은 충분하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계엄이나 탄핵에 대한 관점이 달라 각각의 지지층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장 대표 취임 이후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대부분 2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대구·경북에서 19%까지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조사 결과의 신뢰성 문제는 따져봐야 알겠지만, 최근 국민의힘에 대한 민심이 차가워지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당원 게시판 등을 둘러싼 당 내분이 격화하고 있는 게 주원인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는 장 대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엄 1주년 때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던 의원 20여 명은 30일 다시 모임을 열 계획이다. 중도층 외연 확장 없이는 국민의힘 앞날이 위태롭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작 장 대표는 이러한 목소리에 아예 귀를 닫고 있으니 안타깝다.

2025-12-28

‘더하기 빼기 하듯’···AI교육 생활화한다

정부는 지난 24일 일반 국민의 AI 기본교육을 위해 전국에 ‘AI디지털배움터’ 32곳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취약계층으로까지 교육 대상을 넓혀 AI 교육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새해 들어 구체적인 운영 방향을 발표하고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는 수성구 파동우체국과 동구 강동노인복지관이, 경북은 구미시 평생학습원과 안동시 복합문화센터가 AI디지털배움터로 새로 지정됐다. 우체국과 행정·문화시설 등 지역 생활SOC(사회기반시설)를 중심으로 선정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과기정통부는 내년부터는 기존 ‘상설 디지털배움터’ 37곳도 AI디지털배움터로 전환한다. 앞으로 읍·면·동 단위로 촘촘하게 AI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게 정부 의지다. 상설 디지털배움터는 현재 대구에 2곳, 경북에 3곳이 운영중이다. 이곳에서는 금융 피싱 예방, 본인 및 공공인증, 온라인콘텐츠 제작 등 실생활에 유용한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체험존에서는 키오스크나 멀티테이블, 디지털 혈압측정기 등을 통해 실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기기를 직접 다루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수학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배우는 것처럼 전 국민을 대상으로 AI교육을 시작하겠다고 공약했었다. 과기부가 발표한 올해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AI 서비스 경험률(최근 1개월 이내 1회이상 이용)은 2021년 32.4%에서 지난해 60.3%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 10명 중 4명은 AI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상태다. AI교육은 확산 초기에 기회를 놓치면 배우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교육열이 높고 교육 네트워크도 비교적 잘돼 있다. 노트북 같은 디바이스 보급률도 아주 높다. 이처럼 교육 여건이 좋아서 AI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앞으로 AI디지털배움터가 널리 홍보돼서 전 국민 AI 기본교육의 거점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2025-12-25

경북도 여성공무원 인재 활용시대 열어가야

경북도는 내년 상반기 실 국장, 부단체장, 4급 이상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규모는 2급 1명, 3급 12명, 4급 22명 등 모두 35명이다. 특히 승진자 35명 중 14명을 여성으로 발탁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승진한 여성 공무원 중 일부는 시군의 부단체장으로 나갈 예정이어서 경북의 여성 부단체장은 역대 최다인 14명으로 늘게 된다. 이번 인사 단행으로 경북도의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수는 2022년 민선 7기 때 10명의 4배인 41명으로 늘어났다. 경북도는 “이번 인사는 성별이나 연공 서열보다 성과와 전문성에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여성 간부 공무원 비율이 하위권이다. 행안부에 의하면 작년 기준 경북의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중은 24.1%다.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며, 전국 평균 26.7%에도 못 미친다. 대구시 41.5%와 비교하면 큰 격차가 있다. 한국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빠르게 늘면서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OECD 국가 평균보다는 다소 낮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늘어나 현재 50%를 상회하고 있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의 참여가 늘면서 교직의 경우 남성이 오히려 여성보다 수적으로 적어 양성평등 기준을 못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중 여성 비중이 2023년을 기점으로 남성을 추월했다. 다만 간부급 이상 공무원의 여성 비중은 아직 20%를 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경북도 간부 인사에서 여성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남녀 간의 비율을 떠나 바람직한 변화다. 남녀 구별 없이 능력과 성과에 따라 인사가 이뤄지고 이것이 업무성과에 반영되는 것이 바로 양성평등 사회로 가는 길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여성 인재의 활용은 필수”라 했다. 경북도의 능력에 의한 여성 발탁인사는 시군 인사에 미치는 효과도 적지 않다. 동시에 여성공무원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준다. 경북도가 앞장서 여성 인재 활용시대를 열어가길 바란다.

2025-12-25

내년도 경기도 비관적이라는 경제계의 경고

연말을 맞아 매년 일어나는 연말특수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없다. 작년에는 계엄 여파로, 올해는 소비 부진으로 연말특수가 나타나지 않아 시중의 경기는 겨울 추위만큼 꽁꽁 얼어붙어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모임 등으로 예약이 쏟아져야 할 시기임에도 조용한 연말 경기에 상인들의 속은 타들어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경제단체가 내놓는 내년 경기전망마저 암울하다. 경제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 경제는 고물가와 고환율 등의 악재가 지속되는 영향으로 대·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가릴 것 없이 내년 경제를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기업경영환경 인식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 기업의 52%가 내년 경영여건이 어려울 것이라 답했다. 특히 매우 어렵다고 답한 기업은 18%이나 매우 양호는 3.4%에 불과했다.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업황부진과 경기침체 지속이 58%다. 대내리스크 요인도 내수부진과 회복 지연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한상의가 전국 소매유통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조사에서도 내년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0.6%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낮다. 성장둔화 요인으로는 소비심리 위축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중기중앙회가 도소매업 및 소상공인 60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상공인 경영실태 조사에서도 원자재비 및 재료비 상승과 내수침체로 내년도 경영환경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본 응답이 가장 많았다. 우리 경제는 원달러 환율이 반년 가까이 오르면서 시중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수입원가 부담이 커지고 이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올라 결국은 소비자물가로 전가된다. 여기에 환율상승에 따른 기름값이 물가부담을 가증시키고 있다. 경제단체 실물경제 조사에도 나타났듯 고물가 고환율의 장기화가 내수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의 환율 안정에 대한 특단조치와 내수진작이 있어야 내년도 경제에도 희망이 보일 것이다.

2025-12-23

與 ‘영남특위’ 가동···TK정치 구도 변화올까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지난 22일 ‘영남인재육성 및 지역발전특위’ 설치를 의결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험지’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지역과 부산·울산·경남(PK)지역 민심 공략에 들어가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영남권에 어떤 인재를 공천할지, 그리고 어떤 공약을 내걸지 주목된다. 특위 위원장은 4선 중진인 민홍철(경남 김해시갑) 의원이 맡았다. TK에서는 임미애(비례, 경북도당위원장) 의원과 허소 대구시당위원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특위는 말 그대로 인재 발굴과 지역현안 해결, 비전 제시 등의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월 경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남 인재들이 민주당에 영입되는 구조가 막혀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 영남권 특위를 출범시키겠다”고 언급했었다. 이미 가동중인 ‘호남지역 발전특위’에 비해 시간적 격차가 나긴 하지만, 여권의 TK·PK지역 싱크탱크 역할을 할 구심체가 생겼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민주당은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TK 25개 지역구 중 7곳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평소 인재영입을 등한시한 탓이다. 특위의 역할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영남권에서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홍의락 전 의원, 구윤철 기재부 장관 등 중량급 인사들이 민주당 후보로 거론돼 벌써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캠페인 방식에 따라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홍 전 의원은 최근 대구언론인 모임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유력후보들과 경선에서 함께 겨뤄봤으면 한다”면서 선거흥행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보수정당이 독점하고 있는 TK정치 구도는 도시경쟁력 차원에서 아주 불행한 일이다. 도시는 정치적 다양성이 있고 광장처럼 열려 있어야 살길이 생긴다. 여당 프리미엄을 가진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TK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2025-12-23

‘전기료 인하’가 철강산업 정상화의 선결과제

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지난 21일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고 석유화학 및 철강 산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대로 두면 관련 중소업체를 시작으로 도산 도미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철강도시인 포항으로선 지역경제의 충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국회는 지난달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탄소중립 전환 특별법)을 통과시켜 구조조정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협의회에서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개편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일자리 감소나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보면, 우선적인 구조조정 대상 품목은 철근이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 없는 철근의 경우, 현재 중소업체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어 정부가 나서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고부가 품목인 특수강·전기강판 등에 대해선 과감한 선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생존 가치와 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중점 지원해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정부의 기본적인 구조조정 원칙이다. 정부의 철강산업 구조조정과 지원 방향에 대해 철강업계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업계에도 기업 자율에 맡기는 구조조정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철근 가격을 더 받을 것이냐, 덜 받을 것이냐의 문제를 기업들끼리 협상해서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업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문제가 이날 당정협의회에서도 논의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최근 3년간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70% 가까이 인상됐다. 중국의 경우 산업용 전기를 정부가 보조해줘 가격 경쟁력에서 우리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에 더 싸게 전력을 공급하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하루빨리 시행해 철강회사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심충택 논설위원 simct12@kbmaeil.com

2025-12-22

불붙은 대전·충남 통합···대구·경북은 어디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대전·충남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오찬 자리에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통합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실효적인 행정 조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 뒤 대전·충남 행정통합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통령 발언 다음 날 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발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발 빠른 행보를 시작했다. 특위 공동위원장인 박정현 의원은 내년 1월쯤 법안을 만들고 3월쯤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설명도 했다. 대전·충남 통합 논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정부가 서두르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비수도권의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체제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필수 방법이지만 지방선거 6개월을 두고 이렇게 서둘러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대구와 경북은 2019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행정통합 시도를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합의 추진한 행정통합을 다음 시장인 홍준표 시장도 이어받았다. 2024년 12월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동의안이 대구시의회를 통과하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대구시 동의안의 통과에도 경북 일부 지역 반대와 도의회의 동의가 나오지 않아 지금은 논의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부산·경남·울산도 부울경 메가시티를 추진하다 좌초된 경험이 있다. 행정통합은 한쪽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본다는 주민의 생각이 존재한다. 또 대도시로 혜택이 쏠리면서 작은 지자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통합 명칭, 통합 방향, 통합청사, 주민투표 등을 놓고 많은 갈등이 생긴다. 주민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쉽지 않아 대전·충남의 행정통합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대전과 충남 통합이 일사천리 진행된다면 성사 여부를 떠나 대구·경북의 행정통합은 어떻게 해야 하나 궁금해진다. 이에 대해 지역 단체장과 정치권은 대답을 해야 한다. 야당은 대전·충남 통합에 대해 정략적 의도가 숨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성공에 대비한 대구·경북의 준비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2025-12-22

iM뱅크 행장 확정, 새로운 도약의 시작되길

iM뱅크 금융그룹은 iM뱅크 최고경영자 후보에 강정훈 현 부행장을 추천했다. 강 부행장은 주주총회를 거쳐 올해 중 iM뱅크의 새로운 수장이 된다. iM뱅크 그룹 황병우 회장은 지난 9월 “연말까지 iM뱅크 은행장을 새로 선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거"라 밝힌 바 있어 그 약속이 지켜진 셈이다. iM뱅크는 신임 행장 선출을 두고 그동안 그룹 임추위를 구성하고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난도 면접 등을 통해 은행장 최종 후보를 확정했다. iM뱅크는 지난 5월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 정부가 은행권 경쟁 촉진과 지역경제 변화에 대응할 목적으로 32년만에 지방은행의 시중은행을 허용한 것이다. 시중은행으로 전환은 됐지만 은행의 규모 면에서 기존 시중은행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 자본금이나 직원 수, 점포망 등이 5분의 1 수준인 지방은행이 단숨에 은행권 경쟁을 촉진시킬 수도 없다. 오히려 시중은행과 경쟁을 벌이다가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 건전성과 자본비율이 약화될 우려도 없지 않다. 또 급성장하는 인터넷 은행도 또 다른 경쟁자다. 물론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전국으로 점포망을 확대할 수 있는 큰 장점도 있다. 그러나 지방은행서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시간에 큰 기대를 거는 건 무리다. 하지만 전국을 무대로 나서는 iM뱅크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60년 가까이 지역경제와 공생관계를 가져온 iM뱅크가 지역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전국은행으로 잘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전국에서 낸 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길 희망하는 것이다. iM뱅크는 지역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다. 오랫동안 지역과 희로애락을 같이해 온 지방은행의 근본을 잊어선 안 된다. 그것이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새로운 행장에게는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시중은행 전환이란 과제만 해도 벅찬데 금융환경도 급변한다. 지혜롭게 대처해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이 새로운 도약점이되는 의미 있는 역사로 남게 하여야 한다.

2025-12-21

TK신공항 건설, 영호남 연대로 해법 찾아라

대구경북(TK) 신공항 기본계획이 지난 19일 확정됐다. 지난 2023년 국회에서 ‘TK신공항 특별법’이 제정된 지 2년 만이다. TK신공항은 총사업비 2조7000억원을 들여 기존 대구국제공항보다 7.8배 규모(133만 7000㎡)로 건설된다. 주요 시설은 3500m 길이 활주로와 유도로, 계류장,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2곳(군위·의성) 등이다. 활주로는 중장거리 국제선과 대형 항공기 운항이 가능하게 했다. 조류 탐지 레이더도 설치할 계획이다. 공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망도 함께 갖춰진다. 중앙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진입도로가 신설된다. 서대구에서 시작해 공항을 거쳐 의성으로 이어지는 ‘대구경북 광역철도’와 구미~군위간 고속도로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TK신공항이 토지보상이나 설계 등 실질적인 건설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신공항 특별법에는 민간 공항 사업은 정부가, 군 공항 사업은 대구시가 맡게 돼 있다. 이번에 민간 공항 건설 기본계획이 확정됐지만, 대구시가 추진 중인 군 공항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신공항 건설은 어려워진다. 활주로를 예로들면 전체 3500m 가운데 2744m는 군 공항 건설사업으로 먼저 조성하게 돼 있다. 군 공항 활주로 건설이 진행되지 않으면 민간공항 사업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 것이다. 대구시는 군 공항을 지어 국방부에 기부하고 옛 군 공항 터를 넘겨받아 개발한 뒤 사업비(11조 5000억원)를 충당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대구의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이러한 천문학적인 사업비를 단독으로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같은 방식으로 추진되는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 역시 대구시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두 도시는 “군 공항은 군사시설이니만큼 국가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재명 정부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제 군공항 도심이전이 성사되려면 영호남을 대표하는 두 도시의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2025-12-21

‘강변 여과수·복류수’가 대구食水 해법될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대구시 식수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낙동강변 여과수·복류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대구 취수원 문제와 관련, “안동댐이나 해평취수장을 쓰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내부적으로 오히려 낙동강 복류수와 강변여과수를 쓰는 게 훨씬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시민의 수돗물 70%는 구미공단 하류의 낙동강 지표수를 걸러서 사용하기 때문에 항상 공단 폐수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강변 여과수는 강바닥의 모래·자갈층을 통과하며 자연적으로 여과된 물이고, 복류수는 강바닥 지하의 모래·자갈층을 따라 흐르는 물이다. 이 방안은 별도의 장거리 도수관로 없이 취수할 수 있고, 정수 과정을 거치면 수질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나 공장 설립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없어 지자체 간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내년 3월쯤 강변 여과수, 복류수 취수방식에 대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길 예정이다. 용역비 25억원은 이미 확보된 상태다. 대구시는 용역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충분한 수량과 수질이 담보된다면 이 방안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구 취수원 이전은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이후 30년 넘게 끌어온 해묵은 현안이다. 그동안 몇 번의 정부가 바뀌었지만 지자체 간 갈등으로 해결점을 못 찾았다. 환경단체가 매년 발표하는 자료를 보면, 구미공단 하류 낙동강 원수의 질은 전국에서 가장 오염돼 있다. 대구시민 대부분이 먹는 매곡·문산취수장 원수에 포함된 총유기탄소량(TOC) 농도는 강 최하류인 부산 물금취수장보다 더 짙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언제든 제2, 제3의 페놀 오염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정부 용역 결과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대구시장의 생각이 변수로 작용하긴 하겠지만, 이재명 정부는 하루빨리 대안을 마련해 수돗물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대구시민의 불안감을 없애줘야 한다.

2025-12-18

경북에 국립의대 설립은 선택 아닌 필수다

전국 최악의 의료 취약지인 경북에 국립의대 설립을 촉구하는 토론회가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렸다. 김형동 의원(국민의힘)과 임미애 의원(더불어 민주당)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경북도는 경북지역 의료위기와 필수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정부의 대책과 경북지역 내 국립의대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강력히 촉구했다. 경북도내에는 상급병원이 한군데도 없다. 지역에서 배출한 의대 졸업생의 지역 취업 비율이 고작 3.3%다. 경북에서 의대를 졸업했지만 대부분 서울 등 타지에 취업한다. 경북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1.46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의 수도 절대 부족하다. 지역 특성상 산간과 도서지역이 많아 의료 접근성도 크게 나쁘다. 인구 10만명 당 치료할 수 있는 환자의 사망률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46.98명이다. 전국 지자체 중 가장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가진 경북에 의과대학을 설립하자는 주장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방의 의료공백은 불편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지방에서 태어나 자란 청년들이 고향에 정착해 살아가려면 안정적인 의료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방소멸의 문제도 해결이 어렵다는 뜻을 피력했다. 대구에서 거리가 먼 경북 북부권의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경북 국립의대를 안동에 설립하자는 목소리는 진작부터 나왔다. 촌각을 다퉈야 할 환자가 발생했을 때 병원까지 몇 시간을 가야 한다면 그곳은 사람이 안심하고 살 곳이 아니다. 국립의대 설립은 정권의 유불리에 따라 결정되고 선거철에 이슈로 등장했다가 사라질 문제도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지역과 공공의료, 필수의료에 중점을 둔 정책으로 국민건강을 지키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을 보아도 경북만큼 의료가 취약한 곳은 없다. 정부의 의료개혁에 맞춰 경북의 숙원인 국립의대 설립이 이번 정부에서는 정부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지역 정치권은 도민의 뜻을 모아 정부를 설득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2025-12-18

경산~울산 고속도 신설, 정부안에 반영돼야

경북도와 울산시, 경산시 등 3개 지자체 단체장이 만나 경산~울산 간 고속도로 신설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 사업은 지난 9월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지금은 내년도 국토부 수립의 제3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여론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두 지역 고속도로 신설은 자동차 부품 생산시설이 집결된 경산과 국내 최대 완성차 생산기지인 울산을 직접 연결하는 사업이다. 현재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여 10만명이 넘는 지역민이 서명에 동참했다. 경산시가 밝힌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 사전타당성 평가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경산~울산 노선은 경산 진량읍에서 울산 언양읍을 잇는 50km 4차선이다. 경산 자인과 청도 금천에 나들목이 들어서고 총사업비는 3조원 가량 소요된다고 한다. 기존에는 경산에서 울산을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하거나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우회해야 하는 등 시간과 거리 소모가 많다. 계획대로 직선 도로가 놓이면 거리는 약 23km 단축되고, 시간은 20분 정도 줄일 수 있다. 경산에는 2000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업체가 밀집돼 있다. 울산으로 부품을 이동하는 물류비 부담이 상당하다. 도로가 생긴다면 연간 1800억원 가량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생산유발 효과 6조원, 고용유발 효과 6만4000명도 예상된다고 한다. 경산~울산 고속도로를 교통망 확충 의미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영남권 물류 혁신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면서 미래산업 도시의 지도를 바꿀 수 있다. 양 지역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으면서 국토균형발전의 기능이 살아나 지역소멸의 걱정도 덜 수 있다. 국회정책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물류비 부담을 줄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으며 지역산업의 연계성을 높여 균형발전을 지원하는 기반으로 작용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경산~울산 고속도로 신설을 반드시 반영해 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축을 만들어야 한다.

2025-12-17

‘강성 친윤’ 중심 국민의힘, 민심은 뒷전인가

장동혁 대표의 강성지지층 중심 당 운영을 두고 국민의힘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당장 16일 열린 국민의힘 재선의원 공부모임에서 쓴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날 모임에는 재선의원뿐만 아니라 주호영·김기현·안철수·성일종·이만희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참석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금 민심은 ‘민주당은 불안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더 못 믿겠다’식으로 흐른다”고 했고, 재선모임 엄태영 의원은 “당명이라는 껍데기부터 바꿀 때가 됐다”며 당명 변경을 거론했다. 이성권 의원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수도권을 놓고 보면 우리 당은 존립 가능한가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현재의 민심을 정확하게 읽은 발언들이다. 문제는 이런 비판을 수용해 당을 혁신시켜야 할 장 대표가 정작 귀를 닫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장 대표의 최근 인사 스타일을 보면 당을 더욱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원조 친윤(윤석열)계로 꼽히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을 임명했다. 그는 최근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관련된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당내에 오래된 고름 같은 문제다. 연내에 고름을 짜내고 나면, 새해엔 당 외부 문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 친한계를 고름에 비유할 정도로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 인물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김민수 최고위원을 ‘국민소통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김 최고위원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초강경 친윤계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바닥을 치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석 가운데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만 차지한 ‘2018년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내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의원들의 고언을 무시하고 강경노선을 고수한다면 내년 지방선거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다.

2025-12-17

포항이 중심인 ‘동해안 고속철 시대’ 열린다

강릉과 부산을 잇는 동해선에 시속 260km로 달리는 고속철도 ‘KTX-이음’이 투입되면서 포항이 고속철 시대의 핵심거점으로 부상하게 됐다. 포항역은 그동안 KTX 종착역이었지만, 올 1월 1일 동해중부선(삼척~포항)이 완공되면서 강릉부터 부산(부전역)까지 370㎞ 구간을 잇는 ‘경유역’으로 전환됐다. 포항이 부산·울산과 강원 동해안 도시들을 잇는 일일 생활권의 중심지가 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15일 오는 30일부터 동해선에 KTX-이음을 하루 6회(상·하행선 각 3회) 신규 투입한다고 밝혔다. 예매는 16일부터 이미 시작됐다. KTX-이음은 안동·영주·풍기와 서울 청량리를 잇는 중앙선에도 30일부터 하루 18회에서 20회로 확대 운영돼 수도권 접근성이 개선된다. 중앙선 안동·의성·영천·경주 구간도 신호시스템 개량으로 열차가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KTX-이음이 운행되면 강릉~부산 간 고속철의 평균 소요시간은 3시간 54분으로 기존 준고속열차인 ‘ITX-마음(최고 시속 150㎞)’ 운행 시간보다 1시간 10분 단축된다. 포항~강릉은 평균 2시간58분에서 2시간22분으로 36분 단축되고, 포항~부전은 평균 2시간2분에서 1시간29분으로 33분 줄어든다. 국도 7호선을 이용해 동해안을 여행할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양지차다. 올 새해부터 낙동정맥을 관통하며 달리기 시작한 동해선 열차는 개통 11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 181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동해안의 절경을 바라보며 달리는 열차는 그 자체가 매력적인 관광 상품이다. 동해안을 한 공동체로 묶는 고속철도 운행은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경북·강원 지역과 부산‧울산을 3시간대로 결속시키는 초광역 경제권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경제계에서도 동해안 고속철 시대의 최대 수혜도시가 관광·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포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시를 비롯한 동해안 주요 지자체는 동해선을 수도권 일극주의에 맞서는 지역균형발전의 주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25-12-16

대구시 공기관 쇄신, 시민 신뢰회복에 방점을

대구시가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쇄신책을 마련, 발표했다. 시는 쇄신책 발표에 앞서 시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했으며, 점검 결과를 쇄신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이번 쇄신안을 공공기관의 책임성과 투명성에 초점을 두었다고 밝히고, 공공기관의 조직운영과 인사·복무관리, 지도·감독 등 전 분야에 걸쳐 체제를 재정비했다고 했다. 대구시는 최근 산하 공공기관에서 조직기강 해이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자주 발생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대구시교통공사의 경우 사장의 해외출장에 배우자가 동행해 논란을 빚었다. 또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원장 측근의 승진을 위해 내규를 변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나 하면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 등 방만한 운영도 지적을 받았다. 이 문제로 원장이 사퇴하는 일까지 있었다. 대구시의회도 시 산하 공공기관의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구시의 책임있는 지도감독을 질책했다. 시 산하 공공기관과 출자·출연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기강해이 문제는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대구시의 지속적인 관리 감독에도 각종 민원과 비리 등이 발생해 왔다. 특히 대구시장 자리가 오랫동안 공석으로 있음에 따라 산하 공공기관의 기강이 전반적으로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대구교통공사, 대구공공시설공단 등 일부 공공기관은 수장의 임기가 만료되었지만 시장 공석으로 후속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년 선거 후 후임 시장이 나올 때까지 대행체제의 운영이 불가피해 조직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대구시가 이번에 마련한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쇄신책은 이런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 쇄신책에 명시한 각종 규정과 규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대구시의 보다 철저한 관리 감독이 있어야 한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지적한 것처럼 공공기관은 시민 세금을 재원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공직사회와 같은 엄격한 책임감이 조직문화에 스며들어야 한다. 대민업무가 많은 공공기관의 달라진 모습을 시민이 바로 느낄 수 있게 분발해야 할 것이다.

2025-12-16

공공기관 2차 이전, 국토균형발전 시작점으로

이재명 정부 최대 화두는 국토균형발전이다. 이 대통령은 대구 타운홀 미팅에서 “국토균형발전은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마지막 탈출구”라 말한 바 있다. 그는 “지방과 수도권과의 불균형이 너무 심각할 뿐 아니라 앞으로 개선될 여지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인다”고도 했다.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잘 표현한 말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대통령의 의지가 확실하면 과거 정부보다 수도권 일극주의를 타파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아야 한다. 김윤덕 국토부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방을 살리는 특단대책으로 “공공기관 2차 이전을 2027년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전 대상기관은 대략 350개 정도이나 모두가 이전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때도 340개 공공기관을 검토해 176곳을 이전했다. 업무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한 나눠먹기가 아니고 집적 효과가 나타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이는 이전기관을 전국에 흩어놓으면 이전 효과가 줄어들게 되는 것을 경계해서 한 말로 풀이된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지역사회·경제에 단시간 파급효과를 줄 가장 강력한 정책이다. 각 지방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깊은 관심을 표하며 유치전에 뛰어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공공기관 2차 이전이 정부 발표대로 내년에 일정과 배치지역을 정하고 다음 해부터 본격적으로 이전작업에 들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과거 정부 때부터 거듭 약속을 어겨 정부 발표에 대한 지방민의 신뢰가 바닥이다. 이재명 정부는 국가 명운을 걸고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실행에 옮기는 용단을 보여주어야 한다. 공공기관 1차 이전이 20년 가까이 흘렀음에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원인도 밝혀 대비책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한편 대구시와 경북도는 정부의 발표에 맞춰 공공기관 2차 이전이 지역의 발전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 한다. 지역을 살리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2025-12-15

‘통일교 의혹’ 뭉갰다간 후폭풍 감당 못한다

통일교의 여야 정치권 로비 의혹이 연말 정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찰은 지난 10일 김건희 특검팀으로부터 통일교의 정치인 접촉 관련 내사 사건 서류를 넘겨받은 뒤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15일 오전 경기 가평 통일교 천정궁,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구속 수용된 서울구치소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자택과 의원실,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광범위한 압수수색에 착수했지만, 현역 민주당 의원 신분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 인사권을 쥐고 있어 경찰 간부들이 소신 있게 수사에 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11일에는 윤영호씨가 경찰의 구치소 방문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진술내용에 대한) 기억이 왜곡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특검 진술 내용을 번복한 것도 수사가 난항에 빠질 수 있는 요소다. 윤씨의 진술이 결정적인 단서라는 점에서 경찰 수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윤씨의 태도 변화는 내년 1월 28일 선고를 앞둔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로서는 그의 엇갈린 진술 내용 중 어느 쪽이 진실인지를 밝혀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 지금 민주당 일각에서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통일교 의혹을 선제적으로 털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이 지난 8월 통일교 간부로부터 수천만 원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고도, 민주당 부분은 수사에서 뺀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민주당도 이젠 통일교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해 여야를 막론하고 수사할 수 있는 독립적인 특검이 불가피하게 됐음을 인식해야 한다. 특검 없이 경찰 수사만으로 의혹을 뭉갰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그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2025-12-15

지방권 광역철도망 시대 연 대경선 개통 1년

구미에서 대구를 거쳐 경산까지 1시간 내 운행되는 대경선이 개통된 지 이 달로 1년이다. 지방권 최초의 광역철도망 시대를 연 대경선은 개통 한 달만에 승객 87만명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교통망으로 일찍 주목받은 바 있다. 철도공사에 따르면 개통 1년 동안 누적 이용객은 모두 512만 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1만4000명이 대경선을 이용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대경선 수요 증가 영향으로 대구권 통근 동선과 교통 흐름에 변화를 주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대구와 대구 인근 시군을 아우르는 교통수단으로서 대경선은 이제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대구권 교통수단의 주요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음도 확인한 셈이다. 대경선이 이처럼 빠르게 대구권의 중심 교통수단으로 안착하게 된 배경은 경산, 대구, 칠곡, 구미 등을 한 시간 내 오갈 수 있는 교통의 편의성이 널리 알려졌고, 대구와 경북의 지자체가 동참한 광역환승 할인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이 된다. 또 교통수단으로서 뿐 아니라 지역경제와 생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간과해선 안될 부분이다. 대구역과 동대구역 일대 상가 방문객이 늘고, 구미는 관광객 증가로 상가 매출이 증대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앞으로 대구와 경북이 경계를 넘어 왕래하면서 광역경제권의 효과 상승도 기대된다 하겠다. 본래 광역철도망 구상은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의 하나다. 지방 대도시권 내 1시간 내 이동할 수 있는 광역철도망을 만들어 수도권에 버금가는 메카시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대경선 하나로 메가시티를 얘기할 순 없지만 대경선과 같은 광역철도망의 추가 조성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우선은 현재 대경선이 안고 있는 숙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급하다. 늘어난 이용객 편의를 위해 열차량의 추가 배치나 배차 간격 조정도 검토하고 신설역 수요에 대한 세심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대경선은 단순히 교통망을 연결했다는 교통망 구축의 의미를 넘어선다. 개통 1년의 성과를 중심으로 대구와 경북의 통합과 상생 길을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25-12-14

‘K-스틸법’ 시행령, 현장의견 반드시 반영을

국내 대표 철강도시인 포항·광양·당진시 단체장들이 지난 12일에도 국회를 찾아 철강업계에 긴급지원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 3개 도시는 국내 철강 생산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지만, 최근 수출액이 급감하고 있다. 핵심 요구사항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K-스틸법’ 시행령에 ‘기업 전기요금 부담 완화’와 ‘탄소중립 투자 지원’을 반영해 달라는 것이다. 포스코 본사가 있는 경북도의 경우 그동안 기업들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지역별 요금 차등제’ 도입을 정부에 여러 차례 건의했었다. ‘지역별 요금 차등제’는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의 전기요금을 낮춰주는 제도다. 지난 2023년 5월 ‘분산요금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이 법이 시행되면 경북도처럼 발전소가 몰려 있는 곳은 전기요금이 싸지고, 수도권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비싸진다. 이 제도의 원래 취지는 수도권에 집중된 기업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의 경우 전기요금이 기업의 사활을 결정할 수 있다. 철강 대기업의 ‘탄소 중립(제로)’ 실현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하루빨리 고로를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국제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 지금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는 탄소배출 규제안을 강화하고 있어 철강 대기업이 고로를 탈피하지 못하면 결국은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몇 년 전부터 포스코의 라이벌인 해외 철강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수소환원제철 기술도입에 총력을 쏟고 있다. 스웨덴의 사브(SSAB)와 독일의 잘츠기터(Salzgitter)는 천문학적인 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며, 일본도 철강 분야 탄소중립을 위해 10년간 3조엔을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인프라의 기반인 철강업계가 하루빨리 탄소중립을 실현하지 못하면 국내경제 전체가 큰 위기를 맞게 된다. ‘K-스틸법’이 불황을 겪는 국내 철강업계의 실효성 있는 처방전이 되려면, 시행령 제정 단계에서 지역 현장의 이러한 요구와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2025-12-14

여권주도로 속도내는 ‘대법원 대구이전’

대구 출신 여권 의원들이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법원의 대구 이전 추진에 나섰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10일 대법원과 부속기관을 대구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경기 화성시병이 지역구인 권 의원(3선)은 경북 영천 출신이며 차 의원은 경남 합천 출신이다. 둘 다 대구에서 중·고교를 졸업해 TK 출신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정안의 취지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완화하고 국가균형발전 촉진, 사법부 독립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서울에 있어 사법기관, 법조 인력, 사법 인프라가 수도권에 과도하게 몰리는 구조가 고착됐다는 것이다. 두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2004년 신행정수도 헌법소원 결정에 따라 사법기관 이전은 법률적·헌법적으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구를 최적지로 평가한 이유는, 비수도권 균형 축을 형성할 수 있는 영남권 중심도시라는 점과 대구가 과거부터 서울 다음의 법조 도시 역할을 했다는 점을 들었다. 대법원 대구 이전은 과거부터 민주당에서 제안했었다. 지난 2021년 송영길 당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대구를 찾았을 때 대구에 대법원을, 광주에 헌법재판소를 이전하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대법원 유치에는 최근 세종시도 뛰어든 상태다. 그러나 대구는 이미 대법원 이전 가용부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과 관련 부속기관 배치가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범어동에 있는 법원과 검찰청이 2030년까지 수성구 연호지구로 이전할 경우 그 후적지를 대법원 용지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대법원의 대구 이전은 시민들로선 크게 환영할 일이다. 대구가 ‘사법수도’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도시로 위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법원뿐만 아니라 부속기관(윤리감사실, 법원 행정처, 사법연수원, 법원공무원교육원, 법원도서관, 사법정책연구원, 소속 위원회, 부속 병원) 이전은 대구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2025-12-11

경북형 이모작 공동영농 전국으로 확산된다

경북도가 2023년부터 중점 추진한 경북도 농업 대전환 사업이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되면서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산된다. 농림축산부는 경북도에서 시작한 공동영농의 사업자 공모를 벌여 이에 응모한 전국 5개 지역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곳은 경북 경주시와 상주시, 강원도 황성군, 전남 영광군, 전북 김제시 등이다. 이들 지역은 국비 지원 등을 통해 앞으로 이모작 공동영농 사업을 벌이게 된다. 경북에서 시작한 공동영농사업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야심 찬 농업 대전환사업이다. 이 지사는 “농민은 왜 땅도 있고 일도 열심하는데 도시 근로자만큼 못 사는가”하는 물음에서 농업 대전환을 시작했다. 잘 사는 농촌을 캐치프레이즈로 걸어 경북도의 준비도 단단했다. 도는 첫 번째 시범 사업지로 문경 영순 들녘을 선정했다. 영순지역은 60세 이상 고령농이 대부분으로 활기를 잃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공동영농의 핵심은 영농은 법인이 맡고, 농민은 주주로 참여하는 것이다. 영농을 맡은 법인은 벼 대신 고소득 작물을 이모작으로 재배, 소득을 올린다. 발생한 소득은 배당 형태로 농민에게 지급한다. 이 지사의 관심과 열정으로 영순지구 사업은 첫 결실부터 성공했다. 쌀 생산 때보다 농업소득은 3배, 농가 소득은 2배가 많았다. 영순지구 사업이 성공하자 타 지역의 벤치마킹이 늘어났다. 경북도도 사업대상지를 14곳으로 확대했다. 2024년 경북 공동영농 사업이 드디어 정부 시책사업으로 채택된다. 경북도가 잘사는 농업을 목표로 뛴 이모작 공동영농이 대한민국 농업 정책의 중심에 섰다는 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이모작 영농은 쌀 생산을 줄이고 곡물 자급률을 높이며 농가 소득까지 올릴 수 있으니 1석 3조의 기대효과가 있다. 게다가 농촌의 인력난, 고령화, 이상기후 문제에도 대응하는 장점이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에서 쏘아 올린 공동영농이 결실을 거둬 전국으로 확산됐다는 자부심을 피력했다. 정부가 인정한 경북 형 공동경영이 전국으로 퍼져가면서 제2의 농지개혁에 버금가는 효과를 거뒀으면 한다.

2025-12-11

'TK통합 불씨'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대구·경북(TK) 행정 통합과 관련해 “이럴 때(대구시장 공석)가 찬스 아닙니까”라고 언급하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이에 화답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방시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TK통합 논의가 대구시장 궐위로 지연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럴 때 오히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역발상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이와 관련 9일 SNS를 통해 “행정통합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다극적 균형발전 모델을 만드는 국가적 과제다. 대구·경북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일”이라면서 “성공의 열쇠는 낙후 지역 문제를 포함한 균형발전 방안을 국가가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행정 통합 때 TK, PK, 호남, 충청 단위로 대기업 그룹을 하나씩 옮기면 된다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행정통합이 가능해지려면 정부 차원에서 대기업 지방이전과 같은 전향적인 유인정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지사는 특히 ‘경북이 대구에 흡수될 것’이라며 행정통합에 부정적 여론이 높은 경북 북부지역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이 지역의 해묵은 현안인 동서5축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남북9축 고속도로 같은 핵심 SOC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이러한 국토 균형발전에 대한 국가적 약속이 전제된다면 TK지역은 어느 지방정부보다 먼저 통합을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해 10월 TK행정통합안에 서명한 이후 내년 7월 1일을 ‘대구경북특별시’ 출범일로 정하고 통합 논의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경북 북부권 주민들의 반발이 큰데다, 홍준표 전 시장이 대선 출마를 이유로 조기 사퇴해 사실상 추진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대구시는 현재 행정통합을 장기과제로 전환했으며, 지난해 6월부터 운영해온 행정통합추진단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무산될 위기에 놓인 TK행정통합이 이 대통령의 ‘발상의 전환’과 이 지사의 화답으로 논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2025-12-10

경북 1인가구 39%, 맞춤형 정책 나와야

우리나라 1인가구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발표 자료에 의하면 작년 기준 우리나라 1인가구는 처음으로 800만가구를 넘어섰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21만6000가구) 증가했다. 전체 가구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6.1%다. 2019년 처음 30%를 돌파한 후 지속 증가세다.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이 19.8%다. 작년 기준 대구와 경북의 1인가구도 가파른 증가세다. 대구는 1인가구가 37만가구로 전체의 35.5%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0.8%포인트 증가했다. 경북은 1인가구가 45만가구다. 전체의 38.9%로 전국 17개 시도 중 다섯 번째 높다. 특히 경북은 60세 이상 1인가구 비중이 46.7%로 나타나 고령층의 절반 가까운 가구가 혼자 산다. 1인가구 증가 원인은 복합적이다. 결혼을 기피하는 사회적 추세와 저출산, 경제력 부족, 사별, 이혼 등 다양하다. 문제는 1인가구가 노령층에 국한되지 않고 청년층에서도 늘어난다는 점이다. 1인가구가 사회 전반의 새로운 흐름으로 정착하고 있어 이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나와야 한다. 도농복합 도시인 경북은 고령층의 독거와 도시의 청년 독거가 동시에 일어나는 이중 구조를 띈다. 노인층의 빈곤과 청년층의 취업문제 등 사회 구조적 측면에서 정밀한 대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빠른 일본의 사례를 보면 1인가구 증가는 고독사와도 직결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에서는 매년 수만명이 고독사하고, 세상을 떠난 뒤 한달이상 지나서야 자택에서 발견되는 고독사도 수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 우리나라 1인가구의 절반은 “외롭다”는 응답을 했다. 경제적 이유로 주말에도 혼자 놀며, 여가활동으로 동영상 콘텐츠 시청을 가장 많이 한다고 했다. 1인가구가 뉴노멀로 자리를 잡아가는 시대다. 복지체제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주거, 복지, 세제 등 많은 분야에서 1인가구와 사회가 연결되는 사회안전망 형성에 노력해야 한다. 지자체 차원에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2025-12-10

법관의 양심, 믿을 수 있나

대한민국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적는다. 사법독립의 원칙처럼 보이지만, 다시 들여다보면 의문이 생긴다. ‘헌법과 법률’은 공개된 객관적 기준이 맞지만, ‘양심’은 개인의 내면이 아닌가. 법적 판단에 주관적 요소가 개입할 위험성을 헌법 조문이 버젓이 포함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사회에서 사법불신은 반복되어 왔다. 정치사건, 재벌관련 사건, 권력형 비리에서 ‘판사의 양심’이 과연 공정했는가 싶은 의심이 따라붙었다. 판사도 인간이다. 학연, 지연, 이념과 무관할 수 없다. 개인의 경험과 가치가 판단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면, 그 주관성을 어떻게 통제하고 공개하며 객관화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양심’ 개념에는 이를 견제할 장치가 없다. 판결에는 법리만 남고, 뒤에서 작동한 양심과 가치판단에 관한 설명은 사라진다. 양심은 기록되지 않으며 검증할 방법도 없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미국은 헌법 어디에도 ‘양심’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대신 판례(precedent)와 정당한 절차(due process)가 핵심이다. 판사의 판단이 개인의 내면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공개된 판례 체계와 충돌하지 않도록 구조적 제약을 둔다. 영국은 판사의 주관 대신 합리성(reasonableness)을 외부 기준으로 요구하고, 이해관계 신고와 회피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용한다. 독일 역시 판사교육과 법리체계에서 ‘양심’을 강조하지 않고, 비례성, 기본권, 법치의 원리 등 실증적 원칙을 적용한다. 개인적 도덕감정보다 공개가능한 법리기준이 중심이 된다. 주요 법치국가들은 이렇게 ‘양심’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공개된 원칙과 구체적 절차로 사법신뢰를 확보한다. 우리 헌법 제103조의 ‘양심에 따라’는 법적인 검증 또는 견제장치가 없는 불확정적인 개념이다. 양심이라는 이상을 강조하기 전에, 그 이상을 객관적으로 보증하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사법독립을 말하면서도 국민이 법원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 양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으라는 주장과 강변만 남지 않을까. 헌법의 해당 문구를 다시 살펴야 한다. 법관의 독립은 객관적 기준과 실증적 절차로 보장할 일일 뿐 내면적 자의적 양심으로 보장할 일이 아니다. 판결의 공개성과 예측 가능성도 확보해야 한다. 주요 판결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시민이 열람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판사의 이해관계 공개와 시민참여 감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판사가 공적 권력을 행사하는 존재라면, 양심을 감시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AI판사 도입논의가 등장한 것도 결국 같은 문제에서 비롯된다. 양심이라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무엇을 제거하고 일관적이며 통제 가능한 수단을 확보하자는 요구다. 인공지능이 모든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최종적으로 사람의 ‘양심을 믿어달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는 시대는 마감해야 한다. 양심은 개인의 내면이고, 법은 사회적 약속이다. 사법의 신뢰는 고상한 단어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며 확인이 가능한 제도에서 나와야 한다. ‘법관의 양심’이라는 표현을 신화적 기대에서 구체적 현실로 끌어내는 작업이야말로 대한민국 사법개혁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5-12-10

신서혁신도시, 언제 대구의 성장동력 될까

국가 공공기관 10곳이 입주해 있는 대구시 동구 신서 혁신도시가 조성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교육 인프라 부족 등으로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5년 혁신도시가 완성될 당시에는 상주인구 2만2000명이 목표였지만, 현재(6월말) 인구는 1만6818명에 그치고 있다. 혁신도시 거주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다 보니, 이사 오는 시민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본지 기자가 혁신도시 중심가에 있는 상가들을 취재한 결과, 평일 점심시간에는 공공기관 직원들로 인해 다소 붐비는 곳이 있지만 저녁과 주말에는 대부분 상가가 손님이 없다시피 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혁신도시 내 상가를 둘러보면 먼지가 쌓여 있는 빈 점포가 즐비하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대구혁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은 35.3%에 이른다. 상권 침체는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 혁신도시들이 모두 겪는 현상이다. 김천과 나주 혁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은 40%를 넘는다. 대구시민들이 혁신도시 거주를 꺼리는 것은 우선 일반계 고등학교가 없고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혁신도시에는 1만4000㎡의 학교부지가 있지만 10년째 빈터로 남아있다. 현행법은 학교 설립 시 ‘학령인구’를 반영해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학령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대구의 경우 고등학교를 더 이상 지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대구시교육청이 혁신도시와 가까이 있는 정동고등학교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현 정동고 부지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도시 입주 주민들은 일반계 고교가 없으니 아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면 이사 갈 생각을 한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비수도권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때에는 꼭 현재의 혁신도시 실태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이 해당 지역의 성장동력이 되려면 교육·의료·문화 등 각 분야별 생활 인프라가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

202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