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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코로나 확산세 주춤, 방역 고삐 늦추면 안돼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 완만한 감소세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1주일 국내 코로나19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800명대에 머물러 이같은 정부의 분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지난주 월-목요일까지 확진자 수는 808명→1천46명→1천50명→967명으로 이어졌으나 이번 주에는 1천20명→751명→840명→870명 등으로 나타났다. 사흘 연속 1천명 아래에서 확진자가 유지되고 있어 확산세가 잦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국민의 협조가 주효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요양병원과 교회 등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한 집단 발생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어 신규 확진자는 언제든 1천명대로 다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감염원이 불분명한 전파가 늘고 가족간 전파도 크게 증가했다. 최근 1주일간 대구에서 발생한 확진 사례 260여건 중 가족간 전파가 10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의 연속이라 하겠다.정부의 강화된 방역조치가 2주간 더 연장되면서 영업장을 폐쇄한 업주들의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사업종이면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식의 정부지침에 대한 불만이다. 해당 업소로서는 생계가 달린 문제인 만큼 정부 당국의 보완 여부에 따라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중대본은 이 문제와 관련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반발시위를 의식, 자칫 방역에 구멍이 생길까 걱정이다. 방역지침이 쉽게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방역기준이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에 대해 실제적이고 정밀한 지침을 새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코로나 백신 접종이 다음 달부터 시작한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아 국민이 궁금해한다. 정부는 구체적인 접종 계획을 하루빨리 밝혀 코로나 극복을 희망하는 국민에게 용기를 주어야 한다. 국민의 불편과 자영업주들의 막심한 피해를 감수하고 시작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착오로 우왕좌왕해선 안 된다. 실효적 성과를 내기 위한 정부 당국의 보다 정교한 대책이 필요한 때다. 코로나 확산세가 꺾일수록 방역의 고삐를 더 조아가며 슬기롭게 헤쳐가야 한다.

2021-01-07

대구권 광역철도, 대구경북 통합 마중물 되길

경북 구미-칠곡-대구-경북 경산을 잇는 대구광역권 철도사업이 2023년 완공될 예정이라 한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대구광역권은 40분대 거리로 단축되면서 사실상 단일 생활권으로 묶어진다. 대구권 광역철도는 비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대도시 광역철도망 고효율 사업이다. 고속철도 개통으로 여유가 생긴 기존 철도 선로를 개량해 전동차를 투입하는 방식이어서 사업에 걸림돌이 될 것이 별로 없다. 철도공단은 광역권 철로를 건설하고 철도공사는 열차운행을 맡으며 자치단체는 차량 소유와 운영손실금을 부담하면 된다.대구권 광역철도가 통과할 구미 사곡역이 이미 착공됐으며 서대구역사는 올해 중 완공된다. 특히 서대구 역사는 광역철도 말고도 KTX 고속철도와 대구산업선을 함께 사용하는 허브역사로 건립될 예정이어서 서대구지역의 발전을 예고하고 있다.대구권 광역철도는 총연장 61.8km로 정거장 7군데에 하루 편도 61회 운영될 예정이다.2008년부터 추진된 대구권 광역철도가 다소 늦어진 측면은 있으나 개통 자체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으로 대구와 대구 인근도시는 획기적 변화를 기대해도 된다. 도심간 교류가 촉진되면서 지역균형발전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또 경제영역이 넓어지면서 대구권의 경제지도를 바꾸게 된다. 각 도시 공단근로자의 출퇴근이 용이해지고 인력교류가 쉬워지면서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혼잡한 대구도심 공장의 지방도시 이전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도시간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와 관광 진작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교육과 문화시설에 대한 교류도 활발해질 수 있다. 2010년 개통한 서울-춘천간 경춘선 전철 효과를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무엇보다 대구시민과 경북도민간의 심리적 거리감이 좁혀지면서 동일생활권으로서 동질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추진하는 경제통합이나 행정통합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광역철도 건설을 계기로 대구시와 경북도는 광역권 경제를 위한 더 큰 그림을 준비해야 한다. 대구권 광역철도가 대구경북 통합의 신호탄이라는 생각으로 통합에 대한 각오를 다져가야 할 것이다.

2021-01-06

동부구치소 코로나 감염, 그냥 넘길 수 없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수용자 66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6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교정시설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천191명으로 집계됐다. 동부구치소에서 일어난 끔찍한 반인륜적 행태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K-방역에 대한 자랑에 정신 팔린 정부의 속살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이 문제는 결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실상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소재를 가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해야 마땅하다.동부구치소에서의 집단감염 사태는 뒤늦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거듭 사과를 하고, 이용구 차관이 매일 방문하다시피하고 있으나 ‘보여주기’ 식 대응이란 지적과 함께 ‘사후약방문’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법무부의 모든 행정이 ‘면피’를 위한 것으로 비칠 만큼 민심은 악화일로다.동부구치소에서 일어난 집단감염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확진자가 나온 뒤에도 소극적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27일 첫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12월 18일에야 처음으로 전수 검사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말에도 일반 수용자와 확진자를 같은 방에 배치했다는 증언마저 나오고 있다. 코로나에 희생된 재소자 가족에게 코로나 확진이나 사망 사실조차 알려주지 않았고, 유족도 모르게 화장까지 했다고 전해진다.국민의힘에서 비판 목소리가 높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정부는 세월호 선장과 뭐가 다르냐”고 질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무부의 책임자 추 장관에게 살인에 준하는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법무부 장관과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코로나 방역이 그 어떤 국가사업보다도 중대하고 시급한 사명이라는 것은 부정할 여지가 터럭만큼도 없다. 이 중차대한 사명을 망각한 정부와 법무부, 그리고 방역 당국의 잘잘못은 반드시 따져서 일벌백계해야 한다. 국가의 기강은 엄정한 ‘책임 규명’에서 비로소 바로잡혀진다. 그냥 지나갈 수는 없다.

2021-01-06

초읽기에 들어간 포항시 인구 50만 붕괴

포항시가 연초부터 비상이다. 경상북도 제1도시인 포항시의 인구가 50만명선 지키기가 매우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간부공무원 등은 위중한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신년업무 첫날인 4일부터 포항시 51만 인구회복을 위한 시민염원탑 제막식을 먼저 개최했다. 포항주소갖기운동도 적극 펼치기로 했다. 포항시 인구 50만 붕괴에 대한 위기감을 널리 공감하고 지역사회의 동참을 호소키로 한 것이다.인구감소는 국가 차원의 저출산과도 직결된 문제다. 포항시만으로 국한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50만명 선이 붕괴된다면 포항시가 받을 충격은 심각하다.경북 제1도시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행정조직의 축소와 지방재정 감소, 주택건설 사무권한과 같은 특례업무를 반납해야 한다. 지금 있는 비자치구 2개 구청이 없어지고 간부 공무원의 자리도 많이 줄어들게 된다. 경북도로 반납해야 하는 사무권한이 18개분야 42개 항목에 이른다.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법제화가 추진되는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에 부여될 특례시 혜택에서도 포항은 제외된다. 인구감소가 미칠 파장은 간단치가 않다. 도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포항의 인구는 2015년 52만4천여명을 정점으로 해마다 3천명 가까운 인구가 줄어 지난해 말에는 50만3천명선에 머물고 있다. 특히 15-39세 청년층의 인구 유출이 5년동안 2만여명 발생했다. 지금 추세대로면 올 연말이면 50만 붕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포항시는 포스코가 들어서면서 철강산업 중심으로 인구가 늘어났으나 철강경기의 둔화 등으로 인구가 줄었다. 대체산업의 유치가 활발하게 전개되지도 못했다. 일자리가 부족하면서 젊은층이 대거 빠져나가 인구감소는 사실상 예견된 문제이기도 하다.포항시 자체 인구만 두고 볼 때 포항시는 2019년부터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신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노령화 구조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주민등록 이전과 같은 일시적 인구 증가도 필요하지만 산업유치를 통한 인구증가를 꾀해야 한다. 올해는 포항시가 구상하는 산업전략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51만 인구 유지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2021-01-05

‘공룡 경찰’ 출범… 중립성 확보장치 시급하다

새해 들어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공식 출범함으로써 예고됐던 ‘공룡 경찰조직’이 탄생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1차 수사 종결권을 확보한 경찰은 이제 종래의 치안조직이 아니다.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견제장치와 인권 보호 장치가 없다 보니 ‘경찰 공화국’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특히 정치적 중립성 담보 장치가 전혀 없다는 점이 문제다. 경찰청장의 ‘다짐’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믿을 수 있는 제도 장착이 시급하다. 경찰청 산하 단일 조직이던 경찰은 지휘체계에 따라 국가·수사·자치 경찰로 삼원화됐다. 정보·보안·외사·경비 등을 담당하는 국가경찰은 경찰청장이, 형사를 포함한 수사 경찰은 국가수사본부가, 교통·여성·청소년 등을 책임지는 자치경찰은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각각 지휘 감독을 맡는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국립경찰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대의 변화가 단행된 셈이다.폐지 요구가 컸던 정보 업무를 사실상 그대로 둔 상태에서 경찰은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까지 넘겨받는다. 이번 개편으로 경찰조직은 엄청나게 비대해졌다. 늘어난 총경 이상 직급만 40개다. ‘견제와 균형’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무소불위의 공룡조직이 탄생한 것이다.검찰보다 경찰이 덜 정치적이고 덜 편파적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12만 명이 넘는 경찰관들의 자질과 도덕성은 여전히 들쑥날쑥하다. 무고한 사람을 20년간 옥살이시킨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사례로 드러난 경찰의 수사역량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박원순 서울시장 성범죄 의혹 부실수사 논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무마 의혹에 이르기까지 진행 중인 시빗거리도 한둘이 아니다.올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내년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는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긴급한 과제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경찰이 권력기관에 이용당하는 건 시간문제다. 못된 정치세력과 결탁한 ‘거리의 판사’들이 마구 횡포를 부리는 무질서한 공포사회로 이 나라를 퇴행시켜서는 안 된다.

2021-01-05

사상 첫 인구감소…지방소멸까지 앞당겨진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의하면 2020년 12월 31일 현재 대한민국의 인구 수는 5천182만9천23명으로 전년보다 2만838명(0.04%)이 줄어들었다. 연간 기준으로 주민등록인구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다.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이른바 데드크로스 현상의 시작이다. 지난해 출생아는 27만5천815명으로 전년보다 10.6% 감소했고 사망자는 30만7천764명으로 3.1%가 늘었다.데드크로스 현상이 향후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제부터라도 민감해져야 한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면 보통 인구가 감소하면 경제에 가장 큰 충격을 준다. 인구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소비감소, 기업의 생산위축, 국가재정 악화 등의 여파가 발생한다. 당장 일어나는 것은 아니나 서서히 진행되면서 나라 경제의 활력을 잠식하게 된다. 재앙적 변화의 시작이라 할만하다.특히 이번 통계에서 주목되는 것은 1인 가구의 증가다.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가구의 39.2%에 해당한다. 홀로 사는 청년 및 노인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의 삶의 질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정부는 그동안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했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정부가 이 분야 쏟아 분 예산만 20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결과는 어떤 종류의 정책이나 예산의 투입도 소용 없었다는 것이다.정부의 인구문제 대책에 본질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육아와 출산 의욕을 장려할 획기적 정책이 나와야 한다. 단순한 자금지원이 아닌 사회적 패러다임을 바꾸는 문제이다.이번 통계에서 대구는 1만9천685명, 경북은 2만6천414명의 인구가 감소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지역소재 14개 시도에서 인구가 줄었다. 이미 학계에서 예견한 지방소멸의 악재가 이젠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 차원의 대책도 촉구해야겠지만 지방자치단체 스스로가 생존의 문제를 심사숙고할 시기가 온 것이다.대구경북 행정통합은 그 대안의 하나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인구를 늘리는 해법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인구가 곧 지역의 경쟁력이다.

2021-01-04

이철우 지사의 이유 있는 ‘탈원전’ 손배소송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를 상대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지역의 막대한 피해에 대한 손배소송 의지를 밝혔다. 정권 차원에서 단행한 무모한 정책이 지역경제에 심대한 손해를 끼쳤을 때 이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요구다. 문재인 정부의 섣부른 ‘탈원전’ 정책은 막대한 국익손실은 물론 영남지역 경제에 치명상을 입혔다. 국익과 지역경제를 허물어뜨린 데 대한 책임은 반드시 묻는 게 정의다.이 지사는 인터뷰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해 “우리(경북도)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그동안 손해가 얼마인지 따져 대책을 강구하고, 정부를 상대로 모든 법적 조치와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건설이 중단된 영덕 천지 1·2호기, 울진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피해조사도 병행해 피해보상을 종합적으로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이 지사는 2017년 국회 국정감사의 피해조사 결과를 근거로 “월성 1호기, 영덕 천지 1·2호기,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피해가 10조 원이 넘는다”고 추정했다. 또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 규모는 2018년 6월 원자력 안전클러스터 포럼에서 사회적 갈등비용만 1조7천900억 원, 고용 감소도 연인원 32만 명으로 추산했다”고 강조했다.이 지사는 “영국은 2035년까지 신규 원전 13기가 건설 중에 있고, 프랑스는 원전발전 비율을 75%에서 50%로 낮추는 계획을 10년 연기하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상기해 ‘탈원전’의 오류를 비판하기도 했다.“진실을 덮을 수 없다”는 이 지사의 말처럼, 문재인 정부의 어리석은 ‘탈원전’ 정책은 국익과 지역경제를 짓부순 몰지각한 포퓰리즘의 산물이다. 한 정권이 이처럼 국익과 지역경제를 깊숙이 파괴하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손배소송은 꼭 필요한 일이다.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에서 보듯이 ‘공론위 심의’ 쇼로 포장해 ‘탈원전’ 정책의 당위성까지 연출해낸 장난질까지 모두를 재검증해야 한다. 정권의 철없는 정책 하나로 지역경제가 초토화하는 비극은 재발해서는 안 된다.

2021-01-04

전직 대통령 사면론… ‘정략’ 불순물부터 제거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날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카드를 메가톤급 뉴스로 써먹었다. 카드는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연말에 에드벌룬을 띄우고, 이낙연 대표가 기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답변하는 형태로 튀어나왔다. 이 대표의 한마디에 민주당 안팎이 시끄럽고, 야당 또한 헛갈리는 표정이 역력하다. ‘국민통합’을 위한 사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정략’이라는 불순물부터 제거하지 않는 한 국정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다.이 대표는 1일 오전 현충원 참배 이후 취재진에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하려고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우선 여권 내부에서부터 즉각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극성 친문 지지층에서는 “이낙연은 당 대표를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라”는 격렬한 반응마저 나오는 판이다. 정청래·박주민 의원, 김남국 의원 등도 비판대열에 나섰다.중요한 문제는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면론이 다분히 정략적이라는 대목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논란은 범야권에서 여전히 내연하는 핫이슈다. 이 대표가 던진 사면 카드는 얼마 전 두 대통령의 사법처리에 대해서 공식 사죄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를 흔들려는 의도가 선연하다. 당장 범야권은 복잡미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김종인 국민의힘 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은 신중한 반응을 취했지만, 보수진영 인사들 사이에선 환영 입장이 나왔다. 민주당이 앞으로 이 약한 고리를 물고 흔들어댈 개연성이 높다. “아직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사면에 극구 반대하는 친문 극렬 지지층의 목소리를 살펴보면, 사면을 전제로 두 전직 대통령을 향해 항복선언을 받겠다는 모진 공세가 이어질 공산도 없지 않다. ‘정략투성이’ 사면론이 아닌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국민통합’ 소원과 맞닿은, 인간적인 측면의 사면 단행이 필요하다. 연로한 두 전직 대통령의 계속되는 영어(囹圄)는 이 나라 헌정의 흑역사요, 국제적 망신살이다.

2021-01-03

새해 최대 지상과제는 코로나 탈출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의 악몽에 지친 한해였다. 2021년 새해가 밝았지만 모두의 머릿속은 아직도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라는 두렵고 불편한 긴 터널은 새해에도 여전히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지난 1년동안 국내서는 6만1천여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900명이나 되는 사람이 이로 인해 숨졌다. 대구와 경북서도 코로나 감염자가 1만명을 넘었으며 261명이 목숨을 잃었다.새해 첫날부터 코로나19 감염자는 여전히 줄지 않았다. 정부도 이런 추세를 감안,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17일까지 또다시 연장했다. 작년 12월8일부터 시작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늘로써 28일째 진행 중이며 17일이면 41일간 실시되는 셈이다.이 바람에 손님을 맞이해야 할 업소들이 연말연시 특수는커녕 온전한 된서리를 맞고 있다. 그야말로 문을 닫아야 할 벼랑 끝 위기에 봉착했다.나라 경제 사정도 마찬가지다. 사면초가다. 경제성장율이 22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는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겨왔던 업체들도 올해는 장담할 수가 없다고 아우성이다.올해로서 집권 5년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더 막중해졌다. 위기를 돌파할 국가적 동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어느 나락으로 떨어질지 알 수 없다. 국민들의 걱정도 온통 경제에 쏠려 있다.외국에 비해 늦은 백신접종을 최대한 서둘러야 경제회복도 앞당길 수 있다. 또 영국발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는 데도 총력을 쏟아야 한다. 변이 바이러스가 덮치는 설상가상의 사태는 없어야 한다.대구와 경북도 넘어야 할 과제가 태산 같다. 코로나 극복이라는 막중한 임무와 더불어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안착을 위한 후속 조치 등 서둘러 가야 할 지역 현안이 많다.지난해는 코로나 극복을 위한 지역민의 단결된 공동체 정신이 빛났던 한해였다. 올해도 대구경북민의 높은 시민의식으로 코로나 위기를 잘 이겨내야 한다. 복잡한 지역 현안을 푸는 지역 지도자와 정치권의 슬기로운 지혜도 필요하다. 올해의 지상 최대과제는 코로나 탈출이다.

2021-01-03

엑스코선 건설, 대구 혁신성장 전기 되길

대구시민의 오랜 숙원인 도시철도 대구 엑스코선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을 통과해 건설이 확정됐다.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대구 엑스코선은 도시철도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과 연결해 동대구역, 경북대, 엑스코 등을 거쳐 이시아폴리스에 이르는 12.3km의 도시철도다. 총사업비 6천711억원이 소요되며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대구 도시철도 1.2.3호선과 연계점을 가지면서 그동안 도시철도 혜택에서 소외된 대구 동·북부지역 주민의 교통난 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도시철도는 타기가 간편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장점으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은 교통수단이다. 대구에는 도시철도 3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으나 환승점이 적어 도시철도의 효율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엑스코선이 완공되면 1·2·3호선과 함께 연계점이 확대되면서 도시철도 이용률을 지금보다 한층 더 높이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대구 엑스코선 신설은 도심 교통난 완화에 기여함은 물론이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할 교통망이라는 점에서 시민의 기대감이 크다. 엑스코선이 통과하는 지역에는 동대구 벤처밸리와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지정된 엣 경북도청터, 경북대, 종합유통단지, 금호워터폴리스, 엑스코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대구의 신성장 산업을 주도할 주요 생산기지와 물류단지 등이 엑스코선과 연계됨으로써 경제적 유발효과에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는 대구 엑스코선 건설 자체로 생산유발 효과 1조2천472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5천2억원, 고용유발 효과 1만2천여명 등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어려운 지역경제 회복에 활력소가 되길 바란다는 희망 메시지를 내고 있어 대구 엑스코선 건설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분위기다.코로나19 사태로 올 우리 경제는 좌절과 고통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대구의 경제 사정인들 마찬가지다. 특히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파산 직전에 몰리는 위기상황이 연속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절망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혁신적 변화가 절실한 시기다. 내년에 시작될 대구 엑스코선 건설이 대구의 혁신적 변화와 성장의 전기가 된다면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그나마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2020-12-30

‘검찰청 폐지’ 법안(?)…이성 잃은 민주당

‘1가구 1주택’법, ‘전세 무기한 연장’법, ‘윤석열 방지’법에 이어 ‘검찰청 폐지’법안까지 제출하는 등 거대 여당 민주당의 입법 폭거가 도를 넘고 있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법원의 판결에 막히자 여권의 이성을 잃은 언행이 몰상식의 영역을 마구 넘나드는 형국이다. 도대체 검찰에 무슨 결정적 약점이 잡혀있기에 이토록 ‘검찰 해체’의 막장극에 골몰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다수 여당의 권력 만용에 온 나라가 만신창이가 돼가고 있는 세밑이다. 민주당은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검찰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 방안을 논의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의해 검찰이 맡기로 돼 있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산·대형참사 등 6대 범죄에 대한 수사권도 빼앗는다는 것이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기존 검찰청을 없애고 기소·공소 유지권만 갖는 ‘공소청’을 따로 만드는 법안까지 내놨다.검찰총장의 권한 축소 방안도 도마에 올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자 특위 위원장을 맡은 윤호중 의원은 ’검찰청법 7조 상명하복’ 조항을 손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검찰총장만 가능한 ‘검사 징계청구권’을 법무부 장관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검사징계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독립성을 말살하여 법무부에 예속하려는 의중까지 드러냈다.이와는 별도로 윤석열 총장을 국회에서 탄핵하려는 움직임 또한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연일 ‘탄핵 강공론’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황운하 의원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맞장구를 치고 있다. 형사 피고인들이 검찰총장을 찍어대는 무참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추미애 장관마저 ‘윤석열 탄핵’에 동감을 드러낸 모습은 더 야릇하다.국회 다수 장악의 힘에 만취한 더불어민주당은 민심의 흐름에 개의치 않는 게 분명하다. ‘다수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다 저지르는 권력은 멀리 가지 못한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민심의 요체를 헤아리지 못하고 막 나간 정치 권력들이 어떤 비극적 종말을 맞았는지 잠시라도 되돌아보기를 권한다.

2020-12-30

공포의 블랙아이스 경각심 높일 때다

지난 28일 새벽 6시 53분께 경북 영천시 녹전동 녹전교 인근 국도에서 승합차 등 차량 18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고 이 일대는 차량이 뒤엉키는 바람에 큰 교통혼잡을 빚었다. 경찰은 전날 내린 비로 생긴 블랙아이스와 함께 짙은 안개가 사고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지난해 12월 경북 상주-영천 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 2건의 차량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도 블랙아이스가 원인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블랙아이스는 겨울철 기온이 떨어질 때 녹은 물이나 비가 얇은 얼음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먼지와 매연이 눈비와 함께 엉겨 붙어 검정색을 띠므로 블랙이란 이름이 붙여졌다.블랙아이스 현상은 맨눈으로 알아보기 어려워 사고가 나면 치명적이다. 도로의 암살자라는 별명이 있다. 통계에 의하면 빙판길은 눈길보다 6배 정도 미끄럽고 사고 때 사망률이 4배 정도 더 높다고 한다. 겨울철 운전에 우리가 각별히 유의해야 할 이유가 이런 데 있다.겨울철 블랙아이스 교통사고는 교통 당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매년 사고가 일어난다. 올 1월에도 경남 합천군 대양면에서 승용차 등 차량 41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겨울철이면 전국에서 유사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겨울철에 접어든 이제라도 이와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운전자 각자의 주의 운전이 필요하다. 위험 구간에서는 감속운행을 해야 하며 급출발, 급제동, 급회전은 금물이다. 교량이나 산기슭, 터널 입출구 주변은 일반도로보다 기온이 낮아 결빙이 쉽게 생길 수 있다는 것에도 유의해야 한다.교통 당국도 도로 상태를 다시 점검하고 위험지역에는 경고판 설치 등 세심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상습결빙 구간에는 모래를 뿌리고 열선을 까는 등의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지난해 이맘때쯤 문재인 대통령은 상주-영천 고속도로 사고와 관련, 겨울철 교통안전 대책을 지시한 적이 있다. 지금부터 또한번의 경각심을 세울 때가 됐다. 이번 영천국도의 연쇄추돌 사고를 교훈 삼아 올 겨울은 블랙아이스 사고가 없는 해가 되길 바란다.

2020-12-29

공수처 ‘중립성’ 감시, 이젠 온전히 국민의 몫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이찬희 변협회장이 추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검사 출신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의결했다.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이 1인을 낙점하면 곧바로 공수처는 출범할 것이다. 이제 견제장치라곤 전혀 없는 무소불위 공수처의 ‘중립성’ 준수를 감시하는 일은 온전히 국민의 몫이 됐다.수사권·영장청구권·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을 괴물이라며 그걸 빼앗아서 경찰에 나누고, 그것도 모자라서 공수처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이미 문제점들이 수두룩 드러났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수처에 권력을 모두 주는 것은 무슨 당위성을 갖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지난해 집권당의 입법 논리대로라면 공수처장은 중립성 담보를 위해서 야당이 추천하는 후보자들 가운데에서 선정하는 게 옳았다.이제 공수처가 대통령과 여권의 구상대로 출범하는 것을 정치권에서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민심의 소재나 정의감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절대다수의 힘으로 뭐든 막 밀어붙이는 의사당에서 소수 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이제 공수처장만이 아니라, 이념적으로 한쪽에 치우친 인사들을 수사관들로 채우는 일도 걱정거리가 됐다. 민주당은 이번에 법을 바꾸면서 의도적으로 공수처 수사관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임기도 늘렸다.누누이 지적돼온 대로 공수처는 ‘살아 있는 권력 범죄의 쓰레기통’이 돼선 안 된다. ‘야당 탄압과 정치보복의 도구’로 악용되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 민주당은 검찰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해 검사의 수사권을 모두 제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범죄자들이 이미 뒷골목에서 축배를 들고 있을지도 모른다.공수처의 위헌성을 법적으로 밝혀나가는 일과 별개로,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감시체제가 필요하다. 인사, 운영행태, 사건처리 과정에 대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지적할 유능한 언론과 시민단체도 있어야 한다. 이 나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괴물 공수처가 모조리 말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야말로 가장 확실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 깨어 있는 국민이라야 나라를 지킨다.

2020-12-29

국민의힘, 중도확장 ‘품’ 활짝 열 때다

코로나19 재확산·검찰총장 징계 소동 등으로 어수선한 세모를 지나면서, 여론 흐름은 국민의힘에 중도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비상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집권당에 대한 실망 현상일 뿐 제대로 된 지지율 축적이 아니다. 특히 중도 민심이 국민의힘으로 흐르고 있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해 발표한 12월 4주차 주간집계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3.8%, 민주당은 29.3%로서 처음으로 양당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위를 기록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12월 차기대선 지지도(적합도) 조사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현상이 보인다. 이 조사에서 중도층에서는 이 지사가 25.9%를 기록하며 윤석열 총장(17.0%)과 이낙연 대표(16.2%)에 상당한 격차로 앞선 선두를 기록했다. 무당층에서도 이 지사(17.9%)가 윤 총장(12.7%)과 이 지사(4.0%)에 앞선 1위로 나타났다.이재명 지사는 영악하게도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 직무 정지를 명령했을 때(11월 24일), 법원이 직무 정지에 대한 집행정지를 결정했을 때(12월 1일), 법무부 검사징계위가 윤 총장에게 정직 2개월을 처분했을 때(12월 16일) 모두 침묵했다. 중도층과 무당층에서 이 지사가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문재인 정권에 실망한 민심이 국민의힘으로 흐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그런 차원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4·7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의 “선거의 본진인 제1 야당이 중도를 향해 큰 보폭으로 움직여야 더 효과적으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는 말은 매우 정확한 진단이다. 다시는 ‘꼴보수’·‘수구꼴통’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 강경보수 목소리에 휘둘리지 말고, 과감한 중도개혁 정책을 추구하면서 인재풀을 대폭 넓혀가는 게 맞다. 국민지지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사상누각(砂上樓閣)에 불과하다고 보는 게 정직한 해석이다. 부디 오판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2020-12-28

차분한 연말연시로 코로나 위기 돌파해야

정부의 특별방역 조치에도 코로나19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2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08명 나와 이틀 연속 1천명 아래에 머물렀지만 25일부터 이어진 성탄 연휴를 감안하면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기가 어렵다. 최근 1주일 일 평균은 984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800-1천명)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대구와 경북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8일로 1만명을 넘어섰고 국내 전체로는 5만7천여명에 달한다. 사망자 수도 지속 늘어 28일 현재 대구경북 262명을 포함 모두 819명에 이른다.정부는 하루 1천명을 넘나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에도 3단계 격상을 미루고 있다. 200만개의 자영업소가 문을 닫아야 하는 경제적 고통을 고려한 것이지만 현재 수준의 방역 조치로는 코로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신규 확진자가 연일 두자릿수를 이어가는 대구경북에서는 교회발 집단 발생과 소규모 접촉을 통한 n차 감염이 여전히 늘고 있다. 포항 구룡포에서는 나흘 사이 17명의 확진자가 무더기 발생했다. 포항시가 이례적으로 특별행정명령을 발동해 구룡포읍 거주자와 방문자 전원에 대한 진단검사에 들어갔다.연말연시를 맞아 해맞이 명소가 있는 이곳을 찾을 관광객 등을 통한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해안가 해맞이 명소가 있는 이곳에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벌써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 등 정부의 특별방역대책이 무색할 지경이라 한다.연말연시 연휴를 맞아 사람들의 이동이 많아지는 시기다. 보건당국이 특별방역기간을 설정,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에 나서고 있으나 시민 스스로가 방역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방역망은 지켜지기가 어렵다.연말연시 가족·직장 등의 모임이나 소규모 행사가 많은 시기이지만 각자가 모임을 자제함으로써 코로나 발생의 원인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감염력이 기존 코로나보다 최대 70%가 강한 영국에서 시작한 변이형 코로나19가 한국에서도 첫 유입이 확인돼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 확진자 중 가족간 감염비율도 25%에 달한다고 한다. 일상이 불편하더라도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 연말연시를 보내는 것이 코로나 위기 돌파에 최선책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2020-12-28

포항공항 명칭변경, 공항 활성화 새 출발점 되길

포항공항의 이름을 포항경주공항으로 바꾸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포항시와 경주시는 현재의 포항공항 명칭을 포항경주공항으로 변경하고 양 도시가 합의한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키로 했다. 두 도시는 23일 시장 등 주요 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건의서 서명식도 개최했다.국토부는 작년 12월 인지도 높은 문화유산과 관광자원 등과 연계해 필요할 경우 지방공항의 명칭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젠 적절한 절차만 거치면 포항공항은 포항경주공항으로 이름이 바뀌게 될 전망이다. 포항공항은 1970년 3월 서울~포항 노선이 취항한 이래 50년간 공항이 유지된 경북 유일의 민간공항이다. 그동안 공항 활성화를 위해 경북도와 포항시의 수많은 노력에도 승객 유지가 어려워 취항노선의 폐쇄와 개설이 반복돼 왔다. 지난 2018년에는 포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포항이 설립되고 포항~김포, 포항~제주 노선이 첫 취항되는 성과도 있었지만 승객 감소 등의 이유로 이도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7월 말 코로나19 영향으로 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가 포항~김포, 포항~제주간 하늘길을 열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포항공항에서 포항경주공항으로 명칭을 바꾸는 데에는 명칭이 주는 지역 한계성을 극복해 공항을 적극 활성화해보자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경주는 역사와 문화유적의 도시로 잘 알려져 명칭변경이 주는 홍보 효과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두 도시가 이름을 공유함으로써 도시 간 유대와 협력으로 공유경제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나보다는 두개의 힘이 나은 것처럼 두 도시가 이름을 공유함으로써 공항 활성화에 긴밀히 협력한다면 경북 유일의 민간공항인 포항공항의 해묵은 과제도 점차 풀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이제 두 도시는 공항 명칭변경에 따른 공항의 효율적 활용방법에 대한 구체적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접근성을 높이는 교통 인프라 개선이 우선 과제다. 이름만 바꾼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이름에 걸맞는 공항으로서 시민이 느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2025년 울릉공항 개설과 함께 국내 여행의 항공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포항공항의 명칭변경을 계기로 완전히 달라진 민간공항으로서 면모도 갖추어야 공항 활성화도 촉진될 것이다.

2020-12-27

변창흠 후보자, ‘장관 부적절’ 사유 차고 넘쳐

국회 인사청문회 내내 논란을 빚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격 미달 여론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청문회가 끝났지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청문 보고서 채택을 일단 미뤘다. 드러난 지적들을 살펴보면 변 후보자는 인성이나 가치관, 도덕성, 정책 방향, 능력 등 어느 것 한 가지도 긍정적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단히 부적절한 인물이란 평가다. 변 후보자의 자진 사퇴나 지명 철회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폭발시키는 으뜸 비등점은 그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이던 지난 2016년 19세 하청업체 직원 김모 군이 숨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관련한 모질기 짝이 없는 발언 이력에서 시작됐다. 당시 변 후보자는 “걔(김 군)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말해 구조적 중대 재해 발생을 김 군의 실수 탓으로 돌렸다.특히 변 후보자가 지난 8월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 중 문재인 정부가 제일 잘했다고 답한 것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이 정권의 부동산 정책의 일신을 고대하는 민심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음을 증명한다. 보수 야당뿐이 아니라 정의당까지 “그의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경실련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맞지 않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변 후보자가 SH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고위직에 동문과 지인들을 독단적으로 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자신의 자동차세를 미납해 무려 10차례나 승용차가 압류되기도 했었다는 사실에는 도무지 말이 안 나온다.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안전과 인권에 대한 그의 잘못된 인식과 감수성 부족이 오롯이 드러났을뿐더러 여성에 대한 편향된 시각까지도 노정돼 되레 논란이 커진 판이다. 공감 능력이 뚝 떨어지는 인물 됨됨이로도 아니고, 정책능력으로도 도무지 아니라는 게 다 드러났다. 자진 사퇴 아니면 지명 철회하는 것이 올바른 결론일 것이다.

2020-12-27

연말연시 특별방역, 死卽生 각오로 임해야

정부의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조치로 오늘부터 전국의 식당가는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다. 스키장 등 겨울철 스포츠 시설의 운영도 중단되고 호미곶 등 전국의 해맞이 관광명소 등도 폐쇄된다. 숙박업소도 객실의 50% 이내로 예약을 제한받게 된다.대구시내 전체 학교가 28일부터 내년 2월까지 원격수업에 들어가고 종교시설에 대해서도 비대면을 원칙으로 정했다. 이번 조치는 내년 1월 3일 자정까지 전국에 일괄 적용되고 대구시와 경북도도 정부의 기조에 맞춰 특별방역 조치를 강력히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하루 1천명을 넘나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쏟아져 나오는 위험한 상황에서 3단계 격상보다는 사람 간 접촉 자체를 최소화하는 핀셋방역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 물론 경제적 파장을 고려한 조치이다. 크리스마스와 연휴 등 연말연시 이동과 모임 그리고 사람이 많이 몰릴 것에 대한 원천적 차단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를 차단하겠다는 의도여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대구와 경북에서도 최근 연일 두자리 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위태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2일은 대구 39명, 경북 58명으로 최근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23일도 대구 24명, 경북 25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전국적으로도 하루 사망자 발생이 급증하고 위중환자 규모도 200명대를 유지한다. 또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27%까지 치솟아 코로나19 발생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게 한다. 질병본부 당국도 다음 주에는 일일 1천∼1천200명까지 신규 환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정부의 연말연시를 겨냥한 이번 조치로 식당을 경영하는 자영업자부터 수많은 경제분야 종사자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손실을 발생시킨다. 국민의 일상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불가피성 때문에 국민 모두가 이런 부분을 감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정부의 이번 조치는 최후 수단이 된다는 각오로 효과를 내야 한다. 국민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핑계를 대고 남 탓하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이번 조치가 실효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국민이 받을 피해는 상상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가 지금 시기에 있어야 한다.

2020-12-23

이용구 논란… 드러난 ‘특권의식’이 더 문제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이 항의성 사표를 낸 뒤 번갯불 인사로 발탁된 이용구 후임 법무부 차관의 언행 이력이 뒤늦게 동티가 나고 있다. 술에 취해 운행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한 일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했다는 ‘취중 진담’도 뒤늦게 화제다. 막강한 권한이 예정된 경찰이 이용구 차관에게 베푼 언어도단의 혐의 뭉개기 의혹 역시 또 다른 논쟁거리다. 이 차관의 언행 뒤에 도사린 ‘특권의식’은 심각한 문제로 읽힌다.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6일 택시에서 잠든 이 차관을 깨우다 멱살을 잡혔다고 신고한 택시기사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거의 다 왔을 무렵’ 목 부위를 잡혔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운행 중 이 차관이 갑자기 뒷문을 열었고, 이를 제지하자 욕설을 내뱉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그러나 택시기사의 최초 진술은 사흘 뒤 뒤집혔다. A씨는 이 차관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이 차관은 임명발표 당시부터 갖가지 ‘부적절’ 논란을 몰고 다녔다. 첨예한 원전자료 조작 사건의 변호인에다가 전임 법무부 장관에게 사무실을 제공한 일도 적절치 않았다는 논란이 있었다.특히 이 차관이 지난 4월 법무실장 퇴임 직전 저녁 자리에서 만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했다는 말은 그의 특권의식을 오롯이 드러낸다. 그는 윤 총장에게 “(조국 전 장관 자녀의 허위) 표창장은 강남에서 돈 몇십만 원 주고 다들 사는 건데 그걸 왜 수사했느냐” “사모펀드 투자도 원래 다들 그렇게 하는 것인데 형(윤 총장)이 정치하려고 국이 형(조 전 장관) 수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대목은 경악을 부른다.아무리 뒤집어보아도 택시기사 폭행은 특가법 적용 대상이라는 것이 법률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시스템 고장도 그렇지만, 수사 종결권까지 거머쥔 경찰의 범행 뭉개기 행태는 더 걱정거리다. 지금이라도 법대로 해야 한다. ‘법 앞에 만인이 불평등한’ 이런 나라가 도대체 지구상 어디에 또 있나.

2020-12-23

코로나로 혈액량 바닥, 헌혈 릴레이 동참하자

코로나19의 여파로 대구경북의 혈액 보유량이 바닥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1, 2차 대유행 시 단기적 부족 현상을 보였던 혈액이 3차 대유행 시기를 맞아 또다시 헌혈자가 줄면서 혈액 보유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소식이다.보통 학생들의 방학과 연휴가 많은 12월부터 동절기 동안은 헌혈자가 줄면서 혈액보유량이 평소보다 감소하나 올해는 코로나19가 겹쳐 수급 사정이 더 나빠졌다.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21일 현재 대구와 경북지역의 혈액보유량은 1.8일분으로 적정 혈액보유량 5일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혈액보유량은 3일분 미만이면 주의, 2일분 미만이면 경계, 1일분 미만이면 심각 단계로 구분한다.대구경북지역은 지난 3월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는 부족했던 혈액을 부산·경남 등 인근지역으로부터 공급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전국으로 번져 혈액부족 현상도 전국화 한 마당이다. 시민과 직장 등 단체에 의한 헌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급등하면서 바깥출입이 자제되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사람이 증가하면서 헌혈 동참자가 대거 줄고 있다. 대구와 경북에서는 학교와 군부대 등 100여개 단체가 최근 헌혈을 취소해 왔다고 한다. 혈액부족이 심각해지는 건 당연하다.전국이 똑같은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으니 지금은 시도민의 헌혈이 유일한 희망이다. 혈액이 부족하면 수혈이 필요한 수술과 치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혈액원에서는 헌혈 호소 문자보내기, 기념품 추가 증정 등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큰 기대는 걸 수 없다. 혈액보유량 확보를 위해 헌혈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검토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우리가 헌혈한 혈액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그 누군가는 우리의 가족과 친구, 동료일 수도 있다. 헌혈의 소중함과 보람을 되새겨 볼때다.혈액원 관계자는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몰라 헌혈 릴레이가 절실한 때라 한다. 대구경북은 코로나 1차 대유행 시기를 자주적이고도 슬기롭게 극복한 지역이다. 헌혈 릴레이 동참을 통해 또한번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자.

2020-12-22

코로나 백신 조기확보 실패… 또 ‘남 탓’인가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조기확보에 실패한 원인이 밝혀졌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그 배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비판여론이 빗발치자 더불어민주당의 주특기이자 고질병인 ‘내로남불’ 증세가 곧바로 도졌다. 백신 혼란이 야당 탓이고, 대통령의 지시를 어긴 참모들 죄란다. 세계 각국이 시작한 백신접종 뉴스를 보고도 느낀 바가 도무지 없어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 방송에서 국내 백신 확보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정부가 백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지난 7월에는 국내 확진자 수가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정직하게 실토했다.그런데 정부·여당은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야권을 향해 “정쟁화하지 말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으니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여당 원내대표는 “야당의 백신 정쟁화가 도를 넘고 있다.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사회 혼란을 조장해선 안 된다”고 엉뚱한 정치공세를 펼쳤다.세계 각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줄줄이 직접 나서서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 영국(8일), 미국과 캐나다(14일), 사우디아라비아(17일), 이스라엘(19일)이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달 27~29일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동시 보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에 대해 스위스는 19일 승인했고, 일본 정부는 심사에 나섰다.바이러스 확산세를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라는 차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은 ‘게임 체인저’라고 불린다.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이 중대한 해법을 놓고, ‘안전성’ 타령까지 섞어가며 늑장 대처에 엉터리 변명, ‘남 탓’ 시리즈만 펼쳐대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특히 문 대통령이 책임을 참모들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허탈감을 부른다. ‘K-방역 성공’은 대통령 공덕이고, ‘백신 조기확보 실패’는 온전히 참모들 허물인가. 교수들이 2020년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한 이유를 알 만하다.

2020-12-22

“공수처장은 중립이 생명” 대통령 약속 지켜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회의가 28일로 예정된 가운데, 추천될 초대 공수처장 후보에 관한 관심이 치솟고 있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국민의힘이 새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는다면 현 6명 위원으로 회의를 강행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비토권을 삭제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라고 한 약속을 민주당은 차질없이 이행해야 할 것이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추천으로 공수처장 후보가 됐던 한명관 변호사(세종대 교수)가 사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 변호사는 “추천위가 거듭될수록 심사 기준은 공수처장의 자질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짜 맞춘 듯한 이분법적 논리로 흘렀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검사 출신은 검찰의 전비(前非·이전에 저지른 잘못)를 못 벗은 사람이니 안 된다는 기류를 체감했다”는 그의 소회는 현재 공수처 설치 과정이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를 증명한다.여당은 야당의 비토권을 거세한 이유로 야당이 공수처 출범에 반대해 후보 추천 자체를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의 주장이 조금이라도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자신들의 추천 공수처장 후보가 야당의 비토권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엄정한 중립성을 지녀야만 하는 게 순리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뒷이야기에 뒤늦은 여야 정치권의 합의 가능성을 희미하게나마 살려놓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 직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협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주 원내대표는 현 정부에서 등용했던 차관급 법조인 2명과 김 원내대표가 추가로 추천한 법관 일부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있다고 밝히고 협의를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것이다.정부와 여당이 굳이 새해 벽두에 맞춰 공수처를 출범시키려고 조급증을 내는 속셈은 이미 다 드러난 상태다. 서두를수록 검찰의 살아있는 권력을 향한 수사를 하루라도 빨리 막고 공수처로 가져와 뭉개고 싶어 하는 음모로 해석될 따름이다. 지금이라도 일체의 흑심을 버리고 문 대통령이 말한 ‘정치적 중립’을 최고의 인선 기준으로 삼아서 결단해야 한다.

2020-12-21

대구·경북도 강도 높은 코로나 긴장감 필요

대구와 경북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언제 어디서 순식간에 대유행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민도 매일 매일 확진자 수를 체크하는 등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연속 10일째 신규 확진자가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일 이후 열흘동안 모두 27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경북도 최근 1주일 동안 18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도내 전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내의 주간 일일 평균 확진자는 약 26명이나 된다.임청각 앞 철로 철거행사에 참석했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밀접 접촉자는 아니지만 코로나19 검체 검사 후 자가격리 되면서 경북도청 신도시 관공서 일대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동시는 21일 전 시민을 대상으로 2주간 자택 대피 호소문을 발표했다. 경북경찰청 청사 내 근무자 중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치안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한다.문제는 코로나19의 최근 국내 흐름이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으로 확산세를 뻗쳐가고 있다는 점이다. 20일 비수도권의 신규 확진자는 296명으로 300명에 육박했다. 전날은 337명까지 치솟았다. 게다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코로나19는 산발적인 n차 감염 비중이 높아지고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확진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코로나 백신 확보에 사실상 실패한 우리나라는 내년 하반기에나 백신접종이 완료될 전망이다. 지금 상태로 보아 코로나 확진자가 언제 정점을 찍을지 알 수 없다. 백신접종이 안 된다면 국민 각자가 방역수칙 준수를 통해 코로나 방어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다.특히 대구와 경북은 1차 대유행을 경험한 지역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치는 사회경제적 타격을 잘 알고 있다. 지금보다 더 긴장되고 강도 있는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대구시와 경북도가 수도권으로부터 넘어오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할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선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방역과는 달리 지방정부 차원의 강도 있는 방역 노력이 병행돼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또다시 국민의 이동이 늘어날 전망이다. 더 긴장감 있는 분위기 조성으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2020-12-21

잇따라 터져나온 공직자 비리, 엄하게 다스려야

코로나 대유행으로 전국이 혼란한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는 선출직 공직자들이 잇따라 비리와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거나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충격이다. 특히 단체장이 구속된 군위군은 신공항 이전사업의 후속 조치와 대구시 편입문제 등 당장 풀어갈 현안이 산적해 단체장 공백에 따른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 들린다고 한다. 대구지법은 지난 18일 관급공사와 관련해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의 김영만 군위군수에 대해 징역 7년형 중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김 군수는 작년 11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으나 신공항 이전 등의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번에 다시 구속됐다. 군위군은 당분간 군수가 없는 업무공백이 불가피하며 그 공백기가 김 군수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여서 장기화 될 가능성도 높다. 김 군수가 구속되는 날 대구지방법원에서는 봉화군 엄태항 군수와 울진군 전찬걸 군수에 대한 심리와 재판이 열렸다. 엄 군수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고 전 군수는 80만원의 벌금이 선고됐다.공교롭게도 같은 날 경북 기초단체장에 대한 법원의 재판이 진행됨으로써 선출직 공직자의 비윤리적 도덕관에 대한 비판이 또한번 제기됐다.지역민을 대표해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 단체장의 윤리 수준이 이 정도일까 하는 비난이다. 공직자의 도덕성은 그 지역 사회의 안정과 질서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공직자에게는 많은 권한이 부여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래서 일반인보다는 더 높은 윤리적 도덕관이 요구된다.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관련법이 있고 부정부패 방지 등 청렴교육을 강제하는 것도 이런 취지에 부합하는 일이다.최근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경북은 대체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이 평가가 업무의 성과와는 별개라 하더라도 그 단체의 도덕성을 가늠해보는 잣대가 된다. 공직자의 도덕성은 단체장을 비롯한 상사의 도덕성 의지와 연관이 많다. 상사가 도덕적으로 모범되고 그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하위직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최근 지역에서는 국회의원이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기초단체 소속 지방의원들이 무더기 기소되는 등 도덕적 해이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모두 엄한 처벌로 다스려야 한다.

2020-12-20

대북전단금지법, ‘패배주의’가 빚은 치명적 패착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단독 의결한 일명 ‘대북 전단 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날로 사나워지고 있다. 탈북 단체들을 중심으로 북녘 동포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돼온 전단 살포를 정부가 원천적으로 차단한 게 이 금지법이다. 접경지 국민을 보호한다는데, 이는 명백하게 적국의 공격을 당연시하는 ‘패배주의’의 산물이다. 궁극적으로는 ‘국방’의 의미마저 퇴색시키는 치명적 패착인 셈이다. 국회를 통과한 금지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전단 살포나 확성기 사용 같은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야당은 물론 미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에서도 강력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내년 초 관련 청문회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초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양국 간 한미동맹·북한 비핵화·북미대화 의견이 일찌감치 충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형편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여당은 미국이 남의 나라에 너무 내정간섭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까지 제기하고 있다.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응하는 정부·여당의 논리적 근거는 우리 헌법에 나오는 표현의 자유 제한 조문이다. 헌법 제37조 2항은 ‘국가안보,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을 놓고 ‘적의 협박’에 굴복하는 걸 ‘국가안보’ 개념에 적용하는 것은 분명한 오독(誤讀)이다.북한이 대북 전단을 시비해 군사적 공격을 으르는 것은 최소한의 상대성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폭거다. 더욱이 북한의 군사적 공격 협박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전제 아래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다. 국제사회의 비판여론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기반으로 형성된다. 북한이 여차하면 공격하겠다면서 휴전선의 우리 무기를 모두 철수하라고 요구한다면, 그 협박에도 순종할 참인가.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야권의 날 선 비난에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다. 어쩌다가 이런 비굴한 나라가 되어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나.

2020-12-20

연말 모임·행사 자제로 대유행 위기 넘어야

정부가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고심 중인 가운데 17일 또 다시 신규 확진자 수가 1천 명을 넘어섰다. 서울서는 역대 최고인 하루 423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 1천 명대가 3번째를 기록하면서 3차 대유행의 속도가 점차 빠르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지난 3월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서 대구경북형 방역체계에 대한 우려도 있다. 17일 대구는 20명, 경북은 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그 전날에는 대구 27명, 경북은 28명의 확진자가 새로 발생했다. 대구는 교회 관련 확진자가 17명이나 됐고 경북은 지난 3월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안동, 구미, 포항, 경산 등 도내 곳곳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 불안한 양상이다.최근 국내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전방위적 발생 분포를 보이고 있다. 어느 한쪽을 틀어막는다고 방역의 고삐가 잡힐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다. 전국이 동시에 강도 있는 방역체제를 구축해야만 겨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최근 1주간 일 평균 확진자(12월 11∼17일)는 882.6명으로 이미 3단계 범위 안에 들어온 상태다. 특히 최근 확진자 3명 가운데 1명이 감염병에 취약한 60대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고령자와 위중환자, 사망자까지 급증하는 추세다. 일부 전문가는 하루 2천∼3천명까지 신규 환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경북을 비롯 전국적으로 응급환자 병상 부족이 심각해지고 의료진 확보도 용이하지 않다고 한다. 대구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면서 오는 21일부터 1월 3일까지 2주간 연말·연시 특별방역 기간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대구시는 이 기간동안 연말연시 각종 모임과 행사를 자제하고 10인 이상 음식물 섭취 모임행사는 취소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또 개인방역 수칙 준수와 교회시설의 참석자 수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도 통보했다.코로나가 3차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장기화에 따른 국민적 피로감으로 긴장감이 예전만 못하다. 모두가 다시 긴장감을 곧추세우고 위기극복의 시기를 넘겨야 한다. 불편하더라도 연말연시 행사. 모임을 자제하고 방역수칙 준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2020-12-17

임대료, ‘갈라치기’ 아닌 ‘고통 분담’으로 풀어야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을 구해내기 위해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는 문제에 관한 논란이 한창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공론화에 따라 민주당이 앞장서서 입법과 정부 지원대책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 임대인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제하는 편협한 법안을 덜컥 내놓아 걱정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을 ‘갈라치기’하는 정략적 발상을 너무 쉽게 하는 기계적인 의식구조가 참으로 고약하다. 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며칠 전 이른바 ‘임대료 멈춤법’으로 불리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합금지가 된 업종에 대해 임대인이 차임(임차물 사용의 대가)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집합제한 업종에 대해서는 차임의 2분의 1 이상을 청구할 수 없게 하는 강제조항을 담고 있다.이 법안은 즉각적으로 여론의 반발을 불렀다. 야당에서는 물론 부동산 전문가 등으로부터 ‘임대인과 임차인을 편 가르기 한다’, ‘정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을 임대인에게 떠넘겼다’는 등의 비판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헌법에 규정된 ‘재산권’이 박탈될 수 있다는 ‘위헌 논란’도 불거졌다. 이처럼 반발과 ‘위헌 논란’까지 일자 민주당은 당론이 아니라며 한 발 빼고‘착한 임대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옮겨 싣는 모습이다.코로나19 재확산과 방역 강화 조치로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임대료 부담을 어떻게 해서든지 덜어주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은 73%에 달한다. 그러나 방법론에서 ‘임대료 멈춤’ 법안처럼 법률로 강제해야 한다는 의견은 40%로서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견해 49%를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호주, 캐나다 등의 경우를 봐도 그렇고 자영업자의 임대료 곤란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서는 ‘임대료 인하’에 동참하는 임대인에게 세금 인센티브를 주거나, 소상공인 계층에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해주는 정책의 범주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특히 임차인들을 선동대상으로 여기고 임·대차인 사이를 ‘갈라치기’하는 못된 발상을 하는 일은 절대로 범하지 말아야 할 금기다.

2020-12-17

윤석열 끝내 징계… ‘야만’의 역사 시작되나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징계위)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끝내 2개월의 정직 처분을 강행 결정했다. 검찰총장 정직 징계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윤 총장은 법무부 징계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과 법치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번 징계 결정은 사유나 절차 모두에 있어서 무리수다. 우려했던 대로 아무도 예기치 못했던 ‘야만’의 역사가 시작되는 건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징계위는 정한중 위원장 직무대리,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용구 법무부 차관,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인정된 윤 총장의 혐의는 재판부 사찰 의혹과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 등 4개였다. 윤석열 총장은 입장문에서 “불법 부당한 조치”라면서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혀 법정투쟁을 선포했다.징계위는 15일 시작된 2차 회의에서 윤 총장 측이 낸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와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대한 기피신청을 기각했다. 검사징계법의 규정대로 징계위원 7명을 채워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당초 증인으로 채택됐다가 이날 취소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별도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측은 증인들의 증언과 제출된 의견서 검토 등을 위해 속행 기일 지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항의 차원에서 최종진술을 포기하고 회의장을 나왔다. 윤 총장의 특별변호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법무부에서는 이미 (결과를) 정해놓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징계위는 처음부터 ‘소추와 심판 분리’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친(親)정권 인사들로 급조해 졸속 징계를 강행했다. 징계결과 또한 ‘요식행위’라는 항간의 의혹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정권 수사를 틀어막기 위해 검찰총장을 찍어내면서 검찰개혁을 운운하는 정권의 위선과 파행이 도를 넘었다. 윤 총장 정직 2개월 동안 공수처를 출범시켜서 정권 관련 수사를 다 훑어가서 뭉개자는 심산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는데, 그런 기막힌 사태가 정말로 벌어지는 건가.

2020-12-16

원안위 경주 이전 합목적성에 부합한다

원자력안전 관련 최고 의결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경주 이전에 경북도와 경주시가 강력한 유치의사를 밝혔다.원안위의 원전 소재지역 이전은 국회에서 이미 법령 개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여서 이전지 결정을 둘러싼 유치전이 이젠 곧 뜨거워질 전망이다. 개정 법률안에는 원안위는 원전 반경 30km이내 지역에 소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북 경주를 비롯 부산, 울산, 전남 영광 등이 원안위 이전 예상지역으로 분류된다. 원안위는 현재 서울 종로구 소재 빌딩에 임차해 내년 6월이면 임차계약이 만료될 예정으로 있다. 늦어도 내년이면 이전문제가 구체화돼야 할 형편이다.경북도와 경주시는 최근 원안위의 경주 이전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회 등 관계요로에 건의했다. 원전시설이 밀집한 경주가 원안위 업무의 효율성에서 가장 적합하며 지역균형 발전 측면에서도 경주가 이전지가 돼야 한다는 당위성 의견을 냈다고 한다.얼마 전 정부는 원안위의 세종시 이전을 검토하다가 원전지역 정치권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원전의 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원안위를 원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으로 이전하겠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지만 원안위 이전은 합당한 이유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 지자체마다 중앙 공공기관의 지방 유치에 목을 걸고 있으나 정부가 업무의 효율성이나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합목적성에 부합하는 결정을 해야만 해당 지자체들도 수긍할 수 있다.지난해 원전해체연구소 설립부지 선정을 둘러싸고 격렬한 유치전 끝에 부산과 울산 경계지역으로 결정난 것에 대해 정치적 비판이 뒤따른 것도 설립의 합목적성이 결여된 데 원인이 있다.원안위는 원전의 안전을 관리할 최고 의결기관이다. 주요 안전규제를 받는 기관들이 경주에 밀집해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나 원자력 환경공단, 중·저준위 방폐장 등에 이르기까지 경주에 소재한다. 또 경북은 국내 원전의 절반을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피 시설이었던 원전 설립의 과정을 이야기한다면 원안위가 경북 경주로 오는 것은 당연한 순리다. 원전 클러스터가 조성된 지금에는 업무의 효율성이나 균형발전 측면에서 경주가 합목적성에 부합하는 곳이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원안위 유치의 당위성을 무기로 정부 설득에 총력 질주해야 한다.

2020-12-16

코로나 대응 급해도 취약층 복지 챙겨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사회복지 안전망이 크게 흔들린다는 소식이다. 특히 연말연시를 맞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가정은 많으나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온정의 손길은 되레 뜸해지고 있어 취약층의 겨울나기가 걱정이다.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19가 대구경북에까지 여파를 미치면서 이곳 상황도 심상찮다. 추가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선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폐쇄 등 선제적 조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취약층을 위한 복지시설에 대한 재제로 파생하는 복지 공백에 대해서는 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별도로 있어야 한다.10여년간 지역 소외계층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제공하며 사랑방 역할을 해 왔던 포항노년자원봉사회 연일무료급식소가 문 닫을 처지에 빠졌다고 한다. 하루 이곳을 찾아 식사를 해결했던 150여명의 노인들의 끼니가 당장 걱정이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감염을 우려한 자원봉사자가 줄어들고 시중 경기마저 침체해 경제적으로 운영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라 한다.지난 2-3월 대구경북에서는 코로나19가 집중 발생하면서 무료급식소와 노인복지회관 등 각종 복지시설들이 줄줄이 휴관에 들어간 적이 있다. 노인복지시설의 휴관으로 노인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특히 홀몸 노인 등은 끼니 해결에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지금과 같은 코로나 대유행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노인복지시설을 비롯한 각종 사회복지시설의 안전망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연일무료급식소처럼 무료급식소 상당수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느라 일손이 부족하더라도 취약층을 위한 배려에 당국과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올 한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온 사회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돌볼 마음적 여유가 적어진 것은 사실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사랑의 온도탑도 이런 점을 감안, 예년보다 모금액을 낮추는 등 코로나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웃을 돕는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우리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대구경북은 이웃돕기에 남다른 실천력을 보여온 곳이다. 코로나 대처로 미처 살피지 못한 곳이 있다면 당국이 나서 보완하고 시민들은 정성으로 동참하는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2020-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