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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검찰총장 “독재 배격” 격정 토로…심상치 않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의미심장한 작심 발언을 내놓아 파장이 예상된다. 윤 총장은 3일 신임검사 신고식 자리를 빌려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의 비판은 눈 뜨고 못 볼 지경에 이른 정치권과 사법부의 드잡이 다툼 속에서 음미할 만한 대목이다. 윤 총장은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며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윤 총장의 이날 고강도 발언은 자리를 꿋꿋이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굳이 윤 총장의 발언을 빌리지 않더라도 문재인 정권 아래에서 일어나는 정치 사회적 현상은 도무지 순리적이지 않다. 청와대의 울산 선거 공작 의혹과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팀을 인사 학살해 공중 분해했다. 민주주의 근본인 선거제도는 여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대통령 친위대 위험성이 여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만들어 헌법기관인 법원과 검찰 사찰을 서두르고 있다.국회를 ‘통법부(通法府)’로 전락시켜 국민 삶과 직결되는 법안들은 야당에 내용도 보여주지 않은 채 속속 통과시키고 있다. 검찰만 하더라도 수상쩍은 특정 사건 수사를 놓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했다. 권력 비리 의혹 사건 수사는 대부분 중단돼 ‘개점휴업’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판이다.독재와 전체주의를 강력비판한 검찰총장의 격정 토로가 불러올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렵다. 정권 초기 ‘적폐청산’ 광풍 한복판에서 윤석열 총장이 혁혁한 공을 세웠던 일을 생각하면 작금의 상황은 영락없이 ‘토사구팽(兎死狗烹)’ 형국이다. 그의 바람처럼 검사들이 애국심을 발휘해 최전선에서 ‘진짜 민주주의’를 사수해주기를 기대한다. 이 나라 민주주의가 누란의 위기에 다다라 있다.

2020-08-04

‘경찰국가’ 위험성 눈감은 권력기관 개편안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가 발표한 검찰의 수사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경찰의 역할과 권한을 크게 늘리는 내용의 권력기관 개편안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할 장치가 전혀 없고, 검찰과 국정원으로부터 넘겨받은 권력을 소화할 능력이 의심된다는 점이 지적된다. ‘정보 경찰’ 기능과 수사 개시 및 종결권까지 갖게 되는 ‘공룡 경찰’ 조직의 등장으로 역사 속 ‘경찰국가’의 폐해가 재연될 우려마저 일고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경찰은 명실공히 수사·정보·보안업무를 총망라하는 ‘공룡조직’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단일 규모의 최대 조직(약 12만 명)인 거대 경찰조직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단이 없다는 사실이 으뜸 걱정거리다. 경찰청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정치인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는 구조 속에서 과거의 ‘정치경찰’의 재등장으로 ‘정치적 중립’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은 무리가 아니다.대통령의 30년 지기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야당 후보가 공천을 받은 날 압수수색을 지시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이 오히려 여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된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이 경찰조직을 슈퍼 권력기관으로 키우려는 의도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전제군주 아래에서 국민이 신음하던 ‘경찰국가’ 그림자마저 어른거린다.‘중립성’ 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역량 부족이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경찰의 부실수사 건수는 총 6만3천300건이고, 이 중 경찰의 부실수사를 검찰이 다시 수사해 유·무죄를 바로잡은 것이 무려 73.9%인 4만6천800건이나 됐다.우리는 무소불위의 사법 권력을 큰 조직이 거머쥘수록 국민의 삶이 피폐해진다는 경험을 충분히 갖고 있다. 검찰이 수족처럼 안 움직인다고 권한을 빼앗아 경찰에게 돌리는 일이 국가 미래에 무슨 도움이 되나. 안 그래도 ‘거리의 판사’라고 불리는 경찰이 조만간 ‘거리의 제왕’으로 등장해 퇴행 정치의 첨병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정치적 중립성 담보와 신뢰할 만한 역량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는 한 이런 개편은 절대 위험하다.

2020-08-03

휴가철 코로나 방역이 가을철 대유행 막는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으나 피서지에서의 코로나 방역이 무사할지 모두가 걱정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전파 가능성은 훨씬 더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최근 강원도 홍천에서 여섯 가족 18명이 2박3일 캠핑을 하다 그 가운데 6명이 코로나19에 감염이 됐다. 야외라서 괜찮을 것으로 생각됐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야외에서도 발생해 모두를 긴장시켰다. 야외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해수욕장 등 피서지마다 방역관리가 비상이다.지자체는 자체 방역장비를 갖추고 방역반을 가동하고 있으나 몰려드는 피서객으로 잠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다행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피해자가 발생했던 대구에서 30일 연속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하니 반갑다. 대구시민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과 방역관리에 대한 모범적 실천이 이뤄낸 성과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날씨가 더워지고 휴가철이 겹치면서 행여 마스크 착용 등을 소홀히 할 우려가 커져 걱정이다. 잘 지켜왔던 방역의식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지금 전 세계는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미국 등 백신 개발이 피치를 올리고 있으나 불가피하게 장기전으로 가야할 판이다.세계보건기구는 지난달 31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누진 확진자는 1천710만여 명, 사망자는 66만8천여 명에 달한다고 했다. WHO는 “코로나19는 100년에 한번 나올 보건 위기”라며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우리나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여름 휴가철 방역관리 성패가 하반기 코로나19 관리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이달 초 정례 브리핑에서 말했다. 본격 휴가철에 접어든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관리가 잘못되면 코로나19는 가을철 대유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보건당국 조사에 의하면 홍천 캠핑장에서 감염된 환자들은 단체식사, 음료섭취, 대화 등을 할 때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덥고 답답하더라도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피서지라도 사람이 많은 곳과 시간대는 피하는 등 국민 스스로가 감염증 예방의 모범이 돼야 할 것이다.

2020-08-03

통합신공항, 명실상부한 관문공항으로 키우자

경북 군위군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로 군위군 소보면, 의성군 비안면(공동후보지)을 신청함으로써 대구경북민의 염원인 하늘길이 드디어 열리게 됐다. 군공항(K-2)이전을 둘러싼 논의와 갈등의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 지역사회가 대구경북의 미래를 걸머질 통합신공항 건설에 온 정성을 쏟아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통합신공항은 공항 이전 건설에만 10조 원이 투입되는 단군 이래 대구경북 최대 역사(役事)다. 사회간접시설(SOC)까지 포함하면 20조원이 넘는 사업이 진행되게 된다. 게다가 K-2이전부지(후적지) 개발까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지역에 안겨줄 경제적 파급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대구경북연구원은 통합신공항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 파급효과가 51조 원, 신규 고용효과는 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특히 통합신공항 건설은 대구와 경북의 미래 비전을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510만 주민의 기대감과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제대로 된 공항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지의 한 단면이다.대구와 경북은 젊은층의 역외 유출과 경제력 감퇴로 날로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국제공항을 갖추는 것은 지역의 오랜 숙원이다. 지역에 하늘길을 열어 지역산업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할 유일한 수단은 제대로 된 국제공항을 가지는 것이라 생각했다.이제 그 하늘길이 열렸다. 경쟁력 있고 경제성 있는 명품공항을 만드는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미주와 유렵 등 장거리 노선운항이 가능한 남부권 관문공항을 목표로 착실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최소한 연간 1천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공항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국내공항은 물론 국외공항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갖추는데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공항주변의 사회간접자본 시설과 산업단지 조성 등 지자체의 힘으로 모든 것을 풀 수는 없다. 홍준표 국회의원은 대구경북 100년을 위해 후속입법을 만들자고 했다. 공항철도, 공항배후도시 건설 등 정부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특별법 제안에 공감이 간다.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문제 등 우리가 명품공항을 만들며 넘어야 할 과제는 숱하다. 그러나 대구경북이 똘똘 뭉쳐 헤쳐간다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라 믿는다.

2020-08-02

일부 지지율 역전…통합당, ‘오만’ 경계할 때

집권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차차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역전현상마저 나타나 주목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지지율이 ‘잘해서’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라, ‘상대방이 못해서’ 올라가는 반사이익 경향이 강한 특성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의 ‘일당 독주’ 행태로 인해 나타난 현상을 통합당은 오판해서는 안 된다. 더욱더 신실한 ‘정책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는 통합당이 40.8%로 나타났다. 민주당(31.4%)에 비해 무려 9.4%포인트나 높았다. 대전과 세종·충청에서도 통합당 지지율(34.1%)이 민주당(32.2%)에 소폭 앞서 눈길을 끈다.고(故) 박원순 시장의 자살과 성추행 의혹, 민주당의 ‘일당 독주’ 행태, 검찰을 장악하기 위한 끊임없는 장난질 그리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천박한 서울’ 발언 파동 등 악재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민심이 큰 폭으로 출렁거리고 있다. 허점투성이인 더불어민주당의 통치행태가 빚어내는 부작용이 드디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민주당의 실정(失政) 요소는 뚜렷하지만, 야당 미래통합당이 뭘 잘했는지는 도무지 짚이는 대목이 없다는 게 문제다. 말하자면, 잘 해서 지지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엉망진창이라 할 수 없이 쏠리는 현저한 반작용으로 읽힌다. 브레이크 망가진 탱크처럼 돌진하는 민주당의 폭주를 막아설 묘책이 없는 통합당의 처지는 당장 말이 아니다.기울어진 운동장 개선을 위해서 통합당의 지지율이 길고 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한 점은 분명 낭보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 조금만 판이 좋아져도 누군가 결정적인 망발이나, 실언으로 코를 빠트리던 고질병을 기억한다면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 집권당에 실망한 민심이 드디어 미래통합당의 생각도 정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뜻도 된다. 지금이야말로 자중자애하면서 실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2020-08-02

여야, 집값 폭등 ‘네 탓’ 공방…볼썽사납다

백약이 무효인 집값 폭등 문제를 놓고 여야 정치권이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어 국민의 짜증을 보태고 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해 불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을 만들기는커녕 감정적인 대치만 벌이는 국회의 모습은 참담하다. ‘전 정권 탓’에 중독된 집권 더불어민주당도 문제이지만 인상적인 대안을 제때에 내놓아 국민지지를 일궈내지 못하는 미래통합당의 행태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최근 부동산 과열 현상에 대해 민주당이 일제히 책임을 전 정권으로 돌렸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2014년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주도의 부동산 3법이 아파트 주택시장 폭등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값 폭등의 주범은 미래통합당”이라며 “수도권 집값은 박근혜 정부 후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3년이나 집권한 여당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전 정권에게 넘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책 실패 책임을 전 정권에 돌리고,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이슈 전환도 모자라 무리하게 부동산 법안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2022년부터 10년 동안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지역에 ‘내 집 100만호’를 공급하고, 세 부담 경감과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내 집 마련의 기회확대를 목표로 하는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이 의장은 공급확대 대책으로 ‘기존 도심의 고밀도·고층화 콤팩트 시티 개발’, ‘역세권 재개발 해제구역 정비사업 재추진’, ‘재건축 활성화 및 상업업무기능의 주거용도 전환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를 제안했다.거대 여당으로서 ‘의회 독재’를 감행하고 있는 민주당의 행태는 다분히 반민주적이다. 그러나 통합당도 사사건건 물고 늘어져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여당의 실패에 기대려는 전략이라면 곤란하다.구태의연하게 오직 반대를 위해 발목잡기만 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함께 쌓여 간다는 엄중한 현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감동적인 정책투쟁으로 민심을 얻어야 진짜 지지세가 확장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20-07-30

올해 인구 자연감소 확실, 대책 서둘러야

통계청은 올 5월 현재 국내 인구의 자연감소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5월 중 출생아 수는 2만3천1명이고 사망자 수는 2만4천353명이다. 마이너스 1천352명이 자연감소분이다. 인구 자연감소 현상은 작년 11월 이후 연속 7개월째다. 올 5월 중 출생아 수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이며 출생아 수만 놓고 보면 54개월째 내리막이다. 이 상태라면 올해 연간으로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가 확실시 된다. 작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92명이었다. 2년 연속 0명대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경제협력개발국가(OECD)의 평균 합계출산율 1.68명에 훨씬 못 미친다. OECD국가 중 0명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매번 발표되는 우리나라 인구 통계를 보면 매우 우울하다. 그런데도 정부의 명쾌한 대책을 찾아볼 수 없다. 인구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말할 수 없이 크다. 특히 출산율 감소는 치명타다. 출생아 수 감소는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경제활동인구의 부양율을 높이게 된다.고령화로 인한 복지, 의료, 연금 확대 등이 젊은 층의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자칫 세대 간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도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에 의하면 2060년 우리나라 인구수는 지금의 절반, 노인부양비는 4.5배가 증가한다고 한다.결혼이 늘어나야 할 형편이지만 현실은 혼인 건수까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5월 중 혼인 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1%나 줄었다.정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나 올해는 코로나 위기까지 겹쳐 정부가 얼마나 관심을 쏟고 대책을 세울지 의문이다. 내 삶이 행복해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다. 주택마련이나 어린아이 돌봄, 고용불안 등의 문제를 해소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국가차원에서 해소시키지 않으면 출산율을 높이기는 어렵다.지금까지 펼친 정부의 인구대책 패러다임을 바꿔보는 것도 좋다. 출산은 젊은이가 안심하고 아기를 낳아도 되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한 믿음과 상통한다. 지금까지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성과를 못 냈다면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바꿔가야 한다.

2020-07-30

국회 ‘通法府’ 작동…무용지물 몰리는 야당

제21대 국회가 행정부 견제라는 존재 이유를 상실한 채 ‘통법부(通法府)’로 전락하고 있다. 출범 초기 협치(協治)를 입줄에 올린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 지도자들, 원로들의 바람은 여지없이 허언이 됐다. 정부·여당의 그악한 일방통행 독주를 바라보는 민심이 경악에 빠지고 있다. 이래저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겪고 있는 이 나라에 ‘절차적 민주주의’마저 씨가 마를 지경에 놓인 현실이 기가 막힐 따름이다. 민주당은 28일 국회 기획재정·국토교통·행정안전위원회를 열어 종부세법 개정안을 비롯한 11건의 부동산 관련 법안을 줄줄이 통과시켰다. 국회법 58조에 명시된 대체토론, 축조심사 및 찬반 토론, 소위원회의 심사·보고 등 일체의 과정이 묵살됐다. 야당 간사가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고 국회법에도 어긋난다”고 항의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회 연설에서 “최고의 민생 과제는 부동산대책”이라면서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정부 대책은 반쪽짜리”라며 압박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수적 우위를 앞세운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8월 4일까지 입법 절차를 끝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기재위원들은 “의회 민주주의는 오늘 사망했다”고 한탄했지만 공허한 외침이었다.걱정스러운 것은 이날 각 상임위의 법안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법안 처리 메커니즘이 동일한 패턴으로 굳어질 가능성이다. ‘민주당의 법안상정 주장’에 이어 ‘통합당 반발 후 퇴장’이 이어지고, ‘민주당 단독 처리’ 순으로 진행되는 일이 반복될 개연성이 높아진 것이다. 총선에서 49%를 얻은 정치세력이 100%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돼 있는 우리의 권력 구조의 모순이 무서운 부작용을 낳고 있다.상임위를 다 포기하고 여당을 향해 “마음대로 해 보라”고 떠밀어낸 것이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전략인 만큼 작금의 사태는 놀라울 일이 아니다. 잘못되면 책임지라는 심산이지만, 문제는 나라가 회복 불능 상태로 망가지고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참상이다. ‘독주’를 넘어 ‘독재’ 행태로 가고 있는 권부의 꼴을 바라보는 애꿎은 국민만 애가 탄다.

2020-07-29

지방 살리는 균형발전 틀 다시 짜야

대구와 경북의 최대 현안은 누가 뭐래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이다. 대구경북의 하늘길을 연결할 관문공항이 없이는 대구경북의 미래도 없다는 것이 우리 지역의 생각이다.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지역사회가 목을 매고 있다. 가까이 있는 김해공항은 관문공항으로서 부적합하며 가덕도에 신공항을 지어달라고 한다. 가덕도 신공항이 무산된다면 투표참여도 세금도 내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이다. 영남권 자치단체들이 이처럼 신공항 건설을 고집하는 이유는 지역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관문공항 하나쯤은 반드시 있어야겠다는 것이다.더불어 민주당이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치솟는 서울지역의 집값을 잡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세종시로 이전이 서울지역 집값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많지 않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지역균형발전이 앞당겨질 거라 생각하는 국민도 별로 없다. 행정수도 이전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따른 국면전환용일 뿐이다. 세종시와 한참 떨어진 영남권 도시들은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은 수도권의 확대이지 지역균형발전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서울과 수도권으로 집중된 정치와 문화, 경제 등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푸는 해법을 내놔야 한다. 이것이 중앙에 몰린 인구를 분산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은 행정수도 논의를 계기로 ‘TK 사법수도론’을 제기했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국가 대개조 논의를 차제에 본격화하자는 것이다. 그는 추풍령 이남의 호남권은 문화수도로, 부산을 중심으로 한 부울경은 금융수도로, 강원은 관광수도로 하는 담대한 국가 대개조 그림을 그리자고 주장했다.시의적절하고 설득력이 있는 논리로 보인다. 하지만 중앙집권적 사고에 빠진 정부가 받아들일리 만무하다. 영남권 5개 자치단체장이 지난 27일 부산에서 만나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를 구성키로 약속했다. 지역균형발전을 갈망해온 지자체로선 코로나 이후 광역권 공동의 문제를 풀기 위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국토의 균형발전은 국가가 맡아야 실행력이 있다.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 의지가 있다면 큰 틀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해 봐야 할 것이다.

2020-07-29

‘문민통제’ 허울로 노골화되는 검찰 장악 음모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총장을 수사기관장이 아니라 일반 행정청장으로 전락시키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놔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아무리 보아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무도한 설계도로 보이는 권고안은 ‘문민통제’를 빌미로 ‘검찰 장악’을 꿈꾸는 권력 집단의 속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횡포다. 정부수립 이후 근근이 다져온 국가의 기본 틀을 마구 부수는 정권의 폭주를 막아낼 대안은 정녕 없는가. 법무·검찰개혁위의 권고안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각급 고등검찰청장에게 넘기도록 하고, 법무부 장관이 고검장을 지휘하도록 하고 있다. 인사에 앞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한 조항도 검찰인사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바꿨다. 현직 검사만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는 관행도 고치라고 권고했다. 한마디로 종래의 검찰총장의 위상과 권능의 씨를 말리라는 것이다.법무·검찰개혁위의 권고대로 하면 어떻게 될까. 우선 대통령이 임명하는 법무장관이 총장을 배제하고 검찰수사를 지휘해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만 하게 된다. 실권이 주어지는 고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이기 때문에 소신 있는 수사는 꿈도 못 꾼다. 주요 사건이 몰리는 서울고검장에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힐 것이다. 그나마 종이 호랑이 신세인 검찰총장 자리마저도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힐 것이다.당장 총장에게 주어진 수사지휘권 자체를 해체하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권력이 연루된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는 원천적으로 막힐 수밖에 없다. 법무·검찰개혁위는 선택·표적·과잉·별건 수사 등 폐해 개선, ‘제 식구 감싸기’ 폐단 시정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검찰 내부 권한 분산이나 민주적 통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검찰의 수사 독립성 확보다.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겨눴다고 해서 이 정권이 검찰 해체에 돌입했다는 건 온 국민이 다 안다. 세금낭비 말고 그냥 검찰총장을 없애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울분에 공감한다. 이리저리 둘러대지만, 검찰총장 끌어내리고 법무부 장관이 다 장악하게 하자는 얘기다. 끊임없는 권력의 횡포와 사유화 음모에 한숨이 절로 난다.

2020-07-28

정부, 지진특별법 시행령 책임 회피·외면 일관

포항지진특별법 시행령의 입법 예고가 시작됐으나 피해보상에 대한 규정이 시민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27일부터 입법예고한 시행령에는 지원금액 한도와 조사금액의 70%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00% 국비 지원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들 입장에선 당연한 반발이다. 무슨 근거로 지원한도를 정하고 70%만 지원키로 한 규정을 만든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정부가 주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가볍게 여긴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미래통합당 김정재 의원은 이와 관련 26일 국무총리 공관 앞에서 “피해구제지원금 100% 지급을 명시해 달라”며 1인 시위까지 벌였다고 한다. 특히 김 의원은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한 지원금이라고 규정한 특별법의 취지를 정부가 무력화하고 있다”며 “입법예고 기간 내 반드시 법 개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포항지진과 관련해 정부는 한 번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 적이 없다고 본지는 여러 번 지적한 바 있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3월 정부는 자체 조사연구단을 통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때 정부는 “조사결과에 따라 정부가 취할 조치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정부는 이후 촉발지진에 의한 책임을 규명하거나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적이 없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진피해에 대해 사과도 하지 않았다. 포항지진은 정부의 지원금으로 국책과제를 수행하던 연구기관의 잘못으로 지진이 유발되면서 인구 50만의 포항시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사건이다.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피해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사람만 3만 명이 넘는다. 그런데도 정부는 포항지진의 원인이며 유일한 증거물인 지열발전소 시추기 매각에도 방관으로 일관했다. 만약 서울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정부가 과연 이런 태도를 취할 수 있었을까 상상이 안 된다.정부는 포항시민이 100% 국비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국민의 정당한 권리로 받아들이고 실질적 보상을 위한 시행령 개정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포항시민의 반발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0-07-28

‘원전 폐쇄 부적절’ 감사에 감사원장 찍어내기?

감사원이 이르면 8월 초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권의 최재형 감사원장 찍어내기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감사원 현장감사팀은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했던 ‘경제성 없음’ 평가가 부적절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인사들이 최 감사원장을 잇달아 비판하는 등 수상한 움직임이 노골화했다. 일방통행의 우격다짐 통치가 한없이 깊어지는 조짐이다. 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제보를 근거로 “최 원장이 ‘대선에서 41%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 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등 국정 과제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송 의원은 “최 원장의 친인척 중 원전업계 인사가 있어 원전업계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는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이어서 한 진보 언론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인용해 송 의원의 말을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보도는 백 전 장관은 “최 원장이 지난 4월 9일 감사위원회 직권심리를 주재하면서, 2017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문재인 대통령의 월성1호기 폐쇄를 두고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냐’는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감사원은 최근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 전·현직 관계자들을 대거 불러 고강도 조사를 하는 등 감사 작업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감사결과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월성1호기를 조기 폐쇄한 한수원 결정의 부당성과 경제성 수치 조작 의혹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 원장과 감사위원들 간 이견이 큰 상태에서 이 같은 감사결과가 감사위원회에서 그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여권이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에 흠집이 날까 봐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인 감사원을 압박하고 나섰다면,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바른 말이라곤 추호도 용납하지 않는 외골수 국정 운영은 백발백중 ‘실패’일 확률이 높다. 얼마나 더 많은 국민이 절망해야 이 모순이 치유될까, 한걱정이다.

2020-07-27

의대 신설 증원, 원칙과 균형발전이 근거 돼야

경북도가 최근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당정이 협의해 발표한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이 결과적으로 전라권을 염두에 둔 내용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 2022학년부터 10년간 한시적으로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 총 4천 명의 의사인력을 추가 양성키로 했다. 지역간 의사 인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코로나19와 같은 특화된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해진 것이 배경이라고 했다.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내용에는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8명을 활용해 전북권에 공공의대를 설립해 2024년 개교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또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과대학을 신설하겠다는 것도 그동안 전남도가 요구해온 낙후지역 의대 설립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실상 전남의대 설립이 확정적이라는 것이다.포항과 안동지역에서 간절히 희망했던 의과대학 신설 요구는 또한번 고배를 마셔야 할 형편이다. 포항지역만 해도 그동안 한동대 의대 설립이 추진됐지만 무산된 바 있으며, 2018년부터는 범시민 의과대학 설립추진위가 결성되면서 지역의대 설립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왔다.경북도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경북은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가 1.4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6위, 인구 10만명 당 의대정원은 1.85명으로 14위, 또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해 발생하는 치료가능 사망률은 17위, 응급의료 시설까지 평균 접근거리는 20.14km로 15위다. 경북도는 정부와 여당이 의대신설 증원과 관련한 발표를 하면서 적어도 이 같은 근거를 논거로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아 유감이라는 것이다.정부와 여당은 과거에도 원자력해체연구소 입지나 제2방사광가속기 입지 결정 등에서 정치적 고려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또한 정권에 우호적인 전라권에 대한 정부의 특혜로 보는 시각이 어쩔 수 없이 나을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향후 의대정원 확대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해소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지역의 여론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옳다. 이는 의과대학 신설과 증원을 위한 취지에 대한 원칙을 지키는 일이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 충실하는 길이다.

2020-07-27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근본 해결책도 뒤따라야

경주 월성원자력발전 사용 후 핵연료 임시저장 시설인 맥스터의 추가 건설에 대해 지역주민의 81.4%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대구경북 전력의 22%를 담당하는 월성원전 2∼4호기는 셧다운 위기를 면하고 가동이 이어질 수 있게 됐다.그러나 이번 결정과정을 보면 핵연료 처리문제에 대한 정부의 근원적 해결책이 없으면 또다시 이런 문제가 재발될 수 있을 것이란 의구심을 갖게 한다. 현재 한울원전은 2030년, 고리원전은 2031년, 한빛원전은 2029년에 핵연료 저장시설이 각각 포화상태에 이른다. 이때 가서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원전가동의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도 부지매입과 영구시설 건립 등을 감안하면 30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하면 원전가동을 중단해야 할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전력수급의 문제는 물론이요,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문제다.이번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에 대한 주민의 찬성 의견은 그런 점에서 매우 현명한 판단으로 보인다. 특히 3주간의 숙의 학습기간을 거치면서 원전 안전에 대한 주민의 이해와 신뢰가 커진 점은 주목할 만하다. 주민들은 1차 조사에서 58.6%, 2차 조사에서 80%의 찬성을 보였다가 이번에는 81.4%의 높은 찬성률을 보인 것이다.동시에 이번 주민의견 조사 결과가 소모적인 탈원전 시비에 경종을 주었다는 것도 우리는 하나의 교훈으로 보아야 한다. 정부의 조급한 탈원전 정책의 속도를 조정하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자연보호라는 탈원전의 근본 취지는 모르는 바가 아니나 원전의 안전성을 도외시하고 국가적 실익을 놓치는 무모한 정책은 과감하게 수정도 해야한다는 것이다.문재인 정부는 사용후 핵연료처리를 위해 박근혜 정부 시절 내놓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기본계획을 백지화 했다. 그러면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월성원전처럼 임시방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탈원전을 둘러싼 주민 갈등과 행정력 낭비 등 소모적인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월성원전의 맥스터 건설에 대한 주민 의견을 계기로 원전에 대한 정부 정책의 방향설정이 바로 잡혔으면 한다. 원전폐기물 처리장없이 원전해체 산업의 육성도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닌가.

2020-07-26

장관이 버럭대고 째려보고…‘주객전도’의 국회

국회 대정부질문이 야릇하게 돌아가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민을 대표해서 질의에 나선 국회의원을 향해 호통을 치고 째려본다. 그런가 하면 여당의 초선 의원은 대정부질문은 안 하고 야당 성토에만 열중하다가 같은 당 부의장에게 주의를 받기도 한다. ‘검찰 장악’의 음모에만 충실한 법무장관이 대의기관마저 무시하는 행태는 이 나라 민주주의가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일탈이 눈 뜨고 못 볼 지경에 이르렀다. 장관직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당 대표 시절 권력자 행세에 중독돼서 그런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대정부질문에 응하는 모습이 오만하기 짝이 없다. 질문을 받아치고 거꾸로 묻다가 질문자인 통합당 곽상도 의원이 “들어가세요”라고 해도 퇴장하지 않고 계속 쏘아보는 장면은 그가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곽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에게 ‘내 목표는 강남에 빌딩 사는 것’이라고 말한 정경심 교수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러자 추 장관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언론 보도 맹신주의자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곽 의원이 “그럼 대통령이 방송에 나와서 하는 말도 다 의심해야 하느냐”고 하자 추 장관은 “저한테 시비 걸려고 질문하는 거냐”고 되받아쳤다.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는 이번 대정부 질문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법무부 장관을 봤다”며 “정의와 공정을 내세웠던 대통령은 그 정의와 공정을 무너뜨리는 장관에 결단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페이스북에서 추 장관에 대해 “과거 수사지휘권을 없애자고 주장했던 분”이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수사지휘권을 남용했다”며 대통령에게 해임을 촉구했다.국회는 지금 다수는 소수를 배려하고, 소수는 터무니없는 투쟁을 삼가는 선진 민주주의를 고대하는 국민의 소망에 완전히 역행하고 있다. 그 연장 선상에서 국민의 대표를 사뭇 하찮게 여기는 듣도 보도 못한 법무부 장관의 횡포는 용납돼서는 안 된다. 아무리 권력이 차고 넘쳐도 이건 아니다.

2020-07-26

검찰을 ‘쭉정이’ 만들려는 검경수사권 시행령안

윤곽을 드러낸 청와대의 검경수사권 시행령안 초안의 내용이 경악할 수준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지난주 법무부 등 관계기관에 보낸 검찰청법 개정안 시행령 잠정안(초안)에는 검사의 수사 범위를 4급 이상 공직자로 대폭 제한하고, 중대 사건의 경우 법무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만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끔찍한 내용이 담겼다. 잠정안의 내용에는 ‘검찰 장악’을 끊임없이 획책해온 권부의 흉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잠정안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위를 4급 이상 공직자·3천만 원 이상 뇌물 사건·마약 밀수 범죄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범위 밖의 5급 이하 공직자 범죄·3천만 원 미만 뇌물죄·마약 소지죄 등은 경찰이 수사하라는 것이다. 3급 이상 고위공직자를 수사대상으로 하는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면 검찰의 수사 범위는 더 좁아진다. 간단히 말해서 검찰은 졸지에 ‘쭉정이’ 조직으로 추락하는 것이다. 결정적인 대목은 시행령에 ‘검찰이 수사할 대상’으로 적혀 있지 않은 사건 중 ‘국가·사회적으로 중대하거나 국민 다수의 피해가 발생하는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려고 할 때는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부분이다. 잠정안은 우선 상위법인 검찰청법 제4조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견해다.지난 2월 개정된 검찰청법 4조(검사의 직무)는 검찰의 수사 범위에 대해 ‘부패 범죄·경제 범죄·공직자 범죄·선거 범죄·방위사업 범죄·대형 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등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사대상·직급에는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무엇보다도 사실상 법무부 장관이 검찰수사를 총지휘하도록 하는 것은 검찰개혁의 핵심인 ‘정치적 중립성’을 완전히 뭉개버리는 조치로서 심각하다. 오늘날 펼쳐지고 있는 법무부 장관과 일부 친여 국회의원의 검찰총장 능욕 행패만 보더라도 정치인 국무위원이 검찰수사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큰일 날 일이다. 이 야만시대로의 퇴보를 막아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 막을 힘이 마땅치 않다. 브레이크 없는 전차가 돼버린 권력의 무한 질주가 참으로 걱정스럽다.

2020-07-23

포항지진에 뿔난 포항민심…정부는 듣고 있나

포항지진에 대한 정부의 인식에 포항시민들이 단단히 화났다. 최근 포항지진 발생의 직접 원인으로 밝혀진 포항지열발전소 시추기를 매각하는 과정에 보인 정부의 방관적 태도에 불만이 있던 주민들이 시행령 개정안에 주민 의견이 반영되지 않자 이번에는 거리로 뛰쳐나왔다.지난 22일 포항시 흥해읍에서는 주민 1천여 명이 모여 ‘포항촉발지진 특별법시행령 개정 시민의견 반영 촉구시민궐기대회’를 열었다. 참석한 주민들은 “포항지진은 정부의 잘못으로 벌어진 인재인데도 이제와서 포항시민을 난민 취급한다”며 정부를 맹비난했다. 특히 특별법 시행령에 명시된 피해 부분에 대해 배·보상이 아닌 피해 지원금으로 표기해 정부는 책임에서 빠져 버렸다고 비난했다.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에 대해 정부는 그동안 매우 소극적이며 늑장 대응을 해왔다. 특별법이 만들어지는 과정만 2년의 시간이 걸렸다. 정부는 일찍이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으로 결론 났음에도 단 한번도 공식적 사과를 않았다.최근에는 촉발지진의 유일한 증거물인 시추기가 헐값에 처분되는데도 대응 조치도 않아 포항시민의 분노를 샀다. 9월부터 시행될 시행령안의 보상 문구를 배·보상이 아닌 피해 지원금으로 한 것도 포항지진에 대한 인식을 가볍게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주민들은 이를 두고 “정부는 책임에서 빠지고 보상은 적당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한다.포항시민들은 촉발지진으로 인해 엄청난 심적 물적 피해를 겪었다. 아직 임시 보호소에서 거주하는 사람도 있다. 포항지역의 집값이 떨어지고 관광객이 찾지 않아 시중의 경기는 바닥을 헤맸다. 포항시민의 다수가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한 것이다.지난해 3월 정부조사단은 “포항지진은 진앙지 인근에 있는 지열발전소의 물주입 과정에서 일어난 촉발지진”이라고 발표했다. 지열발전소는 국가 연구과제를 수행하던 곳이다. 엄격히 따져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 포항지진에 대해 정부는 좀 더 전향적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정부가 책임을 지고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민의 항의는 계속될 것이다. 현재 위자료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사람이 3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수용 의지만이 문제를 원만히 풀 수 있을 것이다.

2020-07-23

증거인멸 의혹 커지는 시추기 철거, 정부가 막아라

포항지진 촉발의 직접 원인인 지열발전소 시추기 철거에 대한 반대 여론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포항지진의 책임소재와 배보상의 문제가 아직 매듭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진촉발의 원인으로 드러난 시추기 매각은 증거인멸과 같다는 것이 지역사회 반발 여론이다. 지진을 촉발한 직접 원인이 시추작업이라는 것은 이미 정부 조사에 의해 밝혀진바 있다.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제기된 문제와 각종 의혹을 밝히기 위해선 유일한 증거물인 시추기의 철거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지역시민단체 등의 주장이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 등도 시민단체 의견에 동의하며 시추기 철거를 막아줄 것을 산자부 등 관계기관에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 대해선 정부가 먼저 나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순서다. 정부는 포항지열발전소 연구비에 184억 원을 투입했다. 시추기 임대비에만 68억여 원의 출연금을 넣고도 매각과 철거 과정에 별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방관자적 입장이다. 산자부가 나서든지 총리실 산하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가 나서든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올바른 태도다.포항지진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로 확인된 일이다. 정부가 지원한 국가연구과제 수행 중에 발생한 것이기에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추기 매각이 민간부문에서 이뤄져 현실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하지만 증거보존의 차원에서 특별법을 근거로 하든지 정부가 나선다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특히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몇 가지 의문점은 정부가 나서 책임도 묻고 진실도 밝혀야 한다. 이것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에 대한 정부의 의무기도 하다.104억 원에 사들인 시추기를 기업이 회생불능 상태에 들어섰다고 19억 원이란 헐값에 매각하는 것부터 의심스럽다. 서둘러 매각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예산을 증액해 놓고도 성능이 떨어지는 시추기를 사용한 것이나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 등 감사원 지적에 대한 의혹도 정부가 나서 해명해야 한다.포항지진은 포항시민에게 역대급 피해를 입혔다. 발생 2년 반이 지났지만 아직 특별법에 의한 보상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포항지진의 유일한 증거가 될 시추기를 철거하겠다는 것이 말이나 되나. 정부가 나서 철거를 막고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한다.

2020-07-22

‘정권 편향’ 논란 KBS, 수신료 인상 염치없다

정권이 바뀔 적마다 ‘정권 편향’ 시비에 휩싸이는 이 나라 공영방송 KBS가 또다시 만신창이가 돼가고 있다. 정부·여당이 편파 방송국 KBS의 수신료 인상을 들먹이고 있어 논란이다. KBS는 최근 소위 ‘검언유착’이라고 작명된 이동재 채널A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과의 유착 이슈를 보도하면서 의도적으로 읽히는 악의적 오보를 내면서 ‘정언유착’을 의심받고 있다. 공영방송의 사명은 저버린 채 국민 주머니만 탐하는 KBS는 참으로 염치가 없다.KBS는 지난 18일 뉴스에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4월 총선 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이 전 기자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등의 유시민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고, 한 검사장은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KBS는 보도 하루 만인 19일 오보를 인정했다. “기사 일부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된 점 사과드린다”고 시인했다. 이에 대해 KBS 공영노조가 “정권의 나팔수, 굴욕적인 셀프 항복선언”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KBS 직원 87명은 22일 성명에서 “양승동 사장은 검언유착 오보방송을 국민들께 사과하고 책임자를 즉각 직무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KBS는 성추행 가해자인 서울시장 영결식은 톱기사로 다루면서도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 영결식은 14번째 순서로 보도했다. 작년엔 ‘조국수호 집회’에 헬기를 띄워 대대적으로 보도한 반면 ‘조국반대 집회’는 끝 순서로 뭉갰다. 친여 토크쇼 ‘오늘 밤 김제동’ 편성, 친여인사 한 마디에 조국 사태 취재팀 기자들 제외 등 KBS의 불공정 행태는 부지기수다.KBS가 세계적으로 공정성을 인정받는 공영방송이 되지 못하는 원인은 재정난이 아니다. 정권과 무관하게 공정성을 지켜갈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정권도 KBS도 안 하고 있을 따름이다. 지금 시점에 KBS 수신료 인상은 안 된다. KBS와 정부·여당은 어림없는 시도를 중단해야 마땅할 것이다.

2020-07-22

與의 ‘개헌·행정수도’… 국면전환용 이슈 남발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세균 국무총리가 잇따라 ‘개헌론’을 꺼내든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국회와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 문제를 들고나오는 등 여권이 국면전환용 이슈를 남발하는 모양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수도권 인구 유입’ 등을 이유로 들어 행정수도 이전 완성을 강조했다. 국민이 처한 참혹한 현실은 외면한 채 다분히 정략적인 발상으로 무책임한 이슈를 거듭 생산하는 행위는 결코 온당치 않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행정수도를 완성하는 것이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부동산 문제 해결의 비법인 것처럼 강조했다. 그는 “(행정수도를 완성하면)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며 “행정수도 완성은 국토균형발전과 지역 혁신성장을 위한 대전제이자 필수 전략”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가 내놓은 명분은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수도권 집중이 8년가량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정도에 그쳤다.국회와 청와대 이전방안이 일정 부분 수도권 인구분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맞다. 그러나 이 전제는 사람들이 국회나 청와대 옆에서 살고 싶어서 서울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가 확인돼야 한다. 수도권에 사람이 몰려드는 것은 많은 양질의 일자리와 우수한 교육기관 때문이다. 풍부한 문화예술 기회가 있다는 점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국회와 청와대 이전은 당장 불붙은 서울의 부동산 문제와 아무 관련이 없다.김태년 대표의 주장은 차기 대통령선거를 노린 포석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신행정수도 공약으로 선거에서 재미를 봤다”는 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했던 발언이다. 국회의장과 국무총리가 잇달아 ‘개헌론’에 불을 지핀 것도 마찬가지다. 쏟아지는 국민 원성을 돌리려는 정치전략과 다가오는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책략이다. ‘종합예술’이라고 불리는 게 정치의 특성인 만큼 권력의지를 바탕으로 정치이슈를 만들고 논란을 촉발하는 것 자체를 그르다고 할 까닭은 없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질병 위협에 생활고까지 겹쳐 삶이 당장 고달파진 국민을 보살피는 일에 더 집중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은 것이다.

2020-07-21

노인복지시설 재개… 감염병 예방 소홀함 없어야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된 노인복지관, 경로당, 노인교실 등 노인여가복지시설을 20일부터 운영을 허용함에 따라 시군별로 여건에 맞춰 복지시설 운영이 시작됐다.대구지역에서는 서구, 북구 등 일부지역에서는 이날부터 노인복지관과 경로당의 문을 열었다. 수성구, 달서구 등은 노인복지관만 개관했으며 나머지 구군은 프로그램 운영안을 마련한 뒤 부분적 개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내도 각 시군별로 형편에 맞게 운영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노인복지시설의 운영 재개에 따라 이 시설을 이용할 노인들이 가장 먼저 반색을 하고 있다. 5개월이나 되는 긴 시간동안 노인시설이 문을 닫음으로써 갈 곳이 없어 우왕좌왕했던 동네 어르신들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은 없다. 농어촌지역을 통해 노인시설 재개를 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된 데다 혹서기를 앞두고 무더위 쉼터 운영이 필요해진 것도 문을 열게 된 배경이다.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비교적 안정세다.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등 국민적 대응도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다. 지금 시기에 노인복지시설의 운영을 재개하는 것은 적당해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무한정 복지시설을 묶어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감염증에 취약한 다수의 노인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특징을 고려해 각별한 방역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유념해야 한다.당국은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책임 관리자를 두고 상시 감염 상황 등을 체크해 나가야 한다. 식사시간이나 운영시간을 제한하고 이용자가 많을 경우에는 분산하는 등 관리지침을 정해 철저히 지켜나가도록 해야 한다. 또 노인시설 이용자는 스스로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과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한 개인별 방역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 각자가 방역수칙 준수에 솔선수범해야 하는 것이다.코로나19는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에게 가장 치명적이다. 노인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어르신 스스로가 방역 관리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 대구와 경북은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곳이자 K방역의 중심지다. 노인복지시설이 운영에 들어가면서 우려되는 방역 문제에도 가장 모범적으로 이뤄지는 도시가 돼야 할 것이다.

2020-07-21

미심쩍은 행태 거듭하는 국가보훈처 ‘왜 이러나’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19일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추모사 내내 ‘박사’로만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처장은 이 전 대통령을 소개할 적에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라고 소개한 부분이 전부였고 시종일관 ‘박사’라는 표현만을 사용했다. 초대 대통령인 이 전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현 정부의 의지가 투영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이날 추모식엔 여당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조화만을 보냈다. 논란이 일자 보훈처는 “통상적으로 박사와 대통령 모두 이 전 대통령을 칭하는 맞는 표현이기 때문에 박사·대통령 호칭을 함께 사용했다”며 “향후 박사와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데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국가보훈처가 미심쩍은 행태를 보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현충일 추념식에 서해해전과 연평도 포격 도발 유가족·생존자를 초청대상자에서 제외했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뒤집는 해프닝을 벌였다. 6·25 70주년 기념행사에서도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싣고 온 비행기를 바꾼 일로 “쇼를 위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의 유해가 이리저리 옮겨졌다”는 비난을 샀다.‘민족상잔의 비극 6·25 전쟁’ 홍보물에 독일 나치군의 철모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쓴 것도 논란거리다. 보훈처는 그물망을 씌운 국군 철모 사진으로 급히 교체한 새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잘못된 이미지를 사용한 포스터가 돌아다니고 있다”, “해명이나 사과 없이 슬그머니 이미지를 교체하면 다냐”는 등의 날 선 지적이 나왔다.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분명히 존재했다. 정권의 이념에 맞춰서 역사를 새롭게 판별해 예우하는 것은 보훈처의 몫이 아니다. 정부 부처가 역사 속에 엄존하는 대통령을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은 협애한 가치판단으로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인정하지 않는 패륜적 행태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건듯하면 일 저지르고서 사과·해명하고 넘어가는 보훈처의 행태는 ‘치고 빠지는’ 얄미운 정치행태와 똑 닮았다.

2020-07-20

대구·경북 신공항 물거품 만들 수는 없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무산을 막기 위한 지역사회의 총력전이 본격 시작됐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일 대구시청에서 신공항 관련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신공항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후 두 단체장은 군위군에 대한 현장 설득에도 나섰다.이보다 앞선 19일 이 지사는 도청에서 비상간부회의를 열고 “군위 소보 신청이 없으면 사실상 사업이 무산되는 만큼 공직자는 사즉생(死卽生)의 심정으로 임해 달라”고 했다.오는 31일까지 군위군의 공동후보지 중 한 곳인 소보면에 대한 신청이 없으면 4년간 공들여왔던 군공항(K-2) 이전사업은 사실상 무산된다는 절박함으로 지금 지역사회는 대구경북 신공항사업의 성사에 집중하고 있다. 국방부는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는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31일까지 공동후보지에 대해서 신청을 유예해 놓고 있다. 이는 국방부가 최종 시한을 사실상 못 박은 것이라 열흘 안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신공항 사업은 무산된다고 보아야 한다.제3후보지가 거론된다고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할 절박함 속에 시간적 손실이 너무 크다.지난 17일 대구시의회 장상수 의장과 일행이 의장 취임 후 첫걸음으로 김영만 군위군수를 만나 대구경북 상생을 위한 결단을 요구했다. ‘경북 범도민 추진위’도 군위군에 사무실을 내고 군민 설득에 나섰다. 경북도내 시장군수협의회서도 최근 신공항 조속 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신공항 합의를 여망하는 기관단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홍준표 국회의원(대구 수성을)도 자신의 SNS에서 “신공항은 대구경북 100년의 미래가 걸린 역대급 사업”이라며 “군위군수의 대승적 양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의원도 “대구경북통합은 ‘엔진’ 신공항은 ‘액설러레이터’”라고 했다.만약 신공항 사업이 무산된다면 이로 인한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세질 것이 뻔하다. 지역사회의 합의를 이끌지 못한 단체장에 대한 비판과 책임 문제가 떠오를 것이다.무엇보다 신공항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지역사회가 바라봤던 희망의 빛이 사라진 데 대한 상실감은 지역사회의 역동성까지도 흔들게 될 것이다.

2020-07-20

천박한 확증편향… 나라를 쪼개고 있다

한국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미국의 전현직 고위당국자들이 화상세미나로 고인이 된 백선엽 장군을 추모했다. 국가보훈처는 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안장자 정보에 백 장군을 ‘국가기관에 의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됐다’로 등재했다. 백 장군의 삶을 도무지 입체적으로 평가하고 긍정적인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속물적 진영논리와 확증편향이 나라를 갈기갈기 찢어발기고 있는 형국이다.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장만한 추모세미나에서 마크 내퍼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그(백선엽 장군)는 한국의 최고, 한미동맹의 최고를 상징했다”고 평가했다. 백 장군을 ‘친일인사’로 비판하는 쪽에서는 ‘간도특설대’ 경력을 넘어서 과거 사학비리 연루·아들과 강남빌딩 소송전까지 소환하면서 고인을 깎아내리고 있다. 박경석 예비역 준장은 “낙동강 전선이 240㎞를 지킨 건 8개 사단이었으니 백선엽은 그 중 8분의1의 역할을 한 것”이라며 공을 평가절하하고 있다.백 장군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그가 ‘간도특설대’에 부임한 1943년에는 만주 독립군 모두 러시아나 중국 내륙으로 이동해 없었다는 상황을 부각한다. 백 장군 역시 “독립군은 구경도 못 했다”고 증언했었다. 이 증언에는 귀를 막은 채 ‘독립군 토벌’이란 오명만 덧씌우려 한다는 것이다.김원웅 광복회장이 “(백 장군이) 한국전쟁을 전후해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며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을 본국으로 소환해 달라는 서한을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일은 어이가 없다. 노영희 변호사가 방송에서 “백선엽, 우리 민족 북(한)에 총을 쏴 이긴 공로로 현충원에 묻히느냐”고 한 말은 아적(我敵)을 헛갈린 망언이다.여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일이 문제가 되자 자살한 것으로 정리되고 있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서울특별시장(葬)을 치르자고 욱대겨서 시민 조문까지 받게 했던 민주당의 이중적인 태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균형 잡힌 시각으로 공과를 평가해 바르게 판단하지 못하게 만드는 그악한 확증편향이 국격을 떨어뜨리고 온 국민을 자꾸만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2020-07-19

코로나 막는 마스크 착용, 실천이 방역성패 가른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국내로 유입된 지 6개월이 지났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 때 우리지역은 거의 아수라장처럼 변했다. 그러나 지역의료진과 시민들의 헌신적 노력 덕분으로 지금은 확진자 발생이 거의 없을 만큼 안정적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금 전 세계는 여전히 하루 20만 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대유행의 길목에 서 있다. 미국과 브라질, 인도의 경우 누적 확진자수가 300만, 200만, 100만 명을 각각 넘어선 실정이다. 국내서도 대유행은 아니지만 집단감염의 여파로 수도권과 광주, 대전에서 산발적 환자발생이 이어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올 가을 2차 대유행의 우려가 있다는 의료계의 경고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기온이 내려가고 건조해지는 가을철이 되면 바이러스는 더 오래 생존하고 번식하기 쉬워진다. 특히 독감까지 함께 유행할 경우 구분이 어려워 사태가 더 악화되면서 의료계의 방역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한다.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유행의 끝이 언제인지 알 수 없어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5배나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인용,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코로나19 감염률을 85% 정도 감소시켜 준다”고도 했다. 그는 경기도의 한 교회에서 확진자 모녀가 세 차례 예배에 참석했지만 전 교인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덕분에 전체 교인 9천여 명 중 추가 감염자가 생기지 않았다는 사례도 발표했다.광주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일행 3명과 함께 한 시간 이상 같은 승용차를 타고 이동했지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는 바람에 추가 감염자가 없었다고 한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는 모범적 사례다. 코로나19는 백신 개발이나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는 지금과 같은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예방수단이다.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는데 결정적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모두 잘 인식하고 이를 지켜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20-07-19

故 박원순 성범죄, ‘진실 매장’ 음모 시작됐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가 끝나자마자 숱한 의혹들이 폭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뒤늦게 당 대표가 ‘통절(痛切)’이라는 수식어까지 동원해 사과했지만, 국민이 원하는 진상규명에는 발을 뺐다. 민주당 여성의원들도 뒤늦은 입장문에서 ‘서울시 차원의 진상조사’라는 맥빠진 주문만 내놨다. 미적거리는 경찰 수사를 비롯해 항간에는 박원순 성범죄에 대한 ‘진실 매장’ 음모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무성하다. 초미의 관심사는 박 시장에게 누가 피해자의 고소 사실을 누설했느냐는 부분이다. 성범죄의 경우 피고소인의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 고소인 성명까지도 익명으로 처리할 정도로 보안이 필수다. 그런데 모든 정황으로 보아서 박 시장은 고소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서 마지막 선택을 했을 개연성이 높다. 누설자가 경찰인지, 청와대인지, 또는 정치권 등 제3의 인사인지는 반드시 밝혀내야 할 숙제다.민주당과 서울시청, 여당 정치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쓰고 있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에 대한 의혹도 불이 붙었다. 공개사과를 한 이해찬 대표가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을 썼고, 민주당 여성의원들도 같은 말을 사용했다. 특히 서울시 대변인 역시 ‘피해 호소직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야당으로부터 공격대상이 됐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집단 창작’이라며 ‘우아한 2차 가해’라고 통박했다.피해자에 대한 진보 인사들의 노골적인 ‘2차 가해’도 심각하다. 민주당 현직 의원의 “상징조작”이라는 막말, 라디오 진행자의 “미투는 숨어서 하는 것 아니다”라는 험담, 현직 여검사의 ‘성추행 자수’ 장난질에 이르기까지 고약하기 짝이 없다. 박 시장의 성범죄를 방조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서울시가 나서서 ‘민관합동 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셀프조사’를 발표하는 건 악랄한 차단막이다. ‘2차 가해’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서울시 공무원 전원에게 내린 수사 비협조 함구령에 불과하다. 성범죄 고소 사실 누설 혐의 선상에 있는 경찰도 조사자격이 없다. 검찰을 비롯해 보다 공정성·독립성이 담보된 기관 조직에서 조사해야 한다. 박원순 성범죄 ‘진실 매장’ 음모는 분쇄돼야 한다.

2020-07-16

수도권 주택 확대로 지역균형발전은 묵살하나

정부가 22번의 주택안정정책을 펼치고도 수도권의 집값을 잡지 못하자 이번에는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펼치겠다고 한다.정부와 여당은 지난 15일 7·10 부동산 대책 후속점검 회의를 열고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주택공급 확대정책을 펼치는데 합의를 모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 32만 가구를 포함해 77만 가구를 수도권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특히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 서울지역 그린벨트 해제까지 언급하는 등 대량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보였다.주택가격 안정을 위해선 주택공급 확대는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르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주택공급 중심으로 펼쳐지다 보면 자칫하면 지방의 투자 수요까지 수도권에 몰려 지방의 경제가 더 피폐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서울지역 집값이 치솟자 서울과 수도권지역 투자를 노리는 지역 투기자금이 적지 않은 상태다.수도권지역의 주택공급 확대가 나약한 지방의 경제력을 갉아먹는 결과로 나타날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금 지방은 지속적인 청년인구의 유출과 노화로 소멸대상 지역이 늘어난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구호에만 그치고 있어 지역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정책이 없는 한 지방의 인구유출은 지속될 전망이다.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10년 간 대구를 떠난 인구가 15만 명을 넘어섰다. 그 중 20대 청년층 인구가 절반을 넘는 52%에 달했다. 수도권보다 낮은 임금과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주원인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지역경제가 더 나빠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돼 가고 있다.경북도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청년의 80%가 일자리 감소와 창업의 어려움 등 경제적 문제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한다. 문제는 정부의 눈에는 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지역의 시각에서 보면 중앙정부는 지방의 경제야 쪼그라들든 말든 수도권에 대규모 주택을 지어 보겠다는 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하겠다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 중심이 옮겨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만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을 잡을 수는 없다.

2020-07-16

독도, 한국의 ‘실효적 지배 강화’ 시급해졌다

일본 정부가 올해 발간한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영유권 억지 주장을 폈다. 올해로 16년째 되풀이된 치졸한 도발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다. 일본은 해마다 도발하고, 우리는 해마다 일본공사 불러놓고 사진 찍는 일의 반복이다. 언제까지 이 재미없는 연례행사를 봐줘야 하나.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독도에 대한 우리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해 일본의 흑심을 깨부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일본은 올해 백서에서 자국 주변의 안보 환경에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일본식 표현)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억지 주장을 반복했다. 이 백서를 작성한 일본 방위성은 여러 지도에서 독도를 없애고 버젓이 다케시마를 넣었다. 백서의 국가 간 방위협력에서는 한국의 기술(記述) 순서를 호주·인도·아세안 뒤로 밀어냈다.일본이 방위백서에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의 자국 영유권을 명기하는 도발을 시작한 것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시절인 2005년부터다. 그때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공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보도자료 하나 내고는 지나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분쟁 지역화’ 흉계를 의식한 물러터진 대응이 오히려 치명적일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최근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소개하거나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분류하는 나라까지 생겼다. 독도는 지정학·국제법·역사적으로 우리 영토라는 사실을 각국 지명위원회 등에 끈기 있게 홍보해야 한다.지금 시점에 우리가 과감하게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해양경찰의 소수 경비대만 배치해 놓을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숱하게 나왔던 아이디어를 토대로 해양 연구시설이나 특별 관광시설 등을 구축해 명실공히 우리의 땅임을 세계에 알릴 때가 됐다.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려면 ‘우리 땅’처럼 써야 하지 않는가. 분쟁지역이 되면 불리할 것이라는 예단에 발이 묶여 우물쭈물 아무것도 못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2020-07-15

내달 문 열 포항 하늘길 이번에는 지키자

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 중 잠시 운항한 것을 마지막으로 운휴에 들어갔던 포항공항이 빠르면 다음 달 중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 하늘길 재개를 위한 지자체와 항공사간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8월 중 포항-김포와 포항-제주 2개 노선의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현재 협의가 진행 중인 항공사는 대한항공 자매회사이자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로 알려졌다. 구체적 협의가 진행 중에 있으나 운행횟수는 확정을 지었다고 한다. 포항-김포 하루 1왕복 2편, 포항-제주 노선은 하루 2왕복 4편이다. 포항을 거점으로 한 민간항공기 운항은 포항시의 역점사업 중 하나다. 영일만항 개항과 KTX 포항역 통과와 함께 하늘길까지 열린다면 포항시는 명실공히 사통팔달하는 환동해 중심도시로서 성장을 꿈꿀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포항시와 경북도는 포항거점의 항공사 유치를 위해 그간 숱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역거점의 에어포항이 출범해 2017년 시험운항을 거쳐 2018년 대망의 첫 취항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항공수요의 부족 등 지방항공사로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산소재 베스트에어라인에 넘어갔으나 이마저 성공하지 못했다.이번 포항의 하늘길 개항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제선 수요가 급감한 저가 항공사가 국내선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지역항공사 설립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저가항공사를 통한 하늘길이 열린다면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포항공항 활성화는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특히 동해안지역 100만 주민의 편의 도모는 물론 경주와 동해안 일대의 관광산업을 진작할 계기가 된다. 코로나 사태로 찾아온 포항공항 활성화 기회를 잘 활용하는 전략이 있어야겠다. 울릉공항이 공사에 들어가면서 포항공항의 활용도는 얼마든지 더 늘어날 수 있다. 포항을 거점으로 인천, 여수 등 전국 곳곳이 항로가 될 수 있는 장래성도 있다.향후 도시경쟁력은 도시의 물류기능과 접근성이 얼마나 잘 확보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 포항은 도내 유일의 항만을 소유하고 있는 도시인데다 하늘길까지 열 수 있다면 이게 바로 금상첨화다.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2020-07-15

신공항 이전, 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경북도가 대구경북 신공항 이전지를 둘러싼 군위군 주장에 대한 반박자료를 냈다. 신공항 이전에 발목을 잡고 있는 군위군에 대한 일종의 압박카드라 할 수 있다. 경북도는 반박 자료에서 총 13개 항목에 걸쳐 군위군의 주장을 문답형식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자료에서 도는 공동후보지를 처음부터 반대했다는 군위군의 주장을 논박했다. 그 근거로 2018년 1월 19일 작성한 합의문 안에 예비이전지 두 곳 모두 이전후보지로 선정해 줄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고 자료와 함께 공개했다.또 군위 군민 74%가 반대하는 소보에 대해 신청이 불가하다는 군위군의 입장도 반박했다. “주민투표 결과가 곧 유치신청의 의미”라 했다. 그밖에도 군위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며 군위군의 단독후보지 주장을 반박하는 등 강력한 메시지를 냈다.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은 누가 보더라도 그 과정에서의 정당성은 공동후보지에 있다. 군위군과 의성군이 공동으로 주민투표를 마친 상태에서 이제와 반대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군위군이 국방부를 상대로 단독후보지 부적합 판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승산이 낮고 이기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경북도의 생각이 옳은 것이다.군위군이 끝까지 단독후보지인 군위 우보를 고집한다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은 원점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군위군이 주장하는 단독후보지는 더 이상 논의 대상도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제시된 각종 인센티브 기회마저 놓쳐 군위군은 소탐대실의 결과를 안을지 모른다.벌써 군위군의 일방적 주장을 “몽니”니 “억지”라고 하는 여론이 나온다. 지난 3일 국방부는 군공항(K-2) 이전선정위원회에서 군위 우보를 탈락시키고 공동후보지인 군위소보·의성비안은 지역사회의 합의를 전제로 31일까지 유예 조치를 했다. 불과 열흘이면 신공항 문제는 가부가 결판이 나게 된다. 지역사회의 결단이 더욱 다급해지고 있다. 옳다 그르다는 공방만 주고받고 있을 시간이 없다. 군위와 의성의 대타협이 있거나 아니면 대구시와 경북도가 합당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 수차례 언급했지만 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매우 엄중한 결정이다. 지역 소이기주의에 때문에 대의를 그르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2020-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