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을 알리는 피아노의 선율이 대구 달성군에서 울려퍼진다.‘2019 달성 100대 피아노’가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달성군 사문진에서 개최된다.8년째 맞는 이번 축제는 다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블록버스터 공연의 새로운 경지를 선사한다.예술감독은 2012년~2016년까지 총 5번의 100대 피아노와 함께 해 온 임동창씨가 맡는다. 임 감독은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평의 100대 피아노의 향연을 펼친다.지휘봉은 ‘2018 달성 100대 피아노’의 총 연출을 맡았던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잡는다. 품격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킨다.감성 보컬 가수 백지영씨와 7080의 우상 쎄시봉(송창식, 조영남, 김세환)도 출연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예정이다.□ 달성 100대 피아노의 역사2012년 ‘달성 100대 피아노’는 달성군 개청 100주년을 앞두고 대구 사문진으로 한국 최초의 피아노가 유입된 것에 착안해 처음 개최됐다. 이후 달성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 잡은 이 축제는 해를 거듭하며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지역적 사회적 특성과 문화적 기획력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첫 축제 당시 8천명이던 관람객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2017년 5만명, 2018년 6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그간 본 공연에 참여한 아티스트만 해도 1천명이 넘는다.이러한 축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 최초 피아노가 유입된 장소라는 역사적 사실에 피아노 공연이라는 옷을 입힘으로써 문화향유를 갈망하는 주민 욕구에 부응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달성 100대 피아노’는 지역의 특색을 결정짓는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또 달성을 넘어 시민들이 사랑하는 대구의 문화자산으로도 입지를 확고히 다져왔다.2017년 10월 유네스코 음악창의 도시로 선정된 대구광역시는 음악을 매개로 한 문화교류와 창의산업·관광 등 다양한 갈래로 국제 문화도시로의 발돋움을 하는 시점에서 ‘달성 100대 피아노’는 중요한 음악적 자원으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는 역량과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축제의 성장달성문화재단은 지난 8년간 다양한 시도로 ‘달성 100대 피아노’를 성장시켜 왔다. 이탈리아 ‘피아노 시티 밀라노’와 MOU를 체결한 뒤 연주자를 초청한 바 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소프라노 신영옥, 피아니스트 이루마, 유키 구라모토 등 수준 높은 아티스트들도 초청해 지역주민들의 목마른 문화 갈증을 해소시켰다. 지역민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들의 성원 속 기부도 이어졌다. 지난해 달성군 가창면의 한 교회 목사가 130년 전 사문진나루터를 통해 대구로 들어온 피아노를 달성군에 기부했다.당시 국내에 들어온 피아노는 미국산과 유럽산으로 구분되는데, 미국에서 들어온 피아노는 낙동강 사문진나루터를 통해 들여왔다고 전해졌다. 피아노를 기부한 배진형 목사는 “사문진을 통해 들어온 피아노의 역사성을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이 피아노는 지역 피아노의 역사성을 보여주며 군민들의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피아노는 달성군청 2층에 전시돼 있다.□ 달성 문화의식·주체성 이끌다대구시와 달성군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 잡은 ‘달성 100대 피아노 콘서트’는 비단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탄탄대로의 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지난해 사업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예산도 확보하지 못해 공연 개최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수차례의 추경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지역 대표 공연의 연속성을 깨뜨려선 안된다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지역민들은 ‘달성 100대 피아노 콘서트’ 개최를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금에 동참했고, 개인 뿐 아니라 지역의 기업들도 함께했다. 이들의 열정에 감동한 군의회가 힘을 보탰다. 그래서 ‘달성 100대 피아노 콘서트’는 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 지역민들의 문화의식과 주체성이 눈여겨 볼 만하다.□ 올해 공연의 주안점6번째 예술감독을 맡은 임동창씨는 어느 해보다 100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임씨는 100대 피아노의 웅장하고 장엄한 선율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 세계 유일의 블록버스터 피아노 축제인 ‘달성 100대 피아노’의 확고한 정체성을 선포한다.또 특별기획으로 ‘2019 달성 100대 피아노’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한다. 이들은 피아노·판소리·보컬(가요, 성악 등) 분야의 아티스트들이다. 이들은 예년과 차별된 프로그램을 주도한다. 이들에게는 예술적 에너지를 증폭시킬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첫 날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박종훈씨가 지휘 한다.사회는 배우 김태우가 맡아 관객과 친근한 소통으로 음악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다. 21세기형 클래식 뮤지션이라 불리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피아니스트 지용, 색소폰으로 영혼을 만지는 뮤지션 소울 마에스트로 대니정, 파워풀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무대를 휘어잡는 뮤지컬 배우 홍지민, 국내 최정상 피아니스트 김영호, 김재원, 유영욱, 윤철희로 구성된 피아노 앙상블과 지역의 대표 소프라노 이윤경이 출연해 풍성하고 품격 높은 무대를 펼친다. 이 밖에 첼리스트 예슬과 아코디어니스트 임슬기가 출현해 피아노와 어울리는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둘째 날에는 임동창 예술감독이 획기적인 연출을 선사한다. 먼저, 100인 피아니스트의 웅장함에 100인 설장구와의 협업을 더해 장대한 선율을 배가시켜 관객의 이목을 집중 시킨다. 올해의 새로운 시도인 협연자 12인(피아노, 판소리, 성악)이 주축 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 이들과 100대의 피아노가 함께하는 무대를 만든다.김문오 달성군수는 “올해의 100대 피아노 향연은 기대해도 좋다. 군민은 물론 대구시민들이 사문진나루터를 찾아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져 보기를 권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평소 힘든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힐링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19-09-22
오래 전 한 시인은 “길은 길 위에서 끝이 없다”고 썼다. 문인다운 표현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 모두가 시인이 될 수는 없는 법. 다소 어렵고 추상적인 이 문장을 유쾌하고 즐겁게 이해하기 위해 붉은 단풍 물든 아름다운 ‘길’을 직접 걸어보면 어떨까? 달콤한 참외의 생산지로 유명한 성주군엔 가을을 만끽하며 유유자적 산책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길’이 적지 않다. 역사의 향기가 깃든 길에서부터 향긋한 꽃차가 유혹하는 길, 여기에 등산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길까지.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라면 물론 좋고, 혼자 떠나도 외롭지 않을 여덟 갈래 ‘성주의 길’을 아래 소개한다.◇정견모주길에선 향긋한 꽃차 한 잔을가야산신 ‘정견모주(正見母主·가야의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길’은 국립공원 가야산 속에 ‘조용히 숨어있는 진주’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어릴 적 읽었던 신화에서 만난 신비로움을 간직한 길과 무척이나 닮았다. 서늘하고 쾌적한 그늘이 한참 계속되는 숲길에서 느끼는 청량함이 좋고,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역시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달래준다. 생명의 기운이 넘실대는 길을 따라 숲속 곳곳에 위치한 정자와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기는 가족과 연인들이 적지 않았다.바로 옆에 자리한 야생화식물원에는 짚라인 등 아이들이 환호성을 내지를 놀이시설이 완비돼 있어 언제나 환한 웃음꽃이 핀다. 소규모지만 아기자기한 만물상과 조그만 꽃길은 식물원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여기서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아버지는 야생화로 만든 꽃차 한잔을 즐겨도 좋을 듯하다. 향긋한 차의 향기는 고단한 일상을 살아온 이들에게 주어지는 또 다른 선물이다.◇ 성밖숲과 별고을길에선 눈과 귀가 모두 행복성밖숲은 가족 모두가 함께 성주를 찾은 이들에게 조용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역사 속 이야기를 들려주는 공간이다. 여기에선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별고을길 탐방단’이 성주 여행을 떠난다.이들은 성주에 관한 전문적 역사 지식을 갖춘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성주군의 주요 사적지를 돌아보며 ‘숨겨진 보물’이 가득한 별고을길을 여행하게 된다. 성밖숲에서 출발해 읍내에 있는 쌍충사적비, 성산관, 심산기념관, 봉산재, 독산 등을 지나며 역사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부모와 아이들 모두에게 의미가 적지 않을 것 같다.오순도순 모여 앉아 점심을 먹은 후에는 참가자들을 기다리는 ‘성밖숲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여기선 맨발 걷기와 그림 그리기 등의 활동이 진행된다. 이후 이어지는 ‘숲속 힐링 음악회’는 2시간 동안 여행자들을 치유의 시간으로 이끈다. 음악회에선 클래식, 통기타, 퓨전 국악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연주된다. 이른바 ‘눈과 귀가 모두 행복한 문화행사’다. 음악회는 21일과 28일, 오는 10월엔 12일과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역사의 향기를 따라 세종대왕자태실과 감응사로성주군 생명문화공원 주차장에서 세종대왕자태실문화관으로 들어서면 실감나는 조선시대 역사 스토리가 전개된다.이곳에선 배아 모양으로 만든 조선 왕조의 태실 모형과 만날 수 있다. 태실의 수호 사찰인 선석사에 올라 태봉을 바라본 후 태실로 향하면 ‘모든 생명은 우주처럼 소중한 것’이란 세상사 진리와 새삼 마주치게 된다. 세종대왕자태실에선 세종대왕의 열여덟 왕자와 더불어 세종의 원손인 단종의 태실도 확인할 수 있다.한개마을은 한국을 대표하는 7개 민속마을 중 하나다.물론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에 숨겨진 보석은 바로 ‘감응사 산책길’. 전통 한옥과 토담은 푸른 하늘이 높아지고 산의 나무가 붉은 옷으로 갈아입는 가을에 특히 아름다움을 빛낸다. 그렇기에 적지 않은 사진작가들이 이 계절을 기다려 감응사를 찾는다. 마을 북쪽 전망대에서 절로 향하는 산길은 여행자들의 감탄사를 부른다. 아직은 덜 알려져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도 이 길의 장점이다.성주군청 관계자는 “조용함 속에서 치유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가을의 감응사 산책길이 최고”라며 엄지를 세운다. 이와 더불어 수많은 학자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영취산 아래 한개마을도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지친 다리를 쉬며 마시는 감응사 옥류정의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는 성주 여행이 주는 반가운 선물 중 하나다.◇ 회연서원과 청천서원,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걸었던 길성주는 조선 선조 때의 대학자 2명을 배출한 고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양강(兩岡) 선생’으로도 불리는 두 사람은 동강(東岡) 김우옹과 한강(寒岡) 정구. 동강의 경우엔 대가면 칠봉리 청천서원에 배향(配享·학식과 인품이 높은 사람을 기려 서원에 모시는 것)됐고, 한강 정구는 수륜면 수륜리 회연서원이 배향하고 있다.회연서원 뒤쪽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올라가면 대가천 맑은 물과 함께 기암괴석과 수백 년을 살아온 나무들이 기가 막힌 경치를 그려낸다. ‘무흘구곡 제1곡’으로 불리는 봉비암이 대표적이다.봉비암에선 반대편 ‘무흘구곡 제2곡’인 한강대가 내려다 보인다. 서원에서 한강대로 뻗어난 하천의 양 옆에는 ‘선비의 꽃’으로 불리는 매화가 심어져 경관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체력이 약한 사람이라도 수성리 중매댁을 들러 돌아오는 코스는 걷기에 힘들지 않다. 대가천의 물소리와 소슬한 바람 소리가 가을이 바로 곁에 왔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이곳을 다녀온 관광객들은 “풍경과 역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선현들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선 오는 10월 5일부터 ‘황금들녘 가야산 메뚜기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독용산성에서 일출을 보고, 가야산 선비산수길로성주 독용산은 소백산맥의 주봉인 수도산 줄기에 위치했다. 해발 955m의 정상부에는 독용산성이 들어서 있다. 이는 가야시대의 토성으로 둘레가 7.7㎞. 영남지역 산성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지만 아름다운 산세와 완만한 등산길을 갖춘 독용산은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관광지다. 자동차나 자전거로 산 중턱까지 갈 수 있어 전문 등산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자들이 좋아할 듯하다.독용산성 자연휴양림은 해가 뜨기 전 걸어봐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웅장하게 복원된 아치형 동문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낭만과 희망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 다녀온 이들이 전하는 평가. 아쉽게도 숙박 시설은 보수 공사로 인해 12월이 돼야 다시 열린다.걷기에 어렵지 않고, 넉넉하고 미려한 풍경을 눈에 담으려는 사람들에겐 ‘가야산 선비산수길’(1코스 성주호둘레길 23.9㎞·2코스 가야산에움길 11.3㎞)을 권한다.1코스는 데크 로드와 호수 위를 지나는 길이다. 아라월드에서 전망대로 올라가 성주호를 조망할 수 있기에 “장쾌한 호연지기를 온몸으로 발산하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린다”는 것이 성주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의 말. 죽전폭포를 거쳐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제2코스는 폭포의 맑고 시원한 물소리가 일품이라고 한다.◇ 만물상의 아름다움과 만날 수 있는 가야산 산행대회가야산은 ‘조선 8경’의 하나이자 ‘한국 12대 명산’ 중 한 곳이기도 하다.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색채를 보여주며, 신묘한 형태의 기암과 절벽이 하늘을 향해 솟아있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재론의 여지없는 ‘천혜의 자연환경’이기에 가야산 정상인 칠불봉(해발 1천433m)은 성주군의 자랑이다. 가야산 만물상은 정견모주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그곳 바위들이 1만 가지 형상을 이루고 있기에 ‘만물상’이라 불린다.2010년까지 대략 40년간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된 지역이라 원시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성주군은 “(북한) 금강산 만물상과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이에 더해 “천년고찰 심원사의 고요하고도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길을 걷다보면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동화되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바로 여기에서 오는 10월 26일 ‘가야산 산행대회’가 개최된다.앞서 언급한 성주의 ‘아름다운 길’과 그 길 위에서 진행될 각종 축제에 관한 궁금증이 있다면 성주군청 문화관광과(054-930-8372)로 문의하면 된다./전병휴·홍성식기자
2019-09-19
그악스럽던 2019년 여름이 물러가고 있다. 새벽녘 불어오는 바람에서 북쪽 벌판의 시원스러움이 느껴져 달력을 보니 어느새 9월 중순. 추석을 보낸 독자들은 결실의 계절을 대비하고 있을 터. 영천시 역시 찾아올 관광객과 여행자를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가을의 문턱. 한약 내음 가득한 한의마을, 아직도 호국의 함성이 선명한 영천전투 메모리얼파크, ‘꿈’의 메타포인 ‘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한 보현산천문대 등 영천 여행의 핫 플레이스를 돌아보았다.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 하고플 땐 한의마을다양한 약선음식·한방차 등 맛 봐전문의가 운영하는 한의원도 자리조용한 평일 오후. 영천시 화룡동으로 차를 몰았다. 깔끔하게 조성된 한옥 위 날렵한 검은 기와가 인상적인 동의참누리원 영천한의마을에 들어서니, 자연스레 시 한 편이 떠올랐다. 한의원 혹은, 한의사를 접할 때면 예외 없이 기억나는 백석(1912~1996)의 ‘고향’이다.나는 북관에 혼자 앓아누워서어느 아침 의원을 뵈이었다.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그러면 아무개 씨 고향이란다그러면 아무개 씨를 아느냐 한즉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쓴다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의원은 또다시 넌지시 웃고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손길이 따스하고 부드러워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젊은 시인이 타향에서 몸이 아파 한의원에 갔다. 거기서 긴 수염을 기르고 온화한 표정을 가진 한의사를 만났는데, 고향 어르신의 친구였다. 그의 위로와 진맥에 앓던 몸은 물론, 마음까지 편안해졌다는 내용을 담은 시. 영천한의마을과 썩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한방 약재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약선음식관, 다양한 한방차를 준비하고 있는 찻집, 연인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숙박이 가능한 한옥체험관을 갖춘 영천한의마을 안엔 전문의가 운영하는 한의원도 자리하고 있다.“이곳 건물들은 인간의 몸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순환과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오장육부를 모티프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한국 한의학의 발전 과정과 다양한 약초·약재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의기념관에선 한방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한의마을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 또한 대부분 ‘기(氣)의 순환’을 통해 인간의 몸을 보호한다는 주제로 제작된 것들이다.‘한방 테마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족욕 체험과 한방비누 만들기는 어른과 아이들 모두에게 인기다.6천원을 지불하면 컴퓨터와의 문답을 통해 자신의 체질을 파악할 수 있고, 체질에 따른 건강 상식도 알려준다. 이후 한약재가 들어간 따끈한 물에 발을 담그고 15분쯤 편안한 휴식을 만끽하게 된다. 어성초 등 한약재를 이용하는 한방비누 만들기 체험(1만원)에 참여한다면 자신이 직접 만든 비누 3개를 가져갈 수 있다.영천시는 1960년대부터 한약재의 집산지이자 유통 중심지로 이름이 높았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약재만도 500종에 가깝다. 이런 지역적 특수성에 착안해 매년 열리는 ‘영천한약축제’는 건강 문제에 민감한 현대인들의 관심을 모은다. 올해 축제는 27일부터 29일까지 한의마을에서 개최된다.‘행복한 가을 힐링’이란 슬로건 아래 펼쳐질 제17회 영천한약축제에선 한방명의 진료관, 사상체질 체험관, 한방뷰티 체험관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건강·치유 체험’과 함께 한약재 전시장, 야생화 전시관, 약초동산·약초터널도 만들어져 방문객들과 만난다. 행사장에선 각종 한약재와 영천 특산물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동의참누리원 영천한의마을 홈페이지 www.yc.go.kr/toursub/ycherb□ 영천한약축제 관련 문의: 054-339-7247보현산천문대반짝이는 별빛 아래 낭만을 찾아서동양서 가장 큰 1.8m 광학망원경해발 1천124m 산 정상에 설치기자의 몸무게는 약 85kg. 하지만 이건 지구에서 측정했을 때다. 달이나 태양에서 몸무게를 잰다면 얼마나 될까? 이 궁금증은 보현산천문대에 설치된 체중계 위에서 풀렸다.영천은 ‘별의 도시’다. “별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라는 보현산이 있고, 해발 1천124m 산 정상엔 동양에서 가장 큰 1.8m 광학망원경이 있다.영천시 화북면에 자리한 보현산 천문과학관은 드넓은 우주와 빛나는 별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을 위해 각종 천문과학 학습 시설을 마련했다.“어린이들이 무한한 우주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보며 다가올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것이 천문과학관 측의 바람이다. 이를 위해 ‘게임으로 배우는 우주 훈련’ ‘가상 태양계 행성 탐험’ ‘우주에서의 적응 방법’ 등 흥미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1박2일로 진행되는 ‘천문과학 캠프’도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시간이 넉넉한 여행자라면 천문과학관을 둘러본 후 보현산천문대로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산꼭대기가 지척인 곳까지 올라가면 주차장이 있다. 거기에 차를 세우고 20분쯤 쉬엄쉬엄 걸어가면 보현산천문대가 나온다. 산새의 울음소리만이 청아한 조용한 숲길은 아름답고 낭만적이다.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그저 그만일 듯했다. 평소엔 해가 진 이후 출입이 제한되지만, 매년 과학의 날(4월 21일)을 전후해서는 야간 공개행사가 열린다.마지막으로 재밌는 정보 하나. 지구에서 85kg인 사람이 달에 가면 몸무게가 13kg으로 줄어든다. 태양에 가면 기자의 몸무게가 놀랍게도 2천364kg이 된단다.□보현산 천문과학관 홈페이지 www.yc.go.kr/toursub/starsm/main.do영천전투 메모리얼파크생생한 한국전쟁 현장 속으로가상전투 체험장서 영상 감상야외선 서바이벌 게임도 즐겨영천시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벌어진 지역 중 하나다. 그해 9월 5일부터 13일까지 남과 북의 군인들은 영천 일대에서 향후 전개될 전쟁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그랬기에 이 전투를 ‘조국의 명운을 건 영천 대혈투’라고도 부른다.북한군은 영천 동북쪽 방향에서 공격을 해왔고, 국군은 이에 맞서 치열한 시가전을 벌였다. 만약 이 전투에서 밀렸다면 낙동강 동·서 보급로가 모두 차단되는 것은 물론, 남한의 마지막 방어선 전체가 흔들리게 됐을 것이다.이를 잘 알고 있던 국군 8사단은 부대원 전체가 목숨을 건 호국 의지를 다지며 영천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영천시 창구동에 들어선 ‘영천전투 메모리얼파크’는 한국전쟁의 전세를 극적으로 뒤집은 영천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한 영천이 ‘호국의 도시’임을 잊지 말자는 뜻도 담았다고 한다. 메모리얼파크는 전망타워와 전시관, 가상 전투 체험장 등으로 이뤄졌다. 2개 층으로 구성된 전시관에선 임진왜란 당시 영천 지역 의병들의 활약상과 일제강점기 의병 활동, 앞서 언급한 영천전투와 관련된 생생한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실 ‘1950, 영천 대혈투 속으로’에서는 대형 화면을 통해 상영되는 역동적인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다. 한국 현대사에 관심을 가진 10대 학생들이 특히 좋아하는 공간이다.시원스레 펼쳐진 야외에선 시가전과 고지전 전투에 참여해볼 수 있다. 20~30대 관광객들에게 인기인 ‘서바이벌 체험’이다. 이곳에선 페인트 총과 디지털 헬멧, 보호용 장갑을 착용한 사람들이 지휘통제소의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전투 체험’을 진행하고 있었다.영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타워를 통해 바깥으로 나가면 ‘영천지구 전적비’가 방문객을 맞는다. 그 앞에 서면 숭고한 자기희생을 통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젊은 군인들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천전투 메모리얼파크 홈페이지 www.yc.go.kr/memorial/main.web/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9-18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오는 10월 ‘문화로 여는 미래의 길(Culture, the key to our future)’을 주제로 신라문화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킬러콘텐츠를 대거 선보인다. (재)문화엑스포(이사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0월 11일부터 11월 24일까지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엑스포공원에서 ‘2019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한다.□ 특별한 역사·문화·체험 프로 인기전시, 체험, 공연, 영상 등 4개 분야에서 경주엑스포만의 특별한 역사·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전시 분야에서는 △경주타워 맨 위층 선덕홀에서 펼쳐지는 ‘신라천년, 미래천년(이머시브 스크린)’ △최첨단 미디어 아트인 ‘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아트) △솔거미술관 ‘문화로 여는 미래의 길展’이 대표적인 콘텐츠이다.체험 분야에서는 △전국 최초 맨발전용 둘레 길인 ‘비움 명상길’과 이곳에서 야간에 진행되는 숲속 어드벤처 프로그램 ‘신라를 담은 별’(루미나 나이트 워크)이 관광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공연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로봇팔(Robot Arm)과 3D 홀로그램을 공연에 도입해 최고의 판타지를 보여줄 ‘인피니티 플라잉(Infinity Flying)’ △국내외 예술단의 ‘공연 페스티벌’ △경주가 낳은 한국대표 문학가와 작사가를 처음으로 콜라보하는 ‘동리·목월·정귀문선생, 그리고 시와 노래’가 화려한 무대를 선사한다.영상 분야에서는 △관람객 누구나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포토와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실감 VR스튜디오’가 관광객을 기다린다.□ 전시회·공연 등 볼거리 풍성‘신라천년, 미래천년(이머시브 스크린)’ 전시는 경주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경주타워 전망대(선덕홀)의 전면유리를 활용한 신라체험 가상현실 콘텐츠이다. 관람객이 마치 8세기 융성한 서라벌로 시간 여행을 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아트)는 전시 미술에 최첨단 과학기술을 결합시켜 신기하고 환상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미술 전시이다. 경주의 대표적인 세계문화유산을 빛과 미디어아트로 체험하는 ‘오감만족’ 전시로 꾸며진다.‘경주의 핫플레이스’인 솔거미술관에서는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 주제인 ‘문화로 여는 미래의 길展’이 열린다. 한국화단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한반도 주요 비경과 공성환, 김상열, 안치홍, 오동훈 등 경북 출신 유명작가 4명이 참여해 시선을 끈다.야간에 빛을 따라 모험을 펼치는 ‘신라를 담은 별’(루미나 나이트 워크)은 경주타워 뒤편 ‘화랑숲’에 만들어진다. 전국 최초의 맨발전용 둘레 길인 ‘비움 명상길’에 황톳길과 조약돌길 등 경주 8색(적, 홍, 황, 녹, 청, 자, 금, 흑)을 주제로 코스가 조성된다.경주엑스포 상설 공연인 ‘플라잉’은 ‘인피니티 플라잉(Infinity Flying)’으로 진화해 컴백한다. 배우가 무대 위에서 날아다니던 플라잉 시스템을 객석까지 확장하고, 로봇팔과 3D 홀로그램은 배우의 퍼포먼스를 더욱 다채롭게 해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인다.국내외 저명한 공연단의 화려한 무대는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흥을 돋운다. 공연 페스티벌은 △경주엑스포 해외 개최국 공연단(베트남, 캄보디아) △경북도, 경주시 자매도시 공연단(인도네시아, 이집트, 중국) △지역 예술단 초청 공연 △탱고 페스티벌 등이 펼쳐진다.특히 경주 출신 시인, 소설가, 작사가가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동리·목월·정귀문선생, 그리고 시와 노래’가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주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정귀문 선생은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 배호의 ‘마지막 잎새’ 등 1천여곡을 작사한 우리나라 대중가요사의 거목이다. 노래는 유명 성악가들과 경주출신 가수 장보윤씨가 부른다.연계행사로는 경북국제식품박람회, 공예바자르, 경북예술제, 도자기 명인전, 세계시민으로 사는 경북인 2019 등이 열린다. 기존 상설 콘텐츠인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기념관, 새마을관, 쥬라기로드, 또봇 정크아트 뮤지엄, 에밀레 공연도 새 단장 해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전통 민속놀이와 목공예, 금속공예, 도자기공예 등 체험장도 마련된다.□ 올해 엑스포 의미와 특징1998년 처음 시작한 경주엑스포는 올해 10회째를 맞는다. 이번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기존의 ‘단기간 집중형 문화박람회’에서 벗어나 ‘연중 축제화’를 선포할 계획이다.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고, 시즌별로 차별화한 축제를 선보이며 방문객의 만족도와 재방문율을 높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10월 본격적인 엑스포를 앞두고 지난 5월 ‘봄축제-넌버벌 페스티벌’과 7~8월 ‘여름축제-핫 서머 버블 페스티벌’을 연계, 사전행사로 열어 엑스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류희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22년간 쌓아온 하드웨어와 올해 엑스포를 위해 개발한 지속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명실상부 종합문화테마파크를 구축한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달라진 점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경주타워 전망대(지상 82m, 선덕홀) 옥외공간은 ‘오아시스 정원’으로 꾸민다. 경주의 가장 높은 곳에 ‘스카이 워크’를 만들어 짜릿한 이색 추억을 선사한다.경주타워 전시실(지상 65m)은 전체를 ‘카페 선덕’으로 꾸민다. 경주 최고(最高) 높이에서 압도적인 뷰를 자랑하는 휴식공간으로 변한다.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경주엑스포공원을 순환 운행하는 전기자동차 ‘천마차’도 운영한다. 관람객들은 원하는 정거장에 내려 관람 후 다시 탈 수 있으며 가격도 낮췄다.(1인 2천원)□ 주목받는 킬러콘텐츠 Big4△신라천년 미래천년경주엑스포는 선덕여왕 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축물이었던 황룡사 9층 목탑을 형상화 해 2007년 경주타워를 만들었다. 준공 13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리모델링한다. 경주타워 지상 82m 높이에 위치한 ‘선덕홀’에는 ‘신라천년 미래천년’ 전시관이 들어선다. 동서남북 네 방향 전면 유리 위에서 30분에 한 번씩 4면 가득 스크린이 내려온다. 몰입형 입체영상인 ‘이머시브 스크린’이 관람객들에게 천 년 전 서라벌 속을 새처럼 날아다니고 왕처럼 거니는 듯 한 경이로운 감동을 전한다.△찬란한 빛의 신라‘찬란한 빛의 신라’는 눈부신 신라의 아름다움을 입체적인 ‘타임리스 미디어 아트’로 표현해 경주의 위상을 알리고 가치를 공감하는 전시관이다. 첨성대, 금관, 석굴암, 성덕대왕신종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들이 첨단기술로 되살아나 영원한 신라로 안내한다.△신라를 담은 별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루미나 나이트 워크’ 콘텐츠인 ‘신라를 담은 별’은 최첨단 디지털 아트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어트랙션이다. 경주엑스포는 경주타워 뒤편 화랑숲에 ‘전국 최초 맨발전용 둘레 길’인 ‘비움 명상길’을 조성중이다. 이곳에서는 밤이 되면 신라의 신화와 전설이 이끄는 황홀한 빛의 탐험이 시작된다.△인피니티 플라잉올해 ‘인피니티 플라잉(Infinity Flying)’은 무대에 3D홀로그램을 입혀 관람객들이 실제 공연의 배경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로봇팔(Robot Arm)이 배우를 매달아 상하, 좌우, 앞뒤, 360도 회전시킨다. 로봇팔과 배우가 펼치는 합은 화려한 연기의 극치를 보인다. 무대 위를 날아다니던 와이어 장치의 영역을 객석까지 확대시켜 관람객들의 ‘와우’ 포인트를 늘린다. 로봇팔과 3D 홀로그램 기술이 상설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최초이다.□ 기대효과그동안 경주엑스포는 △한국문화와 세계문화의 융합 △문화이벤트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 △국제교류를 통한 문화외교 △문화예술의 진흥 및 문화가치 확산 등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이러한 가치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 경북문화자원의 융·복합적 역량 강화로 경북 문화자산을 세계화하고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문화산업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경주엑스포 홈페이지 및 각종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예매권 판매에 들어갔다. 입장권은 대인 1만2천원, 소인 1만원이다. 엑스포 개최 하루 전인 10월10일까지 예매하면 대인 1만원, 소인 8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서원(書院)은 주자학의 이념을 배우는 조선 시대 사설 교육기관이다. 교회와 기독교, 사찰과 불교의 관계와 같다.서원은 지방의 공립학교인 향교처럼 과거 급제나 관료 양성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인격의 완성에 목적을 뒀다. 서원이 심신을 수양하기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이유다.서원에서는 지역의 유교 선현을 기리고 그들의 사상과 학문을 계승할 인재를 키웠다. 도서를 간행해 보관했고, 미풍양속을 장려하고 백성을 교화했다. 서원은 조선 정치·사회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다.우리나라 서원 9곳이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의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자,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는 것이 세계유산회원회가 서원을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올린 이유다. 특히 이 9곳은 인격 완성과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고민했던 유학자들의 사상이 구현된 곳이다.일본의 경제 침략, 북한의 도발, 미국의 압박,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 등 각종 위기에 직면한 시기, 선현의 참된 정신이 깃든 9곳의 서원 중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을 찾아가 봤다.◇ 추로지향의 성인을 찾아가는 길경북 안동은 ‘추로지향’(鄒魯之鄕)이라 불린다. 맹자의 출생지인 추(鄒)나라와 공자의 고향인 노(魯)나라에서 따온 말로, 바로 안동이 유학의 고향이란 뜻이다.안동은 조선 시대부터 지금까지 유교의 전통이 가장 잘 이어져 오는 곳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서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도산서원(陶山書院)과 가장 아름다운 병산서원(屛山書院) 등 두 곳이나 있다.도산면에는 토계(兎溪)란 이름의 작은 개울이 있다. 개울가 비탈에는 작은 건물 세 채가 복원돼 있는데 이 중 ‘溪上書堂’(계상서당)이란 현판이 걸린 초막은 퇴계 이황(1501∼1570)이 1546년 낙향해 머물며 제자들을 가르친 곳으로 알려졌다. 퇴계는 개울의 이름에서 따온 ‘퇴계’(退溪)로 호를 삼았다고 한다.퇴계는 계상서당이 비좁아 제자를 더는 받지 못하자 1560년 산 너머 낙동강 변에 서당을 짓고 살며 후학을 양성했다. 이 도산서당은 퇴계 사후 제자들이 세운 제향(祭享) 영역과 함께 도산서원을 이룬다.도산서원은 1575년 사액(賜額)서원이 됐다. 사액서원은 왕으로부터 편액(扁額), 서적, 토지, 노비 등을 받으며 그 권위를 인정받은 곳을 말한다.도산서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9개 서원 중 유일하게 제향자가 직접 짓고 생활한 곳이다.도산서원으로 향하는 길 한쪽에 ‘鄒魯之鄕’(추로지향)이 새겨진 비석이 놓여 있다. 공자의 77대 종손이 1981년 도산서원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오른편으로 초록빛 들녘을 배경으로 안동호로 유입하는 푸른 물줄기가 휘도는 풍광을 감상하며 조금 걷자 도산서원 앞으로 커다란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그늘을 짙게 드리운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강변 그늘에 강줄기를 향해 놓인 벤치에는 햇살과 더위를 피해 찾아든 방문객들이 시원스러운 풍경을 마주하며 여유를 즐긴다.벤치 양옆으론 절벽이 강을 향해 돌출해 있다. 동쪽은 천연대(天淵臺), 서쪽은 운영대(雲影臺)라고 부르는데, 천연대는 시경(詩經)의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뛰노네’[鳶飛戾天(연비려천) 魚躍于淵(어약우연)]에서, 운영대는 주자의 관서유감(觀書有感) 중 ‘빛과 구름 그림자 함께 돌고 돈다’[天光雲影共排徊(천광운영공배회)]라는 구절에서 인용했다.강 건너 둥그런 축대 위에는 시사단(試士壇)이란 이름의 비각이 하나 서 있다. 정조는 1792년 퇴계를 추모해 관원을 보내 제사를 지내게 하고, 송림에서 과거를 열었는데 응시자가 7천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 비각은 바로 이를 기념해 세운 것이다. 옛 건물과 비는 1974년 안동댐이 건설될 때 지상 10m 높이로 쌓아 올린 축대 위로 옮겨졌다.도산서원 입구 바로 옆에는 ‘冽井’(열정)이라 새겨진 우물이 있다. 세월의 떼가 덕지덕지한 우물은 도산서당 식수로 사용한 것으로, 아직도 맑은 물이 담겨 있다.열정은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퍼내듯 부단한 노력으로 심신을 수양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소박한 공간에 담긴 퇴계의 마음서원은 일반적으로 경사면에 들어선다. 전체적으로 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은 전저후고(前低後高)의 형태를 띤다. 또 제향 공간은 뒤쪽에, 강학 공간은 앞쪽에 배치된다(前學後廟).도산서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도산서원은 퇴계가 지은 서당 영역이 맨 앞쪽에 있고, 사후에 세워진 강학과 제향을 위한 건물이 뒤쪽에 배치돼 있다.정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서원의 중심 건물인 전교당(典敎堂, 보물 제210호)을 향해 계단이 곧게 이어진다. 정문 바로 오른쪽엔 도산서당이, 왼쪽엔 기숙사인 농운정사가 자리한다. 도산서당의 사립문은 유정문(幽貞門). 은둔하면서도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속뜻이 담겨 있다. 서당 마당에는 연꽃을 심은 작은 연못인 정우당(淨友塘)이 있다. 퇴계는 진흙탕에 살면서도 몸을 더럽히지 않는 연꽃을 꽃 중의 군자라고 했다.서당 건물은 3칸으로 검소하고 소박하다. 오른쪽에 대청인 암서헌(巖栖軒), 중앙에 침소인 완락재(玩樂齋), 맨 왼쪽에 부엌이 있다.하지만 3칸 집으로 보기는 어렵다. 완락재는 반 칸 정도 크고, 암서헌은 1칸 정도를 늘려 지붕까지 달았다. 공간의 쓰임새에 따라 크기를 달리 설계했기 때문이다.완락재는 퇴계의 침소이자 독서 공간이다. 한 사람이 겨우 몸을 누일 정도로 비좁다. 퇴계는 부엌 쪽으로 공간을 내어 서가를 마련하고 책 1천여 권을 놓아두었는데 서가 앞에서 잠을 자거나 서가를 등지고 앉는 것을 불경스럽게 생각했다고 한다.제자들이 거처하며 공부한 농운정사는 도산서당 건축 이듬해 세워졌다. 퇴계는 제자들이 공부에 열중하기를 권장하는 뜻에서 ‘工’(공) 자 모양으로 건축했다. 8칸 규모 건물은 정면에서 보면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풍전등화의 조선을 지킨 정치가도산서원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1시간 거리에는 서애 류성룡(1542∼1607)을 기리는 병산서원이 있다. ‘서원 건축의 백미’로 알려졌듯 건축 답사지로 유명하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건물이 하나도 없다. 이곳의 가치는 바로 자연환경과의 조화, 평범한 건물들이 이룬 공간과 구조에 있다.병산서원을 이해하려면 우선 류성룡을 알아야 한다. 서애는 경북 의성에 있는 외가에서 태어나 이곳 하회마을과 한양에서 성장했다.퇴계 문하에서 수학했는데, 퇴계는 “마치 빠른 수레가 길을 나선 듯해 매우 가상하다”고 평했다고 한다.서애는 25세에 관직을 시작해 임진왜란 때는 국난을 수습했다. 서애를 얘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이순신 장군이다. 1591년 좌의정이었던 서애는 종6품 정읍현감 이순신을 무려 7계단 높은 정3품 전라도좌수사에 천거했다. 그의 천거는 적중했다.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서애는 병조판서 겸 도체찰사로 전시 정국을 이끌었다. 왜군의 수급을 베어오면 노비를 면천했고, 대동법의 모태인 ‘작미법’(作米法)을 시행했으며, 속오군을 만들어 양반에게도 병역의무를 지웠다.전란이 끝난 후에는 하회마을에 은거하며 임진왜란의 원인과 전황을 기록한 ‘징비록’(懲毖錄)을 썼다. 지난 일을 경계해 후환을 삼가라는 뜻이다. 이렇듯 그는 뛰어난 정치인이자 학자였다.병산서원은 가파른 병산 절벽이 앞을 막고 낙동강 줄기가 휘도는 곳에 자리한다. 병산서원 정면에 서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마침 서원을 향해 열을 지어 선 배롱나무가 붉은 꽃망울을 터뜨려 화려함을 더한다.서애는 1572년 병산서원의 모체인 풍산읍의 풍악서당을 이곳으로 옮겨왔다. 풍악서당은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607년 재건됐다. 풍악 서당이 서원으로 바뀐 것은 1614년 서애의 위패를 모시면서부터다.◇ 숨 멎을 듯 아름다운 자태팔작지붕을 얹은 3칸 정문인 복례문(復禮門) 뒤로 만대루(晩對樓)의 기와지붕이 가로로 넓게 펼쳐져 있고, 그 뒤로 진초록의 화산 줄기가 너울거린다.복례는 논어의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에서 따온 것으로, 자기 자신을 이기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仁)이라는 뜻이다.복례문을 지나면 왼편으로 광영지(光影池)란 이름의 연못이 자리한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우주관에 따라 배롱나무 그늘이 드리운 네모난 연못 속에 둥근 섬을 조성했다. 섬에는 조그만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복례문 정면으로 계단 위에는 둥근 나무 기둥 18개를 세워 올린 만대루가 펼쳐져 있다. 나무 기둥은 휘어진 모습 그대로다. 커다란 돌을 받친 기둥도 보인다.만대는 당나라 시인 두보의 ‘백제성루’(白帝城樓) 중 ‘푸른 절벽은 오후 늦게 마주하기 좋으니’(翠屛宜晩對)란 구절에서 따왔다. 만대루 기둥 사이로 강학 영역이 들여다보인다.만대루는 휴식과 강학의 복합 공간이다. 기둥 사이를 빠져나와 만대루에 오르자 넓은 누각이 시원스럽다. 기둥과 난간을 제외하고 어떤 것도 주변 경치를 가로막지 않는다. 복례문 뒤편으로 낙동강 줄기가 유유히 지나고 그 뒤로 푸른 병산이 우뚝 솟아 있다. 두보의 시처럼 해 질 녘 풍광이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반대편으론 강학 영역이 정갈하게 내다보인다. 유생들은 이곳에 올라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피로를 풀었다고 한다. 만대루 한쪽에는 북이 걸려 있다. 서원의 금기인 여자, 사당패, 술이 반입됐을 때 울렸다고 한다.안동/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19-09-15
나이가 들수록 오늘이 어제 같고, 올해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일상에 묻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기억을 떠올리는데 사진만한 게 없다. 그날 옷은 뭘 입었고 머리 모양은 어땠는지, 사진은 빛바랜 추억에 숨을 불어 넣는다. 갈수록 ‘남는 건 사진뿐’이다. 계절은 돌고 돌아 어느덧 추석이 다가왔다. 해마다 명절은 찾아오지만, 작년과는 다른 올해 처음 맞이한 추석이다. 지난해 누구와 어디서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면 이번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사진 한 장 남겨보자.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만으로도 풍성한 한가위가 될 테니.특별한 장비도 기술도 필요없다. 막 찍어도 화보가 되는 ‘인생사진’을 건질만한 대구·경북지역 명소를 소개한다.□ 포항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영일만 한가운데 자리한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산과 바다 자연 그대로의 형형색색 경치가 빼어나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다. 베스트 포토존은 대형 정자의 전망쉼터. 탁 트인 영일만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고 포항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별다른 조명 없이도 사진을 돋보이게 하는 비결은 자연조명 덕분이다. ‘철의 도시’ 이미지와 어울리는 반짝이는 은빛 바다 물결이 반사판 역할을 한다. 카메라 셔터만 누르면 인생사진이 완성된다.공원은 꽤 넓은 편이다. 연오랑세오녀 설화가 담긴 벽화와 신라마을, 일월대, 연오랑뜰, 쌍거북바위 등 곳곳이 사진에 곁들일 볼거리로 가득하다.□ 경주 솔거미술관경주 솔거미술관에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자연을 배경 삼아 사진찍기 좋은 그림이 있다.‘움직이는 그림’이라 일컫는 이 작품은 전시실 한쪽 벽면의 일부를 틔워 사방을 사진틀처럼 막아 놓은 통유리창을 말한다.액자 프레임 속에는 아평지 연못을 중심으로 나무와 숲, 하늘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은 사진 배경이 펼쳐진다. 매일 달라지는 풍경 속에서 나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연휴 기간 추석 당일만 제외하고 관람 가능하다.□ 영덕 카페 ‘봄’영덕에도 ‘핫(hot)’한 포토존이 있다.해안가에 위치한 카페 ‘봄’은 에스프레소 샷보다 ‘인생샷’으로 더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아름다운 동해를 배경으로 착시 효과를 이용한 위트 있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파도를 품은 잔’이라는 테마로 만든 대형 커피잔 조형물을 활용해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듯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영천 별별미술마을이번 추석 남들과는 다르게 뻔하지 않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영천 별별미술마을로 떠나자.화산면 가상리 화산 1·2리, 화남면 귀호리 등 총 4개 마을로 이뤄진 별별미술마을은 지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마을 미술 행복프로젝트로 선정됐다.골목을 따라 회화, 조각 등 다양한 예술작품 40여점이 전시돼 있어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불린다.아기자기한 벽화를 배경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이색사진을 찍기에 제격이다.□ 군위 한밤마을·화본역‘내륙의 제주도’로 주목받는 군위 한밤마을은 아름다운 돌담을 배경으로 찍기 좋은 사진명소다. 수백년간 보존해 온 고택과 돌담이 한데 어우러져 예스러운 멋을 풍긴다.한번 다녀온 사람들은 반드시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꼽는다는 화본역도 빼놓을 수 없는 포토존이다.배우 김태리와 류준열이 주연을 맡아 빼어난 영상미로 호평을 받았던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촬영지로도 알려졌다.영화 속 배경으로 이미 검증된 곳이니 믿고 찍을 수 있는 사진명소다.□ 문경 에코랄라·오미자테마터널개성 담긴 유쾌한 사진을 찍기엔 문경이 딱이다.문경시는 지난 2018년 10월 문화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총 사업비 873억원을 들여 가족형 테마파크인 에코랄라를 조성했다. 문경석탄박물관과 가은오픈세트장, 에코타운, 자이언트 포레스트 등을 한 자리에 모으고 각종 전시실과 체험시설을 더했다.여기선 물이 흘러내리는 대형 수도꼭지 조형물을 활용해 사진을 찍는 것이 촬영팁. 익살스런 표정, 포즈는 과감할수록 촬영한 사진을 보는 재미가 커진다. 사진 속에 풍성한 색감을 담고 싶다면 문경 오미자테마터널이 안성맞춤이다. 폐철도를 문화체험 공간으로 활용해 오미자넝쿨, 별빛터널 등으로 꾸민 이곳은 카멜레온이 몸 색깔을 바꾸는 것처럼 주변 상황에 맞춰 소비공간으로 변신한 ‘카멜레존’이다.□ 대구 향촌동올해 추석에 최근 유행하는 복고풍인 레트로 감성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대구 향촌동으로 가보자. 6·25 이후 문인이나 예술인들이 주로 활동하던 곳으로 1970년대까지 대구의 중심지였다. 골목마다 근대문화 특색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당시 유행하던 다방이나 술집, 음악감상실 등 근대 건축물을 배경 삼아 셔터를 누르면 된다.추석 명절에 한복을 꺼내입으면 대구근대골목만큼 어울리는 곳도 없다. 동산선교사주택을 시작으로 3·1만세운동길, 계산성당, 이상화·서상돈 고택, 제일교회, 약령시, 진골목을 거쳐 종로까지 총 1.7km의 골목길을 걸으며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복고 감성을 사진 속에 담을 수 있다. 이번 추석에 찍은 사진이 내년엔 레트로가 된다.□ 경산 반곡지경산 반곡지에서는 누구나 셔터만 눌러도 ‘금손’이 될 수 있다.과거 농업용 저수지로 만들었는데 최고 수령 300년으로 추정되는 왕버들 고목이 저수지 둑 150m 구간에 심어져 있다. 이 버들 군락이 물가에 비쳐 마치 물속에 또 다른 버들이 있는 것 같은 데칼코마니 장관을 연출한다.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제2의 주산지’로 통하는 유명 포토존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선정되면서 찾아오는 발길이 늘었다./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19-09-10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일을 하기 위해 수업 자료로, 때로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는 친구를 대신 하기도 한다. 연휴가 긴 추석에 고향을 오가는 긴 시간에 동행할 친구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아 책 몇 권을 소개해 볼까 한다. 운전하는 남편을 위해 시집을, 뒷자리에 앉은 자녀를 위해 소설을, 미래를 보는 안목을 높이기 위해 그림설명서를, 편지글과 수필 한 편도 함께 넣었다. 골라보는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진달래꽃-김소월경성부 연건동 121번지에서 택배가 왔다. 누런 봉투에 경성우체국 우표와 직인이 찍혔고, 속달편으로 보낸다고 써 있다. 과거에서 현재의 내게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을 보내온 것이다. 소와다리 출판사의 초판본 디자인 시리즈의 이벤트였다. 시집 속에 경성시내 풍경이 찍힌 사진엽서도 한 장 들어 있다. 엽서에는 김소월의 손글씨체로 ‘제 시는 사랑을 받고 있나요 그때쯤은 독립을 했을런지요’라고 묻고 있다. 읽는 순간 목울대가 울렁 한다. 과연 우리는 소월이 원했던, 기다렸던 그 완전한 독립을 이루었는가.1925년에 첫 출간된 진달래꽃은 김소월 사후에도 수많은 출판사들에 의해 꾸준히 출간되어 왔으나 국어 표기법이 정해지고 편집자들의 손을 거치며 최초 모습과는 조금씩 달라지게 되었다. 이 책은 여러 판본 중 정본으로 여겨지는 중앙서림 초판본을 내용과 표기는 물론 활자까지 그대로 복원한 책이다. 세로쓰기 및 우측 넘김으로 구성되어 있다.‘오늘도 어제도 안이잊고 먼훗날 그때에 잊었노라’싯구 ‘잊었노라’를 [니젓노라]라고 강조해서 적었다. 아직 잊지 않음이 분명하다. 우리 모두 소월을 잊지 않고 노래하고 있듯이.△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로버트 뉴턴 펙누군가 읽을 만한 소설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다섯 권안에 들어가는 책이다. 2007년 아들의 중학교 필독서로 구입했지만 내가 더 사랑한 책이기 때문이다. 글의 배경은 1940년대쯤 미국이다. 편리한 문명을 거부하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세이커교도 가족이야기이다. 세이커교는 공동생활을 강조하는 미국 기독교의 일파이다. 헤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위트니스’ 에는 아미쉬교도들이 나오는데 공동생활을 하고 있어 함께 보면 책 읽기에 도움이 된다.글의 주인공은 12살이다. 아버지에게서 삶의 중요한 모든 것을 배운다. 이웃집과 사이에 울타리를 치면서 아버지에게 사람들만 전쟁 같은 울타리를 치는 것 같다고 하자, 학교 교육을 한 번도 안 받은 아버지는 세상의 모든 것들의 울타리 치는 법을 알려준다. 여우는 자기 영역에 오줌을 눠서, 울새는 지저귐으로, 나무는 자기 둘레만큼 뿌리를 뻗어서 알려준다는 것이다. 울타리는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만드는 것이지 싸우려고 쌓는 담장이 아니라고 찬찬히 일러준다. 남들이 하기 싫고 힘든 도축 일을 하는 아버지는 성자에 가깝다.이 책의 문체를 헤밍웨이 문체라고 한다. 읽기 쉽게 쓰였기 때문이다. 헤밍웨이는 쉽게 쓰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쉽게 차분히 알려주는 주인공의 아버지는 헤밍웨이의 생각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늘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다.△오주석의 한국의 미(美) 특강-오주석한국의 옛 그림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옛 그림 감상의 두 원칙’, ‘옛 그림에 담긴 선인들의 마음’, ‘옛 그림으로 살펴본 조선의 역사와 문화’라는 세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펼친다. 실제 강의를 기본으로 한 책인지라, 잘 읽히고, 내용도 충실하다. 옛 사람들의 풍류가 담긴 여러 그림을 마음으로 느끼도록 작가는 상세히 설명한다. 간송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다 2005년 지병으로 돌아가셔서 우리에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미술관에 자주 가면서도 그림과 조형물의 감상법을 잘 몰랐는데 이 책에 아주 자상하게 설명해 놨다. 그 대각선의 1내지 1.5배 정도를 유지해서 거리를 두고 왠지 마음이 끌리는 작품을 느긋하게, 천천히 마음을 집중해서 감상하면 좋다고 한다. 또 이 책은 옛 그림에 대한 이야기인데 현대그림과 가장 큰 다른 점이 세로쓰기이며 세로가 길다는 것.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쓰다듬듯이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림읽기는 찬찬히 보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에 쫓기듯 제목과 화가이름만 확인한 후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며 후루룩 미술관을 나오기 일쑤다. 그림 한 점 앞에 자리를 깔고 멍을 때리기도 하고 따라 그려보기도 하며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 오늘은 추사와 다음엔 김홍도와 노닐며 담소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체링크로스84번지-헬렌 한프서간체 문학이다. 글쓴이 헬렌 한프는 평생 뉴욕에서 글을 썼지만 그리 많은 명성을 떨치지는 못했다. 그의 이름은 영국의 한 헌책방과 주고받은 이 한 다발의 편지 덕분에 널리 알려졌다. 이 책방이 문을 닫을 때까지 2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그들이 편지를 통해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같았기 때문이다.책을 살 때 주로 온라인 서점을 많이 이용한다. 먼저 책이름을 검색어로 치고, 중고 책이 있는지 확인한다. 가격이 새 책과 천 원 이상 차이가 나면 거의 헌 책을 산다. 나무 한 그루를 살리기 위해서 이고, 또 책의 전 주인이 책에 써 놓은 메모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책을 언제 샀는지 누구에게 선물 받은 것인지, 그날의 날씨와 기분이 써 있을 때도 있어서 그 사람의 추억도 덤으로 읽게 해 준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키다리 아저씨, 성경의 로마서·유다서 또한 편지글이다. 정약용도 유배지에서 보낸 글이 책으로 엮였고 고흐와 이중섭의 편지도 출판됐다. 요즘은 카톡과 문자로 간단히 마음을 표현하니 얼마 후에는 이렇게 짧은 메시지를 담은 책이 나올지 모를 일이다. 우리도 이왕 태어나 살고 있으니 마음을 담은 편지를 부모님께 또 군에 간 아들에게 띄워 보내는 가을이길 바란다.△돼지고기 반근-정성화여행길에 가장 읽기 좋은 글이 수필이다. 끊어 읽어도 감흥이 사라지지 않고, 누구나 부담 없고 마음만 먹으면 직접 쓸 수도 있는 가장 친근한 문학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수필의 전성시대이다. 작가 정성화의 글은 중학교 교과서에 두 편이나 실렸다. ‘동생을 업고’가 대교출판사에 ‘크레파스가 있었다’가 좋은책신사고에 수록되었다.책의 제목으로 쓰인 ‘돼지고기 반 근’은 작가의 대학입학시험에 떨어진 날이 배경이다. 짧은 수필 한 편을 읽으며 좋은 문장을 찾으려 하는데 이 글은 일부러 찾을 필요가 없다. 첫 문단부터 줄을 긋기 시작해 거의 모든 문장이 가슴을 울리기 때문이다. 자식에게 돈이 없어서 소고기도 못 사 먹이고 돼지고기를 그것도 한 근이 아닌 반 근만 끊어서 가슴에 품고 귀가하는 아버지의 슬픔이 무겁게 느껴진다.작가는 슬픔의 무게는 얼마일까 묻는다. 또 대답한다. 고작 반 근의 무게밖에 되지 않는다고. 신문에 엉겨 붙은 돼지고기 반 근과 슬픔을 맞바꾸었다고 되뇌인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은 한 손으로 들 수 없는 무게, 참으로 온전한 한 근 이었다며 아버지를 위한 별 하나를 하늘을 향해 쏘아 올린다. 이번 추석연휴에 그 별 하나를 발견하길 바란다./김순희(수필가)
추석은 ‘한가위’ ‘가위’ ‘가윗날’ ‘중추절’‘가배’등 많은 명칭이 있다. 이날은 설날, 단오절과 함께 우리나라 삼대 명절의 하나다. 추석이 다가오면 들판에는 오곡이 무르익고 과일들도 영그는 때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때이므로 모두들 새옷으로 갈아입고 그해 수확한 햅쌀과 햇곡식, 햇과일로 조상에 대한 최고의 예의를 갖춰 제사를 지낸다. 술도 햅쌀로 빚은 신도주를 올린다고 전해진다. 먹을거리가 풍성한 결실의 시기이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그런 의미에서도 추석은 특별한 가치를 갖는 명절이 된다. 김미옥 영일만소울푸드 대표가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대표적인 음식의 레시피와 우리 술을 소개한다.□송편송편은 한국 떡의 한 종류로 추석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이다.△흰 송편 재료 멥쌀가루(3컵)△백련초 송편 재료 멥쌀가루 3컵, 백련초가루 3T△솔잎 송편 재료 멥쌀가루 3컵, 솔잎가루 3T소 재료호두 40g, 다진 땅콩 40g, 대추 5개, 깻가루 2T, 꿀 ½T만드는 법① 멥쌀을 8시간 정도 불린 뒤 빻은 멥쌀가루를 준비한다② 멥쌀가루는 소금을 약간 넣고 섞어 밑간을 한 뒤 뜨거운 물을 나눠 넣어가며 익반죽을 한 뒤 젖은 면포로 감싸 20분 정도 숙성시킨다.③ 멥쌀가루 3컵에 백련초가루 3T 또는 솔잎 가루를 넣고 섞은 뒤 소금을 약간 넣어 밑간한 뒤 뜨거운 물을 나눠 넣어가며 익반죽을 하고 젖은 면포로 감싸 20분 정도 숙성시킨다.④ 깻가루, 다진 호두, 다진 땅콩, 다진 대추에 각각 꿀½T 넣고 섞어 소를 만든다.⑤ 숙성된 반죽은 적당한 크기로 떼어낸 뒤 동그랗게 만들어 주머니에 소를 넣고 송편을 빚는다.⑥ 솔잎은 깨끗이 씻은 뒤 줄기를 떼어내 준비하고 김이 오른 찜기에 솔잎을 깔고 송편을 올린 뒤 뚜껑을 덮고 15분 정도 쪄서 얼음물에 식혀서 참기름을 바른다.□문어산적바닷가 지역에서 차례상에 문어를 올리다 문어가 귀해져서 올리기 어려워 다리 하나씩 사서 산적 꼬치를 해서 차례를 지낸다고 한다.재료 문어다리 1개, 산적꽂이 2개, 진간장 3T, 맛술 2T, 물엿 2T, 물 2T만드는 법① 문어다리를 삶아 저며서 꼬치에 끼운다.② 팬에 양념을 넣고 바글바글 끓이다 문어 꼬치를 넣고 양념을 끼얹어 가며 조린다.□오색나물△고사리나물 재료 고사리 400g, 진간장 1T, 국간장 1T, 다진마늘 1T, 식용유 2T, 육수 1컵, 참기름, 깨소금△도라지나물 재료 도라지 400g, 다진마늘 1/2T, 육수 1컵, 식용유 2T, 깨소금 2T, 참기름 1T, 설탕약간△무나물 재료 무 1/2개, 소금 약간, 참기름 1T△미나리나물 재료 미나리 1단, 소금, 식용유, 깨소금, 참기름△콩나물 재료 콩나물, 국간장 1T, 소금, 육수만드는 법① 팬에 양념을 넣고 2∼3cm길이로 자른 고사리를 넣고 조물조물해서 불에 올려서 끓으면 육수1컵을 넣고 뚜껑 덮어 국물이 줄어들 때까지 끓여 깨소금, 참기름을 넣는다.② 도라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소금물에 조물조물해서 씻은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을 넣어 볶고 소금을 넣은 뒤 도라지를 볶다가 육수를 넣고 뚜껑을 덮고 약한 불에서 조린다.③ 미나리는 끓는 물에 데쳐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고 먹기 좋게 잘라 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깨소금, 참기름 넣고 버무린다.④ 무는 채 썰어 참기름 두른 팬에 소금을 약간 넣고 중불에서 뽀얀물이 나오게 볶는다.⑤ 콩나물은 꼬리떼고 냄비에 담고 육수를 콩나물이 살짝 잠길만큼 넣고 소금을 약간 넣어 끓이다 볶은 무나물을 콩나물옆에 가지런히 담고 한번 더 끓인다.⑥ 그릇에 나물을 색깔 맞춰 담고 깨소금을 뿌린다.□신도주그해에 처음 수확한 쌀을 거둬들여 그중에서 가장 실하고 좋은 것만을 골라 담근 술을 올린다. 신도주의 의미는 처음으로 거둬들인 농산물을 이용해 빚는 술이라는 사실에서, 신성함과 정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맛이 매우 깨끗하고 맑으며,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술재료밑술 : 햅쌀 1말, 햇누룩가루 3되, 끓인 물 2말덧술 : 햅쌀 2말, 끓인 물 1말△술 빚는 법밑술① 햅쌀은 맑은 물이 나올때까지 여러번 씻은뒤 충분히 불린뒤 깨끗한 물에 다시 헹군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 뒤 곱게 빻아 가루를 낸다.② 쌀가루 1컵당 물 1큰술 정도로 넣고 손바닥 사이로 가볍게 비벼 중간체에 두 번 내려서 수분에 고루 퍼지게 한 뒤 물이 팔팔 끓으면 시루에 안쳐 20분간 찐 뒤 5분간 뜸을 들여 백설기를 찐다.③ 끓인 물 2말을 독에 붓고 백설기를 넣어 더운 김에 고루 풀고, 덩어리진 것 없이하여 차갑게 식힌다.(반드시 뜨거울 때 해야 덩어리지지 않는다)④ 백설기 푼 물에 햇누룩가루를 고루 버무려 섞는다.⑤ 술독에 안치고 입구에 한지나 면포를 봉한 다음 실내에서 3일간 발효시킨다.(하루에 두 번 덮개를 열고 아래위로 저어주면 발효가 잘 된다)△덧술① 햅쌀 2말을 물에 깨끗이 씻어 하룻밤 불렸다가 체에 받쳐 물기를 뺀 뒤 시루에 물을 끓여 김이 올라오면 불린쌀을 넣고 평평하게 하고 중간에 김구멍을 내주고 40분간 쪄서 고두밥을 짓고, 고루 펼쳐서 아래 위를 뒤집어 가며 차게 식힌다.② 식힌 고두밥을 그릇에 담고 물을 부어 손으로 밥알이 알알이 떨어지고 물이 고두밥에 스며들어 거의 보이지 않을 때까지 살살 주무르듯 섞는다.③ 물을 더한 고두밥에 밑술을 부어 손으로 조물조물 주무르듯 버무려 밥알이 알알이 떨어지며 밑술과 잘 어우러지도록 한다. 발효가 잘 된 밑술은 표면에 크고 작은 거품이 가득 올라와 있다.④ 밑술은 술독에 정갈하게 퍼 담아 안치고, 한지를 덮어 봉한 뒤 뚜껑을 덮고 25℃정도에서 10일간 발효시킨다.⑤ 술이 맑게 고이면 광목 주대에 쏟아 붓고 건지를 걸러내면 탁주이고 흔들지 않고 20일 정도 가만히 놓아두었다 위에 뜨는 맑은 술을 떠서 추석 차례상에 올린다.□ 닭찜우리 선조들은 햇닭에 살이 올라 한참 맛이 있는 계절이므로 집에서 키우던 닭을 다른 채소와 합해 요리해 먹었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서는 추석이 되면 “아무리 벽촌의 가난한 집안에서도 예에 따라 모두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찬을 만들며, 온갖 과일을 풍성하게 차린다”라고 했다. 조선시대 궁중의 각종 제물 단자(單子)에도 연계증(軟鷄蒸) 한 마리가 반드시 올라가는 것으로 봐서 닭은 제사 음식에서 중요한 제물이었음은 분명하다.재료 토종닭 1마리, 수삼 2뿌리, 대파 1대, 달걀 2개, 식용유 조금, 잣 조금, 황기양념장 국간장 1T, 진간장 3T, 다진파 1½T, 다진마늘 2T, 설탕 1T, 생강즙 1T, 물엿 1T, 후춧가루 1t, 깨소금 1T, 참기름 1½T김미옥(영일만소울푸드 대표)만드는 법①닭은 꽁지와 기름기를 떼고 깨끗하게 다듬어 6조각으로 낸다.②팬에 물을 자작하게 붓고 황기를 깐다.③양념장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④닭을 양념장에 버무려 냄비에 넣고 끓인다.⑤수삼은 반을 가른 후 4cm 크기로 어슷 썰고 대파는 어슷하게 썰어두고 줄기는 채썰어 두고 계란은 황색 지단으로 부쳐둔다.⑥ 닭이 거의 익어갈 무렵 수삼과 대파를 넣고 끓인 뒤 그릇에 담고 채 썬 계란지단, 채 썬 파줄기, 잣을 고명으로 올린다./김미옥(영일만소울푸드 대표)
구미국가산업단지는 1969년 낙동강변 모래 둔치에 첫 삽을 뜬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현재 5단지까지 조성하면서 9만5천여명의 근로자들이 섬유·전기·전자 등 다양한 사업에 종사하면서 한국 경제를 이끌어 왔다. 이러한 국가산업단지를 직접 관리하면서 입주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 온 곳이 바로 한국산업단지공단이다. 본지는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을 맞아 국가공단 역사를 함께 해 온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를 통해 구미산단의 50년을 되돌아 보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1971년 중부산업단지관리공단으로 출범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 대구경북지역본부는 대구·경북지역 산업용지 조성, 공장설립 등의 업무를 전담하는 산업단지 지원기관이다. 입주기업의 서비스 수요를 먼저 파악하는 산업 현장 돌보미와 기업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최근엔 구조고도화·클러스터·일자리 창출, 산업단지 안전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구조고도화사업은 노후 산업단지에 산업구조고도화시설, 첨단 업무시설, 주거·편의·문화·복지시설을 갖추는 것으로, 산업부지를 개발 용도에 따라 바꿔주는 민간 개발투자사업이다.최근에는 산업환경 변화로 대기업 중심에서 소규모 공장이 증가하는 추세로 바뀌면서 업종도 섬유 및 전자산업 위주에서 전자의료기기, 탄소소재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이로 인해 중소기업 지원 필요성도 커지면서 대구경북지역본부도 입주기업의 서비스 수요를 미리 파악해 대응하는 ‘산업현장 돌보미’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구미산단의 성공과 위기1971년 한국전자공업공단으로 문을 연 구미국가산업단지는 국내 최대 전자산업 집적지와 내륙 최대 수출기지로 발돋움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70∼80년대 구미산단 1∼2단지는 섬유·컴퓨터·반도체 업종, 90년대 백색가전·전기전자 업종, 2000년대 반도체·휴대폰·LCD 등 IT 모바일 중심 첨단 산업구조로 개편됐다. 2010년부터 4단지엔 이차전지·태양광·그린에너지 등 첨단 IT융합·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구미산단은 2013년 최대의 수출 성과(367억달러)와 무역수지 흑자(245억달러) 달성으로 한국 경제의 심장이 됐다.하지만 생산·수출·고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2011년 75조7천억원에 달했던 생산액은 2014년 48조6천억원, 2017년 44조4천억원까지 떨어졌으며, 수출액도 2011년 332억 달러에서 2017년 288억 달러로 급감했다.근로자 수 역시 2014년 10만명을 넘기고 2015년 10만2천명까지 늘었지만, 2016년 9만5천901명으로 10만명선이 무너졌고, 2017년에는 9만5천153명으로 또다시 줄었다. 업체 가동률 역시 2014년 70.3%에서 2019년 5월 현재 66.6%까지 하락했다.세계적 경기 침체와 미·중, 한·일 경제마찰과 대기업 해외 및 수도권 이전 등으로 경기 전망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산단공 대구경북본부, 구미산단에 변화의 바람 일으켜구미산단이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산단공 대구경북지역본부가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어 구미산단의 옛 영광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산단공은 2009년부터 구조고도화 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산업단지를 혁신창출공간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현재 총 12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 중 산학연융합단지, 근로자 기숙사 등 6개 사업은 완료했으며, 멀티플렉스시티, 친환경에너지테마파크 등 6개 사업은 현재 추진 중이다.또 국가균형발전정책의 일환으로 산업단지를 혁신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 ‘산업집적지경쟁력강화사업’을 추진하면서 구미지역을 거점으로 기계·전기전자 기업 중심의 산학연협의체(MC) 7개를 구성해 산·학·연·관간 네트워킹 및 RD과제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3D프린팅, 고효율에너지 등 MC를 구성, 446명의 산학연 회원(기업 411개사)이 활동 중이며, 최근 2015년부터 2018년까지 216개 과제에 120억7천300만원을 지원했다.이밖에도 스마트공장 도입을 위한 수요 발굴을 적극 지원하고, 다수 기업 또는 새로운 신기술을 개발하는 RD개발에 중점 지원할 예정이다.□ 미래는 일자리에 있다산단공은 지역 일자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구미산단의 미래가 일자리에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작년부터 ‘구미국가산업단지 일자리지원센터’를 확대하면서 일자리매칭시스템도 구축·운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취업인턴제, 춘하추동 취업박람회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최근 5년간 2천920명의 취업을 지원하는 등 구인·구직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지역의 강소기업 양질에 일자리를 발굴해 청년의 구미산단 유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자체 위탁사업으로 △청년공제 △청년재직자 △대학생 일본취업 △고령자 인재은행 등을 시행하고 있다.경상북도 지원사업인 ‘경북청년 일본취업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해외취업지원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어학교육, 취업컨설팅, 일본 현지교육 및 기업인턴십 등 일본취업을 위한 맞춤형과제 개설 및 운영으로 지난해 사업참가자 22명 중 13명이 취업이 확정되기도 했다.윤정목 산단공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올해는 구미산업단지 조성이 시작된 1969년을 기준으로 50주년이 되는 해다. 산단공은 구미산단의 새로운 50년, 100년을 준비하고 ‘4차 산업혁명 선도산업단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 정부·입주기업·근로자와 함께 구미산단의 밝은 미래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kimrh@kbmaeil.com
2019-09-08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202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1천445명(정원 외 포함, 정원 내 1천349명)을 모집한다. 이는 전년 모집인원 1천384명보다 61명 증가한 것이다.수능 최저학력기준은 교과전형 전체 및 면접전형, 학생부종합 등에서 의학계열을 제외한 모집단위에서 폐지했으며, 학생부종합전형은 단계별 전형을 실시한다.수시모집에서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전형유형별 각 1회씩 총 5회까지 복수지원이 가능하며, 한의예과와 의예과를 제외한 모든 모집단위에서 교차지원이 가능하다.학생부 교과목 반영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 교과 중 학년 구분없이 교과별 상위 3개 과목 총 12개 과목을 반영하고 탐구교과는 계열에 따라 인문은 사회탐구, 자연은 과학탐구를 반영한다. 의학계열(간호제외)은 국어, 수학, 영어, 과학탐구 교과 중 전과목을 모두 반영한다.세부 전형별로 보면 학생부교과에서 학생부 성적 100%로 선발하는 교과전형은 모집인원이 전년도 373명에서 463명으로 90명 증가했다. 학생부 성적 70%와 면접 30%로 선발하는 면접전형 모집인원은 전년도 453명에서 442명으로 소폭 축소했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 모집인원 역시 전년도 364명에서 357명으로 7명 감소했다.수능 최저학력기준은 한의예과, 의예과를 제외한 모든 학과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상위 1과목) 영역 중 2개 영역 등급의 합을 기준으로 반영한다. 또한 한의/의예과를 제외하고 수학(가)를 반영할 경우 1개 등급을 완화해 적용한다.교과전형에서 △일반학과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영역 중 2개 영역 등급의 합 10 이내 △간호학과는 국어, 수학, 탐구 영역 중 2개영역 등급의 합 6 이내(영어 2등급 이상 필수) △한의예과는 국어, 수학(가), 과학탐구 영역 등급의 합 5 이내(영어 2등급 이상 필수) △의예과는 국어, 수학(가), 과학탐구 영역 등급 합 4 이내(영어 2등급 이상 필수)이다.면접전형에서 한의예과는 인문의 경우 국어, 수학, 탐구 영역 등급의 합 5 이내이며, 자연은 국어, 수학(가), 과학탐구 영역 등급의 합 5 이내, 의예과는 국어, 수학(가), 과학탐구 영역의 등급의 합 4 이내, 간호학과는 국어, 수학, 탐구 영역 중 2개 영역의 합 6 이내이며, 영어 2등급 이내가 공통으로 적용된다.또한 지역인재, 농어촌전형은 한의예과, 의예과, 간호학과는 교과전형의 해당학과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농어촌 전형의 나머지 모집단위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수시모집 원서접수는 9월 6일 오전 9시부터 10일 화요일 오후 6시까지 인터넷으로 하면된다.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발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적용의 경우 11월 1일,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은 12월 10일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과 전형 사항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입학처 홈페이지(http://ipsi.dongguk.ac.kr)를 참고하면 된다.입학 상담 문의 전화는 054-770-2031~4 이다.△교육혁신처 신설, ‘참사람’ 양성동국대 경주캠퍼스는 교육부가 실시한 ‘2018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돼 올해부터 2021년까지 매년 39억 원의 국고를 지원받아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을 추진한다.이에 따라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대학혁신지원사업의 목표를 ‘참사람 양성을 위한 동국 DREAM 혁신모델 구축’으로 설정하고 교육혁신처를 신설해 창의적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융합학부제를 운영한다. 과학기술대학 내에 생명신소재융합학부, 창의융합공학부, ICT·빅데이터학부, 상경대학 내에 경영학부를 융합학부로 운영하고 있다.△2020학년도 명상심리상담과 신설동국대 경주캠퍼스는 2020학년도부터 상담관련 산업 수요 증가와 실용학문에 대한 불교학부 재학생 요구를 반영해 불교문화대학 내에 명상심리상담학과를 신설하고 불교 명상심리 상담 전문가를 양성한다.또한,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2020학년도 학제개편에서 에너지공학전공 명칭을 에너지·전기공학전공으로 변경했다. 사회수요를 반영하고 학생 역량강화를 위해 에너지공학전공 내 전기공학 트랙을 도입한 것이다.△대학 경쟁력 강화 위해 특성화 사업 추진동국대 경주캠퍼스는 4차 산업혁명에 의한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학문분야 특성화학과는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인문콘텐츠학부 고고미술사학전공 △창의융합공학부 안전공학전공이다. 3개 학과에 대해서는 교육 및 산학, 연구 분야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투입해서 학문분야 특성화를 육성한다.학부교육 특성화 선도학과는 △인문콘텐츠학부 국사학전공 △생명신소재융합학부 바이오제약공학전공 △창의융합공학부 전자정보통신공학전공 △행정경찰공공학부 △경영학부 등 5개 학과로, 교육과 산학 분야에 집중 지원한다.△참사람 인재 장학 신설·인재 양성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2018년 기금 모금액이 44억 원을 넘었다. 2018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는 세입 대비 기부금 순위가 전국 10위를 기록할 정도로 외부 기금이 많은 대학이다. 비수도권 대학 중에는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총 277억 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학생 1인당 수혜금액이 370만 원이다. 이처럼 풍부한 장학금은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학생들을 참사람 인재로 키우기 위한 아낌없는 지원이다.△서울캠퍼스와 교류 제도 강점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서울캠퍼스와의 활발한 캠퍼스간 교류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서울캠퍼스로 전과할 수 있는 캠퍼스간 이동(전과) 제도를 비롯해 1년 동안 서울캠퍼스에서 학점 취득이 가능한 캠퍼스간 학점교류 제도, 서울캠퍼스에서 추가로 전공 취득이 가능한 캠퍼스간 복수전공 제도 등 다양한 캠퍼스간 학사교류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매년 신입생의 40% 이상이 서울, 인천, 경기 지역 고교에서 입학한다. 지방에 위치한 캠퍼스이지만 전국의 다른 대학들과 비교해도 교육과 학사제도에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그 결과로 2018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비수도권 사립대학 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기숙사 수용률 높고 교육 환경 개선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전국 각지에서 입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1천800여명을 수용하는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서관을 전면 리모델링했으며 학생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학생들이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최신화하고 있다.KTX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경주까지 약 2시간에 도착이 가능해 수도권 지역 학생들의 접근이 더욱 편리해졌다.대구, 포항, 부산, 울산 지역으로는 학기 중 매일 다수의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있어 근거리 학생들에게도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강의실 구축, 스마트 수업관리시스템 도입 등 스마트 학습공간으로 캠퍼스를 변모해 나가고 있다.△취업역량 강화… 우수 대학 육성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대학 혁신 3대 과제로 취업역량 강화를 설정해 추진 중이다. 고용노동부 대학일자리센터에 선정되면서 경북도 동남권 거점대학으로서 지역의 고용 창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5년간 취업 지원 인력과 취·창업 기능을 강화하고 저학년 때부터 특성화된 진로지도, 취업, 창업 교과목을 운영해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키운다. 이를 통해 기업체에서는 우수 인재를 채용하고 싶은 대학으로, 고교에서는 진학시키고 싶은 대학으로 인식되도록 취업 역량 우수 대학으로 육성하고 있다.△사회서 사랑받는 대학으로 부상올해 동국대학교가 건학 113년을 맞이했다. 경주캠퍼스는 설립된 지 41주년이 됐다. 경주캠퍼스에서만 6만여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이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경북도 동남권 지역 거점 대학일 뿐만 아니라 전국 규모의 우수한 사립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앞으로도 내실 있는 교육으로 참사람을 키워 자랑스러운 동국인을 양성하며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사랑받는 대학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19-09-02
올해로 4회차를 맞이한 ‘2019 포항철강마라톤(STEEL RUN)’은 어느새 전국 건각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영일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전국 마라톤 동호인들을 포항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대부분 오전시간 열리는 마라톤 대회와 다르게 오후 5시 출발 신호총이 울린다는 특별함도 인기의 이유다. 올해 대회는 지난해보다 1개월가량 일찍 열려 다소 더운날씨 속에 진행됐지만, 참가자들은 아랑곳하지않고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레이스 이후 펼쳐진 에프터파티는 철강마라톤의 트레이드마크로 거듭났다. 참가자는 물론 영일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들의 흥을 돋우는 멋진 공연이 펼쳐져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8월 31일. 제4회 포항철강마라톤 현장의 열기와 활기찬 분위기를 화보로 전한다.사진/이용선기자
2019-09-01
최근 세상의 하나뿐인 나만의 가방, 지갑 등을 직접 만드는 핸드메이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이런 추세에 서울 토박이 청년이 시골 안동에 내려와 핸드메이드 가죽공방을 차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죽공예 교실을 운영하고 직접 만든 지갑과 가방 등을 판매하고 있다.서울 도봉구에 살던 이강일(30·안동시)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직장생활도 줄곧 서울에서 해왔다고 한다. 1년전 만 해도 평범한 무역회사에 다니던 이씨가 갑자기 연고도 없는 안동에서 가죽공방을 차린 것이다. 평소 취미로 해 온 가죽공예에 푹 빠진 이씨는 이와 관련된 사업을 구상하다가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알게 돼 지원하면서 올해 초 공방을 오픈하게 됐다.공방의 이름은 ‘Chez Cuir(쉐 뀨이에)’로 ‘가죽의 집’이라는 뜻이라고 한다.‘도시청년 시골파견제’는 경북도와 도내 23개 시·군이 지방소멸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시 지역의 재능 있는 청년들을 지역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 청년들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2017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사업이다.2017년 시범사업을 통해 3개 팀 10명을 선정해 지원했다. 지난해부터는 이 사업이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으로 채택돼 국비 지원을 받으면서 사업 규모도 커졌다.공모 분야는 지역 자원과 특산품을 활용한 창업, 청년문화예술 창작활동, 전시, 체험 공간 조성 등 청년의 도전정신 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사업 등 다양하다.안동의 경우 지난해 1기 2팀(4명)이 선발돼 현재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당시 평균 3.8: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도 2팀(4명)이 최종 선발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안동시는 올해 이 사업에 3억2천500만원(국비 9천750만원, 도비 1억1천375만원, 시비 1억1천375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최종 선발된 청년에게는 활동비 및 사업화 자금을 1인당 최대 2년간 연간 3천만원을 지원한다. 사업화에 따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문가 컨설팅도 제공된다. 프로그램과 컨설팅은 경북도경제진흥원이 맡았다. 1차 년도에는 기반을 닦고 2차 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씨의 경우 지난해 선발된 1기로 당시 결혼을 하고 예쁜 딸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쉽게 창업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부인 윤선미(27)씨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이씨는 “도시 생활에 지친 나에겐 평소 농촌 지역에서 살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가정을 꾸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장으로서 쉽게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마침 청년 창업과 관련해서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알게 됐고, 부인과 상의한 끝에 창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어 “막상 창업을 결정한 뒤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운영하는 경북도경제진흥원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사업을 시작하기에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컨설팅을 제공해줬을 뿐만 아니라 원하는 분야에 대한 교육을 선택할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그는 현재 중·고등학생을 비롯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원데이클레스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방과 후 활동과 직업체험 교실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온라인 쇼핑몰도 만들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할 예정이다.안동에는 이씨 외에도 세계유산 안동하회마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인 김민주(25·여)씨와 사촌 동생 김태완(24)씨를 비롯해 올해 2기에 선발된 2팀이 본격적인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안동 지역에서 활동할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2기에는 전통가구의 재해석하는 ‘Life the 핀아’팀과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사라졌던 필름카메라를 이용한 사진공방 ‘소조’라는 팀이 선정돼 각각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경북도와 안동시의 청년유입 정책들은 20대 초반보다는 30대 청년들의 유입에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청년 유입 정책이 나름대로 외지에서 경험을 쌓은 청년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소멸 위기를 맞은 농촌 마을에서 시험하는 테스트베드가 되는 셈이다. 도시청년시골파견제에 선정된 170명 청년 가운데 25세 미만은 16.4%인 데 비해 26∼30세는 35.9%, 30세 이상도 47.7%에 달했다. 게다가 30대 이상의 기혼 청년의 유입으로 가족들이 함께 정착함으로써 인구 증가 효과도 기대된다.김광수 안동시 일자리경제과장은 “청년 유입 정책뿐만 아니라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는 한편 청년과 주민들이 서로 협력하며 소멸 위기의 마을공동체를 살려내는 다양한 모델을 만들도록 돕겠다”고 말했다.한편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는 이달 현재 100명 모집에 625명이 지원해 평균경쟁률 6.25 대 1을 보인 가운데 총 94명(53팀)이 최종 선발돼 사업하면서 정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선발된 팀의 사업분야는 일반창업 33팀(62.2%), 문화예술 8팀(15.1%), 농업 및 6차 산업 7팀(13.2%), 서비스업 5팀(9.4%)으로 조사됐다. 일반창업은 카페 11팀, 드론 등 체험장 운영 8팀, 숙박(게스트하우스)·유통업 각 3팀, 음식·제조업 각 2팀, 제과제빵·애견·양조장·화장품 분야 각 1팀으로 집계됐다. 선발된 94명의 출신 지역도 경북 20명(21.3%)을 제외하면 74명(78.7%)이 도시 청년이며 대구가 29명(30.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19명(20.2%), 경기 11명(11.7%), 인천 3명(3.2%) 등의 순으로 수도권 출신이 33명(35.1%)이나 됐다. 경북 출신이 포함된 것은 경북 청년이 타지 도시 청년과 팀을 꾸려서 창업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19-08-29
◇상주곶감상주곶감은 지역 대표 특산품으로 시장규모 3천억 원을 자랑하고 있으며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빛과 바람과 시간이 빚어내는 상주곶감은 높은 당도와 풍부한 영양분을 가지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대한민국 대표 전통 간식이다. 우는 아이도 그치게 하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은 쫄깃하고 달콤한 식감뿐만 아니라 각종 영양소가 듬뿍 들어 있어 감기예방이나 숙취해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위생적으로 처리된 상주곶감은 다양한 형태로 포장·판매되고 있으며 상주곶감유통센터나 온라인 등을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미국 등 12개국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상주쌀상주쌀은 전국 9위, 도내 1위의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비옥한 토양과 청정수를 기반으로 재배 생산되고 있다.농촌진흥청이 품질을 인정한 탑라이스는 엄격한 관리로 밥맛이 뛰어나며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재배에서 가공 포장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기술력이 녹아 있는 상주쌀은 품질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포장 단위도 5㎏, 10㎏, 20㎏ 등으로 다양하게 준비돼 있어 추석 선물용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지역농협과 온라인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상주배와 포도10~13 브릭스(brix)의 당도를 보이는 상주배는 지역 대표 농특산물로 과즙이 많고 육질이 연하며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특히, 상주지역에는 미국 농무성 직원이 상주하며 관리하는 대미배수출단지가 있을 정도로 품질과 위생 등 모든 면에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고랭지 포도 특구에서 생산되는 상주 포도는 품종에 따라 17~20brix의 높은 당도를 나타낸다. 신품종인 샤인머스켓은 망고향이 나는 청포도 품종으로 18brix 내외의 당도를 보여 최근 고부가가치 품종으로 인정 받고 있다.또한 저온에 보관할 경우 최대 3개월까지 저장이 가능해 수출에 적합한 품종이며,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소비층이 두텁다.배는 미국과 네델란드 등 13개국으로, 포도는 베트남 등 15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곶감은 상주곶감유통센터, 쌀은 상주RPC, 포도는 모서농협, 배는 외서농협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영지버섯이란영지버섯은 중국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 즐겨 먹은 진귀한 약재 가운데 하나다. 모양이 특이하고 효능이 영험(靈驗)한 버섯(芝)이라고 해서 ‘영지(靈芝)’라고 부른다. 콜레스테롤 억제·항암 작용·간 기능 개선·혈당 강하·혈액 정화·노화방지·생리활성화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약효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저칼로리에 식이섬유가 풍부해 최근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칠곡군에서 생산된 영지버섯은 고품질 유기농 상품으로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한가위 명절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영지버섯 상품화 성공칠곡군 강소농 농가 ‘엄지영지 버섯’(대표 오순기)에서 생산되는 특허제품인 큐브영지버섯, 큐브원물 선물세트, 영지버섯 진액, 누룽다욧 등이 있다. 이러한 상품들이 탄생하기까지에는 오순기(55) 엄지영지 버섯 대표의 노력이 있었다.오 대표는 2015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칠곡군으로 귀농해 버섯 농사 및 연구에 몰입했다. 그 결과 오 대표는 큐브영지버섯·영지누룽지·천연영지수제비누 등 특허기술등록 3건을 비롯해 상표등록 2건, 포장디자인의장출원 2건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영지버섯 전문가가 됐다. 그는 영지버섯 자실체 배면에 칼집을 넣어 건조하는 기술과 기계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고, 단순포장 슬라이스 상품에서 영지버섯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소비자가 손쉽게 큐브조각으로 떼어서 영지차를 우려내 음용하기 쉽게 했다. 또 다이어트 간식용 영지누룽지를 개발해 약용으로만 활용하던 영지버섯의 식품화에도 성공했다.◇강남주부 입맛 사로잡은 영지버섯‘엄지영지 버섯’의 다양한 상품화는 현재 서울 강남주부들의 입맛까지 사로 잡았다는 평가다.‘영지 누룽다욧’은 식감이 연하고 고소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간식으로도 좋고, 아침을 대용하는 건강 간편식으로 인기가 높다. 입소문이 전해지자 엄지영지 버섯은 대한민국 농협을 대표하는 농협양재하나로클럽에 지난 3월 진출했다. 또 롯데호텔, 농협온라인 쇼핑몰, 위메프, 고속도로 휴게소 등으로 판매망이 확대되고 있으며, 롯데호텔은 추석을 맞아 명품선물전에 엄지영지 버섯을 포함시켜 호텔로비에서 전시하고 판매한다. 인터넷으로 구매하려면 스마트스토어(smartstore.naver.com), 쿠팡(coupang.com)에 ‘엄지영지’를 검색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010-7196-2258로 하면 된다.◇문경사과문경사과는 밤낮의 일교차가 매우 크고 비옥한 토질과 기후, 청정자연환경에서 재배돼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짙으며 당도가 높아 꿀사과라 불린다. 사과의 주류는 ‘부사’이다. ‘감홍’은 평균당도 15브릭스보다 높은 18브릭스로 전국 최고의 당도를 자랑한다. 매년 열리는 문경사과축제의 주력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문경농·특산물직판장에서는 햇사과도 맛볼 수 있으며 문경사과로 만든 사과즙도 만날 수 있다.◇문경오미자문경오미자는 백두대간 자락 300m 이상의 일교차가 큰 청정환경에서 재배돼 선홍빛의 고운 빛깔을 띠고 있다. 오미(입안에 느끼는 다섯가지의 맛)가 조화롭고 품질이 우수하다.조선 초기 한의학 서적인 의방유치(醫方類聚)에서는 ‘오장의 기운을 크게 보하며, 갈증을 멈추고 설사와 이질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강장작용이 탁월하며, 호흡중독에 효과가 좋고 심장활동을 도와 혈압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결과가 있다. 또한 간기능개선과 유방암에 대한 항암효과도 입증되고 있어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오미자, 오미자당절임 등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문경약돌돼지고기약돌돼지는 거정석(약돌)을 가공해 사료첨가제로 급여하는 방법으로 키운 돼지이다.불포화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의 함유량이 높다. 셀레늄이 함유돼 면역기능 증진 및 중금속 배출효과도 높다.◇표고버섯표고버섯은 10대 항암음식 중 1위로 지정됐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소 고혈압,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의 예방 및 면역력 강화, 다이어트, 변비예방에도 좋다.문경특산품 구매는 문경농특산물 직판장(문경새재, 문경휴게소)와 온라인 새재장터(www.saejaemall.com)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추석맞이 농·특산품, 시음, 시식 및 특별 판매 행사도 문경새재에서 평일 및 주말에 있을 예정이다.◇샤인머스켓김천은 전국 최대 포도 주산지로 샤인머스켓, 거봉, 캠벨얼리 등 다양한 품종의 포도가 재배되고 있다. 지속적인 포도분야 시설현대화사업 및 스마트팜 보급으로 고품질 포도생산을 위한 기반이 잘 조성돼 있다. 또한 최고의 재배기술을 보유한 다수의 농가를 중심으로 재배기술 확산 및 품질고급화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포도는 김천포도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최근에는 소비 패턴이 당도가 높고 껍질째 쉽게 먹을 수 있는 포도가 선호를 받으면서 김천시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4년부터 샤인머스켓을 도입했다. 샤인메스켓은 씨가 없고 식감이 아삭한 것이 특징이며, 머스켓 향과 더불어 껍질째 먹을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보구성이 우수해 수출적합 포도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샤인머스캣 껍질에는 항암효과가 탁월한 레스베라트롤 성분이 들어 있어 암세포 증식을 막고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풍부한 칼슘은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고, 폴리페놀은 심장질환이나 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복숭아김천 복숭아는 추풍령 고개가 찬바람을 막아주어 평균 기온이 높고 토양 또한 배수가 양호한 사질양토에 자라 당도가 높고 품질이 좋다. 복숭아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면역력을 키워 주며 수분이 많고 비타민이 풍부해 ‘도화미인’이란 말과 같이 피부에 좋은 과일로 알려져 있다. 김천 자두 명성에 가려 타 지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김천노다지 장터(김천시 농산물 쇼핑)김천노다지장터는 김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직접 운영 지원해 김천시 농업인의 우수 농축산물을 중개 홍보하는 사이트로, 김천지역의 우수한 농축산물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김천 농민들과 소비자들이 직접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중간 유통단계가 없어 질 좋은 농축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김천노다지 장터(http://www.gcnodaji.com/index.php)에는 현재 106농가가 입점해 있다./곽인규·김재욱·강남진·김락현기자
2019-08-28
안동시의 20∼30대 청년 인구는 2015년 3만8천300여 명이던 것이 해마다 1천여 명씩 줄어 지난해 3만4천300여 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안동시는 지역의 청년 감소 폭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다양한 청년 중심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안동시는 올해 청년 일자리 9개 사업에 국·도·시비 포함 총 37억원(시비 10억9천500만원)을 투입해 청년 중심의 정책을 선도적으로 발굴·육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선제적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우선 시는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경북형 사회적 경제 청년일자리 창출 사업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청년마을일자리 뉴딜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경북도가 앞서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공모사업’에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비 266억원을 확보함에 따라 추진됐다. 이 사업은 기존 국고보조사업 방식을 벗어나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지역 자원을 활용, 주도적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상향식(Bottom-up)이다.시는 또 지역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안동시 청년예비창업 지원 사업 △경북 북부권 청년창업지원센터 지원 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이 밖에도 현장 중심으로 실질적인 청년들의 취업을 돕는 △중소기업 인턴사원제 △대학생 공공기관 직무체험 지원 사업 △1社-1청년 더 채용 릴레이 운동 △대학일자리센터 지원 사업 등이 안동시의 대표적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들이다.■ 경북형 사회적 경제 청년일자리사회 양극화, 높아지는 실업률, 복지·안전과 같은 사회안전망 확충 등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다. 경제적 문제와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최근 사회적 경제가 그 실마리가 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안동시는 청년을 대상으로 지역 정착을 유도해 직무능력 개발과 경력형성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적 경제 기업으로의 취·창업 장려를 통해 지역경제 및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경북도의 지역주도형 일자리 사업인 ‘경북형 사회적 경제 청년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시는 이 사업에 일자리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17억7천590만원(국비 8억2천600만원, 도비 4억7천495만원, 시비 4억7천495만원)을 투입하고 있다.안동시는 24개 기업 70명의 청년일자리가 선정됐다. 선정된 기업은 고용청년 1명당 인건비 연 2천400만원, 정착지원금 연 42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월 215만원을 보조금으로 지원받는다. 기업은 인건비의 10%를 부담한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도시청년시골파견제’는 경북도가 인구소멸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시지역의 재능 있는 청년들을 지역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대표적인 청년 유입 정책 사업이다. 이를 통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 활동을 통해 마을 공동체를 복원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경북도가 2017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이 사업은 지난해부터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안동시는 올해 3억2천500만원을 투입해 지난해 선발한 2팀(4명)을 비롯해 올해 신규 선발한 2팀(4명)의 사업 성공과 정착을 돕는다. 지난해 1기 모집에서 안동의 경우 3.8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현재 청년 4명과 가족 1명 등 총 5명의 인구 증가 효과를 보였다.■ 청년마을일자리 뉴딜사업‘청년마을일자리 뉴딜사업’은 지역 청년들이 마을 자원을 활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함으로써 청년의 지역 정착과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모집대상은 시·군별 사업공고일 기준으로 도내에 주소를 둔 만 18∼39세 이하의 청년으로 개인 또는 팀(4명 이내) 형태로 참여할 수 있다.안동시는 올해 이 사업에 1억5천750만원(국비 7천312만5천원, 도비 4천218만8천원, 시비 4천218만7천원)을 들여 3팀(9명)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시는 우선 이들에게 창업 성공을 위한 교육과 맞춤형 컨설팅을 하고 지역의 마을자원을 활용한 6차 산업화 아이템에 대한 창업 사업비를 1명당 연 1천500만원 팀당 최대 6천만원까지, 1년차 사업평가 결과에 따라 2년차까지 지원한다.■ 안동시 청년예비창업 지원 사업안동시는 지역 대학 창업지원센터와 연계해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예비 또는 청년 창업가에게 창업활동비를 지원하는 ‘청년예비창업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올해 1억1천만원(도비 3천300만원, 시비 7천700만원)을 투입해 11명의 청년예비창업가를 지원한다. 이들에겐 팀당 700만원의 창업활동비, 창업교육 및 컨설팅, 창업공간과 기자재 등을 지원하며 관계기관과의 네트워킹 및 사업도 연계적으로 지원한다.■ 경북 북부권 청년창업지원센터 지원 사업경북 북부권 청년창업지원센터는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의 특화분야 청년 창업자를 발굴·육성해 청년 취·창업 활성화 및 우수 청년 창업자와 기업 배출을 목적으로 지난해 5월 안동시 옥정동에 위치한 안동도시재생센터 3층에 문을 열었다. 이 센터는 2021년까지 34억2천여만 원을 투입해 안동·영주·문경시와 예천·의성·봉화·영양·청송군 등 8개 시·군의 청년 예비창업가를 대상으로 도내 협력기관들과 유기적 협업을 통해 장기적인 창업 보육 모델을 구축한다.시는 올해 6억1천만원(도비 5억원, 시비 1억원, 안동대 1천만원)을 들여 경북 북부지역 초기 창업자 및 청년창업지원사업 수료자 가운데 20명을 선발해 청년 창업가로 육성할 계획이다.앞서 이 센터에선 2017년 20개 기업의 창업(34명 일자리 창출, 매출액 18억1천500만원)을 도왔고, 이어 지난해에는 19개 기업(39명 일자리 창출, 매출액 17억8천700만원)이 창업에 성공했다.■ 중소기업 인턴사원제‘중소기업 인턴사원제’는 미취업자에게는 인턴 근무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임금 부담을 줄이면서 유능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시는 올해 2천500만원(도비 1천만원, 시비 1천500만원)을 투입해 이 사업을 추진한다. 인턴사원은 미취업 청년, 결혼이민자, 새터민 등을 대상으로 5명을 선발하고 기업은 안동시에 소재한 ‘중소기업법’상 기업이면 된다. 선발된 기업에는 인턴 기간(2개월) 사원 1인당 월 100만 원의 고용지원금을, 인턴사원에겐 정규직 전환일로부터 10개월간 300만 원의 근속 장려금을 2회(3월, 10월) 분할 지급한다.시는 이 밖에도 만 29세 미만의 대학생에게 공공기관 직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생 공공기관 직무체험 지원 사업(도비 4천302만원, 시비 5천248만4천원)을 비롯해 대학 등에 재학·휴학 중이거나 졸업한 미취업 청년들의 구직과 청년고용기업의 구인활동을 지원하는 △1사-1청년 더 채용 릴레이 운동(도비 3천만원, 시비 7천만원), 지역 대학과 함께 취업 및 진로 고민해결을 위한 상담 및 체계적인 고용서비스 제공하고 취업·진로·창업·해외프로그램 운영 지원하는 △대학일자리센터 지원 사업(6억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19-08-27
인심 좋은 예천은 물 맑고 비옥한 토양으로 우수한 농·특산물이 생산되는 고장이다.김학동 예천군수는 지난해 7월 취임식 때 농·특산물 유통 활성화를 군정 역점 시책으로 추진하기 위해 군청사 중 접근성이 좋은 1층에 예천군 농·특산물 홍보관을 개관하고 판로 확대를 위해 직원들에게 발로 뛰는 감동 마케팅을 주문했다.이에 박근노 유통마케팅 팀장 등 팀원들은 국내외 경기 악화에 따른 농·특산물 판매 부진으로 애로를 겪는 지역 농가를 위해 올 설 명절 출향인들에게 서한문을 발송한 뒤 경북도청을 비롯해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서 1억의 매출실적으로 올렸다. 지난달 말까지 이미 지난해 실적과 비슷한 5억여 원을 판매했다.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예천 농·특산물을 소개한다.△밥맛 좋은 예천쌀예천의 우수한 농·특산물 중 예천쌀은 태백산과 소백산의 남쪽에 회룡포 물길 따라 자연 그대로를 지켜나가는 청정 비옥한 땅에서 재배돼 밥맛이 좋아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을 정도로 품질 좋은 쌀로 명성을 얻고 있다.최근 현대식 RPC에서 엄격한 품질관리로 위생적으로 가공돼 오뚜기와 CJ에 납품되고 있다.△당도 높은 예천사과예천사과는 해발 300∼600m에 위치한 소백산맥 중산간지의 일교차가 심한 곳에서 재배돼 과색이 밝고 모양이 수려하다.육질이 치밀해 저장력 뛰어나며, 당도가 높고 맛이 좋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육질 우수한 예천참우예천참우는 소백산 기슭의 맑은 물과 깨끗한 자연, 풍부한 초자원이 잘 형성된 최적지에서 사육되고 있다.송아지 때 거세, 살코기 내에 마블링이 잘 형성돼 맛이 담백하고 육질이 우수하다.△맛·향 뛰어난 예천참기름예천 참기름은 낙동강 상류의 깨끗한 사양토에서 재배된 우수품종의 깨를 사용해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이 뛰어나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해외 수출과 전국 유명 백화점에 납품될 만큼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향 강한 예천학삼예천학삼은 1530년 중종 때 나온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학가산 특산물로 기록돼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인삼이다.소백산맥의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생산돼 조직이 충실하고 향이 강하며 유효사포닌 함량이 높아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효과가 탁월하다.△피로회복 최고 예천꿀예천꿀은 예로부터 정감록에 수록된 십승지 중의 제일 고장인 용문면 일원에서 생산되고 있다.특히 물 맑고 공기 좋은 아카시아 밀원에서 생산돼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비타민·단백질·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로회복, 빈혈 예방 및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빛깔 고운 예천고춧가루예천고춧가루는 일교차가 큰 준산간지에서 재배돼 과육이 두껍고 단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3단계 세척 및 자외선 살균소독 처리로 위생적이며, 빛깔이 곱고 향이 좋다.△영양 만점 예천양잠예천 양잠은 예로부터 물이 좋기로 유명한 지역에서 자란 누에를 5령 3일 적기에 채집해 제품을 만든다.5령 3일이란 누에의 생육과정 중 하루를 뜻하는 것으로, 건조누에의 중요한 품질 기준이 되기도 한다.일반 열풍건조 방식이 아닌 ‘냉동건조 방식’의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냉동건조는 영하 40℃에서 급속 동결해 진공 건조하기 때문에 영양의 손실이 거의 없다.△주류 대상 받은 예천주예천주는 예천의 맑은 물을 기본으로 배수가 잘 되는 계곡 산간 밭에서 생산된 오미자와 복분자를 원료로 한 증류주다.은은한 분홍빛을 띠며, 알코올 도수가 높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목 넘김과 향미가 좋아 3년 연속 대한민국 주류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면역력 높이는 예천 아로니아예천 아로니아는 과일과 채소 중에서 안토시안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어 우리 몸에 활성산소가 쌓이는 것을 억제하고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당뇨병 예방, 체중 감량, 간 손상 예방, 염증 완화, 눈의 피로 해소 등의 효과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등 효능이 우수하다.△오곡명초 등 전통식초들그 외에서 전통식초 명인이 생산하는 오곡명초, 100% 사과로만 만든 사과식초, 새콤달콤한 오미자·복분자청, 친환경적으로 재배되는 백화고·흑화고,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바삭한 덧재한과 등이 생산되고 있다.박근노 유통마케팅 팀장은 “예천군 농·특산물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명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엄격한 품질관리와 저렴한 가격이 우선”이라며 “지속적인 농가교육을 통해 사랑받는 예천 농·특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우수한 명품 예천의 농·특산물로 가족과 함께 웃음 꽃 넘치는 추석명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예천의 우수한 농·특산물은 인터넷 쇼핑몰 ‘예천장터 (www.ycyang.kr)’나 전화(054-650-6280)로 구매할 수 있다.예천/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 해마다 이맘때면 가족이나 친지들이 모이는 고향을 찾을 준비로 분주해진다. 부모님이 계시는 곳, 아니면 큰형님 댁으로 모두 모여드는 이유도 추석이기 때문이다. 즐거워야 할 추석이지만 선물을 마련해야 하는 고민거리도 생긴다. 이곳저곳 선물을 줄 대상도 많은 데다 비용 또한 만만찮다. 부담 없으면서도 저렴하고 의미 있는 추석선물을 마련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추석 선물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실속 있는 경북지역 대표적인 농특산물을 소개한다.동해를 끼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복합행정도시인 포항의 대표특산품은 농업, 축산, 수산, 2차가공식품 등 다양하다. 포항의 우수 특산품은 포항시가 인증하는 농수특산물 공동브랜드 ‘영일만친구’로 국내외에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햇살을 담는다’는 의미의 ‘영일만친구’는 지난 2013년부터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5회나 수상한 명품 브랜드이다. 2013년 상표권 등록 후 꾸준히 사용자 지정이 늘어 올해 6월 현재 52개 업체 135개 제품이 상표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다양하다.포항시 농업기술센터 김극한 소장은 “영일만 친구 브랜드를 단 가공식품이 해외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과 적극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올해는 가공식품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멸치액젓, 꽁치액젓 등 젓갈류 일본 수출 길을 여는 등 추석 명절 선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포항시 우수 농특산품 제조가공업체인 ‘꽃젓갈’(대표 이성자). 이 대표는 친정어머니에 이어 2대째 젓갈제품을 제조·가공·판매하며 국내 최초 젓갈식품공장에 HACCP인증을 받아 전통식품제조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2017 경북 농어업인대상’에서 농식품가공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꽁치, 멸치, 게와 멸치를 주재료로 가공한 육젓 및 액젓제품 6종을 생산해 국내 친환경 매장을 위주로 납품하고 있다. 추석 선물용으로 꽃젓갈 2종 세트 1만5천원, 3종 세트 2만9천원이 주로 추천되고 있다.특히 이업체는 국내외 식품 박람회를 통해 제품 홍보 및 홈쇼핑판매를 위한 론칭에도 성공해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은 업체이다. 100% 지역 및 국내산재료를 사용해 모든 제품을 규격화하는 등 전통식품개발에 힘쓰는 것은 물론 지역농어업의 선진화 및 지속가능한 전통식품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꽃젓갈을 비롯한 포항시 우수농수산특산품 영일만친구는 온라인 포항마켓(www.pohangmart.com), 오프라인 포항특산품판매장(포항시 북구 죽도동 죽도시장4길 22. 오기리공영주차장 1층. 전화 054-256-4441)과 KTX역사 고향뜨락(054-262-2333)에서 구입할 수 있다.◇안동한우최근 맛집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과 유튜브, 블로그를 통해 안동한우의 맛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사육 농가의 정성과 체계적인 사육관리를 통해 생산되는 안동한우는 전국 최고의 육질을 자랑한다. 평균 30개월 700㎏ 이상 완숙된 소만 출하하기 때문에 고기 고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방한 때 생일상에 오르는가 하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때는 청와대 만찬 메뉴에도 포함돼 국빈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안동한우는 수도권 이마트 등 13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실속 있는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세트가 준비돼 있다.◇안동사과여느 해보다 빠른 추석으로 과일 세트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최상의 컨디션을 갖춘 사과품질로 전국판매처에서 주문이 줄을 잇는 곳이 안동이다.안동은 전국 최대의 사과 주산지로 낙동강 상류 청정지역에 있다. 밤낮의 일교차가 커 당도가 높고 아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안동사과는 올해까지 7년 연속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를 차지했다.◇전통주 안동소주와 이육사 청포도 와인안동소주는 안동의 양반가에서 ‘봉제사 접빈객’을 위해 가양주로 전승됐다. 명절 전·후로 판매량이 치솟으며 명절선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여기에 이육사 청포도 와인은 고품질 청포도 품종인 ‘청수’로 생산해 올해부터 12.5%와 13.5% 두 가지 도수의 화이트와인으로 출시됐다. 광복 74주년을 맞아 민족 시인이자 독립투사였던 육사 이원록의 고향에서 만나는 특별한 와인 선물도 의미가 있다.◇안동간고등어안동에서 나지는 않지만 안동사람의 손맛이 더해져 지역 명물로 탄생한 특산품이 있다. 안동간고등어다. 간잽이의 손을 거친 고등어는 더 이상 그냥 고등어가 아니다. 밥 한 그릇은 게 눈 감추듯 뚝딱 비워내는 안동간고등어가 된다. 추석 명절 양손 가득 들고 가면 대 가족 반찬 걱정은 뚝딱 해결된다. 부담없는 가격에 실속 가득한 추석 선물, 안동간고등어 만한 게 없다.◇표고버섯의 종류청도 운문에서 나는 ‘운문 참 표고버섯’은 100% 참나무 원목에서 키운 표고버섯으로 청도 운문의 특산물이며 유기농 인증을 받은 천연 무공해 식품이다.표고버섯의 종류는 백화고, 흑화고, 동고, 슬라이스 등 총 4가지로 분류해 판매된다. 백화고는 늦가을부터 초 봄에 자라는데, 유일하게 흰색의 꽃(白花)처럼 피는 표고이며 맛과 향이 뛰어나다. 흑화고는 대채적으로 갈색을 띠며 쫀득한 식감과 향이 우수해 좋은 등급의 버섯으로 구분된다. 이어 동고는 은은한 향이 있어 대중적으로 많이 이용되는 표고버섯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표고버섯으로 전체가 반구형 형태로 말려있고, 끝은 두껍게 오므라진 모양을 뛴다. 슬라이스는 바로 요리가 가능하도록 건조한 제품으로 찌개나 국, 물을 끓일 때 많이 사용한다.◇표고버섯의 효능표고버섯의 경우 여러가지 효능이 있지만, 혈관 기능 개선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준다. 특히 암에 대한 저항력이나 암의 증식을 억제에 도움을 줘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다. 또 풍부한 식이섬유소를 갖추고 있어 배변의 양과 속도에 좋은 영향을 줘 변비 예방에도 탁월하다. 민간요법으로도 많이 쓰인다. 열감가기 있을 때나 몸에 통증이 있을 시 소금과 함께 표고를 달여 마시고 하루정도 지나면 효과가 나타난다.◇청도반시의 종류 및 효능청도반시는 청도군 특산품으로 유명한 반건시와 감말랭이로 분류돼 판매된다. 이와 더불어 곶감, 아이스 홍시, 감와인, 감식초, 감 초콜릿, 감 화장품, 감잎차 등 다양한 가공품으로도 재탄생해 지역 특산품의 역할을 독톡히 하고 있다. 청도 반건시의 경우 곶감으로 씨가 없고 당도가 높으며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많이 함유된 건강식품이다. 감말랭이는 청도반시를 2~4조각으로 잘라 청도의 맑은 공기와 햇빛에 건조 숙성해 감기 및 피부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청도 반시는 다른 과실에 비해 비타민 C가 월등히 많아 노화 방지, 피로 회복, 감기 예방 등에도 효능이 높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다.◇경산대추전국대추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경산대추는 풍부한 일조량으로 알이 굵고 무기질과 비타민, 사포닌, 알칼로이드 등의 성분이 풍부해 하늘이 내려준 건강식품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대추를 활용한 각종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데 제사용품인 말린 대추를 비롯해 씨를 제거한 대추슬라이스, 대추 발효 초, 대추 빵·과자, 한과, 대추도라지진액, 대추 생강청, 특허를 받은 대추찹살떡 등이 생산되고 있다. 홈쇼핑에서도 인기를 끌기 있으며, 경산대추를 알리기 위한 대축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경산포도MBA 포도는 당분과 산, 펙틴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피부미용 등 저항력을 향상시킨다. 맥반석 토양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되며 전국 최초의 MBA 주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를 이용한 와인제품이 ‘비노케슬’이란 상품명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한 때 거봉포도의 가격이 경산에서 결정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거봉의 주산지였다. 거봉은 2018년부터 홍콩으로 수출되고 있다.◇뚝배기식품전통된장은 재래메주와 알 메주, 재제염을 가공처리해 간수를 뺀 장 담그기 특수소금으로 6개월간 재래장독에서 숙성시키고 나서 간장을 빼지 않은 무방부제 제품으로 어머니의 정성과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 웰빙된장은 국산 콩으로 만든 재래된장에 청정해역과 자연에서 채취한 무공해 천연재료와 유근피, 홍화씨 등에서 추출한 여러 가지 인체에 유익한 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고급 건강식이다. 간장은 100% 메주와 천일염을 가공해 만든 특수소금으로 30년 이상 된 재래장독에서 6개월 이상 전통 발효로 자연 숙성시켜 맑은 색과 풍부한 맛과 향을 낸다.◇경산한우한우는 축산물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영남권 1호로 지정될 정도로 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으며 맛과 풍미에서 앞서가고 있다. 2곳의 한우농가는 지난해 ‘한우공동브랜드’ 명인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경북 한우경진대회에서 암송아지부문 최우수상과 우수시군으로 선정되는 등 품질유지에 탁월함을 인정받고 있다./이시라·손병현·김재욱·심한식기자
2019-08-26
김천시가 시 승격 7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시민의식 개혁 정신운동 ‘Happy Together 김천’이 다방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 주목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김천시가 주관이 돼 시작한 운동이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관이 아닌 민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발전했다. 시민들의 의식을 변화시켜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고, 활기차고 깨끗한 도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시작된 이 운동이 어떻게 빠른 시간 내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Happy Together 김천’운동의 의미와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Happy Together 김천’운동의 시작‘Happy Together 김천’운동은 민선 7기 김천시정 목표인 ‘시민 모두가 행복한 김천’과 일맥상통한다. ‘Happy Together 김천’운동의 목표가 시정 목표인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그 고민끝에 내부에서부터, 나 자신부터 개혁을 해야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시는 과거의 잘못된 의식을 과감히 개선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특히, 관 주도의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전 시민의 자발적인 동참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필요했다. 그래야만 불친절하고, 드세며, 텃세가 심한 지역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친절하고 질서있는 청결한 도시로 변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시민의식 변화운동 ‘Happy Together 김천’이다.□ 7대 실천목표 설정김천시는 ‘Happy Together 김천’운동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밀착된 정신운동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 7대 실천목표를 설정했다.7대 실천목표는 △친절한 김천시민 △질서를 지키는 김천시민 △청결한 김천시민 △참여하는 김천시민 △양심있는 김천시민 △예절바른 김천시민 △배려하는 김천시민 등이다. 이들 목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지역공동체, 시민사회에서 구성원들이 꼭 지켜야 할 기본이 되는 내용들이다.모든 시민들이 이 기본을 충실히 지킨다면 시민 모두가 행복해지고, 김천을 찾아오는 타지역 방문객들에게는 살갑고 사람다운 인정을 넉넉히 베푸는 도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또 7대 목표는 구체적으로는 학연·지역 등 지역 연고주의와 배타적인 시민의식, 지역이기주의를 없애는 의식개혁과 더불어 각종 행사시 노약자를 먼저 배려하고 형식적인 의전보다는 행사 목적에 맞는 진행을 하는 등 시민 개개인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행동지침도 담고 있다.시는 ‘Happy together 김천’ 운동을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는 계기로 만들고 있다. 7개의 덕목, 하나 하나를 실천해 나가면서 김천시민 누구나가 김천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것이 시민행복이고,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새로운 모티브가 되고 있다.□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다김천시는 지난 2월 김천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전 공직자를 대상으로 ‘Happy Together 김천’ 운동 추진을 위한 실천 다짐대회와 특강시간을 가졌다. 다짐대회는 ‘Happy Together 김천’ 운동의 확산을 위해 공직자들이 먼저 솔선수범하자는 취지였다.또 지역의 각 단체들을 대상으로 실천 다짐대회와 특강을 실시해 시민운동에 대한 붐을 조성해 나갔다. 선진 시민의식 마인드 함양을 위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5명의 전담 강사도 위촉해 각종 단체를 대상으로 상시 교육을 지원했다. 이 교육 역시 자발적인 접수를 받아 진행했다. 처음에는 이렇다할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열리는 캠페인 등으로 자발적으로 교육을 받고 싶다는 단체는 점점 늘어나가 시작했다. 자발적인 교육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Happy Together 김천’ 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도 형성됐다. 공감대 조성으로 작은 행동과 실천으로 옮겨져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바람으로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민들도 그 변화의 바람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많은 시민들이 공감을 하고 동참하면서, ‘Happy Together 김천’운동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실제 많은 곳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외부인을 직접 맞이하는 음식점 등 접객 업소를 중심으로 친절과 청결운동이 이어지고 있고, 위생업소를 중심으로는 서포터즈를 운영하고 친절서비스 교육과 준수사항 등을 숙지하자는 등의 ‘Happy together 김천’운동이 범시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스스로 친절과 청결을 생활화하자는 각오를 다지고, 시민들도 요일별 쓰레기 배출방법을 지키는 등 변화를 이끌고 있다. 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도로 내 불법 적치물도 하나 둘 사라지고, 불법 주정차 시비도 크게 줄어들면서 주차질서와 주차문화에도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시민의식 향상이 도시 경쟁력시 승격 70주년을 계기로 김천시가 범 시민적인 참여 속에 전개하고 있는 ‘Happy together 김천’이 정착되면서 도시 경쟁력도 높아졌다는 평가다.‘Happy together 김천’운동으로 시작된 변화의 바람으로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친절, 질서, 청결이 김천을 대표하는 수식어로 자리잡고 있다. 친절, 질서, 청결이라는 도시 이미지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김천을 찾는 타지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김천시는 의식개혁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미래를 향해 열린도시, 시민과 함께하는 도시로 거듭나려 한다. ‘Happy together 김천’운동이 지금과 같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김천시는 인정과 배려가 넘치고, 미래를 앞서나가는 선진 시민의식이 있는 도시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해피 투게더 김천 운동으로 새로운 미래도시 100년 준비”“Happy together 김천은 시민참여형 의식개혁 운동입니다”김충섭 김천시장은 “전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만들어 김천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가장 행복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김 시장은 이어 “김천은 혁신도시와 KTX역, 그리고 잘 가꿔진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조경과 중소도시 최초로 전국체전을 치른 스포츠 시설, 사통팔달의 교통망, 기업하기 좋은도시·투자의 최적지 등 좋은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긍정적 이미지는 더욱 부각시키고 부정적인 이미지는 새롭게 바꾸는 것이 ‘Happy together 김천’운동이다. 이 운동을 통해 김천시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 시장은 “‘Happy together 김천’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 건강한 도시가 조성될 수 있는 기반이 되길 희망한다”면서 “지역의 각 사회단체 회원들이 지역사회 리더로서 관심을 갖고, 친절하고 청결한 도시 만들기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그는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Happy together 김천’운동 전파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캠페인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또 “‘Happy together 김천’ 운동과 함께 ‘김천 주소갖기’ 캠페인도 추진하고 있다. 도시발전의 중요한 지표인 인구증가 운동에도 다 같이 동참하면 15만, 20만의 살기좋은 김천을 다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관에서 주도해 나갈 수 있는게 아니다. 시민들이 주도해 나가야 하는 것이고, 관에서는 이를 뒷받침 하는 것”이라면서 “시민들이 주도하는 ‘Happy together 김천’운동이 미래를 향해 열린도시, 시민과 함께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8-18
가야할 길이 어두울 때는 길을 밝힐 ‘등불’이 필요하다.인터뷰는 ‘길 잃은’ 기자들에게 가끔, 아니 자주 환한 등불의 역할을 해준다. 특히 역사나 철학, 문학과 미술 같은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그 도움이 절대적이다.‘풍류도’와 ‘화랑’에 대한 연재를 이어가면서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한국 고대사를 연구해온 ‘눈 밝은 사학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그리고자 하는 그림의 온전한 바탕을 만들고 싶어서였다.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한국고대사학회 고문이자 한국목간학회 명예회장인 주보돈(66)과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독자들을 대신해 물어볼 것이 많았다.‘금석문과 신라사’ ‘신라 지방 통치체체의 정비 과정과 촌락’ ‘김춘추와 그의 사람들’ ‘한국 고대사의 기본 사료’ ‘가야사 새로 읽기’ 등의 책을 쓴 주보돈은 지난해부터 경주에서 생활하며 연구와 강연,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국립경주박물관 운영자문위원장도 맡았다.한바탕 쏟아진 소나기가 무지막지했던 폭염의 기세를 꺾어준 8월 초순. 경주 외곽 조용한 카페에서 주보돈을 만났다. 아래는 그날 화랑과 풍류도에 관해 주고받은 이야기들을 요약한 것이다.◆ 풍류란 유·불·선 삼교(三敎)의 융합을 의미-신라의 ‘화랑’과 ‘풍류도’에 관해선 여러 학술적 견해들이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풍류도는 무엇인가.△풍류란 글자 그대로 하면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가는 것이다. 풍류가 원래 화랑의 이념은 아니다. 화랑은 고정불변의 지향성과 목적성을 가진 조직이 아니었다. 화랑이 제 기능을 했던 것은 삼국 통일 이전이다. 통일을 위한 전쟁에서 신라가 승리한 이후엔 화랑의 본래적인 기능들이 상실되는 과정을 겪는다.처음 화랑이 만들어진 목적은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었는데, 그게 후대로 가면서 현실적 한계에 부딪치니까 다른 문제도 파생된다.통일 이후에도 화랑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하지만, 인재 양성이라는 주류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비주류화 된다. 이 과정에서 풍류를 강조하는 흐름이 생기는데, 처음부터 화랑이 풍류를 강조했던 건 아니다. 풍류 혹은, 풍류도가 화랑의 핵심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풍류’라는 단어가 처음 언급되는 건 최치원의 ‘난랑비서(鸞90CE碑序)’다. 여기 등장하는 ‘현묘한 도’라는 건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까.△유·불·선 삼교의 융합을 지칭한다. 화랑이란 이름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유학이 필요했다. 불교의 이데올로기만을 가지고는 국가를 운영해나갈 수 없었으니까.신라는 6세기에 들어서면서 바뀐 시대를 맞이한다. 그때까지 지속되던 공동체가 깨지고, 국왕을 정점으로 하는 새로운 지배 체제가 갖춰지게 된다. 그걸 위해 국가 조직을 구성하고, 관료를 뽑아야 했다. 새로운 시대로의 지향을 가진 인재의 양성이 절실했다.문자와 문장 교육도 해야 하고, 관료의 기본 덕목을 갖춘 인물도 있어야 했다.당시 최고의 지식인은 승려들이었다. 그들이 젊은이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했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화랑들에게 ‘우리는 (나라를 강성하게 만들) 미륵의 화신’이라는 의식을 불어넣었다. 당시 신라는 삼국 통일을 향해 가는 단계였다. 미륵의 화신이란 ‘전쟁의 선봉장’ 역할을 할 화랑을 의미했다. 여기에 자연신앙과 노장사상(老莊思想)까지가 결합해 화랑의 이념이 된 것이다.-풍류도가 화랑의 지도 이념 혹은, 당대 신라의 핵심 이데올로기였다는 견해가 있다. 동의하는지.△‘길 道자’를 써서 화랑도(花郞道)라고 하는 건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것이다. 일본의 학자가 무사도(武士道)처럼 만들어낸 조어(造語)다. 원래 화랑도의 도는 ‘무리 徒자’를 썼다. 사실 해방 전후에 독일 등에서 유학한 몇몇 학자들이 화랑도(花郞道)를 연구했다. 이들은 정부 수립 이후 고위직 관료가 됐고, 학도호국단을 만들기도 했다. 불안한 정국 속에서 국가적 필요에 의해 화랑도가 이용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런 세태는 1970년대까지 지속됐다.◆ 화랑, 전통적 공동체에서 중앙집권 국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탄생-신라의 발전과 통일 과정에서 화랑들의 역할은 어떠했나.△화랑은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인재를 양성할 것인지에 관한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별 조직이 천거하는 형태로 시작됐다. 6세기 들어 신라는 국왕을 중심으로 하는 체제로 진화한다. 전통적 공동체에서 국가 중심 왕권국가로 넘어가는 과정에 과도기적으로 생겨난 게 화랑도 조직이다. 화랑은 ‘화랑’과 ‘낭도’로 구성됐다. 한 사람의 화랑 아래 여러 명의 낭도가 더해져 화랑도가 된 것이다.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1천 명까지 화랑 조직의 규모는 각기 달랐다.화랑도는 국가가 관리하고 지원했다. 교육을 위해 승려를 파견하기도 했다. 승려들은 화랑에게 국가가 요구하는 이념을 가르쳤다. 신라에 국학(國學)이 생기기 이전까지 화랑은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했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화랑도는 반관반민(半官半民·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운영)의 조직이다. 한 나라가 중앙집권화 되기 위해선 수직적 질서인 충효(忠孝)와 횡적 질서인 우애와 의리가 함께 필요하다. 화랑도는 바로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고 본다.-신라의 화랑 가운데 주목할 만한 인물은 누구인지.△사다함이다. 562년 신라가 가야와 전쟁을 벌이는데 참전했다. 또한 친구와의 의리 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공로에 대한 포상도 거부했고, 왕으로부터 받은 노비들을 방면하기도 했다. 이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을 보여준 것이며, 뒤에 만들어진 ‘세속오계(世俗五戒)’의 앞선 실천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사다함은 화랑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조직과 국가를 위해 목숨도 내놓는 헌신과 봉사. 이는 당대의 정치권력이 청년들에게 원했던 것이다. ‘세속오계’는 화랑만의 덕목이 아니라 그 시절 집권층이 모든 젊은이들에게 요구했던 것들을 집약한 것이다.-풍류도가 신라 당대만이 아니라 고려와 조선, 나아가 현대 사회에까지도 여러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화랑은 신라 말까지는 남는데,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 와서는 변질된다. 화랑의 존재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은 6세기부터 10세기 초반까지다. 그들이 제 기능을 하는 단계는 삼국 통일 이전이다. 이때 화랑의 전형적 모습을 나타낸다. 전쟁이 끝나면서는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화랑들이 군관이 되고 주요 관료가 됐다. 여기서 끼리끼리 뭉치는 폐단도 생겼다.앞서 말한 것처럼 화랑도 조직은 여러 개였다. 화랑의 이름을 기록한 명부도 있다. 또한 화랑은 열아홉 살이 되면 요즘 말로 ‘졸업’을 했다. 한 번 화랑이 되면 영원히 화랑으로 남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노화랑(老花郞·나이 많은 화랑)이라는 단어는 틀린 말이다.-고구려와 백제에도 화랑과 유사한 청년 조직이 있었는지.△고구려엔 경당(6243堂·고구려 각 지방에 세워진 사학기관)이라는 조직이 있었다. 그러나 화랑처럼 주목받지는 못한다. 그것에는 이유가 있다. 고구려는 신라보다 150년 먼저 불교를 받아들이고, 태학(太學·고구려의 국립 교육기관)을 설립한다. 중앙집권과 유학 교육이 시작된 시기가 신라보다 빨랐다. 화랑도처럼 ‘반관반민’의 성격을 가진 조직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4세기에 이미 태학이 만들어졌으니까.고구려는 유학을 중심으로 한 인재 양성기관이 일찍 그 기능을 시작했다. 그랬기에 화랑도와 같은 역할을 한 조직을 찾아보기 어렵다. 존재했더라도 그 존재감은 미미했을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비전 보여야 할 ‘화랑정신’-‘풍월주’와 ‘화랑’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풍월주라고 하는 단어는 ‘삼국사절요(三國史節要)’에 등장한다. 화랑이 변질되면서 삼국 통일 이후엔 풍월주라 불렸을 가능성이 있다. 통일 이후 화랑들은 조직간 경쟁이 심화돼 관료화된다. ‘당신은 어떤 화랑의 라인이냐’를 놓고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반목은 국가 조직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그래서 진덕여왕 시절엔 김춘추가 이러한 문제를 감안해 국학을 수용하고, 교육 내용도 유학 중심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런 기조는 통일전쟁이 끝날 때까지 유지됐다. 사실 진덕여왕 때부터 화랑은 단계적으로 소멸해간다. 인재 양성의 중심기관이 화랑도에서 국학으로 옮겨간 것이다. 또한 관료도 천거(薦擧·소개나 추천)가 아닌 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간다.-화랑이나 풍류도를 보면서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이제 막연하게 국가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말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공동체가 있어야 내가 존재하는 것이고, 공적인 가치를 기꺼이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교육을 통해 알려줘야 한다. 옛날 방식의 훈육으로는 안 된다. 화랑의 시대와는 다른 방식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디지털시대로의 급격한 변화는 존재해온 많은 것들을 무작정 버리게 만들었다. 우리에겐 전통문화와 아날로그 문화도 필요하다. 이것들이 디지털 문화와 조화롭게 결합해야 한다. 실용주의와 현실주의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전통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해야 할 때가 됐다.-마지막으로 화랑이 가졌던 긍정적인 측면은 무어라 생각하는지.△신라가 전통적 공동체에서 중앙집권 왕권국가라는 새로운 사회 체제로 진화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8-15
우리나라 사람에게 매운맛을 빼고 먹거리를 논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까칠해진 입맛을 돋우기에 매콤한 음식만한 것이 없다. 이제 수확이 한창인 청양고추는 매운맛을 내는 주 재료로 피곤하거나 움추러진 우리의 몸에 다시 생기를 돌게 하는 묘약이기도 하다. 진녹색을 띠는 청양고추는 쌈장에 찍어 그대로 먹어도 맛있지만 각종 요리의 감초로도 더욱 많이 쓰인다. 매운탕·된장찌개 같은 국물요리에 얼큰한 맛을 더해주고 삼겹살과 함께 먹으면 느끼함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영양분 역시 풍부하다. 춘곤증 해소에 좋은 비타민 C 함량은 사과의 수 십 배에 달할 정도다.전국의 고추를 재배하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영양군이다. 값싼 수입산 고추가 밀려들어오고 있지만 아직은 국산 고추의 자존심을 지키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2019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열어 수도권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전국에서도 으뜸으로 인정되는 명품 영양고추의 모든 것을 알아보자.◇ 고추의 역사한국인은 언제부터 고추를 먹었을까?고추가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 때 일본을 통해서라고 알려져 있다. 일본 전래설의 근거는 광해군 6년(1614년) 이수광이 저술한 ‘지봉유설’에서 고추가 일본에서 전래됐다고 해서 이를 ‘왜개자(倭芥子)’라고 불렀다. 영양고추는 지역특성에 맞는 수비초, 칼초, 무덤실초 등 우수한 고추 품종으로 개량·발전 됐다. 70년대 비닐멀칭 재배, 80년대 소형터널 재배, 90년대 비가림 시설 재배, 친환경농업 재배 등의 기술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고추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전국 유일의 영양고추시험장에서는 1996년도부터 수비초 같이 지방 재래종 복원화 연구를 통해 2004년 ‘영고 4호’로 품종 등록한 뒤 전국 최고의 고추 명산지로 자리매김했다.◇ 영양고추의 지리적 특성영양지역은 산간고랭지로 해발이 높아 여름철 기후가 낮에는 덥고 밤에는 서늘하며 일교차가 10℃이상으로 크고 무상기간이 비교적 길어 일조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태백산간 준고랭지대로서 완만한 구릉지를 이루고 있다. 식양토로 구성된 비옥한 토양과 지형은 고추 재배지로 적합하다. 영양군의 지질은 대부분 화강편마암과 수성암계에 속하는 것으로 경기편마암 복합체로 구성돼 있다. 고추재배지의 경토는 식양토가 대부분으로 우량 품질의 고추를 생산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특히 일월산을 중심으로 반변천의 작은 계곡들도 지나가고 있어 고온의 갈수기에도 물이 고갈되는 일이 거의 없어 균일한 고품질 고추생산에 유리한 지형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영양고추 맛의 비결천혜의 조건에 자란 영양고추는 당질 함량이 많고 비타민A·C와 식욕을 돋우면서 지방축적을 방지하는 캡사이신 함량이 많아 매운맛과 단맛이 잘 조화되어 과피가 두껍고 색도가 좋은 것이 특징이다. 영양지역 재래종 고추인 ‘수비초’와 ‘칠성초’는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 ‘수비초(영고 4호)’는 약간 매우면서 과실의 당도가 높고 과피의 질감이 우수하며, ‘칠성초(영고 5호)’는 과피가 두껍고 말린 후 색택이 우수하다.영양고추는 당도가 높아 덜 매운듯 매운맛이 특징이다. 영양고추의 매운맛 비결은 매콤함에 있다. 고추는 전국 각지에서 재배하고 있지만 영양고추로서 명성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것은 바로 매콤한 맛에 있기 때문이다.◇ 영양고추 재배현황국내 고추소비 부진과 중국산 고추수입 급증에 따른 고추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경북도 내 고추 재배면적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영양군도 매년 감소세가 이어지다가 지난해 재배면적이 약간 늘었지만 감소 추세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농가 일손 부족이 심해져 고추 재배를 하는 농가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고추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작년에는 장기간의 폭염에 따른 전국적인 고추 생산량이 급감했다. 군은 최근 몇 년간 농가마다 점적관수시설 확충으로 폭염에 따른 피해를 크게 입지 않았다. 생산량은 전년과 비교해 볼 때 큰 변화가 없었다. 농가에서는 물건이 없어 판매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군에서는 고추유통공사를 통한 계약재배와 기존에 확보된 판로를 활용하고 있다. 오는 27∼2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개최되는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등을 활용해 판로를 확보하면 농가소득 보전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추재배 및 수확 기술 개선최근 몇 년간 고추가격 하락에 따라 생산 농가들이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하고 농사를 포기하면서 해마다 재배 면적이 줄어드는 등 사양화되고 있는 국내 고추산업의 현실에서 고추농사가 농가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군에서는 ‘고추의 본고장 영양’을 목표로 차별화되고 다양한 고추농업 정책 추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추 수확을 마치면 고추 관련 제품들의 생산∼유통∼판매까지 일원화 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설립한 영양고추유통공사를 중심으로 고추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수매하고 있다. 영양고추 축제를 통해서는 도심의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차별화 된 전략으로 국내외에 불어 닥친 고추산업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유통공사의 고부가 가치 창출군은 2006년 9월 지방공기업인 영양고추유통공사를 설립해 고추육묘장을 통한 고추 육모를 공급하고 있다. 또 계약재배와 수매를 통한 생산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시설 규모를 갖춘 영양고추유통공사는 미국FDA인증, GAP지정, HACCP, ISO2200인증 등 엄격한 위생관리와 안전한 고추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영양고추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써 지역에서 생산된 고품격의 다양한 건고추와 고춧가루를 위생적으로 생산하고 있어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다.군은 영양고춧가루의 지리적표시제 등록으로 타 지역 농산물과의 차별화에도 나섰다. 지역특산물 지리적 표시제는 1999년부터 시행, 2017년 기준 전국 103개가 등록 돼 있다. 군은 2005년 3월 고춧가루로 지리적 표시제 제5호로 등록을 했고, 타 지역 고춧가루가 혼입이 되지 않는 순수한 영양고추 가공품으로 소비자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영양고추의 판매와 홍보군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업무협약 체결로 고추판매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2016년 7월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와 2017년 6월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경기도회와 빛깔찬 고춧가루 직거래 MOU를 체결해 산하 지부에 직거래 망을 개설했다. 2017년 8월에는 6만 달러 규모의 빛깔찬 고춧가루를 미국에 첫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지난해 8월에는 영양고추유통공사와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제주도특별자치도지회 간의 직거래 판매 MOU를 체결했다.군에서는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제주도특별자치도회를 통해 제주특별자치도 전역에 외식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구축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수차례에 걸친 품질 테스트 및 시장 조사를 통해 우수한 고춧가루로 인정 받은 빛깔찬 고춧가루를 산지 직거래 방식으로 거래를 하게 됐다.지난해 8월에는 CJ제일제당(주)과 영양고추유통공사 간의 농산물 협력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영양군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 농식품의 가공과 유통 등 포괄적인 부분에서 사업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군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대한 적극적인 유통 지원과 농산물 생산 및 가공에 대한 공동 연구를 통해 상생 협력하는 등 지역 발전의 정기를 마련하기도 했다.지난해 10월에는 군, 미서부한식세계화협회, 영양고추유통공사가 농·특산물 상호협력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영양고추아가씨 선발대회1984년 전국 최초 특산물 아가씨선발대회로 시작한 영양고추 아가씨선발대회는 1987년까지 매년 열리다가 1988∼1989년 고추가격 파동으로 잠시 중단됐다. 1990년부터 2018년(제19회)까지는 격년으로 개최되고 있다.영양고추 아가씨선발대회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신청 참가인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다양한 재원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제14회(2008년) 대회부터 참가자를 전국 규모로 격상했다.이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참여하는 참가자의 신청으로 명실상부한 전국대회로 부상했다.영양고추아가씨 선발대회는 영양의 대표적 농특산품인 영양고추를 통한 지역 이미지를 한껏 높이고 있다. 교통이 불편한 영양의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는 심리적 거리의 축소로 영양군과 영양고추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며 전국 관광객들을 영양으로 불러 들이고 있다.오도창 군수는 “고추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영양군이 추진하고 있는 명품고추화 사업을 통해 새로운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만큼 보다 세밀하고 맞춤형 정책 추진으로 고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고추산업으로 변신을 추진하겠다”며 “고추만큼은 영양이 최고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19-08-13
세조 시절, 계유정난과 세조의 즉위를 도운 공신들이 있었다. 한명회와 신숙주를 중심으로 한 정난공신(구공신)들이다. 이들은 권력의 실세들로서 세조를 등에 업고 전횡을 일삼았다. 그러다 결국 세조 말년에 북방에서 이시애가 난을 일으키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때 이시애의 난을 평정한 젊은 공신들이 새롭게 등장한다. 병마도총사 구성군(龜城君) 이준, 병마부총사 조석문, 진북장군 강순, 좌대장 어유소, 우대장 남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난이 끝난 후 모두 적개공신(신공신)으로 책봉되었다. 이시애의 난으로 빛을 본 사람이 또 한 사람 있다. 바로 유자광이다. 그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고변과 음해로 정적을 숙청해 영달하다가, 결국은 자신도 유배지에서 삶을 마친 간신’ 정도로 요약 된다. 그는 서자 출신이었기에 벼슬길에 나가기 힘든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시애의 난을 초기에 진압하지 못해 세조가 어려움을 겪을 때, 대담하게 진압계책을 올렸다. 세조는 그를 불러 자질을 살펴본 뒤 전장에 투입했고, 그는 보란 듯이 공을 세웠다. 이 일로 유자광은 임금의 총애를 받고, 벼슬도 얻게 되었다.신공신들의 등장으로 안정되어 있던 정국에는 작은 파란이 일었다. 한명회와 신숙주는 이시애의 난으로 잠시나마 옥살이를 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반면에 신공신들은 무골 기질의 세조에게 총애를 받음으로써, 신·구세력 간에는 갈등이 싹트기 시작했다.게다가 1467년 9월, 요동의 여진족이 소요를 일으키자 명나라가 군대를 출동시키면서 조선에 지원 군대를 요청했다. 이때 강순(康純), 남이, 어유소 등이 출전해 여진의 소요를 진압함으로써 또 한 번 개가를 올렸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통해 강순이 영의정에 올랐다. 조석문은 좌의정이 되었고, 화려한 가문적 배경과 뛰어난 무인적 기질을 가진 남이가 나이 스물여섯에 병조판서에 등용되었다. 바야흐로 신공신들이 정국의 전면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영화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이들을 그토록 아꼈던 세조가 세상을 떠나고, 예종이 즉위했기 때문이었다. 즉위 당시 열아홉이었던 예종은 세조의 둘째아들이자 한명회의 사위였다. 이제 구공신인 한명회와 신숙주가 정권을 좌지우지하게 될 무대가 꾸며졌다. 세조의 죽음으로 그 유일한 지지대마저 사라져 버린 신공신들은 속절없이 구공신들에게 당해야만 했다. 신공신의 중심이었던 구성군과 남이는 왕실의 종친이었다. 구공신들은 이런 왕실 인척들이 세력을 키우는 것을 견제하면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신공신들은 경험이 많고 교활한 구공신들의 적수가 되지는 못했다. 신공신들은 대부분 이시애의 난 진압 이후 급성장한 무장들이었고, 구성군과 남이는 20대의 동갑내기였다. 특히 구성군은 정치적인 야심이 없던 인물로, 야심이 컸던 남이와는 어울리기 힘들었다. 그렇다 보니 뭉치기는커녕, 자신들끼리도 알력을 빚었다. 그중에서도 유자광은 모사에 능하고 계략에 뛰어난 인물이었다. 자신과 함께 공을 세운 남이가 세조의 사랑을 더 받는 것을 늘 시기했었다. 설상가상으로 예종도 원래 남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무예에 뛰어나고 성격이 강직할 뿐 아니라 세조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던 남이에 비하면, 자신은 정사 처리에도 능하지 않았으며, 아버지인 세조의 신뢰도 두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468년 9월 7일, 예종이 즉위하던 바로 그날 조회(朝會)때였다. 한명회가 임금에게 “남이는 병조판서로 있기에는 적당하지 못하다”고 아뢰었다. 이 말을 들은 예종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 자리에서 남이를 겸사복장(兼司僕將)으로 발령을 내버렸다. 병조의 우두머리를 궁궐 경비대장인 겸사복장(종2품 무관직)으로 깔아뭉개 버린 것이다. 예종이 임금으로서 행했던 첫 업무가 남이의 좌천이었던 것을 보면, 그동안 구공신들과 예종이 얼마나 남이를 미워했던가를 엿볼 수 있다. 그렇지만 남이는 언제든지 재기할 수 있는 기개와 인맥을 갖추고 있었다. 구공신과 예종이 그를 두려워한 것도 바로 그 점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남이의 세력들을 발본색원하여 축출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드디어 신공신들을 한꺼번에 제거할 기회가 포착되었다. 예종이 즉위한지 불과 한 달이 지난, 1468년 10월 24일 늦은 밤이었다. 병조참지(兵曹參知:정3품)로 있던 유자광이 예종을 찾아와 남이가 역모를 꾀하고 있다고 고변을 했다. 남이가 궁궐 안에서 숙직을 하고 있던 중에 혜성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는 “혜성이 나타난 것은 묵은 것을 없애고 새것을 나타나게 하려는 징조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유자광의 고변내용은 구체적이지도 않았고 두루뭉술하여 의문투성이였으나, 예종은 이를 따져 보지 않았다. 남이가 곧 군사라도 몰고 쳐들어올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도성의 경비를 철통같이 하고는 바로 남이를 체포하게 했다. 그날 밤 주요 종친들과 대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예종이 직접 남이를 심문을 했다. 그러나 남이는 역모사실을 부인했다. 예종은 남이에게 별다른 혐의를 찾을 수 없자. 유자광을 불러 대질을 했다. 그제야 유자광이 고변자란 사실을 알게 된 남이는 머리로 땅을 치면서 “유자광이 나를 모함한 것이다”라고 부르짖었다. 남이가 계속 부인하자 예종은 남이의 측근 무장들을 하나씩 불러들여 고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 대부분이 역모를 부인하는 가운데, 기껏 남이의 첩 탁문아(卓文兒)가 심한 고문에 못 이겨 ‘남이가 세조의 국상 중에 고기를 먹었다’고 자백한 것 정도가 전부였다.하지만 여진족 출신의 무장 문효량(文孝良)이 혹독한 매를 맞다가 견디지 못하고 남이에게 불리한 진술을 해버렸다. 갑자기 상황이 반전되었다. 분위기상 이제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남이도 마지못해 역모혐의를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그냥 죽으려 하지 않았다. 같은 신공신으로 영의정에 있던 강순을 물고 들어갔다. 영문도 모른 채 잡혀온 강순은 남이에게 ‘왜 나를 끌어들였느냐’고 따졌다. 남이의 답변이 가관이었다. ‘영의정임에도 내가 무고를 당하고 있는 줄 알면서도 한마디 구원도 해주지 않았으니, 당신도 나와 같이 원통하게 죽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결국 이들에게는 모반대역죄가 적용되었다. 예종은 1468년 10월 27일 군기감 앞 저자거리에서 남이·강순·조경치(曺敬治)·이중순(李仲淳)·변영수(卞永壽)·변자의(卞自義)·문효랑·고복로(高福老)·오치권(吳致權)·박자하(朴自河) 등을 능지처참했다. 이어 남이를 따르던 여러 무장들도 참형을 시켜 싹을 잘랐다. 남이의 심복인 조영달(趙穎達)·이지정(李之楨)·조숙(趙淑) 등 25인과, 장용대(狀勇隊)의 맹불생(孟佛生)·진소근지(陳小斤知)·이산(李山) 등이 그들이다. 이 사람들의 아버지와 자식들도 모두 죽였다. 반면에 이 일에 공을 세운 한명회, 신숙주 등 37명을 익대공신(翊戴功臣)으로 책봉했다. 한명회는 임금에게 남이·강순 등의 재산과 처첩들을 내려 달라고 주청했고, 임금은 그들의 재산과 처첩을 익대공신들에게 나누어 줬다. 옥사에 연루된 사람들의 처첩들이 마치 전리품처럼 취급되어 모두 정적(政敵)들의 하녀로 분배가 됐다.이게 남이의 옥사 전말이다. 심한 매질을 당하던 강순은 ‘공모자를 더 대라’는 예종의 심문에 “내가 만약 여기 있는 신하들도 다 공범이라고 말한다면 임금님은 믿겠습니까?”라고 항의를 했고, 남이의 종사관이었던 조숙은 “한 충신이 죽는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죽어 갔다. 이처럼 이 옥사는 처음부터 의문투성이였고, 수긍이 가지 않은 옥사였다. 화는 관련자들의 가족들에게도 미쳤다. 남이의 어머니에게는 ‘세조의 상(喪)중에 고기를 먹고, 아들인 남이와 간통을 했다’는 희한한 죄를 씌워 저자거리에서 수레에 묶어 찢어죽이고, 3일 동안 효수(梟首)하게 했다. 이 사건에 연좌되어 종이 되었던 처와 첩들이 70여 명이나 된다. 이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조선왕조실록’에 그 사례가 적혀있다. 거열형에 처해진 강순은 정실부인이 죽자 ‘중비(仲非)’와 혼인을 했다. 이 사건으로 처첩들이 분배될 때, 중비는 유자광의 여종이 되었다. 영의정의 아내로 정경부인이던 중비가 서얼출신 간신의 노비로 추락했던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남편 강순이 죽은 지 한 해가 넘지 않은 시점에 집안의 옛 종으로 있었던 막산(莫山)이란 남자에게 겁탈을 당하고 만다. 중비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막산과 살림을 차린다. 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어디까지나 실록에 실려 있는 실화이다. 그런데 막산은 이미 아내가 있는 몸이었다. 그 아내가 중비를 달가워할 리가 없었다. 중비와 막산의 아내는 대판 싸움을 했다. 이때 막산은 중비의 편을 들었다. 결국 막산의 본처는 집에서 쫓겨났고, 그 자리를 중비가 차지하게 되었다.소문은 금세 전국에 퍼졌다. 명분에 사는 유학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조선사회를 이끌었던 양반들은 “막산이 옛 주인인 중비와 간통하고 동거했다. 중비가 지금은 종의 신분이지만 옛날에는 막산을 종으로 데리고 있던 양반집 규수였다. 이는 일반적인 간통이 아니라 종이 주인의 처를 간통한 법률(奴奸家長妻律)로써 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자종이 여주인과 간통을 하면 참형(斬刑)에 처하는 것이 당시의 법이었다. 사건은 의금부로 넘어갔다. 의금부 관리들은 최종심에서 오히려 중비가 행실이 바르지 못한 여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막산에게 처음에는 강간을 당했을 수도 있지만, 피해자가 적극적인 항거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또 정조를 잃은 뒤 막산의 아내가 되기로 작정하고, 막산의 처를 때려서 쫓아낸 것은 음탕함의 증거이므로 중비와 막산을 참형에 처해야 한다고 임금에게 아뢰었다. 1471년 3월 17일, 당시 임금 성종은 의금부 건의대로 막산과 중비를 참형에 처했다. 명분은 풍속(風俗)을 바로잡는다는 것이었다.조선시대 양반들의 이중적인 잣대는 여성들과 서얼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했다. 동료 부인을 자신의 여종으로 삼는 것에는 거리낌이 없었다. 그렇게 노비가 된 부인이 궁여지책으로 남자노비와 결혼하는 것은 또 용서하지 못했다. 조선시대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에 서얼은 아예 과거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해 놓았다. 이들은 가정에서도 천하게 취급되어 재산 상속권마저도 박탈되었다.그런데도 형벌을 받는 데는 이들을 자신들과 똑같이 연좌시켰다. 좋은 것은 자기들끼리 차지하고, 자기들이 나쁜 짓을 한 행위에는 이들까지 동참시켜 처벌받게 하는 양반사회의 이중성. 성리학이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로 자리를 잡았던 그 모순투성이의 조선사회에서 살지 않았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중앙에서 이런 큰 옥사가 벌어지자 바닷가에 한적하기만 했던 경상도 장기 고을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1469년 2월 3일부터 그해 12월 24일까지 이 난에 연좌되었다며 일곱 명이 장기로 유배를 왔다. 강순의 친동생인 강선(康繕)), 조경치의 계모(繼母) 종금(終今)과 서얼 형 조중생(曺仲生)·조계생(曺繼生)·조말생(曺末生), 이중순의 아우 이숙순(李叔淳), 이영산(李永山)등이 그들이다.이때 장기로 온 강선은 약 2년간 이곳에서 머물다가 1471년(성종2년) 2월에 보령(保寧) 근처로 옮겨갔다. 이중순, 그리고 조경치의 계모 종금은 장기로 왔다는 기록만 있고, 옮겨가거나 방면했다는 기록이 없다. 아마 중간에 이곳에서 사망한 듯하다. 이영산은 장기현의 관노로 5년간 있다가, 1474년 4월 7일에야 방면되어 돌아갔다.남이가 실제 역모를 획책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이 사건에 대해 임진왜란 전까지는 남이를 난신(亂臣)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임란 이후 일부 야사(野史)에서는 남이의 옥사가 유자광의 모함으로 인한 날조된 옥사라고 규정하고, 그를 젊은 나이에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은 영웅적 인물로 기술하고 있다.남이의 억울함은 1818년(순조 18)이 되어서야 후손인 우의정 남공철의 주청으로 풀려, 강순과 함께 관작이 복구되었다. 후에 충무공이란 시호가 내려지고 창녕의 구봉서원, 서울 용산의 용문사 및 성동의 충민사에 배향되었다.이것 외에도 남이를 신으로 모시고 있는 신당들이 꽤 많다. 전통 무당들은 각자 자신의 신을 모시는데, 역사 인물 중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영웅들이 곧잘 무당의 신으로 등장한다. 이는 한을 품고 죽은 영혼이 신령으로서의 영험이 크다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고, 백성들이 이들의 영혼을 달래준다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일까. 춘천 남이섬에는 가짜 남이장군의 묘도 생겨났다. 경남 창녕에는 남이장군을 기리는 충무사가 있고, 경북 영양의 ‘남이포’처럼 남이와 관련된 지명들도 생겨났다.사내대장부의 기개를 웅장하게 뽐내다 혜성과 함께 사라진 남이에 대한 흔적들이 바로 우리주변, 장기에도 있었다는 게 새삼스럽다. /향토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