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의족 스프린터`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선수가 2011 서울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돼 3일 오전12시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위촉식을 갖는다.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위원장 이성규)는 피스토리우스가 대구 세계육상대회 남자 400m 경기에 특수 의족을 달고 출전해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준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룬 것이 장애 극복의 미담 차원이 아니라 스포츠맨으로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직업적 역량을 보여준 것으로 보고 홍보대사에 위촉했다고 밝혔다./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2011-09-01
31일, 120여 명의 이국인들이 대구 투어에 나섰다. 놀라운 것은 이들 대부분이 평균 70세의 노년층이라는 것.국적도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미국, 호주 등 다양하다. 그럼에도 이들은 육상 마니아다. 2년마다 개최되는 육상선수권대회를 관람하기 위해 저축해 놓은 돈과 한 달 가량의 시간을 투자한다.때문에 대구의 무더운 날씨도 이들에게는 그리 큰 장애물이 아니다. 개막식이 있었던 지난 27일부터 폐막식이 거행되는 오는 4일까지 이들은 경기장에서 하루를 보낸다. 이유는 없다. 데이비드(남·71)의 말에 따르면, “단순히 육상이 재미있기 때문”이란다.그런 육상 마니아들이 경기가 없는 31일, 대구 관광에 나섰다. 걔중에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다. 지팡이는 기본이며, 동료의 부축을 받아야지만 걸음을 옮길 수 있는 관광객도 있다.방짜유기기능장 이봉주 선생이 설립한 `방짜유기박물관`을 들른 이들은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관광객 중 가장 어린 키어린(Kieran·영국)은 신나게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징을 두르려 보기도 하고 전시되어 있는 각종 유기들을 열심히 뜯어본다.영국에서 온 리챠드 데이비드(남·66)씨도 마찬가지다. 리챠드씨는 `대구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느냐`는 질문에 “대구는 모든 사람이 친절하고 안전한 도시”라면서 “방짜유기 제품도 마음에 든다. 가격이 얼마나 하느냐. 유럽으로 수출을 하느냐”며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팔공산 인근에서 불고기와 비빔밥 등으로 한국의 음식을 맛본 이들은 케이블카에 올랐다. 이들의 입에서 나온 것은 감탄사. “wonderful”, “beautiful”, “WOW”가 전부다. 유럽에서는 소나무 등이 진하게 우거진 산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약령시다. 노년층이 대부분이라 `건강을 위한 곳`이라는 설명에 이들의 눈이 반짝인다.그리고 약령시 마당에 설치된 `족탕체험`에는 너도나도 양말과 신발을 벗고 발을 담구어 본다. 대구의 살인적인 더위와 그동안 지친 몸을 풀기에는 안성맞춤인 셈이다.캠빌씨(여·영국)는 “매우 좋다”며 “스포츠만을 생각하고 한국과 대구를 방문했는데,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대구수성아트피아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아 대구출신 재미(在美) 작가인 곽 훈의`포클레인 드로잉 퍼포먼스(Poclain Drawing Performance)`를 펼쳤다.31일 오후 4시 수성아트피아 야외광장에서 펼쳐지는 이 퍼포먼스는 곽 훈 행위작가가 건설장비인 굴착기의 끝에 큰 붓을 매달고 1시간 동안 먹물로 흰 천에 그림을 그려내는 이색적인 작업을 선보였다.작가가 직접 굴착기를 조작해 즉흥성과 우연성이 가미돼 있어서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퍼포먼스의 특징이며 작가와 관객 간 의사소통이 이뤄져 작품에 그대로 반영됐다.수성아트피아 관계자는 “곽 훈은 이번 퍼포먼스를 통해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모든 에너지가 농축된 작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대구 출신의 곽 훈은 지난 1975년부터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수많은 개인전을 열어왔고 지난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자신의 설치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김영태기자
황순오 대구 YMCA 희망 자전거제작소 사무처장 31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 입구. 황순오(44) 대구YMCA 희망자전거제작소 사무처장은 늦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18명의 직원들과 함께 10대의 희망자전거를 준비하고 있었다.희망자전거는 버려진 자전거를 구입한 후 재활용한 것으로 이날 선수촌 앞에는 살비 자전거와 삽살개의 모습을 본 떠 디자인한 8인승 문배도 자전거, 15인승 자전거 등이 퍼레이드를 위해 준비됐다.지난해부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때 자전거를 매개로 대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희망자전거를 생각해 냈고 올초부터 준비를 해 왔다는 황 사무처장은 “희망자전거를 타는 외국인들이 대구에서 이색 자전거를 봤고 재미 있었다는 평가를 받으면 만족한다”고 말했다.외국인들이 자전거를 통해 대구시를 자원 재활용 도시, 친환경 녹색도시, 환경개선 등의 이미지를 떠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퍼래이드에 참석한 외국인들도 `원더풀`과 `재미있다`를 연호해 황 처장의 기대를 충족시켰다.특히 황 사무처장은 “선수촌 개촌 직후부터 선수들의 단거리 이동 수단으로 배치한 녹색자전거는 이미 선수들 사이에는 히트 상품이 됐다”고 소개하면서“선수촌내 각종 체험 프로그램중에서 선수들의 활용도와 호응도 면에서 녹색자전거는 단연 최고라는 평을 받았다”고 전했다.“희망자전거제작소는 사회적 기업인 만큼 공익과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소개한 황 사무처장은 “대회가 끝난 후 대구시민들의 자전거에 대한 인식 전환만이 사업의 성패가 가름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황순오 사무처장은 “이미 전국에서 희망자전거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자전거와 관련된 행사를 하고 있는 창원, 상주 등지서 퍼래이드를 요청해 오고 있을 정도”라며“앞으로 대구시민들의 자전거와 더욱 친근해 질 수 있도록 도심 속 퍼레이드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등 9곳 볼거리 풍성마임극·뮤지컬 등 야외극 관객들 발길 잡아 대구는 온통 축제중이다.특히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2.28기념중앙공원, 반월당 중앙파출소 앞, 경상감영공원, 대구 근대역사관, 대구문학관인 (구) 상업은행 대구지점, 약령시, 대구시청 등 대구 도심 9곳이 모두 축제 열기로 가득해 대구시민들이 모처럼 볼거리의 호사를 누리고 있다.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이 오는 3일까지 대구 도심을 주무대로 크게 거리공연과 무대공연으로 나눠 풍성하면서도 화려하고 알차게 펼쳐지고 있다.대구시 주관으로 열리는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만 하더라도 이미 끝났거나 진행되고 있는 각종 공연과 전시회 등을 합치면 9개 장소에 모두 280회에 달한다.지난달 31일까지 동성로 일대 12회 공연을 비롯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35회, 2.28기념중앙공원 62회, 중앙파출소 앞 23회, 경상감영공원 12회 등 140여 회가 열렸고 앞으로도 이만큼의 공연 더 남아 있다.여기에다 수성못과 수성아트피아, 팔공산 동화사, 오페라하우스, EXCO 등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와 전시회까지 합친다면 무려 300회를 훨씬 넘어서 대구 도심은 물론이고 대구 전체가 축제의 장이나 다름없다.중앙파출소에서 한일극장 부근까지 동성로 일대에는 `예술이 흐르는 거리`로 명명돼 퍼래이드와 플래시몹, 스트리트 댄스, 민화 재현 등의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져 10~20대 젊은이들이 몰려나와 젊음을 발산하는 축제의 장이 되고 있다.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떳다, 바바리맨`, `스태추 마임`, `퍼래이드 거리극 엘리스`, `에코뮤직피에스타` 등이 볼만한 공연이다.또 종각네거리에서 공평네거리 사이의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화합의 광장에서는 교향악, 합창, 무용, 기악, 전통공연, 재즈공연 등이 열려 가볍게 들어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는 `미리보는 오페라 축제`를 비롯한 `대구시민과 함께하는 늘푸른윈드오케스트라`, `Let`s Go Together`, `점프`등이 선보이고 있다.상상의 숲인 2.28기념중앙공원에는 마임극, 마당극, 뮤지컬, 연극, 성악공연 등이 잇따라 개최돼 도심속 다양한 야외극의 진수를 즐길 수 있다.중앙공원에도 `달콤살벌한 프로포즈`, `도심속에 흐르는 플루트 선율`, `저글링 코믹 마술쇼`, `뮤지컬 하이라이트`, `바흐에서 비틀즈까지`, `병든마음 치료하기`, `도심속 재즈스테이션` 등이 관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중앙파출소 앞 몸짓 극장에는 마임극, 코믹 서커스쇼, 코믹광대극, 마술쇼 등 남녀노소 누구나 공연을 즐길면서 한바탕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몸짓극장에는 `재즈 빅밴드`, `논다니 페스티벌`, `2011 각시방에 불을 켜라`, `한국의 신명`, `영화속으로`, `올드가이` 등이 펼쳐진다.경상감영공원에는 명품 국악마당으로서 가곡, 가사, 시조, 관악합주, 한국무용, 시창 한국 전통 공연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감영공원에는 `명월위촉`, `음풍농월`, `경상감영 풍속재연2`, `세계로 피어 오르는 한국 음악의 향기` 등의 공연이 남아 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러시아의 `경보 여왕` 올가 카니스키나(26)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세웠다.카니스키나는 31일 오전 대구 시내 국채보상운동공원 앞을 출발해 중구청-한일극장을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2㎞ 코스를 10차례 왕복하는 순환(루프)형 코스에서 벌어진 제13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 결승 레이스에서 1시간29분42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이로써 카니스키나는 2007년 오사카세계선수권대회와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을 밟은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여자 경보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게 됐다. 또 러시아는 여자 경보 20㎞가 정식 종목이 된 지난 1999년 세비야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에 우승을 내줬을 뿐 2001년 에드먼턴 대회부터 이 종목을 6연패했고 남자 20㎞ 경보에서 발레리 보르친이 우승해 3개의 경보 종목에서 2개의 금메달을 가져가 경보 강국의 위상을 굳건히 지켰다.경기는 초반 5㎞까지 30여 명이 각축을 벌였으나 10㎞부터 카니스키나와 베라 소코로바(러시아), 리우 홍(중국), 아니시아 키르드얍키나(러시아) 등 10여 명으로 선두권을 형성했다.그러나 15㎞ 지점을 남기고는 카니스키나가 선두로 치고 나가 맨 앞에서 레이스를 이끌었고 16㎞부터는 2, 3위를 떨쳐내고 독주체제에 돌입, 베를린 대회 동메달리스트인 리우 홍(1시간30분00초)과 키르드얍키나(1시간30분13초)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카니스키나는 처음 5㎞를 23분대에 주파했고 10㎞와 15㎞는 각각 22분대와 21분대로 시간을 단축하는 등 후반에 갈수록 스피드를 올리는 강인 체력을 과시했다.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한 전영은(부천시청)이 1시간35분52초로 올해 최고기록을 세웠으나 26위에 그쳤다./이곤영기자
김덕현 마라톤 有二한 희망봉 역대 세번째 개최국 노메달의 수모를 떨쳐라.세계육상대회 폐막 4일을 남겨둔 대회 개최국 한국선수단에 떨어진 특명이다.애초 개최국의 프리미엄을 안고 선전이 기대됐던 태극 전사들은 예외 없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목표로 잡았던 ‘10-10(10개 종목 10위권 진입)’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특히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메달 획득은 기대주들의 잇단 추락으로 더욱 어렵게 됐다.단체전 동메달을 기대했던 여자 마라톤 대표팀은 7위의 부진한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역시 메달을 노렸던 남자 20㎞ 경보의 김현섭도 6위에 그치는 등 내세울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와 멀리뛰기의 정순옥(포항시청), 남자 100m의 김국영 등도 실망스런 기록으로 일찌감치 경기장을 떠났다.이제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남자마라톤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먼저 한국 육상의 기대주 김덕현(26·광주시청)이 남자 멀리뛰기(9월1일)와 세단뛰기(9월2일)에서 메달 도전에 나선다.김덕현이 메달 진입에 실패하면 그동안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 13개 나라 중 스웨덴과 캐나다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노메달 개최국’의 수모를 떠안을 가능성은 커진다.이렇게 되면 마지막으로 대회 폐막일에 열리는 마라톤에 모든 기대를 걸어야 한다. 전통적인 강세종목인 남자 마라톤에 거는 기대는 한층 커지게 된다.마라톤 결전의 순간은 폐막일인 4일 오전 9시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종각에서 출발한다.한국 마라톤 대표팀은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마라톤 단체전(번외종목)에 걸린 메달 사냥에 나선다.현실적으로 보면 악재까지 닥쳐 한국팀의 성적 전망이 그리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대표팀의 전력을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됐던 지영준(30·코오롱)이 컨디션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표팀에서 물러났다.지영준이 탈락하면서 주장의 중책을 베테랑 이명승(32·삼성전자)이 맡았지만, 그의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13분25초로 지영준의 2시간8분30초에는 크게 모자란다.이에 따라 상위 3명의 성적을 토대로 순위를 결정하는 마라톤 단체전에서 팀 내 5명 중 4위의 기록을 보유한 이명승이 깜짝 활약을 펼쳐 주기를 기대해야 한다.케냐 선수들을 비롯해 총 70여 명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남자 마라톤에서 한국팀의 기록만 놓고 보면 중상위권에 해당해 메달권에 근접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이런 현실을 뚫고 메달을 만들어내야 하는 한국 대표팀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마라톤 선수단은 1일 대구 동구 율하동의 선수촌에 들어가 마무리 훈련을 한다.정만화 대표팀 코치는 “사실 부담이 크지만 마라톤은 이변이 큰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정 코치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도 결과가 나쁘게 나올 수도 있고, 나쁘다가도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이 마라톤이다”며 “마라톤은 뛰어 봐야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정 코치는 “대회 당일 날씨가 29℃ 정도로 덥다고 예보됐는데 경기 초반에 체력과 페이스 관리만 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 코치는 “두 번 다시 리허설은 없다는 생각에 압박감이 크지만 뒤처진다고 기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연습 때처럼 2시간 15분대를 유지하면 메달을 따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볼트 '200m·400m계주' 남았다100m 충격의 실격 딛고 명예회복 본격 채비“이제는 200m와 400m 계주에 올인하겠다.”‘번개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명예회복에 나선다. 지난달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충격적인 부정 출발에 의한 실격으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낳은 볼트는 200m와 400m 계주만큼은 꼭 타이틀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선수촌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개막 닷새째인 31일을 기준으로 대회를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주면 볼트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지존’인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와 함께 전반기를 빛낼 스타였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실수 탓에 100m 2연패 타이틀에 실패하면서 볼트는 시련을 맞았다.그는 타이슨 게이(29·미국)와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 두 맞수가 각각 수술과 부상으로 100m에 불참하면서 ‘누워서 떡 먹기’로 가장 빠른 ‘인간 탄환’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하지만 흥분한 나머지 출발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스타트블록을 차고 나가 ‘전설’이 될 기회를 놓쳤다.이로써 2008년 베이징올림픽·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에 이어 메이저대회 3회 연속으로 100m 3관왕에 오르는 원대한 목표 달성은 물거품이 됐다.볼트는 그러나 200m와 400m 계주에서만큼은 압도적인 실력을 앞세워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전의를 다지고 있다. 100m 결승 이후 200m 1회전이 열리는 9월2일까지 나흘간의 회복 시간을 가진 볼트는 200m에서는 적수가 없는 만큼 신기록 작성도 기대된다.볼트는 베를린 세계대회 200m에서 19초19를 찍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이 작성했던 세계기록을 0.11초 앞당겼다.지난해 당한 아킬레스건·허리 부상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볼트는 올해 이 종목에서 가장 좋은 19초86의 기록을 내 경쟁자보다 한 수 위 실력을 뽐냈다.스타트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100m와 달리 200m에서는 스타트보다는 곡선 주로를 타는 능력과 후반 직선 주로에서 스퍼트를 뿜어내는 폭발력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스타트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볼트는 부정 출발의 악몽을 떨쳐 내고 편안하게 레이스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볼트는 미국과 격돌하게 될 400m 계주에서도 파월과 힘을 합쳐 자메이카 우승에 힘을 보탠다.볼트는 계주에서 곡선을 잘 타는 3번 주자로 주로 나섰다. 그는 2008년 올림픽과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료들과 합작, 잇달아 세계를 제패했다.볼트는 선수촌에서 200m 개인훈련과 400m 계주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동료와 원활하게 바통을 주고받는 동작을 부지런히 연습하고 있다. 볼트가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내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으면 탄력을 받아 400m 계주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볼트가 출전하는 200m 1회전은 9월2일 오전 11시10분부터 열리고, 결승은 9월3일 오후 9시20분 시작된다.남자 400m 계주 결승은 대회 폐막일인 9월4일 오후 9시 치러진다./이창훈기자
달구벌서 떨어진 별 떠오른 별반환점을 돈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훗날 ‘이변의 대회’로 기억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31일까지 기대를 모았던 스타 중 상당수가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사이 새로운 이름들이 ‘챔피언’자리에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꼬리에 꼬리를 문 이변개막일부터 조짐이 이상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장대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로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스티브 후커(호주)는 첫날인 27일 예선에서 탈락했다.부상과 연습 부족이 겹쳐 후커는 개인 최고기록(6m)에 한참 못 미치는 5m50조차 넘지 못했다. 게다가 후커와 라이벌 관계를 이뤘던 르노 라빌레니(프랑스)도 결선에서 5m90을 넘는 데 실패해 동메달에 그쳤다.또 여자 1만m에서도 2연패에 도전하던 리넷 마사이(케냐)가 3위에 그쳤고, 여자 400m에서는 크리스틴 오후루구(영국)가 탈락하는 등 3차례의 이변이 첫날 대회를 장식했다.그러나 첫날의 이변은 이어질 사건들의 전주곡에 불과했다.이틀째인 28일 저녁 남자 100m 결승에서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가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출발했다가 실격당해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볼트는 한 번만 부정 출발을 해도 바로 실격시키도록 엄격하게 바뀐 국제육상연맹(IAAF) 규정의 가장 충격적인 희생양이 됐다.같은 종목 준결승에서도 드웨인 챔버스(영국)가 부정 출발로 실격당했고, 한국육상의 기대주 김국영도 한번 뛰어보지도 실격당해 아쉬움을 남기게 했다.이에 앞서 남자 5천m와 1만m의 최강자로 군림해 ‘장거리의 우사인 볼트’라는 별명을 얻었던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도 1만m에서 15바퀴째를 돌다 기권했다. 팬들은 28일에만 두 명의 스타가 고개를 숙이고 대구스타디움을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봐야 했다.29일에는 1위로 골인한 주자가 실격당해 메달의 주인공이 바뀌는 사건이 벌어져 다시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남자 11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다이론 로블레스(쿠바)는 결승에서 1위로 골인했지만 경기 도중 류샹(중국)의 팔을 밀친 것으로 판명돼 실격했다. 반칙을 당한 류샹마저 그 여파로 우승에 실패해 ‘세기의 대결’을 기다렸던 팬들은 허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여자 400m 준결승에서도 2연패에 도전하던 사냐 리처즈 로스(미국)가 결승 문턱을 밟아보지도 못한 채 탈락했고, 2관왕을 노린 앨리슨 펠릭스(미국)는 결승에서 마지막 스퍼트가 부족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30일 ‘장대높이뛰기 여왕’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까지 4m65에서 더 올라가지 못한 채 주저앉으면서 초반 나흘 동안 대구 스타디움에 등장한 슈퍼스타들은 모두 고개를 숙인 채 돌아섰다.또 2연패에 도전한 제시카 에니스(영국)는 129점 차이로 은메달에 머물렀다.◇‘어부지리’ 우승이냐, 새로운 강자냐거듭되는 이변의 틈에서 새로운 이름들이 대거 세계 육상의 중심에 등장했다.‘황제’ 볼트가 주춤한 사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뽑는 남자 100m의 타이틀은 훈련 파트너였던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에게 돌아갔다.남자 110m 허들에서도 세계 정상의 선수들이 서로 견제하다 함께 무너진 사이 옆에서 조용히 달리던 제이슨 리처드슨(미국)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신바예바가 사라진 왕좌에는 파비아나 무레르(브라질)가 올라서 브라질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여자 400m 시상대 꼭대기에도 ‘잘해봐야 3위’라는 평가를 듣던 아만틀 몬트쇼(보츠와나)가 올라 조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남자 장대높이뛰기 금메달은 무명의 파벨 보이치에호브스키(폴란드)에게 돌아갔고, 남자 1만m 우승도 이브라힘 제일란(에티오피아)이 차지했다.7종 경기에서는 타티아나 체르노바(러시아)가 새로운 ‘철녀’로 이름을 올렸다.여자 1만m는 비비안 체루이요트(케냐)가 우승했다.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 5천m 우승자인 체루이요트는 1만m 우승으로 2관왕 도전에 시동을 걸어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를 가능성을 봤다.체르노바 역시 최근 기량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앞으로 제시카 에니스와 맞수로 자리 매김할 공산이 크다.그러나 다른 선수들도 체루이요트처럼 새로운 강호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실력과 기록 모두 스타들에는 미치지 못해 아직은 ‘어부지리’라는 꼬리표를 떼기 어렵다.블레이크는 기록이 9초92로 기존의 우승자들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고, 리처드슨도 허들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다.몬트쇼는 여전히 스타트가 느려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고, 보이치에호프스키도 지난해 최고 기록이 5m60에 그쳐 앞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한 때의 운이었다는 평가를 면할 수 없게 됐다.제일란도 그동안 성인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친 바 없어 아직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깜짝 우승’도 우승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회는 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키워 한 단계 도약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들이 스타의 몰락으로 잡아낸 기회를 살려 확고한 ‘육상의 별’로 떠오를지 지켜볼 일이다./이곤영기자
러시아로서는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러시아 육상의 코드인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패했지만 다른 종목의 선전으로 위로받을 수 있었다.이틀 동안 투척과 도약, 트랙을 모두 치러 내는 여자 7종 경기는 마지막 종목인 800m가 시작됐지만 이미 러시아의 체르노바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특정종목에 신체능력을 극대화 한 스포츠와는 달리 남자 10종 경기와 여자 7종 경기는 신체의 고른 발달과 극한의 고통을 겪어내야 한다. 전혀 다른 근육작용을 요구하는 7종 경기는 그래서 철녀라는 호칭을 부여함에 부족함이 없어 스포츠 중의 스포츠라 할 만하다.이 경기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영국의 제시카 에니스가 있기 때문이다. 에니스는 보통 사람과 비슷한 키 165cm, 체중 56kg의 친근한(?) 체격이지만 세계 최고의 강인한 ‘철’의 여자이다.‘부상을 원하는 선수는 없지만, 선수는 부상을 통해서 강해진다’는 그녀의 말처럼 그녀 역시 부상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왔다. 작은 신체로 인해 투척 종목에 약한 에니스는 러시아의 체르노바에게 창던지기에서 역전을 허용한 후 마지막 경기의 출발점에 섰다. 역전이 불가능함을 알지만 처음부터 선두로 나서 남은 힘을 다 쏟아 부으며 2위로 골인, 은메달을 확정했다. 경기를 마친 후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이틀간의 한계를 넘는 고통을 서로 위로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우정으로 손을 맞잡고 트랙을 돌며 갈채를 보내준 관중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승자의 교만이나 패자의 회한이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아마 가장 많은 갈채를 받았을 이 장면으로 그녀들은 스포츠는 전투가 아니라 화해임을 보여주었다.여자 장대높이뛰기도 ‘데일리 프로그램의 저주’가 들어맞은 셈이다. 여제 이신바예바의 재기에 관심이 쏠린 관중석에서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과연 이신바에바는 4.65m에 여유있게 성공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미녀새는 그 이상의 높이에서는 날개를 펴지 못하고 추락하고 말았다.독일의 마르티나 슈투르츠는 도전적 아름다움과 강인함이 돋보인 선수였다. 160cm라지만, 더 작아 보이는 키와 53kg의 체격에 짧은 금발머리, 단단한 근육질의 이 꼬마병정은 활기 넘치는 포즈와 즐거운 표정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4.75m에서 2차 시기에 성공하더니 단숨에 4.8m에 1차로 성공하며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이들에 비해 침착하고 여성적인 브라질의 무레르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장대를 분실한 비운의 주인공이었다. 그녀는 4.8m에 2차로 성공해 슈투르츠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어 4.85m에 1차로 성공해 선두로 나섰다. 그러자 용감한 슈투르츠는 4.85에 1차 시기를 실패하자 승부수를 띄워 4.9m로 올렸다. 독일 최고기록을 세운 슈투르츠의 도전은 거기까지였다. 결과는 무레로의 승리였다. 이신바예바는 4.8m에서 모두 실패함으로써 6위로 쓸쓸히 관중들의 아쉬움을 받으며 퇴장했다.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피오파노바의 동메달로 만족했지만 러시아는 3천m 장애물 경기가 남아 있었다. 여자 3천m 장애물 경기의 우승후보는 케냐의 케이와였으며 케냐는 나머지 두 명의 선수로 구성돼어 있었다. 자리포바는 출발부터 선두를 내주지 않고 케냐의 추격을 따돌리는 공격적인 작전을 펼쳤다. 6분 경, 케냐의 선수들이 바싹 달라붙었지만, 자리포바는 그들의 늪에 빠지지 않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트랙경기 중 가장 완벽한 레이스였다.남자 원반던지기는 독일의 로베르트 하르팅이 68m97를 던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우승 세리머니로 트랙을 돌며 관중의 응원에 감사했다. 장대높이뛰기 경기장을 지나다 트랙 경계선에 마중을 나온 은메달의 꼬마병정 슈투르츠와 포옹을 나눴다. 야수와 꼬마병정의 축하 포옹은 체격의 차이가 컸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포옹은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함께 고통을 헤쳐 나온 여자 7종 경기 선수들의 진한 우정, 야수와 꼬마병정의 동료애, 남자 400m 케빈 보들리와 조나단 보들리 쌍둥이의 형제애는 이날 육상이 함께 감동을 나누는 스포츠임을 보여준 흐뭇한 장면이었다./이경우기자 ithelee@kbmaeil.com
남자 400m에서 19세의 젊은 새 챔피언이 탄생했다.30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 결승에서 19세의 신예 키러니 제임스(그레나다)가 44초60을 기록하며 라숀 메리트(25·미국)를 0.03초차로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관련기사 3·9·10·11·12·13면지난 2009년 베를린대회 우승자이자 금지약물로 21개월 출전정지를 당한 남자 400m의 강자 라숀 메리트(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통해 명예회복에 나섰다. 그러나 라숀은 결승선은 눈앞에 두고 무난하게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듯했으나 막판에 탄력을 붙이며 추격한 제임스에게 결승점에서 간발의 차로 추월을 허용해 눈물을 삼켰다. 케빈 보를레(벨기에)가 44초90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이곤영기자
2011-08-31
케냐의 데이비드 레쿠다 루디샤(23)가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루디샤는 대회 나흘째인 30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3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800m에서 아부바카르 카키(수단·1분44초41)와 유리 보르자코프스키(러시아·1분44초49)를 제치고 1분43초9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어 메이저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안았다.남자 800m 세계기록(1분41초01) 보유자이자 최강자인 류디샤는 첫 400m를 51초5에 주파하며 곧장 앞으로 치고 나섰다.선두에 나선 루디샤는 이후 경쟁자에게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결승선까지 선두를 질주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지난해 IAAF 월드챌린지대회에서 1분41초01의 기록으로 13년 묵은 세계신기록을 깨며 2010 IAAF 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루디샤는 이번 대회에서 1분40초대의 벽을 깨는 것은 목표로 세웠으나 실패로 끝나 아쉬웠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브라질 무레르 4m85 넘어 금메달 환호 권불십년이라 했던가. 그동안 장대 높이뛰기의 지존이라 불리며 세계의 공중을 날아다녔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전성기때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몰락했다.30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는 파비아나 무레르(브라질)가 4m85를 넘어 우승했고, 마르티나 슈트루츠(독일)가 4m80으로 은메달, 3위는 러시아 스베트라나 피오파노바(4m75)가 차지했다. 남미대륙 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한 무레르는 조국 브라질에 세계선수권대회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이날 이신바예바가 등장하자 팬들은 열렬히 환호해, 이신바예바의 인기를 증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한번도 바를 넘지 못했고 예선서 세운 4m65의 저조한 기록으로 메달권에 접근도 못해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하지만 마지막 시기에서 실패한 후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해, 대스타다운 모습도 보여줬다.이신바예바의 이번 탈락은 향후 행보에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이신바예바는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육상 스타다. 세계 기록만 무려 27개를 작성했고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5m 벽`을 넘었다.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등 메이저 대회에서만 9번이나 시상대 꼭대기에 섰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올해의 여자 선수`에 세 번(2004·2005·2008), 라리우스 재단이 뽑은 `올해의 스포츠우먼`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렸다.그러나 그처럼 빛나는 업적도 모두 `옛날이야기`가 돼 버릴 위기에 몰렸다.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시작된 부진의 터널에서 2년째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2003년 세계선수권 이후 무려 6년간 무패행진을 달리던 이신바예바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례적으로 3번 연속으로 바를 넘지 못해 변변한 기록도 남기지 못한 채 탈락했다.2010년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다시 슬럼프에 빠져들어 일찍 시즌을 접었고 올 시즌에도 최고 기록이 4m76으로 4위에 머물러 있었다.15살 때부터 자신을 가르친 옛 스승 예브게니 트로피모프 코치의 품으로 4년 만에 찾아가 `초심`으로 돌아가겠노라고 선언했고, 손목 부상을 겪고서도 세계대회 도전을 선언했다.올해 세계선수권대회야말로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꼭 지나쳐야 할 관문이었기 때문이다.이신바예바는 내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고국에서 처음 열리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홈 팬들의 박수 속에 선수 생활을 마감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2차례 연속으로 세계대회에서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한 탓에 이제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처지가 됐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여자 장대높이뛰기 이신바예바 4m65로 메달 근처에도 못미쳐육상 절대강자들 줄줄이 부진의 늪… 세계육상 이끌 새스타 탄생 제13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남자 100m 결선에서 우사인 볼트가 부정 출발로 실격한 데 이어 30일에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 마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이 두 선수를 비롯해 이번 대회의 절대강자로 꼽힌 선수들이 부정출발과 진로방해 등으로 실격처리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복병들이 영예를 안는 사례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각 종목을 주도하면서 인기를 한몸에 받아 온 육상 스타들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지만 이들의 실수는 세계 육상을 새롭게 빛낼 또다른 스타를 만들어 내고 있다.대회 나흘째인 30일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이신바예바는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5m06)에 한참 못 미치는 4m65를 넘는 데 그쳤다.4m70 이상을 넘은 경쟁자들이 많아 이신바예바는 메달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2년 전 베를린 세계대회에서 3회 연속 실패한 뒤 충격의 실격을 당했던 이신바예바는 대구에서 2007년 오사카 세계대회 이후 4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섰으나 기량이 전성기에 훨씬 못 미쳤다.육상 스타들의 이변은 대회 첫날부터 시작됐다.개막일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개인 최고기록이 6m인 우승후보 스티브 후커(호주)가 5m50도 넘지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했다.라이벌 후커가 조기에 떨어지면서 금메달이 유력했던 르노 라빌레니(프랑스)가 5m90도 넘지 못하고 동메달에 머문 것도 이변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금메달은 5m90을 넘은 폴란드의 무명 선수 파벨 보이치에호브스키에게 돌아갔다.여자 10,000m 결과도 예상을 빗나갔다.비비안 체루이요트(케냐)가 타이틀 수성에 나섰던 팀 동료 리넷 마사이를 3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체루이요트는 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 5,000m 우승자로, 이번에는 10,000m까지 두 종목 석권에 도전했고 맞수 마사이를 물리치고 첫 번째 목표를 이뤘다.개막 이틀째인 28일에는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부정 출발에 의한 실격을 당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남자 100m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감이었던 볼트는 흥분한 나머지 스타트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스타트블록을 박차고 나갔다가 곧바로 실격당했다.호랑이 없는 굴에서 여우가 왕 노릇을 하듯이 볼트의 훈련 파트너인 요한 블레이크(22)가 100m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신고하며 최고의 행운을 누렸다.부정 출발을 하면 단번에 실격 처분을 내린다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강력한 규정 탓에 남자 100m의 드웨인 챔버스, 여자 400m 정상 탈환에 나섰던 크리스틴 오후루구(이상 영국)도 실격의 덫에 걸려들었다.남자 10,000m에서 5연패에 도전했던 케네니사 베켈레(38)의 갑작스러운 중도 기권, 그리고 성인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던 팀 후배 이브라힘 제일란(22)의 깜짝 우승도 이번 대회 최대의 이변 사례로 기록할 만하다.여자 400m 2연패에 도전했던 사냐 리처즈 로스(26·미국)도 허무하게 무너졌다.준결승부터 체력 저하를 드러내며 가까스로 결승에 올랐던 리처즈 로스는 결국 결승에서 7위로 골인하는 데 그쳤다.우승은 보츠와나의 아만틀 몬트쇼(28)에게 돌아갔고, 보츠와나는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세계기록(12초87) 보유자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와 `황색탄환` 류샹(중국), 상승세를 탄 데이비드 올리버(미국) 등 세 명의 영웅이 맞붙은 남자 110m 허들 결승은 이변의 결정판이었다.명승부가 펼쳐지리라는 예상을 뒤로하고 진로방해와 이로 말미암은 이의제기가 맞물리며 경기 후의 상황이 어지럽게 돌아갔다.비디오 판독 결과 로블레스와 옆 레인에서 달리던 류상의 신체가 두 번이나 부딪혔고, 결국 국제육상경기연맹은 로블레스가 류샹의 진로를 방해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면서 메달의 주인공이 순식간에 바뀌었다.로블레스는 금메달을 박탈당했고, 삼파전 속에서 어부지리로 2위를 차지했던 제이슨 리처드슨(미국)이 금메달을 이어받아 `최고의 행운아`가 됐다.리처드슨은 허들에 입문한 지 얼마되지 않아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성과를 올렸다.류샹의 메달 색깔도 구릿빛에서 은빛으로 바뀌었고, 메달권 밖이었던 앤드루 터너가 값진 동메달을 챙겼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여자 장대높이 뛰기 `톱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는 30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부진한 원인이 장대를 잘못 선택한 데 있다고 밝혔다.이신바예바는 이날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경기에서 입상권 진입에 실패하고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는데 장대가 너무 부드러웠다”고 말했다.그는 “내가 나에게 맞는 장대를 가져 오지 못한 탓”이라며 “점프를 할 때마다 장대를 바꿨는데 매번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점프는 완전히 날았는데 장대가 낚싯대처럼 돼버렸다”고 덧붙였다.이신바예바는 기량이 뒷걸음쳤다는 일부의 지적을 완강히 부인했다.그는 “심각한 것은 아니었고 장대가 문제였다”며 “오늘 내 경기 컨디션은 아주 좋았다”고 설명했다.경기복을 갈아입고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이신바예바는 충격적 실격에도 표정이 밝았지만 경기 소감에 대해선 “매우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이신바예바는 아직도 세계기록을 더 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그는 “아직도 내 안에 어딘가에 더 세울 세계기록이 있는데 그게 어디 있는지 몰라서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이신바예바는 일단 여러 대회의 타이틀을 더 석권하면서 세계기록에 대한 도전을 계속할 계획이며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선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이날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인 5m06에 한참 못 미치지는 4m65를 넘지 못해 전체 출전 선수 중에서 6위에 그쳤다.이신바예바는 “오늘 나와 경쟁한 선수들은 매우 훌륭한 전사들이었다”며 메달리스트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볼트 이신바예바 등 성적 엉망 이번 대구대회가 스타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이번대회의 최고 스타였던 볼트에 이어 류상, 이신바에바 마저 몰락하는 등 흥행 상승 모드에 비상이 걸렸다.사실 이신바예바는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 남은 빅3로 조직위도 그동안 내심 우승해 분위기를 띄워주기를 바랐다. 조직위는 이번대회에서 스타디움을 만석으로 만들고, 볼트 선수가 세계기록만 경신한다면 최고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스타디움은 찼지만, 이번대회 빅3가 모두 몰락하는 비운을 맞아 흥행가도에서 막대한 차질이 생기게 됐다.더구나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대구대회의 저주인지 조직위 표지모델 선수가 하나같이 탈락하는 비운이 일고 있다. 매일 오전 대회조직위가 배포하는 ´데일리 프로그램´ 책자의 표지 인물로 선정된 선수들이 잇따라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데일리 프로그램은 대회 기간 매일 경기일정과 출전하는 주요선수들의 소개를 담은 매뉴얼 북으로 표지모델 역시 조직위원회가 정한다. 첫 번째 비운의 주인공은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스티브 후커(29·호주).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 부문 최강자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데일리 프로그램 표지에 오른 대회 첫째 날 27일 예선에서 3차례 시도 끝에 5m50을 넘지 못해 예선탈락 했다.그 다음은 우사인 볼트. 세계기록 보유자(9초58)로 라이벌 아사파 포웰(29·자메이카)과 타이슨 게이(29·미국)가 빠진 가운데 우승은 `떼어 놓은 당상`으로 여겨졌으나 결승에서 어이없는 부정출발로 실격 처리됐다. 볼트는 28일 데일리 프로그램의 표지 모델이었다.볼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110m 남자 허들 로블레스(25·쿠바)도 실격 처리됐다. 로블레스 역시 29일 표지모델이었다. 그리고 30일 열린 이신바예바도 메달권 근처에도 못가보고 탈락했다. 공교롭게도 이신바예바는 30일 표지모델인 것.이처럼 4일 동안 데일리 프로그램의 표지를 장식한 스타플레이어들은 하나같이 미끄러져 조직위에 충격을 주고 있다.이에대해 시민 김유미씨는 “스포츠계에서 항상 우승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끓임없는 도전자가 새로운 챔피언자리를 차지하는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하지만 연속 4일간 이런 현상이 벌어지니 약간은 이상한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조직위 관계자는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를 선정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스타가 항상 예상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는 없는 만큼, 우연의 일치로 본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여자 7종 체르노바 새 `철녀` 등극다크호스서 세계 최고로 ... 에니스 독주시대에 제동 러시아의 `떠오르는 별` 타티아나 체르노바(23)가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새로운 `철녀`로 국제무대에 이름을 각인했다.체르노바는 29~3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여자 7종경기에서 7경기 합계 6천880점을 얻어 6천751점에 그친 제시카 에니스(25·영국)를 129점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체르노바의 우승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여자 선수`를 가리는 7종경기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이번 대회를 앞두고 체르노바는 분명 `다크호스`로 꼽혔지만, 그의 우승을 예견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영국의 `철녀` 제시카 에니스가 워낙 위풍당당한 위용을 자랑했기 때문이다.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에니스는 지난 2년간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놓치지 않았고 올해도 5월 6천790점을 기록하며 시즌 1위를 달렸다.전문가들은 전성기를 맞은 에니스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놓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그러나 그들은 체르노바가 2년의 침체를 딛고 한 단계 성장한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하고 같은 해 6천618점의 개인 최고기록을 작성한 체르노바는 2009년 최고기록이 6천386점, 2010년 최고기록이 6천572점으로 한동안 기록을 더 끌어올리지 못했다.올해 5월 6천539점을 작성한 체르노바는 6월에는 6천773점으로 2년 만에 자신의 최고 기록을 150점 넘게 끌어올렸다.자신감을 충전한 체르노바는 달구벌에서 겁 없이 달리고 뛰고, 던졌다.첫날 3천927점으로 에니스(4천78점)에 근소하게 뒤졌던 체르노바는 29일 두 번째 경기였던 창던지기에서 무려 52m95를 던져 39m95에 그친 에니스를 단숨에 따돌렸다.마지막 800m에서 에니스에 9초 이상 뒤지지만 않으면 우승을 달성할 수 있던 체르노바는 여유롭게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에니스의 독주 시대를 마감하면서 새로운 `철녀`의 등장을 알리는 순간이었다.에니스 역시 25살의 젊은 선수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 런던 올림픽과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여자 7종경기는 두 선수의 치열한 라이벌 대결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물론 그 뜨거운 대결의 한복판에는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자부심으로 뭉친 철녀들의 깊은 우정이 있다.이날 경기를 마친 7종경기 출전자들은 신발을 벗어 던지고 자국 국기를 덮은 채 함께 400m 트랙을 한 바퀴 돌며 관중의 환호에 답했다.체르노바와 에니스도 그 대열에 동참해 서로 축하하고 격려했다./연합뉴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시작되면서 대구 지하철 승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대구도시철도공사는 육상대회가 개막한 지난 27일 하루 이용객 수는 44만1천200여 명으로 일주일 전 33만200여 명보다 34%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대회 이틀째인 28일에도 이용객 수는 28만8천800여 명으로 일주일 전 26만400여 명보다 11% 많았고 육상대회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과 가까운 1호선 율하역과 2호선 대공원역, 고산역, 신매역 등 4개 지하철 역의 이용객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특히 대구스타디움까지 셔틀버스가 가장 많이 다니는 고산역의 경우 27일 이용객 수가 평소의 6~7배인 1만5천100여 명으로 역 개통 이래 가장 많았으며 평소 승객이 하루 1천여명에 불과한 대공원역도 27일에는 3천900여 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아프리카 선수 2명이 한국인 자원봉사자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30일 대구 동부경찰서와 선수촌파출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8시께 동구 율하동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아파트 서편 출입구에서 외국인 2명이 선수촌 업무 관련 용역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여대생 2명과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과도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이들 외국인은 자신들에게 먼저 인사를 해 온 여대생들에게 자국의 인사법으로 알려주겠다며 신체적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고 외국인 선수들의 과도한 접촉에 성적 수치심을 느낀 여대생들이 다음날 고소를 해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경찰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해당 국가의 대표팀 코치에게서 사과를 받은 피해 당사자들이 30일 오후 고소를 취하해 해당 선수들은`공소권없음`처분을 받고 31일 새벽 출국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장애학생들 대회 관람 지원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30일 오후 국회연구단체 `장애아이 We Can`(회장 나경원 최고위원)의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손잡고 함께하는 일일스포츠 여행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관람행사를 지원했다.이날 육상대회 관람은 스페셜올림픽(세계 지적발달장애인 스포츠대회) 선수단과 장애청소년 등 45명의 장애학생들과 청소년,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 비장애학생들 65명 등 총 110명이 참가했다.대구시당은 육상대회 관람에 앞서 대구스타디움 내 스페셜올림픽 홍보관 관람 및 홍보지원 활동, 육상 체험관 투어를 가진 뒤 주성영 시당위원장, 시당 당직자 등과 함께 대구스타디움 잔디 광장에서 식사를 했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