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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포항시장 ‘맞춤형 압박’ 면접…예비후보자들 ‘진땀’

인구 50만 이상 기초단체에 대해 중앙당이 직접 공천권 행사를 한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국민의힘 포항시장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이 처음으로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실시됐다. 그동안 포항시장 공천은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면접, 여론조사 수치, 김정재(포항북)·이상휘(포항남·울릉) 의원 의견을 종합해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천을 신청한 10명 중 마지막 생존자는 3~4명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당 공관위는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포항시장에 출마한 예비후보에 대한 면접을 실시했다. 공관위는 면접에 앞서 포항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에게 각 예비후보자에 대한 장·단점과 경선 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위원들은 이날 면접에서 10명의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과거 행적 등에 대해 고강도 ‘압박성 질문’을 쏟아냈다. ‘탈당 이력’에 대한 질문부터 ‘선거법 위반 의혹’, ‘음주운전 전과’, ‘성비위’, ‘보조금 유용’ 등의 질문까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중앙당 공관위 한 관계자는 “포항시장의 경우 후보들이 많은 데다 각종 의혹에 대한 투서가 많이 들어왔다”며 “이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가혹한 질문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면접을 본 A예비후보는 “자기 소개 및 3분 정책 발표를 한 이후 공관위원들이 개별질문을 통해 후보자들의 ‘약점’을 집중 추궁했고, 후보자들은 이를 해명하는데 진땀을 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압박성 질문을 받은 한 예비후보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응하지 않은 채 국민의힘 당사를 빠져나가기도 했다. 압박 질문에 이어 각 예비후보들은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며 포항 발전 방안에 대한 구상을 공관위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공원식 예비후보는 경북도 정무부지사와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의 경험을 앞세우며 “포항 경제의 73%를 차지하는 철강 산업을 살리기 위해 포스코 중심의 5조원 규모 사업을 100일 안에 조기 착공시키겠다”고 말했다. 김병욱 예비후보는 “포항 원도심 재개발과 포스코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을 동시에 추진할 ‘포항-포스코 상생본부’를 만들겠다”면서 “포항도시공사를 설립해 도시철도 신설 등 대대적인 도시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김일만 예비후보는 “단순 철강 반출 구조에서 벗어나 철강을 기반으로 한 3차 완성품 제조 도시로 나아가야 청년 일자리가 생긴다”며 “제조업 비중 20% 이상을 유지하면서 AI, 데이터 센터 등 첨단 산업이 어우러진 복합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모성은 예비후보는 “50년 만의 최대 위기를 맞은 포항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이 몰려오는 일자리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고, 박대기 예비후보는 “2030년 640조 규모로 커질 SMR 시장을 포항이 선점해야 한다”며 “포스코이앤씨, 포항공대 등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해 포항을 세계적인 SMR 소재·부품·장비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승호 예비후보는 ‘포스코와의 관계 정상화’를 강조하며 “기획단을 구성해 포스코 관련 업무를 패스트트랙으로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이차전지 등 미래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박용선 예비후보는 “과거 정치인들이 포스코를 윽박지르고 홀대했던 구태를 청산해야 한다”며 “정치는 기업이 잘되게 돕는 조력자여야 한다. 소통과 화합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포항의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역설했다. 이칠구 예비후보는 “선거 때만 내려오는 후보가 아니라 시·도의원을 거치며 포항의 구석구석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시장으로서 권위를 내려놓고 국회의원, 시민단체와 원팀이 되어 지역 내 갈등을 해소하고 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안승대 예비후보는 “이차전지, AI 등 신산업 전환과 함께 대구, 구미, 울진 등을 잇는 산업 밸류체인의 허브인 ‘플랫폼 도시’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중앙당 공관위는 1차로 대구·경북 등 광역단체장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 뒤, 다음주 초에 포항시장 등 기초단체장 컷오프 결과 및 경선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 /박형남·고세리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3-11

‘거물급 6인’ 맞붙은 국힘 경북지사 면접… 경제 회생·인적 쇄신 ‘사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직인 이철우 경북지사를 비롯해 이강덕 전 포항시장,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임이자 국회의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백승주 전 국회의원 등 6명이 참여한 가운데 공천 면접을 실시했다. 후보들은 3인 1조로 조별 약 20분간 면접을 치렀으며 취임 직후 100일간 추진할 정책 발표와 함께 공관위원들의 ‘송곳 검증’을 받았다. 이철우 예비후보는 ‘지식산업 중심 미래 전략’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예비후보는 “지방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기존 행정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과학기술과 문화·관광 등 지식 기반 산업이 핵심 일자리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5차 산업을 준비하는 도지사가 되겠다”며 “이를 뒷받침할 지식산업에 대한 준비를 지금부터 시작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기업을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도전자들의 파상공세도 이어졌다. 김재원 예비후보는 “취임 후 100일 안에 각종 규제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경북을 가장 경제활동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며 “우리 당이 추구하는 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경환 예비후보는 ‘경제재건TF 가동’을 약속했다. 그는 “누가 뭐래도 경제, 먹고사는 문제”라면서 “침체에 빠진 경북 경제를 살려내겠다. 대한민국 누구에게서도 빠지지 않는 전문가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강덕 예비후보는 자신의 행정력을 부각하며 “민주당에서도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검토)하지 않느냐”고 언급하면서, “22개 시·군 전통시장 골목을 되살리기 위해 곧바로 ‘비상경제대책TF’를 만들겠다. 대도시 시장을 3번이나 경험하며 도시 경영을 온몸으로 익혔다”고 말했다. 노동운동가로 시작해 3선 국회의원, 재정경제위원장 등을 역임했다고 밝힌 임이자 예비후보는 “경북의 가장 아픈 곳인 북부권 산불 피해 주민들부터 챙기겠다”며 “제가 반드시 승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보수의 심장을 뜨겁게 달궈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백승주 예비후보는 도정쇄신을 강조하며 “학자, 국방부 차관 등을 한 경험으로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며 “도청의 행정문화를 쇄신하고 경청의 자세로 조직의 안정을 꾀하는 조용한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했다. 이날 면접장에서는 과거 사제지간이었던 이철우·임이자 예비후보의 만남이 주목을 받았다. 이 예비후보는 중학교 교사 시절 제자였던 임 의원과 맞붙은 소감에 대해 “기분 좋다. 제자가 이렇게 많이 컸지 않느냐”며 “내가 되면 (임 후보가) 다음이 될 것이니 수업한다고 생각하고, 내가 안 돼도 (임 의원이 되면) 다른 사람보다 낫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이에 임 예비후보는 “도전은 또 아름다운 것”이라며 “출마 전에 이 지사님을 만나 뵙고 정치인으로서 새겨들어야 할 말씀을 잘 새겨들었다”고 응답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여론조사와 면접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이르면 이번 주말 1차 컷오프를 한 뒤 곧바로 본경선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예비후보끼리 경선을 진행해 한 명을 추린 뒤 현역인 이철우 지사와 일대일로 경쟁하도록 하는 ‘한국시리즈’ 방식을 경북도지사 경선에 적용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글·사진/박형남·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11

경산시, 조지연 국회의원과 간담회 가져

경산시의 조현일 시장을 포함한 주요 간부들이 11일 국회의원회관 제4 간담회실에서 조지연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는 시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핵심 사업들이 정부 예산안에 최종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국비 확보 전략 및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마련되었다.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 기조에 발맞춰 AI 기반 미래 산업육성, 재난 안전 인프라 구축, 생활 밀착형 SOC 확충 등 경산시 주요 현안 사업의 추진현황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대경권 AX 혁신 거점 조성, 경북 제조산업 Physical AI 기반 무인화·무재해 공장 대전환 지원사업 등 미래 산업 기반 구축 사업과 함께 동서 자연재해 위험 개선지구 정비, 하천 안전관리 스마트 통제시스템 구축, 국도 4호선 하양 남하~부호 구간 확장, 자인공설시장 제2주차장 조성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사업들의 정부 예산 반영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조지연 의원은 “오늘 논의된 사업들이 경산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며 주요 사업들이 정부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지역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시민 안전, 생활 편의 향상을 위한 핵심 사업들이 정부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6-03-11

국토부,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4월말까지 연장…지급비율도 70%로

지난 2월말로 만료된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이 4월말까지 연장된다. 국토교통부는 고유가로 인한 교통·물류업계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유가보조금 지급 지침을 개정해 4월 말까지 2개월간 연장해 지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달 1∼10일 이미 구매한 경유에 대해서도 소급해 보조금을 지급한다. 기존에는 기준 금액인 ℓ당 1천700원 초과분의 50%만 지원했으나 지급 비율도 70%로 상향할 계획이다. 새 지침은 이달 중 적용해 지난 1일 이후 구매분까지 소급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유 가격이 기준 금액인 ℓ당 1천700원을 넘는 경우 초과분의 70%를 정부가 지원한다. 경유 가격이 ℓ당 1천900원이면 기준 금액을 뺀 200원의 70%인 140원(L당)을 지원한다. 지급 한도는 ℓ당 183원이다. 유가연동보조금은 유가 급등 시 유류비가 운송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40% 사이로 높은 경유 화물차, 노선버스, 택시 등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다. 이번 조치는 최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국내 경유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따라 교통·물류 업계의 유류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것이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에 따라 25t 화물차를 운행하며 한 달에 2천402ℓ의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주의 유류비 실 부담은 최대 월 44만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 이후에도 변동성이 큰 유가 상황 등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3-11

독립운동가 길러낸 풍산김씨 옛집 학남고택, 민속문화유산 된다

260년 역사를 품은 풍산김씨 가문의 문화와 독립운동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옛집이 국가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11일 안동시 풍산읍의 ‘안동 학남고택’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학남고택은 풍산김씨 가문이 대대로 살아온 안동 지역의 대표적인 반가(班家·양반 집안) 집성촌인 오미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학남고택은 1759년에 처음 지어져 260여년간 이어져 왔다. 조선 영조(재위 1724∼1776) 대에 김상목(1726∼1765)이 안채를 건립한 뒤, 1826년 손자인 학남 김중우(1780∼1849)가 사랑채와 행랑을 증축해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평면 구성이나 건물 배치는 안동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ㅁ' 자형 뜰집에 속하지만, 안채와 사랑채가 연결돼 있지 않다. 'ㄷ '자와 일자형, 또는 'ㄱ' 자와 'ㄴ' 자형이 합쳐져 모서리가 터진 'ㅁ' 자를 이룬, 이른바 '튼 ㅁ자' 형태 구조로 다른 유형과 차이가 있다. 학남의 아들 김두흠(1804∼1877), 김두흠의 손자 김병황(1845∼1914), 김병황의 아들 김정섭(1862∼1934) 등이 남긴 일기 등의 사료들도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학남고택은 여러 독립운동가를 길러낸 집안의 역사이기도 하다. 김정섭과 김이섭(1876∼1958), 김응섭(1878∼1957) 형제는 풍산읍 오미마을의 근대화와 항일 투쟁 및 구국 활동을 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상하이(上海) 임시정부 법무장관 등을 지낸 김응섭이 쓴 '칠십칠년회고록'은 일제강점기 당시 시대 상황, 인물 정보를 알 수 있어 독립운동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일기들은 19세기 안동의 선비 문화가 변모하는 과정과 풍산김씨 가문의 생활문화를 잘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3-11

주호영 “대구·경북은 무조건 ‘윤 어게인’ 지지?⋯ 시도민 모욕″

6.3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선거를 둘러싼 당내 경선 구도와 관련해 “자칫하면 지방선거가 내란 프레임으로 치러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주 부의장은 11일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구시장 선거는 대구의 구조적 침체를 풀 해법 경쟁으로 치러져야 한다”며 “내란 프레임으로 선거가 흘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경북(TK) 민심에 대해 “이재명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가장 높은 지역이고 그 반감을 ‘윤 어게인’ 세력에 의탁하는 분들이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구·경북이 무조건 ‘윤 어게인’을 지지한다는 주장은 시도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경북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많은 이유로는 높은 당선 가능성과 현역 공백을 꼽았다. 그는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해도 대구·경북은 여전히 우리 당을 지지하는 마지막 보루”라며 “대구는 홍준표 시장이 일찌감치 사퇴했고, 경북도 이철우 지사의 건강 이슈가 있어 출마자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 부의장은 그동안 주장해 온 ‘절윤’ 기조와 관련해 당내 분위기 변화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늦었지만 ‘윤 어게인’은 안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민심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우리 당이 방향을 잘못 잡아왔던 측면이 있다. 뒤늦게라도 바뀐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의문 표현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이 방향을 일시에 전환하면 섭섭해하는 지지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정도 표현이면 충분히 뜻이 전달됐다고 본다”고 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서는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12일과 19일 본회의 일정이 잡혀 있는 만큼 그 데드라인을 향해 더 압박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이어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통령도 전남·광주만 통합하고 20조 원을 지원하며 공기업을 보내는 식으로 다른 지역을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정부의 지방 정책인 ‘5극3특’의 기초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대구 경제 침체 원인에 대해서는 정당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배치 구조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광주가 GRDP 꼴찌에서 두 번째이고 2050년까지 소멸 도시가 가장 많은 곳이 전남”이라며 “수도권 규제를 피해 기업이 충청권과 강원 일부로 이동하면서 현재 충남의 GRDP가 대구의 2.2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지금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서울에서 먼 지역일수록 법인세나 상속세 혜택을 줘 기업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 부의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 이후 치러질 통합 선거 전망에 대해 “경북 쪽에도 기반과 인연이 많다”며 “선거를 치르는 데 불리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11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 100일⋯새로운 버전 '투란도트' 선보여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20주년을 맞아 개막 100일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축제 준비에 들어갔다. DIMF는 11일을 기점으로 개막 100일을 앞두고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20회 DIMF는 오는 6월 19일 개막해 7월 6일까지 18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계명아트센터 등 주요 공연장과 대구 전역에서 작품 공연과 개막 행사,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DIMF는 지난 19년의 성과를 기념하는 동시에 시민과 함께하는 글로벌 뮤지컬 축제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주년에 걸맞은 기념 행사와 프로그램을 마련해 DIMF가 걸어온 시간과 향후 비전을 함께 조망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DIMF를 대표하는 창작뮤지컬 ‘투란도트’를 7년 만에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인다. ‘투란도트’는 DIMF가 직접 제작해 온 대표 작품으로, 물의 왕국을 배경으로 한 웅장한 서사와 대형 군무, 드라마와 음악이 결합된 작품이다. 이번 20주년 무대에서는 시대 흐름에 맞춘 보다 모던하고 글로벌한 해석을 더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버전으로 제작된다. 또한 영화 ‘투란도트-어둠의 왕국’의 넘버 2곡이 추가돼 음악적 확장성도 강화된다. 연출은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가 맡는다. 새로운 해석과 장면 구성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온 연출가로 알려진 만큼 이번 무대에서도 한층 입체적인 ‘투란도트’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공식 초청작 역시 20주년에 걸맞은 상징성과 국제성을 갖춘 작품들로 구성된다. 해외 작품과 국제적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들을 초청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한국 뮤지컬계에는 글로벌 흐름을 접할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19년간 DIMF 공식 초청작 가운데 관객 반응과 작품성이 검증된 대표작 2~3편을 선정해 다시 무대에 올리는 리마인드 공연도 준비된다. 창작 생태계 지원도 확대된다. 창작지원사업 규모는 지난해보다 1억2000만 원 증액됐으며,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참가 학교 지원금도 기존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상향됐다. 또 창작지원사업 선정작 5편 가운데 1편은 뉴욕 쇼케이스 무대에 오를 예정으로 국내 창작뮤지컬의 해외 진출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DIMF 19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기념 전시도 마련된다. 전시는 DIMF의 성장 과정과 대구가 뮤지컬 도시로 자리매김해 온 흐름을 함께 조망하는 자리로 꾸며질 예정이다. 개막 100일을 기념해 DIMF 관련 사진과 사연을 접수받아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개막작 티켓 2매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되며, 접수된 자료는 전시에 활용된다. 뮤지컬 관계자와 배우, 창작진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인 ‘뮤지컬펍’도 운영된다. 또한 국내외 뮤지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심포지엄과 아트마켓을 통해 공연 축제를 넘어 산업과 담론, 네트워크가 함께 축적되는 플랫폼으로서 DIMF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DIMF 관계자는 “20주년을 맞은 올해 축제는 지난 19년간 축적된 성과를 바탕으로 대구가 뮤지컬 도시로 성장해 온 역량과 가능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기념작 ‘투란도트’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11

오세훈, 국힘 결의문에 “지도부, 선언 그쳐선 안돼”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 선언을 한 의원총회의 후속 조치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실천해달라고 요구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들은 실천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지도부의 실천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요구에 명백히 반대한다”라는 결의문을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채택했다. 장 대표도 결의문에 자신의 올리는 데 동의했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우리 당 의원총회에서 장동혁 대표까지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이 ‘절윤’을 천명하는 결의문을 공식 채택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우리 당 의원들의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결의문이 올바른 변화의 시작임은 분명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가시적 변화”라며 “그래야만 수도권 후보들이 승리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윤 어게인’ 반대를 당의 공식 입장으로 정리한 데 이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만한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지금 우리 당 안팎으로 승리를 위한 혁신적인 제안이 분출하고 있다”면서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이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면, 이제 그 길로 가는 실천의 주체는 당 지도부”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지난 7일에도 서울 한남동 공관에서 장 대표와 만나 당 노선 변화, 인적 청산,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발족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11

임미애 의원, 교육부 장관에 경북 국립의대 신설 건의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경북 북부권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촉구하는 정책건의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임 의원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에서 소외된 경북 지역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알리고, 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11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을 만나 건의문을 전했다. 임 의원은 건의문에서 “경북은 2025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46명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광역자치단체”라며 “정부 계획상 경북에 필요한 지역 의사 규모는 연평균 132명임에도 실제 증원 인원은 90명에 불과해 국립의대 설립을 통한 인력 확충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대구·경북 권역의 의과대학 5곳 중 4곳이 대구에 집중돼 있어, 지역의사제가 도입되더라도 전공의 수련 과정이 대도시로 쏠릴 수 있다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임 의원은 “경북에 국립의대가 없으면 지역의사 양성 거점이 사라진다”며 “지역에서 배우고, 수련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 의원은 교육부에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전제로 한 의대 정원 배정안 마련 △필요 인력(연평균 132명) 수준의 증원 가능성 검토 △교육부·보건복지부·경북도가 참여하는 협의체 운영 등 세 가지 핵심사항을 건의했다. 또한, 지역 의료 기반의 취약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중진료권 단위에서 전공수련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현저히 부족한 현실을 강조하면서 이로 인해 지역의사제가 도입되더라도 수련 과정이 대도시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경북 북부지역의 의료 공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밝혔다. 임 의원은 “지방 소멸은 곧 의료 소멸로부터 시작된다. 경북 북부권 국립의대 설립은 지방주도 성장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5극 3특 체제’ 완성의 필수 과제”라며 “교육부 행정절차 과정에서 경북도민의 절박한 염원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3-11

대구노동청·남부지방산림청·경북도, 벌목현장 중대재해 멈추기 위해 손잡아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11일 오후 남부지방산림청, 경상북도와 ‘벌목작업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최근 대구·경북 지역 벌목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각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재해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마련됐다. 주요 협약 내용은 △ 산림사업 현장 특성에 맞는 안전 관리 제도 발굴 및 개선 △합동 지도·점검 및 홍보 활동 전개 △경북 내 기초지자체와 협력하여 임업 안전 문화를 지역 전반으로 확산△ 현장 맞춤형 안전관리 기법 보급 및 작업자 대상 안전교육 지원 등이다. 특히 올해는 경북 지역 대형 산불 피해지에서 대규모 벌목사업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나무에 깔리거나 맞는 사고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구노동청은 벌목작업 사고 예방을 위해 오는 3월부터 관내 국·공유림과 사유림 벌목작업 현장에 대한 점검도 실시할 방침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수구각 준수 여부, 안전거리 및 대피로 확보, 보호구 지급 및 착용 여부, 기계·장비 안전조치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즉시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미이행 시에는 사법처리 등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황종철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은 “산림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관계기관이 뜻을 모았다”며 “벌목작업 현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현장점검과 안전수칙 교육·홍보를 강화해 벌목 현장의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고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11

두물머리, 두 강이 만나는 곳에 봄빛이 흐른다

아직 겨울의 기운이 남아있는 두물머리에 가만가만 봄이 스며든다. 겨우내 얼어있던 강물이 조금씩 풀리며 잔잔히 물결이 일고, 그 위로 부는 아직은 차가운 바람 속에 이미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기척이 담겨 있다. 바다를 연상케 하는 확 트인 시야 너머로 봄바람을 한껏 실은 팔당호의 물결이 방문객을 맞는 이곳은 남한강과 북한강, 두 개의 강물이 하나가 되는 곳이다. 행정구역상 지명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兩水里)이지만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을 ‘두물머리’라 불러 왔다. 우리말 이름이 더 정겹게 느껴지는 곳, 그곳에도 봄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두물머리 입구에는 ‘DUMULMEORI‘라는 영문 조형물이 서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으로 많은 사람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긴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카메라 대신 두 눈에 담아 본다. 호수 같은 강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 참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봄빛 머금은 바람과 잔잔히 흐르는 물결, 강으로 이어진 멀리 보이는 산자락.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두물머리의 또 다른 명물은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라 불리는 노거수, 400여 년 된 느티나무다. 오랜 시간을 묵묵히 견뎌 온 세월이 가지마다 켜켜이 쌓여 있다. 사람들이 그 나무 앞에서 두 손을 모은다. 고목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가만히 서서 합장을 한다. 남한강과 북한강, 두 강줄기의 발원지는 각각 태백산과 금강산이다. 백두대간의 정기를 품고 시작된 두 물줄기는 서로 다른 풍경과 이야기를 담으며 수백 리를 흘러 이곳 두물머리에서 하나가 된다. 고요히 합쳐진 이들은 팔당호를 지나며 ‘한강’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강물은 오랜 세월 그렇게 수많은 사람의 삶과 역사를 품은 채 오늘도 유유히 서해로 흘러간다. 인류의 역사는 물과 함께 시작되었다. 풍부한 물을 제공하는 큰 강과 비옥한 토지는 문명의 터전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한강을 우리민족의 역사를 품고 흐르는 ‘어머니의 젖줄’이라고 부른다. 생명과 풍요를 상징하는 강이라는 말도 그래서 생겨났을 것이다. 중국의 사상가 맹자는 흐르는 물을 인생과 학문에 비유했다. 그는 “흐르는 물은 웅덩이가 차지 않으면 흘러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근원이 깊은 물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흐르며 바위를 만나면 돌아서 가고 웅덩이를 만나면 그것을 다 채운 뒤에야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남한강과 북한강 역시 그 근원을 떠나 이 두물머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굽이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긴 여정에서 상처도 있었을 터이지만 이곳 두물머리에서 만난 두 강물은 그런 흔적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끌어안으며 하나가 되어 다시 흐른다.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 속에서 갈등이 커지는 세계정세와 권력다툼의 소식들이 연일 이어진다.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고 있는 소시민에게 그 소식들은 멀게 느껴지면서도 마음 한 편이 불편하다. 봄빛이 따라 흐르는 두물머리의 강물은 오늘도 묵묵히 길을 이어간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강물이 만나 더 큰 강이 되듯, 우리 사회도 흐르는 강물처럼 서로 품으며 조금은 더 따뜻해지기를 조용히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6-03-11

서른 여섯이 되는 해, 36년만에 뜬 ‘블러드문’을 보다

붉은 말의 해, 2026년의 시작도 어느덧 두 달이 훨씬 지났다. 새해를 맞이하며 다짐하고 약속했던 모든 것들이 조금씩 잊혀지는 이때, 붉은 말의 강렬한 기운과 뜨거운 생명력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붉은 달이 하늘을 밝혔다. “3월 3일에 붉은 달이 뜬대. ‘블러드 문’ 같이 보러 갈래?” 흔히 볼 수 없는 달이기에 꼭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어찌보면 뜬금 없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우석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라며 흔쾌히 수긍했다. 그리고 달이 잘 보이는 곳으로 가자고 먼 거리는 생각지 않고 해맑게 웃으며 팔공산으로 가보자고 했다. 붉은 달을 볼 수 있다는 설렘과 다르게 전날부터 비가 내렸고, 3월 3일 당일까지도 흐린 하늘만 보였다. 달을 보러가는 시간은 맑은 하늘이 될 수 있도록 ‘하늘에 구름들 좀 치워달라’는 농담도 하며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약속 시간인 저녁을 기다렸다. 그리고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팔공산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지 않아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팔공산에 가면 꼭 먹어야하는 메뉴, 호박오리를 먹기로 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음식 앞에서 우리는 달을 기다리는 설렘을 함께 모락모락 피워 올렸다. 유리창으로 내다보는 바깥 풍경은 점점 어두워지고 머릿속은 온통 붉은 달에 대한 기대로 가득찼다. 블러드문이 잘 보이는 오후 8시에 우리는 별이 밝게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보기 좋은 한티휴게소로 향했다. 꼬불꼬불 가는 길 가운데 나무 사이로 살짝 비치는 발그레 물든 달의 모습에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몸을 좌우로 왔다갔다 상체를 높혔다 낮췄다했지만, 야속한 나무는 달의 완전한 모습을 자꾸만 꽁꽁 숨겨두었다. 그래도 그 속에서 비치는 달의 모습을 보니 ‘흐른 하늘에 달이 가려 보이지 않으면 어쩌나’ 칭얼댔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와~!” 자연스레 나오는 연발의 감탄사는 우리의 소리만이 아니었다. 한티휴게소에는 블러드 문을 보기 위해 모여든 다수의 사람들이 있었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서 행복한 추억을 나누며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으며 감탄을 쏟아냈다. 그 속에서 우석이도 달의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 여러 장의 사진을 남겼고, 하늘이 잘 담기지 않아 하늘을 찍는 우석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내 모습이 한 편의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이 가장 붉게 보이는 오후 8시 33분이 되자, 달은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을 뽐내려 몸을 더욱 붉혔다. 붉은 달은 지구와 달, 태양의 위치가 정확히 일직선에 가까워지는 ‘개기월식’ 덕분에 관찰되는 현상이다.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놓이면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달이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빛에 영향을 받아 붉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신비로운 현상을 ‘피의 달’, 즉 블러드 문이라고 부른다. 올해 뜨는 블러드 문이 더욱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음력 새해 이후 처음 맞이하는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에 볼 수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정월대보름과 개기월식이 겹치는 것은 1990년 이후 ‘36년 만’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했던 것이다. 정월대보름에 달을 보며 한 해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듯, 우리는 올 한해를 다시 새롭게 다짐하고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아름다우면서 강한 붉은 달의 모습은 예쁜 추억이라는 한 페이지에 남아 우리 마음 속에 아직까지 뜨거운 여운으로 남아있다. 36년 만에 뜬 블러드문을 36살이 된 해에 동심의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예쁜 추억을 선물로 준 우석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김소라 시민기자

2026-03-11

윷판 위의 동문들

3월 첫째 토요일, 대구제일여상 동창회 2026년 첫 이사회였다. “와이래 좋노오, 와이래 좋노오, 와이래 좋노오~오.” 모에 이어 윷이 나왔다. 우리 편 말을 잡더니 또 윷이다. 대세는 상대 팀으로 기울었다. 첫판은 우리 팀이 가뿐하게 이겼지만, 연달아 두 판을 내주었다. 윷인지 모인지 구별도 못 하는 나도 “모야! 윷이야!” 하고 소리 높여 외치며 윷을 던졌다. 네 개를 한꺼번에 잡기 힘든 윷가락이라 두 명이 나와 두 개씩 나누어 던졌다. 윷놀이 한판 속에서 제일여상 동문만의 열정과 끈끈한 유대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회장님의 개회사에 이어 신임 이사들의 자기소개가 있었고, 곧바로 안건 심의에 들어갔다. 안건 중 하나가 ‘선재의 마음 잇기 치팅데이’, 작년 상반기부터 시작한 모임의 취지는 이렇다. 동문이 학교 선배이자 인생 선배로서 재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며 격려와 응원을 전하는 자리다. 한 끼 식사를 나누는 동안 선후배 간의 정이 쌓이고 자연스러운 유대감이 만들어진다면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첫 시행 때는 사생활 영역이기에 접근이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이 우리의 취지를 잘 이해해주었고 모임 후 반응도 좋았다. 덕분에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모든 학생을 만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는 3학년과 2학년 임원들을 중심으로 선배와의 만남을 시작하고,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모임은 4월과 9월에 열린다. 함께 식사하고 간단한 마음 열기 게임을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 뒤 헤어진다. 후배들을 만나기 위해 선배들은 사전에 멘토 교육도 받는다. 교육은 대구YWCA 회장인 14회 신기숙 선배님이 맡고 있다. 이런 만남을 통해 후배들이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든든한 선배들이 있다는 자긍심을 느끼기를 바란다. 또한 선배와의 대화를 통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힘을 얻기를 기대해 본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 학교에서 논의 중인 교명 변경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상업계 특성화고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거부감이 점점 커지면서 학교 지원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로 인해 학생 모집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교육청에서도 학교의 존립을 위해서는 교명 변경과 함께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우리 학교는 1998년에 ‘대구제일여자정보고등학교’로 바꾸었다가 2010년에 다시 원래 이름으로 돌아왔다. 이제 더는 현재의 교명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미 여러 특성화고가 교명을 바꾸거나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뒤 신입생 모집이 늘고 학생 수준도 개선된 사례가 많다고 한다. 특히 올해 ‘대명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꾼 대구여상의 경우, 작년보다 신입생 모집이 훨씬 잘 되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교육청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교사들 대부분은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반대 의견이라 한다. 이제는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의 존립이 걸린 문제다. 학교에서는 여러 방면에서 교명 변경을 깊이 있게 고민하고 논의 중이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상상 이상의 다양한 교명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상상 이상의 다양한 교명들이 거론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부디 ‘제일’과 ‘여상’이라는 이름을 내려놓더라도 ‘제일다운’ 우리 학교의 정체성을 조금이라도 살릴 수 있는 이름을 찾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 동문회 회원들도 좋은 교명을 찾는 일에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안건 처리와 식사를 마친 뒤 이어진 윷놀이 시간은 팽팽한 승부의 긴장 속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게임을 통해 선후배 사이의 친밀감은 한층 더 깊어졌다. 동문 회장님이 선물로 나누어 준 한 줄짜리 로또 복권. 천 원이 주는 작은 설렘이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았다. /손정희 시민기자

2026-03-11

꽃젓갈 이성자의 발효라는 인내의 시간, 혹은 삶의 태도

신념이 과장되면 교조적으로 되기 쉽지만 객관적 결과로 증명이 된다면 가치의 소금꽃이 핀다 새벽별, 낮달의 빛을 띤다 존재는 썩으면 흙으로 돌아가지만 정신은 앙스트불뤼테의 경우도 있다 썩어 일상의 이익과 향기가 되는 것은 시간의 힘, 지켜보는 자의 깡다구가 필요한, 화학적이지만 인간적인 가역반응(可逆反應)을 자체적으로 형성시키는 것, 응축된 시선과 감각의 일관성의 문제에 집중한 결과는 젓갈도 와인이 되는 소박한 기적이 되어 먹고 사는 일에도 잠재적 기여를 한다. 곡강천이 마침내 먼 길에 이르면 바다가 마중을 나온다 도리어 바다에서 내륙으로 아름다운 역류(逆流)를 한다. *앙스트불뤼테 : 전나무는 자신의 생존이 마지막에 다다랐다고 판단이 되면 필사의 노력으로 다시 꽃을 피우며 되살아난다는 생물학적 용어, 젓갈의 그러한 내재적 미학(內在的 美學)을 담보하여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필생(畢生)의 작업임을 감당하지 못하면 흔한 사람이 되고 만다. .....................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의 말은 그저 담담하다. 두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그 긴 세월의 역경의 과정을 마음속에 잘 정리해 두었기에 복기(復記)할 필요도 없어 체화된 기억으로 반응하기에 흔들림이 없다. 젓갈 만드는 그 과정은 구도(求道)의 자세와 닮았다. 그저 평범하면서 가장 낮게 오래 빛난다. 이성자 대표는 자신과 삶에 이긴 사람이다. 오래 기다리는 사람이 최우의 강자다. 승리자에게 모든 것을!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3-11

보이지 않는 이정표

갈림길 앞에서 잠시 멈춘 날이 있었다. 영덕도서관 글쓰기 첫 모임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분을 만났다. 시골집을 고쳐 카페로 만들었다고 했다. 수업을 마친 뒤 나는 그녀가 알려준 ‘시골카페’를 찾아갔다. 길을 따라가다가 갈림길을 만났다. 이정표에 평해와 영해가 적혀 있었다. 내가 가야할 곳은 영해 방면이었지만 내비게이션은 평해 쪽으로 가라고 알려주었다. 잠깐 망설이다가 영해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길은 점점 좁아졌고 산길로 이어졌다. ‘아, 길을 잘못 들었구나.’ 차를 돌려 다시 갈림길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평해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뜬금없이 영해휴게소로 들어가라는 안내가 나왔다. 생뚱맞게 느껴졌지만 조금 전에 길을 헤맸던 순간이 떠올라 그냥 들어갔다. 휴게소만 있는 줄 알았는데 건물 옆에 예주문화예술회관이 보였다. 그쪽으로 가다보니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다. 골목길을 따라가자 드디어 ‘시골카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담한 카페 안은 밝은 온기로 가득했다. 그녀가 그린 그림을 음미하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내 눈길을 끈 것은 한쪽 벽에 붙어 있던 편지였다. 미대 입시를 준비하던 여학생 두 명이 남긴 글이었다. 힘들 때마다 찾아와 위로를 받았고 대학생이 되어 생활이 바쁘더라도 한 번씩 찾아오고 싶다는 감사의 마음이 적혀 있었다. 학생들에게 ‘시골카페’는 길 위의 이정표 같은 곳이 아니었을까. 삶의 좌표를 잃어 마음이 지쳤을 때 여기로 돌아오고 싶다는 글을 보니, 어쩌면 이곳은 조용히 서 있는 이정표 같은 곳인지도 모른다. 비바람 속에서도 제자리를 지키며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는 그 존재만으로도 길을 오가는 사람에게 위안이 된다. 내 삶에도 이정표 같은 사람이 있었다. 친정아버지는 한때 교통경찰이었다. 아버지는 눈보라가 몰아쳐도 한여름 열기가 아스팔트를 달궈도 언제나 맡은 자리에 서 있었다. 사람과 자동차의 흐름을 손짓 하나로 정리하며 모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길 위의 질서를 지켰다. 학창 시절, 나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곤 했다. 아버지는 내가 진로 문제로 고민하던 날 조용히 말씀하셨다. “길은 많다. 중요한 건 네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싶은 가다.” 아버지의 말씀은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았다. 지금은 생전에 아버지가 계셨던 자리가 비어 있지만 삶의 갈림길에서 내 걸음이 위태롭게 흔들릴 때마다 보이지 않는 이정표를 만난다. “여기서 잠시 멈춰. 그리고 네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해.” 아버지의 목소리는 세월이 흘러도 바람에 쓰러지지 않는 철제 이정표처럼 내 마음 한켠에 서 있다. 내가 길을 잘못 들어 잠시 헤맬 때도 결국은 다시 방향을 찾게 해준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의 마음이 잠시 머물러 숨을 고르고 자신의 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시골카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아버지처럼 잠시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묵묵히 품을 내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오늘, 보이지 않는 이정표 하나를 마음속에 세워 둔다. 글·사진/정미영 수필가

2026-03-11

소녀가 전쟁을 멈추는 법

한 소녀가 전쟁을 멈추게 하는 아름다운 동화가 있다. 스페인의 인권활동가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가 쓴 ‘병사와 소녀’이다. 전쟁터에서 총알을 눈앞에 둔 어느 병사 앞에 소녀가 나타난다. 그 소녀는 자신을 병사의 죽음, 이를테면 저승사자라면서 아저씨는 그동안 속아왔다고 말하며 병사에게 총을 쏜 적군도 만나게 해주고 양쪽 진지의 장군과 장교들이 회의하는 장소도 데려간다. 적군 병사는 명령 때문에 억지로 총을 쏜 후 울고 있었고, 장군과 장교들은 전투에서 죽어 나가는 병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쟁을 통해서 얻는 이익을 따지고 있었다. 이것을 본 병사가 깜짝 놀라 펄쩍 뛰어오르자 총알이 비껴나가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병사는 평화운동에 평생을 바친다는 이야기다. 마이클 잭슨도 그의 노래 ‘Heal the World’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당신이 충분히 그 삶에 충분한 관심을 가진다면, 당신과 나를 위한 더 나은 곳을 만들어요.’라고 하면서 적과 나 모두를 위해 전쟁을 멈추라고 말한다. 모든 동화가 그렇듯이 그야말로 환상적인 이 이야기를 어린이 그림책으로 만났을 때 마이클 잭슨의 노래보다 더 신선했다. 이제 이런 책이 나오다니, 이런 의식이 퍼져나가면 앞으로 희망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에도 전쟁은 끊이지 않았다. 최근만 해도 지난달 21일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여 현재 파키스탄 사람 60명, 아프가니스탄 사람은 230여 명이 죽었다고 한다. 이들은 2026년 이란 전쟁에 가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들의 전쟁은 쉽게 종식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다. 그 첫날, 이란 남부 미나브의 샤자레 타이 초등학교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175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하여 3월 9일 현재 이란의 사망자 수는 1200명에서 3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군은 7명이 사망했다. 그렇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현격하게 우세한 상황도 아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러우 전쟁처럼 장기전으로 갈 것이라고 점치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최근의 전쟁은 그림책의 병사처럼 총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총으로 싸우면 서로 마주칠 일이라도 있지만, 이제는 탄도 미사일을 쏘아대고 드론을 날려 폭격한다. 그야말로 멀리서 버튼 하나로 수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버튼 전쟁’이라는 말이 비유가 현실화된 시대가 되었다. 우리가 2026년 이란전쟁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유가 상승 등 경제적 피해를 직접 당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지 전쟁 자체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 이란 국민조차 전쟁 초기에는 미국의 공습을 반겼다고 한다. 장기간 계속된 이란의 신정 체제를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2025년 격렬했던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그 증거다. 이제 와서 보니 동화의 작은 상상력은 이상주의자 인권활동가의 허황된 상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모든 세계 시민이 병사와 소녀처럼 평화의 상상을 계속한다면 전쟁이 끝날 수 있을까? /유영희 인문학자

2026-03-11

자율신경이 무너지면 나타나는 몸의 신호

우리 몸은 의식하지 않아도 심장 박동, 혈압, 호흡, 소화, 체온 등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이런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자율신경이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균형을 이루면서 몸을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게 만든다. 하지만 스트레스, 과로, 수면 부족, 계절 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몸과 정신에 부하가 지속되면 자율신경의 균형이 쉽게 무너진다. 자율신경이 흔들리면 특정 장기 하나만 아픈 것이 아니라 몸 여기저기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진료실에서 자주 보게 되는 자율신경 이상 신호를 살펴보자. 첫 번째는 어지럼증이다. 특별한 뇌 질환이 없는데도 머리가 멍하고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반복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자율신경이 혈압과 혈류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어지럼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어지럼은 두통과 동반되는 경우도 많고 환자는 두통과 어지럼을 헷갈리기도 한다. 이때는 집중력 저하가 동반되며 학생들은 이유 없이 공부가 안되고 성적이 떨어지기도 한다. 두 번째는 두근거림과 가슴 답답함이다. 검사를 해보면 심장은 정상인데도 심장이 빨리 뛰거나 가슴이 조이는 느낌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는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하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자율신경 증상이다. 세 번째는 소화 불량과 속 불편함이다. 위와 장의 운동 역시 자율신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율신경 균형이 깨지면 위가 더부룩하고 식후에 속이 불편하거나 트림이 잦아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네번째는 수면 문제이다. 밤이 되어도 교감신경이 계속 활성화되어 있으면 잠들기 어렵고 자다가 자주 깨게 된다. 잠을 못자 힘들고 괴로움을 호소하며 잠을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지속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증상들은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환자 본인도 답답함을 느끼고 치료 방향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증상이 복잡하고 명확히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식의 접근으로는 정확한 치료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방에선 예전부터 이런 증상들에 강점이 있었으며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환자의 증상을 세밀히 관찰하고 처방을 하여 환자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시키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들이 안정된다. 수면 소화불량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이 모든 증상들이 다 같이 조금씩 좋아진다. 그리고 한약 치료와 함께 약침치료나 상부경추를 풀어주는 추나를 병행하면 훨씬 빠르고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한약과 자율신경 약침치료만으로도 공황장애나 불안장애 증상들이 많이 개선되고 삶의 질이 향상된다. 또 몸이 약간 힘들 정도의 운동도 꾸준히 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천천히 걷는 것도 좋지만 슬로우 조깅같이 몸이 약간 힘들 정도의 운동을 하면 머릿속이 비워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머릿속이 비워질 때는 명상과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때 자율신경의 균형과 함께 몸의 건강도 회복되니 이렇게 약간 힘든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효과적이니 각자의 몸에 맞게 운동도 하는 것이 좋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6-03-11

문제는 청년 정책이다

포항 등 지방도시가 인구감소를 겪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청년들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떠나는 현상은 이제 거의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보인다. 통계는 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지역의 청년인구는 격감하고 고령인구는 증대한다.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이제는 과장이 아니다. 젊은이들이 떠나면 도시는 빠르게 생기를 잃는다. 도시 소음이 사라지고 아기 울음소리가 줄어들며 학생 수 감소로 문닫는 학교가 늘어난다. 청년의 감소는 곧 도시의 미래가 공허해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를 지나치게 ‘인구정책’의 틀 속에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출산장려금이나 각종 지원금을 더하거나 빼는 식의 정책으로만 접근한다. 마치 인구가 행정의 계산표 위에서 움직이는 숫자인 것처럼 취급한다. 청년은 숫자가 아니다. 젊은 일상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청년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문제의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도시가 그들의 필요와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면, 그들은 떠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꿈을 펼칠 기회가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 청년은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교육환경과 보육시스템도 중요하다. 결혼과 출산을 고려하는 세대에게 핵심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청년주거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과 안정적인 정주환경이 없으면 청년은 지역에서 삶의 기반을 만들기 어렵다. 일자리와 주거, 보육과 교육, 문화와 생활환경까지 삶의 조건 전반이 수도권보다 뒤처진다면 청년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다. 질문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청년이 왜 떠나는가’가 아니라 ‘청년이 무슨 까닭으로 이 도시에 머물러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청년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출발점이다. 삶의 조건을 청년의 눈높이에서 다시 설계하고, 젊은이들에게 도시의 활력과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게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면 도시의 흐름이 달라진다. 도시발전의 순서도 청년정책에 열쇠가 있다. 사람을 모으면 기업이 온다. 기업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인재가 모이고 활력이 살아있는 도시를 기업은 선택한다. 지방도시의 인구문제는 머리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철학과 방향의 문제다. 사람을 모으는 도시가 될 것인가, 아니면 사람이 떠나가는 도시로 남을 것인가. 도시의 미래는 그 선택에 달려 있다. 사람을 모아야 기업이 온다. 청년을 모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일자리와 문화정책, 교육과 보육정책, 주거환경과 정주여건을 뿌리부터 살펴야 한다. 청년의 숨결이 함께 하지 못하면 도시는 미래를 담보할 길이 없다. 50만 미만으로 떨어진 포항의 인구수를 걱정할 게 아니라, 젊은 숨소리가 모이도록 활기를 회복해야 한다. 포스코가 아니라도 내일을 꿈꿀만한 일터가 늘어나야 하고, 아이를 낳아서 길러낼 환경이 확보되어야 하며, 재미와 웃음거리가 넘치는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 한때 신명나던 경제적 활력을 되찾아야 하고, 스토리와 콘텐츠가 풍성한 문화 저변을 불러와야 한다. 인접한 해양자원과 가까운 문화거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도 반성해야 한다. 포항에 젊은이가 모일 기초 여건은 존재하지 않는가. 지혜를 모아 도시를 살려야 한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6-03-11

골든타임 놓친 TK행정통합, 무산수순 밟나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대한 여야 합의가 불발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10일 국회에서 만났지만, TK 통합법안을 12일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는 데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에 TK 통합법안 처리를 강력히 요청했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면서 “법안 처리가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TK출신인 민주당 임미애 의원도 이날 당 지도부를 만나 법안처리를 설득했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TK 통합법안이 12일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면, 지방선거 전 처리될 확률은 거의 없어진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선결조건(대전·충남 통합법안에 대한 국민의힘 당론확정, 경북 북부권 의원들의 통합 찬성 등)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2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가 TK 통합법안 처리의 마지노선이라는 사실은 여야가 여러 차례 언급했었다. 그동안 TK통합 법안 처리는 민주당의 잇따른 ‘조건 추가’에 가로막혀 골든타임을 놓쳤다. 이 때문에 TK지역에선 민주당이 애초부터 TK통합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말이 나왔었다. 민주당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의 경우 지난달 25일 TK와 대전·충남 행정통합 보류를 전제하면서 “타 지역 통합 인센티브로 편성할 예정이었던 재원을 전남·광주에 추가 배분하는 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TK통합 무산을 기정사실화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소리다. 정치권에서는 이달 말까지 법안처리 여지가 남아있다고 하지만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TK통합법안 단독 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부정적 태도가 워낙 강한데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지방선거 공천심사가 본격화하면서 관련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여야의 극적 협상으로 통합 불씨를 살릴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행정통합 무산이 확정되면 TK지역은 정부재정지원 인센티브나 2차 공공기관 우선 배정에서 배제돼 ‘상대적 박탈감’이 한층 가속화 할 것이다.

2026-03-11

대구안경산업, 국가 전략산업 출발점에 서다

대한민국 안광학산업을 국가 차원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민관합동협의체인 K-아이웨어 글로벌정책협의회가 발족했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북구 갑)의 주관으로 10일 국회에서 발대식을 가진 협의회는 앞으로 안광학산업의 중장기 국가 전략 발굴과 법·제도 개선 등 안광학산업의 도약을 위한 문제를 중점 논의, 해법을 모색한다. 우 의원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는 렌즈, 안경테, 장비, 안경사 등 모든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뤄져 있음에도 정치권의 관심과 연결이 부족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정책협의회가 안경산업 도약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소통창구 역할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구는 우리나라 안광학산업의 심장부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안경공장이 세워졌고, 국내 안광학 사업체 10군데 중 7곳 이상이 대구에 있다. 전국 최초 안경산업특구가 지정되고 한국안경산업진흥원 설립과 24년 전통의 대구국제안경전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 영세업체 비중이 높고 안경테 중심의 단순한 생산 등 산업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성장이 한계에 부딪쳐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중국산 저가제품이 시장에 침투되고 프랑스 등 브랜드 제품에 밀려 지역 안경산업이 위기에 몰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브랜드 마케팅 역량 강화와 R&D 연구지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 아직은 우리나라 안경산업은 뛰어난 금형 및 가공기술 등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안경제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글로벌정책협의회 발족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선택이다. 안경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인데다 시장 규모도 갈수록 커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다. 또 의류와 헬스케어 등과 기술적 융합이 가능해 산업 확장력도 기대된다. 한류 연관산업으로 지정된다면 성장의 가속화를 기대할 수 있다. 우 의원 말대로 정치권이 관심을 가지면 100배 성장도 가능한 사업이다. 정책협의회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26-03-11

정부 “유가 최고가격제 2주 단위로 시장 상황 보면서 운영”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정부가 도입하려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 2주 단위로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쟁 상황 이전의 유가와 지금 올랐을 때 적정한 정도를 고려해 최고가격을 설정하면 보조금 자체는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유가가 지속해 올라가는 경우 다시 최고가격제를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구 부총리는 “정부가 적정한 선에서 최고가격제를 하고 필요하다면 유류세 인하, 피해를 보는 취약계층에 한정해 필요하다면 추경도 하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가 어느 수준이면 가격상한제를 철회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우리가 설정한 가격보다 안정화돼 내려오는 경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나기 전 유류 가격, 국제 석유 시장에서 평균적으로 오르는 가격 등 평균적인 가격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확한 수준‘을 재차 묻자 “1800원 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전국 주유소마다 가격이 다 달라 기준을 어떻게 삼을 것이냐는 질의에는 “정유사 공급가격으로 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11

포크 거장 정태춘·박은옥, 안동에서 콘서트 개최

대한민국 포크 음악을 대표하는 부부 듀오 정태춘(72)과 박은옥(69)이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이번 공연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특별기획공연으로 마련됐으며, ‘나의 시, 나의 노래’를 주제로, 시대를 초월한 명곡부터 최근 작품까지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에서는 ‘북한강에서’, ‘봉숭아’, ‘탁발승의 새벽노래’ 등 포크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대표곡들이 연주된다. 특히 2025년 발매된 정규 12집 ‘집중호우 사이’의 수록곡 ‘정산리 연가’, ‘하동 언덕 매화 놀이’ 등이 새롭게 공개되며, 총 10여 곡의 다채로운 곡목록으로 관객과 소통할 것으로 기대된다. 목가적인 ‘음유시인’이자 사회 모순에 저항한 ‘노래 운동가’ 정태춘은 1978년, 정태춘의 걸음에 맑은 음색으로 생명력을 불어넣은 동반자 박은옥은 1979년 데뷔했다. 1980년 결혼 이후 음악적 동반자로 함께 활동해왔다. 서정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한국적 포크를 추구하며 ‘시인의 마을’, ‘사랑하는 이에게’ 등의 명곡을 남겼다. 소극장 순회 공연을 통해 음악으로 사회 참여의 길을 걸었으며, 정태춘은 비합법 음반 ‘아, 대한민국(1990)’ 발매를 계기로 사전심의제도에 저항했고, 이는 1996년 대중가요 사전심의제도 완전 폐지로 이어졌다. 그의 작품은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도 다수 선정되며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박은옥 역시 독특한 음색과 서정적인 노랫말로 오랜 사랑을 받아왔으며, 부부는 음악적 동반자로서 삶과 예술을 일치시킨 모범 사례로 꼽힌다. 2025년에는 데뷔 45주년을 기념해 문학 프로젝트를 펼치며 음악·전시·출판을 결합한 다원예술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번 콘서트는 13년 만의 정규 앨범 발매 후 이어지는 전국 투어의 일환으로, 안동 관객들에게도 그들의 깊어진 음악적 성찰과 변함없는 열정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