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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脫호남` 선언하는데 중진들 살신성인 필요않나”

이창형기자
등록일 2011-07-12 20:58 게재일 2011-07-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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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일부 중진들의 총선 `적진 출격론`이 확산되면서 한나라당에도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일부 중진들의 `탈(脫)호남선언`은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지역기득권을 포기함으로써 새로운 인재영입을 통한 당 쇄신이란 표면적인 목표를 내세우고 있어 한나라당으로서도 일부 중진들의 자발적인 불출마 등 살신성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경우 호남 3선인 김효석 의원(전남 담양ㆍ곡성ㆍ구례)이 지난 10일 수도권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유권자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중산층, 이념적으로는 중도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민주당 지지자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며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호남 불출마의 배경과 관련, 그는“지역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것, 새로운 인재가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도 제가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며 “영입의 물꼬를 트겠다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김 의원의 선언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개혁과 야권통합을 염두에 둔 `호남 물갈이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지역 기득권` 타파를 내세워 영남·수도권 진출을 공언함으로써 영남·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한나라당에도 후폭풍이 불 조짐이다.

한나라당내에서는 이미 원희룡 최고위원이 7·4 전당대회 출마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야당의 잇단 기득권 포기로 여야간 `자기희생 경쟁`이 불붙을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원싸움에 돌입했다. 한나라당도 중원을 차지하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정책·인물·행동양식을 주문했다.

또한 민주당의 탈호남에 맞서는 차원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수도권 출마,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살신성인` 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두언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탈호남에 한나라당도 가만 있어서는 안된다”며 “박근혜 전 대표부터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승민 최고위원은 모 중앙일간지에 자신이 “박 전 대표는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 데 대해 “그건 조금 잘못 알려진 부분인 것 같다. 그 부분은 박근혜 전 대표가 본인이 알아서 고민할 일이고, 아직 그런 일을 들어본 적도 없다”면서 부인했다.

민주당 발 `적진출격론`은 그러나 이른바 서울의 강남벨트와 영남권과 같은 한나라당 텃밭에서의 물갈이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그것도 일종의 포퓰리즘”이라며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지역연고를 버린다는 무책임한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같은 파장과 관련,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은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1월쯤 논의해도 늦지 않다”면서 “공천 문제가 정책보다 앞서기 시작하면 또다른 갈등에 휩싸일 것”이라고 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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