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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낙동강 다리 `자살다리` 오명 얻을라

손병현기자
등록일 2017-02-15 02:01 게재일 2017-02-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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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교 등 안동댐 보조댐서  <BR>투신자살 시도 잇따라 발생<BR>“CCTV·투신방지 난간 등 <BR>안전시설 설치 협조해달라” <BR> 소방서 요청에 市는 미온적
▲ 안동댐 보조댐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목재교인 월영교에서 최근 자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안동시 낙동강 일대에서 자살시도가 잇따르고 있어 자살예방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특히 안동지역 낙동강 다리 15곳 중 투신방지 난간과 CCTV 등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어 자살과 추락 등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14일 안동경찰서에 따르면 낙동강 일대에서 자살을 시도한 건수는 2014년 2건, 2015년 6건, 지난해 4건, 지난달 28일 현재 1건이 발생했다.

그 중 월영교에서만 최근 3년간 4건에 달한다. 하지만 경찰과 소방당국은 “신고되지 않은 경우를 감안하면 실제 자살시도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달 28일 월영교 팔각정에서 신발과 양말, 휴대전화를 남겨둔 채 실종된 C씨(64)가 실종 6일 만에 안동시 상아동 안동보조댐 인근 개목나루 상류 100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6월 6일 월영교에서 A씨(46)가 뛰어내려 출동한 구조대에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다. 지난해 12월 27일 안동시 상아동 영락교에서 B씨(47·여)가 10m 아래 강으로 떨어져 숨졌다.

이처럼 안동댐 보조댐 인근 다리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월영교의 난간 높이는 어린아이 키 정도인 120㎝밖에 되지 않는데다 제대로 된 안전장치는 물론 CCTV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일반인들이 난간을 밟고 쉽게 오를 수 있는 등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월영교에서 자살 시도가 빈번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목재교로 안동을 대표하는 다리라는 상징성이 있는데다 접근성이 좋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안동소방서는 최근 안동시에 월영교 투신자살과 관련해 안전시설 및 CCTV 설치의 필요성에 대해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동시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시 관계자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월영교에 CCTV를 설치하면 인권침해 요소가 있고, 주황색 구명튜브와 같은 안전시설을 설치하면 어린이들이 장난을 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설치를 유보했다”고 밝혔다.

안동/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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