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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AV는 질주하고, 보트는 함께 들었다···여름 해병대 캠프

김보규 기자
등록일 2025-07-30 14:12 게재일 2025-07-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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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돌격장갑차(KAAV)가 출발하고 있다. /김보규기자

30일 포항시 남구 도구 해안. “KAAV에 올라탄다, 이동” 조교의 우렁찬 구령이 떨어지자 교육생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상륙돌격장갑차(KAAV) 6대에 조별로 나눠 탔다. 장갑차가 굉음을 내며 모래사장을 질주했고 이어 백사장과 바다를 오갔다.

올해 여름 해병대 캠프 셋째 날의 모습이다. 전국 중·고교생과 대학생, 일반인, 재외동포 청소년 등 참가자 300여 명은 KAAV 탑승 체험과 IBS(소형 고무보트) 페더링 훈련을 했다.

장갑차 훈련을 마친 교육생들은 곧바로 해변에 일렬로 배치된 검은색 IBS 고무보트 앞으로 이동했다. 이날 두 번째 관문은 해상 페더링(노젓기) 훈련으로 단체 호흡과 협동심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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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들이 IBS를 들고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김보규기자

해안선 가까운 수면 위에서 시작된 페더링(노 젓기) 훈련은 단순한 체력 싸움이 아니었다. 조별로 구령을 맞춰야만 보트가 앞으로 나아갔고 누군가가 힘을 빼거나 박자를 놓치면 금세 방향이 틀어졌다.

‘짧은 항해’를 마치고 해안으로 돌아온 교육생들에게 조교는 “이제부터가 진짜다.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들어야 한다”며 끝까지 팀워크를 유지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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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들이 IBS 페더링을 하고 있다. /김보규기자

지친 몸을 일으킨 교육생들은 물에 젖은 팔로 보트를 들어 올렸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았다. 그들의 걸음은 분명 무거웠지만 눈빛에는 단단한 변화가 담겨 있었다.

해병대 관계자는 “KAAV와 IBS 훈련은 상륙작전의 기본 전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프로그램”이라며 “교육생들이 협동과 인내의 의미를 체험으로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캠프는 오는 8월 1일까지 이어진다. 남은 일정은 천자봉 행군, 전투수영, 이함훈련 등 고강도 프로그램이다. 교육생 전원은 마지막 날 수료식에서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 명찰을 가슴에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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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참가자 최이기씨(78). /김보규기자

참가자들의 면면도 눈길을 끈다. 최고령 참가자인 최이기씨(78·경기 안산)는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참가했다”며 “이번이 열 번째 캠프 참여인데 13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삶이 발전되는 느낌이고 건강도 좋아지는 것 같다”며 “해병대 출신인 아들을 떠올리며 나도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에서 온 재외동포 앤드류 재성 김(21·Andrew Jeesung Kim)은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해병대 훈련을 직접 체험하고 싶어 지원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유격 훈련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강인한 해병대 정신을 배우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병대는 올해 처음으로 재외동포 청소년의 캠프 참여 신청을 받아 미국, 독일,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 6개국에서 온 10명의 청소년들이 캠프에 참가했다. 이들은 훈련 이후 8월 2일 경주·포항 일대에서 한국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일정도 함께 소화하며 조국에 대한 이해와 자긍심을 높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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