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울릉도에서도 제2의 손흥민 꿈꾼다”... 학부모들, ‘축구 꿈나무 육성’ 민관 협력 건의

황진영 기자
등록일 2026-03-11 12:49 게재일 2026-03-12 10면
스크랩버튼
교육청·군청에 건의서 전달... “지리적 격차 따른 스포츠 기본권 보장해야”
울릉군 “여름방학 시범 운영”, 교육청 “내년 정규 편성 긍정 검토” 화답
육지에 비해 전문적인 축구 교육 등 사교육 기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울릉도 아이들이 한마음회관에서 공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스포츠 기본권’ 보장을 위해 지자체와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체계적인 클럽 시스템을 도입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


울릉도 초등학생 학부모들과 지역 주민들이 섬 지역의 열악한 스포츠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행정 당국에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단순히 인프라 부족을 탓하기보다, 정부와 민간 재단이 운영하는 축구 지원 사업을 교육계와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유치해달라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5일 ‘울릉군 학부모 일동’ 명의로 울릉교육지원청과 울릉군청 문화체육과에 ‘울릉군 축구 꿈나무 육성을 위한 외부 지원 사업 유치 및 시행’ 건의·제안서가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의서에는 육지와의 지리적 격차로 인해 아이들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스포츠 기본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절실함이 담겼다. 현재 울릉도 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축구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전문 지도자 부재로 체계적인 교육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대한축구협회(KFA)의 ‘행복 나눔 축구교실’이나 사단법인 차범근 축구교실(팀 차붐)의 지역 활성화 사업 등 외부 전문 기관의 국비 지원 사업을 유치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도 날아라 슛돌이” 산자락 아래 위치한 학교 운동장에서 한 꿈나무가 축구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울릉도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열정은 뜨겁지만 이를 뒷받침할 지도자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자체와 교육청이 민간 전문 축구교실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


이 같은 학부모들의 구체적인 제안에 대해 관련 기관들은 현실적인 여건을 설명하면서도 소통 의지를 분명히 했다. 울릉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가야금, 바이올린, 피아노, 탁구, 배드민턴, 한자, 컴퓨터, 독서 논술 등 8개 방과 후 프로그램을 교육청에서 운영 중이고, 학교별 늘 봄 교실 등 추가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어 올해 내 재·증편은 사실상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학부모와 학생들의 수요조사 및 의견을 최종 수렴해 내년도 프로그램에 축구를 추가 편성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울릉군 문화체육과 또한 행정적 지원 방안을 내놨다. 군 관계자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시행 중인 상황이지만, 아이들의 놀 권리와 스포츠 기본권 확대를 위해 올해 여름방학 기간 중 축구 교실을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라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행정 당국의 긍정적인 태도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교육계와 지자체에만 모든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태도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지자체가 지도자 숙소와 운동장 등 기초 인프라를 지원해 준다면, 학부모는 아이들의 안전 관리와 이동 지원 등 운영 전반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초등생 학부모들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육지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축구 교실이 울릉도 아이들에게는 간절한 소망”이라며 “독도를 품은 울릉도가 축구 꿈나무들의 메카로 거듭난다면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한 인구 유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서 지역의 스포츠 교육 격차 해소는 단순한 취미 활동 지원을 넘어 교육 자치와 지방 소멸 방지라는 시대적 과제와 맞닿아 있다. 울릉도 학부모들의 이번 정책 제안이 도서 지역 교육 환경 개선의 민관 협력 모범 사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동부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