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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3·1절 만세 함성에 경북도민 하나 됐다

3·1절, 도내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리고 전 세계에 민족의 자주독립을 선언한 93년 전 평화적 시위가 재현됐다.포항시 북구 송라면 대전리 두곡숲 3·1 만세촌에서는 기념행사와 함께 만세 삼창·퍼포먼스가 열렸고 퍼포먼스 전문 서예가 김동욱씨도 대전 독립기념관에서 흑룡의 해인 올해 3·1 정신의 기운을 받아 기운을 얻으라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했다.민족의 섬 울릉도에서는 독립운동가 유관순의 후손을 사랑하는 일본 여성이 독도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되면서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인정하게 됐다는 창작뮤지컬 `독도는 우리 땅이다`제작발표회가 열렸고 독도박물관에서는 `애국의 길, 매국의 길`을 주제로 애국과 매국 활동을 담은 사진전이 열렸다.도내 곳곳에서 치러진 3·1절 기념 행사 순간을 화보에 담았다.“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을 지키려 했던 조상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1일 오전 10시30분께 포항시 북구 송라면 대전리 두곡숲에 위치한 3·1만세촌 광장.어린아이에서부터 이마에 깊은 주름이 파인 80대 노인까지 수 백 여명으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흰 두루마기를 입고 `대한민국`이 적힌 머리띠를 두른 사람들의 눈빛에는 무언가에 강하게 저항하는 듯한 결의가 가득했다.사람들은 삼삼오오로 모여 저마다 이야기를 나누다 순식간에 한 사람에게 눈길이 몰렸다. 단상앞에 선 남성은 독립선언문을 낭독했고 사람들의 만세 삼창이 시작됐다.500여명의 사람들은 93년 전 그날처럼 하늘 높이 독립만세를 외치고 태극기를 흔들어 댔다.대형태극기를 들고 앞서나가던 선두자들이 만세교로 명명된 다리를 지나는 순간 말을 탄 일본헌병이 이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자신들을 가로막는 일본헌병을 향해 이들은 독립만세를 외치며 일본 헌병을 쫓아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일본 헌병이 주민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가 하면 태극기 안으로 들어가는 등 희롱하는 모습을 보이자 군중들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응징에 나섰다. 격렬한 대치끝에 일본헌병을 물리친 이들은 대전3·1의거 기념관 앞에 도착했고, 독립의사들에게 헌화를 한 뒤 묵념했다.제93주년 3·1잘 기념식 장면이다. 청하와 송라 등 인근 지역은 물론 포항 전역에서 모인 5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93년 전 그날을 재현하는 행사도 함께 열렸다. 일본 헌병으로는 포항시립연극단 배우들이 참여해 열기를 더 뜨겁게 달구었다.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3·1만세촌을 찾은 이기호(16·청하중 3)군은 “만세를 외치던 그분들을 직접 만날 수는 없어도 숨결이라도 느끼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당시 나이어린 학생들도 만세운동에 참가했다고 알고 있는데, 용기가 대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김채림(15·송라중 2)양은 “우리 지역에 이렇게 뜻깊은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다”면서 “다같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니 애국심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마을 주민 이모(72) 할머니는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선열의 애국정신이 남아 있는 우리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날을 떠올리니 뜻깊는 행사인 것 같다”면서 “그날 일본 헌병들에게 목숨을 잃은 의사를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또 다른 주민 김상학(78) 할아버지는 “유족의 한 사람으로 우리나라를 찾기 위해 피를 흘린 선열들에게 매번 고마움을 느낀다”면서 “독립유공자의 집과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그 정신과 가치를 매번 되새긴다”고 말했다./이혜영기자 ktlovey@kbmaeil.com

2012-03-02

(6) 지하도시 데린쿠유와 으흘랄라 계곡 트레킹

오늘은 그린 투어를 하기로 했다. 카파도키아 네브쉐히르 여행사에서 당일치기로 할 수 있는 여행 코스는 4가지다. 첫째가 네브쉐히르를 중심으로 어제 했던 북동쪽 코스 즉 레드 투어다. 2코스는 그린 투어로 남서쪽 코스, 3코스는 남동쪽 블루 투어, 4코스는 북서쪽 코스 즉 시티 투어를 말한다. 카파도키아는 네브쉐히르를 중심으로 사방을 관광할 수 있는 천혜의 관광 명소다. 이런 것과 함께 열기구 투어도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한 코스를 택하게 되는데 레드 투어와 그린 투어가 인기 코스다.오전 10시에 `카이마클(KAYMAKLI)`의 중심 마을을 통과한 우리가 `데린쿠유 지하도시(DERINKUYU YERULTI SEHRI)에 도착한 시각은 밤 10시였다.데린쿠유? 이 도시를 내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기엔 아는 게 너무 없다. 한 시간 남짓 그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골목골목, 집집에 얽힌 숱한 사연을 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린 시절, 공상 과학 영화에 등장할 신도시를 나름대로 생각하곤 했다. 해양도시라든지, 우주도시, 아니면 지하도시였다. 얼마 전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 파울로 솔레리(Paolo Soleri)가 건축한 `아르코산티(Arcosanti)`를 소개한 글을 책에서 읽었다. `아르코산티`는 미국의 애리조나 사막 한가운데 짓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신도시다. 건축학의 이론으로 접근해야 할 `아르코산티`는 현재 5% 정도 짓고 있는데 공상과학에서나 가능한 것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현장이라고 했다. 솔레리는 공간 낭비를 최대한 줄이면서 뇌의 주름을 펼치면 그 크기가 확대되는 것처럼 `아르코산티` 마을 자체를 자연과 인간 중심으로 꾸민다고 했다. 현재도 진행형의 이 도시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성가족` 성당처럼 완성되려면 오랜 세월 흘러야 할 것이다. 데린쿠유에서 난 새로운 도시를 보았다. 땅 속에 길을 뚫어 만든 마을이다. 데린큐유는 `깊은 우물`을 의미한다. 카파도키아에 있는 최대 규모의 지하도시로 카미마클 지하도시와 연결되어 있는데 겉(지표)에서 보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도시다.지표면에서 땅 속 40여m까지 수직으로 파 놓은 환풍 통로를 생각하면 우선 그 깊이에 놀랄 것이다. 그 환풍 통로는 지하 8층에 해당하는 가로 세로로 뚫린 길과 방과 집회소에 맑은 공기를 제공하게 꾸며졌다.한동안 묻혀졌던 이 도시는 1960년대 초 잃어버린 양을 찾으려는 어린 목동에 의해 발견돼 1965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모든 시절을 갖춘 지하 아파트라 할 수 있는데 최대 2만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현재 지하8층(55m)까지 발굴했다. 그 밑로도 한참 더 내려갈 수 있다고 하니 그곳에 대한 상상력은 무한하다.로마시대 이후 종교 탄압을 피해 지하로 피한 기독교인들은 땅속 영토를 조금씩 넓혔을 것이다. 그러면서 공동체 생활을 했다. 부엌도 있고, 술을 저장했던 창고, 동물을 키우던 곳도 있다. 지하로 뚫린 좁은 길은 밋밋하기도 하고, 계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넓은 공간이 나오고, 벽면에는 프레스코화 흔적도 보인다. 그곳은 교회다. 죄인을 묶어 두었던 방도 있다. 안내하던 현지 가이드가 그곳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처럼 흉내를 낸다. 그렇게 묶어 두었던 곳이란다. 미로로 이어진 길을 잘못 밟으면 영영 바깥 세상 구경하기 어렵다는 현지 가이드의 농담이 사실일 것 같다. 중간 중간 구멍 뚫린 둥근 바위를 놓았는데 침입자를 막기 위한 돌이다. 믿음을 갖고 생활한 초기 기독교인의 생활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공상 과학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을 것 같은 지하 도시를 나오며 난 생각한다.그곳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은 분명 어느 후일 밝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 육신의 고단함을 넘어 내세의 영원한 행복을 추구했을 것이다. 오늘 터키 땅에 사는 그들의 자손 대부분은 선조가 믿었던 하느님과 다른 창조주를 믿는 이슬람교도가 되었지만 말이다.종교란 무엇인가? 믿음이란 무엇안가? 삶의 현실은 미래를 위해 늘 희생해야 하는가?다시 나의 머리를 어지럽히는 화두다.한 시간 이상 수박겉핥기식으로 데린쿠유를 관람한 우린 밤 11시 지하도시를 벗어나 우뚝 솟은 `하산HASAN(3262m)`을 바라보며 40여 분 달렸다.차가 멈춘 곳은 `으흘랄라 계곡(IHLARA VALL EY)`의 절벽이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현기증이 날 정도로 깎아지는 절벽을 내려보니 그 아래 있는 생명체들도 우리를 올려본다.계곡 아래로 물이 흐른다. 평지에 자라지 않던 나무들이 계곡 아래서 군무를 이루고 있다. 절벽으로 흘러내리는 듯한 바위들, 그야말로 카파도키아가 아나톨리아 고원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살감나게 해 주는 곳이다.그곳에서 우린 십리 남짓 거리를 트레킹 하기로 했다.출발지는 `으흘랄라 다비스(IHLARA VADIS)`였다. 그곳 역시 입장하려면 표를 끊어야 한다. 입구 쪽에 `아가칼티 교회(AGACALTI CHURCH)`가 있다. 암벽 벽면에 그리스도 승천 장면이 그려져 있다. 이곳 역시 기독교인들의 굳센 믿음 흔적이 오랜 세월을 건너 뛴 모습으로 남아 있다. 나와 함께 걷는 일행은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객이다. 독일인, 중국인, 프랑스인, 일본인…. 빨리 걸을 수 없다. 개울 옆 바닥의 검은 흙이 질퍽하다. 화산흙이기 때문이다. 얼마쯤 걷자 목재 다리 앞의 이정표가 눈에 띈다. `뱀교회(YILANLI CHURCH)`는 100m, `카라게딕교회(KARAGEDIK CHURCH)`는 1km 가야한단다. 우리는 다리를 건너지 않고 개울 왼쪽으로 걸었다. 또 한곳의 교회 `섬불루 교회(SUMBULLU CHURCH)`는 길에서 조금 비탈길을 올라가야 했다. 현지 길라잡이는 계곡 주변에 있는 많은 교회 중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만한 곳을 안내한다. 2층으로 된 이 교회 역시 벽에는 프레스코화가 있다. 바위를 뚫어 교회를 지은 과거 기독교인들의 그 놀라운 정신에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으흘랄라 계곡`은 길이가 삼십리(12km)로 그곳 주변에는 5천호의 주택과 105곳의 교회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물 흐르는 개울을 따라 아래로 계속 걸었다.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양떼다. 한 무리의 양떼가 개울가의 겨울 풀을 뜯고 있다. 대장 양의 목에 종이 달려 있다. 움직일 때마다 딸랑딸랑. 그 소리를 듣고 주인은 양떼가 어디 있는지 알아낸다고 한다.산세(山勢)가 두려움을 줄 정도로 가파르다. 바위가 데굴데굴 굴러 내릴 것 같다. 몇 년 전 지진으로 흘러내린 바위가 길 앞을 가로 막는다.그것을 넘고, 밟으며 앞으로 간다. 전진이다. 배도 고프다. 목도 마르다. 오후 2시 넘어 버스가 대기한 식당에 도착헸다. 식사 후 대기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내 `야플락히사르(YAPRAKHISAR)`에 도착했다. 마을 뒤쪽 멀리 우뚝 솟은 산봉우리가 한 개의 바위덩어리로 그 경사가 산악훈련하기에 알맞아 보인다. 마을에는 겨울나무들이 기도하는 자세로 조용하다. 그 곳에서 바위를 뚫고 사람 살았던, 옛날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동굴 집에 들어갔다. 지붕에는 잔모래가 뽀얗게 쌓여 있다. 산봉우리 가까운 바위에도 구멍이 뚫려 있다. 그곳도 한 채의 집이리라. 괜한 걱정이 든다. 술 마시고 집으로 가다 발을 헛디디면…. 아래를 내려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다. 몇 채의 옛집에 들어가보며 술래잡기하듯 몸을 감춰본다. 불쑥불쑥 솟은 봉우리들. 그 속에 동굴을 뚫고 살았던 옛날 사람들. 어쩌면 그것이 그들에게는 삶의 방식이었는지 모른다. 오늘 같이 지상에 벽돌을 쌓고, 문짝을 달고, 지붕을 만드는 건축술보다 그들은 바위를 뚫는 것이 더 쉬웠을지 모른다. 그들의 바위야 우리나라 산에서 흔히 만나는 단단한 화강암이 아니다. 모래와 흙이 쌓여 단단해진 퇴적암이다. 쇠꼬챙이로 파면 쉽게 파지는 그런 바위다.`야플락히사르(YAPRAKHISAR)`를 둘러보고 밤차로 파묵칼레로 떠나기 전 길 주변의 관광지 몇 군데를 더 관람했다. 그 모든 것들이 앞 풍경의 반복이다. 벌써 식상한 풍경이 됐다. 참 간사한 마음이다.

2012-03-02

경주시 양성자가속기 조성사업

경주지역 경제에 획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양성자가속기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건천읍 화천리 KTX 신경주역 인근에서 추진되고 있는 `경주양성자가속기 연구센터 프로젝트`의 경제효과는 연간 3조5천억원대로 분석되고 있다. 산업에서 직접 이용되는 가치는 1조4천억원, 간접파생가치는 2조1천억원대인 것이다.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 주관인 이 사업은 우리나라 과학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킬 결정체다.18만㎡부지에 오는 2013년 개관하는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는 현재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지난 2002년 7월 착공돼 오는 2012년 준공될 이 사업에는 3천147억원(국비 1천836억, 경주시 1천182억원, 민간 129억원)이 투입된다.이 곳에는 양성자 가속장치를 개발해 나노 재료 정보 에너지 환경 생명 의료 및 기초과학 등 중요 국가과학기술 발전기반을 확충한다. 경주 현장사무소에는 100MeV 가속장치 및 빔라인 부품 저장, 특성시험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일부는 지난 2010년 5월 부품이전과 함께 가속장치 및 특성시험 수행 중에 있다.이 시설은 양성자를 강력한 전기장이나 자기장 속에서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켜 큰 운동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를 다른 원자나 분자에 충돌시키면 새로운 세계가 발견되고, 소립자와 충돌한 원자 분자는 이때 발생하는 전기적 현상으로 극미 입자의 구조를 밝히고, 이를 통해 물질의 성질을 바꾸고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장치다.경주 양성자가속기와 같은 대용량 양성자 가속기 개발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다. 개관시 기초 과학분야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이와 관련 유럽연합이나 중국 인도 등에서 우리나라에 기술제공을 요청하거나 다양한 분야의 국제협력을 제안하고 있다.경주/윤종현기자

2012-02-29

“시민에게는 감동을, 조직에는 변화를”

국내 지자체 최초로 경주시가 28일 전 간부들을 상대로 `시정혁신 섬김행정 선포식`을 개최했다. 시의회 의장단 및 지역 주요 단체장, 지역원로, 결혼이주여성 등 각계각층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선포식은 최양식 시장의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 특히 이 선포식을 통해 경주시 1천500명의 공직자들이 창의적인 사고와 책임행정으로 `시민에게 감동을, 조직에는 변화`라는 열정적인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최양식 시장으로부터 시정혁신 섬김행정 선포식에 대해 들어본다.5급이상 간부 직무성과계약 체결핵심사업 5~6개 과제 달성 약속민원콜센터·소통담당관제 등최상의 행정서비스 펼치겠다 -선포식의 의미는.△`시민에게 감동을, 조직에는 변화를`이라는 슬로건으로 평소 시민을 진정한 주인으로 모시겠다는 뜻을 담았다.그리고 시정철학을 시민들에게 공개함으로써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경주시 공직자의 의지이기도 하다.또, 책임있는 행정으로 조직엔 변화를, 시민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시정 성과를 조기에 도출함은 물론 시민을 위한 `섬김행정` 실천의 장을 만드는 것이다.-직무성과 계약 체결 대상 공무원은.△계약체결 대상은 국장은 시장과 5급 부서장(읍면동장 포함)은 부시장과 한다. 앞서 간부들은 소관업무 중 핵심적인 중요한 사업 5~6개 정도를 과제로 선정하고 이를 달성해야만 한다.초청된 시민들 앞에서 상호 서명을 했으며,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 의장에게 전달했다.-직무성과 계약 추진 배경과 법적 근거, 그리고 평가 방법은.△공무원 성과 평가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과 직무성과 계약제 운영지침(행정안전부 예규 제84호)에 따른 것이다.평가방법은 평가과제에 대해 지표품질 평가, 실행 평가, 조정 평가 등으로 나눠 평가위원회 평가(60%), 평가자 평가(40%)로 실시한다. 이를 `인사`에 반영할 계획이다.-비전 및 추진 전략은.△ 경주시를 `희망도시`,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조성하겠다.시민과 민원인에게 최고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민의 입장에서 행정을 처리하며,`시민불편 보상제`를 운영하겠다.그리고 직원들이 `NO`라고 답하지 않는 긍정적 자세를 가질 것이며, 배려와 칭찬 운동을 전개하겠다. 특히 창의적인 사고와 책임행정 실천을 통해 성과 중심의 평가와 보상을 할 것이다.-섬김행정의 주요 내용은.△`시민은 내 가족입니다. NO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창의적이고 열심히 일하는 공직사회를 만들겠습니다`라는 4가지의 실천 목표를 정했다.-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민원콜 센터 조속설치, 소통담당관제 신설, 시 홈페이지에 소통 24시 코너 운영으로 최상의 행정서비스와 시민과의 소통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겠다.특히 봉사활동을 공직내부에서 시작해 시민운동으로 승화시키고, 좋은 일은 본받고 남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사회를 만드는데도 공직자들이 앞장서겠다.또한 노력하고 연구하는 직원이 인정을 받고, 자신과 가정을 위한 행복한 삶의 에너지가 직장에서 충전될 수 있도록 신바람 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겠다.경주/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2012-02-29

수송용 연료전지의 현재와 전망

◇수송용 연료전지 기술 전망수송용 연료전지는 우주선이나 잠수함 등의 특수 목적용을 제외하면 주요 시장이 선박용과 자동차용이다. 자동차용은 자동차의 동 특성상 저온에서 작동되는 고분자연료전지 밖에 사용할 수가 없고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트럭에서 엔진을 중지했을때 사용하는 보조전원용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선박용은 경제성면에서 고분자연료전지보다 고온에서 작동되는 용융탄산염이나 고체산화물이 유리하다.선박의 경우는 값싼 디젤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CO2 뿐 만 아니고 SOx와 NOx를 배출하여 환경오염이 심하다. 이런 연유로 국제해사기구는 2016년부터 NOx 배출을 80% 줄이는 입법을 예고하였다. 이를 감지하고 일찍이 유럽에서는 여러나라가 컨소시움으로 2002년부터 타당성 조사를 거쳐 ZEMShip, Fellow Ship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소형에서 대형여객선까지 여러종류의 연료전지를 탑재하여 실증 운전을 하면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덴마크에는 연료전지 선박용 수소 충전소도 설치돼 운전되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독일의 Festival 선박은 1MW급 용융탄산염 2대를 이용 주동력을 연료전지로 실증하고 있다. 일본도 근래 이에 자극을 받아 `NYK 슈퍼 에코십 2030`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2030년까지 현재 선박보다 69%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도 해사와 항문청 등에서 여러가지 연료전지를 실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용융탄산염 연료전지를 선박용으로 개발하는 정부과제를 포스코파워 및 선박회사 컨소시움이 참여해 시작하였다. 장차 선박용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은 국내에서 2조원 이상의 시장이 전망되고 유럽은 40조 정도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향후 자동차는 배터리차(EV)와 하이브리드차가 대세가 될 것처럼 보인다. EV는 한번 충전에 50~150Km 정도의 짧은 주행거리 때문에 소형 단거리에 적합하고, 하이브리드차(HV)는 내연기관에 밧테리를 보조로 사용하기 때문 운전 습관을 바꾸지 않는 한 그렇게 마일리지가 많이 개선되지 못하며 배출가스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EV를 추가로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PHV)도 밧테리 만로는 처음 40km 정도 추가 주행이 가능하다. 연료전지차는 수소를 한 번 충전하면 500km 이상 갈 수가 있어서 소비자 사용 편의성에서 일반 연료차에 가장 근접해 있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차가, 그 다음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단기적으로는 시장을 넓히다가 결국에는 소형차는 EV가 대형차는 연료전지차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파워 등 참여 선박용연료전지 개발 돌입국내 2조원 이상의 시장 형성될 것으로 전망◇현대기아차의 야심현재 연료전지차는 지난 10년간 기술면에서 장족의 발전을 하여왔고 가장 큰 난제인 수명과 저온 시동 문제도 거의 해결되어 가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단연 앞서는 것은 일본의 토요타와 혼다로 다양한 종류의 자체 스텍을 개발하고 있다. 토요타는 20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현재 영하 30도에서 냉시동이 가능한 수준까지 와 있다. 2009년 선보인 혼다 FCX Clarity는 일반 승용차와 외관에서부터 구분이 안되고 주행거리 570Km 최고 속도 시속 160Km를 낸다. 미국의 GM은 자체 스텍을 개발하고 있으나 포드는 Daimler와 함께 캐나다의 Ballard사와 AFCC라는 합작사를 세우고 공동 개발 중이다. 중국도 승용차는 상하이 동지대학, 버스는 칭화대학 내 정부차원의 개발회사를 만들고 한국의 2배 이상의 예산을 쏟아 부으며 201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2000년도에 한발 늦게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한국인 특유의 기질로 가장 빠른 속도로 일을 진행시키고 있다. 그간 스텍 및 부품의 국산화, 스텍 내 백금량 15% 저감 및 효율 30% 증대, -15도 냉시동, 700bar의 고압 탱크, 700km 운전거리, 최대시속 160km, 연료효율 25km/L, 순간가속 12초, 수명 5천시간 (10만km) 등을 달성하였다. 이에 고무되어 이미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2015년 까지 국내를 포함해 미국 및 유럽에 1만대의 차를 시판할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만도 올해 100대의 연료전지차를 실증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재 13곳인 수소충전소(서울 9·울산 2·대전 및 여수 1)를 2015년 까지 대구를 포함해 43곳으로 늘릴 계획에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수소파워벨리를 지향하는 포항도 포항제철의 수소를 차용하여 수소충전소 건설에 나서서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수송형태별 연료의 장단점

2012-02-27

이국땅서 싹 틔운 `나눔홀씨`서 또 다른 `희망홀씨`를 보았다

파리가 들끓고 있는 병실에 언청이 수술을 마친 어린이들이 엄마의 젖을 물고 있다. 1차 입술, 2차 입천장 수술을 받은 어린이들은 해맑은 웃음에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다.지난 2월18일~23일 국제로타리 3630지구가 베트남 호치민시의 언청이(구순구개열) 어린이 700명을 수술하는 봉사활동에서 본 풍경이다.우리나라 60년대를 연상케 하는 이곳 베트남에는 현재 인구 500명에 한 명씩 18만명의 언청이 환아이들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매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풍요를 구가하는 21세기. 그러나 이곳에서는 경제와 환경이 좋지 않아 희귀병에 시름하는 어린이들이 미소를 되찾기 위해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베트남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갈 때 베트남이 과거의 우리나라와 너무나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17세기부터 강력한 무기를 앞세운 외세의 끊임없는 침략과 지배, 그리고 식민지 해방을 위한 투쟁으로 문화와 삶이 파괴되어 회생할 틈도 없이 지금도 공산주의 체제로 남아있다.60년 전 우리가 겨우 삶을 찾기 위해 헤매고 있을 때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그때 많은 선진국의 외국인 봉사자들이 이 땅의 불행한 어린이들을 위해 사랑과 우정을 베풀어 준 것처럼 이제 우리도 그럴수 있게 된 것이다.호치민 국립병원에서 수술비를 지원하고 봉사를 하고 선물을 전달하는 로타리안들의 취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슬픈 얼굴 보다는 열심히 봉사하고 환한 미소로 언청이 수술을 마친 어린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던 로타리안들의 웃음과 낙천성이 더 기억난다.또 수술실 앞에서 희망을 가지고 하루 종일 기다리던 수많은 보호자들, 수술 후 찾아간 병실에서 말이 통하지 않아도 손짓과 눈빛으로 기뻐하던 보호자들이 눈에 아른거린다.이와 아울러 베트남 중부 지역에 위치한 후에시에서 국제로타리 3630지구 5지역(북포항, 동해, 청운, 은하수, 해오름), 포항 중앙로타리클럽 회원들이 초등학교 화장실 신축, 사랑의 집짓기 봉사 현장에서 만났던 극빈층들의 싸늘한 체온이 아직도 느껴진다.로타리안들은 봉사를 통해 과연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충족시키는 걸까?세상 살아가면서 자기에게 이득이 되고 얻게 되는 것만 생각하기 쉬운 반면 남을 사랑하고 베푸는 것은 결코 일은 아니다.그렇다. 로타리안들이야 말로 모범이 되는 행동을 통해 평화를 구축하고 인류애를 실천하는 진정으로 더나은 세상, 보다 아름다운 세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들인 것이다.보다 평등한 질서가 제공하는 소득의 추가적인 증가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보다 공정하고 보다 인간적인 생활방식으로서 보다 평등한 질서를 생각하면서 바로 그런 질서를 바라면서 자발적으로 나서는 `따듯한 마음의 소유자`들인 것이다.인류역사에 있어서 가장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평등주의적인 이상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내가 너무나도 행복한 것은 이들을 동행하면서 취재하고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때문이겠지만 60년 전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우리가 베풀 수 있게 되었듯이 50년 이후에는 베트남에서 인류애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 그들 역시 다른 불행한 이들을 도와줄 수 있게 될 거라는 희망 때문이다.우리가 왜 먼나라 베트남의 헐벗은 이들을 구해야 하는 가에 대한 대답도 이와 같다. 물론 우리나라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 그러나 베트남의 어린이들은 지금 죽어가고 있다. 간단한 수술로 살릴 수 있는 어린 생명들이 이 시각에도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급하기 때문에 그들을 도와야 하는 것이다.한국의 로타리안들은 언청이 어린이 살리기 운동이 한국에서 발진했음을 베트남 사람들에게 알렸다. 이를 통해 미국을 도와 선조들을 무참히 학살했던 적군이었던 한국인을 용서하게 된 것이다.인류의 덕목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초고속 정보 통신의 시대인 21세기 최고의 덕목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구가 가족임을 확인하는 인류애일 것이다. 그것이 삭막한 디지털 시대에 휴머니즘을 지키게 하는 생명수가 될 것이다.값진 경험을 함께 한 국제로타리 3630지구 이종열 총재를 비롯한 권오신 국제로타리 공공이미지 코디네이터, 채중훈 총재지역대표, 권종호 북포항로타리클럽 회장 등 로타리 회원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이런 사랑의 실천이 쉼없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2-02-27

굳은 얼굴의 천사들, 미소를 찾다

세계 최대 봉사단체인 국제로타리는 세계 각지의 실업 직업인들이 모여 만든 각 로타리클럽의 국제적인 연합단체(Rotary International)다.국제로타리 532개 지구 중 10위에 드는 국제로타리 3630(경북)지구(총재 이종열)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지구 희망 프로젝트인 베트남 어린이 언청이 수술을 3차에 걸쳐 펼치고 있다.의학 용어로 구순구개열인 언청이 수술은 선진국에서는 손쉽게 받을 수 있지만 빈곤층에서 생활하는 후진국에서 태어난 언청이들은 평생 수술 받을 꿈조차 꾸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의 장래를 바꾸는 베트남 언청이 수술 봉사 활동을 동행 취재 했다. 내 가족처럼, 내 자녀처럼, 고통받고 있는 이들의 마음 깊은 곳의 상처를 읽으면서 행복한 웃음을 찾아주는 일에 따뜻한 손길과 마음을 아낌없이 전하는 국제로타리 3630지구 회원들의 봉사활동을 2차례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주 국제로타리 3630지구(총재 이종열)는 베트남 호치민시의 구순구개열(언청이) 어린이 700명을 수술, 미소를 되찾아 주기로 했다. 어린이 700명의 수술비 2억1천만 원은 6천200명의 회원이 부담하고 의료 지원파트너는 미국의 의료자선재단 오퍼레이션 스마일(Operation Smile)이 맡았다.언청이 어린이가 미소를 되찾기까지는 상태가 심할 경우 3차례에 걸친 수술에 필요하다. 로타리 3630지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3분에 1명씩 하루에 480명의 구순구개열 아동이 태어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돈이 없어 평생 안면기형을 안고 살아야 한다. 지난해 12월15일 1차 수술에 이어 2월21일 베트남 호치민 국립병원에서 가진 3차 수술현장에는 이종열 총재를 비롯해 어린이 10명의 수술비(300만원)를 부담한 권오신(국제로타리 공공이미지 코디네이터) 전 총재, 이활우 지구감사, 채중훈, 이복선, 이영애 총재지역대표, 권종호 북포항로타리클럽 회장 등 61명이 격려차 방문했다. 3차 수술에 앞서 20일은 오퍼레이션 스마일 의료진과 권은환(진보로타리클럽) 지역대표, 김태산(민들레클럽 회장), 최병도(사무부총장), 최정영(서의성로타리), 홍정룡(해오름로타리클럽), 이선덕(은하수로타리클럽) 회장 등 회원들은 베트남 남부지역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이틀에 걸쳐 호치민 국립병원을 찾은 바오응옥(7) 마이프엉(6) 등 200명의 어린이들에게 한국에서 준비해간 운동화(100켤레)와 색연필과 현지에서 구입한 장난감, 우유, 빵 등을 나눠줬다. 베트남에는 현재 인구 500명에 한 명씩 18만명이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매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구순구개열은 선천성 얼굴 기형으로 얼굴이 만들어지는 임신 4~7주 사이에 입술과 입천장을 만드는 조직이 제대로 붙지 못해 생기는 입술·입천장 갈림증을 말한다. 한국로타리 17개 지구는 1천 명의 어린이를 올 연말까지 수술봉사를 펴기로 했는데 이중 700명을 3630지구(경북)회원들이 맡았으며 현재 60%쯤 수술이 진척됐다. 이번 베트남 희망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세 번째 호치민 국립병원을 방문한 이종열 총재는 “수술 한 번에 미소를 되찾은 어린이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가는 어려운 수술을 받고 환하게 미소 짓는 어린이를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 이번 봉사를 통해서 한국인이 베트남에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어 더 다행스럽다. 앞으로도 수술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2-02-27

“안전한 학교급식 재료,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

◇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는`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축·수산물을 학교에 급식재료로 공급함으로써 성장기 학생들에게 건전한 심신 발달 도모와 재배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한 직거래로 농업소득 증대 기여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서포항IC 인근에 최첨단 위생시설과 기준에 맞춰 HACCP인증 기준으로 건립된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는 대규모의 물류배송장을 갖춰 포항시 전역에 걸쳐 지역의 우수한 농·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경북도 예산 3억1천200만원과 포항시 7억2천800만원, 서포항농협 2억6천만원 등 총 사업비 13억원을 투입해 전체 7천254㎡의 부지에 피킹장, 냉동창고, 저온창고, 소분작업실 등 대규모(964.6㎡)의 최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운영은 어떻게 하나포항시는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을 통해 지역 학교급식의 제도적 변화를 이끌고 무상급식과 우수식재료 공급사업으로 지역학생들에게는 우수식재료 공급을 목표로 하며 여기에 로컬푸드를 통한 지역농업인에게는 농업소득 향상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계획이다. 특히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그동안 지역 소규모 및 오지학교의 급식식재료의 수급불편을 해소하고 저가입찰에 의한 급식식재료의 품질저하문제 및 타 지역 농산물의 저가공세에 맞서 지역에서 생산된 우수농산물을 식재료로 공급함으로써 학교급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지역농업의 품목다변화를 통한 구조조정과 안정적인 소비처 확보로 농업부분 발전과 변화에도 큰 기틀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그동안 포항시와 포항시의회, 포항시교육청 등과 함께 시설과 준비사항을 점검하고 차질없는 급식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온 서포항농협은 지역 학부형단체와 시민단체 등을 방문해 시설적정성과 급식제도에 대한 많은 의견과 방안을 제시하면서 참여와 의견수렴을 통해 철저한 공익성을 갖춘 위생적이고 합리적인 급식식 재료 공급사업의 차질없는 진행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서포항농협 김칠수 사업단장(상무)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축·수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며 콜드체인시스템을 구축 해 학교까지 신선도 최상의 상태에서 공급할 것이다”며 “특히 양질의 식단을 구성해 학교급식을 통한 청소년들의 식생활문화개선에 이바지하는 한편 공익적 학교급식지원센터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한편 포항시와 포항시교육청은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읍·면지역 소규모 학교에 대한 무상급식과 우수식재료 공급지원사업 등 다양한 방법의 제도와 예산을 준비해 학교급식사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황태진기자

2012-02-24

“학교급식 전국적 롤모델로 운영할 것”

-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 건립으로 인한 혜택은△전국에서 무상급식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이 경북이고, 교육부분과 농업부분에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가 느린 곳도 경북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의 준공으로 인해 오지 학교의 급식 식재료 수급불편 해소는 물론 저가 입찰에 따른 품질 저하, 타 지역 농산물의 저가 공세 대항, 지역농업 품목 다변화를 통한 구조 조정과 안정적인 소비처 확보로 농업부분 발전 기틀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한 건축물의 준공이 아니라 무상급식과 공공급식을 통한 학교급식의 문제해결과 로컬푸드운동으로 지역농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농업인의 소득향상을 목표로 장기적인 포항시의 구상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서포항농협이 사업주체인데, 운영방침은△오지학교나 소규모 학교 등 급식 취약 학교에 대해 동일한 식재료 공급으로 급식의 형평성을 지원하고 지역농산물을 우선사용함으로서 로컬푸드운동에 동참해 실질적 사업성과가 지역의 생산자에게 파급 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또한 운영에 따른 이익금은 차상위 계층의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조성, 저소득결식학생에 대한 급식지원(무상급식지대상은 방학 중 급식지원), 생산농가 지원 등 공공성과 공익성을 갖고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지역농산물 유통과 식재료 공급의 구심체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특히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는 공익적기능을 수행함은 물론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통해 친환경학교급식화와 의무교유과정에 따른 단계적 무상급식확대 등을 포항시와 협조해 학교급식조례를 제정하고 행정의 지원책을 협의하면서 전국에서도 모범이 되는 선도적 학교급식 롤모델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황태진기자

2012-02-24

(5) 도예공방 그리고 터키 전통춤 `세마춤`과 `벨리 댄스`

괴레메 박물관을 견학한 후 에센테페의 `부모자상` 바위를 찾았다. 이 바위는 카파도키아를 상징하는 대표적 바위다. 버섯바위 형태의 커다란 바위 두 개와 작은 바위 하나가 그림엽서 속에 자리를 튼다. 엽서 속에 쏘옥 들어가는 멋진 풍경이다. 컵 장식으로도 들어가고, T-셔츠 속에도 들어간다. 괴레메 마을을 배경으로 있는 이 바위를 사람들은 엄마 바위, 아빠 바위, 자식 바위라 일컫는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버스로 10여 분 달리자 `데브렌트`의 낙타봉이 나타난다. 응회암 바위들이 세월의 흐름에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변화시켰다.가지각색이다. 낙타봉은 그 형태가 낙타를 닮았다.돌아다니던 개 한 마리가 멈추자 낙타봉과 입 맞추려는 모습이 된다. 사진을 찍는다. 종종 사진은 현실보다 피사체를 아름답게 보여주는 힘을 갖고 있다. 내가 찍은 이런 사진이 후일 내 과거를 보다 아름답게 추억하는 힘이 될 것이다. 카파도키아의 지형을 보노라면 깨닫게 된다. 오랜 세월의 풍상은 자연의 손길이면서 또한 그 자체가 신의 손길임을. 참으로 기묘한 기암괴석 모습 하나 하나가 그야말로 감탄사를 터뜨리고,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하고, 다시 오도록 마음 먹게 한다. 보이는 모든 것들은 비와 바람과 햇살로 뭉쳐놓은 시간일 것이다.멋진 풍경의 잔상을 머릿속에 끌면서 이동한다. 터키에서 가장 긴 강이라 일컫는 크즐마크 강을 내려다본다.▲ 밸리 댄스를 추는 댄서크즐마크 강은 카파도키아의 아바노스란 마을을 관통한다. 황톳빛 강물이 주는 천혜의 혜택으로 이곳 사람들은 바닥 흙을 가지고 도자기를 만들었다. 그것도 기원전부터…. 그렇기에 아바노스는 터키에서 도자기를 생산하는 가장 유명한 곳 중의 하나다. 기원전부터 빚어온 아바노스 도자기수백서 수천만원짜리 작품도 수두룩`스머프 마을` 파사바의 전경 정겨워아바노스 마을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넌다. 다리 건너 마을에 있는 도예 공방을 견학하기로 했다. 공방은 토굴이다. 들어가는 입구를 지나자 미로처럼 생긴 터널이 연결된다. 도공들의 작업 현장이 펼쳐진다. 흙을 치대는 곳, 물레로 도자기를 빚는 곳, 도자기에 무늬와 그림을 넣고 새기는 곳, 굽는 곳, 완성된 도자기를 전시 판매하는 곳.안내하는 직원이 우리를 보고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코리아라 하자“대한민국 짝짝짝!”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의 위력이 이곳에서도 대단했던 모양이다. 우리를 맞는 그는 기본적인 한국어를 사용하는 배려를 잊지 않는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이 들르기 때문일 것이다. 관광객을 맞은 도공이 물레를 돌리며 시범을 보인다. 컵을 만드는데 한 번의 손길로 뚜껑까지 빚는다. 신기하다. 능숙한 기술이다. 관광객이 실습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친절하게 설명도 곁들인다. 실습을 끝낸 우리 일행들은 그림 넣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도예가가 도자기에 물감 넣은 장면을 유심히 본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붓으로 세밀화를 그리는 화공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손놀림이 차분하고 정교하다. 작품 한 편을 완성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장면을 조심스럽게 카메라에 담는다.작품 전시실에서는 도자기를 판매한다. 전문 도공의 작품 값이 만만치 않다. 눈에 차는 작품 값을 물으면 백만원 이상이다. 천만원 이상하는 것도 수두룩하다.갖고 싶지만 얇은 주머니를 의식한다.도예가는 불후의 명작을 만들기 위해 밤을 낮처럼 투명한 의식으로 보낸 때도 있을 것이다. 오랜 역사의 흔적이 닥지닥지 묻은 도자기 공장을 나온 우린 만화영화 `스머프 마을`의 배경으로 등장했다는 `파사바`로 갔다. 이곳 역시 요정 같은 버섯바위가 널려 있는 곳이다. 고대의 수도사 성 시메온이 머문 바위가 있어 `수도사의 골짜기`라고도 한다.수도승의 명상 춤 `세마춤`에 숙연한국서도 선풍적 인기 끈 밸리댄스열정적인 춤 동작은 `황홀경` 선사▲ `파사바`의 요정 같은 버섯바위.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카파도키아 고원 햇살이 땅 끝으로 기울 때였다. 긴 해 그림자를 요정같은 바위는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고원의 겨울 해가 진다. 짧은 햇살이 여행객의 발길을 재촉한다.파사바를 거쳐 로즈 밸리 마을을 지나자 해는 노을만 남기고 있다. 지나는 마을 이름이 `선셋`이다. 어딘지 모르게 노을에 걸맞은 이름이다. 숙소로 되들어가면서 나는 운전석 옆에 놓인 책자를 뒤적거렸다.낯선 의상으로 춤추는 사진이 나의 눈을 확 끌어당긴다. 달콤한 유혹이다.홍보용 책자에 실린 곳에서 공연하는 시간을 물으니 저녁 8시에 공연한단다. 공연 장소는 우리 숙소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고 했다.원하면 기사분이 안내하겠다고 덧붙인다.터키의 댄스 중 밸리 댄스는 꼭 보고 싶었던 춤이다. 이틀 전 이스탄불 갈라타 타워 레스토랑에 들렀지만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우리를 안내한 기사는 밸리 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터키의 전통 춤도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약했다. 이스탄불에 비해 입장료는 훨씬 쌌다. 더욱이 입장료에 음료는 말할 것도 없고 주류까지 포함된다고 했다.1시간 정도의 시간 여유가 있다. 숙소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하루의 많은 일정이 피곤하게 했다. 여행 일정에 피곤을 끌고 다니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던 나였다.다른 사람 몇과 7시 30분 호텔 앞에서 차를 기다렸다. 차를 타고 간 곳은 숙소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는 `아사르 바바(YASAR BABA)`란 곳이다. 지하였다. 들어가는 입구가 제법 넓고 깨끗했다. 지하지만 홀은 넓었다. 이곳 마을은 많은 것들이 지하로 만들어진 기분이다.홀을 중심으로 테이블이 문어 다리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다. 홀 자체가 공연장이고 주변 테이블이 관람석이다. 홀 천장에는 만국기가 달려 있다. 태극기를 찾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다시 찾아보았다. 풍선 뒤에 태극기 하나가 보인다. 풍선에 가려 있었던 것이다.내가 들어갔을 땐 사람 서너 명밖에 없었다. 일본 사람들이 단체로 들어왔다. 일본 사람들은 한 줄로 질서를 지키며 자리에 앉는다. 이어서 유럽인 몇 명도 관람객으로 들어온다. 중국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한국 사람도 들어온다. 홀 주변 테이블은 다국적 관광객이 꽉 찼다.공연은 정확히 8시부터 시작했다.첫 공연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첫 번째 공연은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고 사회자가 말한다.세마젠의 세마(Sema)춤이다.▲ 데브렌트`의 낙타봉을 배경삼아 돌아다니던 개 한 마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세마춤은 터키의 중남부 콘야 지역에서 발생한 이슬람교 한 종파인 메블라나에서 데비쉬라고 불리는 수도승들의 명상 춤이다. 이 세마춤은 춤이 아니라 기도다. 수백 번 때론 수천 번 회전하면서 무아지경의 상태로 신과 가까이 하고자 하는 수행법이다. 단순해 보이는 복장이다. 하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원통형의 높은 모자는 묘비를 의미하고, 넓은 치마는 수의를 뜻한다. 흰색저고리 위에 무덤을 상징하는 검은 망토를 입는다.침묵 속에 무희들은 팽이 돌리듯 자신의 몸을 돌리고 돌린다.숙연해진다. 종교의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검은 모자를 쓴 사람은 춤을 추지 않고. 춤추는 세 명의 무희들 사이를 걸어다녔다. 무희들은 홀을 가득 채우며 빙빙 돌았다. 흰 바지 위에 입은 치마로 하얀 꽃을 활짝 피우듯 넓게 펼쳤다. 원심력과 구심력을 이용한 춤이다. 우아하다. 은은한 불빛 밑 분위기가 차분해진다.흰치마에서 반사하는 색깔과 사진촬영 불가라는 `엄명`이 세마춤에 대한 인식을 기묘하게 한다.터키 전통무용이 시작되었다. 사내들이 처녀에게 구애하는 풍경을 춤으로 꾸민 내용이다. 갖은 선물을 처녀에게 전하지만 처녀는 마음에 차지 않는다. 스토리가 있는 춤이다. 선물보다 멋진 남자를 찾는 여자의 마음을 보여준다. 그것이 끝나자 사내 네 명이 나와 신명나게 발을 움직인다. 그 발놀림이 얼마나 빠른지 보는 사람의 숨을 가쁘게 한다. 무용이 끝나자 관중석에 있는 손님들을 무대로 불러들인다.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시간이다.우리나라 강강술래 비슷한 모습으로 모두가 즐겁다. 한바탕 터키풍의 춤사위가 끝나고 무대는 새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테이블에는 터키 전통술이라며 와인이 제공된다. 독주도 제공하는데 독하다. 맥주를 주문하니 맥주도 갖다준다. 두 시간 정도 흘렀을 때였다. 내가 보고 싶던 밸리 댄스 공연이다.천장에서 무희 한 명이 무대로 내려오는데 의상이 섹시하다. 잠자리 날개 같은 무용복에는 금빛, 은빛 장식을 달았다. 사이키 불빛에 그 장식이 종소리 들리듯 반짝반짝인다. 모든 이의 시선을 한곳으로 모은다. 딴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전통음악에 맞춰 손끝을 비튼다. 엉덩이, 가슴 놀림이 야하다. 그 율동이 끈적끈적하다.밸리 댄스는 다산을 비는 터기의 전통춤이다. 요즘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춤이 끝나자 각 테이블에 있는 남자 한 명씩 불러 밸리 댄스의 기본 동작을 가르친다. 따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언어가 필요 없다. 몸동작이면 된다. 손끝과 발끝의 움직임, 엉덩이의 흔듬. 멋지다. 흥겹다. 관중석에서 폭소가 터진다. 불려나온 사내들의 엉덩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그 모습이 웃음거리다. 무대에 초대한 손님을 테이불로 보낸 무희는 다시 춤을 선사한다. 공연은 댄서의 열정적인 몸놀림으로 매듭지으며 다시 천정에서 내려온 투명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며 사라진다. 밸리 댄스의 춤동작이 잔상으로 술잔에 어린다. 이국의 밤이 깊어진다.10시30분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숙소까지 가는 밤하늘에 마차부자리의 카펠라가 반짝인다. 한국에서도 쉽게 찾던 밝은 별이다.

2012-02-24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기회

▲ 정종식 교수 (포스텍 신재생에너지연구소)◇차세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매력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는 전극 및 전해질을 세라믹으로 제조하기 때문 운전온도를 800~1000oC의 고온으로 유지할 수가 있고 발전효율이 50~60%가 가능한 꿈의 연료전지이다. 또한 고온의 배출 가스를 이용해 가스터빈을 통한 추가 발전 (Cogeneration)을 할 경우 70%의 발전효율이 가능할뿐더러, 연료로 수소 뿐 만 아니고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여러 가지 연료(바이오가스·디젤·석탄가스 등)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용처도 소형 마이크로 칩에서 가정용·건물용·대형 발전용·선박용 등 자동차용을 제외한 모든 범위를 포함한다. 이러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전극-전해질층이 세라믹 박판으로 만들어져 대형화가 어렵고 글라스는 밀봉이 완벽하지 못하며, 또한 공기면의 금속 분리판의 부식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적용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평판형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비평판형 (원통형·평관형·주름판형 등)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비평판형 모델은 밀봉이 쉽고 구조적으로 안전해 대형화가 쉬우나 재료비가 많이 들고 전력 밀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 전통적인 평판형은 개발 역사가 오래된 서구 국가들이 강하고 비평판형은 미국의 Siemens-Westinghouse, 영국의 Rolls-Royce를 제외하면 다소 늦게 시작한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고 하겠다.◇기술을 선점한 선진국의 부침▲ 포스코 ICT 2009년 전남 율촌 산업단지내의 메이야율촌전력에 공급한 2.4MW 연료전지 BOP 첫 생산제품(DFC 3000 1호기).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기술의 미완성도 만큼이나 회사별 부침도 심하다. 일 예로 평판형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앞서 나가던 미국의 GE는 가장 큰 사이즈 (60x60cm)의 셀을 개발한 후 갑자기 2008년 중단을 하게 된다. 현재 평판형은 서구 회사들을 중심으로 셀 크기 10x10cm, 20x20cm 정도의 소형으로 1-10KW급의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비평판형은 미국의 Siemens-Westinghouse가 지난 30년 간 기술개발을 주도해 왔고 원통형-평관형-주름판 일체형 등으로 모델 개량을 해 왔으며 단위셀의 경우는 7만시간의 운전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셀은 양극지지체형의 독특한 제조 방식을 채택하여 오다 제조 상 어려움으로 2009년 거의 사업을 접은 상태이다. 현재는 대형 발전용은 영국의 롤스로이스의 평관형, 일본 미츠비시의 원통형이 150KW급 크기를 개발하며 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다소 늦게 이 분야에 뛰어든 일본은 서구의 전통적인 평판형 보다 비평판형 분야에서 치중해 1989년 NEDO 1기 프로젝트에서 원통형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2007년 세계 최초로 교세라 및 토토가 소형 1KW급 가정용 모델의 개발을 완성하고 공식적으로 27대를 실증을 하면서 세계를 선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9년 혜성처럼 나타난 미국의 Bloom energy사가 25KW급의 성공을 CBS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게 된다. 후에 안 일이지만 이 회사는 10여 전에 창업해 미국의 Google, E-Bay 등의 재정지원을 받으며 이미 4MW를 설치 운전한 상태였다. 이후 일본은 공식적인 대외 알림을 자제하고 가정용의 경우 원가 절감에 치중하여 오고 있고 현재 가격을 KW 당 3천만원 수준으로 저감시키고 2015년까지 1천만원으로 낮춰 본격 보급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침묵하는 지난 5년 사이 호주의 CFCL, 덴마크의 Topsoe, 스위스의 Hexis, 독일의 Staxera등은 평판형으로 1KW 가정용을 상업화하고 현재 유럽에서 활발히 실증을 하면서 선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 블룸 에너지 공장 외부.◇한국의 기회한국은 지난 10년 사이 한국에너지기술원이 원통형·평관형 기초기술 및 트럭 보조 동력용 소형 스텍을, 한전이 1KW 및 5KW급 평판형을 정부 프로젝트로 개발한 경험이 전부이다. 그러나 근래 삼성이 100KW급 원통형을 정부 프로젝트로 개발하고 있고 포스코가 2007년부터 1천500억원의 자체 예산으로 150KW급 평판형을 개발하고 있으며 그 외 두산·LG·SK 등도 발전용 연료전지 개발에 뛰어 들었거나 준비하고 있다. 한편 대경권 선도산업에서도 중소기업 컨소시움·STX 등이 2개의 평관형 모델을 개발하고 있어서 고온형 연료전지에 관한 한 대경권이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다. 또한 포스텍은 세계 최초로 금속분리판이 없는 세라믹으로▲ 미츠비시 150KW 원동형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만 제조된 단일 평관형 셀을 적층을 하여 single body로 되는 monolith형 (MEGA cell)을 개발하고 있고 현재 관련된 모든 원천기술의 개발을 완료하고 1KW 스텍의 제조를 시작했다. 또한 작년부터 지경부의 수소연료전지 테스트베드 사업을 경상북도 포항시 지원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유치해 이를 통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평가장비의 구축을 통한 시험운전 및 실증시험을 통해 기업들의 상용화를 조금이나마 앞당기고자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 개발이 완결이 안 되고 모델 별 부침이 심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특성 상, 후발 주자에게도 기회는 충분히 있으며 산학연관이 역량을 모아서 조금만 노력을 하면 세계를 앞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2-02-20

영주 부석사 (6)

지난번에 의상대사와 선묘 낭자의 사랑이 얽힌 `부석`이라는 바위에 얽힌 전설을 잠깐 언급했는데 좀 더 자세히 언급해보자. 여행에서 어떤 곳이던 전설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으니까 말이다. 멀리 한쪽에서 열심히 설명하는 해설사의 이야기를 잠시 빌린다.신라 문무왕 원년(661년)에 의상대사가 화엄학을 공부하기 위해 당나라로 갔을 때 의상을 연모한 선묘라는 낭자가 있었다고 한다. 스님이 장안 종남산에서 지엄 문화에 10년 수학을 하던중 당 고종이 신라와의 전쟁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묘가 의상대사가 간 바다에 몸을 던져 용으로 변신해 스님의 배를 호위해 무사히 귀국하게 한다. 그 후 의상대사가 화엄을 펴기 위해 이곳 봉황산 기슭에 절을 지으려고 하니 이곳에 살고 있던 많은 도둑들이 방해하자 선묘신룡이 나타나 조화를 부려 바위를 공중에 들어 올려 물리쳤는데 그 바위를 `부석`이라고 불렀다 한다.여행의 참맛 선사한 의상대사의 전설 `부석`과 `선비화`에 감개무량하고…세상을 다 가진 듯 드넓은 세계로 이끌어준 무량수전 앞 절경에 또 감탄해설사의 말로는 바위 사이에 약간의 틈이 있어 실을 넣어 당기면 걸림 없이 드나들어 두 바위사이가 공중에 떠있다고 하지만 사실여부가 중요한 일은 아니다. 전설은 그렇게 믿을 때가 더 가치가 있다고 보니까.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도 고적지나 명승지마다의 전설이 내가 어릴 적에는 참 많았던 것 같은데, 요사인 그런 이야기들이 참 인색해진 것 같다. 여행에서의 참맛은 바로 이런 전설들인데 말이다. 몇 년 전 중국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아직도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길가에 홀로 서있는 비석의 시 구절 하나에도 의미를 두고 관광객을 다시 찾게하는, 문화에 대한 자부심 하나는 정말 배우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소주를 여행하면서 들은 많은 이야기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한산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곳은 당나라의 시인 장계의`楓橋夜泊`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는 비석 하나로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게 하는 곳으로 月烏啼霜滿天 (달은 지고 까마귀는 우는데 하늘 가득 서리가 내리네)江楓漁火對愁眠 (풍교에는 고깃배 등불을 마주하여 시름 속에 자고) 姑蘇城外寒山寺(고소성 밖 한산사에는) 夜半鐘聲到客船 (한밤중에 종소리가 객선에 이르네) 라는 시가 그것이다. 소주의 상징인 호구(虎丘). 원래 이름은 해용산(海涌山) 이었는데, 호랑이가 웅크려 앉아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춘추시대 오왕인 합려가 이 곳 연못 아래에 묻혀 있다고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는데. 전설에 의하면 합려의 무덤을 만들 때 관 속에 검 3천개를 함께 묻었다고 하여 혼란했던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이 이 검들을 차지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보는 앞에서 도굴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호랑이 한 마리가 뛰쳐나와 도굴은 중단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이곳에 물이 들어차서 연못이 되었고, 돌 한쪽부분에 검지(劍池)라는 한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또한 언덕 정상에는 호구 탑이 있는데, 높이가 47.5m이며 수나라 때 지어진 것으로 소주에서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건축물이다. 합려의 무덤에 보물이 많다고 믿는 사람들이 무덤을 파헤치려 할 때마다 조금씩 기울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한수의 시가 이렇듯 작은 사찰을 유명세로 만들고, 전설을 확인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있는 중국인들의 기예가 부러울 따름이었다. 다시 부석사 경내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해 보자. 무량수전은 부석사의 중심 건물로 극락정토를 상징하는 아미타여래불상을 모시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목조 건물 중 안동 봉정사 극락전(국보 제15호)과 더불어 오래된 건물로서 고대 사찰건축의 구조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건물이라고 한다. 무량수전 앞에 있는 석등은 통일신라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석등으로, 불을 밝히는 화사석 4면에 정교하게 새겨진 보살상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보통은 석등대신 탑을 세우는 게 정석인데 이곳 부석사는 석등이 서있다. 사람들은 이것을 광명극락의 세계를 밝히고자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기도 한다고 했다. 무량수전 앞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드넓은 세계로 내 눈에 들어온다. 긴숨을 들여 마시며 태백산 줄기의 기를 다 받아들이는 기분으로 삼층석탑옆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의상대사의 진영을 모신 조사당 건물이(국보 19호) 나오는데 지난번에 못본 것을 오늘은 꼭 볼 것이 있다. 바로 조사당 처마 밑에 닭장같이 울타리가 쳐져 있는것이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중국의 한산사나 호구탑과도 비교되지 않는 그 유명한 전설,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꽃았더니 그 지팡이에서 잎이나고 자라났다는 전설의 꽃 `선비화`. 처음 보는 나도 신기하리 만큼 잘 자라고 잎이 무성했다. 많은 사람들이 선비화를 보기 위해 찾아와 자꾸만 만지다 보니 훼손의 우려가 있어 철망을 해놓은것이 다소 맘이 걸렸지만 어쩌랴….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는 것이 감개무량할 따름인 것을…. 부석사는 경내를 걸어 다니는 자체가 천년의 역사를 경험하는 일이다. 무량수전, 조사당, 조사당벽화, 소조여래좌상, 석등 등 모두가 국보로 지정돼 있다. 그래서 부석사는 나의 짧은 언어로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는 자체보다 노오란 은행잎이 절정을 이루는 가을이나, 흰눈이 드문드문 보이는 겨울에 이 곳에 한번 들러, 아름다운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애틋한 사랑과, 선비화의 전설을 직접 보고, 느끼며 경내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2012-02-20

“우대금리 얹어 주고 대출 금리는 깎아 줍니다”

은행이 서민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얹어주거나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서민형 금융상품을 잇따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고객들은 각 은행들이 제공하는 대출정보나 금융상품을 꼼꼼히 챙긴 뒤 유리한 조건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요 은행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알아본다.금융권, 서민 우대하는 다양한 금융상품 잇단 출시연 6~7%금리·기본 이율 2배 제공 상품 판매 눈길“돈도 없는데… 란 생각 버리면 은행거래 혜택 누려”대구은행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 등의 지역 사회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최고 연 7.0% 금리를 제공하는 `행복동행적금`을 판매하고 있다.1년제 정기적립식 상품인 행복동행적금은 기본금리 연 4.0%로, 기초생활수급자가 월 적립금액 10만원 이상을 가입하면 연 3.0%의 금리를 우대받아 최고 연 7.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 기초생활수급자가 10만원 미만으로 가입하거나, 등록 장애인(1~3급)이 가입할 때는 연 6.0%의 금리를 받는다.가입금액은 월 적립금 1만원 이상, 20만원까지 가능하며 1인 1계좌 가입 가능하다. 대구은행은 또 연간 5천계좌를 선착순 한도 판매할 계획이다.대구은행은 또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지난 1일부터 기존 수수료 제도를 변경해 시행한다.수수료 면제 대상은 사회소외계층으로 기초생활수급권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소년소녀 가장과 차상위계층(기초생활수급권자가 아닌 자로 실제 소득이 최저생계비 대비 1~1.2배의 소득이 있는 자) 등이다.신청방법은 면제 대상자가 해당 서류를 은행 창구에 제출하면 신청일부터 적용되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자는 기간 종료 후 관련 서류를 다시 제출하면 1년 단위로 재연장된다. 이와 같은 신청 접수가 완료되면 자동화 기기 수수료 출금과 타행 송금료와 전자금융 수수료 타행 송금, 청구송금 수수료 당행송금과 타행송금 등이 면제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하춘수 대구은행장은 “전 임직원 급여 1% 나눔운동 전개와 사회소외계층 수수료 부담 경감 등 `행복을 만들고 나누는 따뜻한 금융`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행복동행적금의 출시로 지역민들에게 더욱 힘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국민은행도 장애인 등을 위해 지난해 말 최고 연 7%의 이율을 주는 1년 만기 `KB행복만들기적금`을 내놨다. 가입하고 6개월이 지나고서 주택 구매, 결혼, 입원 등의 이유로 중도해지하면 연 4.0%의 이자를 제공한다. 만기까지 유지하면 일반적금은 연 7.0%, 자유적금은 연 6.0% 금리를 받을 수 있다.국민은행 관계자는 “서민들은 저축 기간에 급하게 돈이 필요해 적금을 중도해지하는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해 중도해지 이율을 높게 주는 상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우리은행은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서민층의 집 수리비를 지원하는 `두꺼비 하우징론`을 지난해 말 출시했다. 주택개량 공사금액에서 최고 2천2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으며, 대출금리는 5년 분할 상환 고정금리 기준으로 최저 연 4.69%다.신한은행도 최근 `신한 새희망 적금`을 출시했다.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근로장려금수급자, 근로소득 연 1천200만원 이하 근로자 등 저소득층의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한 상품이다.기본이율은 연 4.5%로, 자동이체를 등록하면 연 1.5%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6%의 금리를 제공한다.기업은행은 소액예금에 고금리를 주는 상품인 `서민섬김통장`을 리모델링해 이달부터 `신(新) 서민섬김통장`을 판매하고 있다.신 서민섬김통장은 기존 상품보다 소외계층 우대 혜택을 더 강화했다.기초생활수급자나 소년소녀가장이 3년 만기 적금에 가입하면 기본이율 연 4.2%에 우대금리 4.0%포인트(500만원 한도)를 얹어 최고 연 8.2%의 금리를 받는다.농협에서도 노숙자와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다문화 가정, 기초생활수급자, 만 65세 이상 홀몸노인, NH새희망홀씨대출자 등이 가입할 수 있으며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NH희망채움통장`이 출시돼 있다. 이 상품은 3년 이상 적립식 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은 1.5%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으며, 3년 만기 예금의 금리는 연 5.0%가 적용된다.우체국에서 판매 중인 `우체국 더불어자유적금`도 저소득층에게 기본이율의 2배를 제공하는 상품이다.이 상품은 기본이율의 2배를 제공하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적은 돈으로 목돈을 마련하는데 좋다. 기본이율이 연 3%라면 특별우대이율도 연 3%가 추가돼 총 연 6%의 이율을 받는다.가계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5배 보다 적거나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 저소득층이면 1세대에 1명만 가입할 수 있다. 매달 원하는 금액을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으며, 한도는 900만원까지다. 가입기간은 6개월에서 3년까지 월 단위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이 적금에 가입하려면 최근 3개월 이내의 건강보험료 영수증이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확인서, 주민등록등본, 신분증을 가지고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면 된다. 이같은 서민형 금융상품 출시에 대해 은행 관계자들은 사회소외계층이 각 상품의 출시에 따른 혜택을 충분히 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대구은행 포항영업부 김호원 PB 팀장은 “보통 사회소외계층에 속해 있는 고객들은 `돈도 없는데 내가 무슨 예금이나 적금을 들어…`라는 생각을 버리고 좋은 금리로 은행과 거래할 수 있는 권리를 충분히 누려야 한다”며 “국가복지 지원차원에서 실시되는 시중은행의 서민형 금융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이들이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안내장 발송 등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2012-02-17

(4) `카파도키아`로 그리고 `우치히사르`와 `괴레메 박물관`

이스탄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우리가 탄 버스는 오후 8시 30분에 출발했다. 남쪽 하늘의 오리온 별자리가 차창에 달라붙는다. 창에 서린 이슬을 닦아내며 별을 끌어안았다. 잠들었다가 깼다가 다시 잠들기를 반복하며 새벽 5시에 이르러서야 아나톨리아 고원 카파도키아의 `테시즈레르(TESI SLER)`란 글자가 보인다. 휴게소다. 휴게소에 내렸을 때 빵 굽는 구수한 냄새가 코끝에 닿는다. 잠에 떨어졌던 사람들이 오줌보를 비우기 위해 나와선 맨손체조를 한다. 다들 피곤에 지쳐있는 모습이다. 먼 여행에 나선 여행자의 모습은 추레하다. 덜 떨어진 잠 딱지가 몸에 달라붙어 있어 어딘가 모르게 측은지심을 갖게 한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이리 먼 길을 헤매며 방황하는고?버스는 5시에 다시 출발했다. 진절머리가 난다. 창 밖으로 따라오던 별들도 사라졌다. 6시 지나자 대지는 밝아온다. 높은 산이 보인다. 산정에는 하얀 눈이 쌓여 있다. 우리가 달리고 있는 곳은 해발 1천200m 이상의 아나톨리아 고원지대다. 오른쪽으로 붉은 해님이 뾰족 머리를 내민다. 눈부시다. 준비한 선글라스를 꺼내 낀다. 아직도 목적지까지는 30여 분 남았다. 45인승 버스는 7시33분에 우리의 목적지 네브쉐히르에 도착했다. 이스탄불 버스터미널 출발 후 11시간만이다. 중간 휴게소에서 쉬었다 해도 우리 의식으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시간 거리다. 시속 100km로 달렸을 것이다.바위마을 `우치히사르` 다닥다닥 뚫린 구멍집들 정겨워300만년전 화산분화로 생긴 `피죤밸리`는 한편의 명작한국 사람들에게 `카파도키아`는 먼 거리다. 하지만 터키 여행 코스에서 빠질 수 없는 여행지의 백미(白眉)다.터키 이스탄불에서 갈 수 있는 많은 곳이 있음에도 이곳은 기암괴석으로, 종교적 성지로 유명하기에 여행 필수 코스다. 그렇기에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곳에서 처음 찾은 곳은 `우치히사르`였다. 우치히사르는 텅 빈 바위 마을이다. 카파도키아 일대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형성된 이 마을은 이름 그대로 `3개의 요새`란 의미를 담고 있다. 요새처럼 바위를 뚫고 집을 지었다. 응회암을 뚫고, 그곳을 아늑한 삶의 공간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마을 한쪽 귀퉁이로 뚫린 길을 통해 집을 구경한다. 방과 방을 연결하는 구멍문을 통해 사람들은 들락거렸으리라. 지금은 텅 빈 건조한 살림이지만 한때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훈기를 벽면에서 느끼려 벽에 손을 대본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올 것 같다.관광객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그들의 후손이리라. 이교도의 침입, 지진, 비와 바람으로 지금은 사람 얼굴 만나기 힘든 동네지만 다닥다닥 뚫린 구멍집들이 한 편의 시처럼 상징과 은유로 다가온다. 아름답다. 그곳에서 주변을 살펴본다. 앞쪽은 가파른 비탈길이다. 비둘기 몇 마리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피죤 밸리(Pigeon valley)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높은 지대에서 피죤 밸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바닥에 비둘기 발자국이 찍혀있다. 지금도 많은 비둘기들이 사람 살았던 바위 구멍에 둥지를 틀고 있다. 예전에는 비둘기 배설물을 이용해 포도 농사를 지었고, 그것과 알을 이용해 그림물감을 만들었다. 풍광이 대단하다. 카파도키아는 약 300만년 전 해발 4천여 미터의 에르지예스 화산이 분화하면서 그 마그마가 주변 수백 킬로미터까지 흘렀다. 그것이 굳어 생긴 곳곳에 사람의 손길이 닿았고, 그 위에 비와 바람과 태양의 발길이 지금과 같은 작품으로 만들었다.30여개 암굴교회가 옹기종기 `괴레메 야외박물관`기독교서 이슬람 영토로 바뀐 `수난의 역사` 간직발을 옮기는 곳곳이 아름다운 자연의 곳간으로 이국적 풍물이 넘쳐흐른다.그곳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의 `괴레메 야외 박물관`으로 옮겼다.`괴레메 야외 박물관`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박물관, 그러니까 농기구나, 책, 도자기 같은 골동품을 전시한 박물관은 아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산 중턱에 박물관으로 입장할 수 있는 사무실이 있다. 표를 끊기 전 현지 가이드가 말한다. “카파도키아에는 이런 야외 박물관이 많이 있습니다. 구경하고 싶지 않는 분은 굳이 이곳을 구경하지 않아도 됩니다.”입장 티켓을 끊고 안으로 들어갔다. 노천박물관이면서 그 하나하나가 암굴로 내부를 관람해야 한다.`괴레메 야외 박물관` 계곡에는 카파도키아 옛 기독교 모습을 볼 수 있는 30여개의 암굴교회가 있다. BARBARA KILISE, …. KARANLIK KILISE(DARK CHUR CH), …. 바지르 교회, 사과나무 교회, 뱀의 교회, 어둠의 교회, 산다르 교회, 쿠즈라르 교회….`기독교 성지다. 그렇기에 많은 기독교인들이 찾으며 자신의 믿음을 확인한다. 2세기 이후 번성하던 기독교 교세는 9세기에 이르러 강한 이슬람 교도의 박해를 피해 이곳에 교회를 지었다.아나톨리아 지역에 1천500여개의 이런 교회가 있는데 카파도키아만 500여개 있다.박물관 내 대부분의 교회는 세월의 풍상에 원래의 모습을 잃고 있다. 세월의 풍상뿐만 아니라 이교도의 훼손도 따랐을 것이다. 교회 내부 벽면에는 프레스코화가 많다. 예수의 모습과 그의 제자, 그리고 성모상.독실한 기독교 신자들로 구성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려 했을 것이다. 교회 내부를 둘러본다. 사과나무 교회는 예수님께서 사과를 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 뱀과 싸우는 장면의 프레스코화가 있는 교회는 뱀교회다. 정말 교회마다 특색을 갖고 있다. 어느 곳은 작고, 벽화도 보이지 않는다. 어느 곳은 최후의 만찬을 떠올릴 정도로 식탁과 앉을 의자도 있다. 현재 공사중으로 문이 폐쇄되어 있는 곳도 있다.신도들이 모여 기도드리고, 음식을 나눠 먹었을 곳에 가만히 앉아 본다. 빈자의 모습으로 주기도문을 떠올린다. 신앙인으로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기도다.이렇게 많은 교회들이 믿음의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관광 상품으로 전락하게 된 것은 터키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우리나라 역시 기독교 박해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기독교 믿음은 창조주 하나님 말씀을 믿는 데서 출발한다. 그 믿음의 실천은 현실속 많은 것들과 상충하고 부딪히며 정치적 박해까지 겪게 된다. 이곳 역시 기독교의 영토에서 이슬람의 영토로 바뀌면서 기독교인들은 수난의 시대가 됐다.서로 다른 종교가 상생과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유일신을 추구하는 믿음에서 닿을 수 없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일 아닐까. 그것은 우리 현 인류가 안고 있는 절대절명의 절벽이고 넘어야할 과제다.괴레메 야외 박물관 내의 `어둠의 교회`는 다시 입장료를 내야 했다. 나는 입구에서 망설였다. 돈을 내고 또 들어가 비슷비슷한 모습을 봐야 할 것인가? 들어가 보자. 다른 교회와 달리 모든 것이 제대로 있는 것 같다. 원형을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다. 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 예수님의 모습이 잘 보존돼 있다. 밖으로 나와 석회질의 맨땅을 밟으며 믿음이란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어떻게 이렇게 척박한 땅에서 사람들은 꿈을 꾸었을까?그곳에서 사 온 빵으로 점심을 먹는다.빵. 일용할 양식. 사람이 빵만으로 살 수 없다는 이야기는 성경의 핵심이다. 빵 아닌 무엇, 그 무엇을 찾아 사람은 사막과 광야를 헤매기도 하고, 먼 바다 건너 낯선 땅을 찾기도 한다, 여기 살던 사람처럼 바위를 뚫고 집을 지어 살기도 했다. 그 무엇의 핵심은 `말씀`일 것이다. 말씀. 말씀이 있음으로 세상이 탄생했다는 것이 기독교 성경의 가르침이고 믿음이다. 창조주의 음성을 나지막하게 듣는다.“어디로 가느냐? 말씀의 흔적을 찾느냐?”제대로 정리가 안 된다. 멍하다. 열심히 바르게 사는 것이 믿음이란 생각도 든다. 절제와 겸손함, 청빈 등의 고귀한 언어들이 무지개처럼 떠오른다. 마음의 성전을 폐허로 변한 교회에서 확인한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을 나설 때 서편 하늘로 해님은 겨울 햇살을 짧게 끊고 있다.

2012-02-17

책 사랑은 어려워

▲ 김살로메 소설가모 기관 직원들을 상대로 독서토론을 한다. 시간 내기가 여의치 않은 직장인들이라 대부분 마음만 앞선다고 했다. 해서 주당 한 권은 무리이고 두 주에 걸쳐 한 권씩 토론하기로 했다. 그들 부담도 덜어주고 책을 사랑하는 게 우선이다 싶어 선 토론 후 독서가 되어도 좋겠다고 말했다. 말인즉, 내가 책 다이제스트와 토론 주제를 짚어 주면, 그들이 다음 시간까지 읽어와 토론하는 방식이다.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열망이 강했으므로 나는 최대한 그들의 조력자가 되어 보기로 한다. 부디 그들이 업무에 시달리지 않고 책 읽기 도전이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랄 뿐. 도서 구입 담당 직원히 족히 몇 백 권은 되어 보이는 도서목록을 작성해왔다. 토론 도서 선정에 참고가 되었으면 하고 정성스레 준비해온 리스트였다. 인문 · 역사 · 문학 쪽보다 자기개발 · 건강 · 에세이 분야가 더 많아 보인다.자기 개발서는 개인적으로 그리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인문, 역사 쪽을 읽다 보면 그 분야는 절로 따라오는 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고, 그쪽 분야는 독서의 다양한 기능 가운데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한 방편만 강조하는 것 같아 거부감이 인다. 유독 직장인들에게 강요되는 자기 개발서는 경쟁만을 부추기는 것 같아 불편하다. 변변한 직장을 다녀본 적 없는 나로서는 그쪽이 절실하지 않으니 별 흥미가 없다.어쨌거나 그 분의 노고가 헛되지 않게 그 중에서 독서 토론 방향에도 맞고 내 취향과도 멀지 않은 책을 선정했다. 가장 먼저 손이 간 것이`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이다. 장정일 작가가 쓴 독서일기였다. 독서광인 그가 쓴 독서 리뷰라면 충분히 사서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계획표를 짜면서 느긋하니 4월 말에 이 책을 넣었다. 작가가 권하는 책 중 소위 필이 꽂히는 게 있으면 내가 먼저 읽고 회원들께 그 책도 소개할 요량으로.독서광답게 작가는 소설가일 때보다 서평가일 때 더 신뢰가 간다. 읽지 않고 책을 평하는 사람 이야기가 이 책에도 나오는데, 나도 그의 소설에 대해선 읽지 않으면서도 한 마디 한 격이 되어 버렸다. 왠지 그의 작품은 소설보다는 초기 시와 꾸준히 발표하는 독서 일기에 손이 가는 편이다. (미안도 하여라. 하지만 작가로서 신뢰하고 있으니 서운해 하지 마시길, 작가여.)이번 독서일기도 흥미진진하다. 여담이긴 하지만, 방금 읽으면서 안 사실인데 난 그가 애독가이긴 하되 책 수집가는 아닌 줄 알았다. 왜냐면 나는 결코 책 수집가는 될 수 없고(될 마음도 없고) 애독가이기를 바라는데, 장정일 작가도 그런 줄 알았다. 한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책 수집가이기도 한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일단 그는 확실히 애서광이다. 그럼 애서광이면 수집가이기도 한 것일까? 작가가 대답하진 않았지만 수집가는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그의 말대로라면 수집가가 책을 읽게 되면 모으는 열정이 반감되고 말테니까.책 수집가는 독서의 기능인 읽기로서 모으는 게 아니라 운명의 무대를 만난 것처럼 책 자체에 의미 부여를 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것의 실용성에는 관심이 덜하다. 이를 테면 비싼 도자기에 밥 퍼먹고, 술 따라 마시려고 도자기 수집가들이 그것들을 소유하려는 게 아닌 것처럼 책수집가들 역시 밑줄 긋고, 접어 가며 제 머리 속에 지혜를 담으려 책을 수집하지는 않는다. 수집 자체가 고도의 예술적 허영 쯤으로 허용된다면 말이 될까?책수집가 되기는 어렵다. 경제력, 심미안, 예술적 허영 등이 갖춰져야지만 가능하다. 그에 비해 애서가는 책을 읽고자 하는 열망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시간이 허락해야 하니 쉽지 않다. 어려운 책사랑의 길에 동참한 회원들이 책 맛을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 본다.각설하고 당신이 얼마나 책을 사랑하는지 그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다면 장정일 작가의`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을 사보라.

2012-02-15

세계 에너지절약 엑스포, 15일 일산 킨텍스서 개막

2012 세계 에너지절약 엑스포(www.saveenergyexpo.com)가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조직위원회는 10일 “이번 행사는 효율적인 에너지 절감 및 관리를 표방하는 에너지절약 전문전시회”라며 “대체에너지 개발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절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이 행사에서는 친환경 히트펌프 전문기업인 대성히트펌프와 일진E-Plus, 온시원시스템 등이 참가해 안전하고 경제성이 높은 히트펌프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에너지절약형 `그린 하이브리드 제습기`를 개발한 에이티이엔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해결책을 소개한다.기아자동차가 국내 최초 양산형 전기차로 개발한 `레이 EV`와 포스코 ICT의 스마트그리드 이동식 홍보차량이 전시된다.그린IT 전문기업인 대우정보시스템과 건물 통합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보유한 금호이엔지의 제품도 선을 보인다. 또 GE라이팅과 희성전자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미강이피텍은 다양한 등기구와 LED(발광다이오드)조명기구를 전시한다.2012 세계 태양에너지 엑스포(www.ExpoSolar.org)도 같은 기간 동일 장소에서 개최된다.잉리 솔라(Yingli Solar)와 LDK솔라(LDK Solar), 중국 4대 기업인 친트그룹의 자회사인 아스트로너지 쏠라 코리아(Astronergy Solar Korea), 중국 쑤저우(蘇州)지역의 성융광전자(Shenglong PV-Tech), JG솔라(Jinguangneng Solar-Energy) 등이 첨단 기술력을 선보인다./연합뉴스

2012-02-13

포항, 세계연료전지 공급 `메카` 됐다 - 용융탄산염형 연료전지의 성공 사례

▲ 정종식 교수 (포스텍 신재생에너지연구소)◇개발 역사-일본의 정체와 미국의 선점용융탄산염형 연료전지는 고온형 연료전지로 분류되며 재료는 주로 닉켈과 스텐으로 만들어 지며 운전온도는 650oC 정도이고 발전효율은 대략 45~50% 정도가 되는 고효율 기기이다. 1964년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군용으로 1KW급이 만들어 진 이래 1990년에는 일본 Ishikawa 중공업 (IHI)에서 1KW으로 1만시간 운전에 성공했고 이에 고무돼 일본 정부가 주도적으로 중공업회사들이 300KW급 대형 발전용 연료전지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Ansaldo가 마찬가지로 개발에 적극적이었고 한국도 90년 대 일본을 벤치 마킹하여 후반에 한전 및 삼성중공업 등이 정부 지원으로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섰다. 한편 미국에서는 Fuel cell energy (FCE)가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서서 1996년도에 이미 2MW를 설치하고 3천 시간 운전에 성공하였다.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것은 일본·이태리 및 한국은 외부개질형을 개발한 데 반해 미국의 FCE는 내부개질형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외부개질형은 탄화수소 연료를 스택 외부에서 스팀과 미리 개질반응시켜 수소를 공급하는데 비해, 내부개질형은 천연가스만을 타깃으로 하고 스택 내부에서 흡열인 개질반응과 발열인 연료전지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게 된다. 후자는 천연가스 밖에 못쓰는 단점이 있으나 개질의 흡열반응이 스택 내 온도 편차를 줄이고 조절하는 것이 쉽고 후자는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가 있는 장점이 있으나 스택 내 온도 제어의 어려움으로 셀 면적을 대형화 하는 것이 어렵다. 이러한 연유로 외부개질형은 개발이 지진하여 일본에서는 2005년부터 정부지원이 중단되고 고체산화물형의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현재 일본은 IHI-Chubu, IHI-Toyota 연합 등이 민간 차원에서 고압용 등을 개발하고 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있고 이태리나 한국도 마찬가지 형국이다. 한국은 2009년까지 많은 개발비를 쏟아 부어 한전 등이 개발해 왔으나 역시 성공하지 못하고 2007~2012년 까지는 두산에서 다시 정부의 지원으로 내부개질형을 국산화 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여 년 간 정부에서 쏟아 부은 연료전지 연구비 중 반 정도가 용융탄산염형에 집중적으로 투자되는 바람에, 차세대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의 개발이 외국보다 상대적으로 한참 뒤지는 계기가 되었다.◇포스코 영일만에 제2의 산업을 일구다▲ 포스코파워 포항 연료전지공장에서 직원들이 스택을 출하하고 있다. /포스코파워포스코는 2004년부터 한전의 용융탄산염형 개발과제에 참여하여 왔으나 미래를 보고 2005년부터 차세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사업화하기 위해 미국의 Siemens-Westinghouse, GE 및 영국의 Rolls-Royce 등 그 당시 대형 발전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에 기술 이전을 타진했다. 그러나 거금의 개발 자금을 요구하거나 기술이전을 꺼려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고체산화물 개발이 완성되는 5년의 단기간 동안 사업을 할 요량으로 미국의 FCE 것을 들여오게 됐다. FCE는 그때 이미 일본은 Marubeni와 유럽은 독일의 MTU라는 회사에 기술 이전을 하여 포스코가 거의 막차를 탔다고 보여 진다. 혹자는 곧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나오면 경쟁력에서 밀려 무용지물이 될 거라는 충고도 하였지만 포스코 특유의 뚝심으로 기술을 들여와 2007년 영일만 배후 23만㎡의 부지에 5천억원을 들여 BOP(스택을 제외한 주변장치용) 조립공장을 착공하고 그 해 부터 포스코파워를 통해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개시하게 된다. 물론 스택은 미국의 FCE로부터 블랙박스로 수입하였고 초기에는 BOP 장치들도 전량 수입했으나 지금은 BOP 장치들은 거의 국산화를 달성한 상태이고 일부 인버트 등은 FCE에 역 수출을 하고 있다.▲ 포스코파워는 서울 어린이대공원에 100kW급 건물용 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현재까지 전국적으로 대략 50MW 정도를 판매한 상태이고 이는 전 세계 발전용 연료전지 설치 양의 반 정도다. 이러한 활발한 사업 전개로 작년에는 결국 FCE를 설득해 기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택의 조립기술을 이전 받아 작년부터는 단위 셀들을 들여와 조립을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작년 매출이 1천억원으로 올해는 1천500억원을 달성하고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100KW급의 건물용도 개발해 서울시에 이미 2대를 실증하고 있는 중이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상업화가 늦어지는 것에 대비하여 정전 시 대비 비상발전용·선박용·10MW급 초대형 발전용 등을 개발하여 사업다각화를 노리고 있고 자체 국산화로 제작비용을 줄여 가격경쟁력으로 앞으로 일본·중동·아시아 등에 수출을 할 예정이며 작년에는 인도네시아에 1MW급 1대를 수출하는 발전을 단기간에 이뤘고 현재 전세계 연료전지 시장을 리드해가고 있다.

2012-02-13

대구시, 안전한 수돗물 공급 전국서 최고 수준

2013년이면 대구 상수도는 기존의 후오존과 활성탄처리시설을 포함하는 고도정수처리시설에 상수원 내 조류 증식, 난분해성 유해물질의 지속적인 유입 등 새로운 오염물질 증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전오존처리시설이 완공돼 대구시민들이 더욱 안전하게 수돗물을 마시게 될 전망이다.1991년 낙동강 페놀사건 등 계기...고도 정수시설로 오염물질 차단지난해 전국 최다항목 적합 판정...2015세계 물포럼 개최 위상 제고◇대구시 전오존처리시설 도입대구시는 낙동강 상류의 구미 등 대규모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1991년 3, 4월 페놀오염 사고를 비롯해 2009년 1월 1,4-다이옥산 오염사고 등 모두 7차례나 크고 작은 수질오염 사고를 겪으며 보다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대책이 요구됐다.특히 1991년 낙동강 페놀오염 사고는 과거 수량 위주의 수도정책을 수질정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며, 시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며 획기적인 수질개선 대책이 필요하게 됐다.또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오염원이 다양화되고 돌발적인 수질오염사고의 재발 위험이 커짐에 따라 새로운 정수처리 기술의 도입이 요구됐다.이에 시는 1993년 두류정수장 활성탄처리시설의 착공을 시작으로 1998년까지 낙동강 계통인 두류 및 매곡정수장에 후오존과 활성탄처리시설을 포함하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의 설치를 완료했다.2009년 8월 준공한 낙동강 수계의 문산정수장은 당초 설계단계부터 활성탄흡착시설과 후오존을 이용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 생활용수 시설용량 144만㎥/일의 69.4%를 차지하고 있는 낙동강 수계 정수장(100만㎥/일)은 상수원수 3급수까지 처리할 수 있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춰 각종 수질오염사고 발생 및 수온 상승 시 조류 증가로 인한 수돗물 냄새 발생 등 수질환경변화에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해졌다.그러나 페놀, 농약, 맛, 냄새 등을 제거하는 기존의 고도정수처리시설(후오존+입상활성탄)로는 산업고도화에 따라 발생되는 1,4-다이옥산, 퍼클로레이트 등 미량유해물질 제거효율이 25~30%에 불과했고 2009년 1월 1,4-다이옥산 오염사고를 계기로 미량유해물질 제거효율 향상과 염소소독부산물 저감 등을 위해 전오존처리시설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따라서 대구시는 새로운 오염물질 증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매곡 및 문산정수장에 기존의 고도정수처리시설(후오존+입상활성탄)에 전오존처리시설을 도입하기로 정책적인 결정을 하고 총사업비 280억 원 투자해 2009년 8월 공사를 착공, 2013년 12월 준공예정으로 추진 중이다.또 1982년 설치해 노후된 공산정수장에도 204억 원을 투입해 차세대 핵심정수처리 기술인 막여과 정수처리시설을 도입, 2013년 12월 준공예정으로 추진 중에 있다.◇수질오염사고 적극 대응대구시는 낙동강 수계 상류의 대규모 산업단지 등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오염사고 적극 대처하기 위해 4개 유관기관과 함께 수질감시망을 강화하고 있다.대구시는 원수의 수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환경부 국가수질자동측정망 4개소(구미, 칠곡, 왜관, 성주)에서 실시간으로 수질감시를 하고 있으며, 낙동강 상류 수질감시망을 운영해 일일 11개 항목, 월간 9개 항목을 검사하고 있다.또 대구시, 경북도, 대구지방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의 광역수질정보교환협의회를 운영해 일일 6개 항목을 검사하고 부산시, 경남도와 함께 월 1회 10개 항목에 대해 합동 수질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문산취수장에는 24시간 원수수질을 감시하고 있으며, 미량유해물질은 WHO와 미국 등의 수질기준에 맞춰 자체감시항목으로 설정, 감시 및 관리를 해 오고 있다.이에 따라 원수 수질 이상 징후 발견시 원·정수 수질분석과 낙동강 주요 지점별 수질자동측정망을 활용해 효율적인 정수처리 방안을 강구하고 수질오염 사고 발생시에는 기존 배수지(44만t·10시간 급수가능)를 활용하고 댐 계통 정수장(고산 35만t, 가창 5만t, 공산 4만t)으로 수계를 전환하여 비상급수를 실시토록 한다. 또 비상급수가 불가능한 고지대 등에는 병입 수돗물을 공급해 시민불편이 최소화하고, 필요시 운반급수 및 수계조정을 통해 제한급수를 실시한다. ◇강정보 담수화에 따른 수질 관리4대강 살리기사업으로 강정보가 완공됨에 따라 취수장이 담수화되며 이에 따른 수질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7개소(성주대교, 강정보 2, 취수장 4)에서 BOD 외 20항목, 월 1회(수질 이상 시 주기 단축 실시) 수위별 검사를 실시한다.특히 시 상수도본부는 강정보 조류물질에 대한 수질예보제를 시행, 수질악화 예측시 보 방류량을 조절하는 등 오염원 해소에 적극 대응한다.수질예보제는 클로로필-a 농도 70ppb를 기준으로 4단계(관심 70ppb초과, 주의 105ppb초과, 경계 140ppb초과, 심각 175ppb초과)로 구분해 조류 발생 예측시 낙동강 주요 지점과 취수장에서 수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수시로 시료를 채수해 조류 종 및 농도 변화에 따른 수질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단계별 정수처리를 강화한다.조류는 정수처리 공정에서의 전염소처리와 응집제 주입을 강화하고 분말활성탄 주입 및 고도정수처리시설의 활성탄 흡착처리를 통go 제거하고 있다.현재 매곡, 문산 등 낙동강계통 정수장은 후오존과 입상활성탄을 이용한 고도정수처리로 조류 및 맛, 냄새 물질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댐 계통(고산, 가창)에서는 조류가 발생하면 댐 수심별로 수질을 조사해 취수구를 조정하는 선택적 취수로 안전한 원수를 확보하고 있다.또 향후 댐 계통 정수장에도 고도정수처리시설(입상활성탄, 후오존처리)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며 미량유해물질 처리 및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생산 공급하기 위해 매곡, 문산정수장에 전오존 투입시설을 2013년 12월 준공예정으로 추진 중이다.공산정수장에는 최첨단 정수시설인 막여과 정수처리시설 도입을 위해 2013년 12월 준공예정으로 추진 중에 있어 향후 조류 발생으로 인한 냄새 발생 등에 완벽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수처리시설을 갖추게 된다.◇안전한 수돗물 공급대구 수돗물은 먹는 물 수질기준 필수 57항목에서 119개를 추가,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176개 항목에 대해서 평가해 모두 적합판정을 받았다.또 순수 민간단체인 수돗물평가위원회를 통해 1991년부터 매달 수질검사를 해왔고 20년 동안 한 번도 부적합 판정을 받지 않았다.2012년까지 전오존처리시설(처음과 끝 단계에 오존처리)을 완비해 낙동강에 어떤 오염물질이 유입되더라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정수시설을 완벽하게 완비하고 있으며 비상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수운영정보센터 구축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대구시상수도본부 김상준 본부장은 “앞으로 노후관, 배수지 시설개량과 비급수구역 및 택지개발지구 등에 대한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통해 깨끗한 수돗물을 시민들에게 공급하겠다”면서 “오는 2015년 세계 물 포럼 국내 개최지 도시로 선정됨에 따라 수자원분야에서 국제적인 위상제고와 물 산업 발전, 지역소재 물 관련 기업의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2-02-13

영주 부석사를 가다 (5)

“일요일 면회 한번오시지요”라는 군에 가있는 큰 아들 녀석의 어투에서 지난 휴가 이후 뭔가 이곳 사회생활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아쉬움의 뉘앙스가 풍겨나와 집사람과 겨울 여행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지라, 눈도 많이 왔다고 하니 겸사겸사 모처럼 여행도 할겸 흔케히 오케이 하고선 일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경북 영주로 향했다. 전날 하루 날씨가 봄날같이 따뜻했던 탓인지 기대했던 설경은 보질못하다가 안동을 지나면서 주변 산들에 잔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밤에 보초서면 영하 20도가 넘어요”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막상 영주에 도착하니 피부에 와 닿는 공기가 장난이 아니다. 도로 곳곳에는 몇 일전 왔던 눈들이 아직도 쌓여 빙판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 영주는 봉화나 안동 등을 여행하며 몇 번 찾았던 곳이지만 매번 볼 때마다 정겨움이 묻어나는 곳이다. 사람들의 인심도 후할 것 같고, 무엇보다 아직도 주변에 많이 남아 있는 고택들 때문인지 나에겐 고향 같은 그런 모습으로 항상 다가온다. 방랑시인 김삿갓도 탄복한 태백산맥의 절경그 속살에 품어 안긴 극락세계 `무량수전`화엄의 큰 가릋르침 펼치던 고승의 전설이…몸이 휴가 때보다 더 많이 빠져 얼굴이 길어 보일만큼 야윈 것 같아 안쓰럽다는 지어미의 표정이 보였는지 “요새 살 뺀다고 운동좀 많이 합니다”라고 먼저 선수 치듯 웃으며 내뱉는 말에, 입대 할 때의 철없던 모습과는 훌쩍 커버린 녀석이 대견해 보였다. 많이도 챙겨온 집사람과 음식을 나누며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조잘조잘 몇 시간을 떠들고 나더니 그제야 환하게 돌아온 얼굴을 뒤로한 채 조금 일찍 면회를 마치고 영주시내로 나와 늦은 시간이지만 부석사로 향했다.길가에 은행나무가 가로길에 즐비해 지난 가을에 한번 왔을 때 노란 은행잎에 반해 겨울에 눈 내린 이곳에 꼭 한번 다시 오고 싶었던 곳이다. 유독 은행나무가 많아 지난번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곳 영주의 시목이 은행나무라고 했다. 자가용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가을에 이곳을 한번 드라이브 해보면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 전라도 정읍 쪽의 배롱나무길, 벚꽃으로 유명한 하동 쌍계사 가로수길 에서 느껴보지 못하는 노란 은행나무 잎이 주는 환상의 황금 길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부석사 입구에 즐비한 식당들은 어느 한 곳 맛집이 아닌 곳이 없고 인심 또한 후하다. 전에 먹은 비빔밥과 동동주 한잔이 간절하지만 점심을 너무 포식한 후라 여름이면 무지개가 피어오르는 분수가 있는 작은 연못앞 노점에서 간단히 오뎅 하나에 잠시 휴식을 하며 스케치 도구와 짐을 간단히 하고 본격적으로 올라간다. 연못에서부터 오르막길을 계속 오르다 보면 좌우로 은행나무 가로수, 좌측 산쪽 적송 가지런한 곳으로 인삼밭이 있고 오른쪽으로 사과 밭이 눈에 들어온다. 은행잎은 온데간데없고 사과도 없는 빈가지만이 앙상하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가을이나 겨울이나 그 수가 별 차이가 없는 듯하다. 매표소 밑으로 펼쳐 놓은 할머니들의 노전풍경도 여전하다. 호박, 사과, 산나물 등 이것저것 구경하며 올라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입구에서 일주문과 천왕문까지 이어지는 은행나무길이 잔설과 함께 눈에 확 들어온다. 지난 가을의 기억을 더듬으며 스케치 한 장을 해본다.조선 후기 우리의 방랑시인 김삿갓 선생은 부석사 무량수전 앞의 안양루에 올라 장쾌한 태백산맥의 경관을 내려다보며 다음의 시를 남겼다고 한다.평생에 여가 없어 이름난 곳 못 왔더니/백발이 다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 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 있고/천지는 부평같이 밤낮으로 떠 있구나./ 지나간 모든 일이 말 타고 달려오듯/우주 간에 내 한 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 인간 백세에 몇 번이나 이런 광경 보겠는가./ 세월이 무정하여 나는 벌써 늙어 있네./봉황산 중턱에 있는 영주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들어 화엄의 큰 가르침을 펴던 곳이다.성벽과 같은 위엄의 9단 대석단의 돌계단을 한발 한발 오르다 안양루 누각의 마루 위로 고개를 내밀면 석등하나가 눈앞에 다가서며 밝고 환한 극락세계가 나를 반겨준다. 바로 무량수전(국보 제18호)이다. 팔작지붕의 기와선과 그 아래 여섯 개의 배흘림기둥, 소박한 격자 창문살 등이 눈에 확들어온다. 지금의 무량수전 현판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으로 안동에 피난 와 있는 시기에 쓴것이라 했다. 전체적으로는 안진경체에 가깝고 현판 뒤에는 공민왕이 썼다는 사연이 적혀 있다고 한다. 무량수전 좌측 뒤편으로 고개를 돌려 조금 가다보면 `부석(浮石)`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요상하게 생긴 바위가 있는데 이 설화가 재미있다.삼국유사에 있는 설화에 보면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그를 흠모하던 선묘라는 여인이 용으로 변해 이곳에 까지 따라와 줄곧 의상 대사를 보호하면서 절을 지을 수 있게 도왔다고 한다. 또한 이곳에 숨어 있던 도적떼를 선묘가 바위로 변해 날려 물리친 후 무량수전 뒤에 내려 앉았다고 전해진다.

2012-02-13

“세계 속 울릉 명품 녹색관광섬과 독도수호전진기지 조성 급물살타네”

천혜의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그린 아일랜드 울릉도의 세계 속의 울릉 명품 녹색관광섬 조성과 독도수호전진기지화 전략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울릉도 독도에 대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 국민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독도 영토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울릉군의 계획이다.5천t급 접안 해경경비함·군함 항구도 건설울릉공항은 2017년 건설… “경제성 좋아”위그선 이르면 올 6월 취항·관련법 검토 중지난해 방문객 전년보다 11만5천여명 늘어울릉도에는 지난해 35만1천370명이 방문해 전년 같은 기간 23만 5천474명명보다 11만5천900명이 늘어난 규모다.울릉도 독도 방문객이 매년 급증하고 있으나 여객선 단일 교통수단에만 의존하고 있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울릉도와 독도의 접근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최수일 울릉군수는 명품 녹색관광섬 조성을 목표로 기존 뱃길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5천t급 접안가능 울릉(사동) 항 개발을 본격화하고 하늘길도 열겠다는 계획이다.현재 울릉도 도동항은 울릉도 내 강릉을 제외하고 유일한 육지와 연결하는 관문으로 여객선은 물론 유람선, 어선 등이 혼재해 이용하고 있으나 외곽시설이 절대 적으로 미비한 실정이다.접안시설의 부족은 물론 항 내 정온수면적과 항 입구가 좁아 앞으로 여객선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천 후 선박인 5천t급 여객선의 입출항이 어려운 실정이다.이에 따라 경북도는 울릉(사동) 신항 2단계 공사를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동항 2단계 사업 설계는 지난해 완료했으며 올해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간다.울릉 신항 2단계 사업은 공사가 마무리돼 운영 중인 울릉 신항 1단계 공사의 부지와 연계해 개발할 계획이며 2016년까지 4년간 총 3천520억원을 투입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 공사에는 군함과 해경경비함 항구도 함께 건설된다.이 사업에는 5천t급 여객선 등 총 6선석(장래 2선석 포함)이 접안할 수 있는 접안시설과 약 9만8천㎡에 달하는 배후 부지를 포함한 총 11만2천㎡ 규모의 매립면적, 대상선박의 선회를 위한 25만2천600㎥ 규모의 수 면적, 방파제 950m, 호안 200m 등이 건설된다.연안항인 울릉 신항 2단계 공사는 다기능 복합항만(AirSea Port)으로 개발되면 민·군 복합항만 조성을 통해 영토관리 강화를 위한 정책적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또 종합 해상 교통기지, 관광객 및 연안화물 운송기능 담당, 태풍 때 선박의 안전계류를 위한 대피항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어 울릉도의 새로운 관문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해의 영유권 수호를 위한 해군과 해경의 보급항 역할도 수행한다.또한, 이와 함께 울릉도관문 도동항도 주민들의 숙원인 5천t급 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도록 접안시설을 30m 늘리며 항구도 보강된다.그렇게 되면 울릉항과 함께 여객선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도 안락하고 편안하며 편리한 환경에서 울릉도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울릉공항 건설재추진 탄력울릉(사동) 항 2단계 개발사업과 연계추진되고 있는 울릉공항 건설도 울릉읍 사동리 울릉 항방파제와 연계해 다시 추진된다.2010년 10월 한국개발연구원의 타당성 연구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하지만, 사업규모 조정에 따른 총 사업비를 줄여 지난해 10월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애초 예비타당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울릉공항은 활주로 길이 1천200m, 착륙대 폭 150m, 운항항공기 70인승 등을 기준으로 총사업비 6천538억원을 투입하기로 해 경제적 타당성(B/C)이 0.77밖에 나오지 않았다.이후 국토해양부가 울릉 신항 개발과 연계해 타당성 재검토한 결과, 활주로 길이를 1천100m로 줄이고 착륙대 폭도 80m로 축소해 총사업비가 4천556억원으로 줄이면서 경제적 타당성이 0.77에서 1.15로 적합 판정이 났다.기획재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울릉공항예비타당성 조사용역을 의뢰했으며 통과가 확실시됨에 따라 울릉공항 건설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추진될 예정이다.울릉군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KDI 예비타당성 조사 재추진에는 4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라며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한 만큼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물위로 날으는 위그선◆울릉(사동) 신항 2단계 공사 본격추진기상특보와 크게 상관없는 5천t급 대형 전천후 여객선이 접안할 울릉(사동) 항 2단계 공사가 올해 초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울릉군에 따르면 대규모 복합 항을 건설될 울릉 항 제2단계 공사 최종용역보고회가 국토해양부회의실에서 국토해양부, 경북도, 울릉군, 대형건설업체 등 관계기관 및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 말 개최하는 등 법적 절차를 모두 마쳤다.경북도는 총 공사비 3천151억원이 투입될 울릉 항 2단계 공사 중 동방파제 640m와 기존 남방파제 해수 소통구 및 부대공 각 1식이 대해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에서 대안입찰 방식으로 결정했다.울릉 항 2단계 공사는 동방파제 건설 수역의 수심이 20~40m로 깊어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고난도 공사인 데다 관광 상품화를 위한 아이디어 발굴 차원에서 대안입찰로 결정됐다. 대안입찰금액은 2천183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경북도는 입찰안내서 작성·심의를 거쳐 올 3월 공고할 예정이며 울릉도 일주도로 건설공사, 경북도청 및 의회건물 등을 일괄수주공사로 자체 집행한 바 있어 울릉 항 2단계 공사도 자체 집행할 가능성이 크다.경북도는 이와 함께 애초 오는 2019년 말 완공 예정인 울릉 항 2단계 공사를 2016년 말로 앞당겨 준공할 계획이다.공사규모도 이미 확정됐다. 대안입찰 방식으로 공사하는 동방파제와 함께 북 방파제를 480m(북방파제 260m, 방파호안 220m)로 건설, 외곽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역할을 하게 된다.또한, 물양장 배후단지 조성 총 10만㎡(30만 평), 해군함정부두 330m(150m X180m), 해경 경비함부두 175m와 5천t급 여객선이 접안할 부두 150m, 기타 305m 규모의 항구가 건설된다.이밖에 연결 호안 40m와 수역시설(항로 및 선 회장) 준설, 매립 1식, 배후부지조성 및 부대공 1식도 구축되며, 2단계 동방파제는 기존 1단계 방파제에서 직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육지 방향으로 꺾어 연결된다.대형 복합 항이 될 울릉 항 2단계 공사 부두 접안규모는 여객선 5천t급, 해군 경비함부두는 3천t급은 물론 가장 큰 초대형 함인 독도함, 해경은 경비함 중 가장 큰 독도 경비함 삼봉호 급인 5천t급을 기준으로 했다.이 항이 완공될 경우 방파제는 울릉공항과 연계되고 항구에는 5천t급 여객선이 자유로이 들어 들것으로 예상돼 울릉도 해상교통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한다.한편, 울릉 신항은 지난 93년부터 제1단계공사를 시작했으며 당시 울릉도 주민들은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 5천t급 여객선 접안, 2·3단계가 완공되면 1만 5천t급의 외국의 유람선이 취항하고 전 세계에서 요트가 찾아오는 꿈을 계획했다.그러나 지난 2008년 1천400여억원 투입 울릉항 1단계 공사가 완공됐지만 5천t급 여객선은커녕 지난 95년 취항 썬플라워호의 입항도 어려워 화물선, 유람선, 각종 공사 바지선 등 화물 소형부두로 전락했다.◆위그선 취항 추진경북도는 울릉도 하늘길 확보를 위해 공항건설추진과 별도로 해상교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위그선(수면비행선박) 취항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올 6월부터 취항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과 안전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위그(WIG)선은 해수면 위를 낮은 고도에서 날아가는 날개 달린 선박으로 수면 바로 위에서 나는 A 타입, 장애물을 만나면 고도 150m 이내에서 점프하는 B 타입, 150m 이상에서도 날 수 있는 C 타입으로 구분된다.다만, C타입은 국제민간항공기구 규정을 적용받아 비행기로 분류된다. 위그선은 헬기와 비슷한 속도인 시속 200km로 운행하며 동급 여객선과 비교하면 연료를 70~80%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현재 국내에서는 군산~제주를 1시간 50분에 주파하는 50t급에 여객 50명을 태울 수 있는 위그선이 지난해 2월 조건부 임시면허를 받았다. 특히 50인승 위그선은 최근 진수식을 끝내고 부력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한편, 울릉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모회사는 경상북도와 협의 소형 위그선을 포항~울릉, 울진~울릉 구간에 2.5t급 8인승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경북도 관계자는 “상업용 위그선 취항이 본격화되면 선박 가장 단점인 멀미와 시간단축 등 승객불편을 없애고 사계절 관광이 가능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12-02-10

(3) 토프카프 궁전과 고고학 박물관

두개의 성탑 사이에 우뚝선 `제국의 문` 1천200여명 조리사가 요리 하던 주방오스만 제국의 위용 다시 한번 느껴성 소피아 성당에서 나오니 오후 1시가 지났다. 으레 12시에서 오후 1시에 끼니를 해결했는데 점심 먹을 시간이 지난 것이다. 성 소피아 성당 주변에서 식당을 찾아보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세계 3대 미식국 중 한 나라라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점심을 굶는다는 것은 말이 아니다. 찾아보지만 식당은 보이지 않고 대부분이 문화유적이다. 영국의 문명학자 토인비의 말마따나 그야말로 노천박물관이다.“다음 코스는 어디로 갈까?”손 군과 오 군에게 물었다.“토프카프 궁전에 가요”▲토프카프 궁전에서 바라본 보스포루스 해협아야 소피아 성당에서 나온 우린 토프카프 궁전으로 향했다. 토프카프 궁전은 아야 소피아에서 10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였다. 배에서는 꼬르록 소리가 났다. 그곳 주변 역시 식당은 보이지 않는다.토프카프 매표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매표소와 좀 떨어진 매점(Disom)에서 과자와 음료로 점심을 때우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그곳에는 토스트를 팔았다. 치즈 토스트를 시켰다. 치즈 토스트는 빵 가운데 치즈를 넣고 구운 빵으로 생각보다 고소하고 맛있다. 느긋하게 토스트를 먹은 후 콜라도 한 캔 시켰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본 느낌이다. 잠시 눈을 감고 내가 본 것을 되새긴다.그때서야 머릿속에서 정리가 된다. 요기를 면한 후 표를 끊으려 할 때 문제가 생겼다.입장 티켓 한 장으로 모든 것을 구경할 수 없다. 그러니까 궁전 안의 하렘(Haram)과 보석관(Treasury room)은 표를 특별하게 새로 끊어야 했는데 벌써 매진된 상태다. 하루에 일정한 수의 사람만 수용하다보니 오후 2시도 안 되어 표가 떨어진 상황이다. 그렇다고 내일 다시 오자니 그것도 문제다. 이스탄불에는 이곳 말고도 보아야 할 곳이 많다.고고학 박물관, 지하궁전 뿐만 아니라 신시가지 쪽의 돌마흐바체 궁전, 보스포루스 크르즈 투어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 코스다. 하렘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마음을 어둡게 찍어 누른다. 소를 잡았는데 우황이 없다는, 가장 중요한 것을 빠뜨리는 기분이다. 매표소 벽에 하렘은 10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관람 가능하고 30여 분 소요된다고 쓰여 있다. 어느 곳을 가든 여행 중에는 포기할 것이 있다. 나와 인연이 닿지 않는 것을 억지로 끌어다 붙일 수 없다. 생각을 기분 좋은 쪽으로 끌고 간다. 그래, 후일 이곳을 찾게 되면 그 때 보자.후일 다시 이곳을 방문할 수 있을까? 세계 곳곳 가보고 싶은 데는 많은데 여행했던 곳을 다시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다시 찾고 싶은 도시. 그런 도시를 꽂는다면 이스탄불이 해당되지 않을까?▲ 토프카프 궁전에 전시된 보물함.같은 곳을 여러 번 찾았던 중국의 상해와 연변이 떠올렸다. 해외여행의 출발은 가까운 곳에서 시작된다. 그러다 보니 친목 모임에서 결국 갔던 곳을 여러 번 가게 된 것이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방문했던 상해와 연변, 처음 찾았을 때와 너무 변화된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스탄불 역시 그럴 것이다.5년 후 아니면 10년 후 이 도시를 다시 찾는다면 많이 변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된 유적은 백 년 전이나, 오백 년 전이나 30년 후나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내려다볼 수 있는, 구시가지 언덕 위의 토프카프 궁전은 터키 역사에서 가장 화려했던 오스만 제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면적만 해도 70평방미터나 된다.투르크어(語)로 토프는 `대포` 카프는 `문`을 뜻한다. 직사각형 형태의 토프카프 궁전 조감도를 보면 한 나라를 운영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다 있다. 술탄(왕)의 거주는 모든 행정력이 집중되는 곳이고,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각종 시설을 유치했을 것이다.궁전 내부에는 대형 식당, 하렘, 도서관, 병원, 모스크 등 온갖 시설이 있다.`제국의 문`은 일명 `예의의 문`이라고도 하는데 과거 말을 타고 이 궁궐에 들어가려던 사람들은 이 문 밖에서 내려서 걸어야 했다. 좌우 첨탑은 서양의 성채를 연상시킨다. 매표 후 들어가는 문이 `제국의 문`이다. 두개의 성탑 사이 뚫린 이 `제국의 문`을 지나면 제 2정원이 나타난다.▲ 고고학박물관에 전시된 `알렉산더 대왕` 조각상제국의 문 지나 정원 오른쪽으로 중국 ·일본 도자기 전시실이 있다. 동양의 도자기라 그런지 눈에 익다. 중국의 도자기는 청색이 선연하다. 일본의 도자기는 오늘날 일식집에 흔히 만나는 그릇처럼 물고기가 그려져 있다. 이어 유럽 도자기와 은수공예품 전시실이다. 세공한 무늬가 가히 왕실의 제품답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주방기구 전시실은 과거에 주방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종탑처럼 천장을 높게 만들어 요리할 때 풍기는 연기와 냄새를 내보낼(환풍) 수 있도록 구멍을 뚫었다. 1천200여 명의 조리사가 매일 2만여명의 식사를 준비했다는 이 주방은 대형 조리 기구를 비롯해 당시 사용했던 각종 식기류를 전시하고 있다.`행복의 문`을 지나 제3정원에 들어서기 전 알현의 방에 들어섰다. 바로 토프카프가 과거 행정의 중심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이다. 술탄이 대신들과 국정을 논하던 방이다.제3정원 오른쪽으로 보석관이 있다. 그 보석관에는 86캐럿의 큰 다이아와 그 주면에 49개의 물방울 다이아를 박은 명품 보석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을 구경하는 것은 후일로 미룰 수밖에 없음을 이미 표를 끊으며 설명한 바 있다.보석관 옆은 도서관이다. 서적이 전시되어 있다. 제3정원에서 제4정원으로 넘어가면 정자 아프타리예와 1638년 바그다드를 정복한 기념으로 세운 `바그다드 쾨스퀴`가 있다. 아프타리예는 우리나라의 정자에 해당하는 건물로 이곳에 들어서면 보스포루스 해협을 볼 수 있다. 알렉산더 대왕 석관 그 자체가 조각품트로이부터 키프로스 출토 유물까지세계 5대 고고학박물관 이름값 `톡톡`▲ 고고학박물관에 전시된 `사이프러스의 유리그릇`다시 제3정원으로 들어와 입구(출구)쪽 오른쪽으로 과거 술탄들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술탄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침실, 식당, 욕실 등 술탄과 가족들이 얼마나 화려한 생활을 하고, 술탄 자신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구조물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곳이다. 술탄의 방 앞이 `하렘`이다. 궁전 속의 왕궁이라 할 하렘은 3시도 안 됐는데 이미 문이 닫혀 있다. 왕을 둘러싼 여자들과 자식들이 생활하며 남겼을 유물이 어땠을까, 란 생각을 해본다. 어디든 최고의 권력 밑에는 중상모략과 치정과 각종 암투가 깔려 있을 것이다.토프카프 궁전을 빠져 나가며 내게 이스탄불은 차후 다시 찾을 내 여행 목록 속의 한 곳임을 내 자신에게 약속한다. 눈앞에 두고도 구경하지 못한 토프카프 궁전의 `보석관`과 `하렘`이 있기에…. 결국 본다 해도 그것은 내 것이 아니고 남의 것이지만 말이다. 토프카프 궁전을 빠져나온 손 군과 오 군, 그리고 나는 고고학 박물관 입구에서 서성였다. 그곳은 아야 소피아나, 토프카프 궁전처럼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표를 끊고 철제문을 들어가자 건물 옆에 나뒹굴다시피 놓여 있는 석조물이 눈에 띈다. 세월의 무게를 그대로 끌어안은 상태로 우리를 반기고 있다. 이곳은 패키지 여행 상품의 필수 코스는 아닌 것 같았다. 너무 조용해 박물관 앞을 거니는 고양이 발자국 소리도 느낄 정도라면 과장이 지나칠까.사실 한국의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지중해권 여행 상품 중 이스탄불을 빠질수 없는, 빼서도 안 되는 곳이다. 그 이스탄불에서도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 토프카프 궁전은 으레 들어있지만 고고학 박물관은 넣지 않는다.고고학 박물관 역시 토프카프 궁전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은 오른쪽에서 시작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관람하면 된다. 이곳에는 역사적 인물뿐만 아니라 신화 이야기에 등장하는 신들의 조각상도 수두룩하다.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알렉산더 대왕 조각상과 그의 석관이다. 영토 확장에 온힘을 기울인 그의 치적은 책과 영화를 통해 이미 알고 있지 않는가.환조 형태의 알렉산더 대왕에는 그가 확장한 영토를 지도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제 8전시실에 전시된 알렉산더 대왕 석관은 레바논 시든이란 곳에서 발굴한 것이다.▲ 레바논 시든에서 발견된 `알렉산더 대왕 석관`석관 앞에 머문다. 석관 자체가 멋진 조각품이다. 한 채의 건축물이다. 덮개도 예쁘게 꾸며져 있다.석관 둘레 조각은 마케도니아와 페르시아와의 전투 장면, 사자와 수사슴 사냥 장면이 현장감 있게 조각되어 있다.알렉산더 대왕 석관이 있는 1층은 트로이와 구석기에서 프뤼기아 시대 출토품 중심으로 꾸며져 있고, 2층은 키프로스, 시리아, 레바논 등지에서 출토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실을 돌아다니면서 전시물 밑에 붙여 놓은 설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다. 세계 5대 고고학 박물관 중의 하나에 해당한다는 말 만큼 많은 유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2층 높이로 만들어진 트로이 목마도 전시되어 있고, 어린이를 위한 박물관도 특별하게 설치해 놓았다. 주 전시실 앞에는 타일 벽화 전시실과 모스크 내부의 기도실을 엿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많은 사람이 없기에 조금 빨리 관람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의 깊이는 역사와 곁들여야 제 맛을 볼 수 있다.빨리 관람했음에도 시간은 벌써 문 닫을 시간이다. 박물관을 나서자 새로운 이스탄불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2012-02-10

타자기를 추억함

▲ 김살로메 소설가내 노트북 자판은 상처투성이다. 자주 눌린 글쇠판은 보호막이 사라져 뜯겨나간 벽지처럼 속살이 훤하다. 벗겨진 정도에 따라 어떤 글자판이 혹사를 당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각각 왼손 검지와 중지가 주재하는 `ㄹ`과 `ㅇ`의 위쪽 모서리는 허옇게 까졌고, 오른손 중지가 관장하는 `ㅏ` 글쇠는 영어 자판 `K` 안내 표식이 사라지고 없을 지경이다. 모음이 몰려 있는 오른쪽 자판 보다는 자음으로 이뤄진 왼쪽 자판에 흠집이 더 많은데, 특별히 자판을 칠 때 왼쪽 손가락에 힘을 더 실어서가 아니다. 한글 자음이 초성과 종성에 다 쓰이니 왼쪽에 몰려 있는 자음 글자판이 더 빨리 닳아서 그렇다. 각설하고, 사용한지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닌데 노트북 글자판이 이렇게 흠집 난 것은 오래된 습관 때문이다. 나는 자판을 누를 때 손바닥을 노트북 바닥에 대지 않은 채 손가락을 곧추 세워 내리 찍는 편이다. 가파른 손가락 각도 때문에 타이핑하는 소리도 시끄럽고 손톱에 힘이 실려 글쇠판이 쉽게 긁힌다. 이런 방식은 수동식 두벌 타자기를 칠 때 유용하다. 내 이십대는 수동식 타자기의 나날이었고, 노트북에 생긴 상처는 그 시절이 남긴 유물 같은 것이다.대학시절 나는 한글 운동 모임 활동을 했다. 순우리말을 아끼고 퍼뜨리는 일이 주된 목적이었다. 한자어가 70퍼센트 이상 차지하는 게 우리 실정인데 순우리말을 사용한다는 건 거의 코미디에 가까웠다. 그래도 이십대의 열정과 우정으로 그것을 즐겼다. 한글 운동의 행동 강령 중 하나에 `글자 생활을 기계화하자`라는 것이 있었다.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예술적인 문자인가를 기계화로 실천해 널리 알리자는 취지였다.개인용 컴퓨터가 일반화되기 전인 80년대 초중반이었으므로 그때의 기계화란 타자기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거창하고도 멋진 슬로건이었지만 주변에 글자 생활을 기계화하는 사람은 흔치 않았다. 당시 학생들 주머니 사정이 타자기를 구입할 만큼 넉넉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토가 내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타자기로 글을 쓰고 싶었다. 탁탁, 경쾌한 리듬이 안내하는 대로 손가락을 맡기면 글 너울이 몸 안으로 퍼져, 저 발끝부터 쓸 거리가 되어 되번져 나올 것만 같았다.타자기 마련은 멀기만 했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학교 정보센터의 타자 교실에 등록을 했다. 강의가 없는 빈 시간마다 들러 자판을 익혔다. 개별자였던 자모음이 손가락 끝에서 유의미한 문장이 되어 꼬리를 잇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타자기를 갖고 싶은 소망은 큰오빠가 들어주었다. `열심히 써봐라.` 크로바 두벌식 중고 타자기를 구해주면서 큰오빠가 한 말이었다. 그렇게 타자기는 내 보물 1호가 됐다. 종이를 롤러에 끼우고 자판을 두드리면 글자 쇠막대가 잉크 묻은 리본 위를 덮쳤다. 새겨진 글자는 써야하는 자의 운명을 예고하는 낙인처럼 내 가슴에 박혔다. 그 크로바 타자기로 나는 리포트를 작성하고, 단상을 끼적이고, 시를 갈무리하고, 소설을 썼다. 타자기 덕분인지 졸업할 때까지 크고 작은 문학상을 손에 쥘 수 있었다.타자를 치려면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듯 손가락 각도를 가파르게 하고 손끝에다 힘을 주어야 한다. 계단식 글쇠판이라 글자를 누르는 동안 손바닥은 항시 허공에 떠있어야 했다. 이런 오래된 습관이 타자기 시대를 접은 지금도 남아 있어 생채기를 내는 것이다.버리기 좋아하는 나는 이사를 핑계로 많은 물건들을 버렸다. 크로바 타자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버린 것에 대해 좀처럼 후회하지 않는 편이지만 부쩍 그 타자기가 그리운 나날이다.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열망 때문인지도 모른다. 타자기는 버렸지만 그 자리엔 고귀한 유물처럼 자판을 내리친 흔적이 남아 있다. 삼십 년이 다 되어 가는 그 시절을 불러 모아 나는 지금도 탁탁탁, 상처투성이를 내리찍는 중이다.

2012-02-08

차세대 에너지원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 정종식 교수 (포스텍 신재생에너지연구소)◇선진국의 선점연료전지의 민수용 개발은 1970년 대 인산형으로 미국에서 활발히 연구되다가 1980년대 기름 값이 하락하면서 쇠퇴했다. 이어 일본이 그 기술을 사 가지고 와서 1990년대에 대형 아파트에 설치를 할 만큼 개발 및 실증화가 활발히 이뤄졌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에 전해질로 액체 인산 대신 듀퐁이 개발한 Nafion이라는 수소이온 전도성 고분자 막이 개발되면서 캐나다의 Ballard사로 기술개발 주도권이 넘어 가게 된다. 다시 일본은 발라드와 기술제휴를 하면서 1KW급 고분자형 가정용 연료전지 개발에 주력해 현재 가정용 분야에서는 기술력에서나 상업화 진척도에서 전 세계를 압도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Sanyo, Ebaraballard, Toshiba, Matsushida, Toyota 등 17개의 업체가 2010년까지 5천여대를 설치했고 수명은 4만시간 보장 정도까지 와 있다. 현재 대 당 2천만원 정도에 판매 중이고 2015년께 700만원대까지 내려가게 되면 현재의 가정용 보일러와 시장 경쟁이 가능해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Nubera, Plug Power 등이 3-10KW형의 가정용을 판매 중이나 PEMFC는 전극에 백금이 사용돼 대형화는 타 연료전지에 비해 가격 면에서 불리하다. 따라서 미국은 지게차, 골프 카트 등의 독립전원 또는 비상발전용의 용도로도 활발히 실증화하고 있다. 유럽은 독일의 Boxi가 Ballard 스택을 사용해 가정용을 실증화하고 있으나 많은 회사들이 차세대 SOFC의 실증화에 더 주력하고 있다. 그외 미국, 캐나다 및 유럽에서는 디젤자동차의 보조발전용 및 전자기기용 분야에서 많은 회사들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일본은 이 분야는 다소 소극적인 편이다. 참고로 연료전지 용도별 관련 회사는 다음과 같다.자동차는 현재 배터리 차와 하이브리드 차가 대세인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밧테리는 현재 가장 진보된 리튬폴리머 전지로도 차지하는 부피가 너무 크고 한번 충전하면 150km 이상 주행이 불가능하고 충전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하이브리드 차는 보다 적극적인 운전이 가능해 당분 간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고 향후 10~15년 후에 최대 점유율을 보이다가 연료전지 차의 상용화와 더불어 쇠퇴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자동차용 연료전지는 자동차회사들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다음의 주력 상품으로 사활을 걸고 개발하고 있고 일본회사들이 가장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다. 현재 수명은 10만km 정도 확보가 돼 있으며 마일리지도 승용차 경우 가솔린 리터 당 22km 정도가 확보돼 있고 향후 30km를 목표하고 있다. 연료전지 차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재의 350기압의 수소 충전 탱크로도 뒷 트렁크에 들어갈 정도이고 700기압의 탱크가 사용되면 부피 문제없이 수소를 한번 충전하면 500~600km 이상을 주행할 수가 있고 연소 배기가스가 물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2015년 정도에 시장이 열리기 시작하여 2030년 정도에는 점유율 40%로 하이브리드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정용 연료전지◇한국의 반격 및 중국의 추격한국은 선진국을 제외하고 이 분야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의 턱 밑에 와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일찍이 정부에서 꾸준하게 많은 연구개발 예산을 투여해 기업의 기술 개발을 도와 왔고, 현재 그 결과로 가정용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2008년부터 년 간 100대 내외를 꾸준히 실증 사업으로 설치하고 있으며, 정부는 향후 10년 간 10만호 그린홈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GS 퓨얼셀, 퓨얼셀파워, 효성 등이 상품을 내고 있으며, 수명은 현재 공식적으로는 2만시간 정도를 보장하고 있으나 4만시간 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관련 부품 개발이 일천해 스택 외에는 대부분의 부품을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라 이 분야 부품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용 연료전지는 현대기아차가 지난 10년 간 개발을 시작해 후발 주자로써는 보기 드물게 적어도 물량 면에서는 일본을 앞도하고 있다. 스택의 주요 부품을 제외하고 부품의 국산화가 이룩됐고, 올해 120대의 연료전지차가 서울 및 각 지방에 보급돼 보급 면에서는 세계를 리드할 예정이다. 그러나 연료를 공급할 수소스테이션 관련 인프라는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다. 근래에는 자동차용 연료전지에서 중국이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다. 지난 베이징 올▲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림픽을 계기로 승용차용은 상해 동지대학에서 승용차용은 북경 칭화대학에서 100% 국산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관련 예산이 한국보다 훨씬 많다. 연료전지는 원천기술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PEMFC 경우에는 이미 개발 역사가 길어서 해당 부품이나 재료의 국제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서, 자동차 처럼 부품을 수입해다가 조립하면 가능하기 때문 예산만 뒷받침되고 숙련 인력만 있다면 앞선 기술을 추월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2012-02-06

덕동마을을 가다 (4)

“녹수청산(水靑山), 만고강산(萬古江山), 무위자연(無爲自然)….”어줍잖는 주변머리에도 몇 가지 고사성어가 머리를 스쳐 지난다. 옛 선인들이 바로 이런 곳을 보고 글귀가 떠올랐을까? 눈이 시리게 파아란 하늘에 태양과 달이 동시에 있다. 신비하다.혼자서 상념하며 어제 힘들었던 심신을 달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곳에 와 보라 하고 싶다. 몇 일간 세상에서 가장 차갑고 매서운 바람에 온 계곡이 얼어붙고 아직 남아 있는 잔설이 굵은 소나무 밑에서 며칠전의 흔적을 이야기하는 이 곳.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에 있는 덕동마을에 왔다. 지난번 여행한 옥산서원의 이언적 선생과 다소 연관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덕동마을은 양동마을에서 살던 사의당(四宜堂) 이강(1621~1688)이 거처를 정하면서 세거지(世居地)를 이룬 곳이다. 이강은 오늘의 양동마을을 있게 한 두 거두 중 한 명인 이언적(李彦迪) 선생의 동생인 이언괄(李彦适) 선생의 현손(손자의 손자)이다. 여강 이씨의 세거지가 된 덕동마을은 많은 유학자들을 배출하면서 우리 전통문화에 한 획을 긋게 됐다. 신라 때 죽장부곡 과 성법이부부곡이 형성된 이래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제철과 연관된 철물기구와 무기 생산 공장이 있었던 곳으로 관인이 아니면 통행도 잘 못했다고 한다.덕동마을에 있는 용계정(龍溪亭)과 덕동(德洞)숲은 조선 선조 임진왜란 때 북평사를 지낸 임란공신 농포 정문부의 별장(경북 유형문화재 제243호)과 마을 수구막이 숲으로 조성된 덕동숲, 자연계류 등이 잘 어우러진 명승지이다. 이곳 덕동은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2006)`에서 대상을 차지한 덕동 숲이 있는 곳으로 용계정, 사우정 고택, 애은당 고택, 이원돌 가옥 등 고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용계천의 바위 벼랑에 세워진 정자가 바로 용계정인데, 경관이 수려한 벼랑 암벽위에 계천을 굽어 볼수 있도록 세워진 정루다. 용계정은 임진왜란 당시 북평사를 지낸 농포 정문부 선생의 별장으로 조선 명종 원년(1546)에 건립되어 숙종 12년(1686)에 증축돼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거의 간직하고 있다, 또한 사우정은 살림집, 애은당은 식솔들의 피난처로 사용하던 곳이라고 한다. 정각의 왼쪽에는 호산지당이라는 연못이 있는데 이 못은 “산강수약”이라 산세는 강하고 물이 적어 인물이 배출되지 않는다 하여 현 위치에 인위적으로 물을 가두어 후세 인물이 많이 나도록 만들어진 곳이 바로 호산지당이라 한다. 현재 일반 여행객들은 잘 모르고 그냥 연못 주변을 거닐다가 별 생각 없이 지나치겠지만 이 뜻을 알고 보면 옛선조들의 지혜와 멋스러움을 다시 한 번 감회하게 될 것이다. 그리곤 오른쪽에는 큰 아름누리의 소나무 군락이 이어져 있다.400년이 넘었다는 은행나무를 지나 뒷짐을 지고 마을을 슬슬 걸어 다니다 보면 구구절절 소담한 황토담장 너머 살짝 살짝 보이는 기와지붕들이 정겹기 그지없다. 애은당 고택에서 부터 일반 집들에도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마주하는 어르신들마다 인사를 하면 반갑게 맞아주신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잠시 언덕에 올랐다가 오른쪽 골목으로 꺾어 내려가면 사우정 고택이 나온다. 웅장하고 앞마당에서 바라보면 고택의 기운이 그대로 남아있는 느낌이다. 이곳 언덕에서 호산지당쪽 앞산을 보니 청아한 대낮 하늘에 달이 떠 있다. 말 못할 신비감이 온몸을 휘어 감는다. 다시 구비구비 골목을 지나며 스케치 몇 장을 하다 보니 어느새 주차장 까지 내려와 버렸다. 주차장 앞에는 조그마한 민속전시관이 있다. 이 곳에는 경상북도 지정 문화재 덕동 여강이씨 문중 소장 552호 67점과 각종 민속자료 1천여점이 있다고 한다. 항아리에서부터 고서적까지 많은 역사적 자료들이 좁은 공간에 진열되어 있었다. 전시관에는 많은 소중한 자료들이 진열되어 있어 앞으로 오랜 세월 보관이 이뤄지려면 현재의 전시관보다 습도 조절시설이나 환경 등을 고려해 좀더 크게 확충을 해서 다시 지어져야 되겠다 싶었다. 이곳 관장님으로 계시는 이동진옹은 양동마을에서 30세에 이곳으로 이주해 와 50여년째 이곳에 살고 계신다. 1992년 지금의 박물관 옆 옛 동사무소 건물 2층에서 처음 전시관을 오픈 했을때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좋아진 공간이라 하면서도 2층에 있는 농기구들이 자기들도 1층으로 내려달라고 떼를 쓴다는 농담을 하신다. 그만큼 현재의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처럼 들렸다. “덕동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아 관람하며 해설을 들어줄 때가 가장 보람되고 행복하다”고 하셨다. 그러면서도 값어치를 논하지 말고 옛 것을 지속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으면 좋겠고 앞으로 후손들이 누가 이 일을 이어갈 것인지가 가장 큰 걱정이시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으시던 그 모습이 돌아오던 내내 마음이 걸렸다.

2012-02-06

“포항시 장애인·노인·여성분야에서 2014년까지 일자리 1만3천개 창출”

환동해 중심도시를 통해 대외적인 위상을 높이려는 포항시는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해 강화하는데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1일 오전 포항시청에서 만난 박승호 시장은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올해 `시민중심, 현장중심, 행복중심`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서민과 취약계층의 삶을 안정시키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모든 시민이 여유로울 수 있도록 일자리를 창출하고 복지를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박 시장이 민선 4기 때부터 핵심적으로 추진해 온 국내외 기업유치도 포함돼 있다. 지역에 크고 작은 기업을 많이 들어서야 시민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있어야 시민들의 근본적인 삶의 질이 풍요로워진다는 논리 때문이다.박 시장은 2014년까지 장애인과 노인, 여성 등 3개 분야의 일자리 1만3천개를 만들 계획이다.장애인 일자리는 사회적 기업을 창출하고 판매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통해 2천개를 새로 만든다.박 시장은 “현재 포항의 대표적인 장애인생산시설로 카리타스보호작업장을 꼽을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휴지 등 시민 생활에 꼭 필요한 다양한 생필품이 생산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 역시 시중제품과 별다르지 않다”면서 “이 제품들이 더 많이 판매될 수 있도록 홍보해 지역의 사회적 기업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노인일자리는 1만개, 여성일자리는 6천개를 창출할 계획이다.박 시장은 특히 지난해 포항시 주선으로 선박용접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에 성공한 사례를 들며 여성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보였다.지난해 20명의 여성이 한국폴리텍6대학에서 선박용접 기술을 배워 자격증을 취득, 전원이 영일만항 배후단지 내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박승호 시장은 “여성들에게도 진취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시대다. 여성들만 할 수 있는 일자리에 치중하기보다 남성들 못지않게 여성들도 잘해낼 수 있는 일자리를 개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박승호 호`핵심 사업인 기업(민자) 유치사업은 더 구체적이고 규모도 더 커졌다.포항시는 최근 전국에서 최적의 투자유치 중심지와 `투자유치 10조원 이상 달성을 위한 2012년 투자유치 추진전략을 수립했다.이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포항시는 올해 투자유치 목표와 세부계획으로 50개 기업과 1천500명 고용창출을 추진한다. 투자규모로는 2조원 정도 되며 세계적 기업도 1곳도 유치할 계획이다.부품소재전용단지 안에 외국기업 유치하는 작업도 올해 안으로 마무리 할 계획이다./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2012-02-02

내년이면 포항 얼굴이 확~ 바뀐다

경북 제1의 도시 포항. 포스코를 기반으로 국내외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도시로 성장한 포항시가 이제는 환동해 중심도시를 꿈꾸고 있다.`환동해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환동해권 도시 중에서도 최고 자리를 점령하겠다는 것이다.그러려면 포항만의 도시 경쟁력을 확실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그래서 지금 포항에서는 동빈내항 복원사업과 영일만대교 건설, 과학도시 등 도시기반과 지리적 여건을 활용한 다양한 대형사업이 추진되고 있다.이 가운데서도 동빈내항 복원사업은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쉽게 말해 우리 눈에 보이는 포항의 대표 사업이다.지난해 현장사무소가 개소되면서 이 사업은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다.사업을 맡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금난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찮지만 포항시는 내년 말 공사를 완공할 계획이다.동빈내항복원은 40여년이나 막혔던 형산강과 동빈내항 1.3km의 물길을 다시 잇는 사업이다.동빈내항은 형산강이 흘러내려오다 송도를 두고 둘로 갈라진 물길 중에서 북쪽 물길이 지나는 운하형 수로에 형성됐던 항구였다.바다를 끼고 있어 일본강점기 이후에는 동해안의 핵심적인 어업기지였다. 동빈내항 덕분에 바로 옆의 죽도시장이 동해안 최대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그러나 형산강 상류구간이 매립되면서 두 물길 가운데 동빈내항으로 향하는 수로가 막혔고 결국 동빈내항 내항 쪽 물이 순환하지 못해 고이면서 썩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다.그런데 사업이 완공되면 형산강물이 동빈내항으로 흘러들어 물순환이 활발해진다. 마침내 동빈내항의 숨통이 트여 물속 환경이 개선되고 해양 생태계도 회복될 것이다.물길 주변에는 수상공원과 호텔·상가·선착장·문화체험공간·레포츠시설 등 대형 친수공간이 들어선다.지난해 말 현장에 사무소가 개소되면서 공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운하를 만들 땅에 있던 건물 479채를 뜯어내는 등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특히 지난해 12월 말 형산강 물관리센터를 짓는 공사도 시작돼 현재 부지와 시설공사 모두 진행 중이다.형산강 물관리센터는 형산강 물관리센터는 동빈내항 복원사업이 완공된 후 바닷물이 형산강으로 역류하는 현상을 예방하는 시설이다. 인위적으로 강물을 끌어올려 유속 흐름을 높이는 것으로 동빈내항 복원사업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수단이다.동빈내항복원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나눠 시행된다.총 면적 9만6천455㎡ 중에서 6만2천467㎡는 포항시가 개발하고 나머지 3만3천988㎡는 민간기업이 개발한다.포항시는 당초 계획을 앞당겨 내년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포항시가 해야 할 사업은 수로를 뚫고 친수시설을 만드는 것인데 다음 달이면 발주한다.동빈내항복원이 물길을 트는 것인 만큼 이 공사만 완공해도 사업 목표는 달성하는 셈이다.문제는 수상공원과 호텔 등을 지을 민간 공사다.포항시는 이 작업도 최대한 빨리 완공하기 위해 현재 국내 굴지의 대기업 등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세일즈를 하고 있다.포항시 관계자는 “민간부문은 별도로 유치해야 하는데 경기불황이 계속되는 만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민간부문도 포항시가 목표로 정한 내년 말 완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2012-02-02

(2) 이스탄불, 블루 모스크와 성 소피아 성당

6개의 첨탑(미나레, minaret). 술탄아흐메드 사원의 푸른 지붕 위 6개 첨탑이 블루 모스크임을 안내한다. 블루 모스크의 탄생은 그 앞에 우뚝 서 있는 성 소피아 성당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솔탄아흐메드 지역으로 이곳 모든 건축물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오스만 제국 14대 왕인 술탄아흐메드 1세는 성 소피아 성당보다 멋진 사원을 건축가 마흐메드 아가에게 짓도록 했다. 1609년 착공해 1616년 완공한 블루 모스크는 술탄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수많은 황금이 제공되었다. 그런데 황금(알툰 - Altun)과 6(알트-alti)란 숫자는 동음이의어로 건축가 마흐메드 아가는 첨탑을 6개로 지으라는 줄 알아들었다.착각이었을까?아니면 건축가의 의도적 오류였을까? 창작물에는 창작자의 의도적 오류로 그 작품이 보다 빛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이야기되고 있는 블루 모스크 첨탑 이야기는 그 곳을 찾는 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블루 모스코 내부벽면과 돔에 사용된 청색의 이즈니크 타일 2만 1043장은 이 사원의 애칭(愛稱) 블루 모스코로 불리도록 하였다.블루 모스크 사원을 바라보며 걷는 길은 로마 시대 마차 경주장이다. 일명 `히포드롬`.U자 형태의 로마 시대 대경기장으로 세로 500m, 가로 117m의 넓은 공간이다. 그곳에는 오스만 제국 시절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 해시계, 조각상 기둥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원전 15세기 이집트에서 만들어졌다는 25.6m의 오벨리스크(테오도시우스 1세의 오벨리스크라 불림 - 이것과 비슷한 것을 난 이집트 룩소르 카르나크 신전에서 만났다.), 479년 그리스 델피의 아폴론 신전에서 가져온 8m 높이의 뱀머리 오벨리스크, 그리고 콘스탄티누스 7세가 940년 만든 콘스탄티누플 오벨리스크가 있다.그 곳 주변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구경한다. 여행은 걸어야만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다. 손 군과 오 군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은 이야기를 나무며 걸고 또 걷는다. 그러면서 감탄한다.요즘도 축제 등의 많은 행사를 갖는 장소가 `히포드롬`이다.히포드롬을 거쳐 블루 모스크로 갔다. 블루 모스크 내부는 앞서 방문했던 슐래이마니예 사원 내부와 별다른 것이 없다. 다만 청색 계통의 타일을 많이 사용했다는 것이 앞에 찾았던 사원과 다를 뿐이다.▲ 터키 전통복을 입고 차를 파는 상인예배실로 들어가며 구두를 벗는데 우리글이 눈에 띈다. `블루 모스크의 복원을 기원합니다. 약간의 기부를 부탁합니다.`7개의 외국어와 함께 종이에 써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다는 일례다. 바닥에는 넓은 카펫이 깔려 있어 관람하는 동안 양말 밑이 푹신하다. 모든 모스크는 신을 신고 들어설 수 없다. 신도들은 모스크에 들어가기 전에 손과 발, 마음까지 깨끗이 씻는다.높이 43m의 돔 주변에는 260여 개의 창을 뚫어 자연 빛이 잘 들어오도록 했다. 대부분의 모스크 내부는 비슷하다. 그리스 정교회처럼 내부에 성상 등의 상징물을 설치하지 않는다. 돔을 세우기 위한 기둥이 몇 아름 돼 보인다.블루 모스크 내부를 둘러본 후 맞은편에 있는 아야 소피아로 발을 옮겼다.발길을 옮기는 내 발걸음 잎으로 심장의 박동이 느껴진다. 아! 아야 소피아!오래 전부터 내가 보고 싶던 성당을 보게 된 설렘으로 심장의 박동이 손끝까지 이어진다. 화창한 날씨다. 걸음을 옮기는 길로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이 발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붐빈다.일찍이 그리스 정교회의 총본산이었던 곳.비잔틴 예술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건축물 아야 소피아. 학교 다닐 때였다. 세계사를 배우며 후일 이스탄불에 가게 되면 꼭 아야 소피아 성당을 구경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꿈이 이뤄진 것이다.천천히 발을 옮기며 카메라를 잡는다.아야 소파아가 한 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찰칵! 찰칵! 찰칵!맑은 날처럼 마음과 몸이 경쾌하다.1934년이었다. 아야 소피아의 덧칠된 이슬람 흔적을 지우고 박물관으로 문을 연 때는….아야 소피아는 537년 완공됐다. 360년 콘스탄티누스 2세가 건립한 교회가 이 성당의 출발점이다. 비잔틴 제국이 1453년 오스만 터키에게 정복당한 후 이 성당은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다.▲ 블루 모스크아야 소피아로 가면서 성당을 바라본다. 둥근 돔의 지붕이 생각을 초월한다. 엄청 크다. 터기 전통의상을 입은 두 명이 물통(석류차)을 어깨에 메고 관광객과 사진을 찍는다. 사진 찍는 것은 공짜지만 물통에 들은 석류차를 팔아주어야 한다. 많은 관광객이 그들과 함께, 아야 소피아 또는 블루 모스크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다.분명 짧은 시간 찍힌 사진은 후일 추억으로 마음 밭에서 자랄 것이다.푸른 색 잔디가 깔린 정원을 지나자 아야 소피야 입구다. 검문은 철두철미했다. 들어가기 위해선 짐 검사는 물론 온몸 X선 검사까지 받아야 한다. 티켓을 끊고 들어가려 줄을 섰을 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앞에 있다.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슬람 믿음을 갖고 있는 땅이지만 기독교 믿음을 갖고 있는 유럽 관광객이 제일 많다.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하는 여행객 중 이곳을 빠뜨리고 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건물의 왼편을 통해 들어가게 된 우린 우선 1층에 머물며 천정 돔을 본다. 돔 높이는 약 56m, 지름 또한 33m로 거대하다. 중앙에 태양이 그려져 있는 돔은 40개 석재가 둥근 천장을 받치도록 만들었다. 그 사이 있는 창문을 통해 은은한 빛이 돔을 돋보이게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돔이란다. 천정 돔 안에는 내가 알 수 없는 아랍어 글자가 보인다. 동로마 수도 콘스탄티노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덧칠일 것이다.동행한 손 군과 오 군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은 넓은 공간에서 멍하니 사방을 둘러본다. 흩어져 구경한 후 한 시간 뒤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취향에 따라 길게 또는 짧게 볼 것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나는 아래층 벽면부터 유심히 살펴보기로 마음 먹는다. 벽면 곳곳에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 그리고 사도들을 그린 성화가 눈에 띈다.황제의 문, 성전에 들어가는 정문이라 할 수 있다.▲ 아야 소피아 내부 `마리아의 손 모양`문 안쪽 위 벽화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축복을 내리는 예수의 모자이크`상이 그런대로 제작 당시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 예수의 오른손에 들고 있는 책에는 `너에게는 평화를, 나에게는 세계의 빛이 되라`란 글귀가 씌어 있다.모스크가 된 후 설치한 `마흐라브`는 성지 메카 방향에 자리 잡았는데 온통 금색이다. 그 곳과 대각선 쪽에 베르가마의 항아리가 있다. 대리석으로 만든 큰 항아리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또 하나 세인의 관심을 끄는 곳은 위층으로 올라가는 방향 입구 지주에 붙여진 동판이다. 동판의 가운데가 뚫려 있다. `마리아의 손 모양`이라 일컫는 곳으로 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는 그곳에 멈춰 그곳에 대한 설명을 빠뜨리지 않는다. 엄지를 그곳에 넣고 한 바퀴 돌리는 시범까지 보인다. 그렇게 하면 소원 성취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어느 사람인들 꿈이 없으랴. 그 곳을 지나는 숱한 사람들이 그 흉내내기에 그 곳 동판이 닳을 정도로 하얗게 윤이 나 있다.돔과 가까운 위층으로 오르는 길은 `ㄹ` 모양의 비탈진 길이다. 계단이 아니다. 바닥이 반질반질하다. 2층 후진 돔에 어린 예수를 무릎에 앉힌 성모 마리아상이 모자이크 돼 있다.하느님을 믿는 신도들의 신심을 알 수 있는 성상이다. 하느님을 찬양하는 성당이었음을 보여주는 성화를 이슬람교도들이 파괴한 흔적이 곳곳에 있다. 원본을 탁본하듯 되살린 성상을 액자에 넣어 벽면 앞에 전시했다. 제대 오른쪽 2층 회랑에는 여러 점의 모자이크가 있다.그 중 `디시스(Deesis)`상은 아야 소피아의 과거와 현재를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직사각형 형태의 오른쪽 위모서리에서 왼쪽 아래 모서리로 잇는 성화는 세월의 흐름 속에 겪은 풍랑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가운데 예수의 성상과 오른쪽 세례자 요한의 모습, 왼쪽 얼굴 부분만 드러난 성모 마리아의 모습 역시 과거에서 오늘까지 오며 겪은 풍상을 엿보게 한다.성전 가운데에 서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묵상에 빠져본다.믿음이란 무엇일까? 서로 다른 종교, 서로 다른 사상, 서로 다른 환경. 그런 것들의 차이에서 사람은 반목하고, 파괴하고, 살생을 범하지 않았던가.그 사소한 차이의 갈등은 아직도 우리 인류에 전쟁, 이별, 슬픔 등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는가?가볍게라도 눈 맞춤해야 할 부분이 많은 아야 소피아를 빠져나가다 다시 되돌아간다.나를 끌어당기는 어떤 손길 때문이다.하지만 잠시 성전의 돔과 돌기둥, 햇살 하얀 유리창, 벽화를 바라보곤 목례를 하듯 고개를 숙이고 출구로 향한다.헤어졌던 손 군과 오 군을 만난다. 그들의 눈에도 많은 느낌이 들어 있다.말로 표현 못할 많은 감정이 눈에 고여 있음을 나는 눈치 챌 수 있었다. 이심전심이란 용어가 그 낯선 곳에서 함축적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잇고 있었다.

2012-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