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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LED 가로등 기술 우수성 해외서 먼저 인정”

조사방향 360도 조절 모듈 개발농작물 피해 방지·주택 민원 해결KS·고효율·녹색기술 등 인정받아전국 지자체 공급… A/S 손쉬워 가로등의 조사 방향과 범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LED 가로등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북양동에 본사와 공장을 둔 주식회사 성현하이텍(사장 강찬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이 회사는 가로등만 10년 이상 공급해 온 실외조명등 전문회사로서 그동안 부설연구소에서 끈질긴 연구개발 끝에 빛의 조사방향과 범위를 360°로 조절할 수 있는 가로등용 LED모듈 개발에 성공해 현재 양산체제를 갖춰 지자체에 공급하고 있다.이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가로등이 설치장소의 다양한 환경조건에도 불구하고 조명의 방향이 고정돼 있어 정작 필요한 곳에 제대로 빛을 조사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이 기술은 차선의 수, 가로등이 높이, 가로등 암대의 각도, 가로등주의 높이 및 가로등주의 간격은 물론 가로수나 도시시설물 등의 장애물 등에 관계없이 그 어떠한 설치환경에서도 KS에서 요구하는 차선축균제도나 종합균제도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데 있다.따라서 이 기술은 빛을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일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현대인들을 빛의 공해(농촌지역 농작물 피해 방지 및 도시지역의 누설광으로 인한 민원문제 해결)로부터 해방 시켜주는 녹색기술로서 2011년 7월 지식경제부로부터 녹색기술로 인정받았다. 그 외 KS인증, 고효율인증, CE인증 등을 받았고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받은바 있다.또한 이 기술은 조명에 필요한 부품들을 최소화해 하나의 블록으로 집약화하는데 성공해 모든 실외 조명등(가로등, 보안등, 잔디등, 태양광 및 타워폴 등)에 그 블록을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게 함으로서 규모의 경제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가장 경제적으로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A/S나 LED소자의 성능 개선에 따른 업그레이드시에도 가장 손쉽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됨으로서 유지관리비를 더욱 낮출 수 있게 했다.그런데 이 기술은 국내에서 보다도 해외에서 더 먼저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즉, 지난 2월 중동의 카타르공화국은 세계 유수의 가로등 제조 메이커들의 제품을 대상으로 제품 성능테스트를 한바 있다. 그런데 그 테스트에 참가한 모든 제품들이 섭씨 40~50°C를 넘나드는 고열에 견디지 못하고 DOWN 됐으나 (주)성현하이텍 제품만 살아남아 그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이 회사는 카타르공화국과 현재 수출에 관한 계약을 준비 중에 있으며 다른 여러 나라와도 협의가 진행 중이다.이 회사는 사고의 전환과 끈질긴 연구개발 그리고 항상 최고의 품질로 고객의 신뢰를 얻는 회사만이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무엇보다 성현하이텍은 LED조명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신뢰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데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성현하이텍은 신뢰성 확보를 위해 방열면적을 120%로 설계했으며 가로등주와 LED등기구를 세트화시킴으로써 가격 하락을 유도, 기존 스텐레스 가로등 예산으로 LED가로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성현하이텍의 LED가로등을 적용한 지자체들은 제품의 경제성과 신뢰성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제품을 설치한 경남 고성, 부산 상수도사업본부, 해운대구청, 기장군, 창원시, 안산시, 수자원공사 등에서 추천서를 써 줄 정도다. 이러한 신뢰성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이제 해외진출을 추진중이다.강찬훈 성현하이텍 사장은 “주간 기온 50ppm, 야간 기온 44ppm에 달하는 중동지역에 샘플을 설치해 세계 각국의 업체들과 테스트를 설치한 결과 우리 제품만이 완벽하게 견뎌냈다”며 “방열, 수명, 내구성, 가격,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기업들을 누르고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1-12-09

인터뷰...한동직업전문학교 정원택 학교장

평생 학습에 남다른 노력잘 살수 있는 지름길 아닐까 -석·박사 학위를 포함해 많은 국가 기술자격 및 면허를 취득하게 된 동기는.△잘 살 수 있는 방법에는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대학까지의 학령기 시절 남다른 학업성적과 노력이 있어야만 잘살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는 이러한 학령기 교육이 아닌 자기계발 또는 평생학습에 남다른 노력이 있다면 잘 살아갈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인적자원개발 직업훈련 지도자로서 보람과 가치는.△사람들은 가끔 삶이 어려운 경우 새벽시장을 나간다는 말을 듣는다. 저는 간혹 이른 아침에 포스코를 바라보며 직업에 대한 보람과 가치를 느낀다. 출근을 하고 있는 근로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직업훈련을 받은 분들이다. 남들이 선거 유세를 나온 듯 오해할 정도로 반가움의 악수를 청하곤 할 때 무한한 감사와 고마움 그리고 즐거움을 느낀다.- 직업훈련 전문가로서 인적자원개발을 어떻게 생각하나.△구인과 구직의 심각한 미스매치가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현상들은 오래 전부터 발생된 사회 문제였으며,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OECD 통계 중 놀라운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대학까지의 학령기 교육비는 국민소득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인적자원개발(직업훈련)분야 예산은 매우 열악한 실정에 머물러 있다. 국가정책이나 우리의 사고를 평생직업능력개발 방향으로 비중을 넓혀 가기를 기대해 본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1-12-09

어렵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공휴일궤(功虧一?) `공휴일궤(功虧一?), 흙을 돋우어 산을 만들 때, 높이 쌓은 공이 한 삼태기의 흙때문에 이지러뜨려질 수 있다는 뜻.즉 잠깐의 사소한 방심으로 해서 다된 일이 실패로 돌아감을 말한다.`서경` `여오`편에 나오는 말이다. `논어` `자한`편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나온다. `서경` `여오`편에 이런 기사가 있다. 무왕이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왕조를 열고 나서 얼마 후였다.주의 위세가 나날이 떨쳐지게 되자 변방 여러 만족들이 다투어 공물을 헌상했다.그중에 여라는 나라로부터 헌상된 오라는 진귀 한 개가 있었다.오는 키가 4척에 이르는 큰 개로서 사람의 뜻을 잘 아는 여물이었다. 무왕은 이 선물을 앞에 놓고 크게 기뻐했다.그것을 본 아우 소공석이 그따위 것에 마음을 빼앗겨서 정치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고 무왕에게 간하였다.소공은 사람을 희롱하면 덕을 잃고 물건을 희롱하면 뜻을 잃는다는 완인상덕 완물상지의 경고를 하고 이어서, “아아 밤낮으로 덕에 뜻을 두지 않을손가 작은 일이라도 삼가지 않는다면 끝내 대덕을 이루지 못하리니, 산을 만드는 일에 구인의 공을 한 삼태기의 흙으로 이지러뜨린다”라고 노래함으로써 무왕을 경계하였다.산을 만드는 데 아홉 길의 높이까지 이뤘다 해도 얼마 안되는 한 삼태기의 흙이 부족하면 산이 완성되지 않는 것처럼, 주 왕조 창업의 위대한 공적도 단지 한 마리의 개에 마음을 빼앗겨 잠깐 방심한다면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친 것이다.한편 `논어` `자한`편에도 다음과 같은 공자의 말이 기록되어 있다. (학문하는 것을) 비유하자면 산을 만듦에 마지막 흙 한 삼태기를 (붓지 않아 산을) 못 이루고서 중지하는 것도 내 자신이 중지하는 것과 같으며 비유하면 (산을 만드는 데) 평지에 흙 한 삼태기를 붓는 것이라 하더라도 나아감은 내 자신이 나아가는 것과 같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차근차근 시작함이 중요하다는 말이다.`공휴일궤`라는 말은 마지막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말한다. 천릿길의 시작은 처음 한 걸음부터이지만, 그 길의 완성 또한 마지막 한 걸음인 것이다./쌍산 김동욱 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2011-12-07

“포항발전 과정 포항다움·정체성 중시해야”

포항연구회(회장 이규환 중앙대행정대학원장) 과 경북매일신문은 지난 2일 오후 포항 발렌타인호텔 7층에서 `相想(상상) 행복한 포항만들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포항 출신의 교수와 학자들이 모여 포항의 발전에 대해 `무엇이 필요하며, 무엇을 개선해야 하며, 어디부터 접근해야 하는가` 등을 논의했다. 즉, 향후 포항연구회가 내년 한 해 동안 격월단위로 개최예정인 `相想, 행복한 포항만들기` 세미나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토론회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모성은 지방행정연수원 교수의 사회로 김갑수 포항미술관 관장, 정정화 강원대학교 교수, 김봉원 한국지역경제연구원 원장, 오형은 지역활성화센터 대표, 황길식 명소IMC 대표,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등 7명이 참석했다.포항연구회는 지난 10월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포항출신 교수 학자 30명이 모여 만든 모임이다. 독지가들이 자신의 재산을 기꺼이 사회에 기부하고 환원하듯이, 포항 출신의 교수와 학자들도 그동안 연구하고 익힌 전문지식을 고향 포항을 위해 내놓고 봉사하자는 데서 모임의 시작이 되었다. 이러한 취지에서 매년 포항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갖돼 우선 2012년은 격월제로 연간 6회 정도 포항발전을 위한 지식을 기부하기로 했다.◆사회:모성은 교수(지방행정연수원)멀리서 고향 포항을 위한 발전방안 모색 토론회에 참석한 참석자 및 지상토론회를 갖도록 협조해 주신 경북매일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토론회는 포항연구회가 내년에 6회에 걸쳐 추진할 세미나의 주제 선정을 하는 토론회라 규정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토론진행방식은 자율적으로 토론을 진행하되, 포항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것을 개선해야 하며, 어디서부터 접근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 토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오형은 박사님부터 말씀을 열어 주시기 바랍니다.◆오형은 박사(지역활성화센터 대표)저는 지역활성화센터를 운영하면서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에 대하여 연구하고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는 데 몰두해 왔습니다.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문화를 통해서 행복한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또 비즈니스 즉 경제적인 측면을 통해 행복한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사회적 활동을 통해서도 행복한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행복한 도시, 행복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정정화 교수(강원대 행정학과)저는 정책공동체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요즈음 현대인들은 타인에 의해 끌려 다니는 것을 싫어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주도로 삶을 영위하려고만 하지 누군가 시키는 것에 의해 움직이려 하질 않습니다. 따라서 포항시 행정에 거버넌스(governance) 즉, 협치(協治)를 제안하고 싶습니다.또 다른 한편으로 포항시는 토박이 보다는 유입인구 유동인구의 비중이 훨씬 높습니다. 따라서 본의 아니게 그들에 대한 배타성이 자연스럽게 작용하고 그들은 지역에 대한 애착감은 줄어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포항시의 행정을 이들 토착민이 아닌 타지역으로부터 유입된 시민들에 대해 초점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김갑수 관장(포항미술관)포항에서 생활하는 저로서는 최근 포항 발전과정에서 문화적으로 어떠한 충돌 내지 불합치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인근의 천년고도라는 경주의 경우, 어떠한 문양이나 색깔을 내놓더라도 놀라울 정도로 경주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아이덴티티와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포항의 경우는 길거리의 보도블럭 하나 포항다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포항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포항다움, 포항의 아이덴티티, 포항의 철학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황길식 박사(명소IMC)포항다움, 포항의 아이덴티티를 저는 관광분야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관광분야의 터닝포인트 즉 전환점이라고 인식하고, 포항다움을 관광분야에서 터치하고 싶습니다. 포항에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관광소재와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존자원을 재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특히, 간과하는 것은 외부 관광객을 위한 관광분야가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여가, 문화, 관광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김봉원 원장(한국지역경제연구원)저는 포항의 성(性), 포항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다. 즉, 포항의 발전을 추진함에 있어 기업친화적으로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친화적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정영석 교수(한국해양대학교)지역의 발전은 역시 경제활성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단, 개발위주의 발전 내지 외형적 성과위주의 발전계획 보다는 실질적이고 시민에게 실효성있는 발전계획을 입안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컨테이너 항만 등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출혈경쟁으로 인하여 사용단가가 하락하여 실질적인 이익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즉, 외형위주의 발전계획은 재고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김봉원 원장포항성을 찾기가 곧 발전철학이라고 봅니다. 포항의 뿌리를 찾고, 미래를 보는 입장에서 포항의 발전을 살펴보는 것이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오형은 박사포항다움을 외부의 시각에서 볼것인가, 내부의 시각에 볼 것인가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포항다움은 내부적으로 보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참여형 시민을 형성해 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모성은 교수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을 보면, 지역공동체 활성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포항다움, 포항의 아이덴티티, 포항발전의 철학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 것 같습니다. 토론진행의 팁으로서 저는 `아름다운 도시, 품격높은 도시`를 제안합니다.◆황길식 박사미래 도시의 이미지상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부산에서는 영화와 스포츠를 통해 부산인의 이미지 형성을 해 나가고 있다고 보여 집니다. 포항도 포항인의 포항사람의 이미지상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포항의 발전 미래 이미지상 형성은 도시의 매력도를 높이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도시의 매력지수를 높이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김봉원 박사모교수님이 제안하신 `아름다운 도시, 품격있는 도시`라 하면 무엇보다 포항의 어메니티와 문예부문을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우선 포항의 어메니티는 제가 판단하기로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포항 발전에 있어 도시의 어메니티를 더욱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포항의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도심의 공동화 현상, 도심쇠퇴 현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변두리와 도심 어메니티를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김갑수 관장제가 소속된 모임에서 보경사 등산-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분들로 부터 매우 특이한 사실을 목도했습니다. 그 프로그램에 참여한 분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정신없이 정상에 올라가서 다과를 즐기고 누가 먼저 몇 등으로 내려왔느냐가 관심이었습니다. 보경사 내연산의 멋지고 감탄할 경관은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어렵던 시절 자랐던 기성세대의 모습입니다.그러나 이제 포항의 보다 성숙한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와 예술을 느끼고 감동할 수 있는 포항시민들의 품격 높이기가 필요합니다.◆정영석 교수포항의 발전을 위해서는 포항의 인구가 늘어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봅니다. 일자리 창출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녹색 일자리 창출, 아울러 도시 산업부문의 발전, 문화 예술 관광 부문도 산업부문과 연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모성은 교수내년 한 해 동안 포항연구회가 행복한 포항만들기를 위해 논의할 여섯 가지 논제를 도출 한 것 같습니다. 이를 정리해 보면, 첫째 지역공동체 활성화. 둘째, 포항다움과 아이덴티티 그리고 발전철학. 셋째, 포항의 미래 도시 이미지상. 넷째, 도시 어메니티 창조. 다섯째, 문화 예술의 진흥. 여섯째, 양질의 도시 일자리가 각각 필요하다는 것입니다.오늘 도출된 여섯 가지 포항발전 테마는 2012년 한 해 동안 전문가를 모시고 격월단위로 한 주제씩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참석해 주신 패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이창형·김상현기자

2011-12-05

인터뷰...우만환 안지랑 곱창골목 상인회장

“철저한 위생관리로 전국테마거리 지정됐죠” “안지랑 곱창골목의 곱창은 계명대 미생물연구소의 검사이후 삶아서 5㎏ 단위로 진공 포장으로 납품을 받기 때문에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위생에 만전을 기한 것”이라고 말한 안지랑 곱창골목상인회 우만환(64)회장은“전국에서 유일한 양념 돼지곱창은 안지랑 곱창골목 뿐”이라고 밝혔다.이어 우 회장은 “혹시 도로변의 먼지가 음식점 안으로 들어올 것을 우려해 1주일에 2~3번 이상은 골목 전체를 지하수를 이용해서 말끔히 청소를 한다”면서“이곳을 찾는 20~30대가 상인들로 보면 조카벌이기 때문에 위생에 철저를 기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또 우 회장은 “모든 물품을 공동구매하기 때문에 안지랑 곱창골목의 곱창 맛은 굽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일품에 가깝다”면서“다른 지역에서 곱창을 뒷고기 비슷하게 요리하지만 이곳에는 젊음의 거리답게 고소한 특유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우 회장은 “안지랑 곱창골목의 자랑은 무엇보다 상인들이 호객행위를 하지 않아 고객들이 편안하게 음식점을 선택할 수 있다”며“가끔 청소년들이 곱창골목의 명성을 듣고 찾아 오면 곱창만주고 절대로 술을 팔지 않는 철칙을 지키는 유명한 곳”이라고 자랑한다.이러한 상인들의 노력 때문에 시장경영진흥원에서 전국에 단 2곳밖에 없는 테마거리로 지정되기도 했다.“지난해 구제역 파동때 손님이 거의 없어서 밤 11시에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고 말한 우 회장은 “요즘은 새벽 3시까지만 영업을 하도록 상인들이 결의해 손님들이 무리하게 과음을 하지 않도록 이끄는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우 회장은 “곱창골목 주위에 원룸이나 빌라가 많이 들어서 있는 거주지역이기 때문에 항상 주민들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며 “인근 주택가와 도로변 청소는 물론이고 2년전부터 중고생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해 지역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안지랑 곱창골목의 최대 현안은 주차장을 확보하는 것으로 현재 354평 규모로 건립하기 위해 남구청에 심의만 남겨둔 상태”이라고 말한 우만환 회장은 “대구의 대표 먹거리 골목으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상인들이 더욱 단합하고 상가도의를 지키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상인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1-12-05

주머니 얇은 젊은세대 불야성 이루는 대구대표 맛집골목

외국인 발길 잦은 세계 유일 고소한 양념돼지곱창 맛 일품대명복개천 바다맛길은 가족이나 중장년층 푸짐한 회 즐겨 대구의 `맛`이라면 단연코 맵고 알싸한 것을 특징으로 꼽는다.`대구 10미(味)`에 속하는 대표적인 음식들을 보더라도 이러한 특징들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음식 전문가들은 대구의 맛을 곧잘 중국의 사천요리와 비교하곤 한다.같은 내륙에 속해 있기 때문에 매운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비슷하고 요리방법도 여러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런 대구 특유의 맛과 서민들의 얄팍한 주머니 사정을 알아주는 먹거리 골목이 대구 남구에도 있다. 안지랑 곱창골목과 남구 바다맛길이 그곳이다.안지랑 곱창골목은 사회초년생과 대학생 등 20~30대 젊은이들로 밤만 되면 가히 불야성이다.간혹 교복을 입은 고교생도 보인다. 하지만 이들 테이블에는 절대 술이 없다. 고교생이 오는 테이블에는 지글지글 굽히는 돼지곱창, 막창과 주인이 서비스로 내놓은 음료수가 전부다.남구 바다맛길은 이와 반대로 가족이나 중년층들이 부담없이 푸짐하게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안지랑 곱창골목남구 대명9동 안지랑네거리에서 앞산 방향에 있는 안지랑 곱창골목 입구는 `젊음의 거리, 안지랑 곱창`이라는 아치형 간판에서 시작된다.일방 통행길이라 차량의 흐름은 양호한 편이다는 생각을 하면서 걷다보면 길 양옆 가게마다 깔끔하게 통일돼 있는 분홍색 간판을 보게 된다. 47곳의 같은 간판으로 상인들의 단합된 모습과 골목의 특징을 살리려는 노력을 엿보는 듯하다.원래 이곳은 규모는 작지만 안지랑시장이었다.38년 전 도축장에서 버려지는 돼지곱창으로 장사를 시작한 한 뒤 출발한 안지랑 곱창은 15년 전 IMF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싸고 푸짐하게 먹을거리를 찾아온 일용직 근로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형태를 갖춰나가기 시작했으며 현재 양념곱창 전문 골목으로 발전했다.이 때문에 최근 몇 년전부터는 아예 시장명칭보다는 안지랑 곱창골목으로 전세가 역전된 것은 물론이고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지난달 6일 모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3일`로 안지랑 곱창골목이 방송되면서 더욱 대구 대표 맛집골목으로 알려졌고 주머니가 얄팍한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있다.1~2만원만 있으면 한 바가지에 채소 없어 돼지곱창만 한가득 퍼주는 양념곱창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젊은이들로 바글바글하다.○세계 유일의 양념돼지곱창이곳 곱창식당은 19공 연탄을 사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메뉴판과 기본 안주도 양념장에다 마늘, 고추, 상추, 된장찌개, 계란탕 등 대부분 비슷하다. 주된 메뉴는 오로지 곱이 가득 차 있는 돼지곱창이기 때문이다.물론 막창과 삼겹살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라면도 끓여주지만 전국에서 유일한 양념곱창이 이곳의 자랑거리다.안지랑 곱창골목 상인회 우만환(64)회장은 “전국 여러 곳을 찾아다녀 봤지만 돼지곱창에 양념을 한것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안지랑 곱창골목 뿐이다” 면서 “매우면서도 고소한 돼지곱창의 맛을 유지하는 곳은 아마도 전세계적으로 유일한 곳일 것”이라고 자랑했다.가격도 똑같다. 돼지곱창 500g 한 바가지에 1만원, 150g 막창 7천원이지만 g수에 연연해 하지 않는 상인들의 인심이 묻어나서일까 푸짐하게 느껴진다.곱창 특유의 고소한 맛으로 소문이 나면서 대구뿐 아니라 전국에서 양념곱창을 즐기러 찾아오는 마니아도 많아졌고 지난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가끔 외국인도 찾아올 정도다.오후 5시께부터 새벽 2시까지 구수한 곱창구이 냄새가 온 동네에 퍼지는 안지랑 곱창골목에는 일반 상가에서 있을법한 호객행위도 없고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1만원이면 3~4명이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어필되고 있다.이곳에서 하루 1천여명이 찾아 소비하는 돼지곱창은 12t이며 소주만 1천100~1천200상자가 팔려 나갈 정도다. 지난 11월에는 돼지곱창만 하루평균 18t, 소주 2천여상자가 소비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안지랑 곱창골목이 대구를 대표하는 먹거리 골목으로 우뚝 서는 일만 남은 것 같다.○남구 바다맛길대명10동 대명복개천에 위치한 남구 바다맛길은 남부가스 충전소에서 삼정비치맨션 사이 200m 구간에 횟집 18개소를 포함해서 모두 28개업소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과거 이곳은 서부정류장 부근에서 경남 바닷가 출신 할머니들이 자연산 도다리와 오징어, 문어, 가오리 등 해산물을 가져와 판매하면서 시작됐다.그 후 규모가 커지자 대명천으로 이전했다가 지난 1993년 복개가 완공되면서 `번개 어류 도매시장`으로 이름을 변경했고 40여곳의 음식점들이 성업하면서 전성기를 누리면서` 대명복개천 회타운`으로 이름 지었다. 올해 복개천이라는 이미지를 좀더 산뜻하게 바꾸기 위해 공모를 통해`남구 바다맛길`로 명칭을 바꿨다.지금도 이곳 입구에는 각종 해산물을 파는 좌판이 단 한곳 마련돼 있어서 과거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전성기에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았다. 깨끗하면서도 값싸고 푸짐하게 회를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젠 40여곳에 달하던 횟집이 이젠 18곳으로 줄었다. 대구에 많아진 횟집도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남구 바다맛길은 새로운 변신이 필요했다. 상인들의 자구노력이 가시화되면서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인도블록 정비를 비롯한 간판개선, 안내표지판 등에 7억원의 예산을 투입, 올 연말이면 거의 다 정비된다.간판은 회타운거리를 포함해 모두 488m를 재정비하며 횟집 18개소를 포함해 모두 55개소의 상점에는 문자형 LED(발광다이오드)간판으로 교체할 예정이다.남구청은 이렇게 지원을 시작한 데는 이곳이 서부정류장과 두류공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해 있고 시민들 사이에 제법 입소문이 난 만큼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남구 바다맛길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섰다.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우선 100% 자연산 횟감을 동해안의 후포나 포항에서 구입해 오는 것으로 결의를 했다.처음에는 고가의 자연산 횟감을 공동구매하는데 반발도 있었지만 공생을 해야 한다는 공감과 함께 과거 `값싸고 깨끗하면서도 푸짐하다`는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에 뜻을 같이했다.남구 바다맛길 번영회 이세원(53)회장은“앞으로 청정하고 깨끗한 거리로 만들고 과거처럼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상인들이 고가품의 횟감을 사용하기로 결의했다”면서“새로운 도약을 위해 100% 자연산만 취급하는 남구 바다맛길로 시민들께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1-12-05

경북 해양문화 속 人·生·길 <38> 바다의 값 매기는 수산업 중매인 황보관현 씨 / 포항 구룡포

공판장은 긴장속 삶의 전쟁터순간의 판단이 손익에 결정적 한 이틀 계속되던 비바람은 그쳤지만 여전히 새벽 포구는 젖어있다. 피항해 스크럼을 짜고 정박해 있던 배들이 하나 둘 출항을 준비한다. 도처에서 오징어를 받기 위해 트럭들이 들어온다. 중매인들이 삼삼오오 서서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나눠 피운다. 플라스틱 바구니가 켜켜이 쌓이고 작은 포장집 어묵 익는 냄새 구수하다.구룡포항의 아침은 어종 부문별로 나누어진 세 군데 수산물 공판장이 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징어잡이 트롤선이 전용으로 드는 판장과 문어나 대게 등 잡어가 드는 판장은 7시, 오징어 활어와 선어가 드는 판장은 6시에 입찰을 보기 때문이다. 약간의 악조건에도 조업을 떠났던 `백경호`가 물살 가르며 입항한다. 저마다 고유 번호가 적힌 모자를 쓴 중매인들이 `백경호`로 모여든다. 선원들은 일정한 양의 오징어를 뭍에 올려 쏟아놓는다. 중매인들은 먼저 크기나 상태 등을 확인한 다음 다시 경매대로 돌아와 빙 둘러 선다. 그리고 경매사가 종소리로 입찰 시작을 알리면 저마다 책정한 값과 주문할 양을 적는다.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만 척척 손발이 맞는 움직임이다. 구룡포에서 태어나 공판장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35번 중매인 황보 관현(52)씨, 구룡포수협 중매인조합장을 맡고 있는 그가 거기에 있다.“무조건 네 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술을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가끔 이웃들과 늦게까지 어울릴 때가 있지요. 그러나 두 시에 들어가도 네 시, 세 시에 들어가도 네 시, 이건 무조건입니다. 기상이 안 좋은 날이라고 해서 쉬는 날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잡아 온 것을 그날 다 풀었지만 요즘은 배에서 저장했다가 선주들이 물량을 조절해 풀기도 하거든요.”그는 요즘이 가장 바쁜 계절이다. 추석을 지나 구정까지가 오징어 성어 기간이기 때문에 내년 사업 물량까지 모두 확보해야 한다. 수산물 중매인은 바다의 룰에 맞춰 살아가는 직업이다. 출근하기 전에 시세와 정보를 수집하고 배와도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공산품과 달리 일정한 물동량이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날마다 긴장이다.“배가 들어오면 생산자가 수협에 위탁을 합니다. 수협에서는 경매사를 파견하고 지정 중매인들을 대상으로 경매를 하지요. 중매인들은 물건의 선도를 보고 어떻게 사서 어떻게 팔아야겠다를 결정하고 또 이 물건이 어느 지역에서 강세인지 빠르게 가늠해야 해요. 어찌 보면 그 시간이 중매인들에게는 삶의 전쟁터인 셈입니다. 경쟁을 해서 낙찰을 받아야 하니까요. 다른 중매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순간의 판단이 연계된 거래처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니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입찰이 끝나면 곧바로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에 보내기도 하고 위탁 창고에 보관 했다가 값을 잘 받을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손해요? 물론 손해 볼 때도 있지요. 사람이 하는 일인데.”그가 처음 공판장에 발을 디딘 것은 1978년, 스무 살 때였다. 구룡포에선 꿈이 두 가지다. 하나는 선주요. 하나는 상인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 양조장과 주산학원 등 상업을 주업으로 삼았던 탓인지 그는 상인이 되고 싶었다. 지금도 배는 한 번 나가면 1억 2억을 벌고 중매인은 하루에 20만원, 30만원을 벌어도 장사를 잘 해서 큰 상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한다. 상고를 졸업할 당시 옆집에 항만 공사에 기사로 온 김두현씨가 있었는데 모친은 그에게 취직을 부탁했고 그때부터 항만 공사에 보조 역할을 시작했다. 얼마 전 과메기문화거리로 만들어진 공원, 그곳을 매립할 때 였다.“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술배달을 했는걸요. 집이 양조장을 했는데 아버지께서 잡기에도 능하셨지만 장기를 아주 좋아하셨어요. 화장실도 안가고 다섯, 여섯 시간을 내리 두셨지요. 주문이 오면 배달은 가야하는데 장기도 둬야하고 결국 `현아, 니가 좀 갖다 오너라` 이렇게 되었지요. 안갈 수도 없고 해서 가면 어른들한테 귀여움도 받고 기특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해요. 거 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잘한다, 잘한다 하면 으쓱해서 더 하려고 하지요. 술을 말통에 받을 때 세게 촤악 내리면 거품이 많아서 7홉이 될 수도 있고 8홉이 될 수도 있는데 칭찬을 해주는 집 술은 살살 따루게 되요. 배달도 빨리 갖다 주고 싶고 말이지요.”부지런한 천성이 먼저인지 주변의 칭찬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어릴 때부터 일은 무섭지 않았다. 항만공사 보조 역할을 시작으로 당시 중매인 조합장이었던 박삼만씨와의 인연이 닿았다. 교련복 바지를 입고 부지런히 오가는 어린 청년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가 운영하던 삼흥기업은 수산업을 크게 했다. 어선도 제일 많이 갖고 있었고 보망 창고도 있었으며 쌀가게와 낚시점도 운영했다. 임시 직원으로 발탁 되어 공판장 일을 했다. 일이 끝나면 오징어 건조도 하고 꽁치 잡는 그물에 납을 다는 보망 작업도 했다. 뿐만 아니라 뱃일도 봐주고 가게도 봐주고 쌀도 사러 가곤 했다. 꽁치가 많이 잡혀오면 그물을 항 안에 들여와 털었는데 그도 함께 털었다. 당시 월급이 4만 5천원이었는데 박삼만씨는 5만원이나 되는 용돈을 주기도 했다. 아버지와 갑장이었던 그는 늘 “현아, 현아” 부르며 정을 나눠 주었다. 신이 나서 일을 찾아 했던 삼흥기업 시절은 많은 업종과 사람들을 공부할 수 있었던 훌륭한 학교였다.3년 후, 좀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매형의 회사로 옮겨야만 했다. 마치 은혜를 배신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당시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2003년, `동우물산`이라는 이름을 걸고 창업을 했다. 공판장을 들락거린 지 25년 만에 본격적으로 중매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경매가 끝나자 판장은 또 한 번 출렁인다. 레일을 타고 오른 오징어들이 트럭에 실려 나간다. 선원들의 호쾌한 목청이 드높다. 어느새 한껏 솟아 오른 해가 젖은 포구를 말리고 있다. 지난밤 건져 올린 바다의 값을 매기고 돌아 나가는 그의 어깨에 햇살이 내려앉는다.권선희시인

2011-12-05

이젠, 서민들도 낙동강 바람 쐬며 골프 즐긴다

구미시 친서민 골프장 조성 첨단IT도시 구미시가 관광레저산업 도시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구미시는 최첨단 IT국가 산업 산업단지 조성에 이어 낙동강 둔치 1천261㎡(380만 평)을 활용한 관광 레저 산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구미시의 관광레저산업 프로젝트는 4대강 사업으로 생겨난 낙동강 일대 광활한 둔치에서 출발한다.특히, 구미시는 낙동강 사업이 끝나면 전행정력을 동원해 관광 레저 산업 추진에 전력투구해 나갈 방침이다.■구미시의 낙동강 프로젝트구미시의 낙동강 둔치를 활용한 관관레저 산업 청사진은 △160억 민자유치 25만㎡(7만6천평) 수상비행장 설치 △200억 민자유치 28만㎡(8만5천평) 마리나 시설 △ 국도비 140억 투입 20만㎡(6만평) 오토캠핑장 △140억 투입 250만㎡(82만여평) 수변 시민공원조성 △60억투입 55만㎡(16만6천평) 친서민 골프장 조성 등이다.이중 구미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국도 시비 60억원을 들여 조성할 친서민 골프장이다.골프장 조성 예정지는 구미시 지산동 생태하천 상류 27공구 좌안으로 오는 2012~2014까지 3년간 총 사업비 60억원(국·도·시비)을 들여 18홀 규모로 조성한다.최초 구미시는 300억원을 들여 36홀 규모의 페어웨이와 그린 필드, 클럽하우스 등 부대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규모를 축소해 친서민 골프장으로 바꿨다.골프장 수익금은 낙동강 주변 길이 80㎞, 면적 1천260만㎡ 규모로 조성되는 수변구역 유지관리비로 사용할 계획이다.특히 골프장은 조성시 일반적으로 땅값과 부대시설 건축비 등 최소 500억~80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하지만 구미시는 국가하천 낙동강 둔치활용하고 클럽하우스 등 부대시설도 간이 그늘집으로 대체하면 조성비용이 일반 골프장과 비교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구미시는 이에 따라 낙동강 둔치 활용을 위해 도시건설국에 수변도시조성 TF팀을 신설한 뒤 `친서민골프장 이런 점이 좋습니다. 시민들의 머리를 빌립니다`란 홍보 슬로건을 만들어 대시민 홍보 및 시민 여론수렴에 들어갔다.시는 일반 골프장의 라운딩 비용이 20만원 정도지만 친서민 골프장은 5만원 정도의 적은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다. 연간 2만5천명의 지역 고용창출효과와 연간 20억 원의 지역특산물 판매 등으로 지역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또한 타지역 골프인구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함께 금오산, 박정희 대통령생가 등 지역 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 수익 증대, 구미시의 도시 브랜드 홍보 등 시너지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구미시 관계자는 “낙동강 둔치를 골프장으로 조성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불법경작 성행과 온갖 쓰레기 등 야적으로 낙동강 환경오염은 불보듯 뻔하다”며 “환경단체들의 반대명분인 수질오염 농약살포도 골프장조성후도 전혀 사용치 않기 때문에 오히려 수십만평 낙동강변 농경지의 농작물 재배시 농약사용으로 인한 낙동강 오염보다 더 친환경적이다”고 설명했다.낙동강 둔치 골프장 조성에는 YMCA 등 시민단체나 환경단체 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구미시는 일부 단체들의 반대가 있더라도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과정을 거쳐 찬성 여론이 많으면 곧바로 사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골프장 조성을 위한 과제친서민골프장 건설을 위해서는 현재 여러 가지 문제점은 남아있다.우선 골퍼들은 18홀 규모 라운딩 때는 4~6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돼 라운딩 후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클럽하우스 내 샤워실 이용이 필수적이다. 운동 후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허술하거나 멀리 떨어져 있으면 이용료가 아무리 저렴해도 골퍼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또한 경제성 문제도 조성후 운영해 봐야 흑·적자를 알 수 있다.실제 25억원을 들인 경남 의령의 친환경골프장도 군청이 일반회계에서 5억원을 지원해 경제성 면에서 적자운영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일자리 창출도 1년 중 5개월간 매일 비정규직인 20여명의 잡초 제거 인부를 고용한 것이 전부다.이는 골프장 조성용역보고서에 이용일수를 적정일 수 270일을 넘어선 300일로, 이용자 수를 새벽부터 7분 간격으로 빈틈없이 배치해 계산했다. 또 골프가 장치산업이어서 막대한 시설 등에 추가 예산이 소요되는데도 축소해 수요예측이 과대포장됐다는 지적이다.또한, 하천 점용허가여부도 문제다. 현행 하천법 제33조 제1항(제38조 제1항)은 골프장 조성시 하천법에 따라 하천구역내 하천점용허가를 받도록 돼 있다. 또 하천 점용 허가기간을 토지점용 때는 5년, 하천수 사용 때는 10년으로 규정하고 하천점용허가시도 농약 및 비료를 사용해 농작물이나 초목을 재배하는 행위는 수질오염을 우려해 불허한다. 또한 하천구역 내 콘크리트 등을 사용한 고정구조물을 설치하는 행위도 허가대상이 되지 않는다.또 문화체육관광부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은 상수원보호구역의 상류 방향으로 유하 거리 10㎞ 이내에 골프장을 건립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최근에는 환경부 멸종 위기 종의 서식지 보호와 산림훼손방지로 내년부터는 친환경골프장평가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무분별한 골프장 조성을 규제할 방침이다.친환경골프장 인정제도는 생태자연 1등급 지역 및 멸종 위기 동·식물 서식지 골프장 입지 최소화, 자연생태 조사업신설, 멸종 위기종 서식지 평가 매뉴얼과 서식지 조성 가이드라인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또 평가항목 도출 평가지표부문 중 지형·지질·토양 관련 7개 지표, 물순환 관련 6개 지표, 생태계 관련 11개 지표 등 총 28개 항목 등 총 46개 항목에 대해 중요도 평가를 진행해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또한, 골프장 건립 예정지 낙동강 둔치는 비산동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유 하거리가 3.5㎞에 불과해 현행법상 상수도 보호구역 규제대상도 된다.구미시는 계획 대상지가 현재 하천구역 내에 위치해 현행법상에서는 개발이 어렵지만 정부에서 환경법 등 관련법령을 정비해 특별법을 시행하면 현재 관련법의 규제가 풀려 골프장 조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환경문제 역시 잔디보존 농약 살포와 유기농 비료를 사용하고 박스와 그린을 인조잔디로 시공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 더욱이 유기농 비료 사용 때는 환경오염보다 환경보호와 생물다양성 보존 등에 도움이 되며 이를 입증한 논문도 전 세계적으로 500편 이상이 발표돼 수질오염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실제 경남 의령의 친환경골프장이나 바닷가 굴 양식장에 인접한 무한 골프장도 56홀 규모로 조성됐지만, 골프장 환경오염은 미미하다는 사례를 들었다.특히 친서민골프장은 페어웨이를 인조잔디로 시공해 운영하고 있어 나머지 그린은 연간 2만5천여명의 인력 동원으로 잡초를 제거해 일자리창출 등 일거양득이라고 했다.골프장 내 클럽하우스, 화장실 등 각종 시설 오·폐수 낙동강 수질 오염에 대해서는 이동식 간이 그늘집과 간이 화장실만 설치하고 1인용 수동카트를 사용하도록 해 환경오염 요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샤워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시내에 있는 목욕탕을 이용토록 할 계획이는게 시의 복안이다.구미시 관계자는 “친서민 골프장 조성 계획은 구미시는 물론 타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타지자체에 4대 강 사업 프러미엄을 선점당하지 않도록 친서민 골프장 건설에 미리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2011-12-02

경북 신성장 동력 `그린에너지` 메카 꿈 영근다

원전 풍력 수소연료전지 해양에너지 4개권역 조성인력양성 공장 등 국내 최대 집적지 구축작업 순조 우리는 최근 고유가, 불시정전사태 등 에너지 위기에 노출돼 있다.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려면 그린에너지가 필요하다.경북도는 그린에너지를 집적시켜 성장동력으로 삼고자 `동해안에 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원자력 등 에너지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는 현장을 살펴본다.○그린에너지는 미래 성장동력현대인의 생활에서 에너지 관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에너지 문제를 극복하고자 에너지원 다양화, 청정에너지 개발, 에너지 효율화 등의 과제가 따른다.그린에너지 사용은 기업의 입장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불편한 문제이지만 한편으로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산업으로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되기도 한다.경북도는 그린에너지를 성장동력으로 삼아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경북 동해안 지역은 335km에 달하는 긴 해안선과 청정해역을 가지고 있다.이 지역에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 발전소(21기)의 약 절반인 10기가 있으며 풍력 및 수소연료전지 공장 등 에너지 관련 시설이 많다.경북도는 동해안의 풍부한 에너지 인프라를 바탕으로 그린에너지 기업과 국책사업을 유치해 경주-포항-영덕-울진을 잇는 국내최대의 그린에너지 집적지를 구축하고 있다.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는 경주·울진 중심의 원자력 클러스터, 포항 중심의 수소연료전지 파워벨리, 영덕의 풍력 클러스터, 울진의 해양에너지 클러스터 등 4개 권역으로 조성된다.○원자력 클러스터가 중심에너지 클러스터의 가장 큰 프로젝트는 원자력 클러스터다. 원전 수출시대를 대비한 전진기지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원자력은 발전단가가 저렴해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어 그린에너지 산업에 적합한 에너지원이다.경북 동해안은 국내 최대 원전 집적지이면서 방폐장이 있어 원자력 생산 소멸의 전 과정이 존재하는 유일한 지역이다.이곳에 2011년부터 2028년까지 18년간 13조4천595억원이 투입돼 원자력과학기술, 산업생산, 인력양성, 친환경 인프라 관련시설이 집적된 복합단지가 조성된다.○원자력 인력양성은 완성단계지난달 24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울진평해공고를 원자력마이스터고로 최종 선정했다. 마이스터고는 고교 과정부터 산업체와 협약을 맺어 관련기술과 현장지식습득을 통해 수요자 맞춤형 기술을 가진 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이다.이미 경북에는 1개 대학원(포항공대) 3학부(경주 동국대, 위덕대, 영남대)에 원자력 관련학과가 설치되어 있어 경북은 초급과 고급을 총망라한 명실상부한 원자력 교육의 요람이 됐다.○수소·연료전지 파워밸리 조성포항을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 파워밸리가 조성되고 있다. 수소연료는 화합물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분리해 이용하는 기술로서 경제성만 확보되면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원이 된다.포항은 지난 2008년 포항시 흥해읍에 포스코 파워 BOP 공장의 준공으로 국내 유일한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 소재지가 됐으며 포스코의 부생수소를 이용한 산업형성이 가능한 지역이다.○신재생에너지 테스트베드 등 유치먼저 신재생에너지 테스트베드의 유치에 뛰어들어 지난 6월 정부에서 추진하는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에서 3개 분야 중 태양광과 연료전지 등 2개 분야를 경북지역에 유치했다.테스트베드는 2011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국비 145억원 등 총 445억원을 투입해 신재생에너지 부품 및 소재에 대한 국제 인증시설을 구축해 제품의 해외 수출을 지원하게 된다.또 올해 세계적 권위를 가진 태양광 인증기관인 T·V인증센터를 영남대학교에 세계에서 7번째로 유치해 경북은 명실상부한 신재생에너지 인증의 메카로 거듭나게 됐다.○에너지 네트워크 강화경북도 도정철학은 `현장과 소통`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행정 모토 `현장에서 길을 찾고 소통에서 답을 구한다`가 이를 대변한다. 에너지 분야의 소통은 에너지 네트워크에 있다.경북도의 에너지 네트워크로서 에너지 포럼이 대표적이다. 홀수해는 국내포럼 짝수해는 국제포럼이 개최된다.○그린에너지, 블루오션에너지 산업은 미래에 가장 큰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그린에너지는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에너지를 생산한다. 신재생에너지는 아직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원자력이라는 저비용 에너지원을 통해 보완하는 구조다.그린에너지는 에너지위기극복, 환경오염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실업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1-12-02

“국책사업·기업유치로 일자리 창출”

김관용 경북도지사-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어떤 의미가 있나.◆동해안은 우리나라 에너지를 공급하는 최대의 현장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에 상당 부분 이바지하는 만큼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지역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보답이 될 것이다.그리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를 보존하려면 깨끗한 일자리가 필요하므로 에너지 클러스터는 반드시 필요하다.-에너지 클러스터에 집착하게 된 동기는.◆지방자치 이후 줄곧 현장을 지켜왔다. 민선 구미시장 3선, 도지사 2선을 합해 16년이 넘었다. 지방의 현실, 지방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껴오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균형발전이다. 균형발전은 헌법적인 가치다. 돈, 사람, 문화, 기술이 블랙홀처럼 수도권이 빨아들인다. 그러다 보니 지방은 고사 직전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균형발전을 앞장서 주장해 왔던 것이다.경북 동해안은 과거 정권에서 소외되었던 곳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기피시설인 원자력발전소가 가장 많이 집적해 있음에도 관련 교육시설 및 연구시설은 전혀 없었다. 인력 기관 등을 유치해 종합적인 원자력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클러스터 반대 목소리도 있는데.◆원자력 클러스터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다 이유가 있다. 일본 원전사고의 여파가 크다고 느껴진다.그러나 이제 국민도 원자력에 대한 인식을 바꿀 때가 됐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주권을 확보하려면 원자력이란 근본적인 에너지원이 있어야 한다.물론 원자력발전소 측에서도 안전성을 강화하고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우리가 추진하는 클러스터는 원전시설을 추가로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연구 등 관련시설을 유치하는 것이다.-앞으로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동해안은 그린 에너지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 과거 소외되었던 곳이지만 오히려 청정에너지 생산지로서 블루오션이 될 수 있기도 하다.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다. 도정의 핵심도 일자리를 만드는데 두고 있다. 특히 청년들과 실직가장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일자리를 만들려면 인력양성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책사업과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만들기인 만큼 조직을 정비해 총력투구 하겠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1-12-02

표준점수·백분위 중 자신에 유리한 것 따져봐야

30일 수능성적이 발표되자 예상대로 지난해보다는 변별력이 떨어져 상위권과 중위권에서 극심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대입정시는 선발인원 축소, 수시미등록 충원에 `물수능`이 겹치면서 고3교실의 혼란이 어느해보다 심할 것으로 보인다. 정시모집 선발인원은 2009년도 43%에서 해마다 줄어들어 올해는 전체 모집인원의 37.9%만 선발하는 등 크게 줄었다. 대구진학지도협의회 박영식 회장(청구고 교사)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성적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대학별 각 영역가중치 반영비율은 어떠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 수시 추가합격을 노릴지, 정시로 지원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 378점 이상돼야.지성학원은 인문계 수도권 최상위권 대학은 표준점수 530점 이상, 백분위 391점 이상, 서울지역 중상위권 및 대구지역 상위권학과는 표준점수 498점이상, 백분위 350점 이상, 자연계 수도권 최상위권학과 및 의예, 한의예과는 표준점수 527점 이상, 백분위 389점 이상, 서울지역 중상위권 및 지역대학 상위권학과는 표준점수 499점 이상, 백분위 356점 이상 되어야 지망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지성학원 분석자료에 따르면 인문계 경우 대구한의대 한의예(가)과는 백분위로 385점이상,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가나)는 378점이상이 돼야 지원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경북대 영어교육(가나), 국어교육(가나), 행정학부(가나), 경영학부(가나), 영남대 천마인재학부(가다), 대구교대 여자(나) 남자(나), 대구가톨릭대 미국복수학위(다)전공은 371점이상으로 내다봤다.경북대 영어영문(나), 경제통상학부(가나), 신문방송(나), 국어국문(나), 교육(가나), 정치외교(가), 심리(가나), 문헌정보(가), 인문사회자율전공(가나), 대구대 초등특수교육(가), 한동대 전학부(다)는 361점이상으로 전망했다.350점이상은 경북대 역사교육(가나), 일반사회교육(가나), 신문방송(가), 윤리교육(가나), 국어국문(가), 사학(나), 철학(나), 대구가톨릭대 고위공직법학(나다), 대구대 영어교육(가나), 국어교육(가나), 특수교육(가), 영남대 영어교육(가다), 국어교육(가다), 계명대 국제경영(다), 경찰행정(다)로 나타났다.자연계 경우 영남대 의예(다), 동국대 경주 의예(다), 대구가톨릭 의예(다)는 395점이상, 계명대 의예(나다), 대구가톨릭대 의예(나), 동국대 경주 의예(가), 한의예(가다), 영남대 의예(가)는 389점이상으로 나타나 최상위권을 기록했다.대구한의대 한의예(가나),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나),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가), 모바일공(가나), 수학교육(가나), 대구가톨릭대 자율전공(미국복수학위 나다)는 376점이상, 경북대 수의예(가나), 화학교육(가나), 생물교육(나)는 367점이상, 경북대 생물교육(가), 물리교육(가나), 지구과학교육(가나), 간호(나), 영남대 수학교육(다), 대구가톨릭대 자율전공(중국복수학위)다는 356점이상으로 나타났다.□ 정시모집 지원 전략◆대학별 수능 반영 방법을 철저하게 분석한다.수능 반영 방법이 대학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에 따라 지원 가능 대학이 달라질 수 있다. 대학별로 수능 반영 영역과 탐구 영역 반영 과목 수, 특정 영역 가산점 부여 여부 등을 따져 보아야 한다. 전체 응시 영역 중에서 어떤 영역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한지? 영역별 가중치를 적용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 등을 면밀히 살핀 다음에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서울대는 인문, 자연 모두 수리 반영 비율이 높아서 수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유리하다.◆군별 3번의 복수 지원 기회를 잘 활용한다.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들이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다. 따라서 서울 소재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가군과 나군의 대학 중에서 반드시 한 개 대학은 합격해야 한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그러나 다군은 모집 대학수와 정원이 적은데다가 가군과 나군의 대학들 중에서 다군에 분할 모집하는 대학들은 가군과 나군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경쟁률과 합격선이 올라간다.따라서 다군 지원자들은 가군과 나군에 합격한 복수 합격자들의 대학 간 이동으로 많이 빠져나가겠지만 그래도 합격선이 올라간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지원을 해야 한다.정시에서는 지나친 하향지원보다는 3번의 복수지원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의 기회가 3번 뿐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한번은 합격 위주의 안전 지원을 하고 또 한번은 적정 수준의 지원을, 나머지 한번은 소신 지원을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지원 경향과 선호도를 잘 파악하여 지원한다.금년에도 여전히 의예 한의예과에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많이 지원 할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몇해 동안 의학전문대학 진학을 위해 생명과학이나 생명공학 생물 화학 관련 학과 합격선이 높았지만, 의과대학 체제로 돌아가는 대학이 많아 올해는 그 합격점이 다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점수대별 지원 전략◆최상위권(표준점수 530점이상, 백분위 390점이상)최상위권 점수대는 서울대와 연. 고대 상위권 학과 및 지방소재 의예, 한의예 등의 학과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이다. 서울 소재 대학들은 주로 가군과 나군에 많이 몰려 있어 사실상 2번의 지원 기회가 있는 셈. 이 점수대에서는 수능 성적 반영 방법, 수능 가중치 적용 여부, 학생부 성적 및 대학별고사 등 가능한 한 모든 변수를 고려하여 지원해야 한다.특히 서울대는 1단계에서 수능성적으로만 2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 전형에서 는 수능 30%, 논술30%, 학생부 40%를 반영한다. 논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원해야 하며 내신 교과 성적도 무시할 수가 없다.자연계 최상위권은 어느 정도 변별력이 유지되어 점수가 되면 소신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인문계 최상위권은 수리 나형, 외국어 등이 쉽게 출제되어 만점자가 많고, 최상위권 상호간에 수능점수 차이가 크지 않아 치밀한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상위권(표준점수 500점이상, 백분위 358점 이상)상위권 점수대는 서울소재 상위권 대학의 인기학과와 지방 국립대 상위권 학과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이다. 서울소재 대학의 경우 입시 일자가 주로 `가`군과 `나`군에 많이 몰려있어 가군과 나군의 대학 중에서 한 개 대학은 합격 위주로 선택하고, 나머지 군의 대학에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다. 학생부 반영 방법도 따져보아야 하지만 수능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중위권(표준점수 482점 이상, 백분위 323점 이상)중위권 점수대는 가, 나, 다군 모두 복수지원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점수대로서 심리적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점수대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모든 대학에서 학생부와 수능 두 가지를 조합하여 선발하기 때문에 다른 변수가 거의 없는 점수대이다. 이미 확정된 학생부와 수능 성적을 잘 따져 보아야 한다.수능 점수도 어떤 조합을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를 잘 확인하여 본인의 수준에 맞는 대학에 3번의 복수 지원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합격 가능성이 그 만큼 높아진다.◆하위권하위권 점수대는 주로 지방소재 대학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로서 중위권과 마찬가지로 가, 나, 다군의 복수지원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점수대이다.따라서 2개 대학 정도는 본인의 적성을 고려하여 합격 위주의 선택을 하고, 나머지 1개 대학은 다소 소신 지원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 수험생들이 합격 위주의 하향 지원을 한다면 이 점수대에서는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합격선이 올라 갈 수도 있다.이 점수대에서는 4년제 대학뿐만 아니라 전문대학도 지망 가능한 대학들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4년제 대학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전공에 따라서 전문대학을 지망해 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가 있다.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모집 규모를 볼 때 이 점수대에서는 금년에도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윤일현 지성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올해 수능은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가, 나, 다 군별로 지망가능한 대학과 학과를 3~5개 정도 골라, 영역별 반영 방법, 가중치 부여여부, 학생부 반영 비율, 논술고사 실시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검토해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대학과 학과에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1-12-01

하수처리수 공업용수로 재활용

① 국내 물산업 어디까지 왔나② 대구·경북 물산업 메카되나③ 포항 물산업 선도 (주)시노펙스④ 국내 최대 포항하수 재이용수사업포항시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방류수가 공업용수로 재이용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 포항시는 6일 이상득, 이병석 양국회의원과 환경부장관 등 1천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착공식 행사를 갖는다. 2008년 8월 포항시와 POSCO, P-WATERS가 MOU를 체결한 하수재이용 사업이 3년 만에 첫 삽을 뜨는 것이다. 포항시의 하수재이용수 시설은 규모면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크다. 제대로 된 하수재이용수 사업으로는 국내 최초다.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전국적으로도 주목을 받는 이유다.하수재용수 사업은 이른바`제3의 물산업(The 3rd Water Industry)`으로 불린다. 하수처리수를 공업용수로 생산해 물부족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사업은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진행된다. 시공은 롯데건설 등이 맡았다. 늦어도 2013년말이나 2014년 초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이 준공되면 1일 10만t의 물을 생산해 포스코 국가산업단지와 포항철강공단에 공업용수로 사용하게 된다.포항은 국가산업단지 조성, 신항만배후단지 조성, TP 2단지조성 등 각종산업단지 조성과 향후 도시팽창으로 공업용수를 비롯한 물 부족은 닥쳐올 현실이다. 하수처리수 재이용은 이를 완화시키는 과정이라고 보면된다.하수재이용수는 포스코국가산단의 물부족을 해소하고 물 값이 비싼 철강산업단지에 깨끗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어 용수부족 해소는 물론 생산성 향상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국내 하수재이용 시설은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부분의 하수처리수는 하수처리장 내 청소용수로 사용되거나 농업용수나 하천유지용수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환경부에서는 2016년까지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하수재이용 시설을 1단계 5곳, 2단계 14곳 등 총 19곳에서 BTO(수익형 민자사업)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번째가 포항시다.이번 포항하수 처리수 재이용 공업용수 생산시설 사업 추진을 위해 재이용 공급관로 11.71Km와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한 설비로 전처리분리막과 역삼투설비(R/O)에 필요한 사업비는 1천258억원. 국비 54% 지방비 6% 민자 40%로 민자사업(BTO)방식으로 추진된다.공급되는 공업용수 가격은 2009년 t당 408원을 기준할 경우 하수도 사용료 65% 감면을 감안하면 기존의 공업용수보다 연간 20억원 정도 절약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기간동안 1천400여명의 고용효과도 기대된다./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2011-12-01

지구촌 물산업 시장 도전장 던져

정수장 하수처리장용 멤버레인 생산올 6월 공장 가동… 국내 80% 점유2017년 세계 시장규모 76억불 성장美기업 比 걸음마… 가파른 상승세 ① 국내 물산업 어디까지 왔나② 대구·경북 물산업 메카되나③ 포항 물산업 선도 (주)시노펙스④ 국내 최대 포항하수 재이용수사업포항이 물산업 중심도시로 거듭난다. 대구·경북이 물포럼을 유치하는 등 물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는 그 중심에 서 있다. 포항이 단지 하수재이용수 산업에 나섰다고 해서 물산업 도시가 된 것은 아니다. 이를 뒷받침해줄만한 근거는 따로 있다. 포항철강공단내 (주)시노펙스(대표 손경익)가 세계물산업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 회사는 정수장 또는 하수처리장에 주로 사용되는 멤버레인(Membrane)을 주력 생산하는 업체다.멤버레인이란 분리막 또는 필터로 불린다. 액체 또는 기체환경의 혼합물질에 대해 원하는 입자 등에 대해서만 선택적 투과 및 분리하는 신소재 제품이다. 멤버레인은 향후 대체에너지 분야에서도 주도할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세계적으로 제품개발 경쟁이 치열하다.멤버레인이 응용되는 분야는 가정용 정수기에서부터 상·하수처리, 공업용수, 스플레이, 연료전지, 원자력발전시설, 의약품 정제, 수액, 주사제, 인공신장, 화학약품 정제, 석유화학 공정의 가스분리, 바이오연료 분리, 와인, 맥주, 청량음료 여과, 등산용품 기능성 섬유소재 등 무궁무진하다.세계 물 산업 시장은 오는 2015년 1조5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시장의 3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멤버레인의 전체시장 규모는 지난 1997년 12억달러 규모에서 지난 2007년 33억 달러로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프리도니아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17년의 멤버레인 시장 전체 규모는 76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골드만삭스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2차 전지용 멤버레인 시장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7%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양 기관 모두 수처리분야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성장성 측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시장은 2차 전지분야의 멤버레인. 특히 전지용 멤버레인의 주 수요산업이라 할 수 있는 리튬이온전지시장은 2014년 180억 달러, 2020년에는 430억 달러 규모까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됐다.멤버레인의 세계적 선도기업을 보면 다우 케미컬, 니토덴코, 아사히 카세이 등을 꼽을 수 있다. 멤버레인 분야 세계 1위인 미국의 다우케미컬은 2006년 다우 워터 솔루션을 설립해 물 산업분야의 창구단일화를 실현했다.세계적 기업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시노펙스의 멤버레인 성장 속도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시노펙스는 지난 6월23일 포항공장에 멤버레인 제조설비라인을 가동했다. 이곳에서는 중공사(중간이 비어 있는 필터)와 Pan Pvdf 두 가지 제품이 생산된다. 특히 시노펙스는 외국에서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순수 자체기술로 멤버레인을 생산하는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 보급되고 있는 멤버레인의 80%이상이 이 회사 제품이다. 이 회사의 고도정수 처리 멤버레인은 포항을 비롯 수도권과 대전, 청주,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다./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2011-11-30

인간끼리의 싸움은 하찮고 부질없는 것

`와우각상쟁(蝸牛角上爭)`, 달팽이 뿔 위에서의 싸움. 곧 달팽이의 머리 위에 난 촉각끼리의 싸움이란 말로써 좁디좁은 세상에서의 부질없는 싸움, 애써 다퉈 봤자 얻을 수 있는 것이 극히 적은 싸움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와각지행`이라고도 한다. 당대 백거이의 시구에 있는 말인데, 그 내용은 `장자` `측양`편에서 나오는 우화에서 유래한다.중국의 전국시대는 여러 제후들이 패권을 잡기 위한 얽히고 설킨 전쟁으로 해가 뜨고 해가 지던 때이다. 그 지긋지긋한 싸움터에서 이 이야기는 출발한다.위의 혜왕은 제의 위왕과 동맹을 맺었으나 위왕이 맹약을 배반하자 이에 분개, 제나라에 자객을 보내 위왕을 암살하려고 했다.그러자 대신들 가운데에는 암살은 비겁한 수단이므로 정정당당히 군사를 일으켜 싸우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고 이에 반대하여 백성을 수고롭게 하는 전쟁은 하지 말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그런가 하면 아예 전쟁의 발상부터가 잘못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화자가 그 주장의 주인공이다. 화자는 앞서의 주장들을 듣고 얼굴을 찌푸리며 임금 앞에 나섰다.“제나라를 정벌하자고 하는 자도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이고 정벌하지 말자고 하는 자도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입니다. 또 정벌하자거나 정벌하지 말자거나 하는 자는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라고 주장하는 자 역시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입니다”이 소리를 들은 임금은 가슴이 답답했다.“그럼 대체 어찌하란 말인가?”“임금께서는 시비의 분별을 버린 도를 구하시기만 하면 그뿐입니다”혜왕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소리라는 뜻으로 멍한 얼굴을 지었다.그때 재상혜자가 그 말을 듣고는 현자로 알려져 있던 대진인을 임금에게 나아가게 했다. 대진인은 임금에게 나아가 먼저 질문부터 했다.“임금께선 달팽이를 아십니까?”“물론 알지”“달팽이의 왼쪽 뿔에는 촉씨의 나라가 있고 오른쪽 뿔에는 만씨의 나라가 있사온대 서로 자기의 영토를 넓히려고 싸우고 있습니다. 그 싸움에서 죽은 자가 수만이요, 달아나는 적을 추격하기를 보름에 걸쳐 했던 적도 있다고 합니다”임금은 한동안 망연해 있었다. 자기의 치열한 싸움은 결국 달팽이 뿔 위의 싸움과 다를 것이 없게 되고 만 것이다.이 우주에 비기면 인간이란 얼마나 작은 존재이며 그런 싸움 또한 얼마나 하찮은 짓거리에 불과하단 말인가.

2011-11-30

“최상의 농민 서비스 제공 투명한 공기업 거듭날 것”

이명준 한국농어촌공사 청송·영양지사장 “`항상 고객과 함께하는 지역농촌개발의 선도지사`를 슬로건으로 매출 400억원과 영업수익 10억원을 목표로 전 직원들이 올 한해 힘차게 뛰었습니다.”한국농어촌공사 청송·영양지사 이명준(52·사진) 지사장은 힘든 경제난 속에서도 최고의 고객, 최고의 만족을 위해 현장을 발로 뛰며 지역 농업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이 지사장은 가장 먼저 “어떤 가뭄에도 물 걱정은 없다. 그동안 저수량을 크게 늘려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기업으로 주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기업을 만들겠으며 특히 농업용수 걱정은 없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현재 추진되는 사업들이 모두 마무리되면 청송·영양군의 가뭄 극복을 위한 용수가 확보돼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그는 농업생산성 증진과 소득·삶의 질 향상을 기점으로 항상 전 직원들과 고심하면서 주된 목표인 농어촌경제와 사회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업의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젠 농업기반시설도 종합적 관리를 통해 지역종합 개발에 박차를 가해 지역농촌개발의 선도가 되는 지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이 지사장은 “최상의 농민서비스가 이젠 필요할 때, 책임경영의 수익성 확보는 물론 정부의 정책방향과 공사 경영방침의 실천을 적극 활용하겠다”며 “나아가 농업인에게 더욱 봉사하는 지사, 투명성있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전 직원들과 함께 약속 하겠다”고 다짐했다./김종철기자

2011-11-30

경북 최고 오지 낙후된 농업경쟁력 혁신 앞장

경북지역 최오지인 청송·영양군의 농업기반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산악지대여서 상대적으로 농지가 적고 농업경쟁력도 크게 떨어져 경제적으로 낙후됐던 곳이다. 교통을 비롯한 사회기반 시설도 부족해 산업시설 입주도 어렵다. 경제산업은 주로 농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농업경쟁력이 지역 경제활성화의 대안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청송·영양의 농업기반이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그 중심에 한국농어촌공사 청송·영양지사가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연혁100년의 역사를 이어온 공기업, 청송·영양지사는 지난 1952년 3월 진보수리조합으로 출발했다. 1970년 1월 농지개량조합으로 개칭되면서 본격적인 농촌경제발전에 뛰어들었다.1973년 4월 영양농지개량조합을 흡수 통합하면서 청송농지개량조합으로 거듭나 농촌지역 정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2000년 1월 다시 농업기반공사로 출범, 농업기반시설을 종합 관리하면서 청송지사로 탈바꿈돼 운영해 오다 2008년 한국농어촌공사로 거듭났다. 농어촌의 경제·사회발전에 주된 임무를 띠고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청송·영양지사는 경북도내에서 가장 작은 관리면적에 소요 인력도 부족하지만 투명한 행정을 앞세워 이명준 지사장을 비롯해 전 직원들이 적극적인 마인드로 모든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청송·영양지사는 이명준 지사장을 중심으로 농지은행과 지역개발 2개 팀 22명의 직원들이 지역 경제 등 전 분야에 걸쳐 분주히 움직이며 지역 농업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농업기반의 획기적 변화청송·영양지사는 지난 2009년 전국 최우수 지사 경험과 지난 2년간 다져온 내실을 바탕으로 올해 도내 최우수지사를 목표로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올해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에 249억원, 다목적용수개발 80억원, 농지매매와 구조개선에 29억원 등 총 40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청송·영양군의 농가소득과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올해 `수질 원년의 해`를 맞아 저수량이 50만t이 넘는 8개소에 대해 엄격한 수질관리 실명제를 실시하고 저수지별 시설현황과 수질현황, 담당자 등 고품격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특히 미래 지향적 신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반부패·청렴문화 정착을 위해 전 직원들의 빈틈없는 업무 형태와 투명성, 체계화된 조직 관리 등 고객과 함께 하는 지사 운영 계획을 착실히 추진했다.현재 지사는 3개 중규모 저수지 공사와 더불어 올해 1개 저수지를 새로 착공한다.특히 국책사업인 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은 차질 없이 계획 되로 진행되고 있다.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은 이 지사장이 사명을 갖고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시작한 부남면 소재의 구천지 둑높이기 사업이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올해 농림수산식품부의 `저수지 수변복합 문화공간조성`대상지로 최종 선정되는 영광도 함께 했다.이곳 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외 주변 부지를 활용해 도시민들에게 친환경 쉼터를 제공하고 지역민들에게는 소득증대의 기회로 활용토록 저수지 수변 복합문화 친수공간으로 개발된다.특히 이 사업은 청송군이 추진한 오토캠핑장이 인접해 있어 올해 15억원을 투입해 생태공원과 산책로, 주차장 등을 조성했다. 단순한 농업용수 공급원이 아닌 관광형레저 기능을 동시에 갖춘 명품형 저수지로 개발돼 새로운 청송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전망이다.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인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총 50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구천, 고현 갈평지는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원만하게 추진되고 있다.또 농지은행사업도 활기를 띄고 있다.찾아가는 고객센터 운영, 다양한 홍보활동, 지자체와 농협 등의 협조로 농지임대수탁 사업은 89㏊의 계획면적 중 79%인 70㏊의 실적을 거둬 경북도내 지사 중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경영회생지원사업은 10억200만원의 실적으로 목표액의 50%의 실적을 거두고 농촌경제 안정화를 위해 추진되는 농지매입 비축사업은 315의 실적을 보여 농지이용 실태조사와 연계해 추진되고 있다.영농규모화적정화 사업인 과원규모화 사업은 목표액(11억5천만원)을 이미 넘어선 13억500만원으로 113%의 실적을 달성했다. 쌀 전업농 중심으로 장기저리자금으로 농지매매 또는 무이자 임대차 농지규모 사업도 40%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다목적 농촌용수개발 사업도 청송 현서지구와 영양 4개지구에 1천203억원의 사업비로 추진되고 있다.또 수리시설 개·보수 사업도 59억원을 들여 청송군 진보면 이평지구를 비롯해 현동, 안덕지구가 오는 연말과 내년 준공을, 영양군 흥구지구는 올해 착공했다.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은 청송 얼음골과 영양 선바위 등 2개 권역에서 추진되고 있다.청송 얼음골 권역은 40억원으로 주민소득사업 추진을 위해 기본계획수립과 세부설계를 시행 중에 있으며 오는 2015년 완공될 계획이다.영양 선바위권역은 지난해부터 55억원이 투입돼 복지회관 건립과 마을쉼터 2개소조성, 건강관리기구설치, 소프트웨어 사업 등으로 2014년 2월 완공할 예정이다.지난해 11월 제1차 농한기 친서민 일자리 창출에 이어 올해는 지난 3월부터 재2차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저수지, 양배수장, 용배수로 등 청송·영양군내 160개소의 농업생산기반 시설물 정비에 8천500만원을 들여 연인원 1천180명의 친서민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또 노인 돋보기 무료증정운동, 농촌노후주택 고쳐주기 사업 등 연간 20회 이상 사회공헌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청송/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11-11-30

세계물포럼 대구경북 개최 확정 쾌거

① 국내 물산업 어디까지 왔나② 대구·경북 물산업의 메카되나③ 포항 물산업 선도 시노펙스(주)④ 국내 최대 포항하수 재이용수사업`최근 대구·경북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 개최가 확정된 것이다. 대구·경북이 세계적인 물산업의 허브도시로 떠오르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하수를 재이용하는 사업이 포항에서 추진되면서 포항시는 대구·경북 물산업의 중심에 서게 될 전망이다. 포항이 물산업과 관련, 세계의 중심중에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15년이면 하수재용수 활용도 본격화된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공단에서 하수재이용수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그때쯤 세계 물포럼이 대구·경북에서 열리면 당연히 포항의 하수 재이용수 공장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을수 밖에 없다. 그때를 위해서도 다음달 6일 착공되는 하수재이용수 사업은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 생산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포항시와 경북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것도 그런 이유다.오는 2015년 개최가 확정된 제7차 세계 물포럼 유치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창출효과도 1천900여명을 예상하고 있다. 제7차 세계물포럼은 2015년 세계 물의 날인 3월22일 전후로 일주일간 200여개국의 수반과 장·차관, NGO, 민간인 등 3만여 명이 참가한다.사정이 이렇다보니 대구시와 경북도는 성공적인 물포럼개최를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 핵심사업은 4개정도로 요약된다. ◆낙동 리버 테크 클러스터와 대경권 블루골드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세계적인 물 생산기업 육성 ◆스마트 워터 그리드를 기반으로 하는 영남권 수도관리 클러스터 조성과 물 재이용 20% 프로젝트 추진 ◆첨단의료복합도시 기능을 융합한 물과 의료연계 비즈니스 육성 및 첨단 물치료 전문 프로그램 개발 ◆4대강 살리기사업 후속으로 낙동강 수변공간 및 관광레저시설 조성 등이다.대구시와 경북도는 이를 위해 시·도는 2012년 하반기부터 한국물학술단체연합 특별학회, 세계 챔피언도시 물포럼 등을 순차적으로 열어 국내·외 물관리 정책 이슈를 주도하고 맑고 안전한 상수원관리, 지속가능한 하수관리 및 개발시스템 구축사업 등을 추진한다.우선 대구·경북 물기업 협의체가 육성될 전망이다. 국제 물산업 EXPO를 상설 개최하고 핵심하천관리기술을 보유한 연고기업의 네트워크인 낙동 리버 테크 클러스터와 물관련 기업을 유치할 대경권 블루골드 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해 세계적인 물 생산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수질·유량·수생태 통합물관리시스템과 물 재이용 20% 프로젝트를 통한 친환경 대체용수 산업도 육성한다.대구·경북의 지하 수자i??과 첨단의료복합도시의 기능을 융합한 물과 의료연계 비즈니스 육성, 첨단 물치료 전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세계 기능성 먹는 샘물(약수) 축제도 개최한다.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물포럼 유치와 관련, “제7차 세계 물 포럼은 2015년 200개국 3만여명이 참여하는 세계 물 올림픽으로 칭할 만큼 최대 규모의 포럼으로 대구·경북의 공조는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적극적 지지, 시도민의 열기로 육상대회, 경주엑스포에 이은 대구·경북의 또 하나의 쾌거”라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김 지사는 물산업에 잠재력에 대해서도“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억여명의 물 부족 인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2009년 650조에서 2015년이면 1천600조의 세계 물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경북은 낙동강, 백두대간 청정수, 동해 심층수 등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바이오산업연구원, 해양자원연구센터 등 연구기반이 많아 물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녹색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포항시청 신기익과장은 하수재이용수사업 착공과 관련, “3년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며 “포항의 하수방류를 이용한 공업용수 개발이 본궤도에 오를 때면 대구·경북에서 제 7차 세계물포럼도 개최된다. 그때쯤 세계 물산업중심이 대구·경북이라면 그 중심에 포항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한편 대구시와 경북도는 물포럼 유치와 관련 각각의 영역에서 철저한 역할분담을 해나가기로 했다. 국토해양부는 지원특별법 구성과 해외협력 등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고 대구시는 주회의장과 세션별 회의, 숙박 등을 책임지도록 했다. 경북도는 문화 투어, 에코워터 투어, 세션 회의 등을 주관하게 된다/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2011-11-29

대구 재발견- 동구 자랑거리 2곳

밤만 되면 불야성이 따로 없다.대구 동구의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과 동구문화체육회관 인근의 동촌유원지 신상가들의 이야기다.1972년부터 40여년을 이어온 닭똥집 골목은 밤만되면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곳이고 동촌유원지 신상가는 최근 들어 다양한 메뉴로 대구시민은 물론이고 대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놀거리, 먹거리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그렇다고 무작정 흥청되는 곳이 아니라 주머니가 얄팍한 젊은이나 과거와 똑같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중· 장년층의 추억의 장소로 부담없이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젊음을 발산하거나 향수에 젖을 수 있는 곳이 동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다.또 동촌유원지 신상가는 대구를 찾는 이들에게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소개할때 아무런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곳으로 한식, 중식, 양식 등이 모두 자리를 잡았으며 최근에는 커피 전문점들도 들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동촌 유원지 신상가동촌유원지는 낮과 밤이 다르다.낮에는 이른바 주부들로 구성된 이른바 `계모임`이나 동창회, 향우회 모임을 하는 이들이 주류를 이루지만 밤에는 젊은이과 회사원들이 주축이 된 각종 모임과 회식들로 북적댄다.낮에는 닭백숙, 칼국수, 수육, 횟집 등이 활기를 띠고 밤에는 막창과 각종 고기집 등이 술 한잔이 그리운 이들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동촌유원지의 상가는 모두 80여곳에 달하며 최근 동구문화체육회관을 중심으로 대형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유원지 입구에서 망우공원으로 연결된 도로변을 따라 40여곳의 상가들이 밀집해 신상가를 형성하면서 새벽까지 불이 끄지 않고 있다.특히 지난 3월27일 문을 연 인터불고호텔 카지노 개장이후 이곳은 과거보다 20~30%이상 손님들이 늘어났고 메뉴도 다양해지고 있다.대구의 먹거리가 모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함을 자랑한다.그렇다고 그저그런 메뉴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면 이곳의 맛집을 알리는 블로그만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맛 또한 일품임을 알 수 있게 한다.동구청 홍보소통과 관계자는 “각종 이벤트성 행사가 동구에서 열리면 반드시 동촌 유원지를 끼고 실시하는 것도 이같이 유동성 인구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라며 “과거 추억이 어린 동촌유원지가 점차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이곳은 오후6시만 되면 도로변에 주차할 공간이 없다. 이로인해 가끔은 가벼운 접촉사고로 운전자들끼리 실랑이가 벌어지지만 기분좋은 모임에 와서 맛있는 먹거리를 찾던 이들이기에 큰 충돌없이 서로 양보하거나 보험처리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이곳 음식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4천원짜리 보리밥 비빔밥에서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등 각종 고기집과 회집, 호프집 등 다양하고 최고 3만원대인 스테이크까지 각계각층의 요구와 입맛을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커피 전문점도 가세해 젊은층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단순한 유원지에서 호국의 얼이 담긴 망우공원 산책과 함께 새로 조성된 해맞이 다리와 각종 위락시설을 즐기면서 하루 세끼를 모두 책임질 수 있는 곳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동촌유원지 상가운영위원회 최용수 회장은 “강에서 오리배를 타고 구름다리를 건너던 동촌유원지가 이젠 토탈 먹거리 타운으로 형성돼 대구시민의 휴식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동구문화체육회관을 기점으로 새로운 상가들이 형서되면서 더욱 다양한 쉼터와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평화시장 닭똥집 명물거리골목 입구에서부터 튀김 특유의 고소하면서도 약간 달짝한 양념 냄새까지 코끝을 간지럽힌다. 금방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선 길이지만 입속에 침이 고이는 것을 막을 수는 없고 알싸하게 톡 쏘는 소주가 절로 생각나게 만든다.80년대 초반 이곳에 있던 허름한 가게는 이젠 단 한 곳도 없다. 젊은이들의 거리답게 깔끔하면서도 약간은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무장한 가게들이 대부분이다.과거 닭똥집 1세대로 통하는 꼬꼬하우스, 포항치킨, 평화통닭, 삼아통닭 등 25년 이상된 가게와 함께 특이한 이름의 2세대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내 왔수다`, `똥집나이트`, `무릉도원`, `아가씨와 건달들`, `운수 좋은 날`, `평강공주와 온달장군`, `똥집본부`, `타이타닉`, `달감똥집`, `고인돌`. `아로마` 등등.4~5년 전부터 규모가 작은 가게들이 합쳐지면서 한창때 60여곳에 달하던 가게가 지금은 33개업소로 줄었지만 새벽까지 영업하고 하루평균 이골목에만 2천~2천500명이 북적대 단일 종목으로 아만큼 많은 고객이 찾는 곳은 전국에서도 찾기 어렵다.이곳을 찾는 이들은 과거에는 20~30대 80%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가족을 동반한 중 장년층의 발걸음도 부쩍 늘어나 이젠 전체 고객의 40%를 점하고 있다. 그래서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가게를 보면 고객층이 확연히 구분된다.1980년대 원조집이 모여있는 광장형 골목에는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면 찾는 기성세대들로 북적이고 새로 생긴 아파트 진입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가게에는 대학생 등 젊은이로 꽉 차 있다.지난 주말 부인과 아들, 딸을 데리고 이곳을 찾은 장영철(48 수성구 신매동)씨의 테이블에는 이 골목의 메인 메뉴인 `양념 반 튀김 반`과 함께 찜닭이 올려져 있었다. 장씨와 부인은 닭똥집에 손이 가고 자녀들은 찜닭에 젓가락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가끔 닭똥집도 맛본다.“민주화의 열풍이 불던 80년대 중반 대학생 시절에 이곳에서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민족과 나라를 걱정했던 추억의 장소”이라고 말한 장씨는 “결혼전에 주머니 사정 때문에 집사람과 이곳에서 시계를 맡기고 데이트도 했던 곳”이라며 향수 어린 장소임을 알렸다.한달에 한번 이상 이곳을 찾는 장씨는 본인과 비슷한 경험을 지난 가게 주인과 `호형호제`하며 서로 길흉사를 챙기는 관계로까지 발전했다.○변신하는 닭똥집 골목닭똥집 골목의 메뉴와 가격은 거의 똑같다.닭똥집 가격은 6천원~1만3천원선이고 찜닭은 1만6천원대으로 푸짐한 양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씹히는 맛으로 인해 최근에는 대구 시민뿐 아니라 인근의 부산, 포항은 물론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이곳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곳의 주된 메뉴는 과거처럼 튀김옷을 입힌 후라이드나 이른바 닭똥집만 기름에 튀긴 `누드 닭똥집`을 비롯해서 양념, 간장, 마늘 소스를 첨가한 것 등이다.여기에다 최근들어 가족단위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찜닭을 비롯해서 일반적인 닭요리와 닭발요리까지 닭의 모든 부위가 주된 메뉴라고 보면된다.하지만 집집마다 맛은 조금씩 다르다. 튀김에 들어가는 양념과 물엿, 소금, 설탕, 마늘의 양, 간장의 진한 정도, 양파, 당근, 청양고추, 버섯 등에 따라 가게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최근들어 부 소스로 카레와 머스타드를 사용하는 곳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이렇게 값싸고 푸짐한 양 때문에 IMF 때는 오히려 고객들이 늘어나 가게 주인들이 오히려 미안할 정도였다고 전한다.평화시장 닭똥집 명물거리 상우회 김우식(49)회장은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의 특징은 값싸고 푸짐한 양이 무엇보다 장점”이라며“최근에는 동대구역에서 10분여 거리에 있어서 출장왔다가 방문하는 고객과 포장해서 가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1-11-28

인터뷰...김우식 평화시장 닭똥집 명물거리 상우회 회장

“손님 많아 주차장 확보 최대 고민”“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은 40여년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젊은이와 서민이 부담스럽지 않는 가격과 푸짐한 양이 자랑”이라고 말한 김우식(49)회장은 “위생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곳”이라고 말문을 열었다.특히 일부에서 `이렇게 많은 닭똥집을 수입하지 않고는 판매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산이나 동남아 산일 것으로 추측하는 것에 대해 “평화시장 닭똥집은 갓 잡은 닭에서 볼 수 있는 선명한 선홍색을 띄는 국내산이며 국내 도축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수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강조한다.김 회장은“얼마전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 세재로 세척하는 닭똥집을 고발했지만 평화시장의 재료는 흐르는 물로 씻어 모범 케이스로 방영되는 등 철저하게 위생에 노력하고 있다”며 “안심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라고 말했다.최근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곳 가게마다 하루평균 50~60 테이블은 손님들이 차고 주말이면 100테이블 정도가 몰려 한달 평균 7~8천여명이 저렴하고 푸짐하며 영양가 높은 닭똥집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김 회장은 “현재 평화시장의 최대 과제는 주차난 해소로 매월 한차례씩 회원들이 모여 이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1세대 가게와 2세대 가게로 나뉘어 있는 닭똥집 골목 상인들이 내년에는 하나로 합쳐 명물거리의 활성화를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한 김 회장은 “주차장 확보와 함께 닭똥집 골목의 최대 과제”라고 언급했다.“대구에 출장왔다가 소문듣고 왔다는 손님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좋은 요리를 개발하기 위해 상인들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김우식 회장은 “앞으로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은 경쟁력 있고 특색있는 대구 최대의 명물거리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 봐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1-11-28

“국내 물산업 세계 시장 주도권 꿈꾸며…”

① 국내 물산업 어디까지 왔나② 대구·경북 물산업의 메카되나③ 국내 최대 규모 포항 하수 재이용수④ 포항 물산업 선도 시노펙스(주)포항시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방류수를 공업용수로 재이용하는 사업이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업은 다음달 초 착공식을 시작으로 본궤도에 오른다. 2008년 MOU 체결후 3년만이다. 이른바 `제3의 물산업(The 3rd Water Industry)`으로 불리는 하수처리수를 공업용수로 생산하는 민간투자사업(BTO)이다. 사업이 완공되면 오는 2014년부터는 1일 10만t규모의 물을 생산해 포스코 국가산업단지와 포항철강공단에 공업용수로 사용할 전망이다.지구표면의 70%는 물로 덮여있다.이 중 97%는 염수다.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물은 나머지 3%에 달하는 담수다. 그것도 인간이 접근 가능한 물의 규모는 1% 미만으로 추정된다. 현실적으로 담수의 공급 가능한 수준은 매우 낮은 것이다.사정이 이렇다보니 물산업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해외 물산업 시장은 지난해 579조 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1천38조 원으로 큰 성장이 예상된다. 이 중 상하수도 분야의 시장규모가 74%로 가장 크다. 재이용수 분야의 시장은 21배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들의 물산업 시장이 연간 10% 이상의 성장을 보이며 세계 최대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한국환경공단은 국내 물산업 규모에 대해서도 예측치를 내 놓았다. 지난해 기준 약 12조 원으로 상하수도 분야가 전체의 84%인 약 9조8천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상하수도 보급률은 상수도가 약 93%, 하수도가 약 85%로 이미 선진국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시설개량 및 유지보수관리 시장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운영관리 시장 또한 현재 상수도 약 1조9천억 원, 하수도 약 9천억 원 수준이지만 향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물산업의 현주소물산업은 공공재가 아닌 경제재다. 일반적으로 물은 국가가 관리하는 공공재로 인식돼 있으나, 더 이상 물이 풍부하지 않게 되고 수자원의 효율성이 강조되는 사회적 여건상 더 이상 공공재가 아닌 경제재로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개발도상국과 저개발 국가의 정부 예산 부족과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금융기법의 발전은 민간기업이 시설물 일체를 제공하고 장기간의 운영계약을 통해 투자를 회수하는 민영 사업모델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물산업의 시장규모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물산업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선진국의 관망 노후화 교체, 개도국의 상하수도 인프라 구축, 도시화의 진전, 중동의 해수담수화 수요증가 등에 따라 전세계 물시장은 연평균 6.5%씩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규모는 3천620억달러(2007년)에서 약 8천650억달러(2025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주요 영역별로 나누어 보면 가장 큰 영역으로 상수도 운영사업이 전체 시장의 약 36%를 차지하고 있다. 필터 등 제조관련 시장이 약 34%, 건설 관련 시장이 3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지역별로 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시장이 연간 10% 이상 성장하면서 세계 최대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도 세계 물시장의 주요 국가로 부상하고 있고 세계 주요 물기업들은 중국에 진출, 활발한 사업을 전개 중에 있다.이같은 움직임과는 달리 아직까지 국내시장은 열악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수담수화 부문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세계시장 점유율 40%) 등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경쟁력 있는 분야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 상수도 지능형 상수관망, 정수처리 지능형 플랜트 등 첨단기술은 선진국의 55~65%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운영사업에서는 상수도 시장의 민영화율이 0%로 나타나듯이 전반적인 역량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이 같은 사정을 감안, 정부는 지난해 정부는 물산업 육성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오는 2020년까지 지방상하수도의 광역화와 상하수도 기자재 산업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물산업 시장을 주도할 원천기술 개발과 전문 물기업 육성 등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현재 한국환경공단의 물 관련 사업 주요 수행 조직은 2개 본부 5개처 254명(지역본부 별도)으로 구성돼있다. 이들 가운데 상하수도지원처 내에서 지난 6월부터 물산업 해외진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운영중이며 기획조정처 국제협력팀에서 국제협력 업무를 수행, 사업부서별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한국환경공단 상하수도 분야의 2011년 사업 예산 내역을 보면 상수원 수질개선 사업 118억 원, 상하수도설치지원 사업 2천545억 원, 유역별 하수처리체계 사업 3천392억 원 등 총 6천896억 원이다.주요 사업으로는 우선, 상하수도시설 정책지원 사업이 있다. 이는 지자체 상하수도 계획의 적정성과 기술을 검토·지원하고 상하수도시설 기술을 지원·진단하는 사업으로, 고도처리 성능 확인 등의 정책 지원을 통해 지난해까지 1천536건을 지원, 648억 원을 절감하는 등 국가예산절감 및 처리효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 지방상수도 광역화사업을 통해 164개 수도사업자를 39개 권역으로 통합함으로써 수도사업에 진출했다.◆정부 물산업 육성 추진 계획정부는 `물산업 강국 구현`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내수진작 및 해외수출을 활발히 추진, 2015년까지 물산업을 최소한 20조원 이상으로 확대시킨다는 전략이다. 물전문 기업군을 창출, 세계 10위권 기업을 2개 이상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수립 해 놓고 있다.정부는 장래 물 부족에 대비해 강변여과수, 해수담수화 등 대체 수자원 개발 투자와 선진 정수처리 공정에 9조3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제3의 물산업`이라는 하수처리수 등의 재이용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 하수재이용수 처리도 이런 일환에서 추진되고 있다.열악한 상하수도 서비스 체계도 바꾼다. 정부와 민간간의 역할분담을 새롭게 정립한 것이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상하수도 서비스의 공급기능과 관리감독 기능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그러나 앞으로는 관리·감독기능과 서비스 공급기능을 분리, 지방자치단체는 수질관리, 수도요금결정 등 공익적 측면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수행하고, 정수 및 하수처리 등 서비스기능은 전문기업에게 맡길 계획이다.지속적인 제도개선과 시설투자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상하수도 보급률은 상수도가 90%, 하수도가 80%에 이르는 등 선진국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간의 편차가 심하고, 관망노후화 등에 따른 누수발생으로 인해 많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민자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나 불합리한 제도 등은 투자여건을 성숙시키지 못하게 하고 있다.정부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상하수도 미보급 지역, 노후시설 및 관망 등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장래 물 부족에 대비한 강변여과수, 해수담수화 등 대체 수자원 개발 투자와 선진 정수처리 공정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2011-11-28

경북 해양문화 속 人·生·길 <37> 양떡, 음떡마을 사이로 남아실 갈대밭은 휘돌고 / 울진 온정면

백암온천 길 끝 양떡·음떡마을땅 기름져 작물 풍성 복받은 곳 평해교를 지나 백암온천, 영양 방면으로 난 88번 지방도는 끝이 없을 듯 이어진 목백일홍 가로수 길이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이라 하지 않았던가. 분명 열흘 가는 붉은 꽃이 없다 했건만 어인 사연을 품었길래 긴긴 여름 백일 동안이나 붉은 꽃잎 열병처럼 피워 댄 것일까. 약속처럼 껍질을 벗고 겨울 초입의 골 깊은 마을로 이방인을 안내하는 저 군상들. 스산한 바람이 불어도 떨굴 낙엽 한 잎 달지 않았다. 뜨거운 맨몸이다. 백암온천 부근에서 왼쪽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양떡, 음떡마을로 간다. 갈대 무성한 남아실 거랑이 안내하는 길 끝에 두 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울진군 온정면 온정리. 양지마을 혹은 양남아로 불리는 곳은 1리요, 음지마을 또는 음남아로 불리는 곳은 2리다. 남아실 다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사는 이 마을은 근래 들어 지역에서 나는 약초와 농산물을 이용해 음·양 체질에 따라 시루떡을 만드는 체험행사를 열면서 양떡, 음떡마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첫 추위에 바짝 긴장한 것은 텃밭이나 사람이나 매 한 가지, 촌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집집마다 무청이 걸리고 가지런히 쌓은 장작더미가 높아졌다. 배추를 묶고 콩을 터는 마당으로 소금 자루를 배달하는 경운기 소리 크다. 마을의 좁은 골목엔 노란 택배회사 차가 서 있다. 이 집 저 집 공들여 지은 곡식이며 채소들이 대처로 나가 사는 자식들에게로 갈 채비를 한다.“이곳은 남아실의 성황당을 중심으로 수령 600여 년의 느티나무 숲이 우거진 천여 평의 한적한 공간, 천 년을 이어 살아 온 조상님들 정성이 담겨 있고 혼이 머물러 있다. 이에 유서 깊은 이 공간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정결하게 다듬어 공원을 조성하여 남아실 성황당 공원이라 이름하노니 선조의 정서가 서린 안식의 공간으로 남아실의 운명과 함께 할 지어다, 1994년 7월26일”양떡마을 한 쪽에 너른 공터가 있다. 느티나무, 회나무, 팽나무 등 한 눈에도 수백 년의 수령이 가늠 되는 고목이 우거지고 그 가운데 성황당이 자리하고 장수를 상징하는 우물터가 있는 이 공원은 양떡, 음떡마을 사람들에게 성지(聖地)이자 오래된 휴식터다.“성황당에는 할배, 할매를 모시고 있지요. 옛날부터 정월대보름 전 날이면 양쪽 동네 어르신들이 죄다 모여 제를 지냅니다. 돼지를 잡던가 소를 잡던가 떡과 갖가지 음식을 해서 제를 올리고 나면 온 마을 사람들이 나눠 먹지요. 또 양력 8월15일에는 광복 기념행사를 아주 크게 열어요. 6.25 사변 이후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줄곧 해 온 행사입니다. 어르신들은 만세를 부르고 젊은이들은 음식을 장만해 잔치를 하지요. 그 밖에도 온정리엔 동네로 나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동구신도 있고 산신당도 있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미신이라고 하겠지만 그런거 하고는 다르지요. 자연 속에 믿고 의지할 것이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잖아요.”마당에서 장작을 패던 전인걸(67세)씨는 이곳을 복 받은 동네라고 했다. 장뇌삼, 나물, 참나무 숯을 자연으로 부터 사시사철 얻고 땅이 기름져 농사가 잘 되며 큰 비가 와도 고이거나 넘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을 깊숙이 난 길을 따라 성곡교 오른편으로 접어드니 소담한 산신당이 있다. 금줄이 휘날리고 누군가 따라 놓은 막걸리 한 잔에는 가랑잎이 떨어져 있다.“옛날에는 동네 사람들이 소 한 마리씩 다 멕였어. 어른들은 들일을 하고 주로 총각들이 소를 돌봤지. 그때 나이 많은 총각을 대총각이라 했는데 그가 지휘를 했어. 소가 나락을 뜯어 먹던지 곡식을 먹던지 하면 장날마다 모여 누 집 소가 누 집 나락을 얼마 먹었다 일일이 세알려서 벌금을 매겼지. 참 동네 법이 무서웠어. 안 내고는 못 배겼으니까. 그라고 정월 보름날에는 나물, 떡, 밥 여러 가지 음식을 해서 소한테 갖다 줬지. 어무이가 정성껏 차려서 외양간 소 앞에 내려놓으면 온 식구가 무얼 먼저 묵나 들바다 봤지. 소가 무엇에 입을 먼저 대는가를 보며 다음 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 쳤던 거야. 밥을 먹으면 풍년이 든다고 했고 나물을 먹으면 흉년이 진다 했던가? 하도 오래전 일이라 가물가물 하네. 사람 상 만큼은 아니었지만 제법 공들여 차렸던 것 같애. 그기 무신 정답이었겠나. 보름 음식 장만하는 겸에 고생한 소도 좀 멕이고 뭐 이래저래 기대는 거였지. 그 뿐인가. 이 골짜기에서 광복도 맞고 사변도 지났지. 아이고, 말도 마. 일제 때 내가 소태국민학교를 다녔는데 일본 선생들이 조선말을 쓰면 막 혼내고 했어. 사변 때는 북한군도 오래 머물렀지. 나갈 때도 여기와 있다 가고 드갈 때도 여길 들렀다 갔지. 나올 때는 그래도 해코지가 적었는데 후퇴할 때는 부상자 끌고 집집마다 쑤시며 난리를 직이곤 했어.”양떡마을에서 나고 자란 김형순(74)씨는 어린시절 남아실 거랑을 생생하게 추억한다. 물이 맑고 깊이가 적당해서 놀기에 좋았다. 음지마을 양지마을 아이들이 어울려 꺽지, 퉁수, 메기, 피라미, 묵지 등 물고기를 잡느라 해 저무는 줄 몰랐고 돌멩이를 들추면 고들고들한 다슬기가 까뭇하게 붙어살았다. 산등성이로 일찌감치 해가 넘어가면 눈부신 빛살에 거랑이 한껏 빛났다. 어느 해 큰 태풍이 지나고 난 뒤 거랑의 모습이 바뀌었다. 제방을 쌓은 후에는 아무리 큰 비바람이 와도 더 이상 범람은 없었다. 하지만 전에 없던 갈대가 남아실 거랑 전체를 점령했다.잡초 하나도 `지심`이라 부르는 사람들, 조상의 산소를 벌초 할 대도 `풀을 벤다`가 아니라 `풀을 내린다`는 표현을 쓰는 사람들, 나무 한 그루도 어른처럼 공손히 대하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서둘러 저녁이 온다. 갈대밭이 휘도는 남아실을 사이에 두고 양떡마을과 음떡마을이 서로 초겨울 산자락을 이불로 덮어준다.권선희시인

2011-11-28

“청년실업 장벽 융합형 전문기술로 극복해요”

`청년 실업의 장벽 융합형 전문 기술로 뛰어넘다!``실업대란`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은 실업이 만연한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실업 탈출의 조건으로 많은 사람들은 좋은 학벌에 이른바 높은 스펙을 말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항상 그것만이 전부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이 취업의 조건이 될 수는 없을까? 이 질문의 답을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에서 찾아보자.정부 운영 직업기술교육기관4개 학과 11개 직종 기술교육전국 전문대 중 취업율 `4위`개교이래 5만명 기능인 양성△ 청년실업 해결하는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한국폴리텍대학은 정부가 직접 설립·운영하는 직업기술교육기관이다. 현재 전국 11개 대학 34개 캠퍼스의 규모로 2년제 학위과정, 1년제 기능사과정, 재직자직무능력향상과정 등 실수요자(고객) 중심의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국 144개 전문대학 중 취업률 4위(단위 대학으로는 10개 대학이 1위)를 기록하고 있다.특히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매우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것을 비롯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결과 전체 1위를 달성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에 산재하고 있는 한국폴리텍대학 중 포항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는 지난 1978년 개교이례 현재까지 약 5만명의 기능 인력을 양성해 온 직업기술교육의 산실로써 한국폴리텍대학 가운데서도 명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랜 역사를 통해 얻은 직업기술교육의 노하우와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교수진과 교육설비는 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에게 취업명문이라는 명성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컴퓨터응용기계과, 산업설비과, 전기제어과, 전자통신과(컴퓨터전자제어) 등 4개 학과, 11개 직종의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각 학과 모두 지역 산업에 적합하게 특성화가 잘 구축돼 기업체(실수요자·고객)의 요구에 적합한 산업인재를 공급해 학생들의 취업률 향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산업환경변화에 발 맞춘 지역 특성화 구축한국폴리텍 포항캠퍼스가 이처럼 높은 명성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적응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이다. 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는 지역산업의 수요를 반영해 2009년에 전기제어과를 신설했으며, 컴퓨터응용기계과를 초정밀가공분야 선도학과로, 산업설비과를 조선용접분야 특성학과로 약 12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개편했다. 뿐만 아니라 2010년 약 20억원을 투자해 미래신성장 신재생 에너지 분야 특성학과로 개편하는 등 지역사회의 수요에 반응함을 넘어 그 수요의 예측을 바탕으로 한 설비투자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앞서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수료생 기준 95%의 취업률을 기록하는 등 최근 5년간 90% 이상의 취업률을 유지하며 경기불황과 청년실업대란 속에서도 취업불패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높은 취업률을 일궈 내는 한국폴리텍 포항캠퍼스만의 노하우한국폴리텍이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수료생 대부분이 군필·전문대졸 이상인 점을 고려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고급기술 습득과 우수기업과 MOU체결을 통한 산학협력, 기업과 연계한 맞춤훈련, 1인 2자격취득 등 맞춤형 취업, 우수업체 취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다.△ 재학생 지원추세 및 사례높은 청년 실업률을 보여주는 각종 신조어들이 보여주 듯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의 재학생 역시 전문대 혹은 대학 졸업자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20대 이상 30대 미만의 재학생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 만큼 입학 자원의 대부분이 고학력 청년 실업자들로 구성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쟁률 또한 매년 높아져 연평균 3:1 이상의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어 청년실업의 해결사로서의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의 저력과 인지도를 여실 없이 보여주고 있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1-11-25

“더 좋은 일자리 얻기 위해 자격증 필요”

컴퓨터응용기계과 김종목씨 -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를 선택하게 된 계기△대학에서 웹컴퓨터응용 분야를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렵게 전공분야와 관련된 회사에 입사해 자재관리 및 자료정리를 담당하며 약 2년간 직장생활을 했었지만 생각만큼 전망이 좋지 않고 장기적으로 볼 때 미래가 밝지 않아 전직을 생각하게 됐다. 그 후 중국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학원을 1년6개월간 운영해 봤지만 외국에서의 사업이 원만하지 못해 귀국 후 여러 가지 진로를 생각하며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던 중에 산업과 연계된 전문적인 지식이나 숙련된 기술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모든 산업의 기본인 기계관련 분야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기계관련 전문교육기관을 알아보던 중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에 컴퓨터응용기계과를 알게 됐고 전공을 바꿔 새로운 분야에 다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도전해 현재 컴퓨터응용선반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컴퓨터응용밀링, 기계조립, 전산응용기계제도, 용접 등의 자격증은 이론 합격하고 올해 말에 실기검정을 앞두고 기계실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장래희망은△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를 입학한 것은 취업이 목적이었고, 재학중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기술을 닦아왔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전문 기술 자격증이고 많은 자격증을 보유할수록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자격 취득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배운 기술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자신의 가치를 받으며 일하고 싶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1-11-25

“지역 기업 필요 기술인력 적기공급”

박희옥 학장 - 대학의 경영목표는△포항캠퍼스는 포항시민을 위해 존재한다.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지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 인력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경영의 최우선 목표다. 뿐만 아니라 캠퍼스 전 구성원들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고, 포항시를 비롯한 유관기관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최고의 기술융합 엘리트 양성으로 `직업교육의 명문`캠퍼스 도약을 위해 △교육과정 100% 모집 △기술인력 100%양성 △재학생 100% 취업 등 폴리텍 핵심가치 300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업교육훈련의 명문, 앞으로 100년을 갈 수 있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만드는 것이 경영목표다.- 포항캠퍼스의 역할과 비전△영일만 배후산업단지, 국가산업단지 및 경주지방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전문기능인력의 수요가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전문교육기관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포항지역에는 이공계 전문대학이 부족한 실정이며 한국폴리텍Ⅵ대학포항캠퍼스는 동해안 100만 도민에게는 유일한 공공직업훈련기관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기술교육의 노하우를 통해 전문기술인재를 양성하는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 같은 기관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장인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와 같은 전문기술교육기관이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바로 지역경제 더 나아가 국가경제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황태진기자

2011-11-25

경북대학교 정시 2천74명 가·나군 분할 모집… 인터넷 접수

경북대학교는 2012학년도 정시모집 대학신입생 모집요강을 확정·발표했다. 경북대학교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12월 22~27일로 `가`군과 `나`군으로 분할 모집하며, 인터넷으로만 접수를 실시한다. 정시 모집인원은 `가`군 1천105명,`나`군 969명 등 지난해 보다 431명이 줄어든 총 2천74명이다. 수시모집 합격자 및 미등록 충원 합격자 등록 결과에 따라 모집인원은 다소 늘어날 수 있다.△수능점수만으로 성적 산출이번 정시모집에서 일반학과는 `가`·`나`군 모두 지원할 수 있으며, 오직 수능(800점)점수만으로 성적을 산출한다. 레저스포츠학과를 제외한 예·체능계는 `가`군에 속해 있으며 수능성적과 실기성적을 반영한다.`가`·`나`군 모두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 수능성적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표준점수(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와 백분위(탐구영역)를 활용한다. 인문사회계는 언어영역 및 외국어영역에, 자연계는 수리영역 및 외국어영역에 가중치를 각각 부여한다. 글로벌인재학부는 수능성적 4개 영역(언·수·외·탐) 등급의 합이 6 이내인 지원 자격으로,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모바일공학과는 수리`가`형이 1등급이고, 과학탐구영역 2개 과목 이상을 응시해, 그 중 1개 과목 이상이 1등급인자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해양학과, 경북도내 국립대학중 최초 신설경북도내 국립대학 중 최초로 신설되는 해양학과는 모집인원 40명 중 정시`가`, `나`군에서 16명을 선발한다. 신설된 해양학과는 해양과학의 고등교육기관이 부족했던 경북도에 전문화된 해양연구 및 해양산업의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취업분야 및 졸업생 진로는 해양연구원 및 극지연구소, 해양관련 각 기업체 연구소, 국토해양부 등 국가기관, 교직과정 이수를 통한 중등 지구과학교사로 진출할 수 있다.정시모집 합격자는 2012년 2월 1일(수)에 발표할 예정이며, 합격자 등록은 2012년 2월 8일(수)~2월10일(금)에 하고, 미등록 충원 합격자는 2월11일(토)~2월16일(목)까지 발표할 예정이다.△대학 교육역량강화 지원사업 3년 연속 전국 최고액 지원경북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한 `대학 교육역량강화 지원사업`에서 3년 연속 전국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장학금 지급, 취업 촉진 프로그램 운영, 외국어능력 향상, 교육기반 및 환경 개선 등 재학생의 교육역량 향상에 모든 지원금을 투자하고 있다.△국립대 취업률 2위경북대학교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와 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대학취업률 `가`그룹(졸업생 3천 명이상)에서 국립대 2위, 비수도권 대학으로는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의학 (100%), 재료공학(90.3%), 천문기상학(56.7%), 섬유시스템공학(70.5%) 등 4개의 학과가 1위에 이름을 올려 명실상부한 취업 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전체 취업자 2천564명 중 1천954명이 대기업(1천395명), 공공기관(261명), 학교(119명), 의료 기관(94명), 국방부(76명)등에 취직해 취업 질적인 면에서도 단연 우수함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 취업자 수 대비로는 2천564명의 졸업생이 취업해 전국 4년제 대학 중 가장 많은 취업자를 배출해내는 쾌거를 거두었다. 또한, 최근 중앙일보 2011 대학평가에서 정부·기업이 선호하는 지방대 1위에 랭크되는 등 국립 거점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올리고 있다.△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 운영경북대는 국제적 감감과 적응능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973년 미국 뉴욕주립대와 자매결연을 시작으로 현재 34개국 270개 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하고, 연간 450명의 교환학생을 파견해 학생들이 선진 사회의 학문을 배우고, 세계 젊은이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1997년부터 전국 대학 최초로 해외인턴십에 대한 학점을 부여했으며 현재까지 미국, 중국, 일본, 폴란드 등 해외 30여개 국가에 1천700여명의 재학생을 인턴생으로 파견했다. 해외 인턴십은 시의회, 공공기관, 언론사, NGO 등 다양한 분야의 현지 업체에서 진행되고 있다.또한 해외주제탐방 프로그램인 `글로벌챌린저`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300여명의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 세계각지에서 선진 정책, 문화, 사업을 체험하고 전공분야를 어떻게 사회에 적용하고 있는가를 배우고 돌아오게 된다. 해외 인턴과 교환학생 파견의 오랜 노하우를 가진 경북대는 2009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유럽연합대표(EU)가 공동 시행하는 EU ICI 프로젝트 수행대학으로 2년 연속 선정돼 2012년까지 총 258명의 한국·유럽국가 학생들을 교환학생 및 인턴으로 상호국가에 파견할 예정이다.글로벌 비즈니스 체험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일본, 중국에 학생들을 파견, 현지 기업의 경영 프로그램 벤치마킹 등을 통해 미래 기업의 인력풀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까지 510명의 학생을 파견했으며 오는 2011년 동계에는 3팀 89명을 선발해 중국, 일본에 파견할 예정이다. 또한, 단기 해외 체험 프로그램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점을 보완하고자 2009년 동계부터 해외 진출 기업 현장 실습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59개 기관에서 84명이 현장실습을 수행해, 실습 학생 중 일부는 중국현지 중국은행, 청도 한국영사관, 상행 BLUSTER AMG 등에 취업했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상해, 청도 지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을 찾아가 중국현지에서 직접 기업 현장실습을 함으로써 기업 운영의 애로점과 중국인들의 기업문화까지 파악할 수 있다.경북대는 글로벌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동북아시아 권역은 물론 아랍권과 서남아시아 권역의 나라들을 개척해 재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 시장을 가깝게는 아시아권에서, 멀리는 유럽연합의 국가에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1-11-25

사람의 앞날은 요원하다 잠시 쉬어가는 여유도 가지자

붕정만리(鵬程萬里) 붕조가 만리를 날아감, 곧 머나먼 여로나 앞길이 아주 양양한 장래를 뜻하는 말이다.`붕곤`이니 `붕도`니 하는 말도 여기서 비롯된 말들이다. 장자 소요유 편에서 시작된 말이다.전국시대 도가의 대표자 장자는 `소요유`편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북해의 끝에는 곤이라는 이름의 큰 물고기가 살고 있다. 곤의 크기는 몇천리가 되는지 모른다. 그 곤이 화해서 붕이라는 새가 된다.붕의 등도 몇천리의 길이인지 모른다. 이 붕새가 한번 날개를 탁 하고 쳐서 솟아오르면, 그 날개는 하늘을 구름처럼 덮어버리고 바다가 출렁거릴 큰 바람이 일어나는데, 단번에 북해 끝에서 남해의 끝까지 날아간다. 세상의 신기한 일을 적어놓은 제해에 의하면, 붕새는 한번 바닷물을 차올리는데 3천리나 되는 회오리바람을 타고 오르며 9만리를 여섯 달 동안 쉬지 않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 날개를 한 번 접고 쉰다고 한다`장자는 자연속에 묻혀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꿈꾸던 인물이다.그가 이 엄청난 새의 이야기를 한 것은 세속의 상식을 뛰어넘어 무한의 자유의 세계에 거니는 위대한 자의 풍모를 말하려던 것이다.여기서 유래되어 `붕곤`, `곤붕`이라 하면 상상할 수 없을 만치 큰 것을 의미하게 되었고, `붕배`, `붕익`도 역시 거대한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됐다.붕익은 특히 항공기를 형용하는 말로도 쓰인다. 또한 `붕박`, `붕비`, `붕거`라는 것은, 크게 분발해 어떤 일을 하려는 기세를 비유하며, `붕도`는 웅대한 계획이나 포부를 의미한다.때로는 우리가 늘 접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정신을 쉬게 하고 싶을 때가 있다.우리가 늘 접하는 범위란 다름아닌 우리 일상사의 범위이다. 나의 가족, 나의 사회, 나의 나라, 나의 세계로 넓혀 보아도 모두 우리라는 울타리에 지나지 않는다.아주 멀리 우주가 뻗는 곳까지 정신을 날아오르게 하여, 그 까마득한 곳에서 다시 우리가 사는 곳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그대로 시선을 멀리멀리 뻗어 가게 놓아두기도 해보자. 그것이 휴식이다.우리는 우리의 정신을 그런 무한한 휴식 속에 놓아둘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곳에서 아마 붕새나 혹은 나비가 되어 날고 있는 장자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쌍산 김동욱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2011-11-23

경제 침탈의 역사 `일본가옥`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개관 해방 전 일본인들이 울릉도에 살면서 건축한 일본 전통가옥이 울릉도, 독도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문화체험공간으로 탄생 눈길을 끌고 있다.울릉도와 독도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가 생겨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유익한 공간이 되고 있다.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이 울릉도 관문인 울릉읍 도동리 일본가옥(문화재 제235호)을 새로 단장하고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를 개관 관광객 및 주민들의 입장을 받고 있다.이 공간에는 울릉도, 독도 영상기록물 발굴 상영 및 전시프로그램 진행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일제 강점기 일본 전통가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당시의 문화도 엿볼 수 있다.시대별 울릉도 근현대사 연표·영상 등으로 소개...가옥·강치 이야기도 제공건축 당시 그대로 보존된 다다미방 체험공간 `활용`...기획전시·영상실로도 활용울릉도 역사문화 체험센터로 사용되는 이 가옥은 지난 1910년대 일본의 이주민이자 산림벌목업자였던 사카모토 나이지로(坂本來次郞)가 지은 집으로 당시 희귀목이었던 솔송나무, 규목, 삼나무를 사용해 건축하였고, 입면과 평면이 잘 남아 있어 일본식 가옥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특히 2층 바닥에 다다미를 깐 방과 도꼬노마(床の間)가 그대로 보존돼 있어 근대주택사의 연구뿐 아니라, 당시 일본인의 울릉도 입도와 경제 침탈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로서 가치가 커 2006년 3월 2일 등록문화재 제235호로 등록됐다.광복 이후 잠시 숙박업소(포항여관)로 사용되었으나, 지난 1954년부터 이영관 씨의 가정집으로 2008년까지 사용됐다. 문화재청에서 구입 했으며 문화유산국민신탁이 관리하고 있다.위치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1길로 여객선 터미널에서 도보로 5분 거리 규모는 대지 506㎡(153평) 건물 188㎡(1층 128㎡, 2층 60㎡)이고 전통 일본식으로 재료는 전체가 나무로 이뤄져 있으며 1층은 일부개조를 했으나 2층은 건축 당시 그대로 보존돼 있다.문화유산국민신탁은 이 가옥을 울릉 역사문화체험센터로 새롭게 단장, 울릉도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문화유산정보센터` 운영은 물론, 울릉도의 근현대사와 가옥 이야기, 일제 강점기 일인들의 무단 남획으로 사라진 `강치(독도 바다사자)` 이야기 등 상설전시하고 있다.또 50~60년대 울릉도·독도 관련 `문화영화` 등을 발굴 소개하는 기획전시를 통해 근현대시기 울릉도의 변천과정과 수난사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이 밖에도 `울릉도 근대문화유산 도보 탐방`과 `주민에게 듣는 생생한 울릉도 이야기` 등 체험 행사 진행은 물론, 울릉도 주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기록 전시`도 계획 중이다.문화유산국민신탁과 울릉군은 `울릉 역사문화체험센터`의 개관식과 함께 이 공간을 울릉도와 독도의 자연과 역사, 문화유산 등의 가치를 새롭게 알리는 지역명소로 함께 가꾸고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울릉 역사문화체험센터를 관람하려면 관람료는 4천 원으로 음료수가 제공되기 때문에 공짜나 마찬가지다. 체험료는 근대문화유산 도보 탐방 1인당 1만 5천 원, 생생한 울릉도 이야기는 5천 원이다.대관도 가능하다. 워크숍, 세미나 등 행사 장소(빔프로젝터, 컴퓨터 제공)로 사용할 수 있으며, 수용인원 성인 20명, 학생 30명, 대관료는 10만 원 정도.운영시간은 4월~10월 평일에는 오전 10시~오후 9시, 주말 또는 공휴일에는 오전 10시~오후 7시, 11월~3월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7시, 주말, 공휴일은 오전 10시~오후 5시다.정기 휴관 4월~10월 : 매월 둘째, 넷째 주 월요일, 11월~3월 : 매주 월요일문의 및 체험 예약 : 054-971-7526번(울릉), 02-732-7508(서울)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1층~2층으로 구분되며 1층은 도입부(bar), 시대별로 보는 울릉도의 근현대사, 정보센터, 가옥이야기, 강치 이야기, 체험행사 소개패널(다다미), 문화유산국민신탁소개패널, 2층은 기획전시, 다다미방으로 구성돼 있다.1층 도입부는 안내 데스크 및 음료수를 제공하는 공간이며 문화유산국민신탁운동을 통한 문화유산의 보전과 활용의 의의와 가옥의 보전 이유가 소개되고 있다.시대별로 보는 울릉도의 근현대사 공간에는 울릉도의 근현대 역사를 연표와 영상으로 소개한다. 연표는 1963년 안용복부터 2000년대까지의 울릉도, 독도의 생활사를 사진, 문헌, 신문기사로 구성했다.지난 1959년부터 1989년까지 울릉도 독도관련 대한뉴스 영상자료로 울릉도 발전소, 박정희최고회의 의장 울릉도 시찰, 저동항 건설 등 다양한 기사가 소개됐다.정보센터 공간에는 전국의 문화유산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울릉군 주민에게 다양한 문화유산 콘텐츠를 쉽고 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문화재청의 헤리 티지 채널의 영상과 각종 문화 유산관련 사진, 울릉도의 기본 현황(통계 등), 울릉도 문화재, 최신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이다.공간이 넓어 앉아서 편안하게 영상을 즐기며 울릉도는 물론 전국의 문화유산에 대해 설명을 듣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다.가옥이야기 공간에는 울릉도 가옥의 역사, 가옥의 변천과정, 한일 전통가옥의 벽체 비교 사진으로 보는 보수정비 공사를 통해 가옥의 의미와 가치 소개강치이야기 공간은 독도바다사자의 이야기와 일제 강점기 대규모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내용 등을 소개함으로써 독도의 생태와 영유권문제를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강치이야기는 휴식 공간(의자 책상)에서 음료수, 차를 마시며 설명을 수 있으며 일본식 가옥의 벽면 헐어 내용물을 볼 수 있도록 했고 벽면에는 남기고 싶은 이야기, 문화유산국민신탁 소개, 국민신탁운동의 역사와 현황과 문화유산국민신탁법인개요 활동 등을 소개하고 있다.울릉도 근대문화유산 도보 탐방으로 울릉도의 잘 알려지지 않은 근대시기(개척~1940년대)전통 민가와 적산가옥 등 근대 문화유산을 찾아 기록하고 보전하는 프로그램이다.공가로 있는 문화유산의 보전활동(청소, 주변환경 정비 등)을 통해 단순한 관광이 아닌 의미 있는 문화유산 체험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주민에게 듣는 울릉도 이야기프로그램 울릉도의 역사와 문화를 주민에게 직접 듣는 프로그램으로 옛날 울릉도의 영상을 함께 보며 더 생생한 울릉도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제공된다.2층은 기획전시실로 60㎡의 넓고 깨끗한 다다미방이 건축 당시 그대로 보존된 공간에서 문화영화 울릉도, 독도 등을 감상할 수 있다.울릉도에 대한 소개를 10살 어린 아이의 해설과 함께 진행되는 영상으로 1950년대 말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원형의 도동 및 나리분지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으로 지난 1959년도에 제작됐다,문화영화 독도도 소개된다. 독도를 수호하는 대한민국 경찰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영화로 지난 1976년도에 제작됐다.다다미방은 일본 전통가옥의 원형이 가장 잘 보전된 공간으로 울릉도외도 1910년대 울릉도 사진 등을 소개하고 울릉도, 독도의 일제강점기 수탈사를 소개하며 관련도서도 제공된다.이곳은 대관할 수 있다 넓고 깨끗한 다다미방 특유를 즐길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11-11-21

경북 해양문화 속 人·生·길 <36> 산내 갯내 사람내 어울렁 더울렁 흥부 장터 / 울진 북면 부구리

동해안 최고 염전 지금은 명성만수십년 흥부 장터 좌판마다 사연 장날이다. 바닷가 쪽 공터 어물전에는 물 좋은 싱퉁이, 도루묵, 양미리부터 미주구리, 퉁수, 멸치등 건어물, 그리고 곰삭은 젓갈들이 나와 앉았다. 김장에 버무려 넣을 생선을 놓고 흥정하던 새댁에게 결국 아귀 사촌쯤 되는 놈 두 마리가 더 얹어 진 채 팔려 간다. 임연수 앞에 쪼그리고 앉아 몇 번이고 크기를 가늠하는 할머니의 굽은 등에도 늦가을 햇살이 올라탄다. 울진군 북면 소재지인 부구리는 흥부(興富)동과 염구(鹽邱)동의 이름을 따서 부르게 된 이름이다. 동해안 최고의 천일염 생산지였던 이곳은 6~70년 전 까지도 크고 작은 염전이 성황을 이뤘고, 간수(바닷물)를 가마솥에 끓여 얻는 `전오염(煎熬鹽)`으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한다.전국에서 때깔 좋고 맛 좋은 흥부 소금을 사기 위해 장사치들이 몰려들었고 그것은 십이령을 타고 영남 내륙 곳곳으로 실려 나갔다던 흥부장터. 이제는 염전의 흔적 조차 찾을 수 없지만, 여전히 경상도 말씨와 강원도 말씨가 적당히 버무려 지고 태백산맥 자락이 키운 산내음과 동해가 품은 갯내음이 웅성거리는 곳, 오랜 세월 낯을 익히며 살아 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울렁 더울렁 피는 오늘은 흥부 장날이다.노충순씨(71세)의 좌판엔 신기한 물건들이 쌓여있다. 풍수가나 지관들이 가장 중요한 기구로 사용하는 패철(佩鐵)과 제사 모실 때 쓰는 검은 베로 만든 유생(儒生)의 예관(禮冠)인 유건儒巾도 있고, 먼지가 쌓인 중절모와 돋보기 그리고 더 이상 찾을 사람이 없을 듯 한 곽성냥도 있다. 노씨의 고객도 그의 물건처럼 오랜 단골들이다. 얼굴이 불그레한 그가 유건을 써 보이며 웃는다.“장터가 면사무소 옆에서 이리로 온 지가 글쎄 한 십오 년 됐나 몰라. 지금은 1일 6일장이지만 옛날에는 3일 8일장이었지. 내가 이 장사한 지가 30년이 넘어. 그 전에는 광업소에서 석탄 캐는 일을 했지. 나는 차가 없는 사람이야. 그래서 전을 요만큼만 풀고 접으니 수월코 편치. 술도 짬짬 묵고 또 퍼뜩 와가 장사 하고 얼마나 좋누. 하루에 맥주를 열 병은 먹는다. 안주는 무신 안주? 고추장에 멸치 꾹 찍어 먹으면 그게 최고 안주지.”장날 마다 떡을 해서 판 세월이 사십 년을 훌쩍 넘겼다는 할머니가 마수를 못했다고 발목을 잡는다. 백설기와 가래떡이 말랑말랑 따뜻하다. 빨간 스카프에 입술도 발갛게 바르고 눈썹도 곱게 그렸다. 종이상자를 깔고 앉은 모습이 소담하니 젊어 죽변 장, 흥부 장, 울진 장으로 돌아다닐 때는 곱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겠다. 다음 손님에게도 마수를 좀 해가라고 소리친다. 마수라는 말에 멈추는 발길들이 인정이다. 사는 마을이 달라도 장터에서 친구가 되었다. 경조사 오가며 힘과 마음을 보태며 살았다.“우리 어릴 때부터 흥부 장이 있었어. 엄마를 따라 장에 오면 풀빵, 찐 고구마, 강냉이 빵이 얼마나 먹고 싶던고. 사달라고 막 구불며 떼를 써도 절대 안 사줬지. 사 주기는커녕 궁디고 등짝이고 두들겨 팼지. 돈이 있어야 사주지. 그 속은 어땠겠노. 아이고, 한평생에 잘난 님은 잘 나게 살고 못난 님은 못 나게 살았지. 영결종천(永訣終天) 다 잊아뿌리고 인자부터 당하는 일은 잘 하고 살아야지. 자식들에게 환영을 받고 살라는가, 자식들한테 설움을 받을랑가 아직 모르는 일이야. 내가 지금 건강하고 장에라도 다니니까 엄마, 엄마 하지만 아파 드러누우면 양로원에 끄잡아다 놓겄지. 밥 주고 물주면 받아먹다가 가는 거라. 효자 자식이 실은 없다. 돈이 있으면 좋아하지만 돈이 없으면 부모도 짐덩이 밖에 안된다.”시장통 보리밥집은 쉼터다. 하루 세 번 버스가 다니는 금성리에서 장을 보러 나온 김분옥(84세)씨와 배추 팔러 온 이춘열(68세)씨가 마주 앉았다. 한 마을에서 평생을 형님 아우 살고 있지만 장터에서 나누는 한 끼 밥은 다르다. 무채, 미역줄기, 볶은 묵은지, 무친 배추나물을 얹어 쓱쓱 비빈 보리밥과 시래깃국을 놓고 서로 얼굴을 반찬 삼아 밥을 먹는다.“예전에는 여자들이 장보러 오는 일이 어디 있었나. 장날이면 아침 일찍 영감은 두루마기 쪽 빼입고 안 나섰나. 그러면 뭐가 필요하니 사오라고 주문을 하지. 그러면 뭐하겠노. 장터서 형님, 아우, 사돈 할 것 없이 만나 술 한 잔 걸치면 마캐 다 잊고 마는걸. 사서 들고 오던 물건까지도 다 잃어버리고 저녁 답에 갈지 자 걸음으로 사립문짝 안 들어서더나.”“7남매 내한테 맡겨 놓고 우리영감은 하늘나라로 돈 벌러 안갔능교. 첩첩 골짜기에서 농사 지어 장에 내다팔아 자식들 다 키웠지요. 인자는 동서남북 다 뿌려 놓고 나니 진진 밤이 길기도 깁디다만 그때는 잠 못 잘 시간이 어데 있능교. 호박덩이 하나라도 열리는 족족 내다 팔고는 커다란 항아리를 사서 토끼질 같은 30리를 걸어오면 잠이 범 보다 무섭게 쏟아지고 말고지요 ”두 양반 이야기에 보리밥을 푸던 식당 주인 안국단씨도 살아 온 세월을 들춘다. 마흔 아홉에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해서 여덟 동생을 먹이고 가르쳤다.“우리 집에서도 울진 장, 죽변 장, 흥부 장이 모두 왕복 60리길이었지요. 열네 살 무렵 엄마를 따라 장작을 이고 장마다 팔러 갔었네요. 참나무 숯을 만들어 뱃사람들에게 팔기도 했지요. 무허가 벌목 단속 때문에 밤에 나가 팔고 아침에 돌아오기도 했구요.”`미역 소금 어물지고 춘양 장을 언제가노/ 가노, 가노 언제가노 열두 고개 언제가노/시그라기 우는 고개 이내 고개를 언제가노/ 대마 담배 곡물지고 흥부 장을 언제가노`봇짐을 지고 굽이굽이 고개 넘나들던 봉화 보부상의 노래는 들리지 않는다. 집채만 한 소금가마에 온종일 불을 지피던 여망이(소금 굽는 장인을 일컫는 울진 동해안 지방의 방언)도 먼 세상으로 돌아간 지 오래다. 실하게 키운 가을 채소와 몇 날 며칠 뒤적거리며 말린 피데기들 곁에 주름만이 앉아 놀다 저녁 보다 먼저 전을 접는다. 어슬렁 파도 소리 빈 장터로 스미는 저녁이지만 그래도 흥부 장터다.

2011-11-21

대구 재발견- 대구역과 롯데百

대구 오가는 관문… 이제는 쇼핑 중심지 대구의 한복판에 위치해 100여 년을 대구시민과 인연을 맺어 온 대구역. 대구 인근 경북 지역민들의 대구를 향한 출발점이자 대구 시민들을 서울 등 전국으로 이동시켜 온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그 대구역이 지금은 후에 생긴 아우 동대구역에 큰 자리를 양보하고 단거리 이동 손님 위주로 대구의 시간과 공간을 지켜가고 있다.평일에는 1만5천여명, 주말에는 2만2천여명이 대구역을 이용하고 있다.대구역 역세권에 번개시장이 있고 인근에는 대구최대 재래시장중 하나인 칠성시장이 있어 대구의 중심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100년 이상 서울 부산 등 전국 연결 교통요충지 역할명품이미지 롯데백화점 매출 대비 지역 기여 아쉬워△100년 이상 시민들과 애환 나눠18일 오후 대구역은 활기가 넘쳤다. 평일이라 한산할까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역 내 대합실에는 서류가방과 넥타이를 맨 회사원부터 시작해, 배낭을 메고 여행을 가는 사람, 아이를 안고 열차표를 사는 사람, 히잡을 두른 외국인 등 그야말로 북적거렸다. 특히 옆이 바로 롯데백화점이라 지하입구에서부터 2층 역까지는 백화점으로 이동하는 고객들과 맞물려 과거보다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난 상황.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시내에서 오는 사람과 역을 통해 시내로 가는 인구 등을 다 합치면 하루 몇만명은 될 것이라고 역 관계자는 밝혔다.역에서 만난 방글라데시인 하산(49)씨는 “오늘이 쉬는 날이라 오랜만에 구미에 있는 친구 집에 가기위해 대구역에 왔다. 버스보다 대구역을 이용하면 비용도 적게 들고, 집에서도 가까워 편하다”고 했다.지하계단 통로를 비롯, 로비 등 흔히 역에서 주로 보이는 노숙자는 보이지 않았다. 노숙자들이 역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했으나 대화를 통해 타협을 했다고 권재호 대구역장은 말했다.△대구역의 연혁대구역(大邱驛)은 대구광역시 북구 칠성동 302-155(태평로 161)에 있는 경부선의 역이다. 1905년 1월1일 개통해, 대구시민들과 함께 울고 웃다 8년 전에 민자역사로 신축돼 새로운 역사를 맞았다. 롯데는 과거 대구역 자리에 역사를 건립해, 30년간 사용한 후 기부채납을 목표로 지난 2000년 2월 민자역사 기공식에 들어간 후 3년여의 공사 끝에 2003년 민자역사와 롯데백화점을 동시에 준공했다.남쪽의 중앙로는 대구 구 도심의 중심부로, 역사는 도시철도 1호선 대구역과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구내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지하철을 이용해 경부선 대구역으로 바로 접근이 가능하다. 인근의 동대구역보다는 규모가 약간 작지만, 대구광역시의 중추적인 철도역 중 하나이고, 1969년에 영업을 시작한 동대구역보다 역사가 64년이나 앞서있는 등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대구역은 시내 중심지에 근접해 있어, 대구 도심과의 접근성에서 편리하다.경부선을 포함 이 역을 지나는 운행 계통(경북선, 진해선 등)의 모든 새마을호, 무궁화호는 이곳에 정차한다. KTX는 대구역을 무정차 통과해 동대구역에 정차한다.진해로 가는 진해선 운행 계통의 새마을호 열차는 대구역을 기점으로 밀양, 창원을 경유해 간다.△롯데백화점 대구점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롯데백화점 20호 점포로 대구역과 합작을 통한 대구역사 백화점으로 백화점 빅 3 중에서 가장 먼저 대구에 입성했다. 당시 롯데시네마, 스카이파크, 문화센터 등 복합 문화공간을 통해 쇼핑과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점포 이미지를 내세우며 오픈 당일 최고매출 42억을 달성하는 기록을 남겼다.이후 2003년 첫해 연매출 3천억원 달성에 이어, 2005년 지역 최초로 CRM(고객관계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에비뉴엘 라운지, 대구 웨딩센터를 여는 등 지역의 토종 백화점을 위협하며 성장폭을 넓혀갔다.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롯데에 대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지역에서 엄청난 매출을 올림에도 지역기여도가 인색하다는 반응이다.시민 전영미(여.45)씨는 “지역백화점보다 물건의 종류가 다양해 한번씩 롯데백화점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과 서비스 등에서 편리한 면도 있지만, 지역적으로 볼 때면 좀 아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2007년에는 리뉴얼을 통해 해외명품 상품군을 대폭 늘려 영업면적 3만3천800㎡(1만평) 이상의 매장으로 확장시켰다. 이로써 지역 내 최고의 명품백화점을 구현하면서 명품문화의 중심지로 현재도 그 역할을 계속 수행해 나가고 있다.△명품백화점 이미지 구축특히 롯데백화점은 명품백화점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해외명품브랜드 27개를 보유하고 있는 등 지역백화점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메이저급 브랜드인 로렉스, 프라다, 불가리, 디올은 대구지역 롯데 단독이며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 유명 해외명품도 입점해 있다.이들 해외명품 브랜드 신장율은 2009년 19.8%, 2010년 21,2%, 2011년 10월까지 32.8%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구성비 부문에서도 2009년 17.6%, 2010년 18.8%, 2011년 10월까지 22.5%로 빠르게 신장되고 있다.이처럼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명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을 보이면서 지난해 4천600억의 매출을 올리는 등 급성장 해, 올해 개점한 현대백화점과 자존심을 건 불꽃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번개시장대구역 바로 옆에는 40여년의 역사의 번개시장이 위치하고 있다. 매일 새벽에 번개같이 시장이 열린다고 해서 번개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금은 상설시장으로 하루 수천명의 손님과 상인이 어우러져 북적거리는 시장통이 됐지만 예전에는 역을 중심으로 새벽에만 잠깐 열려 부지런하고 발빠른 사람들이 지방에서 올라온 물건을 싸게 사기위해 일찍 들르는 곳이었다. 이곳은 특히 고추 건어물 등이 다른시장보다 싼 것으로 소문나 있다. 대구의 대형시장인 칠성시장, 서문시장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요즘은 시장으로서의 품목과 구색을 다 갖추고 틈새전략으로 손님을 유인하고 있다.시장통에서 만난 한 주부는 "요즘도 과거처럼 아침에 주로 들른다. 일찍 오면 인근 군위나 의성 안동 등지에서 올라온 싱싱한 채소 등을 고를수 있고, 가격도 여느 시장보다 좀 저렴하다"고 말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1-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