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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애자`

모녀라는 이름으로 사는 그녀들 `친구`일까? `웬수`일까? 영화사적으로 보면 가족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많다. 그 중에서도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들은 항상 관객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다.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동시에 그만큼 쉽게 잊고 살아가는 메시지를 전해주기 때문이다.특히,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는 더욱 그러하다. 무뚝뚝함 속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살아가는 것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다투고, 토라지다가도 그 누구보다 진한 감정들을 공유하는 관계가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아닌가 싶다.영화 `애자`는 바로 그러한 모녀사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딸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응석과 투정을 부리기 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으로 버무리는 영화가 바로 `애자`다.스물아홉 애자. 고교 시절엔 `부산의 톨스토이`로 이름을 남겼지만,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한 서울 생활이 녹록지만은 않다. 지방신문 당선 경력은 억대 공모전 수상에 태클을 걸고, 바람 피우다 걸린 남자친구 때문에 속 끓이기 바쁘다. 무엇보다 애자를 피곤하게 만드는 건 부산 사는 엄마 영희. 공부 못하는 오빠만 유학 보내줘 어릴 때부터 애자의 심기를 건드리더니 이젠 나날이 결혼 독촉 하느라 바쁘다. 자신이 사고뭉치 딸인 건 생각도 않고 엄마에게 지겨움을 토로하던 어느 날, 엄마가 쓰러졌다. 그리고 말기 암으로 고통 받는 엄마와 그걸 지켜봐야 하는 딸의 스토리가 시작된다.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영화가 전하는 신파적인 느낌은 감출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는 투병 중인 엄마와 그런 엄마를 애처롭게만 바라보는 딸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영화는 오히려 일찌감치 두 모녀에게 이별 통보를 알려주고, 그것을 준비해가는 두 모녀의 모습을 웃음으로써 풀어나간다. 그것은 관객들 역시도 그녀들을 보며 마냥 슬픔을 느끼기보다 그런 웃음으로써 그 과정을 담담하게 지켜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즉, 영화 `애자`는 그저 엄마를 떠나보내는 딸의 슬픔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그려 가고 있는 것이다. 항상 제 멋대로 인데다 버릇없는 딸이지만 누구보다 엄마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애자의 마음은 곧 여느 자식들의 마음이며, 항상 잔소리만 하고 강한 척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딸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으로 가득한 영화의 모습은 곧 우리 부모님들의 모습이기에 그들의 이별 준비는 관객들의 가슴을 더욱 뭉클하게 만든다.`캐릭터 묘사가 박력있고 필력이 돋보인다` 정기훈 감독의 `애자`를 부산영상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의 최우수작으로 선정하며 심사위원들이 언급한 총평이다.4년 동안 오직 `애자`의 시나리오에 몰두한 감독은 더욱 리얼한 묘사를 위해 주변 사람들 중 400쌍의 모녀를 만났다. `싸울 때는 주로 어떤 주제로 싸우나?`, `화해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 `엄마가 돌아가실 땐 어떻게 이별했나?` 등 실제 모녀들에게 들은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애자`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라면 충분히 공감하며 웃고 눈물 흘릴 수 있는 이야기로 완성되었다.또한 영화 속 두 주인공인 애자와 영희 역시 실제 모델을 바탕으로 탄생되었다. `애자`는 바로 정기훈 감독의 전 여자친구를 모티브로 완성된 인물, 특히 `애자`란 이름은 전 여자친구의 이름에 `애`자가 들어갔고 그녀에 대한 의미 있는 보답을 하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편 `영희`는 감독 본인 어머니의 성격뿐만 아니라 이름까지도 차용된 인물이다.최강희와 김영애, 두 주연 배우 모두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꼭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고 할 정도로 탄탄한 시나리오는 영화 애자를 기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다.

2009-09-11

최인준 포항테크노파크 원장

"포항은 지난 1970년대 포항제철이라는 기업을 만들면서 국가경제 발전과 산업화의 기적을 이루어낸 `유명한 곳`이죠. 산업발전도, 어떤 산업 위주인가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로, 중공업 위주라면, 고용효과는 크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 등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IT나 서비스 산업 위주라면 고용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는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시대 및 국제관계 차원의 환경도 고려되어야 한다. 30년 전에는 소위 압축 성장을 통해 파이를 키우기 위해, 중공업과 수출 쪽에 무게를 두었다면, 이제는 IT나 지식 기반 산업 육성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양극화 문제는 우리가 선진 산업 국가로 진입하면서 계속 안고 가야할 문제일 것입니다." 산업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일구어내는 것은 어렵다. 더우기 지역에 해당하는 산업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은 더욱 복잡하다. 그런데 우리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산업 발전과 경제활성화와 `맞선`을 주선하는 사람이 있다. 지역의 산업 발전과 경제 활성화와 사랑에 빠진 최인준(52) 포항테크노파크(이하 포항TP) 원장을 만났다. 포항TP의 경영목표에 대해 묻자 최 원장은 “포항·환동해권 지식자산의 성공적 사업화 및 지역에 재투자 통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포항 및 환동해권을 국제적 첨단 과학 클러스터(Cluster)로 발전시키는 싱크 탱크(Think Tank) 역할 및 지역사회 혁신 거점 역할을 하는 것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는 포항TP의 자원을 활용해 성공적인 기술혁신형 벤처기업의 지속적 육성과 포항시와 환동해권의 산업과 지역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테크노파크를 말 그대로 기술이 마음껏 활개치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포항TP는 일정한 공간을 만들어 놓고,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나노기술집적센터, 생명공학연구센터, 지능로봇연구소 등 우수한 과학기술 인프라에서 나오는 연구개발의 결과가 사업화되는 것이 중요한데, 기술의 사업화와 관련하여 포항TP가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또한 첨단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집적시켜 다양한 지원을 받으면서 성공하는 기업을 배출하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산·학·연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단순 기업지원기관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지역의 각종 사업을 연계·조정·통합하는 지역거점기관으로의 역할이 강화되었습니다. 2000년 부지조성 공사를 시작으로 본부동, 제1,2,3벤처동과 입주기업 편의시설인 테크노빌이 준공되었고, 제4벤처동이 올 12월에 완공예정이고, 특화센터인 포항바이오정보지원센터가 내년 7월경에 완공될 계획입니다. 2004년~2006년 3년 연속 지식경제부 평가에서 최우수 테크노파크라고 평가를 받은 바가 있고, 삼성경제연구소는 포항테크노파크가 지식경영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50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500여명의 임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입주기업인 제넥신(주)는 코스탁 IPO 예정기업으로 9월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업투자설명회(IR)를 통해 70억원의 투·융자유치와 100억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글로벌 기업인 독일의 지멘스(초음파의료기기 분야)를 유치하여 포항의 신성장산업 육성의 기반을 조성하였고, 대구경북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유치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포항TP는 현재 48개 기업이 입주해 지난해 1천400억원 매출을 냈다. 2008년 12월말 현재 전국TP의 평균 입주업체수는 44개이고, 포항TP를 포함한 후발 TP들은 32개 정도다. 포항TP외는 광역권 TP이기 때문에 도시규모에 비해 많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에 대해 포항TP의 입주업체의 50% 이상이 우리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밀착형기업이라는 점 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TP역량을 사업(내부)역량(연구개발지원, 교육훈련, 기술이전, 수탁사업 수행 등)과 지역(외부)역량(연구개발역량, 산업역량, 지역경제현황)을 고려한 테크노파크 지표평가 결과(2007, ITEP), 수도권 지역인 경기TP 다음으로 우수한 내부역량과 외부환경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 자료는 앞으로 포항테크노파크가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테크노파크임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 포항TP를 다른 지자체의 테크노파크와 비교하면 성과는 어떤지 물었다. “포항TP는 여건상 시험생산 정도까지만 가능하며, 대량생산을 위한 산업집적지가 조성되어야 함. 따라서 대량생산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 등 산업단지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할 수 있는 공간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 건설은 특수목적법인인 (주)포항테크노밸리에서 포항시와 포스코 건설, 금융기관 등이 참여하는 제3섹터 방식으로 개발 할 예정에 있으며, 포항테크노파크에서도 단지개발에 큰 기대를 하고 있으나, 이 사업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포항은 포항제철이 일구어낸 `국가경제 발전과 산업화의 기적`은 다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다. “포항은 지난 1970년대 포항제철이라는 기업을 만들면서 국가경제 발전과 산업화의 기적을 이루어낸 `유명한 곳`이죠. 산업발전도, 어떤 산업 위주인가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로, 중공업 위주라면, 고용효과는 크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 등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IT나 서비스 산업 위주라면 고용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는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시대 및 국제관계 차원의 환경도 고려되어야 한다. 30년 전에는 소위 압축 성장을 통해 파이를 키우기 위해, 중공업과 수출 쪽에 무게를 두었다면, 이제는 IT나 지식 기반 산업 육성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양극화 문제는 우리가 선진 산업 국가로 진입하면서 계속 안고 가야할 문제일 것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일류도시란 어떤 곳일까. “일류도시라면, 뉴욕이나 도쿄 등을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포항이 닮아야 할 도시는 미국의 팔로알토(Silicon valley)나 보스톤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강대국인 미국의 두뇌 집단인 Stanford와 Harvard, MIT와 다양한 연구소가 있고, 첨단 산업 분야의 신생기업들의 모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포항이 두 도시와 비슷한 환경과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도 비슷한 측면에서 꼽고 싶습니다.” 그는 포항이 몇몇 전제 조건이 만족된다면 빠른 시일 안에 선진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91년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포항에서 살고 있다면서 “1) 리더십과 의지, 2) 과감한 투자, 3) 도전정신, 창의성, 실력 있는 인재, 4) 자금, 그리고 무엇보다 5) 전략과 정교한 구현 계획 등의 전제조건이 만족되면 포항은 빠른 시일 안에세계 일류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포항 지역이 진정 선진도시로 발전하려면 지역발전과 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평가하고 모니터링 하는 기관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교수로, 산업경영가로 살고 있다. 어떤 일이 더 좋으며 보람이 있을까. “어떤 것이 더 좋고 나쁘다는 시각은 없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과 내가 해야할 것 사이의 균형 잡는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교수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아직 있습니다. 하지만, 포항TP 원장으로 해야 할 일의 중요성도 알기 때문에 자리를 맡은 것입니다. 10년 전에 제자들과 창업을 한 회사가 상장했습니다. 그때는 제자들을 위해서 창업을 했다면, 지금은 내 자식 또래의 젊은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는 기업들을 키우고 지원하기 위해 이일을 맡았습니다.” 산업발전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부탁했다. “예로, 중공업 위주라면, 고용효과는 크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 등이 많이 생길 것이다. IT나 서비스 산업 위주라면 고용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는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시대 및 국제관계 차원의 환경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30년 전에는 소위 압축 성장을 통해 파이를 키우기 위해, 중공업과 수출 쪽에 무게를 두었다면, 이제는 IT나 지식 기반 산업 육성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양극화 문제는 우리가 선진 산업 국가로 진입하면서 계속 안고 가야할 문제일 것입니다.” 최 원장은 지난 2006년 `지식경영시스템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경영시스템의 통합구조` 논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원장 취임전의 꿈은 이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소를 만들어 이론 연구 뿐 아니라 기업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이 꿈을 위해, 시간을 내서 학생들과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희망을 물었다. “포항TP원장으로는 제2의 박태준 회장과 같은 기업인을 키우는 것입니다. 교수로서 꿈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조직 최적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소를 만들어 이론 연구 뿐 아니라 기업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그러자 최 원장은 어릴 적 자신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줬다는 헤르만 헤세의 `지성과 사랑`과 `싯다르타`, 그리고 최근에 감명깊게 읽었다는 돌프 얀센의 `Dream Society`이야기를 시작했다.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꿈을 꾸라는 거다 (혹은 희망을 가지라). 아니면 꿈이나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어려운 사람들보다는 여유 있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책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09-09-11

③ 영일만항과 배후단지 조성

유럽 대형선사 확보 등 장기적 과제 실현 시급배후단지 활성화·입주기업 유치도 박차가해지난 1998년과 올 7월 각각 개항한 광양항과 울산항이 겪고 있는 고전은 컨테이너항만의 성공이 항만 운영 주체의 자체 역량과 국가의 정치적 변동, 국제 무역 판도 등에 복잡하게 얽혀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목표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중순까지도 컨테이너선이 한대도 입항하지 않은 울산항은 영일만항이 초기 물동량 확보를 위해 쏟은 그간의 노력을 짐작케 하는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영일만항은 항만의 성패에 큰 관건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초기 물동량 확보에 전력을 쏟은 결과 통상 일정 규모의 화주를 확보하고 있는 선사들이 먼저 항만 이용을 협의해 올 정도로 그간의 마케팅을 실감케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일만항이 겪을 개항 초기의 불가항력적인 어려움을 제외하고도 여러 부문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영일만항이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일본 서해안 등 환동해권에 대한 물류 경쟁력 우위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환동해가 동북아시아 국가 간의 군사적 패권주의에 의해 역사적으로 긴장이 형성돼 이 권역 도시들이 낙후된 결과 현지 항만의 물동량 부진이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특히 중국이라는 구체적 대상이 있는 인천과 평택항 등에 비해 환동해권은 마치 실체가 없는 신기루와 같다는 비관론 마저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전문가들은 아직은 언젠가 도래할 환동해권 시대를 조용히 기다리는 자세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유럽 등 원거리 노선의 유지를 위해 운임조건이 유리한 대형 선사를 확보해야 하는 장기적 과제의 실현 시기를 앞당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포항철강공단의 업체들 부터 여전히 영일만항 이용의 손익을 저울질 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포항시와 포항영일만신항주식회사 등이 서둘러 해답을 내놓아야 타 지역 화주들을 불러 모으는데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배후단지의 조기 조성 및 입주기업 유치 문제도 주요한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배후공단은 항만에 자체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만큼 적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영일만항 배후의 일반산업단지 조성이 용한리 주민 등의 민원으로 인해 지연된 데다 지난해 2월 4산단에 1조2천원을 투자키로 포항시와 MOU를 체결한 KUP 투자그룹 등 상당수 업체도 사실상 무산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포항시가 태창철강과 현대중공업 등 MOU를 철회한 업체들을 대신해 입주케 함으로써 항만의 일반화물 물량을 늘이는 방안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항 초기만 놓고 보면 포항은 광양과 울산 보다는 낫다고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환동해권 경쟁력의 장점이 실현될 때 까지 배후단지 활성화와 직항로 개설, 잠재적 경쟁항인 마산 등과의 경쟁 전략 등 대안 마련에 시기를 놓친다면 정부가 과거 포항의 항만 규모를 거듭 축소했던 정책 결정을 인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09-09-10

“선진국 수준 핵심 전문인력 양성 노력”

이재훈 대경권 의료기기 산업발전 추진협의회장의료기기 생산에 필요한 단계별 교육 실시기업체·지자체 등 상호협력체제 구축 필요 영남대가 최근 `대경권 의료기기 산업발전 추진협의회` 발족식을 갖고 지역 의료기기 산업 발전과 전문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협의회 회장은 이재훈(영남대 경영학부 교수)가 맡았으며, 지역 8개 의료기업체 대표와 기업지원기관 및 지자체의료기기 산업 전문가 25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 회장은 “협의회 발족은 의료기기 산업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 선진국 수준의 핵심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방안을 모색하는 구심점 역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협의회의 역할과 계획은 무엇인가.▲영남대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에서 조직, 운영하는 `대경권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 추진 협의회`는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추세와 정부 정책을 공유, 학습, 확산함과 동시에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의 핵심 요소인 인력양성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고자 합니다. 또 의료기기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시적 수요조사와 모니터링 및 컨설팅을 통해 지역업계가 필요로 하는 현장중심형 지원정책과 인력양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의료기기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할 듯한데.▲향후 의료기기 산업은 저기술에서 IT, NT, MT 등의 분야와 융합한 고기술 의료기기로 발전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지역에서도 이에 대비한 기초인력양성, 현장 전문 인력양성, 핵심전문 인력양성 등 단계별로 인력을 양성해야 합니다. 의료기기 등급별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의료기기의 기초 개념에서 임상시험 지원까지 의료기기 생산에 필요한 단계별로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첨단의료기기 산업 관련 기업체, 지자체, 대학, 전문계고 등 관련기관 간 인재육성에 관한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을 위한 필수요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먼저 건강의료산업의 발전추세와 부합하고 대구·경북의 강점인 의료 인프라와 IT 및 바이오와 한방 분야 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특화분야를 선정해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이를 집중 육성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기존의 단발적 또는 개별적 개발이나 지원시스템을 탈피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산업화 추진전략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특화분야의 경우 개발아이템 선정에서부터 특허, 인허가, 제품화, 유통에 이르는 전영역을 커버하는 알파에서 오메가까지의 의료산업 원스톱 토털 솔루션(one stop total solution) 지원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또하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핵심은 의료제품·기술의 다학제적, 다단계 개발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개발주체·단계 간의 융합과 네트워킹 활성화에 역점을 둠과 동시에 해외 저명 기관과의 협력도 필수적입니다. 특히 BINT의 융합, 의학과 한의학의 융합,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융합, 예방 및 재활관련 기술과의 융합 추진이 필수적입니다. 이와 함께 우수 인력의 확보와 민자유치를 위한 각고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입니다./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2009-09-10

하나님의 리듬을 따르라!

박진석 포항 기쁨의교회 담임 목사창세기 2장 2절에 보면 “하나님의 지으시던 일이 일곱째 날이 이를 때에 마치니 그 지으시던 일이 다하므로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실 때 6일동안 일하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고 합니다. 6일을 일하고 하루를 쉬도록 하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창조의 리듬입니다. 이 리듬을 거스리면 문제가 생깁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리듬을 따를 때 온전한 삶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에는 리듬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바이오 리듬이 있습니다. 바이오 리듬은 신체리듬, 감성리듬, 지성 리듬 세가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신체리듬의 경우는 23일의 주기를 갖고 있고, 감성 리듬은 28일, 지성 리듬은 33일의 주기를 가진다고 합니다. 이 리듬에 따라 우리의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사람에게만 리듬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계절에도 리듬이 있고, 식물과 동물에도 리듬이 있습니다. 음악에도 리듬이 있고, 바람에도 리듬이 있습니다. 이 모든 리듬은 다 하나님의 창조의 리듬을 따라 전개됩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리듬을 따르지 아니하고 거스릴 때 문제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창세기에 나타나듯이 인간이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죄를 짓고 타락하게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의 리듬을 거스리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열심히 일하고 나서는 안식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잘 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쉬지를 못합니다.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더 빨리 더 많이 일하기 바쁘지 쉼이 없습니다. 지나친 욕심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몇 개월 전에 호주의 이민교회 지도자 모임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 호주 사람들의 삶의 여유를 보면서 참 부러웠습니다. 대개 아침 일찍 7시까지 출근하고 오후 3시까지 일하고는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하고 놀고 정원을 가꾸고 운동하고 저녁식사를 하고는 10시 전에 다 잠자리에 드는 것이 호주 사람들의 일반적인 삶의 리듬이었습니다. 영국 청교도들의 삶의 흔적이 호주 사람들의 삶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인들의 삶의 리듬과는 너무도 다른 것 같습니다. 출애굽기 20장 8절에서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고 명령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우리의 유익과 행복을 위한 명령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잘 쉬는 것 그것은 새로운 창조(Re-creation)의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외국인들이 제일 먼저 배우는 말이 “빨리 빨리”라고 합니다. 분주하게 많이 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새로운 창조를 위해서는 잘 쉬는 것이 필요합니다. 잘 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너무 분주하게 많이 일하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안단테, 안단테.”

2009-09-10

② 재정비 시급한 성장엔진들

지난 3월 첫 신입생을 받은 울산과학기술대학교(울산과기대·UNIST)는 카이스트, 포스텍과 함께 국내 이공계 분야 특성화 대학 삼각축 중의 하나로 육성·발전할 계획임을 그동안 공공연히 밝혀왔다. 울산광역시는 오랜 기간 지역의 숙원이었던 국립대 유치에 성공하자 지역 인재 양성은 물론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산업에 명실상부한 산·학·연·관 체계가 완비됐다며 대학에 전폭적인 지원을 쏟고 있다. 울산광역시 교육혁신도시협력관에 따르면 대학 부지조성비와 진입로 개설비로 1천여억원을 투입했으며 15년 동안 매년 100억원의 발전기금을 제공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울산과기대가 최근 포스텍의 교수와 직원들을 스카우트 한 일을 두고 포항 지곡단지 안팎에는 대학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우려가 이어져 왔다. 특히 연구처장을 역임한 비중있는 교수와 연구지원 관련 팀장이 포함된 점은 그동안 대학 측이 소위 `허리`역할을 할만한 교수에게 기본연구비를 집중지원하는 등 육성책을 기울인 점을 고려할 때 파급이 있다는 지적이다. 총장의 리더십도 학교 안팎에서 거론 대상이 되고 있다. 백성기 총장은 그동안 TV토론 프로그램의 사회자, 시민단체 대표, 포항선진일류도시추진위원장 등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시민들에게 깊게 각인돼 왔다. 하지만 백 총장은 정보통신대학원의 폐쇄 방침을 세울 만큼 법인이사회에서 대학 조직의 간소화를 요구받고 있지만`복잡한 문제가 있어 진전이 안 된다`고 피력할 정도로 리더십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인전입금은 매년 29% 이상으로 외국대학에도 사례가 없을 정도의 수준이지만 대학발전기금 모금은 2008년도 목표에 비해 성과는 3억6천만원으로 10%미만에 머물렀다. 포스텍 `Vision(비전) 2020`에 2020년 노벨상수상자 1명을 배출할 계획이지만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은 여전히 알려진 바가 없어 이사회에서 집중 거론되기도 했다. 지곡단지의 한 연구원은 “개교 23년을 넘긴 포스텍은 지금 신진 이공대학의 추격과 카이스트로 상징되는 중부수도권 집중현상의 중간에서 자칫 샌드위치 신세가 될 기로에 있다”면서 “포스코 경영진 교체 과정이 학교의 근간에 파장을 끼친 점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취임 이후 이른바 `OB`들의 일선 후퇴를 직간접적으로 쟁점화한 뒤 대학 설립에 산파역을 맡은 이대공 법인 상임부이사장이 지난 4월에 물러난 과정은 포스텍에 불씨가 잠재돼 있음을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리스트)도 활력이 상당히 감퇴했다. 리스트는 1994년 김만제 포스코 회장 취임 뒤 포스코기술연구소가 신설된 데다 IMF 체제 이후 연구원 신규 채용이 최소화됐다. 그나마 마그네슘강판과 연료전지 등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부 채용이 있었을 뿐이다. 이로 인해 보수와 정년 조건은 국책연구소보다 낮고 연봉은 비슷해 대전과 대덕에 비해 지역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09-09-09

경주 김기범·오은석 부부

서울의 제약회사에 다니던 도시 생활자가 경주지역 산골로 귀농, 허브 재배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김기범·오은석 부부.이 부부가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 토함산 인근에 둥지를 튼 것은 6년 전인 2003년.이들이 귀농을 결심하게 된 것은 서울에 살면서 연세대 사회교육원에서 대체의학의 한 분야인 향기치료 요법을 접한 뒤 양약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도 향기 요법을 통해서 고칠 수 있다는 전세일 교수의 강의에 푹 빠지면서다.남편 김기범씨는 “막상 귀농을 하려고 보니 어디가 좋을지 몰라 강원도에서 부산까지 전국을 누비던 끝에 그래도 국제 관광 도시인 경주가 적지라고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하지만 막상 허브를 재배하려니 기술과 경험이 부족해 허브 모종을 죽이는 등 수 차례 실패를 거듭해야 했다. 이후 `경주시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도와 자문을 받은 후 결국에는 허브 재배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더욱이 아버지의 의지를 물려 받은 아들도 서울에서 다니던 의대를 그만두고 지방대학의 원예학과에 진학, 경주 허브랜드의 든든한 일꾼 노릇을 자처하고 나섰다.올해 1만㎡의 허허벌판 산기슭을 허브동산으로 일궈 70여종의 허브를 심고, 시원스레 분수가 올라오는 허브연지, 대형 물레방아와 폭포까지 설치하는 등 김씨의 농장에는 전원 냄새가 물씬 풍긴다.특히 6천600여㎡에 조성된 허브가든에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유칼립투스 등 70여 종의 다양한 허브가 사계절 내내 상큼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최근에는 도시소비자, 초등생과 유치원생들의 체험 학습장으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김씨는 “처음 허브농장을 시작할 때는 아무 쓸모도 없는 외국풀을 재배한다고 주위의 빈정거림과 눈총이 따갑기도 했지만 이제는 친근한 이웃이 되었다”고 말했다./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2009-09-09

창의적 인재를 뽑는 입학사정관제

요즘 대학입시제도가 바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입학사정관제`이다. 입학사정관전형은 내신이나 수능 성적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수험생의 잠재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포스텍의 경우 입학 정원 모두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렇게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신입생 전원을 선발하겠다는 포스텍의 입장은 이렇다. “대한민국에 노벨상을 안겨줄 세계적인 과학자, 인류의 미래를 바꿀 세계적인 공학자를 획일적으로 서열화된 학업 성적만으로는 가려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입학 정원 모두를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입학사정관은 학생들의 무엇을 평가할까? 사정관은 종래의 학생부 및 수능 성적에만 의존하여 신입생을 선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특기, 적성, 인성, 창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방법은 선진국의 예를 벤치마킹 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SAT라는 대학수학능력 시험성적과 사회성, 성실성, 리더십, 열정, 특기, 과외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영역을 종합평가한 후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주로 성적을 보는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하바드 대학교의 경우 SAT 만점자 중 절반 가량이 불합격한 해도 있었다. 미국의 SAT 시험은 우리나라처럼 일 년에 한 번만 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준비되었을 때 수시로 칠 수 있다. SAT는 보통 7회 정도 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SAT를 잘 보아야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책을 많이 읽고 사회적인 이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필자가 94년 미국에 있을 때 재미교포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다니는 그 집 아들이 학교에 있을 시간인데도 집에 와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미국 대통령 입후보자들이 TV 토론을 하는데 그것을 보기 위해 학생들 모두가 일찍 하교를 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기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를 정한 다음 학교에서 후보 입장이 되어 토론을 한다고 했다. 이와 같이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와 같은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 그것을 교육과 연결시켜서 학생들에게 폭넓은 경험과 사고를 할 기회를 준다. 미국 학생들은 이렇게 평소에 사회적인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토론을 자주 하기 때문에 에세이를 쓰는 것과 같은 과제를 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대학의 최종 전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에세이 테스트이다. 에세이를 잘 쓰려면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논리적 사고력이 높아야 하므로 평소에 이러한 능력을 키워 두어야 한다. 에세이 쓰는 능력이 부족하면 대학에 진학한 후에 힘이 든다. 대학에서는 거의 매주 에세이를 쓰는 과제를 내어주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처럼 주입식 교육을 받은 학생은 미국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적응하기가 어렵다. 최근 국내 유명 대학들은 교과 성적 뿐 아니라 구술면접, 각종 대회 수상실적, 논술, 봉사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논술에서는 문제의 이해와 분석력, 논증력, 창의력, 표현력 등을 알아본다. 서울대학교의 논술 평가 기준을 보면 40%가 창의력에 배당되어 있다. 이제 창의성을 제대로 길러야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Create yourself!포항제철지곡초 이용석 교사

2009-09-09

돌아온 엘리뇨… 세계 기상이변 속출

지구온난화와 함께 전 세계적인 기상 이변의 주범으로 꼽히는 `엘리뇨(스페인어로 `남자 아이`라는 뜻)`가 3년 만에 귀환해 세계 곳곳에서 각종 `기상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아`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을 비롯한 세계 주요 기상당국은 최근 “엘리뇨가 2006년에 이어 지난 6월 다시 시작됐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등 남미 대륙엔 겨울에도 잘 내리지 않는 눈이 폭설로 쏟아졌고, 인도· 브라질· 호주 등은 이와 반대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등 엘리뇨 여파로 추정되는 현상도 세계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한국과 일본 기상당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올여름 이미 엘리뇨 여파가 (한국과 일본에)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하며, (1) 역대 최저 수준의 일조(일조) 시간과 (2) 기록적인 집중호우 (3) 긴 장마 등 기상 기록이 양국에서 동시에 양산됐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와 기상청이 공동으로 최근의 기상 현상을 분석한 결과, 전국 60개 기상관측망 지점의 7월 중 하루 평균 일조시간이 예년(1973~2000년)보다 평균 36.4%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년 7월엔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5시간48분간 햇볕이 내리쬐었지만, 올해의 경우 이보다 2시간7분 감소한 3시간41분에 그친 것이다. 일조시간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햇볕이 부족한 7월`이었다. 특히 대구와 경남 거제· 전북 임실 등 9곳은 일조시간이 예년의 절반 이상으로 감소해 사실상 `땡볕 보기 힘든 여름`을 보냈다. 이달 들어 6일까지의 전국 평균 일조시간도 예년보다 33.3% 줄어 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엘리뇨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란 뜻. 남미 해안부터 중 태평양에 이르기까지 적도 부근에서 해수면 온도가 정상 상태일 때보다 6개월 이상 섭씨 0.4도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대기와 해양의 기상 상태가 변하면서 세계 곳곳에 가뭄·한파·폭설 같은 기상 이변을 불러일으킨다. 보통 2~7년 주기로 발생하며 1950년 이후 올해까지 모두 19차례 발생한 엘리뇨 가운데 1997년 봄~1998년 봄의 엘리뇨가 최악으로 꼽힌다. 생각 생각 ▶초등 1. 엘리뇨 현상이란 무엇인가요? 2. 엘리뇨 현상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3. 엘리뇨 현상으로 생기는 기상 이변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4. 기상 이변의 사례를 분석해보고 이를 막기 위한 방법도 찾아 보세요.

2009-09-09

안동 시온재단을 다녀와서

오 수 지영일고 23박 4일간의 길고도 짧은 안동 시온 봉사 캠프. 처음 시온 캠프에 대해 들었을 때 당연히 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기간이 너무 긴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앞으로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기에 참가하게 됐다. 물론 내가 봉사부서인 인터렉트 부장이라는 책임감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하다. 7월15일, 여름방학과 동시에 안동 시온 캠프를 시작하였다. 일찍이 시온재단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알아봤지만, 실제로 겪게 된 시온재단은 더 크고, 편리해서 오히려 봉사보다는 휴양을 온 느낌이었다. 2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오면서 단잠을 자고 있어서 그런지 모두가 짜증이 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반갑게 맞아주시는 선생님들 때문인지 바로 웃으며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고 2층 희망교회로 이동하여 원장님의 인사말을 듣고 나서 짐을 풀었다. 둘째 날 아침, 5시부터 일어나 씻고 어제 받은 종이에 적힌 대로 배정받은 방으로 들어가 식구 분들의 아침식사 도우미 및 말벗이 되어드려야 했다. 나와 온이 언니, 1학년인 은지와 배정받은 방은 단비원의 할머니들이 계신 방이었는데, 특히나 우리가 맡은 방의 할머니 세분께서는 밝고, 우리를 손녀처럼 대해 주셨다. 외할머니 댁이 안동이라서 안동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설명해주시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돌아다니니 색달랐다. 여러 문화재를 보고 난 후에는 예인이라는 시온재단과 관련된 공장에 가서 직업체험을 하기도 했다. 셋째 날 아침, 역시 5시 쯤 일어나 세면을 하고 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그래도 당연한듯이 할머니들을 찾아 뵈었다. 웃으며 서로를 반가워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단 이틀 만에 진짜 할머니와 손녀가 된 기분이었다. 이 날은 아침을 거르고 그냥 계속 산책을 나가고 싶어 하시는 할머니를 휠체어에 앉혀 문 앞을 왔다 갔다 하며 놀아드렸다. 11시쯤, 다시 특별교육을 어제 예인에서 만났던 김춘식 원장님이 해주셨는데 이때의 주제는 `행복`이었다. 교육을 받으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제는 우리가 외출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식구 분들을 도와드리고 청소도 하고, 일손도 돕는 날 이었다. 아쉬운 마지막 날, 이제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할머니들 방을 찾았다. 마지막인 만큼 조금이라도 더 잘해드리고 더 있고 싶어서 `할머니 저희 이제 가요, 보고 싶을 꺼예요. 다음에 또 올께요.`하고 약속도 했다. 그리고 시온에서 론볼이라는 운동을 처음으로 배우게 되었는데, 무게 중심이 다른 공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공을 맞추는 그런 운동이었다. 여기 시온에는 론볼 장애인 국가대표이신 분도 계셨다. 재미있게 론볼 교육과 대결을 마친 후 단체사진을 찍고 짐을 챙겨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기 전 집이 오천이신 식구 분과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가는게 아쉬우신지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으셨다. 겨우겨우 꼭 다시 온다는 약속을 하고 아쉬운 인사를 나눴다. 안동시온캠프를 다녀온 지금도 생각만 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가 처음이라 선생님들도 어색하고 우리도 어색했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가게 된다면 진짜 한 가족처럼 이해해주고, 장난도 치고, 혼도 내고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평소 학교에서 가는 당일 봉사활동도 좋지만 이처럼 2박3일, 3박4일 일정기간동안 장애인분들,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제 곧 3학년이라 봉사를 자주 다니는 것이 힘들어질지도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고, 앞으로의 학교 후배들이나 우리 인터랙트 후배들에게 한 번쯤은 가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2009-09-09

월드사이버게임즈 한국대표 이원국 선수

WCG 2009 그랜드파이널 국가대표로 출전“열심히 하면 독창적인 플레이 찾을 수 있어”“우선 국가대표에 선발돼 너무나 기쁘고 오는 11월 세계대회 본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한국이 최강임을 입증하고 싶습니다”오는 11월 중국 청두에서 개최되는 월드사이버게임즈(World Cyber Games, 이하 WCG)에 한국대표로 출전하게 된 선린대 이원국 선수(선린대학 컴퓨터응용과 1학년)의 소감과 각오다.이원국은 지난 8월 서울에서 개최된 WCG 2009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지난해 한국대표였던 피파 09의 전통적인 강자인 김관형을 꺾고 26명 가운데 당당히 1위의 성적으로 태극마크를 달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이원국은 이로써 WCG 2009 그랜드파이널에 국가대표로 출전할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으며 전세계 70개국 700여명의 선수와 기량을 겨루게 됐다. 이원국을 만나 훈련 장래희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평소 훈련은 어떻게 하나?▲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하루 세 시간씩 집에서 꾸준히 연습한다. 한국 유저들과도 연습을 하긴 하지만, 주로 외국 랭커들과의 연습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외국 선수들의 플레이 방법이 국내 선수들과 사뭇 다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처음에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들의 반대는 없었나?▲처음에는 무척 반대를 하셨다. 그러나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기 시작하자 달라지더니 요즘은 대회 참가할 때마다 격려는 물론 용돈까지 주면서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대학 전공은 무엇인가?▲현재 선린대학 컴퓨터응용과 1학년에 재학 중이다. 피파 게임에 포함된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건드려서 게임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보려고 시도하거나 게임에 관련된 웹 포럼에 게재할 UCC를 만들다 보면 제 전공과의 연관성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졸업할 때까지 더 많은 전공 지식이 쌓이면 피파 게임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다.-앞으로의 계획과 장래희망을 말해달라.▲오는 11월 중국 청두에서 세계대회 본선 경기가 열린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한국이 최강임을 입증하고 싶다. 장래희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으나 우선 학교 공부에 충실히 하고 피파 게임을 통해 후원을 받는 유명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기도 하다.-피파 게임에 관심이 있는 유저에게 전해줄 특별한 비법이 있다면?▲자신보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의 플레이 패턴을 모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독창적인 플레이 방법을 찾을 수 있고, 그것이 실전에서 통할 수 있음을 체험하게 된다./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2009-09-08

(2) 동굴 속 여자를 위하여

가끔씩 헛갈릴 때가 있다. 가족제도 안에서의 여성에 대한 내 연민의 근원이 제 게으름을 합리화하기 위한 구실 때문인지, 저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여성성에 대한 강한 자의식 때문인지. 지난 주말에 친정 엄마의 팔순모임이 있었다. 이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는 즐거움에 앞선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행사의 행동요원(?)격에 해당하는 여성들의 불합리한 상황과 그것에 대한 내 연민 때문이다. 우리집 여성 요원들의 간략한 행태를 소개해보자. 자유분방한 큰올케가 대안 없이 뒤로 빠지는 동안, 전통적 가부장질서에 충실한 둘째올케의 가없는 효부정신이 발휘된다. 좋은 게 좋은 셋째올케와 멀리 사는 언니는 묵묵히 대세를 따른다. 전 여성행동요원의 정신적, 노동적 민주화를 꿈꾸는 나는 나름 합리적 대안을 제시한다. 집안이 아닌 밖에서 모여, 여성들도 우아하게 즐기자는 내 의견은 효 문화의 온당한 기치 앞에서 막내라는 이유만으로 웃자란 신인류의 감성쯤으로 내몰리기 십상이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집안 어른들의 행동요원에 대한 평가가 이어진다. 유교적 가풍의 끄나풀을 놓을 맘이 전혀 없는 그들은 더 야무진 도리를 하는 요원에게 찬사의 입말을 아끼지 않는다. 뒷전에서 그 찬사를,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쪽에서는 가시방석이 따로 없다. 겉으로 보기에 행사는 무사히 치러진다. 하지만 뭔지 모를 미묘한 앙금이 남는다. 관심과 노동과 시간을 많이 할애한 쪽에서는 본인이 아무리 부정한다 해도 제 맘을 다 보상받지 못한데 대한 서운함이 생기고, 그렇지 못한 쪽에서는 행사의 주체적 실체가 되지 못한데 대한 자격지심과 소외감 때문에 피해의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합리적 대안은 애초에 있지도 않다. 또한 그 과정을 도출하는데 대한 위험부담 때문에 이런 갈등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일 뿐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에서 남자는 제외된다는 사실이다. (여성들 스스로가 남성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런 미묘한 감정의 혼선에 있는 여성 행동대원들을 위해 (실은 나를 위해) 나는 기어이 잔다르크가 되기를 자청한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모든 식구들이 함께 즐기자는 내 요구가 받아들여져 우아한 잔칫상을 마주한 뒤에라도 그놈의 `도리`의 끝자락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봐도 여성(특히 며느리 입장)에게 집안 행사는 즐기는 자로서의 여유보다는 도리로서의 의무감을 요구하고 있다. 남자들이 여성에게 강요한 적도 없고, 심지어 그들은 이런 감정에 무신경하기조차 한데, 여성들만이 감지하는 이 부조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 이유에 대한 답은 타계한 정치학자 전인권이 쓴 `남자의 탄생`(푸른숲, 2003)에서 얻을 수 있다. 그의 관찰에 의하면 유년시절부터 학습된 우리의 가족제도는 한국형 남성을 확대 재생산하는 데 주력해왔다는 것이다. 권위주의와 가부장적 질서는 남성적 삶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었으며 이는 기본적으로 `동굴 속 황제` 라는 인간형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여성에 대해 편협하고 왜곡된 정보를 전제하는 이러한 권위는 충격적이게도 여자 특히, 한 집안의 어머니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작가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적 가정에서의 남자의 권위는 아버지가 만드는 게 아니라 어머니가 주도한다는 사실이다. 어머니가 차린 동굴 속 황제를 위한 밥상에 아버지가 숟갈을 들면서 가부장질서가 고착되고 그 과정에서 모성의 희생과 여성의 도리라는 개념이 고착되어 왔다는 것이다. 별 비판 없이 여성들이 이러한 학습과정의 동굴에 머무르는 동안 남성들은 또 다른 자신들만의 동굴 속 황제로 안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백적, 반성적 회고를 통해 작가는 말한다. `내 안의 남성을 죽여라`고. 이미 남성들 스스로 그 부담스런 `남성적 권위`를 반납하는 사회 구조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군림하려 하지 않고, 제 안의 부조리한 남성을 죽여 가며 고백하는 남성들 앞에서 여자들 스스로 통렬한 성찰을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나은 독서는 없을 것이다. 여성적 의무 이데올로기라는 동굴을 벗어나려는 최적임자는 누구인가? 명쾌한 답이 여기 있다. 그 답이야말로 여성 스스로라는 것을 역설적이게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소설가)

2009-09-08

① 포항시 발전주도력 이상없나

포항위기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박승호시장 취임한 후 가파른 상승곡선 분위기는 이명박대통령의 당선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포항을 비롯한 경북도는 변방에서 소외받는 처지에서 중앙으로 나가는 변화된 힘을 실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론이 겹치면서 포항경제발전도 성장동력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일각에서는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포항의 위기론의 실체와 대책에 대해 집중점검한다. 편집자주인구 감소를 근거로 한 `포항 위기론`이 한창 논란의 불씨를 당긴 시점은 6·13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002년 상반기였다. 당시 2000년에서 2001년 사이에 포항시 인구가 674명 감소되자 포항의 성장이 멈췄다는 우려들이 잇따랐으며 실제로 2001년 6월말 51만7천231명에서 연말에는 51만3천424명으로 인구감소가 이어졌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인구는 50만9천121명에 이른다. 포항인구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바탕에 박승호 시장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데 대해 별다른 이견은 없다. 박 시장은 왕성한 추진력으로 영일만항 일대에 대한 기업 유치에 나서 MOU 체결이 이어졌으며 동해중부선 철도 착공, 영일만개항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 아래 중앙상가에 실개천을 조성하고 동빈내항 복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2008년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 도시 시장으로서의 수혜도 얻고 있으며 영일만대교도 그 연장에 있다. 하지만 포항시는 지난 2006년 출범한 박승호 시장 체제 이후의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불안한 조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MOU(투자양해각서) 체결 기업의 유치가 무산된 일은 그 대표적 사례들이다. 지난해 8월 포항시와 MOU를 체결한 에너지리소스는 5천억원을 투입해 2011년까지 청하면 일대에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당초 계획을 지난 6월 포기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2년전 영일만항 인근 27만여㎡에 선박블럭공장을 조상하기로 MOU 체결했으나 지난 8월 백지화했다. 또 인근 14만여㎡에 조선기자재 생산공장을 짓는다는 태창철강도 지난 7월 사업을 포기했다. 결국 이 같은 잦은 MOU 체결 및 번복은 국제적 불황의 여파로 인한 불가피성이 인정되는 한편에서 포항시의 신뢰와 권위를 실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포항시의 기업 유치 의지도 곳곳에서 의심받을 만한 사례를 내고 있다. 민간기업이 남구 대송면 일대 300만여㎡를 개발하는 그린일반산단 조성사업도 일부 주민의 민원으로 무산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당시 박 시장은 `주민들이 반대하면 안 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거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반면 경주시는 포항과 경계지인 강동면 왕신리 일대에 대한 민간의 일반산단 조성사업을 적극 지원해 천북 공단처럼 공장난에 시달리는 포항의 중소기업들을 유치하는 반사이익을 얻는 등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상득 의원이 성사에 공을 세운 남구 동해면 일대 국가산단도 당초 계획 보다 면적이 25%나 줄어든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영일만항 인입선 철도, KTX 포항 노선 등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도 당초 발표 시점을 거듭 연장하고 있어 불안한 전망들이 이어지고 있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포항은 포스코와 포스텍, 포항산과연(RIST) 등의 인프라에 충실한 바탕 위에서 각종 시책을 추진해야 옳다”면서 “하지만 최근 이들 주요 성장동력과 포항시의 공조에 균열이 나타나고 차세대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활발한 시도가 부족한 점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09-09-07

박상희 中企포럼 대표·(주)미주금속 회장

대구시 달성군이 고향인 박상희(58·사진) (주)미주 및 미주금속 회장은 지난 2006년 결성된 최초의 NGO성격의 중소기업 모임인 `중소기업포럼` 대표를 맡고있다. 포럼은 박상희 회장이 결성을 주도했고, 현재 약 2천600여명의 CEO가 가입돼 있다. 박 회장은 이미 43세의 젊은 나이에 중소기업중앙회의 최연소 민선회장으로 선출돼 연임했으며,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 지난 2002년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때는 한나라당 선대위 중소기업 특위 위원장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뛰기도 했던 박 회장을 만나 지난 세월의 에피소드와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최연소(43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될 수 있었던 남다른 배경이 있었을 듯 합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전두환 대통령 시절이었는 데, 전두환 대통령과 형인 전경환씨와 친분이 두터웠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소개로) 30세에 모르는 장관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청와대 수행 경제인 리스트에 매번 끼어 외국을 다녔습니다. 이런 인맥을 갖고, 10여년이 지났을 때였습니다. 철강조합 이사장이 됐을 때 다른 업체 사장들이 부탁하는 민원해결을 많이 해줬죠. 당시 중소기업 중앙회장으로서는 국세청장 면담도 제대로 안될 시절, 일개 조합장이 넓은 인맥으로 민원을 해결해 주다보니 그런 것이 밑거름이 돼 중앙회장이 된 것으로 압니다. 1995년 2월 중소기업 중앙회장이 됐을 때 정몽구 회장이 축하방문차 사무실에 들렀을 정도였죠. 다만 그런 청탁을 많이 하고도 아직까지 별탈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서 돈은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YS정권때에 중소기업청을 만드는 데 공을 세웠다고 들었습니다. ▲중소기업 중앙회장이 되고 난 뒤 김영삼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당시 산업자원부를 중소기업부로 바꾸자고 제안했죠. 입만 열면 중소기업을 도와준다고 하는 데, 중소기업정책은 산자부 중소기업국장 아래 27명의 직원이 약 1천300억원 예산으로 중소기업 정책을 펴 온 게 전부였습니다. 이걸 지적하면서 예산과 조직이 있어야 도와줄 것 아니냐는 논리를 폈습니다. 청와대에서도 이런 논리에 제대로 대응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박재윤 당시 경제수석도 “그 말이 맞다”고 수긍했습니다. 그래서 산자부가 중소기업부로 바뀌나 보다 했는 데, 나중에는 어떻게 됐는 지 `중소기업청`이 신설되는 쪽으로 낙착됐습니다. `관료의 힘`때문으로 추측되지만, 이 정도로도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중소기업청이 설립돼 중소기업 지원이 늘어나게 됐으니 말입니다. -DJ정권때 중소기업중앙회장을 지내면서 소개할 만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뒤인 1999년 대우의 김우중 회장이 전경련 회장이 됐습니다. 저는 당시 IMF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시기에 구조조정 대상이 돼야 할 그룹회장을 전경련회장으로 세우는 데, 반대를 했습니다. 경제 5단체장과 청와대 김중권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환난극복을 위한 대책회의를 하기 위해 청와대에 모였을 때입니다. 김우중 회장도 참석한 그 자리에서 나는 “재벌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고, 구조조정 대상인 대우회장을 전경련 회장으로 세우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전경련부터 구조조정하라”는 주문이었죠. 그러자 김 회장은 “아무리 그렇지만 재벌을 너무 부정적으로 애기하는 것 아니냐”며 목청을 높였고, 나는 “대기업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상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재벌은 정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오히려 내 편을 들었습니다. “중소기업의 열정과 애정을 느끼며 잘해보자”는 얘기였죠. 이렇게 되자 김 회장은 “우리는 그렇게 얘기하면 기업 안하겠다”고 격하게 반발했고, 김 대통령도 “내가 언제 기업하지 말라고 했나”고 역정을 냈습니다. 아마 대우 김 회장은 기업이 풍전등화일 당시에 대통령 마저 자신 편을 들어주지 않자 `죽기아니면 살기`라는 절박한 심경으로 항변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구출신 경제인으로서 민주당 국회의원이 된 것은 상당히 의외인데, 지난 일이긴 하지만 배경이 궁금합니다. ▲당시 민주당 비례대표에 장태완 장군, 그리고 김운용씨, 노총에서는 박인상씨 등이 영입됐는 데, 나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정치는 안한다”고 버티고 있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비례대표 상위순번을 주겠다고 제의했는 데도 거절을 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식사한 번 하자고 해 식사를 했는 데, “정치 한번 같이 해보자”고 해서 “언제 좋은 기회가 오면 같이 정치 해보고싶다”고 겸양의 말만 하고 나왔는 데, 다음날 저와 이한동씨가 자민련 비례대표로 간다고 대서특필됐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이 기사를 보고, 화를 내면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해 “정치의사를 묻길 래 덕담을 했는 데, 일방적으로 이렇게 발표가 됐다”고 대답했죠. 그러자 한광옥 비서실장이 옆에 있다가 다시 정치 입문을 간곡히 권하고, 김대중 대통령도 다른 사람보고 다 나가라고 한 뒤 “나도 목포상고 나와 27세에 국회의원 했고, 당신도 대구상고 나와 28세부터 사업하고 있는 점이 비슷하다. 같이 뜻 모아 정치 한번 하자. 집이라 생각하고 수시로 놀러오고.”라며 간곡히 권하는 바람에 더 이상 거절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국회의원과 중소기업 중앙회장을 겸임하는 것으로 하면 하겠다”고 대답했죠. 다음날 부터 야당에서 신문마다 성명을 내서 “박상희 중앙회장 물러가라”고 해 결국 6개월 만에 중앙회장에서 물러났습니다. 그 때 처음부터 중소기업 중앙회장을 던지고 국회에 들어갔으면 일하기는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하곤 합니다.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일할 때 내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건립에 일조했다고 들었습니다. ▲2000년부터 4년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여당(민주당) 간사를 하면서 당시 한나라당 강재섭, 박근혜 의원과 힘을 합쳐 DGIST 법안 처리에 앞장섰습니다. 당시 광주와 대구에 과학기술원을 만들자고 한나라당이 제안했고, 여기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반대였습니다. 그런 것을 내가 회의에 나가서 당론과는 반대로 찬성을 했습니다. 당에서 “왜 그랬냐”고 추궁하기에 “내가 민주당에 머슴살이하려 왔는 데, 고향을 위해 그것 하나 찬성못하면 뭐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더 이상 나무라지는 않더군요. -역대 정권의 중소기업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먼저 전두환 대통령의 경우는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1천개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폈는 데, 이게 상당히 효과를 거뒀다고 봅니다. 당시 박성상 한은총재가 이 정책을 적극 펼쳤죠. 김영삼 대통령은 중소기업청을 설립해 중소기업 살리기에 나섰고, 김대중 대통령은 재벌개혁에 앞장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활성화에 힘을 썼습니다. 정보통신부를 만들어 IT산업에도 힘썼고요. 노무현 정부는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그리 평가할 만 한게 없습니다. 끝으로 이명박 정부는 노력은 많이 하는 데, 효과는 그리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정책보다는 서민대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소기업 특별위원회를 없앤 것도 아쉽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청와대에 중소기업 비서관이 아니라 중소기업특보를 신설, 대통령에게 부담없이 얘기하고, 정책을 홍보할 사람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으로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중소기업에게 시장을 돌려줘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물건을 만들면 팔 곳이 있어야 하는 데, 장사를 할 만한 시장은 모두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중소규모 시장을 잠식하지 못하게 중소기업에 불합리한 제도를 과감하게 뜯어고쳐야 합니다. 대기업은 위장 중소기업까지 만들어 장사가 될 만한 것은 다 해먹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철강이면 철강, 조선이 조선 등 글로벌 시장에서 1등하는 것에만 집중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 돼야 합니다. 나머지 시장은 중소기업에 돌려줘야 합니다. -지난 총선때 민주당을 탈당하고, 대구 달서을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는 데, 향후 국회 진출계획은? ▲달성군 구지가 고향이지만 박근혜 대표 지역구에는 공천신청이 곤란해 대구 달서병에 신청하려고 사무실 계약까지 했다가 다른 사람의 권유로 대구 달서을에 신청하게 됐습니다. 결국 공천에 떨어지고 말았죠. 앞으로 정치를 하게된다면 중소기업을 대변하고, 고향발전을 위해서 노력한다는 마음으로 고향에 가서 (지역구 국회의원을) 한번 해 보고 싶습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09-09-07

“내년 지방선거 승리 위해 힘 합쳐야”

이병호 한나라당 경북도당 상임부위원장 서로 도와 주고 화합하는 분위기 조성해젊고 활기찬 경북도당 만들기 앞장설 터한나라당 경북도당 상임부위원장에 이병호사진 (주)DSL 대표이사가 최근 선임됐다. 상임부위원장은 도당 위원장과 수석 상임부위원장 다음 자리지만 내년 지방선거 공천심사위원회의 당연직 심사위원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비중있는 자리다. 특히 전임 강석호·공원식 도당 상임부위원장이 각각 국회의원과 경북도 정무부지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임부위원장의 위상은 더욱 높아진 상태. 신임 이 상임부위원장은 “정치적인 욕심 보다는 오로지 당의 발전에 이바지하다는 마음으로 제역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소감과 포부를 밝혀달라.▲능력에 비해 너무 중요한 직책을 맡아서 어떻게 이 직책을 수행해 나갈지 부담감이 큽니다. 저보다 더 뛰어난 당원들이 많은데 그 분들한테도 죄송스런 마음이구요. 그런 만큼 상임부위원장 역할에 최선을 다해 매진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상임부위원장은 경북 전체 당원을 포용해야 하는 위치인데, 중앙위 경북도연합회장을 맡아본 경험을 살려 경북 당원들의 화합을 잘 이끌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화합이 중요할 듯한데. ▲일부 기득권층들에 의해 아직까지도 친이, 친박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경북도당 입장에서는 친이, 친박으로 구분하는 것이 이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번 도당의 주요 당직자 인선도 지역 안배라던지 친이-친박 계파 안배 보다는 당을 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일한 당직자들 위주로 김태환 도당위원장이 인선을 하신 것 같습니다. 이제는 한나라당 전체가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힘을 합쳐야 하는 시점입니다. -전임 상임부위원장들이 좋은 자리로 영전해 갔는데 본인의 계획은.▲궁극적으로 정치에 욕심을 갖고 상임부위원장을 맡은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당에 몸담아온 당원으로서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오로지 당의 발전을 위해서만 백의종군하겠습니다. 당이 잘되는 일에 초석이 됐으면 하는 초심의 마음 또한 잊어버리지 않겠습니다. -경북도당이 이렇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지.▲당직자들이 월급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들 자원봉사인데, 지역 의원들이 이런 당직자들 등이라도 한번 더 두드려주고 스킨십도 자주 갖는 등 배려를 늘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 서로 도와주고 화합하는 분위기, 젊은층이 당에 많이 들어와 활기찬 분위기의 도당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직자의 경우 직책만 부여받은 당직자가 되지 말고 정말 몸으로 뛸 수 있는 당직자와 각급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합시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2009-09-07

포항 오어사·일월사당

■오어사 신라 진평왕때 창건… `삼국유사`저자 일연도 머물러고려범종·원효대사 삿갓 등 전시… 주변 등산로 `인기`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 운제산의 동남쪽 기슭에 아담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주는 사찰이 있는데, 바로 신라시대 고승인 원효대사와 헤공선사의 일화로 절 이름이 바뀐 오어사(吾魚寺)다. 오어사가 자리한 운제산은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운제산과 오어사(창건 당시의 항사사)에서 수도하면서 구름다리를 타고 넘나들었다고 해서 `운제산(雲梯山)`이라고 했다는 설과 신라의 제2대 남해왕비인 운제(雲帝)부인의 성모단이 있어서 운제산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는데 어느 쪽이 확실한지는 밝혀진 바가 없고, 다만 후자의 설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오어사는 신라 진평왕(579년~632년) 때 창건하여 항사사(恒沙寺)라 불리다가 오어사로 절 이름이 고쳐졌는데, 그에 대한 설화가 `삼국유사`에 간략하게 전해지고 있다. 혜공이 만년에 항사사에서 기거를 하였는데, 원효가 이 시기에 여러 불경의 주석을 달면서 가끔 혜공을 찾아와서 의심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농담을 나누기도 하였다. 한번은 두 분이 시냇가-오어사 앞에 있는 지금의 오어지는 현대에 만들어 진 것으로 옛날에는 작은 개천이 흘렀다-에서 고기와 새우를 잡아먹고 돌 위에 똥을 누었는데 혜공이 이것을 가리키면서 `여시오어(汝屎吾魚)`라고 농담을 했다는 것이 삼국유사에 전해지는 부분인데, 이 `여시오어`란 말에 대한 깊은 해석은 학자마다 조금씩 다른데 직역하면 `네 똥은 내 고기로구나!`라는 뜻이다. 하지만 두 분의 농담이 깊이 있는 선문답이었을 것을 생각해보면 `같은 물고기를 먹고 너는 똥을 누고, 나는 물고기를 누었다`라고 풀어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아무튼 이 설화에서 지금의 절 이름인 오어사(吾魚寺)가 유래하였다고 한다. 오어사 창건 이후의 역사는 정확히 전해지고 있지는 않지만, 유물과 유적에 의하면 자장, 혜공, 원효, 의상이 오어사와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되어 있다. 절의 북쪽에 자장암과 혜공암, 남쪽에 원효암, 서쪽에 의상암의 수행처가 있었던 기록이 있어 이들 고승의 흔적과 연관을 짓고 있다. 그리고 1264년에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스님이 오어사에 머물렀음이 확인되고 있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나한전, 설선당, 칠성각, 산령각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경북 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대웅전(조선 영조 17년에 개축)을 제외한 건물들은 모두 근대에 건립된 것이다. 오어사에는 유물관이 건립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1995년 오어지 준설 작업 도중 발견된 고려 고종 3년(1216년)에 제작된 고려 범종과 원효대사의 삿갓이라고 전해지는 낡은 삿갓이 전시되어 있다. 뛰어난 조형미를 자랑하는 범종은 명문에 의하면 팔공산 동화사에서 제작된 후 오어사로 옮겨진 것으로 되어있다. 출토된 후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보물 제1280호로 지정되었으며, 1997년 7월부터 오어사에서 전시되고 있다. 원효대사의 삿갓이라고 전해지는 삿갓은 마치 실오라기 같은 풀뿌리를 소재로 하여 정교하게 만들어졌고, 뒷부분은 거의 삭아버렸지만 겹겹이 붙인 한지에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앞서 밝힌 암자 가운데 현재에는 자장암과 원효암만 남아 있으며 자장암으로 오르는 길에는 조선시대 부도가 남아있다. 그리고 절 앞의 오어지와 어우러지는 운제산의 풍경이 일품이어서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일월사당`연오랑 세오녀` 설화 등장 `도기야` 추정 자리에 건립매년 포항시서 선발한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제 올려 포항시 남구 동해면 사무소 뒤편의 낮은 언덕에 소나무 숲이 있고, 그 숲에 작은 사당이 있다. 이 사당은 1985년에 지어진 것으로 삼국유사의 `연오랑 세오녀` 설화에 나오는 도기야(都祈野)로 추정되는 자리에 세운 것이다. 이곳에서는 포항시에서 시민들 가운데 선발된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매년 제를 올리기도 한다. 연오랑 세오녀 설화는 지면의 한계로 다 소개하기는 어렵고,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신라의 제8대 아달라왕이 즉위한 지 4년 정유년(157년)에 동해해변에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바다에서 해초를 따는 연오랑을 바위(혹은 큰 고기라고도 한다.)가 일본으로 데려가고, 이를 신기하게 여긴 그곳 사람들에 의해 왕으로 추대된다. 이후 남편을 찾으러 갔던 세오녀도 연오랑처럼 일본으로 가게 되고, 남편을 만나 왕비가 된다. 그 후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그 이유는 해와 달의 정기를 지닌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가서 생긴 것으로 알려진다. 신라왕이 일본으로 사신을 보내 두 사람을 찾았으나, 연오랑은 하늘의 뜻이어서 돌아갈 수는 없다고 하면서 세오녀가 직접 짠 생초비단을 내어 주면서 제사를 지내라고 알려준다. 신라로 돌아와서 제사를 지냈더니 해와 달이 이전과 같아졌다고 한다. 이때 받아온 생초비단을 임금의 어고에 간직하여 국보로 삼아 그 창고를 귀비고(貴妃庫)라하고 하늘에 제사 지낸 곳을 영일현(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라고도 하였다.` 이 설화의 무대가 바로 `해와 달의 고장`이라는 뜻으로 `일월향(日月鄕)`으로 불려온 영일군이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곳이 동해면에 있는 일월지이다. 예전에는 이곳에 일월신을 모신 사당이 있어 천제당 또는 일월사당이라 불렀고, 신라시대에는 왕실에서, 고려. 조선시대에는 영일현감이 제사를 지냈고, 그 뒤로는 이 못의 물로써 농사를 짓던 농민들이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이 일월지가 해병사단 내에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찾아가는 길 ■오어사=포항시내에서 형산교를 건넌 후 포스코에서 구룡포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포스코 3문을 지나면 오천읍 방향 이정표가 나온다. 오천읍으로 우회전 후 오어사 이정표를 보고 찾아가면 된다. ■일월사당=포항시내에서 구룡포 방향으로 진행하면 포항공항 이정표가 보인다. 공항삼거리에서 직진하면 구룡포방향이고 우회전해서 동해면방향으로 진행 후 500여m 정도 들어가면 우측에 동해면사무소가 보이고 뒤 편이 일월사당이다.

2009-09-04

개원 30주년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오천환 원장

“30년간 축적한 역량·잠재력 발판으로 새도약” 지역최초 종합병원… 23개 진료과·400 병상 성장“우수인력 순환·장비 첨단화 등 지속적으로 투자” 1일 개원 30주년을 맞이한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지난 79년 지역에서 유일하게 종합병원으로 구미에 문을 연 순천향구미병원은 지금까지 입원환자 300만명, 외래환자 670만명, 신생아 출산 8만명 등 지역 병원으로서는 보기드문 의료실적을 거두고 있다. -개원 30주년 소감은.▲오늘의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이 있기까지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셨던 구미시민, 인근 지역주민 그리고 환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희 병원은 구미시가 시로 승격된 지 1년 후인 1979년 향설 서석조 박사님께서 `환자사랑, 인간사랑`의 순천향 정신을 바탕으로 구미지역 최초로 구미공단에 250병상의 종합병원으로 개원한 이래 구미의 발전과 함께 지금은 23개 진료과, 600여명의 교직원이 환자를 치료하는 400병상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30년간 최고의 의료시설과 의료장비, 우수한 의료진으로 지역 의료계의 발전을 선도해 왔으며, 사회복지시설이나 무의촌을 찾아 의료봉사를 하는 등 인간 사랑을 몸소 실천해 왔습니다.- 취임 후 특성화 진료를 위한 센터를 많이 만드셨는데.▲순천향서울병원의 소화기센터는 국내 어느 병원보다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 최초로 세계소화기내시경학회로부터 `국제내시경교육센터`로 인증받은 사실만으로도 알 수 있죠. 또한 지난 5월 심혈관 조영기가 지역 최초로 도입됨에 따라 심장질환의 신속한 진단과 시술이 가능해져 이제 구미를 포함한 김천, 칠곡, 상주 등 인근지역에서 발생하는 심장질환자의 응급처치와 치료가 가능해 졌습니다. 혈관조영기를 이용한 관상동맥 조영검사, 관상동맥 중재시술, 심도자술로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허혈성 심질환과 부정맥, 판막질환, 선천성 심질환 등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응급뇌질환 특성화센터로 지정된 뇌신경센터는 뇌신경계 질환(뇌졸중)의 치료를 위해 신경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가 통합 운영되고 있습니다. - 우수 의료진 초빙에도 역점을 두고 계시다는데.▲지난 30년간 최첨단 시설과 의료장비, 최고의 의료진으로 지역 의료계의 발전을 선도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구미병원은 순천향대학교와 순천향중앙의료원 산하 서울, 부천, 천안 3개 병원과 연계해 유능한 교수진을 초빙하고, 우수한 의료 인력의 순환체계와 연구 활동, 의료장비 및 시설분야의 첨단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병동의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하고 쾌적한 의료 환경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직원들의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다면.▲순천향중앙의료원 산하 서울, 부천, 천안 3개 병원의 협조 하에 의료 인력의 순환 교육과 연수를 강화해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또한 QI 아카데미 기본과정 교육으로 QI 활동의 개념 및 활용, CP의 개념 및 활용, 자료의 분석 및 활용을 위한 엑셀 활용법, 환자안전관리 교육, 업무개선과 고객만족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병원발전을 위한 계획은.▲개원 30주년을 맞은 구미병원은 현재의 무한경쟁시대 속에서 다시 경쟁력 있는 병원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며, 30년간 축적한 역량과 잠재력을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향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순천향대학교와 순천향중앙의료원의 우수한 의료 인력의 순환체계와 연구 활동, 의료장비 및 시설분야의 첨단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며,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의료봉사로 인간 사랑을 몸소 실천할 것입니다./이승호기자

2009-09-04

`플란다스의 개`

조용한 중산층 아파트, 백수와 다름없는 시간강사 고윤주(이성재 분)는 개소리에 괜히 예민해져서 방바닥에 엎드려서 소리를 들어보고 천장에서 소리를 들어보려고 하지만 개소리의 진원지를 알지 못한다.할 수 없이 평소대로 버려도 아무도 안 주워 갈 슬리퍼에 츄리닝을 입고 밖으로 나가 분리수거를 하고 터덜거리며 들어오던 중 바로 옆집 문 앞에 서 있는 강아지를 발견한다.윤주는 그 개를 납치, 지하실로 뛰기 시작한다.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지하실에 가둬버리는 윤주. 한편 아파트 경비실엔 경리 직원 박현남(배두나 분)이 있다.그날도 지루하게 낱말 맞추기나 하고 있는 현남에게 꼬마 슬기가 삔돌이를 찾는 전단을 가지고 온다.온 동네에 전단을 붙이는 현남. 어쩌면 교수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안고 한잔한 윤주.집에 돌아와 임신한 아내의 배에 대고 속삭이고 있는데,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린다.급하게 달려 나간 아파트 사방에 강아지 찾는 전단이 붙어있고 이렇게 써 있다. “특징: 성대수술로 짖지 못함”. 그러나 지하실의 강아지는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신경질적인 목소리의 주인이 아래층에 사는 할머니의 강아지임을 알게 된 윤주는 호시탐탐 그 개를 노린다.점점 늘어가는 강아지 실종사건. 사건이 마구 번져 가는 듯 보이던 어느 날, 친구 뚱녀에게 들은 현남은 망원경을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가 건너편 옥상에서 한 사내가 개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용감한 시민상을 타서 텔레비젼에 출연하는 것이 꿈인 우리의 현남.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뚱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사내를 쫓기 시작하는데….영화 `플란다스의 개`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일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꼽을 수 있다.예를 들면 본업보다 의문의 빨간 양동이(?)에 집착하면서 때로는 빗자루를 들고 골프 스윙 연습을 하거나, 지하실 러닝머신으로 건강에 신경 쓰는 변경비(변희봉)역이나, 이름은 장미지만 전혀 장미스럽지 않은, 상 담배를 입에 물고 세상을 심드렁하고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현남의 친구 뚱녀(고수희)의 설정은?자본주의 체제에서 밀려난 아웃사이더의 일상을 세심하게 추출했다는 점에서 감독의 또 다른 성과로 보인다.봉준호 감독의 공간 집중력은 탁월하기로 이미 알려져 있다. `괴물`에서 한강, `살인의 추억`의 도시와 농촌의 경계지점에 있는 소읍. `플란다스의 개`에서는 고층 복도식 아파트가 주요한 상징이 된다.이 영화는 개인의 이중성이나 숨겨진 일상 속의 일상적이지 않은 면모를 폭로하는 영화인 것 같지만, 실은 다양한사람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판박이처럼 평범한 삶?을 보장해주는 공간으로 알려진 복도식 고층 아파트, 지극히 한국적이고 소시민적인 그 공간에 대한봉준호식 해부이다.`플란다스의 개`에서 복도식 고층 아파트는 중산층으로 편입하려고 꿈꾸지만 아직은 중산층이 아닌 소시민 계층과 거기에 빌붙어 생계를 이어가는 아파트 직원들 간의 미묘한 계층 차이를 드러내는 장치이자, 교수가 되려는 사람과 손수 보신탕을 끓여먹는 토속적인 인간과 애완견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독거노인과 텔레비전에 출연하고픈 소망을 지닌 사람이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이 된다.감독은 그 공간을 근대적인 것들과 포스트 모던한 것들이 한꺼번에 공존하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축소판이라고 느낀 것은 아닐까.

2009-09-04

`2009 핫 페스티벌` 진두지휘 권정락 영양군 농정과장

영양군이 4일부터 6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영양고추의 매운맛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국내 최대 농산물 축제인 `2009 핫(H.O.T) 페스티벌(Festival)`을 개최한다.축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영양군 권정락 농정과장은 2만 군민의 염원을 담아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러 영양고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2009 핫(H.O.T) 페스티벌(Festival) 개최 의미는.▲이번 축제는 단순한 양념을 넘어 향신료로서 영양고추의 비전을 제시해 농가소득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영양군은 지난 2년간 고추의 매운맛으로 FTA를 극복하기 위한 `비젼 2020 희망선포식`을 통해 도·농교류의 활성화를 모색하면서 복지농촌건설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군의 특산물인 영양고추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로 수출되고 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약 300만 불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아울러 올해는 `영양고추, 세계의 향신료화`라는 주제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서울광장에서 H.O.T Festival을 개최해 단순한 양념의 개념을 넘어서 영양고추가 세계의 향신료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9 핫(H.O.T) 페스티벌(Festival)의 기대효과는.▲영양고추의 우수성은 전국적으로 잘 알려졌지만 지난 2년간은 우수성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계기였다면 올해는 2년간의 효과를 토대로 군 농·특산물 전반에 대해 판매행사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다양한 친환경 농촌체험과 문화와 자연환경, 영양군만의 독특한 특색을 전 국민들에게 알리는 시티마케팅(City Marketing) 의 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 영양군의 대표 농산물인 영양고추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 왔는지.▲고추 하면 영양고추다. 이미 영양고추의 브랜드 파워는 대단하다. 지난해부터 기존의 산발적인 홍보활동을 지양하고 체계적인 통합마케팅 실행으로 광고, 판촉, 홍보 등 통합적인 전략을 세워 시행하고 있으며, 군은 영양고추유통공사를 설립하고 소비자의 기호에 따른 제품생산을 위해 소비자가 즐겨 찾는 품종을 농가에 직접 공급하고 있다. 또한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전량 수매하여 위생적인 일괄처리 시스템으로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제품 `빛깔찬`이란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있다.- 서울광장에서 3년째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 대한 입장은.▲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양군은 작은 군이다. 작지만 강한 군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남들과 같은 생각과 같은 방식으로는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이겨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영양군은 대도시로부터의 접근성이 떨어져 많은 유통비용이 발생한다. 때문에 직접 소비자를 찾아가는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권윤동기자 ydkwon@kbmaeil.com

2009-09-03

최장수 외국인 감독 영예 파리아스 포항스틸러스 감독

“올 ACL 우승컵 쟁취가 가장 큰 목표” `스틸러스 웨이`의 시너지효과로 연승 이뤄“브라질 월드컵 한국대표팀 감독도 하고파” 전통의 축구명가 포항스틸러스가 올 시즌 `스틸러스 웨이`를 표방하면서 K리그 최초로 트레블(정규리그, 컵대회, AFC챔피언스리그)을 향해 순항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포항이 이처럼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데는 스틸러스 웨이효과가 한몫 톡톡히 한 가운데 파리아스 감독의 뛰어난 지략도 무시할 수 없다.`파리아스 매직`으로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파리아스 감독이 포항스틸러스와 2년 연장 계약함에 따라 오는 2011년까지 포항 지휘봉을 잡게 됐다.K리그 최장수 외국인감독의 영예까지 안게된 파리아스 감독을 만나 소감, 원동력, 앞으로의 목표 등에대해 들어봤다.- 포항과 감독 2년 연장 계약을 축하한다. 소감은. ▲우선 포항에서 인정받은 지도자가 돼서 기쁘다. 포항 구단과 포스코 기업, 포항을 사랑하는 팬, 그리고 저와 함께하는 모든 스태프와 구단 직원들에게 감사한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분위기에서 이 많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K리그 최장수 외국인 감독이 됐는데 K리그를 평가한다면(좋은 점, 개선할 점).▲K리그 최장수 외국인 감독이 되어서 영광이다. 2년을 더 하게 되었는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현재 K리그는 발전하고 있는 리그다. 각 팀들이 앞으로 조금씩 노력 한다면 빠르고 재미있는 축구를 하는 좋은 리그가 될수 있다고 믿는다.- 올 시즌 트레블을 목표로 할 만큼 잘 나가고 있다. 이처럼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원동력은 뭔가. ▲금년초 K리그 팀 가운데 최초로 도입한 스틸러스 웨이가 원동력이다. 시즌 초반에는 선수들이 잘 적응하지 못했다. 시즌이 지날수록 점점 스틸러스 웨이가 선수들에게 녹아들면서 여러가지 시너지 효과들이 나타나 연승을 하고 좋은 성적을 얻게 된것같다.- 남은 기간 K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리 표상에다 많은 별을 달고 싶다. 모범 구단,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는 구단으로 만들고 싶다.- 앞으로 개인적인 목표나 꿈이 있으면 말해달라. ▲올해도 ACL 대회에서 도전하고 있다. 지금은 ACL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오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참가하고 싶다. 그렇게 되면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평소 좋아하는 취미와 특기가 있다면. ▲가족과 함께 여행다니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여행 외에는 축구만 생각하다 보니 특별히 특기로 내세울게 없는 것 같다.(웃음)/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2009-09-02

창의 세상에는 눈이 두 개 이상이어야

주택가 자전거 보관소에 방치된 자전거를 보았다. 자전거를 보니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먼저 처음 산 자전거를 얼마 못타고 도둑맞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시골에서 살 때, 어느 날 중국집에 점심 식사를 하러 갔다. 식당 앞에 새 자전거를 세워두고 들어갔다 나오니 자전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 이후 한 달 정도 길을 지날 때 내 자전거와 비슷한 색깔의 자전거가 보이면 `혹시?`하는 생각에 한 번 더 살펴보았던 기억이 난다. 다음으로 자전거를 보면서 몇 년 전 담임을 맡았던 영수 생각이 났다. 영수는 공부는 잘 하지 못했지만 성격이 낙천적이고 자전거 타기를 좋아했다. 시험기간에 다른 아이들이 공부하느라 밖에 나오지 않을 때도 영수는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동네를 돌아다녔다. `자전거` 하면 생각나는 또 한 가지는 대학 다닐 때 친구 세 명과 함께 5시간 정도 자전거로 하이킹을 하고 며칠 동안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했던 기억이다. 하나의 자전거를 보고 혼자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여러 사람이 자전거를 보고 얘기를 한다면 더 많은 것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만약 자전거가 말을 할 수 있다면, 그리고 자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수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인 작가 이노우에 마사지가 쓴 `하나라도 백 개인 사과`에 이러한 생각을 담은 내용이 있다. 과일 가게에 탐스럽고 예쁜 사과가 놓여있다. 가게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사과를 보며 저마다 다른 이야기와 다른 생각들을 한다. 회사원, 화가, 의사, 작곡가, 경찰관, 목수 등 지나가는 사람마다 각자 다른 생각으로 사과를 바라본다. 그러자 가게의 사과는 이렇게 말한다. “홍홍홍, 사람들은 나를 보고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해. 그러니까 백 명이 나를 보면 나는 백 개의 사과가 되는 거야. 홍홍홍, 그래서 난 한 개이지만 백 개인 사과야.” 한 가지 사물도 사람들이 몇 가지 생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여러 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같은 사물을 여러 가지 시각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보면 한 쪽 면만 보게 되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면 더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사물의 입장까지도 생각하며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세상은 더 신기한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사람은 비록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입장까지 생각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수백 개의 눈이 더 생길 수 있다. “고것 참 맛있게 생겼네.” “요건 좀 비싸겠는 걸.” 이렇게 나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사과의 눈으로 세상을 좀 더 바라보자. “그때 너 왜 그랬니? 조금만 참지 그랬어.”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을 보고 사과가 한 말이다. “참 용하다. 어떻게 내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남들이 안 하는 그런 생각을 다 했어?”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에게 사과가 말한다. “어휴, 그때 네가 쏜 화살을 맞고 얼마나 아팠는지 알아? 하지만 정말 다행이야. 나의 아픔으로 너의 아들을 살렸잖아.” 윌리엄 텔에게 한 말이다. “그땐 정말 미안했어. 계모가 시킨다고 독약을 머금은 채 당신에게 다가가서 그 사실을 감추고 있었으니 말이야.” 백설공주에게 한 말이다. “갑자기 내린 우박 때문에 사과 농사를 다 망쳤다구요? 남은 것으로 `합격사과`를 만들면 어떨까요?” 우박 피해를 본 과수 농가에게 위로하며 하는 말이다. 이와 같이 사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훈련을 자주 하면 창의력을 키우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Create yourself!포항제철지곡초 이용석 교사

2009-09-02

순수한 사람들을 만나다

한 달에 한번 봉사활동을 가는 토요일, 나와 어울리지 않게 굉장히 오랜만에 지각을 했다. 운동장 옆 공간에서 교장선생님께서 훈화를 하시고 계셔서 들어가 줄은 서지 못했지만 잠시나마하시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꿈을 가져라. 봉사활동을 통해 마음을 넓혀라.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예티쉼터는 가까웠다. 두 번째 가는 거라 대충 어떻게,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았다. 선생님께서 이곳 장애인들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시는데 새로웠고 궁금했다. `대체 어떻길래…`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만나보고 싶었다. 청소분담을 하는데 전에 이곳에 온 친구들이 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무슨 일이 있어도 2층만은 가지마라. 힘들다. 무섭다.” 하지만 난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대체 어떻길래 저렇게들 피할까. 한 친구는 심지어는 “좀비가 막 몰려온다” 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궁금 반 호기심 반으로 2층 청소를 지원했고, 올라갔다.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막 괴성을 지르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너무 두려웠다. 그제야 실감이 났다. 그런데 올라가자마자 한 장애인 언니가 손을 잡아 날 어디론가 이끌었다. 너무 무서웠지만 피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나서 가만히 있었는데 괜찮았다! 그 장애인언니가 날 좋아하는것 같았다. 내 신발을 보고 자기신발이랑 똑같다고 좋아하고. 그러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나의 인식이 바뀌었다. `아! 이 사람들. 순수하구나.` 햇볕에 빨래 말리기, 남자숙소, 여자숙소와 강당에 선풍기 달기가 우리가 할 일이었다. 청소도 하지 않았고, 장애인 언니 오빠들과 같이 놀아주지도 못했다. 쉬운 일만 한 것 같아 미안했다. 인사를 하고,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는 예티쉼터를 나왔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교회를 다니면서도 장애인들을 보면 피하고 멀리하고 했었는데 오늘 짧은 시간이었지만 잠시 같이 있어보니 이 사람들이 그 누구보다 더 마음이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깨달았다. 혹시 다음에 예티쉼터를 가게 되면, 아니, 다른 어떤 장애인 기관에 가더라도 제일먼저 손을 들고 같이 놀아주는 봉사를 자원 할 것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오늘 한층 더 성장한 나를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참 좋았다.

2009-09-02

교내 휴대전화 제한조례

서울시의회가 추진 중인 시내 초등학생들의 `학교 내 휴대전화 소지 금지` 조례 제정을 두고 찬성론과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면학 분위기를 위해 휴대전화를 학교에서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는 의견과 그럴 경우 어린이 안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견해가 서로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휴대금지`-중학교 `사용금지` 논란은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가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례를 시교육감이 발의하도록 요청할 것”이라 밝히면서 불거졌다. 교육 관련 조례는 해당 지역 교육감이나 교육위원회에서 발의할 수 있다. 시의회측은 초등학교의 경우 휴대전화를 갖고 등교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중·고교는 등교를 허용하되 수업 중엔 교사에게 맡겨야 된다는 안을 검토 중이다. ♠찬성= “학교 자체 규제로는 효과 미미…법제화 해야” 조례 제정에 찬성하는 측은 교내 휴대전화 사용이 도를 넘어섰다고 본다. 서울시의회 이종은 교육문화위원장은 “서울시내 초·중·고교 30% 정도가 자체적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규제하고 있지만, 상황은 점점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조례 제정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 중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교대 안희천 교수(사회교육학과)는 “학교 내 수업이 크게 방해받을 정도로 휴대전화로 인한 폐해가 크다”며 “학교에선 `수업`을 지켜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대= “학생 안전 얕보면 더 큰 화 부를 수도” 이에 대해 반대 측은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자녀들의 안전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번 조례 제정은 그 합당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민단체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는 “휴대전화가 없을 경우 학생에게 생길 위험요소도 따져봐야 한다”며 “사용을 무조건 막기보단 학생들의 자율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교육을 통한 선도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생각 생각 ▶초등 1. 다음 설명에 해당하는 단어를 기사에서 찾아 적어 보세요.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 지방 의회의 의결을 거쳐 그 지방의 사무에 관하여 제정하는 법. 2. 서울시의회에서 초·중·고 학생들의 교내 휴대전화 사용에 관하여 검토하고 있는 의견은 무엇인지 기사에서 찾아 정리해 보세요. 3. `휴대전화 교내 사용제한`을 법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의 근거를 찾아 정리해 보세요.

2009-09-02

1일 독도등대장 박문하 포항시의원

“대한민국 안보의 표상에서의 하루 큰 자부심” 근무일지 작성·교신 등 현지직원 보조업무 맡아 특유의 식물들과 지형의 신비함에 숙연해지기도 박문하 포항시의원은 평소 책읽기를 즐겨하는 의원이다. 글도 많이 쓴다. 그러다보니 저서도 많다. 전반기의장을 지낸 박 의원은 늘 공부하는 의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독도 등대장에 지원해 선발돼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박 의원의 독도 얘기를 들어봤다.-등대장을 신청한 이유는.▲금년초 지인(知人) 한분으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소통과 헌신의 리더십`이라는 부제가 붙은 박현모 교수의 `세종처럼`(미다스북스)이다. 그 전까지는 세종에 대해 한글을 창제한 훌륭한 성군으로 유연한 사고의 지도자로만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고 180도 달라졌다.그 분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김종서와 최윤덕 장군에게 4군 6진을 개척해 백두산, 두만강까지 국경을 확장하고, 이종무로 하여금 대마도를 정벌케 하는등 재임기간동안 우리 영토내 외적의 침략을 단한번도 허락하지 않은 임금으로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세종에게는 민족의 존망과 관련된 국가 안보는 최우선의 절대 과제였다. 평소에 동해의 외로운 섬 우리땅 독도는 이민족의 파수꾼이자 대한민국 안보의 표상이요 자존심이라 생각했다. 일본의 경거망동이 멈추지 않는 시점에 기회가 주어지면 꼭 한번 독도에서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체험하고 싶었으며 그것이 1일 등대장 근무로 실현된 것이다.-독도에 대한 평소의 생각은.▲총면적 187,554㎡을 가진 독도는 단순히 수학적 면적상으로만 보면 한반도의 점하나에 불과한 존재다. 그러나 동해의 외로운 섬 독도는 작지만 너무도 큰섬으로 각인되어 왔다. 이를 증명하는 단적인 예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간담회장에 국토의 상징으로 독도사진이 걸려 있고, 포항해양항만청입구에도 `독도는 동해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다. 이같은 현황은 독도가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 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아닌가 한다.-독도 등대장으로 근무한 소감을 밝힌다면….▲총 10개조 중 마지막 조로 등대장 근무를 했다. 이틀 연속 날씨가 쾌청해 근무여건이 매우 좋았다. 말이 1일 등대장 근무지 실질적으로는 현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윤영철 소장외 2명)을 보조하는 일이다. 다만 이제까지 등대는 뱃길을 잃고 방황하는 배들에게 불을 밝혀주는 시설 정도의 상식만 알았는데 하루를 근무하면서 간단한 근무일지를 쓰고 교신방법과 포항항만청 관할구역, 항로표지현황 및 시설장비, 유인등대 현황 등 다소 향상된 지식을 숙지하고 간단한 업무를 파악했다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소중한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다.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면.▲ 만경창파에 홀로 서 있는 독도는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새벽을 열어 젖히는 섬이다. 독도 일출은 정말 장관이었다. 또 유리알 처럼 맑은 물은 자연스럽게 손을 담그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할 정도다. 무엇보다 사시사철 바람과 함께 하면서도 독도 특유의 식물들이 동·서도를 녹색으로 덮고 있는 것도 장관이었다.아침 일찍 독도 전체를 산책할 기회가 있었는데 걷는 이길이 460만년전 용암분출로 생성된 섬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니 새삼 지형의 신비함에 숙연해 지기까지 했다.또 한가지 특이한 일은 독도에도 저탄소 녹색 바람이 불어와 에너지발전 시설을 무공해 태양열 집열판으로 교체하는 `그린 독도 만들기` 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2009-09-01

미쳐야 사는 거지

이번 9월부터 소설가 김살로메의 `밑줄 긋는 창가`를 새로이 연재합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작고 소박한 얘기를 독서를 통해 걸러지는 사유와 함께 갈무리하는 문학산책의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소설가 김살로메는 영남일보 신춘문예 소설당선 이래 포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는 파울로 코엘료식 소설 문법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몇 년 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내린 그의 작품 `연금술사`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은 확고해졌다. 소설 형식을 빌린 인생 지침서내지는 바른 생활 길잡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독자로 하여금 재미와 감동(교훈)이라는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게 소설의 일반적 기능이라 할지라도 대놓고 `인생은 이렇게 사는 것`이라며 알레고리와 아포리즘을 남발하는 방식에 거부감이 들었던 것이다. 아마도 설명(직접 가르침) 보다는 묘사(현상)의 매혹이 한층 더 소설답다는 근거 없는 편견 때문에 그런 생각을 키웠는지도 모르겠다. 한데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요즘, 필요에 의해 독서치료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데 권장도서 중의 하나가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문학동네, 2001)였다. 예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뭉근한 가르치기 방식, 순진한 독자로 하여금 밑줄 긋기의 욕망을 부추기는 아포리즘의 향연 등은 이 책에서도 여전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코엘료의 그 진부한(?)방식에 길들여지고 끝내 몰입하고 있었다. 뻔한 얘기잖아, 혼잣말을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밑줄을 긋고, 그도 모자라 좋은 구절을 다시 못 찾기라도 할까봐 군데군데 책 모서리를 접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던 것이다. 원래 책을 깨끗하게 보는 편은 아지만 그리 두껍지 않은 새 책이 밑줄 긋기와 접은 흔적 때문에 너저분하게 돼버렸다. 베로니카는 죽기로 결심한다. 뻔한 삶, 무소용하고 무가치한 자기 삶 때문에. 구체적 이유는 다를지라도 누구나 젊어 한 때 그런 삶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적이 있기에 공감하기 쉽다. 심리치료서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인간 모든 갈등의 공통 원인에는 어린 시절 부모 및 주변 환경이 주는 억압과 상처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베로니카도 예외가 아니다. 피아노를 치고 싶어 하는 그녀의 욕망은 엄마의 현실적 판단에 의해 유보된다. 여자가 피아노를 친다는 것은 남자의 낭만적 정서를 자극하는 사교용은 될지언정 직업적 자아 성취욕으로는 너무 먼 그대라는 것을 지적이고 냉철한 엄마는 주입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조차 어쩌지 못하는 자신만의 삶, 그저 그런, 오늘 같은 내일이 기다릴 바엔 죽어버리는 게 낫다고 베로니카는 생각하게 된다. 수면제 과용으로 입원하게 된 정신 병동에서 베로니카는 일주일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그 때부터 그녀는 삶에 대한 치열한 욕구를 느낀다. 저마다의 이유로 미쳐서 들어온 정신병동의 타인을 통해 삶의 욕구 본능이 충만해진 것이다. 우울증을 앓는 제드카도, 강박에 사로잡힌 에뒤아르도, 공황장애를 앓는 마리아도 베로니카의 또 다른 자아이다. 그들 모두는 억압의 희생자이다. 정상적인 사회에서 금기시되고 추악시되는 부분이야말로 위선이 될 가능성은 높다. 타인을 위한 그러한 가면을 벗고 본질적 욕망을 위해 달려가는 자만이 진정한 삶에 도달할 수 있다. 그것은 평범한 하루를 마감하는 사람들로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삶에 대한 열망이다. 타인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꿈꿀 수 있는 것은 죽음에 대한 자각이 더 치열하게 살도록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코엘료가 말하는 이 소설의 의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코엘료가 말한다. 교육은 우리에게 오로지 사랑하고,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갈등을 피하라고 가르친다고. 하지만 우리 맘속 수많은 베로니키들-매력적이고, 끼로 넘치고, 호기심 많고, 위험을 무릅쓸 준비가 되어 있는 그녀들은 그런 길들여지고 획일화된 삶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럼 어떻게? 그건 `사람들이 당신이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미치광이가 되어도 좋으니 모범적인 삶의 표본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삶, 자신의 욕망, 자신의 모험을 발견하라`고 코엘료는 에두르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한다. 미친다는 것과 정상의 경계야말로 얼마나 모호하고 부질없는 것인가. 어느 날 문득 죽음에 대한 자각이 솟구쳐오거든 그건 삶에 대한 미친 열망의 다른 말임을 명심하자. 삶에 대해 가르치려 든다고 코엘료를 좋아하지 않았던 독자로서의 미안함을 변명하려는 이유가 이 한마디에 있다.

2009-09-01

“손씻기는 기본… 운동·숙면통해 면역력을 높여라”

신종플루 특성·국민 행동요령신종플루는 대응방법에 따라 감염속도와 사망률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질병의 특성과 행동요령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신종플루 특성은=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3일 발표한 신종플루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확진환자와 사망자는 20만9천438명과 2천185명(사망률 1.04%)이다. 신종플루 환자 100명 중에 1명 정도 죽은 셈이다. 이 같은 사망률은 과거 큰 문제를 일으킨 사스(SARS)의 10%와 조류인플루엔자(AI)의 60%보다 훨씬 낮고, 1918년 스페인 독감의 2.5%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겨울 시즌인 호주는 당초 인구의 20%가 신종플루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감염률이 0.17%에 그쳤고 감염자의 0.4%만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신종플루는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인은 감염이 되더라도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통해 대부분 완치된다. 건강한 사람은 감기 유사증세와 함께 자연치유돼 본인이 감염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방법=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침 방울이 다른 사람의 눈, 코, 입으로 튀면서 전염된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신종플루 감염자와 1m 내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하다 감염자가 면전에서 재채기를 할 때 바이러스가 묻은 침이 튀어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또 공공장소의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테이블 모서리 등 사람들의 손이 많이 닿는 곳에도 바이러스가 묻은 채 이틀 이상 살아 있다 옮기기도 한다. 고려대병원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자, 비감염자 모두 마스크를 갖고 다니면서 의료기관을 찾을 때, 출근시간 혼잡한 지하철 이내에서 몸을 움직이지 못할 때 상시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며 “우리나라는 마스크를 쓰는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은데 가을 대유행에 대비해 마스크 쓰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외출 후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다녀온 뒤에는 반드시 20초 넘게 손을 씻는 것도 중요하다. 바이러스는 물이나 일반비누의 계면활성제에도 잘 씻겨 내려간다. 다만, 항균비누를 구입할 때에는 에탄올 성분 60% 이상이 함유된 제품이 좋다. 또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관리, 물 많이 마시기, 영양섭취, 꾸준한 운동 등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 밖에 해외여행의 경우 보건당국은 공식적으로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해외여행자는 여행지역에서 위급상황 때 이용할 수 있는 현지 의료시설, 대사관 또는 영사관 등을 미리 확인해둬야 한다. 여행 후에는 7일간 증상이 있는 지 살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권준욱 과장은 “신종플루가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있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자제한다는 것의 의미가 퇴색했고 신종플루 감염을 막으려고 해외여행 등 모든 활동을 중지하는 것도 무리”라며 “다만 고위험집단의 경우 자체 판단에 따라 위험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병 후 대응=일반인들은 발열과 호흡기 이상 증상(기침, 목 아픔, 콧물, 코 막힘 등)이 있으면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항바이러스제는 신종플루 감염 초기 증상이 나타난 지 48시간 안에 하루에 두 번씩 2캅셀을 5일간 복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폐질환 등이 있는 만성질환자, 임산부, 65세 이상 노인, 59개월 이하 소아 등 보건당국이 분류한 고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신종플루에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세번째 국내 사망자는 10년째 지병인 천식으로 외래 치료를 받아오던 60대 환자였는데 천식 만성질환자면서 65세 이상 노인으로 정확히 신종플루 고위험군에 해당했다. 마지막으로 각국 보건당국은 흡연자를 주요 고위험군으로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첫번째, 세번째 사망자 모두 흡연 경력이 있었다. 김우주 교수는 “신종플루는 보통 호흡기 점막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감염되는데 니코틴이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호흡기 점막의 효소를 파괴하기 때문에 임산부나 비만환자보다 흡연자가 신종플루에 걸리면 중증폐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09-08-31

타미플루가 예방까지? 신종플루의 `오해와 진실`

국내에서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신종플루가 어떤 질병이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별 증상이 없어도 치료제를 구하려 들거나 폐렴 백신이 신종플루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등 의학적 사실에 맞지 않게 행동하거나 지나치게 불안해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종플루의 치사율이 독감 수준으로 높지 않은데다 간단한 예방수칙만 잘 지켜도 감염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으니 필요 이상으로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 박승철 국가신종플루대책자문위원장 등의 도움으로 신종플루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감기와 신종플루는 어떻게 구별하나. △ 증상만으로는 신종플루와 감기를 구별하기 쉽지 않다. 두 경우 모두 발열, 기침, 근육통, 인후통 등의 증상이 있다. 하지만 요즘이 독감철이 아닌데다 신종플루가 확산되고 있으니 37.8도를 넘는 고열과 함께 콧물 또는 코막힘, 인후통, 기침 중 1개의 증상이라도 있다면 신종플루를 의심해봐야 한다. -신종플루의 치사율은 어느 정도나 되나 △ 새로운 질병으로 3명이 사망하다보니 신종플루가 엄청나게 치사율이 높다고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3천900여명의 환자 중에서 3명이 사망해 치사율은 0.07~0.08%에 불과하다. 신종플루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가벼워 환자로 집계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치사율은 더 떨어진다. 이는 예방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일반적인 독감보다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타미플루가 예방효과도 있나 △ 아니다. 타미플루나 리렌자 등 항바이러스제는 예방백신이 아닌 치료제로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만 약효를 발휘한다. 따라서 신종플루 증상이 없는 사람은 타미플루를 복용해봤자 효과를 볼 수 없다. -신종플루에 걸리면 무조건 타미플루를 먹어야 하나. △ 신종플루에 걸려도 90%가 자연치유되기 때문에 건강한 청소년이나 성인은 증상이 가벼우면 타미플루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보건당국도 신종플루에 걸렸다 해도 합병증 발생 우려가 높은 고위험군 환자를 우선해 타미플루를 처방하도록 하고 있다. 고위험군은 65세 이상 고령자, 59개월 이하 소아, 임신부, 천식 등 만성호흡기 환자, 만성 신장·간 환자, 당뇨병 환자 등이다. - 손만 씻으면 예방할 수 있나. △ 신종플루는 바이러스가 호흡기에 침투해 감염된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코나 입 주변 등 호흡기를 자주 만지기 때문에 손을 자주 씻으면 감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손만 자주 씻는다고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신종플루 환자가 폐렴 합병증으로 숨지면서 폐렴 백신을 많이 맞는데 신종플루 예방에 효과가 있나. △ 폐렴 백신은 신종플루 감염예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신종플루의 가장 흔한 합병증이 폐렴이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폐렴 백신을 맞아놓으면 혹시나 신종플루에 걸렸을 때 중증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종플루 백신은 언제부터 맞을 수 있나. △ 국내에서는 녹십자가 백신 개발을 하고 있으며 11월에는 접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연내 1천만회분의 백신을 확보할 방침으로, 이는 1회 접종 시 1천만명, 2회 접종 시 500만명분에 해당하며 향후 임상허가 결과에 따라 접종 횟수는 정해질 예정이다. 백신은 예방접종 우선순위에 따라 무료로 접종된다. /연합뉴스

2009-08-31

“긴 안목·참을성 가진 리더가 지역발전 이끌어야”

경북 영덕출신의 남효채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지난달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인 한국지역진흥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해 4월 총선때 영양·영덕·울진·봉화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뛰며 국회 입성을 노렸던 그는 한나라당 공천 탈락후 출마를 포기하고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을 도왔다. 영남대 출신으로서 행정고시에 최연소 합격해 지역사회에서 이름을 날렸던 남 이사장을 서울시내 한 커피숍에서 만나 공직시절의 추억들과 근황, 포부와 바라는 것들에 대한 얘기들을 들어봤다.편집자주 -공직을 꿈꾸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어릴 때 가난하게 자랐습니다. 그래서 가장 안정된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기준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와 국민들에게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가였죠. 그런 걸 생각하니 공무원이 내가 생각한 것을 이뤄줄 수 있다 싶었습니다. -공직생활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 있다면. ▲영양군수로 있을 때 중앙과 도의 예산을 많이 따내 지역개발을 추진할 수 있었던 때입니다. 이 때문에 주민소득사업을 전무후무하게 가장 많이 했던 것으로 알려졌죠. 또 도와 중앙에서 근무할 때 고향 영덕의 장기발전을 위해 예산지원을 많이 하도록 하고, 국가개발계획에 영덕이 포함되도록 애썼던 일도 보람있는 일입니다. -한국지역진흥재단을 맡았는 데, 어떤 일을 하는 곳입니까.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인 데, 각 지역별, 권역별 문화·사회나 생산품 정보, 기업투자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체계화하고, 알리고, 그것이 지역진흥을 위해 국내외 사람이나 자본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제 업무파악이 끝났습니다. 앞으로 조직을 키우고, 인력이나 재정, 사업규모를 적극 키워야 조직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할 작정입니다. -대구·경북사람들에 대해 비판적인 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문제입니까. ▲`자기 팔 자기 흔들기`식의 행태나 안 그런 척 하면서 무척 이기적인 태도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남이나 충청, 경인지역 사람들에 비해 교양이나 문화가 없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리더들이 자기 이익만 알고, 다른 사람들을 챙기지 않는 것이라고 봅니다. 유독 예외적인 것이 경북고 동창들만은 자기들끼리 다한다는 평판을 받고 있죠. -대구·경북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노장들은 `공성신퇴`(功成身退:공을 이룬 뒤에는 스스로 물러난다)를 알아야 하는 데, 그게 돼야 합니다. 이런 점은 저도 부끄럽습니다. 나이들어 보니 소명의식이나 이념, 투쟁은 없고, 자기의 생명감이나 존재감 느끼기만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쨌든 이 시대와 이 경제에 맞는 대구·경북지역사람의 장점을 키워서 구체화해야 하고, `빨리빨리` 또는 `대충대충`에서 긴 안목 큰 시야와 참을성을 가지고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동해안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봅니까. ▲20년만에 지역발전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났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기지개 펴다가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하루빨리 지역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창의력과 창조성이 있는 약간의 이단(?)이라고 할까요, 이른바 `괴짜 정치인`이 자치단체장을 맡아 지역발전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지휘관이 능력있는 공무원들에게 영혼을 불어넣어주고, 개인기를 키워주고, 외부의 선각자집단, 즉 지식인이나 기술인들과 연결시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지휘관이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는 지역은 부쩍 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남 여수나 함평, 경기도 성남 같은 경우가 그런 모델이라고 봅니다. -미래에 대구·경북지역이 잘 살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창의력을 가진 우수한 개인들이 팀웍을 이루고, 신기술 자본주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신 산업분야에 지역 잠재력이 투입되고, 10~20년 후를 내다보는 우리 지역 특유의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 유독 경북지역만 통합움직임이 없다는 얘기만 해도 그만큼 공부나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일명 `7부능선`에 있는 여론주도층들이 먹고살만 하니까 노력을 하지 않는 겁니다. 충청도의 경우 `이회창`카드를 다시 살려서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도 충북 오송과 공동선정되는 바람에 앞으로 10~20년 지나면 대구지역에는 하청업체 몇개밖에 남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많이 생각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지방행정에 국한해서 말한다면 어떤 것이 될까요. ▲3가지 키워드로 정리하면, 깔아주고, 엮어주고, 키워주면 될 것입니다. 먼저 신뢰나 반부패, 공정한 경쟁 등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깔아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기술과 자본, 지식이 통섭·융합되도록 소통시켜주고, 엮어주는 것이 필요하며, 3차 혁명시대로서 개인의 시대에 맞게 지역에 먹을 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우수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지방자치 단체장들은 혁신적인 사고로 지역발전에 나서야 하고, `표모으기`만 하는 행태는 버려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내년 지방선거나 향후 총선에 나갈 계획이 있습니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는 절대로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 사실이 영덕지역 신문에 대서특필된 적이 있습니다. 절대로 나가지 않을 작정입니다. 정치인이 돼야 하는 총선은 더 말할 게 없습니다. 능력이 모자라기도 하고, 제게 맞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행정가 또는 대학교를 맡아 책임지고 운영하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런 분야의 공부도 했으니 말입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남효채 한국지역진흥재단 이사장은남 이사장은 1952년 9월7일 경북 영덕군 지품면에서 태어났다. 영덕초등학교와 영덕중학교, 경북대 사대부고를 거쳐 영남대 법정대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워싱턴대 대학원에서 각각 도시계획학 석사와 정책분석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영남대 3학년 재학중인 지난 1973년 제13회 행정고시에 최연소 합격했으며, 이후 해군장교로 복무한 뒤 경북도 법제과장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이어 내무부 계장, 경북 영양군수, 군위군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거쳐 상주시장, 구미·포항 부시장, 행정자치부 감사국장,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했다. 이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상임감사를 지냈으며, 현재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지역진흥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09-08-31

신임 정명필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화합·투명경영 최우선 과제 삼겠다”사비 1억원 판공비로 사용해 비리 의혹 등 없애원가절감·경영효율화로 경쟁력있는 공단 만들터 정명필 ㈜조양염직 대표(55)가 최근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12년 3월까지다. 대구염색공단은 함정웅 전 이사장이 17년 가까이 이사장직을 맡아오면서 독단적 운영 등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었다. 이에 신임 정 이사장은 공단 입주업체 회원들간의 화합과 투명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이사장이 사심을 갖지 않으면 화합은 뒤따라 오고, 사심을 갖게 되면 분열되기 마련”이라면서 “이사장을 비롯한 새 집행부가 사심을 버리고 원가절감에 전력해 그 혜택이 전체 입주 업체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면 화합은 저절로 이루어지고 갈등과 반목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공단의 독단적 운영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잘못된 관행은 고치고 공단 운영과 관련한 각종 비리 의혹 등 과거사 문제는 입주업체 대표들의 뜻에 따라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 충분한 논의 후에 공단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확실하게 처리하겠습니다. 또 투명한 공단 운영과 발전을 위해 사비 1억원을 공단에 별도로 예치했고 이를 판공비로 사용하겠습니다. 이사진도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도록 선임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경영을 효율화해 경쟁력 있는 공단으로 환골탈태시킬 각오입니다. -공단의 진용은 앞으로 어떻게 구성되나. ▲새 이사회가 구성되면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빠른 시일내 공채로 채용할 생각입니다. 의결기구와 집행기구는 반드시 분리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외부감사와 경영진단도 반드시 병행할 계획입니다. 또 업계 원로들이 참여하는 공단자문회의기구를 활성화해 각종 업무 및 사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사장인 내가 직접 보고도 할 생각입니다. -열병합발전소 연료인 유연탄 구입가격 인상으로 입주업체들의 반발이 심한데.▲내달부터 새로 구매하는 유연탄이 들어오기 때문에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부터는 스팀값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그동안 유연탄 구매와 육상운송에서 경쟁입찰을 통해 연 280억원 정도의 절감효과를 이미 실현했습니다. 앞으로 원가절감을 계속하고 1차단지 및 확장지구의 공동폐수처리장 통합 운영 등을 통해 경쟁력있는 염색공단을 만들겠습니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2009-08-31

`모던 타임즈`

1936년도 영화 `모던 타임즈`는 채플린이 방랑자로 분장하고 등장한 마지막 영화이자 그의 마지막 무성영화이다.방랑자는 발레와 같은 슬랩스틱 제스처를 통해 기계 만능의 현대를 풍자하는 한편 감상적 로맨스와 함께 그 사회를 떠남으로써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준다.채플린에게 말하는 방랑자란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으나 이 마지막 무성영화에서는 방랑자가 무국적의 묘한 언어로 노래하게 함으로써 무성과 유성의 경계를 넘어버린다. `모던 타임즈`에서 채플린이 그리는 현대는 냉혹하다.노동자들은 축사로 끌려가는 양떼처럼 공장으로 몰려 들어가고, 자본가는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노동자들을 감시한다.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생산을 얻기 위해서 노동자들은 숨 쉴 틈도 없으며 화장실 가는 시간도 체크당한다.화장실에서 담배라도 한 대 피우려 하면 한쪽 벽의 대형 스크린에서 자본가가 불호령을 내린다. 점심 시간도 아까워 자본가는 작업 중에 급식할 수 있는 자동급식기계를 설치한다.자동화된 일터는 실직자를 대량 생산하고, 그들은 거리에서 시위를 벌인다. 굶주림 때문에 빵 하나를 훔치는 사람도 있고, 시위를 하다가 총에 맞아 죽는 이도 있다. 그러한 이들 때문에 거리에는 경찰관들이 가득하다. 주인공 방랑자는 현대의 노동자이다.그는 무엇을 생산하는지 알 수 없는 작업대에서 볼트를 조인다. 그의 손이 반의 반초만 늦어도 일관작업체제는 엉망이 되고, 쉴 새 없이 볼트를 조이는 그의 두 손은 작업대를 떠나도 자동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여자의 엉덩이에 달린 단추도 조이려고 달려든다.그는 자동급식기계를 시험하는 대상으로 뽑히지만, 고장이 나 광포해진 기계는 그에게 음식물을 던지고, 그를 폭행하고, 미치게 하고, 거대한 기계의 흐름 속으로 삼켜버린다.거리에서 그는 트럭의 꼬리에서 떨어진 붉은 깃발을 들고 뛰다가 시위대열에 앞장서기도 하며, 고아 소녀를 만나 가정을 꿈꾸고 직업을 원하기도 한다.그러나 방랑자는 현대의 작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소녀와 함께 지평선을 향해 떠난다.발성 영화를 싫어했던 채플린이 무국적어로 “티티나”를 불러,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려준 것으로도 유명하다.채플린의 작품 중 가장 따뜻하고 희망적인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중절모와 헐렁한 바지 대신 노동자 복장으로 등장했다.그리고 다분히 사회주의적인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생산 양식에 비판을 가한다. 그러나 그가 파업 대모대의 선두에 서게 돼 좌파 지도자로 변신하는 풍자를 보면, 그가 어떤 이념에 빠져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그것은 자신의 험난한 역정과 풍부한 독서로 얻어진 가난한 사람들의 애정이 역동적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이 영화에서 아내 폴래트 고다드는 빵을 훔치는 소녀로 나와서 훌륭하게 데뷔를 장식했다.그리고 콘베이어의 시스템에서의 작업 끝에 기계처럼 돼버린 노동자를 연기한 채플린의 연기는 희극 영화 사상, 최고의 연기로 블랙 코미디의 원형처럼 된다.찰리 채플린의 재능이 집대성된 1936년 영화 `모던 타임즈`는 불황과 경제공황에 멍든 미국의 자화상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특히 자동화된 기계 속에서 말살되어 가는 인간성과 산업 사회가 가져다주는 필연적인 인간 소외의 문제를 빠른 템포의 팬터마임과 몽타주 수법들을 동원하여 생생한 블랙 유머로 잡아내고 있다.`모던 타임즈` 디지털 복원판은 2003년 56회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었다.

2009-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