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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쉼표 하나 ‘콕’ 찍어가는 회색빛 공업도시 울산의 대반전

어쩔 수 없다. ‘회색빛 공업도시’라는 선입견을 뗄 수 없는 명찰처럼 달고 지내온 도시가 울산광역시다. 지난 세기. 한국 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온 주역 가운데 하나지만, 칙칙한 ‘주홍 글씨’를 쉽사리 지워내지 못했다. 기자의 생각도 보편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보지 않고, 여행해보지 않은 이들에겐 울산에 관한 선입견과 주홍 글씨의 색채가 더 강하게 의식을 지배해온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러나, 최근 부산광역시(부전역)에서 출발해 강원도 강릉시로 가는 동해선 기차가 멈추는 곳 가운데 하나인 태화강역 인근에서 이틀을 머물며, 울산을 돌아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울산은 관광도시로의 성장 가능성이 어느 지역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은 것. 그런 감정을 실질적으로 증폭시킨 울산의 여행지를 딱 2곳만 꼽으라면 ‘대왕암 출렁다리’와 ‘장생포 고래박물관’ 일대를 지목하고 싶다. 왜냐고? 아래가 그 이유다. 포항역~울산 태화강역 1시간5분 소요 ‘장생포고래박물관·대왕암 출렁다리’ ‘태화강 국가정원’ 시티투어 2개 코스 비수기엔 3000원으로 투어버스 이용 아슬아슬 낭만 쌓는 ‘대왕암 출렁다리’ 고래잡이 재현한 ‘장생포 고래단지’선 반세기 전 어촌 풍경 산책하듯 감상 ‘고래문화마을~영상관~고래박물관’ 1.3㎞ 모노레일 위에선 울산이 한눈에 글 싣는 순서: 1. 철도 왕국 일본에서 찾는 ‘지역 관광’의 미래 2. ‘당일치기 여행’ 맞춤 일본 철도 3. 관광으로 인구 소멸 위기 ‘호쿠리쿠’ 살리기 4. 일본 기차 여행의 꽃이 된 ‘도시락’ 5. 울산, 이제는 ‘유잼(U-재미) 도시’다 6. 철도 불모지 경북, 동해선 개통 후 새 역사 시작 7. 이번 역은 “천만관광 해양도시 삼척입니다” 8. 강릉, ‘철도 날개’ 달고 동해안 비상 ▲상반기 이용객 100만 명, 부정할 수 없는 동해선 인기 최근 한국철도공사는 근래 개통된 6개의 기차 노선 이용자 숫자를 조사해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최고의 인기를 누린 노선은 다름 아닌 동해선. 6개 노선 이용객 250만 명 중 동해선 기차에 오른 여행자가 100만 명에 육박한 것이다. 조사 대상이 된 노선은 강릉과 부전, 강릉과 동대구를 운행하는 동해선을 필두로, 서울·청량리에서 부전을 오가는 중앙선, 판교와 문경을 잇는 중부내륙선, 홍성에서 서화성으로 가는 서해선, 홍성-평택-천안-홍성 구간을 차례대로 순환하는 포승·평택선, 대곡과 의정부를 보다 가깝게 만들어준 교외선이다. 이 가운데 동해선이 이용자 숫자 면에서 단연 수위를 차지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동해선 기차를 타고 부전-강릉 사이를 오간 여행자는 1일 평균 5500명이다. 그러니, 누적 승객이 99만2000명에 이른다. 주말이면 동해선 기차 티켓을 구하기 위한 ‘예약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가 있었던 것. 지난 15일 포항역에서 출발하는 ‘ITX-마음 1252 열차’를 타고 울산 태화강역을 향했다. 소요 시간은 1시간 5분. 날렵하게 디자인된 빨간색 기차의 깔끔한 객실은 쾌적했고, 도착도 예정 시간에 정확히 맞춰줬다. 6월 중순 일본에서 타본 신칸센이나 선더버드 기차 못지않았다. 태화강역엔 울산의 주요 관광지를 효율적으로 이어주는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 일대를 순환하는 버스와 장생포 고래박물관과 대왕암 출렁다리 등을 오가는 또 다른 버스가 있다. 동해선 기차를 타거나, 자동차를 이용해 울산을 찾은 관광객들은 이 2가지 코스 중 자신의 취향에 맞는 걸 선택해 지역 주요 명소를 보다 손쉽게 돌아보는 게 가능하다. 시티투어 버스의 승차권 가격은 7월 현재 3000원. 비수기라 50%가 할인되고 있으니, 시내버스 2번 탈 돈으로 하루 종일 5~6군데의 관광지를 돌아보는 게 가능한 셈이다. 이른바 ‘가성비’도 좋다. ▲기차 타고 울산 대왕암 출렁다리를 찾은 청춘들은… 울산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대왕암 일대와 고래박물관을 오가는 시티투어 버스에 탔다. 한산한 평일이었으니 주말에 비해 관광객은 적었다. 그럼에도 여행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줄어들지는 않았을 터. 울산을 찾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빼놓고 싶지 않은 관광지 대왕암에 도착하니 가장 먼저 짙푸른 바다가 사람들을 반긴다. “울산 최초의 출렁다리이자 동구 최초의 대규모 상업관광시설. 대왕암공원 내 해안산책로의 햇개비에서 수루방 사이를 연결하며, 길이 303m, 높이 42.55m 규모로 만들어졌다. 중간 지지대 없이 한 번에 연결되는 방식이다. 전국 출렁다리 중 경간(徑間) 장로의 길이가 가장 길며, 바다 위로 이어진 다리이기에 대왕암 주변의 해안 비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한국관광공사의 설명은 과장이 아니었다. 고소공포증만 없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오갈 수 있는 긴 다리는 사파이어 빛을 닮은 동해와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했다. 기장역에서 기차를 타고 울산에 왔다는 20대 젊은 연인이 출렁다리 가운데서 장난을 친다. 남자친구가 짐짓 다리를 흔들 것처럼 폼을 잡으니, 조그만 키의 여학생이 놀라며 비명을 지른다. 그런데 정작 얼굴은 겁을 먹은 게 아니라 웃고 있다. 청춘은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나 빛나고 아름다운 것. 이런 시 한 편이 절로 떠올랐다. 제 힘에 이 무거운 다리 흔들릴 리 없건만 끙차, 소년은 다리를 흔든다 까짓 다리 위 흔들림이 무서울 까닭 없지만 꺄악, 소녀는 비명을 지른다 청춘의 연애는 출렁다리 위에서 유치하고 유치해서 아름답고. ▲울산에 갔다면 ‘고래의 고향’ 장생포를 빼놓으면 서운하지 동해선 기차의 유유자적한 낭만과 대왕암 출렁다리의 아슬아슬한 낭만을 함께 맛보며 환하게 웃는 청춘남녀를 뒤로 하고, 고래박물관과 장생포 일대를 편하게 앉아서 조망할 수 있는 모노레일이 있는 울산 장생포 고래관광단지로 발길을 옮겼다. 사실 울산, 그 가운데서도 장생포는 ‘고래의 마을’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포경업(捕鯨業)이 금지되기 전엔 적지 않은 고래를 잡아 해체하는 풍경이 드물지 않게 펼쳐진 곳. 고래잡이배(捕鯨船)의 작살수와 고래 해체 전문가는 한때 의사와 변호사도 부럽지 않은 수입을 올렸던 직업이다. 울산의 어르신들은 아직 그 기억 속에서 살고 있다. 2015년 조성된 울산 고래문화마을은 예전 장생포 고래잡이 어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방문자들의 탄성을 불러낸다. 익살스런 인형과 낡은 건물들이 하모니를 이루며 만들어낸 반세기 전의 어촌 풍경은 정겹고 애틋하다. 기자 역시 거기에 매료돼 오랜 시간 머물며 산책하듯 관광을 즐겼다. 실물 크기의 고래를 형상화한 조형물과 얼마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대 암각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야외 공간도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래박물관 지척에서 티켓을 구입해 모노레일에 올랐다. 고래문화마을-입체영상관-고래박물관으로 이어지는 1.3km 노선. 30여 분 남짓 모노레일에 타고 있으면 출렁이는 장생포 바다와 고래문화마을, 울산대교와 울산공단까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기자가 거길 찾은 건 7월 중순. 아직 꽃잎을 채 떨구지 않은 수국이 푸른색 전등처럼 반짝이며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샛노란 단풍이 수국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하니, 어느 계절에 찾아도 좋을 듯했다. 조그만 전시관에서 커다란 고래를 해체하는 사진을 보던 80대 어르신이 곁에 선 아내에게 말했다. “세상 좋아짔고 울산도 좋네. 기차 타모 1시간이믄 온다 아이가. 살아있으모 내년에 또 오자.” 두 분은 부산에서 온 관광객이 분명해 보였다. 그들이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니 원시의 동해처럼 아득해졌다. <계속>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29

대구 100대 기업 평균매출 3879억… 고용 401명

대구 기업의 전년대비 매출 및 수익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대구상공회의소가 최근 2024년 개별 매출 기준으로 ‘대구 100대 기업’을 조사·분석한 결과, 대구 100대 기업 전체 매출액은 38조 7872억 원, 고용인원은 4만 69명으로 조사됐다. 기업당 평균 매출은 3879억 원, 고용인원은 400.7명, 업력은 31.6년으로 집계됐다. 100대 기업의 업종은 제조업이 54개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도매·소매업(18개사), 건설업(13개사), 부동산업(10개사)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대비 도매·소매업은 3개사, 제조업은 1개사 줄어든 반면, 부동산업은 4개사가 증가했다. 또한, 2023년도 100대 기업과 비교해 매출액은 4.9%, 영업이익은 33.0%, 당기순이익은 35.6% 감소하며, 매출과 수익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제조업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제조업의 총 매출은 20조 84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5%(2조 4330억 원) 감소해 100대 기업 전체 감소액(1조 9795억 원)을 상회했다. 영업이익은 49.8%, 당기순이익은 23.3% 줄어들었다. 업체별로는 ㈜아이엠뱅크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1위를 차지했으며, 에스엘㈜가 각 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다. 대구상의 이상길 상근부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지역 100대 기업의 실적이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기적으로는 건설경기 부양을 통해 지역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제조업 고도화와 신산업 육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대구에 본사를 둔 매출액(개별기준)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공기업, 공공기관, 공시 의무가 없어 매출 파악이 불가한 업체 등은 제외됐다. 분석은 2023년 및 2024년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신용평가사 자료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29

간호사 신생아 학대 사건… 남겨진 과제는?

대구 한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환아들을 학대한 사건이 발생하며 지역의 공분을 샀다. 특히 이 중환자실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기에 학대 여부를 확인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혐의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큰 과제를 남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CCTV 설치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복지법 위반(신체적 학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의 학대 가중처벌) 위반 혐의로 A씨 등 간호사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4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대구가톨릭대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입원 중인 환아 여러 명을 수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A씨는 환아를 무릎에 앉히거나 끌어안으며 사진을 찍은 뒤 SNS에 “낙상 마렵다” 등 문구와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 4월 해당 게시물을 확인한 환아의 부모가 고소장을 접수하며 알려졌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을 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고, A씨 외에 다른 간호사 2명도 함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피의자로 입건했다. 결국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당초 간호사 5명을 특정해 수사한 뒤 3명에 대해서만 혐의점을 확인했다”며 “불송치한 간호사 2명은 SNS에 올라온 게시글에 댓글을 달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학대 범죄라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생아 중환자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비단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신생아 중환자실은 CCTV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 의료업계에 따르면 전국 신생아 중환자실 349곳 중 CCTV가 설치된 곳은 단 65곳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의 약 18%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대구의 경우 22곳의 신생아 중환자실 중 CCTV가 설치된 곳은 전무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33·여) 씨는 “신생아 중환자실은 갓 태어난 아이들이 치료받는 곳이기에 간호사나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로 하는 등 매우 민감한 환경”이라며 “일부 의료진의 부주의나 스트레스로 인해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CCTV 설치는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적 규정이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마련된다면 신생아의 안전을 더욱 철저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며, 의료진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도 ‘아이가 안전하게 치료받고 있는지’, ‘부주의로 인해 다치지는 않는지’ 등을 걱정하는 부모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한편 논란이 불거진 후 대구가톨릭대병원은 A씨를 파면했고,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강제 휴직 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병원 측은 공식 사과 영상을 찍어 병원 공식 유튜브에 게재하기도 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29

문학과 예술의 만남… ‘2025 수성 시화전’ 개막

“스며드는 시, 속삭이는 그림, 영혼이 쉬어가는 예술의 안식처.” 대구 수성구 문인협회(회장 손경찬)가 ‘2025 수성 시화전’을 지난 28일 오후 6시 대구아트웨이(범어역 오픈갤러리 C구역)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시심에 고운 색채를 입힌 것이다. 시와 그림의 만남, 문인과 시민의 교감, 문학과 예술의 향연이 펼쳐진다. 수성구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의 작품에 그림이 동행하며, 시가 정서적 울림을 준다면 그림은 감성적 여운을 남긴다. 이로써 관람객의 마음에 스며들고 속삭이며, 마침내 치유의 문학으로 성찰에 이르는 안식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예술행사의 틀을 넘어 지역민에게 정서적 풍요를 선물하고 예술문화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지하철역이라는 특수 공간에서 열린다. 개막식에서는 시낭송, 춤, 성악, 음악이 어우러진 퍼포먼스로 시민들의 마음과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손경찬 회장은 “이번 전시가 지역 작가들의 창작 열정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시는 삶의 내밀한 감정을 발산하고, 회화는 그 감정을 시각화한 예술이므로 두 장르의 조화를 통해 시민들이 문학적 공감과 예술적 향연을 만끽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수성구문인협회는 지역 문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며 문학의 대중화를 지향한다. 따라서 문학과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열린 전시로 다가가는 문화 선도자 역할을 강조하며, 이번 시화전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손 회장의 포부에 화답하듯 김대권 수성구청장, 전국시장구청장협의회장 조재구 남구청장, 대구시의회·수성구의회 의원 등 기관단체장과 예술인 등 내빈 400여 명이 참석해 개막식 테이프 커팅 라인이 끝없이 이어질 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 수성구문인협회 주최, 수성구청·수성구의회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시화전은 7월 28일부터 8월 16일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감상은 자유, 공감은 행복, 치유는 선물’이라는 주제로 삶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김재욱기자 kjw@kbmaeil.com

2025-07-29

운문댐 저수율 회복… 대구시, 수계환원 단계적 시행

최근 내린 강우로 운문댐 저수율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됨에 따라, 낙동강 수계로 전환했던 수성구, 동구, 북구 일부 지역이 오는 31일부터 본래의 운문댐 수계(5만 1000t)로 환원될 예정이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6월 1일 운문댐이 가뭄 ‘주의’ 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3차례 수계조정으로 수성구, 동구, 북구 일부 지역의 7만 2000세대, 17만 5000 명에게 낙동강 수계에서 수돗물을 공급해 왔다. 수계 환원 작업은 총 3단계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시행되며 △7월 31일(1단계), 수성구 지산동, 범물동 전역 및 중동, 두산동, 황금1동, 범어4동, 만촌3동 일부 지역 △8월 7일(2단계), 동구 신암1,2,4동 전역 및 신암3동, 북구 대현동 일부 지역 △8월 13일(3단계), 수성구 수성1,2·3,4가동 전역 및 범어1,3동, 중동, 황금2동 일부 지역이다. 환원 작업은 야간 시간대(밤 10시~익일 오전 6시)에 진행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흐린 물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넓은 양해와 협조가 필요하다. 백동현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흐린 물 출수가 예상되는 지역의 시민께서는 필요한 수돗물을 미리 받아 두고, 맑은 물 출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한 후 수돗물을 사용할 것을 당부드린다”며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29

대구로페이, 8월1일부터 7% 할인 판매… 월 50만원까지

대구시가 오는 8월 1일부터 대구 지역사랑상품권인 ‘대구로페이’ 할인 판매를 개시한다. 이번에 발행되는 대구로페이 할인율은 기존과 동일한 7%이며, 1인당 월 구매한도는 50만 원, 총 발행규모는 2800억 원이다. 지속되는 지역경기 침체 속 소비 진작을 위해 월 구매한도를 전년 대비 20만 원 상향했으며, 8월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함께 소비 촉진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월 발행 한도 없이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무더운 8월 땡볕 더위 아래 대기 없이 언제든 구매 가능해진다. 또 정부 2차 추경에 따른 추가 발행도 예정된 만큼, 시민들이 서두르지 않아도 충분히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 및 장애인에 한해 발급해 온 실물카드를 올해부터는 전 연령층으로 확대 발급해, 결제 수단 선택의 폭을 넓히고 이용자 편의성도 크게 개선한다. 실물카드는 8월부터 iM뱅크 영업점 또는 모바일 앱 ‘iM샵’에서 신청·발급받을 수 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신청해 받은 ‘대구로페이 카드’ 역시 iM뱅크 영업점 또는 모바일 앱 ‘iM샵’ 본인 등록을 통해 자유롭게 충전·사용할 수 있다. 본인 등록 작업을 거칠 경우, 카드 분실·훼손 시에도 재발급이 가능하며, 잔액도 안전하게 보호된다. 대구로페이 충전은 모바일 앱 ‘iM샵’에서는 8월 1일 0시 15분부터, 오프라인에서는 iM뱅크 영업점 운영시간 중에 가능하다. 결제는 매장 내 카드단말기, 모바일 앱을 통한 QR결제, 삼성페이 카드 등록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다. 특히, ‘대구로’ 앱 내에서 ‘대구로페이’로 결제할 경우 5% 추가 할인 혜택이 제공돼, 기본 할인율 7%와 합산 시 최대 12%에 달하는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구시는 ‘대구로’ 공공배달앱 활성화 소비쿠폰 사업도 함께 추진해, 2만 원 이상 2회 주문하면 월 횟수 제한 없이 1만 원 쿠폰을 지급하는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이번 ‘대구로페이’ 발행은 침체된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함께 소비 진작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얼어붙은 지역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과 소상공인 모두가 웃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로페이는 대구 지역 내 연매출액 30억 원 이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백화점이나 유흥·사행성 등 일부 업종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대구시는 사용처 확대를 위해 가맹점 등록 안내 및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29

‘수원FC 역전승 동점골’ 싸박 K리그1 24라운드 MVP 수상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의 3연승 행진에 큰 힘을 보탠 '장신 스트라이커' 싸박(28·콜롬비아)이 24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전반 16분 문전 혼전 상항에서 헤더로 동점골을 터트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싸박을 24라운드 MVP로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싸박의 동점골로 1-1을 만든 수원FC는 전반 23분 윌리안의 프리킥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2-1 승리를 따내고 기분 좋은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싸박은 시즌 7번째 골을 기록했다. 더불어 수원FC는 23라운드(윌리안)에 이어 24라운드까지 연속으로 MVP를 배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수원FC와 안양의 경기는 24라운드 베스트 매치로 선정됐다. 또 24라운드 베스트팀은 26일 제주SK FC를 3-1로 물리친 김천 상무에 돌아갔다. 24라운드 베스트11은 (수원FC), 말컹(울산), 티아고(전북·이상 FW), 윌리안(수원FC), 린가드(서울), 이동경(김천), 박상혁(김천·이상 MF), 홍철(강원), 박승욱(포항), 김강산(김천·이상 DF), 황인재(포항·GK)가 선정됐다. 한편 K리그2 22라운드 MVP는 멀티골을 터트린 발레로(부산)가 차지했다. /연합뉴스

2025-07-29

손흥민의 토트넘·야말의 바르사… 한국서 ‘축구쇼’

유럽축구 빅클럽들이 한국을 찾아 무더위를 날려 보낼 시원한 '축구쇼'를 펼친다. 뜨겁게 순위 경쟁을 펼치던 프로축구 K리그가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30일부터 8월 4일까지 4차례 '빅매치'가 한국 팬들을 찾아간다. 2022년 시작해 연례 여름행사로 자리 잡은 쿠팡플레이 시리즈가 '월드스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을 불러들여 2경기를 치르고, 스페인의 '스타 군단' FC바르셀로나도 한국을 찾아 K리그 팀들과 2경기를 벌인다. EPL 강호의 지위를 되찾은 뉴캐슬이 스타트를 끊는다. 3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팀인 '팀 K리그'와 대결한다. 최근 20년 새 강등을 두 번이나 당했던 뉴캐슬은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된 뒤 다시 강팀으로 떠올라 EPL 준우승을 두 번 했던 1990년대 중반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컵에서 우승했으며, EPL 5위에 올라 이번 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경쟁한다. 47세의 에디 하우 감독이 이끄는 뉴캐슬엔 브라질 미드필더 브루노 기마랑이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풀백 키어런 트리피어, 윙어 하비 반스 등이 포진해 있다. K리그2 수원 삼성에서 뛰다가 최근 뉴캐슬로 이적한 박승수도 뉴캐슬 유니폼을 입고 한국을 찾을 거로 보인다. 박승수는 27일 싱가포르에서 치른 아스널과 친선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올 시즌 득점 1위 전진우(전북)를 필두로 특급 윙어 아사니(광주), 미드필더 보야니치(울산)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뉴캐슬에 맞선다. 31일 오후 8시엔 15년 만에 방한하는 바르셀로나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대결한다. 축구팬들의 시선은 리오넬 메시(마이애미)의 뒤를 이을 특급 골잡이로 주목받는 18세 라민 야말에게로 집중된다. 야말은 지난 시즌 55경기에서 18골을 터뜨리며 바르셀로나가 라리가와 국왕컵 '더블'(2관왕)을 달성하고 슈퍼컵에서도 정상에 올라 국내 3개 대회 우승을 모두 이뤄내는 데에 앞장섰다. 야말 외에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하피냐 등 특급 스타들이 즐비한 바르셀로나는 8월 4일 오후 8시엔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구FC와 방한 두 번째 경기를 치르고 스페인으로 돌아간다. 지난 27일 일본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비셀 고베의 경기 직전 한때 취소 발표가 나는 등 혼란이 발생해 한국에서 열리는 두 경기도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으나 주최사 디드라이브는 연합뉴스에 "두 경기 개최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이라이트는 8월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토트넘과 뉴캐슬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두 번째 경기다. 현재 에이징 커브에 들어선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이적할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따라서 이번 친선경기가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시즌 동안 공식전 333경기에 출전해 173골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공격수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엔 역사적인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도 이뤄냈다. 정말 이번 친선전이 손흥민과 토트넘의 '마지막'이라면 그 자체로 역사적인 장면으로 기억될 터다. 토트넘은 2022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방한한다. /연합뉴스

2025-07-29

대세르비아주의 탄생과 식민지배 - 암흑기 세르비아

대 이슬람 코소보 항전 패전을 끝으로 세르비아에는 암흑의 시대가 찾아왔다. 세계 시대적 변화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단절된 공간, 세상과 완전히 격리된 채 이슬람 생활양식에 순응하면서 묵묵히 삶을 이어갔고, 어쩌면 목숨을 부지하는 것에 만족했을지도 모른다. 종교가 달랐음에도 데브시르메(Devsirme), 즉 전쟁포로 중 소년 징발과 공납이란 방식에 의한 직업군인 에니체리에 기꺼이 발을 들이며 전쟁을 수행하기도 했다. 중앙아시아에서 발원한 희대의 살육자 티무르가 공격했을 때 이슬람 술탄을 위해 결사항전 했던 세르비아 병사들이었다. 이렇듯 지금에 와서야 유럽의 영역에 유입되지만, 당시에는 그저 이슬람제국 백성일 뿐이었다. 피지배민족은 봉건제도 아래 중앙과 분리된 느슨한 구조 속에서 충성을 다하며 질서에 편입된다. 종교가 비교적 자유로웠으니, 세르비아정교를 가지고서도 다른 이슬람민족과의 전투에 투입되어 전과를 올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슬람 연구자들 주장대로 이교도 강제 개종금지는 성경 코란의 가르침인지도 모른다. 일련의 이러한 조건 속에서 종교단체 집단 거주지이자 통제를 위한 집단 밀레트를 중심으로 제국에 순응하면서 세르비아민족이라는 영속성을 간직할 수 있었다. 정교회라는 믿음을 보장받으며 오스만트루크제국 압제에 순응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지만, 당시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있었을까. 생활 수준도 다르지 않았다. 오랜 세월 오스만 지배를 받은 세르비아는 말 그대로 식민정책으로 문맹의 나라였다. 교육기관이라곤 세르비아에 대학교는커녕 중학교도 존재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초등학교 두 개가 전부였다. 문화를 전파하는 인쇄소는 아예 꿈도 꿀 수 없었다. 세르비아어조차 배울 수 없어 그리스어를 공식 언어로 정해 학교에서 교육할 정도였다. 이웃 몬테네그로는 더 열악했다. 1834년까지 어떤 교육기관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세르비아 사람들은 합스부르크제국의 지배를 받는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로 터전을 옮겨 사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다. 19세기 초 슬로베니아에는 초등학교가 1천 개를 넘었다. 세르비아인 귀에도 이런 소식이 들렸을 법했다. 그러자 당연히 크로아티아로 가면 잘살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국경을 넘기 위해 눈물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었다. 도중에 목숨을 잃거나, 국경 수비대에 뇌물을 주고 겨우 성공하는 경우도 생겼다. 그러나 어찌 상상이나 했을까. 이렇게 목숨을 걸고 이동한 세르비아인이 크로아티아에 터전을 잡으면서,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훗날 배타적민족주의가 기승을 부리자 살육의 발판이 된다. 그러나 그 와중에 눈치 빠르고 발 빠른 인간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네 일제강점기처럼 제국에 빌붙어 자민족 고혈을 짜내는 인간도 생겼다. 메메드 소콜리에 의해 세르비아 정교가 활기를 띤다. 하지만 어떠한 관용에도 대가가 따라야 하는 법이다. 그리스마저 오스만트루크제국 발아래 들면서 통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세르비아 정교회를 그리스 정교 교구에 예속시켜 버리자 세르비아인은 자존심이 상했다. 세르비아정교회는 굴욕을 감수하고서라도 오스만트루크 지지를 얻어 독립교구로 거듭나고자 종교의 자율성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1557년 목표에는 성공했으나, 세르비아에 대한 오스만제국의 지배를 지지하며 정당화하는 악수를 둔다. 일련의 이 사건에는 오스만제국에서 재상의 자리에까지 오른 메메드 소콜리가 중심이 되었다. 그는 이슬람으로 개종까지 해가며 술탄 쉴레이만의 수족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세르비아 페치교구가 부활했고, 자신의 동생 마카리우스를 세르비아 주교로 올려 부흥의 기틀을 다지기도 했다. 엄격하게 바라보면 밀레트라는 종교조직 속에서 세르비아인 통제를 위한 과정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대신 산악지방이 대부분인 발칸반도 지형 상 트루크 귀족 지배에서 벗어난 농민의 패쇄적인 삶은 정체되기 마련이었다. 그러자 조직적인 항쟁은 오랜 세월 동안 꿈조차 꿀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세르비아정교라는 정체성은 꾸준하게 이어갔다. 하지만, 정복전쟁을 즐겼던 술탄 무스타파 2세(재위 1695~1703)는 정교회세력이 점차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페치 교구를 폐쇄해버린다. 18세기에 들어서면서 세르비아정교회는 지지기반이 허약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종교 자체는 민중항쟁의 구심점에 있었지만, 이는 세르비아에 성인으로 추앙된 인물들이 가슴 뛰는 추억을 불러냈기 때문이다. 세르비아정교에는 대략 58여 명의 성인이 기록되어 있는데, 네마냐왕조 시조를 비롯해 세르비아정교회가 독립교구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한 사바, 세르비아 최초 황제 스테판 듀산, 코소보 영웅 밀로슈 오빌리치도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18세기에 시작된 세르비아 항쟁은 민족적 항쟁이 아니라 발칸반도 분쟁사를 연구하는 학자들 주장처럼 신앙에서 파생된 순교자적 저항에 힘이 실린다. /박필우 스토리텔링 작가

2025-07-29

나에게 말을 걸다

한없이 조용한 방 안에서 문득 나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아?” 대답은 없었지만 그 말은 오래 묵혀 있던 무언가를 흔들었다. 최근 들어 이유 없는 짜증이 잦아졌다. 가족의 사소한 말에도 날이 서고, 혼자만 있고 싶고 가슴이 조여 오는 듯한 불안이 몰려왔다. 불면의 밤이 늘고 자꾸만 눈물이 났다.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자율 신경이 망가졌다고 한다. 갱년기 증상과 겹쳐 신체와 정신이 동시에 흔들리는 시기라고. 그러자 억눌렀던 것들이 떠올랐다. 결혼 후 쉼 없이 달려온 시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회로 나가 맞벌이를 시작했고, 두 아이를 키우며 부모 노릇에 며느리 노릇에 딸 노릇까지. 나는 언제나 ‘최선’이라는 이름 아래 ‘최고’라는 기준에 나를 밀어 넣었다. 누구보다 잘해야 했고 누구보다 헌신해야 했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말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지쳐 있었다. 쉼 없이 달려온 삶, 한시도 멈출 수 없었던 날들 속에서 나는 점점 내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숨 가쁘게 달리기만 했지 단 한 번도 멈춰 서서 ‘나는 괜찮은가’ 되묻지 못했다. 정작 내 마음을 돌보는 일에는 무심했고 감정의 먼지를 털어낼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겉으론 살아내는 듯 보였지만 속은 점점 텅 비어갔다. 누구보다 나를 혹독하게 다그치고 몰아세운 사람도 결국 나였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 실망 시키고 싶지 않다는 책임감이 켜켜이 쌓여 어느덧 내 안에서 나를 짓눌렀다. 그렇게 나는, 나를 잃어가고 있었다. 한밤중 불 꺼진 거실 소파에 앉아 다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 아픈 것도, 그동안 너무 참았기 때문이야.” 그 말이 내 안에서 울려 퍼졌다. 나는 내가 건넨 말에 울컥 눈물이 치솟았다.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이해하고 위로해 주는 그 한 마디에. 살면서 우리는 많은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간다.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직장인으로서, 배우자로서. 그러나 정작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일은 얼마나 드물었던가. 하루를 살아내는 데 급급해 마음이 다친 줄도 모르고 숨이 차도록 달리다 지쳐 쓰러져서야 아팠던 것을 깨닫는다. 나를 돌보는 일은 결코 이기적인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건, 무너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연민이며 다시 사랑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다. 몸이 아프면 쉬듯이 마음이 아플 때도 잠시 멈춰야 한다. 그 멈춤은 패배가 아니라 회복을 위한 숨 고르기다. 자기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는 일, 그것이 곧 치유의 시작이다. 세상이 아무리 바빠도 타인의 기대가 아무리 무거워도 결국 나를 지켜낼 사람은 나 자신 뿐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서야 절실히 깨닫는다. 그날 이후 나는 조금씩 나와 대화를 시도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어떤 하루가 될까?”하고 묻고, 밤에는 “수고했어, 오늘도 잘 버텼어.”라면 나를 토닥인다. 내가 살아온 루틴과 다른 방향이지만, 너무 흔한 말인 것 같지만 나쁘지 않았다. 거울 속 주름이 깊어진 나의 얼굴에도 “그래도 잘 살아 왔어.” 라고 말을 건넨다.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을.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살기보다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라는 사실을. 나의 내면이 고요히 정돈되어야 타인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세상의 기대에도 휘둘리지 않는다. 결국 내가 나를 돌보는 만큼, 나는 타인에게도 따뜻한 존재로 설 수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매일 같이 무너지는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한 하루가 아닌, 나를 위한 하루를 살아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세상에서 감당해야 할 유일하고 가장 소중한 책임감임을 깨달아 간다. 나는 이제야 삶의 중심에 나를 세워본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버텼던 과거의 나를 다독이고 이제 안간힘 대신 온기 어린 말로 나를 이끌어간다. 그 한마디는 내가 살아갈 다음 날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김경아 작가

2025-07-29

자연이 빚은 찻사발··· ‘람사르습지’ 등재되며 세계 명승지로

‘문경돌리네습지’는 자연이 빚은 찻사발이다. 산이 움푹 파여 문경 찻사발 같다. 이렇게 산이 찻사발처럼 움푹 파인 것을 ‘돌리네(doline)’라고 한다. 지하의 석회 기반암이 지하수에 의해 용해돼 형성된 지형적 요지(凹地)를 말한다. 이런 돌리네가 문경에는 50여개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부분 물이 없다. 석회암의 무른 특성으로 구멍이 생겨 물이 빠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경돌리네습지는 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에 점토가 막아 습지를 형성하고 있어 매우 특이하다. 이런 돌리네습지는 세계에서도 6개 밖에 없다. 산북면 굴봉산 자락 15만평 규모 여름엔 물놀이장 겨울엔 썰매터 주민들에겐 ‘서것바다’로 불려 2011년 항공촬영때 돌리네 발견 ‘습지’ 지정 때 주민들 전격 동의 ‘람사르’ 인정되면서 글로벌 명성 □ ‘노아의 방주’ 같은 전설 전해져 ‘문경돌리네습지’는 문경시 산북면 우곡리 읍실마을에 있다. 문경의 오지 중 오지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내려오는 문경산맥 중간 쯤, ‘배너미산’ 앞 ‘굴봉산’ 자락에 있다. 면적이 0.494㎢( 15만여평)에 이른다. 이곳은 읍실마을 사람들이 농사짓던 생활 근거지였다. 논과 밭을 일궈 자식 키우고, 집안을 일구던 터전이었다. 사람들은 이곳을 ‘서것바다’라 했다. 마을 뒤로 가파른 사면을 넘어가야 했다. 그 재가 ‘돌재’다. 지금 해설부스가 있는 곳이다. 아이들에게는 여름 물놀이장이었고, 겨울 썰매장이었다. 마을 사람들에게 ‘습지’라는 말은 없었다. 그저 돌재 넘어 서것바다에 가서 놀았고, 서것바다에 가서 일했다. 돌재에서 보이는 ‘배너미산’의 신비한 전설에 상상력을 키웠다. 태초에 이곳은 바다였고, ‘배너미산’ 2개의 봉우리 사이로 배가 넘어 다녔다는 전설. 노아의 방주 같은 이야기가 이곳에서 대대로 전해왔다. 서것바다에 나던 버드나무를 꺾어다가 ‘키’, ‘채반’을 만들어 산북장, 산양장으로 팔러 다녔던 그 이전의 생활들이 전설로 박제되기 시작했다. 70호 집들이 20호로 쪼그라들면서 사람들은 늙었고, 마을은 점점 소멸의 길로 가라앉고 있었다. 마을은 1450년대에 영월 엄씨가 약초 캐러 왔다가 정착해 살면서 시작됐고, 임진왜란 때 평해황씨가 자기 조상 위패를 모시고 피난 와 옥련정에 모셔놓고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 읍(揖)을 했다고 읍실이라고 전해온다. 서것바다에는 미나리, 달래, 냉이 등등 철마다 갖은 나물들이 나왔고, 가축들에게도 먹이의 보고였다. 이곳에 소를 갖다 놓으면 도망을 안 가고 이 바닥에서만 놀았다. 그런 서것바다에 비가 오면 물이 차올라 농사에 큰 지장을 주었다. 물 빠지는 구멍은 자꾸 막혀 작아졌다. 그러면 물 빠질 때까지 두 달을 기다려야 했다. 농사짓는 사람들은 두 달을 기다릴 수 없었다. 물이 빠지는 구멍을 정으로 뚫어 넓혔다. 그러면 인천 채씨들은 밤에 와서 그 구멍을 막았다. 조상 산소들이 많았는데, 산소 밑에 물이 있으면 명당이라며 그 물이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해야 했다. 서것바다 물은 구멍으로 빠져 어디로 갈까. 6~70년대 사람들도 그것이 궁금했다. 그때 어른들은 왕겨를 물에 부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 왕겨가 서것바다 서쪽 넘어 호계면 선암리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20여 년 전에는 외지 연구자들이 소금하고 색소를 넣었더니 마찬가지였다. 그 거리는 1km정도. 단양 고수동굴이 1.3km니까 서것바다 밑에도 그런 동굴이 있는 것으로 마을사람들은 믿는다. 마을사람들은 거기에 동굴이 2층으로 있다고 믿는다. 위에 있는 동굴은 선암리로 가고, 밑에 동굴은 호계면 부곡리 암굴, 수굴로 이어졌다고. 서것바다 높이가 해발 290m. 부곡리 암굴, 수굴 높이가 해발 145m. 직선거리로 3km 남짓하니, 마을사람들의 믿음이 허황하지는 않다. □ 천지개벽, 세계적 관광지 부상 그러던 이 마을 생활터전이 2011년 환경부 국립생태원의 항공촬영으로 ‘돌리네’다, ‘습지’다 하면서, 대단히 희귀한 연구가치가 있다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공무원들이 드나들고, 박사들이 왔다 갔다 했다. 마을사람들은 ‘습지’로 지정하는데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주민설명회 2번으로 100% 찬성했다. 우리나라 습지 지정하는데 이런 사례는 흔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라에서 습지지구에 들어가는 토지를 사들이는데도 보상가격에 토를 달지 않고 15만평을 다 내주었다. 그러자 2017년 우리나라에서 스물세 번째 산지형 습지로 지정을 받았고, 돌리네습지로는 유일했다. 마을은 이때부터 천지개벽이 시작됐다. ‘서것바다’라는 이름이 ‘문경돌리네습지’로 개명됐다. 도로가 넓어지고, 상하수도시설이 놓이고, ‘돌재’는 등산하는 사람들의 코스로 변하고, 다른 곳으로 새로운 길이 훤하게 뚫렸다. 자동차가 올라가고, 전동차가 드나들고, 탐방센터가 들어섰다. 탐방객들이 주말이면 2~300명씩 찾아와 마을이 북적거렸다. 집집마다 지붕이 개량되고, 마을 안길도 예쁘게 다듬어졌다. 서것바다에 가면 불통이었던 휴대폰도 돌리네습지에 가면 팡팡 터졌다. 지난해에는 ‘람사르습지’로 인정돼 세계화로 나갔다. 24일에는 문경시가 ‘람사르습지도시’가 됐다. 습지로서 써야할 월계관은 모두 쓰게 됐다. ‘문경돌리네습지’에는 세계 돌리네습지 6개 중에 유일하게 750평의 논농사를 짓고 있다. 전통방식으로 초등학생들이 와서 손으로 모심고, 낫으로 벼 베고, 도리깨로 탈곡한다. 그러면 체험한 학생들에게 나락을 찧어 쌀 2kg씩 보내준다. 가을철에는 학생들이 와서 메뚜기체험도 한다. 처음 조사할 때는 이곳에 생물 다양성이 731종이었었는데, 땅을 사들이고 농약을 안 썼더니, 2020년 조사한 걸로 보면 천연기념물,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등을 포함해 932종이나 됐다. 논농사를 지으니까 지금 멸종위기종으로 국외반출 승인대상인 물방개도 나온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7-29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삼복더위의 절정인 중복이다. 여름의 초입부터 유난히 무더워져서 왠만한 불볕더위쯤이야 다소 적응이 된 듯하지만, 갈수록 기세등등해지는 폭염의 고삐는 언제쯤이나 느슨해지려는지 ‘온 세상이 시뻘건 용광로 속에 있는 것 같은(萬國如在紅爐中)’의 시구가 피부로 다가오는 요즘이다. 폭염 아니면 폭우로 돌변, 온열질환과 수해를 위협하는 이상기후에 더욱 긴요하고 철저한 대비와 예방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염천, 폭서가 무색할 정도로 한여름 밤을 뜨겁게 달군 다채로운 공연으로 잠시 더위가 멈칫해진 듯하다. 포항시 자원봉사자들을 위로하고 시민 화합을 위한 뮤직 감사콘서트 컨셉으로 ‘아세만사(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음악회가 다양한 레퍼토리로 성황리에 열린 것이다. 수개월 간의 준비와 연습을 거쳐 마침내 고품격의 열띤 공연이 펼쳐지면서 관객의 환호와 갈채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다양한 볼거리와 흥겨움의 열기로 가득한 버라이어티쇼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고나 할까? 박진감 넘치는 퓨전국악을 시작으로 경쾌한 노래와 활달한 춤, 구성진 민요와 계면조의 시조창에 스토리와 붓글씨 퍼포먼스를 곁들인 시낭송, 힘차고 거침없는 난타와 목소리를 대신해주는 유장한 악기연주와 오케스트라의 폭포수 같은 선율, 그리고 풀잎 한 장으로 청중을 매료시키는 이색적인 풀피리 연주 등이 때로는 잔잔하고 차분하게 펼쳐지다가 때로는 멋스럽고 흥겹게 풀어내며 무대와 객석을 잇는 감동의 울림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80여명의 출연진 모두 일상에서 각기 다른 분야의 봉사활동을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봉사자들이라 주목된다. “저마다의 끼와 재능을 펼쳐 보이며/소박한 듯 수수하게/열의(熱意)인 듯 진지하게/흥겨움과 웃음을 솟게 하고/찬사와 감동을 자아내며/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네//···.//음악과 무도(舞蹈)가 피어나며 시가 흐르는 저녁/바람 따라 마음 따라 선율 따라 별빛 따라/흥겹게 어울리고 한결로 소통하니/도탑고 멋스러워라 한여름밤의 꿈빛이여!/나누고 베풀며 챙겨주고 함께하니/고맙고 아름다워라 상생의 울림이여!”-拙詩 ‘아세만사, 상생의 울림’ 중 지난 2017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9회째로 열린 ‘아세만사’ 음악회는 자원봉사자들이 보유한 다양한 재능으로 스스로 참여하고 누리며 예능으로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즉, 봉사활동 현장에서 나눔과 베풂으로 봉사의 가치를 빛낸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감사의 선율이라 할 수 있다. 소외되고 어두워진 사회 곳곳에 따스한 손길을 내밀고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자원봉사자들은 소리 없이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들어가는데 일조하고 있다. 자원봉사는 일상 속에서 이웃과 더불어 생각을 나누고 개인의 자존감과 지역의 연대감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공익성을 지향하며 유무형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그와 함께 지역의 다양한 재능을 가진 봉사자들을 네트워크화 함으로써 일상 속의 자원봉사 시민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봉사자들에게 진정한 감사와 시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아세만사’ 음악회가 아름다운 봉사문화로 지속되기를 축원해 본다.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2025-07-29

세상은 변하고 기업수명은 짧아진다

더 이상 한국에는 샌드위치 위기론은 없다. 미국은 더 앞에, 중국은 우리를 추월하여 앞에 섰다. 1990년대에 선진국(미국, 일본, 독일)의 첨단 기술에 뒤지고 중국,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의 저임금, 저가 생산 사이에 끼어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은 세계 전자업계의 리더였던 소니(SONY) 등 기술력, 브랜드, 고부가가치 면에서 일본에 뒤처졌지만 중반에 들어서면서 삼성이 소니를 추월하고 LG전자마저 경쟁력에 앞섰다. 2000년 3월, 필자가 동경 아키하바라 전자 도시에 갔을 때 삼성전자 제품은 진열대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소니는 전자업계 미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는 사이 삼성은 반도체, LCD, 휴대폰 시장에 초점을 두고 급성장하며 글로벌 선두에 섰다. 하지만 영속하는 기업은 없다. 언제든 퇴화할 수 있는 게 기업의 생리다. 경영을 못하여 망하기도 하지만 산업이나 소비자, 시장의 변화를 못 따라가도 영속 기업은 어렵다. 외부의 경제위기나 사회적 불안정성도 기업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기업 수명은 지속적으로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35년 기준으로 90년이던 것이 1975년 30면, 2015년에 15년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기업 수명이 짧아지는 이유는 산업 재편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할 당시 휴대폰 세계 최강자는 노키아였다. 노키아가 시장에서 사라지기까지 불과 8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세계 1등도 변하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을 장담하지 못하는 시대다. 철강업에서도 일본을 앞서던 한국 기업이 중국에 밀려 경쟁 상대에서 멀어지는 흥망성쇠의 흐름이 있다. 기업의 실적을 분석할 때 매출과 영업이익 수치만 볼 것이 아니라, 신사업 분야에서 올린 매출과 이익을 따로 봐야 한다. 미래 먹거리가 계속 준비되지 않는 기업은 당장은 건재해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도 기업 평가를 할 때 총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의 재무 재표만 보는 것이 아니다. 기업평가에서는 조직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적 성과 관리 도구인 BSC(Balanced Scorecard)를 사용한다. BSC는 재무 지표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비재무적 지표를 포함한 재무, 고객, 프로세스, 학습과 성장 등 4가지 관점에서 조직 성과를 균형 있게 평가한다. 재무적 관점은 조직의 수익성, 성장성, 생산성 등을 측정한다. ROI, 매출 성장률, 순이익율 등이다. 고객 관점은 기업의 제품 만족도, 고객 충성도, 시장 점유율 등기업의 신뢰 수준을 보는 것이다. 내부 프로세스 관점은 생산 리드타임, 불량률, 공정 개선지표, 조직 내부 운영 효율성 등을 평가한다. 학습과 성장의 관점은 직원 교육 시간, 조직문화 지표, 직원 만족도 등 인적 자원개발과 조직 역량 강화도 측정하는 것이다. 이런 듯 기업의 수명은 사회와 시장 변화를 예지하고 전략적 미래 비전 설정과 지속적 도전만이 영속 기업 여부를 판가름한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2025-07-29

여름휴가 시즌에 관광 악재 겹친 울릉도

울릉도 관광산업 전반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어서 걱정이다. 유일한 수도권 교통 인프라인 강릉항 뱃길을 비롯해 울진 후포항 크루즈 운항이 곧 중단될 위기에 있는 데다, 최근에는 한 유튜브 채널이 방영한 ‘비계 삼겹살’ 파동까지 겹쳐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에 비상이 걸렸다. 울릉도 관광객은 지난 2022년 정점(46만1375명)을 기록한 뒤 2023년 40만8204명, 2024년 38만522명으로 매년 줄고 있다. 관광객이 줄어들자 울진군 후포항~울릉도 구간 크루즈선박(썬플라워크루즈호)을 운항하는 에이치해운은 “8월 말까지 운항한 뒤 여객노선 면허를 반납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울릉군에 보냈다. 취항 이후 3년 만에 누적적자가 208억 원에 달해 더 이상 운항이 어렵다는 것이다. 수도권 관광객을 대상으로 강릉항과 울릉도 저동항을 오가는 정기여객선(씨스타 5호)도 곧 운항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강릉시가 항구 사용을 오는 10월 말까지만 허용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강릉시는 2011년부터 15년간 매년 1년 단위로 사용 허가를 내줬다. 이 뱃길이 끊기면 수도권에서는 배를 타러 포항까지 와야 해 부담이 크다. 지난 19일에는 한 유튜버 채널이 ‘울릉도는 원래 이런 곳인가요?’라는 영상을 올리면서 울릉도 관광 전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이 채널은 한 음식점에서 주문한 삼겹살에 비계가 많이 섞인 것을 비난하는 영상을 공개했었다. 울릉도 주요 뱃길인 강릉·울진발 여객선 운항이 곧 중단된다니 충격적이다. 울릉군은 오는 2028년 울릉공항이 개항할 때까지 기존 여객선이 운항할 수 있도록 강릉시 또는 선사(船社) 측과 잘 협의해서 하루빨리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물가가 비쌀 수밖에 없는 섬의 특성상 울릉도도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관광객 입장에서 보면, 여행의 만족도는 음식점·숙박업소의 친절과 적정 가격, 음식의 질 등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울릉군 내 자영업자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2025-07-29

‘타운홀미팅’ 일정 TK는 언제 잡힐까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대전에 이어 지난 25일 부산에서 가진 세 번째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 “지방 발전전략을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빠르게 시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침 북극 항로가 활용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졌기 때문에, 부산이 북극항로 개척에 따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연내에 해양수산부가 이전하는 부산을 북극항로의 거점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부산시민들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실 수 있는데 우리 정부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겠다”면서 “좌초되지 않도록 하는 게 첫 번째고, 지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두 번째”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부산에서 언급한 북극항로 개척과 신공항 건설은 대구·경북(TK)지역에서도 겹치는 현안이다. 북극항로 개척은 경북도가 일찌감치 기획하고 있는 사업이다.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북극항로 상용화에 대비해 포항 영일만항을 ‘거점항만’으로 건설하는 내용의 용역을 발주해둔 상태다. 국제컨테이너 터미널을 갖춘 영일만항은 북극항로 ‘관문항’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TK신공항사업은 현재 가덕도 신공항과 마찬가지로 첫 삽도 뜨기 전 개항 연기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부터 당장 토지 보상에 들어가야 하지만, 재정 문제에 부딪혀 한 발짝도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만약 연말까지 건설비 조달계획이 확정되지 못하면 내년에 예정된 토지보상과 기본설계의 지연이 불가피해 2030년 개항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25일 광주에서 열린 첫 번째 타운홀 미팅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 해법을 찾기 위해 대통령실에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도록 지시했다. 그 후 대통령실은 곧바로 정부·지자체가 참여하는 6자 협의체를 가동했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의 취지와 목적은 TK 신공항사업과 판박이처럼 비슷하다. TF는 그동안 광주시가 추진했던 소음도 측정, 이전지역에 대한 보상 규모와 방안, 이전부지 개발계획과 관련한 자료를 국방부·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으로부터 넘겨받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F는 8월중 첫 회의를 연다고 한다.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이 대통령이 직접 챙길 것으로 보여 건설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TK지역으로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다. 대구시는 최근 민주당 대구시당에 이어, 국민의힘 대구시당과도 정책협의회를 가지고 ‘TK지역 현안의 국정과제화’를 건의했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산, 광주처럼 TK지역이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며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는 ‘타운홀 미팅’ 밖에 없을 것 같다. 현재 다음 타운홀 미팅 장소로는 대구를 비롯해, 인천, 울산, 서울 등지가 꼽히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위상과 대구시장 공석인 점을 감안할 때, TK지역이 뒷순위로 밀릴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 지역 민주당 시·도당을 비롯한 여야 정치권의 역할이 기대된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5-07-29

중국산 김치의 습격

중국산 김치하면 한국인에게는 충격적인 기억들이 있다. 2021년 3월 중국의 한 김치공장에서 직원이 알몸 상태로 김치를 절이는 장면이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비닐을 씌운 대형수조 안에서 상의를 벗은 한 남성이 배추를 절이는 모습은 한국인에게 큰 충격으로 각인됐다. 중국산 김치는 이보다 앞선 2005년에도 기생충 알이 검출돼 파문을 일으켰고, 2013년에는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중국산 김치가 비위생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노출되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자들이 중국산 김치를 기피하는 현상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지금은 중국산 김치가 국내 외식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게 되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 수입된 외국산 김치는 거의 전량 중국산 김치로 16만3000t에 달했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10%가 늘었다. 이 상태로 이어질 경우 연말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산 김치는 비위생적 이미지에도 이미 국내 외식시장을 장악하고 장차는 일반가정 내 식탁까지 넘보는 상태에 도달했다. 이유는 국내산 김치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월등히 앞선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 가격은 국내 김치의 5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최근 들어 폭염 등 이상기후로 배추 작황이 부진하고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외식업소 대부분이 중국산 김치로 대체하려는 분위기라 한다. 경제성이 있는데다 간편함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까지 겹쳐 이 상태로 방치한다면 한국산 김치를 구경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치 종주국의 자존심이 무너질 판이다. 적절한 대책이 있어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07-29

한여름 무더위 날릴 경북축제 찾아 떠나보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많은 사람들이 긴장된 일상을 떠나 7~8월이면 한 번쯤은 피서지로 떠나게 된다. 올해는 이른 더위로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과 휴양지 등에는 벌써부터 많은 인파가 찾아와 여름철 낭만을 즐기고 있다. 경북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있는 전국에서도 소문난 천혜의 경관을 지닌 곳이다. 전통의 문화와 유명사찰 등 많은 문화재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 여름 휴가를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관광도 하고 추억 쌓기에도 알맞은 곳이다. 특히 올 여름은 경북 도내 시군들이 여름철에 맞는 다양한 여름축제를 준비하고 있어 이곳을 찾으면 휴양도 하고 축제도 즐기는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어 일석삼조다. 올 여름 휴가는 기왕이면 내 고장 경북에서 보내자. 그곳에서 쉬고 또 축제도 즐기고 지난 3월 발생한 경북지역 대형산불로 힘들어하는 고장의 내수경기를 진작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그것도 잘한 일이 될 것이다. 지난 주말 봉화 내성천 일원에서 시작한 봉화은어축제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진다. 올해 27번째 맞는 이 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여름축제로 손꼽힌다. 맑은 계곡과 청정자연을 배경으로 한 생태자원 기반의 체험축제다. 은어를 활용한 먹거리와 물놀이 체험 콘텐츠가 특이하다. 다양한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영주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영주 문정둔치 일원에서 시원축제를 연다. 물총사격, 물풍선 던지기 등 다양한 체험 놀이를 즐길 수 있다. 다음 달 2일부터 영덕 오십천 일원에서는 황금은어축제가 열리고, 울릉도에서는 4일부터 오징어 축제가 열린다. 포항 영일대에서도 8일부터 포항 워터 스플래시 페스티벌이 열리고 문경에서는 맨발걷기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축제 행사가 벌어질 예정이다. 휴가는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충전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동안 긴장된 업무의 스트레스를 풀고 가족 간의 친밀감도 더 높인다. 해외 여행보다 우리 고장의 다양한 축제를 휴가의 기회로 삼아 보는 것도 알찬 휴가를 보내는 방법이 될 것이다.

2025-07-29

“댕댕아! 우리도 해변 바캉스 한번 즐겨볼까”

포항시 남구 동해면 흥환 간이해수욕장 주변에 경북 두 번째 ‘애견 동반 해수욕장’이 문을 연다. 애초 7월 12일 포항지역 해수욕장과 함께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30일까지 시설 보완 공사를 완료하고 8월 초에 정식 개장한다. 지난 주말 애견 동반 해수욕장이 개장했다고 착각한 관광객과 시민들이 애견을 동반해 이곳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고, 일부는 흥환 간이해수욕장에서 반려견과 해수욕을 즐기기도 했다. 포항시는 ‘멍 때리는 해변’으로 이름 붙인 애견 동반 해수욕장을 조성하기 위해 108m 구간의 백사장 정리와 더불어 관리사무소 1동, 물품대여소 1동, 샤워장 1동, 애견 샤워장 1동 등을 설치하는 공사를 6월 중순쯤 완료했다. 그러나 샤워장 내 전기설비와 물품 배치, 기존 노후 카페테리아 도색, 이용수칙 등 세부 안내판을 마련하는 등 보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흥환마을협동조합이 포항시로부터 ‘멍 때리는 해변’의 운영을 위탁받았으며, 3년 동안 개장일로부터 44일간 운영할 예정이다. 별도 입장료는 없다. 대신에 사람이 사용하는 샤워장은 13세 이상 대인 2000원, 소인(초등학생)은 1000원이다. 애견 샤워장은 체고가 40㎝ 이상의 대형견은 2000원, 소·중형견은 1000원이다. 맹견 5종은 애견동반 해수욕장 입장 자제를 권고할 예정이다. 이한국 포항시 해양관광시설팀장은 “포항지역 일반 해수욕장과 동시에 개장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면서도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만전을 기했으니 조만간 개장하는 애견 동반 해수욕장을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멍 때리는 해변’은 햇빛을 막아줄 그늘 공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하루 대여료 2만5000원의 파라솔이나 5만 원의 평상을 준비할 예정이다. 한편, 경북 동해안 첫 애견 동반 해수욕장은 지난해 7월 울진군이 운영을 시작한 구산해수욕장 휴양 펫비치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7-29

포항시 환호 영일대∼송도 구도심 ‘복합 해저관광도시’ 주인공 됐다

포항시가 동해안 해양관광의 새 시대를 열 기반을 마련했다. 29일 영일만관광특구 일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서다. 1조3000억여 원이 투입되는 이번 정부 공모 사업은 해양레저·관광 인프라를 갖춘 지역에 신규 민간투자를 유치해 국가 대표 해양관광 거점으로 육성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포항은 도심과 해안이 맞닿은 전국 유일의 입지에 50만 생활권 인구, 육‧해‧공 광역교통망과 관광·해양레저·신산업이 융합된 생태계 기반 등을 고루 갖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특급호텔, 복합마리나 등 민간·공공 대형 투자사업이 집적된 영일만관광특구의 구조는 사계절 체류형 해양관광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다. 시는 민간투자사업 1조1523억 원에 정부 및 지자체 재정사업 2000억 원을 매칭해 총 1조3523억 원 규모의 계획안을 제출하고,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국비 10억 원이 교부되면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하고,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실행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글로벌 수준의 해양도시 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해 핵심사업에는 국제현상공모도 병행한다. 공모 주요 사업은 환호 영일대에서 송도 구도심으로 이어지는 관광 동선을 따라 전개한다. 재정사업(안)으로는 환호공원 해양 예술 거점 조성, 복합마리나 구축, 글로벌 해양경관 특화, 송도 복합해양 문화관광시설 건립, 송도솔숲‧포항운하 명소화가 있다. 민간투자사업으로는 해양레저지원센터, 대관람차, 특급호텔, 옛 포항역 복합개발(1·2지구) 등 9개 사업을 연계한다. 시는 영일만관광특구를 중심으로 호미반도권에 유치한 골프장·리조트·관광시설 등 4개 민간사업(약 1조3000억 원 규모)을 연계해 사업 범위와 효과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도 강화, 지역 주도형 프로젝트의 성공 모델을 만들 방침이다. 이를 통해 도시 전역으로 관광 동선을 확장하고 체류형 해양관광도시 전환 기반을 완성할 방침이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약 2700억 원 규모의 생산 유발, 1만6000여 명의 취업 유발, 1100억 원대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특히 사계절 체류형 관광인프라가 구축되면 숙박, 상권, 교통, 해양레저 산업이 연쇄적으로 활성화되고, 포항이 고도화된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민선 6·7·8기에 걸쳐 전략적으로 유치한 민간투자와 해양레저관광 기반이 만든 값진 성과”라며 “포항을 대한민국 대표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로 도약시키겠다”라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7-29

포항남부서, 농산물 절도 예방 총력···이동형 CCTV·탄력순찰 강화

포항남부경찰서(서장 박찬영)는 29일 남구 연일읍 일대에서 농산물 절도 예방을 위한 주민 여론 수렴 및 합동 방범 진단을 실시했다. 최근 이른 폭염과 연이은 폭우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하절기 출하 작물인 토마토와 애플수박 등을 노린 절도 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경찰은 농산물 보관 장소, 출하 시기, 수송 방법 등에 대한 현황을 지역 농민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맞춤형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절도에 취약한 농산물 재배지와 주요 출하 지점을 중심으로 이동형 CCTV를 설치하고 관할 지역 경찰의 가시적 탄력순찰을 강화하는 등 범죄 예방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기수 연일읍 이장협의회 회장은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는 농작물의 출하 시기가 달라 주요 길목에 CCTV가 설치되면 심리적으로 안심이 된다”면서 “경찰에서 시기에 맞춰 이동형 CCTV를 설치해줘 매우 감사하고 앞으로도 지자체와 협력해 장비를 확대 설치해 농작물 절도 예방과 범인 검거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영 서장은 “농민들이 힘들게 재배한 농작물이 도난당하지 않도록 지자체·협력단체와 협업하여 지속적인 예방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29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역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대구 장차연)는 29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정문 앞에서 15곳의 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대구 장차연은 “대구시의 특별교통수단(나드리콜)은 현재 차량은 법정대수인 218대이지만 운전원은 215명에 불과해 운행률이 평일 82.6%, 휴일 45.9%에 그치고 있다”면서 “차량을 야간시간대까지 안정적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운전원을 차량 1대당 2.5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구지역 저상버스의 경우 1566대 중 815대(52%)로 전체 노선 127개 중 21개 노선(16.5%)에는 저상버스가 배치돼 있지 않다”며 “교통약자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2대 중 1대는 계단버스로 장애인, 노인, 임산부 및 영유아 동반자 등 교통약자들은 버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다. 또 대구 장차연은 “이용자의 요청에 맞춰 운행하는 수용 응답형 교통체계(DRT)도 교통약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휠체어 사용자 승하차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산격청사 정문 앞 네거리 횡단보도 3곳을 행진한 뒤 풍선을 피켓에 던져 터트리는 이동권 보장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7-29

대구·경북 금융기관 수신 증가 전환···여신은 증가세 둔화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29일 발표한 ‘2025년 5월 중 대구경북지역 금융기관 수신 및 여신 동향’에 따르면, 5월 중 지역 금융기관 수신은 전월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고, 여신은 증가 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말 기준 대구경북지역 금융기관의 수신 잔액은 288조9000억 원, 여신 잔액은 250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수신은 전월 2262억 원 감소에서 1조4625억 원 증가로 반등했다. 예금은행 수신은 1조2723억 원 증가해 전월(-1294억 원) 대비 뚜렷한 개선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기업의 결제성 자금 유입에 따른 요구불예금 증가와 은행의 대출 확대에 따른 예수금 유치 노력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저축성예금 증가 폭은 1157억 원에서 9372억 원으로 확대됐다. 비은행금융기관도 수신이 전월 968억 원 감소에서 1902억 원 증가로 전환됐다. 신협과 상호금융의 증가세가 이어진 데다 신탁회사의 특정금전신탁 감소 폭도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여신은 전월 7420억 원 증가에서 3020억 원 증가로 둔화됐다. 예금은행 여신은 3489억 원 증가했지만, 전월(9025억 원) 대비 크게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증가했으나 대기업 대출이 감소로 전환되면서 기업대출 증가 폭이 축소됐다(5956억 원 → 2546억 원). 가계대출 역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로 증가 폭이 줄었다(3019억 원 → 1226억 원). 비은행 여신은 469억 원 감소해, 전월(-1605억 원)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기업대출은 감소폭이 확대됐지만, 주택담보대출 회복으로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전국적으로도 5월 수신은 증가로 전환(7조8000억 원 증가), 여신은 증가 폭이 축소(14조 4000억 원 증가)되는 흐름을 보였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7-29

“흔들리지 말고 적극행정” 李지사, 관저 압수수색 비판

이철우 경북지사가 최근 포항 드론축구대회 보조금 관련 혐의로 진행된 경찰의 압수수색 수사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면서 도청과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적극 행정을 이어가라는 지시를 내렸다. 앞서 경찰은 포항의 한 언론사가 이 지사에게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협박을 했고, 이 지사가 이듬해 선거를 염두에 두고 해당 언론사의 드론축구대회 사업에 특혜성 보조금을 지원했다고 의심해 지난 24일 이지사 관저를 압수수색 했다. 이 지사는 29일 정례 간부회의에서 “취임 후 전체 언론사의 홍보비 예산을 일괄 30% 삭감했을 만큼 원칙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라며 “해당 언론사와 어떠한 접촉도 없었고 협박이나 취재 요청을 받은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2년 도지사 선거에서 도전자가 없었으며, 선거용 동기를 갖고 보조금을 지급할 이유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회의원 시절 사드 배치에 찬성한 유일한 의원으로서 소신과 맞지 않는 정책이라면 선거 불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일관된 행동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드론축구대회는 2019년 김천에서 시작됐고, 2021년부터는 포항에서 매년 열렸다. 당시 예산은 언론사와 포항시의 제안에 따라 수립됐으며, 보조금 집행은 실·국장 책임제로 이뤄졌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3대7의 비용 분담 비율을 적용했고, 총예산 또한 1억3500만 원에서 8100만 원을 삭감해 5400만 원만 도비로 지원했다. 현재 도청 소속 공무원 5명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받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는 “2년 넘게 진행된 부당한 수사로 조직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며 직원 보호를 위한 변호사 지원과 심리케어를 약속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29

해수부, 고수온 위기경보 ‘심각Ⅰ’ 발령···전국 23개 해역에 특보

해양수산부가 29일 오후 2시를 기해 고수온 위기경보를 기존 ‘경계’ 단계에서 ‘심각Ⅰ’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지속되며 양식장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해수부는 이날 “고수온 특보가 발효된 해역이 기준치를 초과함에 따라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전국 37개 특보관리 해역 중 △15개 해역에는 ‘고수온 주의보’가, △8개 해역에는 ‘고수온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특히 △전남 함평만(30.8℃), △여자만(29.6℃), △제주 중문(28.7℃) 등 일부 연안 해역은 양식 생물 피해 임계치를 상회하는 수온을 기록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8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요 연안 대부분이 27℃ 이상 수온을 보이는 등 고수온 상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기존 수산정책실장이 운영하던 ‘고수온 비상대책반’을 장관 직할의 ‘비상대책본부’로 격상하고 전담 대응에 나섰다. 조기출하 및 긴급방류 권고를 포함해 현장 점검을 확대하고, 고수온 대응장비 가동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지자체와 합동으로 사전 점검을 강화하고, 어업인 피해가 현실화되기 전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며 “어업인들께서도 실시간 수온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사료 공급 조절과 장비 가동 등 사전조치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공식 누리집 ‘실시간 해양수산환경 관측시스템’(www.nifs.go.kr/risa/)을 통해 전국 수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문자 알림 서비스도 함께 운영 중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