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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상의·시의회, 지역경제 활성화 ‘맞손’

포항지역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포항상공회의소(이하 포항상의)와 포항시의회가 머리를 맞댔다. 포항상의는 지난 12일 시의회 김일만 의장을 비롯해 이재진 부의장, 상임·특별위원장들과 포항상의 회장단 및 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경제활성화 방안 논의를 위한 ‘포항시의회-포항상공회의소 간담회’ 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역 주력산업인 철강산업과 이차전지 산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지역경기 침체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역경제활성화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항상의는 간담회에서 건의사항으로 상생을 위한 지역기업 및 제품구매 우선 발주 요청, 지식재산 긴급지원 사업비 예산 증액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나주영 포항상의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중국산 철강의 저가공세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부과 등 다방면에서 지역 기업들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기업이 새로운 길을 찾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업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지역 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감안해 시의회 차원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김일만 시의회 의장은 “기업운영에 있어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의회와 행정이 어떻게 힘을 모아야 할지 함께 고민하겠다” 면서 “지역현안에 대해 상호 협력체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3-13

가계대출 4조3000억↑… 주담대 5조원↑

가계대출이 지난 1월 감소한지 한달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금융위원회가 12일 발표한 ‘2025년 2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월중 총 4조3000억원이 증가해, 전월의 감소(-9000억원)에서 한달만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중 주택담보대출이 5조원 증가해 1월(3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권은 전달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1조7000억원 → 3조5000억원)됐고, 제2금융권은 전달과 유사한 증가폭(1조5000억원→1조5000억원)을 유지했다. 기타대출은 6000억원 정도가 감소해 전 달(4조1000억원)보다 감소폭이 축소됐다. 이는 신용대출이 증가세로 전환(1조5000억원감소→1000억원 증가)된 것 등의 영향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은 3조3000억원이 증가해, 전달 감소에서 다시 증가로 전환되었으며, 정책성대출은 전달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의 자체 주택담보대출도 증가세로 전환(6000억원 감소→ 6000억원 증가)됐으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같은 기준 감소폭이 축소(2조1000억원 감소→2000억원 감소)됐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모두 1조원정도 증가해 전달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이가운데 상호금융권과 여전사는 증가로 전환된 반면, 저축은행은 감소로 전환되고, 보험은 전달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됐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금융당국은 “2월 가계대출은 금융권이 연초 새로운 경영목표 하에서 가계대출 취급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고 신학기 이사수요 등이 겹치며 다소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평가하면서 “부동산 규제가 완화된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주택가격 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가계부채 관리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관계부처간 긴밀한 공조 아래 지역별 주택시장 상황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진홍경제에디터

2025-03-13

‘포항시 안전보건지킴이 발대식’ 산업현장 위험 선제적 대응

포항시는 지난 1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포항시 안전보건지킴이 발대식’을 개최했다. 안전보건지킴이는 산업안전 관련 자격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역 내 발주공사 및 수행사업 현장과 민간 사업장을 방문해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작업환경 점검 및 안전시설 설치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게 된다. 안전기준 위반 사항 발견 시 자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시는 올해 더욱 강화된 산업재해 예방 체계 구축을 위해 안전보건지킴이를 12명으로 늘리고, 2인 1조로 배치해 활동 반경을 넓혔다. 또 민간 사업장의 사업주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안전 문화를 확산하고, 노동자의 안전의식 강화를 위한 교육과 홍보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장상길 부시장은 “산업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안전”이라며 “안전보건지킴이 활동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더욱 안전한 포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포항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AI 기반 ‘안전보건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 시스템은 시가 수행하는 각종 사업과 도급·용역·위탁 사업, 발주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사업장별 법적 의무사항을 점검하고 데이터 기반의 위험 요소를 분석해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축된다. 또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안전보건 의무 이행을 강화해 산업재해 예방의 선도적인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13

청하면에 경북 1호 ‘숲경영체험림’ 들어선다

포항시가 북구 청하면 고현리 일원 산림경영계획지에 임업후계자가 신청한 ‘숲뜰애’ 숲경영체험림 조성계획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경북에서는 1호, 전국에서는 2호에 해당하는 사례다. ‘숲뜰애 숲경영체험림’은 산림청과 포항시 산림부서 등의 컨설팅을 받아 송이버섯·표고버섯 재배체험과 목공예·원예치료, 숲체험 등이 가능한 숲경영체험림 조성계획을 수립했으며, 지난 5일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이 체험림의 운영자는 산림공학기술자, 버섯산업기사, 유기농기능사 등 산림분야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또 숲해설가, 복지원예사, 보육교사 1급 등 다양한 자격증을 활용해 전국 유일의 자연산 송이버섯 재배체험 등 특색 있는 산림휴양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재 매주 토요일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플로깅(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통해 자연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향후에는 임업 활동에서 발생한 목재를 재활용해 지역 취약계층에게 숲해설, 목공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상생 방안도 모색 중이다. 신강수 푸른도시사업단장은 “앞으로 더 많은 숲경영체험림 조성으로 시민들에게는 산림 체험 기회가 확대되고, 지역 임업인들의 소득 구조 개선으로 소득 창출을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산림을 활용한 임업 경영과 산림휴양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숲경영체험림이 주목받고 있다. 체험과 교육, 경제활동을 결합한 이 모델은 임업소득을 높이면서도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어 산주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산림휴양법에 따르면, 숲경영체험림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임업후계자나 독림가 중 산림경영계획에 따라 5ha 이상 산림을 5년 이상 경영한 경력이 필요하다. 또한 1ha 이상의 숲경영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 및 시설을 필수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13

지진 아픔 치유… ‘음악 특성화’ 포은흥해도서관 18일 개관

지난 2017년 포항 촉발 지진으로 철거된 아파트 터에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서며 흥해는 재난위기 극복의 모범 사례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포항시는 포은흥해도서관과 흥해아이누리플라자의 개관식이 오는 18일 오후 2시에 열리며, 이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개관식에서는 식전 행사로 지신밟기가 시작되며, 이어서 축하 공연과 악기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포은흥해도서관과 흥해아이누리플라자는 2017년 촉발 지진으로 전파돼 철거된 구 대성아파트의 부지에 세워진 문화·복지시설이다. 이 시설들은 2021년 12월 착공해 작년 연말에 준공됐고, 올해 1월부터 시범운영을 진행 중이다. 포은흥해도서관은 연면적 1만1424㎡로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어린이 및 유아자료실, 일반자료실, 문학자료실, 정기간행물실, 이야기방, 수유실, 프로그램실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이 도서관은 영남권 최초의 음악 특성화 도서관으로, 음악자료실에는 LP, CD, DVD 등 4000여 점의 음반 자료와 장비가 갖춰져 있고, 작곡실, 연주실, 음악 감상실이 조성돼 있어 지진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회복과 치유를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맞춤형 검색 시스템 로봇 ‘로미’와 책 읽어주는 로봇 ‘루카’ 등 최신 AI 도서관 장비도 갖추고 있다. 시민들의 육아 지원을 위한 거점 공간인 흥해아이누리플라자는 연면적 2408㎡에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다. 이곳에는 기존 공간보다 2배 이상 넓어진 시립흥해어린이집이 자리 잡고 있으며, 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 공공형 키즈카페인 흥해아이누리키즈카페, 24시간 365일 운영하는 보육실도 마련돼 있다. 아이누리플라자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영유아기 아이들의 보육과 신체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긴급한 상황에서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부모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진피해로 철거된 아파트 부지에 시민들을 위한 도서관과 육아 지원시설인 아이누리 플라자가 들어선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흥해특별재생사업의 상징적인 중심 시설로서 앞으로도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3

어르신들의 말벗에 ‘서예 치유’까지 훈훈

지역 사회의 어르신들을 위해 기억력 증진과 인지능력 향상을 목표로 서예 지도를 펼치는 재능 봉사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코 붓글씨봉사단(단장 강성태, 이하 봉사단)은 지난 11일 봉사단원 10여 명이 어버이주간보호센터(포항시 남구 연일읍 중단리 소재)를 찾아 어르신들에게 먹 갈기와 서예기본 점획 쓰기 등 서예기초학습을 지도하며 말벗을 해드리는 두번째 ‘서예치유’ 교육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번 자원봉사 활동은 봉사단이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교육 활동 프로그램으로, 고령사회를 맞아 노년기의 인지력·기억력 저하와 치매를 예방하고 어르신들의 활력 증진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은발, 백발의 어르신들과 휠체어를 탄 어르신 등 40여 명은 준비된 탁자에 삼삼오오 모여 서예 강사와 봉사단원들의 안내에 따라 먹 갈기, 서예 용구 익히기, 기초 점획 연습과 자음·모음 선 긋기 연습 등을 차례대로 따라 했다. 이날 서예 수업에 처음 참여한 한 어르신은 “90평생을 살면서 붓이라고는 처음으로 잡았는데 막상 글씨를 써보니 잘 써지지 않았지만 흥미롭고 재미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100세를 넘긴 유용술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은 상태로 ‘아들딸, 건강 행복’을 정성껏 쓰고는 펼쳐 보여 눈길을 끌었다. 어버이주간보호센터 배귀옥 원장은 “봉사단에서 지역의 어르신들을 세심히 배려하여 노년기에 쉽게 앓을 수 있는 파키슨병과 인지력·기억력 개선에 좋은 붓글씨 쓰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드린다”며 “어르신들이 붓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말벗을 해주는 봉사단원들의 정성스러운 모습에서 따스하고 아름다운 지역사랑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붓글씨봉사단은 2022년부터 관내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가서 학생들에게 붓글씨 체험학습 실기지도를 30여회 개최했고, 어르신들에게 실버인지 서예치유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처음 계획해 오는 6월까지 매주 실시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3

씁쓸한 중고 서적 판매의 경험

이사를 위하여 책을 정리하기로 했다. 외벌이로 애 셋을 키우며 다른 것은 아끼고 아껴도 읽고 싶은 책만은 사고자 노력했었다. 어릴 때부터 책이 빼곡하게 벽을 채우고 있는 서재를 갖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이다. 책은 나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하지만 여유롭지 않은 살림에 책값도 만만치는 않아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몇 번을 벼르고 벼르다 책을 사곤 했었다. 그렇게 모은 책들은 내겐 보석보다 큰 자산이었다. 그런 책들을 정리하려니 피붙이를 보내는 것 같은 서운함이 밀려들었다. 줄 수 있다면 누군가 내 책을 아끼며 읽어줄 사람에게 주고 싶었지만 그것도 여의치가 않았다. 인터넷 서점의 중고 서적 팔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시골에 사니 중고 서점 매장을 직접 방문하여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서다. 책 제목으로 판매가 가능한 책인지 검색했다. 최근 발행된 책이 아니면 매입가가 너무 낮았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들은 매입 불가 책들도 많았다. 판매가 십분의 일 정도의 금액밖에 안 되는 매입가를 보며 살 때는 두근두근 마음 설레며 산 내 소중한 책들을 이렇게 보내야 하나 속상했지만 이사 가는 곳에 다 들고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팔기 접수를 했다. 박스에 차곡차곡 책을 담으며 누군가 이 책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가주기를 기원했다. 며칠 후 인터넷 서점 정산 내역을 보니 밑줄이 5쪽 이상 처져 있거나 접은 자국이 있는 책들은 매입 불가이고 표지가 살짝만 바래도 매입 불가로 되어 있었다. 여러 권의 책이 폐기 처분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너무너무 속상했다. 다시 되돌려 받으려면 택배비를 부담해야 된다고 하기에 매입 불가 책은 폐기 신청을 선택했었다. 그동안 중고 서적을 많이 구입해 보았기 때문에 이 정도 상태로 폐기 처분이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었다. 책을 아끼며 보았고 보관 상태도 아주 좋았었는데 말이다. 그동안 중고로 매입했던 책들은 내 책보다 훨씬 더 관리 상태가 안 좋아도 최상의 등급 가격으로 구입을 했었는데 어쩐지 속은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미 내 책은 나의 손을 떠났고 되돌릴 수도 없었다. 그냥 가지고 있을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저 처음 중고로 책을 판매해 봐서 몰라서 그랬구나 하고 허탈한 마음을 달랬다. 나 어릴 때만 해도 책은 귀한 것이었다. 한 권의 책이라도 소중히 다루었다. 하지만 지금은 책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만큼 많은 책이 쏟아지니 사람들은 책 귀한 줄을 모른다. 중고 서적 판매를 하며 내가 아끼던 책이 누군가에게로 가서 그의 삶을 윤택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머지 책이라도 좋은 주인을 만나 그의 영혼의 목마름을 채워주기를 바라본다. 씁쓸한 중고 책 팔기의 경험이었다. /엄다경 시민기자

2025-03-13

봄의 산야에서 느끼는 생동감은 삶의 보약

봄이다. 흔히들 봄을 두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라 말한다. 그렇다. 겨우내 포근한 대지의 품속에서 숨고르기를 하며 한껏 챙긴 기운들이 따뜻한 봄이 오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지 위로 오르며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나간다. 지금은 칼로리 따져가며 섭취하는 것이 봄나물이지만 보릿고개가 있던 아픈 시절에는 산야마저 헐벗어 자연이 주는 이마저도 배불리 먹기 힘들었다. 나라가 힘들었던 그 시절, 대지의 기운을 담은 여린 풀들로 그나마 굶주림을 달래며 질긴 생명 줄을 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봄나물은 보약이다. 그러나 봄기운 충만한 여린 새싹 중에는 독초도 많다. 야생초들이 꽃이 피우기 전 여린 잎과 뿌리만으로는 산나물과 독초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봄철 여린 산나물을 채취할 때는 충분한 사전 지식이 꼭 필요하다. 자칫 잘못 채취해 먹으면 구토, 복통, 장염을 일으켜 심하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봄철 보약 곰취, 원추리, 산마늘(명이나물), 천궁잎, 쑥 등의 여린 산나물들과 닮은 독초들이 있다. 곰취와 생김이 비슷한 동의나물은 독초이다. 여로는 원추리를, 박새는 산마늘을, 미치광이풀은 천궁잎을, 산괴불주머니는 쑥을 닮은 독초들이다. 봄철 보약으로 즐겨먹는 두릅이나 원추리, 고사리 등도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식물 고유의 독성을 미량 함유하고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치는 과정을 거치며 이들 독을 다스린 후 먹는다. 두릅은 사포닌, 비타민A, 비타민C, 칼슘, 섬유질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많다. 하지만 식중독을 유발하는 독성이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친 후 먹는다. 원추리는 단백질, 칼륨,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풍부한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가 항산화 작용을 하여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고 노화를 방지한다. 피로회복 소화불량에도 효과적이며 부종을 막아주고 피를 맑게 해주어 특히 여성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가슴 두근거림 완화, 숙면, 변비 개선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콜히친(Colchicine)이라는 독성이 있으며 이는 자랄수록 강해진다. 어린 순만 섭취하되 반드시 충분히 익혀서 먹는다. 사시사철 즐기는 고사리는 4, 5월에 채취한다. 칼륨 성분이 많아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주며 상처회복, 염증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면서 칼로리가 낮아 영양 과잉시대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말리는 과정에서 비타민·엽산 등의 영양분을 더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영양분이 풍부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궐(蕨, 고사리)을 음력 3월 임금에게 진상하는 특산물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구황식물(救荒植物)로 가치가 높다. 그러나 풀을 뜯던 소가 고사리가 입에 들어가면 놀라 뱉어버린다. 티아미나아제와 타킬로사이드라는 독성 때문이다. 잎이 피면 독성이 더욱 강해진다. 이들 독성은 수용성으로 물에 잘 녹고 불에 약한데다 알칼리에 약한 화합물이라 다행히 끓는 소금물에 삶고 말리는 과정을 거치면 독성이 제거된다. 봄나물을 대변하는 냉이와 달래는 냉이 샐러드와 달래비빔밥 등 데치지 않고 생으로 즐기기도 한다. 원나라 학자 왕여무가 증보·편집한 ‘산거사요(山居四要)’에서 ‘몸이 한가한 것은 마음이 한가한 것만 못하고, 약으로 보(補)하는 것은 음식으로 보(補)하는 것만 못하다’라고 말한다. 봄철 산야에서 대지를 뚫고 용트림하는 온갖 여린 싹들을 보고 있노라면 지친 삶이 충전되는 느낌이다. 제철 음식이라는 개념이 많이 희박해진 요즘이지만 그래도 제철 음식이 보약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5-03-13

라벤더책방

경주에서도 시골에 살았던 유년시절엔 버스로 20여분 나와야 시내에 갈 수 있었다. 버스가 2시간에 한 대 배차 되는 데다 별도 용돈이란게 없을 때여서 특별한 날이어야 외출이 가능했다. 3학년이 되고 피아노 학원을 혼자 다니게 되면서 버스 타는 법을 제대로 배웠다. 그 이후 명절이나 친척들의 방문으로 제법 큰 돈이 생기면 혼자 버스를 타고 시내 서점으로 갔다. 지금의 중앙시장 모퉁이에 있던 서점에선 책을 사면 사은품으로 껌종이만한 작은 만화책을 주곤 했는데 가끔 한 개씩 더 받는 날은 기분이 훨씬 좋았다. 어른이 되면 인심 좋은 서점 주인이 되고 싶었다. 인터넷 서점의 등장으로 익숙했던 서점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시간이 제법 흘렀을 때 이색적인 서점들이 경주에 생겨났다. 그중 비교적 최근에 생긴 라벤더 책방은 읍성 인근에 위치해 있는 작은 서점이다. 바로 곁에 경주시 평생학습가족관이 있어 찾아가기 쉽다. 라벤더가 좋아 책방 이름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현재 이수정, 정주영 두 부부가 운영중이다. 단아한 한옥으로 이뤄진 서점은 이름처럼 보랏빛을 가득 뿜고 있다. 내부엔 그림책을 비롯 다양한 책들이 공간을 빼곡이 채우고 있다. 그림책 전문서점이지만 가족단위 고객들을 배려해 다양한 장르의 책도 함께 보유중이다. 노란 조명과 부드러운 질감의 초록색 의자는 책방 분위기를 한층 아늑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이수정 대표는 그림책이 좋아 서점을 열게 되었다고 했다. 학교에서도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스스로도 많은걸 배웠다며 그림책의 유용성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학교에서 재직하던 시절 그림책 교사동아리를 만들어 선후배간 한 달에 한번 모임을 가졌었다. 책 뿐만 아니라 그를 활용한 학습놀이 등을 서로 공유했던 시간이 참 좋았다고 소회했다. 그런 공간에 대한 소망도 서점을 여는데 한 몫 했다. 서점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책을 소개하고 책에 만족한 고객이 다시 방문해 추천을 요청 받으면 더 없이 행복하다는 그녀. 그림책 속엔 많은 인생들이 그려져 있다며 사람들과 그림책 속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 또한 그녀의 큰 즐거움이라고 했다. 언젠가 좋은 사람들과 서점에서 북토크를 하는 것도 계획 중 하나다. 반짝이는 눈빛과 얼굴에서 가득 보이는 생기를 통해 그녀가 그림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림책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그림책을 내고 싶다고 했다. 사랑이 넘치는 그녀의 그림책이 기대된다. 그런 부인의 곁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정주영씨. 한국수력원자력을 퇴직하고 현재는 갈등 조정 전문가로 활동하며 대학 강의를 나가고 있다. 그는 사랑하는 부인의 돌쇠를 자처하며 대표인 이수정씨가 자리를 비울때면 서점을 든든히 지켜준다. 한결같이 따뜻한 미소와 이곳에선 익숙치 않은 부드러운 서울 말씨로 손님을 맞는다. 그리고 서점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주인공 넷. 이곳엔 한없이 귀여운 고양이 네 마리가 함께 살고 있다. 춘배, 코코, 모네, 모찌로 단골들에겐 특별히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데 이는 이 서점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앞으로 20년 소소한 행복 속에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점으로 남고 싶다는 두 부부의 꿈이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5-03-13

LG서 온 삼성 최원태, 친정팀과 첫 대결서 ‘흔들’

지난 겨울 LG 트윈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최원태가 전 소속팀과 첫 대결에서 제구에 문제점을 노출했다. 최원태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와 홈경기에서 선발 3⅔이닝 동안 4안타로 3실점 했다. 투구 수 72개를 기록한 최원태는 삼진 5개를 뽑았으나 4회에만 볼넷 3개로 남발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최원태는 1회 첫 타자 홍창기를 삼진, 신민재는 투수 땅볼로 처리한 뒤 오스틴 딘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으나 문보경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 3명을 모두 범타로 처리했고 3회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삼성이 3-0으로 앞선 4회에도 등판한 최원태는 오스틴을 삼진으로 잡은 뒤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문보경과 김현수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후속타자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박동원도 볼넷으로 출루시켜 2사 만루를 자초했다. 볼넷 3개로 위기에 몰린 최원태는 송찬의와 문정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3-3 동점을 허용한 뒤 이재익과 교체됐다. 지난 시즌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최원태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해 삼성과 4년간 최대 70억원에 계약했다. /연합뉴스

2025-03-13

K리그1 최하위 굴욕 포항 전북 상대로 첫 승리 도전

2025년 들어 아직 승리의 기쁨을 누려보지 못한포항 스틸러스가 연패 탈출이 시급한 전북 현대를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포항은 16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5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난 시즌 1승 1무 1패로 팽팽히 맞섰던 두 팀의 올해 첫 대결이다. 광주FC의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진출로 지난 9일 열릴 예정이던 4라운드 광주전이 오는 22일로 미뤄져 한 경기를 덜 치른 포항은 현재 1무 2패로 K리그1 12개 팀 중 최하위에 처져 있다. 대전하나시티즌과 개막전에서 0-3으로 완패했고, 강원FC에 1-2로 역전패한 뒤 대구FC와 0-0으로 비겨 리그 3경기에서 겨우 승점 1을 챙겼다.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0-4 패), 말레이시아 조호르 다룰 탁짐(2-5 패)과의 ACLE 경기를 포함하면 올해 공식전 5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여태 1승도 신고하지 못한 팀은 포항과 11위 수원FC(2무 2패), 둘 뿐이다. 두 팀 모두 팀 득점이 1골이 그칠 만큼 ‘결정력 부족’이라는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다. 포항의 경우 강원과의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이호재가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은 게 유일한 득점이다. 공격수 안재준이 대전과 1라운드 경기에서 다쳐 전열에서 이탈한 데다가 외국인공격수 조르지와 주닝요도 제 몫을 못 해주고 있다. 홍윤상과 김인성 등의 득점 지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선이 필요한 수비라인에서도 주장 완델손의 부상으로 타격이 크다. 포항으로서는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전민광을 중심으로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르고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나마 광주전이 연기돼 3월 1일 대구전 이후 2주 넘게 재정비 시간을 갖고 전북과 상대한다는 점은 포항에 다행이다. 전북도 최근 사정이 좋지 않다. 전북은 개막전에서 김천 상무에 2-1로 이겨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으나 이후 세 경기에서 1무 2패를 거두며 공동 8위에 머물러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2 시드니FC(호주)와 경기를 포함하면 최근 공식전에서 3연패를 당했다. 3경기에서 득점은 하나도 없고 4실점만 했다. 해결사가 필요한 상황에서 팀 내 최다 득점자인 콤파뇨(2골)가 13일 열리는 시드니와 ACL2 8강 2차전 원정길에 동행하지 못해 포항전 출전 또한 불투명하다. 지난 시즌 6골 6도움을 기록한 송민규와 12골 6도움을 올린 이승우 등의 활약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나란히 3승 1패로 1, 2위에 자리한 대전과 울산 HD의 선두 경쟁도 이어진다. /연합뉴스

2025-03-13

달성군, 유아숲체험원·비슬산 치유의 숲 프로그램 운영

대구 달성군은 지난 4일부터 유아숲체험원 프로그램을 시작한 데 이어, 오는 17일부터 ‘비슬산 치유의 숲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두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을 체험하며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마련됐으며,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유아숲체험원 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연을 경험하며 생태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오감 놀이를 통한 전인적 발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지난해에만 53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계절별 수목, 초화, 동물, 곤충 등을 관찰하고 자유롭게 숲을 탐방할 수 있다. 체험 장소는 화원휴양림과 명곡숲 산림욕장이 있으며 2023년 개장한 명곡숲 산림욕장은 도심과 가까워 인기가 높다. 사전 예약(053-659-4455)을 통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오는 17일부터 운영되는 ‘비슬산 치유의 숲 프로그램’은 숲이 가진 자연환경을 활용해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정신 건강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설레林(임) 숲태교’, ‘희망드林’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 체험료는 최대 1만 원이다. 비슬산 자연휴양림(053-659-4400)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산림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군민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마천산 산림욕장에 유아숲체험원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03-13

경북여성정책개발원, '2025 경상북도 양성평등정책 지원사업' 실시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제공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이 양성평등 문화 확산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2025 경상북도 양성평등 정책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경북도 내 양성평등 의식을 제고하고 도농 간 인식 격차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경북 한 바퀴 찾아가는 양성평등교육’△‘풀뿌리단체 양성평등 활동 지원 사업’ ‘농촌 특화 다양성 존중 교육’ 등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경북 한 바퀴 찾아가는 양성평등교육’은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 방식을 탈피해 생애 주기별 맞춤형 교육을 도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는 아동을 주요 대상으로 선정해 조기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양성평등 의식을 아동기부터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점진적으로 교육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풀뿌리단체 양성평등 활동 지원 사업’은 지속 가능한 양성평등 사회 구축을 목표로, 지역 내 풀뿌리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는 경북도의 ‘저출생과의 전쟁 시즌 2’에 발맞춰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성과가 우수한 단체를 선정해 시상함으로써 동기 부여를 강화할 예정이다. ‘농촌특화 다양성 존중 교육’은 경북 농촌지역 내 양성평등문화 확산과 인식 개선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이장, 청년 농부 등 농업 관련 직업군을 대상으로 양성평등인식 개선 교육, 다문화 이해 교육, 세대통합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신청 접수는 14일부터 시작되며, 세부 사항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양성평등의식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농어촌지역에서의 양성평등문화 확산이 더욱 요구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자발적 참여와 함께 체계적인 교육,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