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KT, 대구경북 3만 6000세대에 차세대 인터넷 통신장비 공급

KT대구경북광역본부가 구미 인의주공아파트(센터장 정철우)를 시작으로 대구경북지역 기축 아파트의 인터넷 통신장비를 차세대 기가 이더넷 스위치(New 5G-GES)로 교체한다. 12일 KT에 따르면 차세대 기가 이더넷 스위치(New 5G-GES, 5Gbps-GiGA Ethernet Switch)는 4 Pair UTP(8가닥 꼬임 케이블)로 인터넷 속도 최대 5Gbps까지 가능하다. KT는 올해 말까지 대구경북 지역 600세대 규모 60여개 아파트 단지에 차세대 기가 이더넷 스위치를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2 Pair UTP(8가닥 꼬임 케이블)로 배선 된 아파트의 경우 1Gbps급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추가 장비 설치나 외벽 광케이블 공사가 필요했다. 2001년 준공된 구미 인의주공아파트는 통신실 크기나 아파트 외관 문제로 공사에 제약이 많아 그동안 1Gbps급 인터넷 서비스 제공이 어려웠다. 이번 통신장비 교체 작업으로 해당 아파트에도 1Gbps급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인의주공아파트 주거행복지원센터 정철우 센터장은 “이번 KT 차세대 통신장비 교체는 대구경북지역 주공아파트 최초 도입 사례”라며 “통신인프라 업그레이드로 입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 아파트가치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KT는 지난 6월 초고속인터넷 천만 고객 달성을 맞아 경산 삼주봉황타운1차를 포함 전국 4개 아파트에 신규장비를 시범 공급한 바 있다. KT대구경북광역본부장 김병균 전무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통신 품질 향상을 위해 초고속 인프라를 지속 혁신하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8-12

봉화 특산물로 채워진 韓·베트남 국빈만찬상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방한한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초청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국빈 만찬 메뉴가 봉화의 특산물을 활용한 퓨전 한식으로 밝혀지면서 베트남과 봉화군과의 관계가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만찬 메뉴는 고려 말 한반도에 정착한 베트남 왕자 이용상의 후손인 화산 이씨가 한국전쟁 후 봉화에 정착한 점을 고려해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메뉴는 ‘봉화산 허브를 곁들인 해산물 샐러드와 삼색 밀쌈 말이’ ‘여름 보양 영계죽’ ‘봉화 된장소스를 곁들인 제철 민어구이’ ‘여름 쌈밥과 김치 스프링롤을 곁들인 봉화 한우 떡갈비 구이’ ‘메밀차와 홍시 크렘 브륄레’ 등이었다. 한우와 된장 등 상당수 식재자가 봉화와 영주 등 인근 지역에서 대통령실로 공수됐으며 음식하나하나에도 봉화와 베트남 간 교류 등 상징과 의미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대통령실이 이번 베트남 정상회담 만참 메뉴 주 식자재를 봉화에서 가져갈 정도로 배려한 부분에 감사드린다”면서 “지금 봉화군이 진행하고 있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봉화군은 국내 유일의 베트남 리왕조 유적지를 활용한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 대상지에 최종 선정됐다. 봉화군은 고려시대 베트남인 이주역사와 관련 유적인 충효당을 지역특화 소재로 활용해 봉성면 창평마을 일대에 국내 유일의 베트남 테마명소 ‘봉트남’을 조성해 베트남 이민자·유학생 등이 찾는 성지로 만들 계획이다. /박종화·박형남 기자

2025-08-12

문경하늘 물들인 쌍무지개…‘행운 온다’는 속설에 지역민들 “우리 삶도 기대”

비 갠 하늘 위에 두 개의 무지개가 걸리자 문경 시민들의 일상도 잠시 멈췄다. 지난 11일 오후 7시 10분쯤 문경 전역에서 선명한 쌍무지개가 관측되자 시민들은 “처음 보는 모습”이라며 연신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쯤부터 내리던 비가 그치고 지던 해가 서쪽 하늘에 잠시 얼굴을 비추자 그 햇살 사이로 동쪽 하늘에 두 개의 무지개가 나란히 걸렸다. 점촌 시내에서 바라본 쌍무지개는 동쪽 산양면에서 시작해 상주시 함창읍 경계까지 이어진 반원 형태였다. 동로면 수평리 박한구 이장은 천주봉과 숫돌봉을 잇는 반원 모양을, 마성면 외어리 이미자씨는 단산과 선암산을 잇는 무지개를 목격했다. 점촌 주민 고홍림씨(66)는 “무지개 사진 찍으신 분은 모델료 5만원씩 입금 바란다”며 “미입금 시 행운이 사라진다”는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영신숲으로 운동을 나가던 신동호씨(32)는 “무덥던 날씨가 시원해진 것도 고마운데, 이렇게 아름다운 쇼까지 보여준 자연에 감사드린다”며 “우리 삶에도 이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지개는 대기 중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반원형으로 나타나는 일곱 색깔의 띠이다. 주로 비가 멎은 뒤 해의 반대편 하늘에 걸린다. 바깥쪽부터 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남색·보라 순으로 나타나며 보통 10분 이내 사라진다. 특히 쌍무지개는 빛이 물방울 속에서 두 번 반사돼 나타나는 드문 현상이어서 예로부터 ‘행운이 찾아온다’는 징조로 여겨졌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8-12

박현국 봉화군수, 베트남 서기장 초청 우호교류 행사 참석…양국 협력 강화 의지 표명

한·베 수교 33주년을 맞아 봉화군이 양국 우호의 가교 역할을 자임하며 국제무대에 섰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지난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우호 인사 교류 행사’에 참석해 양국 간 문화·경제 협력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한·베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럼 당(Trong)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환영하고,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 현황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베트남 우호연합회(VUFO)와 주한 베트남 대사관이 공동 주최했으며, 학계·협회·비영리단체·기업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발표 세션은 △베트남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베사모) △한베경제문화협회(KOVECA) △경북 봉화군 △삼성전자 등 7개 분야 대표들이 참여해 각 기관의 활동과 성과를 소개했다. 박 군수는 발표에서 고려 시대 베트남 왕자 이용상(이응상)의 귀화 역사와 봉화군이 추진 중인 ‘K-베트남 밸리’ 프로젝트를 상세히 소개했다. 또한 오는 24일 봉화군 베트남 유적지 충효당에서 열리는 ‘한국·베트남 글로벌 문화교류행사’에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참석을 공식 요청했다. 럼 당 서기장은 축사에서 “한국의 우호 인사들이 베트남 국민과 국가에 보여준 깊은 애정과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양국이 모든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봉화군은 이와 더불어 오는 8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문화장관급 회담에 참석하는 베트남 문체부 대표단을 봉화군 충효당 일원으로 초청, ‘베트남인의 날’ 행사와 리태조 동상 제막식, 다문화커뮤니티센터 개관식 등 다채로운 교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초청 행사는 봉화군이 베트남과의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문화·경제·관광 전반에 걸친 협력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8-12

김건희 ‘운명의 날'···구속여부 놓고 영장심사서 특검과 공방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는 김건희 여사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40여일 만에 모든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 여사 신병 확보에 나섰다. 이번 심사는 남은 수사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 여사에 대한 영장 청구로 헌정 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 구속될 기로에 놓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있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10시 10분 김 여사의 영장실질심사를 연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고, 법원은 김 여사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씨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고 판단했다. 또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도 있다. 특검팀이 지난 7일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적시됐다. 각각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된 혐의다. 특검팀은 법원에 제출한 총 847쪽 분량의 구속 의견서에서 증거인멸 우려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고, 김 여사 측은 소환 조사에 성실히 응했고 도주할 이유가 없다는 점,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구속 심사에 특검팀에선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한다. 공방은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장심사가 끝나면 오후 늦게나 이튿날 새벽께 발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박형남 기자

2025-08-12

선배가 전해주는 청소년 자원봉사의 의미

상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센터장 장미향)가 자원봉사 저변확대를 위해 청소년과의 소통에 손을 내밀고 있다. 센터는 청소년 자원봉사 동아리를 대상으로 ‘자원봉사, 선배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청소년들의 자원봉사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센터는 최근 상주고와 상주여고 청소년 자원봉사 동아리와 함께 ‘자원봉사, 선배와의 만남’ 시간을 가졌다. 이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시절 관련분야 자원봉사 및 동아리 활동을 먼저 경험했던 선배들과 대면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청소년들이 청소년 시기에 겪는 고민 상담, 자원봉사를 통한 진로 탐색, MZ세대 사회생활 등에 대한 노하우를 선.후배 간에 공유했다. 특히 상주여고 골든타임 동아리는 학창시절 활발히 참여했던 노인복지시설 자원봉사를 통해 현재 간호사로서 입사 대기 중인 선배와 만나, 간호계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했다. 또한 상주고등학교 발렌타인 동아리는 동아리 창립 선배 4인과 만나 동아리의 역사, 자원봉사 에피소드, 삶의 경험과 자원봉사와의 긍정적인 상호작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상주고등학교 학생은 “동아리 선배를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자원봉사활동이 미래를 설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친형처럼 친절하게 고민을 나누고 상담해 준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장미향 상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장은 “청소년 시기의 자원봉사활동은 인격 형성 및 진로 탐색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실천하는 청소년 동아리들이 이번 선배와의 만남을 계기로 자원봉사를 대하는 관점이 다양하게 변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25-08-12

트럼프, 대중(對中) 추가관세 90일 재연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 중인 일부 추가관세의 정지를 다시 90일 연장하는 대통령령에 11일(현지시간) 서명했다. 여러 외신들은 이 소식을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일제히 전했다. 이번 조치로 양국의 ‘고율 관세전쟁’은 11월 초까지 유예되며, 현재의 총 30% 수준이 유지된다. 연장 대상은 미·중 양국이 지난 5월 스위스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한 상호관세 인하분 가운데 ‘추가 가산분’ 24%다. 만약 연장에 실패했다면 기한인 12일 오전 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시)부터 미국의 대중 관세율은 145%,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25%로 치솟을 예정이었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는 기본세율 10%와 펜타닐 관련 20%를 합한 30%에 머무르게 됐다. 중국 역시 같은 비율의 대미 추가관세 정지를 이어간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직전인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서 중국에 미국산 대두(大豆) 수입 확대를 요청했다. 그는 “중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대두 수입을 현재보다 4배 늘리는 것이 무역적자 축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두 수출 경쟁국인 브라질에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미국 농가의 우려를 반영한 발언이다. 미·중은 지난달 말 스웨덴 장관급 회담에서 재연장에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장 조치로 양국은 향후 3개월 동안 시장개방, 미국산품 수입 확대, 희토류 수출 규제 완화 등 쟁점을 놓고 협상을 이어간다. 연말까지 합의에 성공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관세 유예 조치는 미·중 간 긴장 완화를 시사하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양국이 근본적인 무역 불균형 해소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연말 이후 다시 고율 관세 국면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8-12

제주항공, 취향 맞춤형 ‘여행심화반’ 운영

제주항공이 취향 맞춤형 여행 브랜드 ‘여행심화반’이 방콕 여행상품을 마련했다. 제주항공은 방콕의 미식여행을 주제로 한 ‘툭하면 먹는 툭툭 푸드트립’과 어린이 전용 교육프로그램인 ‘방콕 키즈 뮤지컬 캠프’를 태국 여행심화반 상품으로 판매한다. ‘툭하면 먹는 툭툭 푸드트립’은 프라이빗 툭툭을 이용해 방콕 미식의 성지인 차이나타운과 반탓텅 야시장을 방문해 자유롭게 현지 음식을 경험하고 태국 쿠킹클래스도 체험하는 미식투어로, 미쉐린(미슐랭) 선정 식당 예약 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방콕 키즈 뮤지컬 캠프’는 다국적 어린이들과 함께 5일간 진행되는 뮤지컬 영어 캠프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고 무대 경험을 통해 성취함을 느낄 수 있는 어린이 전용 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제주항공의 여행심화반 상품은 본인에게 맞는 취미를 배우거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이색 여행상품으로,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의 장점을 합친 세미패키지 상품이다. 동남아 전문 여행사와 협업해 마련한 상품인 방콕 여행심화반은 항공권과 숙소가 포함된 패키지형 상품을 이용하거나, 미리 구입한 항공여정에 맞춤형 여행심화반 상품을 추가해 이용하고 여행심화반 프로그램 시간 이외에는 개인만의 자유일정을 즐길 수 있다. 여행심화반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제주항공 홈페이지(www.jejuair.net)와 모바일 앱∙웹의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08-12

경북도 5개 사업, 국토부 ‘지역 수요 맞춤 지원’ 선정

경북도는 올해 국토교통부 지역개발 공모사업인 ‘지역 수요 맞춤 지원사업’에 산불 피해 3개 시군을 포함해 4개 시군 5개 사업이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지역 수요 맞춤 지원사업은 인구감소 지역의 정주·체류·관계 인구 증가를 위한 관광 활성화, 생활거점 조성, 주민복지 향상 등 지역 활성화 정책이다. 경북도는 북부권 산불 피해 시·군에 대한 사업 발굴을 중점 추진해 3개 시·군 4개소가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 일원에는 다목적 활력 센터와 마을공동창고 조성, 이재민 숙소 주변 정비 등 산불로 전소된 마을 유휴부지와 시설을 활용한 기반 시설 조성과 정주 여건 개선을 추진한다. 주민 절반이 산불 피해로 거처를 잃었던 청송군 파천면 송강리 목계마을에는 마을회관 리모델링과 다목적 광장, 치유 정원 조성을 통해 마을공동체의 활력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의성군은 의성읍 중리리 안전 도로망 구축 사업을 통해 의성종합체육관~청년창업허브센터~행복둥지주택 간 접근성을 개선한다. 청도군 화양읍 동천리 일원에는 귀농·귀촌인 생활 지원 공간, 농촌 살아보기 체류 시설, 생활권 보행 테마로 등 도시재생과 지방소멸대응기금 연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배용수 경북도건설도시국장은 “초대형 산불 피해지역의 복구와 마을공동체 회복에 역할을 하도록 신속히 사업을 추진하고, 소외된 지역의 활력 회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5-08-11

李대통령, 조국·정경심·최강욱·윤미향 여권 일부·야권 반대에도 광복절 특사 포함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여권 일부와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등을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 포함시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정치인 및 주요 공직자 27명, 경제인 16명, 노조원·노점상·농민 184명, 일반형사범 1920명 등에 대한 특별사면안을 의결했다.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검찰의 수사를 받아 형이 확정됐던 여권 인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사면·복권된 여권 성향의 인사를 살펴보면 조 전 대표와 부인 정경심씨를 비롯해 최강욱·윤미향 전 의원, 조희연 전 교육감, 민주당 윤건영 의원, 백원우 전 의원,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이다. 야권에서는 홍문종·정찬민·심학봉 전 의원 등이 특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모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특사를 요청했던 인사들이다. 경제계에서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전자 부회장, 장충기·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이 사면·복권됐다.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도 복권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지층 다수의 요구와 국정동력 확보를 위한 범여권 통합 등의 효과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사면의 특성상 야당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 공격할 것이기 때문에 조 전 대표 등이 ‘과도한 검찰권 남용 사례’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서면, 빨리 사면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 등을 완수하려면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범여권과 공조를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됐다. 정치인 사면은 국민 공감대가 확보돼야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 등 범여권 인사들의 사면 요구가 영향을 미치면서 야당에 정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윤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조국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최종 판결이 났다. 고작 반년 남짓밖에 안됐는데 형기를 반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사면을 실시했다. 이렇게 할 것 같으면 수사를 왜 하고, 재판은 왜 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대통령이 사면권을 남용함에 따라 사법시스템 자체가 무너지게 생겼다. 이번 사면은 그야말로 조국 친위대 총사면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치적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와 맞물린 여권 지형 내 지각 변동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복잡한 속내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 전 대표 사면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민주당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 전 대표가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체급을 높이거나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원내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조 전 대표의 복귀로 호남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선명성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광주·전남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조국혁신당의 최대 지지기반이기도 하다. 그리고 조 전 대표가 차기 주자로 부상한다면 친문 진영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8-11

한국-베트남 2030년까지 교역 1500억 달러 확대

한국과 베트남이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을 맞아 교역액을 2030년까지 15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 같은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올해 한·베트남 FTA 발효 10주년을 맞아 이를 지속 발전시키기로 했다”며 867억 달러(2024년 기준) 수준인 양국 교역액을 2030년까지 1500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확대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에 과학기술, 재생에너지, 원전 등 총 10개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방산 및 치안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회와 지방정부 차원의 협력도 활성화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원전, 고속철도, 신도시 개발 등 대규모 인프라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의 신규 원전 건설사업과 북남 고속철도 건설 사업 등 대형 국책 사업을 거론하며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협력 사례가 도출되길 기대한다”면서 럼 서기장이 한국 기업 진출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에 양국이 체결한 ‘원전분야 인력양성 협력 MOU(양해각서)’가 향후 다양한 원전 분야로 양국이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인공지능(AI), 바이오, 에너지 등 첨단분야 공동연구 및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며 “베트남의 풍부한 희토류 자원과 한국의 기술을 결합하는 등 핵심 광물분야 협력도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분야 교류 협력 MOU’를 통한 양국 문화콘텐츠 협력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과 럼 서기장은 올해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2027년 베트남 푸꾸옥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 베트남 측의 참석을 요청했고, 럼 서기장은 긍정적으로 화답했다”며 “베트남도 2027년 푸꾸옥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양국은 두 APEC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8-11

李 대통령 지지율 ‘56.5%’ 취임 후 최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6.5%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TK)에서의 지지율이 18.0%p나 급락한 38.8%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11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8월 1주차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56.5%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 대비 6.8%p 하락한 수치로, 취임 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자 첫 50%대 진입이다. 부정 평가는 같은 기간 6.8%p 상승한 38.2%를 기록했고, ‘잘 모름’ 응답은 5.2%였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을 비롯해 부산·울산·경남(44.8%, -17.4%p), 인천·경기(61.9%, -4.9%p), 광주·전라(78.2%, -3.5%p) 등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TK 지역의 급격한 지지율 하락은 주식 양도세 논란과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의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리얼미터는 “주 초 불거진 주식 양도세 논란과 이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의혹이 국민의 불신을 키웠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국민의힘 패싱 등 대치 정국을 심화시키는 행보가 보수층과 중도층의 반감을 샀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 후반에는 광복절 조국·윤미향 사면 논란까지 겹치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심화했다”고 봤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48.4%로 전주 대비 6.1%p 하락해 7주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으며, 국민의힘은 3.1%p 상승한 30.3%로 6주 만에 30%대를 회복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5.2%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4.5%였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8-11

전한길 징계 본격화… 국힘 윤리위, 14일 최종 결정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배신자’ 구호를 유도해 논란이 된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에 대한 징계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윤리위는 오는 14일 회의를 다시 열고 징계 여부와 수위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중앙윤리위원회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전 씨에 대한 징계 개시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언론에 보도되고 당무감사실에서 조사한 바가 맞다면 전 씨의 사안이 징계를 개시할 만한 사유가 되기 때문에 만장일치로 징계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징계 개시 결정에 따라 윤리위는 전 씨에게 공식 공문을 발송해 징계 개시 사실을 통보하고 소명 기회도 부여하게 된다. 여 위원장은 “피징계요구자인 전씨에게 징계 개시 사실을 알리고 소명할 내용이 있으면 하라는 통지를 서면으로 보내게 돼 있다. 그 공문을 오늘 오후 전씨에게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걸릴 수 있다. 오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윤리위를 다시 개최해 전씨가 출석한다면 소명을 듣고, 출석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자료를 가지고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징계 수위는 당헌·당규에 따라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주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지도부 내에서는 전 씨의 행위를 ‘해당(害黨) 행위’로 규정하고 최고 수위인 제명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전당대회는 300만 당원 모두의 축제의 장”이라며 “이런 자리에서 함부로 소란을 피우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선동행위를 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 씨는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전한길뉴스’ 발행인 자격으로 입장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후보의 연설 도중 지지자들과 함께 ‘배신자’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몸싸움까지 벌어지며 연설회가 일시 중단됐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같은 날 회의를 열고 “장내 질서 문란 행위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고 결정했으며, 전 씨는 향후 전당대회 행사장 출입이 전면 금지됐다. 다만 행사장 외부에서의 개인 방송 등은 법적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내 일부 최고위원 후보들은 전 씨 징계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민수, 김재원, 김태우, 손범규 후보 등은 전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토론회에 출연해 “전한길은 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다. 징계는 부적절하다”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한편, 전 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로비에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징계요구서’를 당 윤리위 관계자에게 제출했다. 이날 전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당 지도부의 전당대회 출입 금지 조처와 징계 절차 착수 등을 “언론 탄압·당원 무시” 등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그는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언론인 자격으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도 참석하겠다고 밝혀,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8-11

포항 찾은 김문수 “오직 나만 이재명 정권·민주당 독주 저지 가능”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1일 ‘보수의 텃밭’ 포항을 찾아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독주를 저지할 적합한 인물인 김문수를 뽑아 국민의힘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당원들에게 호소했다. 이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차담을 나누고 포항으로 향한 김 후보는 “제1야당으로서 확고한 신념으로 이재명 독재정권의 개헌과 장기 집권 시도를 반드시 저지해야 할 것”이라며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정권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강력한 국민의 힘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4년 연임 개헌 제안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장기 집권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해산시키면 더불어민주당의 일당 독재 체제가 되지 않겠느냐”라며 “북한의 조선노동당, 중국의 공산당처럼 우리 대한민국도 민주당 일당 독재가 되면 깜깜한 암흑세계 속에서 우리가 살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은 대장동 사건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위증 사건 등 많은 재판을 받아야 하는데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재판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도 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인 김 후보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기업 활동을 저해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노동 개혁 목적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격차를 줄이고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고 한국에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만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마지막으로 “포항의 경제를 살리고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 더 부지런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1

임금님 밥상 먹고, 역사문화 옛길 한번 걸어볼까~

어느덧 처서. 뜨겁고 독한 더위는 조금씩 뒤걸음질 치고 있다. 남도의 여름은 유혹이 많다. 바다는 반짝이고, 산은 푸르며, 밥상은 넘친다. 여행자는 고민한다. 이번 여름, 어디로 갈까. 순천에서 시작해 부여, 공주, 부안을 잇는 길은 맛과 역사, 풍경과 발걸음을 모두 채워주는 여정이다. 맛 - 전라도의 참맛을 찾아 떠나는 순천여행 전라남도 순천은 예로부터 물자가 풍부한 지역이었다. 맑은 계곡이 흐르고 바다를 면하고 있어 살기 좋은 자연적 지형은 두루 갖춘 곳이다. 조선시대 때 순천은 산과 들에서 나는 각종 식재료를 비롯한 약재, 맛있는 제철 과일과 바다에서 거두는 해산물까지 약 28종의 다양한 농수산물을 나라에 바쳤다. 순천을 대표하는 요리를 선뜻 꼽을 수 없다. 것은 출중한 요리의 가짓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만 가지 재료를 조합하여 만 가지 반찬을 차려 내니 종류를 기억하기란 쉽지 않을 터. 올여름, 식도락 여행을 위해 순천을 찾았다면 수많은 선택의 폭에서 이것만 기억하자. 왕의 밥상을 받을 것인가? 스님의 밥상을 받을 것인가? 순천의 남도정식은 순천만 칠게요리와 미나리 떡갈비를 맛 볼 수 있고 식사 반찬이 무려 11가지나 된다. 동그란 소쿠리에, 반찬 접시를 빈틈없이 채운 밥상을 보면 군침이 절로 흐른다. 가성비도 좋다. 1인 1만5000원부터 시작하며 3만원을 넘지 않는다. 순천은 전국 꼬막 종패 생산량 약 70%를 차지 하는 꼬막의 고향이다. 이 꼬막 동네에는 색다른 꼬막 요리가 있으니, 일명 ‘꼬막장’이다. 간장을 베이스로 하지만 심심하면서도 감칠맛이 돈다. 임금의 밥상에 올린 산해진미도 즐길 수 있다. 고급 한정식을 선보이는 이곳에선 미식가들만 즐긴다는 홍어삼합이 다만 한두입 맛보는 반찬이다. 즉 모든 반찬이 귀한 요리와 같으니 천천히 음미하며 즐길 수 있다. 조계산에는 송광사와 선암사가 우리나라 불교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채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 순천은 다양한 산사의 음식이 발달했다. 순천산사를 즐기기 전에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을 되새겨보자. 산사의 만찬은 더덕, 도라지, 연근, 두부, 머위 등 귀한 농산물이 그 주인 공이다. 건강한 재료들로 차렸으니 속도 부담 없다. 역사 - 배울 것 많은 가족여행지 부여 부여는 개성 강한 가족 구성원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다. 머리 맞대고 코스만 잘 짠다면 이번 가족여행 일기의 제목으로 ‘처음으로 다투지 않았던 여름 휴가’가 낙점될지도 모를 일이다. 궁남지는 올해 ‘한국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된 유서깊은 가족여행지로 이름이 높다. 낮에는 연꽃을, 밤에는 달빛이 반사된 연못에 취할 수있다. 신라시대 인공호수인 안압지보다 무려 40 여 년 먼저 만들어졌다. 궁남지의 형태에는 신선사상이 담겨 있다. 물론 신선사상이나 조경에 대한 관심 없이도 수양버들이 둘러싼 연못은 그저 무한히 아름 답게 보인다. 만개한 연꽃을 복작복작하게 즐기다가 연못 한가운데에 고요히 자리한 포룡 정을 바라보면 들뜬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기분이다. 퇴근길, 멀리 ‘우리 집’이 보이는 것같은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포룡정으로 향하는 좁고 긴 다리를 가족과 손잡고 건너면 어느새 한동안 바빠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도란도란 꽃피우고 있을 것이다. 궁남지는 연꽃이 개화하는 여름도 아름답지만, 눈이 하얗게 내려앉은 겨울이나 특유의 색을 뿜어내는 가을과 봄 또한 매력적이다. 성흥산성 끝자락에 자리한 400년이 넘은 느티나무는 그 모양 때문에 유명하다. 이 나무는 동글동글한 여느 나무와 달리 웬일인지 몇 군데 가지가 유독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온 독특한 모양이다. 특정 각도에서 보면 마치 하트모양을 닮아 ‘사랑나무’라 불린다. 하트 모양을 확인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 사진에 담아보는 것이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재미다. 여러 TV 드라마에도 이 아름다운 나무가 배경으로 담겼다고 한다.유명세를 차치하고서도 400년 된 생명을 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일이다. 이 오래된 나무 앞에서 자신의 뿌리와도 같은 가족을 떠올려보자. ‘네가 가고 싶은 대로 마음껏 뻗어나가 보렴.’ 제 마음대로 뻗어나간 가지는 뿌리로부터 들려오는 이 응원의 목소리에 더욱 힘을 내는 것만 같다. 이곳에서 하트 모양을 발견하지 못한다고 해도 충분히 괜찮은 이유다. 문화 - 천년 문화의 고향 공주 공주는 구석기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잠들어 있는 문화유산의 도시다. 63년간 백제 도읍이었고, 조선시대에는 충청감영이 있으며 동학농민혁명 4 대 전적지인 우금치를 비롯해 유관순, 백범 김구 선생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는 곳이다. 공주의 마곡사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643년에 창건되어 14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 다. 이곳은 백범 김구 선생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1896년 일본군 장교를 살해한 선생이 수감 중 탈옥하여 은거한 곳이 마곡사다. 출가 당시 삭발을 했던 터가 남아 있고, 조국의 앞날을 걱정하며 거닐었을 길은 ‘솔바람 백범 명상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태화산으로 이어지는 산책코스와 트레킹 코스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산사의 평화로움과 잠시나마 번뇌를 내려놓게 해주는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인파로 북적이는 관광지의 한옥마을에 지쳤 다면 고즈넉함이 느껴지는 공주한옥마을로 가보자. 국립공주박물관, 송산리고분군과도 가까워 잠시 둘러보기에도 좋다. 숙박하지 않아도 백제놀이터, 족욕체험장, 북스테이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인절미 만들기, 백제 복식체험, 다도, 백제책 만들기, 국궁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또한 도보 20~30분 거리의 금강 변 고마나루 솔밭은 공주 10경 중하나로, SNS에서 사진 명소로 떠오른 곳이니 이곳에서 여행의 추억을 남겨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공산성은 특히 금강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공산성 안 성곽 둘레길을 걸으면 공주의 구·신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이 간직한 오랜 역사만큼 얽혀 있는 이야기도 많으니 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는 것은 공산성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꿀팁. 근처에는 공주시 음식특화거리인 백미고을이 있어 여행자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줄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공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밤파이, 밤음료도 맛볼 수 있다. 유구색동수국정원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변에 형형색색과 다양한 수국을 비롯한 수종을 심어 조성한 정원이다. 비용과 관리를 지역 시민이 맡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수국이 만개하는 시기는 6~7 월이지만 해바라기 등 다양한 수종을 식재해 가을에도 유구천의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다. 트레킹 - 걸으면서 여름을 이기는 부안 전라북도 부안은 관광지로는 친숙한 곳이다. 깊고 울창한 변산, 기암괴석이 켜켜이 쌓인 채석강, 천년고찰내소사 등은 이미 이름을 널리 알렸다. 새로움이란 없을 것 같던 부안에서 청춘 영화 <변산>이 탄생했다. 영화 속 청춘들은 드넓은 갯벌에서 묵은 화해를 위한 질펀한 싸움을 벌이고 마을 뒷산에 주저앉아 어쩐지 슬프지만 언제나 빛나는 노을을 바라본다. 투박한 듯, 촌스러운 듯, 아름답다. 부안은 그런 곳이다. ‘마실길’은 부안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약 66km의 트레킹 코스가 변산반도 해변 쪽으로 나 있어 밀물 때는 힘찬 파도 소리를 듣게 되고 썰물 때는 직접 갯벌을 체험할 수도 있다. 서해 낙조의 황홀경은 덤이다. 마실길 코스 중 2코스인 노루목 상사화길은 변산해수욕장의 남단 움푹 파인 곳에 자리한 송포항에서 출발한다. 송포항선비마을을 거쳐 상사화군락지, 노리목고사포, 성천포구에 이르는 5.3km 정도의 길이며 1시간 15분걸린다. 철책 초소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 조성된 상사화 군락지를 만나게 된다. 꽃과 잎이 동시에 있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뜻을 지닌 상사화는 7월 말 개화해 8월에 만개한다. 3코스인 적벽강 노을길은 성천에서 출발해 부안의 빼어난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성천 하섬 전망대에서 출발해 반월마을, 작은당사구, 적벽강, 채석강, 격포항까지 9.8km 의 길이다. 2시간 30분 걸린다. 변산해변의 적벽강은 붉은색 바위와 절벽이 어우러져 맑은 물에 붉은색이 비친다. 석양 무렵 바위가 햇빛을 받으면 진홍색으로 물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5코스는 갯바위 낚시터에 놓은 테크를 따라 걷는 낭만적인 길이다 아름다운 소나무가 늘어진 모항해수욕장이 대표 구간이다. 송산농장산림수련원, 모항해수욕장., 갯벌체험장까지 이어진 5.4km 구간이며 1시간 20분걸린다. 썰물 때는 조개 캐기, 진흙 놀이 등 갯벌 체험도 가능해 어린아이를 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반길 만한 곳이다. 몽포해수욕장에서왕포마을에 이르는 6코스의 백미는 쌍계재아홉구비길. 오르막과 내리 막이 반복되지만 원시림과 같은 청정의 숲길을 거닐며 빽빽하게 자란 신우대가 휘어져 만들어낸 터널을 지나면 자연과 하나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6.5km이며 2시간 걸린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1

관광두레 신규 주민사업체 45곳 선정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는 2025년 관광두레 신규 주민사업체 45개소를 선정해 31일 발표했다.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22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이번 공모에는 121개 주민사업체가 참여했다. 관광두레는 지역 주민 공동체가 숙박, 식음, 기념품, 여행, 체험 등의 분야에서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를 창업하고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사업으로, 2025년 7월 현재, 50개 기초지자체에서 193개의 주민사업체를 육성, 지원하고 있다. △여주를 대표하는 도예 문화를 기반으로 지역을 알리는 ‘오감(경기도 여주)‘ △자연방목형 목장에서 즐기는 생태 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식회사꿈꾸는목장(강원도 태백)’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런케이션 프로그램을 선보인 ’다시,정읍(전북 정읍)‘ △지역 특산물인 ’설도복숭아‘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 ’복사꽃길청년들(경남 함양)‘ 등 지역색을 부각한 매력적인 관광사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신규 주민사업체 중 20개소는 △경기도 여주 △강원도 태백 △충남 당진 △전북 정읍 △경남 함양군 등 관광두레를 처음 시작하는 지역에서 선정됐다. 주민사업체의 사업 분야는 ’체험‘이 4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식음(22%), 기념품(18%), 여행(7%), 숙박(4%)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공사는 최종 선정된 신규 주민사업체에 앞으로 최대 5년간 교육, 컨설팅, 법률 및 세무 상담 등의 맞춤형 지원을 할 계획이다. 공사 이영근 관광기업지원실장은 “관광두레를 기반으로 진정한 로컬 매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공사는 주민사업체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지역 대표 관광사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1

'바가지·불친절·위생논란'…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유명관광지의 바가지, 불친절, 위생논란이 화제가 되면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적극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해양관광도시로 유명한 여수의 한 리조트형 호텔에서 걸레 수건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객실에 있는 수건으로 아이를 닦아주고 보니 ‘걸레’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는 이용자의 경험담이 담긴 게시물에는 이 호텔이나 여수에 대한 불만족 사례를 공유하는 댓글도 잇따랐다. 이에 앞서 여수는 맛집을 소개하려는 유튜버가 홀로 식사하는 사이 “빨리 먹으라”고 면박한 유명 식당의 영상으로 전국적으로 주목받았다. 강원 속초시 대표 포장마차촌 ‘오징어 난전’에서도 여수와 비슷한 불친절 사례가 화제가 됐다. 지난 6월26일 한 여성 유튜버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당일치기 속초 오징어 난전 혼술, 그런데 많이 마쉽네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A씨는 바다가 보이는 가게 바깥 자리에 홀로 앉아 오징어회 2마리와 오징어 통찜 1마리, 소주 1병을 주문했다. 오징어회가 나온 지 10분 뒤쯤 종업원은 A씨에게 “이 아가씨야, 여기서(안쪽에서) 먹으면 안 되겠니?”라고 말한 뒤 사라지는 모습이 비쳐졌다. A씨는 당시 매장에 빈자리가 많은 상황이었기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징어 통찜이 제공된 뒤 2분가량 지났을 때 종업원은 “아가씨 (음식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오면 안 돼?” “빨리 잡숴” “너무 오래 있네” 라며 재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울릉도의 한 식당이 집중포화를 맞았다. 여행 유튜버 ‘꾸준’은 지난 19일 올린 ‘울릉도는 원래 이런 곳인가요? 처음 갔는데 많이 당황스럽네요’ 영상에서 1인분 120g에 1만5000원인 삼겹살 2인분을 시켰는데 비계의 양이 고기보다 많은 삼겹살 두 덩이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조회수 280만여회를 기록한 해당 영상에는 “찌개용도 저렇게는 안 먹겠다. 불판 코팅용으로 쓰는걸”(네이버 이용자 cbro***), “저거는 고기를 굽기 전에 불판 기름칠하는 비계덩이 아닌가요?”(happ***) 등의 분노성 댓글이 쏟아졌다. 식당주인은 직원이 고기를 내놓는 과정에서 삼겹살 용이 아닌 고기를 내놓으면서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삼겹살 파동이 일어난지 며칠 후 또 다른 유튜버가 택시 바가지 요금을 고발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또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유튜버는 울릉군 북면의 한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서면에 위치한 식육식당으로 이동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목적지 거리는 17km였고 택시 요금은 2만3000원으로 예상됐지만 목적지에 도착한 택시기사는 5만 원이 넘는 요금을 요구했다. 택시에서 내린 유튜버는 “택시기사가 (앱의 경로와) 반대로 가더라”며 “반대로 가는 게 절대 더 빠를 수가 없다. 앱으로 봤을 때 2만3000원 나온다고 했는데 5만 원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나효우 착한여행 대표는 “유명관광지에서 지속적으로 불친절, 바가지 사례가 적발되는 것은 재방문객보다 첫방문이나 단기체류객의 비중이 높아서 상인입장에서 단기 이익 극대화에 집중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방문 후기, 기반 평가 시스템을 강화하고 제주의 경우처럼 착한가게 인증제를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주문했다. 나 대표는 또 “가격을 표준화하고 부당 요금을 적발하면 과태료 뿐만 아니라 영업정지 등 강력제재를 하는 한편 친절업소와 정찰제를 지닌 업소에는 세금 감면이나 홍보혜택을 주는 정책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8-11

어화, 벗님네야

“어화, 벗님네야. 우리 소리 들어보소!” 사람 손길 멈춘 두 번째 해 여름날. 우거진 푸른 생명의 노랫가락이 녹지 숲에 여울진다. 도시 한가운데서 진초록 풀들의 노래를 듣다니, 푸진 행운이다. 도심의 S 초등학교 서북쪽에 사람이 만든 녹지가 있다. 그 안엔 다 커 보이는 여러 그루 소나무가 적당한 거리로 살고, 측백나무 몇 주, 사철나무 서너 그루, 느티나무 두어 주도 함께한다. 나무들 사이에 잔디, 쑥, 망초, 바랭이, 강아지풀, 클로버 등 여러 종의 야생 풀들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못 보던 외래종도 함께 지낸다. 메마른 시가지에 이런 녹지가 있음은 주민에겐 분명 축복이다. 성경이 가르치듯, 사람은 자연에서 태어나 그 안에 살다가 그 품으로 돌아가는 존재니까. 사람들은 녹지 안 의자에서 담소하며 쉬어가고, 훌라후프를 하며, 애완견과 함께 산책도 즐긴다. 이를테면, 녹지는 동네공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한 주에 대여섯 번 녹지 숲을 걸어서 오간 지가 10년째다. 하니, 나도 이 숲과 교감하는 사람이리라. 녹지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고 싶지 않다. 그런 게 녹지와 시민에겐 중요치 않으니까. 재작년까지, 한 해 두세 번 사람이 벌초했다. 한데, 작년부터 벌초가 사라졌다. 학교 문 오른쪽 녹지 중간쯤에 내걸린 현수막 하나 때문일 거다. 바람에 살랑이는 현수막엔 이렇게 씌어 있다. “…공원토지는 개인 사유지입니다. 주인의 허락 없이 본 토지를 사용 시 고발될 수 있습니다. -토지 소유자 알림- ” 그랬다. 이 녹지는 공공지가 아니고 사유지였다. 아마도, 지주가 벌초했던 측에 이의를 제기한 결과가 바로 현수막이리라. 바다 쪽으로 1/3 지점에 녹지를 가로질러 학교진입로가 있다. 벌초할 때는 그 왼쪽 녹지에도 산책로가 있었다. 벌초 안 하니 풀이 무성해져 발길도 끊어지고, 산책로도 사라졌다. 벌초는 달리 말하면, ‘풀에 대한 사람의 규제’다. 규제를 푸니 2년 만에 녹지는 풍성한 원래 모습으로 바뀌었다. 넉넉한 자연, 진초록 숲이 부르는 노랫가락을 마음의 귀로 듣는다. “어화, 벗님네야. 우리 좀 바라보소···.” 불현듯 ‘인간사회도 자연과 원리는 같구나!’하고 속 소리가 가락에 실려 들린다. 벌초 곧, 규제를 안 하니까 녹지가 자생력으로 싱그런 자연 숲을 이루었듯, 자유민주주의 국가사회도 규제를 줄여야 자생력‧경쟁력이 높아질 게 아닌가. 미국은 자국 경제를 위해 ‘관세 포탄’을 세계에 터뜨렸다. 각국이 전전긍긍 협상에 응하며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관세 협상 같은 국익 챙기기보다 노란봉투법‧방송 3법, 법인세‧주식거래세 인상 등 국가경쟁력을 해칠 수 있는 전체주의적 입법과 규제정책에 넋이 나가 있다. 한심하다. 장기 집권을 위한 표를 의식한 때문인가. 부디 정치인들이 ‘벌초 않기’를 깨달아 개인과 당보다 나라와 국민을 더 헤아려, ‘어화, 벗님네야. 우리나라 앗싸!’라고 노래하는 길로 나서기 바란다. /강길수 수필가

2025-08-11

술꾼에 관한 그럴듯한 수명 계산법

장수는 모든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자 행복의 큰 부분이다. 한때 환갑이 장수의 기준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 환갑은 장수마을에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인간의 수명이 날로 길어진다. 오래 살면 장수이지, 다른 장수가 있겠느냐는 너무나도 당연한 생각에 물음표를 던져 본다. 오래 산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생물학적 장수가 장수일까? 아니면 진정한 장수가 따로 있을까? 술꾼의 수명에 관한 아래의 계산 방식을 보라. 90을 살아도 70에 죽은 자가 있으며, 70에 죽어도 90을 산 자가 있다. 술꾼의 수명을 언급하기 전에 물리학적 시간 개념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다소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현대물리학에서는 시간은 실재가 아니며,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이해한다. 전통 물리학에서의 시간은, 존재 하는 것이며, 흐르는 것이며, 과거, 현재, 미래로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현대물리학에서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으며(상대적), 흐르지 않으며(심리적 인식),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양자중력이론에서는 기본방정식에 시간 항이 없다. Wheeler-DeWitt 방정식). 요약하자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 환상’이라는 것이다(까를로 로벨리). 현대 물리학적 관점에서 시간은 존재 하지 않는 환상으로 치부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고전 물리학적 관점에서 세계를 이해한다. 물리학은 그렇다 치고. 시간이라는 게 당연히 존재하고, 세월도 흐른다는 개념을 전제로 술꾼의 수명을 계산하여 보자. 재미 삼아. 주 2회 술을 마시는 술꾼을 예로 들어보자. 이 술꾼은 술을 마실 때마다 과음하는 주당이다. 그는 퇴근 후 저녁 내내 술을 마시고 밤늦게 귀가한다.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시므로 다음 날 오후 정도 되어야 술이 제대로 깬다. 술을 마시는 데 필요한 시간과 술을 깨는 데 필요한 시간이 모두 술로 인하여 소비되는 시간이다. 이 주당은 1회 음주로 사실상 하루를 소비한다. 일주일에 2회 마시면 2일이 소요되므로 한 달에 8일(2일 4주)을 술을 마시는 데 소비한다, 계산의 편의상 하루를 양보하여 일주일(7일)이라 치자. 그러면 이 술꾼은 한 달에 일주일을 술을 마시면서 보내는 셈이다. 일 년으로 계산하면 12주 술을 마시고, 이를 달로 환산하면 3달이다. 20세부터 70세까지 50년을 술을 마시면 150달을 술을 마신 셈이고, 이는 12년의 세월이다. 어디 시간 낭비만 있으랴. 에너지, 인격, 돈, 가정의 화목 등등이 술과 함께 허무하게 소비된다. 술을 끊으면 술로 인하여 소비되는 그 시간에 또 다른 의미 있고 창조적인 것들을 할 수 있다. 술의 노예가 되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가 힘들다. 수처작주는 그림의 떡이다. 주인이 사람이 아니고, 술이다. 필자도 한때 그런 삶을 살았으나, 일찍이 깨달았다. 오래 살았다고 다 오래 산 것이 아닐지 모른다. 진정한 장수라는 타이틀은, 의미 있는 삶을 산 자에게 붙여져야 할지도 모른다. ‘한 번의 만취는 이틀의 시간을 뺏는다. 술은 마시는 자의 적이요, 인생을 단축시키는 달콤한 독이다. 술은 빌린 기쁨을 높은 이자로 갚게 만든다.’ 술의 지옥에서 탈출하자. 술을 끊으면 새로운 삶이 열릴지니, 천국이 그대의 것이라. /공봉학 변호사

2025-08-11

로봇 선도도시 대구서 열리는 로봇월드컵

전 세계의 인재가 모여 AI·로봇 기술을 겨루는 ‘로봇 월드컵 앤 써밋 2025’가 어제(11일)부터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로봇스포츠연맹(FIRA)이 3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미국·영국· 중국·독일·캐나다 등 전 세계 17개국에서 900여 명의 로봇 유망주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직접 프로그래밍한 로봇으로 △이족보행 자율로봇경기 △자율주행차·스타트업 경진대회 △드론 활용 재난구조 레이싱 △청소년 창의 과제 리그 등 4개 리그 46개 종목에서 경연을 벌인다. 또 동시에 ‘2025 국제 로봇올림피아드’ 한국대회 본선 경기도 같은 날 열려 전국 초중고 766개팀 1300여 명의 학생들이 AI자율주행 등 10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룬다. 로봇 종주도시를 꿈꾸는 대구에서 로봇 관련한 세계적 축제가 열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전 세계 로봇인재들이 모이는 축제로 로봇산업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 했다. 대구는 10여 년 전부터 섬유와 자동차 부품도시에서 미래첨단산업 도시로 산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IT·로봇산업은 대구시가 추진하는 미래 신산업 중 하나다. 특히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3000여 기업이 참여하는 로봇클러스터를 구축해 로봇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돕고 있다. 로봇의 실증과 사업화 기능을 평가할 로봇테스트필드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AI·로봇 글로벌혁신특구로 지정돼 정부의 지원도 가능하게 됐다. 특히 최근 로봇과 미래차 융합거점이 될 제2국가산단 건설이 확정되면서 대구는 명실공히 로봇산업의 실증과 생산을 담당하는 중추도시로서 위상을 모두 갖추었다. 세계 로봇경연대회가 대구에서 개최된 것은 대구로봇산업과의 연계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로봇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끌어올리는 좋은 계기가 된다. 또 로봇산업에 대한 학생들의 친화력을 높여줌으로써 인재 확보에도 유리하다. 이번 로봇대회가 대구가 로봇산업의 종주도시임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