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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그리는 무늬, 침촌 인문학당

인문이란 무엇일까. 그 정의는 어렵지만, ‘인간이 그리는 무늬’ 정도로 하자. 인류 탄생 이후로, 인간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수많은 무늬를 그려왔다. 그 무늬는 다양하다. 문학·철학·역사·종교· 언어· 예술 등등. 우리의 조상이 그렸고, 당신과 내가 그리고 있으며, 우리의 후손들이 그릴 것이다. 당신은 지금까지 어떤 무늬의 그림을 그렸는가. 자신의 과거· 현재·미래의 그림을 감상하고 통찰하는 것. 이것이 인문학이다. 우리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고 또 본다. 인류가 야만에서 문명으로 진화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좋은 그림을 그리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예술을 사랑하였으며,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명상하였다. 2014년 봄, 포항시 북구 장성동 소재 침촌문화회관 1층 70여 평의 공간에 퀘렌시아를 개설하였다. 틈틈이 공부하여 쌓은 나름의 결실을 나누고, 나 자신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마음을 내었다. ‘인문학당 침촌 싸띠스쿨’ 10여 년의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명상, 차와 음악, 그리고 인문학의 순서로 세 시간 동안 노는 곳이다. 변호사가 무슨 저런 일을? 곁눈질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좋은 일이니 그냥 가면 될 것이었다. 첫 시간은 ‘명상의 시간’이다. M.O.S.T.(mindscience origin sati technic) 풀이 하자면, ‘알아차림에 기반한 마음과학 기술’ 정도이겠다. 명상은, 과학이라는 근거에서 출발한다.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에 기반한 내면 소통 과정이다. 걷기 명상과 호흡명상으로 ‘알아차림 기술’을 연마한다. 삶에서 일어나는 외형적 조건들에 도전장을 내밀고, 자신과 끊임없는 내면 소통을 하는 시간이다. 둘째 시간은 ‘차와 음악’의 시간이다. 정갈한 차 한잔과 음악 속에서 침묵과 담소로 힐링의 시간을 가진다. 마음 편하게 차 한잔 나눌 수 있으면 그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리라. 셋째 시간은 ‘인문학 강의’ 시간이다. 학당의 기본 교재는, ‘MOST’(붓다빠라 반테 저), ‘뇌 생각의 출현’(박문호 저), ‘축의 시대’(카렌 암스트롱 저), ‘거의 모든것의 역사’(빌브라이슨 저), ‘빅 히스토리’(데이비드크리스천 저)로 출발하였으며, 이 이외에도 많은 교재를 도반들이 돌아가면서 강의하는 형식으로 공부하였다. 학생이 스승이요 스승이 학생인 학당, 최고의 학생이 최고의 스승인 곳. 가르침은 없다. 스승이 된 자는 자신의 무늬를 보여주고, 학생이 된 자는 그저 감상할 뿐이다, 학당이 위치한 건물은 전통을 자랑하는 수원백씨 참판공 종회 건물이다. 5층의 대규모 건물로 이쁜 정원, 주차장 시설까지 완벽하다. 평소 건물관리가 매우 잘 되어 있는 건물이다. 학당이 지금까지 잘 운영되어 온 것은 종회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내공을 닦는 곳이요, 쉬는 곳이요, 지식을 쌓는 곳이다. 오늘도 자유롭고 행복한 사유 여행은 계속된다. 잘랄루딘 루미의 ‘봄의 정원으로 오라’가 생각난다. “여기 명상과 차, 음악과 지혜가 흐르는 아름다운 학당이 있다. 하지만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리고 당신이 온다 한들 또한 무슨 의미가 있으랴” ‘나는 숨 쉰다. 고로, 존재한다.’ /공봉학 변호사

2025-05-26

상생·협력으로 산업위기 대응

포항시가 산업재해 예방과 건강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6일 윤수경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 신동술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장과 만나 산업재해 예방과 안전한 산업 환경 조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지난 3월 체결한 ‘안전한 포항 만들기’ 업무협약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근로자 권익 보호 및 건강한 일터 조성을 위한 상생 의지를 재확인했다. 시는 철강 제조업 등 지역 주력 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산업재해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체계적인 안전관리 방안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이강덕 시장은 “산업재해 예방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라며 “고용노동부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 안전한 산업 환경과 건강한 노사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또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실질적인 안전관리 체계 강화를 위해 ‘현업 근로 및 도급사업 담당 공무원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첫 교육이 진행됐으며, 두 번째 교육은 6월 9일 평생학습원 소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교육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산업안전보건법’의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법규의 현장 적용 사례, 소통 및 협력 방법, 안전 문화 확산 전략 등 실무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실전 대응력 강화를 목표로 했다. 이상현 경제노동정책과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공무원들의 안전보건 역량을 강화하고, 중대재해 없는 안전한 포항시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안전보건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산업안전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포항시는 2025년 상반기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법적 의무 이행 사항 점검도 실시할 계획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5-26

포·울·경 ‘해오름동맹’ 결속 끈 단단히 죈다

해오름동맹광역추진단은 26일 포항 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 2025년 상반기 정기회’를 열고 포항·울산·경주 세 도시의 상생 협력과 공동 발전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정기회에는 이강덕 포항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해 3개 도시 부시장과 실·국장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지난달 수립한 ‘2025년 해오름동맹 도시발전 시행계획’을 바탕으로 현재 추진 중인 43개 공동협력사업에 대한 종합 검토와 △해오름동맹 이차전지 글로벌 메카 조성 △글로벌 수소 메가시티 조성 △국가도심항공모빌리티(UAM) 테크노 비즈니스 벨트 조성 △환동해 해양관광라인 구축 등 신성장 산업과 관련한 주요 사업의 추진 현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이뤄졌다. 또 공동사업 추진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해오름동맹 자문단’ 운영 방안도 논의했다. 자문단은 △경제·산업·해양 △도시 인프라·방재 △문화·관광 등 3개 분야의 전문가로 도시별 4명씩 총 12명으로 구성되며 해오름동맹의 주요 사업과 정책에 대한 자문을 비롯해 실효성 있는 전략 수립과 사업 추진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초광역 교통망 구축을 토대로 이차전지, 수소, 원전 등 핵심 신산업을 연계한 첨단산업벨트를 구축해 해오름동맹 200만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 협의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울산·경주 3개 도시는 해오름동맹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가며 신규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5-26

동학 2대 교주 ‘최시형’을 기리다

‘한울님이 사람으로 현신’한 것처럼 사람이 곧 한울님이라는 사상을 실천했던 사상가이자 교육자. 해월 최시형. 혹자는 그래서 그를 ‘거룩한 성자 해월 최시형’이라 부르기도 한다. 해월은 사람이 어떻게 살 것인가의 가르침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알려준 동학 2대 교주였다. 그를 재조명하는 축제가 고향인 포항에서 열린다. (사)일월문화원(원장 김혜경)은 오는 30일부터 6월 4일까지 6일간 포항시 일원에서 동학사상의 계승 및 발전을 위한 ‘포항사람, 해월 최시형을 깨우다’ 라는 주제로 ‘2025 해월문화제’를 개최한다. 포스코와 포스코 휴먼스의 협찬으로 열리는 해월문화제는 동학 2세 교주로 포항이 길러낸 위대한 사상가이자 실천가였던 해월 최시형을 집중 조명하고 그를 오늘에 되살리는 문화행사로, 전국적인 대규모 행사로는 처음이다. ‘2025 해월문화제’는 학술, 문화, 예술 사업 등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삼아 의미 있는 기념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첫날인 30일에는 ‘해월과 일월 동행 전시회’ 개막식이 열리며, 시 낭송과 해월 초상화 그리기 대회 시상식이 함께 진행된다. 또한 해월의 생애와 사상, 해월 순례길 안내도, 해월 도피 35년의 여정, 해월이 물꼬를 튼 어린이 세상, 해월 어록 서예전, 해월 인장 체험 등 다채로운 전시가 30일부터 6월 4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어지는 학술 세미나는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포항복합문화센터 덕업관(3층 대강당)에서 진행되며, ‘21세기 한국을 위한 동학의 가르침’(백승종 교수), ‘동학과 어린이 운동’(도종환 시인), ‘검등골 사적지 지정’(김상백 포항시의원) 등의 주제 강연과 이동 초등학교 배꽃 어린이 합창단의 축하 공연이 예정돼 있다. 테마 문화기행으로는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천곡사, 해월 어록비, 동학 16 접주 임명지, 냉수리 신라비,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 포항에 오다, 냉수리 고분 등의 유적 답사가 이뤄지며, 포항시 산림조합 숲마을 야외공연장에서 숲속 음악회도 펼쳐진다. 6월 1일에는 해월 순례길 걷기(검등골~해월 어록비·10km) 체험이 진행돼 해월의 여정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 순례길은 총 61km 거리로, 지난해 11월부터 회원들이 여러 차례 사전 탐사를 통해 순례길 안내도와 이정표, 리본 시그널 등을 직접 개척한 길이다. 김혜경 (사)일월문화원장은 “오랜 시간 바람처럼 떠도는 아픈 이름, 포항 사람 해월의 행로가 한 권의 경전이었다”며 “지고 지난한 삶을 반추하며 해월 선생을 편안히 모시고 그의 큰 가르침과 의미를 되새겨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사)일월문화원은 전통문화의 전승 및 보급을 위한 사회 교육과 문화유산 보호 활동으로 지역민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1년에 설립됐다. 독특한 문화적 아이템으로 지역 문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 저녁 다양한 인문학적 주제에 관한 강의와 문화 유적 답사, 문화 교실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매년 250여 명의 수강생이 참여해 역사와 종교, 철학 등에 대한 인문학적인 소양과 의식을 함양한 문화 시민을 육성하며 새로운 문화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26

구미시의원 “의전 소홀” 공무원 폭행·욕설

자신의 지역구 행사장에서 의전을 제대로 하지 않는 다는 이유로 시의회직원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한 구미시의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경찰고발조치가 잇따르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구미시공무원 노조는 26일 성명을 내고 “다수 시민과 경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장 공무원의 뺨을 때리고 폭행을 자행한 지방의원의 행위는 노골적인 갑질과 공무집행 방해”라 규탄하며 “그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또 폭행을 저지른 해당 시위원에 대해 당사자와 시민 앞에 공개 사죄하고 즉각 의원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구미시의회에 대해서도 윤리특별위원회를 즉각 개최해 해당 시의원을 제명할 것을 촉구했다. 구미시공무원 노조 곽병주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쯤 해당의원을 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미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곽 위원장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안긴 시의원의 폭행과 갑질은 절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며 “응분의 책임을 묻기위해 고발조치를 하게됐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시의회 박교상 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구미시의회는 이번 사안을 징계 절차에 따라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여 엄정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고, 징계 결과도 시민 여러분께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박 의장은 또 “피해 공무원에 대한 행정적·심리적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구미시의회 의장단은 이날 사태의 파장이 커지자 의장단 회의를 열고 의회사무처 간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특별윤리위 개최 등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오후 7시30분쯤 구미시 인동시장에서 열린 ‘달달한 낭만 야시장’ 개장식에서 구미시의회 A의원은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지 못하는 등 본인에 대한 의전 배려가 부족했다는 이유 등으로 시의회 공무원 B씨에게 욕설을 하고 뺨을 때려 물의를 빚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시의원은 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솔한 언행을 했다”며 사과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의전을 문제 삼아 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채 격한 감정에 휘말려 욕설과 신체적 접촉 등 공인으로서 보여서는 안될 언행을 보였다”며 “너무도 부끄럽고 참담한 일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폭행을 당한 해당 시의회 직원은 정신적 후유증 등 이유로 26일 오전 병가를 내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05-26

국민의 근심이 된 정치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 할 정치가 ‘근심’이 된 지 이미 오래다. 막장 권력투쟁, 사리사욕 정치, 아사리판 선거는 한국 정치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국민은 대선 때마다 ‘이번에는 혹시’하고 기대해보지만 결과는 언제나 ‘이번에도 역시’였다. 정치인들의 생각이 구태의연한데 정치가 달라질 수 있겠는가? 권력투쟁에 일그러진 정치인들의 모습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집권을 위한 감언이설(甘言利說)은 갈수록 교활하다. 평소에는 편 가르기를 일삼다가 선거 때는 통합의 화신처럼 말하고, 평소에는 독선을 고집하다가 선거 때는 민주주의자로 둔갑한다. 카멜레온 같은 변신 정치는 노회(老獪)한 정치꾼들에게 식은 죽 먹기다. 이들의 선거유세는 마치 공자가 부활한 것 같은데, 지금까지의 정치행태를 불 때 가소롭기 짝이 없다. 후보들은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잘못된 과거’부터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 대한 우려는 무엇인가? 민주당은 이재명 일극 체제이며 정당민주주의는 죽었다. 민주당은 이재명을 구하기 위해 탄핵과 특검으로 행정부를 무력화하고, 사법부를 겁박해서 삼권분립을 형해화(形骸化)했다. 대법원이 이재명 사건에 유죄취지의 파기환송을 하자, 민주당은 대법관 청문회와 대법원장 특검으로 사법부를 협박하는 한편, 이재명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입법들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깨끗한 법정’과 ‘사법 정의’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 이런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절대 반지의 제왕’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는 합리적 추론이 아닌가? 액튼 경(Lord Acton)이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경고한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한편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어떤가? 당명은 ‘국민의 힘’이지만 현실은 ‘국민의 짐’이 되고 있다. 권력에 줄 서는 ‘웰빙 보수’는 민심을 모른다. 친윤이 주도한 후보 교체 쿠데타의 실패로 당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윤석열을 영입해서 위기를 자초하더니 또다시 한덕수를 영입하려다가 사분오열되었으니 도대체 당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게다가 김문수 후보는 보수혁신과 중도 확장에 소극적이고,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을 공산국가에 비유하는 등 여전히 극우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도층과 개혁보수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대선은 필패라는 사실을 정말 모르는가? 낡은 보수에 둘러싸여 악전고투하고 있는 개혁보수의 젊은 비대위원장 김용태의 모습이 처연하다. 이처럼 거대 양당과 후보들의 정치행태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권력에 눈이 멀어 정의를 말하면서 정의를 짓밟고, 국민을 말하면서 국민을 배신하는 표리부동의 정치는 대선 이후가 더 걱정이다. 부디 차기 대통령은 ‘권력의 노예’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괴물 같은 권력’이 되지 않으려면 목에 힘을 빼고 겸허한 자세로 비판과 고언(苦言)을 경청해야 한다. 역대 대통령들의 불행한 종말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기를 바란다. /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정치학

2025-05-26

고발전 난무…대선막판 진흙탕 싸움되나

대선을 일주일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양당의 선거전이 격해지고 있다. 이재명·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상대 후보에 대한 반감을 극대화해 판세를 유리한 구도로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양당은 2차 TV토론회를 마치고 서로 김문수(국민의힘)·이재명(민주당)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토론 현장에서 오간 진흙탕 공방이 형사고발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2차 토론에서 김 후보는 모두발언부터 ‘가짜 총각’, ‘검사 사칭’을 거론하며 이 후보를 공격했고, 이 후보는 김 후보의 ‘소방관 갑질’ 논란을 거론하며 응수했다. 민주당이 25일 고발한 내용은, 김 후보가 지난 24일 경북 상주 유세 중 한 유권자로부터 문경 사과 한 바구니와 상주 곶감 한 상자를 받고, 김천역 유세에서 김천 특산물 한 상자를 받았다는 것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로부터 불법으로 물품을 받았으니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네거티브 대응단도 이날 이 후보가 ‘HMM 부산 이전’,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커피 원가 120원’ 등의 발언이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며 경찰에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당선을 목적으로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최근 한 자릿수로 좁혀지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 46.6%, 김문수 후보 37.6%로 두 후보 지지율 격차가 9%p로 좁혀졌다.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선 이 후보 51.1%, 김 후보 43.9%로 7.2%p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오는 28일부터 여론조사 ‘깜깜이(공표금지)’ 기간에 들어가면 네거티브 공세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네거티브전의 일종인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은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면서 올바른 후보 선택을 가로막는 최대의 적이다. 양대 정당과 후보들은 남은 선거운동기간 만이라도 네거티브 유혹에 빠지지 말고, 유권자에게 정책과 비전으로 수권능력을 심판받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2025-05-26

자랑할 건 ‘여권 파워’가 아니다

외국을 여행하는 사람의 국적과 신분을 증명하고, 방문하는 국가에 자국민의 보호를 당부하는 문서. 여권(旅券)이다. 그 여권으로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나라가 얼마나 많은지를 가늠해 이른바 ‘여권 파워’라고 부르는 모양. 최근 한국 여권의 ‘힘’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하나 나왔다. 영국 런던에 자리한 글로벌 시민권 및 거주 자문회사 헨리&파트너스는 ‘2025 헨리 여권 지수’를 발표하며 한국과 일본이 공동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헨리 여권 지수’는 여권 소지자가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의 수가 많을수록 높은 순위를 준다. 국제항공운송기구의 데이터가 조사의 토대다. 이 조사에서 여권 파워가 가장 강한 국가는 싱가포르로 드러났다. 싱가포르 여권 소지자는 비자 없이 193개 나라를 방문하는 게 가능하다. 한국과 일본의 여권으로는 190개 나라를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 해외 관광이 보편화된 시대이기에 나쁜 소식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한국 여권 파워는 세계 2위”라고 외치고 다니는 건 좀 낯 뜨거운 일인 듯하다. 왜냐고? 이어지는 ‘헨리 여권 지수’ 순위를 보자.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여권으로도 비자 없이 189개 나라를 여행할 수 있고, 오스트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웨덴 여권도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188개다. 한국과 겨우 1~2개 국가 차이. 무엇이건 자화자찬이 과하면 웃음거리가 된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국가가 많은 걸 자랑할 게 아니라, 여행자로서의 매너를 잘 지키는 게 진정한 자랑거리가 아닐지.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5-05-26

구미 아시아육상대회에 시도민의 관심을

오늘부터 31일까지 구미에서는 2025년 아시아 육상경기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는 1975년 서울과 2005년 인천에서 각각 개최된 바 있는 이 대회는 20년 만에 구미에서 다시 열린다. 2022년 인구 500만명의 중국 샤먼시와 경합 끝에 경북 구미시 유치가 확정됐다. 자본과 인프라 등에서 샤먼시보다 불리했지만 체육 시설의 집중화와 접근성이 앞서고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의 대응 능력 등 안전과 신뢰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또 삼성과 LG, SK실트론 등 글로벌 대기업이 소재하고 있고,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이끈 대표 산업도시란 강점도 대회를 유치하는 데 큰 힘이 됐다. 국제대회란 나라와 도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게 되면 도시의 국제적 위상도 올라간다. 국제적으로 도시가 가지는 신뢰의 가치가 높아지면 도시가 가져올 이익 또한 크다. 반도체 등 대기업이 포진하고 있는 경북 구미시로서는 이런 위상 제고가 기업의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도시의 발전을 이루는 배경이 된다. 이번 대회에는 43개국 선수단과 임원 등을 포함해 2000여 명이 참가한다. 직전대회인 방콕 때보다 규모만 두 배 수준이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들 가운데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선수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세계 최고 높이뛰기 선수인 우상혁을 비롯해 파키스탄 육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창던지기의 아르샤드 선수도 온다. 중국의 포환던지기 강자인 송지아위안 등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이 내놓을 대회 성적도 관심거리다. 그러나 당초 기대했던 대회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예상 밖이다. 예상치 못한 대통령 선거가 갑자기 치러지면서 온 국민의 관심이 선거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선거 분위기에 휩싸여 20년 만에 찾아온 아시아육상대회가 빛을 못낼까 걱정이다. 기초단체 개최는 구미시가 아시아 최초다. 경주 APEC 대회를 앞둔 대규모 국제대회란 점에서 행사의 붐업이 필요하다. 내 고장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시도민의 관심과 응원이 있길 바란다.

2025-05-26

대구권 전공의들 복귀 놓고 막판 ‘저울질’

사직한 전공의들의 수련 복귀를 위한 추가 모집이 막바지로 접어들었지만, 대구권 수련병원 접수 현장은 여전히 조용하다. 접수 마감일이 임박했음에도 전공의들은 복귀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이번 추가 모집은 의료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예외적 조치’이다. 정부가 대한수련병원협의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정기 모집과 별도로 진행했다. 각 병원이 자율적으로 전형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구권 주요 수련병원은 26일부터 28일까지 병원별로 접수를 마감한다. 그러나 복귀 의사를 밝히고 실제로 접수한 전공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26일 마감일을 맞은 대구파티마병원은 복귀 전공의가 ‘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마감한 영남대병원도 구체적인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병원 관계자는 “복귀율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경북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은 27일, 계명대 동산병원은 28일 마감하며 합격자 발표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대구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문의를 한 전공의가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는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라며 “바뀐 게 없는데 돌아가야 하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현장 이탈 전공의의 상당수는 이미 병의원에 일반의로 재취업한 상태로 알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직 또는 임용 포기한 레지던트 8791명 중 5399명(61.4%)이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취업해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하지 않은 전공의는 3392명으로 집계됐다. 복귀보다는 민간 병의원에 자리를 잡은 경우가 더 많다는 뜻이다. 대구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사실 복귀할 거라고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마지막 날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5-26

칠곡경대병원 산부인과 김종미 교수, 대한부인종양학회 ‘최우수 학술상’ 수상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종미 교수가 최근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부인종양학회 제40차 춘계학술대회에서 ‘신풍호월학술상 최우수 학술상(구연 부문)’을 수상했다. 이번 대한부인종양학회(KSGO) 2025는 처음으로 국제학회 형식으로 확대 개최됐으며, 국내외 산부인과 및 부인종양 분야 연구자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수상의 연구주제는 ‘공간 전사체 분석을 통한 자궁경부암의 새로운 종양 및 면역 미세환경 특성 규명’이다. 김 교수는 연구를 통해 첨단 공간 전사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자궁경부암 조직 내 종양 및 면역 세포들의 공간적 상호작용과 유전자 발현 양상을 정밀 분석한 결과, 암 재발과 밀접하게 연관된 고위험 면역 미세환경 아형(Cluster 3)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김 교수는 기존의 벌크 전사체 분석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국소적·세포 특이적 변화를 포착함으로써 암 예후 예측 및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 교수는 “이번 수상은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 학술 무대에서 본원의 연구 역량이 인정받은 매우 뜻깊은 성과”라며 “정밀의학 기반 암 연구의 선도기관으로서 앞으로도 환자 치료를 위한 혁신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5-26

청송군가족센터 ‘우리동네 아빠교실’

청송군가족센터는 최근 부모교육 프로그램으로 ‘우리동네 아빠교실’을 열었다. ‘우리동네 아빠교실’은 경상북도가 아빠의 육아 참여를 활성화하고 가정 내 성평등 실현을 위해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송군가족센터는 염은희 가족코칭연구소장을 초청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장하는 존중과 협력의 긍정 훈육’을 주제로 3시간 동안 부모교육을 실시했다. 참여한 부모들은 ‘부모로서 나는 언제 행복한가’, ‘무엇에 감사하고 있는가’, ‘나는 왜 훈육에 실패하는가’ 등의 주제로 다양한 그룹 활동에 참여하고 건강한 가족 기능과 역할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부모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자녀 30여 명은 가족센터에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미술 놀이 활동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1회기 부모교육에 이어, 2회기 ‘아빠와 함께하는 목공체험’이 오는 31일(청송 실내집회장)과 6월 7일(진보면사무소 2층) 오후 1시에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부모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가족센터 프로그램은 청송군가족센터 홈페이지(https://cheongsonggun.familynet.or.kr)에서 회원가입 후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오는 28일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지역공동체 문화 프로그램 ‘패밀리 Day 5월’이 송승호 아티스트의 버라이어티 매직쇼로 진행될 예정이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이번 부모교육을 통해 아버지의 육아 참여가 활성화되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가족의 행복과 지역공동체의 화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5-05-26

영천시 해외 무역사절단 파견…지역 기업 해외시장 개척

영천시가 지역 중소기업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영천시는 26일 최기문 시장을 단장으로 한 해외 무역사절단이 4박 6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사절단 파견은 최근 미국 관세 전쟁 등 불안정한 국내외 정세로 수출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도모하고자 마련됐다. 해외 무역사절단 참가 기업은 경농산업 , 경북햇살농원영농조합법인, 주식회사 데이웰즈, 동민산업협동조합, 농업회사법인 동방제유㈜, 농업회사법인 ㈜무계바이오, 시그널케어 , 농업회사법인 ㈜심박, 농업회사법인 ㈜어니스트파머, 운진, ㈜유제이테크, 농업회사법인 ㈜이비채, ㈜지엔에스 ,㈜태산 , ㈜티웰 농업회사법인 등 청년창업기업 3개사를 포함한 총 15개사다. 사절단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현지 바이어를 초청한 수출상담회를 개최하고, 28일 오전 수출전문가를 초청해 인도네시아 공략을 위한 설명회를 갖는다. 이어 베트남 호치민으로 이동해 29일 롯데마트 1호점(7군)에서 상품판촉전을 진행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를 초청해 베트남 동향 설명회를 개최한다. 29일과 30일 양일간 두 차례에 걸쳐 수출상담회를 진행하며, 30일에는 호치민 사이공 하이테크파크와 삼성전자 생활가전 복합단지(SEHC)를 시찰한다. 특히 시는 이번 파견 기업에 편도 항공료 및 숙박비 일부를 지원하고,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현지 구매자(바이어)와 원활한 수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성 조사뿐만 아니라 구매력 있는 현지 구매자(바이어)와의 상담 연결, 상담장 임자, 현지 통역원 등을 지원한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미국 관세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혼란을 겪고 있으며, 그 여파가 관내 중소기업의 수출현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역 중소기업 우수제품의 판로 개척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무역사절단 파견인 만큼, 이번 파견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영천시 동남아 무역사절단이 베트남과 대만에서 한화 약 142억원(1천34만 달러)상당의 수출 계약 실적을 올렸다.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5-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