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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로봇의 시대

스페이스엑스(SpaceX)와 테슬라(Tesla)의 창업자 일론머스크(Elon Musk)는 인류가 머지않아 ‘보편적 고소득 시대’에 들어설 것이라 전망했다. 최소한의 생활비를 국가가 보장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넘어, 대다수 사람들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경제 구조가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논리는 단순하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그 결과 재화와 서비스가 넘쳐나는 사회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희소성에 기초한 화폐경제는 약화되고, 돈의 가치 또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뒤따른다. 공상과학 소설처럼 들리지만, 우리 주변에는 이미 변화의 조짐이 분명하다. 산업현장 곳곳에 자동화 설비가 들어서고, 사무직 업무마저 AI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보통사람들도 AI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생산라인에 로봇 도입을 강하게 반대한다는 소식은 전환기의 긴장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편에서는 효율과 경쟁력을 이유로 자동화를 밀어붙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산업혁명의 역사에서 늘 반복되었던 장면이 또 한 번 펼쳐진다. 수년 내에 인간의 숫자와 맞먹는 로봇이 세상에 등장할 것이라 한다. AI는 특정 분야에서 이미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고, 활약 범위는 급격하게 확장되고 있다. 흐름이 지속된다면, 인간은 더 이상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 들어설지도 모른다. 질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인간은 이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노동에서 해방된 사회는 이상향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정체성의 위기를 낳을 수도 있다. 사람은 오랫동안 직업을 통해 자신을 규정해 왔다. ‘무슨 일을 하십니까?’라는 질문은 곧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일의 상당 부분을 기계가 대신하게 된다면, 인간의 역할과 존재감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생산성이 극적으로 높아진 사회에서 그 성과가 과연 공평하게 분배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기술을 소유한 소수에게 부가 집중된다면, ‘보편적 고소득’이 아니라 오히려 극단적인 불평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도와 정책, 사회적 합의가 적절하게 뒤따르지 않으면 기술의 진보는 축복이 아니라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도 무조건적인 공포도 아니다. 다가올 변화를 냉정하게 바라보며 교육과 복지, 경제와 노동을 어떻게 재설계할지 고민해야 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지켜야 할 인간의 가치는 무엇인지 묻는 일도 중요하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연대, 공동체 의식과 상생의 정신, 책임과 존엄 같은 가치는 기계화되거나 자동화될 수 없는 영역이다. AI와 로봇의 시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시대의 모습이 유토피아를 당겨올지 아니면 새로운 불안과 불안정을 불러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많은 부분,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기술과 함께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는 다시 인간에게 달려있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6-01-28

유전형 탈모 보험 적용에 대하여

지난 12월 업무보고 때 이재명 대통령이 유전적 탈모에도 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하자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부터 그 자리에서 바로 난색을 표했다. 그동안 원형탈모나 지루성 탈모 같은 질병으로 인한 탈모는 질병으로 간주하여 보험 급여 대상이지만, 유전적 남성형 탈모는 미용 목적이 강하다고 보험 적용을 안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 달이 지난 현재 보건복지부는 건강바우처 사업에 청년 탈모 치료도 포함하는 방안을 포함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바우처는 복지부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에 담긴 시범사업으로, 20~34살의 탈모인들이 분기별 1회씩, 1년에 4회 미만으로 의료를 이용했다면, 전년에 납부한 건보료의 10%(연간 최대 12만원)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보험료만 내고 혜택을 못 받은 금액 중 일부를 바우처 형식으로 되돌려준다는 뜻이다. 그러나 조건도 까다롭고 금액도 적어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논란을 보다가 오래전 대학 동창 만난 일이 생각났다. 대학 졸업 후 20년이 넘어 만난 남자 동창들은 모두 변함이 없었는데, 유독 한 동창이 어색하게 모자를 쓰고 있었다. 군대 갔다가 심한 사고를 당했는데 그 후유증으로 심한 탈모가 와서 언제나 모자를 쓴다는 것이다. 대학 다닐 때 허물없이 지냈던 동창이라 장난삼아 모자를 건드렸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혹자는 우리 사회가 유난스럽게 외모에 민감하다며 드웨인 존슨이나 제이슨 스타뎀, 이연걸 같은 영화배우를 예로 들며 탈모인의 고민을 무시하지만, 일반인이 그들처럼 빡빡 밀고 다닌다면 어느 문화권이라도 호감형은 아닐 것이다. 유전이라서 질병이 아니라는 논리도 군색하고, 유전형 탈모 치료를 미용 목적이라고만 단정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유전형 탈모가 생존 문제라는 대통령의 인식도 심하다고 생각하다가 ‘털업’으로 활동하는 유튜버 최수호 씨가 가발 벗은 모습을 보니, 내 원형탈모가 보험 적용을 받은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 10대 20대의 탈모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그들이 최수호 씨처럼 탈모가 심하면 정말 생존 문제처럼 느껴질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어떤 이는 탈모 인구가 1천만 명에 이르고, 10~30대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건강보험재정의 한계를 들어 반대한다. 그러나 고혈압 인구는 1천300만 명으로 의료기관 진료는 700만 명이 넘고 기대수명 증가로 30년 이상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혈압은 생명과 직결되고 탈모는 생명과는 상관없다는 큰 차이가 있지만, 고혈압은 인지 못하는 사람이 있지만, 탈모를 방치하는 사람은 없다. 유전형 탈모에 보험 적용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보험이 적용되면 탈모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뀔 것이고 그러면 약 먹기를 꺼리는 경향도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조기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니 의학적으로 질병의 기준을 세워 약에 한정하여 보험을 적용하는 것은 공평한 처리라고 본다. /유영희 인문학자

2026-01-28

솔선리더십이 주는 긍정조직문화

‘부하 직원은 상사의 등을 보고 배운다‘라는 속담이 있다. 리더가 말보다 먼저 행동으로 기준을 보여 조직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는 것이 솔선리더십이다. ‘하라‘가 아니라 ‘내가 먼저 한다.‘ 규정·구호보다 현장에서의 실천, 권한이 아니라 신뢰로 이끄는 힘을 말한다. 현업 개선 활동 참여, 설비 환경 청소 등 똑같은 일을 직책보임자들이 먼저 행하는 것으로, 현장 직원들이 공감하고 상하 간 마음으로 통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자발적 참여와 진정한 소통을 이루어 긍정조직문화를 형성하는 출발점이 된다. 솔선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3가지 조건을 갖춰야 목적과 기능을 발휘한다. 첫째, 말과 행동의 일치로 일관성이다. 안전을 강조하려면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보이지 않는 잠재위험‘ ’사각지대 6대 잠재위험‘ 등을 직접 찾아 먼저 행하며, 비용 절감을 말하면 불필요한 회의·의전부터 줄여 나가는 것이다. 즉, 구성원은 말이 아니라 리더의 선택을 본다. 둘째, 불리한 상황에서도 먼저 행동한다. 문제 발생 시 책임 회피보다 책임을 수용하고, 성과는 팀원에게, 실패는 리더가 감당하는 자세이다. 솔선은 편할 때가 아니라 불편할 때 드러난다. 셋째, 현장 중심이다. 3현주의에 입각한 책상 위 보고보다 현장 눈높이에 맞춰 일하는 것을 말한다. 지시보다 함께 보고, 함께 고민하고, 숫자보다 사람·공정·흐름을 이해하는 것에서 솔선은 시작된다. 현장을 모르는 솔선은 ‘연출‘로 보이고, 현업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다. 솔선활동은 ‘공개적 쇼‘라고도 하지만 진정성이 없거나 정말 쇼가 되어서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솔선리더십은 긍정 조직문화로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구성원은 감시없이 기준을 지키고, 스스로 개선하는 조직문화는 통제 중심 조직에서는 불가능하다. 상하 간, 동료 간 신뢰가 형성되었을 때 가능하고, 진정한 솔선리더십이 조직의 신뢰를 형성시켜준다. ‘리더가 하는 데 내가 안 할 이유가 없다.‘라는 문화가 형성되어 지시가 없어도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준수한다. 지시 문화에서 자율 문화로 바뀌면, ‘내 일‘이라는 주인의식이 강화된다. 안전, 품질, 윤리, 개선 활동이 구호가 아닌 관행이 되고, 편법, 타협이 설 자리가 줄어들어 조직의 기준이 높아지고 신입도 빠르게 조직 기준을 학습한다. ‘이번에도 말뿐이겠지’라는 생각이 사라지고, 구성원이 변화를 신뢰하고 따라온다. 솔선리더십은 지속 가능한 혁신과 개선 문화의 토양이 된다. 긍정조직문화는 개선이 살아있고 성과의 토양이 된다. 개인과 조직간 상호 신뢰를 토대로 사람이 살아 움직인다. 조직이 하고자 하는 일의 수용이 빠르고, 함께 하는 일들이 시너지가 발휘되는 것이다. 숨김없는 일의 문화, 원칙과 공정성, 일관성이 살아있는 조직, 존중과 소통으로 함께 성장하는 교육·개선·도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이다. 솔선리더십은 긍정 조직문화의 출발점이며, 긍정조직문화는 성과의 토양이 된다. 제도보다 빠른 변화는 리더의 태도와 행동이고, 조직의 리더가 허용한 수준까지 기업문화는 성장한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

2026-01-28

포항시민 권정무 2

깔쌈하다는 경상도 촌말이 있어요 검색해 보세요 당신들이 울릉도 갈 때, 천 명이 넘는 손님들이 타는 크루즈, 객실의 바닥과 소금기 가득한 계단, 당신들이 싸지르는 화장실 청소를 이 사람이 합니다 어찌 보면 너무 일에 집착해 답답해 보이기도 합니다 소주도 꼭 한 잔만 해요 술자리 끝나면 후배들 선배들 다 챙겨 보내요 그야말로 인생의 바닥을 싹쓸이하는 사람이에요 해충박멸, 방역과 청결, 하는 일 모두가 얼굴만큼 깔삼해요 기부도 잘 해요, 왼손은 몰라요, 부자도 아니에요 알릴 일도 아니고 그러지도 않아요, 그냥 해요 시니컬한 허세, 그러나 진정성 가득한 포스 덜떨어진 애교가 볼 만해요 그리고 맨발 달리기의 전도사예요. 비오는 날엔 시내를 맨발로도 달려요 영일대 바닷가를 죽자고 달리는 미친 사람이 이 사람입니다 거기에 더한 일도 합니다 시 한 편 제대로 못 외우는 이 삭막한 시대에 그는 삼 백 편의 시를 외우고 있고 필요로 하는 곳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낭송을 합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정말 열심입니다 정말이지 읽고 외워 인문을 함양하고 달리고 달려 신체를 구축하고 쓸고 닦아 생활을 바로 세우는 실존적인 삼종(三種) 세트 인간, 말릴 재간이 없습니다, 지켜보며 응원합니다 후배지만 선배 같아요, 그렇습니다 일부에 충실하여 전부를 말하는 사람이 이 사람입니다. ….. 순수하다고 해서 맹탕일 필요는 없다. 생업은 치열할 뿐만 아니라 더러는 더럽고 저급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고요히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순화시키면 주위가 고요해진다. 그렇다고 고요가 적막은 아니다.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적막의 흐름을 아는 사람이 있고, 또 그것이 적막임을 모르면서도 그 적막을 지배하는 능력자들이 도처에 있음을, 본인은 몰라도 나는 안다. 그런 사람이 정말로 영적으로 뛰어난 인물이다. 가장 잡놈이라 불릴 사람에게서 경지를 이룬 사람의 불가해한 능력을 보는 것은 대낮에 등불을 보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너무 멀리 와버렸거나 도태되었다. 그들의 마을에 가고 싶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1-28

꽃 뒤에 선 잎

지난해 가을, 수필집을 발간했다. 신문과 여러 매체에 흩어져 있던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새로운 숨을 얻었다. 어떤 글은 오래 묵은 슬픔에서 왔고 어떤 글은 지나가는 바람 같은 기쁨에서 태어난 글이었다. 책 속의 모든 글이 내 마음을 다독여 주었듯이 독자들에게도 은은한 치유의 서막이 되기를 바랐다. 12월 초입에 북콘서트를 했다. 한 독자가 내게 “다가오는 크리스마스까지 잘 키우세요”라는 말과 함께 포인세티아 화분을 안겨 주었다. 포인세티아는 초록색과 붉은색이 조화를 이루기에 크리스마스 꽃이라 불리며 꽃말은 축복과 행복이다. 갓 태어난 책을 축복하듯 눈부신 생명의 빛을 품고 있어 자태가 황홀했다. 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처럼 온종일 행복했다. 집으로 돌아와 거실에 화분을 두었다. 전등을 켜자 붉은 잎이 실내의 공기를 따뜻하게 물들였다. 풍성한 초록 잎에 둘러싸인 포인세티아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우리가 꽃이라 부르는 붉은 부분은 진짜 꽃이 아니다. 포엽(苞葉)이다. 꽃을 감싸고 보호하기 위해 태어난 잎. 가운데 작고 노란 꽃은 조용히 숨어 있었고, 포엽은 자신이 꽃인 듯 화려하게 빛나며 세상의 시선을 대신 받아주고 있었다. 포엽은 스스로를 꽃처럼 드러낸다. 하지만 사실은 꽃을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잎이다. 그 희생과 배려가 없다면 진짜 꽃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문득 세상 만물의 이치가 그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무대 위에 서고 누군가는 무대 뒤에서 조명을 켠다. 누군가는 이름을 남기고 누군가는 이름 없이 지탱한다. 드러내지 않고 타인을 도와주는 돌봄의 손길과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뒷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소임을 다하는 이웃들이 있어 우리 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 내 삶에도 포엽 같은 존재가 있다. 수필 동인과 독서회, 글쓰기 모임을 함께하는 분들이다. 혼자 책을 읽고 혼자 글을 쓰는 행위는 개인의 내면을 단단하게 하지만, 여럿이 참여하는 책 읽기와 글쓰기는 타인의 관점을 들여다보며 내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내 독서도 마찬가지다. 혼자서 책 읽기를 마칠 때도 있지만 토론을 통해 사고의 전환을 경험할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만나는 분들은 서로의 성장을 위해 아낌없이 이끌어 주고 토닥여 주는 포엽이다. 포엽은 화려하지만 오래 머물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빛을 잃고 이내 시든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꽃은 열매를 맺어 다음 계절을 준비한다. 포엽의 겉모습이 사라진 뒤에도 열매라는 본질은 남는다. 그래서 나는 한때 찬란히 빛났던 순간보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참고 견뎠던 순간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포엽은 말이 없다. 하지만 자기 역할을 알고 있다. 앞에 나서지 않아도 없으면 안 되는 존재. 꽃을 위해 자기 색을 태우는 잎이다. 그 겸허한 구조를 바라보며 나는 오래 잊고 지내던 마음 하나를 다시 기억해냈다. 빛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드러나는 것이 진짜가 아닐 수 있다는 진실이다. 나는 지금 포인세티아를 바라본다. 포엽 사이에서 작은 꽃이 살포시 숨을 쉬고 있다. 포인세티아는 나에게 은유 하나를 조용히 건넨다. 내 삶이 빛나고 싶다면누군가를 감싸 안는 법을 먼저 배우라고. /정미영 수필가

2026-01-28

수소환원제철, 국가의 결단과 주도성이 중요하다

2025년 12월 26일자 파이낸셜뉴스는 다소 충격적인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수소환원제철 큰일났다···한국은 R&D, 중국은 벌써 생산 시작.” 기사에 따르면 중국 최대 철강기업인 ‘중국 바오우(宝武)그룹’은 광둥성 잔장(湛江)시에 연간 100만 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생산라인을 완공하고 이미 가동에 들어갔다고 한다. 코크스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고, 전기로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이 공정은 기존 제철방식보다 탄소배출을 50~8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연간 300만 톤이 넘는 탄소감축효과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중국과 대비되는 한국의 현실은 냉정하다. 한국은 아직 범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파이넥스(FINEX) 공법을 기반으로 한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814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의미 있는 출발임은 분명하지만, 이미 생산 경쟁에 들어간 중국과의 격차는 분명하다. 이 차이를 단순히 기술력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철강산업이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국가전략산업이라면, 그에 걸맞은 대응 역시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독립적 존엄과 자유와 더불어, 국민 전체의 생활과 생존을 책임지는 공동체가 바로 국가이고 정부이기 때문이다. 수소환원제철에서 국가와 정부의 주도성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이 먼저 수소환원제철의 고지에 깃발을 꽂은 사실에서 배울 수 있는 핵심은 명확하다. ‘누가 더 좋은 기술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누가 먼저 국가의 결단을 내렸는가’이다. 수소환원제철은 개별 기업이 선택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신기술이 아니다. 이는 철강 생산방식뿐 아니라 국가 산업구조와 에너지시스템을 동시에 바꾸는 전면적 대전환 프로젝트다. 수소환원제철은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요구한다. 첫째, 수조~수십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투자다. 둘째, 흔히 “10년이 걸린다”고 말해지는 장기간의 기술적 불확실성이다. 셋째, 청정수소와 재생전력이라는 에너지 인프라의 동시 구축이다. 이 모든 조건은 개별 기업의 통제범위를 명백히 넘어선다. 시장에만 맡길 경우“누군가 먼저 하면 따라가겠다”는 조정 실패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가의 개입 없이는 출발선에 서는 것조차 어렵다. 실제로 주요국은 이미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스웨덴은 정부·국영 전력회사·철강기업이 함께 실증부터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관리하고 있다. 독일은 수조 원의 재정을 투입해 전력과 수소 가격 리스크를 국가가 보전하며 철강전환을 에너지전환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중국 역시 국가계획에 수소에너지 기반 제철전환을 포함시키고, 국영 철강기업에 상용화를 주문했다. 이들에게 수소환원제철은 기술 실험이 아니라 철강강국 간 생산능력 경쟁이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또 다른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수소환원제철은 단기간 성과를 내는 정책이 아니라 최소 10년 이상 지속되어야 하는 국가 전환프로젝트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행정구조는 이러한 장기과제에 취약하다. 정권교체와 함께 정책 우선순위가 흔들리고, 조직과 예산이 단절되는 일이 반복되어 왔다. 그래서 수소환원제철 논의는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 개인의 의지 차원을 넘어, 국가전략의‘계속성’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산업 전환과 탄소중립 전략이 실증을 넘어 상용화 단계까지 이어지려면, 정책의 시간표 역시 단임 임기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 임기구조에 대한 논의 또한 특정 인물을 위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이러한 장기 국가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고민 속에서 다뤄질 필요가 있다. 한국도 이제 관점을 바꿔야 한다. 수소환원제철을 포스코라는 한 기업의 선택에 맡겨둘 일이 아니다. 이는‘기업의 혁신과제’가 아니라‘국가의 전환과제’이며, 국가전략기술로 공식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주도성이 필요하다는 점은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첫째, 국가 비전과 로드맵이 필요하다. 언제 실증을 끝내고 언제 상용화로 넘어갈 것인지 국가가 명확히 제시해야 기업이 움직인다. 둘째, 초기 단계에서 불가피한 수소·전력 가격 리스크를 국가가 흡수해야 한다.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탄소차액계약제도(CCfD)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핵심 수단이다. 셋째, 연구개발을 넘어 설비투자에 대한 직접 지원과 금융보증이 필요하다. “실패하면 국가도 함께 책임진다”는 시그널이 있어야 투자 결단이 가능하다. 넷째, 수소 생산·저장·운송, 전력망, 항만과 같은 인프라는 공공재로 인식하고 국가가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법과 제도를 통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전환 특별법, 인허가 패스트트랙, 그린철강 공공조달 의무화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을 위한 장치다. 특히 K-스틸법 시행령에 수소환원제철의 국가 주도 실증·상용화, 국고 직접 지원, 전담조직 설치가 명확히 담기지 않으면 법은 구호에 그칠 위험이 크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제를 통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설 전담조직이 필요하다. 산업·에너지·환경·인력 정책을 통합 조정할 국무총리실 산하의 수소환원제철 전환청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다. 또한 전환청(추진단)이 자리할 곳은 책상 위의 정책 공간이 아니라, 실제 전환이 일어나야 하는 현장이어야 한다.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심장인 포항이 그 장소다. 실증·생산·인력·연구가 공간적으로 집적된 곳에서 산업전환의 속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은 이미 수많은 경험을 통해 확인되어 왔다. 수소환원제철이 뒤처질 경우 그 대가는 막대하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로 수출 경쟁력을 잃고, 자동차·조선·방산 등 연관 산업이 연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는 환경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안보의 문제다. 이제 선택은 분명하다.“기업이 알아서 하길 기다리자”거나 “R&D만 하면 언젠가 된다”는 접근으로는 늦다. 필요한 것은 국가가 책임지고, 수소환원제철 구축 기간의 계속성을 보장하며, 현장에서 실행하는 체계다. RE100을 모르고 시작해서 아까운 시간 3년을 허비했다. 다시 자세를 다잡아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중심, 포항에서 수소환원제철의 신기원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수소환원제철이 제2의 철강혁명이라면, 수소환원제철은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결단이며, 그 결단은 국가의 문제이므로 정부와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의 임무이다. /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

2026-01-28

대구 스포츠산업 창업도약센터, 최우수 운영기관 선정

대구테크노파크(이하 대구TP)가 운영하는 스포츠산업 창업도약센터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25년 스포츠산업 창업지원사업(창업도약센터)’ 운영기관 연차평가에서 최고점인 99.4점을 기록하며 최우수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평가는 전국 스포츠산업 창업도약센터를 대상으로 △사업 추진 체계성 △사업관리 효율성 △사업 발전 노력 △사업 추진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진행됐다. 대구TP는 모든 평가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아 최고점을 기록했다. 대구TP는 2016년부터 스포츠산업 분야 창업 지원을 본격화해 창업 아이디어 기획부터 예비·초기창업, 재창업, 창업도약센터 사업에 이르기까지 10년 이상 단계별 지원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를 통해 스포츠산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특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단순 교육 중심의 지원을 넘어 사업 기획, 기술 고도화, 시장 진출까지 연계하는 전주기형 성장 지원 구조를 확립한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이 같은 체계적 지원을 통해 참여 기업들은 전년 대비 매출 134%, 고용 136%, 투자유치 9억 6000만 원, 지식재산권 23건을 기록하며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냈다. 전체 성과 달성률은 평균 20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지원을 통해 성장한 기업들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몽플리쎄는 매출이 14억 원에서 22억 원으로 157% 증가하며 신규 고용 5명을 창출했고, ㈜엑스빅은 매출 3억 3000만 원에서 9억 8000만 원으로 297% 성장하며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했다. ㈜데피니브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우수체육용구 생산업체’로 선정됐다. 강대익 대구TP AX산업본부장은 “이번 최고점 평가는 단기 성과가 아닌, 지난 10년간 축적해 온 스포츠산업 특화 창업지원 노하우와 지역 기반 협력체계의 결과”라며 “앞으로 AI·데이터 기반 사업화와 투자 연계 고도화, 글로벌 진출 지원을 강화해 지속 성장 가능한 스포츠산업 기업을 배출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1-28

대구 서구, 취업 준비 청년 실질 지원 나선다

대구 서구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실질적인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맞춤형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서구는 지역 내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이력서 사진 촬영 지원 사업’과 ‘취업 면접실(AI 모의 면접) 운영 사업’을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력서 사진 촬영 지원 사업’은 서구에 거주하는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이력서용 사진 촬영과 포토샵 보정, 사진 인화까지 무료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28일부터 예산 소진 시까지 선착순으로 참여자를 모집한다. 또 서구청년센터 청년마당(와룡로90길 61)에는 취업 면접실을 조성해 청년들에게 공간을 대관하고, AI 기반 모의 면접을 비롯해 자기소개서 첨삭, 영어 회화 자격증(OPCI·토스) 대비 등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두 사업 모두 청년들이 실제 취업 과정에서 겪는 비용 부담과 정보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업 신청은 서구청 홈페이지(복지→청년→청년 소식 게시판)를 통해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서구청년센터 청년마당(053-561-2051)으로 문의하면 된다. 류한국 서구청장은 “이번 사업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년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1-28

군위군, 명품교육으로 소멸 위기 넘는다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대구 군위군이 교육을 지역 재도약의 핵심 해법으로 선택했다. 인구 2만3000여 명의 군위군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IB 교육 도입과 몰입형 학습, 돌봄 인프라 확충을 축으로 공교육 경쟁력을 강화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기반을 다지고 있다. 행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교육 생태계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성과는 수치로 입증됐다. 군위군 유일의 고등학교인 군위고등학교는 2026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졸업생 88명 가운데 77명이 대학에 진학해 진학률 87.5%를 기록했다. 의·약학과 4명을 비롯해 KAIST,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과 경북대 등 거점 국립대 합격생을 다수 배출하며 개교 이래 최고 성과를 냈다. 이 같은 성과는 학교의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군위군·대구시교육청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의 결과다. 설립 25년을 맞은 (사)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는 4000여 명의 기부 참여로 지난해 말 기금 31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30억 원 이상을 장학·기숙사·방과후학교·원어민 영어교육 등에 지원하며 교육·돌봄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군은 ‘군위형 몰입교육’도 브랜드화했다. 군위인재양성원을 통해 2024년 몰입영어교실을 시작으로 몰입수학·몰입독서로 확대해 자기주도 학습 역량을 키웠다. 입시 전문기관과 연계한 맞춤형 진로·진학 컨설팅도 병행해 학생 개개인의 진로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 교육 인프라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교육발전특구 지정 이후 지난해까지 국비 50%를 포함해 총 33억 여원을 투입했고, 2026년에도 약 19억 원을 추가 투자해 교육 콘텐츠 고도화에 나선다. 대구시교육청과 협력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5년간 연계되는 IB 교육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군위초와 병설유치원은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고, 군위 중·고등학교도 IB 후보학교로 지정돼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돌봄과 생활 기반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 군위군은 올 상반기 청소년 허브센터를 개관해 방과후 학습과 문화 활동을 아우르는 공간을 마련한다. 또 국비와 군비 128억 원을 투입해 6층 규모의 학교복합시설 ‘아이사랑키움터’를 조성, 키즈카페와 체험공간, 장난감도서관 등을 갖춘 공공 돌봄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출생부터 교육까지 부모와 아이 모두가 만족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교육과 돌봄을 중심으로 군위의 미래 경쟁력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6-01-28

中企 2곳 중 1곳 “고용허가제 사업장 변경 현행 유지해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 2곳 중 1곳이 고용허가제(E-9) 사업장 변경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조기 이탈이 빈번해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두드러졌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 중인 중소기업 31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인력(E-9) 사업장 변경제도 개편 관련 의견조사’ 결과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추진 중인 외국인력 통합지원 TF 논의와 관련해 사업장 변경 제한 완화에 대한 중소기업 현장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 실시됐다. 조사 결과, 정부의 사업장 변경 제도 개편 방향에 대해 응답 기업의 48.7%가 ‘현행 유지(초기 3년간 변경 제한)’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2년간 변경 제한 후 자유 이동 허용(31.6%), △1년간 변경 제한 후 자유 이동 허용(19.7%) 순으로 나타났다. 이미 현행 제도하에서도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요구를 경험한 기업은 74.5%에 달했다. 변경 요구 시점은 입국 후 ‘1년 이내’가 71.4%로 가장 많았으며, 이 가운데 ‘3개월 이내’ 변경 요구가 34.6%로 가장 높게 나타나 조기 이탈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국 3개월 이내 변경 요구 비율은 비수도권이 37.8%로 수도권(29.5%)보다 8.3%p 높아, 지역 중소기업의 인력 이탈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변경 제한이 완화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영세 중소기업의 인력난 심화(61.3%)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 항목은 비수도권에서 65.4%로 수도권(54.9%)보다 10.5%p 높게 나타나 지역 간 인력 수급 불균형 심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납기 준수 어려움 등 생산성 하락(54.2%), △도입·취업교육 비용 및 직무교육(OJT) 등 유·무형 손실 확대(43.5%) 순이었다. 다만 제도 완화가 불가피할 경우 필요한 보완 정책으로는 △이직자 발생 시 해당 기업에 E-9 인력 우선 선발(60.6%) △사업주 귀책 사유가 아닌 근로자 책임 이직에 대한 패널티 부여(59.5%)가 가장 많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기숙사 설립·운영비용 세액감면 등 지원 확대(45.3%) △근로자 사업장 변경 이력 공개(40.9%)도 필요하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고용허가제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사업장 변경이 자유로워질 경우 영세 중소기업과 인구소멸지역의 인력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인됐다”며 “외국인 근로자의 권리 보호와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환경을 함께 고려한 균형 잡힌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1-28

대구소방안전본부, 구급차 동승실습 통해 응급의료 인재 양성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응급의료 인재 양성과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오는 2월 27일까지 5주간 계명문화대학교 응급구조과 학생 13명을 대상으로 119구급차 동승 현장실습 교육을 실시한다. 이번 동승실습은 예비 응급구조사들이 실제 구급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병원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마련됐다. 학생들은 구급대원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 응급환자 평가와 처치 보조, 현장 활동 지원, 구급장비 및 기자재 사용법 등을 체계적으로 익히게 된다. 특히 단순한 실습을 넘어,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과 함께 구급차 길 터주기의 중요성, 올바른 119구급차 이용 문화 등 안전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도 병행된다. 이를 통해 응급의료 전문성은 물론 시민 안전문화 정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소방은 실습 기간 동안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현장 관리와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실제 출동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졸업 후 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교육을 진행한다. 엄준욱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이번 동승실습이 학생들에게 현장 경험을 쌓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실습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1-28

대구 달서구, 결혼·출산 정책 한눈에…‘링크-Talk 서비스’ 본격 운영

대구 달서구가 결혼부터 출산·육아까지 생애 단계별 정책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선보였다. 달서구는 통합 정보 플랫폼 ‘달서 결혼출산 정보 다이어리’와 연계한 수요자 맞춤형 안내 서비스인 ‘링크-Talk 서비스’를 본격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링크-Talk 서비스’는 출생 또는 혼인 신고 시 정보 제공에 동의한 주민에게 정책 안내 플랫폼 접속 링크를 문자로 발송하는 방식이다. 여러 부서와 기관에 흩어져 있던 결혼·출산·양육 관련 정책 정보를 한 번의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2025년 12월 출생신고 가정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됐으며, 올해 1월부터는 혼인신고 가정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신고 직후 필요한 정책 정보를 적시에 안내함으로써 행정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주민 불편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계된 ‘달서 결혼출산 정보 다이어리’는 결혼·임신·출산·영유아·아동·다자녀 등 생애 주기별 정책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AI 기반 맞춤형 검색 기능을 통해 개인 상황에 맞는 정책을 손쉽게 찾을 수 있으며, 각 정책 신청 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는 외부 링크도 함께 제공한다. 달서구는 접근성 강화를 위해 관내 23개 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창구에 QR 홍보 보드를 설치했다. 민원 처리 중 QR코드를 스캔하면 즉시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어 현장 활용도도 높일 계획이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주민이 꼭 필요한 정책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행정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기반의 소통 행정을 강화해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달서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1-28

대구교도소,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업무협약 체결

대구교도소가 교정시설 내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손을 맞잡았다. 대구교도소는 지난 27일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수용자의 정서 안정과 심성 순화를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교정시설 내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예술 활동을 통해 수용자의 정서 안정과 인성 함양을 도모함으로써 인권 친화적인 교정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양 기관은 이를 통해 공공문화 서비스의 가치를 확산하고,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수용자의 사회적 적응 능력 향상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박수연 대구교도소장은 “문화예술은 수용자의 마음을 치유하고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매개체”라며 “앞으로도 지역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인권 친화적이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교정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은 “지역 문화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한 공공 문화서비스 확대에 적극 협력하겠다”며 “문화예술의 공공적 가치를 교정 현장까지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교도소는 지난해 12월 19일 대구문화예술회관과 협력해 교도소 대강당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찾아가는 음악회’를 공동 개최한 바 있다. 양 기관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협력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1-28

울릉 주민은 ‘물류 인질’인가... 수익성 매몰된 화물 선사·손 놓은 행정 ‘논란’

울릉도 주민들이 대형 크루즈 도입으로 ‘육지 나들이’의 물꼬를 텄지만, 정작 삶의 혈관인 화물선이 선사들의 수익성 논리에 가로막히면서 심각한 물류 고립 상태에 빠졌다. 28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최근 포항~울릉 항로를 운항하는 화물선 미래호와 금광호가 겨울철 경영난과 기상 악화를 명분으로 운항 횟수를 기존 주 3회에서 주 1회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섬 전체가 생필품 부족 등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현재 울릉도는 대형 여객선 덕분에 기상 악화 시에도 육지 이동은이 비교적 안정화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사람이 먹고 자는 데 필요한 물자를 나르는 화물선은 거의 멈춰 선 실정이나 마찬가지다. 주 1회 운항은 동해의 거친 기상을 고려할 때, 단 한 번만 결항해도 열흘 이상 물자가 끊긴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주민들은 이를 사실상의 ‘물류 포기 선언’이라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육지 물류센터에는 택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섬 내 슈퍼마켓은 매대 비우기가 일상이 됐다. 울릉읍 주민 B씨는 “사람은 여객선을 타고 육지에 갈 수 있는데, 정작 아이 기저귀와 분유는 일주일째 포항 터미널에 묶여 있다”며 “생필품조차 제때 구하지 못하는 현실이 분통 터진다”고 토로했다. 물류 대란의 여파는 생필품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대형 카페리에 실을 수 없는 가스, 유류, 대량 식자재 등 필수 자원 보급이 끊기다시피 하고, 건설업계 역시 철근 등 주요 자재 공급 중단으로 민간 공사 현장이 일제히 멈춰 설 위기다. 특히 최근의 운항 파행은 주민들의 공분을 더 하고 있다. 금광 해운의 ‘금광 11호’가 지난 21일부터 30일까지 정기 검사로 휴항하면서 사실상 ‘미래 15호’ 한 척에 물류를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래 15호는 지난 21일과 23일, 26일 세 차례나 기상 악화를 이유로 운항을 중단했다. 26일은 동해상 파고가 1~2m 수준으로 비교적 잔잔했음에도 결항을 결정해 ‘고의 휴항’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상황 악화에도 불구, 화물 선사들은 해결책 마련보다 책임 회피와 ‘네 탓 공방’에만 급급하다. 금광 해운 관계자는 “겨울철 물동량 감소로 인한 손실이 막대해, 울릉군에 격일제 운행을 제안했으나 미래해운 측이 대화에 응하지 않아 진행이 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래해운 측은 “주말 하역료 할증 등 적자 구조에 대한 보조금 없이는 운항 확대가 어렵다”며 “화물선은 신고제라 정기 운항 의무가 없고, 운항 여부는 선장의 자율적 판단 영역”이라고 반박했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매년 반복되는 이 사태를 ‘인재(人災)’로 규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화물선 운항이 공적 기준이 아닌 선사의 수익성과 자율적 판단에만 맡겨져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주민 일상을 담보로 벌이는 선사 간의 기 싸움을 더는 묵과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이를 중재해야 할 행정기관마저 법적 한계를 이유로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내항 화물 운송사업자의 운항 증·감편에 대해 강제 권고할 법적 규정이 없다”고 답했고, 울릉군 또한 “선사들과의 지속적인 소통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 울릉 주민들은 “화물선은 단순한 배가 아니라 우리에겐 생명선”이라며 “선사 자율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적자 보전 대책 마련과 함께 정기 운항을 강제할 수 있는 공적 관리 체계 도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겨울철마다 되풀이되는 기형적인 물류 고립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법적 한계를 넘어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1-28

‘수소환원제철’, 포항 경제 재도약의 열쇠···전력비 부담이 최대 걸림돌

수소환원제철은 침체된 포항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은다. 철강 산업의 탈탄소 전환과 함께 지역 산업과 고용을 떠받칠 핵심 축으로 꼽힌다. 다만 기술 개발 속도에 비해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전력 비용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1년 kWh당 100원대 초반에서 최근 180원 수준까지 크게 올랐다. 전력 사용 비중이 높은 철강업계로서는 원가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고로보다 전기 의존도가 높은 공정이어서 전기요금 변화에 더욱 민감하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K스틸법 역시 한계를 안고 있다는 평가다. 그린철강 전환을 위한 법적 틀은 마련됐지만, 현장에서 가장 절실한 전기요금 대책은 여전히 공백 상태다. 설비 전환을 요구하면서도 운영비 부담은 시장에 맡기는 구조로는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주요국은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그린 이노베이션 기금’을 통해 철강업계 탄소 감축에 약 4조원을 지원하고, 독일 등 EU 국가들은 설비 투자뿐 아니라 운영비 차액까지 보전한다. 스웨덴은 수소환원제철 설비와 함께 값싼 북부 전력을 연계 공급하며 상용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설비 구축에 그치지 않고, 실제 가동이 가능하도록 비용 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수소환원제철 실증과 초기 투자 부담의 상당 부분을 기업이 떠안고 있다. 포스코가 추진 중인 데모플랜트 역시 국비 지원이 연구개발(R&D)에 집중돼 있어, 상용화 단계에서 핵심 변수인 전력비 부담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수소환원제철은 특정 기업의 신사업을 넘어 포항 경제 전반의 향방과 직결된 사안이다. 최근 포항시장 후보들이 모두 이를 지역의 핵심 미래 산업으로 언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술 개발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이제는 전력 공급과 요금 체계, 용지 조성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항의 재도약 여부는 수소환원제철을 ‘가동 가능한 산업’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6-01-28

“노트북 한 대가 중고차 값”⋯AI 광풍에 신학기 가전 ‘비명’

28일 오후 포항시 북구의 한 전자제품 매장. 예년 같으면 신학기를 앞두고 노트북을 고르는 학생과 학부모들로 북적였을 시기지만, 매장에는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진열대에 붙은 가격표를 확인한 시민들은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발길을 돌렸다. 대학 입학을 앞둔 자녀와 매장을 찾은 주부 이모 씨(49)는 “노트북 한 대 가격이 300만 원을 훌쩍 넘는 걸 보고 눈을 의심했다”며 “작년에 봐뒀던 모델보다 사양은 비슷한데 가격은 100만 원 가까이 오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 PC와 스마트폰 가격은 무섭게 치솟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노트북 신모델은 지난해 동급 라인업 대비 약 30~50만 원, 삼성전자는 고사양 모델 기준 50만 원 이상 올랐다. 프리미엄급 라인업은 이미 300만 원 고지를 넘어섰다. 유통 현장의 비명은 더 크다. 조립 PC 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조립 PC가 아니라 ‘시가 PC’라고 불러야 할 판”이라며 “통상 본체 가격의 10% 내외였던 메모리 비중이 최근 30%를 돌파하며 핵심 부품인 그래픽카드 가격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전에 낸 견적가가 오후면 재고 부족으로 취소되거나 자고 일어나면 도매가가 수만 원씩 급등해 있어 손님들에게 견적서를 내미는 것 자체가 고역”이라며 하소연했다. 이 같은 ‘메모리 쇼크’의 발원지는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AI(인공지능) 열풍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5 등 최신 D램 현물가는 지난해 저점 대비 50% 이상 반등했다. 이유는 공급의 ‘질적 변화’에 있다.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생산 라인을 수익성이 높은 HBM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했기 때문이다. HBM은 일반 D램을 여러 개 쌓아 만드는데 공정 난도가 높고 웨이퍼 소모량이 일반 제품의 2~3배에 달한다. AI 서버용 메모리 공급을 늘릴수록 일반 소비자용 D램 생산량은 물리적으로 줄어드는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중고 시장에서는 구형 PC에서 떼어낸 D램이 ‘귀한 몸’ 대접을 받으며 올라오는 족족 팔려나가고 과거 흔했던 ‘메모리 무료 업그레이드’ 이벤트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우 경북대 전기공학과 부교수는 “노트북용 D램과 AI용 메모리는 규격이 다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이윤이 훨씬 많이 남는 AI 메모리 쪽으로 웨이퍼 할당량을 우선 배정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범용 메모리의 절대적인 공급량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저가형 제품으로 틈새를 노리고 있지만 품질 격차로 인해 당분간 글로벌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AI 열풍이 사그라지지 않는 한 소비자용 IT 제품의 가격 고공행진은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1-28

남진복 경북도의원 “울릉·영양 도의원 선거구 사수해야”

헌법재판소의 ‘표의 등가성’ 중심 선거구 획정 결정으로 경북 울릉군과 영양군 등 농어촌 지역 광역의원 선거구가 폐지 위기에 몰리자, 남진복 경북도의원(국민의힘·울릉)이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28일 남 의원에 따르면 헌재가 지난해 10월 ‘지역 선거구 평균 인구의 상하 50%’를 획정을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경북 울릉·영양을 포함한 전국 9개 광역의원 선거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들 지역은 헌재가 정한 시한인 내달 19일까지 선거구 조정을 마쳐야 하는 촉박한 상황이다. 남 의원은 “헌재의 논리대로라면 저출생과 대도시 인구 쏠림이 심화하는 현실에서 농산어촌 선거구는 어느 곳도 통폐합의 칼날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인구 비례에 따른 표의 등가성 못지않게 지역 대표성 또한 포기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라며 “현재 시행 중인 ‘기초자치단체별 광역의원 최소 1석 특례’는 자치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고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회의 책임 있는 자세도 촉구했다. 남 의원은 “현재 헌재로부터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고도 개정되지 않은 법률이 29건에 달한다”라며 “이는 우리 헌법이 시대 변화와 농어촌의 절박한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농산어촌 현실을 바탕으로 한 헌법 재해석 요구’, ‘선거구 조정 유보’ ‘최소 이번 지방선거까지만이라도 현행 제도 유지’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남 의원은 최근 가속화되는 대구·경북 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표의 등가성만 강조되면 통합 이후에는 선거구당 평균 인구가 늘어나 경북 농어촌 선거구 축소는 불가피해진다”며 “지역 대표성이 무시되는 통합 논의는 지방자치 역행이자 지역 소멸을 부추기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경고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1-28

경북도호국보훈재단, 이상룡 선생 독립운동 공적 재심사 추진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의 독립운동 공적을 둘러싼 재검증 작업이 경북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역 연구기관이 주도하는 체계적 검토와 공론화 절차를 통해 상훈 제도의 기준과 역사적 평가를 다시 짚겠다는 취지다. 재단법인 경북도호국보훈재단은 28일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의 독립운동 공적을 재검증하기 위한 ‘독립유공자 공적 재심사 추진단(TF)’을 구성하고 활동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가보훈부의 포상 심사 기준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지역 독립운동 연구기관으로서 학술적 검증과 근거 자료 정비, 사회적 논의를 병행할 필요가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이상룡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최고지도자인 국무령을 지낸 인물로,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해 현재 포상 등급이 독립장(3등급)에 머물러 있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와 학계, 후손을 중심으로 공적 재심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추진단은 대표이사를 단장으로 자문단과 운영팀, 자료조사팀 등 13명으로 꾸려졌으며, 2025년 12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약 9개월간 운영된다. 기존 공적 심사 자료 분석을 비롯해 추가 사료 발굴과 학술 연구, 보고서 작성, 유관기관 협력 체계 구축, 공적 재심사 신청서 문서화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재단은 이번 작업을 단순한 서훈 상향 요청이 아닌, 공적의 범위와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다시 살피는 과정으로 규정하고 있다. 삼일절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등 국가기념일과 연계한 언론 홍보를 진행하고, 경북도청과 국회의원회관 등에서 학술 포럼과 강연회를 열어 재심사의 취지와 필요성을 사회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한희원 경북도호국보훈재단 대표이사는 “독립유공자 공적 재심사는 한 인물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상훈 제도의 신뢰와 역사적 정의를 점검하는 과정”이라며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공적 검증의 책임을 다하고, 투명한 공론화로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1-28

권성동 의원 1심 징역 2년...통일교에서 1억원 수수 혐의 인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권성동 국회의원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 의원이 2022년 1월 5일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으로부터 윤석열 정부의 교단 지원 등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이라면 헌법상 청렴의무에 기초해 양심에 따라 국가이익을 우선시해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피고인의 범행은 국민의 기대와 헌법상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유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15년간 검사로 재직했고 이후 국회 법사위원장으로도 재직한 법률 전문가로서, 자기 행위의 법적 의미를 알았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수사 초기부터 혐의를 부인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꾸짖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윤 전 본부장에게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론 보이지 않고 30년간 공직에 있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한 점,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 측은 민중기 특검팀이 ‘공소장 일본(一本)주의‘를 지키지 않았고 이 사건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도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1-28

진짜 두려운 것

어느 아침이었다. 잠에서 깨어난 순간 내가 제일 먼저 떠올린 건 건조기였다. 전날 저녁, 건조기를 돌려놓고는 잠들어버린 것이다. 며칠 치의 수건이 겹겹이 몸을 포갠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수건을 꺼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건조기가 있는 베란다로 비척비척 걸어갔다. 밤새 꼭꼭 닫아두었던 베란다 창문을 열고 건조기를 열었다. 건조기 깊숙이 상체를 밀어 넣고 건조된 수건 뭉치를 품에 안던 때였다. 오른발에 무언가 밟혔다. 바삭. 말 그대로 바삭한 소리가 들렸다. 베란다에서 감자칩을 먹은 적이 있었나?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잠에 취해 있었던 것 같다. 불 꺼진 베란다는 어두웠고, 나는 손에 든 수건을 우선 거실 소파 위로 옮겨두었다. 그러곤 베란다 불을 켰다. 그곳엔 내가 세상에서 제일 두려워하는 게 있었다. ‘공포’라는 단어에는 ‘두려울 공(恐)’과 ‘두려워할 포(怖)’라는 한자가 쓰였다. 말 그대로 두려운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공포라는 뜻인데, 두려운 것이 두 배가 될 때 사람들은 공포를 느끼는 게 아닐까 싶다. 두려운 것과 두려운 것. 평소에 나는 겁이 별로 없는 편이다. 공포나 고어 영화도 잘 보고 무서운 놀이기구도 즐겨 탄다. 높은 곳도 겁내지 않는다. 이런 내가 두려워하는 건 두 가지인데, 바로 어둠과 벌레이다. 그리고 그날 나는 내가 두려워하는 두 가지를 동시에 목격했다. 하나, 내 손가락 두 개를 합친 것보다 큰 바퀴벌레. 둘, 그 바퀴벌레를 어둠 속에서 내가 밟았다는 사실. 나는 곧장 비명을 지르며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었다. 더 무서운 사실은, 바퀴벌레가 여전히 살아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반쯤 울먹이며 화장실에서 발을 깨끗이 닦고, 살충제로 바퀴벌레를 익사시켰다. 겨우겨우 사체까지 치우고 나니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다. 나는 완전히 탈진한 채 소파에 누워 세스코 무료 상담을 검색했다. 가장 이른 날짜로 방문 신청을 하곤 며칠간 베란다로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자 그날의 충격과 공포는 점점 사그라들었다. 나는 이 일을 무용담처럼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 친구들을 만나면 나는 최근에 겪은 일 중 가장 끔찍한 일인데, 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날도 친구 한 명에게 바퀴벌레 이야기를 꺼내려던 참이었다. 우리는 추운 날씨를 이겨내기 위해 뜨끈한 샤부샤부를 먹기로 했다. 식사하는 동안엔 만나지 못하는 동안 있었던 근황 이야기를 꺼냈다. 친구는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과 결혼을 계획 중이었다. 친구의 애인은 다정하고 좋은 사람인 것 같았다. 카페로 자리를 옮긴 뒤 우리는 결혼 이야기를 이어갔다. 집은 어디에 구하기로 했어? 음료를 마시며 가볍게 던진 질문에 친구가 잠시 머뭇거렸다.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 괜히 민감한 주제를 던졌나 고민하던 찰나 친구가 입을 열었다. “얼마 전에 같이 집을 보러 다녔는데, 오빠가 나는 바퀴벌레 나오는 집만 아니면 돼, 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는데 기분이 되게 이상했어.” 친구가 유리잔에 꽂힌 빨대를 한참 만지작거리다 말했다. “오빠는 평생 아파트에서만 살았거든. 우리 집은 바퀴벌레가 종종 나오곤 했는데 오빠한테 말하면 아마 기겁할걸. 자기는 집에서 바퀴벌레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대.” 친구가 빨대를 가볍게 물었다 놓았다. “이럴 때 조금 무서운 것 같아. 우리가 살아온 환경이 너무 다르다는 게.” 나는 가만히 고개만 끄덕였다. 나 또한 평생을 아파트에서만 살았다. 독립하기 전까지 나는 집에서 바퀴벌레를 비롯한 벌레를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여름엔 음식물 쓰레기통 근처에서 날파리가 들끓고 몰래 침투한 모기가 가족들을 괴롭혔지만 그건 거의 모든 사람이 겪는 일이므로 제외하고). 그게 너무 당연해서, 내가 사는 집에선 당연히 바퀴벌레가 나오지 않을 거라 믿었던 것이다. 바퀴벌레가 징그러운 해충이라는 사실과는 별개로, 평생 겪은 적 없는 미지를 앞으로 수없이 맞닥뜨려야 한다는 막막함이 나를 더 두렵게 만든 건 아닐까. 내가 진짜 두려워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밝혀진 순간이었다. “나도 그랬는데, 살면 또 살아지더라.” 나는 친구를 위로하듯 말했다. 친구가 빙긋 웃었다. “그렇겠지? 그리고 바퀴벌레쯤이야 내가 잡으면 되니까.” 나는 친구에게 세스코 정기 구독료에 대해 알려주고, 친구는 바퀴벌레를 한 방에 죽일 수 있는 약을 소개해 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유독 어두웠다. 나는 친구와의 대화를 곱씹으며 걸었다. 살면 또 살아지더라. 친구에게 건넨 말이 부드럽게 몸을 돌려 내게 다가오는 걸 느끼며 캄캄한 어둠을 헤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양수빈(소설가)

2026-01-28

글쓰기를 권함

나의 여덟 번째 책이 세상에 나왔다. 책을 한 권이라도 더 팔기 위해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가까운 사람들부터 천천히 내 신간이 나왔다고 소문을 내야 한다. 주변에 책 나왔다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은 내게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 준다. 처음에는 머쓱했는데 이제는 그냥 싱긋 웃는다. 누군가 자기 일을 하고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어 놓는 모든 일들은 사실 모두 칭찬받을 만 한 일이다. 휴대폰이나 자동차 만드는 일에 기여하는 사람들, 흙 밖에 없는 땅에서 먹거리를 생산해내는 사람들, 맛있는 스파게티나 떡볶이를 만드는 사람들 모두 칭찬받아 마땅하다. 신간 소식을 전하는 내게 질문을 건네는 사람들도 있다. 먼저 자기도 언젠가 책을 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책을 낼 수 있는지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일단 글을 쓰라고 말한다. 책을 채우는 기본적인 내용물은 결국 글이다.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들 중 실제로 글을 쓰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글을 쓰지 않으면 책은 낼 수 없다.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내 생각에 글을 잘 쓰는 방법과 운동을 잘 하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운동은 결국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잘 한다. 약간의 재능을 타고 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운동이란 것은 그것을 많이 해 보지 않으면 도저히 잘할 수 없는 것이다. 글도 마찬가지이다. 글을 잘 쓰려면 글을 많이 써야 한다. 글쓰기도 운동도 직접 행동으로 옮겨야 그것을 잘 하기 위한 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권한다. 꼭 어디 발표하거나, 책을 내거나,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기 위한 글쓰기를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러닝 열풍에 힘입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황영조나 이봉주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들 중 대부분이 원하는 것은 조금 더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이다. 나는 생활 속의 글쓰기 역시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흩어져있는 생각을 모아야 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쉽게 잘 정리해야 한다. 이를 통해 내가 하고 있었던 생각이 구체화되고 또렷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내 머릿속에 분명히 있었으나 자각하지 못했던 어떤 생각을 새롭게 발견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사람의 행동은 결국 생각의 산물이다. 생각이 정돈되면 확신이 생기고 행동에도 체계가 생긴다. 생각이 다양해지면 행동의 반경도 넓어진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지혜로운 사람이라 부르는지도 모른다. 또한 글쓰기는 휘발되고 마는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저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 우리가 살아온 지난날은 점점 더 소중해진다. 그런데 그것들이 허망하게 잊혀지고 마는 것은 너무나도 아까운 일이다. 우리가 경험한 것과 그 안에서 품은 감정들을 짧게나마 글로 남기고 머리와 가슴 한 켠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일은 우리로 하여금 인생을 보다 촘촘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준다. 장황하고 거창하게 써 내려간 대단한 글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몇 문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수필도 좋고, 솔직한 마음을 담아 몇 줄의 시를 써 보는 것도 좋다. 그것도 조금 막막하다면 몇 단어의 메모로부터 출발하는 것도 괜찮다. 생각해보면 아주 글을 쓰지 않고 쓰는 삶이라는 게 이제는 거의 불가능해지지 않았는가. 인터넷 기사에 쓰는 댓글도 글이고 SNS에 휙 던져놓는 몇 마디도 글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건네는 메시지도 글이고 업무를 위해 주고받는 이메일도 모두 글이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이왕 쓰는 것 잘 쓰고 싶은 분들을 위해 비결을 조금 공개하도록 하겠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확하게 문장을 구사하는 일로부터 출발한다. 어떤 글이건 일단 써 보고 요즘 널리 사용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에게 교정·교열을 요청한다. 그러면 맞춤법 오류와 비문 같은 것들을 수정한 새로운 문장을 내어 놓을 것이다. 기존에 쓴 문장과 수정된 문장을 비교하는 일을 반복한다면 문장을 정확하게 구사하는 능력이 향상될 것이다. 그리고 좋은 글은 좋은 글감으로부터 나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좋은 글감을 찾는 방법도 알려드리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지면이 부족하다. 강백수의 신간 《뭘 쓸까》에 상세히 적어두었으니 참고하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백수(시인)

2026-01-28

경북도, ASF 전국 확산 조짐에 선제 방역 조치

전국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잇따르면서 경북도가 방역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최근 강원·경기·전남 등지에서 연이어 발생 사례가 확인되자, 도내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28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강원 강릉을 시작으로 경기 안성·포천, 전남 영광 등 4곳의 양돈농장에서 ASF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경기 양주 3건을 포함해 파주·연천·충남 당진 등 6건이 발생하는 등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는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를 ‘집중소독주간’으로 정하고, 도내 양돈농장과 축산 관계 시설·차량, 농장 종사자 숙소 등을 대상으로 일제 소독을 실시한다. 농장 진출입로와 외부 울타리, 축사 안팎, 돼지 이동통로 주변은 물론 종사자 숙소와 관리사까지 청소·소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양돈농장을 중심으로 위해 요인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환경 점검도 병행된다. 종사자가 사용하는 축산물과 신발·의복 등 물품, 퇴비사 등을 대상으로 환경 시료 검사가 진행된다. 역학 관련 농장에는 매일 전화 예찰을 실시하고, 알림톡을 활용한 실시간 정보 제공과 함께 모든 양돈농가에 주 1회 임상 관찰을 하는 등 상시 예찰 체계를 강화한다. 방역 취약 우려 농가와 양돈 밀집단지를 대상으로는 소독 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와 방역 수칙 준수 실태를 점검한다. 아울러 ASF 방역 소독약품을 긴급 배부하고, 설 연휴 기간에는 가축방역 상황실을 운영해 24시간 비상 근무 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경북 도내에서는 현재까지 4개 시군에서 모두 5건의 ASF가 발생했다. 지난해 8월 12일 영천 발생 이후 추가 사례는 없지만, 타 시도에서 발생이 이어지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박찬국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최근 ASF가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고, 설 명절은 발생 위험이 특히 높은 시기”라며 “갑작스러운 폐사나 40.5℃ 이상의 고열, 식욕부진, 귀·복부의 출혈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1-28

경북도의회 'TK행정통합' 의결⋯ 특별법 발의 등 통합 절차 들어가

경북도의회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의결했다. 경북도의회는 28일 제36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통합에 관한 의견 제시의 건’을 상정해 기명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결과 출석의원 59명 중 찬성 46명, 반대 11명, 기권 2명으로 통합안을 확정했다. 경북도의회의는 이에 따라 오는 7월 '대구경북특별시' 출범을 위한 행정통합 추진 절차에 들어간다. 경북도와 대구시, 지역 정치권은 특별법 2월 국회 통과를 위해 관련 입법 절차를 밟는다. 이 특별법은 금명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도의회는 투표 결과를 경북도에 통보하고, 경북도는 이를 행안부에 제출한다. 행정통합을 위해서는 의회 의견을 듣게 돼 있다. 경북도에 앞서 대구시의회는 이미 지난 2024년 통합 추진 과정에 찬성 의견을 제시한 상태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의원 입법 형태로 통합 특별법안을 발의하고 2월 중에 중앙부처 특례 등 협의를 거쳐 국회 상임위 법안 심사, 법제사법위 의견, 본회의 의결, 법률안 공포까지 마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법률 제정이 끝나면 3월부터 시도 통합 절차를 준비하고 통합을 추진해 오는 6월 3일 민선 9기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 1명을 뽑을 예정이다. 이어 오는 7월 통합 대구경북특별시를 출범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1-28

생리대와 슈퍼카

‘생활필수품(생필품)’이란 사람이 생활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있어야 할 물품을 의미하는 단어다. 생각해보자. 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설탕과 생리대, 화장지 등을 구입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그런데, 그런 소비자의 약점을 이용해 높은 이익을 얻어내고, 그에 대한 세금은 피해가려 했다면 심각한 도덕적 일탈인 동시에 작지 않은 문제다. 비싼 생리대 가격은 이재명 대통령의 ‘저렴한 제품을 만들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발언까지 불러왔다. 시장에서 생필품 가격을 높이는 요인은 원가 부풀리기와 담합 등이다. 최근 국세청이 앞서 언급한 생필품 가격을 높여 폭리를 얻고, 탈세를 반복한 업체에 칼을 빼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폭리와 탈세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흥청망청 유흥을 즐기거나, 비싼 슈퍼카와 고급 아파트를 구입하는 등의 행위를 한 회사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 국세청의 조사 대상이 된 업체는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담합으로 생필품 가격을 크게 인상시키고, 세금을 회피한 곳이다. 더불어 소득 축소 신고와 유통 비용 상승 유발 업체도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라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얻어낸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은 생필품 업체를 질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며 생필품을 높은 가격에 판매해 얻은 돈으로 법인용 슈퍼카를 사서 사주가 사적으로 이용했다거나, 법인 자금으로 취득한 수십억 원대의 아파트를 사주 자녀가 무상으로 사용하게 했던 생필품 제조업체들에겐 사람들이 납득한 만한 처벌이 반드시 있어야 하겠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