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객주’ 청송의 왕버들, 전설 간직한 채 살아나

소설가 김주영 선생의 고향이자 소설 ‘객주’의 배경이 된 경북 청송군 진보면과 인접한 파천면 관리 721번지, 한적한 도로변에는 오랜 세월을 말없이 견뎌온 왕버들이 전설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여름에는 무성한 잎으로 몸을 감싸지만, 겨울에는 잎을 모두 떨군 나목의 몸으로 세찬 바람과 마주 선다. 그 곁엔 오래전부터 함께한 마을 공동 우물이 있고, 한때는 나란히 선 소나무 노거수 한 그루도 있었다. 마을 공동 우물터와 왕버들, 소나무라는 소재로 구성된 한 세트의 농촌 풍경은, 겉보기와는 다른 청춘 남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아픔이 얽힌 이야기의 증인이며, 전설의 무대이자 마을의 심장이었다.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스러져간 사랑, 그리움이 나무가 되어 뿌리내린 이야기이다. 그것은 단지 하나의 전설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전해지는 삶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1968년 천연기념물 제193호 지정 18필지 땅에 뿌리 내린지 470여 년 높이 18m 부챗살처럼 퍼진 가지들 한 총각이 사랑하는 여인의 부친 대신 전쟁터에 나서며 심었던 ‘약속의 나무’ 조선시대 청춘남녀의 변치 않는 사랑 오랜세월 이겨낸 ‘철인’ 같은 왕버들 그 옆에 새순 돋아난 소나무 ‘만세송’ 민속과 사랑의 전설 간직한 자연유산 청송 관리의 왕버들은 1968년 3월 9일 천연기념물 제193호로 지정된, 민속문화와 깊은 관계가 있는 자연유산이다. 나이 470살, 키 18m, 몸 둘레가 5.7m, 앉은 자리 폭 23m로 그의 넓은 품은 키보다도 5m나 더 크다. 품고 있는 토지가 무려 18필지나 된다고 한다. 왕버들은 1560년경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전설의 주인공이다. 원줄기에 난 굵은 가지는 태풍에 부러지거나 잘려 나갔으며, 원줄기에서 바로 뻗은 가지들이 부챗살 모양의 수형을 이루며 하늘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이다. 오랜 세월 속에서 줄기 속이 동공되어 외과수술을 받아 이물질을 안은 채 통증을 견디며 여전히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철인 같은 인상을 준다. 왕버들은 한 총각이 이웃 처녀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처녀의 늙은 아버지 대신 대리 출정을 나서며, 훗날을 기약하며 심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채 변치 않는 약속의 상징물로 남아 있다. 우물과 함께 마을의 시간을 지켜온 산 증인이며, 신분을 뛰어넘어 애틋한 사랑을 지켜낸 한 여인의 정한이 깃든 존재이다. 오래된 공동 우물은 예부터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자 교류의 장소였고, 사랑이 움트고 이별이 고여 있던 공간이었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 소나무 노거수는 생을 마감하였고, 어린 후계목 소나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나무는 조용히 한 편의 전설을 떠올린다.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끝내 이루지 못한, 조선시대 청춘 남녀의 슬픈 이야기이다. 마을에 채씨 성을 가진 예쁜 처녀가 늙은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녀는 정숙하고 곧은 심성으로 마을 사람들의 귀감이 되었다. 그러던 중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나라에서는 의병을 모집하게 되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60세가 넘은 아버지 채 노인에게 출정 징집 명령 영장이 왔다. 이미 환갑을 넘긴 노인이 어찌 전쟁터에 나갈 수 있으랴. 딸은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지만, 당시 여인의 입장으로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걱정만 하고 있던 터에, 이웃 마을에서 머슴살이 하던 젊은 청년이 찾아왔다. 그는 검게 그을린 손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가난한 총각이었다. 평소 처녀를 흠모해 왔던 총각은 신분 차이를 알면서도 감히 그녀에께 마음을 품고 있었다. “제가 대신 출정하겠습니다. 부친을 지키는 일은 그대의 몫이고, 나라를 지키는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그 말에 처녀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진심이 담긴 말에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전쟁이 끝나 돌아오면 부친의 허락 아래 백년가약을 맺기로 약속했다. 처녀는 오직 한마음으로 총각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기로 굳게 결심했다. 출정을 하루 앞둔 전날 밤, 두 사람은 우물가에서 남몰래 만났다. 그때 총각은 손에 들고 온 어린 왕버들 한 그루를 처녀에게 보이며 “이 나무를 우물가에 심어 놓고 가겠으니, 날 보듯 고이 길러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총각이 떠난 뒤 매일 나무에 물을 주고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그를 기다리는 마음은 날마다 한결같았다. 왕버들은 점점 자라났지만, 총각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딸이 처녀로 늙어가는 것이 안타까워 다른 사람과의 혼인을 서둘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처녀는 총각이 떠날 때 심어 놓은 나무를 어루만지며 상념에 젖었다. 드디어 결혼식 전날이 다가왔다. 마지막 순간까지 약혼자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으나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모든 것을 단념하고 깊은 밤중에 아버지 몰래 집을 빠져나갔다. 아버지께 용서를 빌고는, 불효막심한 이 여식을 용서해달라는 유서를 남긴 채, 명주 수건으로 왕버들 가지에 목을 매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단 하나의 사랑만을 간직한 채, 그녀는 세상을 떠났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왕버들 옆에서 새순 하나가 솟아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누구도 그곳에 나무를 심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 한 그루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소나무가 처녀의 일편단심 그리움이 환생한 것이라 여겼다. 전쟁터로 떠나면서 총각이 왕버들을 날 보듯 가꾸어 달라고 부탁했기에, 그 누구도 왕버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소나무는 처녀의 넋이 환생한 것이며, 한결같은 기다림이 나무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고지순한 사랑은 세월에 묻혀 사라지고 없지만, 지금도 왕버들과 우물터, 후계목 소나무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죽은 처녀의 넋이라고 전해지는 소나무는 ‘만세송’이라 불리다 2006년경 고사 되었다. 두 나무 모두 마을의 당나무로서 음력 정월 14일 동제를 지내고 있으며, 이때 사용한 종이로 글씨 연습을 하면 글씨를 잘 쓰게 된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이처럼 애달픈 전설을 간직한 왕버들은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이다. 소나무와 왕버들, 두 나무는 서로를 바라보듯 나란히 서 있다. 거대한 왕버들과 그 곁에 조용히 선 소나무. 이 두 나무는 세월을 이긴 풍경이며, 사랑이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이야기이다. 왕버들은 말한다. 사랑은 신분을 넘고, 죽음을 넘으며, 기다림은 뿌리가 되어 세월을 감싼다. 그리고 지금의 인연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이다. 왕버들은 여전히 푸르고 우람한 모습으로 서 있고, 처녀의 넋이라 전하던 만세송은 세월 앞에 스러졌지만, 후계목으로 인해 그 기억은 잊히지 않았다. 나무는 말하지 않지만, 침묵 속에 많은 것을 전한다. 버들가지에 매달린 약속, 소나무에 스며든 그리움, 그리고 우물가에 흐르던 눈물까지도 나무는 기억하고 있다. 살아 있는 우리는 그 이야기를 듣고 오늘의 사랑을 더 간절히 품어야 한다. 기다림이 뿌리가 되어 하늘을 향해 자라는 나무처럼, 삶 또한 그리움과 약속의 뿌리 위에서 피어난다. 왕버들과 만세송이 전하는 이야기는 단지 옛사랑의 전설이 아니라, 지금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조용한 울림이기도 하다. 만세송(萬歲松) 기념비의 내용은… 우리 지역의 예나 지금이나 산자수명하여 골짝 굽이굽이 늘 푸른 소나무가 많기로 유명하다. 이런 연유로 우리 군의 군목은 역시 소나무다. 생각컨대 옛 조상들이 청송이라 칭한 심오한 뜻이 어찌 없으랴. 문헌상 많은 기록이 있지만 이를 깊이 생각하고 정리 해 보면 아마 청(靑)은 오색지수(五色之首)이며 송(松)은 만수지장(萬樹之長)이라 하여 우리 지역 지명을 청송이라 칭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헤아려 보면 우리 지역의 지명을 청송이라 칭하고 군목을 송(松)으로 삼은 지가 어언간 많은 세월이 흘렀건만 우리 군을 표징하는 장송(長松)이 없었다. 이에 우리 군민의 뜻을 모아 한데 모우고 우리 청송을 더욱 빛내기 위해 고을 안에 있는 소나무 중 가장 크며 고송(古松)인 이 나무를 우리 군의 수호목으로 삼아 그 이름을 만세송이라 짓고, 나무 주변 땅을 매입하여 먼 후대까지 길이길이 보호하고 관리코자 여기에 이 비를 세워 그 뜻을 기록해 둔다. -1995년 5월 6일 입하(立夏) 청송군민 일동.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5-07-23

대구·경북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 감소… 하반기도 부진 전망

올 상반기 대구·경북 수출입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하반기에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조치 만료 영향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23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의 ‘2025년 대구·경북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44억2000만 달러, 경북은 3.4% 줄어든 180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는 상호관세 유예 만료,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 등이 지속되면서 대구 수출은 전년보다 2.9% 감소한 86억 달러, 경북 수출은 6.8% 축소한 376억 달러로 예상했다. 상반기 대구 수출의 마이너스 성장 원인은 지역 주력 품목인 이차전지소재(기타정밀화학원료)와 자동차부품 수출이 전년 같은기간보다 각각 18.4%, 7.9%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안으로는 이차전지소재 수출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캐즘‘ 현상 극복과 함께 납품처 다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자동차부품 수출 감소도 미국의 관세정책,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으며, 하반기 미국발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 회복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주요 수출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국, 미국, 베트남, 일본, 태국 등 순을 보였다. 이 중 미국 수출은 전년보다 13.0% 쪼그라든 반면 베트남(28.2%)·일본(8.3%)·태국(12.9%) 수출은 플러스 성장했다. 경북은 무선통신기기부품(38.9%↑) 등 IT 관련 제품의 수출은 증가했으나, 글로벌 전기차 판매 둔화 등 영향으로 이차전지소재 수출 감소세(20.8%↓)가 지속됐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조치 영향과 중국산 제품의 공급과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냉연강판(8.2%↓)·아연도강판(9.0%↓)·중후판(15.0%↓) 등 철강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의 전년 수출액은 1.2% 감소했지만, 미국은 4.9% 증가했고 베트남·인도 수출도 20.8%, 8.5% 증가했다.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경본부장은 “하반기는 미국 상호관세 유예 만료 등 상반기보다 어려운 수출 환경이 예상된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 프리미엄 IT 제품 등 지역 수출을 견인할 수 있는 신산업을 지원할 방안을 찾아 관세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23

대구경총, 불확실한 경제 ‘리더 역할’ 제시

대구경영자총협회가 23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신제구 교수를 초청해 ‘불확실한 세계 경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리더의 생존전략’이라는 주제로 최고경영자 조찬세미나를 개최했다. 신 교수는 강연에서 “현대의 경영환경은 AI·디지털 전환(DX)의 급속한 진전,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고연차 직원 관리, 신냉전 구도 등 외부·내부 리스크가 동시에 가중되는 ‘생태계 리스크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몰입을 유도하고,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과 포용력(diversity & inclusion)을 갖춘 문제해결형 리더십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성원의 내적 동기를 이끌어내는 공정한 평가와 보상, 조직의 가치와 비전 제시, 성장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안내 등이 오늘날 리더의 핵심역량임을 제시하며 “리더는 조직 구성원에게 ‘왜 이곳에서 일해야 하는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가’, ‘우리 일이 가지는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찬세미나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지역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선제적 리더십을 실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인남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이번 세미나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환경 속에서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리더십과 리더의 역할에 대하여 공유하고자 마련됐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23

iM뱅크, 수해 피해 기업·개인 대상 3000억원 긴급 금융지원

iM뱅크가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3000억 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은 관할 기초자치단체에서 ‘피해사실확인서’를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특별대출 지원 및 기업 대출 상환유예, 카드대금 청구 유예 등의 형태로 진행한다. 피해가 확인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는 2000억 원 규모의 신규대출 지원과 최대 1.50% 특별우대 금리를 지원한다. 피해가 확인된 개인을 대상으로는 1000억 원 규모의 긴급생활안정자금 대출 지원 및 금융비용 경감을 위한 신용등급별 우대금리를 지원한다. 또 수해피해 기업은 기존 여신 만기 연장 및 분할 상환 원금 유예도 최대 12개월 범위 안에서 진행한다. 호우 피해로 유동성 위기를 당한 고객은 신용카드 이용대금 청구유예를 23일부터 최대 6개월간 실시한다. 카드 대금 청구 유예를 받기 위해서는 다음달 22일까지 지역 행정관청에서 발급한 ‘피해사실확인서’를 카드사에 제출해야 한다. 황병우 은행장은 “예상치 못한 수해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와 피해기업들에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하루빨리 안정적인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23

홈플러스 ‘홈플런 NOW’ 마지막 행사 개최

홈플러스가 24일부터 30일까지 역대급 파격 혜택을 앞세워 흥행몰이 중인 썸머 슈퍼세일 ‘홈플런 NOW’ 마지막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여름 제철을 맞은 과일, 채소, 수산 등 신선식품부터 델리까지 지금 먹기 딱 좋은 인기 먹거리를 초특가로 제공한다. 오픈런이 필수인 ‘홈플런 딜’ 행사에서는 24~27일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캐나다 삼겹살·목심(100g·1인 1kg 한정)’을 단돈 990원에 판매하고, 마이홈플러스 멤버특가로 ‘농협안심한우 1등급 등심(100g)’은 50% 할인한 6450원에 내놓는다. 7대 카드로 결제 시 24~27일 ‘무주 반딧불 흑미 수박(대·특)’은 모두 반값에, 국내산 ‘애호박(개·1인 2개 한정)’은 50% 할인해 990원에 선보이며, 25~27일 ‘대란 30구’는 1인 1판 한정으로 1000원 할인한 6890원에 제공한다. ‘유명산지 부드러운 복숭아(5~8입/온라인 제외)’는 마이홈플러스 멤버특가 20% 할인에 농할쿠폰 20% 할인을 더해 9990원에 팔고, ‘작지만 알찬 전복(마리/전점 15만 마리 한정/온라인 제외)’은 멤버십 특가로 50% 할인한 990원에 담아 갈 수 있다. 이와 함께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하는 농산물 할인 지원 행사에서는 마이홈플러스 멤버특가 할인에 농할쿠폰 20%(행사상품 최대 2만 원 한도 내 할인 적용) 추가 할인 혜택을 더해 △다다기 오이(개) 594원 △산지 그대로 당근(1.2kg) 2490원 △적상추(봉) 2094원 28일부터 30까지 △한돈 YBD 황금돼지 삼겹살·목심(100g·1인 1kg 한정) 1680원 등 인기 상품을 저렴하게 기획했다. 더불어 중복을 맞아 ‘1등급 생닭(700g)’은 멤버십 대상 40% 할인한 4590원에, ‘고백스시 9990장어초밥(20입)’은 9990원에 담아 갈 수 있다.

2025-07-23

“중기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대응책 마련해야”

중소기업 대부분이 중국 전자상거래(C커머스)의 국내 진출로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련 피해가 늘고 있으나 대응을 하지 않은 기업이 10곳 중 8곳에 달해 법 개정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조·유통 중소기업 3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 e커머스 플랫폼 국내 진출 대응 중소기업 실태조사’에서 따르면 응답 기업의 96.7%가 ‘중국 e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진출 본격화로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피해 경험이 거의 없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중국발 저가·면세 제품 유입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저하(59.0%)가 가장 많았고, 지식재산권 침해(17.0%), 해외직구 제품의 불법 재판매(16.0%), 인증 및 A/S 의무가 없는 해외직구 제품으로 인한 역차별 심화(4.0%)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 기업의 대응 방식은 ‘특별히 대응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79.0%로 ‘피해 금액 대비 대응에 드는 비용과 노력이 더 크다’(35.4%), ‘피해 사실을 입증하거나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어렵다’(27.4%) ‘관련 기관 또는 담당 부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15.6%) 등을 이유로 들었다. C커머스 대응 방안으로는 응답 기업의 71.7%는 ‘소액물품 면세제도(150달러 이하의 소액 물품에 대한 면세) 폐지’를 원했다. 이 밖에도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해외직구 물품에 대한 인증·규제 의무화’가 48.7%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해외직구 물품의 불법 재판매 단속 강화(42.0%), 지식재산권 침해 대응 등 관련 사업 확대(32.7%) 순을 보였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C커머스 플랫폼이 일부 중소기업에는 해외 판로 개척 등 역직구 수출 기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은 플랫폼 진입장벽, 마케팅 역량 부족 등으로 위기 요인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는 중소기업이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소액물품면세제도 및 제품 인증 문제 보완, 불법 유통 차단 등 대응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23

배춧값 31% 급등… 생산자물가지수 3개월 만에 상승 전환

장마철 기록적인 폭우에 이어 다시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채소와 과일을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석 달 만에 반등했다. 21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는 5200원을 돌파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약 45% 급등한 수치다. 깻잎은 같은 기간 11%, 시금치는 두 배 이상 올랐다. 온도 변화에 민감한 잎채소 특성상, 초여름 이른 폭염으로 생육 부진이 이어졌고, 잎이 녹아버리는 피해도 속출했다. 여기에 지난주 내린 집중호우가 농경지를 덮치면서 작황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호우로 인한 전국 농작물 침수 면적은 총 2만8491헥타르(㏊)에 달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침수 피해도 컸다. 대구경북의 농작물 침수 면적은 77㏊로, 전날보다 26.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구에서는 벼 10㏊, 고추 0.5㏊ 등 총 20.6㏊가 침수됐고, 경북은 멜론 8㏊, 쪽파 0.7㏊ 등 56.4㏊의 피해가 발생했다. 배추 가격 상승은 생산자물가지수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77(2020년=100)로, 전월보다 0.1% 상승하며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는 4월(-0.2%), 5월(-0.4%)의 하락세를 멈추고 다시 오른 것이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0.6% 상승했으며, 특히 축산물(2.4%)과 농산물(1.5%)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세부 품목 가운데 배추는 무려 31.1% 뛰었고, 돼지고기(9.5%), 달걀(4.4%), 위탁매매 수수료(10.8%)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소비자 체감 물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수박 한 통 소매가는 사상 처음으로 3만 원을 넘겼다. 집중호우로 피해가 컸던 충남 부여·논산 지역은 전국 수박 재배면적의 20%를 차지하는 대표 산지다. 이들 지역에서 수확과 출하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이 더욱 뛸 것으로 보인다. 서문시장에서 만난 박수라(55·남구 대명동) 씨는 “장 볼 때마다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며 “김장철엔 절임배추 예약도 못 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비축 물량 방출과 할인 쿠폰 지원 확대 등으로 가격 안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생육 상황이 불안정한 품목을 중심으로 산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가격 급등 품목에 대해 단계별 대응책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7-23

이상휘 국회의원, “포항 무너지면 대한민국 철강산업도 무너진다”

국민의힘 이상휘 국회의원(포항남·울릉)이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경고하며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이상휘 의원은 23일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철강산업이 사상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강도 높은 정부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포항 지역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위기의 심각성을 부각했다. “포항은 철강산업의 심장이자 대한민국 제조업의 토대”라며 “중국의 저가 공세, 글로벌 경기 침체, 미국의 철강 관세까지 겹쳐 철강업계와 지역 경제가 동시에 무너지고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철강산업 위기의 구체적 현황도 제시됐다. 이 의원은 “포스코는 이미 작년에 1제강·1선재공장을 폐쇄했고, 현대제철도 포항 2공장 가동을 멈췄다. 지역 상권은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으며, 인구도 10년 새 2만8천 명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주요 내용은 △포항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즉각 지정 △전력요금 부담 완화, 협력업체 보호 등 정밀한 맞춤형 지원 △저탄소·친환경 철강산업 전환에 대한 적극 지원 △지역 경제 다각화를 위한 이차전지·신소재 등 연관 산업 육성 등이 포함됐다. 철강산업의 국가적 중요성에 대한 강조도 이어졌다. 그는 “철강은 산업의 쌀이며 반도체와 AI가 미래를 이끌 동력이라면, 철강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기둥”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정부가 철강산업의 위기를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즉각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시급한 대응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포항이 무너지면 철강이 무너지고, 철강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산업의 뿌리가 흔들릴 것이다. 정부와 국회가 지금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함께 나서달라”는 호소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7-23

‘어느 편이냐’를 물어야 하나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는 순간이 있다. 무슨 말을 꺼냈다간 “아, 저 사람은 그쪽이구나” 하는 낙인이 찍힐까 봐서다. 실제로 이런 질문을 이따금씩 마주친다. “당신은 어느 편이세요?” “진보세요, 보수세요?” 마치 당신이 누구인지를 밝히려면 먼저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를 밝혀야 한다는 듯이. 처음엔 단순한 정치적 호기심이겠거니 생각한다. 사실 질문에는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압박이 숨어있다. 어느 쪽 성향인지 밝혀야 대화가 이어지고 성향이 다르면 말조차 섞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같은 직장에서, 한 동네 커뮤니티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사람이 나와 같은 편인지’가 관계의 시작점이 되어버렸다. 건강한 민주사회가 감당해야 할 정치적 다양성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자체를 위축시키는 집단주의적 압박으로 이어진다. 갈등과 혐오가 일상의 언어 속에 침투했고, 사람들은 점점 ‘생각’을 드러내기보다 ‘입’을 닫는 쪽을 택한다. 무언가를 말하기 전에, ‘이 말이 어느 편으로 오해받을까?’부터 계산해야 하는 세상이다. 이게 정상일까? 현상의 배경에는 한국사회의 ‘진영화’구조가 있다. 대선이 끝나면 승패와 관계없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정상이 아닌가. 이제는 대선 이후에도 진영 갈등은 오히려 격화된다.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도 자동적으로 진영에 따라 배열된다. 경제, 복지, 외교, 국방, 교육, 심지어 재난 대응에 대한 평가까지도 ‘그쪽이냐 아니면 이쪽이냐’로 나뉜다. 이념의 내용은 사라지고 태도와 감정만 남는다. 이념은 어떤 사회를 지향하느냐는 가치판단의 체계다. 지금은 정작 어떤 정책을 지지하느냐보다 ‘누가 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진보정권이 추진하면 무조건 반대하고 보수 정권이 하면 무조건 지지하거나 그 반대로 움직이는 식이다. 정치적 판단이 아닌 정체성의 표지가 되어버린 셈이다. 이같은 경향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먼저 말의 분위기를 바꾸어야 한다. 특정사안에 대해 언급할 때 상대의 성향을 먼저 가늠하려 하지 말고, 그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떤 가치관이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상대의 ‘편’을 파악하려 들기보다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도 어느 진영에 속한다는 생각을 벗어야 한다. 의견이 매번 한 편에만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생각에 일관성이 없다는 게 아니라, 삶이 단순하지 않기에 개인의 의견도 사뭇 복잡하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언론도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 뉴스를 전할 때 단순한 ‘편 대 편’ 구도가 아닌, 이슈 그 자체의 맥락과 내용을 깊이 있게 전해야 한다. 토론의 장을 마련하되 논리보다 감정을 자극하는 프레임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진영정치의 피로감은 정치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과 언론 모두가 진영적 구도를 재생산하거나 소비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는 점도 돌아보아야 한다. ‘어느 편이냐’는 질문은 관계를 시작하는 문이 아니라 관계를 가르는 선이다. 그 선을 흐리게 만드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른 생각을 편안하게 인정하는 곳에서 비로소 민주주의가 작동한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5-07-23

강은희 3선도전, 대구교육감 선거전 불붙나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3선 도전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22일 열린 아시아포럼(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3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공교육 혁신의 여정을 중단없이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 교육감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유일한 여성 재선교육감이다. 지난해 5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는 협의회장(임기 2년)에 선출됐다. 물리교사 출신인 강 교육감은 기업체 대표,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국회의원을 거쳤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장관을 지냈다. 진영별 평가는 다르지만, 강 교육감은 전국적인 학교 폭력과 교권 침해 등 수많은 사건·사고 속에서도 무난하게 교육감직을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초중등학교에 전국 최초로 ‘마음학기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IB(국제 바칼로레아) 수업’ 확산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 마음학기제는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변화가 가장 많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시기를 대비해 직전 학년(초등 5학년, 중학 1학년 )을 대상으로 마음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IB 수업은 과학, 수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합해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수업방식이며, 국제적으로 공교육 정상화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강 교육감은 특히 초등학교 AI(인공지능) 교과서 도입을 주도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국회가 민주당 주도로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AI 디지털교과서의 지위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격하시켰지만, 그는 “AI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교과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지난 2007년부터 직선제로 치러졌지만, 정당 공천이 없기 때문에 보통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치러졌다. 이 때문에 ‘깜깜이선거’라는 말도 나온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강 교육감이 3선 도전을 일찌감치 밝힌 것은 유권자의 판단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5-07-23

APEC D-100, 세계 무대에 오르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북도는 APEC 정상회의 개최 100일을 앞둔 23일 “APEC 성공개최를 위한 회의장 착공 등 주요 인프라와 숙박, 문화 콘텐츠 등 준비 상황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경주화백컨벤션센터 내 정상회의장은 40%, 국제미디어센터는 6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또 국립경주박물관 내 마련될 만찬장은 신라금관 등 유산과 전통예술이 결합된 갈라 만찬 공간으로 조성 중에 있다고 했다. 경주는 인천과 제주를 제치고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APEC의 개최지로 결정되는 행운을 얻었다. 비록 기초자치단체일지라도 신라 천년의 고도로서 가장 한국적 문화와 역사를 세계인에게 보여줄 장소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경주로서는 이번 행사만큼 문화역사도시 경주를 세계에 알리고 이를 바탕으로 경주 발전을 도모할 기회는 다시 오기 어렵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APEC 개최지는 생산유발효과만 1조5000억원에 달하고, 일자리가 2만개 이상 창출된다고 한다. 이런 파급 효과를 극대화 시켜가는 것이 APEC 행사를 준비하는 경북도와 경주시의 역할이다. 물론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민국 정부는 외교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준비하고 가져갈 성과가 적지 않을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인 경북도가 APEC을 세일즈 경북의 장으로 삼고 글로벌 CEO 유치와 지역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나선 것도 APEC의 경제적 가치를 활용하려는 의도이다. 특히 경주시는 APEC 개최와 관련해 도시 인프라가 개선되고 관광지로서 도시 면모가 크게 격상될 것이다. 이젠 포스트 APEC까지 생각하며 APEC을 준비하면 경주도 로마와 같은 국제적 역사 관광도시로 자리를 잡아갈 수 있을 것이다. APEC의 성공을 위해 앞으로 남은 100일 동안 반틈없는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21개국 정상 등 2만명이 찾아오는 이번 기회야말로 경주를 세계무대에 올릴 절호의 찬스가 아니겠는가.

2025-07-23

오대산 상원사 관대걸이

697년 신라 효소왕 때였다. 망덕사에서 낙성회가 열려 왕이 친히 가서 공양하였다. 그때 비파암에서 왔다는 초라한 모습의 스님이 재에 참석하게 해달라고 청했다. 왕은 내키지 않았지만 말석에 앉히라고 명했다. 재가 끝나갈 즈음, 왕은 스님에게 놀리듯이 말했다. “돌아가서는 사람들에게 국왕이 친히 공양하는 재에 참석했다고 하지 말라.” 그 말을 들은 스님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왕께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진신 석가를 공양했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말을 마친 스님은 몸을 솟구쳐 하늘로 날아 사라졌다. 왕은 놀랍고도 부끄럽고 두려워 스님이 간 쪽을 향해서 절했다. 그가 간 남산을 찾아보게 하니 바위 위에 지팡이와 바리때가 있었다. 스님이 원래 계셨다는 암자엔 석가사를 창건하고, 그의 자취가 없어진 곳엔 불무사를 지었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쓴 일연은 이와 비슷한 예화를 인용했다. 삼장법사가 왕을 초대한 행사에 초라한 행색을 하고 갔을 때는 문지기가 막더니 좋은 옷을 빌려입고 가자 막지 않았다. 자리에 앉고 음식을 내어오자 법사는 음식을 옷에게 먹이고 있었다.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내가 초라한 행색일 때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더니 이 옷을 입고 들어오자 이 자리를 허락하니 옷 덕분이 아니겠소. 그러니 옷에게 음식을 대접해야 마땅하지 않겠소.” 삼국유사에는 석가모니 부처님뿐만 아니라 문수보살이나 보현보살, 관음보살들이 몸을 바꾸어 인간에게 감응한 기적의 이야기가 매우 많다. ‘부처님을 몰라보는 어리석은 왕과 모습을 감춘 부처님 이야기’ 화소(話素)는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끊임없이 재생산되었다. 지난 일요일, 청계사 108기도성지순례로 오대산 상원사에 가서 이 이야기 화소를 다시 만났다. 신라왕이 아니라 조선의 왕 이야기였다. 조카인 단종을 죽인 세조는 꿈에 나타난 단종 모가 뱉은 침 자국마다 종기가 났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전국의 온천과 맑은 계곡을 찾았는데 오대산 월정사를 찾았고 상원사 물 맑은 계곡에서도 몸을 씻었다고 했다. 왕은 종기 가득한 등을 보이기 싫어, 신하들도 물리치고 혼자 몸을 씻었다. 마침 계곡에서 놀고 있는 동자승에게 등을 씻어달라 부탁하였다. 다 씻고 나서 세조는 동자승에게 “어디 가서 임금의 몸을 씻어 주었다는 말은 하지 마라”고 말하자 동자승은 “어디 가서 문수보살이 직접 등을 씻어 주었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라고 말한 후, 홀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그 후, 세조의 종기는 씻은 듯이 나았다. 현신한 문수동자에 감복한 세조는 화공을 불러, 기억을 더듬어 문수동자상을 그리게 하였고, 문수동자상을 조각하게 하였다. 이것이 상원사 문수전에 모셔져 있는 국보 목조문수동자좌상이라고 한다. 상원사 입구에는 세조가 목욕을 위해 의관을 벗어 걸쳐두었다는 “관대걸이”가 돌로 만들어져 있는데 세월의 이끼가 내려앉아 있다. 이야기가 역사로 만들어진 현장이다. 오대산은 문수보살의 성지이기도 하지만 5만 진신이 머무는 성산이기도 하니 오랜 세월이 흘러도 불심 깊은 자들에게는 숱한 기적이 재생산되는 산이기도 하다.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2025-07-23

더운 날인데도 손발이 차요

손발은 늘 차갑고 가슴은 뜨겁고 답답하다. 누워도 잠이 오지 않고 소화도 잘 되지 않으며 조그마한 일에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병원에서 많은 검사를 해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본인은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숨이 막히는 것 같다. 이런 증상은 단순히 피로 누적이나 체질 문제로 보기보다는 화병과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이로 인한 체내 열 분포의 비정상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화병은 억눌린 감정이 해소되지 못하고 마음속에 응어리로 남아 신체 증상으로 드러나는 상태다. 화병이 있는 사람은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오르는데 그 열이 체표로 발산되지 못하고 흉곽 내부에만 정체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보일러가 지나가는 관이 막히면 한쪽은 뜨겁고 다른 쪽은 냉골이 되는 것처럼 가슴은 답답하고 열이 나지만 손발은 늘 차갑고 시리다. 이런 열의 정체는 교감신경계를 과도하게 항진시켜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위장관 운동과 수면 리듬까지 무너뜨린다. 전신적으로는 자율신경 실조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단순한 냉증이나 열증이 아닌 속에 울체된 열과 이로 인해 말초로 흐르지 못하는 기혈의 정체로 본다. 심화가 흉중에 치밀고 스트레스로 인한 간열이 기혈순환을 막으면 몸속의 열은 위로 뜨고 기운은 아래로 가지 못한다. 그래서 가슴은 뜨겁고 답답하며 손발은 차가워지고 소화는 더디며 마음은 불안하고 잠은 깊이 들지 못한다. 이는 마음과 몸 내장과 신경이 서로 얽혀있는 복합적인 불균형 상태이며 반드시 전신적인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다. 치료는 단순히 열을 내리거나 기를 보하거나 몸을 따뜻하게만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응어리진 감정을 풀어주고 기혈순환을 원활히 하며 자율신경의 교란을 바로잡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억울함과 분노가 중심이 된 화병에는 가미소요산이나 소시호탕 등 시호가 포함된 계열 처방들이 쓰이고 두근거림과 불면이 동반되면 감맥대조탕 천왕보심단 같은 심신안정 처방의 합방을 고려할 수 있다. 속열과 말초냉증이 동시에 있는 경우에는 가슴의 열을 내리는 황련이나 피부를 따뜻하게 하는 육계 등을 상황에 따라 병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복합 증상에 한약 처방과 더불어 약침이나 자율신경 조절 치료도 병행된다. 성상신경절 익구개신경절 대후두신경 같은 부위에 초음파 가이딩으로 정밀하게 약침을 시술하면 교감신경의 긴장을 낮추고 말초 혈류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약과 더불어 시술하면 심장의 두근거림이나 가슴의 압박감을 줄이고 불면을 완화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증상은 단순한 스트레스나 예민함 때문이 아니라 이는 몸과 마음의 연결고리가 실제로 깨지고 있다는 신호이며 전문적인 조절이 필요하다. 손발이 차가운 것도 가슴이 뜨거운 것도 잠을 못 자는 것도 모두 따로 따로가 아니라 하나의 축으로 연결된 흐름이다. 몸은 복잡한 듯 보이지만 흐름을 읽고 조율하면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다. 화를 억누른 채 살아온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이제는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한약과 약침 그리고 자율신경의 회복은 그 흐름을 되돌리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7-23

예금보호한도, 24년 만에 1억 원으로 상향!

정부가 예금보험공사와 각 금융중앙회가 보호하는 예금보호한도를 기존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확대한다. 이번 조치는 2001년 이후 24년 만에 이뤄지는 한도 조정으로, 오는 9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을 비롯한 대통령령 6건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보호 한도를 구체화한 것이다. 예금자 보호제도는 금융회사 부실 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금융시장 전반의 안정을 도모하는 핵심 안전장치다. 개정 대상에는 금융위 소관의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신용협동조합법 시행령 외에도 △농협구조개선법(농식품부) △수협구조개선법(해수부) △산림조합법(산림청) △새마을금고법(행안부) 등 각 부처 소관 시행령이 포함됐다. □은행·저축은행·보험·투자업권 + 상호금융 모두 적용 개정안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는 은행·저축은행·보험·금융투자 업권은 물론, 각 중앙회가 보호하는 상호금융조합(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의 예금도 1억 원까지 보호된다. 9월 1일 이후 해당 금융회사나 조합·금고가 파산하거나 예금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 예금자는 원금과 이자를 합산해 최대 1억 원까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받을 수 있다. 보호 대상은 예·적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에 한하며,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은 보호되지 않는다. 단, 퇴직연금, 연금저축, 사고보험금 등 사회보장적 성격의 자금은 별도 계정으로 1억 원까지 별도 보호된다. 확정기여형(DC)·개인형(IRP) 퇴직연금,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적립금 중 예금형 상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금융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안전하게 자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보호 대상과 비대상 상품 간 구분이 더욱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국민 재산 보호가 강화되고, 금융시장의 신뢰도도 제고될 것”이라며 “그간 한도 초과 예금을 금융회사별로 분산 예치하던 소비자 불편도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금 이동 따른 시장 영향도 점검 금융당국은 예금보호 한도 확대가 예금 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상호금융권으로 자금 유입이 집중될 경우, 유동성 및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는 예수금 잔액 추이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제2금융권의 고위험 대출 확대를 경계하며 건전성 관리도 병행할 방침이다. 감독당국은 필요 시 제도적 대응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028년부터 예금보험료조정추진 예금보험공사는 제도 시행에 맞춰 업계 안내, 예금보험 관련 표시(통장·모바일앱 등) 등 사전 준비를 본격화한다. 하반기에는 금융업권별 예금보험료율 조정안 마련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새로운 보험료율은 업권별 부담 여력을 고려해 2028년 보험료 납입분부터 적용될 계획이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조성된 예금보험기금 채무 상환을 위한 특별기여금 납부가 2027년 종료됨에 따라, 그 이후 새 체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보험료율 조정은 업권 간 형평성과 예금자보호기금의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고려해 이뤄질 전망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7-23

김승수 “허민 국가유산청장, 전문성 없어 부적절”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을) 의원이 최근 취임한 허민 신임 국가유산청장에 대한 전문성과 자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23일 “그동안 문화재청장(국가유산청 전신)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또는 소속기관에서 문화 행정을 맡아온 관료 출신을 발탁하거나, 박물관학, 불교미술사 등 전통 인문학 기반 출신이었다”면서 “오직 30년 이상 고생물학자로 활동한 허민 교수가 국가유산청장에 임명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보은인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허민 청장은 지난 대선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정책자문기구 ‘성장과 통합’ 공동상임대표를 맡았고, 균형발전분과 공동위원장과 기후위기대응분과 위원장을 겸직했다”면서 “지난 2021년에도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정책싱크탱크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 공동대표로 활동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민 청장은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할 당시 국가유산에 대한 전문가가 아닌, ‘기후 에너지 분야 전문가이자 대한민국 지질학계 최초로 공룡화석 발굴 및 세계적 공룡 박사, 세계 100대 과학자에 선정된 학자’라고 자평한 바 있다”며 “국가유산청장에 국가유산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전문성이 결여된 자칭 ‘기후 에너지 전문가’, ‘공룡박사’가 임명된 것은, 이 대통령 스스로가 전문성은 불필요하고 오직 대통령과 얼마나 가까운지가 인사기준이라고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출범한 국가유산청에 필요한 인사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우리 국가유산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국가유산 전반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능력 있는 인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공룡 연구만 해왔던 허민 신임 국가유산청장이 국가유산 전반을 다루는 국가유산청장에 적합한 인물인지 의문”이라며 “국민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리에 오직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비전문가를 요직에 앉힌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7-23

‘서핑 메카’ 용한리 해수욕장, 녹조 뒤덮인 채 방치

22일 오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해수욕장은 이른바 ‘녹조 라떼’ 자체였다. ‘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용한리 해수욕장 수면을 이끼를 닮은 녹조가 뒤덮은 것이다. 마을 주민은 “녹색 바닷물은 처음 본다”면서 “피서객들이 외면할까 걱정된다”고 했다. 국립수산과학원도 “녹조가 맞다”고 했다. 최근 내린 비 때문에 형산강과 곡강천 등지에서 다량의 담수가 유입되면서 영양염류가 흘러 들었고 고온의 해수가 더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녹조가 증식한 것으로 분석했다. 수과원 관계자는 “녹조는 주로 민물에서 번성하는 생물인데, 바다에서는 며칠 내 자연 소멸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녹조 확산 시기에는 수영이나 낚시 등 해양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적조 및 미세조류 연구 담당인 박태규 수과원 박사는 “일반적으로 녹조는 조류 증가로 인해 수질이 악화하고 경우에 따라 유해 남조류가 포함될 수 있어 인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심할 경우 피부 자극, 호흡기 이상, 알레르기 반응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수산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용한리 해수욕장의 녹조는 방치되고 있다. ‘비지정 해수욕장’이라는 이유에서다. 포항시는 영일대·송도·화진·칠포·월포·구룡포·도구·신창 등 8곳의 해수욕장을 ‘지정 해수욕장’으로 관리하면서 수질검사와 안전요원 배치 등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용한리와 같은 간이 해수욕장은 별도의 관리체계가 없다. 포항시 수산정책과 관계자는 “지정 해수욕장이 아닌 곳은 읍면동이나 안전총괄과 등에서 간접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체계적인 대응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정 해수욕장에서 만약 녹조가 확인될 경우에는 곧바로 해수욕 금지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녹조 관련 민원이 들어오면 어업기술원에 의뢰해 사료를 채취해 수질검사를 진행한다”며 “간이 해수욕장 이용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7-23

새마을금고 안동·의성 이사장협의회, 국정기획위원회에 조세지원 건의

새마을금고 안동·의성 이사장협의회가 지난 17일 안동을 방문한 새 정부 국정기획위원회를 찾아 서민의 저축지원 정책 유지, 지역금융 활성화를 위한 조세지원을 공식 건의했다. 이날 새마을금고 안동·의성 이사장협의회는 국정기획위원회에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협동조합 회원 및 조합원의 예탁금과 출자금에 대한 조세지원 유지 △새마을금고에 대한 법인세 과세특례 유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날 협의회는 새마을금고가 지역 주민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서민의 생활안정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지속하기 위한 필수적인 정책임을 강조했다. 새마을금고 안동·의성 이사장협의회 권오관 회장은 “새마을금고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서민금융기관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며 “새마을금고와 회원에 대한 조세지원은 이러한 새마을금고의 공익적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 기반”임을 강조했다. 이어 “새마을금고가 최근 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 일대 산불 피해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기부 활동과 봉사를 통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공동체 정신을 발휘하고, 피해 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데 앞장서 왔다”며 “새마을금고의 사회적 책임활동은 상부상조 정신이 살아있는 지역 금융기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새마을금고 안동·의성 이사장협의회는 “이번 건의가 국정 운영에 반영되어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협동조합이 더욱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공익적 역할을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23

"해양경찰 사칭 주의하세요"

최근 해양경찰을 사칭한 공문서위조 및 사기 범죄가 동해안에서 잇따라 발생하자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이 주민과 업체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23일 동해해경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피해자 A씨는 동해해경 명의로 위조된 공문서와 무전기 판매 링크가 포함된 문자를 받았다. A씨는 “해경과 무전기 2000만 원 상당의 계약이 체결돼 있으니 선입금하면 수수료를 입금해주겠다”는 피의자의 말을 믿고 실제로 입금했다. A씨는 해당 공문의 진위 확인을 위해 동해해양경찰서를 직접 방문한 뒤에야 사기 피해를 본 것을 알게 됐다. 지난 22일에는 포항 해경 명의의 위조 공문이 관내 특정 업체 4곳에 유포됐다. 공문에는 “포항 해경이 철거공사를 추진 중이며 무전기 13대(약 1200만 원 상당)를 선결제하면 추후 수수료 10∼20%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해양경찰서 명의로 발송되는 공문은 반드시 공식 절차를 거쳐 진행되며, 해양경찰이 민간 업체에 직접 선입금이나 수수료 지급을 조건으로 한 거래를 제안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경 사칭 공문서위조 사례가 발생할 경우 관할 해양경찰서에 즉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112 또는 해경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7-23

대구·경북 소비자심리지수 107.1···두 달 연속 상승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23일 발표한 ‘2025년 7월 대구경북지역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1로 전월(102.7) 대비 4.4포인트 상승했다.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장기 평균치(100)를 웃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6개 주요 소비자동향지수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수치가 100을 넘으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가계 재정과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가계수입전망CSI는 101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고, 소비지출전망CSI도 111로 5포인트 뛰었다. 현재 생활형편(93)과 향후 생활형편 전망(99)도 각각 1포인트, 4포인트 오르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경기 판단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현재 경기판단CSI는 78로 전월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향후 경기전망CSI는 96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취업기회 전망은 다소 악화됐다. 취업기회전망CSI는 89로 2포인트 하락했다. 금리 수준에 대한 전망은 93으로, 전월 대비 10포인트나 올라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저축 여력에 대한 기대도 확대됐다. 현재 가계저축CSI는 98, 전망CSI는 100으로 각각 3포인트, 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가계부채에 대한 인식은 악화돼, 현재 및 전망 지수 모두 96으로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하락했다. 물가 수준에 대한 불안은 여전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0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으며, 임금수준전망CSI도 123으로 2포인트 올랐다. 반면 주택가격전망CSI는 110으로 6포인트 하락하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는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7월 중 전국 소비자심리지수는 110.8로, 대구경북지역(107.1)보다 다소 높았으며, 전월 대비 상승폭은 전국 2.1포인트, 대구경북 4.4포인트로 지역의 개선세가 더 뚜렷했다. 이번 조사는 7월 8일부터 16일까지 대구·경북 지역 600가구(응답 539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7-23

시민 제안이 정책으로… 포항시 모니터링단, 2024년부터 122건 접수

포항시는 23일 시민 중심의 교통 행정 실현을 위한 ‘도로 및 교통만족 모니터링단 소통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정득 건설교통사업본부장, 성용우 건설과장 등 도로·교통분야 관계자가 참석해, 모니터링단의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청취했다. 2017년 7월 발족한 도로 및 교통만족 모니터링단은 읍면동별 1명씩 위촉돼 시민의 시각에서 지역 내 도로와 교통 불편 사항을 신속히 발굴·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모니터링단이 국민·안전신문고 등을 통해 접수한 민원은 관련 부서로 즉시 이관되어 신속하게 처리됨으로써 시민과 행정 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모니터링단은 2년 임기로 운영되며, 2024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전체 29명 중 20명이 이번에 연임됐다. 그동안 총 122건의 불편 사항이 접수됐으며, 노면 불량, 포트홀, 표지판 훼손 등은 즉시 조치됐다. 단속카메라 설치나 주차장 출입구 확장처럼 예산이 필요한 민원은 관련 부서 간 협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해결되고 있다. 시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모니터링단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함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적극 청취, 시민 체감형 도로·교통 행정 강화를 약속했다. 정정득 건설교통사업본부장은 “모니터링단은 단순한 민원 전달을 넘어, 시민 불편 해소에서 서비스 향상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앞으로도 포항시 도로·교통 행정을 선도하는 시민 리더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는 읍면동별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소통형 행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23

이웃에 온정 담은 한끼 대접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보람”

“따뜻한 마음 한 끼 배달왔습니다” 23일 새벽 5시, 동트기 전 어스름한 새벽 공기를 뚫고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 위치한 새마을부녀회 사무실에서 작은 불빛 하나가 새어 나왔다. 이곳에서 구룡포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새마을부녀회 회원 20여명은 옹기종기 모여 반찬을 만들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홀몸 노인,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해 매달 ‘사랑의 반찬 나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 가지 특이 점은 정부지원금 한 푼 받지 않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의 입회비와 후원금 등으로 봉사활동의 명맥이 수년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황보관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은 “혼자서만 잘 사는 삶보다 더불어 잘 사는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협의체에서 저소득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복지시각지대 가정을 직접 발굴해 그들에게도 반찬을 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현재 환경미화원, 장애인 등을 포함해 모두 250세대에 반찬을 나눠주고 있다. 이날 메뉴는 무더운 여름철 원기 회복에 좋은 ‘전복삼계탕’과 새콤 아삭한 ‘오이 양파 무침’이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 여름 날씨 속 앞치마에 위생모, 장갑 등을 착용한 채 뜨거운 불 앞에 서 있는 회원들은 온몸이 땀 범벅이었다. 하지만 회원 중 누구 하나 인상을 찡그리는 이는 없었다. 모두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순자 구룡포새마을부녀회장은 “내 몸은 힘들지만, 정성껏 만든 반찬을 드실 어르신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힘이 저절로 난다"면서 “매달 우리 반찬을 먹을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리고 있다 어르신들의 말을 들을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전 11시쯤이 되자 정성들여 만든 음식들이 완성되기 시작됐다. 인삼, 찹쌀, 밤, 대추 등을 푹 고아 제대로 맛을 낸 보양 삼계탕과 빛깔 고운 오이소박이의 포장까지 모두 마무리됐다. 이어 협의체 회원과 공무원,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등은 음식이 식기전에 맡은 구역별로 반찬 배달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음식 전달 뿐 아니라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고, 폭염 대비 행동요령도 함께 안내했다. 갓 끓인 삼계탕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을 본 어르신들의 얼굴엔 자연스레 미소가 번졌다. 국물을 먼저 한모금 들이킨 어르신은 “시원하다”고 감탄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류성욱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공공위원장은 “이번 나눔행사는 물리적인 지원을 넘어 이웃 간 정을 나누고, 공동체의 따뜻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7-23

하루 5만2000명… 상반기 동대구역 철도 이용객 ‘역대 최대’

대구 동대구역이 남부지방 경유역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3일 올해 상반기 KTX와 일반열차를 이용한 승객이 총 7200만 명에 달해 역대 최대 수송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동대구역 역시 상반기 철도 이용객 수가 일평균 5만 2000명을 넘어서며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승객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별 이용객 수를 보면 서울역이 11만 8000명으로 1위를 기록했고, 동대구역이 5만 2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대전역(5만 1000명), 부산역(4만 8000명), 용산역(4만 1000명), 광명역(3만 4000명), 영등포역(2만 명) 등이었다. 올해 상반기 수송 실적 증가에는 지난해 말부터 개통된 6개 신규 노선의 영향도 컸다. 이들 노선에서만 250만 명이 열차를 이용했다. 신규 노선은 △동해선(강릉~부전, 강릉~동대구) △중앙선(서울·청량리~부전) △중부내륙선(판교~문경) △서해선(홍성~서화성) △포승~평택선(홍성~안중~평택~천안~홍성 순환 열차) △교외선(대곡~의정부) 등이다. 동해선은 강원도와 경상도를 잇는 핵심 교통축으로 동해안 생활권 재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강릉∼동해, 포항∼부전 등 기존 구간을 삼척~영덕 구간으로 연결하면서 노선의 연속성이 확보돼 시너지 효과도 컸다. 동해선의 상반기 누적 이용객은 약 99만 2000명, 하루평균 5500명 수준이다. 중앙선은 안동~영천 구간 개통으로 서울과 부산을 잇는 새로운 종축으로 부상했으며, 상반기 누적 이용객은 98만 7000명, 하루평균 5400명으로 집계됐다. 중부내륙선은 문경까지 연장 개통된 이후 승객이 68%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이용객은 29만 명에 이른다. ‘판교↔문경’ 구간의 비중은 전체 이용객의 21%를 차지했다. 이는 열차를 이용할 경우 승용차보다 최소 30분, 시외버스보다 90분 이상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권 광역철도인 대경선도 상반기 누적 이용객 253만명, 하루평균 1만 4000명을 기록했다. 코레일은 대경선 개통 이후 해당 구간에서만 하루 평균 8000명의 철도 신규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전국 철도망이 더욱 촘촘해지면서 지방 이동 편의성이 높아졌고, 지역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7-23

‘그래핀 선점’ 포항시,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주력’

그래핀 산업의 글로벌 허브를 지향하는 포항시가 그래핀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받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투자지원 및 인력 양성, 기술 고도화, 규제 개선, 금융·세제 지원, 특화단지 지정과 같은 전방위적인 행정 특례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국가첨단전략기술은 공급망 안정화 등 국가·경제 안보에 미치는 영향 및 수출ㆍ고용 등 국민경제적 효과가 크고 연관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현저한 기술을 말한다. 포항시는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섬유탄소나노과를 방문해 그래핀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포항의 그래핀 산업 잠재력도 설명했다. 지난 3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방문에 이은 후속 조치이며, 소관 부처와의 직접 논의 활동이다. 그래핀은 탄소로 이뤄진 벌집 형태 구조로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해 반도체에 쓰이는 실리콘보다 전자의 속도를 100배 이상 빠르게 이동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배터리, 양자 컴퓨터 등 다양한 응용산업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포항시는 그래핀밸리 조성 전략, 그래핀 산업 육성 전략 수립 등의 용역을 통해 포항만의 차별화한 발전 로드맵을 완비했다. 세계 최초로 화학기상증착법(CVD)을 활용한 그래핀 대량양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인 ‘그래핀스퀘어’가 오는 10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양산공장 건립을 완공할 예정인데, 연간 20만㎡ 규모의 CVD 그래핀 필름을 생산할 예정이다. 서현준 배터리첨단산업과장은 “핵심 기업의 집적과 기술 투자가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그래핀 평가지원센터 등 산업화 거점 확보로 ‘포항 그래핀밸리’라는 전략지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래핀으로 포항의 미래 산업 기반을 재편하고 글로벌 그래핀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포항은 포스텍, 3·4세대 방사광가속기, 나노융합기술원,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등 세계적 수준의 R&D 인프라가 밀집해 있고, 포항테크노파크와 체인지업그라운드,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 등 창업과 기술 상용화를 연계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