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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구미 원룸서 숨진 3세 여아와 엄마 두 달 넘도록 전기 끊긴 채 살았다

구미의 한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와 20대 엄마 A씨가 함께 살던 당시 2개월가량 전기가 끊긴 채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한국전력 구미지점에 따르면 A씨가 전기료 5개월치를 납부하지 않아 지난해 5월 20일 단전 조치가 내려졌다. 결국 A씨는 아이를 홀로 두고 집을 나선 8월초까지 2개월 반 동안 전기 없이 딸 B양과 지냈던 것이다.건물 아래층에 A씨의 친정 부모가 살고 있었지만, 왕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양 외조부모는 지난해 8월초부터 지난 10일까지 6개월간 아이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말한 점도 이런 상황 때문으로 추측된다.A씨가 이사할 때 휴대전화로 찍은 B양의 모습은 처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해 아사 직전의 비참한 모습이었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A씨는 전기 공급이 끊긴 집에 아이를 남겨두고 재혼할 남성의 집으로 이사했다. 수사 관계자는 “B양의 숨진 모습이 마치 미라처럼 처참했다”며 “실내가 건조해 시체가 완전히 부패하지 못하고 형태가 그대로 남은 상태였다”고 전했다.A씨가 거주했던 방은 월평균 1만 2천원 정도의 전기를 사용하는 미니 투룸의 형태이다. 건물주가 빈방을 임대하고자 지난 9일 미납 전기료를 납부함에 따라 약 8개월 반 만에 전기공급이 재개됐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구속된 A씨를 기소 의견으로 19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1-02-18

포항 법조계는 ‘영감님’ 대신 ‘우먼파워’

포항 법조계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검찰과 법원에 여성 판검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조직에 변화가 생겼다. 전문성과 경력을 갖춘 여성 법조인들이 요직을 꿰차면서 기존의 상명하복식 조직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대법원은 지난 3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인사를 단행하면서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장에 이은희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임명했다. 포항지원은 12대 서영애 지원장에 이어 2대 연속으로 ‘여성 지원장’을 맞이한다.이은희 신임 포항지원장은 영덕여고를 졸업하고 한양대 법학과 재학 중인 1991년에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23기) 수료 후 1994년 법관으로 임용돼 수원지법, 대구지법 안동지원, 서울가정법원, 서울남부·중앙지법 등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파견을 마치고 부장판사로 승진한 뒤에는 전주·수원·서울중앙지법을 거쳐 2017년 2월부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했다.그는 지난 2018년 홍익대 인체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동료 여성 모델에게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앞서 2016년 11월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가 제조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첫 승소 판결을 내렸고, 같은 해 7월엔 유통기한이 임박한 유제품 처리를 대리점에 떠넘겨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남양유업에 대해 손해배상금을 물라고 판결하는 등 평소 대기업의 불법 행위를 두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왔다. 22일 이은희 신임 지원장이 취임하면 포항지원은 경북 울진 출신의 사경화 부장판사를 포함한 4명의 여성 부장판사와 남성 부장판사 3명으로 구성된다.서영애 전 포항지원장은 청송여자종합고등학교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7년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근무를 시작으로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포항지원 개원 이래 최초로 지난 2019년 첫 여성 지원장을 맡아 여풍의 진원지가 됐다. 과거 엘리트 남성 위주의 사법계에서 극소수인 여성 판사를 일컫던 ‘홍일점’이란 말이 최근 들어 사라지고, ‘유리천장’이나 ‘금녀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도 내부에서 심심찮게 나온다.대구지법 포항지원 관계자는 “서영애 지원장이 부임한 뒤로 직원들과 서로 편하게 식사도 하고 스스럼없이 대화하면서 여성 리더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을 통해 조직 분위기가 상당히 유연해지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며 “또다시 여성 지원장이 부임하게 돼 이제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가 완전히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여성 지원장’이라는 직책은 일반적으로 흔히 쓰이는 ‘여성 최초’‘여성 수장’이라는 수식어와는 다른 의미를 지녔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지원장의 판결 내용이 지역에서 발생한 주요 현안에 대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사회적 방향을 제시하고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확연히 구분된다는 것이다.특유의 권위적인 조직 분위기로 여성에게 유난히 진입장벽이 높은 검찰에서도 최근 여성 법조인들의 활약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은 이미 여검사 전성시대를 맞았다. 현재 포항지청 검사실에서 근무 중인 검사 11명 중에 절반 이상인 6명이 여검사다. 이들은 과거 남자 검사들이 주로 전담하던 강력이나 마약, 성폭력, 아동학대 등 검찰 내 핵심 업무를 맡고 있다. 여풍 영향권 아래 여검사들의 수사 역량까지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여성 부장검사, 여성 지청장 시대도 머지않았다는 게 내부 전망이다.대구지검 포항지청 관계자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여검사가 늘면서 전담업무 영역이 넓어지고 수사역량 발휘 측면에서도 남자 검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며 “여검사만큼이나 여성 수사관도 증가하는 추세인데, 소통을 중요시하고 세심하면서도 서로 배려하는 면모가 확실히 조직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업무를 추진할 때에도 융통성을 발휘한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1-02-15

‘이사직 취소 불복’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교육부에 소송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지난해말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 전 총장은 지난 2019년 교육부 조사에서 허위학력으로 판명돼 총장직 면직처분을 받고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교육부가 행정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자신의 동양대 학교법인 이사직을 박탈한데 불복했다. 14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자신의 임원취임 승인 취소처분에 반발해 지난해 12월8일 교육부를 상대로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최 전 총장은 지난 2019년 9월 사표를 내고 학교법인 이사직에서 물러났으나 교육부는 행정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임원 취임에 대한 승인을 취소했다. 최 전 총장이 이사로 선임될 당시 설립자인 부친이 이사장을 맡고 있었으며 교육부에 취임승인을 받기 위해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에 최 전 총장은 당시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이보다 앞선 지난 2019년 9월 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의 표창장 허위 논란이 불거지자 “표창장을 준 적도, 허락해준 적도 없다”고 발언해 진실 공방 당사자가 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동양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현암학원에 최 전 총장의 임원 취임 승인 취소를 요구했다. /김영태기자

2021-02-14

설명절 인터넷·문자 사기 주의… “바로 삭제 당부”

설 명절 기간 인터넷·문자결제 사기 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돼 주의가 필요하다. 7일 대구경찰청은 설 명절 기간 선물이나 상품권 등의 판매를 가장한 인터넷 사기, 택배 배송조회 및 명절인사 문자 등 문자결제 사기 피해 방지에 대한 주의보를 내렸다. 이번 설 명절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귀성객들이 택배나 온라인을 이용해 선물이나 물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더욱 주의해야 한다.대구경찰에 따르면 최근 들어 대구지역 인터넷 사기 범죄는 지난해 기준 9천757건으로, 전년도 6천781건보다 절반 가까이 급증했다.특히 해마다 설·추석 명절을 앞두고 명절 관련 상품 판매를 빙자한 사기 범죄가 늘어나면서 인터넷 사기 발생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다.실제로 지난해 10월 추석명절을 전·후해 온라인상에서 모바일상품권을 판매한다는 허위글을 게시해 피해자 101명으로부터 약 3천200만원을 가로챈 사기범이 붙잡혀 구속된 사례도 있다.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사기 등 사이버범죄는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회복하기 쉽지 않으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설을 전후해 택배확인, 선물교환권, 이벤트 등 다양한 문구를 활용한 문자메시지는 바로 삭제하는 것이 필요하고, 거래 시 가급적 직접 만나 거래하거나 ‘안전거래서비스’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한편, 대구경찰은 오는 6월 30일까지 ‘사이버 사기 특별단속기간’을 정해 집중단속을 통해 사이버 사기범죄 근절에 나설 방침이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1-02-07

의료인 자격도 없으면서 요양병원 만들어 요양급여 200억 챙긴 법인 이사장 징역 4년

의료인 자격이 없지만 포항시 북구에 요양병원을 개설 운영하고 국민건강관리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명목으로 200억원을 지급받은 의료법인 이사장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임영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횡령), 업무상횡령, 의료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의료법인 H재단 이사장 A씨(57)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의 범행을 돕거나 방조한 아내와 남매, 자형 등 5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의료법인 H재단에는 벌금 1천만원이 선고됐다.A씨는 의사가 아니면서 지난 2014년 2월 의료법인을 설립해 2019년 9월까지 포항시 북구 장성동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하며 인사·회계·자금집행 등 업무 전반을 관리·감독했다.이 기간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166억9천442만원, 의료급여비 33억2180만원 등 총 200억1천623만원을 받아 사기 혐의도 있다.또 A씨는 남매관계인 B씨의 계좌로 급여 4개월분을 지급하는 것처럼 2천120만원을 이체한 뒤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빼돌려 총 27회에 걸쳐 총 3억6천6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그의 아내와 친인척 5명은 이 병원에 함께 총 6억4천여만원을 출자한 뒤 각각 간호팀장, 행정원장,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며 A씨의 범죄를 돕거나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이 별다른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A씨는 정상 급여를 지급하는 것처럼 속여 2016년 2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총 143회에 걸쳐 합계 6억9천100만원을 송금한 혐의도 받는다.재판부는 “이사장 A씨가 배우자를 비롯한 친인척을 동원해 병원을 운영하면서 5년이 넘는 기간에 200여억원을 편취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도 “병원에서의 의료행위는 자격을 갖춘 의료인에 의해 이뤄져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편취 금액 중 상당 부분은 환자 치료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1-02-07

대구 경찰, 설 명절 기간 특별 치안활동 펼친다

대구경찰청(청장 김진표)은 오는 14일까지 범죄예방 진단 및 코로나19 방역지원 등 ‘설명절 종합치안활동’을 추진한다. 이 기간에 역량을 집중 투입해 각종 범죄를 예방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교통안전 및 혼잡을 예방하기 위한 특별 교통관리 기간도 운영할 예정이다.1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기간 112신고 접수는 전체 신고보다 9.1% 줄었으나 살인, 강도 등 중요범죄신고는 10.4%이 늘었다. 특히 명절 분위기를 해치는 가정폭력의 신고는 53.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이에 따라 경찰은 설 연휴 기간 중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가정폭력(아동학대) 재발 우려 가정을 대상으로 한 담당 경찰관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가정폭력 신고 접수 시 적극적인 경찰권 행사로 현장 조치를 높여나갈 방침이다.아울러 설명절 기간 중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위해 방역당국의 자가격리자 소재확인 요청이 있을 시 신속대응팀을 활용해 대응하고, 무허가 유흥시설의 불법영업에 대해서도 지자체의 점검·단속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이 밖에도 지역경찰, 근무자경찰관기동대 등을 최대한 동원해 금융기관 및 다중이용시설 주변 등 강도·치기범죄 예방과 야간 골목길 위주의 순찰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 여건 속에서도 민생침해범죄 예방에 경찰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방역에도 적극 협조함으로써 안전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2021-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