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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나의 프레임 안에서는 모두 아름다움이고 싶다”

오경숙 사진작가 “우리들의 사고와 생활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진은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이 시대의 가장 민주적이고 가장 대중적인 매체가 되었지요. 그래서 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보다 더 큰 책임과 소명 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오경숙 사진가는 포항에서 사진 작업을 가장 오래 한 여성 중견 작가다. 자연을 소재로 자연의 생명력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피사체를 얼려서 촬영하거나 촬영 테크닉을 통해 작가만의 회화 같은 사진, 추상 사진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모두 6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지난 2019년 포스코갤러리 기획전 ‘포항산책 2019-어디에도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다’를 기획했다. 지난해부턴 어부의 삶을 쫓아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랜 연륜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사진 아카데미와 사진 스터디 그룹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는 오 작가를 지난 26일 만나 최근 근황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오 작가는 포항에서 사진 작업을 가장 오래 한 여류사진가인데 요즘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알려준다면.△오랜 도심 생활을 정리하고 포항 인근 한적한 전원주택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도심에서의 속도보다 더딘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내내 미뤄뒀던 사진 작업을 느린 속도로 즐기고 있다. 살짝 느려진 시간이 흐르는 전원에서의 사진 작업은 내 삶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 만족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현재 진행 중인 사진 작업은.△어부들의 삶에 시선이 가고 있다. 내 인생의 축소판이라 생각되는 어촌 마을의 어부들과 그들의 삶이 나의 창작 의욕에 불을 지폈다. 이번 작업은 발표를 염두에 두지 않기로 했다. 목적을 둔 사진 작업이 아닌 내 삶의 일부처럼 그들의 삶 안으로 들어가 나의 삶을 조망해 보는 그런 작업을 하고 있다. 여유로우면서도 설렘이 있어 즐겁게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나 나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는 의미 깊은 작업이어서 작업 과정에 열중하고 있다.-다음 작품 발표 계획은.△발표를 목적으로 작업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 긴 세월 동안 앞만 보고 달렸던 순간들이 즐거운 긴장감도 있었지만, 내면의 나와 깊은 조우가 없었다는 점에서 약간은 후회스럽다. 앞으로 진행되는 작업만큼은 내 삶의 일부처럼 같이 호흡하고 함께 느끼며 담담하게 긴 호흡으로 담아내고 싶다. 발표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작업 과정을 온전히 느끼고 즐기려고 한다.-많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기억에 남는 전시는.△2015년 열었던 개인전 ‘43-2’가 아직도 진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양동마을 43-2번지에 사셨던 할머니를 만나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하며 사진 작업보다 어머니의 정을 아낌없이 받았던 그때가 아직도 선명하다. 아쉽게도 작품을 발표하기 직전 별세하셔서 유고전으로 개최했던 그 개인전은 아마도 내 평생 가슴 속에 남을 것 같다.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1999년 포항 아트페스티벌 참여로 지금껏 30여 회 기획전에 참여했고, 2002년 ‘시작’이란 주제로 포스코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 이후 ‘소멸의 미학’ ‘마음 하나 밝히면 그만인 것을’ ‘서출지 사계’ ‘공존과 소통’ ‘43-2’ 순으로 개인전 6회를 개최했다.-사진을 하게 된 계기는.△지금은 활동을 멈춘 ‘포영회’라는 사진동아리에서 1989년 사진을 시작했다. 당시의 시대적인 이유와 동아리의 특성으로 풍경 사진에 몰두했었다. 프레임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풍경들은 나로 인해 영원한 생명을 얻는 듯해서 좋았다. 이후 사진의 예술성이라는 부분에서 고민을 시작해 지금껏 카메라를 놓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오 작가에게 사진의 의미는.△다들 그랬듯이 그 당시 여성들은 각자의 정체성보다 가족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불편하면서도 불합리한 가치관이 당연시되던 시기였다. 취미 활동이라는 명분은 허용되지 않았던 시기였다.그런 사회상을 무시하고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유는 쉼이었다. 그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유지하기 위해 쉼이 필요했었다. 사진 작업은 내게 그 쉼을 위한 틈을 줬다. 그래서 사진은 나에게 쉼이자 숨이다.-지향하는 사진 작업은.△아름다움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다. 아름다워서 아름답기도 하고, 슬퍼서 아름답기도 하고, 애처로워서 아름답기도 하고, 외로워서 아름답기도 한 사진을 하고 싶다. 이 세상 그 무엇이라도 모두 다 아름답다는 것을 쉽게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 같다. 나 자신도 소소한 힘겨움이나 작은 걱정에 세상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쉬이 잊어버리곤 한다. 그래서 나의 사진은 아름다움이고 싶다. 그 어떠한 대상도 현상도 나의 프레임 안에서는 모두 아름다움이고 싶다.-앞으로의 계획은.△욕심내지 않으려고 한다. 작품 발표에 욕심내지 않고, 다작에 욕심내지 않고, 관객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여유롭게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 내내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배움이다. 아직도 배움에 목이 마르다. 그래서 지난여름부터 사진 강좌에 또다시 열중하고 있다. 이 배움은 아마도 그 끝이 없을 듯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7

‘울진 성류굴의 명문 발견 현황과 과제’ 학술세미나

문화재청은 23일 오후 1시 경주 힐튼호텔에서 ‘울진 성류굴의 명문 발견 현황과 앞으로 과제’를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울진 성류굴은 우리나라 최초 공개 석회암 동굴로 종유석, 석순, 동굴산호 등의 동굴 생성물이 다양하게 발달해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이다.지난 2019년에는 동굴의 종유석과 석주 등에서 정원(貞元)·경진(庚辰)이라는 당나라의 연호와 간지, 화랑과 승려로 추정되는 임랑(林90CE)·범렴(梵廉)이라는 사람의 이름 등이 새겨진 글자가 여럿 발견됐는데, 명문을 새긴 사람과 시점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자 동굴 속에서 최초로 발견된 사례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커 학계와 언론으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문화재청은 성류굴 내부의 명문 숫자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주관으로 내년부터 약 4년간 연차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전수조사를 앞두고 지금까지 울진 성류굴에서 발견된 명문의 조사연구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조사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지금까지 성류굴 내부에서 확인된 명문은 70여 점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라 때부터 고려·조선을 거쳐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승려, 화랑, 지방관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성류굴을 탐방하고 남긴 간략한 기록으로 추정되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앞으로 실시할 명문 전수 조사를 통해서도 명문이 추가로 발견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학술세미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명문 현황을 소개하고 향후 조사·연구 계획을 논의한다. 또 , 진흥왕의 행차 사실 등 주요 명문을 찾아 해독했던 심현용 울진군청 학예연구사가 2019년에 명문을 발견하게 된 경위와 조사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2

신라 공주 무덤, 1천500년 만에 다시 쌓는다…향후 2년간 실험

1천500년 전 세상을 떠난 신라 공주의 흔적이 남아있는 경주 쪽샘 44호 무덤을 다시 짓는 실험이 시작된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달 29일 오후 2시 쪽샘유적발굴관에서 ‘경주 쪽샘 44호분 축조 실험 착수 보고회’를 열고 일부 과정을 시연한다고 22일 밝혔다.쪽샘 44호 무덤은 신라 왕족인 어린 여성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이다.4∼6세기 신라 왕족과 귀족 등 상류층이 주로 묻혔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쪽샘지구 일대를 조사하던 중 정확한 위치를 확인했으며, 2014년부터 약 10년간 발굴조사를 진행했다.무덤에서는 금동관, 금동 신발, 금 드리개를 비롯해 돌절구와 공이(물건을 찧거나 빻는 기구), 바둑돌, 비단벌레의 날개를 겹쳐 만든 장식 등이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연구소는 발굴이 끝난 44호 무덤이 있는 그 자리에서 무덤 축조 실험에 나설 계획이다.나무로 짠 곽 주변에 돌을 쌓고 봉분(封墳·흙을 둥글게 쌓아 올린 부분)을 조성하는 신라 특유의 무덤인 돌무지덧널무덤을 만드는 과정을 약 2년에 걸쳐 재현할 예정이다.연구소 관계자는 “총 21단계에 이르는 무덤 축조 과정 가운데 시신과 부장품을 안치하는 단계인 11단계까지 고분을 다시 만들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연구소는 이번 보고회에서 무덤 축조 과정 일부를 시연할 계획이다.무덤을 만들 곳에 땅을 평평하게 고르고, 고운 흙을 깔아 묘역(墓域·무덤이 만들어지는 곳과 그 주변 공간)을 마련하고, 나무 기둥을 세우는 등 일련의 과정을 볼수 있다.무덤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전 수십 점의 토기를 깨뜨려 흩뿌리는 의례도 일부 시연한다.보고회는 22∼23일 이틀간 전화(☎054-622-1702)로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정원은 70명이다.경주/황성호기자

2023-11-22

“전업작가 여정, 끝까지 가볼래요”

“저의 좌우명은 ‘길이 없더라도,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한 번 걸어가 보자’입니다. 처음부터 답이 있는 길을 원했다면 전업작가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업 미술작가의 길을 간다는 것은 길이 없는, 길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한다면 길이 없어도 길을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고,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난관과 마주하기도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방법이나 대안을 찾을 수도 있고, 이는 결국 없는 길을 만들어낸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길이 없더라도 보이지 않더라도 한번 걸어가 볼 것입니다.”장윤희 서양화가는 대구예술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해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2 대구아트스퀘어-대구권미술대학연합전에도 참여했다. 당시 참여한 신진작가 18인을 재초대해서 갤러리 더 블루, 대경르네상스포럼연구소와 갤러리 더블루가 공동기획한 전시가 최근 대구에서 있었다. 이 전시는 작가로 성장하는데 진입장벽을 낮추고 전시기회를 제공해 작가의 작업을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마련한 전시였다. 또한 2023 OZBB 유망신진작가 6인에도 선정되는 등 최근 왕성한 작업 성과를 내고있는 장윤희 작가를 지난 20일 만났다.-최근의 작업엔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가?△현재의 작업은 기존 미술이 갖는 재현적 표현에서의 탈피와 붓과 유화물감을 소재로 하는 회화적 표현에서도 벗어나고자 했다. 평범한 나의 일상은 많은 사람들, 동물, 자연과 상호관계를 형성하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상호관계 속에서 일렁이는 내 안의 감정의 변화들을 작업으로 이끌어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내 안의 나를 자연스레 바라보게 된다. 무언가를 해야하고 채워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가끔은 멍때리기, 작은행복과 기쁨찾기, 감정비우기, 먼저 떠나보내기 등을 통해 온전한 나로 살아가고자 애를 쓰는 자세로 작업에 임한다. 그리고 작업을 하면서 진정한 나의 삶의 가치를 찾고자 한다.-그러면 작품의 표현기법도 달라졌겠다.△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기존의 회화라고 하면 캔버스에 붓과 유화물감이 주재료였다. 최근의 나는 기존 회화적 기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크릴과 다양한 혼합 재료들을 사용해서 캔버스를 이젤에 세우는 작업이 아닌 평면작업을 하고 있다. 혼합 재료와 아크릴물감을 쌓고 긁어내기도 하고, 그 위에 형태가 있는 드로잉과 자유로운 드로잉을 하기도 한다. 얼마전 관람객으로부터 내 그림을 보고 있으면 행복과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좋다는 분 그리고 맑고 순수한 작업이 진심으로 느껴져서 좋다고 해주셨을 때 앞으로 작가로서 나아갈 방향성이 선명해지고 보이지않는 긍정의 힘이 생기는 걸 느꼈다.-작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하는 것 같은데, 작업 외의 관심사가 있다면?△작업에 대한 고민은 해도해도 끝이 안나는 숙제같다. 늘 머릿속은 작업에 대한 고민으로 꽉 차 있다. 작업에 대한 고민을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미술계의 동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가치상승과 주식시장의 활황과 함께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모색 등으로 미술투자가 팽창하면서 2021년부터 미술시장이 크게 성장했었다. 그러나 최근엔 시장금리 상승과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주춤하면서 그 냉기가 미술시장으로도 이어져 지금 현재의 미술시장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이러한 미술시장의 냉기는 전업작가들에게까지 그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술작가라면 미술시장의 과거, 현재, 앞으로의 동향이 어떠할지 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앞으로의 계획과 꿈 그리고 신념, 혹은 소신이 있다면 말해 달라.△작가로서의 소박한 바람은 오직 한가지다. 많은 분들에게 따뜻함, 편안함, 위로, 공감을 줄 수 있는 작업을 하는 작가가 되기이다. 더 나아가서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작가로서의 개인적 활동뿐만 아니라 우수한 여러 작가분들과 다 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모색하고 함께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평소 선한 영향력, 즉 좋은 영향력이라는 단어를 화두에 두고 깊은 생각을 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주며 공존하고 공생한다는 의미의 선한 영향력이 미술계에서 확산이 된다면 전업작가와 미술계에 종사하는 분과 미술애호가, 일반 시민들이 같이 즐겁고, 기쁘게 작업할 수 있고,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1

영제줄풍류 ‘마지막 거장’ 이말량 국악보존회 출범

이말량 선생이 생전 최은경 문정 이말량 국악보존회장과 공연하는 모습. /최은경 제공 경주 출신으로서 영제줄풍류의 마지막 거장인 문정(汶汀) 이말량(李末良·1908∼2001·사진) 선생의 전통예술의 맥을 잇고 기리기 위한 국악보존회가 창립된다.문정 이말량 국악보존회(회장 최은경·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는 이달 중 이말량 선생의 출생지 경주에서 국악 문화의 발전과 계승에 목적을 두고 국악보존회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보존회는 경주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했던 영남줄풍류를 지역의 우수한 전통예술로 부흥시키고 체계화하는데 기여한 문정 선생의 위대한 업적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과 현창사업을 벌일 계획이다.문정 이말량 선생은 경주에서 태어나 경주 예인 조금화(1888~1921)의 양녀로 들어가 예인의 길을 걷게 됐다.10대에 함흥 반룡권번으로 가서 전통 가무악의 교육을 받았고, 20대와 30대까지 그곳에서 활동하고 생활하다가 40세 때 경주로 귀향했다. 10세부터 14세 때 박경원(1856년생)에게 승무와 검무 및 양금풍류를 배웠고, 15세와 16세 때 정용운에게 가야금풍류와 가야금산조·가야금병창을 배웠으며, 김계선에게 승무를 배웠다.18세 때인 1925년 이소향과 함께 정남희에게 가야금산조와 가야금병창을 배웠고, 19세 때 한성준에게 승무를 사사했다. 40세 때인 1947년 경주로 이주한 그녀는 한때 영제시조(嶺制時調)의 명창 최창로에게 거문고풍류와 단소풍류를 배웠다.경주에서 최창로에게 배운 이말량의 영제줄풍류는 국립부산국악원의‘이말량전 영제줄풍류’에 소개됐다. 1984년 5월 은퇴 기념공연을 열었고 성악가(가야금병창)·가야금 연주가로서 경주 동도국악원의 사범이었으나, 지금까지 음악학계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녀의 제자로는 최은경·김난·김은주·죽파부인·최복규·이명실·윤소희·이지영 등이 있다.문정 이말량 국악보존회는 포항을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 최은경(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경상북도 무형문화재 가야금병창 이수자·포항예술고 강사)을 비롯해 이지영 서울대 교수, 김성혜 동국대 강사, 이정화(이말량의 딸·칠곡군 왜관읍) 등 그의 제자 등이 참여해 추모 공연 등 선생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는 사업을 해나갈 예정이다.최은경 문정 이말량 국악보존회장은 “우리 지역의 명무이셨고 영제줄풍류의 맥을 마지막으로 이어오실 뿐 아니라 경주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장학금을 기증하신 선생님의 예술혼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며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보존회를 통해 후진 양성과 국악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0

안양숙·오창석·이근직·신동훈·성정희 ‘제28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본상

삼일가족과 포항MBC가 공동 주최하는 ‘제28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수상자가 확정됐다. 삼일가족과 포항MBC는 지난 17일 호텔영일대에서 제28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심사위원회를 열어 본상 5건과 특별상 2건 등 모두 7건의 개인 및 단체를 선정해 발표했다.본상에는 △봉사 부문 안양숙(포은중앙도서관 자원봉사회장) △과학·기술 부문 오창석(포스코 명장) △교육·학술 부문 고(故) 이근직 전 경주대 교수 △참교육 부문 신동훈(포항영신고 교사) △전통문화 부문 성정희(해녀)씨가 각각 수상자로 뽑혔다. 특별상에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일월문화원이 선정됐다. 본상에는 400만원, 특별상에는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올해는 각 부문에 걸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헌신으로 큰 귀감이 된 이들에게 본상을 수여하고 국내 유일 로봇전문연구기관으로서 정부연구사업 유치 및 로봇기술 연구개발에 매진해 공헌한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지역의 역사, 종교, 철학 등 전통문화 계승, 계발, 함양을 위한 다채로운 시민 문화 교육과 축제 등을 개최하고 있는 일월문화원에 특별상을 수여했다.시상식은 오는 12월 8일 오후 6시30분 포항MBC 공개홀에서 개최되며 12월 중으로 포항MBC에서 방송된다.포항MBC·삼일문화대상은 향토기업인 삼일가족과 포항MBC가 지역 사회 각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 준 개인과 단체를 시상, 격려하는 상이다. 지난 1996년 제정된 이후 올해로 28회째를 맞으며 지역 최고 문화상으로서의 전통과 권위를 이어가고 있다./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3-11-19

“포항의 아름다움 영화로 알려 큰 보람”

“영화에 본질적으로 녹아든 감독의 사상과 생각이 중요한 것이죠. 제 영화는 주로 시대가 직면한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화면 전환 등 영화적 트릭을 빼고 롱커트 작업을 많이 합니다. 당대의 세계인이 고민하는 주제를 함께 논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겠죠.”문신구사진 영화감독은 서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포항 출신 영화 연출자다. 지난달 28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 시티극장에서 열린 6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2023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감독상 트로피가 그의 손에 안겨졌다. ‘2퍼센트’는 영화감독이 시한부 생명의 선고를 받고 사라진 주인공을 통해 청춘을 위한 아주 작은 희망의 확률 2%를 드라마의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문신구 감독이 지난 13일 고향 포항으로 금의환향했다. 이날 포항시립중앙아트홀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포항에서 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포항은 포스코로 상징되는 산업도시 이미지였는데, 문 감독의 이번 수상작 영화 ‘2퍼센트’를 보고 나서 매력적인 도시라는 걸 알게 됐다는 평이 많다.△한 편의 영화에 포항을 다 담을 수는 없었지만, 영화를 본 해외 관객들조차 감탄을 연발했다. 포항이 모르는 포항의 아름다운 매력을 영화를 통해 알릴 수 있어 보람이었다. 많은 아름다운 관광지들을 전부 소개하다 보면 홍보영화가 된다. 그것이 영화의 서사와 융합되게 녹여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고, 그 두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진 최선의 역량을 다했다. 포항시와 포항영화인협회 등 많은 포항시민이 협조를 해줬고, 스텝과 배우들도 잘 따라주어서 큰 무리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정작 힘들었던 것은 편집, 녹음, 색 보정 등 감독이 감당해야 할 길고 긴 외로운 후반작업 과정이었다.-‘2퍼센트’ 영화가 독립예술영화 성과와 의미를 증명하는 동시에 우수한 지역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평소 타 도시에 비해 영화적 인프라가 부족하다 느껴왔었다. 그래서 처음 시작부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작은 예산, 부족한 인프라, 부족한 인적자원 등…. ‘2퍼센트’는 그 부족함을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하였고, 그 부족한 2프로로 만들어 냈다. 이는 전국 최초이고 전 세계에 알리게 된 성과까지 얻었다. 이를 계기로 타 도시에 비해 영화적 인프라가 부족한 포항이 아니라 앞서가는 포항, 더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영화의 메카 포항이 되었으면 한다.-주제와 형식 면에서 다채로운 시도가 돋보였고 작가 특유의 시선을 담은 ‘서사가 아름다웠다’는 평가다.△예술을 지향하는 감독이라는 작가는 나름의 독보적 서사와 형식을 지향 추구한다. 해외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고 수상을 한다는 것은 그 감독의 예술성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영화 ‘2퍼센트’는 나에겐 또 하나의 장르를 이루는 창작과정이었다.-포항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살다가 서울로 이주했다. 언제부터 영화에 관심을 가졌나?△어려서부터다.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무작정 서울로 갔다. 집안의 반대도 심했지만, 당시 영화를 할 수 있는 곳은 서울이었고, 나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곳도 서울이었기에 무작정 갔다. 당시엔 요즈음처럼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다.-그동안 영화감독으로서의 삶은 어땠나?△롤러코스트 삶. 긴 세월 동안 영화를 배우고 만들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고생도 많이 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내 영화(내가 만들고 싶은)를 만들기 시작했고, ‘원죄’로 몇몇 해외국제영화제와 국내영화제로부터 수상을 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돈은 못 벌었다. 예술영화는 돈은 못 번다.-뉴질랜드아시아태평양영화계에서 두 번째 수상이다.△2019년에 ‘원죄’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로 인해 뉴질랜드 아태영화제 측에서 나를 주목해주었고 ‘2퍼센트’를 초청해 주었다. 개막작으로 상영되면서 심사위원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이 영화 ‘2퍼센트’에 기립박수와 찬사를 보내주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 외교관들도 일일이 찾아와 악수를 청하는 ‘2퍼센트’, 포항, 대한민국의 날이었다.-영화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천문학적 제작비를 들여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세계 극장에 배급하는 시대에서 이젠 OTT 시대다. 점차 국적조차 의미가 없는 오로지 작품과 작가의 콘텐츠만 인정되는 OTT 세상. OTT가 모든 콘텐츠의 유통과 성공을 좌지우지하기에 성공의 공식도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앞으로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준비하고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영화제 때 뉴질랜드에서 제안해 온 합작영화도 계획하고 있다. 또, 영화제 때 ‘2퍼센트’를 보고 뉴질랜드 타라나키시가 아름다운 포항시와 도시 자매결연을 제안해 와서 진행 중이다. 잘 됐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4

佛 낭트 ‘레 마신 드 릴’ 문화사업 표본 삼는다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지난 10일 프랑스 낭트의 대표 예술기관 스테레오뤽스(Stereolux)의 로랑 마레샬 이사장이 포항시를 방문, 이 시장과 국제 문화예술교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문화예술 분야 국제적 교류 확대를 위해 11개국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 13명을 초청하는 ‘해외 주요 인사 초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로랑 마레샬 이사장은 포항 방문을 신청하면서 이번 행사가 성사됐다.이날 로랑 마레샬 이사장은 스테레오뤽스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예술가와 기술자들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낭트의 문화환경을 설명했다.이 시장은 포항시가 추진중인 영일만 아트테크 문화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설명한 후 하며 기관·도시 차원에서의 교류 확대를 제안했다.스테레오뤽스는 문화적 도시재생 교과서로 불리는 프랑스 낭트의 창조 지구에 있는 대표적인 아트테크 기관이다. 낭트는 1980년대 주력인 조선업이 쇠퇴하자 폐조선소 공장에 ‘레 마신 드 릴(Les Machine de L’ile·기계 동물 테마파크)’ 조성을 시작으로 창조 도시로 완벽하게 변신했다.‘레 마신 드 릴’은 12m 높이의 대형 기계 코끼리와 하늘을 나는 새, 낭트 출신이자 80일간의 세계 일주 저자인 쥘 베른의 상상력, 낭트에서 발명 실험을 펼쳤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도전 정신을 도입해 지금까지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스테레오뤽스는 20여 년 전부터 실시한 ‘스코피톤 페스티벌’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이강덕 시장은 “낭트시 레 마신 드릴과 같은 혁신적인 문화 성공 신화를 포항문화계 접목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2

40만 명 다녀간 대구사진비엔날레 ‘역대 최고’ 흥행질주

지난 9월 22일 개막해 44일간 이어진 ‘2023 대구사진비엔날레’에 총 40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으며 역대 최고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 5일 폐막한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2021년 제8회 행사보다 2배 가까이 많은 40만 여명(야외 전시장 포함)의 관람객을 모았다고 12일 밝혔다.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다시, 사진으로! 사진의 영원한 힘’이라는 주제로 진행돼 23개국 사진작가 293명의 작품 1천37여 점을 소개했다.사회, 정치, 환경, 기후, 이주, 여성 등 유행하는 거대 담론을 되풀이하는 국내외 흐름에서 벗어나 오늘날 인간의 정신, 신체, 감각, 예술을 갈수록 장악해가는 기술 매체, 그중에서도 사진 매체의 고유한 특성과 힘을 다뤘다. 이같은 흥행은 이번 비엔날레가 거대 담론과 추상적 주제를 지양하고 사진의 본질에 주목한 명확한 주제를 제시했고, 국내외 참신한 작품을 소개하며 다양한 관람객들을 끌어모은 것이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사진작가의 작품 활동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전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동대구역 광장에서는 대구 도심의 변화와 대구 시민의 변화상을 전시해 대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많은 방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방천시장에는 시장과 상인의 옛 모습을 담아내 많은 지역민의 참여를 이끌어 전통시장의 활성화에도 의미를 더했다.시민이 소장한 옛 사진으로 조성된 장롱 속 사진전은 남녀노소가 그때 그 시절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포토북 페스티벌 전시는 포토북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관객이 직접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 유명 사진가의 사진집을 펼치고, 보고 느낌으로서 전시작품 관람 이상의 흥미를 더했다. 이를 통해 작가와 관객이 하나로 연결됨과 동시에 비엔날레 전시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도 마련했다는 평가다.그동안 비엔날레의 과제였던 사진 예술계 담론 형성도 말끔히 해소했다는 것이 대구문화예술회관 측의 분석이다. 사진의 힘과 동시대 시각문화라는 강연 주제를 통해 인공지능이 만든 사진 출현, 사진예술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 전문가 일반 시민이 함께 토론하고 18차례 심포지엄·강연 워크숍으로 사진예술의 명암을 되돌아보는 등 비엔날레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사진계 담론 형성에도 힘을 보탰다.이번 비엔날레를 주관한 대구문화예술회관 김희철 관장은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아시아 최대의 사진축제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2

포은오천도서관, 다문화 여성·어린이 대상 프로그램

포항시립 포은오천도서관은 오는 17일과 19일부터 각각 4주간에 걸쳐 다문화 여성 강좌 ‘시시콜콜 시 짓기’와 다문화 어린이 강좌 ‘책으로 만나는 나, 보드로 만나는 세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다문화 여성 강좌 ‘시시콜콜 시짓기’는 부제 ‘일어나라 문해력! 깨어나라 글 읽기!’에서 알 수 있듯이 동시 따라 쓰기를 통해 문해력을 키우며 모방 시 짓기를 통해 창의적 글쓰기에 도전하는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한 권의 그림책 읽기와 동시 쓰기·짓기를 통해 다문화 여성이 한글을 더욱 깊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또한 다문화 어린이 강좌 ‘책으로 만나는 나, 보드로 만나는 세계’는 매주 한 권의 그림책을 읽고 나의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의 가치를 바로 알아내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신나는 보드게임을 통해 새 친구를 만나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김세원 시립도서관장은 “이번 포은오천도서관의 다문화 강좌는 다문화가정이 많은 오천을 비롯한 포항지역 다문화 어린이와 여성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프로그램”이라며 “많은 분들이 참여해 도서관을 통해 함께 행복해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강좌는 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s://phlib.pohang.go.kr) 문화 행사 신청 코너를 통해 신청받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포은오천도서관(270-5699)에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9

문화재청 ‘어린이·청소년 누리집’ 전면개편

문화재청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문화유산 교육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문화재청 어린이·청소년 누리집(https://kids.cha.go.kr/index.do’을 전면 개편하고 지난 6일 선보였다. 문화재청은 미래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우리 국가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보다 흥미롭고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어린이·청소년 누리집’을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초·중·고등학교의 국가유산 관련 수업에서 활발히 활용되는 등 국가유산 교육의 대표 누리집으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올 한해만 51만여 명이 방문해 223만여 건의 쪽보기(페이지뷰)를 기록(9월말 기준)하고 있다.올해에는 국가유산 체제로의 전환과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 흐름에 발맞춰 어린이·청소년 이용자들의 접근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고자 누리집을 전면 개편했다.△휴대폰, 태블릿 컴퓨터(PC) 등의 지능형(스마트) 기기를 활발히 활용하는 어린이·청소년의 특성에 맞춰 누리집의 화면과 메뉴들을 최적화했고 △국립고궁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문화재청 소속기관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청소년 대상 체험행사와 교육 프로그램 관련 내용을 쉽게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연동했으며 △문화재청이 한국문화재재단과 운영 중인 ‘문화유산채널’ 누리집(https://www.k-heritage.tv/)의 교과과정 영상(247건)을 고품질로 감상할 수 있다.이외에도 ‘문화유산 방문학교·체험교실’, ‘학교문화유산교육 우수사례 사업’ 등 문화재청에서 매년 운영 중인 국가유산 교육 정보도 살펴볼 수 있어 일선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8

“낙서하듯 즐겁게, 유년시절 주제 삼은 이유죠”

“참된 예술성을 위해서는 남다른 정체성에서 비롯된 고유한 미적 가치가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독자적 정체성의 확보를 위해 한국 미(美)의 원류에 대한 모색을 일찍부터 시작했다고 할까요. 전통과 역사와 삶 속에서 이것을 찾을 수 있었죠.”한국화가 황연화(56·문경시) 중원대학교 교수는 대구·경북은 물론 한국 화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여성 예술인으로 꼽힌다.무엇보다 그는 모더니즘 미술을 적극 실험하면서도 고전적 소재를 차용해 고유성을 부여하는 데 힘썼다. 기운생동의 한국화에 30여 년 넘게 천착해 온 황 작가를 지난 6일 만나 최근 21번째 개인전을 마친 소회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올해 들어 중원대학교 박물관 초대로 대작 중심의 개인전을 열었고 충북의 제42회 설성문화제 기간에 맞춰 음성문화원에서 ‘유년의 기억’ 시리즈로 21번째의 개인전을 가졌다.△내 작품의 공통된 주제인 ‘Human+Nature(인간+자연)’에서 비롯된 ‘유년의 기억’이 주제다. 캔버스에 물감의 오묘한 우연적 번짐을 바탕으로 두고 그 위에 물감으로 형상을 표현하는 작업이다. 종이비행기나 종이배, 도자기나 꽃 등 일련의 표현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변화된 내면적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탈 캔버스 상태의 작업이 어떨까 하는 고민을 풀고자 시도했다.-황 작가는 작품 속에 독자적 미감을 담아내어 성공적인 예술 세계를 이룩했다.△민화를 바탕으로 한 채색화로 시작해 전통 천을 바탕으로 이용한 회화와 함께 최근에는 우연의 추상적 바탕을 이용한 유년시절의 기억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과 채색으로 노련미를 더한 독특한 회화 장르로 발전시키고 있다.-인간+자연, 유년의 기억 등 회화의 일련의 공동주제를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화가들은 유년시절을 동경하고 순수한 감정과 아름다운 행동들을 떠올리며 그것을 화폭에 담기도 한다. 유년시절에 사용하던 이불보나 보자기 옷가지를 모아 바탕 재료로 쓰는 일은 정말 즐겁고 흥미롭기만 하다. 종이배와 딱지, 비행기를 그리는 동안은 지금도 그 시절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기교나 멋을 배제하며 어린이가 낙서하는 즐거움과 순수성을 재현하려는 것이다. 부드럽게 흐르는 물살이 도를 일깨우듯 무기교적 미학이 최고의 테크닉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대한다.-화가로서 이론을 겸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부담이 되지는 않는지?△모든 일에 모자라는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입시생도 모아야 하고, 시대에 맞게 교재도 개발해야 하고 학생들도 가르치고 교수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강의는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장으로서 그 역할이 크다. 그래서 개성과 사고가 남다른 MZ세대들을 아들, 딸 같이 정성과 애정으로 소통하고 가르치려고 노력을 한다. 창작과 강의는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가 없어서 때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강의실에서 보내는 학생과의 시간은 교육자로서의 보람이 크다.-그동안 작가로서의 여정과 철학을 돌아본다면?△대학 시절 채색화를 열심히 배울 때 화가로서의 미래를 열었다는 생각이 든다. 민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시도가 변화의 시발점이었고 고미술상을 돌며 구하거나 고향에서 이불보나 다양한 천 조각과 헌 옷을 수집하면서 유년시절을 더욱 그리워하게 되었다. 특히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의 정착은 유년시절을 집요하게 떠올리게 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중국 유학은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미감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고자 시간을 투자한 셈이다. 황연화 한국화가 -수많은 국내외 개인전과 청년 시절 올해의 청년작가에 선정되었고 2020년 미국대통령상(금상)과 세계미술공모전에서 그랑프리, 2023년 서울국제비엔날레에서 우수작가상을 받는 등 많은 상을 수상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작품이 있다면?△상이란 열심히 천착하는 자세에 대한 행운이라고 생각을 한다. 작품은 늘 고민과 숙제를 안고 하는 행위라서 ‘좋다’, ‘아니다’ 답을 갖고 창작에 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다. 굳이 선택하라면 찢어지고 기워지고, 조각천으로 모자이크처리를 한 이불보에 물감과 먹, 연필로 민화적이고 현대의 드로잉적 요소를 가미한 ‘인간+자연’ 시리즈를 내세우고 싶다.-앞으로의 바람이나 계획은?△이제 30년 예술활동의 변화를 보여주는 시점이 지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술혼과 장인정신이 깃든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인생의 밀도를 더하는 향기와 삶의 격조를 높이는 예술의 매력을 전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7

대구콘서트하우스-홍콩필하모닉 상호교류 업무협약

대구문화예술진흥원(원장 김정길) 대구콘서트하우스와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대표 베네딕트 포어)는 최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상호 교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 오케스트라의 해외 진출, 각 나라와 도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간의 문화교류를 통해 클래식 전용 극장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지난 2018년부터 매년 대구콘서트하우스는 한국과 세계의 청년 음악가들이 프로 오케스트라에 진입하고, 프로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이번 협약으로 청년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연주할 기회를 제공해 수준 높은 문화적 경지를 경험하도록 했다. 또한, 대구시립교향악단과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단원을 상호 초청해 문화교류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에 있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청년 음악가들이 세계 무대로 진출할 기회를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더불어 아시아 대표 오케스트라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구콘서트하우스의 글로벌 공연장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6

권오봉 서양화가 ‘제24회 이인성미술상’ 수상

대구미술관은 ‘제24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서양화가 권오봉 작가의 시상식을 지난 2일 오후 5시 개최했다.이인성미술상은 한국 근대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서양화가 이인성(대구·1912∼1950)의 작품세계와 높은 예술정신을 기리고 한국미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이인성미술상 상금과 상패, 내년도 대구미술관 개인전 개최 등 다양한 지원이 있다.대구미술관은 현대미술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천위원 회의를 거쳐 최종 5명의 수상 후보자를 선정하고, 심사위원 회의 심사를 통해 권오봉(70) 작가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권 작가는 1954년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인당뮤지엄, 봉산문화회관, 리안갤러리 등 개인전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미술관 및 갤러리 단체전에도 활발하게 참여해왔다.심사위원 대표 고충환 평론가는 심사평에서 “권오봉은 오랫동안 필획의 연마에 집중해 왔으며, 역량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작가”라며 “특히 이인성미술상 수상을 계기로 그의 뛰어난 역량이 전국적으로 더욱 알려지고 작가에게도 큰 자신감이 주어지길 바란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권오봉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영광이다. 1년 뒤 열리는 전시에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5

포항 토박이가 전하는 보석같은 이야기

이순영 수필가책이 바다와 빛의 고장 포항의 바다와 파도, 유유히 흐르는 강, 돌멩이와 나무, 여린 풀, 그리고 옛사람들이 살았던 흔적들을 사진과 함께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준다.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순영 수필가가 펴낸 산문집 ‘해설사가 전하는 구석구석 포항이야기’(도서출판 나루)다. 포항에서 나고 자라 어른이 된 작가가 포항 구석구석 보석처럼 숨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담았다.저자는 포항 토박이로 포항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산간오지인 포항시 북구 기북면 성법리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포항 구석구석에 널려 있는 문화유산 답사를 좋아했다. 그런 취미가 쌓이면서 문화유산해설사로 일하게 됐다.국립경주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전시유물 해설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포항시문화관광해설사가 돼 호미곶해맞이광장, 구룡포근대역사관, 장기유배문화체험촌,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연산보경사, 운제산오어사 등 포항을 대표하는 관광지에서 관광객들에게 포항의 문화관광 자원에 대해 안내·해설하는 일을 해 오고 있다.책은 그런 저자가 포항 29개 읍면동을 누비며 깊은 시선으로 들여다본 결과물이다.책은 1부 ‘돌 이야기’, 2부 ‘길 이야기’, 3부 ‘호국 이야기’, 4부 ‘불교 이야기’, 5부 ‘근대화 이야기’로 나뉘어 포항의 산, 바다, 강, 문화재뿐 아니라 근대화 이야기까지 풀어낸다.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이 포항을 찾아 온전하게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숨겨진 문화, 역사를 전하기도 한다. 오지인 상옥까지 가서 정환직 대장을 호위하다 산화한 산남의진 무명용사의 비석 앞에 머리를 숙인 이야기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이순영 수필가는 2006년 계간 문학세상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포항문인협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5

100% 포항 영화 ‘2퍼센트’ 아태영화제 감독상

포항 출신 문신구(69) 영화감독이 포항 영화 제1호 ‘2퍼센트’로 ‘2023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10월 28∼11월 4일)’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는 1954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화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오랜 연륜을 가진 경쟁영화제다. 문신구 감독은 지난 28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 시티극장에서 열린‘2023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개막식에서 독립예술영화 ‘2퍼센트’로 감독상을 차지했다.문 감독은 포항 흥해 출신으로서 흥해초등학교, 흥해중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로 이주해 영화연출자로 활동해 왔다. 그는 전작 ‘원죄’로 ‘2018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아타미 국제영화제 개막작, 춘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작품상·황금촬영상 촬영대상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바 있다.이번에 입상한 ‘2퍼센트’(배급 시네마뉴원)는 영일대해수욕장 등 포항 명소를 배경으로 오랜 조감독 생활, 연이은 실패에다가 설상가상 생존확률 2%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영화감독의 첫 장편 영화 입봉 스토리를 담고 있다. 해당 작품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포항지부(지부장 이경식)·문신구 필름이 경북도와 포항시의 지원을 받아 공동 제작한 저예산 독립예술영화로 지난 4월 국내 개봉해 화제를 모았다. ‘2퍼센트’는 포항 시민 대상의 시나리오·신인배우 공모, 포항 명소를 배경으로 포항 출신 문신구 감독이 연출한 100% ‘메이드 인 포항’ 영화로 주목받았다.문 감독은 29일 경북매일신문에 “‘많은 사람이 절 보고 미친 사람, 제정신이 아니랍니다. 재미없고, 지루한 영화만 만든다고요.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영화 ‘2퍼센트’는 바로 그 인간의 고정관념과 상식의 속성을 이야기합니다. 이 트로피가 말하지요. ‘2퍼센트’는 절망이 아닌 영광의 퍼센트입니다.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전했다.그는 이어 “영화제 시상식 축하 파티장에서 뉴질랜드 사우스 타라나키 시 관계자가 영화 속의 아름다운 포항을 보고 해당 시와 포항시가 자매결연을 맺었으면 좋겠으니 추진해 달라고 했다. 29일 오후 그 관계자와 미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29

50여 년 몸짓 예술과 동행 ‘무용계의 대모’

김동은 김동은무용단 대표. /사진작가 안성용 제공 경북 포항 무용의 토대를 닦고 후학을 양성하는데 일생을 바친 ‘무용계의 대모’ 김동은(70) 김동은무용단 대표는 아직도 의욕이 넘치는 현역이다.그는 17년 전 포항에서 처음으로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전국 15개 시도의 대표팀이 참가한 제15회 전국무용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문화 불모지로 여겨지던 포항의 시민들이 가깝게 만나기 어려웠던 창작무용 경연의 향연을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영천이 고향인 김 대표는 1978년 포항에 정착해 50여 년간 몸짓 예술과 동행했다. 특히 그동안 경북지방의 역사적 사실이나 신화, 전설을 기반으로 지역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최근 포항시청 문화복지동 대잠홀에서 창작무용극 ‘충비 단량, 대를 잇다’를 성황리에 공연한 그를 지난 28일 만나 이번 작품과 무용 인생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김동은무용단을 소개해 준다면.△김동은무용단은 1987년 창단해 40년 가까이 순수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개발한 20여 편의 창작 한국무용 공연 외에도 시민 대상 무용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특히 경북 지역의 이야기를 재조명하고 전통문화를 재해석하는 시도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포항을 대표하는 한국무용단이다.-여러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창작 한국무용 ‘SunMoon-별이 된 연인’ 외에 많은 작품이 있지만 2019년에 선보였던 창작무용 ‘百年의 꿈’이다. 이육사가 쓴 대표적 시 ‘광야’를 소재로 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불굴의 의지를 통한 현실 극복 의지 및 미래에 대한 각오를 한국무용에 녹여내 호평받았다.-총연출을 맡은 ‘충비 단량, 대를 잇다’는 어떤 작품인가.△‘충비 단량, 대를 잇다’는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리 황보 가문에 전하는 조선 단종 때 영의정이었던 황보인의 충비(忠婢) 단량(丹良)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주인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여종 단량의 희생정신과 생명 사랑 정신을 그린 작품이다. 세조가 파란을 일으키며 집권한 계유정난을 다룬 영화 ‘관상’,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이미 많은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 파란의 역사에 삼대가 멸해지는 소용돌이 속에서 천한 노비의 손에 명(命)과 대(代)가 이어진 단량의 이야기가 ‘포항시사’, ‘이야기 보고’, 경북의 이야기 정도로 묻혀있는 것이 아쉬웠다. 천한 신분으로 대를 잇게 한 헌신과 충의를 극화한 예는 드물었다. 영의정 황보인의 노비 단량의 삶을 한국창작무용으로 승화시켜 경북의 인물로 발굴하고 희박해져 가는 소중한 전통 충의사상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성동리 뇌성산 기슭에 자리한 광남서원에 있는 단량비가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문화답사를 통한 관광객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그동안 포항무용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1988년 포항무용협회를 창립했고 1990년 경북 최초로 포항시립무용단을 창설했다. 2006년에는 포항에서 제15회 전국무용제를 개최했다. 김동은무용학원을 운영하면서 중앙대 대학원에 다녔다. 국내 최초로 석사 논문 ‘월월이청청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고, 제2회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폐막공연에서 소리춤 월월이청청을 선보여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Sun Moon’ 등 지역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창작무용 안무를 맡아 경북 무용의 존재를 알렸다. 제14회 금복문화대상, ‘제5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우수상, ‘제44회 경북도문화상’, 제9회 경북예술상, 제4회 전국무용제 장려상, 제14회 전국무용제 은상 등을 받았다.-그동안 무용가, 안무가, 연출·기획자 등 많은 활동을 해왔다. 애로도 있었겠다.△오페라나 뮤지컬, 연극 등에 비해 인지도가 약하고, 제작 여건 역시 열악한 무용 예술은 타 예술 장르에 비해 문화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이 그만큼 허약할 수밖에 없다. 무용 전문가들에게서조차 무용이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고, 제작 시스템 역시 기획 단계에서부터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용계가 문화상품의 세계화에 발맞추고 예술경영의 체계화를 도입하여 무용의 부흥에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 무용계의 중요한 현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계속하려고 한다.-지난해 마련한 ‘자명예술촌’의 역할이 궁금하다.△포항시 남구 자명리 272에 자리한 자명초등학교 폐교를 자명예술촌으로 바꿔 지난해 8월 입소했다. 포항교육청에 3년간 대관을 해 마련한 공간이다. 무용인들은 물론이고 우리 춤을 사랑하는 시민들과 함께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배우고 전통문화가 살아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김 대표와 한국무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김 대표가 바라보는 한국무용은 어떤 것인가.△문화적 발전을 동반하지 않는 경제의 발전은 그 자체로도 한계가 있다. 그 중심에 한국무용이 있어야 한다. 한국이 지닌 민족성과 특수성 등을 배합해 한국 창작무용을 생산하고 대중화해 활성화 되어야 한다.-앞으로 바람이 있다면.△한국창작무용이 문화콘텐츠로써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를 통해 한국창작무용을 국내와 국제시장에서도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무용을 어렵게 생각하는 관객들과의 소통 방안을 제시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29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지역간 학술대회 열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지역 간 학술대회’가 오는 27, 28일 이틀간 안동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에서 열린다.경북도 출자·출연기관인 한국학 전문 연구기관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주최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기록유산 협력문화 육성하기’라는 주제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MOWCAP) 사무국인 한국국학진흥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지역위원회(MoWLAC) 및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프리카 지역위원회(ARCMoW)를 초청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지역 목록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협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위원회 사무국을 유치한 한국국학진흥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46개국이 가입된 MOWCAP 운영의 중추기관으로 부상했다.한국국학진흥원은 이 회의에서 안동을 비롯해 경북지역의 중요 기록유산과 기록정신을 이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세계기록유산 도시로 각인시키는 동시에 한국국학진흥원이 세계기록유산의 핵심 기관으로서 역량을 알린다는 각오다.현재 활동 중인 모든 지역위원회가 참가함으로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과 관련된 주요 국제 인사들이 안동에 모이게 된다.15개국 세계기록유산 지역위원회 대표자와 함께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18개 소장기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재청, 국제기록유산센터 등의 관련 담당자 등이 참여한다.첫날에는 세계기록유산 사업 홍보와 지역 간 긴밀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세계기록유산 지역위원회 역할과 활동 계획을 발표하고, 지역 간 학술대회를 개최해 세계기록유산 사업 방향과 기록유산을 소장하고 있는 기관들의 역할 및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둘째날에는 국내외 학술대회 참가자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 3개 카테고리를 석권한 안동의 문화유산을 답사한다.문화유산 시너지 효과 창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안동국제컨벤션센터, 병산서원, 하회마을 등에서 스터디 투어를 진행한다.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이번 학술회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협업 방안과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로, 이 회의를 통해 한국국학진흥원이 세계기록유산의 핵심 기관으로 부상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26

류영재 수상자 “지역 예술문화 발전에 최선”

포항지역 복지재단인 애린복지재단이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제정한 ‘제13회 애린문화상’시상식이 24일 포스코국제관 국제회의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시상식에는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이강덕 포항시장, 백인규 포항시의회의장, 최복룡 포항예총 회장 등 지역 인사와 문화예술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올해 수상자인 류영재(64) 서양화가에게는 상패와 상금 1천만원이 전달됐다.포항 출신의 류 서양화가는 지역의 중등학교에서 미술 교사로 34년간 봉직했고, 특히 교육부가 선정한 미술중점학교(포항항도중) 주무자로 6년간 근무하며 청소년들이 올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미래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장으로 재임하며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 창립,‘겸재, 가을을 보다’행사 주관 등 지역 미술문화 도약의 기반을 조성하고, 중앙화단과의 관계성 정립을 위해 노력했다.또한 7년 간 포항예총회장을 맡아 포항만의 예술창작 콘텐츠 개발과 ‘포항미술사’, ‘포항예술사’정립을 위한 집필활동과 아카이브 발간에 주도적으로 역량을 발휘했다.2013년부터 최근까지 포항시 축제위원, 축제기획위원, 문화도시포항 인문기획위원으로 활동하며 포항국제불빛축제와 포항해병문화축제 등의 축제에서 콘텐츠 개발과 지역의 권역별 문화인자 발굴에 기여했다.지난해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문학인 ‘한흑구문학기념사업’ 추진위원장을 맡아 지역의 예술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류영재 서양화가는 이날 수상소감을 통해 “문화를 아끼고 예술을 사랑하며, 지역의 예술문화 발전에 노력하시는 분들과 힘들고 어려운 예술의 길을 동행하며 조용히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