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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현대미술로 풀어낸 ‘연오랑 세오녀’ 신화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전시관 귀비고는 22일부터 11월 19일까지 기획전시‘물길에서 함께 턴’을 개최한다. 귀비고는 우리나라 문헌 최초의 일월신화인 ‘연오랑 세오녀’ 신화를 스토리텔링화한 역사문화 콘텐츠 전시공간이다. 이번 기획전시‘물길에서 함께 턴’은 ‘연오랑세오녀’ 신화에서 도출된 ‘교류’, ‘협력’, ‘연대’를 중점으로 유연하게 퍼져나가고 다시 돌아오는 ‘물길’의 이미지를 현대미술로 가시화해 풀어낸 전시다. 권기수, 이원호, 오원영, 정희정, 손현수, 김규형, 김수인, 콜렉티브 이래, 콜렉티브 푸실 등 9명의 참여작가가 귀비고의 정신문화의 근간인‘연오랑 세오녀’신화를 저마다의 시선으로 표현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특히 이번 기획전시는 전시관 기둥, 신라마을, 로비 등 귀비고 실내외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해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전시관 곳곳에서 이원호, 오원영 등의 작가가 제작한 영상, 조각, 미디어, 웹툰 등 전시 핵심 단어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김수인 작가와 콜렉티브 이래는 귀비고 전시관 테라스와 외부 기둥에 패턴화한 작품을 통해 공간의 벽을 허무는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포항의 바다와 바람을 형상화한 김수인 작가의 ‘바다와 바람의 기둥’, 포항 바다에서 추출한 색으로 나만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김규형 작가의 ‘포항 바다를 담다 마블링’, 콜렉티브 푸실의 전시 오프닝 퍼포먼스 ‘빛과 바람의 몸짓’이 신라마을에서 진행된다. 또한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22일 오후 3시30분 오프닝 프로그램에는 KBS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 크리스티나, 에바, 이나가 ‘바다 건너온 세오녀들’이라는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한다. 한편 해오름동맹 지역인 울산대와 한동대 학생 12명의 ‘물길 서포터즈’가 공공예술 프로그램 형식의 이야기 전달자로 참여한다. 비단 조각을 들고‘연오랑 세오녀’ 설화를 시민들에게 전하고 비단 조각에 담긴 신화와 시민의 개인적 서사가 담긴 물건을 교환하고 수집한 결과물을 귀비고 전시관 1층에 전시한다. 시민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즐기며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0

책뜰음악회·인형극·독서퀴즈… 문화행사 풍성

포항시립포은오천도서관은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 후 20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음악과 함께 책을 읽는 ‘해오름마루 책뜰음악회’, 어린이 인형극 ‘호박아이’, 이명신 작가 초청 강연 등 다양한 어린이 체험행사와 강연들이 펼쳐지며, 문체부 공모사업 ‘2023년 공공도서관 실감형 체험관 조성사업’으로 3D 체험형 동화구연을 볼 수 있는 ‘실감놀이터에서 놀자!’와 어린이 클라이밍 코너, 독서퀴즈, 과년도 정기간행물 배부 등도 함께 진행된다.프로그램 신청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s://phlib.pohang.go.kr/) 에서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있으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전화(270-5692)로 문의하면 된다.김세원 포항시립도서관장은 “20일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 시민들께 유익한 독서문화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앞으로 남구 거점 및 어린이 특화도서관으로 남구 지역의 지식문화복합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발한 운영을 하겠다”고 전했다.한편 포은오천도서관의 정식 개관일은 내달 14일이며, 이날 개관 행사로 기념식과 함께 대한민국 동화축제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9

경주박물관 추석맞이 ‘박물관 여행’ 마련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은 추석을 맞이해 ‘2023년 추석맞이 데굴데굴 박물관 여행’을 오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개최한다.이번 행사는 추석을 맞이해 국립경주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준비했으며, 다양한 문화체험 활동 및 영화 상영 등이 마련돼 있다.박물관 강당에서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배리어프리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오늘이’가 상영된다. 배리어프리 영화란 기존의 영화에 화면을 설명해주는 음성해설과 화자 및 대사, 음악, 소리정보를 알려주는 배리어프리자막을 넣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영화다.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약 20분 정도 상영되며, 영화 상영 이후에는 추첨을 통해 신라 문화와 연계된 상품들을 증정한다.신라미술관 입구에서는 추석맞이 행사 기간 동안 선착순으로 매일 200명에게 윷놀이 세트를 배포한다. 또한 박물관 야외마당에서는 투호, 윷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 사방치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신라역사관과 신라미술관 로비에는 십자말풀이 활동지가 비치돼 있어 어린이들이 박물관을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28일부터 10월 9일까지 십자말풀이를 풀고, 활동지에 있는 QR코드에 접속하여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될 예정이다.추석맞이 문화행사는 예약 없이 박물관을 찾는 모든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이 기간 동안 박물관에서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가족과 즐거운 체험도 함께 하면서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3-09-19

“할머니가 해주신 이야기 엽서에 그려 보내주세요”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 이야기할머니사업단은 18일부터 10월 13일까지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의 파견기관에 다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2023 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를 개최한다.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는 이야기할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며 가족과 함께 소통하고 이야기가 갖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접수 방법은 ‘2023년 이야기할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를 주제로 이야기할머니가 나눠주신 그림엽서에 그림을 그리고 출품할 엽서 1점을 촬영한 후 ‘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 누리집(http://contest.storymama.kr)을 통해 온라인 접수하면 된다. 전국 이야기할머니 파견기관에 다니는 유아(만3~5세)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이야기할머니사업단은 출품한 작품 중 우수작을 선정해 대상(1명), 최우수상(17명), 우수상(170명), 장려상(1천700명)에게 모바일 상품권을 시상하며 발표는 11월 3일 오후 5시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 누리집(http://contest.storymama.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8

세계유산에 이름 올린 가야고분 7곳의 특징과 주요 유물은

한국의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 고분군’(Gaya Tumuli)은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17일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과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등에 따르면우리나라에는 가야와 관련한 고분군이 780여 곳에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각 무덤은 대가야가 멸망하는 562년까지 꾸준히 조성돼 왔으며, 그 숫자가 수십만 기에 이른다.가야고분군은 ‘사라진’ 가야 문명을 복원할 수 있는 주요한 유적이다.무덤은 시대에 따라 형태나 조성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그 안에 매장된 다양한 유물을 통해 당시 신분 질서와 사회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그간 알려진 고분군 7곳의 특징, 주요 출토 유물 등을 간략히 정리했다.◇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5∼6세기 가야 북부 지역을 통합하면서 성장한 대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높은 구릉지 위에 고분군이 밀집해 조성돼 있는데, 연맹의 중심 세력으로서 대가야의 위상과 가야 연맹이 최전성기에 이르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유적이다.일부 대형 무덤은 순장자를 함께 묻은 것으로 파악돼 지배층의 무덤이라는 점을알 수 있다.백제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 그릇, 일본 오키나와(沖繩) 산 야광 조개로 만든 국자 등은 당시 대가야의 활발한 대외 교류 관계를 보여주는 유물로 평가받는다.가야 사회의 계층구조와 대내외 문물 교류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고분군이다.1978년 32호분에서 나온 금동관은 대가야의 공예 수준을 보여주는 유물로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됐다.◇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아라가야의 왕과 귀족 무덤이 조성된 고분군이다.말이산(末伊山)은 ‘머리’와 ‘산’을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우두머리의 산’이라는 의미가 있다.나지막한 구릉과 능선을 따라 꼭대기에는 대형 무덤이, 경사면에는중소형의 무덤이 모여 있다.아라가야 왕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대형 무덤 37기가 높은 곳에 모여 있는 점이 특징이다.이 고분군은 일제강점기 때 처음 조사했는데, 당시 봉토(封土·흙을 쌓아 올린 부분) 지름이 39.3m, 높이가 9.7m에 이르는 무덤이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여러 출토 유물 가운데 말이산 45호분에서 나온 상형 도기 세트는 눈여겨볼 만하다.지난해 10월 보물로 지정된 유물로 정식 명칭은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이다.집 모양 도기 2점, 사슴 모양 뿔잔 1점, 배 모양 도기 1점, 등잔 모양 도기 1점등으로 구성된 유물은 여러 점이 세트를 이뤄 출토된 데다 가야인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1∼5세기 가야 연맹을 구성했던 금관가야의 문화를 보여주는 고분 유적이다.조사 결과 당시 지배집단이 묻혔으며 고인돌, 널무덤, 덧널무덤 등 여러 형태의무덤이 확인됐다.평지에는 1∼3세기 무덤이, 정상부에는 4∼5세기 무덤이 모여 있어 시기적으로도 범위가 넓다.대성동 고분 일대에서는 토기류와 철기류, 중국제 거울 등이 출토됐다.특히 중국에서 들여온 청동거울, 북방에서 수입한 청동 솥 등은 당시 이 지역에서 활동했던 정치체가 중국, 가야, 일본 열도로 이어진 국제 교역에서 활발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보여준다.2011년 대성동 76호분에서 출토된 목걸이는 출토지와 출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이다.석영질의 보석인 마노(瑪瑙)를 비롯해 수정, 유리 등 다양한 구슬 2천473점으로구성된 목걸이는 금관가야 유적에서 출토된 목걸이 중 가장 많은 수량으로 매우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창녕 일대에 분포한 고분군으로, 비화가야 최고 지배자 묘역으로 추정된다.1911년 일본인 학자 세키노 다다시(關野貞)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100기가 넘는 무덤이 확인되며 출토 유물과 구조 양상을 볼 때 5∼6세기가 중심 연대일 것으로파악된다.창녕 고분군은 최근 발굴 성과와 연구 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는 유적이기도 하다.5세기 후반부터 6세기 전반 사이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63호분은 그동안 도굴의 피해를 보지 않아 무덤 축조 방식과 유물을 부장하는 양상이 온전하게 확인된 주요한 무덤이다.이곳에서는 금동관, 구슬 목걸이, 은 허리띠 등 화려한 장신구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교동 고분군에서는 무덤 출입구에 개를 매장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63호분에서도 개 3마리의 흔적이 나왔는데 무덤의 주인공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묻은 것으로 추정한다.◇ 경남 고성 송학동 고분군5세기부터 가야 연맹의 유력한 해상 세력으로 떠오른 소가야 왕과 지배층의 무덤이다.고성 무기산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구릉 주변에 크고 작은 무덤이 있다.전체적인 숫자는 적은 편이나, 무덤을 군집해서 조성해 온 가야 연맹의 특성을 보여준다.가장 높은 곳에 있는 1호 무덤은 지방의 우두머리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며, 흙을 쌓아 구릉처럼 만든 뒤 돌무덤 방을 만드는 가야 고유의 형식을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무덤에서는 소가야식 토기뿐 아니라 토기, 마구 등 교역품으로 쓰였을 유물이 다양하게 발견됐다.학계에서는 백제와 가야, 일본 열도를 잇는 해양 교역의 창구였던 소가야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유적으로 보기도 한다.고성 동외동 조개더미와 더불어 지역 내 중요한 유적으로 꼽힌다.◇ 합천 옥전 고분군낙동강의 한 지류인 황강변 구릉에 있는 4∼6세기 전반의 가야 고분군이다.무덤이 총 1천여 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지름이 20∼30m 정도인 18기가 한 지역에 밀집돼 있다.토기류, 철제 무기류, 갑옷 마구류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이 고분군에서는 화려한 장식의 귀고리, 목걸이 등이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옥전은 ‘구슬이 많이 나는 밭’이라는 뜻으로, ‘M2호분’으로 불리는 무덤에서는 2천여 개가 넘는 구슬이 나왔다.28호분과 M4호분, M6호분에서 출토된 금귀걸이 3쌍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옥전 고분군은 최고 수장급의 무덤에서만 나오는 유물이 망라한 유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M3호에서는 최고 지배자의 상징인 봉황무늬, 용무늬 등을 새긴 둥근 고리 큰 칼이 4자루 나왔는데, 출토지가 분명하고 역사적 가치도 커 삼국시대 금속 공예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가야의 서쪽 영역과 그 범위를 엿볼 수 있는 유적으로, 운봉고원의 가야 정치체를 대표하는 고분이다.지리산 줄기인 연비산에서 내려오는 언덕 능선을 따라 40여 기의 무덤이 조성돼있다.전북 지역에 있는 가야 고분군 중에서는 규모가 매우 큰 편이다.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무덤에서는 가야뿐 아니라 백제의 흔적도 곳곳에 묻어있다.예를 들어 32호분에서는 백제 왕릉급 무덤에서만 나오는 청동거울, 백제계 금동신발 조각이 나온 바 있다.무덤의 축조 방식을 봐도 가야와 백제 고유의 특징이 함께 보이는 경우가 있다.토착 세력, 가야, 백제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물이 함께 출토돼 5∼6세기 전북 동부 지역의 고대사와 고대문화 연구에 있어 중요한 유적으로 꼽힌다.호남 지역의 가야 유적으로서는 처음 사적으로 지정됐다./연합뉴스

2023-09-17

[속보] 가야 역사·문명 보여주는 고분 7곳, 한국 16번째 세계유산 됐다

한반도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 가야를 대표하는 고분 유적 7곳을 묶은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위원회는 “주변국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주로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번성한 작은 나라들의 총칭이다.경남 김해에 있었던 금관가야를 비롯해 경북 고령 대가야, 함안 아라가야 등이 잘 알려져 있다.이번에 세계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영남과 호남 지역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묶은 연속유산이다.고령 지산동 고분군,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으로 구성된다.이들 고분군은 가야 역사와 문명을 보여주는 ‘타임캡슐’로 여겨진다.가야는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삼국시대에 존속했음에도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에 옛 문헌에 남은 기록이 많지 않고 그마저 단편적이거나 일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이런 상황에서 구릉 능선을 따라, 혹은 나지막한 언덕에서 조성된 무덤에서 나온 각종 토기, 철기, 장신구 등의 유물은 가야의 면면을 드러내는 ‘보고’(寶庫)와도같다.특히 과거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함께 존재했던 가야 문명을 실증하는 증거로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가야고분군은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세계유산에 오르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당초 김해와 함안 고분군, 고령 고분군 등은 각각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해 잠정목록에 올랐으나 문화재청은 2015년 이를 ‘가야고분군’으로 묶어 등재를 추진하기로하고 7곳의 유적을 선정한 바 있다.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2013년 잠정목록에 오른 이후 10여 년 동안 민·관·학이 함께 마음을 모아 이뤄낸 쾌거”라고 의미를 강조했다.세계유산위원회 측은 등재를 결정하면서 유산 보호를 위한 노력도 함께 당부했다.위원회는 특히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사이로 난 도로가 유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완화하도록 하고, 고분군 7곳에 있는 민간 소유 부지를 확보해 각 유산을안정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권고했다.또, 7곳의 유산을 통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체계 구축, 지역공동체 참여 확대등도 주문했다.회의 기간에 맞춰 사우디 현지를 찾은 최 청장은 이에 대해 “세계에서 인정한 가야고분군의 가치를 지키고 널리 홍보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세계유산으로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가야고분군이 등재되면서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은 16건으로 늘었다.세계유산은 1972년 채택된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뛰어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을 심사해 결정한다.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문화유산 14건, 자연유산 2건을 세계유산 목록에 올렸다.내년에는 울주 천전리 각석(刻石·글자나 무늬를 새긴 돌)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한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심사를 받는다.최종 신청서는 내년 1월에 낼 예정이며, 등재 여부는 2025년에 결정될 전망이다./전병휴기자

2023-09-17

사진 자체·본성에 대한 담론 형성 세계인의 기억에 남을 경험 선물

오는 22일부터 11월 5일까지 대구는 세계 사진계의 중심이 된다. 한국 사진사(寫眞史)를 이끈 리얼리즘 사진가를 여럿 배출한 사진의 도시 대구시가 국내 최대 사진 축제로서 한국 3대 비엔날레로 꼽히는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대구시 주최로 개최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첫 행사 이후 처음으로 총예술감독 체제로 전환해 전체 주제의 담론을 일원화하는 등 글로벌 아트 피플을 맞이할 채비에 나섰다.비엔날레를 총괄하는 박상우 총예술감독(서울대 미학과 교수·사진)을 만나 기획에서부터 주요 전시까지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들었다.-국내 유일의 사진비엔날레인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총 예술감독을 맡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프랑스 고등사회과학원(EHESS)에서 사진미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 동강사진상 심사위원, 호암예술상 추천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사진학회 운영위원, 현대미술사학회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 ‘다시, 사진이란 무엇인가’, ‘로드첸코의 사진전’ 등의 전시회를 기획한 전시기획자로서, ‘뉴모노크롬: 회화에서 사진으로’ 등의 개인전을 한 사진작가로서, ‘롤랑바르트의 밝은 방’ 등의 저서를 저술한 사진학자로서 전시기획, 작품활동 그리고 사진 연구를 함께하면서 다방면에 활발히 활동해 왔다. 대구시에서 이런 제 과거 활동 경험과 전문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예술감독을 맡겨주었다고 생각한다.-‘다시, 사진으로!’가 주제다. 의미는 무엇인가.△대구는 오래전에 한국 사진의 전통을 세워 그 전통을 지금까지 간직해온 유서 깊은 문화도시다. 사진의 본고장인 대구에서, 첨단 이미지 기술의 도래로 약해지고 있다고 여겨진 사진 본래의 예술적 힘과 에너지를 재발견하는 것이 이번 비엔날레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번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회화, 언어 등 다른 매체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오직 사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사진적인 사진’을 다룬다. 이를 위해 동시대 비엔날레를 휩쓸고 있는 거대 담론인 사회정치, 생태, 재난, 디아스포라, 소수자 등에서 벗어난다. 대신, 사진 매체의 세 요소인 빛, 장치, 인간이 현대 시각예술에서 발휘하는 경이로운 예술적 표현능력에 주목한다. 1990년대 이후 현대 시각예술에서 잊혔다고 오해된, 사진의 놀라운 능력과 진정한 ‘힘’을 사진의 본고장 대구에서 다시 소환하고자 했다.-메인 전시랄 수 있는 주제전과 특별전에서 특별히 강조된 작품 또는 특별히 눈여겨보아야 하는 작품이 있다면.△주제전인 ‘사진의 영원한 힘’ 전시는 사진의 특성에 기반한 동시대 작품 중에서도, 특히 사진의 원초적인 힘과 에너지가 강력하게 드러나는 작품에 주목한다. 예컨대, 시공간적으로 인간의 감각을 초월하지만, 카메라에는 포착되는 이미지를 선보일 것이다. 눈에 겨우 보이는 작은 대상을 전시장 벽의 크기로 확대한 사진, 혹은 폭발하는 사물의 파편들을 순간 포착한 사진 등을 제시한다. 이런 이미지를 처음 본 사람은 우선 인간의 눈이 결코 체험하지 못한 시각적 스펙터클에 압도당한다. 하지만 우리는 단지 새로운 시각적 충격이나 쾌락만을 경험하지 않는다. 더불어 사진의 다양한 특성을 깨닫고, 사진의 놀라운 마력(魔力), 에너지, 힘도 몸소 체험할 것이다. 나아가 사진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인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천천히 생각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결국, 이 전시는 보는 전시이자, 동시에 ‘사유하는’ 전시이다. 사진이 자신을 사유하는 전시. 이런 의미에서 이 전시는 ‘미학적(aesthetic)’ 전시라고 할 수 있다.-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행사에 거는 기대는 무엇인가.△행사를 통해 사진 예술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가치가 보다 많은 관람객에게 잘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1세기 첨단 디지털과 인공지능 기술이 오늘날 이미지 영역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사진 ‘자체’와 ‘본성’에 대한 담론 형성에 한국이 주인공이 되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사진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최근 한류의 인기로 다양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아진 세계인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경험을 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7

문화유산 관련 신기술 한 자리에

경주에서 세계 문화유산 분야의 새로운 기술 교류의 장 ‘2023 세계국가유산산업전’이 열렸다.올해 7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우리 유산의 새로운 시작, 모두가 누리는 미래가치’라는 주제로 14일부터 16일까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전관 및 지역 일원에서 펼쳐진다.이번 행사는 문화재청과 경북도, 경주시가 주최하고 국립문화재연구원과 경주화백컨벤션뷰로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최응천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주낙영 경주시장, 김민석 경북도 정책실장, 김연수 국립문화재연구원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이 행사는 그동안 ‘국제문화재산업전’이란 이름을 써왔으나, 내년 5월 정부의 ‘국가유산 체제 전환’에 맞춰 올해부터 명칭을 ‘세계국가유산산업전’으로 바꿨다.행사는 7개 분야에 문화유산 관련 기관과 업체 96곳이 참여해 국가유산 보존, 안전·방재, 국가유산 수리·복원 등을 다루는 331개 홍보·전시 공간을 운영한다. 1층 활용관에는 활용사업 홍보, 국가유산 활용상품(굿즈, 소품 등), 문화유산 정책사업 홍보 등을 주제로 전시한다. 3층 산업관에서는 매장유산, 디지털 헤리티지, 박물관, 잡페어 등의 전시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또 HERI-TECH, 2023 정책 워크숍 등 10건의 컨퍼런스가 개최된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3-09-14

제22대 연오랑·세오녀 부부 선발대회 참가자 모집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은 포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단으로 활동하게 될 제22대 연오랑·세오녀 부부 선발대회에 참가할 부부들을 오는 27일까지 모집하고 있다.연오랑·세오녀 부부 선발대회는 삼국유사에 전하는 포항 지역 유일의 설화인 ‘연오랑·세오녀 부부 이야기’가 모티브다. 1983년 초대 연오랑·세오녀 부부를 선정한 이래로 일월문화제 행사기간에 격년제로 실시되고 있어 올해 횟수로는 22회째지만 40년이 된 행사다.연오랑·세오녀 부부는 부부간에 금실이 좋고 지역에 봉사하는 모범부부를 선발해 포항시의 대표부부로 2년간 일월신제, 시민의 날, 불빛축제 등 각종 행사 시 시민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연오랑 세오녀 부부 한 쌍과 금실상, 은실상, 인기상(2상) 등 총 5쌍을 선발한다.참가 대상은 포항시민으로 3년 이상 거주하거나 부모에 효도하며 부부간 금실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봉사 정신이 뛰어나고 신체 건강하고 외모가 단정한 부부 등이다. 다만 포항시를 대표할 부부로서 민형사상의 결격사유가 없는 부부여야 한다.또한 읍면동에 한 부부씩 추천받아 인원에 제한을 두던 것을 올해는 기관단체장들의 추천도 받아 참가폭을 넓힌 점도 예년과 달라진 점이다.연오랑·세오녀 부부 선발대회는 오는 10월 12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앞 광장 오후 2시부터 열리는데 참가를 원하는 부부들은 각 읍면동에서 추천서를 받아 읍면동 사무소나 포항문화원 사무국(242-4711)으로 접수를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4

포은오천도서관, 시범운영 기념행사 풍성

포항시립포은오천도서관은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의 준공 완료 후 20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이에 시범운영 기념 및 9월 독서의 달 행사로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시범운영 기념행사로는 음악과 함께 책을 읽는 ‘해오름마루 책뜰음악회’, 어린이 인형극 ‘호박아이’, ‘하루20분 영어그림책의 힘’의 이명신 작가초청 강연 등 다양한 어린이 체험행사와 강연들이 펼쳐진다. 또 문체부 공모사업 ‘2023년 공공도서관 실감형 체험관 조성사업’으로 3D체험형 동화구연을 볼 수 있는 ‘실감놀이터에서 놀자!’와 어린이 클라이밍 코너도 운영된다. 이밖에도 독서의 달 행사로 독서퀴즈와 과년도 정기간행물 배부 등의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프로그램 신청은 15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접수하며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s://phlib.pohang.go.kr/) 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문의전화(054-270-5692)를 이용하면 된다.포항시립도서관 김세원 관장은 “포은오천도서관의 시범운영 시작으로 오래 기다린 시민께 좋은 책과 장소를 제공하고 유익한 독서문화서비스를 제공하게 됨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포은오천도서관은 남구 거점도서관 및 어린이 특화도서관으로 남구 지역의 지식문화복합센터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더 활발한 운영을 펼쳐나가겠다”고 전했다.한편, 포은오천도서관의 정식 개관일은 10월 14일이며 이날 개관행사로 오픈 기념식과 대한민국 동화축제가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2023-09-14

포스텍 박주홍 교수, 문체부 장관상 수상

(재)포항문화재단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 일대에서 열린 ‘2023 문화도시 박람회 국제 컨퍼런스’에서 박주홍 포스텍 IT융합공학과 교수가 ‘문화도시 진흥 유공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사진했다고 밝혔다. 박주홍 교수는 문화도시 포항의 특화 전략인 ‘영일만 아트테크 문화클러스터’ 조성에 있어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포스텍 IT융합공학과 교수이자 학내 주요 센터의 장을 역임하고 있는 박주홍 교수는 문화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한 포항의 문화도시 특성화 정책 기반 마련과 지방 도시 활성화를 위한 연구 조사 및 정책 수립에 힘썼다.또한 경북도, 포항시가 ‘영일만 아트테크 문화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출범한 추진위원회에 전문 위원으로 참여해 정책적 근거 마련과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이와 함께 문화클러스터 조성 구상에 핵심인 ‘해양 그랜드마리오네트 거점 구축 사업’에 참여해 정책적, 기술적 자문 및 산-학-관 협력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문화클러스터 조성의 국제교류 및 확장을 위한 프랑스의 전문 예술교육 대학인 이아츠업(E-artsup)과 (재)포항문화재단간의 MOU체결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교류 프로젝트의 기획 및 추진에 있어도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박주홍 교수는 “학문 및 연구 경향을 넘어 새로운 방향성의 제시와 그로 인해 촉발되는 새로운 영역의 제시를 위해 문화도시 포항과 협력을 진행했고, 그 결과가 이번 수상으로 나타났던 것 같다. 이번 수상에 힘입어 관련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3

경북 종가 3곳서 국학자료 3천여 점 인수

한국국학진흥원이 경북의 종가(宗家) 3곳에서 3천여 점의 국학자료를 인수했다. 13일 국학진흥원에 따르면 3천 여점의 자료는 영주의 선성김씨 백암 김륵 종가와 김륵의 차남인 번계 김지선 종가에서 2천 여점, 영덕의 재령이씨 존재 이휘일 종가에서 1천여 점의 국학자료를 인수했다.영주 이산면 석포리의 천운정(天雲亭)은 백암 김륵(1540~1616)이 1588년(선조21)에 건립한 정자로, 그의 차남 번계 김지선(1573~1622)이 물려 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천운정 종가라 부르기도 한다. 이번에 천운정 종가에서 기탁한 2천여 점의 국학자료에는 김륵 때의 자료를 비롯해 종가에서 오랫동안 보관해 온 고문서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전통이 깊은 종가인 만큼 자료들의 생산 연대가 16세기까지 올라가므로 현재 체계적인 관리 보존이 시급한 상황이다.백암 종가에서도 주요 자료 몇 점을 추가로 기탁했다. 여기에는 1788년(정조12)에 김륵에게 내린 시호교지가 포함돼 있다. 백암 종가는 앞서 2004년에 ‘백암선생문집’책판 137점을 기탁한 바 있다.영덕의 존재 종가도 명서암(冥棲庵) 현판을 비롯해 근대문서 등 1천여 점의 국학자료를 추가로 기탁했다. 명서암은 이휘일(1619~1672)이 독서와 강학을 하기 위해 지은 별당이다. 존재 종가는 200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1천여 점의 자료를 기탁한 바 있다.이번에 인수한 자료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천운정 종가의 ‘산장고적(山藏古跡)’이란 제목의 필첩이다. 이 자료에는 금난수(1530~1604), 금응협(1526~1596), 조목(1524~1606), 김부륜(1531~1598) 등 김륵이 당시 교류했던 유명 인사들의 친필 시문이 수록돼 있어 종가 유물에 대한 보존과 전승의 역사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교지와 혼서지 등 몇 대에 걸친 인물들의 자료가 일괄로 남아 있어 자료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연구 활용의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국학진흥원은 2001년에 시작한 국학 자료 수집 이래 20년 동안 매년 2만 점 이상의 자료를 수집하는 등 현재 63만 여점의 자료를 보유한 국내 최다 국학 자료 소장기관이다. 국학진흥원이 소장한 ‘유교책판’ 6만4천226장과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52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고, ‘한국의 편액’ 550점과 ‘내방가사’221점,‘만인의 청원 만인소’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지역 기록유산으로 등재해 있다.정종섭 원장은 “아직도 민간에서 보관하고 있는 자료들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국학진흥원의 역할과 책임을 막중하게 생각한다. 또한 이번에 인수한 종가의 자료들처럼 보존과 전승의 역사가 오래된 자료들은 더더욱 체계적인 정리 보존 작업이 시급하므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미래형 자료관리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3-09-13

포항 덕수공원 충혼탑 앞에서 ‘제24회 재생백일장’ 16일 개최

고(故) 재생 이명석 선생 포항문인협회(회장 서숙희) 주최 제24회 재생백일장이 오는 16일 오후 2시 포항시 북구 덕수동 덕수공원 충혼탑 앞에서 열린다.올해로 24회째를 맞는 재생백일장은 포항에 문화의 씨를 뿌리고 일생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문화예술을 키웠던 고 이명석 선생의 지역 문화에 끼친 공덕을 기리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참다운 문학정신과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고자 마련됐다.포항 태생의 이명석 선생은 문화예술단체가 전무한 지역 실정을 타개 하기 위해 문화원을 설립했으며 도서관 건립 운동을 전개했으며 또한 문학강연회, 미술전람회, 연극 공연, 음악회 유치 등 각종 문화예술 활동을 주도했다.이와함께 지역 최초의 문화제인 개항제를 비롯 포항문화원 설립, 문맹자 퇴치를 위한 공민학교 설립 등 1910~1960년대 문화 사회 운동 기수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명석 선생의 아호를 딴 이 백일장은 지난 1998년부터 매년 9월 애린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열리고 있으며 문화의 불모지에 씨를 뿌린 선생의 공덕과 노고를 기리고 계승하는 의미있는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백일장은 시와 산문부 등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열리며 참가 대상은 포항지역 초·중·고등학생과 일반인(대학 포함)이다.참가 신청은 당일 현장에서 가능하며 대상 1명에게는 상금 200만원이 주어지며 부문별 장원 등에게는 상금과 포항문인협회장상이 주어진다. 입상작 발표는 9월 21일 포항문인협회 홈페이지(http://cafe.daum.net/pohangliterature) 등을 통해 이뤄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3

“패션과 미술의 융합예술로 形·色의 조화 탐구”

“보이는 것 너머, 내가 느끼는 상징성을 그리려고 합니다. 인간 내면의 원초적 본질을 질박함과 투박함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반백 년 가까이 정성을 쏟았던 옷에서 한 발 넘어 붓과 이젤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것은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삶의 유일한 방편이 되었을 겁니다.”대구에 본사를 둔 패션업체 CBOKO 대표이자 디자이너인 최복호는 경북 구미 출신으로 2004년부터 프랑스 ‘프레타포르테 파리’ 전시 참가, 2012년부터 한국 대표로 뉴욕패션위크 참가 등 50여 차례의 해외 컬렉션 및 전시회에 참가한 세계에서 주목받는 디자이너다.지난 2021년 화가로 변신한 그는 그동안 2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여러 차례의 단체전에도 출품하는 등 화가로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2∼17일 대구 대백프라자 개점 30주년 기념 ‘예술과 패션의 만남’ 전을 갖고 있는 최복호 서양화가를 지난 9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지난 2021년 화가로 변신해 첫 개인전을 열었을 때 지역사회에 잔잔한 화제를 일으켰다.△2021년 3월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 첫 전시회 ‘패션, 회화, 그리고 사유의 확장’에서는 회화와 그래픽 디자인 등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1천여 명의 관객이 몰려왔고, 평도 좋았다. 7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 화가로 변신한 나의 모습에 신선함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최 화가를 문화독립군, 문화지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유가 있는지.△2008년 경북 청도에 문화연구소인 ‘펀앤락(Fun 樂)’을 개관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때부터 ‘패션 디자이너’에서 ‘문화디자이너’로 불렸던 것 같다. 음식의 간을 맞추듯이 문화와 문화, 패션과 섬유, 사람과 사람, 그리고 자연과 사람의 간(間)을 맞추는 ‘문화디자이너’이자 ‘문화독립군’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문화와 예술이 갖는 시대적 의미를 새롭게 규정해 가는 활동으로 지역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다. ‘전유성 잡담쇼’에서는 국내 정상급 가수들과 지역민들이 격의 없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2019년에 서문시장 이불 골목에 80년 된 제분공장을 개조해 개관한 ‘나나랜드(NANALAND)’는 나의 문화적 끼와 예술적 감각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패션 복합문화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할리우드 배우 우피 골드버그가 최 화가의 옷을 입고 토크쇼를 할 정도로 최 화가의 패션은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1973년 처음 참여한 패션쇼에서 시대적 사회의식이 담긴 작품 ‘의처증 환자의 작품D’와 ‘공해 오염 분해기 의상’을 출품해 참신한 인상을 주며 국내 패션계에 데뷔했다. 이후 대구 중심가인 동성로에 디자인실을 오픈해 ‘섬유도시 대구’의 명성을 떨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펼치기도 했다. 대구패션협회 초대회장(1989∼1992)과 경일대학교 겸임교수(1999∼2001), 한국패션협회 부회장(2002∼2003) 등 주요 직책과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해외 컬렉션을 통해 보여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패션 감각과 추진력은 지역의 한계를 넘어 한국패션계의 중심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있었다. 50여 년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나의 재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던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그림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했는지 알려준다면.△패션계에 입문해 50년간 활동을 펼쳐온 내가 시각예술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작업을 시작한 건 2019년부터였다. 갤러리를 운영하며 수많은 작가와 평론가들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원초적 본질을 조형 이미지로 표출하고픈 욕구를 자극시켰다. 패션디자이너로 경험했던 다양한 문양과 색채는 새로운 이미지와 조응하며 창의적 조형성을 갖추어가기 시작했다. 서구 추상 회화를 의식하지 않았든 이를 적극적으로 차용했든, 나의 추상 작품들은 나만의 개성과 감성에 맞는 조형적 구성력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호기심이 있어도 도전하는 건 쉽지 않은데, 그 용기는 어디서 생겼는지?△디지털 그래픽을 통한 다양한 디자인 연구를 시작으로 아크릴물감으로 제작된 회화 작품들은 70여 년간 숨겨져 있던 화가 본능을 깨우는 기폭제가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미술반 활동을 했지만, 미대에 진학하지 못해 그동안 회화작업에 목말라했던 나에게 이런 과정들은 내면의 원초적 본능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양한 조형의식을 추상적 요소로 표출하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내재하고 있다. 패션과 미술의 관계성을 넘어서서 두 장르가 하나의 예술로 융합된 모습에서 형(形)과 색(色)의 조화를 이루어 가고 있는 셈이다.-최 화가 작품의 특징은 무엇인가.△전통적인 회화 접근법을 벗어나 나만의 색깔을 찾고자 노력했다. 나무판자를 파고 그 골에 물감을 넣어 색의 입체감을 표현하고자 했고, 사용하는 색도 다채롭다. 나는 옷의 치수를 재거나 자를 때처럼 색을 ‘마름한다’. 그때의 감정을 표현하고자 색을 덧대고 밀어내기를 반복하고, 물감을 으깨거나 스프레이, 오일스틱, 먹물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색감을 더한다. 물을 뿌려 수묵화 같은 효과를 내거나 물티슈로 색을 걷어내며 선의 리듬을 살리기도 한다.-이번 대백프라자 개점 30주년 기념 전시회 작품들은 어떤 작품들인가.△이번 전시에서는 패션디자이너로서 제작한 다양한 의류들과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제작한 회화, 조각, 그래픽 디자인 작품 등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의 큰 주제는 희망을 주는 색감이 돋보이는 꽃으로 흘러간다. 이외에도 내가 청도 작업실에서 직접 매일 보고 편안함을 느낀 동물, 물고기 등 자연이다. ‘꽃’과 ‘인물’을 주제로 제작된 디자인 작품들은 대형 디지털프린트에 아크릴 작업으로 제작됐으며, 나무로 제작된 ‘물고기’ 형상에 원색으로 채색된 다양한 조형작품들은 반백 년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해 온 감각의 자유로운 몸짓으로 봐주시면 좋겠다.-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바람이 있다면.△늦은 나이이지만 이제 진정한 예술가로 거듭나기 위해 매일 청도 작업실로 출근을 한다. 이제껏 억눌러져 있던 미술에 대한 다양한 끼를 발산함으로 즐거운 하루하루 삶을 살아가고 있다. 풍부한 인생 경험과 확고한 예술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들이 후배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전해주길 바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0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 서둘러야”

신병치료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이강덕 포항시장의 본격적인 민선8기 시정 운영에 맞춰 법정문화도시 사업 등 지역 문화예술 정책 추진에 탄력을 얻기 위해 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이강덕 시장은 최근 임기가 만료된 후 수개월 가량 공석이었던 포항시시설관리공단, 포항테크노파크, 포항시장학회,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의 이사장 및 원장 등 대표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하지만 문제는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직은 차재근 초대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된 2021년 2월부터 지금까지 2년 반 가량 공석이라는 점이다.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총 5년간 최대 2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는 법정문화도시 사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포항국제불빛축제와 호미곶한민족대축전, 스틸아트페스티벌 등 각종 축제를 비롯해 전시, 공연 등의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포항시는 차재근 전 대표 후임자를 찾기 위해 2차례 공고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적임자를 찾지 못해 지금까지 공석으로 운영되고 있다.이에 지역 안팎에서는 차재근 전 대표처럼 문체부 등 중앙정부는 물론 문화예술계와 교류하고 소통할 만한 중량감 있는 인사에 목매는 것보다는 지역 문화를 대변하고 지역 상황을 잘 아는 향토 문화인사 또는 지역 인사 등을 폭넓게 고려해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하루 속히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또 한편에선 시와 문화재단 간의 가교역할 수행을 위해 포항시 문화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행정경험이 풍부한 포항시 간부공무원을 대표이사로 발탁해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지역의 원로예술인은 “문화예술 정책의 조타수인 대표이사직의 공석으로 사실상 수년간 표류하고 있는 문화도시 사업 등 추진에 탄력과 속도를 내기 위해 이제는 임명권자인 이강덕 시장의 결단과 의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06

철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들려주세요

‘제7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일정이 확정됐다.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무겁고 차가운 이미지의 ‘철(鐵)’이 부드럽고 따뜻한 문화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밑거름이 되고자 올해로 7회째 열리는 수필 공모전이다.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되고 있다.올해 공모전은 일반부와 청소년(중·고) 등 2개 부문으로 나뉘어 개최되며 주제는 바늘, 수저, 주전자, 자동차, 만년필, 집, 컴퓨터 등 철을 소재로 한 이야기다. 국내외 거주자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며 기성 문인(등단 작가)은 제외한다. 응모작은 국내외 매체에 발표되지 않은 본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한다.응모 부문은 수필 1∼3편으로 원고지 15장 내외 분량을 10월 6일까지 이메일(munhak@kbmaeil.com)이나 우편(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89 스틸에세이 운영사무국 앞(우 37735))으로 하면 된다.시상 내역은 일반부 대상 1명에 상금 200만원, 금상 1명에 상금 150만원, 은상 1명에 80만원, 동상 2명에 각 50만원, 가작 2명에 각 20만원 등이다. 청소년부 금상 1명에 100만원을 비롯해 은상 1명, 동상 2명, 가작 3명에 장학금이 각각 수여된다. 입상자 발표는 10월 20일 경북매일신문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서 한다.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측은 “산업의 기반이었던 ‘철’이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하면서 만들어온 변화 등에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자 마련한 공모전”이라며 “보다 아름답고 행복한 철과의 ‘동거’를 위해 투박하지만 윤이 나던 가마솥에 얽힌 추억, 차 한잔을 위한 주전자, 산업현장에서 땀 흘린 이야기 등 철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054-244-0079)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06

꿈틀로 스페이스 298서 예술강좌 ‘오늘의 미술’ 운영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내 대안공간 스페이스(space) 298이 현대미술 트렌드를 알기 쉽게 풀어낸 예술강좌 프로그램 ‘오늘의 미술’을 운영하며 오는 12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번 강좌 프로그램은 기존의 기획전시 위주로 운영돼 온 스페이스 298이 개념적인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여 적극적인 전시향유층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됐다.강좌 내용은 급변하는 미술시장과 아트컬렉션이 대중화되고 예술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예술 및 예술시장 전반의 기초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낸 교양강좌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강좌는 약 한달 간 주 1회씩 총 3개의 주제로 진행된다.첫 강좌는 14일 ‘한국 미술시장과 아티스트 매니저먼트의 미래’라는 주제로 박진희 더마루아트컴퍼니 대표가 강연을 한다. 한국 미술 및 미술 콘텐츠 전반에 대한 시장과 갤러리 기반이 아닌 새롭게 등장한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에 활동을 주목하고 이를 통한 유망작가의 성장과 결과가 어떠한지를 알아본다.21일 두 번째 강좌는 이지현 널 위한 예술 coo가 ‘후회없는 나만의 컬렉팅 방법’이라는 주제로 미술시장의 열풍에 따른 작품 구입과 수집에 관련한 새롭고 유익한 노하우를 전달한다. 3회차 10월 5일 세 번째 강좌는 ‘MZ세대의 아트열풍:로컬 아트페어, 메타버스, NFT 소비특징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왕연주 독립기획자가 진행한다.스페이스 298 현대예술강좌 ‘오늘의 미술’은 매 강좌 당 30명 한정으로 진행되며 참가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06

“내가 행복한 삶으로, 행복으로 U턴 하세요”

“‘행복의 문’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만큼 열립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먼저 내 마음을 만나는 시간부터 가져 보세요. 우리의 삶을 막무가내로 뒤흔들고 천당과 지옥을 오가게 할 만큼 힘이 센 마음도, 정교한 ‘뇌과학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쉽게 그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최근 저서 ‘마음 출구 있음-YOU TURN’은 의과대학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치유농업사, 작가, 칼럼니스트, 대중강연가, 방송인 등 다양한 이력의 저자가 압축파일을 풀 듯 털어놓는 다채로운 일상이 담겨있다. 에고이스트로서 숨 쉴 틈 없는 삶을 영위하는 많은 이들에게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행복감을 선사한다.30여 년간 ‘힐링닥터’로 불리며 펼친 다양한 정신과 진료·상담과 1천여 회에 이르는 강연으로 대중에게 힐링 처방전을 제공해 온 체험들을 소개한 책을 펴낸 사공 교수를 지난 4일 만났다.-‘마음 출구 있음-YOU TURN’ 책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우리 모두의 인생 목표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안타깝게도 어릴 때부터 ‘행복’하게 살라는 말보다 ‘열심히’ 살라는 말을 더 자주 듣고 자랐다. 학생 때는 열심히 공부하고, 직장인이 되어서는 열심히 일하고, 이후에도 힘들더라도 참으면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 삶을 강요받았다. 직장과 연인, 배우자, 부모-자식 간에 받는 여러 스트레스가 크다는 것은 현재 마음이 불행하다는 시그널(Signal)이다. ‘마음 출구 있음-YOU TURN’에서 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우리들의 인생을 행복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마음 출구의 방향을 제시했다. 모쪼록 이 책이 행복으로 U턴할 수 있는 신호등이 되길 소망한다.-34년간의 정신과 진료 상담과 ‘힐링닥터’라는 닉네임으로 1천여 회 이상의 강연활동을 해왔다. 진정한 행복의 기준은 무엇이라 하겠나.△행복을 인생의 기본값으로 생각하는 데에서 불행이 온다. 항상 행복하지 않다면 불행한 것일까? 아니다. 인생의 기본값은 고통이기 때문이다. 행복을 너무 먼 데서 찾지 말고 우리 일상에서 매 순간 찾아야 한다. 물고기는 물이 없는 상태에서 헤엄칠 수 없다. 물고기가 헤엄치기 위해서는 물이라는 저항이 필요하다. 새가 날기 위해서는 공기라는 저항이 필요하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통이라는 저항이 필요하다. 우리는 거대한 고통의 바다에서 태어났고, 좋든 싫든 이 바다를 건널 수밖에 없다. 고통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삶과 자유자재로 유유히 헤엄치며 사는 삶은 분명히 다르다. 인생의 기본값이 고통이라는 걸 받아들이고 친절하게 고통을 마주하면 된다.-코로나19 의료봉사 공로로 각종 매체에 ‘코로나 영웅’으로 회자하며 ‘2020년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 대상’을 받았다.△나의 의료봉사가 코로나19 환자분들에게 힘이 되고 의료진들에게 의료봉사 동참의 좋은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라는 심정이었다. 신체적으로는 정말 고됐지만, 정신적으로는 내가 오히려 환자분들에게 감사를 느끼는 뜻깊은 시간이었다.-이후에도 코로나19 관련 사회봉사를 많이 했다. 소개해 준다면.△의료봉사 이후에는 사회적으로 팽배해지는 불안과 우울의 부정적 심리를 잘 관리하는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함을 주창하며 ‘코로나19 힐링토크콘서트’ 재능기부를 했다.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에서 코로나19 대구 발생 3주년인 올해 2월 18일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에서 ‘코로나19 힐링콘서트’를 성황리에 열었다. 또한 코로나19를 마주한 시민 정신은 대구의 국채보상운동 정신과 2·28 민주화운동 정신과 더불어 반드시 계승해야 할 대구시민정신임을 선포하고 현재 ‘대구시민의 코로나19 극복 정신, 대구시민정신으로 계승·승화 캠페인’을 하고 있다.-15일 교보문고 대구점에서 출간기념 즉문즉답 북콘서트를 갖는데 정신건강을 잃지 않기 위한 시민들과 반드시 공유하고픈 당부 말씀이나 정보가 있다면?△여러분 지금 고통스러운가요? 인생의 기본값이 고통이기에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고, 고통 속에서 때로 현재 이 순간 존재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행복한 것이다. 미래를 위해 무엇이 되기 위해 달릴 때, 여유 있는 마음으로 달리기에 몸을 맡길 때 찾아오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처럼 인생의 기본값인 고통을 잊거나 즐길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이다.-의과대학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치유농업사, 작가, 칼럼니스트, 대중강연가, 방송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중 가장 행복한 일은 무엇인가.△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넘어 진료실 밖의 열린 공간에서 함께 치유하는 동반자이길 발원한다.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저의 ‘존재 이유’다. 의사가 될 사람들을 잘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다고 여겨 의과대학 교수를 하고 있고, 아이들의 인성발달사 및 발달단계에 대해 부모·교사·시민들에게 지침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대중강연을 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의학의 체계로서 부족한 면을 심신의학으로 보완하고 싶기에 그 일환으로 국가공인 제1호 치유농업사의 길을 걷고 있다. 또한 내가 글을 쓰고, 강연하고, 방송하고,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행복한 개인,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소명의식 때문이다. 제가 가진 직업과 활동에 대한 저의 신념과 철학이 있기에 행복하다.-앞으로의 계획과 꿈이 있다면.△더 많은 사람과 함께 만드는 더 행복한 세상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더 하는 그 길을 함께 걷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05

‘문화도시 포항’ 성과 전국에 알린다

문화도시 포항이 이번엔 ‘2023 문화도시 박람회·국제컨퍼런스’를 위해 부산으로 향한다.(재)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부산시 영도구 물양장에서 열리는 ‘2023 문화도시 박람회 국제컨퍼런스’에 참가한다고 4일 밝혔다.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부산광역시, 전국문화도시협의회가 주최하고, 영도구, 영도문화도시센터, 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한다. 2019년 대한민국 첫 법정 문화도시 지정 후 본격화된 1·2·3·4차 문화도시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문화를 통한 도시 발전 미래 전략을 논의한다.‘문화도시 바람을 타고 파도로’를 주제로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전국 24개 법정 문화도시 홍보관, 국제 컨퍼런스, 명사 토크쇼, 영도 투어와 도시브랜드, 창의산업, 지역소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이 가운데 포항은 ‘문화도시 홍보관’과 ‘시민참여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홍보관은 ‘문화도시, 창의산업을 육성한다’를 주제로 포항의 성과를 알린다. 시민참여 프로그램은 일상에서 잊혀진 문화권리를 되돌아보는 ‘문화시민증’을 진행해 포항만의 독특한 문화적 매력을 선보인다. 이 외에도 포항은 지역 문화를 만들고 있는 전국 로컬 문화인 100팀에 선발돼 ‘쇼케이스 부스’에 참가한다. △삼삼오오 모여 세상을 바꾸는 문화판을 주제로 하는 삼세판 △포항 특유의 문화재생활동가로 구성된 F5 △지역과 시민을 연결하는 문화기획자로 양성된 로컬크리에이터 파동과 얼라이브 등 총 4팀이다.센터 관계자는 “국내외의 여러 문화도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인 만큼 법정문화도시 지정 4년 차를 맞이한 포항의 성과와 매력을 널리 알릴 좋은 기회”라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포항 고유의 문화적 빛깔을 지닌 ‘글로벌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애쓰겠다”고 전했다.이번 행사는 전국 지자체, 지역문화 관계자, 일반 시민 등 문화도시에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04

다양한 시선으로 마주한 영화 속 현대인들의 군상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이 무더위가 한풀 꺾인 9월을 맞아 다양한 사회적 시선을 담은 영화기획전을 풍성하게 선보인다.양성평등주간 기획전과 국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2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의 감독·배우(출연진)이 직접 포항을 찾는 GV 행사 등을 개최한다.양성평등주간 기획전은 실질적인 남녀평등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제정된 양성평등주간(9월 1∼7일)에 맞춰 관련 주제를 담은 3편의 영화를 기획·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9월 1일에 상영될 3편은 여성스럽다는 사회적 정의 중 하나인 머리카락을 통해 해방과 연대를 다룬 영화 ‘머리카락’, 발레리나가 되고 싶은 소년의 몸을 가진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걸(Girl)’, 불평등한 세상을 반대로 바꾸며 시대의 아이콘이 된 긴즈버그 대법관의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다.이 가운데 영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는 영화 상영 후 박예지 영화평론가, 포항여성회 김정희 회장이 패널로 참여해 모든 차별에 저항한 긴즈버그 대법관의 일생을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는 시네토크를 연다.또한 특별한 GV 행사가 잇따라 개최된다.먼저 출연진, 감독 모두 한동대학교 출신이 제작한 영화 ‘퀴어 마이 프렌즈’의 GV가 9월 8일 오후 4시30분 열린다.영화 ‘퀴어 마이 프렌즈’는 삶의 배경도 성 정체성도 모두 다른 두 사람 ‘강원’과 ‘아현’이 만나 서로의 세상을 넓혀가는 7년간의 여정을 담은 영화로서 한동대 출신의 감독과 출연진이 모두 출연해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어 9월 14일 오후 4시30분에는 ‘듣보 인간의 생존신고’ GV가 개최된다. 대학 졸업 후 ‘듣보 인간’으로 지내고 있던 세 친구들이 ‘듣보 인간’이었던 가수 이승윤의 노래에 반해 그의 신곡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올해의 기대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가수와 팬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성덕’에 이어 ‘듣보 인간의 생존신고’까지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GV에는 영화 연출·출연한 권하정, 김아현 감독과 ‘성덕’을 연출·출연한 오세연 감독이 모더레이터로 직접 참여해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30

포항 영화 ‘2퍼센트’ 일냈다

문신구 감독‘포항산(産) 영화의 낭보’.포항 영화 제1호 ‘2퍼센트’가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포항 출신의 문신구 감독이 포항을 배경으로 연출한 이 영화는 현재 감독상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서 지역 영화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문신구 감독은 29일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의 한국인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김운대 월드티비 대표가 지난 28일 전화를 통해 ‘2퍼센트’가 감독상과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감독상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알려왔다”고 기쁜 소식을 전했다. 문 감독은 이어 “오늘 오전에는 영화제 주최 측에서 10월 28일~30일까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영화제 공식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는 문신구 감독이 연출한 영화 ‘원죄’의 여주인공 김산옥이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한국영화인총연합회 포항지부·문신구 필름이 공동 제작한 ‘2퍼센트’(배급 시네마뉴원)는 지난 4월 국내 개봉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저예산 독립예술영화로서 포항 시민 대상의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이다. 포항 시민 대상의 신인배우 공모, 포항 명소를 배경으로 포항 출신의 문신구 감독이 연출한 100% ‘메이드 인 포항’ 영화로 주목 받았다.뿐만이 아니라, 이 영화는 경북도와 포항시가 제작을 지원하고 제작사인 포항영화인협회가 주관한 민관합작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특히 문신구 감독의 차기작 제작사인 부산의 영화제작사 마리솔이 후원사로 나서는 등 드물게 든든한 지원군의 호위를 받은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영일대해수욕장 등 포항 명소를 배경으로 오랜 조감독 생활, 연이은 실패에다가 설상가상 생존확률 2%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영화감독의 첫 장편 영화 입봉 스토리를 통해 희망적 삶을 일깨움으로써 호평을 받았다.연출자 문신구 감독은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 진출은 물론 남태평양 지역에서도 인정받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10월 30일 개최되는 시상식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포항이 영상 디지털로 앞서가는 세계적 도시가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포항 출신인 문신구 감독은 전작 ‘원죄’(2018)로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아타미 국제영화제 개막작, 춘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작품상, 황금촬영상 촬영대상 등을 휩쓴 바 있다.한편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영화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개최하는,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오랜 연륜을 가진 경쟁영화제로서 1996년 열린 41회 영화제에서 장선우 감독의 ‘꽃잎’(제작 미라신코리아)이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문성근), 여우조연상(이영란)을 받았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29

7∼10세기 신라 왕경 토기 문화 톺아보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는 31일 오전 10시 경주 라한호텔에서‘신라 왕경 토기문화의 흐름과 변화’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이번 학술대회는 삼국통일을 전후로 신라의 중심부인 왕경에서 출토되는 토기의 시간적 흐름과 변화상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고대 도시 유적인 신라 왕경의 형성과 변천 과정을 밝히기 위해서는 고고학에서 시간적 지표로 삼는 토기의 형식 변화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신라고고학에서 토기는 주로 4~6세기의 무덤 출토자료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나, 건물터 등 생활유적에서 주로 출토되는 7~10세기의 토기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활성화 되지 않아 신라 왕경이라는 고대 도시의 형성과 시간적 변화과정을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운 실정이다.이같은 신라 왕경 토기연구의 현황과 주요 연구 쟁점, 앞으로의 과제 등을 이번 학술대회에서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학술대회는 기조강연과 5개의 주제발표, 종합토론으로 구성됐다. 먼저 기조강연 △‘신라 왕경기 토기 연구의 현황과 과제’(최병현 숭실대학교 명예교수)를 시작으로 △‘신라 왕경 출토 토기 연구에 대한 단상(斷想)’(조성원 전 부경대학교) △‘신라 왕경 출토 토기 기종 명칭 문제와 표준형식 설정’(차순철 (재)서라벌문화재연구원) △‘신라 왕경 토기에서 고려 도자기로의 전환 양상’(한혜선 이화여자대학교) △ ‘(통일)신라 토기의 역연대 자료와 편년’(홍보식 공주대학교) △‘신라 왕경 출토 토기연구의 향후 전망과 새로운 연구방안’(이동헌 동국대학교) 순으로 주제발표가 진행된다.주제발표 후에는 이성주 경북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발표자·토론자·학회 참가자가 함께 신라 왕경 토기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주고받는 종합토론이 예정돼 있다.학술대회는 당일 현장에서 등록한 뒤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29